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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금융지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금융지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2001년 4월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가 탄생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신한금융지주,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2008년 8월 KB금융지주,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가 차례로 출범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업종을 아우르는 선진국형 시스템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올해로 13년이 됐다. 이에 더해 IBK기업은행도 국책은행의 한계에서 벗어나 개인 금융을 확대하는 등 외형과 내실 강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산업은 거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저성장,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저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남보다 한발 앞서 치고 나가야 하는 생존 차원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5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성공 가능성을 10회에 걸쳐 짚어 본다. 올 상반기 국내 금융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조 5000억원대였던 순이익이 우리금융 4443억원, 하나금융 5589억원, KB금융 5781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가장 나았던 신한금융은 1조 363억원으로 유일하게 ‘1조 클럽’을 유지했다. 농협금융도 1분기 순이익이 1549억원에 그쳤다. 단일 은행인 기업은행이 4680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편이다. 4대 금융지주로 꼽히는 우리·하나·KB·신한의 상반기 순익 합계는 2조 51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49.9%)이 줄었다. 저금리 여파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과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를테면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 평균은 1.88%로,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STX, 쌍용건설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부실 대출로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금융회사들은 하반기에는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해운·건설 업종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해소될 별다른 전기도 없어 보인다. 또한 미국의 시중자금 회수 등 경기부양책 축소 움직임과 이에 따라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성도 금융업계의 수익성을 더욱 옥죄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열악해진 대내외 경영환경은 금융회사들에 새로운 창조와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업계의 프레임과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대전환점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업계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은행 중심의 이자 수익에 편중돼 있는 현 구도를 깨뜨려야 한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는 수익의 태반이 은행에서 나와 ‘은행지주’로 불릴 정도다. 지주 내 은행의 비중이 하나금융 90.7%를 비롯해 KB금융 90.4%, 우리금융 88.0%, 신한금융 78.3%, 농협금융 77.3% 수준에 이른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은행의 수익이 이자에 치중돼 있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 2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영업이익 중 순이자 수익 비중은 KB금융 90.7%를 비롯해 우리금융 82.1%, 신한금융 80.0%, 농협금융 77.0%, 하나금융 76.4% 등이었다. 지주 계열사 가운데 유독 은행에, 은행 수익 분야 가운데 유독 이자에 편중된 현실의 상당 부분은 높은 국내 영업 집중도에서 비롯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의 지점, 출장소 등 점포는 총 363개에 이른다. 은행이 146개, 카드·캐피털업체 등 여신전문업체 21개, 보험사 81개, 증권사 89개, 자산운용사가 26개 등이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확대됐는데도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쏠렸고, 특히 증권사 편중이 심하다”면서 “외형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올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이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조 1808억원으로 전체 총수익의 1.61%에 불과했다. ‘금융의 꽃’으로 통하는 투자은행(IB) 분야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했다가 제대로 성장하기도 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외국계 IB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IB담당 부장은 “JP모건, UBS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외국계 IB들이 모두 서울에 들어와 있다 보니 국제적인 신인도가 낮은 국내 금융기관까지 일감이 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우진 실장은 “국내 은행계 IB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많이 봤다”면서 “IB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산업 기반을 조성한 뒤 조그마한 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은행의 수익이 이자와 수수료에만 치중돼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은행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성장 먹거리를 찾아야 제대로 된 금융지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지주 체제의 출범 취지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건데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내 금융은 기본적으로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면서 “증권, IB, 보험 등 다양한 업종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창조경제, 지식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낙하산 인사 등으로 대표되는 관치금융으로는 더 이상 금융산업을 성장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들도 위기를 인식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공통 목표다.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취임하면서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6월 취임하면서 ▲조직 혁신 ▲경영 효율화 ▲민영화 달성 등 3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비금융 부문의 시너지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해외 진출도 계속 확대한다. 농협금융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만큼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고 생산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적재산권(IP)펀드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금융 회장님 ‘대행 시대’

    금융 회장님 ‘대행 시대’

    금융계의 인사 난맥상이 점입가경이다. 주요 금융 공기업을 넘어 민간 금융단체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차기 수장을 뽑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밖에서는 청와대의 하명(下命)만 바라는데 정작 청와대는 묵묵부답이고, 정부는 뭘 해보려고 해도 얼마 전 ‘관치’ 논란에 크게 데인 터라 섣불리 움직이기가 부담스러운 형국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은 26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하지만 후임자가 오는 게 아니고 장상용 부회장이 회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일이 제대로 됐으면 문 회장이 퇴임하기 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구성돼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해야 하지만 회추위는 구성도 하지 못했다. 손보협회 회추위는 협회 회원사 5곳의 대표와 교수 등 학계에서 2명 등 모두 7명으로 꾸려진다. 2명 이상의 후보자를 내서 회원사들이 그중 한 명을 뽑는 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절차대로라면 이미 뽑고도 남았을 일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은 ‘위’(청와대)에서의 지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로부터 예산을 받는 보험개발원(사단법인)도 강영구 전 원장이 지난달 29일 퇴임했지만 권흥구 부원장이 원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이곳도 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지 못했다. 보험개발원장은 공개 모집을 통해 2명 이상 후보의 지원을 받고 면접심사 등을 거쳐 사원총회의 최종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언뜻 손보협회나 보험개발원 같은 곳이 청와대나 정부 입김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회추위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 보여 주고 있다. 후임 수장 선임에 문제가 발생한 기관들은 관료나 감독 당국 출신들이 가는 것이 ‘관례’로 여겨지는 곳들이다. 강 전 원장은 금융감독원, 문 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절차가 민주적이라고 해도 보통 업계를 맡았던 감독 당국이나 금융 당국 1급 이상이 오는 것이 관례”라면서 “업계에서도 힘 있는 관료 출신이 오는 것을 환영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안택수 이사장 임기가 지난달 17일 만료됐지만 후임자 공모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당분간 안 이사장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김봉수 전 이사장이 지난 6월 13일 퇴임해 후보 공모까지 마쳤으나 차기 이사장 선임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코스콤(증권전산)은 올해 말까지 임기인 우주하 사장이 지난 6월 3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자 선임 계획조차 잡지 않았다. 단계별 민영화 작업을 추진 중인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6월 25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일부 자회사는 내정자까지 선임됐지만 후속 작업은 무기한 중단됐다. 인사 검증이 늦어지면서 금융 당국 내 인사도 멈춰 있는 상태다. 금융위원회의 기획조정관 자리는 두 달 가까이 공석이고 해외 근무나 교육을 마치고 금융위로 복귀한 국장급 5명도 마땅한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후임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거래소를 비롯해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인사가 늦어지면서 업무 차질도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인사를 재개한다 하더라도 선임 과정이 한 달 이상 걸릴뿐더러 한 달 후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더 늦춰질 수 있다. 곧 있을 국정감사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상황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4대 중증 질환 100% 보장’은 이행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환상적인 얘기일까? 또 온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건강보험 재정을 암, 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특정 질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만 치우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배분일까? 4대 질환 외에도 큰돈 드는 질병이 많은데? 의사 출신으로 건강 및 의료 전문 주간신문 ‘청년의사’의 편집주간이자 작가인 박재영(43)씨가 쓴 ‘개념 의료’(청년의사 펴냄)는 이런 문제를 포함해 한국 의료의 현실을 심도 있게 파헤친 책이다. “10여년 전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소위 ‘의료 대란’이 일어났을 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을 충분히 이해한 뒤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 의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문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저자는 “의료 대란이 남긴 후유증으로 의사와 정부는 상대방을 믿지 않고 국민들은 의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면서 “보건의료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하는 공직자들, 의사나 관련 학자들,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언론인이나 법조인들, 보건의료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이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나라로 꼽힌다. 평균수명은 길면서 의료비 지출이 적다.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비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3233달러(약 363만원)인 데 비해 한국은 1879달러(약 211만원)로 OECD 평균의 58%에 불과하다. “의료비를 적게 쓰는데도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3회로 세계 두 번째입니다. 또 특정 의사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거의 ‘즉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약점이 없겠는가? 그가 꼽는 대표적인 약점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비 총액의 42%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OECD 평균치는 28%죠. 또 중증 질환보다 경증 질환에 대한 보장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가령 감기 치료에 1만원, 백혈병 치료에 1억원이 든다고 칠 때 감기 환자는 4200원을, 백혈병 환자는 4200만원을 부담하게 하면 과연 공평한 것일까요?” “의료 민영화가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면 보건의료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진전될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이 현재에서 멈춘 채 민간 의료보험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끝으로 저자는 국민건강보험 출범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준다. “1977년 7월 1일 의료보험 출범 직전까지도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험 재정이 워낙 빈약하니 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치료비(보험수가)를 ‘절반’만 받으라고 설득했으나 의사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했느냐고요? 의료계 대표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런 의사를 전달하라고 보건사회부가 최후통첩했지요. 그때가 어떤 시댑니까? 유신시대인 데다 긴급조치가 연이어 발동되고 의문의 죽음이 꼬리를 물고…. 차마 그 말을 대통령에게 대놓고 하기 무서워 의사들이 굴복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씨줄날줄] 도로 산업은행?/문소영 논설위원

