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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정치인’ 최연혜 vs ‘기업인’ 사카모토/박홍환 논설위원

    일본에는 7개의 철도주식회사가 있다. 일본국유철도가 1987년 4월 1일 민영화되면서 JR로 명칭을 바꿔 6개의 지역별 철도주식회사와 일본화물철도로 나뉘어졌다. 그 중 홋카이도 지역 회사인 JR홋카이도의 사카모토 신이치 상담역(고문)이 지난 15일 홋카이도 서남부 오타루시 부근 바닷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9월 탈선 사고와 관련, 언론 인터뷰에서 “내게도 책임이 있다”며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본 경찰은 자살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사카모토는 1964년 옛 일본국유철도에 입사해 마지막까지 철도와 함께 한 ‘철도맨’이다. 민영화 이후 JR홋카이도에 배치돼 1996년 사장, 2003년 회장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는 상담역으로서 경영정상화에 힘써왔다고 한다. JR홋카이도 경영진의 자살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2011년 9월에도 나카지마 나오토시 사장이 잇단 탈선 사고를 수습하던 중 자살했다. 당시 그는 임직원들에게 남긴 A4 용지 5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탈선 화재 사고를 반성하고 기업 풍토의 개선 등에 모두 노력하는 중에 먼저 전선(戰線)을 이탈하게 돼 미안하다”며 사과와 격려, 감사의 뜻을 전했다. JR홋카이도의 ‘기업인’들이 이처럼 통렬하게 자책하면서 마지막까지 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 의식을 굳건히 지켰던 것에 비춰보면 코레일 최연혜 사장의 행태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최 사장은 그제 오전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면담했다. 황 대표의 전언과 최 사장 본인의 해명 등에 따르면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최 사장은 자신의 지역구(대전 서구을)와 관련된 ‘민원’ 때문에 황 대표를 면담했던 것으로 보인다. 철도운영 정상화 등 철도 파업의 여진이 여전히 코레일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 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의 책무를 챙기기보다는 ‘정치인’으로 복귀한 셈이다. 최 사장은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철도대학 교수를 거쳐 2004년 철도청 차장에 기용됐고, 공사화 이후에는 부사장과 철도대학 총장 등을 역임했다. 코레일 사장에 임명됐을 때는 여장부 같은 ‘뚝심’과 ‘강단’이 위기 상황에 놓인 코레일을 정상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철도파업 국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정치인’의 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웠던 듯싶다. 무엇보다 ‘기업인’ 사카모토와 ‘정치인’ 최연혜가 대비돼 씁쓸하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사설] 내부인사 회장 전통 세운 포스코와 경영쇄신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안팎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포스코 회장에 내부인사가 선임된 의미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이구혁 전 회장에 이어 정준양 현 회장까지 내부인사가 회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정치권에서 회자한 외부 인사 내정설(說)을 뒤집고 내부 인사가 또다시 회장에 발탁된 것은 포스코의 앞날을 위해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포스코가 국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하나라는 점에서도 순리에 따른 내부 승진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권 회장 내정자는 대표적인 기술통이라고 한다. 그를 회장으로 내정한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도 ‘장기적 성장엔진을 육성할 능력을 갖춘 것을 비롯해 경영 쇄신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하지만 권 내정자가 직면한 최근의 경영 환경은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공급 과잉과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세계 철강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 역시 7조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조원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며 추진한 사업다각화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회장의 발탁은 분명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후보의 역량을 정당하게 평가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임 과정이 권 내정자 체제에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을 때 정치권의 간섭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로 세상을 점령하라”고 강조한다는 권 내정자의 소신에 기대를 걸어본다. 기술에 입각한 새로운 리더십으로 포스코를 다시 한번 도약시키기 바란다. 마침 포스코의 숙원인 인도 제철소 건설 계획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권 내정자의 당면 과제는 경영 혁신이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없지 않았을 내부의 반목을 하루빨리 추스르고 포스코가 자랑하는 철강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부에서 선임된 경영진이 포스코를 명실상부한 국민 기업으로 발돋움시켰을 때 정치권도 낙하산 인사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국민 역시 정치력이 아닌 경영 능력으로 회장에 이른 인물이 포스코를 부흥시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이순우(64)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무실은 22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회장님 신년사’가 붙어 있다. ‘기업가치 극대화, 고객가치 극대화, 성공적인 민영화 마무리’.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도 이 회장은 이 세 가지를 가장 강조했다. “최대한 몸값을 끌어올려 고객이 원하고 시장이 원하는 민영화를 끌어내겠다”고 한다. 어떻게든 민영화 속도를 앞당기려는 정부와 어떻게든 제대로 짚고 넘어가려는 우리금융이사회 사이에서 ‘샌드백’ 신세가 되기도 했던 이 회장은 “그래 봤자 (임기) 1년 반짜리 회장인데 뭐 하러 이 고생 하나 싶다가도 그러니까 나를 시킨 게 아니겠느냐고 자위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털어놓았다. →왜 (회장을) 시켰다고 보는가.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우리금융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또 있는가. 나는 상업은행 시절부터 37년을 이 조직에 몸담았다. 둘째, 기업 구조조정을 나만큼 잘 알고 많이 해 본 사람이 또 있는가. 셋째, 민영화가 안 됐을 때의 고통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는가. 이 정도 역사(115년)와 이 정도 덩치(자산규모 333조원)의 기업을 민영화한다고 하면 벌써 노조에서 꽹과리 치고 회장실을 점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일단 지켜보고 있는 것은 나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다고 자부한다. 요새 유행어로 ‘느낌 아니까’. 하하.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 →우리금융이사회가 법인세 6500억원을 깎아 주지 않으면 경남·광주은행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매각 조건을 바꿨다. 무산 우려도 많은데. -만에 하나 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2월 국회에서 안 되더라도 매각 철회는 반드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사전에 협의하기로 돼 있다.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매각 절차가 좀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세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원래 일정대로 (경남·광주은행을) 적격분할하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 그런데 정부가 (우리금융 전체 민영화를 위해) 그 일정을 당기다 보니 세금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걸 기업에 책임지라는 게 말이 되느냐. 국회의원들도 양식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틀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본실사 결과가 나오면 합리적인 결론(가격 조정)이 도출되지 않겠나.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협상자인) 농협금융이나 우리이사회나 그 대목은 서로 확실하게 공감하고 있다. →핵심은 우리은행 매각이다. 현재로서는 다들 고개를 젓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구체화가 안 되어서 그렇지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생각들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은행만큼 매력적인 물건이 어디 있나. 인적 자원 훌륭하지, 기업 경험 풍부하지…. 게다가 지난해에 부실채권도 대거 털어 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 등을 들어 우리은행의 실적 개선을 밝게 보지 않는다. -워크아웃 기업 등을 많이 끼고 있어서 그렇다. 우리라고 다른 은행들처럼 성동조선, STX 등에서 손을 떼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살릴 기업은 살려야 한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 의지를 밝혔는데 직원들은 (이종 업종으로의 매각을) 싫어할 것 같다. -희망 사항이야 누군들 말을 못하겠나. →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최고 자리까지 올랐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조직의 마지막 회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심경이 복잡할 것 같은데.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때가 많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닌가. 사람은 어떤 자리에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있을 때 뭘 했느냐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은 민영화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간 근로조건 형평성 위해 가이드라인 만들어 개선”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간 근로조건 형평성 위해 가이드라인 만들어 개선”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이자벨 스코만 유럽노동조합연구원(ETUI) 선임연구원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간의 근로조건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일은 유럽국가들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ETUI는 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근로, 복지, 교육 여건 및 고용정책에 대해 연구하는 유럽노동조합연맹(ETUC) 산하 독립 연구기관이다. 그는 “유럽 국가들도 공공기관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 나은 근로조건이나 임금수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민간 기업에 대한 상대적 차별이 될 수 있고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들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이를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 OECD는 국가소유기업(공기업·State-owned enterprise)은 일반적인 법과 규정 적용에서 예외가 돼서는 안 되며, 자본구조는 충분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자벨은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이 공기업 전체나 그 기능 일부를 떼어 민영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또 “이 때문에 벨기에 같은 나라의 경우엔 전체 기업의 임금 상승 상한까지 규제하고 있다”면서 “일부 기업의 지나친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추겨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 가스, 철도와 같은 공기업까지 모두 민영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민영화할 수 없는 독점 공기업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가 임금 등에 대해 관리수준을 훨씬 더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벨기에 정부는 지난달 통신 공기업인 벨가콤(정부 지분 53.3%) 최고경영자(CEO)의 연간 급여 및 성과급을 65만 유로(약 9억 4000만원)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임금을 70% 이상 깎은 것으로, 지난달 우리 정부의 공기업 개혁방안(공공기관장 임금 26% 수준 감축)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초 벨가콤 CEO의 임금이 벨기에 근로자 평균 임금의 80배가 넘는 240만 유로(약 34억 8000만원)로 알려지자 벨기에 여론이 들끓었다. 그는 “해고 위험이 적다는 것만으로도 공공기관에 다닐 때의 이점이 많다”면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공공기관들의 임금수준이 민간기업보다 적은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브뤼셀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포스코 차기 회장에 권오준 사장 내정 안팎

