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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진보하지 않는 진보의 가치/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진보하지 않는 진보의 가치/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일본에서 정권 교체 없이 자민당 우위 체제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야당 진보 세력이 보수인 자민당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진보 세력은 이름과 달리 역설적으로 보수적이다. 전후 만들어진 평화헌법의 개정을 반대하는 호헌 세력이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 방지를 위해 자위대의 능력 강화에 반대하며, 원전 재개에도 반대한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론이 부족하다. 여당에 대한 반대와 견제 세력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수권 능력에 유권자들이 물음표를 다는 이유다. 개혁이 주무기여야 할 진보가 예전 질서를 지키는 데 주력하다 보니 자민당의 대안이 못 되고 있다. 한국의 진보도 옛일을 상기하고 지키려는 게 많다. 한 사회과학자는 한국의 진보가 과거사로 향하는 ‘역진보’(逆進步)라고 표현했다. 과거에 대한 진보의 기억은 다분히 선택적이다. 진보가 주로 기억하는 것은 일제에 대한 저항과 권위주의에 대한 투쟁이다. 한국사의 불행한 과거임이 틀림없고 반복돼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반일의 기치는 식민지 시대를 넘어 이승만 정권의 수립까지 넘나든다. 이승만이 반일 투사였음도 물타기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한국을 침범했던 사실, 자유 한국을 지키기 위해 한미가 함께 싸웠던 사실, 중국이 참전해 통일의 기회가 차단된 점은 애써 잊으려 한다. 불평등의 기억은 되새기지만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로 ‘잘살아 보자’고 노력한 결과 세계가 존경하는 경제성장 모델이 된 성취의 역사는 언급하지 않는다. 과거 기억의 선택적 소환에는 강한데 미래에 대한 비전이 묻어나지 않는다. 진보가 추구하는 한반도의 평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의다. 하지만 북한과의 화해·협력만으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은 공감하기 어렵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지속가능한 평화’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의 요구를 굴종적으로 들어준다고 평화가 오는 것도 아니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반대한다고 평화가 제 발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핵이라는 비대칭적 힘을 제거하지 않는 한 우리는 ‘공포스러운 평화’ 속에 숨죽이며 살아야 한다. 국방에도 친일을 논하고 안보 협력에도 친일을 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최대의 위협은 북한의 점증하는 군사력이다. 한미일 안보 협력은 북한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지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공세적 전쟁 연습이 아니다. 평등과 분배도 수긍할 수 있는 가치다. 그러나 분배의 공정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진보의 고민은 덜해 보인다. 가진 사람들의 자산을 거두어들여 못사는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세상이 나아지진 않는다. 잘 먹고살게 하려면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잡은 고기만 나눠주는 식이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공정하게 고쳐야 하는데 사람들을 갈라치고 세몰이하는 데 역점을 둔다. 소득주도성장론이 소득의 일시적 이전은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계층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 이유다. 진보의 기본 가치인 민주와 인권은 더욱 선별적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바쳤던 민주화 세력의 중심에 선 진보 세력이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대해 한마디 말도 꺼내지 않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깝다. 북한의 권위주의는 그냥 현실로 인정하고 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한국 체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민주와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 인정되고 적용돼야 맞다.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고, 과거의 소환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길 바란다. 반대와 견제에만 만족하지 말고 건전한 대안 제시로 경쟁하기 바란다. 편가르기에 앞장서지 말고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통합의 힘을 키우기 바란다.
  •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지난 5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4만 5000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교황의 집전 아래 시성식이 열리는 자리. 이날 새롭게 성인으로 추대된 10인 중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의 티투스 브란즈마 신부다. 신부이기에 앞서 신문기자로 더 유명하다. 나치에 저항하는 글을 썼고, 결국 1942년 독일 다하우 수용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처형됐다. 사후 80년 만에 가톨릭 성인의 명단에 오른 이 위대한 언론인을 보며 한국 언론의 지난날을 떠올린다. 편집국, 보도국에 기관원이 버젓이 버티고 앉아 있던 험악했던 한 시대는 갔다. 민주주의의 성숙과 함께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는 나라가 됐다. 인터넷 인프라와 각종 미디어 환경 등 한국 언론의 하드웨어 시스템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서도 맨 앞줄에 와 있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무형의, 질적인 성장이 동반됐는지는 의문이다. ‘기레기’라는 모욕적인 수식어 속에 표류하는 한국 언론,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메타버스 게임의 대표작 마인크래프트의 가상공간에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2020년 개관한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이다. 이곳에는 이집트,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금지된 기록물들이 소장돼 있다. 정치적 이유로 살해, 투옥, 추방된 기자들의 삭제된 기사를 마인크래프트 유저라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은 층마다 각국 국기들로 장식돼 있다. 태극기는 1층에 있다. 1층은 언론 자유가 잘 보장되고 있는 나라들의 자리다. 이 도서관은 매년 언론 자유지수(PFI·Press Freedom Index)를 발표하는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세운 것이다. 올해 PFI는 노르웨이가 1위, 북한이 180위로 최하위이다. 일본은 71위, 중국은 175위, 한국은 43위다. 순위는 6개 지표에 의한 설문으로 정해진다. 다원주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기검열 수준, 제도 장치, 뉴스생산 구조, 취재 및 보도의 투명성이다. 한국은 위로부터 두 번째 단계인 ‘양호한, 납득되는(Satisfactory)’으로 분류됐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한국 언론은 과연 납득할 만한, 만족한 수준인가? 권력이라는 괴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것은 한국 언론의 오랜 숙명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괴물의 정체가 다르게 보인다. 이제 한국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정파성 혹은 진영 논리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언론이 고유의 정치적 견해를 갖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다. 정파성은 그 자체는 표현의 자유 범주 속에 보호돼야 한다. 건강한 의미의 정파성은 언론의 외형적 다원주의(external pluralism)로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언론의 다원주의를 언론 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는 미디어의 다원주의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정파성이 정작 문제가 되는 건 이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선동할 때다. 불리한 뉴스는 의도적으로 누락 또는 축소하고 가짜뉴스를 진실인 양 보도한다. 또 상대 진영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 삼아 집중 기사화하는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의 행태를 보일 때이다. 작금의 한국 언론은 정파성을 지닌 정치적 행위자로 작동하면서 편향된 독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한 언론사는 대통령 부인 존칭을 그동안 써오던 ‘씨’에서 ‘여사’로 변경했다. 진보 성향의 이 언론사는 언어의 탈권위화, 성차별적 표현의 배제,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언어 추방 등을 목표로 창간 후 29년간 ‘여사’ 대신 ‘씨’라는 호칭을 유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자들의 거센 요구에 굴복했다. 김정숙‘씨’는 김정숙 ‘여사’가 됐다. 그때의 그 사람들이 김건희 ‘여사’란 표현에 여전히 동의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진영 논리에 거슬리는 기사를 쓴 언론인이 독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은 예는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외부 논객도 마찬가지다.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찬물효과(chilling effect)다. 자기편 지지층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편향성이 심화되게 된다. 권력으로부터 고통스럽게 쟁취한 언론 자유는 진영 논리와 정파성이라는 새로운 괴물 앞에서 무너지기 직전이다. 뉴미디어의 범람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한다. 플랫폼 중심으로 뉴스유통이 재편되면서 언제부터인가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 보고 읽는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내가 검색한 키워드와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를 기억한 후,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 유혹한다. 채널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정파적 저널리즘은 극단으로 치닫고, 편향된 정보만 찾는 사람들 사이에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진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이 곧 진실이 되는 시대다. 탈진실(Post-truth)의 시대. 객관적 진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조작된 정보, 가짜뉴스가 진실의 자리를 꿰찬다. 예일대 교수 티머시 스나이더는 “탈진실은 파시즘의 전조나 다름없다”(Post-truth is pre-fascism)고 경고했다. 이쯤에서 다시 물어보자. 2022년 한국 언론은 탈진실과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운가? 앞서 우리는 한국의 언론 자유지수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 전혀 다른 시각도 있다. 옥스퍼드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언론신뢰도 조사다. 2022년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이용자 67%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다. 이유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40위로 참혹한 수준이다. 언론 자유는 아시아권 최고이지만 신뢰도는 바닥이다. 이유가 뭘까. 정파성, 진영 논리, 탈진리와 가짜뉴스, 4개의 키워드가 무겁게 맴돈다. 2013년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설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두 언론사의 같은 사안, 다른 관점의 사설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 분석하는 지면을 마련한 것이다. 진영 간 갈등을 떠나 의견 차를 차분하게 비교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 기획이었다. 실험은 5년 3개월 만에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시도조차 엄두를 내기 어려울 만큼 진영 간의 골이 깊어졌다. 한국 언론은 엄청난 위기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독자와 대중의 역할도 중요하다. 맑은 눈으로 언론을 감시하고, 내 안의 뿌리깊은 아집을 들어내야 한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는 바다괴물로 상징하고 그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했다. 한국 언론은 모진 고난과 희생을 감내하며 오랜 세월 이 괴물에 맞서 창을 갈고닦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언론 자유는 여기에 기인한다. 그런데 더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다. 좌와 우, 양 진영이 각자 충성스럽게 모시고 있는 진영 논리라는 괴물이다. 이들은 정파적 언론과 독자의 맹목적인 과보호 속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커가고 있다. 언론은 이 괴물이 우리 사회를 둘로 가르고 공동체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걸 지켜보면서도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다. 험악한 시절을 고통스럽게 극복한 자랑스러운 한국 언론은 이제 이 새로운 괴물들을 향해 다시 한번 날카롭게 창을 벼릴 때가 왔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 경향신문 기자, EBS 이사. KDI 연구위원, 공기업 경영평가위원. 영화진흥위원, KBS·MBC·YTN·SBS 시청자위원을 역임했다. 주요 일간지에 기명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MBN, YTN, 채널A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신문경영론: MBA 저널리즘과 한국언론’, ‘철학자들의 언론강의’ 등 다수가 있다.
  • 트뤼도 총리 “中, 특정 후보들 지원… 캐나다 총선 개입”

