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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영남권 갈등 커져 세 차례나 발표 연기

    “노태우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대구 신공항 카드를 검토했습니다. (내가) 부처 과장 때 ‘기존 공항에 국제선 취항을 시범적으로 허용하되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설득, 가까스로 국제공항이 아닌 국제공항화로 공약을 틀었습니다.” 30일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무안·양양 등 신공항 건설의 뒷얘기를 전하면서 이 같이 털어놓았다. 애초부터 영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에 대해 정부에서는 회의적이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을 방문할 때마다 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은 이 대통령이 처음 꺼내 든 ‘전매특허’가 아니다. 1990년대부터 영남권 자치단체장들은 꾸준히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2000년대 들어 공론화됐다. 부산시는 1992년 ‘부산권 신국제공항 타당성 조사’를 처음 실시했다.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에 추락하면서 ‘부산 신공항’ 건설론이 대두됐다. 2002~2003년 한국교통연구원(옛 교통개발연구원)은 부산신공항 개발 타당성 입지조사 용역을 실시해 2006년 1월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결론내렸다. 사업 추진도 유보됐다. 그러나 그해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검토를 국토부에 다시 지시했다. 영남권에선 김해공항의 국제노선이 부족해 인천공항까지 가야 했고, 2027년쯤 김해공항의 여객 처리량이 한계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작용했다. 국토부는 2007년과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을 거쳐 신공항 후보지를 부산 가덕도와 밀양 하남읍으로 압축했다. 이후 두 곳을 대상으로 지형·지질과 소음 피해, 접근성에 대한 입지평가를 벌여왔다. 국토부는 당초 2009년 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정치권과 영남권의 갈등이 커지자 이후 세 차례나 발표를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말 국토연구원은 밀양·가덕도 대신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남권 민심이 동요한 데는 정부의 입장이 오락가락한 점도 작용했다. 국토부 수장인 정종환 장관은 “신공항의 경제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한다.”(2009년 8월), “신공항을 건설한다는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2009년 10월),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한다.”(2010년 10월)고 말해 왔다. 그러나 30일 나온 평가결과는 “경제·환경적 타당성이 없어 공항 건설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27재보선 대선 전초전으로 확전

    4·27재보선 대선 전초전으로 확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27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손 대표는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산층이 변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대한민국의 분열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믿고 그 책무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전격 출마 선언으로 재·보선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제1 야당 대표의 출마로 ‘반MB’ 전선 강화라는 성격이 분명해졌다. 분당을 지역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가 됐다. 정치 격변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과 중산층·중도표 견인력을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손 대표가 “중산층이 분열과 차별, 특권과 반칙의 사회를 용인한다는 데 공감하지 않는다.”며 중산층 민심을 공략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재·보선 구도가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정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여와 야의 대결이 아닌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세력과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한다’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나설 경우 여야 잠룡의 전면전이 펼쳐진다. 손 대표가 승리하면 ‘수도권 후보론’이 급부상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확산되어가는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손 대표 측은 분당 출마를 ‘희생’과 ‘결단’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손 대표는 출마 선언에 앞서 “당이 손학규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했고, 기자회견에서도 “당 대표로서 분당을에 나가는 것이 재·보선 모든 지역에 직접 나서서 싸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희생’과 ‘결단’의 명분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손 대표는 한달 전 최측근에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 정당을 만들기 위해 번번이 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이해하겠다.”, “나를 던져서 헌신해 보고 싶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이미 대선주자 위상으로 선거에 나설 결심을 했다고 봐야 한다. 그 사이 민주당은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다. 한나라당은 정운찬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 대표 측은 ‘지난해 성남시장 선거에서 분당은 8.7% 차로 졌다’며 소극적으로 임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 정운찬 카드는 효력을 잃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 대표의 출마 선언을 두고 “한나라당이 깔아준 판 위에 승산 가능성을 보고 뒤늦게 결심한 것”이라는 지적이 어느 정도 일리 있게 들리는 까닭이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친박계 “신공항, 세종시와 다른 사안”

    친박계 “신공항, 세종시와 다른 사안”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면서 정치권이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유감 표명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위기다. 문제는 수위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30일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에게 (발표 전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청와대와 박 전 대표 간 사전 협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조성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화해 무드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근거로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논란 때처럼 ‘신뢰 정치’를 언급하며 정면으로 비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갈등이 재연될 경우 양쪽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향후 대선 행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할 수 있다.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세종시는 입법에 문제가 있었지만, 동남권 신공항은 대통령이 아니라고 하면 끝나는 것”이라면서 “서로 다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성난 지역 민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31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 장소는 신공항 반발의 심장부이자 자신의 근거지에 해당한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대구에서 “영남권 5개 시·도가 함께 이용할 수 있고, 대구 국가산업단지가 성공할 수 있는 위치에 국제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정 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필요성에는 동의한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지난 총선·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따라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수준에서 유감 표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인 서상기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는 발표에 박 전 대표가 대립각을 세울 수 있겠느냐.”면서 이를 뒷받침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선공약, 경제성에 제동 걸렸다

