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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병이반」 등 시나리오 써온 김대우씨

    ◎창작이 불가능해진 요즘 실상 그려/소설가 데뷔작 장편 「비만의 도서관」내 『문명이 잔뜩 포화돼 독창성이나 창작따위가 아예 불가능해진 요즘의 진상을 그리고 싶었어요』 「사랑하고 싶은 여자,결혼하고 싶은 여자」「용병 이반」 등의 시나리오 작가 김대우씨(35)가 소설가 데뷔작인 장편 「비만의 도서관」을 민음사에서 내놨다.영상세대 작가 가운데 감각파도 많지만 원고지 1천500매 분량을 숨도 돌리지 않고 돌파하는 경쾌한 감각만은 김씨가 어느 누구보다 한수 위인 것 같다.인기드라마 대사같이 미끈미끈한 김씨의 문장들은 얽히고 설킨 에피소드들을 매달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쏜살같이 달려간다. 주인공인 시나리오 작가 부준화는 어느날 동업하던 아내가 말한마디없이 가출하고 나자 일은 뒷전인채 영화판에서,카페에서 이런저런 여자들과의 숱한 정사에 휩싸인다.준화가 세들어사는 주인집 딸 연희는 공모전에서 스페인 어느 현대작가를 베꼈다 해서 대상이 취소된 화가.표절화가 딱지를 떼려는 그녀는 준화를 발가벗겨 전기고문,가장 고통스런표정을 그려내 또 대상을 타지만 이번엔 한 카페 바텐더가 우연히 찍어둔 준화의 사진과 똑같다고 표절판정을 받는다.그 사진은 놀랍게도 가장 유쾌할때 준화의 표정을 포착한 것이었다. 『소설에서 아내가 집을 나간후 만나는 모든 여성들은 모두 아내를 일부분씩 담은 분신들이었어요.다음 작품에선 실체라고 믿는 세상 모든게 장자의 나비꿈같은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해보려 해요』
  • 어음선수식 유통…전국 서점 ‘일파만파’/고려원 부도 출판계 파장

    ◎거래한 서점 자금난 가중… 중소출판소도 타격/“과다 광고비·무리한 영엽전략… 예고된 화” 시각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고려원이 지난 22일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출판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원은 연간 단행본 출판규모가 270여종에 매출액이 200억원대로 국내 단행본시장을 좌지우지해온 중견출판사.그 다음 규모로 꼽히는 김영사나 민음사의 경우 매출액이 연간 60여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가히 「출판계의 거대공룡」이라 할만하다.고려원은 그러나 지난 수년간 외국어 어학교재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공세적인 영업전략에 따른 과중한 광고비 부담이 경영난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고려원측은 이번 주중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한편 제3자 인수도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고려원의 부도는 국내 출판계에서 차지하는 고려원의 위상으로 볼때 출판계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우선 타격을 받을 곳은 전국 각지의 대형서점을 비롯한 서점업계와 군소출판사들이다. 고려원은 출판사가 서점에 단행본을 출고하고 서점에서 팔린 물량만큼 월말에 대금을 거둬들이는 위탁판매방식 대신,도매업체와 서점에 내보내는 단행본 물량에 해당하는 금액을 먼저 어음으로 받는 어음선수방식으로 단행본을 유통시켜 왔기 때문에 업계의 타격은 한층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관행을 보면 출판사에 부도가 나면 출판사가 서점으로부터 받을 돈이 생기는 게 보통이다.그러나 이번 고려원의 부도는 거꾸로 출판사가 서점에 줄 돈만 남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이런 상황을 고려할때 고려원의 부도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게 될 대형서점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출판사에 대금지급을 미루거나 기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일부에서는 이로 인해 군소출판사들의 연쇄부도사태까지 우려한다. 고려원 부도의 예에서 보듯 출판사 경영의 가장 큰 압박요인중 하나는 광고비 지출이다.이와 관련,출판관계자들은 단행본의 경우 광고비 지출은 매출액 대비 10%∼15%에 이르며,전체 광고물량 가운데 출판관련 광고는 세번째로 많은 실정이라고 밝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 대표는 『「미투」「친구」「삶과 함께」 등 90년이후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지출하면서 베스트셀러를 낸 「단판승부」 출판사들이 잇따라 도산했다』며 『착실한 「정도출판」만이 만성불황에 따른 판매부진과 광고과잉에 의한 「거품출판」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출판사 신규등록이 자유화된 87년 이후 신생 출판사가 급증,현재 출판사 수는 1만 2천여개에 이른다.그러나 이 가운데 대다수는 일년에 단 한 권의 책도 내지 못하는 「유령출판사」들이다.이것은 바로 국내 출판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우리 출판계의 현주소다.고려원의 부도사태는 지금이야말로 「빅뱅(대폭발)식」 출판개혁이 절실한 시점임을 웅변해준다.
  • 김성곤 서울대 교수,두번째 영화산문집 내

    ◎대부분의 영화는 ‘문학의 자손’/“데미 무어 주연 「주홍글씨」의 메시지는 애정의 해피엔딩 아닌 미의 탈청교주의” 영문학자 김성곤씨가 두번째 영화산문집 「문학과 영화」를 민음사에서 내놨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인 김씨의 책은 여러가지로 이채롭다.영화마니아들이 앞다퉈 평을 거드는 고급예술영화에 연연하지 않고 김씨의 관심은 아파트촌에서 비디오 대여순위 몇위권에 드는 미국 대중영화쪽으로 거침없이 달려간다.한국의 학자들중에 김씨만큼 「헐리우드 영화」 많이 봤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이도 없을 것이다. 문학을 각색한 영화만 다루면서 영화에 대한 코멘터리에다 원작과의 비교고찰까지 덧붙인 점도 재미있다.문학이 현대 영상문화의 가장 풍부한 수원이라는 점은 거듭 확인돼 왔지만 잘 알려진 거의 모든 영화들이 문학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보아내는 시각도 독특하다.영상언어속의 뭔가 미묘한 것을 독해하거나 예술적 의미를 캐내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평들 와중에서 그는 자신만의 상식적 잣대로 일사천리 영화를 읽어내려 간다.미국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전공한 문학자답게 그 잣대란 현대 미국사회의 징후,현대 서구문명을 통해 삶을 바라보기이다. 미국의 유령코미디 영화 「아담스 페밀리」는 미국 및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이다.기괴한 인물들을 오히려 귀엽게 그려내 나와 다른 이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몰아세우는 차별의식을 비판한 포스트모던 영화라는 것.데미 무어 주연의 「주홍글씨」에 대해서는 롤랑 조페 감독이 미국문학에 무지해 원작을 훼손하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고 꼬집는다.작품의 메시지는 유럽적 청교주의를 극복한 미국의 「홀로서기」이지 감상적 애정의 해피엔딩일수 없다는 것.「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오발탄」「무진기행」「바보들의 행진」 등 현대문학을 각색한 한국영화평도 실었다.
  • 소설가 윤흥길(이세기의 인물탐구:122)

