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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니지 과도정부 ‘그 나물에 그 밥’

    23년간 군림했던 독재자를 축출한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이 과도정부 출범과 함께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모하메드 간누시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여·야 통합 과도정부의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대선과 총선 때까지 국정을 이끌어갈 이번 내각은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과 대립 관계에 있던 야당 인사들을 포함한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진보민주당을 만든 나치브 체비(지역개발장관), 에타지드당 당수 아흐메드 이브라힘(고등교육장관) 등이 야당 인사로 내각에 진출했다. 반정부 블로거로 유명한 슬림 아마무가 아동청소년부 장관에, 프랑스 식민 지배에 항의하는 영화를 제작한 머피다 트라틀리 감독은 문화장관에 내정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민심은 싸늘하다. 내무, 재무, 외무, 국방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유임됐기 때문이다. 벤 알리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온 간누시 총리도 자리를 지켰다. 독재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그대로 남게 된 것이다. 반면 공산당과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인 엔나흐다당은 이번에도 배제됐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 인사 몬세프 마르주키는 프랑스앵포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 구성을 ‘가장 무도회’에 비유하며 “겉으로 통합을 외치지만 결국 독재 정당 인사들로 과도정부가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출마를 위해 18일쯤 튀니지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민 수백명이 수도 튀니스에서 집권 여당인 입헌민주연합(RCD)의 과도정부 참여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간누시 총리는 내각 발표와 함께 “6개월 내에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위원회는 45∼60일 안에 선거를 치르도록 권고했지만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투표를 위해서는 시간이 충분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튀니지의 소요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재스민 혁명/박대출 논설위원

    영국의 명예혁명(1688년)은 무혈(無血) 혁명이다. 영국 청교도혁명(1640~1660)의 주체는 청교도들이다. 3월 혁명은 1917년 3월 8일(구력 2월 23일) 발발한 러시아 혁명이다. 그해 11월 혁명(구력 10월)은 볼셰비키 혁명으로도 불린다. 전통적으로 혁명은 특성, 주체, 시기 등으로 이름지어졌다. 요즘엔 ‘상징’으로 명명하는 게 대세다. 2003년 그루지야의 장미혁명,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 2005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혁명 등으로 이어진다.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74) 대통령. 23년간 튀니지를 철권 통치했다. 지난 14일 ‘피플 파워’로 축출됐다. 서구 언론들은 ‘재스민 혁명’으로 이름지었다. 재스민은 튀니지의 국화(國花)다. 아직은 미완성 혁명이다. 약탈, 방화 등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 혁명의 불을 댕긴 건 노점상 분신 사건. 모하메드 부아지지란 26세 청년이다. 소셜 네트워크와 위키리크스가 혁명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분신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번졌다. 위키리크스는 대통령 일가의 부패상을 폭로했다. 민심은 폭발했고, 혁명을 일궈냈다. 남의 얘기 같지 않다. 오렌지, 장미, 튤립혁명 때와 다르다. 튀니지와 북한엔 닮은 꼴이 있다. 바닥을 헤매는 경제와 장기 독재의 폐해다. 국민은 굶주려도, 독재자는 호사스럽다. 벤 알리는 금괴 1.5t을 갖고 야반도주했다. 김정일 호화 별장은 33개라고 한다. 국민들이 모르면 그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를 수가 없는 세상이다. 벤 알리 정권은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했다. 개인 정보도 해킹했다. 하지만 봇물처럼 터진 사이버 투쟁을 막을 수 없었다. 북한도 이젠 닫힌 나라가 아니다.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한국 네티즌들에게 뚫렸다. 홍보 홈페이지엔 김정일-김정은 풍자가 등장한다. 한류(韓流)도 퍼질 대로 퍼졌다. 위키리크스엔 북한 관련 건이 1000여건 있다고 한다. 일각에선 급변 가능성을 경고한다. 진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서구 언론들은 뭐라고 이름지을까. 모란혁명이라고 명명할까. 모란봉공원, 모란봉대학, 모란봉 기예단, 모란봉 나무화석처럼. 아니면 국화(國花) 이름을 따서 목란혁명으로 부를까. 2009년 기준으로 남북한 경제력 차이는 37배. 통일 전 서독·동독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들은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 2.75배에 불과했다. 통일 21년이 됐지만 후유증은 진행형이다. 우리는 오죽하겠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 상태에선 더 절실하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튀니지 ‘재스민 혁명’ SNS의 힘

    튀니지 ‘재스민 혁명’ SNS의 힘

    지난해 12월 17일. 튀니지 중부에 있는 인구 4만명의 소도시 ‘시디 부 지드’가 지구촌에 조용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노점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한달이 채 안 된 지난 14일(현지시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튀니지의 23년 독재 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인구의 18%가 페이스북 가입자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부아지지는 독재정부가 망쳐 놓은 경제난 탓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과일 노점상으로 겨우 생계를 꾸렸다. 노점 단속에 나선 경찰이 그의 뺨을 때리고 과일 수레를 부순 뒤 외상으로 구입한 과일 200달러어치를 압수했다. 시청을 찾아가 사정했지만 소용없었다. 자기만 바라보는 가족과 아직 갚지 못한 빚, 암울한 내일…. 부아지지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주정부 청사 앞에서 머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겼다. 그의 희생은 그러나 헛되지 않았다. 살인적 실업률에 신음하던 튀니지 국민들은 부아지지의 분신 소식에 들고 일어났다. 튀니지의 공식 실업률은 14%. 하지만 이 숫자를 믿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튀니지 경제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30%에 이른다. ●위키리크스도 혁명 성공 한몫 혁명 성공의 또 다른 열쇠는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제공했다. 대통령 일가의 과도한 재산 축적과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담은 외교 문서들이 튀니지 민주화 운동가들이 만든 ‘튀니리크스’(Tunileaks)를 통해 확산되면서 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더욱 북돋았다. 시위가 열흘 넘게 계속되자 독재자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은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사경을 헤매던 부아지지는 지난 4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성난 민심은 더욱 달아올랐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항의 시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매개로 한 정권 퇴진 운동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로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 등 독재의 전형을 보여 온 벤 알리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로 달아났고, 철옹정권은 무너졌다. 전 세계 언론은 튀니지의 민중 봉기를 ‘SNS가 꽃피운 재스민 혁명’이라 불렀다. 튀니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스민처럼 평범한 민초들이 SNS를 통해 하나로 뭉쳐 거둔 승리라고 평가했다. 튀니지는 인구의 60%가 25세가 채 안 되는 ‘젊은 국가’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가입자가 18%에 이를 만큼 SNS 이용률이 높다. 튀니지 독재를 무너뜨린 SNS는 이제 이웃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의 독재국들을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비율이 높고 경제 사정이 열악한 예멘(70%), 알제리(75%)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경제난·보수화 ‘美독설정치’ 불렀다

