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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강우석·김기덕 최신 화제작 ‘안방에’

    설연휴 첫날 화제의 영화 두 편이 선보인다.‘영화냐 프로파간다냐’ 논란을 불러일으킨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사진 위)(KBS2 오후 9시50분)와 “다시는 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으로 화제를 모은 김기덕 감독의 `시간’(사진 아래)(KBS1 밤 2시10분)이 나란히 선보인다.제작비 100억원의 대작과 10억원의 저예산 영화란 점에서 극명하게 비교가 되는 두 영화는 2006년 논란의 한복판에 있었던 작품이다. ‘한반도’는 스토리텔링의 귀재 강우석 감독의 영화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감독은 영화 초반부터 분명하게 드러나는 선과 악, 이분법적 이데올로기, 민족주의 등을 통해 사건의 중심에 관객의 감정을 최고조로 올려놓는다. 한반도 정세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 이어 일본의 경의선 철도 소유권 주장 대목이 나온다. 사학자 최민재(조재현)의 괴변은 오직 대통령(안성기)에게만 통한다. 한 나라를 통치하는 최고 권력자는 사라진 국새를 찾는 일에 제갈공명 같은 지략을 깔아놓고 한반도의 미래를 들러싸고 일본 정부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김기덕 감독의 ‘시간’은 사랑이 식어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여자가 성형수술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이야기. 인간 내면의 적나라한 욕구를 건드려 온 김기덕 감독은 영화 ‘시간’을 통해 가장 평범한 진리를 말한다. 너무 사실적이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바로 ‘김기덕식’ 사랑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노벨상 터키작가 파묵 미국으로 망명할 듯”

    |파리 이종수특파원|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55)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망명할 것 같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8일(현지시간)보도했다. 신문은 “극우파 민족주의자들의 조직적인 위협에 시달려온 파묵이 미국이라는 전원(田園)에 안주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1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탔는데 터키로 돌아오는 구체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파묵의 이 같은 결정은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비판한 언론인 헤란트 딩크가 지난달 19일 극우파 청년에 의해 살해당한 뒤 구체화됐다.딩크에 앞서 같은 주장을 해 터키 정부로부터 국가 모독협의로 기소되기도 했던 파묵은 오는 5월 대선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부쩍 기승을 부리는 터키 민족주의자들의 감시 대상이었다.vielee@seoul.co.kr
  •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쑨거 지음

    지난해 국내에서 ‘근대 논쟁’ ‘해방전후사 논쟁’이 뜨겁게 불어닥치는 등 요즘 동아시아에서는 ‘탈근대’가 화두이다. 침략, 이식의 형태로 유입된 근대는 아시아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사상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럽의 진보주의와 동양의 민족주의를 모두 넘어서는 ‘근대’를 사유한 일본의 비평가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1910∼1977)의 사상은 우리에게도 유의미하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유럽모델’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한 일본의 근대를 강력히 비판한 사상가로 유명하다. 메이지유신 이후 천황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근대화를 이루고, 자신을 유럽과 동일시하면서 근대화의 과정을 겪은 일본의 근대는 기본적으로 ‘저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일본은 어떤 저항이나 반성도 없는 패전을 경험했다는 게 다케우치의 생각이다. 일본의 패전 당시 중국에 있었던 다케우치는 일본군의 무저항 상태를 이렇게 묘사했다.“일제히 통곡했다. 그리곤 잠들어 버렸다. 다음날 눈을 뜨고 나서 그들은 일제히 귀국준비를 위해 몸단장을 했다.” 도쿄제국대학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한 다케우치는 루쉰(魯迅·1881∼1936) 연구에 한평생을 바친 루쉰 전문가이다. 최초의 저작이 1943년 발간한 ‘루쉰’이었고,65년 평론가 폐업을 선언한 이후 죽을 때까지 루쉰의 글을 번역하는 일에 전념했다. 평생 루쉰을 사상의 ‘참조점’으로 여겼던 것이다. 이는 당대 일본내의 중국 및 중국문학 연구가 한학 중심이었던 것에 비춰볼 때 엄청난 차이점이었다. 이런 그가 루쉰을 통해 길어낸 사상은 ‘쩡자’ 다.‘쩡자’는 ‘저항’이라는 말로 옮길 수 있지만 ‘자기임과 자기이외임을 모두 거부하는’ 이중의 거부로 보인다.“아시아의 사상 자원은 겉으로 보기에 유럽에 대항하는 모습을 취하겠지만 반드시 ‘반유럽적’이지도 않다.”라는 다케우치의 말은 바로 이 ‘쩡자’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이해해야 한다. 중국의 쑨거(孫歌·52)는 10년 이상 이런 다케우치의 사상에 매달렸다.‘루쉰-다케우치 요시미-쑨거’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저항’사상의 계보가 엮어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가 재작년 일본어와 중국어로 펴낸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쑨거 지음, 윤여일 옮김, 그린비 펴냄)은 다케우치 사상, 루쉰 사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듯하다.408쪽,1만 79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민족주의로 먹고사는 사람 많다’

