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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주류 뜨고 친이계 입지 약화… 쇄신·변화 바람 몰아칠듯

    비주류 뜨고 친이계 입지 약화… 쇄신·변화 바람 몰아칠듯

    한나라당이 ‘이재오’를 버리고 변화를 택했다. 6일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 경선결과는 ‘황우여-이주영’ 후보의 승리보다는 친이(친이명박)계 주류를 이끌어 온 이재오 특임장관의 패배에 방점이 찍힌다. 이 장관은 이번 경선에서 ‘안경률-진영’후보를 후원하며 주류의 결집을 다독였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소장파가 주도한 ‘주류 2선 퇴진론’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역학관계뿐 아니라 당·청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고됐다. ●소장·중진·친박, 승리 견인 당초 약체로 분류됐던 ‘황·이’ 후보는 1, 2차 경선에서 각각 64표, 90표를 끌어모으며 경선 내내 수위를 지켰다. 예상치 못했던 승리는 소장파와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이 이끌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암묵적인 지지가 떠받쳤다. 무엇보다 ‘반(反) 이재오’ 기류가 황 후보의 당선을 견인했다. 당내에선 이 장관이 지난 재·보선기간 동안 친이계 모임을 주도하는 등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쳐 민심의 반감을 샀다는 책임론이 거셌다.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재·보선 참패 뒤 주류의 전횡을 막지 못하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이 쇄신에 대한 공감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전날 밤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는 소문도 부작용을 낳았다. 이 장관은 측근인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과 함께 이날 투표에도 참여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이 장관이)끝까지 당권을 틀어쥐려다가 된서리를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경선전 막판에 친이계 주류에서 제기된 ‘박근혜-이재오’ 공동대표론이 친박계를 자극한 것도 친이계의 패인으로 분석된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황 후보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 1차에선 지역별로 투표하더라도 결선에선 표를 모으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황·이 후보는 중립 진영 중에선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이병석-박진’ 후보가 얻은 33표 가운데 26표가 결선 투표에서 황 후보 쪽으로 쏠린 것도 이런 기류를 방증한다. 결과적으로 ‘이재오계’ 입장에선 비주류는 물론 결선에 돌입할 경우 전략적 연대를 기대했던 ‘이상득계’에게마저 버림받은 격이다. 당내 역학구도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 주류의 입지 약화가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친이계는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이 장관 역시 결선 투표 직후 제주 평상포럼 특강을 위해 투표장을 나서며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그의 한 측근은 “이제는 친이 주류가 위기에 내몰렸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상득 의원도 고향 후배인 이병석 후보의 탈락으로 예전만 못한 입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다만 경선 직후 “(결과는) 괜찮다. 나는 당내 현안에 대해선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한 사람이다.”라며 애써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는 운신의 폭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당장 민본21과 재선급 모임인 ‘통합과 실용’ 등 소장파 의원 33명은 경선 직후 여세를 몰아 연합 결사체인 ‘새로운 한나라’의 출범을 선언했다.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오는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쇄신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친이계의 위축으로 ‘박근혜 역할론’이 연착륙할 공간도 넓어졌다. 내년 총선에 대한 당내 위기감은 박 전 대표 쪽으로의 기울기를 가속시킬 수 있다. 당·청 관계의 변화도 예고된다. 황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내내 ‘수평적 당·청관계 설정’을 약속해 왔다. 이창구·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서울광장]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는 국민이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는 국민이다/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영국에서 열린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왕실의 전통에 따라 치러진 그 결혼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동화 속 나라의 이야기 같은데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왕실이 주는 독특한 매력과 위엄 때문일 게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우아한 기품과 근엄함, 카리스마로 따지면 세계 어느 왕실 패밀리와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몇년간 여야를 통틀어 여론조사 1위를 줄곧 지켜온 저력도 갖췄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천당 아래 분당’ 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승리하자 오히려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 탄탄해지는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지지표까지 박 전 대표로 쏠린다는 여론조사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러니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지 모른다. 선거 전략상 틀린 얘기도 아니다. 대중적 지지도는 물론이고 좌절한 당을 추스릴 리더십을 그 이상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참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한나라당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동안 청와대만 바라보다 인기가 추락하니 이젠 박 전 대표만 쳐다보는 격이다. 