    ◎불행한 시대를 증언하는 서민의 양심/날카로운 현실비판·화해의 정서 공유/능란한 사투리 구사로 해학의 멋 더해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다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가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면서」 소설 「장마」의 무대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서서히 스며든다.「악의에 찬 빗줄기」는 「손가락으로 그저 꾹 찌르기만」해도 「선명한 물기가 배어」나오고 후렴처럼 내리는 빗줄기속에서 처연한 슬픔이 치렁치렁 이어진다.윤흥길 소설은 토속적인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면서도 문장마다 판소리의 사설조가 절조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단순히 장대비가 줄기차게 내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둡고 질퍽한 당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치밀하게 직조되어 평론가 천이두는 이를 「문학의 백미」로 평하고 있다. ○등장인물 심리묘사 치밀 76년 그의 첫번째 창작집 「황혼의 집」이 나왔을때 그 속에 실린 「장마」를 읽으면서 소설가 이문구는 「언젠가 반드시 나오리라고 기대한 제대로 쓴 소설」에 감동하여 「혼자 웃다 울다 하느라고 담배 한갑을 다 태우고는」 자신도 모르게 「왔구나!」하는 탄성을 질렀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빗소리처럼 구슬프게 가슴에 파고드는 이 한편의 소설은 발표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명문의 명문」「명편중의 명편」으로 꼽힌다. 평론가 김치수는 「도중에서 그만둘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방금 읽은 소설의 여운이 한동안 가시지 않는 것이 다른 작가와 구별되는 윤흥길만의 매력이자 독창성」이라고 했다. 윤흥길이라고 하면 우선 「장마」와 「황혼의 집」「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장편 「에미」「완장」「밟아도 아리랑」 등 문체가 일렁이는 눈부신 주옥편을 얼마든지 들 수 있다.그리고 어느 소설을 읽던 「음험한 세력의 위협 아래 놓인 소시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비극으로 치닫는 중에도 「인간적인 면」과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는다.사회저변에 산재된 모순과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도 그것이 소설인 이상 그는 「글만의 묘미」를 완벽하게 살리는 미점을 지킨다. ○「반신마비」로 집필 주춤 79년 일본의 젊은 세대의 문학적 기수이던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교분이 계기가 되어 「장마」가 「나가자메(장우)」라는 타이틀로 일본문단에 소개됐을때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은 「지적소설」로 이를 일제히 호평하고 특히 평론가 아키야마 도시(추산준)은 「인간을 응시하는 철저한 작가정신」과 「곳곳에 번뜩이는 세태풍자와 야유의 직재성」을 특필한 바 있다.두번째 창작집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그해 연말과 연시 2개월동안 3판매진,이후 일본어로 동시출간된 장편 「에미」와 「완장」이 현대문학상·한국창작문학상을 한꺼번에 수상하던 83년 무렵에는 문단의 시선이 온통 그에게 집중되어 「윤흥길 전성시대」를 맞기도 했다.그러나 베를린에서 열린 제3세계 문학축제 참가후 예상치못한 「반신마비」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는 왕성하던 집필을 잠시 주춤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윤흥길은전북 정주에서 식산은행에 다니던 윤상오씨의 2남4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풍요로운 환경에서 「도련님」으로 불리던 어린시절이 있었고 「사세에 따라 적당히 굴신하면서 영달을 도모하는 직장생활에 적응치 못한」 부친의 무능탓에 「가난이 점철된 어두운 사춘기」를 보냈다.전주사범 졸업후 익산군 소재 국민학교 교사시절에 「소설을 통해서만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뒤늦게 문학에 입문했다. ○한때 초등교 교사지내 그와 절친한 이문구에 의하면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대로 그냥 남아 있는 별종이 곧 윤흥길」이며 「서너마디는 건네야 한마디 넘어올지말지한 더디고 무딘 입」「아무리 말쑥한 옷을 걸쳐도 반찬 없이 밥먹고 나온 사람처럼 멋적은 표정」이 그의 겉모습이다.그러나 어눌하되 호불호가 선명하고 경거부박을 경계하여 자신이 하기 싫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에 타협이 없다. 최근의 새 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역시 찬란한 어휘구사와 풍자의 범람으로 한번 소설을 손에 들면 끝까지 놓지 못한다.또 이미사어가 돼버린 「자닝하게」「툽상스럽게」「옴나위없이」「왜장치는 소리」며 「방짜」와 「행짜」,「우두망찰」「족탈불급」 등 우리의 고유어를 소설문맥속에 되살려 익살과 해학의 맛을 톡톡히 실감시킨다. 그의 절제력은 주목할 만한 사상적 메시지를 전개하는 자리에서도 「관념을 극구 피하고 구체적인 스토리와 주변묘사」로 작가의 의도를 투영한다.「인간심리의 섬세한 기미를 포착하여 이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그의 뛰어난 능력」일 것이다.가족은 오늘날까지 끝없는 기도로 감쌀 뿐만 아니라 진솔한 호남사투리의 출처인 어머니 조옥성 여사(74)를 모시고 있고 부인 유경순씨와의 사이엔 남매,과기대를 졸업한 아들 아람은 현재 예일대 재학중이고 딸 예니는 이대에 다니고 있다. 그의 최근의 소설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문학적 응전이며 작가적 문제의식을 강렬히 환기시키기 위해 「사실주의 작가가 드러내게 마련인 안이한 평판성」 대신 「사실주의적 세계를 비사실주의적 시각으로 전화」하려는 의지가강하다.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 윤흥길은 이제 「한국문학사라는 넓은 체계속에 편입되어」 작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이룩한 위치다.그래서 작가는 「어떤 형태로든지 불행한 시대를 증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밝음 저쪽에 가려진 어둠 가운데서 진실을 끄집어내는 것이 작가가 수행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역할」임을 실천하는 시기다.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 그대로」「더디고 무딘 입」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정통적인 소설관과 그 기법을 견고히 지키고 「독자의 평균에 부합하지 않는」 자신만의 명철한 창락의 글을 쓰고 있다. 현실에 도사린 환부를 날카롭게 도려내고 우리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중에도 「따스한 해조」와 「화해」의 정서를 함축하는 그의 소설은 독자의 언 가슴을 훈훈하게 녹여주면서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시대 우리만의 작가」로 언제라도 풋풋하게 이곳에 서 있다. □연보 ▲1942년 전북 정주출생 ▲61년 전주사범학교 졸업 ▲68년 한국일보신춘문예 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 당선 ▲73년 원광대 국문과 졸업 ▲76년 첫창작집 「황혼의 집」(문학과 지성사) 출간 ▲78년 첫장편 「묵시의 바다」(문학과 지성사) 출간 ▲79년 중편 「장우(장마)」(동경신문출판국),「황혼의 집」일어판 출간 ▲81년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문학대담집 「동양에 위치하다」 출간 ▲82년 장편「에미」(한국방송사업단),일어판 「모」(일본 신조사) 출간 ▲84년 베를린 제3세계문학축제 참가 ▲89년 전작장편소설 「낫」(일본 각천서점) 출간 ▲95∼현재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대표작품집〉 창작집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77년 문학과 지성사)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79년 창작과 비평사),장편 「순은의 넋」(80년 도서출판 은애),중단편집 「장마」(민음사),창작집 「완장」(83년 현대문학사),문학수상록 「문학동네 그 옆동네」(83년 전예원), 장편 「백치의 달」(85년 삼성출판사),중편집 「꿈꾸는 자의 라성」(문학과 지성사),장편 「묵시의 바다」(87년 문학사상사) 「밟아도 아리랑」1·2권(91년 문학과 지성사) 「산에는 눈 들에는 비」(93년 세계사),에세이집 「텁석부리 하나님」(95년 문학동네」,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1·2권(97년 현대문학사)등 다수 〈수상〉 한국문학작가상(77년) 한국창작문학상·현대문학상(83) 요산문학상(95년)
  • 작가 성석제씨 「재미나는 인생」 펴내

