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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치현 ‘항공우주’ 승부수… 특구 지정 4년 만에 수출 2.8배

    아이치현 ‘항공우주’ 승부수… 특구 지정 4년 만에 수출 2.8배

    저출산·노령화에 따른 생산인구의 감소, 차세대 성장산업 모색은 한국이나 일본이 직면한 공통된 과제이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이런 난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실험들이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치현을 중핵으로 하는 중부지역은 세계 제1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도요타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지역이다. 1세기 가까운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아직도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아이치현은 미래의 먹을거리가 항공우주산업에 달려 있다고 보고 집중과 선택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치현은 2011년 국가로부터 ‘아시아 넘버원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받아 이웃한 기후, 미에, 나가노, 시즈오카 등 총 5개현과 산하 중소 지자체, 금융기관, 기업 등 총 296개 단체로 특구추진협회를 만들어 항공우주산업의 집적, 생산능력의 확충을 꾀하고 있다. 아이치현 정책기획과의 아오이 세이치로 주임은 “특구 지정 이후 2017년까지 4년간 이들 지역에서의 항공기 및 부품의 생산은 1.8배(4749억엔→8547억엔), 항공기 관련 수출(1552억엔→4414억엔)은 2.8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구에서는 공장을 짓는 땅에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녹지비율이 종전에 20% 이상이던 것이 5% 이상으로 완화되고 법인세 경감, 대출금의 이자 지원 등 항공우주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누린다. 특히 일본이 자체개발한 제트여객기 MRJ가 지난해 11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2018년에 첫 납품과 동시에 양산을 목표로 하는 등 세계시장을 내다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이들 지방들이 구심점이 되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이들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아이치현은 일본 전국에선 드물게 공립 공업고등학교를 민영화해 현장에서 필요한 수업중심으로 꾸미는 실험도 올해부터 착수했다. 동해와 접해 있는 도야마현의 도야마시는 도심의 고밀도개발을 통해 주민들을 시내로 불러 모으는 콤팩트시티의 선구자다. 2010년 4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도야마시는 2045년 32만명으로 인구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시민들이 시 외곽으로 퍼져나가고 자동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도심공동화를 예외 없이 겪었던 도야마시는 도심에 노면전차, 버스 등 공공교통을 축으로 한 거점집중형 전략을 선택했다. 이들 거점에 아파트, 병원, 보육원, 요양시설, 상점, 공공 도서관을 모으는 정책을 폈다. 도심을 빙글빙글 도는 노면전차, 도심과 외곽을 잇는 꼬치형 교통망을 구성하고 교통축에 새집을 짓거나 이주를 해 올 경우 개인이나 사업자에게 적게는 10만엔, 많게는 120만엔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도야마시 도시정책과 쇼지 다이 주임은 “이 같은 정책으로 2005년 11만 7560명이던 교통중심축에 거주하던 주민이 2015년 13만 6200명으로 늘어났다”면서 도시가 활기를 찾고 어린이와 노인, 여성이 살기 편한 곳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야마시와 접해 있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공습을 피해 간 지역으로 무사들의 옛 거주지, 겐로쿠엔 등 역사적인 거리, 정원,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조그만 교토’라는 별명을 가진 도시다. 이런 전통의 도시, 그것도 도심에 시가 현대미술관을 짓겠다고 나서자 주민들이 “전통의 거리에 맞지 않는다”고 맹렬히 반발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004년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으로 개관한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소로 변신했다. 지난해는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미술관을 찾은 사람이 시 전체 인구(45만명)의 5배인 230만명에 달할 정도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술관의 고바야시 도시아키 총무과장은 “건설 당시 경제효과가 328억엔으로 추정됐지만 지금은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나고야·도야마·가나자와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前·現 KT&G 사장 모두 재판에

    협력·광고업체 등 유착 드러나… JWT 간부 7명 등 42명 기소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시작된 KT&G 수사가 11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전·현직 KT&G 사장은 납품·광고계약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매출 4조원이 넘는 KT&G에서 저질러졌던 각종 불법 관행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배임수재와 뇌물공여 등 혐의로 민영진(58) 전 KT&G 사장 등 15명을 구속기소하고 백복인(50) 현 KT&G 사장 등 27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백 사장은 2011년 11월부터 12월까지 외국계 광고대행사인 JWT의 협력업체 A사로부터 광고계약 청탁을 받고 5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5월 경찰이 민 전 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핵심 참고인을 태국으로 도피시킨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 백 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민 전 사장은 부사장을 지낸 이모(61)씨에게서 승진 청탁 대가로 4000만원, 두 곳의 협력업체에서 자녀 축의금 명목으로 6000만원 등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JWT 등 광고업체들은 광고주들에게 로비를 하는 동시에 영업 대행사들에서 리베이트를 상납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JWT는 2009년부터 지난 2월까지 대부업체 리드코프의 서홍민(51) 회장에게 4억 6500만원을 건네는 등 광고주 6명에게 총 20억여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JWT는 또 온라인 광고영업 대행 업체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2억 1000만원을 받는 등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JWT 대표 김모씨(47) 등 업체 전·현직 간부 7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KT&G가 2002년 민영화된 뒤 국회, 감사원 등의 감시가 사라지면서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실태가 드러나도 시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KT&G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경영 합리화 노력에도 소홀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시작부터 험악해진 석유·가스公 통폐합 공청회