    포스코 차기 회장에 권오준 사장 내정 안팎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포스코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로 권오준(64)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을 낙점한 것은 권 회장 내정자를 포스코의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이룰 인물로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권 사장을 회장 후보로 내정한 직후 밝힌 배경설명에서도 잘 묻어난다. 이 의장은 “철강업체 전체가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권 사장이 신성장 고유 기술 개발로 장기적 성장엔진을 육성하는 등 포스코 그룹의 경영쇄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포스코 차기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먼저 차기 회장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실적 부진’이다.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은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은 취임 후 포스코 안팎을 재정비하고 수익성 제고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포스코는 2010년 5조 738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2년 3조 6531억원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1~3분기)에는 단 한 번도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63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200억원)보다 3870억원(37.9%) 줄었다. 조선업과 건설경기 역시 철강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 수출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때문에 포스코 차기 회장에겐 포스코의 부진을 해결할 경영 혁신이 요구된다. 권 회장 내정자는 포스코의 기술 전문성을 키우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경영 혁신과제를 해결할 만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세간의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철강산업은 장기적인 전략과 안목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중도 하차했다. 상당수 역대 회장들이 보장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포스코 개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권 회장 내정자 역시 앞으로 장기적인 경영 혁신 전략을 세우고 추진력을 내려면 5년의 임기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한편 권 회장 내정자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윈저대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각각 금속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대 7명의 포스코 회장 가운데 초대 박태준(육군 사관학교 졸) 회장과 4대 김만제(미 덴버대 경제학과 졸) 회장을 제외한 5명의 역대 회장들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권 회장 내정자 역시 서울대 출신인 데다 이구택(4대) 전 회장과 같은 금속공학과 출신이란 점에서 서울대 금속공학과가 포스코 내 새로운 ‘성골 라인’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만장일치 ‘포스코 맨’ 권오준