    연예계에서 ‘민족주의’가 새삼 화두다. 연예기획자 박진영씨가 인터뷰에서 “정치권과 언론이 한류를 문화적 소통으로 이해하지 않고 민족주의의 틀 안에 끼워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인터넷에 연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일본은 물론 동남아 국가 등에서도 반한류 정서가 심심찮게 목격되는 상황에서, 가벼이 흘려보낼 수 없는 진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씨는 “민족주의로 먹고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의 지적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류에 ‘민족’을 덧씌워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오래갈 수도 없는 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류의 발전 족적을 보면 더욱 극명하다. 한류는 국가나 민족을 떠나 동시대의 고민과 감성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제공했기에 가능했다. 어쩌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았기에 더욱 빠르게 확산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정치·경제적 강대국의 이미지가 없는 게 오히려 장점이 됐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좀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구나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 국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한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우리의 정서를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세계인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없다. 국내의 분위기가 유연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민족’의 이데올로기로 아직 다툼을 하는 전근대적인 문화계 풍토가 우려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문단의 어른으로서 뜻하지 않게 후배들의 반발에 밀려 중요한 결정을 미루는 상황을 맞게 된다. 오직 한길로 35년을 봉직하던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한다.’이런 상황이라면 시인이 아니라도 섭섭하거나 아쉽거나, 혹은 착잡해지거나 감회에 젖어 많은 말을 쏟아낼 것이다. 그러나 정희성(62)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 이사장은 그러지 않았다. 작가회의 명칭 변경이 무산된 데나, 평생을 지켜온 일터를 떠나게 된 데 대해서 시인은 의외로 평화롭고 담담했다. 맑은 얼굴에 자분자분한 말투. 서울 아현동, 난방도 잘 되지 않는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과작(寡作) 시인답게 말수도 적었다. ▶정관 개정이 무산됐는데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무산이 아니라 찬반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너무 걸려 결정을 못한 것이지요.2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명칭개정 소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결론을 내겠습니다. ▶작년 1월 이사장에 취임했을 때는 ‘민족문학’이란 용어를 떼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셨는데 그 사이 생각이 변한 겁니까.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분단 상황에 있기 때문에 민족문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문학 측면에서 보자면 오랫동안 남북작가회담을 추진해 온 결과, 작년 10월 금강산에서 남북한과 해외문학인들을 포괄하는 ‘6·15 민족문학인협회’가 결성됐습니다. 민족문학에 분명한 전기가 마련된 셈이지요. 그래서 민족문학은 이 틀에서 다루게 두고, 우리는 명실공히 한국문단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단체인 만큼 포용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침 젊은 작가들도 그런 생각을 해왔던 모양입니다. ▶‘민족문학’이란 이름으로는 전체를 포용할 수 없을까요. -작가회의는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출발했고 1987년 민족문학작가회의로 확대 개편된 지 2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해 온 이미지 때문에 국내에서는 ‘강성’‘좌파’로 몰리는 반면,‘세계작가와의 대화’ 등 국제교류를 할 때는 ‘내셔널’이란 명칭 때문에 극우 민족주의단체로 오해받아요. 또한 요즘 젊은 작가들은 ‘민족문학’개념으론 포섭될 수 없는, 너무도 다양한 상상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을 수용해야 합니다. 총회 석상에서는 ‘문학은 포기해도 민족은 포기 못한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문학이 민족문제만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또 문학을 버리고 어떻게 민족문제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민족문학론’을 주창했던 백낙청 상임고문이 명칭개정에 찬동하고 있는 이때, 일부 후세대 작가들이 이에 집착하는 모습은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백 교수는 군사독재 시절 민족적 위기의식의 소산으로서 ‘민족문학론’을 전개했다. 민주주의 쟁취와 민족통일을 양대과제로 내세운 한시적 개념이었다. 백 교수는 이제 진영개념으로서 민족문학론은 내실을 잃었다고 보고 새롭게 ‘한국문학론’을 제시한다. 민주화는 완수됐고,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으로 분단체제도 극복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진정한 국민문학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잠시 귀국했던 작가 황석영은 작가회의에 대해 “조직이든 집이든 사람이 만든 것은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 친목회 정도의 기능만 남았다면 ‘해소’하는 것도 하나의 역사적 과업”이라고 일갈하고,“분단체제는 남북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라는 확장된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작가는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고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던 만큼 심도있는 논의와 우편투표 등의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했다. ▶정든 교직을 떠나시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교직 35년, 문단 37년이니 두 경력이 비슷합니다. 그동안 제자 1만명, 시집 4권에 결혼하여 아이 둘을 길렀으니 행복했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엄혹한 시기에 용의주도하게 살았다고도 생각됩니다.70∼80년대 주목받던 저항시인으로 1979년 세계시인대회 시위,1980년 지식인선언 등에 참여하거나 잡혀갔는데도 자신은 훈방되거나 해직되지 않았다. 아마 대학교수가 아니라 고교교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자신이 쓴 시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고무돼 시위에 나서고, 한 여고교사는 시 ‘아버님 말씀’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가 선동죄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괴로움이었다. 용의주도하게 살았다는 말은 이런 책임의식 때문인 듯했다. ▶석사과정을 마치고도 고교교사로 남겠다며 학위논문을 내지 않았다면서요. -대학교수가 희망이기는 했어요. 그러나 1972년 논문만을 남기고 상아탑에서 나왔을 때는 가파른 유신시절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직장에서 쫓겨났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문학적 관심이 걷잡을 수 없이 달라졌고, 이런 관심에 대한 해답이 아닌 다른 논문은 쓰고 싶지 않아 포기한 거지, 그렇게 깊은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습니다. 이후 문예창작과가 많이 생기면서 기회가 또 있었지만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후회되지 않느냐니까 “대학교수가 되면 시가 안 좋아지더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사장의 시에는 그 시대의 현실과 급소가 생생하게 표출됩니다. 그런데 요즘의 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무뎌지신 건가요, 생각이 달라지신 건가요. -가파른 시대에는 쓰지 못했던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아졌습니다.2000년대 9·11테러 이후에는 평화에 대한 염원을 많이 담고 있지요. 무뎌진 점도 있겠지만 관심의 확장으로 봐 주기 바랍니다. 독자들도 옛날 독재정치에 항거할 때처럼 주먹 쥐고 하는 얘기들은 못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또한 현실 문제는 그 시대의 가장 젊은 문인들에 의해 잘 포착될 것입니다. 퇴임식 때 다섯번째 시집을 내 동료교사들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결국 편수를 못메워 싱거운 기념식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백령도를 다녀와 40행이나 되는 시 ‘몽유백령도’를 썼다. 짧아지던 시가 예전의 호흡을 다시 회복해가는 듯한 느낌이라 기쁘다. 문학은 인간다운 삶을 살자는 데에 그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 이사장이 저항의 시를 썼던 것도, 이제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것도, 작가회의가 명칭 변경을 논하게 된 것도 결코 우연히 진행되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정희성 그는… 1945년 경남 창원 출생(만 62세). 공무원인 부친을 따라 충남, 대전, 이리, 여수를 다니며 살았다. 용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국문과를 나왔다.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탁목조’가 당선돼 등단했다.1972년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로 부임해 35년간 재직하고 그제 정년퇴임했다. 글을 쓸 생각이면서 국문과에 입학한 것은 고전문학을 공부해 전통의 바탕에서 창작을 하리라는 계획에서였다. 첫 시집 ‘답청’(1974)’은 그의 생각대로 ‘고전적인 전아함’을 갖춘 시들로 꾸몄다. 그러나 1972년 유신체제에 접어들고 친구들의 해직과 투옥을 접하면서 완전히 다른 문학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나온 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1978),‘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1991)에는 칼칼한 저항의 목소리가 담겼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로 시작되는 시 ‘저문강에 삽을 씻고’는 어두운 현실을 처절한 서정에 담아 형상화한 대표작이다.“증오에 대해서/나도 알 만큼은 안다/이곳에 살기 위해/온갖 굴욕과 어둠과 압제 속에서/싸우다 죽은 내 친구는 왜 눈을 감지 못하는가….”란 시구처럼 ‘공격적이고 거친’ 글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은 시대가 현실주의자를 만들었지 본질적으로는 천진한 낭만주의자라는 생각이다. 네번째 시집 ‘시를 찾아서’(2001년)는 이런 면모를 엿보게 한다. 김수영문학상, 시와시학상 수상.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시절부터 반독재 문학단체에 몸담아 2006년 1월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이 되었다. yshin@seoul.co.kr
  • 부시·김정일 ‘속 닮은꼴’

