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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스트레스 시달린 남자… 투고함 속 ‘82년생 김지영’ 찾아냈다

    명절 스트레스 시달린 남자… 투고함 속 ‘82년생 김지영’ 찾아냈다

    누군가에게는 오롯한 취미이거나 무관심의 대상일 책이 업인 이들의 삶은 어떠할까. 난다 출판사가 ‘읽어본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를 냈을 때 책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이들의 무수한 ‘좋아요’가 이어졌다. 주로 출판사의 편집자, 작가, 시인, 서평을 쓰는 기자 등등. 책의 저자는 민음사 한국문학팀의 두 편집자 서효인·박혜진 차장이다. 각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는 한편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만든 ‘금손’들이다. 파티션 너머 매일 서로 책을 주거니 받거니 한 이들이 난다 대표 김민정 시인의 기획으로 6개월간의 독서 일기를 펴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 편집자들의 편집자 격인 김 시인도 함께했다. →읽을 것들이 이토록 쌓여 가는 걸 보는 건 어떤 기분인가. 박 양가적이다. ‘저걸 언제 다 읽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볼 게 있고 새로 사서 읽을 게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것도 있다. 아직 읽지 못해서 촉박하고 답답한 느낌도 있고. 서 만듦새가 좋은 책을 보면 기분이 좋다. 쓰다듬어 보고 펼쳐서 냄새도 맡아본다. 어릴 때부터 새 책 느낌을 좋아했다. 내지 디자인이나 표지 디자인만 보고 안 읽고 쌓아두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펼치면 왼쪽은 서 시인, 오른쪽은 박 평론가의 글인데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서 시인은 여행사의 관광 상품 리스트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후딱 쓸 수 있는 사람이다. 반면 박 평론가의 글은 더욱 진지하다. 일본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언급하며 라이트 노벨을 대하는 자세를 추스르거나, 통속 소설의 위대함을 새삼 되새기는 식이다.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서 시인은 ‘밥벌이’라 하고, 박 평론가는 ‘쇄빙선’이라고 답했다던가. 마감에 임박해서는 관록의 ‘밥벌이’가 책 쓰기는 처음인 ‘쇄빙선’을 영차영차 끌고 갔단다.→서로의 글을 보니 어땠나. 서 문학이나 책을 바라보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더라. 내가 생활 밀착형이라면 혜진씨는 나보다는 현학적이거나 이론적이다. 나는 주말에 아이한테 책 읽어주는 얘기가 많은데, 혜진씨는 전체 문학 판이나 출판 환경을 보고 글로 쓰더라. 다른 평론가들이랑 다르게 해외 작품을 한국 작품과 비교하는 것도 배울 점이 많았다. 자, 쇄빙선씨(웃음). 박 선배는 가족들, 친구들과의 일상에 책이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소품인 듯 소품이 아닌 듯 같이 있었다. 나는 책이 일상 전반을 다 장악하고 있다. 나는 선배보다 등단 연차도 낮아서 그런지 팟캐스트나 문예지 등 필요에 따라 읽어야 하는 글들을 허덕허덕하면서 쫓아가고 있다. 서 혜진씨한테는 순정이 있고 나한테는 요령이 있다. 김 평론가와 시인의 차이가 되게 컸다. 시인은 성냥개비 끄트머리 하나만 던져줘도 뭐라고 쓰거든. 평론가는 반면에 연원이 드러나는 논리로 접근한다. 물론 우리한테도 논리가 있지만(웃음). 이들의 책에서 ‘82년생 김지영’은 빼놓을 수 없는 모티브다. ‘82년생 김지영’을 걸고 쓴 글도 있는 한편 다른 책 얘길 하면서도 ‘김지영’이 꼭꼭 등장한다. 서 시인은 “이 책을 구입한 독자는 아직 백만명이 되지 않지만(지난해 1월 기준), 그 영향력은 천만 영화 그 이상”이라고 책에 썼다. 민음사 투고 메일함으로 날아든 조남주 작가의 원고를 서 시인이 알아보고 박 평론가가 만든 사연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김지영’과 함께 책 안 읽는 시대, 출판계의 위기를 화두에 올렸다. →‘82년생 김지영’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서 ‘82년생 김지영’ 첫 장면에서부터 지영씨가 장모님·친정 어머니로 빙의가 돼서 사위랑 사부인한테 준엄하게 꾸짖지 않나. 메일 열었을 때가 추석 직전인가 직후였는데, 내가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좀 있다. 그 장면에 너무 꽂혀서 ‘좋은 게 있다’고, 팀원들한테 같이 보자고 했다. 박 30여년 여성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여성들이 차별받는 장면에 대한 지식이 꽤 있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소설을 읽어 보니 내가 장면으로만 기억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더라. 에피소드가 많아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 사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여성으로 경험한 사회적인 경험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를 직접 만났을 때 생각보다도 더 취재가 잘된 소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82년생 김지영’이 100만부나 팔렸다. 예상했나. 소회는 어떤가. 서 98만부쯤 팔렸을 때 예상했다(웃음). 얼마나 (회사) 계좌에 꽂히는지를 알 수 없어서. 좀더 넓게는 100만명 중에 1년에 소설을 한 번도 안 읽는 분들이 있었을 거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는 체험이 우리 책을 통해서 됐다는 거 자체가 큰 경험이다. 박 유독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는 소설 형식에 대한 논의들이 많았다. 문학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지점이었고, 꼭 그런 측면이 아니더라도 독자가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문학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거다. 밀리언셀러를 읽은 독자들이 다음 세대의 작품을 견인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책을 안 읽는 시대, 문학의 위기라고들 말한다. 박 고대에 남겨진 기록들에도 ‘책을 안 읽는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문예지가 친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입문서가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나온 게 ‘릿터’였고, 문학을 좀더 깊이 있게 체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 타깃을 맞춘 게 비평 전문지 ‘크릿터’였다. 서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우선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당장 갖고 있는 원고,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면 읽는 사람은 읽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지고지순하고 숭고한 것이어서 꼭 읽어야만 한다는 생각도 없고. 마지막으로 새해를 여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고민 끝 서 시인은 조지 손더스의 ‘바르도의 링컨’, 박 평론가는 셀레스트 잉의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김 시인은 마사 누스바움·솔 레브모어의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을 골랐다. 책 앞에서 가장 진지한 책‘쟁이’들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장석주 지음, 문학동네 펴냄)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는 시인의 신작 시집. 전방위 글쓰기의 선봉에 서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선보였지만 결국 그 글쓰기의 기원은 시심(詩心)에서 비롯됐다는 시인이다. ‘아내 박연준에게’라는 살뜰한 도입부에 마지막 4부는 시극으로 맺었다. 148쪽. 1만원.바다에서 본 역사(하네다 마사시 엮음, 조영헌·정순일 옮김, 민음사 펴냄) 바다를 중심으로 다시 쓴 동아시아 700년의 역사. 도쿄대 부학장인 석학 하네다 마사시를 필두로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장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스물여덟명이 참여해 육지와 동등한 역사의 공간으로서의 바다를 조망했다. 404쪽. 2만원.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마모토 구미 지음, 서현주 옮김, 더숲 펴냄) 저자는 일본의 소도시 단바에서 달의 주기에 따라 20일은 빵을 굽고 나머지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제빵사다. 그는 여행 기간 빵에 쓰는 모든 식재료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난다. 그의 사연이 TV 전파를 타면서 저자는 무려 5년을 기다려야 빵을 받아볼 수 있는 스타 제빵사로 거듭났다. 일을 지속하며 즐기는 삶, 그 조화에 관한 이야기. 212쪽. 1만 4000원.악취와 향기(알랭 코르뱅 지음, 주나미 옮김, 오롯 펴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탄생에 영향을 준 저작. 후각의 영역에서 나타난 감각의 혁명이 근대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학과 의학, 도시계획, 공중위생, 예절규범, 건축양식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제시한다. 464쪽. 2만 5000원.문학에 뛰어든 세계사(김영진 지음, 들녘 펴냄) 고전 문학 속 영웅과 그가 활약했던 시대의 굴곡을 통해 역사를 파헤치는 저작. ‘일리아스’에서 고대 그리스 문명의 형성 과정을 살피고 ‘니벨룽겐의 노래’와 ‘롤랑의 노래’를 통해 중세 시대 게르만족 유입과 크리스트교 확산에 대해 되짚는다. 384쪽. 1만 5000원.카레라이스의 모험(모리에다 다카시 지음, 박성민 옮김, 눌와 펴냄) 한 달에 세 번은 먹는다는 일본인의 솔푸드, 카레라이스. 본래 인도 요리였던 카레가 어쩌다 일본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됐을까? 음식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추적한 음식문화사. 252쪽. 1만 3800원.
  • 일본 공무원 사회 뒤흔든 구마몬 부장의 성공비결

