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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거슬리는 일부 선거보도 기사/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나의 첫 투표는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였다. 처음 갖게 된 권리가 신기하고도 뿌듯해서 투표소에 들어서며 혼자 슬그머니 웃던 기억이 난다. 기표소에선 도장이 마르기 전에 투표용지를 접으면 반대편에 잉크가 번져서 무효표로 처리될까 봐 ‘후~후~’하며 입으로 바람 불고, 다 마른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기표소를 나왔다. 그 한 표를 투표함에 떨어뜨릴 때 손끝의 떨림, 야릇한 흥분이 아직 생생하다. 5·31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나의 첫 지방선거다. 대선과 총선에 비하면 뽑는 ‘분야’도 다양하고 출마자 수도 많다. 한편으로는 어지럽기도 하지만, 나의 요구에 더 ‘맞춤’한 후보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더 크다. 물론 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내가 원하는 후보를 잘 골라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선거보도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선거보도를 보면 이른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 즉 ‘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의 영향으로 정책을 검증·비교하는 보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경마중계식’보도나 색깔논쟁을 부추기던 고질적 선거 보도의 문제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변화다. 서울신문도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비교하는 기획을 여러 차례 마련했다. 그 중에서도 8일자 3면의 ‘서울시장 후보 4인 부동산·주택 정책비교’ 기사는 각 후보의 공약 가운데 부동산·주택정책이 복지와 개발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지, 방법론의 차이는 어떠한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여타 신문의 정책검증 보도가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모두 다루느라 결과적으로 백화점식 나열이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돋보였다. 기사는 서울시장 후보 4명의 부동산·주택정책이 복지와 개발 중 어떤 개념에 가까운지를 분석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유독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에 대해서만은 “김 후보는 양극화를 없애는 주택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정책의 평가를 유보하면서 유독 김 후보의 정책에 대해서 이런 평가를 덧붙이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인지 밝혀야 하지 않을까? 지역주의적 보도와 보도언어의 문제도 눈에 띄었다. 특정 지역을 ‘텃밭’,‘맹주’(1일자 5면)‘우리땅’(8일자 4면)등으로 표현하는 보도는 이번 선거보도에서도 여전했다. 이러한 용어 사용은 지역주의가 조금씩 해체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아닌 정치인과 정당을 중심에 놓고 선거를 바라보는 것으로 민주주의 정신에도 어긋난다. 지역주의적 용어는 아니지만 관행처럼 쓰이는 ‘부동층(浮動層)’(9일자 1면,4면)이란 표현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부동(浮動)’은, 거의 반대되는 뜻을 가진 ‘부동(不動)’과 발음이 같아 잘 모르는 사람들을 헛갈리게 만들 소지도 있거니와 유권자를 소신 없는 사람으로 보는 느낌이 드는 말이다. 그러나 여러 후보와 정당을 탐색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유권자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표’로 표현하는 것은 정치권의 시각일 뿐이다. 이런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쓸 것이 아니라 떠다닌다기보다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진 다른 표현을 찾아 쓰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선거보도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온 지 2주가 흘렀다. 정책을 검증하는 매니페스토식 보도는 분명 진일보한 선거보도의 모습이지만, 보완할 부분도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계획성, 실현가능성과 같이 개별 공약의 형식적인 완성도를 주로 검증하는 보도는 이미 충분히 나왔다. 이제는 그 정책이 어디를, 누구를 향한 정책인지 검증할 차례다. 실현가능성 점수가 높게 나오는 정책 중에서도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도 있을 수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정책에 담긴 가치관이나 방향을 검증하는 ‘속이 꽉 찬’ 선거보도로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여야 서울시장 후보,유시민 공개질의에 ‘뭐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15일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낸 것을 놓고 후보들이 “부적절한 태도”라며 일제히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 질의서는 ‘국립서울병원’ 이전과 관련,▲현 위치 재건축 ▲서울시내 부지확보 후 이전 ▲서울시 외곽 이전 등 대안에 대해 오는 25일까지 입장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다. 유 장관은 “국립서울병원은 지역주민들의 편견과 반대로 인해 이전을 요구받고 있다.”며 “국민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고충을 이해해 주시고 서울시장 후보님들의 고견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캠프의 오영식 대변인은 “선거 시기에 장관으로서 질의서를 공개 발송한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측 나경원 대변인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촉구하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측의 장전형 대변인은 “자신이 하기 어려운 일을 후보들에게 떠넘기는 술수로,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정책 협조가 아니라 정책 강요”라며 “부적절할 뿐 아니라 매우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표시했다.복지부측은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뒤집기 vs 굳히기” 5·31열전 본격화

