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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에 해외학자 성명서까지…세월호 참사 학계 비판 잇따라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에 해외학자 성명서까지…세월호 참사 학계 비판 잇따라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해외학자 성명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대한 학계의 비판이 잇따랐다. 연세대학교 교수 131명(외국인 교수 15명 포함)은 스승의 날 하루 전날인 14일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겸허히 반성하고 참회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이라며 “세월호 침몰 원인과 대처,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와 함께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준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와 관련해서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리는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한다”며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외 학자들도 성명서를 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남태현 미국 샐리스버리 대학 교수 등 5명의 학자들은 13일(현지시각)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경종: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번 성명에는 교수 577명과 박사후 연구원 163명, 독립적 학자 334명 등이 참가했다. 특히 노마 필드 시카고대 교수, 낸시 에이블먼 일리노이대 교수 등 외국인 교수 130여명도 성명서에 서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특정 사안에 대해 1000명이 넘는 외국 학자들이 서명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비도덕적인 선장과 선원들의 일탈적 행위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 무능력과 부패에서 비롯된 미비한 구조 노력의 결과”라며 “사회 총체적인 비리와 부실이 신속하게 개혁되지 않는 한 이런 비극은 앞으로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적시했다. 첫째, 생존자·희생자와 이들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했다. 둘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가장 기본적 의무임을 인식하고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특히, 관련 관료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데 실패한 청와대와 대통령도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독립적인 특검 및 특별법 도입을 요구했다. 넷째, 무분별한 공적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철폐하고, 사람의 생명과 안전, 삶의 질을 기업 이익과 정부 편의 위에 놓으며,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섯째,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위한 일체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人災 막으려면 회사에 형사책임 물어야”

    “人災 막으려면 회사에 형사책임 물어야”

