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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쇠고기 고시 후폭풍] MB 귀국직후 한밤 ‘쇠고기회의’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30일 귀국했다. 중국에서 챙겨온 보따리가 적지 않지만 성남공항에 도착한 그의 앞에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훨씬 큰 몸피로 던져져 있다. 서울 도심을 성난 민심으로 가득 채운 미 쇠고기 협상 파동을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 방중 나흘의 명암 취임 후 첫 3박4일의 중국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외교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한단계 끌어올리고 공동성명을 통해 다각도의 협력방안들을 마련한 점은 분명 성과로 평가된다. 대규모 수행 경제인들이 중국 기업들과 8개의 양해각서를 맺고 다양한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지진피해 지역인 쓰촨성(四川省)을 방문,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것도 무형의 소득이다. 그러나 한·미 동맹을 냉전의 산물이라고 해 ‘외교 결례’ 논란을 낳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불협화음도 노출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있어서는 양측이 온도차를 보였다. ●쇠고기 파동 앞에 선 MB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성남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청와대로 가 참모들로부터 심야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 성과를 점검하고 평가할 겨를이 없을 만큼 이 대통령에게도 쇠고기 파동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도 촛불시위가 단순한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불만을 넘어 새 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비판의 성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조만간 모종의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대규모 국정쇄신에 대해서도 그간의 소극적 자세를 접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교체하는 정도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태 수습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여권 내에서는 정 장관 교체를 넘어 한승수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해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제2의 조각’에 준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미석 청와대 전 사회정책수석의 경우처럼 청와대 수석자리 하나를 메우기도 쉽지 않은 인물난을 감안할 때 대폭적인 교체는 쉽지 않은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촛불의 요구’를 비켜가는 한 어떤 수습책도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6·4 재·보선을 통해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한 뒤 6·10항쟁 기념일 전후 촛불시위의 양태를 살펴가며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중략)/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김용택의 ‘그랬다지요’) 그렇다. 개인사라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팔자니 운명이니 하면서 그저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러나 국가지대사는 그게 아니다.‘이게 아닌데’라는 국민들에게 그저 참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또 참지도 않는다. 대통령 지지도는 곧 민심이다.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 20%대로 추락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많은 국민들이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외로 젓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배 부르고 등 따스하니 임금이 누군지 내 알 바 아니라던 요순시대가 최고의 태평성대였다지 않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니 광우병위험물질(SRM)이니 하는 낯선 말들을 어린 학생들이, 아이 업은 주부들이 입에 올리는 현실은 아무래도 ‘이게 아닌데’다. 왜일까. 미덥지가 않아서다.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던 기대,‘잃어버린 10년’보다는 나은 세월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실망과 불만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저에는 청와대와 내각의 무능력과 무책임, 무소신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자리잡고 있다. 새 정부는 지난 3개월여동안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 통일, 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정부와 국민간, 당·정·청간,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해 강력하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믿음을 주는 데 실패했다. 경쟁 국가들의 맹추격과 고령화로 인해 이번 5년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한 것은 옳았지만 현행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역부족이었다. 미 쇠고기 파동과 유가 급등의 회오리 속에 국무총리나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 그 누구도 조정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0교시 부활에 국민 모두 환영할 줄 알았다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특별보조금 파문’으로 국민을 한번 더 분노케 했을 뿐이다. 북한 식량지원을 둘러싼 부처간 엇박자 역시 통일외교안보분야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엿보게 했다. 인적 쇄신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사건건 타이밍도 놓쳤다. 쇠고기협상을 한·미정상회담 직전 타결한 것은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서둘러 양보하고 부실협상을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쇠고기 관련, 대통령 담화도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미흡했다. 청와대나 내각의 정무적 판단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한 일. 정치는 타이밍이다. 새 정부 역시 ‘잃어버린 5년’으로 평가받지 않으려면 내달 3일 출범 100일을 심기일전의 전기로 삼야야 한다. 인적 쇄신, 특히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을 헤아릴 줄 아는 인사들의 중용이 그 출발점이다. 대통령이 진정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탈여의도정치에 집착한 결과 정치가 실종되고 국민과의 불화가 빚어졌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대선 주역들을 국정운영의 전면에 내세울 때가 됐다고 본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알고 공감하며, 충성심을 갖춘 그들은 멀리해야 하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의 짐이 아니라 정치적 자산일 수 있다.5개월전 531만표라는 역대 최다표차로 승리를 안겼던 그들에겐 민심과 여론을 읽고 대처할 힘이 있지 않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사설] 대통령, 국민 설득 앞서 민의 경청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러나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에 따른 성난 민심이다. 이로 인해 방중 외교로 거둔 적잖은 성과마저 퇴색할 것으로 우려된다. 청와대도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고는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디 민의를 겸허히 헤아리는 데서 국정쇄신의 모티브를 찾기 바란다. 