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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 홈피에까지 실명자료 공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명절 떡값 수수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에 해당되는지, 통신비밀보호법을 어긴 것은 아닌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 제45조에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노 의원의 실명공개도 국회에서 벌어진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어느 법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원내에서 한 것이라면 면책특권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노 의원은 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들의 실명은 물론 도청된 대화내용까지 공개함으로써 통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다. 통비법 제16조는 도청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을 10년 이상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노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린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법조인들은 홈페이지에 올려 일반인들에게 내용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홈페이지에 글과 보도자료를 올리는 것은 개인적인 행위이지 국회의원의 직무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의 하창우 공보이사는 “실명공개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국회의원의 직무상 면책 특권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린 것은 직무로 볼 수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4黨 ‘4色처방’

    ‘해체론에서 확대 개편론까지’ 옛 안기부와 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감청’이란 곪은 상처에 대해 여야가 내린 처방전은 다양했다.17일 국회 헌정관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토론회’에서다.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수술’(해체론)을 주장했다. 노 의원은 “불법도청 인정 자체로 국정원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며 “해외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외정보기관을 설립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해야”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반쪽 수술론자’였다. 최 의원은 “국내 정보 기능은 폐지하고 대신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위원회’를 신설해 국내 정보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며 “또 국정원에 감찰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감찰을 강화하고 국회의 예결산 심의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반면 국정원의 기능을 더 활성화하되 곪을 부위를 집중 치료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은 “국내외 정보만이 아니라 산업 정보 등 모든 정보를 총괄하도록 확대 개편해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활동을 해야 한다.”며 “불법 도감청은 정보 수집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꿔 보완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도 “폐지나 국내외파트 분리는 테러·마약·국제범죄 등 안보위협 요소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맞지 않다.”고 반박한 뒤 “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 등 국정원 예산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첨단 기술의 해외유출 방지 등 산업 생산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조직 위상을 재정립하자.”고 맞섰다.●한나라, 국정원 도청금지법안 제출한편 한나라당은 국정원의 도청 금지를 명시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징역 15년 이하로 강화한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국정원직원법·통신비밀보호법 등 3개법안 개정안을 이날 제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保·革따로 8·15집회

