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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실이냐 묻자 웃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실이냐 묻자 웃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묻자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29일 오전 “전날 최씨를 만나 ‘사드배치, 경제정책, 인사까지 당신이 다 영향력을 행사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어보자 최씨가 웃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한민국이 ‘의혹공화국’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의혹만 부풀릴 것이냐”면서 “자꾸 헛소문만 퍼뜨리지 말고 입증을 해서 검찰에 정식으로 최씨를 고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순실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씨는 공개적으로 사람 만나기를 꺼리는 사람이고 만남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행적을 보면 병원, 골프장 몇 번 가고 대통령 있는 청와대에 몇 번 왔다 갔다 한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 변호인이 차씨가 최씨의 지시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 전 실장을 모르는데 무슨 지시를 내리느냐”고 반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 입 연 우병우, “내가 한 일들 없어, 너무 부당”… 친인척 연루 의혹도 부인

    [단독] 입 연 우병우, “내가 한 일들 없어, 너무 부당”… 친인척 연루 의혹도 부인

     ‘국정농단 사태’ 묵인·방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다. 다만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특검 등 향후 수사에서 의혹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우 전 수석은 29일 서울신문과 한 통화에서 “7월부터 수많은 기사가 보도됐는데 대부분 내가 안 한 일, 모르는 인물들에 대한 것이었다”며 “알지도 못하는 일들로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 전 수석은 자신과 관련해 처음 제기됐던 ‘강남 부동산 특혜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김정주 (넥슨) 회장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는데 그때도 김 회장 진짜 모른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하지 않은 일이나 모르는 사람들과 연결시켜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내겐 너무 부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그의 장모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골프를 쳤다는 최근의 의혹과 관련, “왜 내가 한 일이 아니고 주변에서 한 일을 뭔가 엄청난 것이 있는 것처럼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 부분은 얼마든지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중에 충분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장모와 최씨의 만남을 부인하진 않지만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선을 긋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씨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지나 ‘정윤회 문건 파동’과 관련한 의혹 등에 대해선 답변을 삼갔다.  최근 법조계 안팎에선 우 전 수석의 외삼촌 최모(64)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62) 전 육영재단 이사장에 접근, 사기 행각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최씨는 2007년 육영재단 소유권 분쟁에서 밀려난 뒤 오명을 쓰고 실의에 빠진 박 전 이사장에게 접근해 “재단을 되찾도록 도와주겠다”며 소송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병우만이 박 이사장을 지켜줄 수 있으니 병우를 믿고 감싸야 한다”고 말했고, 박 전 이사장은 우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측근이라 ‘언니’와의 연결고리가 돼 줄 것이란 생각에 그의 말을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과는 번번히 좋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해 박 전 이사장이 사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사건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역시 7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박 전 이사장 측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이사장이 박 대통령과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순실씨와 우 전 수석이 교묘히 감시하고 훼방을 놓는다는 얘기도 돌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의혹에 대해 우 전 수석은 강하게 반발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최씨는 외가 쪽 10남매 중 한 분으로 외삼촌은 맞지만 청와대에 들어온 뒤 만난 적이 없고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잘했든 못했든 그분의 일이고 내 이름을 팔고 다녔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우 전 수석은 또 “박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의 관계가 어차피 그런데(좋지 않은데)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간에 내가 접근하도록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말대로 최씨가 일방적으로 조카의 이름을 내세워 사기 행각을 벌이고 다녔을 가능성도 있지만, 우 전 수석이 처가쪽 일을 포함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혀 몰랐다는 것 역시 믿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우병우 라인 검사들, 증거인멸 정황…휴대전화 바꾸고 문서 파기

    우병우 라인 검사들, 증거인멸 정황…휴대전화 바꾸고 문서 파기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라인으로 거론되는 검사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29일 한국일보는 우 전 수석 라인 검사들이 갑자기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청와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들을 파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이자 법무부 간부인 A씨가 이달 초 자신이 쓰던 휴대폰 기기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 우 전 수석과 업무상 교류가 빈번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의 ‘흔적’을 지우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우 전 수석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시점이 이달 10일이어서 휴대폰을 교체한 시기가 미묘하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에 수도권에 근무 중인 B 검사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문서파쇄기를 이용해 다량의 문서들을 모조리 파기했다고 한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 경험이 있는 그는 우 전 수석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최근 검찰 안팎에서는 휴대폰을 바꾸거나 개인 이메일을 삭제하는 검사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우 전 수석과 친분이 두텁거나, 업무상 밀접한 관계였던 검찰 간부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우 전 수석 본인뿐 아니라, 그의 주변 인사들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증거 확보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前 대통령 비서실장 “박근혜 영애 시절에도 최태민 청탁받고 민원”