    일본 공무원 사회 뒤흔든 구마몬 부장의 성공비결

    구마몬의 비밀/구마모토현 팀 구마몬 지음/정문주 옮김/민음사/269쪽/1만 4800원흑곰 캐릭터 구마몬(쿠마몬). 2010년 3월 일본 구마모토현 마스코트로 탄생했지만 이젠 세계적인 유명 캐릭터다. 매출액만도 한 해 1조 4000억원. 책은 그 구마몬을 만들어낸 구마모토현청 공무원 팀이 소개하는 ‘구마몬 성공담’으로 읽힌다. 구마몬은 2011년 규슈 신칸센 전면 개통을 앞두고 오사카(간사이) 지역 관광객 유치 방편으로 탄생했다. 구마모토는 오사카와 후쿠오카, 종점 가고시마로 이어지는 선로 상에서 그저 통과역에 불과했던 지방 소도시. 그 구마모토를 알리기 위해 머리를 맞댄 끝에 도시 이름 구마모토(熊本)에서 착안해낸 게 구마몬이다. 당시 구마모토현은 공무원 임금을 삭감할 정도로 재정난에 허덕였다. 큰 돈이 드는 프로젝트는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끌어낸 성공 비결은 역발상이다. 지역 마스코트는 대부분 특산물 등 지역색을 부각시켜 제작된다. 하지만 구마몬 팀은 지역이 아닌, 캐릭터 자체를 앞세웠다. ‘구마모토현청의 영업부장’이라는 ‘진짜’ 직책도 부여했다. 다른 대도시에서 각종 이벤트 활동을 벌인 것도 눈에 띈다. 오사카 야구장에 구마몬 캐릭터 간판을 세우기 시작해 명함을 나눠주며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캐릭터 탄생 1년 6개월 만에 2011년 일본 최고의 마스코트에 뽑혔다. 구마몬 팀은 구마몬이 지방 마스코트로서 주민들의 행복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한다. 구마모토를 널리 알리고, 지역 생산품을 내다 파는 일에 필요하다면 구마몬 캐릭터 사용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다. 구마몬 성공의 바탕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구마모토현 지사 가바시마 이쿠오는 이렇게 말한다. “흔히 공무원 조직은 돌다리를 두르려 보고도 안 건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화를 바꾸려는 의도가 성공적으로 구현된 게 바로 구마몬 프로젝트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같이 읽고 함께 살다(장은수 지음, 느티나무책방 펴냄) 10대 여고생들부터 여든 할머니들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30년 넘게 같이 책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 전 민음사 대표이자 현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인 저자가 제주에서 강원까지 전국에 흩어진 독서 공동체 스물네 곳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니며 책을 같이 읽는 이유를 탐구했다. 272쪽. 1만 5000원.나의 길고 아픈 밤(뤼방 오지앙 지음, 이세진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가 췌장암과 투병하며 남긴 철학 에세이. 그는 자기 연민이나 현실 부정 대신 환자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현대 의료 메커니즘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고통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244쪽. 1만 4000원.가상 현실의 탄생(재런 러니어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펴냄) 전작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를 통해 컴퓨터 기술의 명암과 미래를 탐구했던 저자가 자신이 고안한 ‘가상 현실’(VR)이라는 개념과 그 태동기의 역사를 말한다. 그가 바라는 궁극적인 미래상은 인간이 기술에 소유되지 않고 인간이 기술을 소유하는 세상이다. 536쪽. 2만 2000원.사랑의 잔상들(장혜령 지음, 문학동네 펴냄) 대학에선 영화연출을 공부하고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금은 EBS ‘지식채널e’에서 대본을 쓰는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의 첫 에세이. 대학 시절, 문학 선생이 건넸다는 ‘다 보여 줘서는 안 된다. 절반만 보여 줄 것’이라는 말이 문학과 사랑의 순간에 어떻게 통용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256쪽. 1만 4500원.외과의사 비긴즈(장항석 지음, 시대의창 펴냄)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현직 외과의사인 저자가 의대 입학, 인턴·레지던트를 거쳐 ‘칼잡이’로 불리는 외과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의학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고민, 환자에 대한 연민이 뒤엉켜 한 편의 메디컬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유머러스한 문체가 가독성을 높인다. 276쪽. 1만 5000원.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수전 손택 지음, 김선형 옮김, 이후 펴냄) 서른한 살이던 1964년부터 마흔일곱 살이 된 1980년까지, 뉴욕 지성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저자의 지적 연대기. 발레, 사진, 영화,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으로 전 세계 지성들과 자유로이 교류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외아들 데이비드 리프가 엮었다. 716쪽. 2만 5000원.
  • ‘82년생 김지영’에 남자들은 거리 뒀다