이러다간 내년 총선에서 전멸할 것이라는 수도권 의원 등 대다수 의원들의 위기감이 부른 박근혜 구원투수론은 집권 여당·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치를 잘해 돌아앉은 국민의 마음을 잡겠다는 굳은 결의는 없다. 어떻게 하면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 수 있을까? 계파 간 기득권에만 골몰한다. ‘원칙공주’라며 사사건건 박 전 대표를 맹비난하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그중 압권이다.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 전 대표의 보완재”라고 말했다고 하니 내년 총선 걱정이 턱밑까지 차 있음이 틀림없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 회초리를 든 것은 특정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 대한 매서운 경고다. 변화·쇄신하라는 주문이다. 손 대표가 선거 후 “안 바꾸면 생존하지 못한다.”고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는데,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다. 오로지 인기 스타에 기대어 표 구걸할 생각만 하는 한나라당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과거 1997년, 2002년 대선에서도 이회창 대세론에 안주하다 김대중·노무현 후보에게 정권을 내준 사실을 잊었는가. 박근혜라는 미래의 권력에 취해 당을 개혁하고 쇄신하지 않는다면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배신자의 이미지를 이번에 완전히 걷어내고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자리 잡은 손 대표는 그리 가벼이 볼 상대가 아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텃밭 김해을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후보가 졌다고 유시민 대표가 납작 엎드릴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한번 졌다고 당이 부정당하는 건 아니다. 포기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손 대표와 유 대표가 야권 연대의 틀 안에서 각자 놀다 대선 직전 단일화에 성공해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후보가 야권 단일화로 드라마틱한 순간을 연출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나라당은 이제라도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어라. 한나라당과 청와대에 성난 민심이 어디로 물줄기를 틀지 모른다. 이 정권도 1년 10개월밖에 안 남았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청와대와 당의 관계, 당 운영 방식 등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 총선·대선에서 또다시 유권자들의 ‘응징 심리’가 발동할 수 있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어디서 구원투수를 찾고 있는가? bori@seoul.co.kr
  • 황우여·이주영,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 성향 중립 진영인 황우여·이주영 의원이 2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황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하고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 나선다. 4·27 재·보선 참패 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친이(친이명박)계 2선 퇴진론’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안경률·이병석 의원과 함께 4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두 의원의 단일화는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의원은 오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 쇄신을 바라는 민심과 당내 여론을 받아들여 단일화 요구를 수용했다.”면서 “앞으로는 당 정책위의장 후보로서 황 후보의 원내대표 당선을 위해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도 “이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후보에서 물러서는 대신 정책 지원을 맡아 주기로 했다.”면서 “국민의 요구를 온전히 담아낸 정책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손학규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손학규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도운 정치부장

    지난해 10월 26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에 초청됐다. 이 토론회의 패널로 참여하면서 정치인 손학규에 대해 잠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손 대표가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면서 몇 가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된다. 첫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나는 경상도나 전라도, 충청도가 아니라 수도권(경기도 시흥) 출신이어서 국민통합의 적임자”라고 강조해 왔다는 점이다. 이승만 대통령 이래 9명의 대통령과 총리가 국가 지도자가 됐지만, 이채롭게도 서울·경기 출신은 단 1명도 없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이후 선출된 한국의 대통령은 영남 출신이 6명, 호남 출신이 1명이었다. ‘망국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지역갈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한번쯤 수도권에서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 몇 십년간 고착된 대선에서의 지역 구도를 손 대표가 과연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두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나름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온 ‘엘리트’라는 점이다. 손 대표는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옥스퍼드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 서강대 교수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 야당 대표 등을 거치며 검증을 받았다. 그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뒤 노동·빈민 운동에도 참여했다.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평발이어서 떨어졌고, 육군 사병으로 35개월을 복무하고 제대했다. 손 대표가 분당을 선거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은 1억 8818만원이다. 물론 재산 적은 것이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탈세나 체납도 없다. 딸은 평범한 집안의 배우자를 맞았다. 