내달 3일이면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이후 민심은 촛불집회와 함께 타오르면서 악화일로다. 야당마저 장외 투쟁을 거론하면서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런데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3개월 만에 20%대로 주저앉았다. 한나라당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권 전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국정 현안을 처리할 동력을 잃어가는 인상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6·4 재·보선 이후 대대적 국정쇄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 개원식 연설 등을 통해 그런 민심 수습 방안을 발표한다는 얘기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우리는 출범 초기에 위기를 맞은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신뢰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과 여당 스스로 인정했듯이 현재 여권의 위기는 국민과의 소통 실패로 인한 신뢰의 실추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기왕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언제 열릴지 모를 국회 개원을 기다릴 게 아니라 더 서둘러야 한다. 현 정국이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강화하는 정도로 국민적 불안을 잠재울 만큼 한가한 상황은 아니다. 청와대가 내달중 ‘국민과의 대화’를 갖는다고 한다. 부디 국민을 가르치기에 앞서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국정쇄신안을 제시해 국정운영의 새 동력을 얻는다면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中은 지금 ‘조문외교 무대’

    |베이징 이지운·도쿄 박홍기특파원|중국이 조문 외교로 바빠지고 있다. 기존의 일정에다 티베트 사태, 지진 등 여러 사정으로 미뤄졌던 각국 주요 인사들의 방중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지도자로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6월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지진 때문에 마련된 갑작스러운 일정이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30일 재난 현장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방중도 실은 티베트 사태 등으로 예상보다 다소 늦춰진 것이었다. 앞서 23∼2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신임 대통령이 중국을 찾았지만,‘조문’의 성격은 약했다. 이날에는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가 베이징을 방문, 사회주의 국가간의 우의를 다진다. 조문 외교는 당사자 상호간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점’도 없지 않다. 재난을 당한 중국으로서는 ‘무리한’ 요구를 피해 가거나 뒤로 미룰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위문을 하는 나라로서는 ‘생색’을 내는 효과가 있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과 미국도 지원과 원조 등으로 중국민들의 민심을 많이 회복했다. 일본은 가장 큰 덕을 보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계획이 보류되긴 했지만 일본 자위대 수송기 파견 계획이 적극 검토됐을 정도다.2차대전 이후 최초로 일본 부대와 군용기가 중국 내륙에 들어오는 의미가 있다. 중국과 일본은 국민간 우호 정서 조성 등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때 미흡했던 점들을 조문 외교로 뒤늦게 보완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26일부터 31일까지 방중하고 있는 우보슝(吳伯雄) 타이완 국민당 주석 역시 ‘동포애’를 극대화시키며 서로 적지 않은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분위기 조성은 부족했지만, 막판 현장 방문으로 어느 정도 이를 만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일본은 항공자위대의 수송기를 이용, 중국으로 긴급 구호물자를 실어 나르려던 계획이 중국 측의 반대로 무산됨에 따라 민간 전세기로 텐트와 모포 등 구호품을 수송할 방침이다. 마치무라 노부타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위대 수송기를 파견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수송기의 활용도 하나의 방안이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jj@seoul.co.kr
  • 18대 국회 또다른 관전포인트 2제

    ■ 6·4 재보선 ‘민심 가늠자’ 6·4 재·보궐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에 비상이 걸렸다. 선거 결과가 곧바로 18대 국회 초반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당선무효나 사직 등으로 공석이 된 기초단체장 9명과 광역의원 28명, 기초의원 14명을 뽑는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초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선거구인 서울 강동(박명현)과 인천 서구(강범석), 경기도 포천(양호식) 등 세 곳의 단체장 선거는 총선 이후 민심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지지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에 한나라당 우세지역에서 예상 밖 결과가 나올 경우 거대 여당의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정국을 주도해 나가는 데 제약이 불가피하다. 또 여권 내부에서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국정쇄신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강행 이후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후보와 상대 후보간 격차가 점차 좁혀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심 중이다. 반면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의 심판무대로 삼고 쇠고기 정국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 강동구청장 이해식 후보에 대한 총력지원에 나서고, 민노당은 창원 도의원 출마자인 손석형 후보, 진보신당은 이승필 도의원 후보 지원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院 구성 협상 ‘대립각’ 여야는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현행 17개 상임위원회는 15∼16개로 줄어든다.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원내교섭단체 등의 계산이 더욱 복잡해지는 이유다. 우선 전체 상임위 숫자 조율에서부터 여야의 시각이 엇갈린다. 한나라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위만을 폐지하는 16개 상임위 체제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환경노동위도 폐지하기를 원한다. 기능 약화가 예상되는 환노위가 ‘야당몫’으로 배분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환노위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흡수할 국토해양위를 맡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환노위 폐지는 민주당의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임위 배분에서는 한나라당측이 과반 의석을 근거로 9∼10개의 상임위를 바라고 있다.81석의 민주당은 6∼7개, 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최대 2개의 상임위를 얻으려 한다. 한나라당은 의석수 차이가 상임위 배분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야당이 7개의 상임위를 맡았던 17대 국회의 전례를 주장하고 있다. 법제사법위, 국토해양위, 기획재정위, 문화관광위 등 이른바 ‘알짜’ 상임위 쟁탈전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법사위, 국토해양위, 문광위 등은 반드시 가져온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와 기획재정위를 원하고 있다. 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교섭단체는 국토해양위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극한대치 정국’ 키잡은 홍준표 vs 원혜영