    일본에서는 2005년 4월 25일 효고현에서 발생한 JR후쿠치야마선 열차 탈선 사고로 기관사를 포함해 107명이 숨지고 56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9주년인 올해 유족들은 개인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현행 형법을 개정, 대형 인명사고를 일으킨 거대 기업에도 형사책임을 묻도록 하는 ‘조직벌’(組織罰)을 도입해야 한다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일 발족한 ‘조직벌을 생각하는 공부 모임’의 발기인 후지사키 미쓰코(74)는 “되풀이되는 인재를 막으려면 반드시 해당 기업과 감독관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사카시에 거주하는 그를 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을 듣고 어떤 심정이었나. -나는 열차 사고 당시 딸(당시 40세)의 시신이 사고 차량에서 나올 때까지 3일간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9년 전이지만 어제 일처럼 잊을 수가 없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사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긴 나날을 내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마냥 기다렸다. 그분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내 일처럼 마음이 아프다. 기회가 된다면 교류를 갖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운동을 함께 하고 싶다. (JR후쿠치야마선 열차 탈선 사고의 유가족들은 2009년부터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과 교류하고 있다.) 선장 등 운항과 직접 관계된 사람들의 죄는 당연히 물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해당 기업과 감독관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에서, 또 학생들의 희생이 많다는 점에서 JR후쿠치야마선 열차 탈선 사고와 세월호 침몰 사고는 공통점이 많다. →‘조직벌을 생각하는 공부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열차 사고의 책임을 물어 야마자키 마사오 전 JR서일본 사장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2012년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유족들은 민영화 과정에서 영리를 우선시하고 안전을 경시했다며 야마자키 사장뿐 아니라 역대 3명의 사장을 강제기소(검찰이 불기소한 사건에 대해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 심사회’가 다시 기소를 의결할 경우 강제로 기소되는 제도. 일본은 2009년에 도입했고 한국에는 없는 제도다.)했지만 고베 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무죄를 선고했다. 사망 107명, 부상 562명의 대형 사고인데도 기관사가 사망했기 때문에 아무도 처벌하지 못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사고가 일어나도 직접 관련된 직원만 처벌받을 뿐 회사와 간부의 책임을 물은 적은 없기 때문에 동일한 형태의 사고가 반복돼 왔다고 생각한다. 두 번의 패소 판결 이후 유족들 사이에서 유럽이나 미국처럼 법인 처벌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벌일 계획인가. -오는 24일에 두 번째 공부 모임을 갖는다. 어떤 운동을 해나가면 좋을지 앞으로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조직을 확대하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과제로 삼고 있다. ‘조직벌’ 추진과 관련해 유족들에게 법률적인 조언을 하고 있는 가와사키 도모미 도시샤대 법학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1987년 도버해협에서 일어난 페리 침몰 사고(승객·승무원 192명 사망)를 계기로 좀 더 효과적인 법인 처벌의 방식을 논의했고 그 결과 2007년 기업 고의살인과 살인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영국, 미국, 호주, 프랑스 등에서는 법인의 처벌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 처벌과 경영자의 형사적 처벌은 양자 택일이 아니라 책임주의(책임이 없으면 형벌도 없다는 근대 형법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물어야 한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사회적 역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이윤 챙기기에 몰두한 청해진해운의 행태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장인 유승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신계륜 의원은 지난 2일 한목소리로 “여야가 6·4 지방선거에서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취지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통 공약을 추진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특별대담에서 두 사람은 여야 공동 입법을 통한 사회적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왜 지금 사회적 경제인가. 신계륜(이하 신) 새누리당에서 사회적 경제특별위를 만든 것이 의미 있다. 중앙정부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논의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당이 필요에 의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유승민(이하 유) 사회적 경제의 필요성은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양당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협동조합법 등이 생겨서 나타난 측면도 있지만 공감했기 때문이다.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사회적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여당이 공명하고 같이 움직여야 국회에서 결실을 맺겠다는 생각이 있다. (새누리당 측) 사회적 경제기본법 당론 발의가 쉽지 않아 우선 64명의 서명을 받아서 했다. 6월 국회는 어려워도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가 추진 중인 법안들을 종합해 (공동) 입법화를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경제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유 성공해야 한다고 본다. 성공하면 기여할 부분이 많다. 지금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진화, 진보라는 분명한 확신이 들었다. 지속 가능하고 성공해야 한다. 잘되기까지 과정은 힘들 것이다. 신 여야가 서로 토론회를 하면 네거티브 토론회가 많다. 포지티브가 없다. 사회적 경제는 양당이 협력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주제다. 정당 사상 초유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주제다. 매우 의미가 크다. 사회적 경제가 등장하면서 시장경제가 더 건강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고쳐 나가자고 말할 수 있는 견제 기능이 될 수 있다. 유 우리가 1997년, 2008년 두 번 금융위기를 겪을 때 양극화가 훨씬 심해졌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문제, 세월호 생명 안전의 문제, 사회적 가치 같은 것들이 굉장히 무너졌다. 양극화 대응 방법이 복지 재정을 늘리는 것 외에는 없었다. 사회적 경제가 공동체 안에서 연대와 신뢰 등의 싹을 틔우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에게도 향약,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 전통이 있었는데 최근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신 사회적 경제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토착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도 내부에 (사회적 경제 토양이나 전통이) 있는데 그것을 포착해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면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협조하는 부분이 있나. 신 사회적 경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우리 둘이 처음이다.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려는 것이라 목표가 대부분 일치한다. 사회경제기본법은 역사적 발걸음이 될 거다. 보완하고 협력해 완성품을 만들 것이다. 공동 행사도 많이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의 보완인가. 유 사회적 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대체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기능은 대체도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영역, 시장의 영역하고 이 영역은 차이가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경제를) 돕겠다면 연결해 주고 촉진해 주고 하는 것은 정부나 제도의 역할이다.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많다. 민간 기업들이 기여를 하고 싶다면 당연히 받아 주고, 세제 혜택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신 기업의 노동조합이 사회적 기업을 만든 것은 있긴 한데 미미하다. 노조 분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에 수천개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는데. 문제는 없나. 유 협동조합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다양한 분야에서 생기고 있다. 수가 많아지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닐 테고 실패도 나올 것이다. 통계적으로 연연할 필요는 없다. 성공 확률을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 성공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 지원금만 챙기려는 사람들을 잘 식별하면서 장기적으로 보고 소수라도 성공하면 좋겠다. 사회라는 단어가 들어가 사회주의를 연상시킨다며 찜찜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신 아직 태동기다.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다. 바른 원칙을 제시하면 대로가 열릴 것이다. 어려움을 고쳐 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정부, 정치권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신 지원은 간접지원이 좋다. 정치권에서 나설 수 있는 문제들은 많다. 유 정부지원금 한 푼 없이도 원리에 충실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돈도 벌고, 분배하고, 재투자하면 된다. (일례로 생협이 성장기에 접어들 때) 제도적 장벽이 많아 소송을 하는 일이 있는데 정부가 빨리 방향을 잡아 줘야 한다. →지원금이 잘 쓰이는지 감시할 수 있는 체계는. 유 투명성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신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임금을 일정 기간 지원하는 정도다. 부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사회적 경제 공통 공약 개발하나. 유 각 지역에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 지방이 (사회적 경제가) 더 필요하다. 새누리당도 사회적 경제 공약을 할 필요가 있다. 여야 간에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으면 같이 약속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선거이니까 공통으로 약속할 수 있으면 의미가 있다. 신 전국 사회적 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가 있는데 처음으로 하는 거다. 지금까지 여야가 공통 공약으로 하는 게 거의 없었다. 낮은 수준으로 해도 매우 의미 있다. 공통 공약을 내는 것은 좋지만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경제기본법도 정략적으로 가지 않는 게 좋겠다. 우리 둘이서는 할 수 있겠지만 큰 정쟁 때문에 정책을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 공약을 표절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기초의회 폐지 약속 등 비슷한 공약도 많았다. 여야가 같이하겠다는 것은 없었다. →농협, 축협 등 기존 협동조합과의 차이는. 유 8개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 같은 것은 (2012년의)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제외가 됐다. 운영 원리나 정체성이 너무 다른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갈등이 있기 때문에 제외됐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사회적 경제기본법에는 다 집어넣었다. 사회적 경제기본법에 오래된 협동조합들을 넣어 내부 개혁 같은 것들을 희망해 보자는 생각도 있다. 당장 혼선은 없지만 거부감은 있을 것이다. 신 새누리당이 기존 협동조합을 넣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농협 등 관계된 분들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 속에서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가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의사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사회적 경제의 강점은. 신 사회적 경제라고 말한 공공부문이 중간자 역할로서 시도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공공기업을 민영화시키는 데 사회적 경제를 넣어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유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문제가 있으니까 나온 것이다. 제3의 길, 제3 섹터, 사회적 경제라는 것이 성공만 할 수 있다면 기업들도 정신을 차릴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때 충분히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 사회적 경제의 모든 원리는 아니더라도 일부만이라도 (공기업 민영화에) 적용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생각 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양당 분위기는. 유 새누리당은 뜨악해하거나 저게 뭐지 하는 기류가 있지만 점점 관심도 생기고 있다. 동료 의원들이 뭔지만 알게 되면 대부분 찬성해 줄 것이라고 본다. 신 새정치연합 소속 전체 의원들이 온당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보편화된 개념이라기보다는 선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 아직 사회적으로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장에서 협동조합이나 자활센터가 생겨나는 것을 보고 알게 되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고 있다. 진행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란 자본보다 사람 우위… 부의 분배를 중시 협동조합·공제조합·자활기업이 대표적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는 자본보다 사람을 우위에 두는 경제개념으로 인식된다. 자본시장경제의 대체가 아닌 보완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SK 등 대기업들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는 협동조합, 공제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비자생협, 사회적 기업 등이 있다. 최근엔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로 사회적 경제가 조명받는다. 사회적 경제는 그러나 한계와 과제도 많다. 만능열쇠가 아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정립해 가는 것도 과제다.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샤를 뒤느와이에가 1830년 발표한 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학에서 사회적 경제는 노동계급의 상태 및 노동계급과 타계급의 관계에 대한 연구라고 정의된다. 경제학자 왈라스는 사회적 경제를 사회정의와 부의 분배에 대한 학문으로 정의했다. 호혜와 나눔 정신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은 근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근대적 형태를 갖춘 사회적 경제 조직은 19세기에야 정립됐다. 우리나라도 향약과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의 전통이 오래됐지만 일제 식민지를 거치며 거의 없어졌다가 최근 들어 착한 경제 차원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참여주체들에게 협동과 연대, 자립 의지가 요구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세월호 애도’ 차분한 노동절

    ‘세월호 애도’ 차분한 노동절

    근로자의 날인 1일 민주노총이 개최한 세계노동절 서울대회는 세월호 추모대회를 방불케 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역에서 집회를 가진 뒤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주최 측 추산 1만여명, 경찰 추산 6000여명이 참가한 집회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라는 제목의 추모 시낭송이 이어졌다. 다른 14개 시도에서 동시에 치러진 대회 참가자를 합치면 5만여명이라고 민노총은 추산했다. 한국노총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의미로 올해 집회 형식의 노동절 대회를 취소했다. 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세월호 구조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재난시스템 붕괴를 지적했고, 의료 등 각종 민영화 시도에 대한 정부 방침을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안전 후진국’의 면모를 비난하며 지난해 산업재해자가 9만 2000명이고, 사망자 수가 1929명에 달하는 실정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극단적 반성을 통해 집단의 힘으로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미안하고 좌절하고 슬퍼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권력과 자본에 의해 사람들이 죽지 않을 세상을 위해 끝까지 분노하고 행동하자”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고 쓴 현수막과 함께 행진하는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침몰의 최종 책임을 지우며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나왔다. 행진 이후 대부분은 해산했고, 민노총 지도부는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분향했다. 한편 이날 종로에서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와 알바연대 등이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노동절대회가 끝난 뒤 서울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장애인등급제한 폐지를 요구했다. 민노총 안산지부의 300여명은 ‘미안하다’, ‘아이들을 살려내라’라고 쓴 피켓을 들고 3보 1배를 하며 1㎞를 행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우리금융 민영화 속도낼 듯