    ‘뒤집기냐 굳히기냐.’ 5·31 지방선거가 16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여야는 ‘D-10일’인 오는 21일을 전후해 최종 판세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여당,‘초심과 낮은 자세로’ 위기감 속에 대역전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 지도부는 초심과 ‘하심(下心·낮은 자세)’을 해법으로 내놓고 있다.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떠받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중앙선대위원장단 2차회의도 비장한 분위기였다. 전날 경기 용인의 한 수녀원으로 피정을 다녀온 정동영 당의장은 “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국민의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더 낮추고 더 겸손하게 일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의 광주시장 후보 결정을 언급하며,“광주에서 5·18과 함께 시작하는 선거에서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광주에서 17,18일 이틀동안 열리는 ‘광주민주항쟁 26주기 기념행사’에 소속 의원과 광역단체장 후보가 총집결한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저희가 부족하다고 해서 공천장사와 매관매직을 하는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비극적 상황이 없도록 분발하겠다.”고 호소했다. ●한나라당,‘대세 굳히기’ 한나라당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소속 후보들이 다른 후보들을 큰 차이로 앞선다고 보고 대세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당초 열세지역으로 분류했던 대전·제주 등지에서도 소속 후보들이 약진을 거듭하는 반면 다른 후보들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당력을 집중, 막판 역전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의 간판인 박근혜 대표가 선거기간 중 대전·충남·제주 지역을 3차례 이상 돌며 후보들의 바람몰이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이재오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도 박 대표가 미처 찾아가지 못한 곳을 위주로 지원유세에 가세할 계획이다. 박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지원유세에는 이윤성·전여옥·한선교·이계진 의원 등 인지도 높은 방송계 출신 의원들이 대거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17일 경기·인천·서울의 영문 이니셜을 딴 ‘키스(KIS)’연합 정책공약 설명회를 갖는 등 수도권에 당력을 집중,‘수도권 싹쓸이’를 실현시켜낸다는 방침이다. ●군소 야당,‘정통성과 대안세력’ 민주당은 ‘호남 적자론’을 앞세워 광주와 전남·북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광주시장 전략공천 논란과 이원영 의원의 ‘광주사태 질서유지군 투입’ 발언 등을 비판하며 부동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노동당은 ‘정당지지율 15% 획득’과 ‘진보공직자 300명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양극화 해결의 대안세력으로서 각종 진보공약을 제시해 영호남과 수도권 등 전국에서 고른 득표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중심당은 ‘충남 올인’ 방침에 따라 심대평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충청지역 유세에 적극 나선다. 박찬구 전광삼기자 ckpark@seoul.co.kr
  • ‘평택집회’ 불상사 없이 끝나

    ‘평택집회’ 불상사 없이 끝나

    14일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죽봉을 사용하지 않는 등 과격시위를 자제하고, 경찰도 강경진압에 나서지 않아 다행히 큰 충돌없이 집회가 끝났다. ●시위대 죽봉 사용 않고 경찰 과격진압 자제 13일 서울집회후 홍익대에서 노숙한 한총련과 민주노총 소속 회원 등 30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쯤 버스 20여대에 나눠타고 충남 아산시 둔포면을 거쳐 기지 이전 부지 남쪽인 팽성읍 노양리 계성초등학교에 모였다. 오후에는 홍익대에 남아 있던 한총련 500여명 등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1000여명이 합류, 시위대는 모두 4000여명(경찰추산)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미군기지 이전 반대 집회를 연 뒤 본정농협에서 도두리를 통해 철조망 접근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돌 등을 던지며 시위를 벌인 3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5명(시위대3명, 경찰2명)이 경상을 입었다. 대추리에 모여 있던 주민 등 100여명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추리 평화공원에 모여 미군기지확장 전면재검토와 군사시설보호구역 철회를 요구하며 예정대로 집회를 열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와 단병호 의원,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등 국회의원 6명이 집회에 참석했으며 행사가 끝난 뒤 본정농협쪽 시위대에 합류했다. 범대위는 ”경찰의 원천 봉쇄로 대추리 집결이 어려워지자 대추리 안에서는 평화공원에서, 밖에서는 본정리 농협 앞에서 범국민대회를 동시에 열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집회를 끝내고 자진해산했다. ●민노당 단병호 등 국회의원 6명 참가 경찰은 대추리와 본정리 등 현장에 경찰 190여개 중대,1만 9000여명의 병력을 배치, 집회에 대비했다. 경찰은 “시위대들이 죽봉 등 시위도구를 준비하지 않았고 경찰도 과격한 진압을 자제해 큰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가 본정리와 함정리 도두리쪽 군철조망 진입을 시도할 것에 대비해 33개 중대를 이 지역에 집중배치했었다. 하지만 범대위는 지난 4∼5일 기지이전터 행정대집행 당시의 시위 진압과 관련해 이번주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상대로 인권침해 손해배상소송을 내고, 이와 별개로 서울, 부산, 전북 등지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전국각지로 확산시켜 ‘미군기지 확장이전의 부당성’을 홍보할 계획이어서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전·의경 부모의 모임 70여명은 이날 오후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현장을 방문, 폭력시위자제를 호소했다. 팽성상인연합회도 이날 오후 대추리집회에 맞서 K-6(캠프 험프리스)미군기지앞에서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군기지이전 찬성집회를 열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kbchul@seoul.co.kr
  • 이원영의원 ‘5·18 설화’ 우리당 ‘호남 악재’ 비상

    14일 열린우리당이 ‘호남 악재’에 휩싸였다. 당 인권특별위원장인 이원영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5·18 당시 군이 투입된 것은 질서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발언해 당 안팎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군사쿠데타 세력의 5·18 학살을 정당화하는 망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열린우리당의 역사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정동영 의장의 사과와 조치를 요구했다. 사태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열린우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의 당직 박탈과 윤리위원회 회부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의원도 “경솔한 발언을 참회하고 깊은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5·18 관련단체와 면담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정동영 의장이 “광주를 놓치면 5·31지방선거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말할 정도로 호남 공략에 공을 들여온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이번 사안을 ‘돌출 악재’로 보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이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조짐에 주목, 조기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 대변인은 “민변 부회장과 의문사위 활동을 통해 사회 민주화에 진정성을 보여온 이 의원의 우발적인 발언을 정치쟁점화하려는 것은 5·18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5당대표 첫 TV토론