    ‘극한대치 정국’ 키잡은 홍준표 vs 원혜영

    지금 여권은 구심점을 잃은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여러 갈래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강행한 정부를 두둔하는 목소리와 비판하는 목소리, 장관 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혼재돼 있다. 통합민주당은 자신감을 잃었다.‘쇠고기 파동’ 국면에서 민심의 향배를 지켜본 뒤에야 행보를 정했다. 광우병 우려가 확산되자 청문회를 요구하고, 촛불집회가 열기를 더해가자 국회 바깥으로 향해 장외대회를 여는 식이다. 궤도를 찾지 못하는 양당의 모습은 정권교체에 따른 일시적인 후유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양당 모두 빠진 수렁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맴돌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18대 국회가 출범했다.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이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다. 서로 뒤바뀐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일도 쉽지 않은 데다 쇠고기 문제로 켜켜이 쌓인 앙금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와 시민들이 직접 대치하면서 ‘여의도 정치 부재’라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두 원내대표 모두 상생을 강조했지만, 장기간 ‘대립적 협력관계’가 불가피하다. 원구성 협상과 원내 전략을 세우는 과정부터 그렇다. 당장 홍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정국”을, 원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견제하는 야당”을 첫 일성으로 밝혔다. 물론, 홍·원 원내대표가 직전 원내대표에 비해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두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임태희·민주당 최인기 정책위의장이 이날 새벽 여의도 호프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다가 원 원내대표 제안으로 뭉친 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자 폭탄주도 4잔 정도 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두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진 미지수다. 이날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에 지도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대 어느 정부도 이명박 정부처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외면하고 무너진 적이 없다.”고 맹비난한 뒤 “대운하를 강행하고, 상·하수도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두 원내대표가 처한 당내 상황도 난제에 휩싸였다. 홍 원내대표는 친박 복당 문제와 관련, 시기와 수위를 조절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의 통합 문제가 복병이다. 두 원내대표 모두 7월 전당대회에 앞서 당 체제를 정비해야 하는 과제에 맞부닥쳤다. 구혜영 홍희경기자 koohy@seoul.co.kr
  • ‘불붙은 쇠고기’… 여야 첨예 대치

    ‘불붙은 쇠고기’… 여야 첨예 대치

    여야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고시 강행 이후 첨예한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고시 발표 이후 후속대책 차원에서 당론을 수렴해 수습책을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다음달 2일 강재섭 대표와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보완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어 쇠고기 고시 발표후 민심 수습책,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생계형 경유 사용업자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야 3당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은 이날 ‘고시 무효화’를 위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31일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충청, 광주·전남 지역에서 당원집회 형식의 장외대회를 벌일 예정이다.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동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적 저항과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3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을 했다. 주말인 31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전국에서 10만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18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6·10 민주화항쟁 21주년인 다음달 10일 서울광장에서 100만명이 모이는 국민 총궐기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정국이 급랭하자 정부와 국민의 신뢰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주말 ‘10만 촛불집회’가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정치가 대중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치닫는 중대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명림(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민주적 절차 확보를 강조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정치권 인사는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과 조정의 기능 역할 복원을 주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장유식 공익소송위원장은 “재협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는데 정부가 미국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면서 “원인을 제공한 이명박 정부가 헌법소원이나 행정소송 등 사법적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 신뢰를 잃은 것이 큰 문제”라고 전제하고 “상황이 급할수록 반전의 묘수를 찾으려고 할 텐데 그런 묘수는 없다. 정부가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하나하나 신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구 김지훈기자 ckpark@seoul.co.kr
  • MB ‘쇠고기 난국 타개’ 국정쇄신

    |두장옌 공동취재단 진경호 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청와대는 인적쇄신과 정무·홍보라인 기능 강화 방안 등을 포함한 국정쇄신책을 다음주쯤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3박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귀국해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김중수 경제수석, 박재완 정무수석 등으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계기로 더 악화되고 있는 국내 상황에 대해 심야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장관의 경질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수습 방안을 놓고 주말 동안 숙의할 것”이라면서 “공식적인 입장은 주말을 지나 다음주 초쯤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다음달 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에서 국정쇄신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국정 시스템, 당·정·청이 하나가 되는 시스템을 정비 중”이라며 “인적 쇄신도 고려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귀국에 앞서 ‘비상 근무체제’로 돌입했다. 