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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최영수 정책연구위원장 동작 행정타운 조성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최영수 정책연구위원장 동작 행정타운 조성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최영수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동작1)은 3월 14일 서울시의회 본관 3층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실에서「동작구 종합행정타운조성 및 장승배기2 특별계획가능구역 지정」과 관련하여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위원장은 “동작구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고 노량진수산시장, 강남, 용산, 여의도 등으로 접근성이 아주 뛰어난 곳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지구가 4%(서울 25개 자치구 중 22위)밖에 안될 정도로 그동안 도시계획에 대한 관심이 미진했다”며, “이제 종합행정타운 조성을 기점으로 동작구의 발전모델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도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와 관련하여 “동작구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충민원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과 향후 사업추진 가능성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실무자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민원이 제기된 지역인 장승배기 사거리는 동작구의 유일한 사거리로써 30~40년 전과 다름없을 정도로 낙후된 곳으로, 동작구는 행정타운을 장승배기로 이전하고 이 일대를 새롭게 개발하고자 지난 7월 서울시 투자심사를 마치고 후속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원인은 “현재 동작구 주민들은 이 일대 개발에 대해 높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지만, 2016년 11월 동작구에서 공고한 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사항 세부지침에 용도지역 상향을 근린상업지역으로 규정하고 상한용적률 제한을 두고있어 효과적인 개발 유인이 어려우니, 기부채납 및 공공기여를 통해 용도지역을 변경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서울시와 동작구는 “용도지역 상향은 원칙과 기준이 있어 쉽지는 않으며 해당부지 일원은 세부개발계획 수립 시 용도지역 변경절차를 별도로 이행하여야 하므로, 향후 제반여건을 종합검토하여 일반상업지역 변경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에도 당위성과 설득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위원장을 비롯하여 관련 민원인, 건축사, 서울시의회 시민권익담당관, 서울시 도시관리과 도시관리운용팀장, 동작구 행정타운조성과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여 동안 해당부지 일원 용도지역 변경 검토 및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를 제안했던 최위원장은 “최선의 의정은 민원해결이다”라고 강조하고,아울러 “이 지역의 의원으로서 오늘 언급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집행부에 당위성과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협의할 것이며,「종합행정타운 조성과 장승배기2 특별계획가능구역 지정 및 계획적 개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 동작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정차 딱지 민원은 AI ‘강남봇’이 도와드립니다

    주정차 딱지 민원은 AI ‘강남봇’이 도와드립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주정차 위반 딱지가 가장 많이 발부되는 곳은 강남구다. 관련 민원도 빗발친다. 2015년 기준 강남구에서 발부된 주정차 위반 딱지는 43만 4332건인데 이 중 ‘억울하다’는 이의가 1만 건도 넘는다. 민원인은 자초지종을 확인하기 위해 구청에 전화를 걸지만, 연결이 안 되고 혹여 연결이 되더라도 이의신청에 대한 방법을 설명해 주는 일은 별로 없다.강남구는 주정차 위반 딱지로 복장 터지는 민원인들을 돕고자 ‘강남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강남봇이란 민원인이 카카오톡에서 주정차 위반 문제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 그 내용이 구청으로 전송돼 자동으로 이의신청이 접수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에서 인공지능(AI) 공무원과 채팅해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전에는 구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찾아 작성한 뒤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야 했다. 이 서비스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행정복지’ 일환으로 나왔다. 신 구청장은 “주정차 위반 관련 민원에서 공무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하거나 정보 부족으로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강남봇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AI 기술을 민원인 응대에 활용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난 7개월간 준비했다. 강남봇은 공무원들이 보는 주정차 위반 매뉴얼을 기반으로 답변을 해 준다. 앞으로 30일간 시범 운영을 거치면서 강남봇은 딥러닝이란 자기학습을 통해 진화한다. 민원인이 주정차 위반과 관련해 제기하는 각종 질문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판단과 구제 방안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추스르는 대화까지 배워서 서비스한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 친구 찾기에서 ‘강남봇’ 또는 ‘강남구 민원봇’으로 검색하면 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성동구 신문고 ‘구청장에게 바란다’ 인기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민원을 올리자 곧바로 구청에서 전화가 와 깜짝 놀랐어요.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주민 이야기를 들어주니 해결도 명쾌하더라고요.” 서울 성동구의 온라인 민원창구 ‘구청장에게 바란다’가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동구는 지난 1년간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접수된 민원 574건 중 관외거주자, 중복자 등을 제외한 254명을 대상으로 벌인 만족도 조사에서 92%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민원 현장 1시간 내 방문 서비스가 93%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고 14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민원에 대한 구청의 빠른 대응에 감탄했고, 구청과 소통이 잘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2월 ‘구청장에게 바란다, 1시간 내 현장출동 서비스’를 도입했다. 크건 작건 민원이 접수되면 1시간 안에 감사담당관 안전순찰팀 직원과 담당 부서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 주민과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구 감사담당관 직원이 사이트 접근성·대민 소통성·신속성·친절도 등 운영 전반과 처리기한의 적정성·답변내용의 진정성·사후관리 이행 여부 등 민원처리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온라인 접근성 향상과 시민의식 변화로 민원이 나날이 늘고 있다”며 “시민과 소통을 최우선에 두고 작은 민원 하나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고 민원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94세 어르신도… 영등포구의 안내 도우미

    94세 어르신도… 영등포구의 안내 도우미

    서울 영등포구는 현재 총 25대의 무인민원발급기를 12개 주민센터, 지하철역, 대학병원, 대형마트 등에서 운영한다. 지난해 1~8월에만 주민등록등본과 주민등록초본 6만 8064건을 발급했다. 동 주민센터 직원 1명이 같은 기간 평균 8730건을 발급한 것을 고려하면 무인민원발급기가 직원 8명의 몫을 해낸 셈이다. 민원별 처리 시간을 줄이는 데 무인민원발급기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영등포구가 무인민원발급기의 사용률을 높이고 어르신들의 보람되고 활기찬 사회활동을 위해 ‘무인민원발급기 어르신 안내도우미’를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연계하는 동시에 구민들이 더 편리하게 발급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내도우미는 총 36명이다. 지역 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 중에 선발해 12개 동 주민센터와 지하철역 등 19곳에 배치했다. 참여자 중 최고령은 94세 어르신으로, 고령에도 사회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1곳에 두 명씩 배치돼 매일 번갈아 가며 하루 3시간 일한다. 주로 ▲기계가 낯선 방문객을 위해 민원서류 발급 보조 ▲무인민원발급기 이용 홍보 ▲주변 환경 정비 등의 일을 한다. 영등포구청에서 활동하는 조광옥(72)씨는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무엇보다 소득이 생기고 사회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 좋다”고 말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어르신 안내도우미 운영을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원인에게는 민원업무 처리의 편의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어르신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관할지 다른 생활자격·면허증도 의왕시청서 발급.