    20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8일 애리조나 투손의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독설정치 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 논객들 사이에서 난무하는 독설과 증오의 수사학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미국 사회가 더욱 보수성향을 띠고 게다가 경제까지 어려워지면서 민심이 더 각박해지고 독설도 더 날을 세워가는 양상이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수 진영, 특히 극우 성향을 띠는 논객들의 거침없는 발언은 대리만족과 함께 확대재생산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동안 여러 전쟁을 치러왔고 지금도 두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독립 당시부터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소유가 합법화돼 있는 상황에서 총기나 전쟁과 관련된 용어와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발언들은 나날이 일상화돼 가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쟁점인 건강보험개혁법 처리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 독설과 증오 섞인 비방이 난무했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운동인 티파티의 간판 격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에 총격을 받은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현역의원 20명을 낙선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이들을 사격대상으로 삼자고 촉구하듯 미국 지도에 이들의 지역구를 십자과녁으로 표시하고 “후퇴하는 대신 재장전하라.”고 촉구했다. 티파티 후보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에 도전장을 냈던 섀론 앵글은 “리드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서는 수정헌법 2조(무기 휴대권리 합법화)가 최선책”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했던 한 민주당 후보는 상대후보를 비방하며 “총으로 쏴야 한다.”는 격한 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대통령을 총으로 쏴버려야 한다.’, ‘없애 버려야 한다.’ 등의 말은 유세장뿐 아니라 1990년대 이후 엄청난 인기와 함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라디오 토크쇼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걸러지지 않은 독설들을 빠르게 확산 시키면서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이 같은 독설 문화에 무감각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 ‘정동기 후유증’ 여권 소통으로 치유하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은 자진 사퇴했다.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그의 사퇴를 촉구한 한나라당은 “용단을 긍정 평가한다.”고 환영했다. 이로써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에 노출된 갈등은 봉합 국면을 맞았지만 또 다른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양측 간에 쌓인 앙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이는 겉포장에 불과한 정치적인 수사나 땜질식 처방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자중지란에 빠진 당·청 관계를 소통으로 재정립하고 새 출발해야 집권 4년차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이번 파문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모두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정 후보자 인선과 당·청 충돌 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를 공격 대상인 것처럼 내몰았다. 청와대가 정면으로 반발하자, 그 파장이 걱정되는 듯 이제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형국이다. 뒤늦게 안상수 대표가 주도했다는 등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뒤로 빠지는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려면 말을 앞세우지 말고 앞과 뒤가 일치하는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청와대 측은 한나라당의 반기에 힘으로 맞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들어 조기 권력누수 현상, 즉 레임덕으로 이어질까 걱정한 탓도 있을 것이다. 청와대 측이 유감스럽다고 했듯이 한나라당의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청 간 정면 충돌을 공식화한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힘의 균형이 흔들리는 여권 내부의 허약한 실체만 드러낸 꼴이 됐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전원이 부적격 의견을 낸 것은 민심에 따른 선택임을 청와대도 인정해야 한다. 당·청이 공동 운명체임을 외면하고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오월동주식 행태로는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청와대 인사의 한계가 또 드러났다. 이제는 청와대가 아닌 국민의 잣대로 고위 공직자를 골라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몫이지만 참모들도 눈치를 보지 않는 결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협의 창구를 한나라당에 열어줘도 인사권이 침해되는 게 아니다. 인사는 물론이고, 국정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여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당·청이 조만간 공개 회동을 갖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이 대통령은 본관에 잠시 올라갔다가 오후 1시 넘어서 임 실장의 방으로 다시 가 수석들과 얘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주로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 기자 회견문을 죽 읽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면서 “정 후보자 사퇴에 관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에 구제역 확산 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동선(動線)은 정 후보자의 ‘낙마’에 동요하지 않고 ‘일하는 대통령’으로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는 관계없이 당장 정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 참모에 대한 문책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창끝은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향해 있다. 임 실장이 감사원장 인선을 총괄적으로 주도한 데다, 고교(경동고) 3년 선배인 정 후보자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8·8 개각 이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인사 역시 대통령 실장이 최종 책임을 맡았다. ‘인사 파동’ 이후 청와대는 200개의 인사 검증 항목을 만드는 등 검증 절차를 강화했지만, ‘국민들의 달라진 눈높이’는 읽어내지 못했다. 물론 인사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 대통령이 ‘돌려 쓰기 인사’를 반복하는 것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직언을 하는 청와대 참모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 실무라인들에 대한 문책론도 거론된다. 인사 추천을 맡고 있는 김명식 인사비서관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의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이 해당된다. 임 실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때 나왔지만, 이 대통령이 임 실장의 방에 들러 신임을 표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책임을 지는 참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모들에 대한 문책론과는 별개로 정 후보자의 사퇴는 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집권 4년 차를 맞았지만 주요 선거가 없는 올 한해를 본격적으로 ‘일하는 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인사 파동’에 휘말리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지난해 연말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남북관계가 불안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구제역 확산, 물가 상승, 전셋값 상승, ‘함바식당 비리’까지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바닥 민심은 극도로 흉흉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왕의 악재들이 이번 인사 파동에 대한 불만으로 점화가 된다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급격한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동기 사퇴 후폭풍] 당·청,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 내세워 봉합… 레임덕 막을까