청와대는 특히 정무·민정·경제수석실을 중심으로 촛불시위 상황을 점검하고 이 대통령의 귀국 이후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주말을 기해 전국적으로 최대 10만명 이상이 촛불시위 집회에 참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도 쇠고기 후속 대책과 최근 고유가에 따른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말 각 부처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에게 전원 출근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이날 오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쓰촨성 청두(成都) 일대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3시간여 동안 머물며 중국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피해복구 작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3억 5000만원 상당의 긴급 지원 물품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에서 중국 전자기업 하이얼과 한국 기업인 영원무역을 차례로 방문했다. snow0@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靑, 정농림 경질설 일축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장관 고시를 강행한 29일 청와대는 ‘뿔난 쇠고기 민심’이 급속히 악화되지는 않을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는 이날 장관 고시와 관련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장관고시를 기점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신경을 곧추세웠다.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경질설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더 빨갛게 타오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새 위생조건을 담은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전국은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 수만명의 촛불 대행진으로 빨갛게 물들었다. 장관 고시를 발표하며 정부 측이 내세운 수입조건 강화 논리가 전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셈이 됐다. ●일부 시민 청와대行 저지 당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일제히 개최한 ‘광우병 쇠고기 수입 고시강행 국민심판 촛불문화제’에는 2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모였다. 서울에서는 1만여명(경찰 추산·집회측 추산 2만여명)이 촛불을 들었으며 오후 8시30분쯤부터는 서울광장을 나와 명동∼종각∼종로∼을지로∼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로 가자.”며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동십자각까지 진출했다가 경찰에 저지당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이후 23번째 만에 최대 규모였으며 주최 측에 의해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을 한 것도 처음이었다. 시민들은 ‘고시 철회’,‘협상 무효’ 등을 외쳤고 일부에선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에 돌아오지 마라.”는 격한 표현을 했다. 서울광장에는 정부의 수입고시 발표를 보고 처음 집회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쌍림동에서 왔다는 주부 이진이(39)씨는 “집에서 TV로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수입고시 발표를 보고 우리나라가 주권도, 아이들의 먹거리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속이 상해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데리고 처음 촛불집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딸 둘과 함께 역시 처음 나왔다는 초등학교 교사 한모(33·여)씨도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수입고시를 강행하는 데다 교육 당국은 미국산 쇠고기의 살코기는 100% 안전하다며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이라는 지침을 내리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면서 “내 아이들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봐서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TV발표 본 뒤 자녀와 함께 현장으로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현장을 찾았고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민주화운동 실천가족협의회 회원 14명과 함께 나온 송유호(55)씨도 “이럴 때일수록 국민은 촛불문화제에 더 호응해야 한다 싶어 이 자리를 찾았다.”면서 “경찰의 폭력 대응을 보고 있자면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영어 교사 마그다(24·여)씨는 “먹거리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산 서면 제일은행 앞에서도 20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고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회사원 권진현(43)씨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서울에 105개 중대 1만여명의 경력을 배치했고 전국적으로도 120여개 중대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거리행진 연행자 106명을 전원 석방키로 결정했다. 검찰은 일선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는 106명 중 1명은 훈방하고 17명을 즉심에 회부했으며 나머지 88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서울 김정은 장형우 황비웅·부산 김정한기자 kimje@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철회→재협상” 요구서 “헌소 제기” 주장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29일 발표되자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안팔고, 안먹고, 운송도 거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고시가 철회되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촛불시위를 계속하고, 헌법소원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민심을 저버린 정부에 분노하는 한편 광우병 위험 쇠고기에 두려움을 보였다. 직장인 강모(29·인천시 남동구)씨는 “2008년 5월29일은 정부가 국민을 배신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검역 중단 조치가 내려졌던 미국산 쇠고기가 어떤 방식으로든 내 위장에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두렵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유모(41·성남시 분당구)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대통령은 물론 협상에 나섰던 장관과 공무원들이 가족과 함께 국민이 보는 앞에서 먼저 먹어야 한다. 관련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촛불시위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에서 소를 키우는 조모(43)씨는 “본전도 못찾는 소를 내다 팔 수는 없다.”면서 “청와대에 모조리 풀어 놓고 싶다.”고 울먹였다. 농림부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고시 중지’ 요구가 ‘고시 철회’로 바뀌었고, 반대목소리를 내는 글이 폭주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장관고시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시민단체와 축산업계는 실력투쟁에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택근 사무총장은 “장관고시 강행은 검역주권을 제약해 국민주권을 침해한 처사로 헌법소원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추가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했다지만 기존 합의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고시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한우협회 김영원 차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만으로도 한우 가격이 20% 떨어졌다.”