    한국산업은행(The Korea Development Bank, KDB)은 1954년 산업 개발과 국민경제 진흥을 목표로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설립됐나 싶었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이다. 영문을 고스란히 번역하면 한국개발은행이 된다. 산업은행의 전신은 1918년 설립된 조선식산은행이다. 식산(殖産)이란 말이 산업을 번영하게 한다는 뜻이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의 경제를 수탈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해방 이후 산업은행은 일본개발은행(JDB)의 후신으로 1999년 확대개편된 일본개발은행(DBJ),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중국개발은행(CDB),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독일의 재건은행(KFW) 등과 비슷하다. 국책은행이던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민영화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2009년 국회가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2014년까지 민영화의 길을 가야 했다. 당시 민영화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대선공약을 실행해야 한다는 명분이 손꼽혔다. 집권 초기에 밀어붙이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금융계 전문가 등도 막을 수는 없었다. 또 개발시대의 산물인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란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오래된 불평불만이 힘을 실었다. 외자 도입에서 가산금리가 적은 국책은행과 경쟁할 수 없었던 시중은행들도 산업은행의 퇴출이 반가웠을 법하다. 물론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정책전문가들은 “한국의 금융시장이 규모가 작지만 완전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의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흡수할 방파제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기관의 상실을 우려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지만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국책은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은 산업은행의 정책금융기관 지위를 확보해 놓고 이를 사장한다고 비판했다. 각종 우려에도 산업은행 민영화를 밀어붙이더니 5년도 안 돼 도로 국책은행으로 돌아갈 방안을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에 내놓는단다. 여야 정권교체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가의 주요한 정책이 쉬이 번복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기 어렵다. 민영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산업은행 민영화가 오류였다면, 누군가는 그 결정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시행착오로 인한 각종 손실과 비용, 혼란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던 정책금융공사가 도로 산은과 합쳐지게 된 가운데 공사 측이 ‘통합 반대’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공사는 21일 ‘정책금융공사 통합과 산은 민영화 중단을 반대하는 9가지 이유’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노조나 외부기관이라면 몰라도 공기업이 직접 나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공사와 산은을 합치는 내용이 담긴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만큼 모든 게 확정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청와대 보고만 남은 상황에서 왜, 하필, 지금 공사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거죠. 노조가 그동안 몇 차례 반대 성명을 발표할 때에도 사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이날 공사가 낸 자료에는 산은과 통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9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급감할 것이라고 공사는 주장했습니다.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산은의 영역과 중개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빌려주는(온렌딩) 정책금융공사의 영역 간에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죠. 자기자본 급감으로 자금 공급 여력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산은의 재무구조 악화, 민영화 추진 비용 매몰에 따른 재정 낭비, 국가 경제정책 신뢰도 저하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이유 여하를 떠나서 정책금융공사로서는 ‘친정집’으로 복귀하는 것이 못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100명으로 시작했던 조직은 현재 400명으로 커졌고 자산도 26조원에서 71조원으로 거의 3배가 됐습니다. 산은과 합쳐지면 구조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자료에 대해 “모든 것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산은은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산은 관계자는 “공식 발표도 나기 전에 여론전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두 기관이 서로 싸우는 꼴밖에 더 되겠냐”고 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4년 만에 다시 합쳐진다. 논란 속에서 이명박 정부가 강행했던 산업은행 민영화의 실패가 공식화된 셈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섣부른 개편과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 등을 놓고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담은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도 해체된다. 산은 민영화는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 제시했다. 상업 기능을 정책금융 기능에서 분리한 뒤 이를 민영화해 ‘세계적인 토종 투자은행(IB)’을 만든다는 비전이었다. 그해 6월 금융위가 이를 ‘한국개발펀드(KDF) 설립방안’으로 구체화했다. 금융의 고부가가치화와 경쟁력 강화를 선도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산은 민영화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금융위 작업반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당시 정권 핵심 실세들이 산은을 보는 관점은 ‘정책금융이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었는데, 우리 금융시장을 과신한 것”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여건에 비춰볼 때 산은을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지만 무시됐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위기니까 산은 민영화로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결국 2009년 4월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산은지주회사 설립 근거가 마련됐고 2014년 5월 이전까지 정부 지분을 팔도록 규정됐다. ‘안 팔릴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정부가 매년 수조원의 산은 매각대금을 세입예산으로 잡은 것도 이때부터다. 산은 민영화는 곳곳에서 난관과 맞닥뜨렸다. 2010년 민유성 전 은행장은 시중은행과 경쟁한다며 외환은행 인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미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했고 매각차익을 노리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먹튀’를 도와주느냐는 지적에 인수계획을 접었다. 그 뒤를 이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야당과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산은 민영화의 첫 단계인 기업 공개도 하지 못했다. 2008년 신설된 정책금융공사는 4년 내내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다. 93명(2009년 말)이었던 직원은 418명(지난해 말)으로 4배 이상 늘어났고 부채는 같은 기간에 2배 이상(22조 4000억원→49조 2000억원)으로 커졌다. 한국금융연구원의 A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문제를 두 가지로 요약하면 하나는 컨트롤 타워 부재고 다른 하나는 중복·유사 업무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에 대해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금융기관이 사회적 자본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의 실패를 되돌리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발전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에서 지적된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 같은 역마진을 통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정부에서 정책금융공사가 만들어진 건 지금으로선 ‘신의 직장’이 하나 더 생겨났다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투자은행을 추구하겠다면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가 결국 기존 산은의 문화에 막혀 좌절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코레일 사장 선임 돌발 변수