    우리금융지주 계열 지방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6500억원대의 세금을 면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 경남·광주은행의 분할매각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22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조특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23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조특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당초 지난 3월 두 지방은행을 매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 2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트위터 논란으로 기재위가 파행을 겪으며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다. 조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경남·광주은행의 우리금융 분할기일을 기점으로 매각에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인수협상대상자인 BS금융과 JB금융은 지난달 각 지방은행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르면 다음 달 말까지 우리금융과 BS금융·JB금융 간 본계약이 체결되면 BS금융과 JB금융은 금융위원회에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받고 오는 9~10월쯤 인수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기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가 남긴 했지만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조세소위를 통과하면서 큰 산을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돌파구 밖에서 찾자”… 우리금융,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돌파구 밖에서 찾자”… 우리금융,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6월까지 인도네시아 현지 자회사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 현지 은행인 사우다라은행을 합병하기로 했다. 그룹 민영화 일정이 지연되면서 두 은행의 합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으나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20일 “당장 민영화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와 별개로 새 성장동력 확보는 조금도 소홀히 하거나 멈출 수 없는 과제”라면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해외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다른 그룹보다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 순익이 그룹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나 된다. 해외시장 공략은 국내 금융권의 공통된 화두다. 하지만 실적은 아직 초라하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은 33개국 148개 해외영업점(지점 62개, 법인 41개, 사무소 45개)을 운영 중이다. 이들 현지점포가 지난해 상반기에 올린 순익은 2억 827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억 3060만 달러)보다 14.5% 감소했다.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총자산과 총수익 등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을 평균해 산출)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4.8%다. HSBC(2012년 말 기준 64.7%), 씨티(43.7%), 미쓰비시UFJ(28.7%) 등 주요 선진 은행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012년 지분 33%를 인수한 사우다라은행만 해도 인도네시아 전역에 110여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7억 2700만 달러다. 개인고객 중심이어서 기업고객 중심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 합쳐지면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1992년 설립된 인도네시아우리은행의 총자산은 6억 3300만 달러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총자산 13억 달러가 넘는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주식 매매에 대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승인이 늦어져 애를 태웠으나 올해 초 최종 승인이 나면서 합병 절차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정부·기업·개인 등 모든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17개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 영업망도 64개에서 180여개로 껑충 불어난다. 신한은행(68개)을 제치고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거느리게 되는 것이다. 이 회장이 사우다라은행과의 합병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인도네시아 전역을 상대하는 합병은행의 탄생은 국내 은행의 ‘해외 영토전’ 판세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등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동남아 현지은행을 인수해 합병한다는 것은 관련국 공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사우다라은행 인수합병(M&A)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 공략대상을 넓혀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액 대출이나 할부금융과 같은 비은행업으로 먼저 시작한 뒤 은행으로 전환하는 등 진출 전략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최상학 인도네시아우리은행장(법인장)은 “동남아 국가는 은행업이 아직 성숙돼 있지 않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우리은행이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도 현지 은행들은 취급하지 않던 ‘적금’을 선보인 덕분”이라고 전했다. 최 은행장은 “발달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선진 금융서비스와 현지 수요를 결합시키면 (동남아 진출 시 은행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우리은행이 ‘당일 달러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자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들과 해외 유학생을 둔 부모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현지에서 달러 송금은 최소 하루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한국 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직불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2년 4월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끌어내고 있다. 설립 첫해에 총자산 5000만 달러, 영업수익 250만 달러에 불과했던 첸나이지점은 지난해 말 총자산 1억여 달러, 영업수익 400만 달러로 1년 새 두 배 성장했다. 여세를 몰아 뉴델리와 뭄바이 등 인도 전역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베트남 지점(하노이·호찌민)의 법인 전환 작업도 올해 안에 끝낼 작정이다. 국내 은행 가운데 맨 먼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깃발’을 꽂은 곳도 우리은행이다. 2011년 9월 브라질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도 넘보고 있다. 중동은 이미 두바이 지점 개설 작업에 착수했다. 아프리카는 SC·씨티 등 먼저 진출한 선진 은행과 손잡고 ‘코리아 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임기 안에 중국에서 동남아를 거쳐 중동, 아프리카, 남미로 이어지는 ‘글로벌 벨트’ 밑그림을 완성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포부다. 이 회장은 “2016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 은행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달성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에는 해외영업망 300개 구축이 목표다. 해외 자산과 수익 비중을 지금의 5%에서 15%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낸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전략 시사점’ 보고서에서 “해외 진출의 성패를 가늠 짓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이라면서 “왜 그 나라에 진출하려고 하는지, 어떤 형태로 어느 수준까지 도달하려 하는지 등에 대한 CEO의 목표가 뚜렷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경기 7곳 복지 인프라 확대 고득점… 강원·전남 SA등급 ‘0’

    경기 7곳 복지 인프라 확대 고득점… 강원·전남 SA등급 ‘0’

    민선 5기 전국 시·군 공약이행 평가에서 경기 지역은 29개 기초지자체 중 7곳이 최고등급인 SA를 받았다. 충북 지역은 청주시·옥천군, 충남 지역은 아산시, 전북 지역은 완주·순창군, 경북 지역은 안동시, 경남 지역은 합천군이 공약 이행도 수준이 높았다. 강원과 전남 지역은 SA 등급을 받은 곳이 한 군데도 없어 대조를 이뤘다. 공약 이행도가 낮은 지역들은 보여주기식 공약, 개발 공약을 무리하게 제시했던 것이 평가 등급을 낮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경기 지역 29개 기초지자체 중 SA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성남·안산·오산·시흥·파주·이천시, 양평군 등이다. 오산시에서 추진한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시간연장형 보육시설 확대, 양평군에서 추진한 유비쿼터스 공공의료체계 구축 등이 공약 이행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175개 공약 중 182개 공약은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원도봉산 수락산 케이블카 조성(의정부시), 상패동 지원도시 추진(동두천시), 광주·성남·하남 3개 도시 통합추진(광주시) 등이 보류됐고, 선진국형 차없는 복지 광장 운영, 관광단지 등 남한강 3개보 주변 개발(여주시) 등은 폐기됐다. 충북 지역은 12개 기초지자체 중 청주시, 옥천군이 SA 등급으로 평가됐다. 진천군이 추진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노인 전문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참여 확대 등이 눈에 띄는 공약으로 꼽혔다. 661개 공약 중 44개 공약은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신재생에너지산업 박람회 개최(음성군), 풍력발전소 건립(단양군) 등이 보류됐다. 충남 지역은 15개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아산시가 SA 등급을 받았고, 찾아가는 방과후 학교 확대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복합테마파크 타운 조성(천안시), 충남내륙고속도로 신설(예산군) 등과 같은 보여주기식, 개발 공약은 보류되거나 폐기됐다. 전북 지역은 13개 기초지자체 중 완주·순창군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소규모 농가 소득 증대(완주군), 민간육종연구단지 유치(순창군) 등의 공약 이행도가 높았다. 새만금~전주~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 새만금~전주~김천 간 동서횡단철도 건설 등은 시기 미도래 사업이라는 이유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경북 지역은 17개 기초지자체 중 안동시만 SA 등급을 받았다. 보문~구정 간 도로개설(경주시) 등의 79개 공약이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경남 지역은 합천군만 15개 기초지자체 중 SA 등급으로 평가됐다.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 공약은 81개로, 산업단지 조성과 해양레저와 관련한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지키지 못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복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강해지고 부채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놨던 지역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과 전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태백관광개발공사 민영화(태백시), 도시근교 전원휴양 주거타운 조성(삼척시) 공약은 일부만 추진되고 있다. 경비행장 건설(강진군), 교육복지재단 설립(해남군) 등의 공약은 폐기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코레일, 인력재배치 후유증으로 ‘한숨’