    前 대통령 비서실장 “박근혜 영애 시절에도 최태민 청탁받고 민원”

    박근혜 대통령이 영애 시절에도 최태민의 청탁을 받고 대출 민원을 했다는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증언이 나왔다. 2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정렴(92) 전 비서실장은 “육영수 여사 서거 후 큰 영애(박근혜 대통령)가 업체 두 곳의 융자 얘기를 하며 나에게 ‘좀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바로 최태민과 관련이 있는 업체였다. 지금 그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1969년 10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9년 2개월 동안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셨다. 김 전 비서실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질이 나쁜 사람(최태민)이 자기 딸을 박 대통령 측근에 앉히고 자기가 한 짓을 또 하도록 한 모양”이라며 “언론 보도를 보니 딸이 더 악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보도에서 김 전 실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언급한 업체는 대기업이 아닌 건설회사 한 곳과 섬유회사 한 곳이었다. “왜 그러시냐?”는 김 전 실장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구국봉사단을 후원하는 기업체”라고 설명했다. ‘큰 영애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김 전 실장은 곧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 전 실장은 정확한 연도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출 청탁’ 시기에 대해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께 최태민 보고를 하기 전에 미리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앙정보부가 관련 보고를 한 때는 1977년경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업의 대출 건이 있으면 큰 영애가 아니고 행정부나 은행에 이야기해야지. 그 어떤 사람이 큰 영애를 이용해 부당하게 융자를 받느냐고…”라고 말했다. 또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최태민 씨와 어떻게 알게 됐는지도 물었고 박 대통령은 “내가 하는 사업(구국봉사단)의 후원자”라며 말을 이어갔다. 최 씨가 꿈을 꿨는데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가 나타나 ‘내 딸이 고생하고 있다. 도와줬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을 편지에 써서 박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대출 건은 무엇이며 큰 영애와 (육 여사) 꿈을 꿨다는 녀석하고는 대체 무슨 관계란 말인가. 이건 완전한 협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딸로서 아버지를 돕겠다고 순수하게 충효사상 선양운동을 시작한 큰 영애가 구국봉사단에 이용될 위험성이 크다고 봤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에게 “이런 건 경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큰 영애’의 청탁을 처리하거나 별도로 취급하지 않았다. 또 김 전 실장은 당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큰 영애를 통해서 접근하는 최모 목사가 있는데 내가 각하께 말씀드려 차단했다. 전원이 그런 줄 알고,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승규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는 “큰 영애에게 오점이 생기면 안 되니 주의 깊게 (최 씨를) 관찰하라”고 별도로 당부까지 했다. 이후 민정수석실과 중앙정보부는 최 씨 관련 정보를 모아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백광현 수사국장 등이 최 씨 비리를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그 자리에서 큰 영애가 ‘절대로 아니다’라며 (최태민을) 옹호하셨단 말이지”라며 당시 상황을 그렸다. 결국 최 씨 처벌이나 수사는 유야무야됐다는 게 김 전 실장의 기억이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당시 큰 영애는 최 씨의 전횡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가 개인적인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렇게 얻은 돈을 빼돌린 걸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지금도 큰 영애는 그저 (최순실이) 자기를 좋게 도와주는 그런 사람으로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재경 “辭意 불변”… 혼돈의 靑 사정라인

    최재경 “辭意 불변”… 혼돈의 靑 사정라인

    朴대통령 국정 장악력 약화 전망 일각에선 “식물인간 전락할 것”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잇단 사의 표명이 28일 김 장관 사표 수리, 최 수석 사표 보류로 한 갈래를 틀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주일 넘도록 두 사람에게 사의를 거둬 줄 것을 요청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사표 수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특히 청와대가 김 장관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하면서 최 수석의 사표에 대해 ‘반려’가 아닌 ‘보류’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최 수석 역시 박 대통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거둬들이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최 수석은 본인의 사표 보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사표 보류에도) 사의를 표명했던 내 의사는 변함없다”며 “(사의설 철회 보도도) 나는 전혀 모른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뒤 더 이야기를 한 것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어 “이 자리가 쉽게 빨리 비울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특검이나 탄핵 등을 앞두고 있으니 (민정수석) 업무는 계속하고 있다”면서 “사의가 반려돼도 이 상황에서 어떤 것이 건설적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검사장 출신 법조인은 “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검찰 안팎의 신망이 높은 최 수석이 끝내 이탈한다면 국무위원·참모진의 줄사퇴로 이어지면서 대통령이 ‘식물인간’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또 향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와 관련해 “야권에서 특검을 임명하면 이번 주 안에 4~5명 정도의 대통령 변호인단이 꾸려질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는 업무가 달라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 장관의 후임으로는 박성재(53)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3) 법무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사법연수원 17기다. 박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김 원장은 전주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연수원 16기 이상은 현직에 없어 소병철(58·연수원 15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여론이 높은 상황이라 장관직을 수락할 인사가 있을지, 국회 청문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창재(51) 현 차관의 대행 체제가 오래갈 수도 있다. 김수남(59·연수원 16기) 현 검찰총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장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후배 기수가 올 경우 퇴진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정라인 핵심인 법무부 장관이 끝내 대통령 곁을 떠난 데 이어 민정수석 또한 사퇴의 뜻을 거두지 않음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탄핵 정국] 최순실 존재 알았나 몰랐나… 네 남자의 ‘진실게임’