    남과 북이 함께 한 통일의 메아리도 우리 사회에 가로놓인 ‘이념의 벽’까지 무너뜨리진 못했다. 광복 60주년인 15일 서울 도심에서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8·15 기념행사가 따로따로 열려 좌-우, 보-혁 갈등이 여전함을 새삼 확인시켰다. 이날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는 비슷한 시각 서울 도심에서 제각각 반전·통일행사와 반핵·반북행사를 가졌다. 양측의 충돌이 없었던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일부 보수집회 참석자들은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오전 10시30분 진보단체 모임인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는 서울 대학로에서 ‘8·15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를 열었다.1만여명이 푸른색 한반도기를 들고 참가한 행사에서는 분단 60년 역사 극복, 자주평화통일, 주한미군 철수, 일본의 태평양전쟁 피해자 배상 등 내용을 담은 호소문과 결의문이 발표됐다.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오늘 대회는 분단 60년을 청산하고 노동자·농민·민중이 주인이 되는 출발신호를 울리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상징하는 모형배를 선두로 종로5가를 거쳐 종각까지 1시간가량 행진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해처럼 성조기를 찢거나 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는 등 돌출행동은 없었다. 60개 우익단체 연합인 비상국민회의 국민행동본부도 오후 1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대회를 열었다. 여기에서는 진보단체와 달리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쳤다. 홍관희 비상국민회의 상임위원은 “8·15 행사라는 미명 아래 온나라가 친북·반미 광란에 빠져 있다.”면서 “북측대표단의 거짓 참배로 민족의 정신적 보루인 현충원이 능멸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에는 ‘태극기 금지시킨 이해찬 구속하라’ 등 현수막이 걸렸고 친북 발언을 했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고발하자는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한겨레 사진기자의 머리채를 잡고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보수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2000여명도 오후 3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북핵폐기·북한해방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예고했던 대로 인공기를 소각했다. 하지만 처벌근거가 없어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 중동신도시 중앙공원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시민통일문화제’가 성공적으로 열려 좌-우, 보-혁의 화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병대전우회, 상이군경 부천지회, 전몰군경유족회 등 보수단체와 부천시민연합, 부천경실련, 남북통일 국민연합, 부천여성노동자회 등 진보단체가 공동기획한 이 행사는 ▲북한음식 체험전 ▲부천-개성 국가유공자 평화적 만남기원 서명 ▲615분 통일비빔밥 만들기 등으로 꾸며졌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與 “과거정리 공감” 野 “분열 더 커져”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과거사정리기본법을 제안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도 위헌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대통령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환영한 반면 한나라당은 위헌 논란을 제기하면서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배기선 사무총장은 “확실하고 튼튼한 미래를 위해 과거를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된 논리정연한 경축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결단 촉구와 관련,“선거구제 개편을 통한 지역구도 타파와 대연정, 소연정에 대해 야당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화합과 통합의 포장지로 감싼 경축사의 내용은 불행한 내용물로 가득 차 있다.”면서 “노 대통령이 기득권 세력이 된 지난 2년 반 분열의 상처는 더 깊어졌고, 분열의 구조는 더 첨예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권력 남용 범죄에 대한 시효적용 배제와 피해 보상을 위한 소급입법 방침과 관련,“대통령이 앞장서 초헌법적 발상을 내놓고 있다.”면서 “확정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재심사유가 있다면 얼마든 재심할 수 있지만 공소시효 문제는 다른 차원인 만큼 특별법을 만들어 과거의 사례를 소급·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논평했다.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은 “대통령은 무원칙한 연정 논란만 야기했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국민 통합을 바란다면 한나라당과의 동거정부 구성 제안을 철회하고 국민의 정부와의 의도적인 차별화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與 “특별법이 대안” 틈새 벌리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최근 한나라당과 야3당이 공조해 발의한 ‘도청 특검법안’의 위헌 가능성을 지적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양상에 접어 들었다. 파문의 진앙은 특검법의 수사대상(2조) 가운데 ▲2항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결과 발표 ▲3항 위법 사실이 확인된 불법도청 테이프 내용 공개 등이다. 이를 놓고 위헌 논쟁을 벌인 한나라당은 곧 지도부와 율사 출신 의원들이 만나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공동발의한 민주노동당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서 파생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은 논의의 여지도 없고 2항은 ‘공조의 전제조건’이었다.”며 한나라당이 입장을 바꿀 경우 공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일단 한나라당의 태도를 관망하고 있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은 이 상황을 야4당공조의 ‘틈새 벌리기’ 차원에서 최대로 비집고 들어갈 태세다. 특검법 입안을 주도한 의원들은 이 조항이 위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안의 틀을 마련한 장윤석 의원은 “큰 틀은 국가권력에 의한 불법도청을 수사하는 것이기에 수사 과정에서 불법이 확인된 내용을 기소하고 공개하는 것은 헌법의 테두리 내에 있다.”고 말했다.지도부를 비롯, 율사 출신 의원들은 약간의 혼선이 있더라도 위헌소지를 거르고 가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김기춘 의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나 도청된 내용을 직접 수사의 단서로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위헌 여지를 없앤다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어 이번주 내 접점 찾기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특검법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특별법 추진에 고삐를 바짝 죄는 한편 야4당간 공조의 혼선을 적극 활용할 낌새다. 전병헌 대변인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야4당이 합의해 놓고도 지금와서 딴 소리가 나오는 것은 한나라당의 특검법 주장이 현 정국을 물타기하려는 의도였음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단수석부대표는 15일 “한나라당의 이견 조율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특검법안의 2·3항을 수정하면 공조가 힘든 게 아니냐.”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주부터 불법도청 내용 공개에 적법성을 부여하기 위해 여당과 특별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 北대표단 현충탑 참배 안팎 그들의 얼굴 앞에 포연(砲煙) 대신 향연(香煙)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14일 ‘8·15 민족대축전’ 북한 대표단이 6·25 전쟁 전사자의 위패가 모셔진 현충탑 앞에서 참배하는 장면은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긴 여운을 남겼다. 50여년 전 서로 총부리를 들이댔던 쌍방이 무덤 앞에서 참배의 형식으로 만나는 그림은 전쟁 당시는 물론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일반 국민으로서는 상상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의 표정과 행동엔 약간의 경직됨이 묻어 있었고, 참배 절차와 시간도 최대한 짧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이날 오후 3시쯤 대형버스로 현충원 현충문 앞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 32명은 김기남 당국대표 단장과 안경호 민간대표 단장을 선두로 해 5열 종대로 줄을 맞춰 현충탑으로 향했다. 고경석 현충원장과 송기호 현충과장이 좌우에 서서 대표단을 안내했다. 이때 양옆에 도열한 국군의장대가 “받들어 총”이라는 구령과 함께 거총 자세로 예우를 갖췄지만 대표단은 일체 두리번거리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했다. 표정은 엄숙하면서도 굳어 있었다. 대표단은 50m가량을 걸어서 2분여 만에 현충탑에 도착했다. ●행동경직… 참배시간 모두 5분정도 걸려 현충탑 앞에 도열한 대표단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이라는 집례관의 구호에 따라 약 5초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대표단은 묵념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오던 길을 되돌아 현충문으로 나왔으며 이때 의장대가 다시 “세워 총”이라는 구령으로 거총 자세를 취하면서 참배는 마무리됐다. 전체 시간은 5분 정도 걸렸다. 김기남 단장은 나오는 길에 고경석 원장에게 현충원의 시설과 규모에 대해 물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현충원을 방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족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 일들을 많이 합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경호 단장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역사적인 장면이니까 취재 경쟁이 심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는 헌화→분향→묵념 등 순으로 진행되지만 북측은 이날 헌화와 분향 절차를 생략했다. 다만 대표단이 도착하기 전 현충원측에서 향을 피워놓아 묵념 당시에는 하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통일부측은 “우리와 북측은 참배 관행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보수단체 회원 24명 연행 격리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동상 등을 참배할 때 헌화는 하지만 분향은 하지 않는다. 앞서 오후 1시45분쯤 현충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 24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돼 강제 격리됐으며, 대표단 버스가 현충원 정문을 통과할 때도 40대 남성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버스에 달려들며 반북구호를 외치다가 연행됐다. 김상연 이효연기자 carlos@seoul.co.kr ■ 헌화·분향 않고 왜 묵념만 14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묵념만 하고 5분 만에 서둘러 자리를 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단은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 가운데 헌화와 분향 순서를 생략했다. 이는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참배 관행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북측은 김일성 동상과 혁명열사릉 등 현충시설을 참배할 때 분향은 안 하지만 꽃다발과 꽃바구니로 헌화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측은 5초 정도의 짧은 묵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현충탑을 떴고, 내내 경직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북한내 강경파와 대남관계의 수위 조절을 두루 감안한 것 같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충탑에 헌화할 경우 김일성 동상에 대한 예우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북한 주민이 받을 충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 남한과의 공조 방침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번에 너무 최고의 예우를 할 경우 나중에 남북관계가 부정적으로 흐를 때 빠져나갈 여지가 없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족대축전 이모저모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5만 인파의 우렁찬 통일 함성으로 진동했다. 함성은 이어 벌어진 통일축구로 절정에 달했다. ●“말복 폭염도 통일열기 못 따라와” 나흘간 계속되는 8·15 민족대축전은 오후 5시10분 남·북·해외 대표단의 민족대행진(상암동 평화공원∼월드컵경기장)으로 막을 열었다. 북한 대표단은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 기치 밑에 통일운동을 거족적으로 벌여나가자.’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행진했다. 성자립 김일성종합대 총장은 “오늘이 말복이라 날씨가 덥고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통일열기는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대표단이 경기장에 도착한 오후 6시 각각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그 순간 한반도기가 게양됐다. 개막식은 백낙청 남측 준비위원회 위원장의 개막선언과 북측 당국 대표단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남측 당국 대표단장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개막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세종로서도 축구 보며 남북 동시응원 오후 7시 남북 통일축구 경기 시작에 앞서 일제시대 위안부로 끌려갔던 최갑순씨 등 정신대 할머니 3명과 경기 하남시 대안학교인 ‘꽃피는 학교’ 학생 28명이 ‘고향의 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경기가 열린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물론 차량의 통행을 막은 세종로에 모인 시민들까지 남북 양측을 모두 응원하며 통일을 향한 염원을 실어보냈다. 통일연대 등 진보단체는 15일 0시쯤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결의의 밤’ 행사를 가졌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에는 학생 등 1만6000여명(경찰추산)이 참가했다. 이례적으로 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국인 단체) 등 해외인사들도 참석했다. 당초 행사는 연세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세대측과 연세대총학생회의 반대로 장소가 변경됐다. 유영규 이효연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8·15 특별사면] 與“국민통합 동력” 野“정략 사면”