세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정치권에서 자기 계파를 키우기보다 국민과의 소통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2006년 6월 30일 경기도지사를 퇴임한 날부터 100일 동안 이른바 ‘민심 대장정’을 떠났다. 손 대표가 전국 각지를 돌며 서민들의 삶을 체험하는 과정이 컬러 사진집으로 출판된 것으로 볼 때 다소 작위적인 면이 없지는 않지만,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중시하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한편으로, 그는 최근들어 ‘측근을 안 챙긴다.’는 불만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적어도 측근들에게 밥 사고, 술 사고, 자리 챙겨주는 ‘보스형’ 정치 행태는 벗어난 것 같다. 손 대표에 대한 우려는 공교롭게도 기대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어찌보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첫째, 손 대표는 수도권 출신이지만, 민주당의 대표 또는 후보로서 호남표에 대한 미련이 큰 것 같다. 지난해 10월 28일 국회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손 대표는 민주당의 기반인 호남표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역 구도를 확 바꿔보려는 결기 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두번째 우려는 손 대표가 대학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 시절 학자로서, 행정가로서, 광역단체장으로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손 대표로서는 왜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느냐고 반박하겠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처럼 굳이 알리지 않아도 국민이 인정할 만한 업적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손 대표가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또 당선될 경우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나 확신을 아직은 가질 수 없다. 세번째 우려는 손 대표가 언론인들과의 인터뷰나 대화 과정에서 이따금씩 ‘버럭’한다는 현장 취재 기자들의 전언에서 나온다. 언론 노출이 많은 손 대표에게 기자들이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취재를 하거나, 무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버럭’하는 지도자에게는 참모들이 직언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워싱턴 특파원 당시 알게 된 사실 가운데 하나는 미국에서 ‘화내는’(Angry)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가 된다는 사실이다. dawn@seoul.co.kr
  •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봇물이 터졌다.’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어 4·27 재·보궐 선거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끝장 토론’을 벌였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찬회에서는 위기의 원인과 해법 등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확연한 입장차도 드러냈다. ●주류 “당력 결집” 비주류 “주류 퇴진” 위기 극복 해법으로 주류인 친이명박(친이)계는 ‘당력 결집’을 내세웠다. 반면 친박근혜(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는 ‘주류 퇴진’에 초점을 맞췄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주류 독식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다 보니 오만불손해졌다.”면서 “계파를 해체하고, 주류는 2선으로 퇴진해야 하며, 개혁적 인사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김성식 의원도 “2선 후퇴하라는 소리는 안하지만 공간을 열어 달라.”면서 “예컨대 이재오 특임장관이 교육부장관으로 옮기면서 인사권을 놓아주는 방향이 어떻겠느냐.”며 주류 핵심인 이 장관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MB에 NO라 말하는 사람 없다” 이에 대해 친이계 이군현 의원은 “당력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면서 “공동 대표 체제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연찬회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력을 모으려면 계파가 없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친이계 좌장인 이 장관과 친박계 대표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주류 배제론’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친이계 안경률 의원도 “친이가 뭘 잘못했느냐. 집단지도체제인 만큼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연찬회에서는 당·정·청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도 쏟아졌다. 차명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 참패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권에 대한 심판인데, 아직도 대통령이 옹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진형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장관에게 전화를 걸면 콜백이 없다.”면서 당·정·청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임동규 의원은 “당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대통령 정책에 노(No)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분위기가 이대로 진행되면 내년 총선에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한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백가쟁명식 당 쇄신론 ‘봇물’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새판짜기’ 아이디어도 봇물을 이뤘다. 초점은 우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방식에 모아졌다. 대의원이 아닌 전체 당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줄서기 관행 등을 근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全) 당원 투표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당헌·당규를 개정, 내년 총선 전에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를 개최하자.”