    [탄핵 정국] 최순실 존재 알았나 몰랐나… 네 남자의 ‘진실게임’

    김기춘 “최씨 알지 못한다” 부인 김종 “김 前실장이 소개해 줘” 차은택 “최씨 지시로 김기춘 만나” 우병우 대답 회피… 모르쇠 일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씨를 사이에 두고 주요 피의자들과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은폐하거나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은 ‘최씨를 알지 못한다’고 버티고 있지만 다른 관련자들은 이들이 최씨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하는 상황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녹취록 등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실장 등이 최씨의 존재를 사전에 알았다면 직무유기를 인정하는 꼴이고, 최씨와 교제했다면 ‘최순실 게이트’에 가담한 셈이기 때문에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이 최씨를 알았다는 정황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씨의 최측근인 차은택(47·구속 기소)씨의 변호인 김종민(50) 변호사는 지난 27일 “차씨가 최씨의 지시로 2014년 6~7월 김 전 실장 공관에서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정성근(61·부동산 투기 문제로 낙마) 문체부 장관 후보자를 만났다”며 “최씨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김 전 차관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최씨를 나에게 소개해 줬고 2013년 10월쯤엔 김 전 실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잘 돌봐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여전히 최씨를 사전에 알았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차씨를 한번 만나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차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최씨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또 김 전 차관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도 “최씨를 알아야 그 사람을 소개할 것 아니냐”면서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기흥CC 회장을 연결고리로 한 우 전 수석과 최씨의 관계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4년 여름쯤 김 회장과 차씨, 최씨가 함께 골프를 친 뒤 최씨가 김 회장에게 ‘차씨를 많이 도와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김 회장이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김 회장이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 6일 검찰 소환 당시 ‘민정수석에 임명될 때 최씨의 영향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해 소환 필요성이 있으면 소환할 것이며,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청원 등 친박 핵심 중진 “朴대통령 ‘명예퇴진’ 건의”

    文 “이 시기에 왜… 속내 의심”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이 2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명예 퇴진’(하야)을 제안했다. 야당이 탄핵 추진에 앞서 제기했던 ‘질서 있는 퇴진론’을 여당에서 다시 꺼내 든 셈이다. 탄핵안 처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청원·최경환·홍문종·정갑윤·유기준·윤상현·조원진 등 주류 의원들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박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기보다 명예로운 퇴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대로 간다면 탄핵될 수밖에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 결과는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다만 이들은 퇴진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은 탄핵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야권의 탄핵소추안 단일안을 29일까지 매듭짓고 다음달 2일 표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시기에 왜 친박이 그런 주장을 하는지 정치적 속내가 궁금하고 의심스럽다”면서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 의지를 밝히지 않는 이상 국회는 탄핵 절차를 흔들림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등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김 회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로부터 측근 차은택씨에 대한 지원을 부탁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의 문화계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도 김 회장과 함께 다음달 7일 청문회 증인으로 합의됐다. 특위는 또한 8대 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6일 국민연금공단 최광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추가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靑, 7일 만에 김현웅 사표 수리… 최재경은 보류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반면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는 보류했다.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한 김 장관은 박 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굽히지 않아 1주일 만인 이날 사표가 수리됐고 22일 사표를 제출한 최 수석은 사의 철회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54) 변호사는 이날 “검찰이 요청한 ‘29일까지 대면조사’에는 협조할 수 없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는 시국 수습 방안 마련 및 내일(29일)까지 추천해야 하는 특검 후보 중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29일이 지나면 대면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의혹 규명은 특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김현웅 법무장관 사표 수리···최재경 수석은 보류

    朴대통령 김현웅 법무장관 사표 수리···최재경 수석은 보류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김현웅 법무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는 보류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위와 같이 밝혔다. 김 장관과 최 수석은 검찰의 지난 20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면조사 협조 불가 朴대통령…최재경 “제가 관여할 문제 아닌 듯”

