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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엔 지금 ‘미국식’ 열풍

    ◎이민자 늘고 거리곳곳 미 상품 가득/기업체도 미 경영기법 앞다퉈 도입 ‘러시아는 미국의 식민지인가’.2∼3년 전부터 러시아 일부에서 나오기 시작한 이같은 말이 이제는 러시아 지식인들 사이에 한결같이 회자되고 있다.이같은 말 뒤에는 냉전이 끝난후 미국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모든 것이 미국식으로 바뀌는데 대한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세계금융기구를 지배하는 미국의 입김없이는 러시아의 자본이 형성되기 힘들다.지난해 러시아 대선 때는 미국의 선거전문가가 동원됐다.러시아 두마의원들은 미 의원들과 몹시 가까와지고 싶어한다.극우민족주의계열로 분류되는 지리노프스키 의원마저도 생일파티때 미국식의 호화 컨서트를 즐긴다.맥도널드나 켄터키 후라이드치킨 등 미국식의 즉석식품점은 러시아사람들로 만원을 이뤄 발디딜 틈도 없다.이른바 ‘미국식’이 온통 러시아를 지배한다. 옛소련이 무너진 뒤 구소련권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만도 50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최근 러시아 젊은이들의 미국유학 선호 역시 크게 높아졌다.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러시아 등 옛소련지역에서 미국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 수는 6월말 현재 20만명에 달하고 있다.미국에 유학중인 외국학생중 수적으로는 단연 첫번째다.또 미국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전체의 4분의1인 1백만명에 이르고 있다.미국에 유학중인 러시아 학생들은 다른 외국학생의 평균 학업성적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는 받고 있다.하지만 학업을 마친뒤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눌러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국사회의 또다른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 모스크바 미대사관 앞에는 미국으로의 관광객과 랭귀지스쿨,썸머스쿨을 찾으려는 러시아사람들의 수가 폭주,새벽부터 비자를 받기 위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러시아인의 미국선호는 최근 러시아의 10대은행 가운데 하나인 아넥심뱅크가 25세의 하버드대학 출신 법률가 2명을 각각 연봉 20만달러에 채용한 예에서도 볼 수 있다.‘루크오일’ 등 러시아의 잘 나가는 기업들은 유망한 직원을 뽑아 장학금을 줘가며 미국의비지니스스쿨에서 경영수업을 받도록 하는 예도 적지 않다고 한다. 러시아의 의회에서는 최근 러시아 지배엘리트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자녀를 고비용을 들여 미국 혹은 영국에 유학을 시키는 사례를 문제삼기도 했다.그런데 이 문제를 질타한 의원들의 자녀 일부가 미국유학중임이 밝혀져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러시아인의 미국선호 경향에 대해 모스크바대학 심리학과 류보피 멜리코바 교수는 “옛소련의 억압된 생활에서의 보상심리와 자유롭고 다양한 미국시회의 특징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앞으로 러시아인들의 미국선호의 경향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제국의 종말/존 키(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서구 식민주의의 종식 ‘홍콩 반환’/20세기후반 가장 극적인 경제성장의 촉진제 “1997년 6월30일,중국에의 홍콩 반환과 함께 제국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바스코 다 가마가 아시아 대륙에 첫발을 내디딘지 정확하게 500년만이다.30년대 초까지만해도 세계인구의 절반이 미국,영국,프랑스,네델란드 식민통치의 신민으로 돼있었다.그후 두세대가 지난후 동양에서 서구 제국들은 모두 소멸했다.그 과정을 지나오면서 한때 고요,신비,정체 등의 수식어로 빈정거림을 받던 동양은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모든 것의 대명사가 되었다.그 사이에 무엇이 발생했는가? 500년 식민통치의 유산들은 무엇인가?“ ‘제국의 종말(Empire's End)’의 저자인 역사학자 존 키(John Keay)는 중국에의 홍콩 반환을 진정한 의미의 서구 식민주의의 종식으로 규정지으면서 그 참의미를 규명해나가기 위해 이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극동의 역사­식민주의 전성기로부터 홍콩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동양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홍콩의 반환과 서양 제국주의 지배의 종말을 단순히 ‘승리와 패배’,‘성공과 실패’,‘상승과 하강’과 같은 이분법적 기준을 적용시키지 않았다.그는 백인들이 지난 300여년 동안 우수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극동문제들 장악해온 것이 사실임을 지적하면서도 백인들의 우월성이라는 개념 자체에는 의문을 제기한다.왜냐하면 백인들의 우월성이 동양을 변화시킬수 있었던 요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이같은 제국의 일원으로서 미국의 경우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유럽인들의 식민지 매카니즘에 조금도 손색없는 식민주의를 감행했음을 지적했다. ○홍콩이 ‘마지막 거점’ 저자는 동아시아에서 탄탄하던 제국 지배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시기를 1930년대,영국이 조차중이던 산동반도의 위해위를 중국에 반환했을때로 보고 있다.그때를 기준으로 40년후인 70년대,과거와 같은 제국의 위력은 하나도 남지 않았으며,60년후인 오늘날에는 ‘마지막 거점(Last Post)’인 홍콩을 돌려줌으로써 제국의 종말이 오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제국의 종말에 대한 통상적인 의미의 해석을거부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역사적으로 영어 사용권에서의 제국의 종말은 로마제국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가 없었다.즉 제국은 문명과 합리성을 대표하는 용어였고 그 멸망은 상대적으로 야만과 미신으로 가득찬 세계의 도래를 의미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서의 제국의 멸망은 전혀 다른 의미를 내포해왔다.식민세력이나 그 신민들이나 어느 누구에게도 궁극적으로 대재앙은 아니었다.야만적인 행동이 나타난 것도 아니었다.오히려 동아시아 또는 동남아시아에서의 탈식민화는 20세기 후반 가장 극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촉진제가 되었던 것이다.서구에서도 식민지 해체의 경험이 보다 평화적이고 통합적이고 번영된 유럽 공동체를 이루는 계기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주장이다.결국 제국의 마지막 거점은 서구의 경제질서와 자유 양심이 적극 수용되고 동양의 자긍심과 민족주의적 야망이 커가면서 그 존립기반을 상실하게된 것이다. 홍콩 반환과 관련,저자는 비관주의자들의 두가지 지적을 소개했다. 첫째는 중국이 홍콩 반환과 관련된 84년의 공동선언을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또한 그들이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치를 충실하게 신봉하는 국가들의 박수를 받으며 기꺼이 홍콩을 중국에 이양했고 또 아시아에 최선봉의 민주주의사회를 이룩,그들 주민의 뜻으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수 있는 사회를 건설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그래서 제국은 영광의 팡파레 없이 사라져가도 적어도 ‘마지막 거점’의 숭고한 위업은 간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동양서 서구제국 소멸 이같은 논지를 전개하기 위해 이 책은 전체 3부,1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나부끼는 깃발’이라는 제목하에 식민지배가 절정에 달했던 1930년대의 상황을 인도네시아,중국 해안지방,인도지나반도,필리핀,말레이반도 등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2부는 ‘반기’라는 제목으로 1930년부터 1945년까지의 동양 각 신민지의 상황을 나타냈다. 3부는 ‘깃발의 하강’을 제목으로 1945년부터 1976년까지를 대상기간으로 잡고 있다.그러나 실질적인 종말의 시점은홍콩의 중국으로의 반환때로 잡았다. 이 책의 저자 존 키는 주로 인도를 포함한 동양 역사에 관한 서적을 집필해왔다.그의 저서로는 ‘명에로운 회사­영령 동인도회사’,‘인도네시아 ­사방에서 메로키까지’,‘서히말라야의 탐험가들 1820­1893’등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영국의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며 역사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뉴욕의 스크리브너(Scribner)간,397쪽,30달러.
  • ‘팍스 시니카’시대 오나/범화교상권 결속 경제대국 부상

