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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 대해부] ‘副’자 공무원의 애환

    [공직 대해부] ‘副’자 공무원의 애환

    “너무 젊으면 안 되고, 그렇다고 나이가 많아도 안 됩니다.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튀는 것은 더욱 곤란합니다.”(한 기초지방자치단체 전직 부구청장) “이젠 우리도 서울시처럼 내부 인사로 부시장을 임명하겠다. 행정안전부에서 내려보내는 부시장은 받지 않겠다.”(행안부의 중앙공무원 부시장 임명 추진에 대한 지방의 한 광역 지자체 반응) 지방자치 민선 5기를 맞아 중앙 정부와 광역지자체,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간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단체장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부지사와 부시장·부군수, 부구청장은 소속 단체장 곁에서 안살림을 도맡을 뿐 아니라 상급 기관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전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애환도 없지 않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지만 생색은 나지 않고, 내부 직원들에겐 영(令)이 서지 않아 무력감을 느낄 때도 없지 않다. ●부지사, 영원한 2인자 ‘책임은 넘쳐나지만 권한은 없다?’ 광역지자체에서 1년여간 부지사를 지낸 현직 고위 공무원은 “부지사만큼 2인자의 답답함을 느끼는 직책도 없을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린다. “의욕은 넘치는데 아래 직원들이 마음처럼 움직이질 않는다.”는 것. 그는 “조금이라도 나서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추진해볼라 치면 직원들이 ‘부지사님 이렇게 하시면 지사님 눈 밖에 나십니다’라고 대놓고 뜯어말렸다.”고 털어놓았다. 부지사가 월권하면 안 된다는 논리다. 부지사의 일은 크게 둘로 나뉜다. 도정 실무를 책임지는 한편 중앙정부와 도 사이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 도는 광역단위로 지자체의 굵직한 정책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후자가 특히 중요하다. 매년 예산 시즌이 되면 중앙정부와 국회를 오가며 예산을 조율하는 것도 부지사의 몫이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의 정책조정도 그렇다. 한 현직 부지사는 “도지사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책을 따질 때 정무적 판단에 더 치우치기 마련”이라면서 “직업공무원인 우리는 정책의 효율성·합리성을 중요시해 중앙정부 시각에도 근접한 만큼 정책타협도 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주어진 책무는 크지만 권한은 적다. 인사·예산·정책 관련 최종 결재권은 선출직인 도지사의 고유권한이다. 민선인 도지사 임기는 4년이지만 임명직인 부지사는 길어야 2년으로 단명인 것도 방해물이다. 이 부지사는 “일을 알 만하면 다시 중앙정부로 가거나 퇴직할 시기”라면서 “조직 운영상 부지사에게도 권한을 일정부분 넘겨주면 책임행정을 더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군수·부시장 “집단민원 피하고파” “기초지자체 부단체장일수록 집단민원이 무섭습니다.”(전남 부군수 출신 공무원) 이들은 주민과 직접 부딪칠 일이 많다. 정책을 다루는 광역시·도와 달리 시·군은 사업을 집행하는 행정단위이기 때문. 이 공무원은 “의회·시민단체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비중도 높고 어려움도 크다.”고 말했다. 지자체 사업의 최종 결정은 단체장이 하지만 사업 관련 민원은 과장, 국장을 거쳐 결국 부시장 손에까지 들어오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혐오시설·골프장 건설 같은 사업의 경우 반대민원을 해결하는 일은 단연 부시장 몫이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곳이 많아 중앙정부에 기댈 때가 많다. 이럴 때 중앙에 ‘연줄’이 있는 부단체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진다. 자연히 상급 지자체와의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경기도에서 부시장을 역임한 행안부의 한 공무원은 “경기도에서 1년반 국장을 하고 부시장으로 가니 일이 그리 편할 수가 없더라.”고 했다. 중앙에서 내려오다 보니 지역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데 도청 인맥이 풍부할수록 사업·예산권 따기가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코드’가 맞지 않는 단체장을 만나면 2인자의 신세는 그야말로 피곤해진다. 지난 8월 최대호 안양시장이 부시장을 제치고 노조관계자들과 인사를 논의하다 행안부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은 일이 단적인 예다. ●부구청장은 살림꾼·로비스트 자치구 부구청장은 지방직 공무원으로 대개 시청 국장급 출신이다. 관선 시절엔 5급 행시 출신이 대부분이었지만 민선지자제 도입 이후 7·9급 출신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구청장이 시청 국장급 중 마음에 드는 이를 찍어서 사전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스’(구청장)와의 역할 분담도 극명하다. 부구청장은 대개 자치구 사업, 교부세 등을 놓고 대(對) 시청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 구청장이 행정 결정권을 쥐고 있지만 최종 결재가 나기까지 조율도 부구청장이 도맡는다. 정치인 신분인 구청장이 민심을 겨냥한 외부행사 등 외연 쌓기에 치중한다면 부구청장은 살림의 안주인인 셈이다. 한 현직 부구청장은 “쉽게 말해 구청장이 아버지, 부구청장은 어머니와 같다.”면서 “전면에 나서지 않고 구청장을 띄워주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구청장은 부구청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직원들과 갈등을 빚는 일도 적잖다. ‘굴러온 돌’ 이미지 때문이다. 시청과 구청 공무원의 업무스타일이 다른 것도 한 요인이다. 구청장 측근들이 간혹 구청장을 동원해 ‘못마땅한’ 부구청장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구청장은 부하직원들의 말만 듣고 부구청장에게 “일 좀 살살 시키라.”고 했다가 “못 해먹겠다.”는 반발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인사철마다 반복되는 줄서기도 골칫거리다. 한 전직 부구청장은 “실무자들이 인사 결재권자 눈치를 보느라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돌아봤다. 구청장 임기 말년도 마찬가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 대표가 대권을 꿈꾼다면…/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손학규 대표가 대권을 꿈꾼다면…/오병남 논설실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3일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이후 한껏 치솟았던 인기는 시들해지고, 꼬인 현안은 좀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대포폰’ ‘4대강’ 등 정국 이슈들이 함몰돼 행보에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차기 대선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14.4%)로 올라서며 지지율 20%대 진입을 넘볼 기세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 3위(6.9~10%)로 내려앉은 데 이어 11월 마지막 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5위(8.2%)까지 밀렸다. 원외대표로서 전당대회 이후 존재감이 떨어진 데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여파로 분석된다. 청목회 수사에 맞서 벌인 잇단 농성이 연평도 후폭풍으로 추동력을 잃은 뒤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평화해결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반향이 신통치 않아 지지율 추세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는 여전히 2012년 대권 탈환을 노리는 제1야당의 유력한 카드이다. 무엇보다 수도권의 폭넓은 지지세가 큰 강점이다. 차기 대선의 승패도 수도권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유권자의 주류는 이념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도 민주적 가치와 사회개혁의 열망을 놓지 않는 중도개혁적 성향을 띠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관념적 이상주의에 매몰돼 온 진보진영에 등을 돌렸다. 교수·언론인 등 전문가그룹의 지지세가 높고 대중 친화력과 행정경험을 갖춘 점도 손 대표의 비교우위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하기 나름이다.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은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약점도 전당대회를 통해 큰 틀에서는 걸러진 셈이다.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2일 ‘사회지도층 원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에 나서는 손 대표가 차기 대권을 꿈꾼다면, 우선은 민주당을 확실한 ‘대안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여당에 실망한 국민조차 선뜻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는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의 정당임을 내세우며 사사건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질적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한 경험은 별로 없다. ‘수권야당’으로서의 비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흘러간 시대의 유물인 ‘공허한 투쟁’을 시도 때도 없이 꺼내들고, 성장에 대한 깊은 고민과 비전 없이 ‘복지’만을 외치는 얄팍함으로는 입맛이 까다로운 수도권 유권자를 흡인할 수 없다. ‘수권정당을 위한 당 개혁특위’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크다. 손대표가 특유의 강점을 스스로 놓아 버려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 국민에게 각인된, 그래서 기대를 거는 손 대표의 이미지는 합리적 진보 내지는 진보적 중도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좌향좌에 몰입해 온 느낌이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던 손 대표가 북한의 3대세습에도 불구하고 “정권유지에 쌀을 쓰더라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연평도 포격 이후에도 6자회담에 방점을 찍은 것은 어색할뿐더러 수도권 민심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콤플렉스’이자 당내 강경파를 끌어안으려는 포석이겠지만, 기대를 걸려던 수도권 중도개혁층을 멈칫하게 만드는 일이다. 당내 교조적 원리주의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시들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짚어볼 일이다. 수도권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함을 인정한다면, 손 대표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당심을 얻어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대권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잠재적 대권후보인 제1야당 대표의 소신 있는 리더십과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기대해 본다. obnbkt@seoul.co.kr
  • 오바마 美연방 공무원 보수 2년간 동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200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의 보수를 앞으로 2년 동안 동결하기로 했다. 연방 공무원 보수 동결로 2011 회계연도에 20억 달러의 경비 절감, 10년간 600억 달러의 재정지출 감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백악관 측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무원 보수 동결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취해져야 하는 어려운 결정 가운데 첫 번째 조치”라며 연방 공무원들의 고통 분담을 강조했다. 연방 공무원 보수 동결이 실행되려면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동결 대상은 상이군인 담당 의사, 국립공원 및 국방부 직원 등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이다. 다만 군인은 제외됐다. 상·하원 국회의원들의 경우, 이미 지난 4월에 세비를 17만 4000달러로 묶었다. 또 연간 40만 달러를 받는 대통령은 2001년 이후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보수를 건드리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수 동결은 해당 공무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가볍게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뒤 “연방 공무원을 벌하거나 홀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공무원들의 반발을 경계했다. 보수 동결로 절감되는 재원은 1조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는 지난 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심을 통해 드러난 재정적자 감축 요구를 백악관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노조 측은 곧바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대 공무원 노동조합인 ‘미국 공무원 연맹’ 위원장 존 게이지는 “백악관이 재정적자 문제를 놓고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재정적자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슈가 아니며, 공무원 임금을 손대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노조단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위원장 리처드 트럼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은) 중산층, 경제, 비즈니스에 나쁘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과장 없는 중립 보도… 여론 반영에는 미흡”