    만장일치 ‘포스코 맨’ 권오준

    권오준(64)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이 차기 포스코 회장에 내정됐다. 포스코는 16일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 및 임시 이사회를 열고 권 사장을 CEO 후보인 사내이사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권 회장 내정자는 오는 3월 14일 정기 주총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유상부·이구택 전 회장, 정준양 현 회장에 이어 내부 인사가 회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 가게 됐다.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철강 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 위축 등으로 포스코뿐만 아니라 철강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포스코그룹의 경영 쇄신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판단해 권 사장을 회장 후보로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 내정자는 “회장으로 선임되면 포스코 전 임직원의 힘을 모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이끌어 우리 국민들이 자랑하는 기업, 국가 경제 발전에 지속 기여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해 나가는 데 진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 회장 내정자는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해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을 거친 뒤 2012년부터 기술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유럽연합(EU) 사무소장 등의 경험을 통해 해외 철강사 네트워크와 글로벌 역량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1983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한 이후 지난 30년간 공공기관 개혁은 모든 정권의 화두였다. 하지만 공공기관 민영화(김대중 정부), 투명화(노무현 정부), 선진화(이명박 정부) 등 이름만 바꿔 개혁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오히려 주요 공기업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방만한 복지도 여전하다. 박근혜 정부도 이번에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낙하산 대책을 내놓으라고 지적한다. 또 공공기관의 주인을 명확히 하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관리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궁극적인 개혁의 목표는 공공기관이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1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의 ‘주요국의 공공기관 관리방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업 29개의 2012년 부채비율(=부채/자본)은 193.4%였다. 주요 8개국 중 영국(2012년 414.1%), 프랑스(2011년 512.7%), 독일(2010년 274.9%), 스웨덴(2011년 336.8%)에 이어 5위다. 뉴질랜드(2012년 139.2%), 중국(2010년 155.3%), 일본(2011년 72%) 공기업 등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사정이 낫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는 2010년 319조 3303억 6200만원에서 2012년 392조 1282억 9100만원으로 22.8%가 급증했다. 반면 영국은 2010년 3월 부채비율이 485%에서 2012년 3월 414.1%로 낮아지는 추세다. 프랑스 역시 2009년 538.8%에서 2011년 512.7%로 떨어졌다. 스웨덴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367.8%에서 2010년 344.9%로 낮아졌고, 2011년 336.8%로 하락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비율은 높지만 부채 증가 저지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공공기관 부채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2008년 140.5%에서 2010년 155.3%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가 그간 부채구조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공공기관의 주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은 예산과 조직 통제는 기획재정부에서 받고, 기관장 추천권은 주무장관에게 있다. 임명권은 청와대에 있고, 감사는 감사원이 한다. 현 정권에서 무리한 정부 정책을 수행하고 다음 정권에서 감사원에 불려가는 것이 관행화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장 입장에서 자율성도 없지만, 경영 실패가 있으면 핑계가 많은 이유다. 반면 프랑스, 스웨덴, 뉴질랜드는 중앙정부 내 조직이 공기업을 강력하게 관리해 왔다(집중형 소유구조). 반면 별도의 관리기구를 두지 않은(분산형 소유구조) 영국도 공기업 부채가 커지면서 공기업실(Shareholder Executive)을 만들어 공기업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가진 곳이 ‘하나’라는 의미다. 반면 경영은 공공기관에 맡기고 책임을 분명히 묻는 형태다. 박한준 공공정책연구팀장은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갖는 기관(주주)을 명확히 하고 그곳에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또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를 설치해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과 관리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대책은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가 눈에 띈다. 뉴질랜드는 공공기관을 소유한 국가소유권감독국(COMU)이 공개 시스템으로 공공기관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하고 이들이 기관장을 임명한다. 공공기관장을, 정권마다 바뀌는 국정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사람으로 여긴다. 정치적 임명이 많았던 영국은 이를 막기 위해 공직임명감독관실(OCPA)을 만들었고, 이들은 세 가지 인사준칙에 따른다. 공공기관의 수요에 따라 능력·경험 등 실적을 중심으로 후보를 평가하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며, 모든 선임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프랑스는 공기업관리청이 기관장 임명절차에서 특권층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회 내에 검증위원회를 설치했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이사회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상임이사를 과반수 이상 두게 돼 있지만 실제 ‘기관장의 꼭두각시’, ‘거수기’로 불린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의 공기업은 이사회 대부분을 민간이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은 기관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다. 공기업 외 공공기관도 기관장과 이사회 의장을 따로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편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평가와 별도로 공공기관장 평가를 하고 있지만 기관장 평가는 없어지는 추세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 등은 기관장 평가가 없고, 프랑스는 정부와 기관장이 성과계약을 맺은 후 실적을 평가한다. 매년 기관장을 평가하는 우리나라 시스템은 기관장이 비전을 가지고 중장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도한 부채와 방만경영를 고치기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공공기관에 권한을 주고 책임도 분명히 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014 공직열전] (46) 금융위원회 (하) 과장급

    [2014 공직열전] (46) 금융위원회 (하) 과장급

    “조직이 작아 다른 큰 부처와 비교할 때도 있지만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 금융위원회의 한 과장의 말이다. 금융위원회 직원들은 그 어느 정부부처보다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조직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며 막강한 권한을 펼쳤던 금융정책국 출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때 금융정책국을 거친 관료들을 ‘금정라인’이라고 부르며 현재 금융위원회 조직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으로 금융정책국이 재정경제부에서 떨어져 나가 금융감독위원회와 합쳐져 현재의 금융위원회가 되면서 249명의 작은 조직으로 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낸다. 작아진 조직만큼 간부급 자리도 적기 때문에 엘리트 구성원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 반대로 조직이 작은 만큼 서로를 잘 알아 챙겨주는 돈독한 분위기도 공존한다. 윤창호 행정인사과장은 2012년 산업금융과장 시절 개인사업자에 대한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해 주목받았다. 이세훈 금융정책과장은 현재 금융위 정책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후 금융위가 추진했던 4대 태스크포스(TF)의 하나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맡았다. 과장들 가운데 막내급인 이동훈 금융시장분석과장은 대통령 공약인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일 처리가 능숙해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는 한편 회식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금융위 내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린다. 김정각 산업금융과장은 농림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 뿌리를 내린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금융위가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는 내용의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의 실무 담당자다. 권대영 은행과장은 금융위 내에서 추진력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도 1위’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고 난 다음 중소금융과장을 맡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끝내며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박정훈 보험과장은 처음으로 금융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게 재경부 보험제도과였고 이후 보험과장으로 돌아온 이력을 갖고 있다. 차분한 성격으로 현안이 많은 보험 업무를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요섭 전자금융과장은 외환위기때인 사무관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구조개혁기획단에서 제2금융권 구조조정 업무를 맡아 안정적으로 사태 마무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후배의 신망을 받고 있는 이윤수 중소금융과장은 열정적인 일 처리로 신용카드 관련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보험과장 시절 ‘저승사자’라고 불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과장은 보험과장 때 보험 정보 일원화 방안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자리를 옮긴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 이형주 서민금융과장은 현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국민행복기금 실무 담당자로서 성공리에 제도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신임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현 정부 금융 정책의 핵심인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윤영은 금융소비자과장은 2003년 재경부 보험제도과 사무관 시절 국정감사 대비 200여개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차질 없이 준비해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최준우 자본시장과장은 행정인사과장 시절이었던 2012년 금융위가 금융감독원 건물을 떠나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 입주하는 데 일조를 했다. 자본시장과장을 맡아 서태종 자본시장국장과 함께 현 정부가 창조경제 기반으로 꼽고 있는 코넥스 시장을 설계했다. 김진홍 자산운용과장은 열정적인 일 처리에 후배들을 잘 챙겨 금융위 후배들로부터 ‘열혈남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재경부나 금감위부터 공직을 시작한 다른 과장급들과 달리 과학기술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변제호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운용기획팀장은 이번에 첫 과장급 직책을 맡았다. 지난해 금융위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담당인 공자위 사무국장이 몇 달 동안 공석이었을 때 이를 대신해 민영화 방안을 준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윗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공무원 연금, 이대론 안된다] 공적연금 통합관리 독립기구 만들어야

