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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사회를 보는 세가지 시각

    현대사회를 보는 눈은 저마다 다양하다.문화라는 같은 주제를 놓고도 포스트 모더니즘과 모더니즘으로 나뉜다.누가맞는 지,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이들은 그냥 작은 얘기를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도 재미있을 것이다. 개성있게 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세권의 책이 나와 입맛이 다양한 독자들을 유혹한다.바뀌는 사회 풍속도를다루거나,미디어와 사회의 관계,먹거리에 관한 시선들이다. ●24시간 사회(레온 크라이츠먼,한상진 옮김,민음사 펴냄) 미래 사회에 대한 예언서쯤으로 읽으면 좋을 듯하다.차츰익숙해지고 있는, 편의점·식당 ·은행 등 모든 분야에서낮과 밤이 없어지는 ‘24시간 사회’의 미래를 밝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단순히24시간 사회를 스케치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야하는 인체 리듬을 깨트린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역자의 말을 빌자면 “그 사회를 초래하고 있는 원동력과 누가,왜 (…)그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실증적인 예를 통해 보여주고”있다. 이런 24시간 사회는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고 있다.그 미디어를 중심으로 현대사회를 보는 책도 나왔다. ●미디어 소사이어티(데이비드 크로토·윌리엄 호인스 지음,전석호 옮김,사계절 펴냄) 미디어는 이제 생활의 일부를넘어 생활을 지배하기조차 한다.기존의 책들이 ‘미디어기술’에만 관심을 둔 불구였다면 이 책은 미디어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다뤘다.미디어와 사회의 구조적 모델을 제시하면서 산업,상품,수용자와 기술 등을 축으로 관계에 주목한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미디어의 발생,발전 과정,현대 정치에 미치는 영향,수용자와 공급자와의 관계,광고의 의미,이데올로기 등을 분석하고 있다.미디어의 발전이시공간의 벽을 허물었지만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문화제국주의’라는 병폐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인다. 미디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면 햄버거로 상징되는 패스트푸드는 몸을 지배한다.값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쉽게 접했던패스트 푸드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게 되었나?●패스트푸드의 제국(에릭 슐로서 지음,김은령 옮김,에코리브르 펴냄) 세계에 2만8,000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매년 2,000개의 체인점을 새로 연다는 맥도날드사는 지구촌먹거리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먹거리만이 아니라 가축재배,가공 과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그 뒤에 숨은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있다.비만의 원인이 되고,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리고 사망까지 한 사례 등을 들고 있다.또 오늘의 패스트 푸드가 있기까지의 정치 공작도 보여준다. 대안으로 소비자의 힘을 제안한다.돈과 권력을 한꺼번에거머쥔 패스트 푸드 앞에서 모래알같은 소비자들이 콘크리트로 뭉쳐야 된다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 어버이사랑 되새기는 ‘…편지’ ‘…육아일기’

    어버이날의 의미를 되새길 책 2권이 나란히 나와 주목된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절절한 자식사랑이 담긴 ‘상하이에서 부치는 편지’(민음사)와 ‘박정희 할머니의 육아일기’(한국방송출판). ‘상하이…’는 중국의 번역문학가이자 예술사가인 부뢰(傅雷·1906-1966)가 피아노공부를 하러 외국 유학을 떠난아들 부총(67)에게 12년간 쓴 편지 110통을 묶은 것.서신왕래는 아버지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누명을쓴 데 반발해 자살로써 무죄를 주장한 1966년까지 계속됐다.아들은 아버지의 보살핌 덕택에 이미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상태다. 이 편지는 세세한 것까지 챙기는 아버지의 섬세한 모습,아들에게 잘못을 토로하는 솔직한 태도,아들을 가르치기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등 자식을 위하는 아버지의자애스런 목소리로 가득하다.그는 아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학교 대신 집에서 엄격하게 가르친 독특한 자식교육법을쓰기도 했다. ‘…육아일기’는 올해 78세로 4녀1남의 성장과정을 그린 할머니의 육아일기다.글과 함께 그림,사진등으로 작성한50년 된 육아일기 5권의 원본을 그대로 실었다.일기에는 할머니의 기쁨과 소망 등 자녀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단란한 가정생활 뿐 아니라 파란만장한 역사까지도 숨쉰다.일기속의 그림솜씨가 일품이다.할머니는개인전도 수 차례 연 수채화가다.할머니의 인생살이와 가족사를 짬짬이 기록한 글도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주혁기자
  • 권위없이 우후죽순 문학상…이대로 좋은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많지만 박수치는 관객이 별로 없는 썰렁한 잔치,문학상 수여식. 신록의 계절 5월을 맞아 문학상은 마치 초여름 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듯 우수수 쏟아진다.그러나 권위와 의미는 가을 낙엽보다 더 퇴색해버렸다. 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김수영문학상,소월시문학상,김광섭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김달진문학상…. 현대문학사에 등장하는 웬만한 작가 중에 자기 이름을 내건 상이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문학상은 흔하다. 20여개 출판사와 10여개 잡지사가 1∼2개 씩의 문학상을 주관,총 수십개에 이른다. 문학상은 문학계의 유명 작가들이 작고하기 시작한 80년대후반부터 작가들의 이름을 걸고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으나 20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독자들의 뇌리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체 문학상의 50% 정도가 수여되는 시기인 5월을 맞아 문학상의 현실과 문제점을 점검한다. [문학상의 종류] 문학상은 신인과,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은 또 다시 둘로 구분된다.이미 출간된 단행본과,출간되지는않고 잡지 등에 발표된 글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이다. 기출간 책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에는 대산재단이 주관하는 대산문학상,문학과지성사의 이산문학상,민음사의 김수영문학상,동서문학의 동서문학상,조선일보사의 동인문학상이있다.동인문학상의 경우 1999년까지 출간 전 작품에서,2000년부터 기출간 책으로 수상자 선정기준이 바뀌었다. 출간 전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에는 문학과사상의 이상문학상,이수의 21세기문학상,문예월간지인 현대문학의 현대문학상 등이 있다.수상 작품을 모아 책으로 낸다. [문학상의 현실] 10여개 신문사가 연말에 일제히 실시하는신춘문예의 경우 본심사위원들이 심사에 겹치기로 참가하는사례가 드물지 않다.권위를 가진 본심사위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보통 신문사들은 1월1일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하지만 원고마감은 전해 12월 중순까지다.3∼4일만에 예심을 거쳐 2∼3일만에 본심에서 당선작이 뽑힌다.이는 비단 신문사신춘문예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모 출판사의 신인상 예심심사위원으로 처음 참가했던 한 교수는 “예심심사위원들이 소설을 겨우 2∼3장 읽고합격,불합격을 판단했다”면서 “이렇게 함부로 채점해도 되는 것인지 자책감이 들어 몹시 괴로웠다”고 말했다. [문제점] 출판계 관계자들은 독자에게 공신력을 잃은 것을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예전에는 문학상이 작품의 질을보증하는 문서와 같은 구실을 했다.출판 시장에 활력을 주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그러나 문학상의 수가 급증하면서 가치는 반비례해 급락했다.상마다 이름만 다를 뿐 특성화를 이뤄내지 못한 점도 독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상문학상이나현대문학상 등은 수상 작품을 책으로 엮어 판매하기 때문에상업성이 있는 작가만 선정한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30년동안 바뀌지 않은 본심사위원의 한계도 심각한 문제로지적된다.모 출판사의 편집실장은 “타계한 미당 서정주의경우 30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문학계의 대부로 40여년동안문학상 심사에 참가했다.문학상이 공신력을 얻기 위해 유명한 분들의 심사가 필요했지만 결국은 미당의 입맛에 맞는 시를 써야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문학상이 문학계의 줄세우기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갈 길] 무엇보다도 문학상의 차별화가 가장 필요하다. 서강대 우찬제 교수는 “판타지 소설 문학상,아방가드르 문학상,역사소설 문학상 등 상마다 독특한 성격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유명 작가의 이름이 먹히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에서 연재되는 소설이나 시 등에 대한 문학계의검토도 요구된다. 도서출판 민음사의 박상순 편집주간은 “온라인 매체의 소설이나 시의 문학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의 가치와 매력이 있다”면서 “온라인 소설을 외면하지말고 독자의 취향에 접근하는 문학계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학 침체기에 문학상의 수를 줄일 수는 없지만,문학상의차별화 전략을 연구하고,심사위원의 고루한 권위만을 부각시키는 데 급급했던 본심사위원제도를 개선하며,온라인 문학까지 끌어안는 대중성 확보를 통해 21세기에 걸맞는 다양한 상으로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송하기자 songha@
  • 16번째 시집 ‘거울속의 천사’펴낸 김춘수 시인