    [정동기 사퇴 후폭풍] 당·청,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 내세워 봉합… 레임덕 막을까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청문회 문턱도 밟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사건’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향후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정 후보자의 사퇴로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08년 정권 출범 당시의 남주홍·박은경·이춘호 장관 후보자 낙마와 2009년 7월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2010년 8월의 김태호 총리 후보자 및 신재민·이재훈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잇따른 인사 실패가 정권의 발목을 잡아 왔지만, 임기 4년 차에 믿었던 여당으로부터의 일격은 대통령이 그토록 싫어하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가시권으로 들어오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레임덕은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현재로서는 청와대와 당 모두 이를 관리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역대 최약체여서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확실하게 리드할 수도 없고, 청와대가 정국 주도권을 당에 믿고 맡길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당·청 당분간 눈치작전 결국 향후 당청 관계는 상대의 눈치를 보며 당분간 ‘미완의 봉합’을 유지하다가 여론에 민감한 이슈가 터지면 간헐적으로 충돌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여권이 사는 길은 한나라당을 제대로 세워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는 것인데, 이번 사태를 겪고도 양측은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과 청와대는 최대한 말을 자제하며 사태를 일단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안타까움만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전날에 이어 ‘확전’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옛 친박계 좌장으로 이번에 청와대의 입장을 앞장서서 옹호한 김무성 원내대표는 “당청 갈등은 없다. 정진석 정무수석과 모든 오해를 풀었다. 안상수 대표의 (자진 사퇴 촉구 결의) 발언도 우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도 “정 후보자 입장에서 할 말이 많겠지만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 고심 어린 결단을 내렸다.”면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더욱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이 같은 행보가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갈등은 여전히 잠복 상태다. 한 소장파 의원은 “당 최고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의 집단결의가 우발적인 ‘실수’라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면서 “국민들이 지난 이틀간의 모습을 보고 한편의 ‘코미디’로 생각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소장파 “최고위 결의가 실수?” 당 안팎에서 청와대 참모진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도 ‘불안정한’ 당청 관계를 예고한다. 친박계 중진의원은 “정 후보자 사퇴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이라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악화된 민심 때문이었다.”면서 “이 본질은 외면한 채 한마디 사과도 없는 청와대와 언제까지 당이 함께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도 “청와대 참모가 당에 유감을 표현하기 전에 정말 참모로서 제대로 하는지, 자리를 걸고 직언을 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목구멍이 포도청/주병철 논설위원

    배가 너무 고파 못할 짓까지 할 때 쓰는 말이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포도청만큼이나 무서운 곳이 먹고 사는 것, 배고픔이란 얘기를 빗댄 말이다. 포도청은 조선 중종 무렵 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하던 관아로, 요즘의 경찰서쯤 된다. 1878년 천주교 선교활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프랑스 선교사 리델이 포도청에 체포돼 적어둔 포도청의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포도청 관속들은 죄수들을 함부로 대하고 맹수적이라고 적고 있다. 죄수를 뭉둥이로 때려 죽여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남들이 밥을 먹든 말든 포도청 내에서 교수형을 간단히 집행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샤를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에는 포도청 관속들이 저지르는 편법이나 비리 등도 상세히 적혀 있다. 한성부 등 큰 도시에는 관속들이 상습적으로 돈을 주고 도둑들을 매수해 꾸준히 관리했다고 한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거나 수령이 범죄 단속에 대한 성과를 독촉할 때 이들에게 가벼운 범죄행위를 적용해 체포한 뒤 다시 풀어주곤 했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검거 실적주의, 유흥업소와의 유착, 부적절한 뒷돈 거래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순조 때 관직을 역임한 송지양이 남긴 한문 단편 다모전(茶母傳)에는 포도청 다모의 애틋한 미담이 있다. 다모는 한성부나 포도청에 소속돼 아전이나 포졸의 업무를 보조하는 여자 수사관을 말하는데, 다모전에서 다모가 남산골 양반집에 밀주를 담그는 현장을 덮쳤는데 몸져 누운 남편을 위해 부인이 밀주를 담갔다는 사연을 듣고 눈감아 줬다는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양반들의 포도청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에서 “다른 벼슬은 몰라도 백성들을 심판하는 포도청 직원들은 꼭 청렴한 인물로 뽑아야 한다. 포도청 직원이 청렴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백성들이 피해를 보고 고통으로 쓰러지며 재앙이 후손까지 미친다.”며 포도청의 폐해를 강하게 지적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총수들이 ‘함바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992년 이인섭 청장(2대)부터 강 청장(15대)까지 역대 청장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수뢰 혐의 등에 휘말려 들었다고 한다. 낯 부끄럽고 몰염치하다. 상습범 같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사설]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인사파동’ 없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 내각’ 파문과 1년 5개월 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지난해 8·8 개각 당시 국무총리와 지식경제부·문화관광부장관 후보자 줄낙마에 이어 인사 실패가 다시 되풀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정 후보자가 사퇴로 몰리는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빚은 파열음과 ‘네탓 공방’은 여권으로선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만 의식하는 듯해 실망스럽다. 우리는 정 후보자 자격시비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 출신의 감사원장 기용에 여론이 그렇게 부정적일줄 몰랐다.”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토로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사원장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았던가. 상대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럼에도 여권은 사태를 봉합하기에만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책임론을 제기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정부의 거듭된 ‘인사파동’은 잘못된 인사에 대한 문책이 뒤따르지 않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천성관 파동’ 때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책임을 졌을 뿐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국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떤 경로로, 누가 천거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선에서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한다면 더 큰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자세로 제 살을 도려내야만 멀어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그것이 임기말 권력누수(레임덕)를 줄이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실용’이라는 명분으로 인사검증 잣대가 오락가락했다. ‘고소영 파동’ 이후에는 재산이, ‘8·8 파동’ 이후에는 공정사회가,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피격 이후에는 ‘군필’이 으뜸 가치인 양 비쳤다. 따라서 이번 인사 실패를 계기로 검증 잣대를 다시 점검해 보기를 거듭 당부한다. 익숙한 얼굴만 찾을 게 아니라 자리에 걸맞은 최상의 인물을 폭넓게 구해 보라는 얘기다. 충성심 위주의 인사는 항상 실패로 끝났다는 게 과거정권이 남긴 교훈이다. 그리고 인사 실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 “당·정·청 협력” 한발 뺀 安 vs “내 동의도 없이” 격앙된 金