    ◎익살… 과장… 유머… 엽편소설의 묘미/적대국 깃대 경쟁­거짓말협 회장 연설문 등/예리한 관찰력+날카로운 풍자… 재미더해 작가 성석제씨(37)는 올 한해의 문을 가장 분주하게 연 작가로 기억될 것 같다.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을 강출판사에서 갓 출간한 그는 내주 민음사에서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을,내달 같은 출판사에서 신작 작품집을 잇달아 펴낸다.불과 한달여 사이에 자기가 쓸 수 있는 글쓰기의 모든 형태를 책 한권씩에다 담아내는 것이다. 수많은 소설들이 쏟아지지만 매끄럽고 덜하고의 차이일뿐 그게 그거같은 노회한 요즘 문단에서 성씨의 독특한 개성에 쏠리는 시선은 날로 커왔다.다채롭고도 익살맞은 엽편소설의 묘미를 선보인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마사오라는 주먹계의 인물을 통해 사나이들의 신화세계를 보여준 장편 「왕을 찾아서」,웅혼하고도 서정적인 글맛이 색달랐던 작품집 「새가 되었네」 등 책 한권을 보탤 때마다 성씨 소설왕국의 영토는 표나게 넓어졌다. 성씨의 상상세계는 문단의 어떤 전통에도 기대지 않기에 그만큼 자유롭고 독특하다.재기발랄함과 정감이 묘하게 결합된 문체로 그는 남들이 흘려보는 일상의 구질구질한 구석으로 파고들어 이를 신화 근처에까지 끌어올린다.추악한 삶도 하나의 신화라고 폭로하는 그의 목소리는 익살과 과장과 검은 유머로 가득차있다.눈꼴시린 현실을 무거워하거나 절망하기는 커녕 바람처럼 희롱하면서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것이 성씨 작품의 매력이다. 단편보다 짧은 엽편소설의 다채로운 묘미를 흠뻑 보여주는 「재미나는 인생」은 이런 익살로 가득하다.아이들 책상다툼하듯 국경선을 경계로 완전히 적대한 두나라의 어처구니없는 깃대높이기 경쟁(「휴가」)이나 더 좋은 음질을 찾아 축음기 교체를 거듭하다 나중에는 축음기가 음악자체를 삼켜버리는 오디오마니아 이야기(「경지」) 등은 허세어린 사회와 인간들을 꼬집는다.전세계거짓말장이협회 서기장이 신입회원들에 보내는 연설문 형식인 「재미나는 인생1­거짓말에 대하여」의 한문장 〈자연도 우리의 친구인 거짓말쟁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평평한 것처럼 표현하지 않는가.지구가 태양을 돈다면서 언제나 태양이 우리를 도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는가〉는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이 특유의 유머감각과 결합된 예다. 이처럼 더 날카워진 현실풍자는 그의 시집에도 일관된다.떼밀려 버스타듯 구질구질하게 반복되는 현실을 그린 「반복」,〈자나깨나 도리도리하는〉반항시민을 내세워 순치된 의식을 때리는 「무정부주의자」,〈무슨 무슨 평화상을 돌아가며 갈라 먹던〉「권력자」 등이 그 풍자무대에 오른다. 〈이 커다란 시계를 지키는 노련한 톱니바퀴들/낡은 축복 때문에 해도 쉽게 넘어가잖네〉(「오래된 동네」중).일상의 톱니가 되어 오래된 습관으로 시계를 돌리는 사람들을 향해 그의 시는 장난치듯 야유를 던지고 있다.
  • 사이버세대의 세계인식은?/작가 송경아씨의 장편 「아기찾기」

    ◎무너진 부모·자녀관계의 「보물찾기」 작가 송경아씨(26)의 장편 「아기찾기」가 내주 민음사에서 나온다. 그간 작품집 두권을 통해 사이버세대라는 말에 손색없는 첨단 소설세계를 보여주어 왔지만 「독자와의 본격 승부」인 호흡긴 장편소설은 처음 내놓는다.그런 만큼 작가는 자신의 모든 지식과 새로운 비전을 이 한권에 쏟으려 사력을 다했을게 분명하다. 「아기…」는 신세대가 바라본 새로운 문명사라 할만하다.원고지 1천2백매의 스케일에 만만찮은 철학적 사유,참신한 역사감각,사회제도에 대한 기발한 풍자 등이 녹아있다.무엇보다 「아기…」에는 기성세대의 시선을 완전히 가로질러 그 너머를 가리키는 사이버세대의 세계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소설 무대인 부영시의 설정부터 이채롭다.이 가상공간에는 기존의 혈연 공동체가 완전히 붕괴되고 없다.아빠 또는 엄마는 보살핌을 줄 「아들」과 「딸」을 자유롭게 선택,육체관계를 맺는다.그 「아들」과 「딸」들이 서로 연인이 돼 복잡한 사각관계가 펼쳐지기도 한다.그중 한「딸」인 진희가 이 사회의 〈관습보다도 오래고,전설만큼이나 희미한〉 금기인 「아기찾기」에 나서면서 소설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모험으로 빠져든다. 『아기는 일상적인 가치밖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어떤 것이예요.무언가를 찾고 못찾고의 문제보다 그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의 굴곡과 깨달음 등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 박상연·이석범/여성편향 문단에 두 신인 남성작가

    ◎내용은 「육중」… 이야기 전개는 「아기자기」/박상연 「D.M.Z」­「절반의 한국인」이 겪는 분단현실/이석범 「윈터스쿨」­입시학원 선생의 교육풍토 고발 내면으로 침잠하는 여성적 글쓰기가 만연해온 문단에 모처럼 신인 남성작가들이 사회문제를 다룬 선굵은 장편 두편을 선보였다.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전재돼 곧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올 박상연씨의 「D.M.Z」와 제3회 상상문학상 수상작인 이석범씨의 「윈터스쿨」(상·하,살림간)이 그것. 나란히 분단문제와 교육현실 등 소재부터 요즘 등단하는 신인들이 기피하다시피 해온 묵중한 것을 택한 두 작품은 이를 요리하는 솜씨 또한 남달리 날렵하다.무거운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으면서 개성있고 흥미로운 상황설정과 사실성으로 이야기의 아기자기한 재미도 함께 돋우고 있는 것이다. 「D.M.Z」는 중립국 감독위 장교자격으로 한국에 파견나온 독특한 주인공을 설정한 소설.국적상 스위스인이지만 아버지한테 받은 한국피가 흐르고 있어 분단현실에 무관할수 만은 없는 그는 정작 절반 조국의모든 것이 지긋지긋하기만 하다.분단전쟁 당시 남로당 당원으로 싸우다 브라질로 망명한 아버지가 어린 그를 폭행해가면서까지 한국말쓰기를 강요한 끔찍한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비무장지대 북측 구역에서 북한군을 사살하고 돌아온 김수혁이라는 판문점 경비대 소속 상병의 수사책임을 맡게 된다.사건을 두고 남과 북은 각각 납치공작이라느니 정보원 남파 기도라며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펴지만 진상은 전혀 다른데 있었다.우연히 북측 병사와 친구가 된 김수혁이 김일성 사망 이후 긴박하게 돌아가는 정세에 짓눌려 그만 조건반사적으로 그 북한군에게 총을 쏴버린 것.이와 함께 주인공의 아버지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광적인 살육 현장에서 정신없이 동생을 찔러죽였던 사실도 밝혀진다.소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동족을 학살하도록 조건지어진 비인간적 분단의 심리학을 반쪽 한국인의 각성과정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한편 「윈터스쿨」은 강남의 한 입시학원에 취직한 지방출신 정민수 선생의 눈으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한국교육을 고발한다.시인이면서 시라곤 2년동안 「수녀의 거기」 한편만을 쓸 만큼 순되고 어수룩한 정선생은 갖은 권모술수로 패권을 노리는 학원교사떼들,선생을 정답기계 쯤으로 대접하는 머리굵은 재수생들,입시사관학교에 밀어넣고 과외시키는 몇백만원 쯤은 푼돈으로 아는 학부형 등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서울대병으로 앓고 있는 교육현실을 지탄하며 입시와 관련된 행사장마다 폭탄테러를 일으키는 「하니바머」라는 정체모를 인물도 가세,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도 맛보게 한다.
  • 영미문학비평 「한국식」 재조명/연대 이상섭 교수 「영미비평사」