    ◎패권주의 지향땐 세계질서 재편 팍스 시니카(Pax Sinica)홍콩 반환으로 얻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군사력과 정치외교적인 힘을 얻게된 중국,즉 「대중화」가 21세기 아시아·태평양및 세계평화 질서의 핵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미국 러시아의 세력균형에 의해 세계 평화가 유지된 팍스 러소 아메리카나(Pax Russo­Americana)에 이어 팍스 시니카의 시대는 도래할 것인가. 냉전이후 국제사회 최대의 화두였던 「대중화제국」「대중화권」「중국위협론」 등 중국 중심의 신질서론은 1일 홍콩이 중국에 공식 반환되면서 눈앞의 현실로 다가섰다. 「21세기 초강국 중국」론의 근거는 먼저 중국의 경제에서 나왔다.중국은 78년 경제개방정책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 9%를 기록했다.2010년 쯤에는 미국의 경제력을 능가하리라는 추산이 있다.여기에 세계7위 무역대국,외환보유 7위,1인당 국민구매력 5위란 우수한 경제성적표를 가진 홍콩이 편입돼 기름을 부은 효과를 낸다.또 99년 돌려받는 마카오,이미 경제적으로 결속돼있고 장기적으로「접수」할 대만,그리고 동남아 화교상권까지 합해져 이변이 없는 한 21세기 세계경제중심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게 그 근거다. 중화주의·민족주의에 근거한 아시아 패권 확보라는 내부의 요구를 받고있는 중국은,실제로 경제력에 걸맞는 군사력 확충을 꾀하며 2010년까지 원양함대를 창설하기로 했다.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4배로 올리다는 장기비전을 제시한 중국은 조만간 강택민의 연설을 통해 대중화건설을 골자로 한「21세기 중국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위협론및 팍스 시니카 패러다임은 설득력을 지닌다.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이 소련이라는 적이 사라진 지금,아시아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우려한 미국과 일본 중심의 서방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과장된 시나리오라는 지적도 강하다. 서진영 교수(고려대)는 “대중화제국건설의 가능성이 일면 타당하지만 중국경제의 질적인 문제,또 고속성장이 지속가능한가 하는데는 의문이 많다”고 말한다.양적인 측면을 놓고 본 군사력도 기술력 등에서 미·일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다는 설명이다.특히 경제의 경우 중국내부에서 가속화되는 힘의 하향분산,즉 지방분권화의 조짐은 이런 팍스 시니카의 가설에 어두운 측면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홍콩의 중국반환은 세계를 새로운 힘의 게임장으로 몰고 가고 있다.중국은 대중화건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외교노선을 펼쳐나갈 것이다.또 중국에 대한 경계강화에 나선 미국 일본은 중국과 경쟁·협력·견제의 다양한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과거 냉전시대의 팽팽한 힘의 균형에 의한 평화와는 다른 차원의 평화질서가 구축된 것만은 틀림없다.
  • 새로운 출발(홍콩 차이나:1)

    ◎‘일국양제’ 새날 밝았다/사회­자본주의 공존 인류 첫 실험/“항인항치 준수땐 성공할 것” 낙관 홍콩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홍콩은 156년간 계속된 영국지배의 시대를 마감하고 다시 중국의 영토가 됐다.중국속의 홍콩특별행정구로 출범하는 홍콩의 미래는 홍콩뿐 아니라 중국의 미래 및 동북아질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홍콩의 앞날과 중국의 변화 등을 시리즈로 알아본다. 홍콩의 크라운 운송회사에 다니는 셔레이씨(29·여)는 6월30일이 영국지배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그녀는 역사가 바뀌어 중국영토가 되는 7월1일에도 자신의 생활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56년 영 지배 마침표 홍콩의 많은 사람들은 홍콩이 다시 중국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지만 셔레이씨와 마찬가지로 영국지배 때와 같은 생활을 생각하고 있다.자신들의 미래가 걸린 이 역사적인 변혁을 담담하게 맞고 있는 것이다.그들은 물론 20세기의 제국주의시대를 마감하고 중국 근대사의 굴욕적인 역사를 청산하는홍콩반환을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환영하고 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역사성 보다는 현실적 생활에 더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생활 큰변화 없을것” 홍콩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인류 최초의 실험무대이다.중국이라는 사회주의 틀속에 홍콩이라는 자본주의 지역이 통합되는 등소평의 ‘1국가 2체제’ 아이디어가 마침내 현실이 된 것이다.그러한 실험은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민주화된 ‘동구 대혁명’이라는 80년대 말의 역사적 흐름과는 반대의 현상이다. 중국은 물론 홍콩의 자본주의체제를 보장하고 외교·국방을 제외한 홍콩의 자치를 허용한다고 약속했다.중국이 그 약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홍콩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의 낸시 스미스 논설실장은 “북경 지도자들은 홍콩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그들은 홍콩의 발전이 중국의 번영에 도움이 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홍콩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스미스 논설실장은 중국이 약속을 지킨다면 홍콩의 발전은 계속되고 ‘1국가 2체제’ 실험도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의 강택민 국가주석도 29일 ‘1국가 2체제’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중국은 1국가 2체제의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홍콩의 발전을 지원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홍콩의 성공은 중국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만통일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시위·집회 제한 중국은 그러나 홍콩이 반사회주의 활동의 거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때문에 홍콩의 시위·집회와 정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인이며 서구의 자유주의적 가치관을 갖고 있는 홍콩인들이 중국의 정책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그러한 마찰을 얼마나 최소화하는 냐는 동건화 초대행정장관 등 홍콩지도부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그들이 지도력을 발휘하여 홍콩인들의 서구적 가치관과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킬수 있는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관’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면 홍콩의 안정을 가져올수 있을 것이다. ○먼 장래 “아무도 몰라” 홍콩의 안정은‘1국가 2체제’ 실험을 성공시키는 열쇠다.안정이 무너지면 동서양의 가교 역할을 해온 홍콩의 국제적 역할과 홍콩의 번영도 중단될 것이다.그러나 홍콩의 번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공무원인 대니스 라이씨도 단기적으로는 홍콩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무도 모른다고 그는 강조했다.그의 진단은 많은 홍콩인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홍콩에 새 역사의 장이 열리지만 그것은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를 헤쳐나가야 하는 도전의 시작이다.
  • 북의 대남통일 책략 경계하자/홍승길(전문가 기고)