    ‘82년생 김지영’에 남자들은 거리 뒀다

    100만부 넘게 팔리며 올 한 해 페미니즘 대중화를 견인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 정작 남성들에게는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은 연령대 전반에 걸쳐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남성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는 순위 밖으로 밀렸다.●여성 전 연령대 베스트셀러와 대조 교보문고가 12일 발표한 올해 베스트셀러 성·연령별 분석 결과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연령대 전반에 걸쳐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 올랐다. 10대 여성에서 1위, 20대 2위, 30대에서 3위, 50대에서 2위를 기록했다. 40·60대 여성에서는 각각 5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순위로는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남성 독자들의 연령대별 도서 구매 현황은 이와 달랐다. 10·20·30·60대에서는 아예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40대 남성 9위, 50대 남성 7위 정도에만 간신히 이름을 올리는 정도였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4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책 판매량이 급감하기 때문에 40·50대에서 각각 9위, 7위를 차지했더라도 주목할 정도의 판매량이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우리 사회 여성의 삶을 보여준 책은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출간되면서 페미니즘 대중화를 불붙이는 계기가 됐다. 고(故) 노회찬 의원 등 정치인이 추천하면서 유명해졌고, 지난달 출간 2년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기도 했다. ●“문제의식 촉발했지만 결국 여성만 공감”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이런 현상과 관련, “소설이 우리 사회 속 여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지만, 결국 공감하는 이들은 여성뿐이었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조남주 작가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다. 2016년 10월 출간 된 이래 2년 여만이다. 책을 출간한 민음사는 이에 대해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이후, 침체된 문학 출판계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대두되었던 2010년대 한국문학의 새로운 분기점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민음사는 100만부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을 폭넓은 독자층이라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전형을 묘사한 ‘82년생 김지영’은 1980년대생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최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3개월 기준 20∼50대 여성 독자들의 대출 목록 1위는 모두 ‘82년생 김지영’이다. 대출량 기준으로는 30대 여성이 1위, 40대 여성이 2위, 이어서 2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여성 순이다. 30∼40대 남성 독자 대출 목록에서도 ‘82년생 김지영’은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 2년 간 ‘82년생 김지영’은 크고 작은 페미니즘 이슈를 몰고 다니며 꾸준히 성장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독박 육아 문제, 직장 내 몰카, 안전 이별 이슈, 미투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공론화 될 때 마다 소설에 대한 관심도 재점화됐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대출 추이 통계에 따르면 가장 급격한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5월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책을 선물한 직후와 올 2월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한 이후다.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민음사는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을 선보였다. 코멘터리 에디션에는 소설 본문과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에 관한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소설 집필 배경, 소설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이 소설로 인해 촉발된 문학계 논쟁 등 100만부 돌파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세계로 뻗어가는 중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6개국 수출이 확정됐다. 이미 출간한 책에 대한 현지 반응도 뜨겁다. 올해 5월 출간된 대만판은 이곳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에서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고, 일본판 역시 출간되기 전부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판 ‘82년생 김지영’은 한국어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나 번역가인 사이토 마리코 번역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인문 출판사 치쿠마 쇼보에서 출간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출입 금지’ 폐가에서 마주친 소녀들의 비극

    ‘출입 금지’ 폐가에서 마주친 소녀들의 비극

    흉가/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김지현 옮김/민음사/512쪽/1만 6000원지붕 일부가 내려앉고 계단이 부서진, 옛날 그림책에 나오는 것 같은 석조 저택, 신(新)조지 왕조 풍과 현대적 양식을 절충한 건물에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가 갖춰져 있고 후면에는 드넓은 삼나무 마루의 테라스가 딸려 있는 곳. 미국 공포 영화에서 많이 보던 클리셰다. ‘뻔할 뻔자’지만 막상 나타나면 무서운 그런. 올해도 노벨 문학상이 있었으면 또 언급됐을까. ‘흉가’는 매년 노벨 문학상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미국 여성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집이다. 오츠는 이렇게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벌판과 대저택을 배경으로 하는 남부 고딕 소설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표제작 ‘흉가’는 이런 대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질 수 있는 가장 극단의 스토리다. 어린 소녀인 ‘나’와 쌍둥이 자매처럼 붙어다니던 메리 루는 나와 달리 매우 예쁘다. 그녀가 예쁘다는 사실은, 남자 상급생들에게 ‘캣콜링’(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등의 행위)을 당할 때면 더욱 확실해졌다. 그런 친구를 나는 걱정했고, 또 질투했다. 나와 메리 루는 방과 후 ‘출입 금지’ 팻말이 세워진 흉가들을 몰래 탐험하고 다녔다. 어느 날 홀로 흉가에 들렀던 나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비밀의 무게, 열세 살 우정의 미묘한 어긋남, 그리고 메리 루의 집요한 호기심은 그들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몰고 간다. ‘흉가’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남성들은 직접적인 가해자이거나 혹은 ‘과학자’라는 기묘한 존재로 등장한다. 여성 간병인에게 기이한 병수발을 요구하는 은퇴한 천문학자, 매일 강간당하는 꿈에 시달리는 아내를 둔 물리학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가해를 하진 않지만, 물질적 세계와 학문적 성취에 몰입해 어쩔 수 없이 덜 중요한 일들에 무관심해진 ‘이성적인 사람들’이다.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드리워진 여성들의 삶. 여성의 삶을 주변으로 소외시키고, 불안을 히스테리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강력한 공포로 인식한 오츠. “고딕 소설의 전통에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더한 작품”이라는 출판사 측 평에 무릎을 치게 되는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통도사 가는 길 - 양산 통도사(通度寺)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통도사 가는 길 - 양산 통도사(通度寺)