    “과장 없는 중립 보도… 여론 반영에는 미흡”

    30일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제41차 회의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보도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논조에 치우치거나 과장 없이 중립적으로 보도한 것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격앙된 국민의 여론을 지면에 반영하는 데에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방안보’를 주제로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는 위원장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경호 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 박용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 권성자 책만들며크는학교 대표, 김형진 변호사, 이청수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이영신 이화여대 학생 등이 독자권익위원으로 참석했다. 서울신문에서는 이동화 사장과 이목희 편집국장, 박재범 주필, 허남주 문화홍보국장, 오풍연 문화홍보국 부국장, 오승호 편집부국장, 이도운 정치부장 등이 자리했다. 이문형 위원은 “차기 총선에서 병역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천안함 피격 사건 때와 달리 이번에는 복수와 강경대응 여론이 강한데 서울신문이 민심을 전달하는 데 좀 약했다.”고 비판했다. 박용조 위원은 “북한의 포격 이유와 대응에 있어 비례성 원칙 등 세세한 부분을 설명하는 데 지면마다 좀 다르게 되어 있어 애매했다.”면서 “이참에 비상시 대국민행동요령 등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지면에서 다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경호 위원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안보불감증과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한 기강 해이 문제도 통계나 사례로 다뤄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권성자 위원은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대안이 없어 불안해할 수 있는 일반인들의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진 위원은 “언론이 시간이 지나면서 각기 자기 입장에 따라 논조에 차이가 생겼는데, 서울신문은 인신공격성도 없이 중립적으로 잘 썼다.”고 분석했다. 이청수 위원은 “군에서 대언론 업무를 정훈장교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군 업무에 정통한 장교가 담당하도록 해야 하고, 직급도 높여야 정확한 정보 전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신 위원은 “정부의 향후 대응을 다룬 기사에 취재원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기자의 의견이나 짐작인지 팩트인지 구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위원장은 “사태 발생 시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블랙박스’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었는지, 실익이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등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화 사장은 “사태 발생 직후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자성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고양된 것은 얻은 점이라고 보고, 이런 점을 잘 살려 신문을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포성 속 세비 인상, 청목회 면죄 서두르는 국회