    대면조사 협조 불가 朴대통령…최재경 “제가 관여할 문제 아닌 듯”

    박근혜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제시한 ‘29일까지 대면조사’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28일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 마련 및 내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대면 조사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은 뷰스앤뉴스에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닌 듯”이라고 문자 메시지로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최 수석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자문 역할을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재 최 수석은 사표수리가 되지 않아 출근은 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사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김기춘은 법 미꾸라지…朴대통령에 혐의 씌워”

    박지원 “김기춘은 법 미꾸라지…朴대통령에 혐의 씌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8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차은택을 만났다고 언론에 밝힌데 대해 “법 미꾸라지”라며 “박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법 미꾸라지이자 즉석 형량 계산기인 김 전 실장이 모든 것을 다 검토하고 (최순실· 차은택 등의) 검찰 공소장에 공범으로 밝혀진 박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자백과 반성이 필요한 게 김 전 실장으로, 이미 40년 전 최태민 일가의 전횡을 조사했지만 지금 그들과 함께 권력을 주물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씨의 조사 회피 배후에도 김 전 실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에게 70억 원을 상납했다가 압수수색 때문에 돌려받은 롯데그룹의 면세점 인허가 의혹 및 롯데 비자금 의혹 핵심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 서미경씨 조사 회피에는 ‘김 전 실장-우병우 전 민정수석-신동빈 롯데 회장’ 라인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두목 김 전 실장이 지금이라도 제발로 검찰로 찾아가 수사를 자처하라고 요구한다”면서 “제 발로 출두하지 않으면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 신 회장을 반드시 반드시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병우, 변호사 시절 1년 만에 순소득 62억…고액 수임 자랑도”

    “우병우, 변호사 시절 1년 만에 순소득 62억…고액 수임 자랑도”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이 변호사로 활동했던 2013∼2014년 순소득만 약 62억 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는 우 전 수석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약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40여 건의 사건을 수임했으며, 사건당 수임료는 억대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와 강남구 등으로부터 입수한 우 전 수석의 세금 납부 명세를 확인한 결과 우 전 수석은 2013년 지방소득세 종합소득분으로 1억2769만3360원을 냈다. 2014년 소득분은 9864만7870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순소득을 계산해보면 우 전 수석이 2013∼2014년 번 소득은 각각 35억 원, 27억 원으로 총순소득이 약 62억 원이다. 우 전 수석이 서울 서초구 오퓨런스 빌딩에서 운영했던 변호사 사무실 임대료, 직원 비용 등을 뺀 돈이다. 법조계에는 우 전 수석이 검찰을 떠난 뒤 후배들에게 “최소 수억 원 이상의 고액 사건만 수임한다”고 자랑했다는 소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세금 자료로 추산한 60여억 원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실제 수임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 전 수석은 수임액 등 신고 누락을 인정하면서도 탈세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국정교과서 철회 아닌 걸로 안다…교육부와 입장 다르지 않아”

    靑 “국정교과서 철회 아닌 걸로 안다…교육부와 입장 다르지 않아”

    청와대는 28일 공개되는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철회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 교육부와 청와대 입장이 다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교육부가 여론을 수렴해서 국정 교과서와 검·인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교육부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것이냐는 물음에 정 대변인은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헌정 중단은 안 된다는 입장이 여전한 것이냐는 질문에 “언제 그런 입장이 정해진 게 있었느냐. 그런 입장을 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 반려와 설득 작업에 대해선 “주말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며 “상황 변화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 대변인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관한 청와대 입장으로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만 했고,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주재 여부에 관해선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은택, 崔 지시로 靑공관서 김기춘 만나”… 왕실장 향하는 檢