    정치권은 12일 광복 60주년을 맞아 단행된 정부의 8·15 특별사면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 대사면이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으며, 야권은 “여권 인사 사면을 위해 야권 인사를 들러리 세운 정략적 사면”,“정권이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행태” 등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DJ 두아들 인간적 측면 고려”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두 아들 홍업·홍걸씨가 사면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전임 대통령의 국가에 한 공헌 정도와 고령이라는 점 등을 종합해, 인간적인 측면에서라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김현철씨의 경우에도 (DJ 아들처럼) 마찬가지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되지 않아 원천적으로 대상이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정대철씨 받은 돈은 정치자금 성격”문 수석은 정대철 전 의원의 개인 비리까지 사면된 데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정치자금적 성격이 강했고, 크게 볼 때 대선자금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 부대표는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이번 사면은 광복 60주년을 맞이한 새로운 도약과 시작이라는 취지에 맞게 폭넓은 국민들이 사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반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공평한 사면이 이뤄지기를 바랐었지만 전·현직 여권 인사들은 형을 제대로 살지 않은 경우도 포함됐다.”고 비판하고,“이는 여권이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사면하기 위해 (야당 인사들을) 들러리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야당인사는 들러리”특히 서청원 전 대표가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사면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홍준표 의원은 “과거 홍인길 전 의원의 경우,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사면에서 제외된 적이 있으나 그것은 개인비리의 문제이고, 서 전 의원은 대선자금과 관련된 경우이기 때문에 사면에서 제외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정권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행태”라며 “원칙과 기준도 없이 여당 위주로 사면이 이뤄졌다.”고 맹비난했다.전광삼 황장석기자 hisam@seoul.co.kr
  • [불법도청 파문] 무소속이 결판낸다