    김정일과 부시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한 닮은꼴? 키 작고 배 나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훤칠하고 날씬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두 사람은 외모에선 완전히 다르게 보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영낙없는 닮은꼴이라고 존 페퍼 국제관계센터(IRC) 국제담당 국장이 7일 지적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페퍼 국장은 이날 공동소장으로 있는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에 실은 ‘부시와 김정일’이란 글에서 두 사람 다 ‘국민의 대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모두 특권층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둘 다 출생지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정일은 출생지를 옛 소련이 아닌 백두산으로 우기고 있고 민족주의자 가계임을 내세운다. 부시 역시 코네티컷서 태어난 귀족혈통이란 점보다는 ‘텍사스 소년’임을 부각시키려 한다. ‘우리 대(對) 그들’이란 대결적 사고 틀도 공통점이다. 성급하고 불안정한 행동의 선호도 같다.페퍼는 “앞으로 2년 동안 두 사람은 경쟁적으로 세계를 대재앙에 처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부시와 김정일은 명목상 군 최고통수권자지만 군부 신임을 받지 못하며, 권좌에 오르기 전까지 제대로 된 리더십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족한 카리스마도 비슷하며 큰 산과 같은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나려 애써야 하는 운명도 같다.페퍼는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은 이라크전쟁(부시)과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김정일)이란 지난 4년간 지구상 최악의 외교악재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성격면에서도 자신을 위대하다고 여기고 찬양과 아첨에 굶주린 ‘구제불능의 자기도취자’로, 스스로 역사를 만드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과대평가하고 있어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고 페퍼 국장은 꼬집었다. 그러나 페퍼 국장은 “부시가 더 압도적인 국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김정일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 앞으로 이란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북한의 미사일 및 핵 실험이 실패였다.”면서 “김정일의 과대망상증은 모독적인 말로 일부러 청취자들을 화나게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책꽂이]

    ●마오의 무전여행(샤오위 지음, 강성희 옮김, 프리미어프레스 펴냄) “후난성(湖南省) 사람들이 모두 죽어야 중국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은 그만큼 영웅과 산적으로 악명 높은 지방이다. 이 책은 마오쩌둥의 고향 친구인 저자가 그와 중국 남부를 함께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회고록이다. 혁명가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창사(長沙)의 제1사범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에피소드, 양카이후이와의 결혼 등 세상을 바꾼 혁명가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다.1만 3000원.●한국의 아나키스트, 자유와 해방의 전사(김성국 지음, 이학사 펴냄) 신채호ㆍ유자명ㆍ박열ㆍ유림ㆍ하기락 등 잊혀지고 평가절하된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 과거 아나키스트들은 민족독립운동을 주도한 3대 세력 가운데 하나였으며, 가장 헌신적으로 독립운동을 한 활동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남에선 자유주의가, 북에선 공산주의가 자리잡으면서 이들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저자(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채호를 민족주의와 아나키즘 사이에 상호 긍정적 협력관계를 제시한 인물로 평가한다. 이는 신채호의 아나키즘을 일탈 혹은 일시방편적 수단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해석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1만 6000원.●마라톤 BC490(니컬러스 세쿤다 지음, 정은비 옮김, 플래닛미디어 펴냄) 페르시아 제국의 무패신화를 깨뜨린 마라톤 전투 이야기. 지중해 진출을 노린 페르시아인과 이를 막아선 그리스인들 간의 페르시아 전쟁을 재구성했다. 페르시아 전쟁 초반에는 전력이 월등한 페르시아군의 승리가 이어졌지만 그리스 연합군은 고비 때마다 전세를 뒤집고 최후의 승자가 된다. 페르시아 전쟁의 승부처는 마라톤 전투였다. 그리스군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중장보병 밀집대형을 도입해 압도적인 전력 차를 뒤엎고 승리한다. 이후 중장보병 밀집대형은 서양 포진법의 근간이 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등 마라톤 전투와 관련된 고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1만 3000원.●직업으로서의 정치(막스 베버 지음, 전성우 옮김, 나남출판 펴냄) 독일 사상가 막스 베버가 1919년 1월 대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문의 초고를 정리해 출간한 사회과학서적의 고전.1917년 11월에 강연한 ‘직업으로서의 학문’과 쌍둥이 강연으로 두 강연 모두 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도 자주 인용할 만큼 학문적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베버는 ‘정치란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를 직업 또는 소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자질과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논한다.6000원.●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조중걸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현대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미학적 개념인 ‘키치(kitsch)’를 분석.19세기 독일에서 생겨난 키치라는 말은 ‘싸구려 미술’을 가리킨다. 그러나 오늘날 키치는 특정한 예술 형식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삶의 양식을 반영하는 ‘철학’에 더 가깝다.‘키치의 근대적 토양’‘기하학주의’‘메타픽션:자기부정의 예술’ 등의 글이 실렸다.1만 1000원.
  • 민족문학 작가회의名에 ‘민족’ 뺀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가 오는 27일 정기총회를 열어 ‘작가회의’ 등으로 단체 이름을 바꾼다. 민족문학작가회의 김형수 사무총장은 24일 “1990년대 후반부터 남북 및 해외 문인단체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명칭 변경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총회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명칭 변경 문제를 결론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부에서 검토되는 단체명은 ‘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한국문학작가회의’,‘한국어문학작가회의’ 등이다. 김 사무총장은 “활동 범위가 국제화됐는데도 이름 때문에 자기 민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민족주의 문학에 치중하는 것으로 많은 오해를 받았다.”면서 “이런 국제적 요청과 더불어 젊은 문인들과의 연대에 있어서도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계속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영현 실천문학 대표도 최근 자신의 이미지를 대표했던 ‘민족’과 ‘민중’에서 벗어나 ‘인간’ ‘사랑’으로 회귀하게 됐다고 언급하는 등 작가회의 소속 많은 문인들이 ‘민족문학’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요코이야기’ 국내 판매 중단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일본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소설 ‘요코 이야기’(원제 far from the bamboo grove)를 국내에서 번역 출간한 문학동네가 이 책의 국내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문학동네측은 24일 “언론이 제기한 의혹대로 저자의 부친이 731부대 고위 간부였다면, 부친의 행적에 관련한 침묵이나 왜곡은 자전소설에서 허용되는 소설적 변용의 한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일단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책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그러나 “‘요코 이야기’는 기존의 민족주의적 관점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졌던 ‘여성에게 가해지는 전쟁폭력’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라며 “의혹이 해소되면 다시 판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중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요코 이야기´는 일본 패망으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피신하던 일본인들을 한국인들이 학대한 것처럼 기술한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노벨문학상 파묵 신변 위협받아