면서 “말뿐인 농가 대책에 대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소형 정육점들도 미국산 쇠고기 판매 금지에 동참했다. 서울 중랑구 D정육점 주인인 김모(53)씨는 “미국 쇠고기를 팔면 이익은 남겠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말도 안되는 정부의 조치에 서민이 할 수 있는 저항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윤춘호 국장은 “화물연대 조합원 1만 5000여명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운송 거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중학생인 이모(15·서울시 성북구)양은 “친구들과 학교급식 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모(18·안산시 단원구)군은 “정부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약속했지만 학교에서 싸다는 이유로 몰래 미국산 뼈·꼬리를 사다 끓이면 그만이다. 우리는 마루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포털에는 학교급식을 중단하겠다는 학부모 카페도 생겼다. 음식점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 마포구 설렁탕집 주인 송모(60)씨는 “손님의 건강도 문제지만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비탕집을 운영하는 박모(49·경북 경산)씨는 “식당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구분하는 능력이 없지만 배워서라도 미국 쇠고기는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경주 김승훈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수입 중단조치·SRM 명시 확대 효과 미지수

    [美쇠고기 고시 발표] 수입 중단조치·SRM 명시 확대 효과 미지수

    정부가 29일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최종 고시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고시안 부칙 5항과 6항을 통해 미국과 광우병위험물질(SRM) 적용을 동일하게 하고,GATT 20조 등에 따라 미국 내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때 수입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멕시코, 일본 등 미국산 쇠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30개월령 이상을 들여오고 90일 이후 검역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등의 독소조항은 여전하다. 더구나 수입중단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를 미국 측이 인정하지 않았을 때 무역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 역시 바뀌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촛불 문화제’로 상징되는 민심과 정부의 대립은 폭발 직전에까지 놓이게 됐다. 최종 고시안의 부칙 6항은 ‘본 수입위생조건 제5조의 적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GATT 20조 및 WTO SPS 협정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수입위생조건 제5조는 ‘(광우병) 추가 발생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 광우병 지위 분류(현재 광우병위험통제국)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에만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검역주권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받아왔고, 부칙 6항은 이를 보완한다는 취지로 새롭게 포함됐다. 한국 수출용과 미 내수용 SRM 정의 일치 대목도 역시 부칙에 포함됐다. 부칙 5항은 ‘미국 정부는 미국내에서 도축되는 모든 소로부터 미국 규정에서 정의한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통해 사실상 횡돌기와 극돌기, 천추 정중천골능선 등도 모두 수입이 금지된 SRM으로 정의됐다. 이번 수입위생조건 재고시안은 미국과의 재협상이 아닌 추가협의 내용이 포함됐다.▲30개월령 이상 수입 ▲미국 측의 사료금지조치 사실상 완화 ▲캐나다 등 광우병 우려 국가 쇠고기 우회 수출 가능성 등 지금까지 우려를 샀던 조항들은 여전하다. 또한 검역주권 회복의 근거로 정부가 들고 있는 GATT 20조 역시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수입 중단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수전 슈와브 USTR 대표가 지난 12일 담화문에서 ‘안전성 관련 조치들은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못박은 것도 비슷한 의미다. 국제법 학자들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해 우리 정부가 수입 금지를 하면 미국은 과학적 증거를 요구할 것이고, 이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어 ▲도축장 승인권 미국 정부 이양(6조) ▲수입도축장 취소권한 포기(8조) ▲전수검사 제한(23조) ▲수익검역중단 불가능(24조) 등 검역주권과 관련된 내용은 그대로다.“재협상 수준의 내용을 포함시켰다.”는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의 말은 실제로는 ‘공언(空言)’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 밖에 미국 현지 검역관 상주, 현물검사 비율 확대 등의 대책 역시 허점이 많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검역관들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한 데다 고시 이후 90일이 지난 뒤에는 검역권이 미국에 넘어가는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조직검사 역시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SRM인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를 찾아낼 확률이 10%도 되지 않는 등 하나마나한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공기업 CEO에 로비인사 배제하라

    다음 달 말까지 305개 공공기관 중 240곳 안팎의 기관장에 대해 대대적인 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사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실명추천제’를 도입하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인사 청탁자에 대해서는 후보군에서 제외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 스스로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할 정도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10년의 권력 공백에 대한 보상심리와 대선 과정에서의 논공행상이 가세함에 따라 줄대기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능력보다 ‘코드’에 의존한 결과 민심 이반을 가속화시킨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 당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386’의 전횡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공기업 CEO는 투명한 절차에 따라 능력과 전문성 위주로 선임해야 한다. 그러자면 실세에 줄을 댄 인사뿐 아니라 실세의 명단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대선 공적서’가 CEO 선임의 최우선 기준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특히 공모라는 정상적인 절차를 건너뛰어 ‘명단’을 건네는 권력층 주변인물들에게는 대통령이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우리는 날로 추락하는 한국 경제가 되살아나려면 지난 5년간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공공부문부터 메스를 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개혁의 첫걸음이 CEO 교체작업이다. 새 정부는 청와대와 내각 인선과정에서 ‘강부자’‘고소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얼마나 곤욕을 치렀던가. 인사에서 정리를 끊지 못하면 경제살리기도, 선진화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CEO에 로비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약속이 이행되는지 지켜보겠다.