    “정책 실패 인정하고 구조조정 철회하라.” “재벌 특혜, 국부 유출 민영화를 중단하라.”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해외자원개발협회 8층이 거센 구호로 흔들렸다. 건물 1층에는 ‘해외자원개발 체계 개편=기능조정=민영화, 정책 실패 책임 전가! 기능조정 중단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플래카드를 펼치겠다는 에너지공기업 노조와 이를 막는 경비원들 사이에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정부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3사의 자원개발 기능을 민간에 이관하거나 통폐합하는 내용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자 해당 공기업은 강력 반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연구용역을 수행한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주관으로 에너지공기업 개편 관련 공청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100석에 불과한 공청회장은 일찌감치 신청자가 조기 마감됐다. 분위기는 시작부터 험악했다. 공청회 시작 전부터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노조 20여명이 몰려와 이번 에너지공기업 개편을 ‘현실성 없는 졸속·밀실개편’이라며 정부의 에너지공기업 기능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송태인 안진 전무는 “3대 에너지공기업은 자원개발 투자 과정에서 세계 메이저사들과 비교해 역량이 미흡하고 리스크 관리와 통제, 견제 기능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민간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민간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과 자원개발사업의 민간 이관, 민간의 광물자원공사 사업 참여 등 총 6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공기업들은 ‘장기간·고위험·고수익’ 등 자원개발 특성상 공적 기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세계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민간투자 유치는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사회를 본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공기업 경영평가 보고서도 아닌데 자원개발 추진체계를 언급하면서 투자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돈과 관련된 얘기가 보고서에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용역을 의뢰한 정부는 이날 패널로 참석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최종 발표를 하겠으며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 분리 때처럼 1~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군살 빼기로 효율성 제고…민간의 시장 참여도 확대

    기능조정 통해 부채 줄이기 해외 자원개발은 정리 수순 정부가 올 상반기까지 청사진을 내놓을 계획인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외부적으로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조직을 개편 및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성과연봉제 도입 확산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 부처 간 협의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달까지 에너지·환경·교육 등 3대 분야 공기업 기능조정 방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에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계획을 확정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기능조정의 방향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군살 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해외자원개발투자 등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시장 참여의 폭을 넓히고, 부채를 줄이는 것 등을 우선 원칙으로 삼아 기능조정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및 투자 중단, 석탄공사 탄광 3곳의 폐광과 공사 폐업, 발전사 등 한국전력 자회사 8곳의 지분 일부 상장, 전력·가스 시장 민간 개방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너지 공기업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석탄공사만 해도 지난 10여년간 부채가 쌓이고 쌓여 지난해 말 1조 6000억원에 달하지만 기능조정 뒤 빈곤층이 주로 이용하는 연탄값의 인상 및 폐광 대책 등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만 내세워 마냥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 전력·가스 시장을 민간에 개방하는 것 역시 독점을 깨고 시장경쟁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민영화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부담이 크다.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가 해 온 해외자원개발투자 분야는 정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다음달까지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20일 해외자원개발협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을 한다. 기재부는 적자난이 심각한 해외자원개발의 중단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또 남동·동서·서부·중부·남부발전 등 5개 발전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8개사의 지분을 20~30%씩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원자력문화재단을 없애고 원자력발전 관련 홍보 업무를 산업부가 맡는 방안, 한수원 산하 발전용댐과 수자원공사의 일반댐 관리를 일원화하는 방안 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정해진 절차를 거쳐 다음달 기능조정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탄핵심판 9월까지 마무리”… 대통령 없는 리우올림픽 될 듯

    호세프 “탄핵 시도는 쿠데타” 반발… 올림픽 준비할 체육장관도 해임 13년 좌파 정부 노선 수정 불가피… 부통령도 탄핵 위기… 혼돈속으로 12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자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이날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 운영에 나섰다. 친기업 성향의 테메르 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좌파 호세프 대통령의 복지정책을 재검토하고 재정적자를 대폭 삭감하는 자유주의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 심판 기간에 법정 안팎에서 끝까지 싸울 뜻을 밝혀 브라질의 정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브라질 상원은 전날부터 시작된 22시간의 마라톤 토론을 끝내고 탄핵 심판 개시를 가결했다. 탄핵 심판을 주관하는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연방대법원장은 “탄핵 심판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9월 중에는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지난해 말부터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2014년에 재정적자를 숨기기 위해 정부의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탄핵 추진에 나섰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는 전임 정부도 해왔던 관행이라며 야당의 탄핵 시도는 쿠데타 음모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브라질 국민은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와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이 연루된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에 염증을 느끼며 호세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수요 부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제는 흔들리고 세수는 줄어들었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복지 혜택을 계속 유지하며 재정적자를 키웠다. 여기에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롯해 집권 노동자당의 핵심 간부들이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줄줄이 수사를 받거나 구속되자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달 11일 발표된 다타폴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63%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으며, 긍정 평가는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기에 그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탄압을 받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탄핵 심판 개시가 가결된 이날 호세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각료를 모두 해임하면서 테메르 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해야 할 체육장관도 해임됐다. 지카바이러스 확산, 치안 악화 등으로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리우올림픽은 사실상 대통령 없이 개최될 것으로 보여 국내외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호세프 대통령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장은 유임시켰다.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은 좌파 진영의 정당과 사회단체를 망라한 브라질민중전선을 기반으로 테메르 부통령을 끌어내리고 조기 대선을 실시하기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테메르 부통령은 당장 새 내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테메르 부통령은 20년간 헌법학 교수를 지내다 군부독재가 종식된 1980년대 정치에 입문했으며 노동자당과 연정을 구성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대표로서 2010년 호세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통령에 당선됐다. 테메르 부통령은 13년간 호세프와 룰라의 좌파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노선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테메르 부통령은 이미 예산 삭감, 연금·노동 개혁, 국영 석유기업의 민영화, 중앙은행의 독립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 정책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테메르 부통령도 호세프 대통령과 같은 정부 회계장부 조작 혐의로 탄핵 절차가 곧 시작될 위기에 몰려 있어 정국 혼란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안철수 “공공기관 개혁, 낙하산 인사 경영부실 책임 먼저 물어야”