    여야가 연평사태 와중에도 국회에서 제 밥그릇 키우는 데는 한통속이다. 운영위원회는 내년도 의원 세비(歲費)를 5% 올리는 내용의 국회 소관 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정안전위는 소액 후원금을 어떤 명목으로도 처벌할 수 없도록 정치자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 국회의원들은 잇속 채우기에 급급한 꼴이다. 그들의 얕은 술수에는 민심의 매서운 심판이 돌아갈 것이다. 국회의원 세비는 올해로 2년째 동결돼 있다. 적정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을 무시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다다르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정치권은 민·관·군이 혼연일체로 난국을 헤쳐 나가도록 독려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 특임장관실 등의 예산은 깎으면서도 자신들의 돈주머니만 더 키우는 행태는 이율배반적이고 비겁한 처사다. 내년도 공무원 봉급 인상률인 5%에 맞춘 것만 해도 얄팍한 계산법이 엿보인다. 이도 모자라 소액 후원금에 대해 처벌이 불가능하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한다고 한다. 후원금 불벌법(不罰法) 이 만들어지면 불법 로비가 판을 칠 공산이 커진다. 청목회 입법 로비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야는 ‘청목회 면죄부법’이 엄청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여야는 청목회 수사를 빌미로 본질을 벗어난 정치자금법을 만들면 안 된다. 소액 후원금을 활성화한 법 취지를 살리되 불법 로비를 근절하는 내용으로 고쳐야 한다. 잣대는 대가성 여부가 되어야 한다. 대가성이 없거나, 대가성이 있는지 몰랐다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면 무방할 것이다. 아울러 세비 인상안은 예결특위나 본회의에서 전액 삭감할 것을 촉구한다. 이마저 무산되면 인상분 반납 의원들이 줄을 잇기를 기대해 본다.
  • 병역, 차기총선 핫이슈로

    병역, 차기총선 핫이슈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여의도로 불똥이 튀었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사건까지 군과 정부의 대응체계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국방예산 및 입법 등을 다루는 국회의원의 병역 문제에 자연스레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병역 면제자는 다음 선거에서 뽑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그동안 선출직인 국회의원들에게 병역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분야였다. 현재 18대 국회에서도 병역 대상인 253명의 남성의원 가운데 41명(16.2%)이 면제를 받았고, 38명이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아들·손자 등 직계 비속의 경우 21명(10.3%)이 면제, 28명이 보충역이었다. 일반 국민들이 1차 신검에서 면제를 받는 비율이 2.4%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병역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의원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아들 두 명이 모두 현역 육군으로 복무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26일 “천안함에 이어 연평도까지 충격이 너무 크다 보니 병역문제에 대해 여론이 매우 민감해져 있다.”면서 “아들을 군대에 보낸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어느덧 내가 애국자가 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측면에서 지도자의 병역에 대한 인식도 점점 달라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부동시로 군을 면제받았던 한 의원도 “갈수록 병역의무를 했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도 “연평도 사건을 두고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잘못했다고 욕하다가 갑자기 어제 저녁부터 우리 군과 정부가 뭐했느냐는 비난으로 바뀌었다.”고 민심을 전했다. 민주당의 경우 병역을 면제받은 의원들의 대부분이 ‘수형’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이러한 사유에도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다음 아고라에서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 대한 사퇴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 서명도 잇따랐다. 오후 4시 현재 2500명을 훌쩍 넘었고, 김 장관을 두둔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중앙대 법학과 이상돈 교수는 “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워낙 병역면제가 많아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커녕 불안감만 커져 앞으로 안보 어젠다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면서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안보를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병역면제당’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일반 사람들의 정서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병역문제가 결국 다음 총선,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대피 행렬…백령·대청도 등 서해5도 주민들 육지로