    5당대표 첫 TV토론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민주당 한화갑·민주노동당 문성현·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등 5당 대표가 12일 주요 현안과 각당의 정책·공약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TV 토론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5당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MBC가 주관한 ‘공직선거 정책토론회’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포함한 주요 경제현안과 공천 비리 등 공천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정동영 의장이 “이번 지방선거가 부패한 지방권력을 심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지방권력심판론’을 제기하자 박근혜 대표는 “노무현 정권이 지난 3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냉철히 평가해 달라.”며 ‘중앙정부심판론’으로 맞섰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한화갑·문성현 대표가 조기 추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한 대표는 “FTA는 철저히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는데 국익에 도움이 되면 하고, 안 되면 안 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와 문 대표는 성장우선론과 분배우선론으로 설전을 벌였다. 박 대표는 성장 없이 분배만 강조해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문 대표는 분배가 전제되지 않는 성장은 경제·소득구조만 왜곡시킬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제 침체의 책임문제와 관련,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한나라당의 외환 위기 촉발과 김대중 정부의 신용불량자 양산이 주원인이라고 주장해온 데 대해 한 대표가 강력 반발했다. 한 대표는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문제라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은 현정부에 있다.”면서 “그렇게 말한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단군 때 발생한 잘못이 있다고 언제까지 단군 탓만 할 거냐.”고 몰아세웠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풀뿌리 후보’ 화제 만발

    5·31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풀뿌리 선거다. 지역 일꾼을 뽑는 4년만의 잔치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준비된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표밭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다. 전장이 250개인지라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다양한 사연, 이색 후보들이 많아 화제다.●전문성 살리려는 귀향파 행시 18회로 농림부차관을 지낸 김주수(54)씨는 고향인 의성군수 후보로 나섰다.“전형적 농촌인 고향에서 1차·2차·3차 산업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정주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개발모델을 실현하고 싶다.”는 게 포부다. 한나라당 후보지만 그 동안 고향을 떠나 있어서인지 스킨십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승리를 장담한다. 한나라당 영주시장 후보인 김주영 전 서울시 경영기획단장도 ‘귀향 케이스’. 행시 16회로 경제기획원에서만 잔뼈가 굵었다.“경제 행정 전문가 경험을 살려 낙후된 고향 경제를 살리고 지방화시대를 열고싶다.”고 말한다.●출마 아내 도우려 남편이 사직 민주노동당 서울 구로구의회 권신윤(37·여) 후보는 부창부수(婦昌夫隧)인 경우. 권영길 의원 보좌관이던 권씨가 출마하자 남편 오재영(38)씨는 민주노동당 조직실장직을 던지고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지원에 나섰다. 같은 당 청주시의원 정세영(43) 후보와 충북도의원 비례대표 홍청숙(40·여) 후보는 1988년 결혼한 부부. 국민중심당 청주시장 후보 김현수(69) 전 청주시장과 열린우리당 충북도의원 후보 김현상(53) 도당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형제 사이다. 한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조카인 김수용(46) 전 국회의장 비서관은 열린우리당 신안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다른 조카인 김관선씨가 민주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셔 ‘DJ 조카 대결’은 무산됐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에 기초의원 후보로 나란히 출마한 심규현(37)·김영선(38) 후보는 이혼한 뒤 다른 당적으로 출마해 화제. 심씨는 무소속으로, 김씨는 한나라당 후보다.●지휘봉 접고 문화정책 전도사로 성악가인 임웅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10일 국민중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깃발을 들었지만, 군산시 의원에 출마한 신현길(51) 후보도 4년 동안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해 눈길을 끈다.‘정치 문외한’에다 서울 출신으로 지역연고도 없이, 그것도 열린우리당의 텃밭에 한나라당 당적으로 나섰다.‘무모한 선택’에 대해 “밥그릇 싸움만 하고 문화·교육에는 관심이 없는 척박한 토양을 개선하려고 나섰다.”며 “패배할 가능성이 높지만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 증평군수 한나라당 김영호(54)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명호(64) 현 군수는 의사·약사의 ‘2라운드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김 후보의 공천에 반발한 유 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맞대결하게 됐다. 한때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거구의 이봉걸(49)씨는 열린우리당 대전시의원으로 출마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대추리 ‘보·혁대결 막기’ 응급처방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놓고 외부 사회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여야 4당이 공동으로 대응책을 내기로 했다.경찰이 이번 주말의 평택 시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자칫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나 보·혁 대결 양상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에 합리적으로 중재하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원영, 한나라당 정인봉, 민주당 조용익, 민주노동당 이덕우 인권위원장 등 여야 4당 인권위원장은 11일 미군기지가 들어설 평택 팽성읍 대추리와 도도리를 방문했다. 현지 주민이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듣기 위해서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4당 인권위원장은 이들의 반응을 들은 뒤 현지에서 반대시위를 지휘하는 범대위 관계자와도 만나 인권침해적 요소가 없는지 물었다. 시위를 막고 있는 군 인사와도 만나 시위대와 정부측 주장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실사작업도 벌였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박대표 “개헌은 총선뒤 추진 바람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개헌은)다음 총선이 끝난 뒤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각 정당이 (개헌안을)잘 만들어 내년 대선 공약으로 심판받고, 다음 총선이 끝나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대통령)선거가 가까운 이 시점에 논의를 시작하면 굉장히 정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블랙홀같이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가 오로지 개헌만 갖고 얘기하게 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대권 도전의사도 거듭 드러냈다. 그는 “대표직을 (6월에)끝내고 나서 제 마음을 정리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경선 룰이 있기 때문에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해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고 이기면 (대선에)나가고 지면 깨끗하게 승복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가정체성 문제가 나오자 노무현 대통령의 ‘좌파 신자유주의’ 언급을 겨냥해 “지금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좌 깜빡이등을 넣고 우로 가겠다고 하니 정책에 더 혼란이 온다.”고 주장했다.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과정에서 문제가 많긴 하지만 대통령이 잘한 일이고, 그런 점에선 좌파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큰 정부를 지향하며 성장보다 분배쪽으로 가려는 것을 보면 좌파로 가는 것 같아 이 정권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최근 본회의 상황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태도가 개탄스럽다. 여러 차례 태도를 바꿔 저쪽하고 자꾸 하는데 그럴 바엔 아예 열린우리당과 합당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비난했고, 여당에 대해선 “심사도 안 하고 날치기나 강행하려고 그동안 민주화운동을 했는가. 참 유감”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념 뛰어넘은 ‘사제의 만남’