    트뤼도 총리 “中, 특정 후보들 지원… 캐나다 총선 개입”

    중국 정부가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거세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중국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맞받아쳤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날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2019년 총선에서 10여명의 후보를 비밀리에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들과 ‘공격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기관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캐나다 매체 글로벌뉴스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의 ‘작전 세력’이 여러 후보에게 자금을 보냈고 선거 자문까지 맡았다”며 “온타리오 지역의 한 의원 사무실에 25만 캐나다 달러(약 2억 5000만원)를 송금했고 현직 의원에게 스파이를 심으려고 했다. 토론토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막후에서 지휘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트뤼도 총리는 “우리의 질서와 제도에 개입하려는 외세에 맞설 것”이라며 “불행히도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망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캐나다 선거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국가와 국가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다. 캐나다는 대중 관계를 해치는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캐나다 경찰은 ‘중국이 유럽 내 반중 인사를 송환하기 위해 비밀리에 경찰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지난 9월 스페인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21개국에서 54개의 비밀 경찰서 ‘110 스테이션’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 비판적인 중국인 인사를 잡아들이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110은 한국의 112에 해당하는 경찰 신고 번호다. 중국 당국의 “해외 110 스테이션은 자국민의 운전면허 갱신과 현지 주택등록을 돕는 곳”이라는 반박 해명에도 캐나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두 나라 관계는 2018년 12월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되며 나빠졌다. 중국은 “미국이 무역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자 꾸민 ‘인질극’에 캐나다가 적극 협조했다”며 전방위 보복을 가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책임론’ 공방까지 불거져 상황이 더 나빠졌다. 지난 2일 캐나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리튬업체들에 투자하던 중국 기업들을 일괄 퇴출시켰다.
  • 새 내각 출범 이후 첫 대만 방문한 英 무역정책장관