    코레일이 지역본부별 인력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인력 재배치에 나섰지만 철도노조의 반발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7일 3급 이하 현장 직원 2만 1016명 중 3.45%인 726명에 대한 순환전보 및 정기 인사교류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운전직(45명)과 차량직(108명)에 대한 순환전보는 2005년 공사 설립 이후 처음 이뤄졌다. 코레일은 지역본부별로 인력이 남거나 부족하더라도 인사를 통한 해소가 어려웠다. 단체교섭 등 법률적 효력은 없지만 노사가 관행적으로 지역본부별 인사를 묵인한 결과다. 순환전보가 활성화되지 못함에 따라 한 곳에서 장기간,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능력 저하와 부서 간 업무협조, 정보공유 부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게 사실이다. 노조 파업 때 차량정비단이나 열차승무사무소 등 단체로 근무하는 사업장의 참가율이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회사보다 노조의 파워가 더 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번 인사에 반발해 철도노조 서울차량지부 소속 노조원 2명이 9일 오전 5시 수색역 안에 있는 45m 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단 한 명도 못 보낸다. 강제전출 철회’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철탑 위에 올랐다. 이들이 소속된 서울차량사업소 직원 23명이 문산차량사업소(12명)와 수도권차량관리단(5명), 수도권동부본부(5명) 등으로 전보됐다. 23명의 서울차량사업소 평균 근무기간은 25년이 넘는다. 6명은 희망, 17명은 장기 근속자다. 전보대상자 17명에 대해서는 거주지를 고려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으로 발령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차량사업소는 75명의 초과인력이 있지만 인근 문산차량사업소는 18명, 수도권차량관리단은 8명이 부족하다”면서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에 관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조는 “강제전출이 노조를 박살 내고 철도 민영화를 강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韓, GDP 대비 공기업 부채비율 27%… ‘OECD 최저’ 英보다 13.5배 높아

    韓, GDP 대비 공기업 부채비율 27%… ‘OECD 최저’ 英보다 13.5배 높아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영국보다는 무려 13.5배가 높았다. 최준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4일 발표한 ‘공공기관 부채:추이, 국제비교 및 정책방향 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지방공기업과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 부채는 총 343조 5000억원으로 GDP의 27%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보면 영국(2%), 독일 및 멕시코(5~6%), 일본(8.1%), 호주(9%), 핀란드(9.7%), 포르투갈(12.9%) 등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스웨덴(25.3%)과 프랑스(29.9%) 정도다. 공기업 민영화가 더 진행된 나라일수록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낮았다. OECD 회원국의 공기업 범위는 영국이 가장 좁고, 프랑스가 가장 넓다. 영국은 통신, 전력 및 에너지, 철도 및 교통은 물론 물 공급까지 민영화했다. 반면 프랑스는 전력 및 에너지, 통신, 항공운항 등을 공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예외적으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공기업 범위가 좁은데도 불구하고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율이 높았다. 비금융공기업 부채의 약 40%를 차지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민영화를 하면 부채를 줄일 수 있지만 아직 사회적 공감대가 취약하다”면서 “공기업으로 유지하더라도 시장원칙에 충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다른 셈법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다른 셈법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사이에서 쏟아지는 각종 ‘개발공약’은 십중팔구 상당액의 국비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되는 국고보조사업은 준비 부족과 도덕적 해이 등이 겹쳐 지방자치단체에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신문은 60조원에 육박하는 국고보조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을 고민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다룬다. 정부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노후 상수관을 개량하고 이를 통합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유수율이 극히 저조함에도 지방재정이 열악해 상수관망 정비 및 유지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지자체의 수도시설 운영 효율을 증대하고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정부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우선 문제는 사업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지방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47개 지자체를 골라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통합운영 양해각서(MOU)를 환경부와 교환하지도 않은 채 사업 대상이 됐던 32개 지자체는 모두 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자부담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남 보령시 등 11개 지자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보류했으나, 환경부가 사업비 1260억원(국비 339억원, 지방비 921억원)을 중기사업계획에 편성해 임의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국고보조율을 ‘30%±20%’로 설정한 것은 문제였다. 예산군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에 국고보조율 30%, 즉 전체 사업비의 70%를 지방에서 부담하라는 건 애초에 무리한 요구였다. 황석태 환경부 수도정책과장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국고보조율이라는 비판에는 공감한다”고 수긍했다. 그는 “우리도 기획재정부에 국고보조율을 50%로 높여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지원하자고 요구했지만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수자원공사 위탁을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은 “근본 취지가 정말로 주민들에게 좋은 물을 마시게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어느 지방공무원의 말처럼 정당성 자체를 의심받게 만들었다. 결국 수자원공사와 예산군이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예산군농민회, 예산참여자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군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수자원공사 배나 불리는 상수도 민영화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읍내 곳곳에 내걸렸다. 예산군 사례는 조용한 농촌 지역이 자칫 국고보조사업 때문에 허리가 휘는 모순을 드러냈다. 지자체들은 29개 정부 부처가 주관하는 956개 국고보조사업(2013년 기준)을 수행한다. 예산 규모는 1991년 2조원에서 올해는 57조원을 바라본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국고보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8.0%에서 지난해 36.7%까지 늘었다. 지방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4.3%였고 지난 7년 동안 국고보조사업 전체 증가율은 8.7%인데, 국고보조사업을 위한 지방비 부담은 12.5%나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정부는 2004년에 대대적인 국고보조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한 적이 있다. 국고보조사업 급증으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 기준 533개(총사업액 12조 6548억원)였던 국고보조사업을 2005년부터 233개(7조 9485억원)로 축소했다. 하지만 국고보조사업은 다시 늘어났고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양상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거기다 ‘분권교부세’를 실제 수요보다 적게 책정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지역별 복지수준 격차가 심각해지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지방재정 전문가들이 내놓은 진단은 대체로 일맥상통했다.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기준보조율을 정하고, 그나마도 일부 보조사업에 대해서만 기준보조율을 정할 뿐 나머지는 예산편성 지침 등으로 임의로 결정하는 실정이라 ‘자의성 문제’가 제기될 뿐만 아니라 국회를 통한 ‘공적 통제’가 취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사 성격의 사업에 대해서도 기준보조율이 다양하고 정률보조와 정액보조에 대한 구분도 모호하다.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원칙 없는 대상사업 선정, 합리성을 결여한 기준보조율, 불합리한 차등보조 방식, 중앙·지방 협의 시스템 부재”등을 지목했다. 환경부의 상수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난해 관련 예산이 334억원이었던 이 사업은 올해도 규모가 342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이 사업에 대해 ‘지자체 간 이해관계의 첨예화와 상수도 시설 개선을 위한 국고지원 비율이 낮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종료될 전망’이라면서 “정책적 실패”라고 못 박았다. 결국 2012년 정부의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에서 ‘우수사업’으로 호평받았던 이 사업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지적한 국고보조사업 낭비 사례 대표주자라는 불명예만 남긴 채 올해를 끝으로 씁쓸하게 막을 내릴 예정이다. 글 사진 예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도움 주신 분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김성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원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 ▲손종필 나라살림연 부소장 ▲신두섭 지방행정연 수석연구원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 ▲임성일 지방행정연 부소장 ▲조임곤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가나다순)
  • “자본주의는 소비욕 먹고 크는 기생체제”