    공석인 신임 코레일 사장은 누가 되나. 당초 코레일 사장이 누가 될지는 이번 주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장 공모를 둘러싸고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섣부른 예측은 어렵게 됐다. 코레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6일 후보 3명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했다. 당초 이번 주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국토교통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계획이었다. 3명의 후보는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과 이재붕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팽정광 코레일 부사장이다. 정 이사장과 이 원장은 국토부 고위 관료, 팽 부사장은 옛 철도청(코레일) 출신이다. 순탄하게 진행되던 사장 공모절차는 지난 2일 면접대상자(6명) 선정을 위한 코레일 임추위를 앞두고 국토부 간부가 심사위원들에게 청탁성 전화를 걸어 정 이사장을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국토부는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외압은 아니다”라면서 “사장 공모에 22명이 지원하면서 혼탁·과열 양상을 보여 공정 심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철도노조와 시민단체, 야당은 공모 절차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재공모’를 주장하고 나섰다. 철도노조와 시민단체는 “국토부의 산하 공공기관 접수 공작이 얼마나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밝혀졌다”면서 “공모의 공정성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원점에서 다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여파로 20일로 예정된 공운위 인사소위 개최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달 말쯤 마무리 될 예정이던 전체 공모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재공모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재공모는 공운위가 절차상 하자를 인정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거나 최종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적임자를 선정하지 않을 경우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불공정 논란을 야기한 정 이사장을 배제하거나, 2명이 아닌 3명을 모두 추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후보자 개인 문제가 아니라 (후보에서)배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공모절차가 공정하지 않다면 백지상태에서 재공모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레일 사장 선임이 관심이 끄는 것은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전략’과 맞물려 있어서다. 국토부가 2005년 철도공사 설립 후 이례적으로 사장 선임에 관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도산업 발전전략은 코레일을 지주회사와 자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첫 단계로 9월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수도권고속철도 민간개방이 코레일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는 국토부로서는 코레일 내 ‘우군’ 확보가 시급해졌다. 반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반대하는 철도노조는 국토부 출신 사장을 ‘민영화 사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이사회 반대와 함께 총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철도산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제는 철도분야 개편 의지가 확고한 국토부의 ‘마지막 카드’”라며 “갈등을 공론화해 철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는 노조 등과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조원대 우리투자증권 16일 M&A 시장에… ‘증권 빅뱅’ 온다

    2조원대 우리투자증권 16일 M&A 시장에… ‘증권 빅뱅’ 온다

    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의 물꼬가 트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우리투자증권계열에 대한 매각을 16일 공고한다. 예상 매각가는 1조 5000억~2조원으로 추정된다. 매각은 ‘4(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우리저축은행)+1(우리파이낸셜)+1(우리F&I)’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따로 팔릴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법상의 매각 원칙인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3가지 가운데 ‘속도’가 더 중시되고 있다”면서 “우리투자증권 외 다른 계열사가 인기가 없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증권과 묶어 놨지만 어떻게든 팔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시장 상황에 따라 따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KB금융과 NH농협금융이다. 지난 14일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본 방향(비은행 부문 다각화)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HMC투자증권을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도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예비입찰은 올 10월쯤이다. 지난달 매각이 공고된 경남·광주은행은 과열 경쟁이 우려되지만 우리투자증권 매각은 눈치 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변수 중 하나가 증권회사 ‘빅3’ 중 하나인 KDB대우증권이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합치는 정책금융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홍기택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정책금융기관 개편 방향에 맞춰 산은이 정책금융을 수행하는데 자회사별로 얼마나 효율적인지 따져 (자회사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먼저 팔리는 것이 우선순위라 KDB대우증권에 대한 매각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금융위의 입장도 변수다. 금융위가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이 아닌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구조조정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판도 변화가 다가오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상황은 좋지 않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5% 줄었다. KDB대우증권은 86.8% 감소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24.5%, 삼성증권은 63.3% 각각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도 3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주식 거래 급감에 채권 투자 손실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62곳의 채권 잔액은 133조 9895억원으로 총자산의 50%가 넘는다. 증권사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운용을 확대하면서 채권 보유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고객에게 판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사면서 확정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것) 축소 우려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지방은행 인수합병(M&A)이 지역색을 등에 업고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금융 내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매각을 놓고 해당 지역 민심이 들끓으면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지역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매수자에게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해 오는 16일 우리투자증권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과 함께 매각된다. 내년 초 매각공고가 날 우리은행 계열을 제외하고 지방은행 계열과 증권계열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전북은행)와 하나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은 DGB금융지주(대구은행)와 BS금융지주(부산은행)가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은행에 대한 입찰 마감인 다음 달 23일이 다가오면 지역 민심이 더 끓어오를 수 있다. 정치 개입도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성린(부산 진구 갑) 의원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인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남 지역은 경남은행을 지역 상공인이 인수, 지역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는 “다른 지역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고 하면 도 금고를 빼버리겠다”며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경남상공회의소와 경남은행 노조 등이 주축이 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설립 목적은 그 지역 발전에 기여하라는 것인데 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가 매각만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95%를 이미 회수해 공적자금은 5%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최고가 매각을 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역 내 환원을 주장하는 100만인 서명을 이달 말쯤 금융위원회 등에 보낼 계획이다. 광주쪽 민심도 경남쪽과 비슷하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은행이 있어야 하는 만큼 지역 자본이 인수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성창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계 자본이 인수할 경우 ‘론스타 사태’가 우려되고, 시중 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지역 내 경제에 투자가 이뤄지기보다 중앙으로 자금이 모이는 구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도나 충청도의 경우 지역별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미진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최고가 매각 원칙에 변함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인 우리금융 민영화가 또다시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안을 짰을 때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내 민심이라든지 정치논리 등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다가는 민영화가 실패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양건 “개성공단 잘되면 DMZ평화공원 가능”