    새 내각 출범 이후 첫 대만 방문한 英 무역정책장관

    그레그 핸즈(왼쪽) 영국 무역정책 장관이 9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 관저에서 차이잉원(오른쪽) 총통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핸즈 장관은 영국 리시 수낵 총리 내각 출범 후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다. 그는 “영국과 대만은 강력한 민주주의를 가진 섬이자 한마음을 가진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 로이터 연합뉴스
  •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넣고 ‘성평등’ 뺀다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넣고 ‘성평등’ 뺀다

    교육부가 2024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 과목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성평등’과 ‘성소수자’라는 용어를 삭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9일 초·중등학교와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시안을 공개했다. 교육과정 전면 개정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쟁점이 됐던 역사 교과의 민주주의 관련 서술은 지난 9월 30일 공개된 정책연구진 시안에서 ‘민주주의’로 표기된 부분이 ‘자유민주주의’로 변경됐다. 연구진은 ‘민주주의’로 표현할 것을 주장했으나 교육부가 자체 절차를 거쳐 ‘자유’를 추가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유의 가치를 반영한 ‘자유민주주의’ 용어 서술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며 “연구진의 자체 수정·보완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어 교육과정심의회 등 협의체 논의를 거쳐 관련 표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주의 발전’처럼 맥락에 따라 ‘민주주의’를 사용한 부분도 있다. 사회 교과에서는 ‘자유경쟁’ 개념이 추가됐고 ‘노동자’ 용어도 ‘근로자’로 통일했다. 성소수자 관련 표현은 대폭 수정됐다. 사회 교과의 ‘성소수자’ 용어는 ‘성별, 연령, 인종, 국적, 장애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바뀌었다. 도덕 과목의 ‘올바른 성평등 의식을 내면화한다’는 표현도 ‘성에 대한 편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교육부 담당자는 “성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인 청소년기에 교육과정 안에 성소수자가 사회적 소수자의 구체적 예시로 들어갔을 때 발생할 청소년들의 정체성 혼란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서술에 ‘자유’를 넣을지 여부는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 중 하나다. 이번 개정안 수정에서 교육부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명시된 헌법 전문과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검토하고 국민 여론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이 해 온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다. ‘성소수자’ 표현 역시 일부 보수단체들이 제3의 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격렬히 반대해 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기업의 자유’를 강조하고 ‘성교육’ 용어를 회피했다”며 “보수 세력의 입김만 반영한 교육과정 퇴행을 규탄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에 대해 오는 29일까지 2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 후 교육부 장관이 연말까지 확정·고시한다.
  • 투표기 음모론·우편투표 소송… 분열된 美민주주의 민낯

    투표기 음모론·우편투표 소송… 분열된 美민주주의 민낯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기 고장으로 투표가 지연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졌다. 최대 경합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우편투표를 놓고 소송전이 벌어져 분열된 미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CNN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 머서 카운티에서 투표 기계가 고장 나면서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스캔하는 데 장애가 발생했다. 유권자들은 수작업으로 한 표를 행사해야만 했다. 텍사스주 벨 카운티와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로 투표기가 오작동했다. 일부 기계가 투표용지를 인식하지 못하자 선거관리 당국은 투표소 보관함에 투표용지를 별도 보관한 후 개표했다. 펜실베이니아 루체른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투표시간을 오후 10시로 연장했다. 여러 지역에서 투표기 오작동이 발생하자 트위터에서 투표기 조작설과 같은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시민단체 ‘코먼 코즈’는 “투표기가 인터넷으로 조작되고 있으며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투표소에서 포착되는 게 그 증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외곽의 한 학교는 폭탄공격 위협에 따라 인근 초등학교로 투표장을 변경했다. 위스콘신주 웨스트밴드시에서는 38세 남성이 “투표를 중단하라”며 투표소 직원을 흉기로 위협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조지아주 존스크리크에서는 투표소 직원으로 일하던 모자(母子)가 지난해 1월 연방의사당 난입사건에 가담했던 사실이 SNS를 통해 드러나 당국이 곧장 투표소 밖으로 내보냈다. 연방 상원 다수당을 좌우할 경합주로 여겨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개표도 하기 전에 소송전부터 벌어졌다. 앞으로 개표가 진행되더라도 당선자를 확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존 페터먼 상원의원 후보는 우편봉투 겉면의 날짜 기재가 정확하지 않거나 누락된 투표지를 득표수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지난 7일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는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이 봉투에 투표 날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우편투표를 개표하지 않게 해 달라는 공화당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데 따른 것이다. AP통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100만명 이상이 우편으로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 인플레 발목 잡힌 바이든… 美공화, 하원 탈환