    대선공약, 경제성에 제동 걸렸다

    정치권과 영남 민심을 들끓게 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됐다. 신공항 백지화에 부산, 대구·경북, 울산, 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는 강력히 반발하며 독자 추진 등의 입장을 밝혔다. 여당의 영남권 의원들도 “납득할 수 없다.”며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창호(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은 30일 “신공항 입지 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개 평가 분야별 총점을 합산한 점수는 100점 만점에 밀양 39.9점, 가덕도 38.3점”이라며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 조건으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가 우려되고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분야 중 40점이 배정되는 경제성 분야에서 가덕도는 12.5점, 밀양은 12.2점을, 공항 운영(30점) 분야에서는 가덕도 13.2점, 밀양 14.5점, 사회환경(30점) 분야에서는 가덕도 12.6점, 밀양 13.2점을 각각 받았다. 입지평가위는 1차로 두 후보지에 대한 입지 여건을 절대평가한 뒤 두곳 모두 적합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차 상대평가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곳 모두 기준점인 50점에 미치지 못해 1차 평가에서 마무리됐다. 박 위원장은 사전에 백지화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에 “평가위원끼리 협의 없이 독립적으로 평가해 합산하는 등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하면서 “후보지 압축 과정에서 경제성 논란이 있었지만 다른 쪽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봤는데, 주변 환경과 입지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탈락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의 추후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선 개인 견해를 전제로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올라가거나 공사비가 7조원 이하로 내려가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은 공역이 항로를 잡기 어려워 운영 부분에 40%의 비중을 뒀다.”며 “(가덕도와 밀양은) 수요가 부족하고 KTX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입지평가위는 지난해 7월 구성된 뒤 21차례 회의를 거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준과 인천국제공항 타당성 조사 시 평가 기준, 국토연구원의 타당성 및 입지 조사 용역 결과 등 국·내외 사례를 종합해 평가 작업을 진행해 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치권 “백지화? 할 테면 해 봐라”

    “신공항 백지화? 할 테면 해 봐.” 여야 정치권은 29일 정당별, 지역별로 세 결집에 나서며 ‘본때’ 보여주기를 별렀다. 30일로 예정된 국토해양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평가 결과 발표에 때를 맞춰서다. 이미 알려진 대로 ‘백지화’로 결정될 경우에 대비한 ‘불복 투쟁’의 수위도 올라갔다. 유치 경쟁을 벌인 대구·경북, 부산 모두 발표 내용에 따라선 ‘정권 반대’ 운동까지 벌일 태세다. 한나라당 경북 지역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회의원 긴급 간담회를 갖고 신공항 백지화 움직임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전날 대구시당 소속 의원들 모임에 이어 지역별 의원 회동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 최경환 의원은 “한달 전 (국토해양부와의) 간담회에서 정부 측이 ‘백지화는 안 한다’고 해 놓고는 그 사이 나라가 바뀌었냐.”고 비판했다. 정해걸 의원도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말이야.”라며 거들었다. 경북 지역 의원들은 정부의 발표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한나라당 부산 지역 의원들도 발표 하루 뒤인 31일 허남식 부산시장과 긴급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백지화는 밀양(대구·경북)과 가덕도(부산)를 추진하던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밀양으로 결정되면 정권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약속 파기(백지화)는 정권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하반기 국정 운영에 심각한 누수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민심 이반과 여권 분열을 일으켜, 가뜩이나 어려운 총선·대선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가위 발표는 잠정 결론으로 하고, 대통령이 마지막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백지화 움직임을 ‘대통령 공약 뒤집기’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공약 뒤집기는 총리 퇴진에 그쳤지만,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될 경우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당 차영 대변인은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대통령의 행태가 정부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밀양? 가덕도? 백지화?… 국토부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

    밀양? 가덕도? 백지화?… 국토부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발표(30일)를 하루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발표 이후 수습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입지 평가단의 채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백지화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역 민심이 폭발 직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입지 평가단의 채점 결과 발표 이후 김황식 국무총리가 나서서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등 수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사전 결정설과 관련, “일괄 입찰 공사 계약과 같이 이번 신공항 입지 결정도 평가위원회(채점 결과에 가중치 부여)와 평가단(채점)이 나뉘어 사전 담합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도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여론도 민감하게 돌아갔다. 대구·경북·경남·울산과 부산은 각각 경남 밀양과 부산으로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어 왔지만 경제성 논리로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예정된 평가단의 밀양, 부산 등 현장 방문에서도 “이미 방침을 정해 놓고 평가단이 방문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단의 현지 답사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용규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직원들이 지자체 주민과 취재진의 평가단 접근을 막은 가운데 비공개로 현장 실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등 관련 자치단체장들은 버스에서 내리는 평가단의 손을 일일이 잡고 “잘 부탁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1시간여간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 주변에는 경찰 100여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토부 항공정책실에선 후보지 한곳이 선정될 경우와 모두 탈락할 경우에 대비, 3개의 대응 자료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한편 평가단은 30일 분과별 토론을 거쳐 공항운영 분야(30%), 경제 분야(40%), 사회·환경 분야(30%)의 3개 평가 분야에서 10개 평가항목과 19개 세부 평가항목에 점수를 매긴다.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오후 3시 30분 입지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이어 5시에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정부의 공식 입장과 수습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일각에선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신공항과 관련, 민심 수습 차원에서 조만간 사퇴할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 오상도·유지혜기자 sdoh@seoul.co.kr
  • 靑·여권 ‘성난 TK 달래기’ 속앓이