    “2014년 김종·정성근 동석… 우병우 장모와 골프도 사실” 김기춘 “朴대통령 지시로 만나”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측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씨가 변호인을 통해 “최씨 지시로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차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최씨를 알지 못한다”고 했던 김 전 실장의 주장은 거짓말이 되는 셈이다. 박근혜 정권 ‘왕실장’으로 불리던 김 전 실장 역시 검찰이나 특검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차씨 측은 최씨와 더불어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27일 차씨가 구속기소된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과 만나 “2014년 6∼7월쯤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61)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당시 최씨가 차씨에게 ‘어디론가 찾아가 보아라’고 해서 지시에 따랐고, 그 장소가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이었다”며 “여기서 차씨는 김 전 실장과 10분가량 면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면담에 대해 정성근 당시 내정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이 불러서 갔더니 당시 차관(김종)과 누구 한 사람(차씨)이 왔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붙어 있는 비서실장 공관은 청와대 경내와 유사하게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면담 당시 차씨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임명(2014년 8월)되기 전이다. 김 전 실장의 지시 내지 허락 없이는 민간인 신분인 차씨가 비서실장 공관을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씨의 지시로 자신을 만났다는 주장과 관련,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 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면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이 정부의 문화융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니 한 번 접견해 보고 보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차씨가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CC)에서 최씨, 우 전 수석의 장모 김 회장, 최씨의 또 다른 측근인 고영태(40)씨 등과 골프를 친 것은 맞다”고 전했다. 기흥CC는 우 전 수석 처가가 사실상 최대 주주인 골프장이다. 김 변호사는 “자리를 제안한 건 최씨로 추측된다”고 부연했다. 차씨는 우 전 수석과의 연관성을 의심받아 왔고,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11·26 촛불은 소통, 온정, 배려, 풍자, 떼창이다

    11·26 촛불은 소통, 온정, 배려, 풍자, 떼창이다

    매주 토요일 5차례에 걸쳐 400여만명이 참여한 촛불집회는 그동안 도드라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성숙한 이면을 드러내 보인 계기이기도 했다. 개인화, 반목, 갈등, 무시가 우리 사회의 키워드인 줄 알았으나 그에 못지않게 배려, 온정, 소통, 화합을 우리는 키워 왔던 것이다. 시민들은 국제 사회가 주목할 정도로 성숙했다. 1 소통 - 하나 된 1분 소등·촛불 파도타기 지난 26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도 동참하도록 ‘1분 소등식’이 열렸다. 주변 상점과 건물도 동참했다. 한 시민은 “아침이 오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펼친 ‘촛불 파도타기’도 장관이었다. 경복궁역 사거리에는 경찰의 차벽을 장식하는 ‘꽃 스티커’가 지난 19일에 이어 등장했다. 미술가 이강훈씨가 꽃벽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시민들의 성금으로 9만 2000장이 마련됐다. 지난주 이철성 경찰청장이 “잘 안 떼지는 게 걱정”이라고 하자 잘 떼지는 스티커로 교체했다. 본집회 이후 열리는 자유시민발언은 더 활성화됐다. 초기에 최순실 게이트가 주된 주제였다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국정교과서 문제, 위기의 경제해법 등 폭넓은 이야기가 나왔다. 2 온정 - 인근 상인들 물 제공·화장실 개방 오후 3시 30분쯤 새마을금고 광화문 본점 근처에서 한 상인은 따뜻한 물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권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촛불시위에 동참합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상인들은 화장실을 열어 두었다고 큰 소리로 알렸다. 황모(31·여)씨는 “모두 한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길 바라고 있다”며 “추운 날씨에 물 한 잔이 몸과 마음을 녹였다”고 전했다. 광화문의 식당들은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고, 자원봉사자들은 핫팩과 우의를 나누어 주었다. 경복궁역 사거리 앞에서 만난 이모(27·여)씨는 의경들도 고생한다며 개인적으로 준비한 핫팩을 나누어 주었다. 3 배려 - 청소년들도 집회 후 쓰레기 청소 집회 후 거리 쓰레기 청소는 이제 촛불집회의 배려심을 상징하는 문화가 됐다. 이날 오후 9시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오현경(20)씨 등 성신여대 학생 7명은 쓰레기봉투와 함께 ‘쓰레기와 핫팩을 교환하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민들이 쓰레기를 들고 와 버리면 대신 핫팩을 주었다. 송파공업고 2학년 최지명, 이건주, 문정우(17)군도 광화문광장에서 쓰레기를 치웠다. 이들은 “뉴스에서 박 대통령의 문제를 보고 촛불집회에 나왔다. 고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쓰레기를 치우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환경미화원은 “참가자 수가 늘면서 쓰레기 양도 늘었지만, 전과 달리 시민들이 쓰레기를 한데 모아 놓아 정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4 풍자 - ‘하야하소’ 황소 끌고 나온 농민 풍자의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종로구 통인동 사거리에서 만난 강성회(25)씨는 박 대통령이 비아그라를 들고 있는 내용으로 피켓을 만들었다. 그는 ‘새우라고, 새우라고, 국격을 새우라고’라는 문구로 새우버거 광고를 교묘하게 패러디했다. 대학생 3명은 박 대통령의 가면을 쓴 채 포승줄로 손목을 묶고 철창 모양의 종이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 현장에 나타났다. 박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진을 붙인 펀치 게임기도 등장했다. 세월호 관련 단체들은 대형 고래 모양의 풍선을 제작해 비행선처럼 하늘에 띄웠다. ‘나만 비아그라 없어’, ‘하야하그라’, ‘한국 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 등 다양한 풍자문구를 넣은 깃발도 있었다. 경기 수원에서 소를 키우는 한 농민은 트럭으로 소를 싣고 왔다. 소의 등에는 ‘근혜씨 집에 가소’, ‘근혜씨 하야하소’ 등 ‘소’로 끝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5 떼창 - 가수·시민들 함께 “노래로 저항” 오후 6시부터 열린 본집회에서 가수 양희은은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등을 열창했다. 특히 ‘상록수’의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는 부분을 열창할 때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안치환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를 때는 시민들이 ‘떼창’을 했다. 록밴드 노브레인 등도 참여했고 전날 밤 전야제 격으로 열린 대학생 시국선언에서는 가수 이승환이 노래를 불렀다. 김모(44)씨는 “여기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며 “먼 훗날 내 아이에게 이 자리에 있던 것을 자랑스레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 시민은 “‘공연도 보고 시위도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노래로 저항하는 것을 청와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대통령이 검찰총장 자르라 지시했는데 안 먹힌 것 같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자르라 지시했는데 안 먹힌 것 같다”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총장 경질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앞장섰던 김의겸 한겨레 선임기자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언론한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수남 검찰총장을 자르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최재경 민정수석에게)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기자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최재경 수석과 김현웅 장관의 사표를 두고 수리도, 반려도 하지 않고 있어 알 만한 인사들에게 물어봤다”면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 감당할 수 있는 걸 요구해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기자는 “박 대통령이 김 장관과 최 수석에게 검찰총장을 자르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 얼마나 단세포적이고 유아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의겸 기자는 검찰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못박고 공소장을 만들어 기소한 것은 나름 큰 성과”라면서도 “한겨레가 ‘최순실’ 이름 석 자를 처음 공개한 것이 지난 9월이었다. 검찰은 두 달 이상 여론에 밀리고 밀려서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헌정 질서를 수호하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생존을 하려는 데 있다”면서 “검찰이 이 정도라도 수사하는 걸 인정해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정치 검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안이 마련돼야 한다. 촛불이 대통령을 끌어내는 데 그치지 말고 계속 타올라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최태민 朴대통령 관계 언급한 김재규 재조명