  • [박재범칼럼] 백일 잔혹사

    [박재범칼럼] 백일 잔혹사

    참으로 혹독한 시절이다.5일 뒤면 이명박 정부가 시련으로 점철된 출범 백일을 맞는다.20여일 전부터 서울 청계천에서 학생들이 ‘미 쇠고기에 뿔났다.’며 촛불시위를 연일 갖고 있다. 이 시위는 점차 전국으로 번질 조짐이다.‘탄핵’이라는 정치구호가 벌써 터져나오고 있다.‘아마추어 학생’자리에 ‘프로’들이 끼어드는 흔적도 있다. 시위대들이 밤새 경찰과 승강이 중이다. 노조 등도 기름값이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슬슬 몸을 추스르는 기색이다. 심지어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마저 기름을 부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쇠고기 협상을 끝맺음하려다 이 지경이 됐는데,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새정부 인사들은 손에 흙이라도 묻을까 몸 사리는 구태의연한 모습들이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입맛이 쓸 것 같다. 인터넷에서 ‘노간지’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권위주의 체제가 종식된 이후인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검증’은 시대의 켜가 쌓일수록 시점이 빨라지고, 철저해지고 있다.1993년 취임 초 90%의 지지율을 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라운드 쌀 협상 실패론으로 9개월여만에 사과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다음해 초중반쯤 측근비리 등으로 사과했다. 취임 1년을 전후해 모두 리더십이 실추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는 좀 앞당겨졌다. 둘은 대외개방으로, 둘은 비리로 곤경에 처했다. 새정부에 대한 민심이 급변하는 것은 국정운영 환경이 달라진 탓으로 보인다. 과거 정치인에 국한된 목소리가 국민으로부터 굉장히 급하고 편하게 쏟아져 나온다. 열린사회로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인터넷 모바일이 발달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으론 민심의 감정선만 잘 건드리면 언제든 새로운 ‘한판승부’를 기대해 볼 만해졌다. 그러나 세상은 한가지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닌 법. 최근 ‘뇌송송 구멍탁’말고 색다른 신호가 나왔다.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의 국회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일이다.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표결에서 비한나라당 표 9개가 이탈해 가결정족수 146표에서 6표가 미달했다.9표에 담긴 뜻은? 이 메시지를 읽어내야 새 정부의 국정운영이 조금 매끄러워질 것 같다. 한때 70%에 이르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면서 등장한 길거리 시위와 장관 해임안 부결. 두가지 현상을 보면서 하나는 여론이 성말라지고 있다는 인상과, 또 하나는 갓 출범한 대통령의 역량을 조금 더 지켜보려는 인내심이 아직은 남아 있구나 하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백일은 갖가지 병 등으로 신생아가 죽는 일이 많은 옛날,‘아기가 살 수 있겠구나.’하고 확신할 수 있는 시기다. 그래서 선조들은 백일을 중시했다. 정부도 백일치레 중이다. 미국 언론이 새정부 취임 6개월을 지지율 조사조차 않는 허니문 기간으로 둔 것은 경험적 지혜의 소산이다. 미처 뿌리내리기 전에 파헤치다간 오히려 뜻과 달리 국민에게 손해가 됨을 알아차린 것이다.“뭔가 달라질 줄 알고 시켜줬더니 그게 그거네.”라고 ‘배반감’을 뭉게구름처럼 피워 올리기에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자기 교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jaebum@seoul.co.kr
  • [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언론에 ‘한국 구호’는 없다

    요즘 중국의 TV나 인쇄매체를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많았다. 쓰촨 대지진과 관련, 각국 구조대나 의료진의 활동, 구호품 전달 소식 등이 TV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는데 희한하리만큼 한국은 눈에 띄지 않는다. 처음 일본 구조대의 중국 도착 소식에 중국 언론들이 반색할 때만 해도 ‘일본은 지진에 특별한 경험이 많아서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본팀의 활동에 대한 언론의 조명이 지속되면서, 이달 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일 등 정치적 상황 때문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급기야 일본 구조대가 시신 발굴 이후 묵념을 하는 장면이 중국중앙방송(CCTV)을 통해 중계돼 많은 중국인이 이에 감사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뒤에는 더이상 이유도 중요치 않게 됐다. 인도·인도네시아의 구호품 전달 장면도 생중계되고 ‘영국제 대형 텐트가 뒤늦게 들어와서 훨씬 편해졌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니 더욱 그렇다. 이쯤 되면 한국은 지진 경험이 적어서인지, 늦게 와서인지, 구조대가 묵념을 하지 않아서인지, 중국에 대한 정치·외교적 비중의 차이 때문인지 원인 분석보다는 한국인의 ‘온정’이 중국에서 실종된 결과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상갓집에 조화 보내 놓고, 세워진 위치가 맘에 안 든다고 투덜대는 것이 우리의 미덕은 아니다.부조금 액수도 생색내지 않는 법이다. 중국 기업들이 기부 사실의 홍보에 열을 올리는 요즘, 적지 않은 돈을 내고도 조용히 있는 한국 기업들이 대견해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국가 간의 도움은 조금 다르지 않겠나.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국민들의 온정은 표시되고 전달돼야 하는 것 아닐까.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서 얻을 ‘실용’ 가운데서 중국 국민의 민심보다 큰 것이 있을까? 이 대통령도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표시한 ‘구두 위로’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지는 않았을 터. 이번 방중에서 이 대통령의 진짜 ‘실용’을 기대해 본다.jj@seoul.co.kr