    성난 대구·경북(TK) 민심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 30일 발표되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발표에서 밀양과 가덕도가 모두 탈락하고 사업이 백지화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남권 민심이 들끓고 있다. 부산·경남(PK) 지역도 반발은 거세지만 그나마 신공항을 안 하는 대신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얻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대구·경북 지역의 반감이 상대적으로 더 거세다. 대구·경북 지역은 현 정권의 정치적 지지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 친이(이명박)계의 핵심인 대구·경북 지역 의원조차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직설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을 정도다.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 면에서 신공항 입지로 적합지 않아 사업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얘기가 간간이 흘러나오면서 어느 정도 충격 완화 역할을 했지만, 성난 대구·경북 민심을 가라앉히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아무리 ‘경제논리’에 입각했다는 점을 내세워도 신공항이 이 대통령의 2007년 대선공약이었던 만큼 또 한번 대선공약을 뒤집으며 ‘제2의 세종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청와대와 여권 핵심에서는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신공항 백지화’를 상쇄할 만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실리콘 밸리로 조성될 예정인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일부를 대구·경북 지역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연구 중심 대학인 포항공대(포스텍)가 있는 만큼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연구 관련 시설을 대구·경북 지역에 보내면 관련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입주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검토 단계의 아이디어 차원이며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청와대에서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는 사실”이라면서 “아직 정부에서 입장 발표도 안 했는데 다른 것을 연결해 말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들끓는 영남 민심 “단식투쟁” “낙선운동”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정부의 백지화론에 영남권 민심이 폭발했다. 영남권 주민들은 “백지화가 현실화된다면 영남 주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격렬하게 반발했고, 시·도 관계자들은 정부의 공식 발표 이전이라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곧 민간 대책위원회와 공조할 것으로 보여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밀양유치범시도민결사추진위원회는 28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백지화 움직임에 대응해 29일부터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한다.”고 밝혔다. 강주열 추진위 본부장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방의 고통과 한(恨)은 안중에도 없이 지방을 말살하고 지방민을 적으로 돌리는 비열한 정치공작을 역사가 단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공항이 백지화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지역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정부도 동남권 신공항이 영남권의 숙원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사전에 각본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유치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 박인호 상임대표도 “백지화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받을 것”이라며 “정부와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시민규탄대회와 함께 한나라당 후보 낙선 운동을 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효영 부산시 교통국장은 “정부의 발표가 아직 나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백지화된다면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부산 김정한기자 cghan@seoul.co.kr
  • 사분오열 한나라

    사분오열 한나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조짐으로 여권이 사분오열되고 있다. 당장 유치 경쟁에 열을 올렸던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 움직임이 예고됐다. 당내에선 의견 조율 실패에 따른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4·27 재·보선뿐 아니라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야권에 틈새를 노출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밀양 신공항’ 유치를 추진했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28일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불복’ 입장을 천명했다. 이들은 ‘짜맞추기’, ‘대국민 사기극’까지 거론하며 “결코 승복할 수 없는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지평가위의 30일 결과 발표에 따라 ‘불복 선언 뒤 반(反)정부 투쟁’이라는 행동 방침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나 결정 연기라는 승복할 수 없는 결과를 발표하면 곧바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도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의 백지화 결정은 최대 악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대선에서 여야, 계파 구분 없이 현 정부를 상대로 날 세우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의원들도 수위가 낮긴 하지만 불만을 드러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은 신공항과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15~20년 걸리는 확장사업을 하는 대신 가덕도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여권 내 불협화음에 따른 민심 이반을 걱정했다. 한 초선 의원은 “신공항 문제가 백지화로 귀결될 경우 여론은 ‘그것도 하나 조정 못하느냐’며 여권 전체를 싸잡아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권 분열에 따른 야권의 틈새 공략을 걱정했다. 실제로 야당의 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빗대 “대통령이 2007년 대선 공약을 너무 자주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데, 세종시 문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절차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반된 영남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를 흔들려는 시도가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유창한 영어보다 신뢰 쌓아야 민심 얻어”

    “유창한 영어보다 신뢰 쌓아야 민심 얻어”