    관할지 다른 생활자격·면허증도 의왕시청서 발급.

    주소시 등 관할 시·도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신청으로만 발급받을 수 있던 생활자격·면허증을 가까운 시군구에서도 신청·수령을 할수 있게 됐다. 경기도 의왕시 등 각 지자체는 정부3.0 민원서비스의 일환으로 주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자격, 면허증 발급 서비스를 주소지와 관계없이 제공한다  13일 의왕시에 따르면 민원인이 가까운 시군구를 방문해 행정기관간 연계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곳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자격·면허증으로 요양보호사,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보), 장례지도사, 안마사, 가축인공수정사, 조리사, 이·미용사 등 8종이다.  그동안 관계법령상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관청이 주소지 관할이거나 최초 발급지 등으로 제한돼 민원인이 직접 해당 기관을 방문해야 했다. 이번 개선된 서비스는 주민불편 최소화를 위한 정부3.0 민원서비스 혁신의 일환으로 관련 시스템 개선 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1단계인 현재는 자격·면허증을 팩스 사본으로 받을 수 있고 우편신청자에 한해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다. 5월 이후에는 2단계가 시행되며 전산시스템을 통해 원본으로 수령할 수 있고, 정부민원포털 ‘민원24’에서 온라인으로도 재발급 받을 수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격·면허증을 빠르고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바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려 시민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자동차 압류해제·체납금 납부…관공서 안 가고 온라인으로 한 번에

    자동차 압류해제·체납금 납부…관공서 안 가고 온라인으로 한 번에

    자동차 압류해제 여부 조회와 차량 관련 체납금 납부를 앞으로는 온라인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은 13일부터 ‘자동차 대국민 포털 사이트’(www.ecar.go.kr)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이 사이트에서는 자동차 압류해제 인터넷 서비스를 시행한다. 그동안 민원인이 자동차 관련 체납금을 납부하거나 압류해제 사실을 확인하려면 해당 시·군·구청이나 경찰서 등에 직접 가거나 전화 통화를 해야 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가 행정자치부,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 시스템과 연계한 자동차 포털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교통범칙금, 자동차세, 고속도로 통행료 등 기관별 자동차 관련 체납금을 온라인으로 낼 수 있다. 압류해제 여부까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사 등으로 종이 고지서를 받아보지 못해도 인터넷으로 체납금을 확인, 납부할 수 있게 돼 가산금 부과와 같은 자동차 소유자의 경제적 손실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지난달 기준 집계에 따르면 전체 2200만대의 차량 중 압류가 1건 이상인 차량은 약 520만대다. 총 압류 건수는 4950만건으로 1대당 평균 9.4건의 압류가 걸려있다. 자동차 압류해제 인터넷 서비스는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자동차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한 뒤 이용 가능하다. 포털에서 ‘압류조회·해제’ 메뉴를 선택하고 본인의 자동차 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압류현황과 기관별 체납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압류를 해제하려면 가상계좌나 기관 자체 납부 사이트로 연결해 체납금을 납부하면 된다.압류해제 사실은 재조회 시 즉시 반영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동부지법 떠나고 손님 끊겼는데 1만명 생계대책 손놓은 기관들

    동부지법 떠나고 손님 끊겼는데 1만명 생계대책 손놓은 기관들

    송파 문정동 신청사 이전 완료 주변 임대료 자양동의 3배 넘어 식당 등 자영업자 이사 못 가 서울시·광진구·법무부·대법원 12년째 부지 활용안 도출 못해“여기서 30년 장사를 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된 건 처음입니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앞으로 더 줄 것 같은데 아직 개발 계획도 없다니 앞날이 막막합니다.” 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서울동부지방법원·검찰(동부지법·지검) 구청사 인근에서 만난 안모(35)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동부지법·지검 근처에서 2대째 이어온 안씨의 식당은 한산했다. 45년간 지켜온 동부지법·지검이 지난 6일 송파구 문정동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식당엔 손님이 뚝 끊긴 탓이다. 안씨의 고민은 쉬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지법 부지를 소유한 대법원, 동부지검 부지를 갖고 있는 법무부, 서울시, 광진구 등 유관기관들이 구청사 부지 개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구 청사가 있었던 7만 8147㎡ 땅에는 빈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대법원이 파견한 직원 2명만 닫힌 철문 앞을 지킬 뿐이다. 10일부터 광진구가 관리를 맡을 예정이지만 구도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청사 이전이 2005년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것을 감안하면 12년간 부지 활용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 셈이다. 이날 동부지법·지검 앞에는 청사 이전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민원인들이 닫힌 철문에 붙은 청사 이전 안내판을 보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꽤 보였다. 이 지역에서 19년간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한 안모(66)씨는 “지금은 그나마 청사 이전 사실을 모르고 찾아온 상담 고객이라도 있지만 곧 있으면 이런 분들도 없을 것”이라며 “사무실을 신청사 쪽으로 옮기고 싶어도 임대료가 3배 이상 비싸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무실을 아예 접을 생각도 있다고 했다.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5)씨도 “(동부지법·지검이) 이사 가고 나서 하루 10만원도 못 팔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진구에 따르면 구청사 주변에 있는 식당, 법무사, 변호사 등 개인사업체는 2500여개, 관련 종사자 수는 1만명 수준이다. 구 관계자는 “임대료 때문에 동부지법·지검과 함께 문정동으로 이전하거나 이전을 계획 중인 자영업자는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현재 법무부와 구청사 활용 방안을 두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구 신청사 건립 계획도 검토하고 있지만 법무부 측과 논의조차 안 된 상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주민 질문에 답변 ‘척척’… 찾아가는 ‘소통’

    주민 질문에 답변 ‘척척’… 찾아가는 ‘소통’