    공무원연금 개혁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사학연금과 군인연금도 공무원연금의 기준에 따라 구조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은 1960년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제정됐고, 당시 공무원 인사 등을 맡고 있던 총무처(현재 안전행정부)가 관리했다. 1982년 행정자치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공무원연금공단이 설립되면서 공무원연금의 자산운용을 맡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4대 공적연금의 관리 부처는 모두 다른데, 군인연금은 국방부, 사학연금은 교육부,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등이다. 이에 따라 4대 공적연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정부 산하 연기금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급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할 수밖에 없는 주무 부처로부터 연금의 관리를 분리하자는 주장이다. 또 통합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려는 이유도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교육부에서 사학연금의 수급률을 높이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자칫 도덕적 해이나 비전문적 관리 등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독립적 기구를 통해 개혁안을 논의하고, 이후 연금을 통합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공적연금의 민영화 방안도 거론된다. 세계 3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은 1996년 민영화가 이뤄져 국가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사회적 파트너 간의 협상에 의해 운영된다. 민영화는 연금의 미래가 정치적으로 좌지우지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한편 연금 개혁을 위해 만들어질 ‘공무원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칭)’는 민간 전문가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이 ‘반쪽짜리’가 된 것은 당시 공무원 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이 개편 논의에 참여함으로써 결국 ‘중이 제 머리 못 깎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철도노조 지도부 13명, 경찰과 대치끝 자진출석

    철도노조 지도부 13명, 경찰과 대치끝 자진출석

    파업을 끝낸 이후 은신하던 전국철도노동조합 지도부가 14일 우여곡절 끝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노조 지도부는 당초 이날 오전 자진 출석할 계획이었지만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경찰과 충돌하면서 한때 출석을 보류하기도 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해, 국민 철도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 꼭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변함없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호송차에 올랐다. 같은 시간 종로구 조계사에 머물던 박태만 수석부위원장도 자진 출석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11명은 이날 오전 11시쯤 민주노총 건물 앞에 자진 출석을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지만 경찰이 체포하려 하자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병력을 철수하기 전에는 자진 출석을 보류하겠다”며 대치하던 노조 집행부는 민주당 설훈·은수미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등의 중재에 따라 의원들과 함께 민주노총 건물을 빠져나온 뒤 스스로 호송차에 타는 형식으로 경찰과 입장을 조율했다. 자진 출석을 한 지도부는 김 위원장과 박 수석부위원장, 최은철 대변인 등 13명이다. 여의도 민주당사에 은신하던 최 대변인은 앞서 민주노총 건물에서 벌어진 경찰과의 대치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용산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철도 파업 중단 이후 사측과 징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조계사, 민주당사 등에 몸을 숨겨 왔다. 지금까지 철도 파업과 관련해 노조 지도부 35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이날까지 모두 검거되거나 자진 출석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민주 “기초공천 폐지 약속 불이행 물타기용”

    14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야권에서는 국민 실망만 가중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현 민주당 원대변인은 황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 제안에 대해 “뜬금없이 입법화를 제안했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물타기, 꼼수를 부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각종 위원회 설치 방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회에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지방개혁을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경제혁신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민영화 추진 선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평했고,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로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는 경제 패러다임을 변화시킴으로써 가능한 사안이지 몇 가지 민원 해결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은 “민생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보다는 대통령이 던져준 숙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내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당내에 5개 위원회를 갑자기 설치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국가기관 대선 부정 의혹을 규명하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국민들의 분노에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다”며 “대통령에 이어 집권 여당마저 국정에 대한 무책임의 극치”라고 혹평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의료영리화가 민영화로 가는 우회로가 아니냐는 지적에 별 해명없이 공공의료체계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말만 반복한 것은 공허한 약속”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철도·의료 정부안 민영화라 할 수 없고 부동산 침체는 대응 못한 정치권 책임”