    “아내와 함께 아침에 한시간씩 산책을 했어.아직도 그산책로를 걸을 때면 ‘천천히 같이 가요’라고 말하던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서 뒤돌아 보곤 해.” 2년 전 저 세상 사람이 된 아내에게 바치는 시집 ‘거울속의 천사’(민음사)를 펴낸 김춘수 시인은 마른 입술로가만히 아내의 잔상을 떠올렸다.올해 팔순을 맞은 김시인은 지난해 타계한 미당 서정주와 함께 한국 시사(詩史)의양대 산맥이다.김시인은 2년동안 아내를 그리며 89편의 시를 썼다.60년 시작(詩作)생활을 통틀어 그렇게 단기간에많은 시를 쓰기는 처음이다.김시인은 천사가 된 아내가 자신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토마토와 미역,감자 등을 넣고 탕을 끓였는데아내의 이름을 따서 ‘숙경탕’이라고 불렀어.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좋아했지.딸이 둘이나 있지만 아무도 그것을끓일 줄을 몰라.” 김시인은 식탁에 앉으면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장절실히 다가온다.아내와 함께했던 55년동안은 혼자 밥먹는 게 이렇게 간단치 않은 일인 줄 몰랐다.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어디로 갔나/밥상을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어디로 갔나’(강우 중) “젊었을 때 아내는 활달하고 명랑했지.많이 다투었지만그 자리에서 풀어지는 성격이었어.만석꾼이던 집이 가세가 기울어 고생할 때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낙천적이었지.” 김시인은 항상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던 아내가 새삼 고맙다. 1999년 초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던 아내는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의사는 3개월을 넘기지 못할것이라고 말했다.그리고 그 말처럼 딱 3개월만에 아내는훌쩍 세상을 떠났다. “아내가 오랜동안 병석에 누워있었다면 이별을 준비할시간이 있었을 텐데….나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아내가 마치 여행을 떠났다가 금방이라도 다시 살아돌아올 것만 같아”라고 말하는 김시인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그러나 ‘꽃’‘꽃을 위한 서시’등으로 대표되는 실존주의 시세계를 이끌어온 김춘수 시인의 16번째 시집도 슬픔의 감정을 단아하게 절제한다.복받치는 감정을 치열하게 걸러내 시어(詩語)로 승화시킨 것.꼬장꼬장한 노(老)시인은 시를 쓰기 시작할 당시의 청년정신에서 전혀 비켜서지 않았다. ‘내귀에는 들린다.아직은/오지 말라는 소리,/언젠가 네가 새삼/내 눈에는 부용꽃으로 피어날 때까지,/불을 끄고쉰다섯 해를/우리가 이승에서 살과 살로 익히고 또 익힌/그것,/새삼 내 눈에 눈과 코를 달고/부용꽃으로 불그스름피어날 때까지,/하루 해가 너무 길다.’(대치동의 여름) 요즘도 후배들의 문학행사에 참가해 1∼2시간동안 연설할 수 있을 정도로 정정한 김시인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시를 향해 정진하겠다”면서 시에 대한 꺼지지 않은 푸른 열정을 보였다. 이송하기자 songha@
  • “양식의 파격” 소설쓰기 새흐름