    아르메니아계 터키 언론인 흐란트 딩크 살해 용의자가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신변을 위협하는 경고 발언을 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딩크 살해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야신 하얄이 경찰심문 후 이스탄불 법정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오르한 파묵, 현명해야 한다. 현명해야 한다.”고 고함쳤다. 민족주의 무장세력인 하얄은 살인 용의자 오군 사마스트(17)에게 총기와 자금을 지원하고 딩크 살인을 교사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청소년인 사마스트는 딩크의 글을 읽고나서 분노한 나머지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파묵은 딩크와 마찬가지로 아르메니아인 대량학살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터키에서 반역죄로 재판을 받았다.연합뉴스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상황판단

    문 1.다음은 지역주의(regionalism)를 확산시킨 요인에 대해 분석한 글이다. 이 글을 읽고 판단한 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탈냉전기의 주요 추세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주의는 WTO의 출범이 상징하는 범지구적 단일 시장의 건설을 위한 노력이 있는 한편으로 지역적 차원에서 국가들의 조직화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연합의 출범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로, 국제환경의 변화로서 냉전의 종식을 들 수 있다. 냉전의 종식은 국가 간의 반목의 분위기를 완화시킴으로써 지역 협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국가 간 협력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켰다. 다극화된 탈냉전기의 시대에는 실질적 이해관계를 가진 지역 내의 국가들과의 협력관계가 중요하게 된 것이다. 지역주의 대두의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은 경제적 변화이다. 우선 세계화로 인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의 심화 그리고 세계경제의 자유화는 국가들이 지역주의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중요한 동인이 되었다. 경쟁의 심화로 인해 서구시장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비서구 국가들은 그들만의 무역블록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유럽 단일시장의 출현은 유럽 이외의 지역 국가들에 위협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세 번째 원인은 제3세계주의의 종말이다.1970년대 이후 제3세계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는데, 신국제경제질서(NIEO)에 대한 요구,OPEC에 의해 추진된 서구의 석유 메이저들의 영향력을 거부한 자원민족주의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러한 제3세계간의 협력을 위한 움직임이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빠르게 쇠퇴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는데, 지역주의도 그러한 대안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ㄱ) 지역주의는 WTO의 출범 목적과는 다소 상이한 목적을 추구하는데, 냉전이 종식되면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주변 지역국 간의 관계를 새로이 정의할 수 있게 되면서 촉진되고 있다. (ㄴ) 유럽연합의 출범으로 유럽국 간의 무역 블록이 형성된 것은 비유럽국가들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면서 생존을 위한 무역블록 형성의 필요성이 높아져갔다. (ㄷ) 1970년대 크게 유행한 제3세계주의의 연속선상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협력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주의가 모색되었다. (ㄹ) 지역주의가 확산된 것은 경제적 목적보다도 탈냉전기의 각국의 안보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 더 컸다. (1) (ㄱ),(ㄴ) (2) (ㄴ),(ㄷ) (3) (ㄱ),(ㄷ) (4) (ㄱ),(ㄹ) (5) (ㄷ),(ㄹ) 문 2.지방선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옳지 못한 것은? 지방선거는 전국수준의 선거에 비하여 여러 모로 중요성을 덜 부여받고 있다. 투표율도 떨어지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낮다. 한마디로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마이너 리그(minor league)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일정부분 중앙집권적 정치구도의 산물이기도하지만 동시에 지역 시민사회가 지방자치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견해 수준의 반영인 것 또한 사실이다. 즉, 중앙의 정치는 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지방자치를 중앙정치 구도의 종속변수로 자리매김하여 지역 시민사회의 정치적 효능감을 저하시키는 빌미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지역시민사회 또한 오랜 타성에 젖어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중앙의 ‘시혜´에 의존하려는 경향성이 높았던 측면도 부인하기 힘들다. (1) 우리나라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8년과 2002년 각각 53%,48%로서 60%대의 총선 및 70%대의 대선과 비교하여 차이가 나타난다. (2) 총선 및 대선에서 나타나는 특정 정당의 지역 독점화 현상이,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3) 과거 지방선거의 결과는 상대적으로 집권 여당의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4) 총선의 경우 언론매체, 후보의 인적 평가가 주된 결정변수였다면 지방선거에서는 선거홍보, 지역발전 기여도 및 참여도가 보다 중요 결정변수로 나타났다. (5) 각 중앙정당은 지방선거에 대해 총선 및 대선의 사전평가, 혹은 사후평가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득표율 증대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된다. 1번 정답 : (5) 2번 정답 : (4)
  • 세르비아 총선 급진당 승리…·민족주의 거세질듯