    현 단계에서 북한이 구사하고 있는 통일전략의 한 축이 「평화문제」 해결이라면 다른 한 축은 대남통일전선책략이다.특히 북한은 올들어 「조국통일3대원칙」「연방제」「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을 이른바 「통일 3대헌장」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행사 등을 통해 통일전선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대남통일전선책략은 우리가 북한식량난과 4자회담문제에 몰두해 있는 동안 아예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북한은 종래의 8·15민족대회 외에 한미공조와 협력을 깨기 위한 남·북·해외동포간 「3자연대회의」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이를 위해 지난 3∼4월 국내 각계 대표급 인사 120명에게 서신을 발송했는가 하면 4∼5월에는 범민련,범청학련 등의 공동투쟁결의대회를 수차례 열었다.이와 함께 5월3일에는 과거에 없던 「조국통일 3대원칙발표 기념대회」를 개최했으며 7·4공동성명발표일을 기해서는 남·북·해외에서의 「조국통일선언」채택을 획책하고 있다.북한의 이러한 대남통일전선공세는 『조국통일투쟁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했다』는 식의 호기에 찬 태도 아래 이뤄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한·미 공조깨기에 안간힘 북한은 지난 90년 8월 「광범한 통일전선형성」 전략을 제시한 이래 이를 꾸준히 추구해오고 있다.민족대통일전선전략으로의 방향전환을 꾀한 것이다.당시 남북한 국력경쟁에서의 패배와 동구 공산권의 붕괴라는 상황불리에 직면하여 불가피하게 택하지 않을수 없었던 전략방침이었다.이는 공산주의자들이 혁명정세가 불리해질 경우 구사하는 전형적인 전략으로서,남북한 역량관계의 발전추세로 볼때 북한에게 통일전선 말고는 대남전략상의 다른 대안이란 있을수 없다고 하겠다.따라서 북한은 공산주의이념과 어긋나는 주장들까지 내세우면서 통일전선에 매달리고 있다.그 하나가 민족주의노선 표방인데 이는 『민족주의운동을 자극하여 공산주의화를 꾀하겠다』는 계략이다.다른 하나는 계급을 초월한 통일주장인 바 정부와 여당세력의 타도를 위해 모든 계급과 계층의 단결을 유도하려는 논리이다.결국 북한의 현 민족대통일전선공세는 남북한간체제대결의 판가름을 앞둔 막판상황에서 사력을 기울이고 있는 최후수단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남공세 무력화 시켜야 이같은 입장에 더하여 특히 금년에는 김정일 공식권력승계를 위한 가시적 성과를 필요로 하고 있고 또한 대남공작의 호기로 활용할 수 있는 우리의 대선정국이 전개되고 있다.그러므로 7·4→8·15→10·10(고려연방제제안일)→대통령선거기에 걸친 북한의 대남통일전선공세는 전례없이 대담하고 집요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는 4자회담과 북한식량난에만 관심을 쏟을 것이 아니라 대남통일전선책략에도 주목하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기본적으로 국내 좌경세력의 발본색원은 물론 국민들로 하여금 대남통일전선전략의 실체를 정확히 알도록 해야 한다.통일전선이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전략이므로 국민들이 그 실체를 알고 있을때 그 전략은 효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이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보다 과감한 역공세를 취해야 한다.우리의 이런 대응만이 북한의 대남통일전선 공세를 무력화시킬수 있으며나아가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화해정책 외에는 다른 방책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케 할 수 있다.또한 이 과정에서 현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의 기회도 잡을수 있다.다시 강조하거니와 금후 북한의 대남전략의 향배는 현 단계 북한의 대남통일전선공세에 대한 우리의 제압 여부가 좌우할 것이다.
  • 공룡 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이브 티보 드 실귀/급변의 21세기 「불안한 유럽」 경고/「경제전쟁」시대 경쟁력 강화 노하우개발 필요 최근 유럽 출판계에서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몇년 전만해도 철학이나 역사관련 서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미래관련 서적들의 발간이 크게 늘어나고있는 가운데 이브­티보 드 실귀(Yves-Thibault De Silguy) 유럽위원회 위원이 쓴 책이 단연 눈에 띈다. 제목은 「공룡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Le Syndrome Du Diplodocus­Un nouveau souffle pour l’Europe)」.이 책은 통계수치 등을 이용한 실증적인 방법으로 논리를 전개,다른 책과는 접근방식이 다른 점이 이채롭다. ○자유무역질서 정착 그는 이 책에서 21세기에 대해 「지구화 됐지만 불안한 세계」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전개과정이 어떤 이론이나 학설을 근거로 하기보다는 현재의 급변하는 세계상황을 토대로 조목조목 짚어 나가고 있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공룡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처럼 유럽을 중심으로다루고 있다는 점이 또다른 특징이다. 그는 이책에서 현시대의 유럽을 한 시대에 가장 강했던 동물이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에 비유하면서 서술해나가고 있다.저자는 책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21세기가 시작되고 있다.그런데 우리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모든 것은 다 변한다.그동안 지속 되어온 동서 대립은 그 주역들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면서 경제는 세계화돼 간다.새로운 힘의 균형이 태동하고 있고 새로운 강대국들이 모습을 드러내고있다.그리고 예기치 않은 위험이 준비되고 있거나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급변할 앞으로의 세계상황중 특히 경제와 국제관계의 상황이 보다 무섭게 변할것으로 내다봤다.경제는 자유무역주의와 이에 따른 지역주의의 발호를 예견하고 있다.무한 경제전쟁의 시대를 의미한다.국제관계에서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힘의 공백기가 이어질 것이며 이는 곧 새로운 전쟁가능성의 내재라는 논리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생산비용 감축 절실 우선 경제적으로 21세기는 왼전한자유경제와 자유무역의 시대가 될 것임을 확언하고 있다.하나의 세계가 된다는 의미다.모든 국가들이 시장의 문을 활짝 열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경제 성장은 교역의 경쟁력 여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는 특히 한국 일본등 극동 아시아를 예로 들었다.이들 국가는 활발한 교역에서 연 8∼10%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럽은 연3∼4%의 성장마저도 힘든 상황으로 이 추세라면 위험수위라고 진단하고 무역경쟁력강화가 21세기 경제적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대안으로 생산비를 낮출수 있는 노하우의 개발을 강조했다.특히 이 대목에서 저자는 한국을 좋은 예로 들었다.한국은 자신들의 상품생산과 관련,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는 임금 등의 부분에 대해 이미 방어망을 구축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가 전망하는 국제관계는 상당히 비관적이다.그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이제는 전쟁의 위험이 없다」는 믿음을 신봉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 책에 담고 있다.과거에는 한반도 베트남 중동지역이 전쟁발발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지만앞으로는 유럽대륙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펴고있다는 점이 이채롭다.그 이유를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공산주의가 사실상 사라진 사실에서 찾고 있다.겉으로는 이제 모든 전쟁이 끝났다고 보이나 사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대목에서 그의 주장은 논리적인 유희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논리적 근거가 탄탄해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그의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 상당부분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큰 전쟁은 대제국이나 연합이 붕괴됐을때에 나타났다.그는 문화나 경제 언어 등이 다양해졌을때도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동서간 분열 가속화 지금이 소련의 붕괴로 인한 힘의 공백시기라는 점을 감안할때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현재 동서간의 긴장완화는 동유럽 일부국가의 NATO 가입추진등으로 이미 동의 분열을 야기시키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사실이 유럽 대륙의 또 하나의 위험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공룡신드롬」이 특히 유럽지역에서 더욱 확산되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유럽은 아직도 연방주의와 민족주의 사이에서 분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이책의 뒷 표지면에 쓰인 선전문구를 보면 이렇게 쓰여있다.『그는 전통적인 유럽주의자는 결코 아니다.외교 정치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그는 유럽인들에게 21세기로 가는 여권 대신 이 책을 주었다』 저자 자신도 유럽위원회 위원이라는 사실이 부담이 된 듯하다.유럽연합을 의식하고 이 책을 쓴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있다.충분한 근거와 충실한 논리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느낌을 완전히 지울수 없는 뒷맛이 다소 아쉽다고 할까. 알뱅 미셸(Albin Michel)출판사 발행.251쪽.93.50프랑.
  • 아일랜드 차기총리 어헌(뉴스의 인물)

    ◎노동·재무장관 역임한 민족주의자 리더/북 아일랜드문제 평화해결 정치적 기대 아일랜드의 차기 연립정부를 이끌 버티 어헌 피안나 파일당 당수(46)는 북아일랜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집착해온 중도우익 성향의 인물. 수도 더블린 출신인 그는 유세에서 아일랜드총리의 역할은 북아일랜드의 소수민족주의자들을 대표해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어헌의 피안나 파일당 또한 다른 주요정당보다 민족주의적 색채가 더 짙어 그의 공약은 적어도 당내에서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들은 어헌의 승리로 불법화된 아일랜드공화군(IRA)이 96년2월 포기를 선언한 정전협상을 재개하는데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어헌이 피안나 파일당내에서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과의 접촉을 유지해온 유일한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어헌은 북아일랜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총리직 취임후 영국정부에 북아일랜드의 장래에 대한 협상을 갖자고 촉구할 예정이다. 그는 92년부터 2년간 아일랜드를 이끈 앨버트 레이놀즈 전총리내각에서 노동부장관과 재무부장관을 역임했다.아일랜드 정치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협상술을 가진 정치인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이같은 능력을 활용,이번에 퇴임하는 존 브루톤 총리가 집권하기 전 두 연립정권에 피안나 파일당이 참여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서방 주도 유럽 안보질서 구축/러·나토 새 기본협정 서명 의의