    “나는 왜 통도를 ‘通道(통도)’로 알았을까?” <민음사, 조성기, 통도사 가는 길. 1996> 대부분 눈치채지는 못할 듯 하다.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의 현판을 보고 있자면 가운데 글자인 ‘도’는 길을 뜻하는 ‘道(도)’가 아니라 법이나 단위, 수준, 경지를 뜻하는 ‘度(도)’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통도'는 일반 중생들 지레짐작의 ‘길이 통한다’라는 의미보다는 결국 승려가 되고자 하는 자가 ‘부처가 다다른 수준, 즉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라는 출가 발원(發願)을 되짚는 말이다. 이리하여 통도사는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나 다시금 반전의 의미를 갖게 된다.국내에 위치한 사찰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성격과 특징 및 가람배치를 통하여 절집으로서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중에서 삼보사찰의 경우 이러한 성격을 더욱 더 잘 나타내고 있다. 즉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불보(佛寶)사찰로 유명하며, 합천 해인사는 부처님의 말씀(法)인 팔만대장경을 간직하고 있는 법보(法寶)사찰로, 순천의 송광사는 보조국사 이래로 총 열여섯 분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僧寶) 사찰로 이름나 있다.이중 통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있는 제1 적멸보궁이기에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는 사찰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적멸보궁이라 함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에는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그 중 통도사가 으뜸인 셈이다. 통도사 법당의 모양도 무척이나 특이하다. 하나의 법당이지만 방향에 따라 다른 이름을 품고 있다. 동쪽방향으로 법당에 들어가면 대웅전이 되고, 남쪽으로 올라서면 금강계단이라 부르며, 서쪽으로는 대방광전의 이름으로, 북쪽은 적멸보궁의 현판을 걸고 있다. 이리하니 예로부터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자신감에 여느 사찰에서나 즐겨 사용하는 흔한 가람배치 형식은 취하지 않고 스스로의 개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여기서 또 한 번 관람객의 호기심을 살짝 흔드는 글자가 통도사에 숨어 있다. 흔히들 통도사에는 유명한 금강계단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여기저기 계단이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묻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흔히들 계단이라 하여 ‘오르내리는’ 용도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의 ‘계단’은 승려가 ‘계를 받는 제단’을 의미한다. 즉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장소에서 ‘금처럼 굳센 계율을 새로이 승려가 되는 사람이 받는 제단’이라는 뜻으로 대웅전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통도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46년(신라 선덕여왕 15) 자장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데 이때 자장이 당나라로부터 643년 귀국할 때 가지고 온 부처님 사리와 가사, 대장경 400여 함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봉안한 곳이 통도사다. 자장은 계단(戒檀)을 쌓고 난 뒤 승려를 배출하고자 노력하였다.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사찰이 전부 소실되어 현재 우리가 만나는 통도사의 건물들은 1645년(인조 23) 우운(友雲)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들로 조선 중기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웅전을 비롯하여 보광선원, 응진전, 명부전, 삼성각, 산신각, 관음전, 용화전, 대광명전, 세존비각,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不二門) 등 조선의 시간과 더불어 통도사 만의 깊은 시간을 넉넉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도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의 하나다. 한 번은 가 볼만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들. 늦은 가을. 3. 가는 방법은? - KTX울산(통도사)역에서 13번 시내버스를 이용. (첫차 07:12 / 막차 21:13 / 운행횟수 16회) 소요 시간은 30분정도. 택시 이용시 소요 시간은 20분정도이며 택시요금은 25,000원정도. 4. 감탄하는 점은? - 대웅전, 금강계단. 영축산의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늦가을 풍광.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이면 인산인해. 주중도 방문객이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금강계단, 대웅전, 세존비각, 명부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산채비빔밥 ‘경기식당’, 조촐한 시골 분식 ‘달맞이꽃 분식’, 홍합밥 ‘동심’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tongdosa.or.kr/kor/index.ph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놀이공원 ‘통도 환타지아’, 동래 범어사, 금정산성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통도사는 큰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불이문,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가람배치와 더불어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시찰의 자부심이 한껏 느껴지는 대형 사찰이다. 늦은 가을이 제격인 사찰.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금요일의 서재]물건에 스토리 입혀지면 ‘명품’ 된다

    [금요일의 서재]물건에 스토리 입혀지면 ‘명품’ 된다

    다른 커피숍도 많은데, 스타벅스에 유독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무얼까. 이케아는 어째서 사람들로 북적이는 걸까. 왜 수백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메고, 집 한채에 버금가는 시계를 차는 걸까.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이른바 ‘가성비’는 매우 중요한 구매 포인트다. 그러나 특정 브랜드는 가성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이번 ‘금요일의 서재’는 인기 있는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인기를 얻고, 어떻게 나름의 이미지를 관리하는지를 다룬 책 2권을 추렸다. 반대로,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손때 묻은 물건을 다룬 책도 한 권 곁들였다. 비싸든 그렇지 않든,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물건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스토리’였다. ●유명 브랜드, 어떻게 성공했을까=불타듯 사라져 가는 종이 업계에서 홀로 성장하는 노트, 만원짜리 시계보다 부정확한 수천만 원대 고급 시계, 뉴스를 패션화하고 종이 잡지를 사치품화한 미디어, 엄청나게 저렴하고 믿을 수 없게 얇은 패션.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이해가 안 가는 제품들이지만, 아주 잘 팔린다. 도대체 왜 그럴까. 브랜드 전문 잡지 ‘B’의 박찬용 에디터가 쓴 신간 ‘요즘 브랜드’(에이치비 프레스)는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를 엮었다. 고프로, 스타벅스, 다이슨, 애플, 샤오미, 발뮤다 등 최신 브랜드를 비롯해 롤렉스와 오메가, 라이카와 핫셀블러드, 지포, 루이뷔통, 그리고 이케아와 무인양품에 이르기까지 20개 브랜드 스토리를 재밌게 설명한다.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퍼뜨리는 데에 성공한 브랜드를 다룬다. 최신 브랜드에서 전통적 브랜드, 그리고 불경기 브랜드까지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나는 왜 특정 브랜드에 끌리는가=수많은 제품 가운데 하나를 특정해 고르는 일. 그저 물건 구매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다. 인문학자 김동훈이 이를 범주화해보니 정체성, 감각과 욕망, 주체성, 시간성, 매체성, 일상성 등이었다. 이런 개념으로 브랜드를 이해한다면 나름 물건 보는 안목도 넓어지지 않을까. ‘브랜드 인문학’(민음사)은 브랜드와 관련한 욕망의 생성과 이동을 철학적, 문학적으로 다룬다. 책 제목에 ‘인문학’을 굳이 넣은 이유다. 저자는 정체성의 대명사로 프라다와 지방시, 발렌시아가, 아마존을 꼽는다. 스타벅스, 베르사체, 알렉산더 매퀸은 ‘감각과 욕망’으로 설명한다. 30여개 유명 브랜드를 단순 설명하는 데에서 나아가 좀 더 사려 깊이 들여다본다. ●유명하진 않지만, 애착 가는 이유=하라마쓰 요코의 ‘손때 묻은 나의 부엌’(바다출판사)은 앞선 두 책과 전혀 다른 이야길 한다. 브랜드가 없는 양철 쌀통, 조림 접시, 그릇 꽃병, 노란 고무줄 걸이, 베트남 국자, 무쇠 주전자, 김치 보존용기, 돌솥. 우리 주방을 가득 채운 물건들 가운데 유명 주방 브랜드는 거의 없다. 굳이 들자면 ‘르쿠르제’ 냄비 정도일까. 책은 저자가 주방에 들인 59개의 물건에 관한 에세이다. 물건을 어떻게 사들였는지, 어느 시장에서 구입했는지, 내 손으로 직접 쥐고 써 보면서 어떻게 애착이 생겼는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나에게 맞는 물건을 천천히 고르는 즐거움, 물건을 쓰는 나만의 재미,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삶의 여유가 글에서 묻어난다. 요리에 관한 글을 주로 쓰는 작가답게 물건에 담긴 요리 이야기도 재밌다. 명품은 저마다 이야기가 있지만, 재래시장에서 사들인 이름 없는 물건도 나의 이야기가 담기며 명품으로 거듭난다. 글을 읽다 보니 문득 우리 집 주방에도 눈길이 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혈병 판정받은 황 기자의 투병기