    “당·정·청 협력” 한발 뺀 安 vs “내 동의도 없이” 격앙된 金

    ■‘갈등’ 수습 나선 안상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논란의 핵심 인물이 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속전속결로 발표하며 이례적인 ‘결단력’을 보였고, 11일에도 ‘당 중심론’을 거듭 강조했지만, 하루 만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지나치게 청와대에 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에서다. 안 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심을 수렴하는 당의 입장에서 국민 여론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한 것이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것을 최대한 강조한 것이다. 전날 안 대표는 특보단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대통령 비서 출신인 정 후보자가 제3의 독립기관인 감사원장 자리를 맡는 것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고, 국민들의 지적이 맞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당장 오는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 대선까지 모두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안 대표로서 정부·청와대에 앞서 민심을 읽는 제스처를 취해야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의원들이 여론을 체감하며 느낀 불안감이 당과 청와대에 불만으로 표출됐다. 계속되는 설화(舌禍)로 사퇴압력까지 받고 있던 안 대표로서는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며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상황을 돌파하려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11일에는 이 수위가 한층 낮아졌다. 연설문 문구도 수정했다. 오전 9시쯤 언론에 배포한 연설문에는 “불가피할 경우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고 보완해 나가겠다.”는 문구가 포함됐다가 오전 10시에는 빠졌다. 안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별도의 질의응답도 하지 않고 연설문을 낭독한 뒤 바로 자리를 떠났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왜 ‘견제’ 문구가 빠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정·청이 협의해서 잘해 나갈 것”이라고만 에둘러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청 관계 갈등 등 민감한 질문이 나올 수 있어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서민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선진화를 위한 방안으로 국회 개헌특위 구성, 선거구제 개편, 국회선진화 관련 법안 통과 등을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中서 급거 입국 김무성 “누구도 나에게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부적격 결정에 대해)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만 동의했다는 게 정확하다.” 중국에 출장갔다가 12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5시 서둘러 입국했다. 국회 집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그는 정 후보자의 부적격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피력했다.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우선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다.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떠나 이처럼 중요한 문제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업무 분장상 원내대표가 할 일인데, 하루만 참아주면 내가 들어와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같은 식구끼리 내밀하게 문제 제기하는 절차를 밟는 게 예의”라고 덧붙였다. “당이 대통령에게 우선권을 줬어야 했는데 갑자기 확 터트리니 대통령이 얼마나 화가 났겠는가.”라는 말도 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거사를 주도한 안상수 대표를 비판하고, 청와대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문제 제기 방식의 적절성을 놓고 당내에서 자중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안 대표와의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시작 1시간 전에 안 대표가 전화를 걸어 ‘여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그래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하겠다고 하니까 안 대표가 ‘돌아오면 상의하자’고 했다. 그런데 최고위원회의 말미쯤에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이 최고위원들이 모두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나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서 나만 발을 뺄 생각은 없다.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어야 한다.”면서 “이를 놓고 문책론을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에 대해 “인격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데 안됐다. 서울대, 연·고대 출신이 아니고서 대검차장까지 오른 사람이 거의 없는데 얼마나 몸가짐을 잘했으면 올라갔겠느냐.”며 동문(한양대) 후배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李·安 vs 李·任 대립? 靑 신·구 참모갈등?… 靑 선택은

    李·安 vs 李·任 대립? 靑 신·구 참모갈등?… 靑 선택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여권 내부의 해묵은 권력투쟁설을 다시 들춰내고 있다. 지난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 요구가 불거진 뒤 여권에는 특정세력 간의 갈등설과 특정정치인 간의 알력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청 간의 갈등은 이미 숨길 수 없을 만큼 노출됐고, 당은 당대로 사분오열의 기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재오·안상수 대 이상득·임태희’ 11일 여의도를 뒤덮은 권력투쟁설은 ‘이재오·안상수 대 이상득·임태희’의 갈등 구조였다. 친이계를 양분한 이상득 의원 측과 이재오 특임장관 측의 오래된 경쟁 관계라는 구도 속에서 안상수 대표와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전면에 나서 맞서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관측은 감사원장 후보 추천을 고리로 하고 있다. 임태희 실장은 정동기 후보자를 추천하고 지원한 반면, 이재오 장관 측은 호남 출신의 제3의 인물을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은 정동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평소 이재오 장관과 관계가 좋은 안상수 대표가 정동기 불가론에 동조하면서 당 지도부를 움직여 청와대를 겨냥한 사퇴요구를 하게 됐다는 얘기다. 친 이상득 측과 친 이재오 측 갈등의 핵심은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당내에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 가는 상황에서 누가 친이계를 주도해 박 전 대표에 맞서거나, 또는 협력하느냐의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가 한나라당의 당권을 잡느냐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이재오 장관 측은 “이번 사태를 개인 간의 갈등 구도로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같은 해석을 일축한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청와대 참모들의 일방 통행에 대한 지적이 당에서 많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누적된 불만이 이번 인사를 통해 터져나온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이 장관도 정동기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에 불안해하고 걱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 장관이 안 대표를 통해 ‘거사’를 했다느니 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 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내부의 갈등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 임 실장 체제와 지난달 말 청와대로 돌아온 옛 참모진인 이동관 언론특보·박형준 사회특보가 갈등구도를 빚으면서,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정 후보자의 문제점이 필요 이상으로 언론 등을 통해 확대재생산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안상수 책임론 후폭풍’ 당·청 충돌은, 청와대에 상당한 내상을 입혔지만, 당내에도 상당한 충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거사’를 주도한 안상수 대표에게 만만찮은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일을 극단적으로 끌고 갔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안 대표와 함께 청와대와의 조율에 참여한 원희룡 사무총장은 소속 의원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정동기 불가론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강력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는데, 꼭 그런 방식을 동원했어야 했느냐.”고 따졌다. 일각에서는 안상수 의원 개인의 사심(私心)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친이명박 직계의 한 초선의원은 “이번 인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정동기 후보자를 임명하겠다고 안상수 대표에게 자문을 구하고, 이를 안상수 대표가 수긍한 뒤 이제 와서 이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다면 안 대표가 (청와대의) 뒤통수를 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 인책론’ 이번 사태의 화살은 결국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책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임태희 실장 등 참모들이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시작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8개각 때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부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경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한 것도 결국은 청와대 참모들이 책임졌어야 할 부분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친이 소장파의 한 의원도 “이번 일을 놓고 당·청 간 권력투쟁이라고 말하는데, 권력투쟁은 청와대가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인사검증의 실패와 관련해서는 특히 인사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8·8 개각 후유증이 불거진 후 청와대는 인사검증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정 후보자가 7개월간 7억원 급여를 받은 부분과 관련,“불법사실은 없지 않으냐.”면서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판단을 해왔고,결국 이 같은 판단이 정 후보자의 낙마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최종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주변 인물 중에서 ‘썼던 인사를 다시 쓰는’ 인사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잘못됐다고 조언을 할 만한 참모가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책론과는 별도로 청와대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비난이 가장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靑 대응에 따라 결과 달라져’ 사태 추이와 관련,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대응에 따라 향후 결과가 달라진다.”고 내다봤다. “청와대가 당의 지적을 수용하고, 당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면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청와대 권력과 민심을 등에 업은 당이 충돌한 것인데, 일단 당이 이길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훨씬 제왕적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결국은 당에 졌다.”면서 “청와대 수석들이야 임기가 끝나면 끝이지만 당은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청와대가 당의 주도를 존중해야 레임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수·이지운·이창구 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갈등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갈등