    ◎나토­바르샤바 50년 대결구도 종지부/러 내부 반발­정치선언 한계 극복 과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가 27일 「상호관계 협력 및 안보에 관한 기본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냉전시대로 부터의 군사대결이 청산되고 역사적인 평화와 협력의 새시대가 열리고 있다.나토와 러시아의 협력으로 45년 얄타회담으로 생긴 유럽의 분할구도가 사라지고 새로운 안보지도가 만들어지게 됐다. 2차 대전이 끝난뒤 초군사대국이었던 옛소련및 그의 위성국들이 만든 바르샤바조약기구와 이에 대항하기위해 서방이 만든 나토는 태생적으로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적대 기구였다.그러나 동유럽 대혁명으로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된데 이어 나토와 러시아가 기본협정에 서명,그 적대관계가 사라지게 됐다.유럽의 안보를 무겁게 눌러오던 러시아의 위협이 크게 완화된 것이다.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프랑스의 엘리제궁에 모인 나토회원국 정상들은 「나토의 동진」을 허락한 옐친에게 「러시아는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거뒀으며 이는 옐친 대통령 개인의 승리」라고 추겨세웠다.하지만 이날 협정은 경제·정치·외교면에서 무기력해진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회원국들의 압력및 나토가입을 원하는 옛 동유럽국들의 대세에 무릎을 꿇은 굴욕적인 항복 문서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언론들은 옐친이 나토정상들과 악수하며 『이 협정은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우리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말할때 그의 뒤에 무릎꿇은 러시아 곰의 그림자를 읽어냈다. 옐친은 러시아내 민족주의자 및 강경세력들로부터 「나토의 확대는 러시아에 대한 심각한 안보위협」이라는 강한 반대에 부딪쳐 왔다.기본협정에는 「러시아를 위한 안전장치」로 러시아와 인접한 신규회원국에 핵무기 및 군대,재래식전력을 배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옐친은 이 조항의 내용이 나토가 러시아에 크게 양보한 것이라고 국내 반대세력에게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나토의 해석은 다르다.협정은 단지 「이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할 의도,이유,계획이 없다」고 밝혔을 뿐이기 때문이다.또 재래식 병력배치문제도 「실질적인 전투력 배치가 불필요하다」고만 해놓았다. 러시아는 「러시아 나토 합동위원회」 창설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옐친은 합동위원회는 안보문제와 관련,「나토내 러시아의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나토 견제역할을 할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합동위원회는 단지「대화창구」에 지나지 않는다.러시아는 나토의 활동에 대해 거부권을 갖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이 협정은 관련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없는 정치적 「선언」의 성격이 강하다는 문제도 있다. 기본협정이 서명됨에 따라 오는 7월 마드리드 나토정상회담에서 폴란드·헝가리·체코 등 「동구 모범3국」이 나토에 가입,새로운 나토체제가 첫발을 내딛는다.대부분의 비회원 유럽국가들도 단계적으로 나토회원국이 될 것이다.나토는 물론 당분간 옐친을 어르고 달래가며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그러나 『러시아가 유럽시스템에 들어왔다』는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말에서 볼수 있듯 유럽에는 미국과 유럽국가들 주도의 새로운 안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 틀림없다.새로운 안보질서는대결이 아니라 협력 구도가 강조될 것이다.옐친 대통령도 27일 『나토회원국을 겨냥한 핵무기를 모두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나토­러 기본협정 내용 나토와 러시아가 조인한 기본협정은 서문과 4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서문:나토와 러시아는 서로를 적대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새로운 관계형성을 위해 공동노력한다. 제1항:양자는 유엔헌장 등 국제규약을 준수하고 상호국가의 주권과 독립및 영토를 존중하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2항:양측의 국방·외교분야 관리들로 나토­러시아 합동위원회를 구성,1년에 2번이상 만나 양측 공조가 필요한 중대사안을 논의한다. 제3항:평화유지,대량살상무기 확대방지,안보정책과 방위군에 관한 정보교류등 분쟁방지 조항을 양자가 논의한다. 제4항:동유럽 국가들의 나토회원국 가입과 관련,나토가 이들 국가 영토내에 러시아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배치할 「의도도,계획도,이유도 없다」.
  • 후지오카저 「일본에서 가르치지 않는 역사」 베스트셀러에

    ◎끝없는 일 극우 망동/“일제 알려진만큼 나쁘지 않다” 주장/정치인·언론 등 내놓고 지지 【로스앤젤레스 연합】 『일본제국의 죄상은 실제보다 과장되게 알려져 있으므로 일본정부는 역사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파 지식인의 저서가 일본에서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으며 그의 주장은 각계각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수파 학자들을 이끌며 일본역사 새로쓰기 운동을 펴고 있는 도쿄대 교육학교수 후지오카 노부카츠의 존재는 일본인들의 상처받은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것이며 그의 과격한 주장을 둘러싼 논쟁은 21세기를 맞는 일본이 추구하는 국민적 정체성이 어떤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지오카는 2차대전중 종군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남경대학살을 정당화하는가 하면 『종군위안부는 섹스노예가 아니라 보통 매춘부들이다』,『종군위안부로 동원됐었다는 말 한마디로 돈을 받을수 있다면 이는 복권에 당첨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등 극단적 망언을 일삼아 일본내 여성단체들로부터도 혹독한 비난의 대상이 된 인물.그러나 최근 그가 산케이신문에 연재된 보수파 학자들의 글을 모아 펴낸 「일본에서 가르치지 않는 역사」라는 책은 무려 80만권이나 팔렸으며 그를 지지한다고 공언한 사람들도 62명의 자민당 의원과 일부 야당의원,산케이신문,저명작가,비평가,정신분석학자,인기 만화가 등 일본사회 각계를 망라하고 있다. 이를 반영,최근 미야기현 교육위원회가 남경대학살을 기술한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11개 현정부가 교과서에서 위안부 부분을 삭제하도록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등 일부 지방정부들이 그의 견해에 동조하고 나섰다. 후지오카는 호카이도대학 재학중 공산당에 가입하는 등 열렬한 좌파운동가로 활동했으나 70년대 들어 사회주의에 환멸을 느껴오다 걸프전쟁으로 「각성」,극우파로 변신한 교육학자이다.
  • 미 유권자 외교정책에 너무 무관심/폴 월포위츠(해외논단)