    대피 행렬…백령·대청도 등 서해5도 주민들 육지로

    28일부터 시작되는 서해상의 한·미 합동훈련에 대해 북한이 보복 타격을 공언하고 나서면서 서해 5도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26일 오후 연평도에서 북한군 훈련으로 추정되는 포성이 들리면서 긴장의 밀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포성이 들리자 연평도에 남아 있던 일부 주민들은 서둘러 해안가나 대피소로 대피하기도 했다. 백령도, 대청도 등 일부 주민들은 육지로 대피했으며 남은 주민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식량 등 대피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백령도 주민들도 북한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해 5도 인근에서 일어난 잦은 교전을 봐온 터라 웬만한 사건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이들이지만 ‘정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 듯 보였다. 북포리 이장 박준철(65)씨는 “북에서 공격한다고 하니 주민들 모두 걱정이 크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섬을 빠져나갔지만 늙은 사람들은 대부분 마을에 남아 있다.”면서 “마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떠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면사무소에서는 공격이 있을 때에 대비해 각 이장들에게 컵라면 2박스씩을 나눠 줬다. 주민 이순자(65·여)씨는 “자식들이 육지로 나오라고 난리지만 우리만 살려고 나갈 수가 없었다.”면서 “정부에서 지켜 줄 거니까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진촌1리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54·여)씨는 “전쟁이 날 거라는 소문에 민심이 흉흉하다.”면서 “일부 주민들과 군인 가족들은 육지로 나갔다더라. 물·라면·과자 등 비상식량을 챙겨 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전모(56)씨는 “사재기 수준은 아니지만 라면을 비롯한 비상식량을 사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진촌2리에서 식당을 하는 강모(49)씨는 “천안함 사건 때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기는 했지만 불안감을 비치지는 않았는데 연평도 포격 이후 ‘우리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어제, 오늘 피난을 겸해 볼 일도 볼 겸 육지로 간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오전 여객선을 타고 인천으로 떠난 염모(34)씨는 “육지에 있는 어머니가 너무 걱정해 섬을 나가기로 했다.”면서 “28일 훈련도 있다고 해서 며칠 육지에 나가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인천항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연평도 사태 이후 운항이 재개된 지난 25일 표가 매진됐으며, 26일에도 좌석이 거의 찼다. 선사 관계자는 “승객 수가 관광철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면서 “평상시에 비해 하루 100~200명 더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평도·인천 김학준·백민경·서울 이민영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北에 잘못된 신호 보내는 정치권 행태들

    북한이 23일 연평도를 기습 공격한 뒤 일부 야당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8개월 전 천안함이 폭침(爆沈)된 뒤와 다를 게 없다. 국회는 어제 본회의를 열고 연평도 포격 사태를 무력도발로 규정하고 북한에 사죄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규탄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여야는 그제 대북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결의안 문구를 둘러싼 이견으로 늦어졌다.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즉각적인 대화를 남북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을 결의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2명과 해병 2명이 죽고 쑥대밭이 됐는데 무슨 대화를 운운한단 말인가. 준(準) 전시상황인데도 당리당략에만 매달려 주판알을 튕기는 것으로 보이니 한심하다. 여론이 좋지 않자 민주당 등은 당초 주장을 접고 결의안 처리에 동의했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이 북한 논리를 대변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도 철없는 처사다. 그는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자기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측의 훈련 중지 경고통지가 있었으나 우리 군에서 북측이 아닌 방향으로 포사격을 하자 자극 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북한의 공격 논리를 대변하려고 작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군의 훈련은 그동안 통상적으로 계속 해오던 것이다. 더구나 북측의 영토나 영해를 향해 포를 쏜 것도 아니다. 평양시장, 개성시장도 아닌 인천시장이 이렇게 개념 없는 글을 쓰다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의 행태도 국민들의 속을 터지게 만든다. 그는 연평도가 공격 당한 지 30분쯤 지나 기자들에게 “우리가 호국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인지, 북한 대변인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렇게 감각이 없을 수 있나. 김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과정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 6·25전쟁 뒤 처음으로 우리나라 땅이 북한으로부터 직접 공격 받은 상황에서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은 들끓는 민심을 제대로 헤아려, 불필요한 정치공방으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 박근혜 “도발 따른 대가 보여줘야”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무력 도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권 ‘잠룡’들은 격앙된 보수층을 의식한 듯 강경대응 기조를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사태 발생 하루 만인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외교적·군사적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발에 따른 대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단호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의 우리 국민을 철수시키는 일도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문수 “재발 막게 단호히 응징”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사한 장병들의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이 도발하면 그 이후엔 반드시 한·미연합전력의 강화가 이어진다는 공식을 북·중에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도발 억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트위터에 수차례 글을 올려 북한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짓밟고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침략행위에는 단호한 응징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트위터 글과 강연 등을 통해 “평화는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만이 지키는 것이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알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대권 주자들도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즉시 중지해야 한다.”면서 “이번 포격행위로 인한 인명피해든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민가포격 北 정말 나빠” 국민참여당 유시민 정책연구원장도 트위터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무리 불합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민간인들이 함께 사는 연평도의 군시설물과 민가에 포탄을 퍼부은 북의 소행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정말 나쁜 짓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정은, 軍장악 위해 잇단 무리수

    북한이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에 이어 8개월 만에 연평도 포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까지 야기하는 등 잇단 도발을 감행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등극한 김정은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이 우리 군의 ‘호국훈련’을 핑계로 휴전 후 처음으로 연평도 민간인까지 공격하는 의도적인 도발을 한 것은 김정은 후계 구축 과정에서 벌어지는 북한 내부의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은 24일 “지난 3월 천안함 사건도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의 치적을 쌓기 위한 소행이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김정은이 군 경력 없이 지난 9월 말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군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후계 구축 과정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대외 도발을 감행, 민심을 추스르고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정일·정은 부자가 연평도 포격을 감행한 개머리 포병기지를 포격 바로 전날 방문했으며, 한 무리의 북한 전투기 편대가 포격 직전 포병부대 근처로 이동했다는 첩보도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치밀하고 의도적으로 사전 계획된 도발이었다는 얘기다. 김정은 후계 체제를 떠받들고 있는 측근들의 면면을 봐도 북한이 대남·대미 도발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한다. 대남정책 총괄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시켜 겉으로는 이산가족 상봉·적십자회담·금강산회담 재개 요청 등 잇따른 대화 공세를 폈지만, 리영호·김영춘·김영철·김정각·김격식 등 강경파 군부 요직에 힘을 더 실어줌으로써 대남·대미 무력 공세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 참석, “이번 연평도 도발도 김격식(4군단장), 김영철(정찰국장)이 했다고 보느냐.”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992년 국교단절 앙금 양수쥔 金좌절 상실감”