    북한의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개성공단이 잘돼야 비무장지대(DMZ) 세계 평화공원 조성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일 평양 고려동포회관에서 김 부장과 면담하면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에서 평화자동차를 운영하며 지난 20여년간 총 215차례 방북했으며, 지난달 27일 북한의 소위 ‘전승절’(정전협정일) 기념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다. 김 부장은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 내에 있다. 개성공단이 잘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텐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DMZ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공단이 정상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DMZ 평화공원 조성에 협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만 해도 북한은 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박 사장은 이번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도 잠깐 만났지만 특별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김정은 체제 1년간 평양이 과거 10년간 바뀐 것만큼 변했다”면서 나아진 전력 사정 등을 소개했다. 또 “올해 1월 김 제1위원장의 특별 명령에 의해 삼지연(백두산)·어랑(칠보산)·갈마(원산)비행장 등 군사비행장 3곳이 민영화됐다”며 북한이 백두산, 칠보산, 원산 등 6개 지역에 관광특구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강원도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에 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며,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김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에 대해서는 “걸음걸이가 꼿꼿한 것을 보면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관련해 “군인들이 (김여정에게)인사하면 한 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인사를 받더라”며“똑똑하고 행동이 빠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동독인에게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모든 것의 마지막과 같았습니다. 음식도, 옷도, 화폐도, 심지어 공기와 사랑도 변했어요.” ‘심플 스토리’와 ‘아담과 에블린’ 등으로 국내 독자에게 알려진 독일의 소설가 잉고 슐체(51)가 올해 만해대상 문예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다. 8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통일이 가져오는 변화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면서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변화된 체제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바뀌어 가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슐체는 1962년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자느라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못 봤지만” 20여년간 통일 전후의 독일을 면밀히 지켜봤다. 1998년 발표한 ‘심플 스토리’는 동독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통일 이후 달라진 동독인들의 삶을 그렸다. 그는 “독일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말하는 사람이 두 언어의 체계와 관계를 알 수 있듯 한 체제를 경험하다 다른 체제를 겪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일 이후의 가장 큰 변화로 그는 이데올로기의 해체를 꼽았다.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일은 사라졌고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가 아닌 것”이 되었다. 이념이 떠난 자리에는 시장과 자본주의가 들어섰다. 베를린의 수돗물 민영화를 예로 든 그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성장과 민영화”라고 통독의 현실을 진단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당시에도 “통일 이전에는 공산당 서기장에 대해 입도 뻥긋 못했다면 지금은 사장에 대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슐체가 통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장벽이 무너진 것은 어찌 됐든 큰 행운이었다”면서 “다만 조금 다른 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독에 급하게 편입되면서 동독의 경제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슐체는 설명했다. 그는 “생활 수준이나 교류 여부 등을 보면 북한과 동독은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독일처럼 통일을 서두르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노대래 위원장 평가 ‘최고 vs 최하’ 극과 극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노대래 위원장 평가 ‘최고 vs 최하’ 극과 극

    경제부처 장관 7명과 한국은행 총재 등 서울신문이 평가 대상으로 삼은 경제수장 8명 가운데 가장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은 사람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경제 전문가 11명(전체 응답자 68명 중 16.2%)이 최고 순위를 부여한 반면 13명(19.1%)은 최하위로 평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이어 1위 득표를 두 번째로 많이 했지만 8위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 또한 두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군(群)별로 대학, 연구기관 등 학계 인사들의 평가가 재계나 금융계 인사들에 비해 훨씬 박했다. 1위를 부여한 전문가가 재계(26명 중 5명, 19.2%)와 금융계(16명 중 3명, 18.8%)는 각각 20%에 근접했지만 학계는 26명 중 3명으로 10%를 겨우 넘었다. 특히 학계는 26명 중 42.3%에 해당하는 11명이 현 부총리에게 8위를 부여했다. 5년 만에 부활된 경제부총리로서 경기부양과 경제체질 개선 등 각종 대책 추진에 매진한 점이 한편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재임 내내 따라다니는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족 등 감점 요인은 결국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현 부총리에게 1위를 준 전문가들은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선제적인 경기부양 조치로 경기하강 가능성을 줄였다’, ‘현장 중심의 정책 방향이 눈에 띈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8위라고 평가한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만한 용기와 뒷심이 없다’, ‘경제정책 조율 및 추진에 필요한 리더십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와 신 위원장을 비롯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10명 이상의 전문가로부터 1위 평가를 받았다. 1위는 12표(17.6%)를 얻은 신 위원장의 몫이 됐다. 신 위원장을 8위로 평가한 것도 2명밖에 안 됐다. 금융계에서 1위가 6표로 가장 많이 나왔다. 학계에서는 2명만이 1위를 줬다. 신 위원장은 금융계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우리은행 민영화 등 해묵은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반면 금융업계에 일고 있는 ‘관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윤 장관과 서 장관은 각각 11표를 얻었다. 윤 장관을 8위로 꼽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재계 26명 중 8명(30.8%)이 1위 표를 던졌다. 산업, 수출 등 진흥 소관부처 장관에 대한 재계 인사들의 응원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으로 실무에 밝고 미국의 출구전략, 일본 아베노믹스, 국내 저성장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 경기의 회복세를 이끌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경남 밀양시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현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등 현장 친화적인 정책 활동을 벌인 점도 호평을 받았다. 서 장관은 부동산 취득세 인하가 실제 범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며 적극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편 점 등이 여러 전문가의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전세 대란에 대한 정책은 충분치 않다, 교수 출신으로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등의 평가도 있었다. 8위 평가는 3명에 그쳤다. 노 위원장도 현 부총리처럼 크게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10명(14.7%)으로부터 1위를 받았지만 9명(13.2%)은 8위로 지목했다. 경제민주화 법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경제민주화로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켰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윤 장관과 반대로 학계에서 8명이 노 위원장에게 1위 표를 던지고 재계에서는 6명이 8위 표를 줘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하위권에 자리매김됐다. 전체 응답자의 33.8%인 23명이 8위라고 답했다. 1위로 뽑은 전문가도 3명밖에 안 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가장 적었다. 최 장관이 혹평을 면치 못한 것은 ‘존재감 부재’가 결정적이었다. ‘미래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창조경제의 주무부처이면서도 이에 대한 개념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부처 업무 성과는커녕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8위 선정 이유로 제시됐다. ‘이동통신사의 주파수 경매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처리가 늦다’는 의견도 있었다. 방 장관은 8위 5표, 1위 3표를 얻었다. ‘고용률 70% 달성’이 박근혜 정부가 수치로 제시한 유일한 목표일 정도로 일자리 정책에 정권 차원의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주무 장관으로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 셈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8위로 꼽은 전문가가 13명으로 현 부총리와 함께 두 번째로 많았다. 김 총재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장에서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권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펴지 못했다’ 등의 평가가 엇갈렸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朴대통령 ‘無인사’ 스타일? 금융기관장 한달여 방기