    강봉균(71) 전 재정경제부 장관(건전재정포럼 대표)이 직접 만년필로 빼곡히 적은 인터뷰 답변 자료가 탁상에 놓여 있었다. 몇 장을 넘겨 보다 ‘의료 민영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는 문구에 눈길이 멈췄다. 강 전 장관은 “민간병원이 중심인 우리나라에선 의료 민영화라는 용어부터 잘못”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몰리는 의료계가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외국인 환자를 빼앗기는 것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해선 10년 전부터 적극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털어놨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북은행 12층에 마련된 강 전 장관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두고 요즘 시끄럽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반기를 든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권력에 의해 잠정 수습됐다. 사실 철도는 항공·통신과 함께 공익성 사업이며, 다른 2개가 민영화된 상황에서 내부 경쟁 체제 도입에 불과한 사안으로 장기 파업을 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향후 공공기관에 대한 입장이 다른 여야가 합리적 대안을 도출할지 의문이다. 또 의료 민영화라고 하는데, 대형병원이 외국인을 데려다 치료한다고 동네병원이 무슨 손해를 보느냐. 의료 관광은 돈벌이가 되는 분야다. 태국이나 싱가포르는 (의료 관광으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인들을 잡아야 한다.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일부 공공기관은 노조의 힘이 지나치게 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노조가 경영진의 권위를 인정하지 못해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해 왔다. 낙하산 인사라는 정치적 인사권 남용으로 경영진이 오니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공기업 주요 보직이 전리품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 효율보다는 노조 가입자들의 신분 보장과 복지 확대가 우선시됐고 오늘날의 문제를 초래했다. →낙하산 근절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는 뜻인가. -공공기업 개혁은 공공기관장들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공기업 사장 인사권을 주무장관에게 넘겨 장관과 공공기관장이 공동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임명이나 해임 권한을 청와대가 행사하면 공공기관장들이 주무부처 장관의 말을 안 듣는다. 청와대가 고르면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지만, 장관이 공공기관장을 선임하면 전문가와 청와대의 감시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고르게 될 것으로 본다. →금융계도 낙하산으로 홍역을 치렀다. -금융혁신도 낙하산이 문제다. 금융권 인사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금융기관 수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하면 그 밑에 자리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금융혁신은 돈이 글로벌화하는 게 초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운용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진출한 국가에서 이들과 거래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474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해 3년 내에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자는 의미다. 사실 정부가 ‘비정상화의 정상화 작업’을 70%만 성공해도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이중 노동 구조 완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경제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는 이해가 상충되는 세력 간에 토론을 통해 양보를 얻어 내고, 이를 토대로 여야 정치권의 합의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관련 법률 개정과 경제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다. →올해 가장 큰 경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저성장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3% 성장했다. 청년 실업, 자영업 불황, 국가 부채 증가 등 모든 문제가 저성장에서 비롯된다. 현 정부의 주장대로 복지 공약도 중요하지만, 경제 활력을 살려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 공급, 투자 확대, 기술 진보 3가지 면에서 대비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확대하고 50대 은퇴자를 활용해야 한다. 대기업의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리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창조경제가 작동할 수 있게 벤처금융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 가운데서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에 치중하면 경제 활력이 약화되고, 시장경제에 치중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재벌 대기업에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는 규제를 해 성장을 억제하면 안 된다. 다만 자본력과 기술력이 우월한 재벌들이 협소한 내수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부당 행위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투자활동 규제를 줄여 나가고,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공권력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 국회가 첫 부자증세에 합의했다. -지난 연말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보니 35조원의 나랏빚이 늘어난다.(480조 3000억원→515조 2000억원). 지난해에는 세금이 적게 걷히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지출할 돈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9%로 보고 편성했다.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은 4~5% 성장할 때 가능한 규모다. 증세를 안 하겠다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고강도 세무 조사나 지하경제 양성화, 조세 감면 축소로는 한계가 있다. 복지정책 규모를 30% 정도 줄이고 70%의 재원은 증세로 마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해 빚만 늘리면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 →국회의 부자증세가 큰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것인가. -내년에 국가부채가 35조원이 늘어나는데 부자증세 효과는 1조원에도 못 미친다. 여야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에 불과하며, 경제적 효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법인세 최저한세율 상향 역시 기업의 국내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심각하다. -고용 악화, 자영업 불황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거의 10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아직도 ‘집값은 떨어질수록 좋다’는 사고에 빠져 있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우리나라 개인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주택과 부동산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 또 가계자산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면 가계부채나 내수 증가 등의 숙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집값도 하락하고 있는데, 다주택자를 부동산 투기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격 또한 3년 이상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밖에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할 길이 없다. →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면서 미국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중국과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것만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은 그간의 성장 위주 정책을 수정하면서 7% 중반도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이들은 결국 수출 상대들이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과) 3~4차례 만났다.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못 이룬 꿈이 민주당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민주당과 여당이 변하지 않는 한 안철수 신당은 없어지지 않는다. 일시적 거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나 국가 시스템에 대해 언제나 자문을 하겠다. 하지만 정계 은퇴를 한 상황이어서 현실 정치(전북지사 출마)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집에서도 싫어해 대답을 미루고 있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봉균 전 장관은 ▲전북 군산(71세) ▲군산사범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윌리엄스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6회,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16~18대 국회의원, 건전재정포럼 대표(현재)
  • [이슈&논쟁] 의료 민영화