    안철수 “공공기관 개혁, 낙하산 인사 경영부실 책임 먼저 물어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공공기관 개혁 방침에 대해 “낙하산 인사로 경영부실이 있었다면 그에 대한 반성, 그리고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공공부문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면 몇 가지 우려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방만은 고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에 앞서 그동안 누적된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방만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들까지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민영화를 추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어 “이미 3년 전 온 국민께 큰 걱정을 안겨드렸던 철도 민영화, 그리고 현 정부가 줄기차게 추진 중인 에너지·물·의료 등 공공서비스 영역 모두 국민의 기본적인 삶과 직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 국민 세금으로 알뜰하게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게 국가가 해야할 일이다. 이런 부분들까지 시장과 경쟁의 논리에 맡겨둔다면 가격 인상과 국민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부익부빈익빈의 심화가 우려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 영화] ‘클랜’

    [새 영화] ‘클랜’

    아르헨티나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굴곡진 현대사를 갖고 있다. 1976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또 1983년 영국과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패하며 민주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독재에 저항했던 정치인과 교수, 학생, 노조원 등이 숱하게 납치·감금·고문·살해·실종됐다. 피해자 규모만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클랜’은 군사정권이 몰락하던 과도기를 배경으로 한 모범 가족의 충격적인 범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르키메데스 푸치오(길예르모 프란셀라)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부인과의 사이에 3남 2녀를 둔 가장이다. 푸치오 가족은 겉으로 보면 너무나 멀쩡한 가정인데, 이들에게는 꼭꼭 숨겨둔 비밀이 있다. 푸치오는 군사정권의 앞잡이로 암약했던 비밀경찰이었다. 민주 정부가 들어서자 과거 자신이 벌였던 일을 ‘민영화’한다. 바로 부유층의 가족을 납치한 뒤 거액의 몸값을 받아냈던 것. 푸치오는 자신의 집 지하실을 감금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가족들은 가장의 범행을 알면서도 직간접적으로 돕거나 옹호하고, 애써 외면하거나 도망쳐 버린다. 가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정당화하면서. 특히 럭비 스타인 장남 알렉스(피터 란자니)는 팀 동료마저 납치·살해당하는 것을 보고는 내적 갈등을 겪지만 아버지가 건네준 돈맛에 빠져 허우적댄다. 물론 이들의 범죄 행각은 군사정권과 운명을 같이한다. 푸치오 가족의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제 아무리 냉혈한이라도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안위를 포기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이러한 생각을 박살 내 버린다. 자신이 살기 위해 가족의 희생을 강요하는 가장의 모습에서 지옥에서 헐떡이는 아귀의 얼굴이 엿보이는 듯하다. 엄하지만 자상한 가장이면서 한편으론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는,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는 길예르모 프란셀라의 연기가 그만큼 돋보인다. 영화 내용과 어울리지 않게 흥겨운 로큰롤 등이 배경음악으로 자주 깔린다. 인질들의 비명 소리는 이러한 음악 소리에 빈번하게 묻힌다. 끔찍한 범죄들이 잇따랐던 사회적 상황과 상관없이 가볍고 경쾌한 팝송이 유행했던 198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한다. 2000년대 아르헨티나 영화계를 대표하고 있는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이 무거운 소재로 감각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이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거머쥐었다.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탈석유’ 개혁 사우디 21년 재임 석유장관 교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사우디는 7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칙령에 따라 1995년부터 21년째 석유부를 이끌어 온 알리 누아이미(81)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칼리드 팔리흐(56) 보건장관 겸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회장을 임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팔리흐 신임 장관은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의 최측근이다. 1982년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후 30년 동안 아람코에서 일해 온 그는 지난해 5월 보건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아람코 회장에 올랐다. 지난달 말에는 국영 광물회사인 마덴 회장에도 임명됐다. 사우디의 석유장관 교체는 탈(脫)석유 구조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우디의 실세로 떠오른 무함마드 부왕세자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빌 파렌프라이스 페트롤리엄 폴리시 인텔리전스 대표는 “사우디가 과거에 실패한 경제구조 다변화에 베팅하고 있다”며 석유부의 명칭을 바꾼 건 초점을 옮길 때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지난달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안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는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해 아람코를 상장하는 등 국유자산 민영화에 나서는 한편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세계 최대인 3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국내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석유정책 기조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나스 알하지 NGP에너지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팔리흐의 임명은 사우디의 석유정책 연속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팔리흐 신임 장관이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차 총회에서 산유량을 동결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가는 이광구 “우리은행 사세요”