    “저희 집 앞에 있는 전봇대를 뽑아 주세요. 도둑이 타고 올라오기 쉽게 설치돼 있습니다. 꼭 좀 뽑아 주세요.” “옥상 위에 20년 넘게 설치돼 있던 구조물이 불법이라면서 갑자기 100만원도 넘는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억울합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앞으로 건너편 차선에서 차가 바로 좌회전 신호를 받아 들어올 수 있도록 신호등을 만들어 주세요.”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지난 2일 회기동 룻교회 지하 강당에서 가진 동정보고회는 구 운영계획을 알리고 홍보하는 행사 본연의 소명을 넘어 각종 민원을 수렴하는 소통의 장이었다. 유 구청장은 이날 두 시간 가까이 단상에 서서 200여명의 지역 주민 사이에서 빗발치는 수십 개의 민원을 일일이 듣고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30년 넘는 지역 거주 경험이 무색하지 않게 처음 들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질문들도 척척 알아듣고 쉬운 말로 설명해 주는 식으로 주민들의 속을 풀어 줬다. 타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 등 당장 처리가 어려운 민원은 직원이 현장조사, 검토한 뒤 답을 주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움직이는 구청, 찾아가는 행정인 셈이다. 유 구청장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능동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8일까지 총 14개 동에서 갖는 동정보고회가 구정 홍보보다 주민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그는 앞서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2일까지 지역 14개 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일일동장 행사에서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답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그의 ‘소통 뚝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년 전인 1998년 민선 2기 취임 당시 유 구청장은 열린 구정을 실현하기 위해 구청사 담장을 허물고 구청장실 바로 옆에 직소민원실을 설치한 바 있다.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억울한 사연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다. 구청장의 격의 없는 소통은 구민들에게 친근한 구청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은 생활 불편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인까지 지금까지도 구청 5층 직소민원실에서는 동대문구민들의 희로애락이 펼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통해 구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유 구청장은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낮은 자세로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능동적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의왕시 ‘애프터클린콜’로 민원서비스 청렴도 높인다.

    의왕시 ‘애프터클린콜’로 민원서비스 청렴도 높인다.

     경기 의왕시는 민원서비스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애프터 클린콜’ 제도를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애프터 클린콜(After Clean-Call)은 시민을 대상으로 민원처리 과정에서 만난 공무원들의 친절도, 청렴도, 공정성 등을 조사한는 제도다. 공무원의 청렴 수준과 부패 유발 요인에 대한 민원인의 인식을 조사·평가해 취약 분야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민원인 명부를 취합 감찰심사팀장 등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전화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은 공사와 용역의 관리·감독, 인·허가, 보조금 지원, 지도점검 등 5개 분야로 오늘 9일 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조사공무원은 민원인들에게 전화로 조사 대상 분야 처리과정에서 겪은 담당공무원의 친절도, 업무처리 투명성, 합리성, 공정성, 금품·향응 등 부당한 요구 여부, 민원불만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지난해 의왕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측정한 외부 청렴도 조사에서 1등급을 얻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15년 3등급으로 전국 36위, 경기도 18위에서 급상승한 성과다. 내외부 청렴도를 평가한 종합청렴도도 두 등급이 올랐다 김성제 시장은 “의왕시는 지난해 외부 청렴도 전국 1위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민원서비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전국 최고의 청렴도 수준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억울함을 풀어줍니다” 시흥시 고충민원해결사 ‘시민호민관’

     “억울함을 풀어줍니다” 시흥시 고충민원해결사 ‘시민호민관’

    경기 시흥시 ‘시민호민관’이 지난해 접수처리된 고충 민원 94%를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흥시 시민호민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2016년 시민호민관 운영상황보고서’ 발간 결과 지난해 고충민원 61건 중 35건이 접수처리됐다. 접수처리된 35건 가운데 33건이 해결돼 수용률이 94%에 달했다. 호민관은 시정권고 5건을 비롯해 의견표명 9건, 조정중재의견 21건을 제시했다 시흥시 시민호민관제는 2013년 처음 출범해 호민관 1명과 공무원 2명이 지원 근무하고 있다. 대학교 부교수 이상, 판검사나 변호사 출신 등 5개 자격 중 1개 조건을 갖추면 호민관에 지원할 수 있다. 시 행정행위에 불만·불복시 고충민원을 시에 접수하면 호민관이 조정, 권고 역할을 한다. 행정심판 행위로 가기 전 구제 조정하는 단계다. 5년째 접어든 시흥시 호민관제는 고충민원 안건에 ‘배심법정형 고충민원 심의’를 시도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시민자문단 위원들이 민원인과 관계 공무원의 진술을 직접 청취해 토론 후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가장 민원이 많은 곳은 건축이나 도로·도시계획 등 도시교통 분야로 전체 고충민원의 64%에 달한다. 고충해결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행강제금 등 침익적 행정처분시 산출근거를 잘못 적용한 법적용의 오류’를 바로잡은 경우다. 건축법을 위반해 시설물을 설치했다고 이행강제금을 과다하게 부과했다는 민원이었다. 호민관이 부과내용을 자세히 파악한 결과, 당시에 법령 개정된 것을 공무원이 간과한 게 확인됐다. 이를 민원인이 직접 말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알고 부드럽게 양측을 설득해 감경 조정으로 이끌었다. 개발제한구역과 관련, 규정을 너무 엄격히 해석해 행정처분한 것을 조정한 사례도 있다. 공익사업예정지에 그린벨트 토지를 성토한 이유로 민원인에게 원상회복명령이 내려졌다. 호민관은 이미 공익사업이 결정된 지역인데 단지 성토했는 사유로 원상회복하라는 건 비용 낭비라고 지적했다. 공익사업인데 굳이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보다 보상후 사업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 중재했다. 시흥시는 지난해 기초 지방정부 최초로 세계옴부즈맨협회(IOI)에 가입한 바 있다. 오는 8일 임기를 마치는 유상진 시민호민관은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법령을 적용할 때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때 호민관이 시민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민원을 판단, 처리할 수 있다”며, “아직 호민관제가 생소하고 경직된 행정문화로 한계가 있어 향후 법적 제도화가 꼭 필요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 [서울포토] 민원인과 만난 황교안 권한대행

    [서울포토] 민원인과 만난 황교안 권한대행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불법사금용 대응현장 (금융감독원) 을 방문해 1층 금감원 민원센타를 방문해 민원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단독]“3을 올리면 5도 손대야…하나 올리면 다 무너진다”