    “1992년 국교단절 앙금 양수쥔 金좌절 상실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 판정을 받으면서 확산되고 있는 타이완 내 반한(反韓) 감정과 관련, 주타이완 한국대사 격인 구양근 타이베이(臺北) 대표부 대표는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1992년 한·타이완 국교 단절에 대한 앙금과 양수쥔 선수의 금메달 순애보를 기대했던 민심이 복합적으로 작용, 폭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지 상황이 얼마나 험악한가. -시민들이 총통 청사 앞에서 태극기를 찢고 계란을 던지고 한국 상품 불매 운동을 외치고 있다. 한국 교민들에게 비상연락망을 돌려 공공장소에서 언행을 조심하는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타이완 경찰이 대사관과 한국학교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우리 잘못도 아닌데 왜 한국에 분노를 표출하나. -아무래도 1992년 국교 단절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타이완 사람들이 평소에는 이렇지 않았다. 내가 얼마 전에 1992년 당시 타이완 외무장관이었던 분을 식사에 초청했는데 그 얘기(국교 단절)를 꺼내면서 이해해 달라고 했더니 “지나간 일을 갖고 왜 그러느냐.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라. 그랬는데 이 사건이 터진 걸 보니 마음속으로는 뭔가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경기 심판을 한국 사람이 본 것도 아닌데. -그래도 이 사람들은 세계태권도연맹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다 한국 사람이고 필리핀 심판도 한국계라면서 비난한다. →왜 하필 태권도 경기에서 이런 불상사가 빚어졌다고 보나. -태권도가 타이완에서는 엄청난 인기 스포츠다. 유단자만 10만명 가까이 된다.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 인구가 많은 나라일 것이다. 메달밭이었기 때문에 타이완 사람들이 더 폭발한 것 같다. 또 양수쥔 선수가 인기 스타로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는데, 좌절되니까 상실감이 더 큰 것 같다. 특히 양수쥔이 실격당했을 때 같이 부둥켜안고 운 코치가 그녀의 약혼자인데, 금메달 따면 그 기념으로 프러포즈할 거라고 해서 타이완 사람들이 감동적인 장면을 고대했던 것도 사건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언제쯤 파문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나. -19일이 절정이었다. 모든 신문과 방송이 톱기사로 도배했다. 주말에는 좀 누그러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시끄럽다. 5개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선거가 끝나는 27일까지는 갈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자연재해(지진), 질병(콜레라)에 이어 인재(폭력 시위)까지. 아이티에서 콜레라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대재앙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콜레라 환자가 나왔다. 성난 민심은 원망의 화살을 유엔평화유지군에게 겨눴다.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이티 보건 당국은 지난 10월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1034명이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환자 수는 1만 6800명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지난 주말 이후에만 사망자가 117명, 환자 수는 2150명이 늘어났다.”면서 “갈수록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지역도 넓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처럼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극심한 식량 부족 속에서 아이티 국민들의 위생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이티 국민들의 하루 생활비가 1달러 25센트인데 비누 한 장은 50센트나 한다.”면서 “아이티인 대부분이 위생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콜레라를 경험한 의료진이나 각종 약품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티 내 콜레라 감염자 수가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기다 하페즈 가넴 세계식량기구(FAO) 부국장은 식량생산 급감으로 인한 식량가격 폭등 우려가 높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무기력한 정부의 대응과 가족의 죽음에 분노한 아이티 민심은 유엔평화유지군을 콜레라 주범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아이티 제2의 도시 카프아이시앵 등지에서 시작된 유엔평화유지군 규탄 시위가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유엔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AFP통신은 “아이티에 파병된 네팔 출신 유엔군이 콜레라균을 가져왔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아이티인들이 이 소문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이티 주재 유엔사무소는 이에 대해 “네팔 평화유지군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면서 “소문은 28일 대선을 앞두고 정국 불안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목적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티와 인접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바우티스타 로하스 공중보건장관은 “아이티에서 휴가를 보낸 한 노동자가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미니카는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방역 조치를 해 왔지만 첫 발병이 확인되면서 대유행을 걱정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권력은 ‘不通’이다