    ◎아시아부상과 연계 중요성 인식을 탈냉전이후 유일한 슈퍼파워인 미국의 국민들이 갈수록 외교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는 가운데 폴 월포위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장은 다가오는 21세기 및 아시아의 부상과 연관지어 이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미국 정치계간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에 게재된 그의 「세기에 다리를 놓으며」를 소개한다. 미국에서 지난해 대통령후보 공개토론회때 사회자의 호소가 있고서야 외교분야 질문이 제기됐고 그것도 따지고 보면 주변적인 것에 불과했었다.미국 유권자들이 이처럼 외교정책에 무관심한 이유로 우선 미국 및 미국의 이익과 관련해 세계가 냉전 때보다 훨씬 안전해졌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클린턴 행정부의 외교 능력하곤 상관없이 미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은 있는다고 해봤자 예전에 비하면 소소하고 저 멀리 떨어진 감을 주었다. 클린턴 2기 행정부는 딴 일 제쳐두고 국민들에게 이같은 무사태평함은 합당한 근거가 없으며 외교정책은 탈냉전의 현재도 중요하고 여기에 커다란 이해가 걸려있다는 점을인식시켜야 한다.길고도 고통스러운 투쟁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라 긴장이 이완될 수 밖에 없고 거기다 분명한 적도 떠오르지도 않은 마당이라 국민들의 긴장을 죄고 각성시키는 일은 여간 힘들지 않을 것이다.다음 세기로 가는 다리를 놓자는 말이 풍미하는 이때 1백년전의 세기말과 비교해서 금세기말인 현재는 어떤 모습인가를 살펴보도록 하는 것도 각성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20세기 말과 19세기 말은 묘하게 경제적 번영및 기술 진보에 대한 낙관 그리고 세계평화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1백년을 건너뛰어 공유한다.그러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커다란 희망에 의문점을 찍는 현상에서도 이 두 기간은 닮았다.지난 세기말 세계는 일본·독일 등 신흥 세력들의 출현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오늘날 빈곤을 줄이고 통상을 확대하고 새 중산층을 양산하는 특출난 경제성장은 또한 신흥 경제대국 그리고 덩달아 새 군사대국을 창출하고 있다.특히 아시아에서 이는 명확하다. 아시아에서 작은 나라로 치는 태국·필리핀·베트남 등은 아시아 기준으로 작을 따름이다.6천만 내지 8천만명의 인구는 유럽의 대국과 맞먹으며 유럽 큰나라보다 매해 4∼6%씩 더 급속하게 경제가 성장하는 현 추세를 계속한다면 이들은 20년내지 40년안에 유럽강국을 따라잡게 된다.아시아 큰나라는 어떤가.중국은 통일독일보다 더 큰 지방성이 3개나 되며 인도는 9억인구에 GDP가 1조달러를 넘어섰고 5%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한다.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지평선에 떠오르고 있는 통일한국은 유럽강국과 비슷한 크기이며 현재 한국 혼자만으로도 경제대국의 하나로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부상은 그 자체로 상당한 문제를 제기한다.그래서 다른 여러 아시아 파워와 함께하는 중국의 부상은 극도로 복잡한 방정식 문제를 내놓는 셈이다.중국의 경우 「아웃사이더(국외자)」라는 불길한 요소가 있고 이는 지난 세기말의 독일과 뚜렷하게 겹쳐진다.독일은 당시 자기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대명천지에서의 자리」가 거부되었고 다른 강국들에게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으며 따라서 민족주의적 공세로서 자기 자리를 찾고자 맘먹었다.물론 19세기말엽의 독일과 20세기말엽의 중국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확신있게 말하기 어렵다.유럽 강국과 일본으로부터 학대받았다는 중국의 생각은 독일의 경우보다 더 뿌리가 깊다.더구나 1차대전 발발에 큰 영향을 끼친 독일의 지도층 전환과 현재 중국의 지도층 교체는 아주 유사하다.20세기는 19세기말의 기대에 맞게 진행되지 않았다.중반경에 이미 역사상 가장 피를 많이 흘린 세기가 되고 말았는데 이 피의 상당부분이 유럽의 독일과 아시아의 일본 등 신흥세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흘렸다.20세기는 놀랄 정도로 평화의 톤을 띠며 마감을 맞고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유혈이 낭자한 세기였다는 점이다. 미국인은 현재의 무사태평함에 안주하고 있어 외교정책 담당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막 눈에 띨가말까하는 문제들을 왜 지금부터 심각하게 눈여겨 보지 않으면 안되는가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다음 세기가 이번 세기보다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된다면 인류는 살아남지 못한다.반대로 평화가 잘 유지된다면 그 열매는 진짜 달디 달 것이다.미국은 오늘날의 문제가 지금 당장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그 이유만으로 세계를 소홀히 할 그런 여유는 가질수 없다.〈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장/정리=김재영 워싱턴 특파원〉
  • 도서출판 책세상,시리즈 「위대한 작가들」 두번째

    ◎현대서사문학 거장 토마스 만의 삶·예술/「부덴브로크 일가」 등 소설3편속 문학세계/당시 사진 20여점 등 자료적 가치도 가득 프란츠 카프카,제임스 조이스 등과 함께 현대 서사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1875∼1955)의 생애를 담은 전기집 「토마스 만」(로만 카르스트 지음,원당희 옮김)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나왔다.책세상이 펴내는 본격전기 시리즈 「위대한 작가들」의 둘째권.「지성과 신비의 아이러니스트」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아이러니라는 일관된 틀을 통해 토마스 만의 삶과 예술의 역사를 짚어간다.아이러니는 토마스 만의 작품세계와 삶의 태도를 규정짓는 주요 인자.토마스 만은 반어적 관점에서 작중인물과 거리를 둔채 이야기를 전개한다. 토마스 만의 생애와 창작활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엽에 이르는 긴 도정에 걸쳐 있다.그런 만큼 작가로서의 발전과정 또한 복합적이다.특히 그의 정치적 이념의 변화과정은 당대의 미묘하고 까다로운 명암을 그대로 반영한다.1920년 이전의 토마스 만은 독일의 보수성을옹호하면서 정치를 본성적으로 꺼려하는 독일의 향토주의 혹은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준다.그러나 「마의 산」을 기점으로 그는 민주주의라는 사회공동체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파우스트 박사」를 집필하던 시기에는 미국으로 망명,파시즘운동에 적극 가담했다.여러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그의 삶과 예술세계에 미친 영향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미덕.바그너,쇼펜하우어,니체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이들은 긍적적이든 부정적이든 청년 토마스 만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정신적 모태였다.바그너가 낭만적 음악의 아름다움과 표현기법을 통해 토마스 만의 서사문학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면,쇼펜하우어는 논리정연한 사상체계를 통해 그의 작품에 내적 깊이를 더해줬으며,니체는 세기말의 우울과 몰락감에 삶의 열정을 불어 넣어줬다.특히 니체는 데카당스의 자기진단과 성찰,염세주의의 극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신사적 진폭이 큰 토마스 만의 삶과 문학을 하나의 체계나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은 자칫 오류에 빠지기 쉽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토마스 만의 3편의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마의 산」「파우스트 박사」를 중심으로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한다.이 작품들은 토마스 만의 3대 걸작으로 꼽힐뿐 아니라 대략 20년 간격으로 출간돼 그의 문학적 시기구분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토마스 만의 첫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1901)는 19세기 유럽의 사실주의 전통에 입각한 작품으로 독일 시민계급의 발전과정을 비판적으로 그린 시대적 연대기이자 결산물이다.「마의 산」(1924)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내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던 서구의 정신적 풍경을 반어적 어법으로 표현한 작품.또 「파우스트 박사」(1947)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대참사를 「운명의 교향시」로 형상화한 노년기의 역작이다. 과거의 역사를 추적하는데는 때로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만리장성의 장문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이 책에는 토마스 만과 그의 가족,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20여점의 사진과 600여개의 인용문 등이 실려있어 자료적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 미국의 새로운 도전/폴 브래켄 미 예일대 교수(지구촌 칼럼)