    “한인으로서 백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신뢰입니다.” 미국에서 한인 이민자 1세대로 처음 직선 시장에 오른 강석희(58)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장이 28일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오정강당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강 시장은 “개성 출신이신 부모님의 ‘사람 사이의 신뢰를 철저하게 지키라’는 가르침이 먼 타국에서 정치에 입문해서도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강연회와 자서전 출판기념회 참석차 지난 26일 방한한 그는 “정치인이 지키지 못하는 약속이 생길 수도 있지만 늘 진심을 보여야 한다.”면서 “100%를 못 하더라도 힘을 다해 95%를 지키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출마 전 4년간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강석희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퍼졌다.”면서 “시장으로 일하면서도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는 ‘22만 시민의 대표로서 어떻게 좋은 정책을 세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일하다 보니 성공 사례가 쌓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인 1세대 출신 정치인으로 많은 좌절을 느꼈다.”면서도 “나는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시장으로서 시험대에 선 사람이다. 이민자라서, 영어를 못해서 등 이유는 변명일 뿐 장벽에 도전하고 투쟁해야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77년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 이민을 간 강 시장은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 시티에서 15년간 근무하다 정계에 투신, 2008년 비(非)백인계로는 처음으로 어바인시장이 된 데 이어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손학규 분당을 출마 가시화… 與野 공천·선거구도 ‘요동’

    손학규 분당을 출마 가시화… 與野 공천·선거구도 ‘요동’

    4·27 재·보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은 이번 재·보선이 사실상 전국 선거인 데다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에 대한 평가전,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데 주목한다. 여야의 총력체제가 가열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선거 종반전에 돌입한 27일 강원과 경기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등 재·보선 지역의 주요 변수와 판세를 점검했다. [분당을] 孫 나오면 ‘정권심판’ 화두… 與 대항마 고심 분당을 선거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손 대표의 출정에 따라 분당을뿐만 아니라 재·보선 구도 전체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측은 이번 선거의 ‘정권 심판론’이란 성격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보선 구도는 인물론과 지역 현안론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강원도는 ‘이광재 동정론’과 낙후된 지역 살리기가 화두다. 김해을은 ‘노풍’(風)이 관건이다. 손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하면 재·보선의 정치적 무게가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반MB’ 전선이 강화된다. 제1야당 대표의 직접 출마는 야권 연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일단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손 대표는 야권 지도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 관계자는 “손 대표의 출마 일성은 ‘이명박 정권 3년을 심판하려면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 내가 선봉에 서겠다’가 될 것이다. 곧바로 ‘손학규 선거’가 된다.”고 말했다. 여러 측면에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앞설 수 있는 명분도 확보한다. 민주당은 분당을 선거구가 중산층 집결지라 손 대표의 출마가 외연 확대 효과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내 리더십 구축에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급의 거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반MB’ 구도가 느슨해질 수 있다. 자칫 ‘손학규 당락’에만 집중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분당을 선거 판세는 ‘시계 제로’에 가깝다. 특히 한나라당은 마음이 급해졌다. 당초 이 지역은 부동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였다. 손 대표가 불출마할 경우 ‘9부 능선’을 넘겼다고 볼 수 있지만 손 대표가 출마로 선회하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청와대가 공천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예비 후보 6명 중 선두 주자인 강재섭 전 대표와 손 대표를 붙여 여론조사한 결과 10% 포인트 정도 앞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손 대표 출마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운찬 전략공천’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총리를 전략공천할 경우 ‘신정아 후폭풍’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강원] 박근혜·이광재 영향력이 선거결과 좌우할 듯 강원지사 선거는 우선 한나라당 엄기영,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 등 전직 MBC 사장들의 맞대결이 이뤄질지가 주요 관심사다. 현재까지 여야 자체 여론조사 등 가상대결로는 엄 예비후보가 최 예비후보보다 10% 포인트 정도 앞서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빅매치’는 두 후보를 둘러싸고 여야 지도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각 당의 지원이 어느 정도 민심을 파고들지가 최대 관건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영향력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가 매주 강원을 방문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당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을 맡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암묵적인 선거 지원에 나서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도 손학규 대표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여기에 이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다음달 4일 용평에서 4만 2000여명 규모의 국민선거인단대회를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 경선 흥행으로 이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에 맞서 ‘책임 있는 여당 일꾼론’으로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 인지도가 높은 엄기영·최문순 예비후보 외에 한나라당 최흥집·최동규 예비후보와 민주당 조일현·이화영 예비후보들은 출신 지역을 중심으로 밑바닥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김해을] ‘盧風’ 최대 복병… 김태호 검증된 일꾼론 부상 김해을 선거전을 가르는 최대 변수는 ‘노풍’(風)이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적통성을 주장하며 샅바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남이지만 야권에선 승산 있는 지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광역의원 4석 중 3석, 기초의원 9석 중 5석을 야권이 휩쓸었다. 이번에도 반이명박 정부 심판 바람이 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당은 “야권 단일후보가 나오면 한나라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승산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단일화 작업은 난기류다. 국민참여 경선 규칙을 두고 참여당이 현장 경선에 난색을 표하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곽진업 후보가 조직력에서, 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인지도에서 각각 앞서는 등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전략공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공천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는 후보도 나올 것이라고 관측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육 문제와 난개발 해소 등 지역 현안 문제가 떠오르면서 검증된 일꾼론이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한나라당과 김 전 지사 측이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될 듯