    [단독]“3을 올리면 5도 손대야…하나 올리면 다 무너진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들이 기존에 관행대로 받아 왔던 청탁이나 금품에 대해 이것을 들어주거나 받아도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봅니다.”박경호(54·차관급)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우리 사회의 문화를 선도하는 법이다 보니 시행 후 공직자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검찰 출신 법조인으로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여년간 검찰에 몸담아 왔다. 지난해 8월 부위원장에 임명된 그는 2011년 권익위 법무 보좌관으로 파견 당시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시행 초기에는 많은 지인들이 사적으로 연락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법 해석 기준 등에 대해 물어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되도록 정확하게 알려주고 주의를 당부하곤 했는데, 애매한 경우에는 그냥 깔끔하게 더치페이를 하라고 조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권익위 부위원장 신분이다 보니 전혀 청탁금지법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모임인데도 돈을 낼 때가 되면 나를 힐끔 한번 쳐다본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박 부위원장은 또 “공무원들이 속칭 ‘란파라치’ 등의 신고로 시범 케이스에 걸릴까봐 민원인과 만나는 것을 꺼린다는 소문이 있는데 염려했던 것처럼 무차별적인 신고는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편하게 민원인을 만나서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부위원장은 최근 ‘3·5·10’(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가액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시행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시기상조다. 올 추석 이후까지 1년은 시행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식당이 어렵다고 ‘3’(3만원)을 상향 조정하면, 다음에는 선물가게 어렵다고 ‘5’(5만원)도 손대야 하는데 하나를 올리게 되면 다 무너진다. 그러면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침체에 대한 원인을 함께 따져 봐야 한다”면서 “다음달부터 법 시행으로 인한 전반적인 영향 분석을 통해 법령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청탁금지법 5개월 리포트] ‘3·5·10 룰’ 56% “바꾸자” 39% “아직은”

    [단독][청탁금지법 5개월 리포트] ‘3·5·10 룰’ 56% “바꾸자” 39% “아직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무원 사회는 어떻게, 얼마나 변했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1~9급 공무원 156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바라보는 청탁금지법의 효과와 부작용, 개선 필요성, 변화된 일상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공무원 10명 가운데 6명 정도는 ‘청탁금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개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에서 해야 한다’(24.7%)보다는 ‘차기 정부에서 해야 한다’(31.3%)는 의견이 조금 더 많았다. 반면 공무원의 39.3%는 ‘아직은 개정 여부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4.0%였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0.7%)는 주장도 있었다. # 31% “개정은 다음 정권에서 다뤄야” 법을 개정한다면 우선 손질해야 할 부분으로 응답자의 86.9%(복수 응답)가 식사·선물·경조사 비용 한도인 ‘3만·5만·10만원 룰’을 꼽았다. 내수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데다 비용 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본 것이다. 이어 ▲화훼·한우 농가 등 피해업종에 대한 별도의 지원(23.8%) ▲설날, 추석 등 명절 기간에 한해 법 적용 예외(19.1%) ▲언론인과 사립교사의 대상 제외(15.5%) 순이었다. 소수 의견(4.8%)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 적용 제외’, ‘배우자 고발 의무 제외’ 등이 있었다. ‘차기 정부가 청탁금지법을 어떻게 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52.0%가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반대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22.3%였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공직기강을 바로잡는 데 청탁금지법을 활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5.5%는 내수 침체 때문에 ‘단속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해 받을라” 걱정에 외부 접촉 꺼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나타난 현상 중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소통 단절’이었다. 공무원들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민원인과의 만남 자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것이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공무원 10명 중 7명은 ‘(민원인 등과의) 만남이 줄었다’고 답했다. 전체의 32.7%는 ‘매우 줄었다’고 했고, 37.8%는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다소 늘었다’ 혹은 ‘매우 늘었다’고 답한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전과 ‘비슷하다’고 한 공무원은 29.5%였다. ‘만남이 줄었다’고 답한 공무원 가운데 55.7%는 얼마나 감소했느냐는 물음에 ‘주 1회’라고 했다. ‘주 2회’는 25.5%, ‘주 3회’는 10.4%였다. ‘주 4회 이상’이라고 한 사람도 8.5%나 됐다. 법 시행 이후 5개월 간 가장 달라진 것(복수응답)으로는 ‘민원인과의 만남 축소’(63.7%)와 식사값을 각자 내는 ‘더치페이 활성화’(59.7%)가 꼽혔다. 이어 ‘개인경비 지출 증가’(23.5%)와 ‘업무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20.8%), ‘미풍양속 저해’(13.1%) 등이 뒤따랐다. 민원인과의 만남을 줄이다 보니 정책 입안과 추진에 애로사항이 생겼고, 만나더라도 비용을 각자 내니 자기 지갑 여는 일이 더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달라진 게 없다’는 의견은 4.0%였다. 내수경기 침체와 대통령 탄핵정국 여파 등으로 경찰 등 사법기관의 청탁금지법 단속은 당초 예상보다 느슨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7.6%)가 ‘(경찰 등) 단속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통해)들은 적이 있다’는 공무원은 46.9%였다. 5.4%는 단속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탄핵 정국 여파 체감 단속은 느슨” 법 시행 초기에 ‘김영란법’과 ‘파파라치’를 합친 신조어인 ‘란파라치’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얼마 안돼 사라진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단속이 느슨했고 보상금 받는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로 보상을 받은 사례는 지난 5개월 동안 한 건도 없었다. 억대 포상금은 그야말로 헛된 꿈이었던 셈이다. 란파라치 양성 학원들도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실제로 란파라치에 대한 공무원들의 목격담과 경험담은 드물었다. 응답자 74.5%가 “(란파라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28.2%, ‘본 적 있다’는 응답은 1.3%였다. #“일부는 편법으로 접대나 청탁 여전” 공무원 10명 중 7명은 청탁금지법을 ‘다소 잘 지키고 있다’(60.3%) 또는 ‘매우 잘 지키고 있다’(12.6%)고 밝혔다. ‘잘 안 지키고 있다’는 답변은 5.3%에 그쳤다. 21.9%는 ‘보통’이라고 했다. 편법으로 접대를 받거나 청탁을 하는 일부 공무원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법 준수 의식은 꽤 높은 편으로 볼 수 있다. 응답자의 4명 중 3명 정도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우리 사회가 더 깨끗해졌다고 평가했다. 74.7%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다소 줄었다’(58.0%) 또는 ‘매우 줄었다’(16.7%)고 답했다. ‘이전과 차이가 없다’는 의견은 22.7%였다. 부정부패가 더 늘어났다는 답변은 한 명도 없었다. ‘시행 기간이 짧아 결과를 논하기가 어렵다’거나 ‘모르겠다’는 기타 의견은 2.7%였다. ‘청탁금지법을 어긴 사례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82.0%가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별로 없다’ 55.3%, ‘전혀 없다’ 26.7%였다. 반면 ‘약간 있다’와 ‘많이 있다’는 응답은 각각 16.7%, 1.3%에 불과했다. 공무원들은 부정청탁 관행을 뿌리뽑고 더욱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우리 사회의 의식 변화’와 ‘지도층 인사의 솔선수범’을 많이 꼽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의식해서인지 “고위·특권층의 부정이 더 큰 문제다”, “청탁금지법 3·5·10만원 상한 조정보다는 권력형 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중요하다”, “고위층의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등의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커버스토리] 영란씨와 150일, 당신은…