    인플레 발목 잡힌 바이든… 美공화, 하원 탈환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낙태권·민주주의 수호’를 외쳤지만 민심은 결국 민생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심판했다. 반면 공화당의 기대와 달리 ‘초반 압승’은 없었고 민주당은 상원에서 다수당 수성까지 기대하고 있다. 9일 오전 7시(미 동부 기준·한국시간 9일 오후 9시) 현재 435명 전체를 선출하는 하원에서 공화당이 199석, 민주당이 178석을 확정해 공화당이 과반(218석)에 다가섰다. NBC방송은 최종적으로 공화당이 220석을, 민주당이 21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고,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하원 승리를 선언했다. 표심은 민주당의 ‘민주주의·낙태권 수호’보다 공화당의 ‘경제 심판론’에 있었다. 이날 에머슨리서치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의제로 인플레이션(32%)을 지목했다. 이어 낙태권(27%), 범죄(12%), 총기정책(12%), 이민 문제(10%) 순이었다. 하지만 총 100명 중 35명을 뽑는 상원에선 51석을 차지해야 다수당을 꿰차지만 양당 모두 48석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음달 6일 조지아주의 결선투표까지 봐야 최종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만일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직전 2018년 중간선거에 이어 또다시 양당이 상·하원을 양분하게 된다. 이 경우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한 중간선거에서 양원을 모두 내주며 ‘바이든 레임덕’을 우려했던 민주당엔 선방을 넘어서는 성과다. 다만 하원 장악이 확정될 경우 공화당은 하원의 입법권·조사권을 발동해 무질서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남부 국경 완화 정책 등을 들여다보는 등 거센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캐나다 “中, 특정 후보들 지원…총선에도 개입” 논란

    캐나다 “中, 특정 후보들 지원…총선에도 개입” 논란

    캐나다에서 ‘중국 정부가 비밀리에 총선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중국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맞받아쳤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날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2019년 총선에서 10여명의 후보를 비밀리에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들과 ‘공격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기관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캐나다 매체 ‘글로벌 뉴스’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의 ‘작전 세력’이 여러 후보에게 자금을 보냈고 선거 자문까지 맡았다”며 “온타리오 지역의 한 의원 사무실에 25만 캐나다 달러(약 2억 5000만원)를 송금했고 현직 의원에게 스파이를 심으려고 했다. 토론토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막후에서 지휘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트뤼도 총리는 “우리의 질서와 제도에 개입하려는 외세에 맞설 것”이라며 “불행히도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망치려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캐나다 선거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국가와 국가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다. 캐나다는 대중 관계를 해치는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캐나다 경찰은 ‘중국이 유럽 내 반중 인사를 송환하기 위해 비밀리에 경찰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지난 9월 스페인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전 세계 21개국에서 54개의 비밀 경찰서 ‘110 스테이션’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 비판적인 중국인 망명자들을 잡아들이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110은 한국의 112에 해당하는 경찰 신고 번호다. 중국 당국이 “해외 110 스테이션은 자국민의 운전면허 갱신과 현지 주택등록을 돕는 곳”이라는 반박 해명에도 캐나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두 나라 관계는 2018년 12월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되면서 악화됐다. 중국은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고자 꾸민 ‘인질극’에 캐나다가 적극 협조했다”며 전방위 보복을 가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책임론’ 공방까지 불거져 상황이 더 나빠졌다. 지난 2일 캐나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리튬업체들에 투자하던 중국 기업들을 일괄 퇴출시켰다.
  • 타이베이 찾은 英 장관 “우리는 민주주의 파트너” [사진으로 보는 대만]

    타이베이 찾은 英 장관 “우리는 민주주의 파트너” [사진으로 보는 대만]

    그레그 핸즈(왼쪽) 영국 무역정책 장관이 9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 관저에서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핸즈 장관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취임 뒤 처음으로 대만을 찾은 고위급 인사다. 그는 “영국과 대만의 관계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선다. 우리는 강력한 민주주의를 가진 섬이자 한마음을 가진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베이 방문 당시 중국이 강력 반발한 전례에도 영국이 장관을 보낸 것은 ‘베이징의 압박에 굽히지 않는다’는 과시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을 찾은 핸즈 장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차이 총통은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 아래에서 대만과 영국의 관계가 계속 개선되길 기대한다”며 “영국 정부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군용기 63대와 군함 4척을 대만해협 주변에 띄웠다. 최근 보기 드문 대규모 무력시위다. 젠16 전투기 24대와 젠11 전투기 2대 등 모두 31대가 대만해협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 영국과 대만이 가까워지는 데 대한 반발이다. 타이베이 로이터 연합뉴스
  •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넣고 ‘성소수자’는 삭제···“보수 의견 반영”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넣고 ‘성소수자’는 삭제···“보수 의견 반영”