    “자본주의는 소비욕 먹고 크는 기생체제”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지그문트 바우만 지음/조형준 옮김/새물결/320쪽/1만 7500원 정상화, 민영화, 신용사회, 복지국가, 빅브라더…. 지겨울 정도로 많이 쓰는 말이다. 일부는 민감한 단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상화’는 나쁜, 항상 잠재적으로 위험천만한 방식들로 돌아가려는 전조”라거나, “미국 레이건과 영국 대처가 민영화와 규제완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전 세계에 파국적인 결과가 밀어닥친”이라거나, “국가가 가난에 관심을 갖는 목적은, 그 사람들을 통제하고 감시하고 규율하기 위해”라는 쓴소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79)이 멕시코 출신 사회학자 시트랄리 로비로사 마드라조와 나눈 대담집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Living On Borrowed Time)에서다. 최근 번역돼 나온 이 책에 언급된 단어로만 보자면 지금 이 순간을 진단한 것인가 싶다. 근데 이 책은 2009년에 나왔다. 그렇다면 바우만은 예견자인 것인가. “그 정도로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놀라운 통찰력으로 과거와 현대의 결을 명확하게 파악했다”가 맞다. 바우만은 2008년에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월스트리트 붕괴와 세계금융위기를 중심에 두고, 역사적 관점인 씨줄과 사회학적 분석인 날줄을 엮어 자본주의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바우만은 자본주의를 “본질적으로 기생적인 체제”라고 규정했다. 자본주의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방법이라는 신념이 만연하지만 정작 자본주의는 “문제를 만들어낼 때 최고의 상태”를 유지한다. 숙주가 소멸하면 새로운 숙주를 발견하는 “놀랍도록 기발한 재주를 가진” 기생체다.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종말의 신호가 아니라 숙주가 희미해졌다는 의미일 뿐이다. 바우만에 따르면 위기를 거친 21세기의 숙주는 노동자가 아니라 ‘소비주의적 욕망’이다. 시민들은 ‘고객’이 되고 여행객과 병원 환자들은 ‘손님’이 된, 소비자사회다.바우만은 2006년 미국에서만 성형수술이 1100만 건이나 이뤄진 것을 소비자사회의 전형으로 꼽으며 성형 업계 종사자 버금가도록 꼼꼼한 설명을 풀어낸다. 요약하면 이렇다.“얼굴 하나만 해도 병원은 주름 제거, 광대뼈 이식, 코 수술, 처진 눈꺼풀 올리기를 요구한다. 얼굴이 괜찮다 싶으면 가슴을 살핀다. 치료 후를 먼저 보여주면서 결함을 인식하게 하고 치유가 필요한 것처럼 강박증을 불러일으키면서 소비를 부추긴다.” 자본주의의 또 다른 숙주는 ‘신용’이다. 뚜렷한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도 신용카드를 몇 장씩 소지하면서, ‘주체적으로 노동하는 건강한 삶’ 대신 ‘빌려온 잉여적 삶’을 살도록 한다고 분석한다. ‘신용 착취’ 사회에서는 노동과 노동자 관리를 목적으로 했던 국가와 정치의 역할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의 소위 ‘진보 정치’는 이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아무런 진전도 보일 수 없다”고 진단한다. 바우만은 복지국가, 종교, 성과 사랑 등 주제를 전방위적으로 옮기고, 각종 이론과 모델을 끌어 접목하면서 풍성하게 지력을 펼친다. 바우만 이론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내용은 매우 흥미롭지만, 이따금 다소 어려운 해석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두번 세번 되짚으면 의미가 와닿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우리銀 일괄매각 포기 지분 분산 매각에 ‘무게’

    우리銀 일괄매각 포기 지분 분산 매각에 ‘무게’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핵심인 우리은행에 대해 일괄 매각이 아닌 지분 분산 매각 방식을 통해 추진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분 일괄 매각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분산 매각을 하더라도 매각 방식이 바뀜에 따라 그동안 인수를 타진해 왔던 교보생명 등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인수 지분에 상·하한선이 어떻게 정해질지가 남은 논란거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우리은행 지분 매각 방안으로 ‘희망 수량 경쟁입찰’ 매각 방식을 제시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달 초까지 우리은행 지분 33% 이상을 지배주주에 파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특혜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지분을 33% 인수하려면 3조∼4조원대, 정부 지분(57%) 전량 인수에는 6조∼7조원이 필요하다. 희망 수량 경쟁입찰 매각 방식은 정부가 정한 희망 가격과 매각 지분에 맞는 가격, 수량을 써낸 입찰자에게 골고루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지분 인수자를 찾기가 비교적 쉽다. 희망 수량 경쟁입찰은 과거 여러 차례의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민영화의 3대 원칙(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가운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은 기본적으로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이날 주최한 ‘바람직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민영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떤 조건이 희생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희망 수량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에 성공하면 우리은행은 5~10% 규모의 지분을 소유한 여러 과점주주가 존재하는 소유구조를 갖게 된다. 토론회에서 발표한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던 것은 유효경쟁 부족”이라면서 “투자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희망 수량 경쟁입찰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 세 번 무산된 우리은행 민영화 가운데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유효경쟁 요건 미달이 이유였다. 금융권에서는 매각 방식 변경 이후 우리은행 인수전에 국민연금과 국내 대형은행,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미 두 차례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새마을금고와 KB금융은 어떤 방식으로든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경영권을 한 번에 다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은행 경영에 참여해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실패한 KB금융 역시 자금 여력이 있다는 이유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투입예산↑ 시민만족↓… 인천 버스 준공영제 응급상황