    ‘영미문학의 거장’(존 파울즈)‘유럽 정상의 작가’(코니팔멘)‘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류작가’(요시모토 바나나).양식의 파격과 독특한 작품세계로 90년대 유럽과 일본문학계의 정상에 선 작가들이다. 우연히도 이들의 번역소설이 한꺼번에 출간돼 국내 문학 팬들이 소설쓰기의 새로운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제공한다. 영국 작가 존 파울즈의 ‘만티사’(프레스21),네덜란드 출신 코니 팔멘의 ‘자명한 이치’(문학동네), 일본요시모토 바나나의 ‘암리타’(민음사). 메타픽션,즉 자의식적인 글 쓰기에 치중하는 존 파울즈는‘만티사’에서 메타픽션의 극치를 보여준다. 코니 팔멘은‘자명한 이치’에서 그의 묵직한 철학적 사유를 어김없이과시한다.그런가 하면 요시모토 바나나는 ‘암리타’를 통해 특유의 감성 엑스터시를 아낌없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만티사’란 작가 스스로가 말하듯 “문학작품이나 담론에덧붙여진 덜 중요한 추가부분”. 존 파울즈는 이 책에서 자신의 소설쓰기 자체를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위와 연결해 작가와 소설 등장인물들을 동일시하는 자의식의 세계를 보여준다.작가의 의식이 바로 등장인물들의 행위와 연결돼 작품속 인물들의 행위가 곧 한 편의 소설을 만들어나가는 특이한 작품이다.작품 전체가 뚜렷한 스토리나 주제없이대화로 구성돼 난해한 흐름이지만 상징과 은유에 매달리다보면 짜릿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자명한 이치’는 코니 팔멘의 데뷔작.지난해 ‘나의 가장사랑스러운 적’에 이어 국내에 두번째 소개작으로 91년 ‘올해의 유럽소설’에 선정된 장편소설이다.열정적으로 지식을 추구하는 여대생이 다양한 남자들과 관계를 이어가면서세상의 법칙을 이해하려 하지만 결국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수 밖에 없다는 ‘자명한 이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점성술사,간질병환자,철학자,신부,물리학자,예술가,정신과의사 등 7명의 남자는 나름대로 철학을 갖고사는 세상의파편들. 주인공과 이들과의 관계를 축으로 하는 러브스토리얼개지만 다양한 인간 유형을 통해 세상사는 법에 빠져들게한다. ‘암리타’란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불사(不死)의 생명수’.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독서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세상 바라보기가 절절한 작품이다.사고로 기억을 상실한 한 여인이 주변인들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치유,사랑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상실과 아픔,그리고 사랑의 구도가 특징인 그의 작품세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인간 개개인은 삶을 살아내게할 수 있는 암리타와 같은 무언가가 있고 독자들이 과연 그것이 무엇인 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감성의 작품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테크노폴리, 전체주의적 기술문화에 경종

    ‘기술의 발명자는,그 기술이 장차 이익이 될지 해가 될지를 판정하는 최선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등장하는,이집트를 통치하던타무스왕의 이야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화와정보화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급속한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아예 인간이 스스로 기술의 노예로 전락한테크노폴리(기술독재)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미국 뉴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닐 포스트먼 교수는 ‘테크노폴리’(김균 옮김,민음사 펴냄)에서 이같은 전체주의적 기술주의문화에 경고하며 우리 삶을 회복시키는 새로운문화를 제안한다. 그는 문명의 진화를 3단계로 정리한다. 기술이 인간의 도구로 남아 있는 도구사용 문화에서,기술이 사회의 문화적 전통과 가치에 도전하기 시작하는 기술주의 문화를 거쳐 기술이 신격화하고 인생의 의미를 기계와 기술에서 찾아야 하는 테크노폴리에 이른다는 것. 컴퓨터와 통계학 등 과학이 제공하는 답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과학만능주의와 가치 전도의 사례를열거하며 그심각성을 지적한다. 의학기술의 관심이 환자 치유가 아니라 병을 공격하는 데 있고,컴퓨터기술은 관료주의를 은폐하는 맹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오늘날 과학이중세시대에 종교가 가진 것 이상의 귄위를 갖는다는 얘기다. 사랑으로 무장해 기술에 저항하는 투사가 되고,교육을 통한 인간성 회복으로 테크노폴리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그의호소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김주혁기자
  • 큰 스케일로 본 우리문학의 흐름

    개별 작품비평을 위주로 하지 않고 큰 스케일로 문학 전반을 살펴보는 두 권의 평론집이 눈에 띤다. 유종호의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민음사)는 최근 5년동안 발표한 글들을 모았지만 이 평론가의 평소 자세를 읽을 수 있는 어떤 일관성이 뚜렷하다. 특히 앞부분에 놓인문학교육과 시 비평에 대한 반성적 검토가 흥미롭다. “시비평 및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문의 이해다.그럴 듯한 뼈대를 갖춘 논문을 작성하는 대학원 수준의 학생들도 시행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학교육의 병리 현상은 학생들이 의존하게 되는 이차문서에 큰 책임이 있다.”“우리 교육현장이나 문학현장에서 서정시편의 본래적 경험에 대한 충실을 저버린채 대뜸 ‘내용’이나 사상의 적출을 시도하고, 정공적 접근에 기초한 이차문서도 희귀한 처지에 추상적, 사회학적술어로 서정적 진실을 대체하는 경향이 만연하고 있다.” 김인환의 평론집 ‘기억의 계단’(민음사)은 우리의 현대문학을 역사적 지평 위에서 연구한 글들을 모았다.통시적인연구를 중시하며 문학에서의 근대성을 기원에서부터 살펴본다. 저자는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문학은 1920년대에 발원, 1980년대 들어서 한국 사회에 뿌리내렸다고 결론짓고 있다. 특히 리얼리즘적 측면에서의 ‘근대성’을 근대적인 문학의 판별 기준으로 여기면서 한국 현대소설의 기원과 주류는 이광수가 아니라 신채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우리 문학 주류 소설가의 맥을 염상섭 이기영 안수길 박경리 김주영 황석영 최명희 박완서 최일남 이문구 홍성원 전상국 박영한 송기원 윤흥길 이동하고시흥 등으로 잇고 있다.박태원 필두의 실험소설 줄기를이 흐름과 구별시키면서 최인훈 이청준 박상륭 최창학 조세희 김원우 이인성 최수철 등을 연결시킨다. 이효석이 일으킨 서정소설 흐름은 신경숙에 이르고 있다. 김재영기자
  •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선생 평전 나왔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1888∼1964)선생의 평전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저자는 정치학자로 ‘정치전기학’을 연작 형태로 내오고 있는 김학준 현동아일보 사장겸 발행인.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가인의 삶을 편년체로 서술하고 있다.제3∼7장에서는 가인이 경성전수학교교수로 있다가 32세 되던 해인 1920년 변호사로 전신해 조선공산당사건,김상옥의사사건 등 독립운동 사건을 변호한사실과 조선물산장려운동,조선민립대학 설립운동 및 신간회중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한 사실 등을 사료로 적시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볼 때 법률가인 그의 삶은 해방후부터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다.미 군정청 사법부장 및 법전 기초위원으로 신생 대한민국의 법률토대를 마련하였으며,1948년정부수립 후에는 초대 대법원장으로 임명돼 1957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법전 편찬과 법원 조직 정비에 헌신하였다.특히 이듬해 반민특위가 결성되자 특별재판부 재판관장을 맡아 친일,반민족행위자 처단에 진력하였는데 이 일로 당시이승만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갖기도 했다. 정년퇴임후 그는 ‘정치인 김병로’로 변신,인생의 후반부를 정치권 언저리에서 마감하였는데 그의 정치역정은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순탄치만은 않았다.제5대 민의원 선거에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출마한 그는 육군법무관 출신의후배 법조인인 홍영기 후보(전 국회부의장)에게 패배하기도했다.이 때 주변에서 그에게 홍후보 진영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며 선거무효및 당선무효소송을 내라고 권하자“선거는 한번 하지 두번 하나”라는 한마디로 거절하기도했다. 그는 민정당 대표 최고위원,국민의 당 대표 최고위원을 지냈으며,1963년에는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에 맞서 범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평전’은 가인 개인의 삶은 물론 그가 살았던 시기,즉우리 현대사의 정치상황과 당대 정치인들의 활동상을 엿볼수 있는 재미도 주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 문학지들 ‘신인등단 요람’ 자리매김