    ◎16C∼현재 대표적 논저 해부… 30년 연구 집대성/당대 비평가·문인들의 육성 되살리는데 초점 영문학자 이상섭 교수(59·연세대)가 30여년에 걸친 영미문학비평사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영미비평사」(민음사)를 펴냈다.「르네상스와 신고전주의 비평」「낭만주의에서 심미주의까지」「뉴 크리티시즘:복합성의 시학」 등 모두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무엇보다 「한국식」 영미문학 비평사를 목표로 하고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인츠베리·애킨스·웰렉·윔서트·브룩스 등 서구의 비평사 권위자들이 옛 문인들의 글의 흔적을 없애버리고 자신들의 관점에 따라 자신들의 말로 비평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 반면 이교수는 당대 비평가나 문인의 생생한 「육성」을 되살려 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비평은 특정 개인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동시대 사람들끼리 벌이는 토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때문에 이 책에서는 뛰어난 소수 비평가의 역사적 의의나 사상을 요약하는 대신 시의 효용과 보편적 본성,창작기술 등 주요 토픽을 중심으로 당시의 「토론」에 기여한 모든 문학가들을 논의대상으로 삼는다. 첫째권 「르네상스와…」는 2부로 나눠 1부「르네상스 비평」에서는 영국의 문학비평사가 시작되는 1530년대부터 르네상스 전성기(1550∼1600년)를 거쳐 비평적 토론이 비교적 저조했던 르네상스 후기(1600∼1650년)의 비평을 다루며,2부「신고전주의 비평」에서는 프랑스 신고전주의비평의 도입기(1650∼1700년)부터 영국적 발전기(1700∼1750년)를 거쳐 1750년 이후 신고전주의가 변모·와해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핀다.이같은 서술방식은 『대략 50년을 주기로 영문학 토론의 주역과 내용이 바뀌었다』는 이교수 특유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둘째권 「낭만주의에서…」는 크게 낭만주의 비평,빅토리아시대 비평,심미주의 비평 등 3부문으로 이뤄졌다.영국 낭만주의는 19세기초 블레이크·워즈워드·콜리지·셸리 등 진보적인 시인들이 합리주의 전통에 맞서 일으킨 문학사조.중엽에는 칼라일·러스킨·밀·아놀드 등 사회사상가들이 공리주의에 대항하는 정신으로 다분히 보수적인 문학관을 내세웠다.하지만 문학의 도덕적 가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이 두 세대가 일치한다.또 세기말에 이르러서는 포우·페이터·스윈번·와일드 등 문인들이 등장,문학과 도덕의 완전분리를 주장하는 심미주의가 모습을 드러낸다.이 책은 낭만주의에서부터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 전성기를 지나 그 시대의 마지막 중요 사조인 심미주의에 이르기까지의 영미비평사를 후대 유명학자의 비평사적 해설에 기대지 않고 당대 비평문헌을 직접 인용해 정리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마지막권 「뉴 크리티시즘…」은 1930∼1950년대 미국에서 성행한,작품자체의 객관적 분석에 무게를 둔 문학비평방법인 뉴 크리티시즘에 대한 해설서다.엘리엇·리처즈 등 선구자에서부터 랜섬,테이트·워렌·브룩스·윈섬 등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뉴 크리틱에 이르는 비평가들의 논저를 면밀히 검토한다.특히 뉴 크리티시즘이 중시하는 패러독스나 아이러니를 비롯,뜻겹침(Ambiguity)·의도론 및 영향론의 오류문제 등을 쟁점별로 상세히 다뤄 뉴 크리티시즘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을잡을 수 있게 한다. 이 교수는 『비평문장의 아름다움과 즐거움,힘과 지혜를 되도록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평사 기술방법』이라고 결론짓는다.이런 맥락에서 그는 『처녀는 잃은 사랑을 노래할 수 있으나 수전노는 잃은 돈을 노래할 수 없다』라는 러스킨의 말을 비평사에서 금과옥조로 여길만한 훌륭한 문장으로 꼽는다.
  • 장정일 외설시비/「제2 마광수 사태」 술렁

    ◎문인들 “문학적 논의·검증 앞선 사법처리” 충격/문화계간지,일제히 「특집」… 이중적 사회상 해부 신작장편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외설시비를 불렀던 「장정일 사태」가 출판사 상무의 구속과 함께 일파만파의 회오리를 몰고올 조짐이다. 지난 10월 김영사가 펴낸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30대 조각가와 10대 소녀가 타락한 성행위를 통해 오히려 금기로 타락한 사회를 벗어나려한 시도를 담았다는 작품.하지만 노골적 묘사가 문제돼 출간된지 한달도 안돼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제재건의」를 받은데다 지난 13일엔 김영사 대표이사 대행인 김영범상무의 구속까지 빚었다.검찰은 작가에 대해서도 음란물제조배포혐의로 사법처리 방침을 이미 밝혀놓고 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그간 침묵하다시피 해온 대다수 문인들은 지난 92년 당시 마광수 구속사태의 재판을 우려하며 술렁이고 있다.무엇보다 문학적 논의와 검증이 시작도 되기전 공권력의 논리에 따른 사법처리가 앞서버린데다 그 전개과정이 너무도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작품이 문제되자 김영사측이 초판 재고분을 즉각 절판시켰고 신문에 사과광고까지 냈는데도 발빠르게 구속으로 몰아갔다는데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장정일 사법처리반대 서명움직임을 비롯,무엇보다 문학적으로 장씨를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문단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민음사는 수록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장씨의 희곡 「해바라기」를 결국 계간 「세계의 문학」겨울호에 전재했다.작품은 글이 씌어지지 않는 김인이라는 희곡작가가 진정한 구원의 문학에 도달하려 잇단 섹스와 살인 등 엽기적 행각을 펼친다는 내용.출판사측은 소설과 달리 성행위 묘사나 성기를 지칭하는 대목등이 없는 이 작품이 전혀 외설문학이 아니며 작품성만으로 수록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김동인의 「광염소나타」를 연상시키는 모티브에다 구원을 다룬 그의 희곡세계의 연장이라는 것. 이와 함께 「성애문학」을 문단에서 본격논의의 대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성이 사회의 지배담론으로 자리잡은 엄연한 현실에서 엄숙주의에 빠져 이를 금기시하는 것은 무방비로 공권력 개입을 자초할 뿐이라는 자성이다.민족문학작가회의 김사인 사무국장(시인)은 『이번 사태가 문단내에서 문학의 성적 표현을 심도있게 논의,준거를 공유케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계간지 겨울호들은 일제히 문단의 「뜨거운 감자」 장정일을 다룬 특집을 마련했다.「리뷰」는 장씨와 민음사 이영준 주간과의 전화대담을 메인 인터뷰로 수록,문제가 된 장씨의 소설을 문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오늘예감」에서는 작가 김영하씨의 장정일론을 비롯,포르노문화에 대한 기획특집을 실어 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시선을 해부할 계획이고 사이버문학지 「버전업」은 「장정일사태」와 관련된 컴퓨터통신상의 목소리들을 사이버비평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 ‘번역자들만의 학술회의’/대산재단·연대,새달 7∼8일 공동개최