    |파리 이종수특파원|세르비아에 민족주의가 거세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치른 총선에서 민족주의와 반(反)서방 성향이 강한 급진당(SRS)이 28.1%의 지지율을 확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 선거감시기구인 ‘자유선거 및 민주센터(CeSID)’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보리스 타디치 대통령이 이끄는 친 서방 성향의 민주당(DS)과 온건 민족주의자인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총리의 세르비아민주당(DSS)은 각각 22.9%,17%를 득표했다.CeSID측은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석수는 급진당 81석, 민주당 65석, 세르비아민주당 47석으로 배분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세르비아의 민족주의가 당분간 강세를 띨 것임을 예고한다. 급진당이 연정 형태에 따라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연정 형태는 급진당-세르비아민주당, 세르비아민주당-민주당의 제휴다. 급진당과 세르비아민주당이 연합하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만 민주당과 세르비아민주당이 제휴할 경우 친서방 성향으로 현재 소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G17 플러스당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만약 급진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집권하지 않더라도 제1야당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선거는 서방측의 코소보 독립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의 민심이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을 선택한 만큼 빠른 시일내 코소보 독립 허용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마르티 아티사리 유엔 코소보 특사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코소보 독립 결정을 위한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vielee@seoul.co.kr
  • 英 TV쇼 ‘인종차별’에 분노한 印

    영국의 한 인기 있는 리얼리티TV 쇼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이 인도인의 거센 분노를 부르고 있다.TV 프로 한 편이 영국의 옛 식민지였던 인도 전역에서 반영 감정에 불을 지피며 민족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인디펜던트 등 영국의 주요 신문들이 1면 머리기사로 게재하고 방송들도 일제히 보도하는 등 영국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고 BBC 인터넷판이 18일 전했다. 이 때문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의회에서 유감을 표시해야 했고 유력 차기 총리후보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방송을 호되게 비판했다. 인도에서는 격렬한 시위까지 일어났다. 논란이 된 방송 프로그램은 하루 350만명이 시청하는 채널4 TV의 ‘빅 브러더’. 인도의 할리우드로 불리는 ‘볼리우드’의 정상급 인도 여배우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모욕을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 방송은 24시간 출연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러더’에서 이름을 땄다. 매주 시청자 투표로 출연자가 1명씩 퇴출되며, 최후의 ‘생존자’에게 최고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새 출연자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도의 국민 배우 슐파 셰티(31)를 영국인 출연자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모욕하면서 인도인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제이드 구디라는 출연자는 셰티를 가리켜 “구역질 나고 소름이 돋아.”라고 말했다. 구디의 남자 친구인 잭 트위드는 셰티를 ‘파키’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는 영국인들이 이민 온 파키스탄인들을 경멸할 때 쓰는 말이다. 또 다른 출연자 대니얼 로이드는 “인도에서는 손으로 음식을 먹잖아, 아니 중국이 그런가.”라며 “그 손으로 뭘 했는지 알게 뭐야.”라고 비야냥거렸다. 이들은 셰티의 인도식 영어 발음과 이름도 놀렸다. 셰티가 울상을 짓고 항의하는 모습과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그대로 방영됐다. 세계 최대 동영상 커뮤니티인 ‘유튜브’에 오르면서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2만 5000건이 넘는 항의 메일이 쏟아졌다. 인도에서는 프로그램 연출자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시위가 일어났다. 프리야란잔 다스문시 인도 방송통신부 장관은 셰티에게 영국 주재 인도 대표부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그녀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여성과 인도에 대한 공격”이라고 격분했다. 블레어 총리가 의회에서 “영국은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도 반대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영국 경찰은 인종차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수많은 비난과 분노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이 프로그램 시청률은 급등했다. 지난 16일 350만명에서 17일 450만명으로 늘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4)] 창립 50돌 맞는 EU

    [2007 월드 포커스 (4)] 창립 50돌 맞는 EU

    |파리 이종수특파원|‘경제는 순항, 정치·사회는 난항’유럽연합(EU)이 오는 3월25일 창립 50돌을 맞는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1957년 유럽경제협력체공동체(EEC) 창설 조약인 로마 조약을 체결한 EU는 50년 동안 5단계에 걸쳐 몸집을 키워왔다. 특히 2004년 중·동부 유럽 10개국이 가입한 ‘빅뱅’에 이어 올해부터 루마니아·불가리아가 가세, 회원국이 27개국으로 불어나면서 ‘하나의 유럽’을 향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화 강세, 경제 연착륙 EU의 대표적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유럽정책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유럽경제는 최근 7년 사이에 가장 낮은 실업률과 생산성 증가,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에 힘입어 청신호가 켜졌다.”고 전망했다. EU집행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유로화 단일통화지역인 유로존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통화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중앙은행 등도 비슷한 수치를 내놓았다.2001년 이후 평균 성장률이 1.4%인 점을 감안하면 EU의 경제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당분간 EU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최근 경기 호조가 수출에 의존하던 성장 동력이 내수 부문으로 다원화되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증가한 데 힘입었다는 분석에서 비롯한다. 독일·이탈리아 등 저성장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것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예상케 하는 한 축이다. 실제 유로화의 대미 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11월28일에는 20개월만에 최고치인 1.316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자신감에 힘입어 상반기 순회 의장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대서양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추진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 ●몇가지 아킬레스건(腱)…, 그 전망 그럼에도 ‘유럽 합중국’으로 가는 길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노동시장 개방을 둘러싼 신·구 회원국의 갈등, 급속한 외연 확대에 따른 피로감,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지도력 부재 등은 EU에 드리운 먹구름이다. 특히 2004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민투표 부결로 채택이 좌절된 EU헌법은 최대 걸림돌이다. 마크 마르델 BBC 유럽담당 편집인은 “올해 EU의 최대 어젠다는 헌법부결이라는 난파 상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원국에 헌법부활 문제를 전담할 특별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EU헌법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비준을 마친 18개국과 나머지 국가들의 입장이 다른데다 대선을 앞둔 프랑스의 국내 정국과 맞물려 있어 헌법 부활문제를 둘러싼 진통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민족주의도 ‘유럽 합중국’을 더디게 만드는 악재다. EU 확대에 따른 노동시장 개방에 대한 불안감과 종교·인종 차이에 따른 갈등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에서 극우파의 득세를 불러오면서 향후 EU 확대의 토대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vielee@seoul.co.kr
  • “내년 한반도 정치·경제 흐림”