    “아이고 선생님, 어떻게 이렇게 정정하세요. 제 동창이래도 믿겠습니다.”“이 사람아, 나 아직 끄떡없다네.” 9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 휘문중·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휘문인 큰잔치’를 찾은 70대 제자는 아흔을 바라보는 스승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스승은 진보좌파의 원로 경제학자인 김윤환(85) 고려대 명예교수, 제자는 보수우파의 리더 중 한명인 민병돈(71)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현재 경실련과 민주노동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952년부터 2년 동안 휘문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고려대 교수로 옮긴 뒤에는 서슬 퍼런 유신치하에서 진보 경제학계를 이끌었다. 반면 민 전 교장은 89년 노태우 정권 초기 육사 교장으로 재직하다 노 정권의 북방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군을 떠난 뒤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통에 본교를 부산으로 옮긴 휘문학교는 서울 광화문 내수동의 한 건물에 임시 학교를 열었다. 김 교수는 민 전 교장의 고1 때 담임으로 일반 사회(정치)와 독일어를 가르쳤다. 민 교수가 옛날 일화를 떠올렸다.“어느날 헌법 수업을 하는데 자네가 당당하게 손을 들고 ‘우리나라 정치환경이 헌법처럼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라고 물어왔었지. 나는 그때 ‘헌법은 이상이지 꼭 그대로 실행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해주면서 자네가 대단한 인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네.” 두 사람의 인연은 학교를 떠나서도 가끔씩 이어졌다. 가장 극적인 만남은 신군부가 집권하던 80년에 이뤄졌다. 김 교수는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134명의 지식인이 서명한 시국선언에 동참해 고려대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당시 국보위 대령이던 민 전 교장은 스승을 찾아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날 길을 논의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뜻을 굽히지 않다가 결국 4년 동안 교직을 떠나게 된다. 민 전 교장은 “영관 장교의 신분으로 힘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고 돌아봤다. 이념에 대한 질문에 김 교수는 “우리 나이엔 모두 현실주의자가 되지.”라고 호탕하게 웃었고 민 전 교장은 “이념과 상관없이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내게 훌륭한 가르침으로 각인된 분이기 때문에 존경할 뿐”이라고 말했다.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자금난 후보들 ‘실탄조달 비상’