    美 가는 이광구 “우리은행 사세요”

    주가가 1만원대로 올라서면서 어깨가 한껏 펴진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이번에는 미국에서 투자설명회(IR)를 연다. 앞서 지난 2월 유럽과 싱가포르 IR에 이은 2탄이다. 이 행장은 오는 15~20일 엿새 동안 뉴욕, 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 4개 도시를 돌며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를 만난다. 과거에 비해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도 주가가 여전히 너무 싸니 우리은행 주식에 관심 가져 달라는 홍보전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에 44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4%나 급증했다.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우리은행 주가는 1만원대(4일 종가 기준 1만 350원)로 올라섰다. 이 행장이 유럽 IR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8000원대(2월 16일 기준 8690원)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1분기에만 2000만주가량 순매수했다”면서 “20%가 안 되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금은 24%대”라고 설명했다. 이 여세를 몰아 민영화 여건을 다시 한번 조성하겠다는 게 이 행장의 미국행 의도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분할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다섯 번째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국부펀드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여 왔지만 저유가 등의 여파로 주춤한 상태다.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 2986원 수준에서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바이두 검색추천 병원은 돌팔이 ‘의피아’

    바이두 검색추천 병원은 돌팔이 ‘의피아’

    70년대 불법 의료인 모임 시조… 바이두 광고 매출의 12% 차지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 검색이 추천한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숨진 대학생 웨이쩌시(魏則西·21) 사건으로 바이두의 ‘검색어 장사’는 물론 중국 의료체계를 주무르는 ‘의료 마피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4일 신경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숨진 웨이쩌시가 입원했던 병원인 베이징 무장경찰 제2병원 ‘생물면역치료센터’는 ‘푸톈계 병원’이 위탁받아 운영해 온 곳으로 드러났다. 푸톈계는 중국 푸젠성의 해안도시 푸톈 출신의 의료인들과 이들이 운영하는 병원을 일컫는 말로, 1만 1000개에 이르는 중국 민영병원의 80%를 장악한 의료계 마피아다. 사고가 발생한 생물면역치료센터는 푸톈계인 상하이의 캉신그룹이 지분을 갖고 있었다. 지분 다툼으로 회사를 나온 한 인사는 북경청년보에 “캉신에게 도급을 준 군대 및 경찰 병원만 80개에 이른다”면서 “인민해방군 소속 병원장, 의무처 주임, 정치 주임 등에게 1인당 20만 위안씩(약 3500만원) 뇌물을 줬다”고 폭로했다. 천더량(陳德良·65)이라는 인물이 시조인 푸톈계는 정식 의사가 아닌 떠돌이 의료인이거나 약장수의 모임이었다. 병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1970~80년대 이들은 중국 각지를 돌며 피부병, 비염, 치질 등을 치료했다. 피부병 약을 1위안(약 177원)도 안 되게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돌팔이 의사들이 많았고 약효가 의심스러웠지만 병원을 구경조차 못 한 이들에게 떠돌이 의사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1980년대에는 기차역 주변의 허름한 여관에서 성병과 불임을 치료하며 자본을 축적해 나갔다. 당시까지만 해도 모든 병원은 국가 소유로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대 등이 주로 운영했다. 1990년대 들어 정부가 국영병원 지원금을 급격히 줄이는 대신 피부과나 부인과, 정형외과 등을 민영병원 체제로 돌리자 푸톈계가 재빠르게 이런 진료 과목을 낚아채 국영병원으로 진입했다. 2000년대 의료기관 민영화가 본격화하자 전국 곳곳에 종합병원을 세웠다. ‘중국의료연맹’이라는 거대한 로비단체도 만들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성형·미용 시장도 푸톈계 병원이 석권하고 있다. 의료기술이 부족했던 이들이 환자를 끌어들이는 가장 효과적이 방식은 광고였다. 초기에는 전봇대에 광고지를 덕지덕지 붙였다.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으로 광고를 확대해 오다가 바이두가 검색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자 바이두 광고에 몰입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두의 2014년 매출액에서 의료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5~25%에 달한다. 이 중 푸톈계 병원 광고는 30~50%를 차지해 바이두 매출의 5~12%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와 인터넷정보판공실, 국가공상총국 등 정부 합동조사팀은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고, 중앙군사위원회는 무장경찰 제2병원 조사에 착수해 이번 파문이 바이두와 푸톈계는 물론 군부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수많은 의료 사고와 과장 광고로 수차례 수사를 받은 푸톈계의 먹이사슬이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으로 끊길지 주목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박대통령 이란 방문] “이란 53조원 특수 현실화하자” 금융권 잰걸음