    “남·북한 모두 2007년에 상당한 (정치·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대통령 선거와 경제 둔화로, 북한은 후계 문제와 경제 제재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영국 국제정치·경제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애널리티카(OA)’의 내년 한반도 전망이다.OA는 27일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약세’ 전망을 내놓았고, 북핵 문제는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한 주요 사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내년에는 정치·경제적 정체 상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A는 자사 사이트와 포브스 인터넷판 기고문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약 5%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4%로 둔화되며 수출성장률도 12.9%에서 10.8%로 축소될 것이라고 한국은행 자료를 통해 분석했다.OA는 지속적인 원화 절상, 고유가,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 등이 내년 한국 경제기상도를 ‘흐림’으로 보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치적으로는 북핵 문제의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족주의’가 부각돼 일본 아베 정권과의 갈등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 이견도 부정적인 요소로 봤다. OA는 경제, 한국 사회의 구조적 결함, 재벌, 노동, 부동산 등 모두 12개 항목에 걸쳐 한반도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진단했다. 재벌에 대해서는 정권 힘이 약해진 틈을 타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소기업의 불이익을, 노동운동은 내년에도 비탄력적이고 폭력적인 양상이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는 단기적으론 어떠한 위기도 통제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겠지만 북한의 비타협적인 자세로 6자회담이 돌연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북한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변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월이면 65세가 된다.OA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부재(급사)시 그의 정권이 살아남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06년 지구촌 사라진 별들

    올해도 우리와 호흡을 함께 하던 사회 각계 인사들이 동시대인들의 안타까움 속에 세상을 등졌다. 해외에서는 독재자·인권유린자들이 많이 생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띈다. #정계 최규하 전 대통령이 10월22일 급성 심부전증으로 향년 87세로 세상을 떴다.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 집권 당시 8개월 동안의 증언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눈을 감아 79∼80년 격동기의 진실은 영원히 미제로 남게 됐다.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민관식씨도 1월16일 88세로 타계했다. 그는 3,4,5대 민의원,6대와 10대 의원을 지냈고,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맡아 국내 체육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재야운동의 대부이자 5·18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었던 인권변호사 홍남순씨는 10월14일 94세로 영면했다. 한·일 국교수교의 주인공으로 ‘최연소 외무부장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은 11월18일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5공화국 시절 야당인 민주한국당 총재를 지낸 유치송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은 6월2일 82세로 숨졌다.조연하 전 국회부의장도 8월 유명을 달리했고, 한나라당 총재 권한대행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강창성 전 의원도 2월14일 76세로 별세했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11월15일 46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떴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주천 전 의원은 12월2일 지병인 특발성 폐경화증으로 65세에 별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회계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5월22일 집무 도중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2003년 한국인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오른 그는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 퇴치와 예방, 각국 보건의료행정 지원에 애쓰며 세계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11월26일에는 ‘거지왕’ 김춘삼씨가 향년 77세로 세상을 등졌다.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면서 일약 전설적 인물로 떠오른 그는 거지구제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사업에도 큰 공헌을 했다. 지난 11월14일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서병길(57) 소방관은 우리에게 살신성인의 정신을 깨우쳐 주었다. 첫 귀환 국군포로인 조창호(76) 예비역 중위는 11월21일 타계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문화계 “예술은 반은 사기”라는 말을 남긴 천재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1월26일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늘 새로운 다양한 방법과 시각으로 예술을 해석하는 데 온 삶을 바쳤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말년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갈 만큼 열정적이었다. 한국 최초의 ‘햄릿’역을 맡은 연극배우 김동원은 5월13일 90세를 일기로 타계, 자신의 바람대로 ‘영원한 햄릿’으로 우리 가슴에 남았다. “노력과 열정, 창의력, 그리고 최은희가 내 영화의 전부다.”라던 신상옥 감독은 4월11일 80세로 별세했다. 함북 청진 출신인 신 감독은 납북과 북한 생활, 탈북 등 크고 작은 인생의 굴곡을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켰다.‘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으로 불린 극작가 차범석도 6월6일 82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팔순 때도 신작을 발표했을 만큼 쉼 없는 창작열로 젊은 후배들의 귀감이 된 그는 6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한국 개신교계의 큰 어른이었던 여해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는 8월17일 89세를 일기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는 평생을 우리 사회의 갈등을 걷어내기 위해 좌·우를 몸으로 껴안는 구도자의 삶을 걸었다. 한국 바둑계의 산증인 조남철 9단은 7월2일 83세로 타계했다. 그는 1945년 한국기원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했고 조훈현, 조치훈을 일본에 유학 보내 바둑 강국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0년 데뷔 이래 ‘회장님, 우리 회장님’‘탱자 가라사대’ 등 시사풍자 개그로 한때를 풍미했던 개그맨 김형곤씨는 지난 3월 46세의 한창 나이에 팬들과 이별, 아쉬움을 남겼다. ‘머나먼 쏭바강’ ‘왕룽일가’의 작가 박영한, 원로가수 신카나리아와 ‘불나비 사랑’을 부른 가수 겸 영화배우 김상국도 사랑했던 팬들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다. 국내 최고의 조선왕조궁중음식 전문가 황혜성씨는 12월14일 86세로 별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경제계 한국 중공업 발전의 초석을 다진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7월20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그가 숨짐으로써 ‘영’자 항렬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남게 됐다. 해운업계는 두 명의 별을 잃었다.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 11월24일 79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이틀 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52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체육계 통쾌한 ‘박치기’로 1960∼70년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던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77)씨가 심장마비로 10월26일 삶의 링에서 내려왔다. 라이벌이었던 ‘백드롭의 명수’ 장영철(78)씨는 앞서 8월8일 지병인 파킨슨 병에 따른 흡인성 폐렴으로 별세했다. 프로축구 성남에서 K-리그 3연패를 이룬 차경복(69) 전 성남 감독이 10월31일 타계했고,1950∼60년대 대표선수를 지낸 뒤 축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문정식(76)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12월25일 생을 마감했다.김형칠(47)씨는 12월7일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에 출전했다가 낙마사고로 숨져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해외 미국의 지원으로 아옌데 좌파 정권을 무너뜨린 뒤 17년간 공포정치를 편 칠레의 철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지난 12월10일 고문 등으로 사망한 4000여 피해자 가족들의 원망을 외면한 채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1990년대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보스니아계 무슬림 20만명을 학살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지난 3월11일 옥중 사망했다. 독재자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도 최근 사망했다. 김선일씨를 납치·참수한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지난 6월7일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고,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졌다. 지난 7월21일 여든에 사망한 캄보디아의 타목은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불렸다. 논쟁의 중심에 선 경제학계의 두 거목도 유명을 달리했다.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은 현대 자유주의 경제학의 정신적 지주이자 통화주의의 수장.11월16일 94세로 세상을 떴다. 그 대척점에 선 경제학자 존 갈브레이스도 앞서 4월29일 97세로 타계했다. 정부의 사회문제 개입을 적극 주장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가능케 한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관리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스타워즈’로 유명한 전략방위계획을 추진했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88세의 나이로, 네오콘의 대모격이랄 수 있는 진 커크패트릭도 12월 8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백악관 안보 담당 핵심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유엔대사로 활동한 커크패트릭은 공산권 붕괴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미망인으로 킹 목사의 뒤를 이어 인권 운동에 헌신한 코레타 스콧 킹과, 세계 여성운동계의 ‘신화’였던 베티 프리단은 모두 2월에 각각 78세와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악어 사냥꾼’(사실은 동물보호운동가)으로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스티브 어윈은 지난 9월 촬영 중 가오리 꼬리가시에 심장을 찔려 마흔넷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골프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바이런 넬슨,1950·1960년 보스턴 셀틱스를 이끌며 통산 9회의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명장 레드 아우어바흐도 각각 9월과 10월에 사망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미 월가를 뒤흔든 엔론의 전 회장 케네스 레이도 지난 7월 선고 재판을 3개월 앞두고 심장병으로 돌연사, 끝내 명예회복을 하지 못했다.52년간 중국의 ‘국민 의사’로 불리며 의덕을 베풀어온 화이웨이가 지난 8월 73세의 일기로 사망, 중국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만인의 어머니’로 불린 미국의 배우 제인 와이어트도 10월 96살의 나이로 삶의 무대를 떠났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왕위안저우교수 “日 역사교과서 왜곡은 美의 패전처리 잘못탓”