면서 “국회의원 공천도 현역 의원의 경우 당 지지도에 비해 후보 지지도가 낮을 경우 자동 탈락시키고,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권도 포기하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세대별 대표를 구성원으로 하는 ‘국민쇄신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청했다. 강석호·안효대 의원 등은 “보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 권력’인 차기 대선주자들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지호 의원은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의에 실질적인 힘을 가진 분들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바타 정치를 끝내야 한다. 대선 후보로 나올 분들이 당 중심에 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대선주자를 끌어들이자는 논리는 내년 총선 판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가 나서면 당·청 관계에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 앞서 자연스럽게 나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체 의원 171명 중 140여명 참석 날 선 공방은 연찬회 시작 전부터 이뤄졌다. 민본21은 회동을 갖고 주류 퇴진을 촉구했다. 정태근 의원은 회동 후 “청와대가 중심이 된 정책이 민심 이반 상황을 가져온 것이니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찬회 도중에는 홍준표 최고위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각각 기자들과 만나 ‘대권·당권 분리’ 규정 개정 여부를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대선후보 경선출마자는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홍 최고위원은 “당권·대권을 분리한 이유는 공정한 경선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합치자는 주장은 경선이 필요없다는 것이며, 조급함에서 비롯된 함진아비 정치”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여당은 계속 여당 한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라면서 “선출직 당직을 맡은 분이 대선 후보가 돼야 좋다고 국민들이 결정했을 때 당 내부 규정 때문에 못한다면 그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당 원외위원장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쇄신 논의가 의원 중심으로 이뤄져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렴할지 우려된다.”면서 “논의는 의원총회가 아닌 당원협의회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장외 공방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날 연찬회는 저조한 참석률 등으로 김이 빠진 모양새도 연출했다. 연찬회 시작 당시만 해도 전체 의원 172명 중 140여명이 출석했으나, 발언이 이어질 때는 100명 안팎의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게다가 주류 핵심인 이 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연찬회장을 빠져나오는 의원들 상당수는 “이래서야 당이 바뀌겠는가.” 또는 “실천력이 있을지 회의적이다.”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이었다. 연찬회 내용 중 일부 민감한 표현은 브리핑에서 빠지는 등 ‘각색 의혹’을 낳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찬회에 앞서 “비공개로 하는 대신 여과 없이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을 기자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한 내용과 브리핑 내용이 차이가 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홍성규·장세훈 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저축銀 투자 전액 보상하자는 부산 의원들

    지난 2월 유동성 부족으로 영업정지됐던 부산·부산2·중앙부산 등 7개 저축은행이 모두 정상화 실패로 지난달 29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됐다. 강제 매각 수순을 밟는 게 불가피하다. 3만여명에 이르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은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피해가 큰 부산 지역 의원들이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예금보험기금을 통해 보장해 주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같은 날 제출했다고 한다. 현재 예금보호한도액이 5000만원이고 후순위채권의 경우 예금자 보호 대상도 아니어서 전액 보상해 주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저축은행 사태로 흉흉해진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포퓰리즘이나 다름없다. 물론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민들의 금융 피해에 눈뜨고 방관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된다. 실제 지난 2월 19일 영업정지된 부산2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 전날 불법으로 인출된 예금 대부분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의 차명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나 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지 않은가. 어림잡아 500억원가량 된다고 한다.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할 금융 당국의 무능함이 서민 피해를 더 키웠기에 서민들만 더 골탕을 먹는 것 같아 안쓰럽다. 하지만 금융거래는 법과 규정에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 예기치 않은 피해가 났다고 법과 규정을 훼손하는 일은 금융질서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만약 전액 보상을 위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어떤 형태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피해가 나면 이번과 똑같이 적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이번 강제 매각 수순은 당초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따른 유동성 부족 때문에 빚어진 1차 영업정지와 달리 자본잠식 및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기준 미달로 순자산이 부족해 영업정지가 다시 내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나설 일이 아니다. 오히려 차명계좌를 이용한 대주주의 돈 빼돌리기와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 무능 사례를 샅샅이 찾아내 책임을 제대로 묻는 게 먼저다.