    교육부가 2024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 과목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성평등’과 ‘성소수자’ 용어를 삭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9일 초·중등학교와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시안을 공개했다. 교육과정 전면 개정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쟁점이 됐던 역사 교과의 민주주의 관련 서술은 지난 9월 30일 공개된 정책연구진 시안에서 ‘민주주의’로 표기된 부분이 ‘자유민주주의’로 변경됐다. 연구진은 ‘민주주의’로 표현할 것을 주장했으나 교육부가 자체 절차를 거쳐 ‘자유’를 추가했다. 장상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유의 가치를 반영한 ‘자유민주주의’ 용어 서술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며 “연구진의 자체 수정·보완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어 교육과정심의회 등 협의체 논의를 거쳐 관련 표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주의 발전’처럼 맥락에 따라 ‘민주주의’를 사용한 부분도 있다. 사회 교과에서는 ‘자유경쟁’ 개념이 추가됐고 ‘노동자’ 용어도 ‘근로자’로 통일했다. 성소수자 관련 표현은 대폭 수정됐다. 사회 교과의 ‘성소수자’ 용어는 ‘성별, 연령, 인종, 국적, 장애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바뀌었다. 도덕 과목의 ‘올바른 성평등 의식을 내면화한다’는 표현도 ‘성에 대한 편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교육부 담당자는 “성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인 청소년기에 교육과정 안에 성소수자가 사회적 소수자의 구체적 예시로 들어갔을 때 발생할 청소년들의 정체성 혼란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서술에 ‘자유’를 넣을지 여부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 중 하나다. 이번 개정안 수정에서 교육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명시된 헌법 전문과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검토하고 국민 여론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보수진영이 해 온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일부 단체들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성소수자’ 표현 역시 일부 단체들이 제3의 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격렬히 반대해 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기업의 자유’를 강조하고 ‘성교육’ 용어를 회피했다”며 “보수세력 입김만 반영한 교육과정 퇴행을 규탄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에 대해 오는 29일까지 2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 뒤 교육부 장관이 연말까지 확정·고시한다.
  • “국민 요구” vs “보수 입김”…‘자유민주주의’ 포함에 엇갈린 반응

    “국민 요구” vs “보수 입김”…‘자유민주주의’ 포함에 엇갈린 반응

    교육부가 9일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해 교육단체의 반응이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국민과 교육계의 우려와 요구를 수용한 내용”이라고 환영한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에서 “논란이 일었던 여러 가치 부분과 국가 정체성, 역사적 표현 등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국민과 교육계의 우려와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유민주주의 용어가 포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를 고려해 초중등 안전교육을 강화한 것과 노동 편향적 관점이 아니라 시장경제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명시하는 등 균형 있게 다룬 부분,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 대한 생활교육을 중시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논평에서 “(개정안은) 보수세력 입김만 반영한 교육과정 퇴행”이라며 “오랜 토론 과정을 거쳐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생태전환교육’과 ‘노동교육’을 총론 교육목표에서 삭제한 교육부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6·25 남침이 명시된 점을 포함해 ‘자유민주주의’, ‘기업의 자유’ 등의 내용이 포함된 점에 대해서는 “보수언론과 경제계의 요구에 부응했다”며 “친기업·반노동 기조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교육부의 눈치 보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안전교육 강화안에 대해서는 “초등 1·2학년이 배우는 ‘슬기로운 생활’에 심폐소생술을 포함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해당 개정안은 지나치게 보수 편향적”이라며 “시민사회 등 각계 의견수렴 취지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보수 편향적 교육과정 개정안을 강행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 7년 만에 개정되는 초중등 교육과정…무엇이 바뀌나

    7년 만에 개정되는 초중등 교육과정…무엇이 바뀌나

    고교학점제·디지털 교육 강화···역사·사회 논쟁 여지교육부가 9일 ‘초·중등학교 교육과정’과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2022 개정 교육과정)을 행정예고했다. 2015년 이후 7년 만에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디지털 교육 강화에 발맞추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사회·역사 등 일부 교과에서는 논쟁의 여지도 존재한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교육과정을 학점 기반 선택 중심 교육과정으로 편성·운영한다. 교과 영역은 현재 ‘공통과목+일반·진로 선택과목’에서 ‘공통과목+일반·진로·융합선택과목’으로 바꿔 진로·적성에 따라 심화 과목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정보교육 시수는 두 배 늘어나고 시간 배당 기준도 명확해졌다. 현재 초등학교의 17시간, 중학교 34시간이 각각 34시간, 68시간으로 늘어난다. 수학에서는 현재 교육과정에서 제외된 ‘행렬’이 부활한다. ‘자유민주주의’ 부활···보수진영 요구 반영논쟁의 핵심이었던 역사 교과의 민주주의 관련 서술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지난 9월 30일 공개된 정책연구진 시안에서 ‘민주주의’로 표기된 부분에 ‘자유’를 추가한 것이다. 연구진은 ‘민주주의’ 표현을 주장했으나 교육부가 자체 절차를 거쳐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했다. 보수진영이 그동안 요구했던 사항이 반영된 것이다. 장상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유의 가치를 반영한 ‘자유민주주의’ 용어 서술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며 “연구진의 자체 수정·보완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어 교육과정심의회 등 협의체 논의를 거쳐 관련 표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주의 발전’처럼 맥락에 따라 ‘민주주의’를 사용한 부분도 있다. 성소수자와 성평등 관련 표현도 수정됐다. 성정체성을 확립하는 청소년들에게 성소수자가 구체적 예시로 들어갈 때 정체성 혼란이 우려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고등학교 통합사회 성취기준 해설에서 교육부는 사회적 소수자 예시로 제시한 ‘장애인, 이주 외국인, 성 소수자 등’이라는 표현을 ‘성별·연령·인종·국적·장애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라고 수정했다. ‘성소수자’·‘성평등’ 삭제···“청소년 성정체성 혼란” 일부 단체에서 수정을 요구한 ‘성평등’ 표현은 빠졌다. 도덕 과목에서 ‘올바른 성평등 의식을 내면화’라는 표현이 ‘성에 대한 편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교육부 담당자는 “성평등,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는 상이한 의견이 많이 제시됐고 교육부가 전문성이 있거나 직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며 “협의를 거쳐 국민 또는 학부모들이 우려하지 않는 수준에서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관점에서 조정·보완됐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에 체험 중심 안전교육을 관련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해 운영할 것을 명시했다. 초등학교는 다중 밀집 환경에서의 안전 수칙을 통합교과와 음악·미술·체육 교과에서 가르친다. 보건 과목에는 심폐소생술 등 구체적인 응급상황 대처법을 성취기준에 명시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학년도에 초등 1·2학년, 2025학년도에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26학년도에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27학년도에는 모든 학년에 적용된다.
  • 기계 고장에 투표지연·우편투표 소송·의회난입 참여 투표요원 배제…소란스러웠던 ‘민주주의의 날’