    버스 준공영제로 버스회사에 투입되는 자치단체 예산이 갈수록 늘고 있으나 시민 만족도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버스 준공영제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6일 창당한 새정치민주연합 5명의 시도지사 후보는 버스 공영제 공약을 함께 내거는 형태의 정책연대를 결성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에 따르면 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인천시가 39개 민간 버스회사에 지급한 재정지원금은 2010년 431억원에서 2012년 586억원으로 35.9% 늘었고, 지난해 6월 기준으로는 281억원에 달했다. 환승손실금과 유가보조금 등을 포함한 재정지원금 총액은 2010년 962억원에서 2012년 1187억원으로 23.3% 증가했고, 지난해는 6월 현재 715억원이다. 시가 재정 지원을 통해 대중교통 서비스와 노선 문제 등을 개선하고자 준공영제를 시행했지만 시민들이 신고한 시내버스 불편 건수는 2010년 3483건에서 2012년 3578건, 지난해 상반기 1821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가장 큰 불만은 무정차 통과(38%), 기사 불친절(29%) 등이다. 배차시간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버스요금도 2010년 1000원에서 2011년 1200원으로 인상돼 요금 인하 효과도 보지 못했다. 특히 준공영제 시행에도 인천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타 시보다 낮았다. 2012년 인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40.7%로 서울의 60%에 크게 못 미쳤다. 인천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4.7%로 수도권 평균 37.9%보다 6.8% 포인트나 높았다. 준공영제 시행 이후 버스업체 관리도 잘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2012년 11월 시민들이 낸 교통카드 보증금 17억원을 다른 용도로 쓴 인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지난해 버스업체가 기사 인건비로 지원받은 9400만원을 다른 곳에 썼다가 환수됐고, 재정지원금 23억원을 가스비 등으로 불법 전용한 버스업체 대표 4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준공영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김영춘 새정치연합 부산시장 후보, 원혜영 경기도지사 후보 등 5명은 이날 새정치연합 중앙당 창당대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막대한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시민 편의를 위한 아무런 개선책을 강제할 수 없는 준공영제는 사실상 민영 버스회사가 영생기업으로 거듭나도록 길을 열어 주는 민영화 강화책”이라며 대안으로 완전공영제를 제시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의협 집단휴진 유보했지만 남은 과제 산더미

    의협 집단휴진 유보했지만 남은 과제 산더미

    ’의협 집단휴진 유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0일 회원 투표를 통해 2차 집단 휴진 방침을 철회함에 따라 다행히 우려했던 ‘의료대란’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의료계도 원격의료 시범사업이나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결정 체계 등과 관련, 지금까지 정부와의 협상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데다 “국민 건강을 외면한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휴진을 감행하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의정 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위원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있어 의·정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 의협의 바람대로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인상이 수월한 방향으로 건정심 구조가 개편될 경우, 수가 증액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건강보험료 인상 등이 불가피해져 결국 이번 사태의 후유증으로 국민이 부담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의·정 충돌의 가장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말 정부의 ‘원격진료 도입’ 발표였다. 이미 현행법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의 의사가 다른 의료인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자문해주는 의사-의료인간 원격진료는 가능하지만, 진단·처방을 포함해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가 도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의협은 ‘진료의 기본은 환자와 마주한 대면 진료’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반발했고, 특히 개원의들은 실제 수입과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단 지금은 정부도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서 ‘의원급’으로 원격진료 가능 기관을 제한하고 있지만, 점차 규제가 풀리면 결국 원격진료 시설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장기 관리가 필요한 수술 건이 많은 대형 병원들에 더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정부가 내놓은 투자활성화 방안에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서 의·정 갈등의 쟁점은 ‘의료 민영화’라는 큰 화두로까지 번졌다. 결국 의협은 집단 휴진을 결의했고, 의·정이 파국을 막기 위해 1월 중순 이후 약 한달 동안 의료발전협의회를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결렬돼 실제로 지난 10일 1차 집단 휴진이 강행됐다. 다행히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들의 호응이 거의 없었고, 동네 의원급의 휴진 참여율조차 20% 남짓(정부 집계)에 불과해 큰 불편과 혼란은 없었지만, 24~29일로 2차 집단 휴진이 예고돼 환자와 가족들이 불안해 했었다. 2차 휴진을 막기 위해 다시 정부와 의협은 대화에 나섰고, 지난 16~17일 밤샘 협의 끝에 사실상 정부가 의협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17일 정부와 의협이 발표한 ‘중간 협의안’에 따르면 의협이 그동안 대정부 투쟁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웠던 원격진료 도입의 경우, 양측은 의협의 주장대로 국회 관련법 처리에 앞서 시범사업(4월부터 6개월간)을 시행해 문제점을 파악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본적으로 우선 원격의료 도입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혀 한 발 물러선 셈이다. 또 정부는 의협이 항상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해온 수가 결정 구조 개편도 약속했다. 해마다 의협은 건강보험공단과 자신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가, 이른바 수가를 얼마나 올릴지 협상한다. 이견이 커 협상이 결렬되면 공적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이 표결로 조정 폭을 확정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의협은 건정심 위원들 중 중립적 시각으로 판단해야할 공익대표 8명에 정부측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계속 지적해왔고, 정부도 이 같은 의료계의 불만을 받아들여 개선안을 내놨다. 공익대표(현재 8명) 가운데 복지장관 등 정부가 추천해오던 몫(현재 4명)을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협 등 공급자가 같은 수로 추천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집단 휴진에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한 ‘당근’들도 제시했다. 정부는 지침상 ‘최대 주당 88시간’으로 규정된 전공의 수련 시간을 유럽(48시간)·미국(80시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축소 조정하고, 전공의 재수련(유급) 조항도 폐지를 사실상 약속했다. 이처럼 진통 끝에 마련된 의·정 중간 협의안에 대한 17~20일 투표에서 과반의 의사들이 결국 ‘찬성’표를 던지면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에 ‘의료대란’이 재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추후 건강보험법 개정 과정에서 수가 등을 결정하는 공적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개편 방향을 놓고 양측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의협은 중간 협의안 원문에 ‘건정심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하여 구성하는 등 건정심 객관성을 제고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은 연내 추진한다’는 문구를 넣었으나, 벌써부터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협의안에 대해 복지부는 “현재 정부만 추천하는 공익대표(현재 전체 공익대표 8명 가운데 4명)를 앞으로는 가입자측과 의협 등 공급자측이 같은 수로 추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서는 추천을 통해 선임되는 건정심 위원 수 자체를 조정하거나 전체 건정심 구조 개편도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꿔말하면 공익대표(현재 8명) 가운데 가입자·공급자측 추천 인사를 포함시켜 정부의 영향력을 줄일 수는 있지만, ‘정부 추천’이 아닌 ‘정부 관계자(복지부·기재부·건보공단 등)’ 몫 자체를 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국민의 건강보험료와 정부 세금이 들어가는 건강보험제도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데 당연히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은 협상 당시 의협도 인정한 부분이라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반면 노환규 회장 등 의협측은 “정부 관계자를 빼고 공익대표 모두(현재 8명)를 가입자·공급자가 반씩 추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도 의협은 투표 결과인 ‘휴진 유보’ 발표에 앞서 정부측에 건정심 개편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고, 이 때문에 결과 발표 시간이 10분 정도 지연됐다. 의협의 질의에 복지부는 “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건정심 구조와 관련, 공익위원의 범위와 수, 선정절차 등은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 등이 협의하여 마련하기로 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하지만 양측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건정심 개편안 협의 규정은 앞으로도 의정 간 대화에서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만약 의협의 주장대로 건정심에 의협 등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영향력이 커지면 현재 ‘자신이 제공한 서비스의 질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의 불만에 따라 수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더 많은 수가를 의료인에게 지급하려면, 당연히 공단은 더 많은 돈을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최근 몇년간 공단이 흑자 상태로, 수 조원의 적립금을 쌓아두고는 있지만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 강화, 비급여 항목 건강보험 제도 편입 등의 굵직한 의료정책을 실행하려면 앞으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언제까지 연 보험료 인상 폭을 1~2%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당장 이날 건강세상네트워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한국노총·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건강보험가입자 포럼’은 서울 마포 건강보험공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의료계 달래기용으로 국민 보험료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수가와 건강보험료를 결정하는 건정심에 의료계를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해줬다”고 비난하며 이번 의·정 협의안을 ‘야합’으로 규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의·정 타협 의료산업 발전으로 이어져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일요일인 그제 저녁 마라톤협상을 한 끝에 원격진료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합의점을 이끌어 냈다.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소통을 통해 갈등의 간극을 좁혔다는 점에서는 박수받을 만하다. 내일까지 진행될 의사협회의 회원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오는 24~29일로 예정된 집단휴진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집단 휴진에 적극 참여했던 전공의들의 요구가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 파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협의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상대적으로 많이 양보를 한 점이 눈에 띈다. 원격진료는 오는 4월부터 6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한 뒤 입법에 반영하기로 했다. 원격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원격진료는 이미 강원도 등에서는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만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다. 일부 의사들은 효과가 미흡한 만큼 시범사업을 더 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미국·호주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역 특성상 도입의 필요성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원격진료의 타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원격진료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정밀 분석하기 바란다. 지난 1차 협의와 다른 점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합의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정부와 의사협회는 진정성을 갖고 시범사업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의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보험 재정 악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의사들이 첨단 정보기술(IT) 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더 반길 법도 한데, 원격진료를 도입하면 동네의원들이 다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마치 의료민영화로 확대 포장해 반대의 빌미로 삼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체와 다른 추상적 주장은 의료사업 발전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한다. 편법적 방식으로 선택진료를 하는 대형병원들이 적잖다. 선택진료비는 매년 급증해 지난해 1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병원 자회사의 수익 사업을 허용하거나, 아니면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다. 환자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하려면 수가 인상보다는 의료법인 자회사의 수익 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첨단장비와 디지털 경쟁력 등으로 의료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의사협회의 원격진료 시범사업 합의가 의료 혁신을 통해 의료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시론] 의사 파업의 해법은/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 의료·복지연구소장