    ◎낡은 정치·경제제도의 창조적 파괴 관심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은 미국의 경제적 지위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왔다.미국의 경제는 전후 세계경제를 만들어냈다.서유럽이 전쟁복구를 시작할 필요가 있었을때 서유럽은 미국의 자본을 가지고 시작했다.일본이 60년대 번영을 위해 수출주도형 정책을 시작했을때 목표는 미국의 개방된 시장이었다.그후 한국이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폈을 때도 미국의 시장은 역시 개방돼 있었다.70년까지 미국의 기업들은 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액의 50%를 소유하고 있었다. 미국의 이러한 지배적 경제지위가 지금 사라진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이것이 미국이 쇠퇴해 가고 있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근본적인 경제·정치적 추세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켜 주고 있다.세계경제의 추세는 아시아부터 남미까지의 국가들이 시장경제체제로 나아감에 따라 더욱 자본주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또하나의 사실은 특히 기업이 오늘날 미국에서처럼 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시대에 있어서 미국보다 자본주의에 있어 앞선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 지배는 옛말 미국에서는 정치제도,기업과 정부의 관계구조등 모두가 기업을 장려하지만,정부가 기업의 결정에 너무 깊숙히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기업의 결정은 정부의 결정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되고 있으며 앞으로 몇년안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것이다.이것이 미국을 과거보다 훨씬 기업국가로 만들고 있으며 점점 자본주의적으로 변해가는 세계환경에 잘 적응토록 하고 있다.일본에서는 기업의 힘이 막강하다.너무 강력하다보니 일본경제의 규제철폐와 분산화의 필요성까지 막고 있다.한국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기업이 너무 강력해 새로운 상업분야개척을 위한 혁신 능력을 제한할 지도 모른다. ○시장경제 체제 앞서 세계경제는 민간소유,시장체제로 나가고 있지만 미국보다 그 방법을 이끌기에 적합한 나라는 없다.미국의 기업과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돈을 버는 것을고상한 행동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는 종교적신념에 아주 가깝다.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커가고 있는 종교는 돈 버는 것을 신을 즐겁게하는 행위로 강조하고 있는 몰몬교같은 종교다. 최근의 미국 경제활력의 신호들은 많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세계에 사실상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이 도전은 경제와 기업의 힘에 근거한 것이며 2차 세계대전이후 초기에 나타났던 미국의 도전처럼 중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당시 미국의 도전은 서유럽국가들을 개방시켜 서로서로를 경쟁하게 하고 미국과도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그러한 미국의 도전으로 서유럽 경제는 완전히 변화됐다.미국의 새로운 도전은 지난 50년동안 유럽에서 만들어진 체제를 견지하며 다른 유형의 경제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유럽경제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불투명한 앞날 여전 미국은 세계 자본주의를 주도하는 모델국이 되고 있다.러시아·중국 그리고 다른 신흥국가들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대해 모델국이 미치는 영향은 보다 중요한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새로운 미국의 도전이 가장 영향을 끼치는 곳은 일본과 한국이다.일본에서 미국은 자유시장이 어떻게 보통시민들에게 수준높은 생활을 제공할 수 있느냐를 보여줄 수 있다.한국은 일본보다 미국의 새로운 도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한국 기업들은 일본의 기업들보다 국가에 의존한 기간이 더 짧기 때문에 경쟁시장에서 더 혁신적일 수 있다. 새로운 미국의 도전은 서유럽·일본 심지어 한국에서 안정적인 정치·경제적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문제는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높아가고 있는 경쟁력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고도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압력도 커질 것이다.중국과 동남아시아같은 신흥시장들이 제한적인 형태의 자본주의를 채택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 할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위험성은 다른 나라들이 시대의 기본적인 경제조류와 시장개방 및 자유무역에 반발하는데 있는게 아니다.오히려 이들 나라들이 엄청난 정치적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이를 완전히 받아들이는데 있다.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세계경제가 필요로 하는 국제주의와 국가내부의 정치적 결집을 위해 필요한 민족주의 사이의 긴장이 존재하는 과도기에 있다.그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균형이 이룩된 곳은 많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지난 10년동안 균형이 형성돼 왔다.새로운 미국의 도전은 전 세계의 낡은 정치·경제 제도의 창조적 파괴다.하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 정착촌 중단 유엔 결의안/이 “평화이행 해친다” 일축

    【예루살렘·유엔본부 AFP DPA 연합】 이스라엘은 26일 동예루살렘 유태인정착촌 건설중단을 촉구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이 중동평화과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비난하고 결의안을 전면거부했다. 다비드 레비 이스라엘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번 유엔 결의안이 지난 75년11월 시오니즘(유태민족주의)를 인종차별주의로 간주한 유엔 결의안처럼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결의안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과정에 대한 개입』이라고 말해 결의안 수용을 거부했다.
  • 아주 진출기업 경제인식 “한국이 최악”/홍콩 PERC 조사

    【홍콩 AP 연합】 아시아에 진출한 외국기업인들은 지난 1년간 아시아 12개국중 한국에 대한 경제인식이 가장 나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이 밝혀졌다.한국은 또 민족주의와 보호주의가 심하고 식민지 경험의 영향으로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갖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여전히 가장 폐쇄적인 나라중 하나로 꼽혔다. 홍콩에 본부를 둔 정치경제위험자문사(PERC)는 조사결과 아시아 진출 외국기업인들이 경기침체로 지난 1년간 이 지역 경제를 보다 비판적으로 평가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콩은 영유권 반환 이후 파국적인 정치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총평가에서 한국 다음으로 나쁜 점수를 받았다.
  • 황장엽씨 서울도착을 보며/최평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민주체제 포용력으로 감싸자 한국에 온 칠순의 황장엽 비서를 보는 시각은 통일 견해만큼이나 다양하다.우선 황장엽은 그 근본이 철학자이고 그 나름의 민족주의자이며 북한 정권의 소프트웨어라는 것이다. ○권력 소프트웨어 역할 황장엽은 북한정권이 들어선 이듬해인 1949년,그의 나이 26세에 모스크바 대학 대학원과 철학과에 입학하여 1년간 러시아어를 배우고 다시 3년간의 각고 끝에 1954년에 철학 준박사를 받고 귀국하면서 바로 김일성 대학 철학과장이 된다.그리고 김일성파·연안파·소련파들이 권력을 분점하고 전쟁복구 사업에 전력하여 북한 수준에서 학문활동공간이 있던 1956년 김일성대학 창립10주년 기념 논문집에서 학위논문 「부정의 부정 법칙」을 공산북한사회에 맞추어 발표하게 된다. 그 내용은 낡은 사회인 봉건사회가 부정된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고,그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모순의 부정이 공산사회이며,공산주의사회 역시 자기부정으로 한단계 높은 자기긍정의 통합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축적되어온 자본주의 사회의 전통문화와 우수한 생산시설은 그대로 계승된다는 발전의 연속성을 인정하고 노동자계급을 공산사회주의에서 또 한번의 자기부정을 통해 단순노동자­피착취자가 아닌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역량을 가진 인간으로 그려내고 있다. 1956년 3월,20차 소련 공산당 대회에서 후루시초프가 밝힌 스탈린 개인숭배와 1인장기집권 비판 입김은 평양에도 들어온다.따라서 6·25전후복구와 경제발전의 지지부진함을 빌미로 소련파·연안파 제휴세력에게 협공당하던 1956년 제3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김일성은 정치적으로 자주·경제적으로 자립,군사적으로 자위하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주체적으로 자기운명을 개척하고 노동당 주위에 하나로 뭉치자는 주체이론을 정립한다.이 시기로부터 황장엽은 김일성 정권의 정당성에 이론적 밑받침을 제공하고,이를 계기로 그의 나이 40대에 김일성 대학총장,50대에 최고인민회의 의장,60대에 사상담당비서,70대에 국제담당비서로 권력 핵심부에 진입한다.황장엽은 힘있는 집행부서보다는 사상 또는 국제분석 담당 분야에서권력 소프트웨어로서 일해왔다.러시아·중국,과거 동구 공산국가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비서는 외무장관,KGB 등 대외부서의 보고서를 종합하는 외교안보의 최고위직이지만 북한에서 그의 당내 권력서열은 20위에 불과하여 김영남 외교부장이나 같은 비서인 계응태,전병호,한성룡 등은 오히려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민족주의자로서 고뇌 이렇게 황장엽은 권력 핵심부의 분명한 공산주의 사상가이기는 하지만,북한공산주의도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올곧은 철학도였으며,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북한동포를 살리려 북한에서 남쪽으로 온 그나름의 민족주의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또한 그는 6·25전쟁 전인 1949년에 소련에 가서 유학생활을 하고 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에 귀국하여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전범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극우·극화논리 극복을 따라서 황장엽의 망명동기가 민족주의자로서 고뇌와 번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주체사상은 출범 초기에는 대내외 자주·자위·자립을 강조하는 정리된 하나의 이념체계였으나 70년대 이후 김일성 개인 우상화의 바이블이 되면서 황장엽은 스스로 이러한 변질된 김일성종교에 거리를 두게 되고,김정일은 아버지의 리더십과 차별화를 노리는 과정에서 스승인 황장엽보다는 신세대 황장엽을 대체하려는 것 같다. 그는 공산독재에 항거하여 저항운동을 벌였던 북한판 솔제니친은 아니다.그러나 이제 남한에 오는 그를 북한에서 경험하고 본 바 대로 정직한 북한 현대사를 쓰게 하고 남한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보게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여,나머지 여생을 조용히 사색하고 집필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의연함을 보여줄 때이다.그의 망명으로 그의 가족은 물론 12촌 친척까지 숙청이 되었다는 소식이 있고 보면 우리는 그의 인간적 비애를 이해하고,황장엽 리스트 폭로와 국내정국 타개용 카드 사용 그 자체가 국내정치적 이용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동시에 북한정보 획득같은 기술 접근방식보다는 원로철학가,북한전문가,지각있는 정보분석가들로 하여금 그의 대화 파트너가 되게 하여 본인 스스로가 자연스러운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황장엽을 보는 극우,극좌 논리를 극복한 우리의 균형감각이 필요한 때이다.
  • CIS장래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알렉산더 바자노프(지구촌칼럼)