    정부와 여당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 막판 고심 중인 가운데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후보지 두 곳에 대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항 유치를 통해 최대 17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0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했던 영남권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도 커질 전망이다. 27일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는 이번 주 평가결과 발표에서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입지평가위를 통해 영남 지역 민심을 갈라놓은 동남권 신공항 신설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그동안 4·27 보선과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어느 한쪽을 택하면 영남 지역 민심이 이반할 것을 우려해 왔다. 이 같은 수순은 이달 초 국토부 관계자가 “위원회가 밀양과 가덕도를 선택하는 것 외에 둘 다 선택하지 않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실제로 위원회는 이번 평가에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해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후보지를 모두 탈락시킬 수 있게 했다. 또 인천공항 입지평가 때와 달리 경제성에 40%의 비중을 할애, 국토연구원의 신공항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 편익비율(BC) 1 이하를 받은 가덕도와 밀양은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입지평가위는 일단 예정된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밤 81명의 평가단 전문가 풀 중 27명을 선정해 개별통보했다.”면서 “중부권 제3의 장소에서 합숙하며 평가작업을 마치고 30일 오전 점수를 합산할 예정이지만 예정보다 하루 정도 늦춰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더라도 곧바로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 영남권 공항 이용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활주로 1개를 증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조 5000억원가량이지만 김해공항은 인근 군용비행장을 사천공항으로 이전하고, 산을 깎는 등 관련 비용이 20조원이 넘는다.”면서 “대신 김해공항에 취항 중인 중소형 비행기를 중대형 기종으로 교체, 수용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시리아, 정치범 260명 석방 불구 시민 분노

    국제사회의 시선이 온통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사태에 쏠린 사이 시리아와 예멘·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서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의 확산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시리아다. 특히 지난 25일(현지시간) ‘피의 금요일’을 보내면서 정권의 강경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대 측은 이날 시리아 남부 다라와 타파스, 북부해안의 라타키아 등의 도시에서 시민들이 집권 바트당과 경찰서 등을 습격하려다 정부 측의 공격을 받아 모두 2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공식 사망자 수(13명)보다 곱절 가까이 많다. 또 국제 앰네스티는 다라 등에서 지난 한주 동안의 시위로 최소 5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다라의 한 병원 의사는 알아라비야 방송을 통해 “지난 며칠간 시위 과정에서 150여명이 죽었다.”고 주장하는 등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다급해진 시리아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들면 민심 수습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25일 4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의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6일에는 정치범 260명을 석방했다. 하지만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라타키아에 27일 정부 병력이 파견됐다고 친정부 성향의 알와탄 신문이 보도하는 등 유혈진압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동의 최빈국 예멘에서도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 시기 등을 둘러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올해 안에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하고 내년 1월쯤 퇴진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야권과 시위대는 ‘기만책’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아부바크르 알카르비 장관은 26일 알아라비야TV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퇴진 시기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며칠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이 반발하고 나서 상황이 불투명하다. 혼란을 틈타 27일 예멘 동부 마리브주에서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들의 공격으로 정부군 병사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예멘군이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이후 석달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요르단 역시 25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숨진 55세 남성이 정부 지지자로 심장마비 탓에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야권은 그가 반정부 시위대원으로 경찰에 폭행당해 숨졌다고 맞서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시리아 ‘순교의 날’ 수만명 집결… 예멘도 민주화 중대 고비