  • 정농림 “재협상 가까운 내용 담겠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8일 “(야당 등이) 쇠고기 재협상을 하라고 하기 때문에 최대한 고시 기간 중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협의 내용을 담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통합민주당 한·미쇠고기재협상추진대책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화난 민심을 어우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 연기 요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고유가 정부대책 안일하다

    불과 1년만에 국제 유가가 2배 이상 치솟으면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자고 나면 오르는 기름값 탓에 화물차량과 시외버스가 도로 위에 서 버렸고, 어민들은 출어를 포기하고 있다. 유가발(發) 인플레 압력은 공공요금의 줄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자원·에너지 개발을 기치로 내건 정부치고는 한심한 수준이다. 특히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고유가대책 관계장관 회의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화물연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물차 유가보조금 지급을 2년간 연장하고 영세 서민에게 ‘에너지 바우처’를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 정부 대책의 전부다. 에너지 바우처도 대상자와 소요 재원이 얼마나 될지는 추가로 당정협의를 거쳐 봐야 안단다. 전날 총리가 실효성 있는 대책 강구를 지시했다는데 이것뿐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정책당국자들의 귀에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래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지 못한다. 지금과 같은 초고유가 시대엔 기존의 제도만 들여다봐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에너지 정책의 틀을 새로 짠다는 각오로 ‘제로 베이스’에서 에너지 세제와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위 공직자들은 국민의 세금에서 유류비를 보조받으면서 영세 서민들에게는 세수를 이유로 면세유 지원 확대를 거부해서야 어느 국민이 정부 정책을 따르겠나. 산업과 물류의 원천이자 서민들의 생계가 걸린 ‘경유 대란’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 비상시국인 만큼 여권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정치 지도자의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 [사설] 엄정대처만으론 촛불시위 못 재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하려는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야간 도로점거 행위 등 불법·폭력 시위는 엄중 처벌하겠다.”는 어제 검찰·경찰 등 공안당국의 발표에도 아랑곳없이 나흘째 계속됐다. 더욱이 부산, 광주, 대구, 울산, 전주, 춘천 등으로 옮겨붙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심상찮은 일이다. 우리는 공안당국의 엄정 대처 해법만으론 쇠고기 민심을 수습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본다. 민심을 억누르기 위해 엄정 대처만 읊조리다가 자칫 더 큰 위기가 야기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촛불집회가 정부의 주요 정책을 규탄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하는 등 대의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거리의 정치판’으로 변질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게 된 데에는 정부 당국의 안이한 자세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경찰의 후진적 과잉진압이 큰 몫을 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정부가 먼저 진정성이 담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쇠고기 졸속협상의 주무장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나 상식 이하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특별교부금을 쌈짓돈 삼아 공무원들의 격려금으로 쓰도록 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각료들과 일하지 않고 엎드려 있는 청와대 수석들의 책임 소재부터 가려야 한다. 이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은 연후에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시위를 막고 위반자를 엄중처벌해야 한다. 또 출범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새 정부를 흔들려는 배후 세력이 있다면 당국이 서둘러 찾아내면 된다. 다시 말하건대 정부부터 우선 할 일을 하라는 것이 우리의 주문이다. 그래야 촛불을 끌 수 있다.