    지난 4월 2일 러시아와 벨라루시아는 옛소련 부활의 전조로 보이는듯한 협정을 맺었다.다음달에는 두나라가 각각 통합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토론과정을 거쳐 여론수렴 후 5월3일 두 정상은 공식적으로 협정을 체결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협정 막판에 옐친 대통령이 협정초안의 대폭수정을 요구했고 이 때문에 루카센코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점이다.이는 바로 옛소련국가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의 통합과정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하는 전조에 다름아니다.기본적으로 러시아는 옛소련국가들과 통합하는 쪽을 선호한다.옛소련이 무너지면서 많은 경제난관이 시작됐고 러시아의 35 인종이 분열돼 나갔다.이산가족이나 친구들과의 해후도 어렵게 됐다.관세와 무역장벽,에너지문제 등도 파생됐다.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에 속하는 많은 러시아인들은 초강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러시아가 2등국가로 전락한 사실에 무척 애석해 한다.초강국에 대한 미련이 통합을 재촉하는 변수다. ○러­벨로루시 통합 옐친 대통령과 주변사람들은 CIS국가와의 통합을 가속화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옐친은 1991년 소련을 해체시킨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장본인이다.영토가 축소되고 초강국 지위를 상실시킨 연유로 옐친 대통령은 괴로워해왔다.체첸전쟁을 일으킨 것은 애국자로서 자신의 지위를 다시 세우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그렇지만 그는 전쟁에서 졌다.옐친은 이제 전쟁이 아니라 옛 소련국가와의 통합을 시도하면서 러시아를 강국의 지위로 복원시키기를 원한다.가장 쉬운 목표가 벨라루시아와의 통합이다.벨라루시아는 인종·언어·문화적으로 러시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벨라루시아인들은 「통합=삶의 질의 향상」으로 보며 미래복지의 상징으로 본다. 통합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초안협정」을 맺은 날 러시아의 모든 언론은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에 섰다.옐친의 상대가 루카센코같은 독재자의 초상이라면 반대해야 한다는 소리가 더욱 높았다.옐친쪽에서 보면 초안에 따라 구성될 지도자들이 대부분 반개혁적·친공산주의적 인물이어서 이대로 통합했다간 옐친 자신이 밀려날 수 있는 소지도 있다. 향후 최종문안을 정리할 때 크렘린당국은 CIS의 운명을 배려해야 한다.자칫 설득력이 없는 통합을 추진하면 CIS국가들은 오히려 러시아로부터 이탈할 소지가 많다.벨라루시를 제외한 다른 CIS국가들은 어렵사리 찾은 자신의 주권을 한결같이 강조한다.러시아가 옛소련을 닮는듯한 지도력을 내보이면 매우 민감해지며 러시아가 행여 내정간섭을 할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당분간 갈등 되풀이 실제로 러시아와 CIS국들간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넘겨준 크리미아반도를 다시 요구한다.크렘린당국은 흑해함대문제와 무역관계규정,에너지공급문제를 놓고 우크라이나와 실없는 협의만 펼친다.러시아는 카자흐스탄정부가 인구의 36%를 차지하는 러시아인을 박해하는데 못마땅해 한다.역으로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인들이 인종갈등을 일으키며 CIS정책에서 차별당한다고 비난한다.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 카라바흐같은 큰 땅을 놓고 대립을 계속중이며 그루지아는 러시아가 분리주의자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평한다. CIS국가들 사이에는 당분간 경제·사상·인종·종교·문화·역사적 갈등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CIS 모든 국가를 휩쓰는 현재의 위기 역시 통합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일단 독립한 CIS국가들은 CIS국경 밖에서 그들 나라에 번영을 갖다주는 파트너를 찾는다.우크라이나와 아르메니아 그리고 그루지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우즈베키스탄은 터키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같은 「성공적인」 회교국에 눈길을 돌린다.한국과 일본 중국은 CIS국가가 가장 관계를 가지고 싶어하는 국가군에 속한다.CIS국가간 무역거래가 뜸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러시아의 대외무역에서 CIS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0% 정도다.때문에 서방분석가들은 CIS를 가리켜 「영혼이 없는 육체」에 비유하기도 한다. ○상호협조 통해 해결 하지만 나는 CIS의 장래가 비관적이라는데는 동감하지 않는다.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 공동체는 미래가 있다고 보여진다.실제로 옛소련국가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또 통합을 필요로 한다.그들은 수세기 동안 한지붕 아래서 살았다.인구구성도 서로 복잡하게 섞여 있다.우크라이나 고위관리의 반이 러시아인이며 그 반대도 그렇다는 예가 있다.매우 유사한 문화적 전통이 계속됐다.지정학적으로도 가깝다.경제도 상호의존적이었다.자원이나 기반시설을 공유했었다.이는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것이다.이들 사이의 군사·정치적인 문제들은 상호협조와 노력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본다.이들의 운명은 상호의존적이며 세계 다른 어느 나라들도 CIS 자신만큼 CIS국가들을 돌볼수 없다.미래의 통합환경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시간과 러시아의 경제부흥이라고 본다.새 국가들이 주권을 공고히 하고 이들의 경제가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통합에 대한 무게도 분명히 실릴 것이다.
  • 올브라이트 미 국무 미 해사연설

    ◎“미 동아시아문제 적극 개입”/한·중·일 관계 중요… 아태공동체 건설 노력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5일 매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개막된 연례 외교정책 국제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동아시아문제에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했다.「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목표와 원칙」이라는 제목으로 행한 올브라이트 장관의 연설을 요약한다. 냉전이 종식됐을때 일부 아시아 지도자들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졌다.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명백히 한 바와 같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세력으로 남아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목표는 외교적 군사적 안정유지와 경제적 유대,그리고 미국의 이상을 전파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하다.우리의 행동은 미국의 이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항구적 안보는 우리에게 매우 긴요하다.지난 반세기 동안 3차례의 전쟁을 치렀고 이 지역에서의 어떤 국제적 폭력도 우리와 우리 우방의 복리에 위협을 가하기 때문이다.이지역의 항구적 경제발전도 우리에게 유익하다.폭발적 인구성장을 거듭하는 이 지역은 이미 우리 무역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또 이 지역에서 정치적 안정 역시 우리에게 유익하다.우리는 이들과의 협력으로 무기확산,테러리즘,마약불법거래,환경침해 등 새로운 지구적 위협에 대처한다. 우리는 또 세계 최대의 인구 밀집지역인 이 지역에서 민주주의를 지원하고 인권을 존중토록 도와야 한다.국제경제 체제의 활성화와 정치질서는 상당부분 군사적 안보에 달려 있다.경제 안정화는 위태로운 분쟁을 감소시킨다.이들 요인 각각이 강력하게 받쳐줄 때 전진이 가능하다.그러나 한가지 요인이라도 붕괴된다면 다른 요인들에 미치는 부담은 몇 곱절이 된다. 이같은 이유에서 우리는 이 지역에서 경제성장을 포함한 법치,평화의 공유 등 전반적 이익을 기초로 한 아시아·태평양공동체 건설을 위해 동맹국 여부를 불문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핵심동맹국들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군대의 전방배치를 유지하고 아세안 지역포럼과 같은 새로운 다자간 안보대화를 지지하고 있다.또한 미국의 상품과 기술과 자본을 위해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협정들을 논의하고 있다.그리고 정치적 개방을 위해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들과 긴밀한 쌍무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일본,한국,중국과 특별히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50년전 우리의 선배들은 2차 대전으로 파괴된 일본을 복구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그 결과 위대한 민주주의와 세계 최대의 경제를 이룩한 두 국민의 결속은 어떠한 반대적 요소에도 저해받지 않고 있다.오히려 미·일 협력은 지구상에 평화와 번영과 민주주의와 경제및 정치발전을 위한 것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파트너십은 아·태지역에서 미국 역할의 모델이 되고 있으며 아시아 안보에 핵심적 기여를 하고 있다.이와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우호 역시 아시아 안보에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40여년 전 휴전협정 이래 한국은 가난과 폐허를 딛고 경제적으로 발전되고 현대화된 활발한 민주국이 되었다. 오늘날 한미간 연간 무역액은 500억달러가 넘고있으며 우리는 한국정부와 정치적 문제들도 함께 의논하고 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국으로서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한국과의 동맹은 안정의 기반이자 자유를 수호하는 생명선이 되고 있다.북한은 외부와의 접촉을 늘리면서 개방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앞으로 북한의 군사도발을 막기 위한 정책을 확고히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에 대해서는 「협력의 대가」를 분명히 제공해 나갈 것이다.한반도의 장래문제는 한국인들이 결정해야 하며 미국의 역할은 한국의 평화구축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21세기 아시아가 나아갈 길을 형성하는데 중국보다 더 큰 역할을 할 나라는 없다.미국에는 중국의 부상을 경계,우리의 정책이 중국을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그같은 정책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억제정책은 아시아 동맹국들을 분열시키고 중국을 편협한 민족주의와 군사주의에 빠지도록 부추기는 꼴이 된다.우리의 이익은 분열이 아니라 함께 있을때 이뤄진다.지금 아시아에서 문명들이 충돌하고 있는게 아니다.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시험받고 있다.그 시험의 성공 여부는 우리가 상호 이익이 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왜냐하면 우리는 각자의 안보와 번영을 지키는 일이 상대를 패배시키지 않고도 이루어질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우리가 지금 누리는 특권이다.〈정리=나윤도 워싱턴 특파원〉
  • 수난받은 잔다르크 동상/김병헌 파리 특파원(오늘의 눈)