    부자 세습으로 40년째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시리아와 33년째 한명이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는 예멘의 민주화 시위 사태가 중대기로에 섰다. 시리아 시위 지도자들이 ‘순교의 날’로 정한 25일(현지시간) 시리아 전역에서 수만명의 국민들이 결집, 정부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시위 거점인 남부 도시 다라에서만 최대 100명(인권단체 집계)이 숨진 탓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날 남부 도시 다라에 5만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이곳으로 향하던 시위 참석자 17명이 다라 인근 사나멘에서 보안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시위는 수도까지 옮겨붙었다. 수도 마다스쿠스 도심 광장에서도 남부 도시 다라의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인 수송대가 일부 지역을 통제했으며,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봉으로 시민들을 구타하고 5명을 체포해 갔다. 이날 금요예배 시위에 앞서 미 백악관도 “알아사드 정권의 무자비한 시위진압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위대 편에 섰다. 시리아 정부는 유화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성난 민심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정부는 2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검토하고 공무원 임금을 20~30% 인상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진압에 따른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전 대통령은 1982년 하마에서 무슬림형제단이 반정부 움직임을 보이자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모두 2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하마 사건 때와 달리 무력진압할 경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식이 확산돼 더 큰 저항을 부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강경진압 카드를 빼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멘에서도 민주화 시위대가 25일을 ‘자유 행진의 날’로 명명하면서 지난 금요일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음에도 불구, 더 많은 시위대가 수도 사나 사나대학교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고 AP가 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이날도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는 조건부 퇴진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시민들은 즉각 퇴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위대를 지지하는 일부 군부대는 시위 장소인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시위대 보호에 나섰다. 반면 살레 대통령은 이날을 ‘자제의 날’로 명명하고 관제 시위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 친위대도 대통령궁과 중앙은행 등 주요 지점에 탱크를 배치했다. 살레 대통령은 전날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예멘의 치안과 안정을 지켜낼 결의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지난주 금요일 시위에서 경찰과 친정부 시위대가 민주화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52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시위대와 정부의 충돌 속에 군부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민주평통 사무처장 이상직씨 내정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차관급)에 이상직(51) 호서대 교수를 내정했다. 이 사무처장 내정자는 대구 출신으로 대구 성광고,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대구산업정보대 교수, 한국부패학회 부회장 등을 거쳤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외곽 지원 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한편 전임자인 김병일 전 사무처장은 내년 총선의 충북 지역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무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학벨트 문제 등으로 다소 섭섭해하는 고향 충청 지역의 민심 수렴과 대정부 소통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리비아 공습 2선 후퇴 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에서 미군이 곧 2선으로 빠져 연합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참여한 전쟁에서 미군이 ‘조연’을 자처하기는 처음이다. 초유의 일인 만큼 미국 언론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리비아 전투 현황보다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주연 반납’ 결정은 전쟁 주도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91년 걸프전 이래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 2003년 이라크전 등 대형 전쟁을 잇달아 치르면서 미국은 돈을 너무 많이 썼고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필요 이상 많은 적을 만들었다. 미국이 체력을 소모하는 사이 중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등 신흥대국들은 부쩍 덩치를 키웠다. 가까이는 대영제국, 아주 멀리는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때 제국의 쇠퇴가 결국은 잦은 전쟁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경험도 있다. 더욱이 아직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아에서까지 주연을 맡는다면 미군은 3개 전장에 ‘겹치기 출연’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아무리 미군이지만 이것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게이츠 장관 등 군사전문가들이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군사개입에 회의적 태도를 보인 것은, 반미 정서 촉발 우려와 함께 이런 현실적 한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듯하다. 미국 내 정치적으로도 적극 참전은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별로 득될 게 없다. 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의회에서는 예산 삭감 여부를 놓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시 새로운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은 민심 이반을 자초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에 주연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짐을 나눠 지운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양보가 역설적으로 제국으로서 미국의 쇠퇴를 반영한다는 시각도 가능하다. 미국이 옛날처럼 힘이 아주 셌다면 이런 어정쩡한 배역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미 언론은 지금 ‘오바마의 지나친 동맹 배려인가, 아니면 외교력이 약해진 것인가.’를 주제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력’이라는 말을 ‘국력’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볼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또 결론 못낸 ‘DTI규제 일몰’

    정부가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예정대로 3월 말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여당이 부동산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이견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부분적 전·월세 상한제 등 정부의 반대에도 여당이 경제정책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관계 부처 장관들과 심재철 정책위원회 의장 등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 등은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당정 회의를 열고 DTI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재논의키로 했다. 차후 회의 시기는 미정이다. DTI 관련 주무 부서인 금융위는 당초 당정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언론 브리핑을 준비했으나, 연기했다. 정부는 당정회의에서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74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4월부터 DTI 규제를 원래대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DTI 규제는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로,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서울(50%)과 인천·경기(60%)에 적용하던 DTI 규제를 올 3월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서울 강남 3구(40%)만 예외로 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DTI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 위축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취해졌고, 현재 그러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원상 회복을 결정했다.”면서 “규제 부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심리 위축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실수요자를 위한 보완책은 주택 거래 시 수반되는 세금인 취득세 추가 인하 방안,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에 대한 DTI 비율 우대, 생애 최초 구입 자금 대출 연장, 자산과 미래 소득 등을 반영한 대출 조건 완화 등이다. 당정회의에서는 보완책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정부 판단을 일단 수렴하되, DTI 규제가 부활했을 때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최종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 터라 민심 동향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홍지민·허백윤기자 icarus@seoul.co.kr
  • [지금&여기] 서울의 봄/송한수 사회2부 차장