    ‘불통’(不通). 이명박 정권의 비판진영에서 내세운 키워드다. 그런데 비판치곤 참 순진하다. 권력은 원래 불통이다. 세상엔 수많은 주장이 있지만, 그 가운데 사실이 되는 것은 오직 권력자의 주장이다. 권력자의 주장이 다른 주장과 같은 대우를 받으면, 그는 이미 권력자가 아니다. 아무리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해도 권력자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에 존중받으면, 그는 확실한 권력자다. 권력이란 그렇게 작동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불통’은 권력자 입장에서 명예로운 훈장인 셈이다. 이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얇지만 묵직한 고전이 번역됐다. ●슈미트 ‘정치신학’ 대화는 이상향일뿐 하나는 나치즘을 옹호한 법학자 칼 슈미트(1888~1985)의 ‘정치신학’(김항 옮김, 그린비 펴냄)이다. 여기서 슈미트는 불통을 ‘결단’으로 승화시킨다. 불통이 어째서 결단인가. 슈미트가 바이마르 민주정을 일러 ‘낭만주의’라거나 ‘영원한 대화’라고 비판한 데서 그 이유가 드러난다. 물론 비꼬는 말투다. 토론공화국을 내건 노무현 정권에 붙었던 별명,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를 떠올리면 된다. 슈미트는 ‘영원한 대화’를 일종의 부르주아지 자유주의의 정치적 이상향으로 간주하면서 이를 경멸한다. 그렇기에 “모든 정치적 활동을 신문이나 의회, 즉 논의에 내맡기는 계급은 사회적 투쟁의 시대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일갈하거나 “부르주아지는 혈통 및 가계에 기초한 귀족지배를 폐기하면서도 가장 파렴치하고 저급한 금권적 귀족지배를 용인한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불도저처럼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맛이 없다는 것인데, 잘 음미해 보면 노무현 정권이 왜 좌·우파 모두에게서 비판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랬기에 이번 정권 들어 ‘논쟁’하고 ‘토론’하는 대통령 대신 유독 ‘고뇌’하고 ‘결단’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부각된다. 통(通)할 생각을 버리고 결단을 내려라,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권력이라는 슈미트의 주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동시에 ‘예외상태를 정의할 수 있는 자가 주권자’라는 슈미트의 그 유명한 명제는 과거 정권을 예외상태로 규정하는 것, 그러니까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데서 다시 한번 빛난다. 슈미트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결단의 강림’은 이 정권 들어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쇠고기협상, FTA, 4대강, 수도 이전 등 모든 핵심 이슈에서 남는 것은 오직 지도자의 고뇌와 결단뿐이다. 그게 권력자의 주장이고, 그렇기에 그것은 사실이어야만 한다. ●메이휴 ‘의회, 선거커넥션’ 정치동기는 재선 다른 하나는 미국 정치학자 데이비드 메이휴의 1974년작 ‘의회, 선거커넥션’(김준석 옮김, 동국대출판부 펴냄)이다. 의회권력의 작동방식에 대한 짧은 연구논문인 이 책에서 펼치는 메이휴의 주장은 간단하다. ‘의원들의 정치적 행위의 동기는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것’이다.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게 얼핏 나쁠 것 같지 않은 동기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민감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국민들이 일일이 개별 정책에 반응하는 것도 아니요, 어떤 정책에 대해 개별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서다. 특히 공천 때문에 당 지도부에 목매야 하는 한국적 상황은, 지역구 민심에 따라 당론을 배반하는 투표가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지는 미국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음미해볼 대목은 있다. 요즘 한나라당의 감세 논란에서도 일정부분 드러난다. 영남지역 의원들은 시큰둥하고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적극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쉽게 말해 부자 감세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영남에는 한나라당 깃발만 들면 일단 당선권에 드니까 심드렁한 얘기일 뿐이고, 수도권에서는 그걸 위태롭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레임덕이란, 결국 단임대통령과 재선을 노리는 의원들 사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민주주의는 군부를 향한 민중의 분노가 탄압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돌아옵니다. 수치 여사의 귀환으로 그때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5)의 석방 소식이 들려온 지난 13일 미얀마 출신 내툰나잉(41)은 경기도 부천의 사무실에서 맘껏 울었다.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좋은 ‘희망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여사의 석방으로 버마 민주화세력이 다시 구심점을 얻었다.”면서 “수치 여사가 칠순을 맞기 전인 앞으로 5년이 버마 민주화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치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붙였고, 미얀마보다 ‘버마’라는 옛 국명을 자주 썼다. 내툰나잉은 “수치 여사가 얼어붙은 정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 관측은 버마 내 그의 절대적 입지를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화의 캐스팅보트는 100여개 소수민족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슬 퍼런 군부에 맞서려면 민족을 뛰어넘어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지도자는 수치뿐이라고 했다. ●수치 첫 행보는 정치보다 민심 그는 수치가 14일 대중연설에서 ‘소통’을 첫 화두로 던진 데 대해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부정선거 의혹 조사 등 쟁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넓혀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부적인 현안은 모두 실무자에 맡긴 채 ‘시민 끌어안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내 소식통 가운데 군부세력의 3분의 2가 이미 수치 여사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렸다고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분열된 힘을 잘 엮을 수 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얀마 경제상황의 악화로 민심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민주화세력에게는 큰 기회다. 하루 두 끼 식사를 챙겨 먹으면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고 서민 대부분은 한 끼로 허기를 간신히 달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군정의 무능에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겹쳐 생긴 참혹한 결과다. 그는 “처벌이 무서워 말을 하고 있지 못할 뿐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은 국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가 미얀마 국민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이유로 ‘나라를 위한 진정성’을 꼽았다. 1999년 남편인 영국인 마이클 아리스가 임종 직전 수치와의 만남을 원했으나 재입국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미얀마 국민 하루 한끼로 달래 그는 “대통령이 직접 수치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힌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달리 미얀마에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한국은 외교통상부 명의의 짧은 논평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고 서운함을 드러낸 뒤 “군부독재를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다가선 ‘선배국가’로서 버마 국민에게 큰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 직후인 1994년 정치탄압을 피하기 위해 미얀마를 떠났던 그는 16년을 한국땅에서 살고 있다. 주물 공장 등을 돌며 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아가면서도 한국 내 미얀마인들끼리 매월 100여만원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인사들에게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200명가량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G20 정상회의 이후] 지지도는 60%… 정치분야 험로 예고