    한국에 유관순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잔다르크가 있다.훌륭한 역사적 인물로 존경의 대상이었던 「잔다르크」가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프랑스 국민들로부터 기피대상(?) 1호로 전락하고 말았다. 최근 유럽내에 불고있는 극우바람에 편승한 국민전선(FN)이 기세를 올리면서 그 경향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르펜 당수를 비롯 국민전선에서 가장 우상시하는 인물이 잔다르크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전선은 자신들이 시위나 집회를 가질때마다 반드시 잔다르크 동상을 앞세운다.잔다르크는 이제 국민전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민전선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독일과의 접경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전당대회를 열 때도 시내중앙 잔다르크 동상이 세워진 광장에서 집회를 가졌다.그러나 캬트린 트로트만 스트라스부르 시장(사회당)은 집회가 열리기 전 잔다르크 동상을 다른 곳으로 치워버려 잔다르크가 보는 앞에서의 집회는 무위(?)로 그쳤지만 장소를 바꾸진 않았다. 국민전선이 스트라스부르에서 대규모 전당대회를 갖는 것을 먕렬히 반대했던시장이 국민전선의 시위장소를 상징적으로나마 없애버리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 국민전선의 주장이다.그러나 그날 함께 열린 국민전선 반대시위에 참가했던 좌·우파 지지군중들이 잔다르크 동상을 부셔버릴까봐 결정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일반국민들 사이에서도 잔다르크 애기만 꺼내도 전후사정을 살피지 않고 우선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극우파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되버려 아예 잔다르크에 관한 얘기는 터부시하는 상황이다.캬트린 호프만씨(35·여)는 『국민전선이 최근 들어 기세를 부리고 있는만큼 그에 대한 반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반감이 극에 달하다보니 그 불씨가 다소 엉뚱한 곳으로 까지 튄것 같다』고 말했다. 잔다르크의 수난은 역사까지도 바꾸려는듯한 극단적 민족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수 없다.
  • 독점기업 철폐가 시장경제 지름길(해외사설)

    천연자원의 국가독점 정책을 주장하는 두마(러시아국회)의 공산주의자들은 마르크스와 레닌을 좀 자세히 알아야 한다.사실 독점자본주의에 대한 폐쇄를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들은 러시아공산당의 시조인 이들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러시아의 영토통합을 유지하는데 국가독점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단언한다.「선조」들이 인위적인 가격조작,부패,비능률을 일으키는 독점정책을 비난했음에도 불구,주가노프는 러시아의 독점정책을 어떤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한다.공산당이 경제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봐도 좋다.하지만 정부가 국유화정책을 개혁하려는데 이를 거스르는 엄연한 정치세력이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러시아정부는 지금까지 가스와 전기,철도산업에 대해 직접적인 정부통제를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독점화를 지지해왔다.대표적인 사람이 체르노미르딘 총리다.그는 자신이 한때 사장으로 있던 가스프롬 등 천연가스 독점망에 대한 이해관계 때문에 이같은 식의 국가독점안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국영기업의시장들과 체르노미르딘 총리간의 이같은 밀월관계가 위기에 서게 됐다.시장경제주의자인 넴츠키와 추바이스 등 두 젊은 제1부총리가 경제정책 전면에 포진됐기 때문이다.상대세력도 만만치 않다.국가독점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두마,공산당과 손을 잡고 그들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러시아 최대 국영기업인 기스프롬의 뱌히레프 사장은 공개적으로 『우리 회사는 어떤 개혁에서도 제외될 것』이라고 호언할 정도다.두마 공산주의자들과 러시아 최대의 독점자본주의 기업가들이 손을 잡는 아이러니가 빚어지는 것이다. 가스프롬이나 국가전력·철도회사의 지도자 가운데 러시아가 시장경제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때문에 개혁주의자들은 민족주의와 이들 연합세력이 던지고 있는 도그마를 깰 논리를 개발해야만 한다. 그러나 수사학적 논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개혁주의자들이 너무 오래된 독점정책이라는 자물쇠를 깨부수려면 입안된 정책을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 의회서 불신임 고다 총리 “사임”/인 정치권 “새판짜기”

    ◎“권력분립을” 연정 파트너 요구에 굴복/후임 모파나르 의원·구즈랄 외무장관 등 거론 데베 고다 인도총리(63)가 11일 취임 10개월만에 의회의 불신임으로 중도하차했다.그는 이날 의회에서 실시된 신임투표결과 찬성158표,반대292표로 불신임을 받았다.그는 다음날인 12일 샹카르 다얄 샤르마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고다 총리 정권의 붕괴는 인도 제2정당으로 연정내 최대주주인 국민회의당이 지난달 30일 연정지지를 철회하면서 촉발됐다.고다 총리가 이끌던 연정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각 정당이 과반수 의석확보에 실패한후 국민회의당의 지지속에 출범했으나 국민회의측의 끈질긴 권력분점요구로 계속 삐걱거렸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뒤 지난 50동안 단지 5년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을 집권해온 국민회의가 고다총리와 그가 이끄는 연합전선(UF)의 경제·외교정책을 비난하고 고다의 사임을 요구한 것은 국민회의의 재집권 또는 권력분점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인도정가의 일반적 분석이다. 고다의 사임으로 발생한 정국의 공백을 타개하기위해 과연 국민회의와 연합전선이 새 지도자밑에서 다시 한번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들은 야당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한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정당인 인도인민당(BJP)을 이롭게 할 총선의 실시를 원치않고 있다.545석중 162석으로 인도최대의 정당인 BJP는 지난 3차례의 선거에서 계속 세력을 확장해왔기에 다른 정당들은 일단 BJP의 상승세를 견제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샤르마 대통령은 곧 새총리후보를 지명하거나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국민회의와 연합전선측은 BJP의 집권을 막기위한 대화를 계속하고 있어 양자가 재결합,다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이 경우 유력한 차기총리후보로 인도남부의 지역지도자인 G.K.모파나르 의원과 찬드라바부 나이두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78세의 고령으로 외무장관인 인데르 쿠마르 구즈랄도 제3의 대안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그러나 새연정 구성이 실패할 경우 총선실시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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