    그것이 알고싶다 최태민 朴대통령 관계 언급한 김재규 재조명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26일 ‘악의 연대기 - 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 편을 통해 朴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의 악연에 대해 상세하게 다뤘다. 이에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재규(1926년 3월 6일 ~ 1980년 5월 24일)는 경상북도 구미 출신으로 유신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재임했다. 10.26 사건 당시 박정희를 암살하고,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미수로 사형을 언도받아 교수된 인물이다. 당시 그를 변호했던 변호인은 “면회를 갔더니 최태민 목사 얘기를 꺼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쏜 이유로 구국여성봉사단의 망국적 전횡도 작용했다며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면 교통사고라도 내서 처치해야 할 놈이라고 분개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당시 최태민 목사는 구국여성봉사단을 앞세워 기업들로부터 수억원대의 돈을 뜯어냈다”며 “당시 박승규 청와대 민정수석도 최태민 목사의 전횡을 알고 김재규 부장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경래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최태민 목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 온갖 못된 짓을 했다”면서 “(김재규 부장이)박근혜 대통령이 온갖 나쁜 짓을 당하면서 아버지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했다”고 말했다. 박승규 민정수석은 최태민 목사가 여성 정치 지망생 6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내용을 조사해 김재규 부장에게 자료를 넘겨줬다. 김재규 부장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최태민 목사와 박근혜 영애와 떼어놓아야 한다고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다. 이는 1995년 방송된 MBC 드라마 ‘제4공화국’에도 묘사돼있다. 김재규 부장(박근형)은 박정희 대통령(이창환)과 독대를 하고 “큰 영애(박근혜)문제입니다”라고 말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그 최 뭣인가 하는 목사(최태민) 얘기요?”라고 묻는다. 김재규 부장은 “예 그렇습니다. 그 사람이 큰 영애 후광을 얻고 지나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구국여성봉사단’ 총재란 건 허울 뿐이고 뒤에서 업체에서 찬조금을 챙기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여자 문제까지. 여기 보고 내용입니다”라며 보고서를 제출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 내용은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근혜 말은 그게 아니던데. 오늘 이쯤에서 그만 둡시다. 나가봐요”라며 김재규 부장의 말을 흘려들었다. 김재규 부장은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이대근)에 “정말 이러기요? 왜 매사에 시시콜콜 나서면서 정작 빠져야 할 일에 나서는거요?”라고 따진다. 차지철 실장은 “빠지다뇨. 제가 정보력이 있습니까?”라고 받아치고 김재규 부장은 “각하를 잘 보위하고 싶으면 각하가 듣기 싫어하는 직언도 필요할 때는 해야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차 촛불집회] 하야부적, 새우라고 피켓, 쓰레기와 핫팩 교환…촛불집회의 참신 아이디어