    기계 고장에 투표지연·우편투표 소송·의회난입 참여 투표요원 배제…소란스러웠던 ‘민주주의의 날’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의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기 고장으로 지연되자 소셜미디어(SNS)에서 선거 조작설 등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졌다. 최대 경합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우편투표를 놓고 소송전이 벌어져 분열된 미국 사회의 민 낯을 드러냈다. CNN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 머서 카운티에서 투표 기계가 고장나면서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스캔하는데 장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수작업을 통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했다. 텍사스주 벨카운티와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로 투표기가 오작동했다. 일부 기계가 투표용지를 인식하지 못하자 선거 관리 당국은 투표소 보관함에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 후 개표했다. 펜실베이니아 루체른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투표시간을 오후 10시로 연장했다. 여러 지역에서 투표기의 오작동 현상으로 트위터에서 투표기 조작설과 같은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시민단체 ‘코먼 코즈’는 “투표기가 인터넷으로 조작되고 있으며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투표소에서 포착되는 것이 그 증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먼 코즈는 이런 허위 주장 게시물들을 트위터에 신고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외곽의 한 학교는 폭탄공격 위협으로 인근 초등학교로 투표장을 변경했다. 위스콘신주 웨스트밴드시에서는 38세 남성이 투표소 직원을 흉기로 위협하며 “투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조지아주 존스크리크에서는 투표소 직원으로 일하던 모자(母子)가 지난해 1월 연방의사당 난입사건에 가담했던 사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러나 당국이 이들의 업무를 중단시키고 투표소 밖으로 내보냈다. 연방 상원 다수당을 좌우할 경합주로 여겨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개표도 하기 전에 소송전부터 먼저 벌어졌다. 앞으로 개표가 진행되더라도 당선자를 최종 확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존 페터만 상원의원 후보는 우편봉투 겉면에 날짜 기재가 정확하지 않거나 누락된 투표지를 득표수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지난 7일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는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이 봉투에 투표 날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우편투표를 개표하지 않게 해달라는 공화당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AP통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100만명 이상이 우편으로 투표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필라델피아에서만 3400표 이상이 무효처리될 수 있다고 전했다.  
  • 무릎 꿇고 美의사당 쓰레기 치웠던 앤디 김, 또 당선…26년만에 한국계 3선 (종합)

    무릎 꿇고 美의사당 쓰레기 치웠던 앤디 김, 또 당선…26년만에 한국계 3선 (종합)

    미국에서 26년 만에 한국계 3선 연방의원이 탄생했다. AP통신은 한인 2세 앤디 김(40·민주) 미국 하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열린 뉴저지주 3선거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밥 힐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오후 11시30분 현재 개표가 82% 끝난 가운데 김 의원은 55.0%의 득표율로 44.2%의 힐리 후보를 두 자릿수대로 앞섰다. 지난 2018년 11월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고 연방의회에 처음 입성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내리 3차례 승리다. 지난 1996년 김창준 전 의원 이후 한국계로는 26년 만에 탄생한 첫 3선 연방의원이다. 펑크록 밴드 리드보컬 출신으로 가족의 요트 사업을 물려받은 ‘금수저’ 백인 후보 힐리는 집요한 ‘아시아계 네거티브’ 공세로 신규 백인 유권자들과 김 의원과의 틈새를 벌리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친의 거액 후원과 전국적인 공화당 지지도 상승세를 등에 업은 힐리 후보의 막판 추격도 현역 재선 의원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진 김 의원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대응에 힘을 보탰다. 의회 입성 후에도 전공을 살려 하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 등에서 활약했다.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은 지난해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는 폭도가 휩쓸고 간 의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쓰레기를 줍는 등 뒷정리를 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라던 김 의원의 말은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절망 속에 미국인에게 회복의 희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당시 김 의원이 입었던 청색 정장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로부터 6개월 후 김 의원은 스미소니언 박물관 요청에 따라 해당 정장을 기증했다. 정장 기증 후 김 의원은 “그 날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혹자는 역사를 지우려 하지만 나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그 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도 마음에 들지 않는 역사를 지우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부끄러운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한국 경제성장률 2% 넘기 힘들어..금리 인상 말아야” 배로 교수의 경고