    백혈병 판정받은 황 기자의 투병기

    가족의 간병을 위해 몇 개월을 병원에서 보호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24시간 병상 아래서 쪽잠을 자며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호자의 육신과 마음도 지쳐 갔다. 오랜 병원 생활에서 누구나 느끼는 한 가지. 내 가족만,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사실. 환자 당사자의 고통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중앙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던 30대의 젊은 저자는 2015년 10월 원인 모를 근육통 등 몸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언론계에서 ‘민완기자’로 평가받던 그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언제 세상과 이별할지 모르는 ‘민머리’ 혈액암 환자로, 180도 바뀐 인생을 살게 됐다. 저자는 투병 생활 3년간의 기록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천성적으로 숨기는 걸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했고, 면회조차 불가능한 백혈병 환자가 극도의 고립감에서 오는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와의 소통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페이스북이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판을 눌러 투병 일기를 쓰는 그의 손가락에도 더욱 힘이 실렸다. 저자는 자신의 상태를 당당히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병원 면회 문화, 수술동의서 작성법, 좋은 의사와 나쁜 의사 판단법 등에 대한 생각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오지랖 넓은 ‘기자 버릇’이 발동한 것일 수 있지만, 삶을 긍정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로이기도 했다. 백혈병이라는 목숨이 오가는 수업료를 지불하고 다시 일상생활에 서게 된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강조한다. “불행을 딛고 일어서려면 자신에게 온 불행에 더욱 천착하고 침잠하고 더 깊게 대면해야 한다. 그렇게 원망이나 아쉬움을 덜어 내야 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의 정체성 브랜드 취향서 찾을 수 있어요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의 정체성 브랜드 취향서 찾을 수 있어요

    브랜드 인문학/동훈 지음/민음사/488쪽/1만 8000원생각해 보면, 고전학자야말로 브랜드에 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제우스, 카리타스, 다프네, 크로노스, 헤라, 미네르바, 에르메스, 나이키, 메두사의 머리가 로고인 베르사체, 세이레네를 로고로 한 스타벅스, 그레이스, 베스타, 아카디아, 머큐리, 박카스, 오리온. 모두 현대에서 만날 수 있는 ‘신’이니 말이다. 별 뜻 없이 뭔가 폼나 보여서 이름을 가져다 썼을 뿐이라 해도, 브랜드에 열광하는 마음에서 발견되는 욕망은 그저 가져다 쓴 게 아니다. 브랜드를 잘 들여다보면 욕망이 보이고, 욕망은 정체성과 이어진다. 인문학자로서 탐나는 광맥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의 이름은 친숙하지만, 브랜드를 파헤치고 해석하는 눈은 그 친숙함을 한 겹 더 파고들어가 낯선 지층을 드러낸다. 희랍과 로마 문학, 수사학을 전공한 고전학자이지만 양손에 거머쥔 삽에는 신화와 고전과 문화와 현대철학의 삽날이 맥가이버칼처럼 달렸다. 프라다, 베르사체, 샤넬, 아르마니, 루이뷔통 등의 명품에서 스타벅스, 레고, 디즈니를 살피다가 갈리마르, 민음사와 펭귄북스에도 눈길을 준다. 그렇다. 우리를 둘러싼 브랜드는 놀랄 만큼 많다. 브랜드는 우리의 취향의 이름이고, 취향을 갖도록 감각을 자극하는 이름이다. 감각에 자극당한 우리의 잠재력은 취향으로, 능력으로, 창의력으로 일깨워진다. 저자는 말한다. “접속과 배치를 통해 특정 방향으로 향하던 ‘욕망’이 몸에 배면 취향이 된다”고. 취향은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그저 허영이 되기도 한다. 브랜드는 상품의 이름이자 동시에 욕망이 가리키는 ‘나’의 이름이 된다. 브랜드(brand)의 뿌리어가 그리스어인 ‘스티그마’, 즉 ‘뾰족한 바늘로 찌른 자국’ 혹은 신분이나 소속을 나타내는 ‘표시’임을 생각해 보자. 같은 브랜드에 열광하는 우리는 같은 이름을 가졌다. 목차를 펴고 내가 좋아하는, 관심이 있는 브랜드를 골라 찬찬히 읽는다. 그저 혹하고 쏠리던 마음이 이름 지어지는 과정을 본다. 그러나 굳이 내 욕망을 헤아려 보는 계기로 삼지 않는다 해도 이 책은 읽을거리로 충분히 재미있다. 명화, 패션화보, 광고, 역사적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하나하나의 브랜드가 가지는 역사와 정체성은 그 자체로 미시사의 흥미진진함을 품는다. 그렇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내 취향의 브랜드를 발견하는 것도 좋겠다. 그 브랜드를 통해 내 취향을 재발견해도 좋겠다.
  • 우린 다이소 안에서만 행복했다

    우린 다이소 안에서만 행복했다

    쇼룸/김의경 지음/민음사/308쪽/1만 2000원백화점 쇼윈도 앞에선 지레 겁을 먹지만, 다이소에서는 되레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면봉·가위·머그컵 등 눈에 밟히는 족족 기껏해야 1000~2000원 정도의 생필품들이다. 사치품에 가까운 것들조차 5000원을 잘 넘지 않는다. 장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도 2만~3만원이다. 김의경의 소설집 ‘쇼룸’ 속 인물들도 다이소와 이케아 안에서 일시적으로나마 행복하다. 다이소에서 천원의 행복을 누리고 여러 집기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된 이케아의 쇼룸에서 황홀해한다. 파산 직전, 대화를 잊었던 부부는 간만에 이케아에서 팔짱을 끼고(‘세븐 어 클락’), 다이소에서 우연히 재회한 대학 동기들은 커플이 된다.(‘물건들’) 문제는 다이소 너머의 공간을 자각할 때다. 다이소로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은 가까이 있지만, 취업·결혼·출산 등 보다 멀리 있는 건 여전히 멀리 있음을 인식하게 될 때, 내가 소확행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생각이 들 때다. ‘소확행’이 ‘싸구려’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물건들’의 ‘나’는 초대를 받아 간 집에서 그들이 낳은 아기를 본 이후 더이상 ‘다이소 월드’에서 행복하지 못하다. 다이소로 집을 꾸리는 일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그들의 삶이 더 진짜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아이를 낳고 싶은 ‘나’와 현재로선 무리라는 남자친구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그들은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 ‘나’는 말한다. 다이소의 물건들로 내 집은 꾸밀 수 있어도 직장 선배의 결혼 선물로 줄 수는 없었다고.그나마도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이 정체성인 ‘취업준비생’들은 이케아에서도 호기로울 수가 없다. 그들은 맘에 드는 19만 9000원짜리 소파 대신 9만원짜리를, 1만 4900원짜리 스탠드를 내려놓고 5000원짜리를 담는다.(‘이케아 소파 바꾸기’) 그러면서도 “난 솔직히 신혼집을 이케아 가구로 채우고 싶진 않아. 최대한 비싼 가구로 채울 거야”라며 짐짓 허세를 부린다. ‘당신이 사는(buy) 것이 곧 당신이라는 존재증명’임을 여실히 보여 주는 소설이다. 올해 피자 배달 주문 전화를 받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 ‘콜센터’로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김의경의 첫 단편집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논란은 나의 힘… ‘정유미 주연 영화화’ 82년생 김지영, 다시 Top 10