    문학잡지들이 신인상 공모를 비롯 여러 제도를 운영하며 문학의 동량지재(棟樑之材)를 발굴하는 데 큰 힘을 쏟고 있다. 문학서적 판매고와 문학 독자들의 격감 현상이 확연한 가운데서도 문학 지망생들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문학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이들 지망생들이 모두 순정한 열정과 굳센 결의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나마 문학 위기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푸른 신호가 아닐 수 없다.이처럼 문학에 대한 열정과 지망이 그래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데는 문학잡지들의 신인 발굴 및 발탁제도의 공이 매우 큰 것이다. 문학잡지들의 신인 등단 제도는 비슷한 등단 장치인 신춘문예와 여러모로 대비된다.신춘문예가 경박한 쇼같다는 비판을떨치지 못한 데 반해 문학잡지 등단제는 지하수처럼 사회 밑바닥에 은은히 스며 있는 문학에의 열정을 땅위로 끌어올려생산적으로 흐르게 하는 인공 수로로서 높이 평가된다. 신춘문예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장관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단순한 모양새의 물길(水路)이지만 문학의 샘을 살아있게 하는데에는 훨씬 요긴한 제도이자 장치라는 것이다. 우선 공모 회수가 많기 때문에 신춘문예보다 월등히 많은문인을 공급시켜왔다.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거나 현재 활발한 활동으로 뛰어나게 문명을 날렸거나 날리고 있는문인들의 대다수가 이 평이한 모양의 물길에서 배출됐다. 문학잡지는 대략 세 종류의 장치를 통해 신인들을 등단시킨다.첫째가 신인상 제도인데 시전문 문학지를 제외한 문학종합지를 살펴볼 때 거의 대부분이 이를 시행하고 있다.‘문학사상’‘창작과비평’‘문학동네’‘실천문학’‘문예중앙’‘작가세계’‘동서문학’‘21세기문학’‘문예연구’‘내일을여는 작가’등에는 시 소설 평론 부문에 걸쳐 신춘문예 못지 않는 분량의 신인상 응모작들이 투고된다.1,000매 이상의장편소설에 상금이 3,000만원(문학사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인상 타이틀과 게재의 영광,그리고 소정의 고료지급에 그치는 예도 드물지 않다.또 1년에 두 번 실시하는 곳도있다. 신인상이 순수 발굴 장치라면,신인과 등단 연조가 깊지 않은 기성 문인 모두 응모할 수 있는 몇몇 문학상은 파격적인발탁제도라고 할 수 있다.상금도 클뿐 아니라 많은 쟁쟁한문인들이 당선자로 기록돼 하나같이 성가가 높다.문학사상사가 공동주관하며 소설부문 상금이 5,000만원인 삼성문학상,민음사와 세계의문학의 오늘의 작가상,문학동네소설상 그리고 한겨레문학상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이라는 번잡한 절차를 떼어버린,수시투고를통해 게재와 동시에 등단되는 수시투고·등단제가 가장 밋밋하면서도 가장 문학적인 등단이라고 할 수 있다.역사가 장구한 현대문학의 신인추천제는 물론 문학과사회,세계의문학,문학동네,작가세계,창작과비평 등 내노라는 문학종합지들은 수시투고로 들어온 신인작품 중 뛰어나면 어느때든 당당하게,그러나 상같은 아무런 수식없이 게재하고 있다.놀랍게도 지금 내로라하는 작가들 상당수가 이 드러나지 않는 길을 통해등단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디지털콘텐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

    “북토피아를 오프라인 출판사들이 연대해 차린 온라인 서점쯤으로만 여기기 쉬운데,올해부턴 문자디지털콘텐츠사업이란 게 뭔지 그 진수를 보여드릴 작정입니다.”민음사,한길사 등 106개 단행본 출판사들이 주주로 참여중인 ‘북토피아’ 신임 대표이사 김혜경씨(48·푸른숲 대표).CEO 세월 10년간 푸른숲을 스타출판사 반열에 올린 출판계의알아주는 일꾼이다. “지난 1년은 본격 비즈니스를 위한 준비기였습니다.저희가올해 가시화할 사업 대부분이 이때 움텄지요.”북토피아의 주력플랜은 어린이 멀티동화사이트 키스토피아,모바일 콘텐츠서비스,도서관 DB 제공을 비롯한 각종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등이다.이번주 오픈,일주일여 테스트를 거쳐 회원제 유료사이트로 전환할 키스토피아는 쉽게 말해 그림동화책을 애니메이션화해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것.영상,음악의 업그레이드를 마케팅포인트로 내세운다. 모바일 콘텐츠서비스는 회원사 협조,이동통신망 사업자와의제휴 등을 통해 휴대전화로 시,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사업. 우선 ‘국화꽃 향기’ 등 베스트셀러 위주로 서비스된다.당초 주력사업으로 예측됐던 e북 사업은 시장성 조사결과 다소미뤄질 전망. “종이책을 디지털 콘텐츠로 재가공해내는 사업은 신천지나다름없지요.개척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손정숙기자 jssohn@
  • 정절과 로맨스 그 경계선은