  • 이번주 6~7명 중폭 개각… 막바지 인선작업

    이번주 6~7명 중폭 개각… 막바지 인선작업

    그동안 설(說)만 무성했던 개각이 이번 주엔 단행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순방(8일)을 떠나기 전까지 첫 번째 고민은 끝낼 것으로 보인다. ‘개각(5월 초)→청와대 개편(5월 말)→당 전당대회(6월 말~7월 초)’ 순을 밟으며 당·정·청 인적쇄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개각은) 이번 주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사검증 작업이 예전보다 까다롭고 엄격해진 만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개각 폭은 당초 4~5명 교체에서 6~7명으로 늘어나면서 중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통일·안보라인을 교체하느냐 여부다. 천안함,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우익 주 중국대사가 통일부 장관 자리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사는 후임인 이규형 대사가 오는 20일 부임하는 것과 관계없이 7일 조기 귀국할 예정이어서 입각 등과 관련, 사전 언질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대북전문가인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의 이름도 나온다. 취임한 지 벌써 2년 3개월째를 맞는 원세훈 국정원장도 자리이동설이 돈다. 이귀남 법무장관 등이 후임자로 거론된다. 류 대사도 최근까지는 통일부 장관보다 국정원장을 희망했었다. 법무무 장관이 바뀌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후임자가 될 것으로 거론된다. 경제팀은 대거 교체가 불가피하다. 4·27 재·보선 패배가 정무적 사안보다는 물가상승, 전세난 등 기본적으로 정책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에 더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차례 ‘피로감’을 호소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장관에는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임태희 대통령실장,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후임자로 거론된다. 국토부 장관에는 김건호 수자원공사사장,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거론된다. 류 대사는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라 있다. 농식품부장관에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류성걸 재정부 2차관이 물망에 올라 있다. ‘장수장관’인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후임자로 거론된다. 개각과 맞물린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은 이 대통령이 오는 15일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만큼 인선작업에 드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말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에 윤진식 의원이 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보궐선거로 단 의원 배지를 떼어야 한다. 이에 따라 원세훈 국정원장,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 등도 후임자로 거론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저축은행 투자액 전액보상 법안 제출…부산의원들의 ‘票퓰리즘’

    부산지역 의원들이 저축은행에 투자한 예금과 후순위채권 손실액 모두를 보상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예금 특혜인출에 ‘의원 연루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사후약방문’ 차원을 넘어 흉흉해진 지역 민심을 겨냥한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지역 의원들은 지난 29일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예금보험기금을 통해 보장해 주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현재 예금에 대한 보호 한도액은 5000만원이다. 후순위채권은 보호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데다 자금회수 순위에서도 밀려 사실상 전액 손실이 불가피하다. 개정안은 또 보장 시기를 지난 1월부터 소급 적용한 뒤 오는 2012년까지 한시 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겨냥한 입법인 셈이다. 실제 개정안 발의에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허태열 정무위원장, 민주당 조경태 의원 등 부산지역 여야의원 18명 전원이 참여했다. 대표 발의자인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8곳의 5000만원 이상 예금 및 후순위채권 피해액은 각각 8400억원(1만 2000명), 1500억원(3700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저축은행 부실은 방만 경영과 금융당국의 정책·감독 실패에 책임이 있는 만큼 예금자들에 대한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6월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예금보험기금 부담이 늘어 결국 다른 금융소비자들이 부실을 떠안게 된다.”는 등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원칙 위배’를 들어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입법 여부는 불투명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하루만에 숨죽인 한나라 의총

    [4·27 재보선 후폭풍] 하루만에 숨죽인 한나라 의총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말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던 한 초선 의원의 전언이다. 4·27 재·보선 이후 이틀째 열린 의원총회는 전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전날 25명이 발언대에 서서 재·보선 패인 및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성토했지만 이날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 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입장이 주를 이뤘다. 한·EU FTA 비준안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의 처리 반대 방침에 맞서 “강행처리라도 해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일부 의원들이 주장했지만 “단독 처리는 하지 말자.”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결국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하고 일방적인 처리는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우리가 단독으로 처리했을 경우에 모든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정치적 선전·선동의 대상이 다시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재·보선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이 의원들에게 얼마나 큰 압박으로 다가왔는지를 보여 준 셈이다. 소장파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경선 일정도 미루기로 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됐던 경선은 6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다음 달 3일 원내대표 경선 공고가 이뤄진 뒤 6일 오전 10시부터 경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후보들은 정견발표에 토론회까지 거쳐야 한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당의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경선 연기를 요구한 것에 비하면 겨우 나흘 뒤로 미뤄진 것은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당초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던 2일에는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기로 했다. 연찬회가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의 향방에 대한 격론의 장이 될 전망이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열기로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어떻게 돌려놓을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지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논쟁의 근저에는 앞으로 짜여질 ‘새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도적 입장에서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파 등 계파별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 소장파 김성태 의원 “박근혜 카드만이 살길… 전대출마 해달라” “도대체 얼마나 더 당이 위기에 빠져야 나설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9일 당 쇄신의 주체이자 결정체로서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는 진정한 위기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권을 보장해야 나설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면 된다. 