    논란은 나의 힘… ‘정유미 주연 영화화’ 82년생 김지영, 다시 Top 10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다시 베스트셀러 ‘Top 10’에 진입했다. 21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이달 셋째주 베스트셀러 동향에 따르면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종합 순위에서 22계단 상승, 종합 10위에 올랐다. 성별·연령별 구매 비중을 보면 20대 여성이 32.6%, 30대 여성이 28.3%를 차지했고 전주 대비 판매가 2.9배 상승했다. ‘82년생 김지영’은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되는 영화 주인공으로 배우 정유미가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들끓었다. “소모적인 성 갈등을 조장한다”며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러한 논란은 되레 책 판매를 밀어올려 현재 ‘82년생 김지영’은 100만부 판매를 앞두고 있다. 민음사 측은 “연말로 예상했던 100만부 판매 달성이 시기가 앞당겨져 다음달 초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삼성 반도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샐러리맨의 신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초격차’도 11계단 상승한 종합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30~40대 남성 구매자가 전체의 40% 이상으로 평범한 연구원으로 입사해 회장의 자리에 오른 권 회장의 일대기가 직장인들의 관심을 산 것으로 보인다. 에세이의 강세도 여전하다.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여전히 1위를 지키는 편으로 신영준의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신가영의 ‘그리 대단치도 않은 것들을 사랑하려’ 등 성장에세이가 출간과 함께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미키 마우스, 오늘부터 멋진 인생이 시작될 거야’도 종합 47위에 진입하며 캐릭터에세이 인기를 이어 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책의 첫인상은 표지라지만…못생겨도 그만입니다

    독서클럽 회원 로렌스는 올림픽을 주제로 한 얼토당토않은 소설을 씁니다. 그렇게 쓴 원고를 들고 경기 파주 출판단지로 향합니다. 어느 출판사도 원고를 받아주지 않자, 로렌스는 학교 선배가 대표로 있는 컴퓨터 전문 출판사에서 책을 냅니다. 내친김에 사진 보정프로그램 ‘포토샵’ 실력을 발휘해 표지를 직접 디자인합니다. 알록달록 무지갯빛 우주 배경에 커다란 눈 결정과 핵폭발 이미지를 조합한 그야말로 ‘골 때리는’ 표지의 ‘욕망의 동토(凍土)´를 냅니다. 이 책 표지를 본 독서클럽 운영자는 망연자실하며 속으로 외칩니다. ‘맙소사. 까치출판사 표지보다 심하잖아!’라고.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 중인 웹툰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9화 내용입니다. 작가는 미안했던지 웹툰 끝에 이렇게 썼네요. ‘우리는 까치출판사 책들을 사랑합니다.’ 웹툰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흔히 책 표지를 가리켜 책의 ‘얼굴’이라 부릅니다. 책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표지가 책의 첫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이겠죠. 최근 표지는 예쁜 삽화를 넣는 게 유행입니다. 이번 주 신간 가운데 ‘퇴근길엔 카프카를’(민음사)은 지하철 내부에 서 있는 카프카의 모습을 재치있게 삽화로 담았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생각의 힘)는 무인도에서 아기를 안은 채 땀을 흘리는 엄마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제목을 활용한 책도 눈에 띕니다. ‘한국사 한 걸음 더’(푸른역사)는 흰색의 제목을 굵직하게 넣고, 글자 중간에 그림을 알맞게 배치했습니다. 폴 맥어웬의 SF소설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허블)은 하늘에 있는 커다란 소용돌이를 그렸는데, 각종 사물은 물론 책 제목마저 구멍에 빨려가는 모습의 삽화가 인상적입니다. 매주 책을 고르며 멋들어진 표지를 보는 일은 재밌습니다. 얼굴만 보고 배우자를 고르지 않듯, 표지만 보고 책을 고르진 않습니다. 1977년 문을 연 뒤 굵직한 외국 유명 과학 서적을 꾸준히 내는 까치출판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웹툰 댓글에 한 독자가 ‘가시성을 높이고자 제목을 크게 쓰고, 배경은 고대비의 원색계열로 배치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얼굴 좀 못생기면 어떻습니까. 내용 충실하면 그만이지. gjkim@seoul.co.kr
  • 오늘의 작가상에 배수아 ‘뱀과 물’

    오늘의 작가상에 배수아 ‘뱀과 물’

    출판사 민음사가 주관하는 ‘2018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에 소설가 배수아(53)의 소설집 ‘뱀과 물’이 선정됐다. 낯선 시공간을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이 마주하는 ‘형체 없는 어둠’을 그려낸 단편 7편이 담겼다. 본심 심사에서 이 작품의 원시적이고도 현시적인 여성 서사가 2018년과 닿아 있는 절묘한 지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수상 소식에 작가는 “지금 내게서 흘러나오는 말은 충분히 멀지 못하고 충분히 없지 못하여,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 부족한 목소리에게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 과분하고 소중한 영광이라는 것도, 나는 잘 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의 작가상은 독자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넷서점 독자들의 투표로 1차 후보작 20편, 최종 후보작 8편을 정하고 독자와 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2009년 만 스물넷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민정(33)은 현재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작가로 꼽힌다. 두 권의 소설집을 내며 2015년 김준성문학상, 2017년 문지문학상,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그는 뚜렷한 문제의식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신중한 관찰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발표한 첫 장편 ‘미스 플라이트’(민음사)에서 한국의 몰상식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찰력은 한층 치밀해졌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갑질, 군대 방산 비리, 내부 고발 등 240여쪽 분량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작품의 주인공인 항공사 5년 차 승무원 유나는 기내 탑승객의 습관적인 성희롱과 물리적 폭력, 회사의 부당한 압박에 시달린다. 그러다 조종사 노조 간부인 유부남 부기장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몰리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전직 공군 대령으로 방산 비리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전역한 유나의 아버지 정근, 과거 정근의 개인 운전병이자 유나와 같은 항공사의 부기장이 된 영훈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으로 등장한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박 작가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봐왔던 아버지의 부하를 같은 회사 직원으로 만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면서 “두 인물 간의 인연이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부당하고 불편한 부분이 개입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 넣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나 친척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도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다. 승무원들의 화려한 외양에 가려져 있는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 익히 들었던 터라 이 소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승무원은 사실 안전 요원이잖아요. 구난 상황에서 승객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대피시키려면 굉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고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승무원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모단정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유나가 수영을 배우는 에피소드를 책 속에서 언급한 것도 예쁜 얼굴보다 건강한 신체가 승무원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을 짚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승무원 개인에게 면세품 판매 실적을 강요하고, 같은 팀원의 생활을 감시하게 하는 ‘엑스맨 제도’ 등 항공사가 직원을 착취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보고 있자면 최근 세간을 시끄럽게 한 국내 대표 항공사 오너 일가의 추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예전부터 있었던 일들이지만 신기하게 이 책을 낼 즈음 관련 문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이 문제의 근본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가시화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계기를 통해 승무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고정관념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 간의 갈등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초상을 그려온 작가는 앞으로도 가족 서사가 담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른들끼리 몰래 이야기하는 가족들의 비밀 같은 것들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에서 다 들었거든요(웃음). 일곱 살 때쯤 저희 가족의 큰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됐어요.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 저희 가족이 겪은 문제들, 가족 안에서의 권력관계들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더라고요. 가족생활이 사회생활의 축소판인 거죠. 이때 제가 겪은 경험도 곧 소설에서 다뤄 보려고 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작은 서점이 쏘아 올린 ‘베스트셀러’