    당장 돈 들어갈 곳은 많은 데 돈줄은 막혀 있고…. 5·31선거가 다가오자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선거자금 때문에 애를 태운다. 서울시장·경기지사의 경우 법정 선거비용은 각각 34억 5200만원과 34억 6800만원. 아무리 적게 잡아도 TV·신문 광고비만 10억원 든다.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 유세지원차량비 등을 보태면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이번 선거부터 후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선거운동 기간인 18일부터 가능하다. 막상 돈이 많이 필요한 시점은 등록 1주일 전이다. 선거홍보물, 유세차량 계약 등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 중앙당의 국고보조금 지원도 당 홍보와 비례대표 등에 우선 지원하고 나면 개인 후보에게는 소액만 돌아간다. 그래서 후보마다 은행 대출 등 비상수단을 강구하고 후원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예상득표율이 낮은 후보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후원자가 적은 데다 득표율 15%가 넘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비용을 100%,10∼15%인 경우 50% 돌려받지만 10% 미만인 경우는 아예 돌려받지 못한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강금실 후보의 경우 8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재정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강 후보가 선거 초반인 현재 홍보비·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지출한 5억∼6억원을 서울지역 의원들이 갹출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 선대본부장인 김영춘 의원의 ‘하소연’을 들은 유인태 시당위원장의 제안으로 의원당 3000만원 이상 대출 형식으로 내기로 했다.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의 보전금으로 돌려받을 계획. 한나라당 경기지사 김문수 후보의 사정은 더 어렵다. 당 경선에 참여하기 위한 후보 등록비용 7000만원도 간신히 구했던 그에겐 대출도 여의치 않다. 지역구의 25평 아파트는 담보대출에도 못미칠 정도의 저가다.‘특보’ 자리를 주면 후원금을 모아 주겠다는 지역구 인사의 제의를 거절했다.‘클린 이미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당 3선의원 모임에서 ‘정성’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의 경우 아예 법정선거비용의 60% 정도만 쓰기로 했다. 무리해서 모으지 말고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자는 취지다. 저축·대출로 50%, 소액 다수 후원금 모금캠페인 등 후원금으로 50%를 충당할 계획이다. 권영진 비서실장은 “오 후보가 자신이 제정한 ‘오세훈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자는 원칙이 강하다.”며 “선거참모진들도 대부분 자원봉사단”이라고 설명했다. 군소 정당의 사연은 눈물겹다. 당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웬만한 경비는 당원의 자원봉사로 떼운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김종철 후보 측의 문명학 선대본부장은 “울며겨자먹기로 홍보물을 줄이거나 신문광고·방송연설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종수 구혜영기자 vie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법보다 앞선 싸움 기사/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국 언론의 정치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한 언론인은 보도의 대상인 한국의 정치가 후진적인데 언론이 보기 좋게 창작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던 기억이 있다. 일종의 ‘부실 재료론’을 주장한 셈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같은 주장을 절반밖에 인정할 수 없다. 사회현상과 언론의 품질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언론은 현상의 품질과는 무관하게 수행해야 할 기능이 있고 그것을 평가하는 잣대도 고유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같은 논쟁을 되새길 만한 일이 얼마 전에도 일어났다. 지난 2일 국회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반발 속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6건의 법안을 강행처리했다. 거의 대다수 신문과 방송뉴스는 몸싸움하는 여야 의원의 모습을 생생하게 다루었다. 연이은 후속보도는 이번 법안 처리가 향후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누구에게 득실이 어떻게 갔는지를 나름대로 분석하는 기사로 채웠다. 이날 사건은 한국 의회민주주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부실한 재료이자 현상’이다. 그러나 이를 다룬 서울신문을 포함한 우리 언론의 보도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서울신문은 5월3일자 1면에 “부동산 등 6개법 전격처리-우리·민주·민노 3당 공조”,5면에 “날치기 공방 등 ‘혹한정국’ 예상”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런 기사 구성은 서울신문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한국 언론이 보여준 전형적인 정치보도 패턴이다. 얼핏 보면, 이같은 뉴스 선택기준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사건이 ‘시의성, 영향력, 관련 인물의 저명성, 독자들과의 관련성, 갈등 또는 부정적인 사건, 비정상적인 행태, 그리고 시사성’ 등의 특성을 많이 가질수록 뉴스가치가 높고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뉴스의 보도초점도 여기에 맞추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뉴스가치 기준은 어디까지나 언론인들이 판단하는 기준일 뿐이다. 이날 보도는 기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사항인 ‘중요성’과 ‘적절성’을 위배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과된 6개의 민생 법안들이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부동산 관련 법안이 많았다. 아쉽게도 서울신문은 6개 법안의 명칭조차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3·30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주민소환법’, 독도 문제와 관련이 있는 ‘동북아역사재단법’, 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원천과세의 근거가 되는 ‘국제조세조정법’ 등 모두 6개 법안이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3일자 1면 기사에서 “부동산 후속대책 관련 법안과 주민소환 관련법 등 6건” 식으로 일부 법안의 명칭만 소개하고 있다.5면에 ‘주민소환법’과 ‘부동산대책법’ 등 일부 법안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독자들이 법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 그날 이후에도 통과된 민생법안 내용에 대해 상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해설기사는 찾을 수 없다. 무엇이 적절하고 중요한 보도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독자에게서 찾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싸움이 중요한지 아니면 국민의 일상을 통제하게 될 법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정치갈등의 그림자 아래 법안 명칭조차 자세하게 다루지 않는 언론보도는 ‘불량 재료론’을 무색하게 만든다. 독자들은 기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신문을 매일 읽지도 않으며 정치지식이 높지도 않다. 그렇기에 그날 일어난 사건에서 독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분명히 정의내리고 그것에 바탕해 가장 중요한 사안을 처음 보도하듯이 자세히 다루어야 한다. 이것이 신문의 유용성을 높이는 방안일 것이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잇단 康攻에 吳 “내 갈길만”

    네거티브성 공세형, 현상 유지형, 양비론… 서울시장 선거전이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상의 유·불리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은 ‘공세형’이다. 강금실 후보의 오영식 대변인은 7일 “오 후보가 5일 TV토론회에서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생활 속에서 고달프면 서민’이라고 답했는데 이런 식이면 빌 게이츠나 이건희·정몽구 회장도 대표적 서민”이라며 “오 후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꼬집었다. 앞서 열린우리당은 ‘오 후보 검증 13제’로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오 대변인은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선거 캠프와 조율 과정이 없었다.”면서 “후보 검증과 미확인 사실 유포·비방 등의 네거티브 전략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상대 후보측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본격 전쟁이 시작됐다.”며 “네거티브 전략을 지양하면서 깨끗하고 희망을 주는 선거운동을 치러내겠다.”고 밝혔다.‘정책·클린·투명·열린·시민참여 선거’ 등 5대 원칙을 발표하는 등 선거전을 ‘안전 모드’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 차원에선 `때아닌 서민논쟁´에 맞대응했다.이정현 부대변인은 “여당의 서민논쟁은 구차한 말꼬리잡기”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원·변호사·요트협회 회장에다 샘물공장을 운영하고 부부가 골프를 치는 노무현 후보가 서민이니 서민 정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것은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의 장전형 대변인은 “강·오 후보는 귀족후보”라고 주장했고,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정호진 대변인은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강·오 후보는 양극화 심화 방안만 내놓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4인 부동산·주택 정책비교