  • [시론] 18대 국회에 바란다/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시론] 18대 국회에 바란다/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대한민국 제18대 국회가 30일 개원한다.18대 국회는 1987년 절차적 민주주의를 회복한 이후 6번째 국회이자 개원 60주년 국회다.18대 국회에서는 17대 국회와 달리 한나라당 중심의 범(汎)보수 세력이 절대우위를 차지했다. 진보세력은 위축됐고 야권은 약화됐다. 또한 18대 국회는 14대 이후 최다 무소속 의원과 역대 최다 여성의원을 탄생시켰다. 새로운 국회의 출범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17대 국회도 국민의 높은 기대를 받으며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 이전 국회도 마찬가지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있다. 과연 18대 국회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국회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국회운용의 측면에서 18대 국회는 헌법과 국회법 등 관련법규와 약속을 지키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선거를 최소 1년 앞두고 선거구가 확정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진 것은 1997년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제정 이후 한 번도 지켜지지 못했다.2008년 총선을 앞두고는 상황이 더 심했다. 예결산 심의와 의결일정도 마찬가지다. 법정시한을 넘겨 처리하는 것이 관례화되었다. 이제는 극복해야 할 악습이다.18대 국회는 정해진 규정과 약속을 지키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이는 ‘착한 국회’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둘째,18대 국회는 물리적 충돌 없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몸싸움도 없어야 하고 단상점거도 없어야 한다. 끝까지 정치적 타협을 모색하되 결정해야 할 시간이 되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회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 각 정당과 개별 국회의원의 표결은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으면 된다. 셋째,18대 국회는 소속정당을 뛰어넘어 ‘동업자 정신’을 바탕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대통령제 정부형태에서 의회는 행정부 감독을 중요기능으로 한다. 견제와 균형의 역할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넷째,18대 국회가 반드시 다뤄야 할 사안들이 있다.18대 국회는 민주화 20년을 결산하고 민주화 2기에 적절한 새로운 헌정체제를 구상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헌논의를 선도해야 한다. 물론 헌정체제 변경논의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동시에 정치적 이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 하지만 논의의 장(場)은 국회가 되어야 한다. 최종 결정도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다섯째,18대 국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힘써야 한다. 한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체제의 통합성과 정당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약자 배려정신은 18대 국회와 같은 보수우위의 국회에서 더욱 필요하다. 진보우위의 국회가 보수우위의 국회로 바뀐 것은 국민의 선택이다. 진보적 가치의 몰락은 아니다. 따라서 18대 국회는 ‘욕망의 정치’와 ‘가치의 정치’를 조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18대 국회는 ‘2008 총선민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총선민심은 한마디로 승자독식의 정치행태를 지양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18대 국회는 통합의 정치와 소통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18대 국회가 ‘소통 광장’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4년 후 역대 최고의 국회로 평가받기를 기원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 [사설] 민주당이 말하는 FTA 대책은 뭔가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야권의 의사일정 협의 불응으로 공전만 거듭하다 29일 임기 종료와 함께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은 17대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올코트 프레싱’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광우병 장벽’을 넘기란 불가능할 것 같다.17대 국회의 다수당인 통합민주당은 여권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미 FTA의 피해보전 대책을 마련한 뒤 비준안 동의 여부를 논의한다는 ‘선 대책-후 비준’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적인 구호로 따지자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선 대책-후 비준’ 원칙은 모순덩어리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한·미 FTA 타결 직후 당정협의를 거쳐 피해업종과 계층에 대해 각종 지원금과 보상금, 소득보전금을 지급하고 전직과 전업을 지원하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두 달 뒤에는 한·미 FTA 타결로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과 수산부문에서 생산감소액의 85%를 7년간 현금으로 보전해주고 폐업 농업인에게 5년간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2014년부터 4년간 8조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농업대책을 발표했다. 한·미 FTA 피해보전 대책은 민주당이 여당 시절 몇 차례 보완을 거쳐 마련한 것이다. 민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여론에 편승해 FTA 비준을 대여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속셈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한나라당과 새 정부의 전력 부재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불과 1년 전 민주당이 피해보전 대책 마련을 주도하고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듯이 호도하는 것은 지나친 생떼쓰기가 아닌가. 민주당은 ‘선 대책’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구상하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맹목적인 반대만으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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