    ■ 유치 4파전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이하 과학벨트)유치전이 뜨겁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영남권(대구·경북·울산), 충남권, 광주권, 경기권 등이 과학벨트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과학벨트 입지를 선정한 뒤 2017년까지 국비 3조 5487억원(부지 매입 및 기반시설비 제외)을 투입해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 가속기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경북과 대구, 울산 등 영남권 3개 광역단체는 11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범일 대구시장, 박맹우 울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전문가 포럼을 열기로 했다. 3개 자치단체는 이달 말쯤 과학계 등 50~60여명으로 과학벨트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달 14일 후보지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에 과학벨트 유치 제안서를 냈다. 또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김진의 교수와 김영진 국회의원, 강운태 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 과학벨트 유치위를 구성, 국회 등을 상대로 유치전을 펴고 있다. 경기도는 이달 중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 그 결과를 청와대와 교과부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후보지는 정부 제2청사 이전 등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과천을 선정했다. 이처럼 과학벨트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자 충청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충청권 시·도 지사와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를 파기하고 공모를 통해 입지를 선정하려 한다며 연일 정부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최근 “국회가 지난해 말 ‘충청권 입지’를 쏙 뺀 채 ‘과학벨트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빠르게 진행시키겠다고 밝혀 공모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데 이어 “충청권 시·도지사 및 500만 충청인과 함께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관철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에 따른 20년간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국가 차원에서 생산 235조 9000억원, 부가가치 101조 8000억원, 고용 212만 2000명 유발과 함께 유치 지역에는 생산 212조 7000억원, 부가가치 81조 2000억원, 고용 136만 1000명이 유발될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종합·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당·청 충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당·청 간 충돌 조짐이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0일 세종시 등 충청권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에 의견을 모았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와 6일 청와대 임기철 과학기술 비서관의 발언이후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이 공모 등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청권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제2의 세종시’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시장을 지냈던 박성효 최고위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박 최고위원은 “충청권의 민심은 세종시와 유사한 판이 재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분노가 감지된다.”면서 “충청권 입지는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대통령께서 부르짖고 있는 공정한 사회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는 세종시보다 훨씬 더 큰 영향과 파괴력을 갖고 있다.”면서 “또다시 충청의 민심을 잃거나 분노를 산다면 2012년에 충청권에 대한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두언 최고위원이 “지역 간의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이미 정부가 최적지라고 발표를 한 것을 고려할 때 세종시로 가는 것이 가장 정답”이라며 힘을 보탰다. 정 최고위원은 “모든 국민이 몸살을 앓았던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은 것이고, 대덕·오성단지와 연계해서 과학기술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최적지”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앞으로 박 최고위원을 비롯,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공청회도 개최해서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지난해 현 지도부가 들어선 다음 7월 재·보선에서도 충청권에 가서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 역시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입지선정 과정에서도 당이 더욱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 불쾌감 드러낸 靑 청와대는 1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자 회의를 거듭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청와대의 대응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회의가 이어지면서 주요 참모들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공식적인 반응도 오후 늦게까지 일절 내놓지 않았다. “관련 수석비서관들이 회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김희정 대변인)는 정도가 반응의 전부였다. 다만 오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난 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참모들로부터 당 최고위원 회의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전했다. 이른바 ‘침묵모드’로 일관하는 듯했다. 그러다 오후 5시가 거의 다 돼서야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에 내려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 수석은 “오늘 당에서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입장 발표가 있었다.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면서 “그 후에 대통령실장과 관계 수석비서관들이 여러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 사안에 관해 당도 얼마든지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번에 보여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일방적으로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불쾌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수석은 이어 “당의 얘기(요구)를 수용하고 말고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외견상으로는 정 후보자에 대한 당의 사퇴요구를 논할 필요가 없으며, 또 그럴 시점도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이 정 후보자에 대해 이미 돌아선 상황에서 이대로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때문에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예상을 깬 당의 ‘강수’에 대한 유감과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 후보자의 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집권 4년차를 맞아 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가고 있고 앞으로도 당 쪽으로 무게 중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당에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청 간의 본격적인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우군’인 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청와대 쪽에서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향후 국정운영의 장악력을 놓고 밀리지 않기 위해 청와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반발하는 한나라 여당 최고위원단이 촉발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 요구 파문이 정국을 한껏 긴장시키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인사권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 자체로,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 주류 인사들조차 10일 “일정 정도의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원들은 “심각한 레임덕을 막아내기 위한 고뇌에 찬, 최소한의 결정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 주류의 한 의원은 “본회의에서의 표결로 부결됐다면 바로 급속한 레임덕으로 갔을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 청와대가 조기 수습에 나선다면 충분히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주요인사는 “정동기 인사건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당이 분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밀어붙일 명분도 동력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표결에 긍정적으로 임해 달라고 부탁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의원들은 청와대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홍상표 홍보수석의 청와대 입장발표 내용을 몇번이나 확인한 뒤 “당은 국민의 여론과 바람을 옳게 반영했고, 아직도 청와대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들이 말하는 공정이라는 게 무엇인지, 올바른 당·청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 “청문회는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민심을 반영한 지도부는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면서 “만약 청문회까지 간다면 그 부담은 어디로 가겠는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정치적 분야까지 예측해야 하는 청와대가 이런 부분까지 당과 대척 관계를 가져가려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이 당·청 간 의사교환을 분명하게 나눈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당·청 관계가 한동안 대결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정동기 후보자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뜻을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주말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러 가지를 협의하기 위해 만났으며, 당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충분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는 ‘내부 심사과정에서 최적격자가 따로 있었으나 결국 정동기 후보자로 낙착했다.’는 인사 뒷얘기도 소개됐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청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에는 당이 주도적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아무래도 당·청관계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이지운·홍성규·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 이재오 ‘개헌’ 화두 던지기