    [시론] 의사 파업의 해법은/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 의료·복지연구소장

    의사 파업이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사회 최고의 인재라고 여기는, 그래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던 의사들이 길거리에 나서겠다고 투정을 부린다.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원격의료 반대’, ‘의료영리화 반대’, ‘건강보험 저수가 해결’을 내세우지만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의사들은 원래 진보보다는 보수 쪽이 많고, 공공의 규제를 싫어한다. 의료 문제를 자유시장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미국의 의료제도를 선호한다. 의사들은 그간 한국의 공적 건강보험이 귀찮고 싫다고 짜증을 내왔다. 헌법소원도 해보고 거리투쟁도 해보고 성명서도 내보고 칼로 배를 긋는 시늉까지 하면서 이 갑갑함을 풀어달라고 갖은 호소를 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민간 기관인 의원들이 의료민영화를 반대한다고 한다. 비영리조직도 아닌 의원들이 의료영리화를 반대한다고 한다. 아니,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까지 한다고 한다. 무슨 소릴까. 영문을 모르는 국민들이 헷갈릴 만하다. 그러한 주장과 행동의 맥락이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 되니, 아마도 건강보험 수가 인상을 노리고 그러겠지 하고 생각한다. 국민들도 언론도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러한 의구심을 갖고 있고, 가질 만하다. 의사 파업을 주도하는 의사협회는 개원의사들을 주로 대변한다. 큰 병원의 의사도 회원이지만, 병원과 의원이 갈등할 때는 병원 봉직의사와 개원의사는 이해관계를 달리한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병원 봉직의사도 앞으로 개원의사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의사협회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한다. 특히 아직 장래가 정해지지 않은 전공의들은 더욱 그렇다. 의사협회의 집행부는 양면 게임(double game)을 하고 있다.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게임과 의사 회원의 표를 얻는 게임이다. 수가 인상은 파업의 목표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대신 ‘의료영리화 반대’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 결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끌어내는 실리가 있었다. 반대로 의사 회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건보수가 인상이라는 실리를 확보해야 한다. ‘건보제도 개혁’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쓰지만 사실상 수가 인상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의료제도를 둘러싼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첫째 정부에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 정책을 재고할 것을 권한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병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리도 못 챙기면서 의사협회의 정치적 공세에 명분만 주고 있다. 둘째 의사들은 수입에 대한 기대 수준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하향 조정해야 한다. ‘저수가’라는 불만은 상당 부분 현행 건강보험료 지불 방식에 대한 오해에 근거한다. 3분 진료에 대한 한국의 지불 가격은 30분 진료에 대한 외국의 지불 가격보다는 낮다. 하지만 30분에 10명을 진료함으로써 올리는 의사의 수입은 30분에 1명을 진료하는 의사의 수입보다 높다.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의사 소득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미국과의 비교는 의사들의 마음에서 지워야 한다. 미국은 정상적인 의료제도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상원의원은 스스로를 의료비(非)제도라고 했다. 셋째 의사를 충분히 배출해서 의사와 국민을 3분 진료의 질곡에서 풀어주어야 한다. 준법투쟁을 하겠다고 하면서 의사협회가 내세운 ‘15분’ 진료가 ‘투쟁’이 아닌 ‘정상’적인 진료의 모습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OECD평균의 절반을 갓 넘는 의사 수로(인구 1000명당 의사수: OECD 평균 3.2명 대 한국 양의사 1.75명)는 언감생심이다. 시간에 쫓기어 환자 얼굴 대신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진료하는 의사보다는, 환자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주는 의사를 국민은 원한다. 이를 위해서 더 지불해야 한다면 국민들도 건강보험료와 건보수가의 인상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 ‘놀자판’ 의원님들…해외출장 안간다던 예결위 美·中·濠 외유