    [불법도청 파문] 무소속이 결판낸다

    옛 안기부(국정원)의 불법도청 진상규명 해법을 놓고 여야가 특별법과 특검법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어 무소속 의원 5명의 몸값이 ‘상한가’로 떠올랐다. 앞으로 여야가 한치도 양보할 움직임이 없어 본회의에서의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의석 분포는 ‘특별법 해법’을 고수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146석, 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148석을 확보하고 있다. 어느 한쪽도 과반이 안되기 때문에 김원기 의장을 비롯, 정몽준·류근찬·정진석·신국환 의원 등 무소속 5인의 ‘표심(票心)’이 법안 처리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2 가능성… 여·야 146 vs 145 여기에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당론인 특검법을 반대하고 있고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이 구속 상태라 야4당은 실제로 145명이어서 무소속의 ‘표 품앗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국환 정진석 류근찬 의원은 9일 회동,‘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정진석 의원은 “국면이 무소속 의원에 쏠리는 형국이어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정밀한 법리 검토를 비롯해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본 뒤 결론을 도출하되 4명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몽준등 5명 ‘反특별법´ 암시 한편 정몽준 의원은 이날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들 3명의 의원들과 입장을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측은 “명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특별법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김원기 국회의장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도청내용 공개범위 ‘칼자루’ 다툼

    도청내용 공개범위 ‘칼자루’ 다툼

    옛 안기부(국정원)의 불법도청 진상규명 방법을 놓고 여야의 해법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이 9일 각각 특별법과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두 법안을 다룰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 열린우리당 김부겸·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틀 동안 회담을 갖고 시기를 논의했으나 실패했다. 따라서 법제사법위에서 실질적 심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고, 여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노동당은 따로 특별법을 단독 발의키로 했다. 각 법안의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여야의 입장을 비교해본다. 열린우리당의 특별법은 도청내용 공개 여부를 제3의 민간기구인 ‘진실위원회’(진실위)로 정했다. 수사 주체는 법안에 담고 있지 않지만 현재 수사 중인 검찰이 맡는다. 반면 야 4당이 공동 합의해 제출한 특검법안은 도청 행위 수사와 내용 공개 모두 특검이 맡도록 했다. 특별법이 도청내용 공개를 진실위에 맡긴 것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국가기관이 도청테이프 등 불법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과 검찰이 공개범위를 정할 경우 불공정 논란이 제기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또 진실위에 조사권을 줄 경우 특검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제3의 기구를 내세운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반대한다. 검찰이 수사한 내용의 공개 여부를 민간기구에 맡기는 것은 3권분립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수사내용의 공개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인데 이를 민간기구에 맡기는 것은 국가운영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이지만, 내심 진실위가 여권의 의도대로 자의적으로 공개범위를 결정할 가능성도 우려한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여당 특별법의 공개범위가 추상적이어서 사실상 공개를 막고 있다.”며 자체 특별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특검법 제정시는 특별검사, 특검법을 제정하지 않을 때는 ‘보유기관의 장’(검찰총장)이 도청내용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두 법안 모두 현행법으로는 수사한 도청 테이프 내용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또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은 모두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이에 바탕하여 특별법은 범죄 사실이 확정이 되지 않아도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은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위 관련 내용은 예외다. 특검법은 한걸음 나아가 위법 사실이 밝혀진 경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4野 “9일 특검법 발의”… 與 ‘특별법’ 맞불