    “한국 경제성장률 2% 넘기 힘들어..금리 인상 말아야” 배로 교수의 경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단기적으로 연간 2%를 넘기 어렵다. 수출 감소세가 한동안 성장률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2 서울 프리덤 포럼’에서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가 이같이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경제성장률 제고의 관건은 더욱 빠른 기술 진보를 달성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첫 회로 출발한 서울 프리덤 포럼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를 필두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로 나선 배로 교수는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연준(Fed)이 현재 금리 상승에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통화 긴축이 더 깊은 경기침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연준과 한국을 포함한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은 생산성 증대가 필수적인데, 이 모델은 그런 측면이 간과되었기 때문에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배로 교수는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은 자유시장, 국제적 개방성, 작은 정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 촉진, 강한 교육열, 높은 저축률 등에 기인했는데 소득주도성장 이론은 이런 성공한 역사의 배경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런 주장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 ‘한미동맹, 군사동맹을 넘어 가치동맹’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부소장은 한미동맹에 대해 “군사·안보 동맹, 가치 동맹, 뉴 프론티어 동맹 등 세 단계에 걸쳐 진화 중”이라고 평가했다. 빅터 차 소장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시작된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 중심에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민주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가치 동맹으로 진화했다”며 “이제는 AI, 기후, 문화, 사이버, 국제보건, 공적개발원조, 우주, 공급망 같은 뉴 프론티어 어젠다로 한미 동맹의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한국 이익 반영시켜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한국 이익 반영시켜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목표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다. 가치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지역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등을 세부 과제로 설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거진 한중 갈등,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한 대미·대중 외교, 최악의 한일 관계를 거울 삼아 새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외교의 1순위로 올려놨다.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 훼손됐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복원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 아래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참여해 규범에 기반한 아태지역 질서 구축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큰 틀에서 4강 외교의 방향성은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6개월간 국제외교 무대에서는 세부 전략 부재, 잦은 외교 결례와 대통령의 말실수 같은 파열음이 노출됐다. 특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실장 김성한·1차장 김태효)이 외교라인을 장악한 가운데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등 부처 각료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적은 윤 대통령이 친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 속에 ‘외교는 외교부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등장했지만 잇단 결례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배 취소, 유엔총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및 비속어 논란, 한일 정상회담의 성급한 발표 및 약식으로 마무리된 회담 등이 연거푸 이어졌다. 취임 초반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지율 상승의 호재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반대의 기현상을 보였다. 임기 초반 국제무대가 낯선 윤 대통령이 변수투성이인 국제무대에서 양자 외교를 하는 것은 무리인데도 이를 강행 추진한 것은 결국 대통령실과 외교부 사이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8일 “외교는 정치 논리도 반영돼야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가안보실보다 우위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이너서클이 아닌 장관이 배제된 듯한 모양새는 불균형하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일·국방부는 실·국장 인사가 일단락됐으나, 외교부 공관장 인사가 6개월째 진행형인 것도 업무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미동맹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부여한 전략적 명확성이 격화된 신냉전, 미중 갈등 와중에 오히려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도 상호존중에 의한 양국 관계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향후 혐한·경제보복 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우리 이익을 앞세우며 과감히 대중외교를 펼칠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가 IPEF는 물론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오커스(미·영·호 3개국 안보동맹) 등 미국 주도 협의체 중 최소 1개 이상에서 초반부터 ‘리더십 롤(역할)’을 발휘하며 이익을 적극 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경제안보 외교에서는 실용주의 시각도 앞세우고,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로 쪼개진 부처 간 유기적 조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영향을 미칠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3년 유예 개정안 통과 여부가 당장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한국에 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이 주요 동맹 파트너인 한국을 적극 구제·배려하지 않는 데 대해 분명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중국을 배제해 우리 무역의 절반을 결딴내는 셈”이라며 “외교라인이 국제정세 변화에 새 컨센서스를 갖고, 야당의 주요 전략가들도 찾아서 경제안보 국익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 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적극적 목소리 내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적극적 목소리 내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목표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다. 가치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지역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등을 세부 과제로 설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거진 한중 갈등,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한 대미·대중 외교, 최악의 한일 관계를 모두 거울삼아 새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외교의 1순위로 올려놨다.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 훼손됐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복원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 아래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에 참여해 규범에 기반한 아태지역 질서 구축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큰 틀에서 4강 외교의 방향성은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6개월간 국제외교 무대에서는 세부 전략 부재, 잦은 외교 결례와 대통령의 말실수 같은 파열음이 노출됐다. 특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김성한 실장·김태효 1차장)이 외교라인을 장악한 가운데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등 부처 각료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적은 윤 대통령이 친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 속에 ‘외교는 외교부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등장했지만 잇단 결례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배 취소, 유엔총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및 비속어 논란, 한일 정상회담의 성급한 발표 및 약식으로 마무리된 회담 등이 연거푸 이어졌다. 취임 초반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지율 상승의 호재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반대의 기현상을 보였다. 임기 초반 국제무대가 낯선 윤 대통령이 변수투성이인 국제무대에서 양자 외교를 하는 것은 무리인데도 이를 강행 추진한 것은 결국 대통령실과 외교부 사이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8일 “외교는 정치 논리도 반영돼야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가안보실보다 우위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이너서클이 아닌 장관이 배제된 듯한 모양새는 불균형하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부여한 전략적 명확성이 격화된 신냉전, 미중 갈등 와중에 오히려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도 상호존중에 의한 양국 관계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향후 혐한·경제보복 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우리 이익을 앞세우며 과감히 대중외교를 펼칠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가 IPEF는 물론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오커스(미·영·호 3개국 안보동맹) 등 미국 주도 협의체 중 최소 1개 이상에서 초반부터 ‘리더십 롤(역할)’을 발휘하며 이익을 적극 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경제안보 외교에서는 실용주의 시각도 앞세우고,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로 쪼개진 부처 간 유기적 조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영향을 미칠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3년 유예 개정안 통과 여부가 당장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한국에 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이 주요 동맹 파트너인 한국을 적극 구제·배려하지 않는 데 대해 분명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최대 교역 시장인 중국을 배제해 우리 무역의 절반을 결단 내는 셈”이라며 “외교라인이 국제정세 변화에 새 컨센서스를 갖고, 야당의 주요 전략가들도 찾아서 경제안보 국익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 바이든 정부 2년 향방, 주사위 던져졌다