    [박대통령 이란 방문] “이란 53조원 특수 현실화하자” 금융권 잰걸음

    ‘53조원의 돈줄을 마련하라.’ 수교 54년 만의 첫 대통령 국빈 방문으로 물꼬를 튼 이란 경제외교를 현실화하고자 은행권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간만에 열린 중동 특수지만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없다면 자칫 양국 정상 간 약속이 서명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일 두 정상이 이례적으로 ‘한국 은행의 역할론’을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산업은행은 2일 향후 금융기관 협력의 키를 쥔 이란 중앙은행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일 산은은 이란 산업 개발 및 민영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부기관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RDO) 및 현지 대표 상업은행인 멜라트은행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산은은 이란 프로젝트의 금융 지원을 위한 첫 포석을 마련했다. 이란을 방문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자사 개발금융 노하우와 프로젝트파이낸스(PF) 역량을 소개하며 “국내 수출신용공여기관과 협력해 이란 경제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실질적 금융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출입은행도 이란 정부와의 금융협력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도울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마련했다. 금융패키지는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90억 달러, PF 방식 협조융자 45억 달러, 전대금융(이란은행을 통한 간접 대출) 등 15억 달러로 구성된다. 수은도 지난 2일 이란 중앙은행과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첫 금융 지원 대상은 이란 병원 건설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현지 보건의료교육부와 총사업비 20억 달러 규모의 병원 건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우리은행도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이란 2위 은행인 파사르가드와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파사르가드를 통해 현지 시장의 정보를 얻고 현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란은 여전히 달러 거래가 불가능한 국가로, 유로 결제를 해야 하지만 이를 중개할 금융기관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또 수입한 물자를 그대로 이란으로 수출하는 중계무역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특수를 챙기기 위해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여야, 20대 국회 벼르지 말고 지금 민생 챙겨라

    19대 국회로서 마지막인 4월 임시국회가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이러다가 여야의 법안 협상이 표류하면서 대부분의 쟁점 법안들이 자동 폐기될 참이다. 각 상임위 현역 의원들이 4·13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면서 입법 동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데 당력을 쏟고 있는 여야 모두 현 원내 대표단을 아예 버린 자식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어제까지 19대 국회에서 처리한 법안은 7683건으로, 18대 국회의 1만 3913건에 비해 절반 남짓(55.2%)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도 핵심 경제활성화법들을 처리 못 한 채 빈손으로 끝내면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확실히 인증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에다 청년 실업, 저출산,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다. 여야가 당략에서 벗어나 청년이나 비정규직 등 가장 절박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타협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여야의 행태를 보면 싹수가 노랗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새누리당을 가운데 놓고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흥정하는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여야 3당 간엔 ‘노른자 상임위원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벌써 신경전이 한창이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는 격이다. 우리는 민생부터 돌보라는 게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면 굳이 20대 국회 출범을 기다리지 말고 이를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본다. 3당은 민생 안건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약속한 만큼 역지사지해 청년 일자리 법안들부터 절충해 내기 바란다. 예컨대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할당률을 현행 3%에서 5%로 올리고 이를 민간 기업에도 적용하도록 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보자. 현재 야권은 찬성이지만 여당이 기업 부담을 이유로 멈칫거리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 공기업에는 국민 혈세를 더 투입하는 결단을 내리고 야권도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대기업들조차 존폐의 기로에 선 현실을 인정한다면 절충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서비스산업 진흥 대상에 우리가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료 분야를 포함시킬지 여부가 관건인 서비스산업발전법도 마찬가지다. 이미 의료법에 의료 민영화를 막는 장치가 있는데, 야권은 언제까지 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며 고장 난 유성기처럼 의료 공공성 후퇴 우려만 되뇌고 있을 건가.
  • 안철수 “의료영리화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

    안철수 “의료영리화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

    일각 박지원 원내대표 추대 여론 安대표측 “직접 거론된 적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4일 “의료영리화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막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 축사에서 “국민의당을 창설하며 내부적으로 의료계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고, 특히 보건복지위에서 일하면서 의료영리화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동의를 얻었다. 이는 우리 당의 근간”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의 발언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 ‘의료민영화의 우려가 크다’며 보건·의료 분야는 제외하자는 국민의당 당론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문제를 두고 혼선을 빚은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더민주는 그동안 서비스법에 의료 분야도 포함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요구에 대해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경제브레인’으로 꼽히는 최운열 당선자(비례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대회 강연자료에서 향후 추진법안 중 “고용을 늘리는 방법은 서비스산업 활성화에서 찾아야 한다”며 금융·교육·관광·물류와 함께 의료 분야를 서비스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앞서 “의료민영화 우려가 있는 법안에는 반대다. 검토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안 대표는 또한 “정부가 의료와 보육 문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지금은 권리만 행사하고 책임은 민간에 떠맡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당 내 일각에서는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인 박지원 의원과 안 대표 측 인사인 김성식 당선자를 러닝메이트 개념으로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합의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가 당내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직접 거론된 적은 없다”며 “본인들도 그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 다른 인사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가 제기할 수 있을진 몰라도 아직까지 논의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서비스법 발상 바꾼 최운열 당선자의 용기