    ‘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콜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균처럼/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최승자 시인의 글을 이야기하자 서울시의 한 간부는 “무엇을 말하는가는 대충 알겠는데, 왜 하필 퇴폐적인 글을 꺼내느냐.”며 야릇한 웃음을 보냈다. 서로 보듬어 따뜻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우리 사물놀이 한 자락에 나오는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물-알코올-니코틴-카페인-균-죽음)’ 장단으로 엮어 승화시킨 ‘네게로’라는 작품이다. 서울시 출입기자로서 “봄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들은 서울시와 시의회가 싸우는 모습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빗댄다. 지난해 7월 이후 사사건건 맞서니 그럴 만도 하다. 다행히 최근 서울시와 시의회 모두 시민을 위한 협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정무 라인을 풀가동한 끝에 조금씩 진척을 보여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허광태 시의회 의장도 “다음 달 안으로 봄을 알리는 희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서울시 서소문청사 1동 다산플라자 1층에는 이런 글이 큼지막한 액자에 담겨 내걸려 있다. ‘일을 처리할 때는 언제나 民(민)을 편안히 하고 이롭게 하기 위하여 법도의 범위 안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민심서 율기 대목이다. 공직자, 더욱이 선출직이라면 누구나 되새겨야 한다. 경직된 사고방식에 스스로 갇혀 자신의 입장만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물론 법률을 뛰어넘어서도 안 된다. 위정자들이 어떤 주장을 할 때 흔히 ‘국민의 뜻’이라지만 문제는 ‘국민 이익’이 어디에 있느냐다. ‘시민의 뜻’도 시민 편익에 달렸다. “근무 원칙은 있지만 집회 참가자가 청사를 방문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막지는 않는다. 이해를 당부한 뒤 담당부서로 안내한다.”는 한 청원경찰의 말은 시민 우선이라는 점에서 지혜로워 보인다. onekor@seoul.co.kr
  • 이광재 “손학규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이광재 “손학규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손학규(왼쪽)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이광재(오른쪽) 전 강원지사가 ‘대선후보 손학규 지지’ 의사를 밝혔다. 17일 민주당 희망대장정 행사가 열린 강원 원주 진밭골 노인회관을 기습 방문한 뒤 이어 열린 기자단 만찬 자리에서다. ●민주 강원도지사 선거운동 ‘원군’ 이 전 지사는 “손 대표가 요즘 답답하단 얘기를 많이 듣고 있지만 이젠 손 대표 같이 예측 가능한 분이 대통령 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민주화운동가,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등을 거쳤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후보라는 것이다. 오는 4·27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강원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손 대표 개인에게도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위상이 판가름나는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강원도지사 선거의 경우 ‘이광재 효과’는 절실한 가용 자원이다. 이 전 지사는 만찬에서 “선거 전에 변방 강원도를 심장으로 만들고, 내가 강원도의 심장 같은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이러면 진다. 꼭 이겨내자고 다짐했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쯤 되면 이 전 지사가 심야에 강원도 골짜기를 찾아 느닷없이 ‘손학규 대선 후보 지지’와 ‘재기(대선 출마) 의지’를 언급한 맥락이 다가온다. 우선 ‘손 대표 체제’에서 치러지는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원 민심이 아직 이 전 지사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재·보선을 지난해 6·2 지방선거 분위기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일종의 메시지인 셈이다. 이 전 지사는 한나라당 엄기영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전 지사는 “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가 동계올림픽유치 회의에 나를 부르지 않기 시작하더니 엄기영씨를 부위원장으로 내려보냈다. 정말 화가 났지만 참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본인도 대선 출마 의지까지 밝히며 재기하겠다고 했다.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손 대표가 정치적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만큼 ‘정치인 이광재’의 차기 행보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일 수 있다. 손 대표는 화답이라도 하듯 만찬장에서 ‘이 전 지사는 강원도의 정치 지도자’라고 말했다. 원주 당 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강원도에 올 때마다 이 전 지사가 새롭게 보인다. 이번 4·27 재·보선은 강원도민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선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문순·조일현·이화영 예비후보도 한목소리로 이 전 지사의 후광을 기대했다. ●손 “이광재는 강원도 지도자” 화답 적어도 민주당 차원에서는 ‘이광재’라는 가용 자원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 전 지사 스스로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까지 걸었다. 서로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재·보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원주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유시민 “민주당에선 정치 혁신 이룰 가능성 없어”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유시민 “민주당에선 정치 혁신 이룰 가능성 없어”