    ◎작품선정·작품의 기술 등 현황 점검/영·불·독 등 5개어권서 70여명 참가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옮기는 작업에 앞장서 온 번역자들만의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대산재단(이사장 신창재)과 연세대학교 번역문학연구소(소장 이성일)가 공동주최하는 「한국문학 외국어 번역의 현황과 전망」이 11월 7∼8일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과 수유리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차례로 개최되는 것. 한국문학 번역은 문예진흥원,대산재단 등의 지원금에 이어 문체부에서도 번역원을 설립,별도 지원을 약속,양의 측면에서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이에 반해 작품선정,번역의 기술 등에는 아직도 변변한 기준이나 합의가 마련돼 있지 않은 형편.이번 회의는 이같은 현황을 점검하고 번역 방법도 깊이있게 토의,앞으로의 국문학 번역에 지침이 될 밑그림을 그리는게 목적이다. 회의는 심포지엄(7일)과 워크숍(8일)으로 나눠 진행된다.심포지엄에서는 국문학 번역의 현황과 문제점 등 거시적 문제틀로 국문학 번역의 발전방향을 조명한다.영어번역의 원로격인김종길 교수(고려대 영문가)가 기조강연을 맡고 ▲고전문학 ▲현대시 ▲현대소설 등 3개주제로 번역대상을 쪼개 각각 발제와 토론을 갖는다.이에 견주어 워크숍은 참가 번역자들이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 등 4개어권별로 모여 실제 작품을 번역할 때 어떻게 옮겨야 좋을지 기술적인 문제들을 토론하는 자리. 회의에는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슬라브어 등 5개 어권의 번역자 70여명이 참가한다.그 가운데는 「한중록」을 영역해 영국에서 호평받은 최양희씨(호주 국립대 한국문학 교수),프랑스 최대 갈리마르 출판사와 불역 「춘향전」을 계약한 장 노엘 주테(프랑스 번역가)를 비롯,민희식(한양대) 안토니 티그(서강대) 케빈 오록(경희대) 민용태(고려대) 교수 등 제법 알려진 역자들도 많다.하지만 국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번역자들은 5명에 불과해 외국에서 국문학의 낮은 인지도를 새삼 알려주고 있다.이 회의의 주제논문 및 토론요지는 내년초 민음사에서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이다.〈손정숙 기자〉
  • 백민석씨 장편 「내가 사랑한 캔디」

    ◎90년대 학번/그들의 지향없는 ‘공허’/어느 고3생의 대학시절까지의 기록/욕망과 허기로 살아가는 신세대의 저항 백민석씨의 두번째 장편소설 「내가 사랑한 캔디」가 김영사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 그런 작가가 있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도 많겠지만 알만한 사람은 모두 백씨를 장래 문단의 재목감으로 꼽는다.지난해 8월 펴낸 첫 장편 「헤이,우리 소풍 간다」(문학과지성사)는 소설은 아무튼 인문적이어야 한다는 전통적 관념에 신물이 난 「언더그라운드」 문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섰다. 지난해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발표한 원고지 200장짜리 동명 중편을 350장 더 늘린 「…캔디」는 첫 장편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80년대초 철거와 폭력이 난무한 빈민촌에서 자란 젊은이들의 살풍경한 의식을 보여줬던 「헤이…」의 독한 쓰라림에 비해 90년대 학번의 지향없는 공허감을 그린 「…캔디」의 어투는 경쾌하기까지 하다.문장을 뚝뚝 분질러놓아 읽기에 고통을 주던 잦은 쉼표도 사라졌다. 소설은 고3부터 대학시절까지 한 청년의성장기록.그중 「캔디」와의 연애담이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동명 만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남자인 캔디는 고교시절 「나」의 동성연애자.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갑자기 남성다움을 과시하더니 첫사랑의 기억을 부인해 버린다. 이같은 중심에 작가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첨단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세세한 묘사를 입힌다.세상 모든 과일들을 조합,끝없는 메뉴를 제공하는 백화점 청과물식당 「U.F.O」는 무한히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욕망을 닮았고 이한열,김귀정 등의 영정으로 벽을 덮은 카페 「지리산」은 어느새 살은 내리고 액자로 요약된 90년대 학생운동의 몰골로 읽힌다. 현대사회의 이런저런 체제에 버티던 이들도 하나둘 쓴웃음속에 사라져간다.캔디는 나를 지워버리고,제도권 교육에 항의,사표를 던진 고릴라 선생은 추레한 환자가 돼 병실을 찾은 학생들을 쑥스럽게 맞는다.뭐라 말할 수 없이 얄팍해진 삶을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싸구려 인생,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다투는 이유이다』라고 노래한다.주인공은이 모든 것을 가로질러갈 방법으로 「총잡이」를 꿈꾸지만 탈주범 지강헌은 실패했고 기말리포트로 내기로 한 총잡이 소재의 소설은 작심에 그친다.열한시에 정지한채 고여버린 시간처럼 항의조차 무력해진 요즘 청춘들의 초상을 작가는 이전세대와 완전히 구분되는 새로운 소설공간에다 그려보고 있다. 사이버문화에 에워싸인 세대의 정황을 말한 작품은 많지만 그 문명을 백씨처럼 아예 「살아버린」 작가는 거의 없었다.한없이 증식하는 욕망과 결코 채워지지 않는 허기사이에 끼인 신세대를 백씨는 가장 현대적인 어투로 그려내고 있다.민음사 편집부의 장은수씨는 『백씨는 자연에 대한 기억자체가 없이 태생부터 인공문명에 근원을 둔데다 이런 정황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첫번째 세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면서 『바로 이처럼 현대의 아이이기 때문에 또한 언젠가는 현대문명에 가장 효과적인 소설적 저항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손정숙 기자〉
  • 작가 조성기씨 「소설가 조성기 영화에 빠진 날」 출간