    더불어민주당 최운열(비례대표) 당선자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의료산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며칠 전 총선 당선자 대회 강연에서 야권의 기존 당론을 거스르는 주장을 펴면서다. 그의 발언이 정국에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이 뭐겠나. 우리 경제를 선도해 온 제조업이 무너지고 청년 실업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게다. 그는 “의료 관광이 활성화되면 관광업 등에 파급 효과가 크고, 늘어난 세수로 의료 복지를 확대하면 모두가 윈·윈”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런 역발상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한 용기 있는 태도라고 본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 주요국이 모두 구조 개혁을 강요받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아 ‘고용 없는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다시피 하면서다.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그간 야권이 소극적이었던 구조 개혁의 당위성을 이제 인정하고 있지 않나. 그러나 부실 제조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미 5조원 적자 기업인 현대중공업에서 임직원 3000명을 구조조정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산업 구조 개혁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면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긴요하다. 그럼에도 서비스산업발전법이 19대 국회 내내 쟁점 법안으로 묶여 있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지원 대상에 의료 분야를 포함하는 데 대해 야당이 반대하면서다.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국회 말 제출된 이 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않으면 다시 20대 국회로 넘겨야 할 처지다. 시대의 화두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판에 우리가 풍부한 인재풀로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료 분야를 제외한다면 설득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최 당선자뿐만 아니라 여야의 합리적 정책통들이 긍정적으로 접근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더민주 윤호중 의원은 “의료 공공성 훼손을 방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부분만 여당이 수용한다면 충분히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니 말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기획재정위 간사인 강석훈 의원도 “의료산업을 무조건 제외하자는 것만 아니라면 야당의 ‘의료 민영화’ 우려에 대한 조항을 손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그간 의료법에 이미 의료 민영화를 금지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야당이 괜한 시비를 건다는 식으로 대응했던 것에 견줘 보면 매우 유연한 자세 변화다. 19대 의원 292명이 국민 혈세와 다름없는 세비를 받는 임기가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다. 야당 지도부가 결단하면 서비스법 처리를 굳이 최 당선자 등이 등원할 20대 국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여권의 경제 살리기가 실패로 돌아가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는 게 차기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셈법은 그야말로 유권자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일이다. 야권이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수권 정당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만들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기 바란다.
  • 주형환 “구조조정 기업 금융 지원 건의”

    주형환 “구조조정 기업 금융 지원 건의”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선, 해운업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부도 우려 등에 관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업계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오는 8월 시행되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에 따라 구조조정 등 사업 개편에 적극 나서는 기업에 대한 세제 등 추가 지원책을 묻자 “기활법에 따른 기업 노력에 대한 세제 지원은 지난 연말 기획재정부가 마련했고 진행 과정에서 추가 요청이 들어오면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주 장관은 또 부실 해외 자원 개발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에너지 분야 구조조정과 관련해 한국전력 지분을 팔거나 일괄 민영화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월 발표하겠지만 (한국석유공사 등의) 민영화는 특수성 때문에 어렵다”고 전했다. 주 장관은 취임 성과로 신산업 네거티브식 규제 완화와 관련해 7개 해제 대상 규제 중 6개를 관계 부처에서 수용하는 쪽으로 합의한 것을 꼽았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러시아 정부가 과거 자국 최대 민간 석유회사였던 유코스 파산과 관련해 배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20일(현지시간) AP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헤이그 지방법원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의 전(前) 주주들에게 500억 달러(약 56조 7000억원)를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지난 2014년 판결을 무효로 한 것이다.  헤이그 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PCA가 유코스 전 주주와 러시아 정부 간 분쟁을 중재할 사법적 권한이 없는데 관련 조약을 잘못 해석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PCA의 권한을 규정한 에너지 관련 조약(에너지 헌장 조약)에 러시아가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PCA는 러시아 정부와 유코스 전 주주들 사이 분쟁을 중재할 수 없다는 이유다.  유코스는 1993년 여러 국유회사들이 통합해 설립된 국유기업이었지만 1995년 12월 최대주주인 메나테프은행에 매각되면서 민영화됐고, 2003년에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로 성장했다. 러시아 최초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해 러시아에서 가장 투명한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유코스의 최고경영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였다. 그는 푸틴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난하고 야당의원을 지원하고 러시아에 서구식 정치가 도입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푸틴 정부는 2003년 호드롭스키를 2003년 사기와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2005년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유코스도 세무조사를 통해 당시 매출(연 110억달러)의 2배인 240억 달러의 추징금을 매겨 파산시킨 뒤 2006년 국유화했다.  이에 유코스 전 주주들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를 강제 해체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었다며 1000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러시아 내에서 소송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보고 헤이그에 있는 PCA를 택했다.  결국 PCA는 2014년 러시아 정부가 소송을 청구한 GML 주주 자산을 강제 수용했다며 러시아 정부에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고 “유코스 지분을 다수 보유한 지주회사 GML에 500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GML 지주회사는 과거 유코스를 인수했던 메나테프은행이 바뀐 새 그룹이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PCA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동시에 “(향후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어떤 경우에도 배상금을 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헤이그 지방법원 판결로 러시아 정부는 한결 유리한 상황이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관련 논평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PCA의 결정이 취소됐다”면서 “이는 국제 중재 관례에서 가장 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GML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 블로그] 제2 모뉴엘도 피한 우리은행 ‘매의 눈’