    왕위안저우교수 “日 역사교과서 왜곡은 美의 패전처리 잘못탓”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는 미국이 일본에 대한 전후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일본의 잇단 역사교과서 왜곡이 미국의 2차 세계대전 패전국 처리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중국 베이징대의 왕위안저우 교수는 최근 “전후 국제냉전 등의 영향 때문에 천황제와 정부구조의 해체가 보류됐다.”면서 “이는 군국주의 잔재를 남기는 결과를 빚었고, 결국 우익세력의 확장 등으로 교과서 왜곡 문제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왕 교수는 이같은 ‘미국 책임론’이 최근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일본을 이용, 아시아를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우익의 세력을 확장시키는 국제환경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1990년대 후반 이래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시키는 국제적 배경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역사연대 주최로 지난 16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역사인식 공유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왕 교수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근원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있다.”면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일본이 동아시아 사회에 되돌아와 공존민족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 파동’을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독일 등 5개국의 입장에서 조망한 심포지엄이다. 이 자리에서 일본 오사카산업대의 후지나가 다케시 교수는 “개정판 ‘새역모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2001년에 비해 반미색이 줄고, 친미적인 내용으로 변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친미적 색채는 자민당과 보수매체인 요미우리신문 등의 지원을 얻어냈고, 여기에 국가지상주의적 역사인식이 더해져 해결책을 찾기가 더욱 쉽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일 라이프치히대의 클라우디아 슈나이더 교수는 “독일은 종종 ‘과거와의 화해’의 모범사례로 인용되지만 상호신뢰와 이해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았다.”면서 “‘새역모 파동’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초국적 ‘저항 네트워크’ 등을 통해 차츰 일본의 역사인식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신대 안병우 교수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역사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서술하거나 가르치지 않는 것 이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한·중, 중·일간 역사갈등의 원인이 무엇보다 해당국의 역사서술에 문제가 있는 데서 비롯된다며 이의 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조선후기 서책 상품화가 근대성 뿌리”

    “조선후기 서책 상품화가 근대성 뿌리”