    ◎영화를 소재로 쓴 「영화소설」 눈길/피아노,그 어둡고 투명한­젊어 홀로 된 벙어리 친구엄마를 회상/애정의 조건­시한부 삶속 침몰하는 나자신의 허무 시장에서 찬거리 사듯 영화 비디오를 빌려볼 수 있게 되면서 작가들 사이에서도 영화산문집 한권씩 내는 일이 대유행이 됐다.하지만 최근 고려원출판사에서 영화에세이집 「소설가 조성기 영화에 빠진 날」을 펴낸 작가 조성기씨의 경우는 좀 특수하다.영화에 「먹혀」버리기는 커녕 영화를 보면서까지 작가기질을 발휘,다름아닌 영화를 재료삼아 단편소설을 써낸 때문이다. 책에 실린 그의 「영화소설」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를 보고 쓴 「피아노,그 어둡고 투명한」과 셜리 매클레인의 감동연기가 돋보인 「애정의 조건」에 철학적 주석을 단 「황량한 날의 애정의 조건」 등 두편.주인공들이 문제의 영화를 보며 속말로 털어놓는 감상,회상 등이 기둥줄거리를 이룬다. 「피아노…」에서 딸을 데리고 시집가는 길에 파도 몰아치는 해변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벙어리여인 아다를 보면서 「나」는 문득 엄마가 벙어리였던 초등학교 때 친구가 떠오른다.무척 예쁜 여동생이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던 그 친구는 가끔 그악스런 엄마의 손갈퀴에 거세게 맞곤 했는데 남녀간의 욕망이 어떻게 변질되거나 피어나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를 보며 「나」는 친구의 엄마를 이해할 것도 같다.그것은 젊어 홀로 된 그녀가 끓는 속욕정을 해소하는 나름의 몸짓이 아니었을까 여기면서 욕망의 실타래 위에 놓였었던 「나」의 그녀들이 차례로 추억된다. 한편 장편 「욕망의 오감도」의 일부를 떼어 손질한 「…애정의 조건」은 상준이 술집 「에포케」의 호스티스 수애를 만나 같이 「애정의 조건」을 보고 정사를 나누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애정의 조건」의 주인공 엠마가 갑자기 뛰어든 암에 삶의 복판에서 무방비로 침몰하듯이 자신의 삶,더 나아가 모든 이들의 삶은 언제 물이 찰지 모르는 구멍뚫린 폐선에 불과하다는 상준의 도저한 허무주의가 소설에 색채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5년간 비디오만 1천편을 봤다는 지은이의 안목은 함께 실린 영화에세이들에서 더욱돋보인다.「자전거 도둑」 「버디」 「모 베터 블루스」 「바그다드 카페」 「카드로 만든 집」 등 누구나 봐둘만한 수준작을 고른데다 현학적 영화분석을 접고 이야기와 문제성 위주로 쉽게 풀어쓴 점이 특징. 조씨는 『영화와 문학은 다른 장르지만 서로 침투할 수도 있으며 그 실례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글 그 자체는 장르 보다 앞서고 가장 원초적인 것이다.때문에 앞으로도 소설,시 등 인위적 장르에 묶이지 않고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글쓰기의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형식에 소설의 이야기성을 얹어 또다른 장르침투로 눈길을 끌었던 조씨의 소설시 「내 영혼의 백야」와 「그리운 날의 약속」 두편도 곧 한권의 소설시집으로 묶여 민음사에서 선보인다.〈손정숙 기자〉
  • 현대정신분석 비평/박찬부 지음(화제의 책)

    ◎독서통해 드러나는 무의식 탐구 문학과 정신분석학의 관계를 프로이트에서 라캉으로 이어지는 정통 정신분석 이론체계에 입각해 고찰한 책.지은이는 인간의 무의식과 그것의 언어적·이미지적 표상을 중심주제로 삼아 정신분석비평의 주요쟁점을 폭넓게 살핀다. 무의식의 문제를 다루는 정신분석비평의 방식에는 두갈래의 흐름이 있다.하나는 작가의 무의식을 밝혀 텍스트를 해명하려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독자에 의한 텍스트의 의미창조를 강조하는 것이다.그러나 이 책은 이 두 입장을 모두 거절한다.대신 독서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텍스트의 무의식을 탐구하는,이른바 형식주의적 정신분석비평 모델을 제시한다.이 책은 또 고전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심리적 리얼리즘에서 자기반영적 리얼리즘까지 정신분석 문학비평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논제들을 다룬다.이를 통해 지은이는 문학이 정신분석학속에 있고 정신분석학이 문학속에 있는,두 학문이 서로 겹치고 맞물리는 상호포함관계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민음사 1만3천원.
  • 젊은 날의 반 고흐/드뤼으 라 로셸(화제의 책)

    ◎외톨이 화가를 통해 본 「고독」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었던 한 외톨이 화가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숙명적 고독을 그린 소설.「아터버리」「런던」「훼브르」「헤이그」등 4부로 이뤄진 이 소설은 끊임없는 내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간 반 고흐를 모델로 삼고 있지만 미술사적 관점에서 고흐를 다루지는 않는다. 고흐에게 있어 예술은 그의 개인적인 운명과 동일한 것이었다.그의 작품은 하나하나가 곧 그의 전 존재의 작열이자 불안 혹은 기쁨의 절규였다.자신의 운명적인 외로움에 시달리면서도 스스로 정열의 포로가 된 인간.「…반 고흐」는 바로 이 천재예술가의 고독과 정열의 길을 따라 씌어진다. 젊은 날의 방황과 좌절을 거쳐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이끌어갈 천직을 찾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불투명한 자아와 익명성에 흔들리는 현대인에게 특히 단단한 중심이 되어줄만한 작품이다.민음사 이연행 옮김 6천5백원.
  • ‘독서 길라잡이’ 문학개론서 3권/문예출판사·민음사·문지서 출간