    [이슈&논쟁] 의료 민영화

    박근혜 정부가 투자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규제 완화 정책이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번지면서 연초 정국을 강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병원의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과 원격진료, 법인약국 등에 반대하며 3월3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정부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이라고 반박하며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내 여론은 의료 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과 원격진료 등이 의료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찬성론과 오히려 병원을 영리화해 진료비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와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겸 대변인에게 한국 의료의 갈 길을 들어봤다. [贊] 신은규 동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그대로 유지… 투자 유치해 의료산업 활성화해야 최근 병원이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고, 약국 역시 주식회사 형태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의료 민영화를 부를 것이라며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고 맹장수술비가 1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각종 괴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단편적 사실과 정보의 왜곡이 난무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김대중 정부시절부터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일관되게 검토돼 온 규제개혁 관련 정책이 의료민영화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소통의 단절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정권을 초월해 줄기차게 이러한 정책이 검토되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때다. 정부 발표에 대한 반대논리를 세심하게 따져보자. 의료서비스 공급자 즉, 의료기관의 85% 이상은 사실상 설립주체가 민간이다. 이처럼 민간이 운영하는 기관에서 대부분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이미 현실적으로 의료는 민영화된 공급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시하는 의료서비스의 가격구조에 따르고 있는 상황이기에 설립과 운영주체가 민간이라도 사회보험체계 속에서 의료공급자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보험체계가 제시하는 공공성은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설립주체가 민간일지라도 국민건강권을 지탱하기 위해 헌법상 흔들리지 않는 가치다. 이와 관련해 의료기관들이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벗어나고자 제기한 헌법소원이 4차례나 진행됐고, 헌법재판소는 모든 사안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헌법에 부합하다는 판결을 내렸기에 민영화된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이라도 국민건강보험제도를 흔들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발표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산업은 주변의 다른 국가에서 1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보다 새로운 의료서비스의 다양성이 점차 요구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존의 비영리법인 형태의 병원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주식회사형 자회사를 세워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달라는 병원들의 오랜 요구사항을 일부분 제한된 형태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러한 주식회사를 통해 투자에 대한 출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의료법인들의 입장에서는 과감한 투자보다 보수적인 운영을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기회를 잃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핵심은 어떻게 하면 성장하고 있는 신산업에서 양질의 고용창출을 만들어내느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음이 분명하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외부 자본이 의료법인 병원의 자회사 지분 중 49%까지만 투자할 수 있어 1대 주주는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의사협회나 시민단체들의 주장처럼 민간 자본들이 유입되면 수익을 지향하는 특성상 진료보다 부대사업을 중시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더욱이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는 의료 민영화가 되면 의료비가 늘어나고, 의료법인의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자회사만을 주식회사 형태로 허용하고,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체계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이 상당히 왜곡된 것이다. 미국처럼 특정 건강보험상품 가입자만 진료하거나 자본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병원을 세우는 것은 여전히 허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대론자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장이 바뀌면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민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국민에게 건강보험료 인상을 대신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정책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反]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휴대전화 원격진료는 오진 가능성… 영리 자회사 설립 땐 편법 부대사업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보건의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표적으로 ‘의사-환자’ 간 휴대 전화 진료를 허용하는 원격의료법을 추진해야 하고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에 따라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법안을 입법예고 하는 한편, 의료법인으로 하여금 영리 자회사를 세워 각종 의료부대사업을 통해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내용의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원격의료라는 이름의 휴대 전화 진료는 오진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민의 건강권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정보기술(IT)이 아무리 발달해도 수치화하여 전달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고 실시하는 검사로 얻은) 생체정보는 혈압, 맥박, 체온, 호흡수, 심전도 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의료를 모르는 산업계와 경제부처 사람들은 이러한 생체정보만 전송하면 건강상태가 전달되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이 생체정보들은 사람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죽음의 문턱에 갈 때가 되어야만 변동이 온다.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의료로 인한 오진의 책임은 의사에게, 건강상의 위해는 환자에게 오롯이 돌아간다. 소화제 하나를 개발하는 데도 10년의 기간과 1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이유는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다. 하물며 전 국민의 건강이 달려 있는 휴대 전화 진료를 단 한 번의 시범사업도 하지 않은 채 굳이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신형 자동차를 잘 만드려고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겨 리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대충 만들고 리콜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과 같다. 국민 생명권과 직결되는 보건의료분야에서 이러한 식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이 아닌 투자확대와 효용을 위해 추진되는 원격의료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또한 정부가 발표한 투자활성화대책은 병원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국민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법인의 투자와 배당이 가능한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부대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는 왜 문제가 초래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임시적인 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동안 제기된 영리의료법인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지금도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치료원가의 75%만 지급함으로써 진료만으로는 의료기관에서 정상적인 이윤창출이 어려우니 부족한 치료비를 의사가 환자로부터 추가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는 이러한 왜곡된 건강보험제도는 그대로 방치하고 수익창출을 위한 편법을 확대하란 뜻이다. 즉 학교 선생님이 급여가 부족해 학습지, 교복을 팔아야 한다면 학생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듯, 의사도 정상적인 진료로 수익을 보전하지 못하면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항목으로 수익 창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고 영리병원을 강행하는 것은 투자활성화가 아니라 편법활성화이다. 보건의료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원격의료, 영리병원 허용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두고 정부와 기업인들은 ‘밥그릇싸움’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의료산업은 산업이기에 앞서 의료다. 따라서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기 이전에 먼저 의료를 하는 의사들에 의해 충분한 기간 동안 의학적 타당성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것을 지적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의사들은 의료 전문가다. 전문가를 배제한 채 비전문가들이 만드는 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필수적인 의료체계의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 [이슈&논쟁] 의료 민영화