    [단독][커버스토리] 영란씨와 150일, 당신은…

    지난해 9월 28일 우리 사회는 그전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의 출발점에 서 있었다. 다들 ‘김영란법’으로 불렀던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전면적 시행이었다. 공무원, 교사, 언론인, 그들의 배우자 등 국민 400만명의 일상 생활을 규율하는 포괄적인 부정부패 방지법이 가져올 파급 효과를 놓고 어떤 사람들은 몸을 움츠렸고, 어떤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났다. 공직사회에는 어떠한 변화가 찾아왔고, 그 구성원들은 어떠한 평가를 하고 있을까.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변화한 공무원 사회의 풍경과 관행을 가상의 ‘취중 토크’로 재구성했다. 발언 내용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직급별 포커스 그룹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청탁? 단칼에 잘라 버릴 수 있어 좋아요 정부세종청사 내 한 부처 직원들의 회식이 있었던 지난 23일. 삼겹살집에서 1차를 마치고 뿔뿔이 흩어졌지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갑갑한(52) 국장과 을지로(45) 과장, 병아리(32) 사무관, 정나미(35) 주무관은 아쉬운 마음에 ‘공사반장’이라는 동네 호프집에서 2차로 맥주를 한잔하기로 했다. 조용히 목을 축이던 이들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을 과장이 이끌고 있는 과의 실무 총괄 김영란(38) 서기관이 합류한 뒤 갑 국장이 썰렁한 농담을 던지면서부터였다. 갑 국장은 “나 요즘 영란 서기관이 너무 무서워. 외부 사람들 만날 때마다 청탁금지법 위반 아닌가 계속 생각하게 되거든”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서기관은 “국장님, ‘아재개그’ 안 돼요”라고 정색을 한 뒤 “과장님이나 주무관님은 어때요. 제 이름이 별명인 법이 이제 다섯 달 됐는데”라고 물었다. 정 주무관은 “솔직히 저는 좋아요. ‘방패’가 생긴 거죠. 예전에는 청탁이나 ‘이것 좀 알아봐 달라’는 식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엔 청탁금지법을 들먹이면서 단칼에 잘라 버릴 수 있거든요”라며 미소 지었다. 갑 국장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그때였다. “요즘 외부 사람들하고 약속 잡거나 민원인 만날 때 움츠러들지 않아? 뭐든 ‘헷갈리면 하지 말자’, 이렇게 됐잖아. 다들 입법 취지에는 별 관심이 없고, 일이 줄어서 좋아하기만 하는 거 아닌가.” 갑 국장이 정곡을 쿡 찌르자 을 과장 등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을 과장은 “며칠을 연달아 일찍 퇴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라면서 “부처에서 구체적 상황별 대처법을 알려주지 않으니 ‘재수 없게 걸리지 말자’, 아니면 ‘다 귀찮다’로 가게 되는 거 같아요”라고 했다.# “어머니가 이번 설엔 선물이 없네 하시더만요” 1차에서 신나게 달리다 만취해 졸고 있던 병 사무관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는 “어머니가 ‘아~ 이번 설에는 진짜 선물이 없네’라고 하시더만요. 어머니는 명절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보내준 선물을 쌓아 놓고 보시는 걸 참 좋아하셨는데…”라고 말했다. 뜬금없는 술주정에 김 서기관이 “병아리야, 너는 그냥 자라”고 하자 병 사무관은 “요! 엠씨(MC) 영란”이라고 외친 뒤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김 서기관은 “사실 우리한테는 청탁금지법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죠. 윤리강령에 있었던 금품수수, 외부강의 신고 의무 같은 것들의 적용 대상이 넓어진 것뿐이니까요”라면서 “어쨌든 문화가 바뀌지 않으니까 법이라도 만들어서 변화를 강제하는 걸로 이해해야죠”라고 말했다. 갑 국장은 “그래도 과한 면이 있어. 다들 외부 사람들하고 점심이나 저녁 같이한 적이 언제야. 솔직히 우리끼리만 먹고 끝내잖아”라면서 “현장의 어려움과 다양한 생각을 들어봐야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는 정책이 나올 건데, 우리 요즘 너무 위축됐어”라고 형광등을 쳐다보며 말했다. 정 주무관도 “맞아요. 여론은 우리가 공짜밥, 공짜술 좋아해서 이런 법이 생겼다는 쪽으로만 몰아가니까 공무원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면이 있어요”라고 맞장구쳤다. 을 과장은 “얼마 전에 갑중갑 의원실 보좌관, 비서관들하고 저녁 먹을 때 소맥을 너무 많이 돌려서 1인당 3만원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카드사용 내역 보고에 평소 알고 지냈던 다른 국회 관계자들 이름을 잔뜩 넣었지”라면서 “빡세게 감사라도 받으면 들통날 수도 있는데 걱정이야”라고 말했다. “과장님, 그럴 땐 저한테 말씀하세요. 제가 깔끔하게 처리해 드릴 테니까”라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은 김 서기관은 “3·5·10 룰은 지켜 보니 어때요?”라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 “카드 긁을 때 제가 깔끔히 처리할 수 있는데…” 을 과장은 “외부 약속 잡을 때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이지. 일식집, 소고기집 대신에 감자탕, 추어탕, 닭볶음탕집을 두세 번씩 갔던 거 같아. 찌개 끓이면서 소주 한잔씩 하는 게 서로 부담 없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한번 더 잠에서 깬 병 사무관이 “경조사비 10만원은 불편해요. 10만원이라고 정해 놓으니까 별로 가깝지 않은 사이라도 꼭 10만원 채워서 줘야 할 것 같고, 5만원 하면 찜찜하고요. 차라리 5만원으로 죄다 통일하든지, 아니면 10만원으로 일제히 올리든지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털어놨다. 김 서기관이 “처음부터 3·5·10에 말이 많긴 했지. 국장님은요?”라며 말을 받았다. 갑 국장은 “얼마 전 우리 방 옆에 있는 고지식 과장 부친상당한 거 기억나나? 상주가 계속 복도에서 ‘화환 보내지 마시라고, 못 받고, 안 받는다’고 전화기에 대고 무한 반복하느라 조문객들 인사도 제대로 못 받는 거 다들 봤잖아”라면서 “문화는 서서히 바꿔 가야 하는 건데, 너무 급하게 하려니까 부작용이 큰 거 같아”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아, 벌써 자정이 다 됐네요. 이제 슬슬 ‘진짜 퇴근’ 할 시간이네요”라면서 “국장님, 이제 가시죠. 흉흉한 시절에 알아서 몸 조심해야죠”라고 말했다. 순순히 밖으로 나온 갑 국장은 “예전 같으면 택시비 하라고 주머니에 5만원씩 찔러주곤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아유, 무슨 말씀이세요, 국장님. 세종은 택시도 잘 안 잡혀요.” 을 과장은 갑 국장 팔에 자신의 팔을 걸더니 청사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종로구 ‘365일’ 청렴특구