    한국 근대문학은 서구의 근대문학을 이식·모방했는가? 우리 문학에서 자생적 근대화의 토양은 과연 없었나? 학계에 불어닥친 근대사 분석 열풍이 국문학 분야까지 파고들었다.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는 ‘한국문학의 근대와 근대성’이라는 주제로 최근 2년간 네차례의 학술회의를 가졌다. 중점 연구대상은 조선후기와 계몽기, 일제강점기 등 세 시기의 문학이다. 그 결과물이 최근 같은 제목의 학술서적으로 출간됐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10편의 연구논문과 해당 연구논문에 대한 토론자 10명의 토론문이 함께 실려 있다. 연세대 국문과 임성래 교수는 조선후기 문학에서도 ‘근대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조선후기 문학과 근대성’이라는 논문에서 “조선후기 들어 상인들이 만들어 판매한 ‘방각본’ 서책이 발행됐다.”면서 “이같은 서책의 상품화는 근대성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아울러 18세기 이후 직업 이야기꾼인 ‘전기수’와 책을 빌려주는 ‘세책가’의 등장도 문학의 상품화 측면에서 근대성의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국 문학의 근대가 서구의 근대를 모방·이식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대 국문과 정선태 교수는 최남선 주도로 1908년부터 1911년까지 통권 23호가 발행된 잡지 ‘소년’에 주목한다. 일본을 경유한 근대문학의 번역을 통해 근대소설을 가능케 한 글쓰기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일본 근대문학이라는 타자(他者)가 한국 근대 문학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상상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서양문학의 번역은 대부분 일본어를 중역(重譯)한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강릉대 국문과 양문규 교수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관심이 근대성의 요소라고 보면 1910년대 이광수 등의 소설에서 근대문학의 맹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소설 이후 우리 소설은 일본을 통해 수용된 서구문화에 압도되어 버렸다.”면서 “당시의 일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내면을 중시하는 근대성에 빠져 이야기 서술 중심의 전통적 국문소설이 계승발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3·1운동은 근대문학사의 분기점으로 인식된다. 이후 동인지시대가 열렸고, 자연주의와 리얼리즘이 보편화된데 이어 프로문학까지 등장했다. 성공회대 국문과 임규찬 교수는 “3·1운동 직후의 질풍노도적 시기는 근대성과 관련, 망원경과 현미경이 동시에 필요한 복합적인 시기”라고 분석했다. 일제말 한국문학은 민족주의와 ‘해체론적 탈식민론’으로 대별된다. 양쪽 모두 식민주의를 견고한 담론으로 상정한다. 식민주의 입장에서 저항은 엄청난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고, 해체론적 탈식민론 입장에서는 저항의 가능성 자체를 믿지 않는다. 원광대 국문과 하정일 교수는 “결국 식민주의를 견고하면서도 나약한 담론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제말 임호는 근대극복론을 통해 문화적 식민주의를 청산하는 결정적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中 학교로 돌아온 ‘공자’

    중국 중·고교 교과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과 혁명 주역인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에 대한 내용이 빠지고 공산당 타도 1호 대상이었던 ‘공자(孔子) 사상’이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8일 중국 정부가 ‘공자 부활’로 대변되는 전통 가치와 민족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1960년대 문화혁명 때만 해도 공자 사상은 봉건주의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수난의 대상이 됐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가 교과과정 개편을 통해 전통 중국 문학과 예술, 공자 사상 등을 일선 학교 정규과정으로 편성했다. 중국 정부가 수년전부터 세계 각국에 공자학교를 세우고 정책적으로 ‘공자 부활’을 추진해 온 최종 완성물이다. 베이징의 후이자사립학교 왕자쥔 교장은 “공자 사상을 가르치는 것은 중국인의 정신을 가진 중국식 국제인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체제 유지’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사회의 조화와 공동가치의 실현을 강조한 공자 사상이 학생들에게 기존 체제와 사회에 대한 순종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교육 소재라는 점이다. 광둥성 보원국제학교의 드로라 첸 이사는 “중국 정부가 전통 문화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의 전통 윤리와 가치를 학생들이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미들버리대 역사학과 돈 와트 교수는 “중국 정부에 서구 문화는 민주주의와 인권의식의 확산이라는 위험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에 날로 커지는 개혁·개방에 따른 전통 가치의 상실과,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처방전을 중화주의 교육과 전통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지식인 논쟁 이렇게 연말을 달군 적 있었나

    지식인 사회가 올해처럼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학계 내부의 비판과 논쟁, 대결 국면이 연말까지 지식인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1980년대의 ‘사회구성체 논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예 작정하고 상대방을 지목해 비판하는 ‘실명비판’의 양상으로 치닫는다. 진보-보수 양자 대립 국면도 아니다. 진보와 보수간 ‘일전’을 거쳐 진보 내부, 보수 내부에서도 분화된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논쟁의 끝은 어딜까.‘끝장 토론’이 없다면 2007년 대선까지 치열한 학계 내부의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논쟁의 핵심에 서 있는 뉴라이트재단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지식인 사회의 논쟁은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고 있는 셈이다. 불씨는 보수 쪽에서 먼저 지폈다. 지난 2월 박지향·이영훈 서울대 교수, 김철 연세대 교수,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 등이 중심이 돼 펴낸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재인식)’은 386세대의 필독서였던 ‘해방전후사의 인식(해전사)’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타깃은 해전사 주요 편집자였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 재인식은 해전사를 ‘좌파 민족주의 진영의 정치학’이라고 폄하했다. 민족주의에 매몰돼 산업화, 근대화의 가치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지난달 성대 윤해동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출간한 ‘근대를 다시 읽는다(재재인식)’에 의해 또다시 반박당했다. 윤 교수 등은 재인식이 오히려 과도하게 국가주의에 빠져 있다고 맹공했다. 이같은 역사인식 논란은 사실상 ‘대리전’ 성격이 짙다. 이제 학계의 보수·진보 진영 ‘대표주자’들은 상대방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상대측 논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계간지 ‘시대정신’ 겨울호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분단체제론’을 작정하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통일보다는 남한의 선진화가 우선”이라면서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은 이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시대정신은 지난 가을호에도 강만길 교수를 도마에 올려놓고 공격한 바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등 ‘우리 시대의 진보적 지식인’들을 차례로 검증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진보 쪽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백 교수는 계간지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서 안 교수를 겨냥,“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북의 모험주의적 행동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남한의 선진화가 가능하겠느냐.”고 역공했다. 사실 이같은 실명비판은 지난 5월 안 교수가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 예고됐었다.70∼80년대 대표적인 좌파 이론가였던 안 교수는 우파로 전향, 일제 강점기에 수탈도 있었지만 근대화의 기초가 마련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토대를 만들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전향한 좌파’로 낙인찍은 학자다. 올해초까지 일본에 있던 그가 뉴라이트를 업고 돌아오자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 우익의 논리가 한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안 교수를 비난했다. 논쟁의 분화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진보 진영에서는 ‘평화’와 ‘통일’ 가운데 어떤 가치를 우선시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백낙청 교수는 지난 5월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이라는 저서에서 최장집 교수의 ‘평화우선론’에 대해 “분단체제를 간과한 채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주장”이라고 공박했다.“민주화 이후에 오히려 민주주의가 퇴보했다.”는 최 교수의 주장은 “보수세력의 결론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꼬집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4·19는 학생운동,5·16은 혁명’이라는 내용의 새로운 역사교과서 시안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자유주의연대 등 뉴라이트 단체들은 즉각 “산업화에 대한 지나친 미화와 민주화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오류와 편향을 보였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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