    ‘야4당은 특검제법 공동발의, 여당은 제3기구 특별법 나홀로 발의.’ 불법도청 사건의 진상규명 방법론을 놓고 여야가 원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9일 특검제 도입법안을 공동발의하기로 하는 등 대여 공동 전선을 구체화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도청테이프 공개를 위한 특별법안을 9일 중 확정, 단독 발의절차를 밟기로 했다.●합의내용과 처리 전망야4당이 합의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수사 대상은 ▲93년 2월25일 이후 안기부, 국정원의 불법도청 실상 전모와 불법 도청자료의 보관·관리·활용 실태 및 이의 유출·유통과 관련된 실정법 위반 사건 ▲위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각종 불법 도청자료의 내용 ▲안기부, 국정원, 국가기관, 정당, 기업, 언론사 및 개인 등의 실정법 위반 사건 등이다. 야4당은 사건의 중요성과 방대함을 감안해 특별검사팀은 특검 1명과 특검보 6명, 수사관 60명을 두는 사상 최대 규모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검의 활동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거쳐 최대 180일(90일,1차 연장 60일,2차 연장 30일)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야4당은 현재도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도청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관련한 국정조사 등의 대책에 공감하고 대상과 시기 등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는 등 여권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야4당은 9일 발의하는 법안의 처리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테이프 공개범위 논란 잠재하지만 야4당은 이날 합의한 특검법안에 공개 범위를 담지는 못했다. 민주노동당이 위법 사실 말고도 테이프 발언 중 여당이 추진중인 특별법에 적시한 위법 내용이 확인되고 혐의만 있어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 논의도 병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날 회담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라도 수사결과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결과를 공개한다는 내용만 법안에 담기로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9일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가칭 ‘구 안기부 도청테이프의 처리에 관한 진실위원회법’을 추인받는 대로 입법절차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야당이 특검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 사건을 흐지부지하게 하려는 의심을 사게 한다.”며 특별법 논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문병호 법률담당 원내부대표는 “공소 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 사실을 공개토록 한 것은 위헌여지가 있고 불법도청 자료 유출·유통도 검찰이 수사 중이니 특검이 맡을 필요는 없다.”면서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특별법 제정 논의에 참여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盧대통령 “테이프 공개 특별법 만들어야”

    盧대통령 “테이프 공개 특별법 만들어야”

    노무현 대통령은 8일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밝혀야 하고, 그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청은 정·경·언 유착보다 훨씬 심각하고 더 중요한 문제이고, 인권침해가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에 대해 가해지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것”이라면서 “정말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도청문제는 파헤친 게 아니고 그냥 터져나온 것”이라면서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음모도 없다.”고 민주당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 죽이기’라면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불법도청의 진상규명 등을 위해 특별법 제정과 특검 발의 등으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공개의 문제와 수사의 문제가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어디까지 공개하고 어디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냐는 것은 수사의 문제와는 전혀 다르고, 법에 따라야 한다.”고 특별법 제정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특검 하면 특별법을 안 해도 되느냐는 것은 아니다.”면서 “특별법에서는 공개여부와 자료의 관리에 대한 것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자료를 폐기할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 보존한다면 앞으로 누가 관리할 것이냐, 공개할 것이냐 비공개할 것이냐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회가 (특별법 제정에)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 “1600명의 검찰 조직이 도청사건 하나 조사하지 못할 만큼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조직이냐는 점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 4당은 이날 불법도청 파문과 관련해 9일 중 특별검사제 도입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불법도청 테이프의 공개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가칭 ‘구 안기부 도청테이프의 처리에 관한 진실위원회법’을 9일 확정, 단독 발의할 방침이다. 종교계와 법조계 등 사회지도층 인사 5∼7명으로 구성될 진실위원회는 활동기한을 6개월로 하되 한 차례에 한해 최고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도청여부에 대해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결과를 보고 참여정부에서 도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박찬구기자 jhpark@seoul.co.kr
  • [도청 파문] 국정원 개편론 ‘솔솔’

    [도청 파문] 국정원 개편론 ‘솔솔’

    ‘DJ 정권’에서도 불법도청을 자행했다는 국가정보원의 ‘자기고백’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국정원 개편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회의 국정원 감시강화론, 개혁론은 물론 해체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7일 “국회 정보위가 앞으로 이번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도청을 원천적으로 확인,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불법도청을)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필요하면 정보위가 국정원 감시를 강화할 수 있고, 오히려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는 명분과 신뢰를 잃은 국정원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남북문제와 국제 정세 등 국가 안보를 전담하는 정보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국정원 해체와 순수 정보기관의 신설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수사기능 폐지 등 국정원의 대대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문제 극복하려면 차라리 합당을/이광호 진보정치 전 편집위원장