    이재오 특임장관이 트위터에 개헌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고 나섰다. 이는 이달 말 여당의 개헌의총을 앞두고서도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지난 8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은 국민이 직선으로 4년 중임으로 하고, 내각은 국회에서 구성하고, 대통령은 외교·국방·통일에 관한 권한을 갖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합니다. 찬반 의견을 주십시오.”라고 글을 올렸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이 장관이 평소 주장해온 지론으로, 이 장관은 올 상반기 안에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옳은 방향인지도 일단 정치권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이 개헌의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주요 근거로 드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 개헌을 원한다는 점이다. 이에 항상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주시하고, 그 수치를 인용해 ‘개헌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이 트위터에 개헌 찬반 의견을 물은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직접 화두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위터는 이 장관이 ‘민심’을 듣기 위해 자주 택하는 도구다. 이 장관은 평소에도 트위터에 개인 신변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많은 팔로어들이 바라는 대로 결정을 이행하곤 했다. 일단 트위터를 통해 무관심했던 국민들에게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이고, 이런 여론의 힘을 추동력 삼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현재로서는 여당 내에서도 개헌이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개헌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 여당 내 개헌 반대론자들뿐 아니라 야당에도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앞서 연초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국민들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은데, 정치권이 이런 여론에 동력을 실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당장 이달부터 여당이 개헌을 공론화할 것이고, 밖에서도 개헌을 지지하는 국민운동 모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차기大選 여론조사에 반기문 총장 포함된 4가지 이유

    차기大選 여론조사에 반기문 총장 포함된 4가지 이유

    서울신문 1월 1일 자에 보도된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포함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반 총장은 서울신문 보도와 관련, “대선에 나갈 뜻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계속 거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극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유엔 고위관계자가 지난 2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반 총장은 올해 재선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총장 업무에 전념해야 할 때”라면서 “앞으로 대선후보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한다면 반 총장은 명단에서 빼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도 반 총장의 재선과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기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총장을 차기 대선후보 조사에 포함시킨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선 후보는 본인이 원해서 넣거나 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여론조사자가 판단해서 포함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도 “날 좀 내버려 달라.”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사 때마다 그를 포함시켰다. 둘째, 반 총장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우리 대선의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반 총장은 이번 서울신문 조사에서 무려 12.2%의 지지율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서울신문의 지난해 8월 조사(10.4%) 때보다 오히려 지지율이 높아졌다(물론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수치는 아니다). 특히 이번 서울신문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29.8%였다. 올 초에 발표된 여론조사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30%를 넘지 못한 것은 서울신문 조사뿐이다. 반 총장의 존재 여부가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서울신문의 지난해 8월 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0.4%였다. 반 총장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역시 이 부분도 통계학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는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재선 가능성과 관련된 것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에 따르면 반 총장의 재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총장 선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운데 반 총장에게 불만을 가진 나라는 거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총장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의 대상이 되는 것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네 번째는 다음 대선의 어젠다와 관련된 것이다. 서울신문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한국리서치의 관계자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평화와 복지가 될 것”이라며 “복지를 박근혜 전 대표가 선점했다면 평화, 다시 말해 안보와 외교·통일과 관련된 이슈를 차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신문은 이번 조사에 반 총장뿐만 아니라 이재오 특임장관과 김두관 경남지사도 포함시켰다. 서울신문은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기자들의 공동 칼럼을 통해 “민심을 몰랐다.”고 반성한 바 있다. 이번 조사도 민심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였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안상수·이회창 “올 개헌 공론화”

    한나라당 안상수·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3일 개헌 논의를 시작했다.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안 대표는 새해 인사차 이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해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우리 현행 헌법은 20세기 헌법이다. 그래서 21세기형에 맞는 헌법으로 개조를 해야 한다.”며 개헌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단순히 권력구조 한두 조문 고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 시대에 맞는 프레임을 새로 짜야 하고,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조문도 들어가야 하고 기본권도 21세기형으로 고쳐야 한다.”며 전면적 개헌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하다.”면서 “권력의 집중을 막아야 되는데 새해에는 개헌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또 “권력구조 문제는 어떤 형태가 되든 국민 다수의 뜻을 따라야 된다.”면서 “그렇지만 논의는 해봐야 하고 특히 권력구조, 기본권, 선거구 등 정치 선진화 문제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내 제3당인 선진당의 개헌 공론화 참여 움직임이 여권 일각에 편중됐던 개헌 논의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연초에 집권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개헌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헌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이 이런 여론 동력을 못 살리고 있다.”면서 “당장 1월부터 한나라당에서 공론화를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밖에서도 개헌을 지지하는 국민운동 모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상반기에는 어찌 됐든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해관계를 떠나 마음의 문을 열고 정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이 문제(개헌)를 집중 논의해야 하고 안 되면 아예 접어야 한다.”고 말해 개헌 공론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 한나라당이 개헌논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연말 날치기 국회로 인한 민심 악화를 덮으려는 정략적인 국면전환용”이라며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규·유지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33%가 지지 정당 무응답… 싸늘한 민심 반영