    ◎문학이란 무엇인가­시·소설 등 삶의 언어를 이용한 예술/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국내 처음 소개되는 문학주제학 이론/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우리시각으로 분석한 문예사조 흐름 한편의 시나 소설을 읽기 위해 문학이론이나 비평에 대한 지식까지 굳이 갖춰야 할까.일부 평론가들은 문학비평 혹은 이론은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뿐이라고 주장한다.문학작품에 대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러나 인간과 관련된 모든 일이 그러하듯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도 가치판단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작품에 대해 보이는 아주 단순한 반응조차도 사실은 이미 어떤 이론적 입장을 전제로 하기 일쑤다.문학작품을 읽는 일이 이렇듯 묵시적 비평행위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구체적인 작품읽기에 앞서 문학에 대한 이론적 소양을 갖출 필요성은 한층 높아진다.최근 출간된 「문학이란 무엇인가」(김욱동 지음,문예출판사),「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이재선 엮음,민음사),「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오생근 등 엮음,문화과지성사)는 일반독자들이 좀더 밝은 눈으로 문학작품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학개론서로 관심을 끈다. 「문학이란…」은 문학의 개념과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한 문학입문서.문학의 정의와 역할,시·소설·희곡·문학비평·문학사조의 개념 등 7개 주제를 실제비평 보다는 문학원론이나 이론에 비중을 둬 다뤘다.『문학은 삶과 밀접한 언어를 최대한 이용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지은이는 우선 문학이 추구하는 예술적 진리와 허구적 세계를 창조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주목한다.그 상상력은 연금술과도 같아서 쇳덩이를 황금으로 변하게 하며,문학을 아름다운 거짓말로까지 만드는 「문학행위의 생명」이라는 것.이 책은 또 문학이 갖는 기능을 공리성과 실용성,심미성과 쾌락성의 관점에서 살피는 한편 산문과 운문의 차이,시와 일상언어의 차이,비유와 상징의 차이,소설의 구성요소 등을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김승옥의 「서울,1964년 겨울」,안수길의 「북간도」 등 실제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해 문학의 기초개념에 어렵잖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문학주제학…」은 주제와 모티프,상징연구 등에 기초한 문학이론인 문학주제학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 책.문학주제학은 그동안 문학을 문학 외적인 것에 기대어 평가하는 반영론이나 문학의 내적 구조를 분석하는 형태주의 비평의 위세에 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최근들어 형태주의 비평이 문학을 인간의 실제적 삶의 공간에서 유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문학 내적인 연관에 소홀했던 반영론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문학주제학의 방법론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이 책은 레이몽 트루송,엘리자베스 프렌첼,프랑수아 조스트,테오도르 지올코우스키 등 문학주제학 분야의 대가 14명의 이론을 소개하며,문학주제학적 방법에 입각한 구체적인 작품분석을 시도한다.부록으로 「주제 모티프 사전」과 주제학 관련 주요이론,국내 연구서지 등이 실려있어 문학주제학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문예사조…」는 서구 문예사조를 주체적으로 성찰한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눈길을 끈다.우리 문학사에서 서구문예사조의 이해는 곧 서양 근대문학의 이해와 같은 것으로 간주돼왔다.때문에 서양문학을 그 역사적 토양의 뿌리로부터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거꾸로 문예사조라는 개념을 통해 포획하려는 잘못을 저질러왔다.그동안 되풀이 되어온 우리나라에서의 문예사조의 혼란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갖고있는 이같은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책은 바로 이런 측면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서구 문예사조와 우리의 문예사조를 나란히 겹쳐서 보려 한다.서구의 문예사조에 일방적으로 해바라기하며 끌려갔던 그동안의 「문학적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우리의 균형된 시각에서 문예사조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의도에서다.
  • 서양고전 전집 출간 붐/출판계,40세 안팎 교수들 동원 번역

    ◎민음사­괴테 이어 헤세·톨스토이 추진/솔 출판사­카프카·도스토예프스키 예정/열린책들등­프로이트·융의 정신분석 기획 등교길 버스안에서 문고본으로 만나곤 했던 「죄와 벌」의 도스토예프스키나 「데미안」의 헤르만 헤세.문학청년들의 학창시절을 수놓았던 이들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을 수 있게 됐다.국내출판계에 서양 유명작가 전집출간 바람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괴테,헤세,톨스토이,릴케의 전집을 한꺼번에 준비중인 민음사는 괴테전집의 1차분으로 독일교양소설의 원형으로 꼽히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두권을 먼저 발간했다.솔출판사에서는 다섯권씩 낼 예정인 버지니아 울프 및 카프카의 전집가운데 울프의 「등대로」와 일기선집인 「그래도 나는 쐐기풀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이다」,에세이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을 선보였다.도서출판 열린책들이 5년전부터 공들여온 20권짜리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은 내년쯤 완간돼 나올 예정.이밖에 열린책들과 민음사는 각각 프로이트와 융의 전집을 기획,서구 정신분석학의 양대 석학에까지 전집출간 범위를 확대했다. 이같은 서구작가 전집은 전집의 볼륨을 감당할 출판사의 역량과 학계의 번역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한두명도 아닌 고전작가들의 전집이 이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은 일단 출판계의 양적 성숙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 전집들은 무엇보다 새로운 번역으로 새 세대의 언어감각을 겨냥하고 있다.과거에 나온 단행본들이 원로학자들의 낡은 표현을 답습하거나 일본어 중역에 의존,번역의 정확성과 문학적 세련도를 떨어뜨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도스토예프스키의 경우 지난 69년 정음사에서 전집이 나온적이 있지만 일본어 중역이었다.이번 전집들은 자연스럽고도 오역없는 문장,보다 현대감각의 해석을 지향,한글로 된 현대문학에 뒤지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한번 전집이 번역되면 상당기간 해당작가의 「정전」구실을 하기 때문에 시대감각에 맞는 번역은 더욱 중요하다.따라서 각 출판사마다 가장 젊은 연배를 번역자로 내세우고 있다.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의 역자로는 40세전후의 국내 각대학 노문학과 교수 25명이 망라됐다.헤세전집,울프전집 역시 소장전공자들이 대거 번역에 나서고 있다. 민음사의 헤세전집은 「데미안」 「크눌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을 연내 출간하는 것을 필두로 12권으로 완간된다.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국작가의 하나인 헤세가 보다 손쉽게 읽히도록 전집이지만 소프트커버로 만들 예정.1차분 두권을 포함해 전18권 발간예정인 괴테전집은 연말까지 시집,「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를 펴낸다.톨스토이 전집은 1차분으로 「어린시절」 「소년시절」 「청년시절」 「부활」 등 4권이 출간된 뒤 23권까지 순차적으로 나온다. 울프전집의 나머지 책들인 「댈러웨이 부인」 「자기만의 방」도 연내 출간된다.단편선집 두권을 앞세울 카프카전집의 경우 문제적인 독일현대작가의 내면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문열의 「선택」 여성해방론에 “도전장”

    ◎신작소설 「세계의 문학」 가을호부터 연재/“가정은 「감옥」 남편은 「폭군」 자식은 「족쇄」인가”/“간음을 「황홀한 반란」으로 미화는 용납못해”/반페미니즘 주장 앞세워 상당한 논란 예고 작가 이문열씨가 신작 소설을 통해 「과격한」 여성해방론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문제의 글은 계간 「세계의 문학」(민음사 발행) 가을호부터 연재되는 「선택」첫회분.잡지창간 2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민음사 주관 「오늘의 작가상」수상자 신작특집의 하나로 실리게 된 작품이다.이씨는 널리 알려진 보수주의 입장의 문인이지만 그 대중적 인기와 전파력을 감안할때 이처럼 반페미니즘 주장을 앞세운 소설이 어떤 논란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소설은 4백년전 조선 사대부 가문의 여인 안동 장씨의 입을 빌려 진행된다.선조 31년 산수가 빼어나고 인걸이 수려한 검제땅에서 퇴계의 학맥을 이어받은 학덕높은 선비의 외딸로 태어난 장씨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남다른 총명의 소유자.그런 장씨가 요즘 세태를 보다못해 「사람의 딸로 태어난 현대 여성들이 세상에서 걸어가야 할 변치않는 길」을 들려주기 위해 「수백년 세월의 어둠과 무위속에서」 깨어난다. 장씨는 우선 여성주의자들의 「성난 외침」에 우려를 표한다.그 항의가 「뒤틀린 이로」나 「개인적 원한」에서 나온 「표독스런 저주나 악담」으로 들릴때 걱정은 증폭된다.「이혼의 경력을 훈장처럼 가슴에 걸고」 남성의 위선과 폭력,권위주의를 폭로하는 이면에는 역으로「여성해방과 성적인 방종을 혼동」하는 착종된 윤리의식이 깔려있을 수 있다는 것.「이혼을 쯤으로 간주하고 간음을 으로 미화하며 자못 비장하게 고 외치」는 여성들에게서는 「더 많은 여인들을 같은 길로 끌어들여 소수의 불리에서 벗어나려는」 「전파열」의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괴로운 부르짖음」도 장씨에겐 이 못잖게 곤혹스럽다.발달된 문명의 이기들에다 대가족과 남존여비에서 오는 중압도 거의 철폐된 요즘 오직 여성이기 때문에 허망하고 무력하다면 이는 과장된 넋두리라는 것.이와 관련,「여성의자기성취」라는 개념도 의혹의 대상이 된다.「가정은 감옥이고 남편은 폭군이며 아이들은 족쇄」인것처럼 주장하는 「자기성취」라는 말은 잘있는 주부들을 들쑤셔 밖으로만 내몰뿐 여성들이 가장 효율성높게 할 수 있는 가정내의 성취는 전혀 쳐주지 않는다.이처럼 느닷없는 「자기성취」열풍에 휘몰린 주부들은 「서투른 예술가 흉내를 내거나 뒤늦게 가망없는 학문에 뛰어」들지 않으면 「난데없는 여류사업가나 기능인의 꿈에 젖어」 사기당하거나 심신만 고달프기 일쑤다.이는 「자본주의 사회가 방대한 시장개척을 위해」또는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여성에게 걸고있는 집단최면에 말려든것 아니냐는 것이 장씨의 의심이다. 휘황한 한학과 계보학적 지식으로 조선시대 한 여성이 「선택」한 삶을 그릴 소설이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소설로 읽는 인류의 기원 유인원 소재 번역물 출간 붐