당권을 갖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막으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권한을 넘겨줘야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논리를 이젠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 대한 뼈아픈 자성”, “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인식 전환”을 쇄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권을 만들어 준 당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의원들이 굴레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더라도 그걸 거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고 당·정·청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해석한 뒤 “(이 대통령은)이런 엄중한 시기에서도 MB정권의 성공만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분당을 공천 분란의 두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이들이 내놓은 입장들이 당의 분란과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계파끼리만 모이고 하는 걸 어느 국민이 비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본21’은 안상수 대표를 몰아붙여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당초 오는 2일에서 6일로 연기시키고, 의원연찬회 소집을 관철시켰다. 김 의원은 ‘바람직한 새 원내대표·비대위원장·당 대표상’에 대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필요하다면 결기를 모아 대응하는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구심점이 없다는 비난에서 대해서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 보니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젠 초계파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본21부터 탈계파를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친박계 현기환 의원 “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공학적인 주장이다. 주류 역할론이나 세대 교체론도 마찬가지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부상하는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도 친이·친박 따지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이다. 지금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들은 오는 6월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통해 국민들이 상상한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를 맡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주류가 당권을 독식하다가 이제 와서 상황 논리에 근거해 특정인이 당직을 맡도록 당헌·당규를 바꾸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인설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국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당 쇄신안의 핵심은 인물 교체가 아닌 정책 변화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누가 당직을 맡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서민경제 살리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의 창구인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 내용은 정부를 통해 집행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물, 청와대·야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세몰이 식으로 의원들을 줄세워 계파를 따지면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제도보다는 운영을 잘못해서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조가 됐던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배제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언급이 개인적 견해인지 친박계 중론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의원은 “친박계는 이심전심으로 컨센서스(동의)가 있으며, 이로 인한 행동이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따라서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서민들이 느낀 소외감과 박탈감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한 마음을 가감없이 표출했으니, 이제 수습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이계 권택기 의원 “뺄셈정치로 당력 소모땐 더 큰 버림 받아”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뺄셈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더 큰 버림을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29일 4·27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류 책임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이야기해야지 마녀사냥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여당으로서의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과 170석 넘는 거대 당으로서의 성숙된 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또 계파간의 싸움처럼 특정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 또다시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비쳐진다. 이분법적으로 가는 순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장파 등에서 친이 주류를 ‘청와대 아바타’로 비유하며 “새 지도부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주류가 잘못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통감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공동책임을 질 중심축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단지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해서 주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명분이 없으면 못 한다.”면서 “더 큰 명분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대신 지금의 책임을 어떻게 질지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돌아보면 나를 비롯해 모두가 각각의 아바타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지금 한나라당이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중산층의 이반과 30~40대와의 괴리”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강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에 맞는 소통통로를 만들어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지도부·세대교체론이 마치 원로 퇴진론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중진과 원로그룹들이 받쳐주는 세대 중심축을 만드는 동시에 정두언·나경원·원희룡·남경필 의원, 3선 이상 또는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사람들 가운데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어서 그 의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재·보선 이후 청와대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순장조’만 남기는 게 바람직하며, 되도록 당과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통해 한 단계 걸러 가는 민심을 아는 게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당에 들어오면 또 친이·친박 양대 진영의 싸움 구도로 몰릴 텐데 본인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겠느냐.”