    작은 서점이 쏘아 올린 ‘베스트셀러’

    독립출판물 ‘죽고 싶지만…’ 온라인 서점가 돌풍 소형서점 지원으로 유통 판로 확대 목소리 커져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기분부전장애 상태´의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 12주 동안 대화한 내용을 엮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가 최근 서점가에 화제다.백세희 작가가 블로그에서 인기를 끈 글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가 출판하고, 이어 1인 출판사에서 지난 6월 재발간한 뒤 이른바 ‘대박’이 났다. 지난 10일에는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돌베개)를 제치고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출판물이 인기를 끄는 최근 경향에 잘 맞아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출판계는 적게 인쇄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나눠 가지려 찍어 낸 이른바 ‘독립출판물’이 성공한 것에 주목한다. 특히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출판계가 독립출판물이 유통되는 통로인 소형서점(50평 이하)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뒤 뒤따른 결과여서 의미를 더 둔다. 현재 서울, 경기, 대구 등 지방자치단체는 소형서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8월 시장에 소형서점 지원 및 육성의 의무를 부여한 ‘서울특별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마련하고,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등에서 도서를 살 때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인증 서점만 이용하도록 하는 ‘지역서점인증제’를 도입했다. 경기도는 2016년 4월, 대구시는 지난해 7월 관련 조례를 마련했다. 민음사, 문학동네 등 출판사 역시 동네서점에서만 파는 ‘동네서점 한정판’ 시리즈 등을 내놓으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예스24가 자사 웹진 ‘채널예스’와 서평 월간지 ‘월간 채널예스’에 ‘동네책방’ 코너를 마련해 특색 있는 소형서점을 알린다. ‘독립출판물 저자를 만나다’ 코너의 저자 인터뷰도 독립출판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낸다. 출판물의 다양화를 위해 독립출판물이 좀더 활발히 유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소형서점을 지원해 유통 경로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독립출판물과 상업출판물을 반반씩 다루는 ‘책방 생활의 지혜’를 운영하는 점주 전지혜씨는 “예전보다 소형서점에 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소형서점이 인건비가 없어서 독립출판물을 제대로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장은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소형서점이 전국에 400곳 정도 되는데, 최근 협동조합이나 숍인숍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통이나 홍보 채널이 여전히 빈약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자구 노력을 하는 소형서점에 인건비 보조를 해 준다든가, 독립출판물 가운데 성공한 콘텐츠에 관한 시상제도 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 승무원은 왜 짧은 치마 입고 무릎을 굽혀야만 하나요”

    “한국 승무원은 왜 짧은 치마 입고 무릎을 굽혀야만 하나요”

    첫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낸 소설가 박민정“승무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바뀌었으면”2009년 만 스물 넷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민정(33)은 현재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작가로 꼽힌다.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그는 뚜렷한 문제 의식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신중한 관찰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발표한 첫 장편 ‘미스 플라이트’(민음사)에서 한국의 몰상식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찰력은 한층 치밀해졌다.작품의 주인공인 항공사 5년차 승무원 유나는 기내 탑승객의 습관적인 성희롱과 물리적 폭력, 회사의 부당한 압박에 내몰린다. 그러다 조종사 노조 간부인 유부남 부기장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몰리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전직 공군 대령 출신으로, 방산 비리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전역한 유나의 아버지 정근, 과거 정근의 개인 운전병이자 유나와 같은 항공사의 부기장이 된 영훈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으로 등장한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박 작가는 “처음 소설을 집필할 때 객실 승무원과 조종사의 위치와 관계를 이야기로 풀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떠올렸다”면서 “두 인물 간의 인연이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부당하고 불편한 부분이 개입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나 친척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도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다. “승무원은 사실 안전 요원이잖아요. 구난 상황에서 승객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대피시키려면 굉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고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승무원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모단정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짧은 치마를 입은 채 손님들 앞에서 무릎을 굽혀야만 하는 시스템은 폭력적이지 않나요. 머리도 꽉 묶은 탓에 여자 승무원 대부분 탈모에 시달린다고 하더라고요. 유나가 수영을 배우는 에피소드를 책 속에서 언급한 것도 예쁜 얼굴보다 건강한 신체가 승무원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을 짚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승무원 개인에게 면세품 판매 실적을 강요하고, 같은 팀원의 생활을 감시하게 하는 ‘엑스맨 제도’ 등 항공사의 ‘갑질’ 행태를 보고 있자면 최근 세간을 시끄럽게 한 국내 대표 항공사 오너 일가의 추태가 자연스럽게 겹친다. “항공사 문제는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신기하게 제가 이 책을 낼 즈음 관련 문제들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문제의 근본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이슈들이 가시화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계기들을 통해 승무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고정관념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 간의 갈등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초상을 그려온 작가는 앞으로도 가족 서사가 담긴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저는 가족 이야기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앞으로 쓸 소설들도 가족 이야기가 많고요.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끼리 몰래 가족의 비밀을 이야기하시면 저는 가까이에서 다 들었어요(웃음). 그러다 7살때쯤 저희 가족의 큰 비밀을 알게 됐죠. 나중에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그때 저희 가족이 겪은 문제나 가족 안에서 형성된 권력 관계들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족 생활이 사회 생활의 축소판인 거죠. 이때 제가 겪은 경험도 곧 소설에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학창 시절 자신의 진로를 소설가로 정한 이후 그 어떤 길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박 작가는 앞으로 세상에 내놓을 ‘엄청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엄청난 것들이 많아요(웃음). 재산은 많은데 이 재산을 제가 잘 엮어야 좋은 이야기가 되겠죠. 지면이 주어진다면 제가 그동안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계속 발표하고 싶어요. 다만 제가 의식이 날카롭지 않은 상태에서 지면만 확보하고 있다면 무척 위험한 일이죠. 잘못되거나 비겁한 이야기를 쓰는 순간 저 스스로 그만 쓰도록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염결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일상적으로 쓰는 행복을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잃지 않는 작가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노벨문학상’ 파무크의 수수께끼…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신화