    朴대통령 ‘無인사’ 스타일? 금융기관장 한달여 방기

    지난달 중순 전면 중단된 금융 관련 공공기관장 선임 작업이 한 달 이상 방기(放棄)된 채 팽개쳐져 있다. 한국거래소, 신용보증기금, 증권전산(코스콤) 등의 기관장이 사퇴했거나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 선임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비난과 의혹을 제기해도 청와대와 정부는 마이동풍이다. 세간에는 청와대에서 특정 인사를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무리하게 앉히려다 말썽이 나자 스스로 ‘동작 그만’을 선언하고 작업 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윗선(청와대)에서 (금융 공공기관) 인사 재개에 대한 신호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청와대 측은 “청와대는 공공기관장 선임 과정에 절대 간여하지 않으며 전문성, 업무능력, 국정철학 공유 등 3가지 요소만 충족하면 언제라도 선임한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부처에서 적극성을 갖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주장해 진실게임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김봉수 전 이사장이 사임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2일 후임 이사장 공모를 마감했지만 김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내정설로 파문이 일자 청와대의 지시로 작업을 중단한 이후 그 상태 그대로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도 열렸지만 기다렸던 이사장 선임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사람들도 난감한 표정이다. 출사표를 던진 한 인사는 “서류 제출 후 절차가 하나도 이뤄진 것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지만 어떻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뭔가 결과가 나와야 (이사장이) 안 되면 다른 길을 찾을 텐데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산하기관인 코스콤 우주하 사장은 지난달 3일 사의를 표명하고도 후임자가 뽑히지 않아 여전히 출근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안택수 이사장도 임기가 지난 17일 만료됐지만 차기 이사장 인선이 지연돼 자동으로 임기가 연장됐다. 신보 관계자는 25일 “금융위원회에서 차기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지시받은 내용이 전혀 없어서 일단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주주로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순우 회장 취임 후 10여일 만인 지난달 25일 경남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사장을 전부 교체하기로 했지만 현재 차기 사장이 취임한 곳은 우리투자증권뿐이다. 나머지 계열사 9곳은 후임 사장 후보들에 대해 ‘윗선’에서 가타부타 답이 없어 마냥 기다리는 중이다. 기관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경영 공백은 물론 조직 기강마저 해이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서 이틀 연속으로 전산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금융권에서는 “기강이 느슨해진 탓”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도 “하반기 업무계획을 세우거나 큰 사업을 진행해야 할 때 기관장이 없다 보니 제대로 업무를 추진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청와대와 당국이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인사를 지연시키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장 자리에 앉힐 만한 인사가 적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김 전 의원 내정설이 돌고 금융지주사 회장에 관료 출신들이 등용되자 청와대가 인사에 제동을 걸면서 정치인과 관료를 배제하려고 하자 자가당착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인사 실패를 잇따라 겪으면서 청와대로서는 실제 많지 않은 인물들을 좀 더 꼼꼼하게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청와대의 인사위원회가 소신껏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눈치보기로 이것저것 따지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총리, 장관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한 데 따른 인선의 부담감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해당 기관에 적합한 인물을 구하는 데 실제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아시아금융학회장은 “공공기관장 인사 시스템의 문제는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에 과도한 권한이 몰려 있지만 인원은 한정돼 있고 잇따른 인사 실패로 조심성이 지나치다 보니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작용해 공공기관장 인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지주, 수장 바뀔 때마다 조직·사업·마케팅 ‘오락가락’

    금융지주, 수장 바뀔 때마다 조직·사업·마케팅 ‘오락가락’

    최근 수장이 교체된 금융지주사들이 전임 회장 체제 흔적 지우기에 한창이다. 조직 구성, 사업 방향, 마케팅 기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전 체제의 유산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회장이 ‘재벌 오너’ 수준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특성도 반영돼 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멀쩡한 술’까지 버리면서 경영의 일관성이 단절되고 과도한 정치적 액션으로 비쳐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랑했던 ‘원두(OneDo) 혁신’은 우리금융에서 더 이상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원두 혁신이란 이 전 회장이 2010년 도입한 경영혁신 캠페인이다. 직원 개개인(One)이 혁신을 실행(Do)해 1등이 되자는 의미다. 우리금융은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미국 컬럼비아대가 연구사례로 채택했다고 홍보했다. 이를 통해 5200억원의 재무적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신임 회장 취임 이후 내부문서에서도 원두 혁신이라는 문구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원두 혁신의 총괄 책임자도 최근 본사를 떠나 우리은행 일선 지점장으로 발령났다. 미국 LA 한미은행 인수도 이 전 회장이 공을 들였지만 현재는 검토 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KB금융지주도 어윤대 전 회장의 색깔 빼기에 한창이다. KB금융은 지난 22일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사장직과 시너지추진부를 폐지했다. 시너지추진부는 통합 혁신 프로젝트 부서로 어 전 회장의 야심작으로 통했다. ‘락(樂)스타’ 축소도 비슷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락스타는 어 전 회장이 강하게 밀어붙인 사업으로 대학생 전용 국민은행 점포를 말한다. 현재 43개 지점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KB금융이 젊은 이미지를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은행 소매금융 지점과 기업금융 지점의 통합 작업도 원래대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어 전 회장은 2011년 초 기업금융 지점 69곳을 소매금융 지점과 통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합지점이 소매금융에만 치우치다 보니 기업금융 영업력이 많이 떨어져 원래대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KB금융의 한 직원은 락스타 축소와 관련해 “대학생 고객 유치를 단기간의 성과로만 평가하기 어렵고, 점포를 없애면 기존 대학생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임 체제의 흔적 지우기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새 회장의 경영철학과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는 전략 수립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팔성 전 회장이 추진했던 ‘매트릭스 전환’을 새 체제에서 중단했지만 이는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매트릭스란 은행이나 증권, 보험 등 계열사의 유사한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KDB산업은행도 강만수 전 회장이 개인금융 기반 확충을 목표로 다이렉트 상품을 내놨지만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이 커짐에 따라 축소할 방침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인의 경영 스타일로 회사를 꾸려가는 것을 나무라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지나쳐서 문제”라면서 “전 회장의 임기가 끝났다고 해서 회사가 단절되는 건 아닌 만큼 내부적인 경영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사업을 펴나가야 성과주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한 연구기관의 결과를 보면 금융회사 회장이 경영전략을 실현하는 데 보통 5~6년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금융회사 회장들은 보통 2~3년마다 교체되다 보니 성과를 내기 위해 단기 사업에 치중하고 전 회장의 사업 전략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연구소 소장은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유독 재벌 오너들처럼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하지만 재벌 오너와 달리 책임은 크지 않으면서 권한만 막강해 체제 전환의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산은과 통합 정책금융公 울상… 대외금융 총괄 수출입銀 미소