    서울시장 후보4인 부동산·주택 정책비교

    ‘주거복지 vs 주거개발’. 서울시장에 출마한 여야 4당 후보들의 건설·부동산·주택정책은 복지에 초점을 맞췄느냐, 아니면 개발을 앞세웠느냐로 양분된다. 똑같이 복지나 개발에 우선순위를 뒀더라도 그 방법론에서는 후보간에 차이가 있다.4당 후보들은 강남·북 균형발전이나 임대주택 공급확대 등에서는 의견을 같이한다. 때문에 이들 후보가 차별성으로 제시하고 있는 부동산·주택정책에 초점을 맞춰 공약을 분석한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 강 후보는 서민을 위한 생활맞춤형 주거복지정책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공급받은 임대주택에서 안심하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난곡지구에서 살다 임대아파트로 이주한 생활보호대상자가 주거비 때문에 버거워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든다. 때문에 강 후보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가 대폭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소득층 가운데 임대료를 보조받는 경우는 전체의 5.6%에 불과하고, 임대보증금을 융자받은 경우도 8.4%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강 후보는 저소득층의 가구당 월평균 임대료 보조금을 현재 3만 9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릴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민들의 전세금 반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세보증금센터’도 설립한다는 복안이다. 서민들이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사례는 강남 등 전세수요가 많은 지역보다는 강북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 주택기금을 일부 출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에게 우선 전세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강북도심을 서울의 얼굴로 만드는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가 오 후보의 대표공약이다. 이미 사업이 완료된 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4개 남북축을 문화·관광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가져간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 후보가 제시한 4개의 남북축은 ▲남대문∼경복궁(역사문화거리) ▲명동∼인사동(관광문화거리 조성) ▲세운상가 및 세운상가 주변(세운상가 주변 재개발 및 녹지공간 활용) ▲국립극장∼동대문(수변공원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이다.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청계천 주변지역에 국내외의 대기업 본사 등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휴식·여가공간을 늘릴 수 있어 패션·영상판매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관광객 수도 두 배 늘려 1000만명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 후보는 이 시장이 추진한 뉴타운정책을 한 단계 높인 광역적 뉴타운 정책을 편다는 계획이다. 광역적 뉴타운 정책은 주택 공급만이 아닌 공원과 녹지 확보까지 염두에 둔 순환재개발방식을 의미한다. 뉴타운 추진기구와 도시재정비 기구를 개편, 뉴타운공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주선 민주당 후보 박 후보는 각종 규제 및 제도를 완화해 강북을 쾌적한 도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처졌던 강북을 조속히 개발하기 위해서는 강북지역에 대해 각종 규제·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이를 집약한 ‘강북지역 재개발 특별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강북 재정비 특별기준은 주택정책 및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전문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강북지역에 우선 시행토록 할 예정이다. 그 다음으로 강남권을 제외한 강서·강동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세부안으로는 용적률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놓고 있다. 강북지역의 낙후된 지역의 용적률을 완화해주면 도로·녹지 등 기반시설도 충분히 확보할 뿐 아니라 쾌적한 주거공간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용적률을 높이는 것은 도시건축위원회의 심의로 허용토록 할 예정이다. 층수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똑같은 층수의 일률적인 건축보다는 다양한 층수로 건물을 짓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건립하도록 해 쾌적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 김 후보는 양극화를 없애는 주택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김 후보는 1가구1주택을 제도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90%에 이르는데도 아직도 집 없는 세입자가 60%에 이른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같은 공약을 제시한 이유로 강남에서 아파트를 산 사람의 3분의2가 집이 3채 이상이란 점을 들고 있다. 또 길음 뉴타운 입주자 가운데 원주민은 10%도 안 되고 30% 이상이 강남주민이라고 꼬집고 있다. 때문에 1가구1주택제를 제도화해 재건축·재개발·뉴타운지역에는 다주택자가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도록 제한한다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놓고 있다. 단순히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마다 공공임대주택을 20%까지 할당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같은 공공주택 할당제를 과거 프랑스와 영국에서 도입한 적이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포털도 戰場