    여러 모로 대조적인 사랑 소설 두 권이 주목된다. 59년생의 남성 작가인 원재길의 ‘적들의 사랑이야기’(민음사)는 제목에 사랑이란 말을 버젓이 담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이야기,사랑 소설은 아니다.주인공이 각기 다른 5편의 남녀 사랑담을묶었는데 배경이 첫번째 이야기는 석기시대, 두번째는 청동기에서 철기시대이고 마지막 다섯번째는 조선중기에서 현대에 이른다.각편의주인공은 변하지 않는 반면 각 작품의 시간대는 몇세대,몇백년에 걸쳐 있다.짐작할 수 있듯 환상적 시공간을 가진 사랑에 관한 우화들이다.우리 나라의 역사,특히 수많은 외국침략 전쟁이 이야기의 자잘한매듭으로 꼼꼼이 언급되는데 작가는 주인공들의 사랑에서 파생된 갈등을 외부로 확장한 비유라고 설명한다.이야기가 되는 사랑인 만큼직선으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하나도 없고 모두 난관과 곡절투성이다.작가는 이 소설의 큰 테마가 ‘정절’이라고 하지만 이야기가 워낙 천방지축으로 진행되는 통에 그렇게 가닥잡기가 쉽지 않다. 우리 역사를 뜀틀삼아 사랑의 신화적 원형같은 것을 그려 보고자 했으나 가끔 만화적 수준으로 떨어지곤 한다. 한편 64년생의 여성 작가 송은일의 ‘불꽃섬’(문이당)은 그야말로인물들의 심리적 통로와 영역이 협소하고 빡빡한 사랑소설이다.너무인형놀이 같아서 작금의 찰나적 사랑과 대비되는 ‘진중한’ 사랑을그리고자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그러나 아무리 흔해도 많은 독자들이 서둘러 찾는 사랑 소설로서의 통속적인 로맨스를 구축하고 있다. 김재영기자
  • 徐정주 시인 빈소…줄이은 문상객 ‘문단의 큰별’애도

    “내 아내가 먼저 갔어.나를 두고 먼저 가버렸어” 세상을 뜨기 며칠 전부터 먼저 간 아내 방옥숙 여사를 애타게 찾던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선생은 24일 두달 간격으로 아내를 따라갔다.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25일.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병원 영안실에는빙판길을 뚫고 달려온 제자,후배 문인들이 ‘시성(詩聖)’의 죽음을애도했다. ■폭설로 시내 곳곳의 도로가 빙판길이 됐음에도 이른 아침부터 영안실은 후배 문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미당의 동국대 시절 애제자인시인 문정희씨와 임종을 지켰던 최종림씨 외에 이근배,성춘복,이수권,신세훈,김종해,김시철,함동선씨 등이 황급히 달려 왔다. 국화꽃으로 하얗게 뒤덮인 영안실 입구에서는 미당의 유족과 친지들이 쉼없는 문상객 행렬을 맞았다.문상객들은 제단 한가운데 자리잡은미당의 영정을 보며 손수건을 적시곤 했다. 미당의 둘째아들 윤(潤·43·재미 심장전문의)씨는 “아버지는 꿈꾸듯 미소를 지으며 떠나셨다.돌아가신 모습이 그렇게환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미국에서 급거 귀국한 장남 승해(升海·61·재미 변호사)씨는 “몇달 간격으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어 갑자기 고아가 된느낌”이라며 임종을 지키지 못한 불효를 안타까워 했다. ■민용태 고려대 교수(시인)는 거대한 시업(詩業)을 세웠음에도 개인적으로는 고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던미당의 말년을 애석해 했다.“명절이면 문인협회장 등을 지낸 김동리(金東里)선생의 댁에는 인파가 들끓었는데 미당 선생댁에는 제자 몇몇만이 찾을 뿐이었다”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두고두고 쓸쓸해 하셨다”고 회고했다. 한 문인은“일부 문인들이 미당의 과거 흠을 지적하며 등을 돌렸지만 그의 문학적 업적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 생전에 미당을 한번도 뵙지 못하다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찾게됐다는 정과리 연세대 교수(문학평론가)는 “한국 문단에 미당과 같은 거성(巨星)이 다시 나타날지 의문”이라며 “김동리 선생,황순원선생도 가시고 문단도 이제 한 시대가 완전히 끝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당 초기 시집 4권을 영역한 안선재(안토니)서강대 영문과 교수는“번역작업 내내 미당의 신비스러운 언어를 훼손하는 게 아닌가 하는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 미당에 대한 번역작업이 활발히 이뤄져 세계인들도 동양의 신비를 머금은 미당의 시세계를 맛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영안실 입구와 주변은 정·관·문화계 인사들이 보낸 화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김중권(金重權)민주당 대표,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김한길문화관광부장관,권노갑(權魯甲)동국대 총동창회장,박성용(朴晟容) 금호그룹 명예회장,박맹호(朴孟浩)민음사 사장 등이 화환을 보내 미당의 타계를 애도했다. 손정숙 안동환기자 sunstory@
  • 밀란 쿤데라 신작 ‘향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로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거론돼온 밀란 쿤데라의 신작 ‘향수(鄕愁)’(민음사)가 발간되었다. 불어로 쓴 이 소설은 올해 초 프랑스보다 먼저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돼 10만부 이상 팔렸으며 한국에서 두번째로 출간된다고 출판사 측은 밝힌다.체코에서 출생한 쿤데라는 46세 때인 지난 75년 프랑스에 정착했고 5년 뒤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향수’는 1989년 동구권 붕괴이후 체코의 민주화 덕분에 20년만에조국을 찾은 남녀 두 망명자와 체코에 남은,남자의 옛 여자친구 등 3명 사이에 얽힌 이야기이다.공산권 망명자가 자유화된 조국에 귀환했을 때 무엇을 가장 강하게 느낄까.물질적 및 정신적 피폐함과 심대한단절감같은 것이리라. 쿤데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그의 눈은 공정정권 이후라든가 망명이라는시사적인 선을 훌쩍 뛰어넘어 고향에 다시 되돌아온다는 귀향의 본질적 문제에 천착한다. 이 소설의 원제목은 ‘무지’인데 쿤데라는 소설 속에서 ‘어원상으로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이라고 말한다.내 나라 내고향은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무지의 고통이 향수라는 것이다. ‘향수’에서는 고향을 떠나서의 고통이 아니라 고향으로 되돌아와서의 고통을 이야기한다.또 고향에 되돌아와도 ‘고향’은 없다라는 식의 감상이 아니라 자기의 현재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절망감이 문제다.옛친구와 가족은 망명으로 산 세월과 지금의 모습엔 전혀 관심이 없다,즉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쿤데라의 망명자들은 한탄한다. 그래서 망명자들은 기억 속의 고향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게된다. 쿤데라의 이같은 성찰과 사유도 의미있게 다가오지만 ‘향수’는 다른 쿤데라 소설처럼 남녀간의 이야기가 흥미로와 독자를 잡아끈다. 김재영기자
  • 송찬호씨 김수영문학상 수상