    [5차 촛불집회] 하야부적, 새우라고 피켓, 쓰레기와 핫팩 교환…촛불집회의 참신 아이디어

    26일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풍자와 패러디가 넘쳤다. 하야부적이 등장했고, 새우버거 광고를 패러디한 ‘새우라고’ 피켓은 답답한 시민들에게 잠시 웃음을 주었다. 쓰레기를 제 곳에 버리는 시민에게 핫팩을 주는 아이디어를 낸 대학생도 있었다. 오후 9시에 현장에서 만난 오현경(20·여)씨 등 성신여대 학생 7명은 쓰레기봉투와 함께 ‘쓰레기와 핫팩을 교환하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수업을 듣다 친해졌다는 학생들은 시민들이 쓰레기 들고 와 버리면 대신 핫팩 나눠주고 있었다. 오씨는 “우리도 작게나마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다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돕자고 생각했다”며 “150개의 핫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후 8시부터 시민과 경찰이 대치한 통인동 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강성회(25)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비아그라를 들고 있는 내용으로 피켓을 만들었다. 그는 ‘새우라고, 새우라고, 국격을 새우라고’라는 문구로 새우버거 광고를 교묘하게 패러디했다. 강씨는 “비아그라부터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약품까지 구입한 게 드러났지만 청와대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만 하고 있다”며 “나라의 품격이 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박 대통령의 하야 부적을 손수 만들어 들고 나오기도 했다. 대학생 3명은 박 대통령의 가면을 쓴 채 포승줄로 손목을 묶고 철창 모양의 종이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 현장에 나타났다. ‘박 대통령 체포단’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범죄자인 박 대통령을 처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는 박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진을 붙인 펀치 게임기, 박 대통령의 2012년 대선 당시 로고인 ‘ㅂㄱㅎ’을 비롯해 ‘새누리당’, ‘미르재단’, ‘검찰’, ‘대한민국 정부’, ‘삼성’ 등의 로고가 적힌 종이를 붙인 두더지 게임기도 등장했다. 주최 측(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무료로 운영한 게임기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 참가자들이 좋아했다. 4·16연대 등 세월호 관련 단체들은 대형 고래 모양의 풍선을 제작해 비행선처럼 하늘에 띄웠다. 고래 등 위에 노란색 종이배 한 척과 아이들처럼 보이는 조형물을 붙였다. ‘나만 비아그라 없어’, ‘하야하그라’ 등 다양한 풍자문구를 넣은 깃발도 많았다. 발기부전제 비아그라를 표시하는 푸른색 마름모꼴 알약 모양을 그려 넣은 깃발도 있었다. ‘고산병 예방약으로 샀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이용해 ‘한국 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라는 단체 이름을 적은 경우도 있었고 ‘퇴근혜’, ‘하야해 듀오’ 등도 눈에 띄었다. 경기 수원에서 소를 키우는 농민은 트럭으로 소를 싣고 와 이날 거리 행진에 참여했다. 소의 등에는 빨간색 글씨로 ‘근혜씨 집에 가소’ ‘근혜씨 하야하소’ 등 ‘소’로 끝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5차 촛불집회] 촛불, 세월호 고래를 밝히다...풍자·패러디 만발