    청렴지원단·이달의 청렴인 선정… 점심시간 청렴식사제로 부패예방 “청렴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다음달부터 아침 출근 시간 때마다 서울 종로구청 출입구에서는 이 같은 구호를 외치는 구청 직원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서울 종로구가 올해를 청렴의 해로 정하고 1300여명의 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내부적 자율 실천운동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종로구는 “지난해 3등급으로 떨어진 기관 청렴도를 올해 다시 최고 등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월 1회 운영하던 ‘청렴의 날’을 365일로 대폭 강화해 상시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공사, 보조금, 인·허가 등 금품·향응과 직접 관련된 부서별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20분간 청사 출입문에서 어깨띠와 피켓을 들고 청렴 구호를 외치는 캠페인을 통해 정신무장에 나선다. 또 조직 내 청렴지원단 I.G팀을 신설한다. I.G는 일관된 진실성의 영어단어(integrity)의 이니셜을 조합한 것으로 진실성으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부패 취약 분야 발굴 및 개선을 위한 임무를 맡는다. 매달 모든 부서에서 2명씩 이달의 청렴인을 선정해 청렴인 배지도 수여한다. 부서 추천 직원, 민원인 칭찬 직원, 행동강령평가 우수 직원 등을 대상으로 매월 I.G팀이 회의에서 선정한다. 특히 직무 관련자가 점심시간을 넘겨 구청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청렴 식사제도를 실시한다. 담당 공무원과 동행해 식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부패를 예방하기 위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관계자는 “청렴 취약업무인 건축, 위생, 환경, 공사·용역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제도도 강화하는 등 청렴도 1등급 달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 어느 中企 부사장의 편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이들의 민원 전화는 늘 거칠고 퉁명스럽다. 하지만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에 접수된 민원은 좀 달랐다. ‘조그만 중소기업 부사장’이라고 밝힌 한 민원인은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던 도중 ‘사업재편기업 종합지원방안’을 알게 돼 막막한 심정으로 보도자료에 적힌 담당자에게 전화했다고 했다. 그런데 담당자 K사무관의 답변은 기대 이상의 놀라움을 줬다. 며칠 뒤, 부사장은 “친절한 설명뿐 아니라 다시 전화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면담까지 주선 해줘 너무 감동했다”며 K사무관을 칭찬하는 편지를 산업부에 보냈다. 콩나물 한 봉지에 한 움큼의 덤을 얹어주는 것이 전통시장 상인들의 정(情)이라면 민원인이 원하는 것에 하나를 더 설명해 주고 알려주는 것이 공무원들의 정(情)인지 모르겠다. 임형진 명예기자(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실 홍보지원팀장)
  • [명예기자 마당] # 인사철 ‘저장강박장애’ 비상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저장강박장애’라고 한다. 물건을 버릴지 결정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된 사람은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금 인사 시즌이라 전국이 들썩인다. 어떤 이는 ‘희망하는 부서로 가게 됐다’고 좋아하지만 어떤 이는 ‘연고도 없는 멀고 먼 곳으로 가게 됐다’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 그런데 개인 물품을 정리하다 “혹시 나도 저장강박장애?”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서랍 안에는 차마 버리지 못하고 그동안 쌓아둔 추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작은 메모, 업무용 수첩, 민원인에게 받은 친절 카드, 신문 스크랩, 교육 수료증 등등. 아마도 전국의 많은 이들이 오늘 이렇게 ‘저장강박장애’와 ‘추억팔이’의 중간 즈음에서 공무원의 희로애락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서은혜 명예기자(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주무관)
  • 영화·드라마 신스틸러 된 ‘서울 최고령 경찰서’

    영화·드라마 신스틸러 된 ‘서울 최고령 경찰서’

    시설 낡아도 치안 만족도 1위 내년 후반기 신청사로 이전서울 내 최고령(最高齡)인 금천경찰서 청사가 ‘낡은 덕분(?)’에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다양하게 러브콜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금천서 청사는 1973년 준공돼 올해로 44년이 됐다. 서울에서 가장 처음 지은 경찰서는 1969년에 문을 연 남대문서와 서부서다. 서부서는 현재 신축을 위해 이전했고, 남대문서는 2011년 리모델링을 한 터라 금천서가 ‘연장자’가 됐다. 영화·드라마 제작자들은 금천서 청사가 ‘오래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천서 관계자는 “신식 청사와 달리 고전적이어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섭외차 찾는 분이 많다”며 “청사가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인파가 많지 않으면서도 남부순환로를 끼고 있어 교통편이 좋은 점도 촬영 장소로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여자의 비밀’ 등을 촬영했다. 며칠 전에도 영화 제작사에서 촬영 섭외를 위해 찾아왔다. 과거 이곳에서 있었던 범죄를 토대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경찰서 본연의 기능을 위해 촬영 허가를 많이 해 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금천서 관계자는 설명했다. 44년 전까지만 해도 금천서는 최신식 설비를 갖춘 대형 청사로 꼽혔다. 하지만 인력과 수사 설비가 늘면서 포화 상태가 됐다. 강력팀은 청사 뒤편 컨테이너 박스를 사무실로 쓰고 경제범죄 및 사이버범죄를 담당하는 지능팀은 옥상 컨테이너 박스에서 근무한다. 민원인들도 비좁은 주차 공간과 대기 장소로 불편을 겪곤 한다. 청사를 옮겨야 할 이유가 더 많은 상황이지만 금천서는 2013년부터 4년 연속 치안 고객만족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은 내년 하반기에 금천구청 옆 신축 건물로 사무실을 옮긴다는 데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지긋한 직원들은 시원섭섭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 경찰은 “과거 금천구뿐 아니라 관악구, 구로구를 관할하며 많은 강력범죄를 해결했던 화려한 역사를 가진 곳”이라며 “새 건물의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지만 정든 청사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생수통 갈고 심부름하는 58세 후배… 35세 선배는 ‘쭈뼛쭈뼛’