    ‘산업은행지주에 정책금융공사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합친다’는 등 갖은 설(說)이 난무했던 정책금융 개편안이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산업은행과 통합이 유력한 정책금융공사는 초상집 분위기인 반면 대외 금융을 총괄할 수출입은행은 들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정책금융 기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고 중복돼 효율도 떨어지고 리스크 관리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출범 4년 만에 폐지될 위기에 놓인 정책금융공사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23일 “대통령께서 원론적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아직 결정난 게 아니라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산업은행과 다시 합치면 수요자 관점에서 다양성의 원칙이 훼손되고 선택의 기회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중소기업,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10월 산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다. 산업은행은 딱히 손해 볼 것도, 이득 볼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정책금융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하던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수혜자인 수출입은행은 표정 관리 중이다.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의 대외 금융 부문을 모두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정책금융기관 중 최고의 위상을 갖추는 셈이다. 수은 관계자는 “대출부터 보증, 보험 등을 원스톱서비스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또 “외국계 바이어들이 수은과 무역보험공사 사이에서 이른바 ‘론 쇼핑’(Loan shopping)을 즐겼는데 앞으로 그런 폐단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적정한 가격으로 해외프로젝트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전체 공사 수입의 60%를 수출입은행으로 넘길 위기에 처한 만큼 반발이 크다. 통합 가능성이 낮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英 국가 보건체계 핵심 혈장협회 민영화 논란

    영국 정부의 공공 부문 민영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 국민 무상의료를 대표하는 ‘국가 보건 체계’(NHS)의 핵심 기업이 미국의 대표적인 사모투자회사로 매각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 보건부가 이날 국가 소유의 ‘혈장협회’(PRUK)를 미 공화당 전 대선 후보인 밋 롬니가 창업한 사모펀드인 베인 캐피털에 매각한 데 대해 비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혈액 관련 사업을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기업에 넘길 경우 오염된 혈액이 유통되는 등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하루 맡겨도 年 2.5% 금리… 전북銀, 다이렉트 상품 출시 고객몰이 성공할까

    하루 맡겨도 年 2.5% 금리… 전북銀, 다이렉트 상품 출시 고객몰이 성공할까

    KDB산업은행이 2011년 7월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KDB다이렉트’에 이어 JB전북은행이 ‘JB다이렉트’를 출시했다. 전북은행이 지방은행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는 출시 2년 만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만 해도 3월 7719억원→6월 1조 9700억원→12월 7조 4500억원으로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민영화가 무산되고 감사원이 역마진을 지적하자 산업은행은 지난 5월 KDB다이렉트의 금리를 정기 2.95%, 수시입출식 2.25%로 각각 낮췄다. 시중은행과의 금리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각각의 금리는 3.65%와 3.05%였다. 산업은행은 다이렉트 상품을 점차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출시 초기처럼 예금 잔액이 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가입을 신청하면 직원들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JB다이렉트의 영업을 시작했다.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 높은 금리, 수수료 무료 등을 내걸었던 KDB다이렉트와 유사하다. 전북은행은 하루만 맡겨도 연 2.5% 금리를 주는 ‘JB다이렉트 입출금 통장’, 연 3.1% 금리의 ‘JB다이렉트 예금’, 최대 연 3.7%의 금리를 제공하는 ‘JB다이렉트 적금’ 등 세 가지 상품을 내놨다. 금리는 시중 상품 중에서 가장 높다. 서울에서 시범 서비스를 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JB다이렉트 계좌를 개설하려면 홈페이지(direct.jbbank.co.kr)에서 가입신청을 하면 된다. 가입 신청이 마무리되면 실명 확인을 위해 JB다이렉트 전담직원인 ‘굿프렌즈’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온다. 이후 모든 거래는 온라인에서 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가입신청을 한후 서울시내 9개 전북은행 지점에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JB다이렉트 전용 고객센터(1588-4422)도 운영한다. JB다이렉트에 대한 다른 은행의 반응은 엇갈린다. 다이렉트 상품의 특성상 고금리여야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출시된 상품의 금리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금리를 파격적으로 주지 않는 이상 서울 고객들이 굳이 지방은행 상품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면서 “기존 상품과 예·적금 금리 차이가 0.5% 포인트 미만이어서 계좌를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 예금을 어느 정도 유치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면서 “산업은행 다이렉트 상품과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우리금융 민영화 1탄’ 지방은행 15일 매각 공고