    [경제 블로그] 제2 모뉴엘도 피한 우리은행 ‘매의 눈’

    우연이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은행 얘깁니다. 2014년 모뉴엘 사태를 기억하시는지요. 한때 모뉴엘은 유망 수출기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모뉴엘은 가짜로 수출이 일어난 것처럼 매출채권 서류를 조작해 시중은행을 상대로 사기 대출을 벌여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죠. 5년 동안 피해 금액만 6700억원이나 됐습니다. 2013년 매출액 1조원이었던 모뉴엘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이 겨우 15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별다른 의심 없이 돈을 빌려줬습니다. 우리은행만 제외하구요. 우리은행은 2012년부터 일찌감치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모뉴엘 채권 850억원을 모두 회수했더랬죠. 최근 모뉴엘 사태와 ‘판박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디지텍시스템스 얘기입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입니다. 그렇다 보니 시중은행마다 ‘모셔가기’ 경쟁이 뜨거웠죠. 그런데 이 회사는 2012년 브로커에게 대가(10억원)를 제공하고 수출입은행(300억원), 국민은행(280억원), 산업은행(250억원), 농협(50억원) 등에서 총 8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은행도 디지텍시스템스의 모기업인 엔피텍과 거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 엔피텍이 요청한 신규 대출 50억원을 거절하고 100억원의 기존 대출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이듬해 디지텍시스템스가 요청한 대출 20억원도 ‘퇴짜’를 놨죠. 우리은행은 2013년 디지텍시스템스와 엔피텍의 경영진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기업 사냥꾼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진호진 우리은행 심사역은 “삼성전자와 같은 큰 대기업을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거나 해당 기업체 출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엔피텍과 디지텍시스템스의 새 경영진은 이런 연관 관계가 없는 점이 미심쩍어 대출을 회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무렵 다른 은행들은 우리은행이 털어 버린 여신을 주워 담기 바빴지요. 민영화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뒷문 잠그기’를 입버릇처럼 강조합니다.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대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합니다. 고객의 알토란 같은 돈을 받아 굴리는 곳이 바로 은행이니까요. 10원 한 장을 빌려줘도 고객을 먼저 생각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길 바랍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시론] ‘현대화’가 노량진 수산시장의 미래는 아니다/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시론] ‘현대화’가 노량진 수산시장의 미래는 아니다/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노량진에 있는 수산시장이 들썩인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부터 수도권 최대의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자리를 지켜 온 노량진 수산시장이 둘로 갈라졌다. ‘현대화 사업’으로 인한 갈등 때문이다. 애초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관리했던 노량진수산시장은 2002년 ‘공기업 민영화 추진계획’에 따라 한국냉장이 민간에 매각됨에 따라 수협중앙회로 이전됐다. 그리고 2004년 대통령 직속 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의 수산물 유통체계 선진화 방안에 ‘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 추진’이 포함되면서 현대화 사업이 본격화됐다. 당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통상 협상을 전제로 수입 수산물의 증가를 예측하며 이를 유통 과정의 개선이라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과연 도매시장 강화인지 아니면 어차피 축소되는 국내 수산물 시장의 규모에 맞춰 부가적인 수익 사업에 집중하는 시장 구조조정인지 모호하다. 시장 이전 현대화 방식이 확정된 2007년에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노량진수산시장 제2 아셈몰로 거듭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나, 2015년 수협중앙회가 시장 이전 부지에 카지노 시설을 포함한 ‘노량진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일은 이런 의심을 키웠다. 노량진수산시장이 수도권 시민들에게, 그리고 최근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내에 위치한 도매시장의 독특함 때문이다. 또한 규모는 줄었으나 매년 8만톤의 거래가 이뤄지는 도매 기능은 여전히 중요한 기능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식’으로 바뀌면 산지 직송 방식으로 기존 도매 유통단계를 우회하고, 수입 수산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도매시장의 기능이 축소된다. 대형마트와 같이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직거래는 곧바로 독점적인 소매와 이어지기 때문에 도매시장의 기능과 다르다. 대형마트가 중도매 기능을 축소해 비용을 아낀다고 해도 기존 도매시장이 이를 따라가는 것은 맞지 않다. 또 수입 수산물에 대처하는 방안을 가격 경쟁력에서만 찾는다면 국내 수산업의 빈곤화를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현대화 사업의 목적이 굳이 새로운 건물을 짓고, 상가의 대형화를 유도하면서 백화점과 같은 실내 환경을 갖춘다고 달성되기 어렵다. 재래시장의 대형마트화는 오히려 재래시장의 독특함과 정취가 더해진 장소성을 훼손한다. 그래서 신축 방식의 시장 현대화 사업은 ‘시장은 시장다워야 한다’는 상식에 반하는 정책이다. 잠깐 눈을 돌리면 가까운 일본의 도쿄도 중앙도매시장인 ‘쓰키지 시장’의 이전 계획과 이것이 무산된 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서울만 봐도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가락도매시장의 현대화 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상인들은 현재와 같은 시장의 외관을 지키면서도 수협에서 말하는 신선도 유지와 고객 편의성이 보완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장다움을 보여 주는 정취는 유지하면서도 시설물의 개선과 보완을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갑자기 정부 정책 변화로 시장을 떠맡게 된 수협중앙회보다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지켜 온 상인들의 생각과 고민에 좀 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나 싶다. 현재까지 수협중앙회가 보인 태도를 보면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자리 추첨을 진행한 탓에 상인들은 냉가슴을 앓았다. 여기에 수산시장 관리회사 측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중도매인에게 잔품처리장 배정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경매에 올리기 어려운 물품 등의 처리를 위해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잔품처리장을 마치 선심 쓰듯이 중도매인에게 나눠 주겠다는 것이다. 법령에 따라 시장 개설자인 서울시의 허가와 시장관리운영위원회의 의결사항임에도 ‘기간 내 신청하지 않을 경우 차후 잔품처리장 배정에서 제외’라는 단서를 달아 공지한 것은 선의라고 하기 힘들다. 사실상 장외거래를 유인하는 것으로, 앞으로 중도매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상인의 편에서 시장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회사가 오히려 수협중앙회의 눈치만 보며 상인들을 몰아붙이고 갈등을 부추긴다. 서울시 등 관계 기관도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 與 비례대표 1번 ‘창조경제’ 송희경… 2번 ‘DMZ 감동’ 이종명