    [관가 와글와글] 생수통 갈고 심부름하는 58세 후배… 35세 선배는 ‘쭈뼛쭈뼛’

    “첫 출근날부터 나이가 많다는 생각은 버렸습니다. 언제나 막내라고 생각하고 나이가 어리더라도 직급이나 기수가 높으면 선배로 깍듯이 모시려고 노력했습니다.”# “실무 적응 힘들고 분위기 망칠까봐 걱정” 서울 서초구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정년퇴임한 권호진(61)씨는 2014년 ‘서울시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이듬해 1월 서초구 일자리경제과 사회적경제팀에 배치됐다. 이순(耳順)을 한 해 앞둔 때다. 공무원으로 정년(60세)을 채울 기간은 2년 남짓. 사회초년병이라면 일을 배우는 데 쓸 법한 시간이다. 권씨는 외국계 보험사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맡았던 경험을 자산 삼아 최선을 다하려 다짐했다. “사실 처음에는 구청 일자리경제과의 팀장들이 서로 저를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해 못할 것도 없었죠. 컴퓨터를 빠르게 쓰고 현장에서 몸으로 뛰는 실무를 할 때 청년보다 부족할 수 있으니까요. 팀 분위기를 해칠까 걱정도 했을 겁니다. 나이 많은 티를 내지 않고 생수통 갈고, 무거운 사무용품을 옮겼죠. 막내의 임무(?)를 완수하며 팀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려고 노력했습니다. 3개월가량 지나니 팀원들도 제 나이를 잊고 대하더군요.”# “얕봤다가 낙방… 매일 12시간씩 공부해 합격” 권씨처럼 관가에 입성하는 중장년층이 조금씩 늘고 있다. 2009년부터 공무원 공채에서 연령 제한이 폐지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자아실현, 명퇴회피, 공무원연금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들이 임용되는 조직마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은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2011년부터 생겨난 50대 입사자의 조직 적응이나 업무 수행 적극성 등에 대해 우려도 많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평가가 많다. 직장생활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려는 50대 신입 공무원들의 열정이 청년 못지않다는 것이다. 권씨의 경우 50살이던 2006년 보험업체 CEO로 은퇴했고, 7년간 여유롭게 삶을 누렸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무원 공채의 연령 제한이 폐지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공시를 만만히 보고 집에서 설렁설렁 공부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죠. 이듬해는 도서관에서 매일 12시간씩 공부해 합격했습니다.” 2014년 서울시 9급 공시에 합격해 관악구 남현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신준현(56) 주무관도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고 떠올렸다. “통신업체에서 20여년간 일했는데 자회사로 발령을 냈습니다. 나가라는 거죠. 선배들처럼 위험 부담이 큰 자영업을 할 마음은 없었고 경비직을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1년간 어릴 때처럼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생각에 배수진을 치고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둘 다 사기업에서 수십년간 근무한 경험이 공직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권씨는 “처음에는 보고서 형식도 어색했고, 사기업보다 복잡한 결재 라인도 적응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업무 방식에 적응이 되자 기업에서 익혔던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발품을 팔아 예산을 따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발령 첫해 서울시에서 예산을 받아 구청 마당에서 매달 열리는 장터에 사회적기업을 위한 판매 부스를 설치했고 서초구 사회적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유도했다. # “20여년 사회경험 공직생활에 큰 도움” 사기업에서 고객 상담 업무를 맡았던 신 주무관은 “이미 회사를 다닐 때 고객의 심리와 성향을 파악하는 법을 익힌 터라 선배들이 응대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던 구민 복지 민원 업무에도 수월하게 적응했다”고 말했다. 신 주무관은 “사기업은 이윤, 공공기관은 공익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 또는 주민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은 같다”면서 “사기업에서 밴 친절 정신이 주민센터에서 민원인을 상대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일반 시민이라면 으레 갖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편견에 대해 “단편만 본 것”이라고 항변했다. 신 주무관은 “민간기업에 다니며 가끔 관공서를 방문하면 공무원들이 일을 안 하거나, 일을 하더라도 비효율적으로 처리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제 공무원들과 일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서너 배는 더 일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씨 역시 “예전에는 부정부패 하면 정치인이나 공무원을 먼저 떠올렸는데 이는 하위직 공무원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더라”면서 “업무 체계 자체가 부정부패를 예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권씨는 민간 기업의 업무 처리 과정을 설명하며 “두세 단계만 거치면 될 것을 관공서에서는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공무원 조직의 과도한 형식주의는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공직서 익혔던 노하우 활용하는 새 직업 기대” ‘늦깎이 공무원’은 공시 합격으로 인생 2막을 연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은퇴를 하고 인생 3막을 준비해야 한다. 권씨는 구청에서 사회적 경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성과를 거둔 경험을 살려 사회적경제를 연구하는 민간 연구소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후를 보내고 싶었는데 2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 돼서 그게 가장 보람됩니다.” 신 주무관은 정년퇴임까지 4년이 남았다. “사실 노후 걱정에 잠이 안 올 때도 있습니다. 딸 둘이 아직 대학생이라 10년은 더 일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공직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겁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내 별명은 ‘꽁’… 큰아들 중학생 될 때까지 ‘휘게’는 꿈도 못 꿨다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내 별명은 ‘꽁’… 큰아들 중학생 될 때까지 ‘휘게’는 꿈도 못 꿨다