    도서출판 민음사가 제정한 제19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송찬호씨가 선정됐다.수상작은 시집 ‘붉은 눈,동백’(문학과 지성사)이며 상금은 500만원. 김수영 문학상은 지난 1년간 국내에서 출간된시집을 대상으로 심사하며 올해는 평론가 김우창 시인 김광규 시인이성복씨 등이 심사했다.
  • ‘티보家의 사람들’첫 완역출간

    프랑스 현대고전 중의 하나인 로제 마르탱 뒤 가르(1881∼1958)의 ‘티보 가(家)의 사람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출간되었다.민음사에서 전5권으로 나왔으며 옮긴이 정지영 서울대 불문과교수는 10년동안 번역작업에 매달렸다. 1922년부터 1940년에 걸쳐 원고지 2만장이 넘게 씌어진 ‘티보 가의사람들’은 모두 8개 부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제7부 ‘1914년 여름’은 발표 다음해인 1937년 뒤 가르에게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겼다.“인간의 투쟁과 현대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날카롭게 묘사한 힘찬 사실주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스웨덴 한림원은 밝혔다. 이 작품은 국내에 잘 알려진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와 비슷한 서사성 넘치는 대하소설이나 초기에는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불운을 겪었다. 2차대전후 카뮈는 뒤 가르에 관한 평론에서 ‘티보가의 사람들’이20세기 최고의 문학이며 최초의 사회 참여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영기자
  • 신간 맛보기

    ■데이터 스모그(데이비드 셍크 지음,정태석·유홍림 옮김,민음사 펴냄) ‘정보홍수 속에서 살아남기’란 부제가 붙은 책은 정보과잉을정보사회의 새로운 스모그현상으로 파악하고,정보에 대한 여러 강박유형을 지은이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불과 몇년만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정보)기술의 현황을 적시한 지은이는 ‘정보 비만’,‘업그레이드 강박증’에 알게 모르게 노출돼 있는 현대인의 불안의식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고도로 정보화된 미국사회를 실례로 들면서 데이터스모그의 독을 풀수 있는 5가지 처방을 제시하기도 한다.1만2,000원■펑키 비즈니스(요나스 리더스트럴러·첼 노오스트롬 지음,미래의창 펴냄) 스웨덴 스톡홀름 경영대학원의 두 젊은 ‘펑크족’ 교수가내놓은 독특하고 명쾌한 신경제 해설서.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전혀새로운 펑키 비즈니스를 통해 규칙을 새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풍부한 사례를 들이대며 강조한다.저자들의 빡빡 민 머리와 검은 가죽 재킷 만큼이나 톡톡 튀는 언어로 심각한 메시지를 재미있게전달.공급과잉의 시대에는 아이디어를 지닌 기업이나 개인만이 성공할 수 있고 전통적인 역학과 일하는 방식 등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20여개 국에서 출간.1만원. ■카지노 정복(최수흥 지음,김영사 펴냄) 카드의 역사에서부터 바카라 등 각종 게임의 룰과 필승전략까지 망라한 카지노 백과사전.특히베팅 유형과 시간대 등 블랙잭과 룰렛게임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최전략’이란 이름으로 공개. 28년 게임 경력의 카지노 컨설턴트인 저자는 카지노 게임이 도박이아니라 룰이 있는 엄연한 게임이며,모든 것을 잃을 만큼 터무니없는것은 아니라고 강조.폰툰과 셔맨 드 페르 등 국내 카지노에 필요한새로운 게임들을 소개하며 카지노 경영 전략도 제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정선 스몰카지노 개장에 때맞춰 나왔다.2만9,000원. ■철학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루 매리노프 지음,해냄 펴냄) “마음의 병에는 프로잭(prozac,항우울제)이 아닌 플라톤을 선택하라”미국철학실천자협회 회장인 저자는 전통적인 치료법을 대신하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철학 카운셀링’의 효용성을 강조한다.80년대 독일 철학자 게르트 아헨바흐에 의해 시작된 철학 카운셀링은 철학적 지혜와실천을 하나로 묶어 사람들이 스스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운동.저자는 “신학과 종교 사이에 낀 철학은 일종의 비무장지대로양쪽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원용, 철학이야말로 양측의 도그마를 배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1만2,000원
  • 혁명가 ‘그람시’ 인간적 고뇌…로너 ‘감옥에서 보낸 편지’

    이탈리아 공산당 창설자이자 혁명가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그는 결코 관념의 골방에 갇힌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꼽추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병약한 몸으로 자신의 의지를 실천한 현실참여자였다. 이러한 면모는 그가 창안한 ‘헤게모니 이론’에서도 엿보인다.그에따르면 국가든 사회든 어떤 실체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지배계급의 집행력 뿐 아니라 피지배계급을 승복시키고 또 그들도 기꺼이 따르는일종의 도덕적 동의가 필요하다.그람시는 이것을 ‘헤게모니’라 불렀다.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마르크스 이론을 새롭게 개발했다. 그람시는 이렇게 이탈리아 급진 좌파를 이끌고 공산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1926년 파시스트 정부에 의해 체포돼 1937년 뇌일혈로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삶을 이어갔다.11년의 수형생활중 써낸 ‘옥중 수고’와 이번에 번역 출간된 ‘감옥에서 보낸 편지’(린 로너 엮음,양희정 옮김)가 그것이다.‘옥중 수고’가 정치,사회,역사,철학 등무거운 주제를 다룬 지적 활동의 결정체라면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소설처럼 쓴 자신의 삶의 기록이자 사회평론,독서일기로 읽힌다. 러시아 공산당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내 줄리아에 대한 애틋함,한번도 보지 못한 아들에 대한 사랑,지적 동지이자 자신의 옥중 생활을 돌봐 준 처형 타니아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 등이 담겼다.‘20세기 최대의 서간문’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꼽추와 사자머리로 기억되는 한 인간의 고단한 영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 할 만하다.민음사 펴냄,1만원김종면기자 jmkim@
  • “난 컴퓨터로 읽는다 ‘e북’ 클릭!”