    바이든 정부 2년 향방, 주사위 던져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국정동력을 결정하고 2024년 차기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미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민주주의 수호’를, 공화당은 ‘경제심판론’을 내세웠다. 투표는 이날 오전 5시(미 동부시간) 버몬트주에서 개시됐고, 9일 오전 1시 알래스카·하와이에서 마지막으로 투표소 문을 닫는다. 선거 당일 저녁부터 개표가 시작되나, 주별로 개표절차가 달라 모든 주의 결과를 최종 확인하려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투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보이주립대에서 “지금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라고 호소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데이턴 유세에서 “미국은 실패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직격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석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CNN은 “경제적 우려가 낙태권 폐지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화두를 압도하면서 민주당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석권하면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 저지, 예산 지출 감축 등에 나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동력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봤다.
  • 타이베이에 개관한 리투아니아 대표처 [사진으로 보는 대만]

    타이베이에 개관한 리투아니아 대표처 [사진으로 보는 대만]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리투아니아 대표처 현판식에서 파울리우스 루카우스카스(오른쪽) 대표처 대표와 야오진샹 대만 외교부 유럽국장이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8일 대만 중앙통신은 “리투아니아 대표처가 7일 타이베이에 개관했다”고 밝혔다. 정식 명칭은 ‘주타이베이 리투아니아 무역 대표처’(Lithuania‘s Trade Representative Office in Taipei)다.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설치된 대만 대표처 명칭은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 대표처’(The Taiwanese Representative Ofiice in Lithuania)다. 이 둘을 비교하면 대만 주재 리투아니아 대표처 명칭에 ‘대만’(Taiwan)이 아닌 ‘타이베이’(Taipei)가 쓰였다. ‘무역’(Trade)이라는 단어도 추가해 경제적 기능을 부각시켰다.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만 대표처 명칭에 ‘타이베이’ 대신 ‘대만’이 사용되자 중국은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 관계를 격하하는 등 외교 보복을 가했다. 지금도 일부 리투아니아 수출품 통관을 막고 있다.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라트비아·에스토니아와 함께 ‘발트3국’으로 불리는 리투아니아는 1939년 독소 불가침 조약 이후 공산혁명 없이 강제로 소련에 병합됐다가 1991년 독립했다. 인구 270만명의 소국임에도 1989년 주민들이 수백㎞의 인간 사슬을 만들어 소련에 맞서는 등 민주주의 열망이 남다르다. 중국의 압박을 받는 대만의 처지에 공감하는 것도 자신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동병상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리투아니아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실익이 없자 미국으로 방향 전환에 나섰다고 본다. 리투아니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2020년 10월 리투아니아 총선에서 야당인 국토연합당(중도우파)은 ‘경제 재건’을 내세워 승리했다. 독일 도이체벨레방송은 “러시아의 위협에 시달리는 리투아니아로서는 유사시 미국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힘들다. 미국의 대중 정책을 적극적으로 돕고 경제적 이득을 얻어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 제공
  • 尹정부 6개월 국정점검<하>손발 안맞는 대통령실·외교안보부처 재정비 시급

    尹정부 6개월 국정점검<하>손발 안맞는 대통령실·외교안보부처 재정비 시급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목표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다. 가치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지역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등을 세부 과제로 설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거진 한중 갈등,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한 대미·대중 외교, 최악의 한일관계를 모두 거울 삼아 새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외교의 1순위로 올려놨다.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 훼손됐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복원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 동맹 아래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에 참여해 규범에 기반한 이태지역 질서 구축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큰 틀에서 4강 외교의 방향성은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6개월 간 국제외교 무대에서는 세부 전략 부재, 잦은 외교 결례와 대통령의 말실수 같은 파열음이 노출됐다. 특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김성한 실장·김태효 1차장)이 외교라인을 장악한 가운데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등 부처 각료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적은 윤석열 대통령이 친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 속에 ‘외교는 외교부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잦은 ‘외교 참사’ 구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등장했지만 잇단 결레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배 취소, 유엔총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및 비속어 논란. 한일 정상회담의 성급한 발표 및 약식으로 마무리된 회담 등이 연거푸 이어졌다. 취임 초반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지율 상승의 호재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반대의 기현상을 보였다. 임기 초반 국제무대가 낯선 윤 대통령이 변수 투성이인 국제무대에서 양자 외교를 하는 것은 무리인데도 이를 강행 추진한 것은 결국 대통령실과 외교부 사이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8일 “외교는 정치 논리도 반영돼야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가안보실보다 우위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이너 서클이 아닌 장관이 배제된 듯한 모양새는 불균형하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미·대중외교 전략적 명확성, 전략 다듬어야 한미 동맹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부여한 전략적 명확성이 격화된 신냉전, 미중 갈등 와중에 오히려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도 상호존중에 의한 양국관계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향후 혐한·경제보복 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우리 이익을 앞세우며 과감히 대중외교를 펼칠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가 IPEF는 물론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오커스(미·영·호 3개국 안보동맹) 등 미국 주도 협의체 중 최소 1개 이상에서 초반부터 ‘리더십 롤(역할)’을 발휘하며 이익을 적극 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경제안보 부처 간 조율 필요 경제안보 외교에서는 실용주의 시각도 앞세우고,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로 쪼개진 부처 간 유기적 조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영향을 미칠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3년 유예 개정안 통과 여부가 당장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한국에 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이 주요 동맹 파트너인 한국을 적극 구제·배려하지 않는 데 대해 분명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최대 교역 시장인 중국을 배제해 우리 무역의 절반을 결단내는 셈”이라며 “외교라인이 국제정세 변화에 새 컨센서스를 갖고, 야당의 주요 전략가들도 찾아서 경제안보 국익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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