    ‘노벨문학상’ 파무크의 수수께끼…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신화

    빨강 머리 여인/오르한 파무크 지음/이난아 옮김/민음사/376쪽/1만 4000원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을 떠난 아버지, 친아버지만큼 자상하고 친절했던 한 남자, 어머니 또래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매혹적인 빨강 머리 여인, 그리고 깊숙한 우물 아래 숨겨둔 진실…. 터키를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무크의 열 번째 장편소설 ‘빨강 머리 여인’은 인물들의 묘한 관계와 비밀스러운 사건의 실체를 좇는 재미를 내세운 작품이다. 전작들에서 다양한 서사 기법을 펼쳐 온 작가는 이번엔 고전을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존재 사이에 놓인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 수수께끼를 파헤쳤다. 아버지인 줄 모른 채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친어머니와 동침해서 자식을 낳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와 반대로 아들을 죽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페르시아의 서사시 ‘왕서’를 엮어 냈다. 이스탄불에 사는 주인공 젬은 고등학생 때 옆집에 우물을 파러 온 기술자 마흐무트 우스타를 만나고 돈을 벌기 위해 그를 따라간다. 이스탄불에서 떨어진 왼괴렌에서 일을 하는 동안 젬은 우스타로부터 친아버지에게서는 느낄 수 없던 감정을 느낀다. 일을 하던 중 젬은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나 많은 빨강 머리 여인을 보자마자 빠져든다. 이 여인과 꿈 같은 시간을 보낸 다음날 예기치 않은 실수를 저지른 그는 두려운 마음에 이스탄불로 도망친다. 우스타와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잊으려고 애쓰며 살던 그는 지질학 엔지니어 겸 건축업자로 승승장구하고, 30년 만에 빨강 머리 여인을 다시 만나 자신의 아버지와 아들에 얽힌 진실을 듣게 된다. 두 고전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만큼 치명적 결말로 치닫는다는 건 작품을 읽는 도중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빠른 전개 덕분에 단숨에 읽히지만 두 고전에서 느낄 수 있는 충격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세계는 지금 한국 문학에 빠졌다

    세계는 지금 한국 문학에 빠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3월 김언수 작가의 2010년 장편 ‘설계자들’이 미국 더블데이 출판사에 억대 계약료를 받고 팔렸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영국과 체코, 터키 출판사가 판권 입찰에 참가했으며 주요 영화사가 영화 판권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제 문학시장에서 놀라운 문학 포스(force)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미국 문예 주간지 ‘뉴요커’는 지난해 7월 편혜영의 ‘식물애호’를 게재했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전신이 마비된 대학교수 오기가 겪은 내면의 고통을 그린 단편 소설이다. 편 작가는 2014년 ‘식물애호’를 쓴 뒤 분량을 늘려 2016년 장편 ‘홀’을 냈다. ‘홀’의 영어판 출간을 앞두고 뉴요커가 편 작가의 단편을 게재한 것이다.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도 미국 진출에 앞서 단편처럼 일부가 뉴요커에 실려 문단의 시선을 끌었다. 세계 속에 한국 문학 바람이 거세다. 영미권을 비롯해 독일, 일본, 스페인 등 많은 나라가 한국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소설가 한강이 2016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받은 이후 외국 문학상 후보 명단에서 한국 작가의 이름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지난달 독일 리베라투르상 8개 후보작에 김애란, 한강 작가가 이름을 올렸고 편 작가의 ‘홀’이 지난달 ‘2017 셜리 잭슨상’ 후보작 5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달 25일에는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이 프랑스 ‘2018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규모 있는 출판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민음사는 최근 일본의 한 출판사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의 판권을 계약했다. 남유선 민음사 이사는 “자국 소설 비중이 유독 높은 일본에 한국 작가의 소설이 팔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지금 당장 수지 타산이 맞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외국 진출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문숙 문학동네 저작권팀 과장은 “김언수 작가 등 한국의 스릴러 장르에 관한 외국 출판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장기적으로 영미권 시장을 노려 번역 출판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문학이 번역 출판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사업이 규모가 가장 크고 지원 범위도 가장 넓다. 전체 번역 출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대산문화재단 등 민간재단이 지원하거나 출판사가 에이전트 또는 외국 출판사와 직접 접촉하는 방식도 있다. 전체 번역 출판물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사업은 ‘한국문학 번역 지원’과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지원’으로 나뉜다. 두 사업을 합한 예산은 연 20억원 수준이다. 한국문학 번역 지원은 분기별로 내국인·외국인 번역출판 전문가 공모를 받아 심사를 거쳐 개인에게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편당 500만원 안팎을 지원한다. 편 작가의 ‘홀’이 이런 사례에 속한다. 28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한국문학 번역 지원으로 지금까지 37개 언어·1508건이 진행됐다. 2012년 출판 55건에 판매 부수가 3만 2000권 정도였지만 2016년 기준 출판 152건, 판매 부수 16만 2267권으로 급증했다.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지원은 외국 출판사가 지원 대상이다. 사업 무게 중심이 한국문학 번역 지원에서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지원으로 옮겨지는데도 한국문학 번역 지원 사업의 출판과 판매 부수 모두 늘어나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전문위원은 “3년 전부터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지원 비율을 늘려 현재 두 사업 비중이 50대50 정도다. 그럼에도 한국문학 번역 지원 건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그만큼 한국 문학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학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높다. 우선 민간재단과 개별 출판사 자체 번역 작업은 여전히 미미하다. 황 작가의 ‘해질 무렵’의 경우 2016년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번역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매년 20건 정도만 지원한다. 개별 출판사의 번역 출판은 번역가 구하기도 어렵고 에이전트나 외국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일도 요원하다. 한 소규모 출판사 대표는 이와 관련, “외국출판사 입장에서는 수많은 한국 문학 가운데 이름 있는 작가, 이름 있는 작품을 우선 고르는 경향이 있다. 국내 문학계는 대형 작가의 출판사 쏠림 현상이 다소 심한데 번역 출판 역시 이런 현상이 최근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규모가 있는 출판사의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외국의 큰 출판사보다 규모가 영세한 출판사가 주 대상이어서 한국의 좋은 작품이 큰 성공을 노리긴 다소 어렵다”고 했다. 결국 작가나 출판사의 다양화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만족하게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고 전문위원은 이런 딜레마 상황에 관해 “외국에 소개하는 한국 작가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하고 메이저 외국 출판사와의 관계를 넓히는 식의 균형 있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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