    ◎「네안데르탈」 「…아담」 등… 영화작업도 병행 사이버 시대에 웬 유인원? 인류의 조상에 밀려 멸종되거나 현생인류로 진화,사라져간 유인원들이 소설속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국내에도 소개될 이 소설들은 영화화도 동시 진행중이어서 「멀티 미디어」적 유인원 바람을 몰고올 듯하다. 도서출판 황금가지가 출간한 「네안데르탈」 전 2권은 제목 그대로 네안데르탈인에 초점을 맞춘것.82년 퓰리처 상 수상자인 기자출신 존 단튼의 최신작이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 펠투 포페스쿠의 「올모스트 아담」도 한 국내 출판사에 의해 출간 준비중. 「네안데르탈」의 영화화는 제일제당이 지분참여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드림웍스 SKG」가 맡는다.「인디아나 존스」「쥬라기 공원」 등에서 인류 기원에 대한 반짝이는 상상력을 발동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올모스트 아담」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다.월트 디즈니에서도 티베트고원에 출몰하는 정체모를 스노맨을 다룬 필립케어의 최신 소설 「에사우」를 영화화,「유인원 되살리기」에 가세했다. 「네안데르탈」에서는 세계의 지붕 타지크 공화국 파미르 고원에 탐사나간 고고학의 대부 켈리커트 박사가 소포 하나만을 남기고 실종된다.그의 애제자인 수잔과 매트가 함께 뜯어본 스승의 소포상자속엔 죽은지 25년 밖에 되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이 들어있다.이를 스승이 보낸 구조신호로 감지한 이들은 현지에 출동,놀랍게도 한 계곡에 네안데르탈인 마을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에덴동산 같은 이 낙원에서 스승은 유인원들과 어울려 살며 그들의 평화를 찬양한다.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초능력을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전직 CIA 요원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면서 마을엔 긴박감이 감도는데…. 이에 견줘 「올모스트 아담」은 세계적 오지 아프리카 케냐가 무대.미국의 고고학자 켄은 케냐 평원에서 바로 전날 새겨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발자국을 발견하지만 라이벌 앤더슨 교수가 그의 업적을 가로채려 도사리고 있다.소설은 켄과 원시인 소년과의 우정,유인원들사이의 세력다툼 등으로 전개되면서 인류의 기원에 다채롭게 접근한다. 이밖에 여성 유인원 제나를 통해 원시 모권제를 부각시킨 여성 인류학자 존 램버트의 소설 「인간의 시작」전2권(햇살과 나무꾼 옮김 아름드리),유인원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인 「작은 인간」(마빈 해리스 지음,민음사),「작은 인간 루시」(도널드 요한슨 지음,푸른숲) 등도 앞다투어 인류의 기원 밝히기에 가세하고 있다.
  • 문학평론가 박덕규씨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 출간

    ◎잘난 인간들의 구린 뒷모습 풍자/고상한척 하는 이들의 물욕·쾌락욕구 등 해부 『고상하고 정신적인 듯한 거죽에 물질과 쾌락에 대한 욕구를 덮어가리고 있는 천민자본주의를 발가벗겨 봤습니다』 문학평론가 박덕규씨는 곧 민음사에서 나올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에 대해 문화라는 한마디를 업고 잘난 체하는 이들의 실체를 캔 작품이라 밝혔다.이 책에 실린 8편중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압도적인 것도 출판이야말로 「문화」라는 기호를 만들어 세간에 전달하는 대표적 문화산업이기 때문.이 때문에 우리 출판계의 숨겨진 뒷모습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의 한편인 「날아라 도적떼!」는 대하무협소설 「밤의 도적」으로 먹고사는 청록출판사를 배경으로 그 직원들의 물고 물리는 욕망을 그리고 있다.대형서점 담당자들에게 얼마씩 집어주고 자사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리라는 사장의 지시에 영업부장은 리베이트의 일부를 자기 주머니로 집어넣는다.자사 책은 한권도 안 읽었으면서 출판사에 다닌다고 뻐기는 경리 김미라는 관리부장의 영업비를 좀도둑질한다.「밤의 도둑」이 자기소설 표절이라며 고발태세인 작가를 여자관계를 빌미로 협박하려는 기획실장도 무마비의 일부를 탐내고 있다. 이밖에 뽕짝을 즐기면서 문화인인체 하는 이중성(「날아라 박노식!」),몸이 둔해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은 잡지사 기자의 천년묵은 거북이 방생대회 취재기(「날아라,거북이!」),황석영 소설 「객지」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동혁의 공처가전(「날아라 동혁!」) 등 속도감 있고 풍자적인 문장에 웃지못할 현실이 담겼다. 박씨는 『문학상에 얽힌 뒷얘기를 다룬 장편을 끝낸 다음 북한 귀순자를 통해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작품도 써보겠다』고 다음 창작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손정숙 기자〉
  • 불 10대들의 성애 묘사/「릴라는 말한다」 국내 출간

    프랑스 문단에 「시모 선풍」을 일으킨 연애소설 「릴라는 말한다」가 국내에서 출간된다. 10대 남녀의 대담한 성애를 그린 「릴라는 말한다」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모라는 이름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익명의 지은이에 대한 궁금증까지 겹쳐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본보가 책내용과 함께 이같은 화제를 제일 먼저 소개하자(5월 29일자) 이를 본 민음사가 「릴라는 말한다」를 현지출판한 풀롱사와 전격 계약,국내 발간을 성사시킨것(유나니·정영리 옮김). 소설의 기둥줄거리는 파리 빈민가의 16세 소녀 릴라와 19세 소년 시모의 조숙한 성애.릴라는 시모를 처음 보자마자 대뜸 「내 그것을 보여주겠다」고 제의하는가 하면 만남을 거듭할 수록 더욱 당돌하고 독창적인 외설로 시모를 이끌어간다. 민음사측은 설명력은 떨어지지만 번득이는 감성이 예사롭지 않은 문장으로 보아 시모가 뜻밖의 지식인이거나 기존 작가의 필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손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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