    ‘우리금융 민영화 1탄’ 지방은행 15일 매각 공고

    지방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의 막이 오른다. 예금보험공사는 15일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우리금융 민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우리금융지주를 인적 분할해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하고 자사가 보유한 정부 지분 전체(56.97%)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예비인수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은 다음 달 말쯤으로 예상된다. 예비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치면 최종 인수자는 오는 12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는 각각 1조 2000억~1조 3000억원, 1조 1000억~1조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남은행은 총자산이 31조 3000억원에 이른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지방은행의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경남은행의 인수 후보로는 지방은행 자산규모 1위인 BS금융지주(부산은행·총자산 43조 2000억원)와 2위인 DGB금융(대구은행·총자산 37조 5000억원)이 유력하다. DGB금융은 이미 골드만삭스를 금융 자문사로, 삼정KPMG를 회계 자문사로 지정했다. BS금융지주도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면 ‘지역 정서’를 극복해야 한다. 경남·울산 지역 상공인으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난 13일 창원에서 ‘경남은행 지역환원 촉구를 위한 시·도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남은행을 지역환원 방식으로 민영화하라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인수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 상공인들만으로 인수에 참여할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 법을 고치지 않고는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인들도 가세해 특별법을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총자산 20조 2000억원의 광주은행은 JB금융(전북은행·11조 5000억원)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공상은행과 한국금융지주, 교보생명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 역시 지역 정서가 인수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남과 전북 등 호남 내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측은 “필요하다면 경남 지역과 연대해 (가칭) 광주·경남은행 지역 환원을 위한 특별법까지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도 이 대목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을 인수할 때도 특정 세력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지 않았듯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고가격 낙찰제가 가장 공정한 만큼 이 원칙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지역 정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협상권을 주면 국가계약법에도 어긋난다”면서 “단 상공인들이 사모펀드(PEF)에 참여하는 형태로는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1조 3000억~1조 5000억원에서 인수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 초 시장에 나온다.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을 함께 묶어 파는 방식으로 농협, KB금융,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 교보생명이 주요 인수 후보다. 가장 큰 덩어리이자 민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우리은행은 내년 1월 매각 절차가 시작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인수가액은 5조~6조원으로 예상된다. KB금융, MBK파트터스, 교보생명, 농협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남은행은 지역으로 돌려줘야”

    “향토은행은 지역의 품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을 위한 경남도민들의 노력이 본격화됐다. 12일 창원(마산), 울산 등지의 상공인들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따라 분리 매각될 위기에 있는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을 위해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간다. 경남은행 노조도 적극 동참한다. 추진위와 노조는 13일 창원 만남의 광장에서 ‘경남은행 지역 환원 촉구 범시·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대회에는 경남·울산지역 상공인과 정치권, 시민, 은행 임직원 및 가족 등 1만 5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최충경(경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인수추진위 공동위원장은 “경남은행은 지역 상공인들이 중심이 돼 1970년 설립한 향토 은행으로 경남·울산 지역민의 자존심”이라며 지역 환원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추진위와 노조는 부산·대구은행이 경남은행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존의 것을 빼앗아 가려고 하면 분열과 갈등만 조장하게 된다”며 “인수를 계속 추진하면 지역 상공인과 지역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3500억원 중 이미 95%를 회수한 상태에서 남은 5%를 놓고 최고가 입찰 경쟁을 주장하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향토 은행이 지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역컨소시엄에 우선 협상권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⑤광화문광장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⑤광화문광장