    ‘대한민국 평균공무원’ 조현(42·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동네에서는 ‘꽁’으로 불린다. 공무원의 ‘공’을 재미나게 발음한 ‘꽁’이 아이들 친구 엄마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이름이다. 조씨는 매일 8시 50분까지 서울시청 푸른도시국 조경과로 출근한다. 2001년 서울시 9급 공채시험에 합격해 2003년 발령받은 14년차 7급 공무원이다. 처음 서울신문에서 102만 공무원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제시하고 가장 결과와 가까운 평균 공무원 추천을 부탁했을 때 조씨는 바로 ‘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남편은 종로소방서 재난관리과장으로 근무 중인 서영배(46)씨다. 부부 공무원이자 두 아들의 엄마인 평균공무원 조씨의 일상과 생각을 쫓아가 보았다.대한민국 어디에도 공무원의 손이 닿지 않는 것은 없다. 이 가운데 조씨는 서울시의 공원과 숲, 녹지를 맡은 ‘그린썸’(식물 키우는 데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아직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1999년 전남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했다. 학교로 기업 추천서가 한 장도 오지 않던 그 시절 대학생들은 졸업식과 동시에 도서관으로 직행했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 14년차 나는 서울시 녹지를 맡은 그린썸 조씨는 국가직, 서울시, 부산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는데 전공을 살려 녹지직 공부를 한 지 3개월 만에 합격했다. 졸업을 앞두고 산림, 토목 관련 자격증 시험공부를 두 번이나 해봤기에 국어, 국사, 생물, 전공 3과목을 치른 9급 공무원 시험을 남들보다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본격적인 공시 열풍이 막 불기 시작한 때이기도 했다. 고향인 전남, 광주는 아예 공무원을 뽑지 않던 때라 서울시 시험에 합격해서도 발령은 2년 뒤인 2003년에야 겨우 받았다. 대기업도 신입사원 합격을 취소하던 때였고, 서울시는 인사 적체가 심했다. 2년간 집안일을 돕던 조씨는 서울시청으로 발령받자 ‘수많은 남자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상경한다. 그가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2003년은 한창 건설 경기가 좋았던 시절이었다. 실용신안 등록이나 특허권이 있는 공무원이 수두룩하던 사무실에서 기술직 공채에 더구나 미혼인 여성 공무원은 혼자였다. 여성 공무원은 타자를 치는 기능직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가장 예쁜 길 가운데 하나로 드라마나 영화의 주행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두무개길의 식재가 조씨의 작품이다. 용산에서 강변북로로 합류하는 두무개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해 길 주변 식물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아름다운 길로 손꼽히는 곳의 조경을 맡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부부 공무원의 난(難) 2005년 8급으로 승진해 서초구청에 발령받아 성동구청과 용산구청을 거쳐 2012년 7급으로 승진했다. 1년 반의 육아휴직을 마친 뒤 2014년 서울시청으로 복귀했다. 첫아이를 낳았을 때는 주변에 여성 직원이 없다 보니 육아휴직 제도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출산휴가 3개월만 쉬었던 그는 7급 승진 이후 큰 결심을 한다. 바로 육아휴직이었다. # 엄마로선 아들에겐 ‘체크리스트 확인자’일뿐 육아휴직 기간에 처음으로 아이의 하교를 기다리며 학교 가방을 받아 학원 가방을 안겨봤다. 그동안 육아는 큰아이가 생후 4개월 때부터 함께 산 시어머니가 도맡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전화로 학원 가고 숙제했는지 묻기만 하는 ‘체크리스트 확인자’일 뿐이다. 소방직 공무원을 남편으로 둔 조씨는 큰아들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봄꽃놀이, 단풍구경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주말마다 출근하는 남편은 아내보다 더 바쁜 사람이었고 토요일에는 병원과 대형마트, 일요일에는 교회에 갔다 쉬는 것이 일과가 돼버렸다. 육아휴직 기간 사귄 동네 엄마들은 카톡에서 그를 ‘꽁’이라 부르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지원군이 됐다. 보건복지부의 아이 셋을 키우던 여성 사무관의 돌연사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며 걱정을 나눈 이들도 동네 엄마들이었다. 이들은 봄에는 의회 일정, 가을에는 예산심의와 각종 감사로 평균 오후 9시가 빠른 퇴근인 조씨를 보며 철밥통의 고정관념을 깼다. 평일에는 숨 가쁘게 몰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헉헉대다 보니 토요일에도 매주 출근해 정책을 구상하고, 업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다.# 승진보다는 조직에 기여하는 사람 되고파 “아직도 공무원 하면 ‘철밥통’이란 부정적 시각이 많죠. 사람들이 민원을 하면서 많이 대하는 동주민센터 근무자가 오후 6시에 퇴근해서 그런 것 같아요. 동네 엄마들은 제가 일하는 것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공무원으로서 가장 어려운 것은 민원인을 설득하는 일이다. 용산구 응봉산에 유아숲 체험장을 조성하기 위해 현장방문을 했을 때였다. 서울시에서 유아숲 조성지로 지정한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주민들이 구청에서 물이 모이는 집수장 옆에다 뭘 하는 거냐고 물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사업지역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조씨는 질문은 구청에 직접 와서 해달라고 했고, 20여명의 주민이 구청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사람들이 왜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던 그는 좋은 의도로 한 일이 좋은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니란 걸 체감해야 했다. 결국 유아숲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다른 곳에 만들어졌다.# 공무원이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응봉산 집단 항의 사태는 그에게 공무원이 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동안은 조경과에서 맡은 녹지를 더 많이 국민에게 공급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녹지를 누리고 가꾸어야 하는 것은 국민이며, 언제까지나 공무원들이 모든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공무원이 모든 걸 할 수는 없잖아요. 국민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해야죠. 갈수록 유지관리 예산은 줄고 사업은 민간에 넘기는 추세입니다. 우리 조경과에서는 국민들이 직접 녹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시민정원사’ 교육을 하고 있어요.” # 공무원, 국민과 함께 실천하는 역할해야 공원을 하나 더 만드는 일보다 목에 핏대를 세우는 민원인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천만배 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갑자기 생긴 거대한 숲과 같은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과 함께 모든 일을 만들어가고, 국민이 주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시대 공무원의 역할이란 게 조씨의 생각이다. 공무원을 움직이는 최고의 동력은 승진이다. 민원 처리를 훌륭하게 해냈거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도 인센티브가 없는 공무원은 결국 승진이 아니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몇 급까지 승진하겠다는 것보다는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아우르는 조직의 훌륭한 허리가 되는 게 그의 공직생활 목표다. 조씨와 사무실 1층의 카페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이석(離席) 점검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부랴부랴 사무실로 올라가 한쪽 책상에 앉아 못다 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잠깐의 자리 이동도 불성실로 간주하는 대한민국 공무원의 성실함과 동시에 잠시의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꽉 막힌 공무원 사회를 한꺼번에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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