    ‘이젠 쌍방향 선거전이다.’ 여야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한 민심 수렴에 적극 나섰다. 특히 단순한 정책·공약의 홍보나 후보자 선전에서 벗어나 네티즌들의 주장이나 의견을 지방선거 공약이나 당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인터넷 선거전은 크게 포털사이트와 당 홈페이지 등에서 이뤄진다. 특히 포털사이트에서 펼쳐질 선거광고전은 이번 지방선거에 첫 도입되는 것이어서 여야의 ‘포털 대전(大戰)’이 어떻게 치러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與 16개광역단체장후보 동시 홍보 열린우리당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한꺼번에 알리는 인터넷 광고 게재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후보 개인별 광고보다 ‘16개 광역단체장 출진표’를 동시 홍보해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도 포털사이트 광고전에 나선다. 연령대별로 후보를 알리는 ‘타깃광고’ 전략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선거운동의 새 영역으로 떠오른 인터넷 광고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당 정책보다는 후보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의 ‘아고라 광장’ 등 토론방 코너를 적극 활용해 ‘대학생 등록금 반값 줄이기’ 등 당의 정책을 이슈화하고 있다.●한나라 등록금 반값등 정책 이슈화 민주당·민주노동당은 재정 부담으로 중앙당 차원의 인터넷 광고전보다는 후보들에게 활용방안을 권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경우도 ‘쌍방향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20대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20대의 입과 눈맛에 맞춘 지방선거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8일 오픈한다. 구체적으로 홈페이지의 콘텐츠와 인터페이스(일종의 사용환경)를 20대 취향에 맞추고 선거 기간 내내 20대의 ‘클릭’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대학생 비디오자키(VJ)’를 선발해 필승결의대회 등 지방선거 관련 행사 현장에 투입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또 후보자·유권자 인터뷰를 실시,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브라운관 대결 비책 섰다”

    서울시장 선거전의 핵심 변수로 평가되는 후보 TV토론을 놓고 각 후보 진영이 ‘중간평가’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바쁘게 뒤를 쫓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측은 이를 토대로 ‘굳히기’와 ‘막판 대역전극’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민주당 박주선,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도 마찬가지다. 오 후보측의 신동철 미디어기획단장은 7일 “오 후보의 차분하고 논리적인 대응이 강 후보의 공격과 흥분보다 유권자들에게 더 먹힌다.”면서 “2차례의 토론회가 격차를 더 벌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강 후보측 대변인인 오영식 의원도 “TV토론이 거듭될수록 후보들간 우열이 명확하게 가려지고 있다. 강 후보가 진정성과 정책 실현 의지 등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자기 반성도 병행하고 있다. 오 후보측은 ‘선두주자’라는 점에서 여유가 지나쳤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 단장은 “오 후보의 목소리 톤이 낮아서 강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거나 토론회 과정에서 워밍업 시간이 길다는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공세에 치중하고 있는 강 후보측은 공격 과정에서 ‘불안함’을 보인 점을 들었다. 강 후보측 관계자는 “첫번째 토론에선 불안정한 모습이었던 게 사실이다. 말 속도도 너무 빨랐다.”면서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두번째 토론에선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우리당 ‘대추리 딜레마’

    경기도 평택 대추리 상황을 지켜보는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공권력 개입이 불러온 극한 대치를 두고 불가피한 행정집행이라고 규정했지만 씁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5·31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 성향의 지지층이 돌아설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배어있는 듯하다. 최근 사학법 재개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평한 ‘개혁 정체성’에 금이 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고민의 무게를 더하고 있는 양상이다.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행정대집행’의 불가피성을 발표한 뒤 우상호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은 확정된 국가 사업이고, 국회에서도 예산 편성이 끝난 사항”이라면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는 사업을 미군 철수라는 정치적인 주장으로 주민들을 볼모로 묶어두는 행동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요구하는 수준도 담겨있지 않을 정도로 단호하다.그러나 한 386출신 초선 의원은 “우리당 지지층은 주한미군 철수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갈등 과정에서 무엇을 우선 가치로 두느냐의 문제”라며 이번 사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그러나 “당이 이라크 파병을 지지했을 때 개인이 겪었던 도덕적 고통과 함께 핵심 지지층의 공격을 받았던 때가 생각난다.”며 간단치 않은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어려운 문제다. 미군기지 이전 반대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지역민들의 피해와 감정을 다스리는 데 정부가 실패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혜경 노사모 대표일꾼은 “국가권력이 시민 저항을 폭력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김근태 최고위원이 제안한 반한나라당 전략적협의체와 관련, 특히 민주노동당과의 연대는 요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부업 이자 상한선 66% 논란