    오래전 얘기이고, 누구나 다 아는 얘기부터 시작한다.1987년 양 김씨의 분열은 한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 상흔은 너무 깊어서 많은 국민들의 내면에까지 깊숙이 패어 있다. 오래전 얘기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얘기다. 군부 독재 앞에서 하나가 됐던 민주화 세력이 지역으로 분열된 이후 90년 3당 합당은 그 상처를 종양 수준까지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이제 이 종양을 질병이 아니라 몸의 일부인 양 생각하는 쪽도 있다. 이런 한국 정치의 난치병에 정면으로 도전한 용감한 정치인이 한 명 있었다. 바보 노무현. 그가 대통령이 됐다. 임기 절반이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그는 지역 문제 해결을 들고 나왔다. 연정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대통령 권력까지 내놓겠다며 비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던 시절 ‘노무현 문제의 해답은 민주노동당이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한 편 쓴 적이 있다. 제법 긴 그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정치 발전의 치명적 걸림돌인 지역 중심의 정당 구조를 해체시키는 것은 너무 중요해서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정치발전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바보처럼 도전하고 있는 노무현의 진정성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비극은 노무현은 자신이 제기하는 문제의 해답을 가질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역 분열 자체가 존재 조건인 보수적 지역정당 구조가 해체되지 않는 한 어떤 훌륭한 정치인도, 그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가 계급정치, 정책정당 구도로 바뀌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경쟁과 협력 구도가 구축될 때 비로소 한국 정치의 천형처럼 비치는 이 문제는 해결의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은 연정의 근거, 특히 대연정의 당위성을 지역 정치 해소에서 찾고 있다. 필자는 몇 가지 이유로 그것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더 나아가 그런 방식으로 성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종양이 아직도 제거되지 않고 버티는 것은 그걸 유지하는 강력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보다 강한 카운터 파워가 없으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힘은 노무현의 또 다른 이미지였던 서민 대통령으로서의 성공을 통해서 확보할 수 있었다. 서민은 대한민국 팔도에 가장 많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역변수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 유일한 세력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현재 그 힘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다. 만약 지역문제를 가지고 난국을 돌파하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그것은 수순이 완전히 잘못된 바둑을 두고 있는 꼴이다. 다음으로는 그 방법 또한 잘못됐다는 점이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라는 방법론이 그렇다는 얘기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은 앞에서 언급한 맥락에서 보면 지역정치를 극복하는 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 대통령이 말하는 대연정은 사실상 합당으로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대통령이 고백했듯 주요 정책에서 별 차이가 없다면 그것이 바람직하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전국적인 지지를 받는 보수정당 하나를 튼튼하게 만들어내는 게 지역문제 해결에는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동시에 지역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민주노동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고, 다른 정당들도 ‘이론적’으로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동의하고 있는 독일식 1인2표 정당명부제를 도입해야 한다. 노회찬 의원이 제안한 국민투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특정 지역의 ‘말뚝’이 아니라 ‘정당’ 자체를 후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광호 진보정치 전 편집위원장
  • [도청 파문] 특별·특검법 ‘캐스팅보트役’

    ‘도·감청 정국’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쪽은 민주노동당이다. 기성 정치권과 달리 X파일이 낱낱이 공개된다 해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없는 데다 지난 6월 임시국회와 마찬가지로 캐스팅 보트로 ‘주가’가 한참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당시 여당과 함께 윤광웅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 부결에 앞장섰다. 덕분에 X파일 해법으로 제시한 열린우리당의 ‘특별법’과 한나라당의 ‘특검법’ 사이의 기싸움에서도 결국 민주노동당이 키를 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같은 10석이라도 국민의 정부의 불법 도청 발표로 곤혹스러워진 민주당과 비교해도 ‘몸값’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가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제안한)특별검사제 도입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한나라당은 파일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는 특검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현행법으로는 불법에 해당하는 X파일 공개를 위해 제3의 기구 구성을 제외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베일벗는 도청] 野 “文의장 왜 숨겼나” 與 “내용 모두 열자”

    [베일벗는 도청] 野 “文의장 왜 숨겼나” 與 “내용 모두 열자”