    지난 12일 실시한 청와대의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60%대 초반을 기록했다. 국민 10명중 6명은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손을 들어준 셈이다. 집권 3년차를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갤럽 조사결과로 보면 지금껏 가장 높았던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52%)보다도 더 높다. ●“G20 등 외교에 긍정평가”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 등 ‘MB식 외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G20 서울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거치면서 이 대통령의 ‘실리외교’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양자회담을 통해 프랑스로부터는 외규장각 도서의 사실상 영구반환을 이끌어냈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조선왕실의궤를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도서 반환에 성공했다.“G20 서울 정상회의는 자체 평가를 해도 90점은 될 것”(청와대 고위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론조사 기관의 한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에 버금가는 돌발성 악재만 없다면, 적어도 2~3개월은 50%대 초중반의 지지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분야의 ‘우등’성적표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 분야에서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4대강·UAE파병 등 가시밭길? 당장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을 70%까지 깎겠다고 한껏 벼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이나 청목회 수사를 놓고도 야권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다 체감경기도 심상치 않다. 말로는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의 온기가 웃목까지 번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하반기부터는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고 올초부터 반복했던 이 대통령의 말이 ‘허언’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1 %나 오르는 등 물가부담도 만만찮다. 때문에 연말을 코앞에 두고 정쟁에 다시 휩싸이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외교성과’로 어렵게 거둔 상승에너지가 급격히 사그라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민심이반이 빨라지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1990년 015B 객원 보컬로 ‘텅빈 거리에서’를 부르며 데뷔했다. 20년이 흘렀다. 국내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못나 보일 정도로 솔직, 섬세하고 복고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그의 발라드는 일가(一家)를 이룬 지 오래. 언제부터인가 예능 늦둥이로도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는 냉정한 심사위원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그가 최근 12집 ‘행보’(行步)를 내놨다. 그에게 음악이란 매달 한곡씩 발표…‘월간 윤종신’프로젝트 4월부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형태로 발표했던 노래들과 10~12월에 해당하는 신곡을 모았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종신(41)을 만났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스타’ 방식으로 화두를 던져봤다. “윤종신에게 음악이란?” 열정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목적 없이 떠돌던 20대 초반 얻어걸리듯 데뷔하게 됐고, 운좋게 일이 풀렸다고 돌이켰다. 그러는 사이 음악은 스며들듯 직업이 됐고 갈수록 재미있어졌단다. “되돌아보면 저는 정말 못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한 청년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음악은 삶의 이정표가 됐습니다.” 올해 음악 행보는 파격적이다. 매달 한 곡씩 새 노래를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 그는 “임상 실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때 그때 느꼈던 감정으로 팬들과 실시간 소통을 해보려고 했다. 앨범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일종의 돌파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는 냉정했다. 아직 흡족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매달 싱글을 낼 때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았어요. 마니아들이 주로 들었죠. 이런 노래엔 이런 반응이 오는구나, 모집단을 상대로 조용한 실험을 한 셈이죠. 앨범은 보다 넓은 팬층을 겨냥한 거예요. 윤종신이 음악을 갖고 어떻게 재미있게 사는지 조금 더 지켜봐 주면 좋겠네요.” 아이돌 그룹에 편향된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견을 드러냈다. 아이돌 음악을 무조건 배격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모든 계열 음악 가운데 가장 노력했기에 얻은 결과라는 주장이다. “아이돌 때문에 다른 장르가 피해를 입는다는 식의 생각은 금물이에요. 물론 치우친 것은 문제죠. 아이돌 역사를 10년 정도로 치면 이제 밸런스를 맞춰야 할 시기가 됐어요.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1위,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그 다음인 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음악 시장의 모습이죠.” 작곡가 윤종신으로서는 최근까지 히트곡을 냈지만, 가수 윤종신으로서는 히트곡이 뜸해진 것 같다고 했더니 씨익 웃는다. “인정해요. 2001년 ‘팥빙수’ 뒤로는 없었던 것 같네요. 이번 앨범에서 한 번 해볼게요. 기대해 주세요.” 다음 달 31일 송구영신 콘서트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갖는다. 대형 공연장 콘서트는 거의 10년 만이라며 벌써부터 신난 모습이다. 예능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 발을 들이민 게 2003년이니 벌써 7년이다. “두 분야에서 모두 우뚝 서고 싶다.”며 음악의 윤종신도, 예능의 윤종신도 모두 자신의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악과 예능을 병행하고 있다는, 나름의 프런티어라는 자부심도 은근히 묻어났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노래만큼 재미있는 일이에요. 예능 이미지가 강해지자, 제 발라드를 좋아했던 분들이 일부는 등을 돌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초조해하지 않았어요. 늘 내재된 실력과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으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죠. 요즘 팬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에게 예능이란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 당해요” 조만간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그에게 분유값 이야기를 슬쩍 농담으로 꺼내봤다. “예능을 하니 벌이도 컸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단순히 돈을 버는 도구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전문적인 곳이에요. 예능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닙니다.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당해요.” 예능을 만만하게 보는 경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종신은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를 통해 음악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그가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인생의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더라고요. 제가 불합격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흘리던 그 눈물을 보며 대충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슈스케 때문에 오히려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가수 지망생들의 평균적인 창법을 알았고, 선호하는 노래 장르와 스타일을 알게 됐다. 그렇게 마음 속에 쌓아 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나다는 자랑이다. 슈스케의 최대 수확으로 음악계가 민심을 알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비슷비슷한 음악이 넘쳐나는 요즘 조금은 다른 음악, 오디오에 충실한 음악에 대한 갈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는 것. 그에게 슈스케란 “가수 지망생들 보며 더 공부하게 됐어요” 긍정적인 신호는 슈스케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홍익대라는 공간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처음엔 정신만 있었고, 음악은 투박하고 퀄리티가 떨어졌지만 지금은 주류 무대에서도 곧바로 통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많아졌다며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을 예로 들었다. “슈스케 톱11에 통기타를 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포함될지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요즘 통기타를 들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너무 설레요. 폭풍전야의 느낌이에요. 왠지 서태지 같은 파워풀한 친구가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슈스케 출신일수도, 홍대 출신일 수도 있죠. 대중음악이 엔터테인먼트의 꽃이었던 1990년대 초반 같은 음악의 시대, 음악의 봄날이 조만간, 반드시 돌아온다고 확신합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與, G20 민심을 아십니까