    S출판사에서 펴낸 펄 벅의 장편소설 ‘대지’. 초대형 인터넷서점 A사에서 주문할 경우,책값 5,000원에 배송료 1,250원이 더해져 모두 6,250원이 든다.책이 집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금결제일로부터 3∼5일.하지만 전자책서점인 B사에서는 3분의 1도 안되는 2,000원이면 살 수 있다.또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내려받기)하는 1∼2분만 기다리면 곧바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전자책(e-북)이 새로운 인류문화의 전달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며 독서 및 출판 문화의 흐름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전문업체들이 급속히 늘면서 이용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업체 현황]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많아야 20억원대.걸음마 단계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매년 10배 이상 늘어 2005년에는 전체출판시장의 30%에 이르는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전자책업계는 기존 출판사들이 연합해 만든 북포털업체들과 전자책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김영사 푸른숲등 1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한 전자책 포털 ‘북토피아’가 최근 서비스를시작했고,민음사 중앙M&B 청림출판사 등이 만든 ‘에버북’이곧 서비스에 나선다. 솔루션 전문업체인 ‘와이즈북’과 ‘바로북’도 각각 수십개 출판사들과 제휴해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다.최근에는 종이책을 판매하는 인터넷서점들까지 가세했다.인터넷서점 ‘예스24’는 윤대녕 박상우 구효서씨 등 유명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전자책으로만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융합체] 전자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빠르고 싸게 책을사볼 수 있다는 점.인터넷에 접속,해당업체가 제공하는 전용 읽기프로그램(뷰어·Viewer)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한뒤 원하는 책을 구입하면 그만이다.지금은 대부분 PC 모니터를 이용해 보는 방식이지만앞으로 전용 단말기시장이 활성화되면 버스나 전철에서 작은 책 모양의 전자 단말기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을 전망이다. 전자책의 제작원가는 통상 종이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업체들이종이책 값의 절반 이하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다.원하는 내용만 골라서 살 수도 있다.와이즈북은 단편소설집을 중심으로 보고싶은 소설만낱개로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자책은 디지털기술의 융합체로 불린다.책의 골격이 되는 문자와영상의 멀티미디어 기술은 기본이고,수익성의 생명인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첨단 복제방지장치가 동원된다.하드웨어인 단말기 제조기술,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화면 글꼴,책의 부피를 줄이는 파일압축 기술도 필수적인 요소다. [걸림돌도 적잖아] 가장 큰 문제는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에 절대적인영향을 주는 저작권. 업계는 전자책을 마구잡이로 복사할 수 없도록복제방지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복제방지 장치를 깨뜨리는기술 또한 함께 발전할 게 분명하다.또 전자책을 인쇄해 불법유통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파일형태로 제공되는 전자책의 유형을 표준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 단말기에서는 읽히고 저 단말기에서는 안 읽히면 곤란하기 때문이다.단말기의 가격 인하도 보급 확대의 열쇠다.전자책 자체는 싸지만 단말기 값은 컬러화면의 경우,50만원대를 넘어선다. 기존 종이책 시장의 붕괴를 우려하며 전자책 출판을 꺼리는 출판업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그러나 김영사 박은주(朴恩珠·43·여)사장은 “전자책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면서 “그러나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수익이 창출되면서 거대한 디지털 출판시장을형성,전체 출판계를 살찌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오재혁 와이즈북 사장 “전자책, 출판시장에 새바람”. “전자책은 저작권 보호 기술이 핵심입니다.온라인에서 마음대로 복사할 수 있다면 전자책 시장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자책 전문서비스업체 와이즈북(www.wisebook.com) 오재혁(吳在爀·33) 사장은 전자책의 발전 조건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오사장이 지난해 초 전자책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을때부터 착안한 것도 저작권 보호 기술이었다.불법복제를 막을 수만있다면 전자책은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었다.오씨는 운영해오던 e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을 그만두고 기술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해 7월 전자책 저작권보호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온라인에서 산 전자책을 구입자의 PC에서만 보고 복제는 할수 없게 한 기술이었다.대신 가격은 종이책의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지금까지 출판한 책은 모두 600여권.삼성출판사와 영진닷컴,창작과비평사,문학과지성사 등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과 계약을 맺고 종이책들을 전자책으로 재출간하고 있다.현재 2만여권의 책을 전자책으로탈바꿈시키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00여권을 올해 안에 출판할 예정이다.내년부터는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입맛에 따라 텍스트나 동화,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전자책 형태로 제공하는 POD(Publish On Demand)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와이즈북의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오는 18일부터 일주일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북페어에 국내 전자책업체로는유일하게 초청받았다.‘전자책 어워드’에서도 본선에 진출,외국 전자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출판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오사장은 전자책의 성장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한국詩의 젖줄’ 창비시선 200호 돌파