    국가정보원이 5일 열어젖힌 불법 감청 실태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본 정치권은 경악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긴급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여야 모두 철저한 진실 규명을 주장했지만 그 내용과 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야 “특검 도입 불가피” 한나라당은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국정원 발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당 안팎에서는 그동안 제기했던 김대중(DJ) 정부 이후의 불법 도청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 데 약간 고무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향후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고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노무현 정부 이전 과정에서 불법 도청이 중단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역대 정권의 전형적 주장”이라며 “국정원은 감청기술의 조잡성 등 애매한 이유로 현재에는 중단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신뢰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 수석부대표는 이어 여권 지도부를 겨냥,“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이강래 의원은 DJ정부 시절 국정원 고위 간부를 지냈는데 왜 지금까지 불법 도청 사실을 숨겼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휴대전화 감청문제를 제기했던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은 “자료 내용에 대해서 언급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녹취록을 어떻게 관리했으며, 어떻게 악용했는지 등을 밝혀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향후 대책으로 ▲국회 정보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 긴급 소집 ▲특검법 조속 처리 ▲불법 도·감청 근절 관련 3개법 개정 등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파일 공개를 위한 특별법·특검법 도입, 국정조사 실시를 논의하기 위해 5당대표 회담을 갖자.”고 촉구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불법 도·감청을 근절하라고 지시했음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그나마 국민의 정부 말기에 근절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국정원 발표의 후폭풍이 당으로 이어지지 않게 차단에 나섰다. ●여 “진실 규명 철저히” 열린우리당은 “역대 정권의 불법 도청에 대한 모든 실체적 진실은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정원의 자기 고백은 진실 규명의 출발점이 돼야 하며 역대 정권에서 이뤄진 도청의 진실과 모든 내용을 조사해 독재정권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배 사무총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 사찰의 가장 큰 피해자로 국정원의 도청 근절을 거듭 강조해왔는데, 국정원이 독재의 잔재를 탈피하지 못하고 불법 행위를 답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철저한 진실 규명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십년에 걸쳐 독재정권 불법 도청과 정치 사찰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면서 “과거 타성에 젖어 상당기간 불법 도·감청을 한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은 검찰 수사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이번 사건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영선 의장 비서실장도 “김영삼 정부 때의 것만 아니라 김대중 정부 시절의 도·감청 내용도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일부에서는 앞으로 정치권에 닥쳐올 후폭풍을 가늠하느라 복잡한 기상도를 그려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종수 이지운기자 vielee@seoul.co.kr
  • 공소시효 지난 사건도 3野 “특검서 조사해야”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자민련 등 야 3당은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도록 특검법을 추진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3 당은 특검 규모와 수사시기와 관련, 사건의 방대함과 중대성을 고려해 특검 규모를 기존의 3배로 해 특검 1명과 특검보 6명, 수사관 60명 이내로 하고 수사기간도 최장 180일(1차 90일,2차 60일,3차 30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그러나 도청테이프 공개 범위와 방식에 대해서는 특검에 맡기자는 견해와 특별법으로 대상과 범위를 정하자는 의견이 맞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원기 “제3기구 반대” 김형오 “여 특별법 찬성”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 김원기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4선 중진 의원인 김형오 의원이 ‘나홀로 행보’에 나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국회의장에 오르면서 당적을 이탈한 김 의장은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제3의 기구’ 구성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X-파일’ 진상규명을 위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청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 의장은 “(불법도청 사건 조사를 위한) 제3의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중요한 사안은 정치적 공론화의 장인 국회에서 책임있게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냐.”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제3의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포기하는 것”이라며 “만약 제3의 기구를 구성하려고 해도 위원 추천문제 등을 둘러싸고 각 당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달라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의장은 특히 도청 자료의 공개에 대해서도 사견을 전제로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무조건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신중히 고민해 결정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8월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동의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한나라당 김 의원은 당론과는 달리 여당의 특별법 제정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세금감면 봇물에 국가재정 멍든다/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결혼예복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에 해당되는 소비세를 면제해주는 나라도 있다. 결혼식은 인생의 중대사이고 이에 필수적인 예복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은 그럴 법한 일이다. 세금 면제 혜택을 여러 번 누리기 위해 일부러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남용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가공 안된 식료품 등의 생활필수품에 대해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 관례이다. 그러나 면세되는 생활필수품의 범위에 대해서는 각국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금감면 청원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이 인기 위주의 세금 감면 법률안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성단체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여성용 생리대가 부가가치세 면세품이 됐다. 부가가치세 면세란 당해 제조업자가 창출한 부가가치에 대한 금액만 세금이 면제되는 부분면세 제도로 실제로는 가격의 3% 정도의 인하효과가 있는데, 그 효과가 소비자에게 모두 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여성 생리대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유아용 기저귀와 남성용 면도기도 면세대상이 돼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논쟁의 심도는 더욱 격화되어 면세만으론 부족하다면서 생리대 제조업자의 매입세액도 돌려주는 영세율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법률안이 한 여성의원의 대표 발의로 제출돼 있다.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헤아릴 수도 없다. 조명을 위한 전구, 매일 사용하는 속옷, 양말, 신발, 칫솔,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은 다양한데 이를 모두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 가지 재화나 용역을 무리하게 면세대상으로 정했다가는 이와 유사한 성질에 대한 면세 청원이 봇물을 이루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는 부가가치세 면세이지만 택시와 고속버스, 항공기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다. 택시와 고속버스 관련 업계에서 형평성을 들고 나와서 면세 주장을 펼치고 있고 이를 반영한 의원입법이 벌써 국회에 제출돼 있다. 제주도민의 경우 필수적인 육지여행에 항공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항공여행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청원도 제기될 수 있다. 부가가치세는 세수입이 가장 큰 세목으로서 이의 기반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무리한 의원입법은 자제돼야 한다. 현재 조세감면이나 조세협력의무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의원입법은 40건 이상 제출돼 있다. 예외적으로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상장법인 주식양도차익 과세범위 소액주주까지 확대, 양도소득 실지거래가액 기준과세와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 등 공평성과 세수기반 확충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내용의 의원입법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장기적 경기침체로 세수 감소가 늘어나 적자재정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부채는 지난해 이미 2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실제로 국가부담으로 귀속될 부채를 모두 반영하지 않은 일종의 과소평가된 분식회계 수치에 지나지 않은 것이며, 실상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관료들이 IMF 기준을 들먹이며 국가부채가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데, 부실연금이나 회수불능 공적자금, 지방재정의 난맥상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일부 무책임한 관료들의 ‘국가재정 이상무’라는 허위보고는 선심성 세금감면 의원입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적자의 규모도 심각하지만 일부 관료들의 정직성의 적자가 국가부채 확산의 주범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 [도청테이프 파문] X파일 보도 오늘로 보름째… 3대 관전 포인트