    [이슈&논쟁] 의료 민영화

    박근혜 정부가 투자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규제 완화 정책이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번지면서 연초 정국을 강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병원의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과 원격진료, 법인약국 등에 반대하며 3월3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정부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이라고 반박하며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내 여론은 의료 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과 원격진료 등이 의료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찬성론과 오히려 병원을 영리화해 진료비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와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겸 대변인에게 한국 의료의 갈 길을 들어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그대로 유지… 투자 유치해 의료산업 활성화해야 신은규 동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최근 병원이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고, 약국 역시 주식회사 형태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의료 민영화를 부를 것이라며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고 맹장수술비가 1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각종 괴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단편적 사실과 정보의 왜곡이 난무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김대중 정부시절부터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일관되게 검토돼 온 규제개혁 관련 정책이 의료민영화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소통의 단절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정권을 초월해 줄기차게 이러한 정책이 검토되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때다. 정부 발표에 대한 반대논리를 세심하게 따져보자. 의료서비스 공급자 즉, 의료기관의 85% 이상은 사실상 설립주체가 민간이다. 이처럼 민간이 운영하는 기관에서 대부분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이미 현실적으로 의료는 민영화된 공급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시하는 의료서비스의 가격구조에 따르고 있는 상황이기에 설립과 운영주체가 민간이라도 사회보험체계 속에서 의료공급자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보험체계가 제시하는 공공성은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설립주체가 민간일지라도 국민건강권을 지탱하기 위해 헌법상 흔들리지 않는 가치다. 이와 관련해 의료기관들이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벗어나고자 제기한 헌법소원이 4차례나 진행됐고, 헌법재판소는 모든 사안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헌법에 부합하다는 판결을 내렸기에 민영화된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이라도 국민건강보험제도를 흔들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발표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산업은 주변의 다른 국가에서 1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보다 새로운 의료서비스의 다양성이 점차 요구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존의 비영리법인 형태의 병원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주식회사형 자회사를 세워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달라는 병원들의 오랜 요구사항을 일부분 제한된 형태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러한 주식회사를 통해 투자에 대한 출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의료법인들의 입장에서는 과감한 투자보다 보수적인 운영을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기회를 잃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핵심은 어떻게 하면 성장하고 있는 신산업에서 양질의 고용창출을 만들어내느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음이 분명하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외부 자본이 의료법인 병원의 자회사 지분 중 49%까지만 투자할 수 있어 1대 주주는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의사협회나 시민단체들의 주장처럼 민간 자본들이 유입되면 수익을 지향하는 특성상 진료보다 부대사업을 중시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더욱이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는 의료 민영화가 되면 의료비가 늘어나고, 의료법인의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자회사만을 주식회사 형태로 허용한다는 주장 등이 나돌고 있다. 미국처럼 특정 건강보험상품 가입자만 진료하거나 자본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병원을 세우는 것은 여전히 허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대론자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장이 바뀌면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민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국민에게 건강보험료 인상을 대신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정책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 <反> 휴대전화 원격진료는 오진 가능성… 영리 자회사 설립 땐 편법 부대사업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보건의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표적으로 ‘의사-환자’ 간 휴대 전화 진료를 허용하는 원격의료법을 추진해야 하고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에 따라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법안을 입법예고 하는 한편, 의료법인으로 하여금 영리 자회사를 세워 각종 의료부대사업을 통해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내용의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원격의료라는 이름의 휴대 전화 진료는 오진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민의 건강권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정보기술(IT)이 아무리 발달해도 수치화하여 전달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고 실시하는 검사로 얻은) 생체정보는 혈압, 맥박, 체온, 호흡수, 심전도 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의료를 모르는 산업계와 경제부처 사람들은 이러한 생체정보만 전송하면 건강상태가 전달되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이 생체정보들은 사람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죽음의 문턱에 갈 때가 되어야만 변동이 온다.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의료로 인한 오진의 책임은 의사에게, 건강상의 위해는 환자에게 오롯이 돌아간다. 소화제 하나를 개발하는 데도 10년의 기간과 1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이유는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다. 하물며 전 국민의 건강이 달려 있는 휴대 전화 진료를 단 한 번의 시범사업도 하지 않은 채 굳이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신형 자동차를 잘 만드려고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겨 리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대충 만들고 리콜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과 같다. 국민 생명권과 직결되는 보건의료분야에서 이러한 식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이 아닌 투자확대와 효용을 위해 추진되는 원격의료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또한 정부가 발표한 투자활성화대책은 병원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국민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법인의 투자와 배당이 가능한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부대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는 왜 문제가 초래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임시적인 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동안 제기된 영리의료법인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지금도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치료원가의 75%만 지급함으로써 진료만으로는 의료기관에서 정상적인 이윤창출이 어려우니 부족한 치료비를 의사가 환자로부터 추가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는 이러한 왜곡된 건강보험제도는 그대로 방치하고 수익창출을 위한 편법을 확대하란 뜻이다. 즉 학교 선생님이 급여가 부족해 학습지, 교복을 팔아야 한다면 학생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듯, 의사도 정상적인 진료로 수익을 보전하지 못하면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항목으로 수익 창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고 영리병원을 강행하는 것은 투자활성화가 아니라 편법활성화이다. 보건의료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원격의료, 영리병원 허용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두고 정부와 기업인들은 ‘밥그릇싸움’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의료산업은 산업이기에 앞서 의료다. 따라서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기 이전에 먼저 의료를 하는 의사들에 의해 충분한 기간 동안 의학적 타당성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것을 지적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의사들은 의료 전문가다. 전문가를 배제한 채 비전문가들이 만드는 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필수적인 의료체계의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 與 “원격진료 등은 민영화·영리화 수순 아니다”

    새누리당이 13일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은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지, 민영화나 영리화 수순이 아니라고 적극 반박했다. 오는 3월 예정된 의료계 총파업 등의 의료 민영화 논란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막을 치는 동시에 대국민 여론전에서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영리화 주장을 ‘근거 없는 괴담’으로 일축하고 “의료 분야는 결코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과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대한의사협회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언어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면 안 된다”면서 의협의 총파업 결의에 대해서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의료 민영화, 영리화 주장 등은 모두 정치적 프레임이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원격진료나 자법인 허용은 규제 완화이기도 하고 시장의 변화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종범 정책위 부의장은 “민영화, 영리화 주장은 선동”이라면서 “의료기관의 공공성은 건강보험제도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차원에서 항상 보장되고 있다”고 반론을 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與 “철도·의료 등 무책임한 여론몰이” 安 “입장 비슷… 새 정치에 화답했다”

    새누리당은 13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각종 현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공공부문 개혁과 관련해 “김 대표가 막겠다고 밝힌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는 정부가 사실이 아님을 수차례 강조한 사안”이라면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여론몰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개혁특위가 활동하고 있고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자는 것을 기본 취지로,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합의안 도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북한인권민생법’ 제정 방침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은 김 대표의 회견에 대해 “야당 대표의 고뇌가 담긴 기자회견”이라면서 “정치 개혁에 관한 의지를 밝힌 것은 그동안 새정치추진위원회가 밝혀 온 새 정치에 대해 화답한 것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김 대표의 특검 요구, 정당공천제 폐지, 철도 민영화, 의료 영리화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이 같다고 밝히며 높이 평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安에 밀리지 않겠다”… 지방선거 풀베팅