    33%가 지지 정당 무응답… 싸늘한 민심 반영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정치권에 보내는 싸늘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전체 응답자의 30.4%가 한나라당에 대해 ‘여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민주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9.2%만 ‘야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8월 조사에 견줘 두 당 모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떨어졌다. 하락 폭만 보더라도 민주당(8.1%포인트)이 한나라당(2.9%포인트)보다 더 컸다. ●보수대연합론 6.4%P 늘어 정당 지지도도 이 같은 추이와 무관치 않다.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응답층의 비율이 약 33%였다. 특히 ‘부동층’은 40대와 충청 지역, 중도 성향에서 비중이 높았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33.8%), 민주당(20.0%) 순으로 조사됐다. 민주노동당(5.6%), 자유선진당(3.7%) 등이 뒤를 이었다. 8월 조사결과(한나라당 34%, 민주당 21.3%)와 큰 차이는 없었다. 진보·보수세력 구분없이 정치세력 연합론에 공감하는 의견이 상승세를 띤 점은 주목할 만하다. 8월 조사에 비해 진보대연합론과 보수대연합론은 각각 3.6%포인트, 6.4%포인트 늘어났다. 한편 한나라당의 예산안 및 법안 단독 강행처리에 대해 국민 3분의2는 ‘잘못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과반수가 잘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이 주장하는 ‘법정기일 내 의결을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국정운영 긍정 평가자와 이념성향이 보수적인 응답자들도 여당의 잘못을 탓하는 비율이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20대는 무려 83.6%가 예산안 처리를 부정적으로 봤다. 방학중 결식아동급식비 삭감 등이 ‘모성’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산안 단독처리 잘못” 66% ‘부자감세’ 논란을 일으킨 기업의 법인세율과 고소득자 소득세율은 ‘둘다 낮추지 말아야 한다.’가 절반(47.1%)에 육박했다. ‘법인세율만 낮추자.’는 의견은 23.2%, ‘모두 낮추자.’는 24.7%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도 감세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한나라당 - 전국단위 선거 등 이슈없어 ‘호재’ ‘대체로 맑고 때때로 흐림’ 4월 재·보선지역 ‘친여권’ FTA비준 문제는 악재로 한나라당의 새해 기상도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때때로 흐림’으로 관측된다. 대형 이슈가 없어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는 해이지만, 몇몇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 선거 등 대형 이슈가 없다는 게 집권여당으로선 가장 큰 호재다. 2012년에 총선과 대선이 몰려있어 새해에는 상대적으로 한 박자 쉬어 가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치 이슈 등 외부 여건에 지장을 받지 않고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만하다.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면 정국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야권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와 지명도를 키운 잠룡들이 많다는 이유다. 다만 상대적으로 대선 캠프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가 심화될 경우 국정운영의 저항 요소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등지고 잘된 정치인 없다.’는 오랜 교훈이 어느 정도나 효험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남북 관계의 호전 가능성도 잠재적 호재로 남겨둘 여지가 있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 남북관계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에 기대 본다면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먼저 제안해올 수도 있다는 다소 낙관론적인 접근법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해올 경우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정권 책임론, 안보의식 강화에 따른 보수 지지세 사이를 오락가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재·보선도 표면적으론 호재로 분류된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 분당을·경남 김해을이 지역적으론 친여권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도 최소 5곳 이상으로 예정돼 있어 6·2 지방선거의 참패를 설욕할 기회다. 하지만 김해을의 경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포함돼 있어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마저 참패한다면 당지도부가 책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는 악재로 분류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19대 총선 불출마까지 거론하며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데다 야권과의 협상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경병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위기에 몰린 데다 박진 의원도 상고심을 남겨 두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대폭 물갈이했던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임원들 대부분이 임기 3년을 채우면서 후속 인사에 따른 물밑 경쟁과 탈락자들의 반감 고조도 여당으로선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민주당 - 집권당 레임덕 가속화 최대변수 2012년 대선 승리를 노리는 민주당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 가속화는 승패를 가늠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청와대 ‘대포폰’ 파문은 대표적 호재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공천권 갈등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는 곳곳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및 법안 단독 강행 처리에 대한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이다. 보수·진보 언론들이 예산안 수정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건 이례적이다. 민주당이 서민·복지예산 삭감 등을 강조하며 내년 2월 임시국회까지 동력을 끌고 가야 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부자감세’를 꼽을 수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청와대가 대포폰을 지급하고 고위직과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만났다는 증거와 자백들이 쏟아지는 만큼 국정조사, 특검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된 소득세 추가 인하 법안도 ‘롱런’할 이슈다. 지방 재정적자가 최악인 데다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금을 깎아 주자는 취지가 국민 정서와 대치되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원안에 손대지 않겠다.’는 정부 측 약속이 깨진 셈이어서 야당에 유리하다. 그러나 ‘레임덕’과 ‘안보 문제’는 어느 한 손을 들기 힘들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주당에 있어 레임덕은 여권 내 분열 등이 야기될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북한의 기습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레임덕’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안보 불안을 만든 세력에 등돌린 민심이 북한 도발로 공분을 사면 보수 강경파로 다시 돌아설 수 있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야당 대권주자들에 대한 ‘흠집내기식’ 전방위 사정 정국이 펼쳐질 수도 있다. 여기에 현 정권에 실망한 민심이 야당이 아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이될 경우 최대의 악재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마땅히 각인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 세력의 결집이 나타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어부지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목회의 대가성 자금 후원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검찰이 줄소환을 예고한 데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진행중인 당내 공천권 결정 방향에 대한 지도부의 내분도 잠재돼 있다.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삼파전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의 원심력을 최소화하고 구심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정당의 ‘비(非)민주당’ 연대 대통합도 변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자유선진당 - 원내 교섭단체 구성 최적기로 “충청권이 뭉쳐야” 여론땐 심대평·이인제 함께할 것 과학벨트 유치되면 호재로 자유선진당의 2011년 목표는 ‘당력 강화’다. 그러나 곳곳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당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크다. 선진당은 2011년을 19대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원내 교섭단체 구성의 최적기의 해로 판단하고 있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충청권이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이 선진당과 함께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창조한국당 등과도 물밑으로 관련 논의를 하며 암묵적으로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에선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입장도 나타나고 있다. 선진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1년에 당력 강화에 실패해 원내교섭단체로 입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원내교섭단체 협상이나 상임위 간사직 등에서 배제된다. 가뜩이나 소수 야당인 선진당이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국민의 시야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력 강화로 인한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에 따라 당의 생명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선진당은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가 확정될 경우 충청권 민심 강화와 당력 강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악재는 ‘현상 유지’ 여부다. 일부 소속 의원들의 경우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당력이 강화되는 게 사실인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현재 수준으로 계속 이어 간다고 해도 사실 선진당의 발전 여부는 그리 밝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진보개혁 정당들 - 소수 정당 가장 큰 화두 ‘대통합’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 정당들의 내년 가장 큰 화두는 ‘대통합’이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서 2012년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진보세력 간 ‘대동단결’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연대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통합의 시너지는 호재가 될 수 있으면서도 도로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분당한 지 2년 10개월 만인 지난 7일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했다. 다양한 진보세력들과 연석회의를 추진하고 총선(4월) 일정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부 진보단체가 민주당에서 분당한 친노무현계 인사들로 구성된 국참당의 참여를 권유하면서 진보세력 대통합 논의는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국참당 관계자는 “민노당·진보신당만 합치면 ‘도로 민노당’이 돼 진보통합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제안해와 최고위와 당내에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3개 정당과 여타 진보세력 등 ‘비(非)민주당’으로 합쳐진다면 새로운 진보세력의 구심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내년 4월 열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자를 낸다면 힘은 더욱 실린다. 하지만 대통합을 통해 집권당에 맞설 야권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누가 연대와 대통합을 주도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통합하고서도 대북관, 비정규직,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 당간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분열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대통합에 기대했던 지지층들의 실망으로 집권을 위한 동력 자체를 상실할 우려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北도발땐 더 큰 규모 대응을” 57%