    [5차 촛불집회] 촛불, 세월호 고래를 밝히다...풍자·패러디 만발

    26일 5차 촛불집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풍자와 패러디가 넘쳤다. 세월호 피해자 유족들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푸른 고래 풍선을 띄웠다. 포승줄에 묶인 박근혜 대통령을 묘사한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대학생 3명은 박 대통령의 가면을 쓴 채 포승줄로 손목을 묶고 철창 모양의 종이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 현장에 나타났다. ‘박 대통령 체포단’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범죄자인 박 대통령을 처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는 박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진을 붙인 펀치 게임기, 박 대통령의 2012년 대선 당시 로고인 ‘ㅂㄱㅎ’을 비롯해 ‘새누리당’, ‘미르재단’, ‘검찰’, ‘대한민국 정부’, ‘삼성’ 등의 로고가 적힌 종이를 붙인 두더지 게임기도 등장했다. 주최 측(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무료로 운영한 게임기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 참가자들이 좋아했다. 성균관대 학생 정모(21)씨는 지난 19일 촛불집회에 이어 LED 방풍촛불을 든채, 본인이 만든 박 대통령의 가상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4%라는데 수능에서 9등급도 4%다”며 “그래서 대통령 국정수행능력을 지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생은 정유라씨가 말을 타고 있는 사진에 말머리 모양 가면을 부착해 대형 피켓을 만들었다. 그는 정씨의 부정 입학이 사실로 밝혀졌고, 이에 화가 나 만들었다고 말했다. 4·16연대 등 세월호 관련 단체들은 대형 고래 모양의 풍선을 제작해 비행선처럼 하늘에 띄웠다. 고래 등 위에 노란색 종이배 한 척과 아이들처럼 보이는 조형물을 붙였다. ‘나만 비아그라 없어’, ‘하야하그라’ 등 다양한 풍자문구를 넣은 깃발도 많았다. 발기부전제 비아그라를 표시하는 푸른색 마름모꼴 알약 모양을 그려 넣은 깃발도 있었다. ‘고산병 예방약으로 샀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이용해 ‘한국 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라는 단체 이름을 적은 경우도 있었고 ‘퇴근혜’, ‘하야해 듀오’ 등도 눈에 띄었다. 경기 수원에서 소를 키우는 농민은 트럭으로 소를 싣고 와 이날 거리 행진에 참여했다. 소의 등에는 빨간색 글씨로 ‘근혜씨 집에 가소’ ‘근혜씨 하야하소’ 등 ‘소’로 끝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국가 권력의 공백, 어떻게 메꿀 것인가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국가 권력의 공백, 어떻게 메꿀 것인가

    국가 권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위기에 몰리고, 황교안 국무총리도 김병준 후임 총리가 지명되는 등 위상에 손상이 갔다.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그다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누가 국정을 이끌고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의 인력(引力)이 작용하는 검찰과 국정원에 권력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권력의 공백이 생기면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다. 첫째, 그 조직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상실하는 것이다. 둘째, 그 틈을 타고 정치세력이 접근하거나 조직원들이 정치세력에 접근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 의혹, 즉 최순실 사태의 여파로 검찰의 권력 공백은 너무 커졌다. 정권이 검찰을 장악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인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과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유고 상태나 마찬가지다. 내년 초로 예정된 검찰 정기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검찰은 일단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휘 아래 박 대통령 수사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역설적이지만, 검찰은 박 대통령의 가장 유용한 ‘통치 수단’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어느샌가 칼끝을 박 대통령에게 돌렸다. 박 대통령의 살을 베고 뼈를 자르려 한다. 그런데, 그것이 순수한 정의감과 수사의 논리에 따른 변신인가 궁금하다. 검사들은 검찰이라는 조직을 지키는 데 유난히 집착한다. 검찰에는 내가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는 검사들이 많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명예로운 것은 검찰뿐인가? 검찰이 정권 유지에 이용됐다는 비판을 받을 때 이미 검찰 권력에는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쯤 되면, 김 총장을 비롯한 검사들은 검찰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검찰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어떤 관계를 이어 왔고, 그것이 검찰에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 개혁과 개선 방향도 숙고해야 한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취임 후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고, 어느 정도 그런 측면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특정 지역 중심의 주요 간부들이 지휘계통을 벗어나 청와대에 주요 정보를 직보해 왔던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왜곡된 행태를 바로잡는 데는 많은 시간과 정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보 시스템에 심각한 공백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1987년 이후 5년마다 권력 교체가 이뤄지자 정보 당국의 고위 인사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현 정권에서 발탁이 된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일하기 어려워진다. 현 정권 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국가 대신 정권에 충성한다. 반면, 기회를 놓친 고위직들은 차기 정부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그 가운데 일부는 유력한 후보 측에 정보를 갖고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검찰에서도 국정원에서도 차기 정권에 대놓고 줄을 서는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권력기관 고위인사들의 정치권 줄서기나 쏠림 현상은 여야의 대립 구도가 확실할 때 나타나는데, 불투명한 정국 때문에 아직 그런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여당은 새누리당이 유지될지, 차기 대선 후보가 어떻게 결정될지 등 가변성이 많아 예측이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후보 선출 가능성은 크지만 대선 당선 가능성,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상 등 변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검찰 관계자는 “시계제로인 상황에서는 자기 일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도 “어디서 물이 새는지 파악하고 그걸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검찰과 국정원에서 정치권으로 접근하려는 힘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정치권에서 두 권력기관으로 뻗치는 힘을 먼저 경계해야 한다. 두 기관의 권력 공백을 엉뚱하게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 메꾸는 상황은 막아야 할 것 같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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