    “安에 밀리지 않겠다”… 지방선거 풀베팅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6·4 지방선거 승리’로 요약된다. 지난 총·대선의 연패에 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제2의 창당’에 준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당의 체질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지방선거와 야권의 재편 과정에서 현실적인 위협 요인으로 다가온 ‘안철수 신당’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 대표는 ‘국민 명령에 순종하는 변화’를 강조하며 ‘최적·최강의 인물론’으로 지방선거에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한 호남을 포함해 전 지역에서 ‘물갈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김관영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달 중 당 조직 전체를 지방선거를 위한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당 차원의 혁신운동에 착수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분파주의와 소모적 비방·막말 추방 등을 국민 신뢰 회복과 고품격·고효율 정치를 위한 대표적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당 혁신 과정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리더십 논란을 극복하고 당 장악력을 높여 확고한 구심점을 확보하겠다는 복안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 대비해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려면 계파로 분류된 인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전제돼야 하며 당을 어렵게 하는 개별 일탈 행동에 대한 엄중한 경고, 윤리규정 강화 등 지도부의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민생 우선 ▲소통 ▲실사구시 등 3대 가치를 ‘민주당이 가야 할 길’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이념 편향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좌우의 극단을 경계해 ‘상생의 정치’ ‘타협·대안의 정치’를 모색하는 새로운 제1야당의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도 중간·중도층 흡수를 통한 외연 확대 경쟁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며 교육, 주택, 의료에 대한 정책 지원 강화와 무상보육 및 무상급식,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생 반값 등록금의 실현을 약속했다. 하지만 기존에 언급했던 민생 정책 외에 새로운 정책 제시는 없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했던 기존 이슈들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관련 특검에 대해 “특검은 반드시 관철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에 대해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규정하며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공기업 특성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라”

    “공기업 특성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라”

    “솔직히 대한민국에 부채 없는 기업이 어딨습니까? 더구나 민간기업이 꺼려하는, 소위 돈 안 되는 사업들도 떠맡는데…. 공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시간 내 부채 감축만 재촉하면 공기업들이 당장 돈 되는 사업들만 내다 팔게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거죠.” 정부의 고강도 공기업 개혁 방침에 공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공기업 사장은 13일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 등으로 인한 과도한 부채는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공기업 대표들에게 충분한 자율권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일률적으로 부채 감축만 채찍질한다면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고 형식적인 조직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겠지만 이런 식의 개혁은 1~2년만 지나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극약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면 정부의 공기업 개혁은 일회성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공기업 사장들과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태생상 당장 돈 안 되는 사업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점, 정교하게 예측돼야 할 사업들에도 정치적 입김과 여론의 눈치가 작용한다는 점 등 공기업 각각의 특성과 사업 내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낙하산 인사 철폐→ 공기업 자율성 회복→ 시장경쟁체제 노출 등 단계적 개혁을 밟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 공기업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공기업에 경영자율권을 먼저 주고 경영 성과를 사후에 평가해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입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경영자율권이 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공기관마다 특성이 있는데도 획일적인 지침과 잣대로 과다한 사전 통제를 받고 있다는 호소였다. 공기업 자율성 실종에는 인사에서부터 작용하는 정부 입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업 방만 경영의 원인을 여기에서 찾는 전문가들도 많다. C 공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주문하면서 일부 공기업 사장에 정치인 등의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게 아이러니하다”면서 “정부가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공기업 사장, 감사들의 인사 시스템을 개혁해야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공기업의 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치된 운영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게 돼 있는데 당연직 공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위원들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 관료-공기업 최고경영자(CEO)-노조로 구성된 ‘철의 삼각지대’를 깨뜨리지 못하는 한 공기업 경영 평가 등 내부적 장치에 의한 개혁은 전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도 “입법부와 사법부의 추천을 통해 독립적인 운영위원이 임명될 수 있도록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경쟁체제에 대한 고민도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체제로의 노출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공기업은 정부가 지배적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파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민간에 비해 적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연구위원은 “외부 충격의 대표적 방안은 민영화겠지만 민영화에 대한 반발이 너무 큰 상황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개별 공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시장경쟁체제에 노출시키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기업 각각의 특성에 따라 자체 시스템으로 일부 효율화를 추구하는 방안도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6개 발전 자회사가 있어 자연스럽게 경쟁이 이뤄진다. A 공기업 사장은 “결국 민영화 논의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공기업은 민간이 할 수 없는 사업을 하는 특성도 있기 때문에 (민영화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의협 9만여명 중 과반수 동의해야… ‘의료대란’ 가능성 적어

    2000년 의료체계의 혁명과도 같았던 의약분업은 사상 초유의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를 불렀다. 전국 2만여개의 병·의원 중 70% 이상이 문을 닫았고 의대 교수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형병원 진료마저 마비됐다. 당시 가운을 벗고 거리로 나섰던 의사들이 원격진료,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 등 정부의 의료규제 완화 정책에 반발하며 또다시 총파업의 갈림길에 섰다. 즉시 진료 거부에 나서는 대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오는 3월 3일 조건부 총파업을 결의했지만, 파업 예정일까지 한 달 보름여 동안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14년 만에 의사들의 집단 휴·폐업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당장 이번 주 열리는 국무회의가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국무회의에서 휴대전화 등을 통해 의사가 환자를 원격 진료하는 원격의료법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3월 3일 이전이라도 반나절 휴진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되 입법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의사협회 측에서 원격 의료로 인한 오진 문제 등을 제기한다면 검토할 여지는 있겠지만, 정부 내 입법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의견 수렴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원격의료법이 의결된다면 의료계를 자극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병원이 자회사를 만들어 의료관광 등 부대사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놓고도 양측 간 견해가 크게 엇갈린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을 수정 또는 철회한다면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 차관은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를 일부 넓힌다고 해서 의료의 공공성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왜곡해 파업을 거론하고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들은 자회사 설립 허용이 결국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의료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다. 실제 파업을 하려면 모바일이나 우편을 통해 의협 전체 회원 9만 5000여명의 의사를 물어 적어도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협 차원에서 파업이 결정되더라도 의료계 내 의견이 다양하고 종합병원 참여율이 낮아 대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의료계, 3월 3일 조건부 총파업 결의

    의료계, 3월 3일 조건부 총파업 결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료규제 완화 정책에 반발하며 오는 3월 3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의협은 11~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지역대표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밤샘 토론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정부의 입장 변화에 따라 총파업이 유보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총파업 강행에서 ‘조건부 총파업’으로 수위를 낮췄다. 의료계 내에서도 병원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영리사업을 ‘의료 민영화’로 보는 데 대한 반대 의견이 존재하는 데다 실제 파업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의협 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출정식에서 “정부에 엄중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기한을 두고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을 시에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총파업 유보 조건으로 ▲원격의료 도입법(의료법 일부개정안) 14일 국무회의 상정 중단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이 포함된 투자활성화 대책 부분 수정 또는 철회를 요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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