    우여곡절 끝에 옛 안기부 미림팀의 실체가 언론에 첫 보도된 지 4일로 보름째를 맞는다. 매머드급 태풍으로 혼돈에 빠져 있던 정치권은 서서히 현실 진단과 상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치권 주변에서는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단초로 3가지 정도의 접근법이 논의되고 있다.X파일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 본다. ■ 누가 자유롭나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내용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각 정파간 분위기는 사뭇 엇갈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내용 공개에 가장 자유로운 당이 있다면 그것은 열린우리당”이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X파일 내용이 전부 공개돼도 상관없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당시 여권이나 제1야당 출신 인사들의 반응은 뚜렷이 대비된다. DJ의 측근인 배기선 사무총장은 “민주화 운동의 동반자라고 여긴” YS나 “DJ에게 엉뚱한 정치공세를 펴는” 한나라당쪽에 대립각을 세우는 등 다른 지도부와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DJ와는 달리 YS는 방어사격조차 없이 직접 포화를 맞고 있어 격세지감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세미나 강연 직후에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아이고, 덥네.”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현 정권 실세들은 찬밥을 먹던 시절”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그만큼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번 사안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누가 이용했나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림팀의 총지휘자는 ‘소통령’으로 행사한 김현철씨로 압축되는 느낌이다. 김씨는 주요 인사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서울 도심의 한 호텔 간부 출신인 김기섭씨를 도청작업을 위해 안기부 직원으로 특채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옛 여권의 핵심 인사는 “당시 여당 주요당직자가 몇 차례 보고서를 받았다. 단순 정보보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미림팀의 도청 내용이었다.”면서 “도청은 김기섭씨를 비롯한 안기부 라인이 맡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도청내용은 김씨가 대통령인 아버지로부터 정치적 신임을 얻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안기부장은 항상 김씨보다 한발 늦게 주요 사안을 보고하는 바람에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주요 정치인과 언론사 간부들이 ‘소통령’의 위세를 우려하며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김씨에게 ‘접수’돼 한발 빨리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 누가 ‘방울’다나 또하나 주목할 점은 이번 X파일 사건 초반에 주목을 받았던 ‘삼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실종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삼성과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부각시키는데는 쉬쉬하고 있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그동안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금기로 여겼던 이건희 체제와 삼성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하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털어놨다. 그나마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의원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재벌 금융기관이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을 5%로 제한토록 하는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재벌의 금융지배 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삼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우선 논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삼성의 불법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당 차원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별렀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도청테이프 파문] 野 “특검법 내일쯤 제출”

    [도청테이프 파문] 野 “특검법 내일쯤 제출”

    한나라당·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 야(野)4당은 3일 옛 안기부(현 국정원)의 불법도청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제의한 불법도청사건 진상 규명 특별법에 대해서는 당별로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검법, 정기국회서 공조 처리키로 야 4당은 이날 비공식 접촉을 통해 빠르면 5일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하고,4일 오후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기로 했다. 야4당은 특검법안 처리를 위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지만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벽에 부딪히자 정기국회에서 공조 처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열어 특검제 도입 방침을 재확인하고, 다른 야당과 공조해 이번주 안에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다른 야당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제출할 방침이다. 민노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도 ‘X파일’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화 접촉을 가진데 이어 한나라당과도 비공식 접촉을 갖고 특검 공조를 사실상 합의했다. 특히 천 대표는 김원기 국회의장을 만나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4당은 그러나 특검 대상과 증인 선정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단일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법, 각당 입장 명확히 엇갈려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특별법에 대해서는 야 4당이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불법 도청내용 수사는 특검에 맡겨야 하고, 도청내용 공개여부도 특검법에 반영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특별법은) 야 4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니까 당황해서 맞불을 놓은 것으로 물타기를 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특별법 관련 협상에 응할 생각이 없다.”며 여당의 제안을 일축했다. 민주노동당과 자민련은 특별법 제정에는 찬성하지만, 도청내용 공개 주체로 ‘제3의 민간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도청내용 공개 주체는 특검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여당이 제안한 한시적 특별법 제정을 전폭 수용키로 하고, 특별법에 ▲민간 중심의 9인 위원회 구성 ▲테이프 내용 공개여부에 대한 위원회의 다수결 결정 ▲타인에 대한 모욕 등 인격적 범죄, 인간관계와 성관계 등 사생활, 범죄가 아닌 개인적 대화 등의 공개 금지 ▲위원회 구성원의 비밀 누설시 현행법보다 가중 처벌 등의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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