    “어째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저 희생만 강요하는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나라당 소속인 서울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이 G20 회의를 준비하는 정부를 향해 이렇게 쓴소리를 던졌다. 이 의원은 “나도 ‘G20’이란 행사가 선뜻 와 닿지 않는데 국민들은 오죽하겠느냐.”면서 “당장 장사하고 출퇴근하는 게 문제인 국민은 국격이나 국익을 피부로 느끼기보다는 반발심만 생길까 우려된다.”라며 밑바닥 민심을 전했다. 11일 개막한 G20회의를 앞두고 정부에서는 일찌감치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행사장인 코엑스 주변을 비롯해 강남 일대의 교통이 통제되고 주변 상점들이 피해를 입는 문제에 대해 정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G20 홍보 포스터에 쥐를 그렸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이어 음식쓰레기 반출 금지, 분뇨·정화조 운반 차량 반입 금지 등의 조치가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비판 여론이 빗발치기도 했다. 코엑스 주변 감나무에 감이 떨어질까 봐 철사로 매달아놨다는 G20 준비위원회 관계자의 말은 조롱거리가 됐다. 인터넷상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에 ‘트레이닝복 차림을 자제해 주십시오.’ ‘배변을 자제해 주십시오.’ 등을 붙이는 패러디물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들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해야 하는 여당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상회의 개최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계실 것”이라면서 “저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부터 내일까지 택시를 타고 출퇴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후 외부 행사 참석을 위해 택시를 이용했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서민들은 급할 때나 심야에 차 끊겼을 때 아니면 엄두도 못 내는 교통수단”, “택시가 얼마나 비싼데 서민 행색을 하는 거냐.”라며 괴리감을 드러냈다. 출퇴근 시간대 ‘지옥철’을 이용하는 서민들과는 동떨어진 동참이었기 때문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지방 공동정부의 한 형태인 ‘경상남도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했다. 경남도 민주도정협의회 구성은 6·2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도지사에 당선된 김두관 지사가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협의회 위원들이 야권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김 지사의 정치 성향에 맞는 사람들 위주로 구성돼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는 9일 강병기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전문가 등 모두 22명의 위원으로 민주도정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은 ▲정치권 9명 ▲시민·사회단체 7명 ▲전문가 그룹 6명 등이다. 협의회에 참여한 정당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이다. 강 부지사와 경남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강재현 변호사가 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았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경남도는 도정협의회가 비판과 견제가 살아 있고 도민의 이해와 요구가 관철되는 민주 지방자치를 위한 민관 협력 관리 체계로, 열린 도정을 구현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경남도는 협의회에 의결·심의기능은 주지 않고 매달 한 차례 회의를 열어 도민 참여, 공약실천 등에 관한 사항과 정책 제안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6·2지방선거 당시 여야의 공방과 논란이 빚어진 데다 지방자치 16년 이래 여소야대의 역사적인 유례가 없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론을 형성하고 도정 자문 역할을 하게 될 민주도정협의회가 민선 5기 경남도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김 지사는 민주도정협의회를 즉각 해체하라.”며 “김 지사와 가까운 이념적 편향 세력과 야당이 참여하는 민주도정협의회는 도민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기구”라고 주장했다. 또 “경남 발전을 위해 여당,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조하라는 도민의 여망을 무시하고 야당 및 일부 시민단체와 자기들끼리 갈 길을 가겠다는 독선이나 다름없다.”면서 “주민이 선출한 도의회를 무시하고 의회 정치를 경시하는 김 지사의 포퓰리즘적 정치 행태는 도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진보신당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민주도정 협의회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협의회의 위상이나 역할이 분명하지 않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단순한 자문기구인지 실제 정책이 협의되고 집행되는 기구인지 불분명해 섣불리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난민심사 1년→6개월로 단축

    법무부는 1차 난민심사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이관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정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오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법무장관이 가졌던 1차 난민심사의 승인 권한을 서울출입국사무소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해 단독 심사로 단순화했다. 다만 1차 심사 뒤 난민인정협의회가 가부(可否)에 대한 의견을 내면 법무장관이 이를 반영해 난민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2차 심사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새 난민심사제도가 시행되면 평균 1년 이상 걸리던 심사기간이 6개월 이내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후원금·의원재산은 반비례

    청목회의 입법로비 의혹 수사로 소액 후원금 제도가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법인과 단체의 후원금 제공이 금지되고, 대신 개인이 내는 10만원 이하의 후원금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줬다. 깨끗한 소액 다수의 정치자금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매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당별·1인당 후원금 모금액 내역을 공개했다. 소액 기부자가 많을 수록 밑바닥 민심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것처럼 여겨지는 등 정치인의 위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모금액 상위 10위권 안에 권영길·홍희덕·강기갑·이정희 의원 등 당 소속 의원 4명이 포함된 민주노동당은 ‘개미군단의 힘’을 받고 있다고 높이 평가됐다. 그러나 청목회 사건처럼 기업이나 단체에서 10만원 이하로 쪼개서 단체로 후원하는 악용 사례가 늘어나자 소액 후원금 제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연말 후원금 시즌을 앞둔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 후원금 달라고 얘기도 할 수 없으니 내년에는 자력갱생(自力生) 하는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돈 정치’를 청산하고 소액 후원자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후원금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의원들의 재력에 따라 정치활동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후원금은 1년에 최대 1억 5000원을 모금할 수 있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최대 3억원을 모금할 수 있다. 올해는 6·2 지방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3억원이 한도액이다. 다만, 의원들의 정치자금이 후원금으로만 조달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재산을 정치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다. 한도는 없어도 사용내역을 선관위에 신고해야 하지만,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여력이 있는 대로 자유롭게 정치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4월 선관위가 발표한 2009년 후원금 모금내역에 따르면 의원들의 재산과 후원금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최고의 자산가인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해 9618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재산 935억원을 신고해 전체 의원들 가운데 재산순위 2위였던 같은 당 김세연 의원 역시 9343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후원금 순위로는 265위를 기록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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