    與 비례대표 1번 ‘창조경제’ 송희경… 2번 ‘DMZ 감동’ 이종명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2일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45명을 선정, 발표했다. 총 665명(남성 441명, 여성 224명)이 지원해 1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선권은 20번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후보 1번에는 송희경 전 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이 추천됐다. 송 전 단장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과 KT 기가 IoT(사물인터넷)사업단장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박근혜 정부의 역점 화두인 ‘창조경제’가 비례대표 1번 선정의 키워드가 된 셈이다. 후보 2번에는 이종명 전 육군 대령이 추천됐다. 작전 수행 중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2년 2개월 만에 재활에 성공한 뒤 군으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썼다. 공관위 관계자는 “이 전 대령의 감동 스토리가 국민들에게 짠한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3번과 4번은 노동계 몫으로 배정됐다. 임이자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장이 3번,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4번을 부여받았다. 임 위원장은 20여년 동안 노동 현장을 누빈 노동 현장 전문가로, 2008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문 위원장은 택시노조를 비롯한 노동운동의 산증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은 5번을 받았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철도 민영화 논란과 파업 사태를 잘 마무리하고 흑자 경영 성과를 최초로 이뤄낸 저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공기업 개혁의 표상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6번에는 김규환 국가품질명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명장은 ‘미천한’ 학벌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도전 정신으로 62건의 특허, 대통령 표창 4회, 발명특허 대상, 장영실상 5회 등을 수상하는 업적을 쌓았다. 7번은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세대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로 판단돼 상위권에 배치됐다. 8번은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장에게 돌아갔다.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번호표 9번을 받았다. 전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여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일익을 담당하며 일찌감치 비례대표 등원이 예고됐던 인사다. 김무성 대표는 전 전 총장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10번을 받아 당선 안정권에 들었다. 김승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1번,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12번을 배정받았다. 13번을 받은 윤종필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은 창군 이래 제3호 여성 장군으로 군 보건 분야와 간호 전문성 신장, 병영 내 성차별 해소에 앞장선 경력을 인정받았다. 프로바둑기사인 조훈현 9단은 14번을 받아 20대 국회 입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15번은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에게 돌아갔다. 16번에는 강효상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강 전 국장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임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17번, 김철수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이 18번을 낙점받았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했던 조명희 전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은 19번을 받아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32번을 받아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한편, 공관위는 서울 용산에 황춘자, 경기 남양주병에 주광덕, 군포을에 금병찬, 인천 남을에 김정심 예비후보를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이로써 253곳 중 250곳에 대한 공천이 완료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보건의료 4개 단체 “김숙희 비례대표 철회하라”

    보건의료 4개 단체 “김숙희 비례대표 철회하라”

    “공천 철회 안 하면 당선 저지운동”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료 4개 단체가 21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더불어민주당의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비례대표 공천 철회를 요청했다. 4개 보건의료단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더민주 당사를 항의 방문하고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공천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의 결사 반대 입장’ 공동 성명서를 낭독했다. 최남섭 치과의사협회장, 김필건 한의사협회장, 김옥수 간호협회장, 윤영미 약사회 정책위원장 등은 더민주 측에 전달한 성명서에서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후보 선정의 즉각 철회를 요청하며 철회되지 않을 경우 당선을 저지할 수 있는 모든 선거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 서울시의사회장이 의료민영화에 호의적이고, 리베이트 쌍벌제를 ‘의사에게 가혹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더민주가 그동안 추진한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보건의료단체들은 김 서울시의사회장이 보건의료계를 대변하거나 국민의 보건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없는 인물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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