    대부업 이자 상한선 66% 논란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66%를 놓고 다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까지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리를 25% 이하로 제한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며 이 법이 폐지돼 대부업자나 사채업자들은 무한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민들이 ‘금리 폭탄’에 만신창이가 되자 지난 2002년 10월 ‘대부업법’을 제정해 이자율을 66%로 제한했다. 최근 민주노동당 등 일부 정치권은 “66%라는 살인적인 고금리를 합법화해 제도 금융권에 접근하지 못하는 서민층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자상한선을 30%까지 낮추는 법률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된다. 이에 대해 대부업체들은 “현재의 금리도 너무 낮아 업체들이 고사 직전”이라고 항변한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도 “금리를 낮추면 지하 사채업이 더 활개를 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리대금업은 양성화 대상이 아니라 척결 대상이다?” 민주노동당 등은 66%에 이르는 고금리를 법으로 인정해 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이자를 25%로 제한할 당시에는 사채업체 수가 3000여개에 불과했고 최고 이자율도 24∼36%에 그쳤는데,66% 금리를 허용한 결과 등록 대부업체가 1만 6000개,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5만개까지 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 평균금리도 223%까지 치솟았다는 주장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임동현 국장은 “대부업체의 주장대로 한국 대부시장은 자금조달 비용이 제도 금융기관보다 4∼5배 높은 고비용·저효율 시장인데다, 서민들의 피해를 양산하는 시장”이라면서 “수익이 없다고 난리를 치면서 폭리를 꿈꾸는 게 대부업계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재경부와 금감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부업 영업실태 조사결과’에서는 서울에서 영업 중인 22개 대부업체의 평균 이익률이 4.7%, 최고 이익률은 35.4%에 이르러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더 힘이 실렸다. 더욱이 일본이 대부업 최고 금리를 20% 이하로 낮출 예정이어서 일본계 업체의 한국 진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자율 낮추면 사금융 피해 더 심해진다.” 등록 대부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소비자금융협회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1만 6000여개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200곳에 불과하다.”면서 “이자율을 낮추면 이들까지 모두 지하로 숨어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부업법 시행 후 등록했던 업체 2만 4663개 가운데 1만개 이상이 등록을 취소했다. 대부업체들은 법률을 지키는 우량 업체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활동을 지원해 스스로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퇴로’를 터 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정부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명분에서는 정치권과 같은 생각이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논리에서는 대부업체와 맥을 함께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66% 금리도 낮은 편”이라면서 “대부업의 최고 금리를 낮추면 결국 이들은 불법 사채업자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쪽은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살인적인 고금리를 일소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안전판을 마련해 금융 소외자들을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이고, 정부 당국은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개선해 나가자.”는 입장인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교통체증 해소방안 설전

    5·31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진대제, 한나라당 김문수, 민주노동당 김용한 후보가 4일 밤 KBS 정책토론회에서 입심을 겨뤘다. 특히 경기도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결할 방법을 놓고 세 후보가 공수(攻守)를 바꿔가며 설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의 ‘1시간내 서울 출퇴근’ 공약이 도마에 먼저 올랐다. 김용한 후보는 “건교부가 만든 중장기 계획을 마치 자기가 만든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대제 후보도 “김문수 후보 주장처럼 1조원만 들여서 해결할 수 없다.”면서 “2025년까지 30조원은 들여 도로망을 제대로 깔아야 하는데 반드시 중앙정부와 협력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화제가 개발공약 대결로 넘어가자 김문수 후보가 “어제(3일) 여당이 민노당과 힘을 합쳐 헌법상으로도 문제있는 재건축 이익환수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면서 “누가 앞으로 재건축을 하겠느냐. 여당과 민노당이 재건축, 구시가지 개발을 원천 봉쇄했다.”고 역공에 나섰다. 이에 진 후보는 “김 후보는 중요한 법안을 공동 발의해 놓고 정작 본회의에서 표결할 땐 불참했다.” “나중에 도지사를 하려면 숫자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4일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벽 4시10분쯤 경찰이 마을 전체에 대추분교 철거를 위한 경력 진입을 알리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대추리의 긴 하루가 시작됐다.20분 뒤 경찰과 군병력 1만 5000여명이 마치 군사작전 전개라도 하듯 대추리로 몰려들었다.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시위 집결지인 대추분교를 겹겹이 에워쌌다. 하늘에서는 UH-60 헬기가 굉음을 내며 철조망 등 장비를 공중 투하했다. 공병들은 이를 받아 대추리와 도두리 등 5개리 농지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오전 9시20분쯤 경찰 3000여명이 학교에 본격 진입하자 시위대는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돌과 연탄재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방패와 곤봉에 맞은 50여명의 시위대가 이마가 찢어지고 이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전경측에서도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인해전술에 밀려 운동장을 내주고 2층 학교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낮 12시20분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현장을 찾아 전날 밤 10시부터 대추분교를 지키던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합세해 옥상에서 투쟁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10명을 만났다. 임 의원은 “이날 상황은 1980년 광주 전남도청 진압을 연상케 한다. 특전사가 강제 진압했던 당시와 같은 비참한 현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천 대표도 “오늘 일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한명숙 총리에게 책임을 묻고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오후 1시35분쯤 경찰 34개 중대 3400여명이 2대 살수차를 앞세워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경고했다. 경찰은 소방차 4대와 앰뷸런스 9대를 대기시키며 긴장 상황을 연출한 뒤 1시58분부터 2층 4개 교실에 분산돼 농성하던 시위대 420여명을 한명씩 전원 연행했다. 대추분교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인근 들녘에서는 공병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5m 간격으로 미리 박아 놓은 말뚝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농사만은 짓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주민과 시위대는 이 광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대추분교 정문과 운동장에 세워진 동상과 주변에 심어진 수십년 된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또 국방부가 동원한 철거 용역반원들은 학교 마당에 설치된 집회용 무대와 주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던 비닐하우스를 치웠다. 오후 5시 문정현 신부와 임 의원, 천 대표 등이 연행자 전원 석방을 경찰과 합의한 뒤 옥상에서 내려오자 용역반원은 철거 작업에 돌입,2시간 만에 학교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대부분의 대추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학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진압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대추리 주민 신모(69)씨는 “왜 우리가 세번이나 이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학교 안 시위대가 우리와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 사람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이 우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총무신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만큼 나쁜 죄악은 일궈낸 땅을 빼앗는 것이다. 미군이 이 땅을 빼앗아가는 것에는 어떤 합리성도, 공동선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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