    >>광화문의 어제:육조거리의 부활을 기다리며 조선시대 국가의례·행사 열린 정치·행정·문화의 중심광장 세종로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에 해당하는 국가 중심도로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조선시대 사료에는 육조대로, 주작대로라는 이름이 기록돼 있다. 주요 행정관청인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등 6개 관청이 있는 거리라는 뜻에서 육조(六曹)거리라고 불린 듯하다. 흔히 어가(御街)라고 지칭됐으며 일반인들은 육조거리, 육조 앞, 해태 앞이라는 지명을 주로 썼다. 관청가인 육조대로가 세종로의 본디 이름인 셈이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중심으로 의정부와 삼군부, 육조, 한성부, 사헌부 등 주요 관청이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육조거리에는 광장의 개념까지 포함됐다. 국가의례나 문화행사가 열리는 정치·행정·문화의 중심 광장이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보기 어려운 폭 58m, 길이 200m의 큰길이었다. 노면이 고르고 배수가 잘 됐으며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날리지 않는 멋진 길이었다. 중국, 일본의 사신이나 개항 이후 방문한 백인 외교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조선팔도고금총람도, 수선전도, 조선경성도 등을 보면 육조거리의 관아는 위계에 따라 배치됐다. 의정부가 광화문 왼쪽 맨 앞자리인 현재의 광화문 열린 광장 자리에 있었고 이조, 한성부, 호조가 뒤를 이었다. 반대쪽 정부서울청사 쪽에는 삼군부, 예조, 사헌부, 병조, 형조, 공조가 차례로 터를 잡았다. 서울역사문화연구소 이상협 소장의 논문 ‘조선시대 육조거리에 대한 고찰’을 보면 의정부와 예조 등 모든 관아가 육조거리에 직각 방향으로 있으며 육조거리의 공간 구성과 관아 배치는 경복궁에서 임금과 신하가 한자리에 있는 공간 구성의 틀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건물 조성 당시의 배치 구조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건물이 한 채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다만 1900년대 전후에 촬영한 사진과 관아 그림 등으로 유추해 볼 때 양쪽의 긴 담장이 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었다. 긴 행랑 때문에 육조를 흔히 육조장랑(六曹長廊)이라고도 지칭할 정도였다. 일제는 조선의 행정관청인 육조라는 명칭을 소멸시킬 목적으로 거리 이름을 광화문통으로 바꿨다. 육조장랑은 뜯겨 나갔고 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1926년 경복궁 근정전 앞에 총독부 신청사를 짓자마자 앞을 가리는 광화문을 해체해 건춘문 옆으로 옮겨 버리고 나서는 총독부 광장이라고 호칭했다. 어용 군중집회가 주로 이곳에서 열렸다. 미 군정기에는 군정청이 입주하면서 군정청 광장이라고 불렸다. 정부 수립 기념식이 개최됐다. 해방을 맞았지만, 육조거리로 복권되지 못하고 세종로라는 이름이 붙여져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이 거리를 광화문이나 광화문광장이라고 즐겨 부른다. 세종로라는 작위적 지명보다 현존 구조물인 광화문이 더 친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세 번이나 옮겨지고, 두 번이나 불탄 광화문 수난사가 마음속에 새겨진 탓인지도 모른다. 이름 하나가 역사적 사고를 지배하기도 한다. 1946년 해방 직후 구성된 지명위원회는 국가 중심가로의 역사성을 간과했다. 일제가 붙인 광화문통을 세종로로 바꾸는 데 급급했다. 육조대로라는 지명을 원상회복할 기회를 놓쳤다. 세종로가 100m의 도로폭을 갖게 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맥아더의 호언장담처럼 종전 후 서울도 이상적인 도시계획의 기회를 잡았다. 1945년부터 1956년까지 11년 동안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을 맡은 한국인 1호 도시계획가 장훈씨가 1952년 고시된 최초의 서울 도시계획에서 광화문사거리~중앙청까지 500m 길이 도로의 폭을 기존 53m에서 100m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폭 12m에 길이 2750m이던 청계천을 폭 50m의 도로 부지로 확장해 오늘의 청계천을 있게 했다. 광화문광장, 시청 앞 광장, 숭례문광장 등 주요 광장 부지도 확보했다. 대담한 도시계획에 맞춰 건물과 토지를 매수하고 수용해야 했지만 서울시의 재정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내버려둘 수도 없고 매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민원이 빗발치자 가건축 허가를 내줘 가건물을 짓도록 했다. 도로 확장은 1966~1979년 계획대로 실행했지만, 광장 부지는 확보하지 못했다.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세종로사거리를 기점으로 반지름 150m의 광장이 계획대로 실현됐다면 현재의 동아일보 사옥과 광화문 우체국, 교보빌딩과 KT빌딩은 들어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건설부고시에 따라 광화문광장계획선은 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세종로와 태평로를 연결하는 광장계획선 안에 일부 건물이 건재하다. >>광화문의 오늘:주요 건물의 부침사 정부서울청사 옛 삼군부·예조 자리에… 개인건물은 4채뿐 광화문을 중심으로 왼쪽에 광화문시민열린마당·대한민국역사박물관·주한미국대사관·KT빌딩·교보빌딩·비각이 차례로 서 있다. 오른쪽으로는 정부서울청사와 별관·세종로공원·세종문화회관·삼보빌딩·현대해상화재·세광빌딩 등이 자리 잡았다. 폭 100m, 길이 500m의 광장구조 거리에 공공건물 5채와 대기업 건물 3채, 개인건물 4채, 문화재 1개, 공원 2곳뿐인 쾌적한 구조다. 해방 이후 육조거리를 복원하지 않은 탓에 건물들의 격렬한 부침(浮沈)이 이곳에서 벌어졌다. 세종로를 폭 100m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건물이 헐렸다. 먼저 1967년 의정부 자리를 꿰차고 있던 경기도청과 국제전신전화국 일부가 철거됐다. ‘서울 한복판에 웬 경기도청’이냐고 하겠지만, 옛 경기도청은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경성부(서울)를 경기도의 일개 지방도시화한 일제가 의정부를 헐어 내고 지은 건물이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기억에서 지우기 위한 식민통치의 음모였다. 한 때 치안본부 등으로 쓰였다. 정부는 이 자리에 정부 제2종합청사를 지으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에 고무된 이원종 당시 서울시장이 ‘국가 중심가로 구상안’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백지화됐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정부로부터 매입해 광화문 시민열린 마당을 조성했다. 부지를 지킨 것은 잘한 일이지만 명칭을 의정부 광장이나 육조마당, 육조광장으로 붙이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질책받을 일이다. 서울의 면모를 일신한다는 방침에 따라 대대적인 도시 개조 사업이 벌어졌다. 이른바 ‘서울재건’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가 외국 원조 자본을 끌어들이거나 민간 자본이 속속 건물을 지었다. 1961년 10월 완공된 현재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주한 미국대사관은 쌍둥이 건물이다. 역사박물관은 이조, 미국대사관은 한성부 터다. 이 건물은 미국대외경제원조처(USOM)가 500만 달러의 원조자금을 대고 필리핀에 건축을 의뢰해 지어졌다. 정부청사용 건물을 짓고도 280만 달러가 남자 건물을 한 채 더 지었는데 여기에 대사관이 입주한 것이다. 역사박물관 건물은 5·16 이후 국가재건최고위원회 건물로 사용됐다.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청사로 쓰이다가 문화공보부, 문화체육부,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쳐 지난해 448억원의 예산을 들여 역사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전시 내용과 건물의 구조 등이 박물관으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KT 광화문 빌딩은 1981년 국제전신전화국 자리에 세워졌고 체신부와 함께 입주했다. 이후 잦은 정부 조직 개편으로 소관 부처가 체신부,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뀔 때마다 간판을 변경했다. 1998년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체신청으로부터 분리, 공사가 된 이후 2002년 민영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개관 당시 체신부가 갖고 있던 이 건물의 12~14층까지 3개 층의 소유권도 방통위에서 기획재정부로 넘어갔다. 교보빌딩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건물이다. 건축가 등 전문가 그룹은 ‘짝퉁’ 건물이라고 깎아내리고, 일반인들은 건물 외관의 대형 걸개 글판과 시내 한복판 책방인 교보문고의 존재를 달가워한다. 왜 그렇까? 이 건물의 정체성 때문이다. 일본 도쿄 주일미국대사관 건물의 디자인을 빼닮았다는 이유다. 미국 건축가 시저 펠리에게 같은 건물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고 이 디자인을 교보의 전국 지사 건물로 복제했다. 최근 한 건축 잡지는 해방 이후 최악의 건물 리스트에 올렸다. 층수와 용도를 둘러싸고 뒤탈도 많았다. 설계 당시 40층을 계획했지만 23층에 그쳤다. 완공 단계에서 정부청사보다 낮은 17층 이하로 지으라고 행정 당국이 종용하자 당시 신용호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완공 단계의 건물을 자르라면…. 내가 광화문 복판에서 배를 자르겠다”는 격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또 용도를 호텔로 변경하라고 권하자 “정부청사 앞에 술과 밥을 파는 숙박업소를 짓는다는 것은 나라 체면을 먹칠하는 것”이라고 거절한 사연도 자서전에 남아 있다. 교보빌딩은 2009년부터 2년 동안 건물의 뼈대만 남겨 두고 건물 옆면 일본식 다다미 모양을 유리로 교체하는 등 리모델링했다. 짝퉁 논란에서 벗어날지 두고 볼 일이다. 정부서울청사는 1970년 옛 삼군부와 예조 자리에 들어섰고, 별관인 외교부청사는 2002년 옛 교통방송국 터에 자리 잡았다. 1966년에 정부서울청사 자리에 있던 서울전신저금보험관리국, 경찰기동대 순찰반이 헐렸고,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인 시민회관 자리에 있던 종로보건소와 광화문전화국이 철거됐다. 시민회관은 이승만 대통령의 아호를 따 우남회관으로 지어졌지만 4·19혁명 이후 시민회관으로 이름을 바꿔 1961년 개관했다. 1972년 불타 버리는 바람에 1978년 현재의 모습으로 신축했다. 세종문화회관 옆 17층짜리 현대해상화재빌딩은 현대그룹의 성장사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1976년 현대건설 본사로 지어져 1983년 현대건설이 계동으로 옮겨 가기 전까지 현대그룹 본사 건물이었다. 고 정주영 회장은 중동특수를 누린 이 건물에 애착이 강했다. 199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국민당 당사로 썼다. 현대해상은 그룹 계열에서 분리되기 직전인 1999년 이 건물을 현대건설로부터 인수했고, 2004년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대한민국 심장부에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KT와 교보, 현대해상화재뿐이다. 그보다 엄청난 격랑을 헤치고 최고의 요지에 끝까지 살아남은 개인 빌딩 4채의 존재감이 더 빛난다.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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