    국민참여당의 차기 당 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거나 민주당과 통합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갔던 길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유리했는지 모르지만, 정당지형·선거구도·정치문화 혁신은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느냐.”면서 “민주당 안에서 그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 확신, 그런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의 유 원장 집필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국민참여당과 4·27 재보선 →19일 당 대표에 취임하게 된다.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당을 이끌 것인가. -중요한 건 2012년 권력교체다. 권력교체를 하려면 야권이 단결해야 한다. 우선 당의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 →야권연대에 비중을 두면 국민참여당이 임시 정당이라고 오해받지 않을까. -야권의 혁신, 정치지형의 정상화, 지역주의·양강주의를 혁파하는 것, 진보의 집권, 이런 것들이 장기적 목표다. 그러나 매 시기 국민이 강력히 요청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장기적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은 ‘친노 정당’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참여당의 전부를 설명하는 건 아니다. 참여정부의 정치철학을 계승·발전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못했던 것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4·27 재·보선 전체를 아우르는 흐름은 무엇이라고 보나. -내년에 의회 권력 및 정권의 교체가 어떻게 하면 이뤄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선거다. 진보개혁 정당들이 실효성 있는 야권연대를 만들지 못하면 내년 선거도 안 된다. 일종의 시금석이다. →시·도당 대회 등을 거치면서 지켜본 표심의 흐름은 어떤 것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정권이 너무 못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잘하도록 경고를 주라는 요구가 많다. 두 번째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흐름이 중첩돼 있다. →김해을 선거가 ‘이명박 대 노무현’, ‘김태호 대 유시민’의 대결이라고도 한다. 동의하나. -김 전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 김태호와 이봉수(참여당 후보)의 대결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결국 집권 세력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분당을의 민심이 예전과 다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나와 김문수 지사의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다. (유 원장은 인터뷰가 끝나고 가진 오찬에서 “손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면 강원, 김해을, 순천 등 재·보선 전 지역에서 야권이 이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나의 득표율이 44%였는데, 손 대표가 44% 이상 못 받겠나.”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과 야권 연대 →4·27 재·보선 이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정치권이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나. -1987년 이후 5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3번은 보수 진영이, 2번은 진보개혁 진영이 이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선에서 보수 진영은 한번도 단결했던 적이 없다. 진보개혁 진영은 단일화 방식으로 보수 일부와 결합해 겨우 이겼다. 내년 선거에서도 보수는 다시 분열될 거다. 친이와 친박이 나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권교체는 진보진영이 하나로 결속할 때 가능하다. 총선과 대선까지 더 높은 연대가 이뤄지면서 단결할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나. -박 전 대표가 여권에서 확고한 우위를 갖고 있는 후보임은 분명하지만 대세라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국민의 신임을 받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 않나. →야권은 박 전 대표에 맞서 어떤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을까. -대선은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국민 스스로가 원하는 걸 가지는 선거다. 전략보다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 원장이 현재 야권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다. 만일 야권의 단일후보가 된다면 박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안 될 것이라고 할 것도 아니다. 지금은 ‘내가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국민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자원을 획득해 가는 야당 후보들이 많아져야 한다. →유 원장이 대통령을 하겠다면 민주당에 들어가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들 한다. -(웃음)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면 예전처럼 혼자는 아닐 거다. 오면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계시고, 그분들의 뜻을 잘 알지만 그길은 노 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다. 이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혁신이다. 앞으로 정당·정치 문화·정책 발전을 이루는 도전을 해야지, 권력 도전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내년 대선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거라고 보나. -그분은 한때 보수의 지도자였는데 지금은 지역의 지도자가 돼 있다. 계속해서 그런 역할을 하실 건지, 다시 보수의 지도자를 하실 건지는 그분이 선택할 거라고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보나. -그렇다. 미디어 정보화 사회니까. 과거에는 선거운동 조직이나 직능단체 조직, 친목회 같은 조직이 정보를 유통하고 정치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제 개인이 다양한 정치적 경로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는 시기다. 조직 없이도 정당을 형성할 수 있다. →경제학과 출신이다.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을 어떻게 보나. -정운찬 전 총리가 재임시에는 제대로 된 걸 거의 못하더니 총리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좋은 걸 했다고 생각한다. 협력업체들의 도움 덕분에 기업이 성장한 건데, 물론 방법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토론할 만하다. 그러나 공산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식으로 나오는 건 문제다. 집권 세력에 의해 깔아뭉개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 →이슬람채권(수쿠크)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쿠크법은 아랍 자금 유입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 실물경제를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 금융 분야에서 자유화의 정도를 이슬람 자본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논쟁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슬람 자본이 율법 때문에 문제 생기는 거라며 우회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조세특례를 해준 게 아닌가. 어이가 없다. ●참여정부와 정치인 유시민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나 ‘후계자’라는 말에 동의하나. -‘(경호실장이란 말은) 정치적인 면에서 그런 거지’라고 말해서 그러는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분이 하려고 했던 정치적인 목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친노는 분명하다. 후계자란 말은 적절치 않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씨가 ‘유시민은 친노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별로 괘념치 않는다고 대응했다. 진짜 그런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전까지 강 회장을 잘 몰랐다. 그분과 정치적인 문제 등을 의논하는 사이가 아니다. 그분은 내가 의논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분이 참여당 창당을 부정적으로 봤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의 동요는 전혀 없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은 노 전 대통령과 이광재·안희정 세분이 갖고 있다고 했다. 유 원장은 지분이 없나. -없다. →왜 없나. -난 사실상 혼자 대통령과 결합했다.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했던 측근이나 참모도 아니었다. 정부와 결합할 정도의 인적 기반을 가진 세력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관계다. 실제로 정부의 인사나 공공기관에 사람 넣는 것까지 해본 적이 없다. 좀 유명한 자원봉사자라고나 할까.(웃음)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김두관 지사를 강적으로 꼽는 이들이 있다. 유 원장이 보는 김 지사의 강점은 무엇인가. -경남에서 압도적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건 잠재력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정치 기반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통합의 리더십이 나보다 더 좋은 분이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정치적 지도자가 될 만한가. -그렇다. 말할 나위가 없다. 5년간 대통령을 모시면서 온갖 일을 겪은 분인데 자기 삶에 대한 실존적 선택, 그 문제가 남아 있다. 정치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정치해도 아름다운 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 결단의 문제다. →노무현 정부는 언론과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유 원장의 언론관은 무엇인가. -원래 불편한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시장 권력은 국가의 규제를 받는다. 유일하게 언론 권력만큼은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만인의 언론 자유가 특정인이나 소수 언론 자본을 위해 남용될 때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친노 세력의 분열은 당연한 귀결인가, 안타까운 일인가. -한 사람이나 한 정치 세력이 계승하기에는 노 전 대통령은 매우 다양한 목표를 추구했던 분이다. 참여당은 3당 합당 합류를 거부하고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 불우했던 시절의 정치인 노무현을 계승하려는 것이다. 그 때 추구했던 정치적 목표들은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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