    “北도발땐 더 큰 규모 대응을” 57%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정부와 군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응답자 중 74.4%가 정부와 군의 대응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다.’고 답한 반면 , ‘적절했다’는 응답은 23.7%에 그쳤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해병대 연평부대가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했지만 최초 대응을 시작했을 때 6문의 K9자주포 가운데 불과 3문으로 대응사격을 한 데다 정부와 군 수뇌부가 확전을 우려해 타격 원점에 대한 적극적인 타격을 자제시킨 것으로 알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모든 계층에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소득이 많을수록 정부와 군의 대응에 불신감을 드러냈다.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의 응답자 가운데 80.1%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으며, 300만~499만원대의 응답자가 77.1%, 100만~299만원대의 응답자는 73.5% 가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권역별로는 대전과 충청권 응답자의 82.6%가 군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대답, 불신감이 가장 높았다. 또 북한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인천과 경기, 서울권 응답자들도 각각 79.8%와 72.3%가 정부와 군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올해에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한 군에 보다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유사한 공격이 이어질 경우 응답자의 57%는 군이 북한의 공격보다 더 큰 규모의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확전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부와 군과 달리 민심은 적극적인 응징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한 셈이다. 이 같은 응답률은 군인과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등 북한의 우리 영토에 대한 공개적이고 무차별적인 도발에 대한 충격 여파로 풀이된다. 여기에 동일한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도 31.5%에 달해, 모든 계층에서 동일하거나 더 큰 보복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성들은 더 큰 규모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66.2%, 동일한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27.7%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여성의 경우 더 큰 규모의 대응이 48%, 동일한 수준의 대응이 35.2%였다. 연령대 별로는 60세 이상 응답자의 64%가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6·25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었던 세대라는 점에서 북한의 공격에 대한 거부반응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靑·與 “저질발언 천정배 사퇴해야”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명박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발끈했다. 한나라당은 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고, ‘정계를 떠나라.’는 비난의 논평까지 쏟아냈다. 천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수원역에서 열린 민주당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나. 끌어내리자.”,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 확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성토했다. 이후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명박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대변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한 핵심 참모는 28일 “지난 정부에서 명색이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분이 설마 시정잡배처럼 그런 발언을 했겠나 의심했다.”면서 “만약 그런 발언을 했다면 패륜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발언을 한 사람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면서 “당 공식 행사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도록 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희정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정치인이나 특히 지도부에 계신 분들에게서 품격 있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비판의 강도를 더 높였다. 원내 법률부대표인 이한성 의원의 대표발의로 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오전 국회 윤리위에 제출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저질발언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면서 “이런 품행에 이런 철학과 사고로 정치를 계속 하게 되면, 결국 우리 정치 질만 떨어뜨리고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준다. 이런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막말로 국가원수를 모독하고, 국민의 이름을 함부로 팔아 모욕한 천 의원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를 바라는 것이 무너져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공당으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표현으로 대통령을 모독한 발언과 비방물이 나오도록 방관한 손 대표와 민주당은 당장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의 이 같은 반응에 천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대변한 내 말이 들렸다니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를 과거로, 독재시대로 역주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이 내 말을 들었다면 반성하고 앞으로는 민심을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제 발 저린 사람들의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구혜영·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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