    권위의 창비시선이 200권째 시선집 ‘불은 언제나 되살아난다’를최근 내놓았다.창비시선은 창작과비평사가 25년전인 지난 75년 초봄국내 초유로 시작한 시선 시리즈.200권째를 맞아 창비는 시리즈 발간이후 처음으로 특정 시인의 창작시편 대신 88명의 기 발표 작품들을한데 모으는 엔솔러지로 꾸몄다. ‘창비시선’은 문학과지성사의 ‘문학과지성(문지) 시인선’과 함께 한국 시집 시리즈의 대표자라 할 수 있다. 창비시선보다 늦게 출발한 문지시인선은 먼저 통권 200권을 돌파해최근 247권째를 발간했다.이 두 선두주자에 뒤이어 실천문학사의 ‘실천문학의 시집’이 129권,그리고 얼마전 100권째를 기념 엔솔러지로 낸 세계사의 ‘세계사 시인선’이 103권을 냈고 민음사의 ‘민음의 시’는 98권째를 내놓았다. 시집을 발간하는 어느 출판사나 고유의 시선 시리즈를 가질 수 있고실제 상당수 시집 출판사들이 세 자리 시리즈 번호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일종의 ‘브랜드’ 후광을 즐기는 시리즈는 손꼽을 정도로소수에 머문다.‘창비시선’이 200권째를 기념 엔솔러지로 꾸민 것은그간 브랜드 성가를 나름대로 유지해왔다는 자부심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런 자부심에 토를 다는 시 독자가 없지는 않을 것이나 창비시선의시집들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시에 맺힌 변화의 결들을 양감있게 더듬어볼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200호 엔솔러지는 비록 편의적인 다이제스트이긴 하지만 통독의 재미가 솔솔하다. 창비시선은 오랜동안 현실참여적 사실주의 시의 젖줄처럼 인식되어왔는데 사회의 변화와 함께 이같은 경향성의 퇴조가 최근의 특징으로읽혀진다. 창비시선은 신경림의 ‘농무’를 제1권으로 출간했으며 이시리즈에서 모두 6권의 시집을 낸 이 시인은 이번 기념호의 작품들을 골라모으는 엮은이로 나섰고 의미있는 후기를 썼다. 그는 “창비시선의 출범이 우리 시가 사회성을 복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소박한 생활의 시로부터 농민의 아픔을 노래한 시,정치적 주장을 담은 시,체제 변혁을 노래한 시 등 사회성의 시를 아우르면서 우리 시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덧붙인다.7,80년대 창비시선에서 현실참여,사회고발의 내용만 갖추고 있으면 다 시가 되는 것 같은 시학이 부분적으로엿보였다고 지적한 뒤 신경림은 시정신과 시법을 조화시키려는 최근의 노력 속에서 “시정신은 실종된 채 말장난으로 시종한 시가 창비시선에도 없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창비시선은 199호를 내는 동안 신경림 외에 고 조태일 시인이 6권의시집을 냈고 고은 김용택 이동순 등이 5권씩을 내는 등 공동시조집1권을 제외하고 128명의 시인이 198권의 개인 시집을 냈다. 200권째 기념시선집에 수록된 기존 시편들은 신경림 ‘파장’ 조태일 ‘국토 서시’ 황명걸 ‘한국의 아이’ 하종오 ‘벼는 벼끼리 피는피끼리’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정희성 ‘이곳에 살기 위하여’ 양성우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이시영 ‘밤’ 곽재구 ‘사평역에서’ 김용택 ‘섬진강5’ 나희덕 ‘찬비내리고’ 최영미 ‘선운사에서’ 고형렬 ‘사랑’ 등 이 시리즈에 나온 시들 위주.그러나 고은 이성부 강은교 정호승 백무산 박노해 김남주 고정희 도종환 안도현 등 시리즈에 참여했던 시인들이 다른 곳에 발표했던 시편들을 ‘70년대 이후 우리 시의 흐름을 볼 수 있어’ 적지 않게 집어넣었고 황동규 김광규 김명인 황지우 김혜순 등 창비시선에 없던 시인들의 시편도 포함시켰다. 한편 창작과비평사는 200권 출간기념 심포지엄을 6일 오후1시반 서울 연세대 연세공학원 대강당에서 ‘21세기 문학의 향방’을 주제로연다. 김재영기자 kjykjy@
  • 신간 맛보기

    ◆내 생애 단 한번(장영희 지음,샘터 펴냄)‘코리아 타임스’에 연재중인 칼럼 ‘Crazy Quilt(조각이불)’를 읽어본 사람은 저자(서강대영문과교수)의 글맛을 잊지 못한다.저자가 우리말로 쓴 첫 수필집인이 책은 그의 한국어 감각 또한 남다름을 보여준다.생명의 소중함과희망의 철학을 전해주는 40편의 글이 실렸다. ‘걔,바보지요?’라는 글의 한 대목.“‘주홍글씨’라는 소설에서 너새니얼 호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용서받지 못할 죄’는 다른 사람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는 일이라고 했다.나무도 가슴 아픈 말을 들으면 슬퍼서 죽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그의 글엔 휴머니즘이 살아 숨쉰다.7,500원◆우리 무당 이야기(황루시 지음,풀빛 펴냄)전통예술의 기능 보유자이자 현대판 ‘불가촉(不可觸)천민’인 무당의 인간적 면모를 밝힌책.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기층문화로서의 무속에 대한 오해와편견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어설픈 무당연기나 신비주의적 접근으로 무속을 비하하고 미신화하도록 부추기는 TV드라마나 추적 다큐멘터리 등이 비판의 표적.돈만 아는 무당,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믿는 기주(祈主)등 요즘 굿판의 세태에 대해서도 일침을가했다.‘무당 굿놀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관동대 국문과교수)는 무당을 “문화의 산물이자 일정한 역사성을 갖는 존재’로규정한다.1만원◆야성의 삶(개리 스나이더 지음,이상화 옮김,동쪽나라 펴냄)미국 캘리포니아 원시림연에 몸을 묻고 스스로 야생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저자의 명상 에세이.퓰리처상 수상 시인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반문화주의자인 저자는 살아 있는 자연의 신화와 노래를 잔잔한 목소리로들려준다.인간은 악하고 자연은 선하다는 서양철학 특유의 맹목적이고 이분법적인 구분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기본 전제. 저자의 사상은 “어떤 문명도 견딜 수 없는 야성을 내게 달라”고 한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와도 통하는 데가 있다. 이 책에는 일본의 선(禪)과 인도사상,대승불교의 진리를 전해주는 글들이 실렸다.9,000원◆풍자와 해탈 혹은 사랑과 죽음(김상환 지음,민음사 펴냄)서울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10년 동안 쓴 시인 김수영에 관한 글을 엮었다. 철학자에 의해 책으로 씌어진 국내 최초의 단일 시인론이라고 한다.20대 때 프랑스 대학에서 데카르트를 열심히 공부하던 저자는 인생에서 한번은 데카르트를 읽고 또 읽던만큼의 열정과 수고를 우리나라고전에 바치리라고 마음먹었는데 거기서 김수영을 만났다. 그리고 김수영의 시와 산문을 대하면서 남루하고 고단했던 한국의 현대사를 사랑하게 되었다. 문학소년이었지만 엄정한 논리의 철학자인 저자가 김수영 글의 무엇에 그토록 끌리는 것일까.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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