    여야 국회의원들이 3월 국회 휴지기를 맞아 대거 해외 출장에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4월 임시국회 이후에는 지방선거 국면으로 해외 출장이 불가능한 점과 하반기 상임위원회 교체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연금법 등 민생 법안이 통과되지 못해 ‘3월 원포인트 국회’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유성 출장’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의원들은 의원외교를 명목으로 주로 관광에 일정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이군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이장우 의원과 함께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 미 상·하원 예산위원장과 세출위원장, 마이크 혼다 하원 의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14일까지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등을 방문한 뒤 16일 귀국한다. 자비 부담으로 이 위원장의 부인도 동행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당 류성걸·이진복·이현재 의원은 11일부터 20일까지 8박 9일간 중국 하이난성, 베트남,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윤호중 의원 등 민주당 예결위원 6명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을 방문할 계획이다. 예결위는 지난해 배정된 해외 출장 예산 1억여원을 불용처리했고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해외 출장을 자제하겠다고 밝혔었다. 박상은·김무성·이채익·김성찬·김한표·함진규 등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 소속 의원 6명도 지난 3~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중동 순방에 나섰다. 하지만 알아인의 아크부대와 오만 살랄라 항구의 청해부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6일 두바이에서 시내 관광을 한 뒤 귀국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의원외교 일정이 전혀 없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회 철도산업발전 소위 여야 의원들도 지난 5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영국·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 등 유럽 4개국을 순방 중이다. 위원장인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당 박상은 의원, 민주당 민홍철·윤후덕 의원,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 등이 나섰다. 그러나 이달 말 소위 활동 마감 시한을 앞두고 철도 민영화 방지 대책과 노사 갈등 해소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시점에 외유성 출장을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뭐라도 합시다’ 펴낸 이철희 정치평론가

    [저자와 차 한잔] ‘뭐라도 합시다’ 펴낸 이철희 정치평론가

    “세상에 뭐 하나 쉬운 게 있으랴마는 그중에서도 참 쉬이 바뀌지 않는 게 정치입니다. 누구나 ‘정치’ 하면 몸싸움, 막말, 고성이 오가는 정치판을 떠올립니다. 또 누군가에게 ‘정치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뭔가 숨기는 것이 있거나 진실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게 되지요. 그런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정치의 질에 따라 사회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정치 얘기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을 선언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 결과 6·4 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즈음에 정치평론가 이철희(50)씨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정치와 오늘날의 정치적 함의를 동시에 묻는 정치·사회비평서 ‘뭐라도 합시다’(알에이치코리아)를 출간했다. ‘살기 좋은 사회일수록 정치의 영역이 넓고 잘 작동된다’는 평소의 철학과 소신을 담아냈다. 요즘 관심사로 떠오른 안철수 국회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습니다. 그의 급작스러운 행보가 어색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그것 또한 본인의 짐이겠지요. 진흙 속의 연꽃처럼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합니다. 이제야 그 바닥으로 들어갔다고나 할까요. 그동안 스타였으면 이제는 리더가 되려고 하겠지요. 성공할지 못할지는 모릅니다. 스타십을 빨리 버리고 어떻게 리더십을 찾아가는지를 봐야 합니다. 정치는 박수만 받는 것이 아니라 욕도 먹어야 하거든요.” 책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한 주요 정치인들을 조명함으로써 보수와 진보의 나아갈 방향을 점치고, 현실정치의 큰 흐름과 의료민영화, 세제개편안 등 최근의 사회적 쟁점 등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면서 ‘정치는 우리 삶의 문제’라는 명제를 강조한다. “책에서 말하고자 한 핵심 주제는 정치가 바뀌어야 보통사람의 ‘삶의 질’도 나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정치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로또 당첨보다 더 비현실적입니다. 지금 멍하니 있으면 정치는 내 삶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뿐입니다. 정치는 스스로 좋아지지 않으며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바꾸려고 할 때 비로소 바뀝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당장은 선거 때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는 일이다. 그다음은 파편화된 보통의 각자들이 축구 동호인이나 볼링 동호회 등을 통해서라도 결사체를 만들어 의견을 나누는 일이다. 또한 진보는 시끄러운 ‘깡통’이고 보수는 답답한 ‘꼴통’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진보세력에 대해 “마땅한 전략도 없이 현 정부의 실패를 바라며 반사이익으로 거저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민영화 늦어지는데… 고객 혜택부터 줄이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는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자회사 간 통합 제공했던 멤버십 서비스가 다음 달 종료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별로 새로운 고객 우대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통합 서비스를 이용해 왔던 고객들은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7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통합 고객 우대 서비스인 ‘우리보너스 패밀리’ 제도가 다음 달 30일 종료된다. 우리보너스 패밀리는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우리아비바생명 등 우리금융 자회사와 거래하는 고객의 자산을 합산해 등급에 따라 각종 수수료와 연회비 면제,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주는 제도다. 우리금융그룹 측은 “우투증권 등 3개 계열사 분리가 예정된 만큼 통합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5월부터 은행 자체 실적 기준을 정해 우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고객들의 혼란을 우려해 서비스 종료 후 2개월간은 추가로 혜택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일정이 지연된 상황에서 고객 혜택부터 먼저 줄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투증권 패키지는 우선협상 대상자인 농협금융지주와 매각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고, 우리은행은 지방은행 분할이 연기됨에 따라 매각 공고 시기를 오는 4월에서 6월로 늦추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 일정과 별개로 매각 이후 상황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비스 개편 이후 구체적인 기준을 검토 중이라 고객의 혜택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출 중견기업·선박금융 지원 강화”

    “수출 중견기업·선박금융 지원 강화”

    이덕훈(65)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6일 취임했다. 이 자리에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인 일명 ‘모피아’가 임명되지 않은 것은 1993년 퇴임한 이광수 전 행장 이후 21년 만이다. 이 행장은 한빛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우리은행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민간 출신 금융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한 뒤 2012년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를 세웠다. 현재 서강대 경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있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수출 중견기업과 선박금융 지원 등을 더욱 강화해 국내 수출입 활성화와 역량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 수출 통로를 넓히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행장의 취임으로 산업은행과 함께 두 국책은행의 수장 모두 비(非) 관료, 서강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 행장은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등에서 활동해온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인사다. 역대 수은·산은 행장을 관료 출신이 맡아왔던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지난달 6일 퇴임한 김용환 전 행장을 포함해 이광수 전 행장 이후 수은을 거쳐 간 9명의 행장은 모두 재무부 출신이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모피아 출신에서는 비켜섰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은 지부는 이 행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선거를 도와준 인물에 대한 보은 인사”라며 이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 이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 때문에 은행에 들어오지 못했다. 취임식 일정도 미정인 상태다. 노조는 “한국은행과 기업은행은 전문성 있는 내부 출신 행장을 임명하면서 수은에는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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