면서 “‘박근혜 역할론’처럼 이 장관이 옷 벗고 와서 당을 추슬러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정치하는 사람들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 성공하는 것 못 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동국대 창업센터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실패했을 때 자기 탓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런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정·청 전면 쇄신이 예고된 가운데 여권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거취를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 반(反)시장주의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된 대기업과의 갈등 및 지역 민심 이반 현상 등의 난제를 이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① 박근혜 관계 5월말~6월초 특사 관련 단독회동 뒤 朴역할 윤곽 재·보선 패배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박근혜 역할론’이 당내에서 급격히 세를 얻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가 일찌감치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청와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은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이든, 대표이든 박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실권을 잡는 순간부터 청와대는 사실상 정치 쪽과는 손을 떼고 임기말까지 말 그대로 ‘일하는 정부’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친이(이명박)계 주류의 이탈도 빨라지면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여권의 대규모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재오계 등 여권 주류 측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의 역할론은 답답한 심정에서 그냥 한번 얘기해 볼 수 있겠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얘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다시 대표를 맡는 것도, 당권 경쟁을 거쳐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5월 말이나 6월 초쯤 유럽특사 보고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하게 되면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② 임태희 거취 MB, 유임·교체 언급 없어… 최종선택까지 고민할 듯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지난 28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이 대통령이 즉시 만류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임 실장이 ‘교체’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경기 성남 분당을 공천에 대한 임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다만, 3선을 포기하고 청와대에 들어온 임 실장에 대한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최종 순간까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을 바꾼다면 시기는 개각(5월 초)이 끝난 뒤인 5월 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개편 폭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신변을) 정리하라. 자신을 희생할 생각은 하지 않고 좋은 자리가 어디 없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모진 개편 때 자신과 임기를 끝까지 할 이른바 ‘순장조’들만 남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이미 총선 출마 예상자들을 ‘출마조’ ‘순장조’로 분류했다. 17대 의원 출신인 김희정 대변인과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18대 총선에 나왔던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김연광 정무1비서관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출마조로 분류돼 5월에 거취를 결정할지는 확실치 않다. 수석급 참모 중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해서 다음 달 중 정리될 참모는 5명 이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③ 국정운영 새달초 경제5단체와 회동… 정부 경제정책 직접 설명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경제 5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최근 대기업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26일 연기금의 대기업 주주권 행사를 주장하고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던 것이 청와대의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던 이 대통령이 반기업적인 정책으로 전환한 게 아닌가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고용창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는 기업들의 인식전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은 친시장·친기업이며, 경제 5단체장과의 만남도 최근 불거진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확산된 반정부 민심을 달래야 하는 것도 이 대통령의 과제다. 이번 4·27 재·보선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수도권과 강원지역은 물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세종시 수정안 추진 등 일련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충청·영남권 등에서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고려는 철저히 배제한 채 국익 차원에서 모든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지만, 지역민심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이기주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민주당 반대 않는다더니” “한나라, 민심 모르고 강행”

    “민주당 반대 않는다더니” “한나라, 민심 모르고 강행”

    “국회 상황에 대해 대화할 의욕이 없어졌다.”(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원내대표로서 의사 일정 합의를 하지 않겠다.”(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28일 오후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야당이 반발해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환상의 콤비’를 자랑했던 여야 원내대표는 임기를 얼마 안 남기고 서로에게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통위에서 한·EU FTA 비준 동의안이 처리되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민심이 어디 있는지를 알면서도 대화를 무시하고 강행 처리했다.”면서 “몸으로라도 저지하라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해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한·EU FTA 비준 동의안을 6월 임시국회에 처리하는 것으로 연기하지 않으면 4월 국회 회기 내의 상임위와 본회의를 모두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예정된 본회의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어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원내대표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가 ‘한·EU FTA 처리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수없이 말했으며, 민주당의 저축은행 청문회와 국회 예결위 개최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비준안을) 몸으로 막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면서 “민주당의 합의 파기에 분개하고 절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성토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여권 쇄신 당·정·청 인적개편이 핵심이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참패는 거듭된 국정 난맥상으로 예고된 당·정·청 합작품이다. 청와대의 무소통 독주, 정부의 잇따른 정책 혼선, 한나라당의 무기력과 선거전략 부재 등 삼박자가 결합된 결과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등 최고위원 전원이 총사퇴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하겠다. 참패 원인을 짚어 보면 한나라당 지도부의 책임은 3분의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2인 청와대와 정부도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그게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반성의 시작이다. 한나라당에선 소장파들을 시발로 당·정·청 쇄신론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팽배해진 위기론의 반영이다. 청와대에서는 다음 정권을 책임질 사람 위주로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를 위해 당헌·당규 개정이란 처방을 내놨다. 친이 소장파들은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라는 주장을 편다. 박 전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친이계의 양대 계파인 이상득계와 이재오계에서 추대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지도부 총사퇴로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는 임시기구로 가동되고, 조기 전당대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대위는 화합형, 전당대회는 미래형으로 꾸려지는 게 바람직하다. 비대위원장은 모든 세력을 아우를 수 있도록 경륜을 갖춘 인사가 적임자다. 전당대회에서는 소장파들이 대거 진출해 젊고 활력 있게 변모해야 한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사실상 청와대 개편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청와대의 조정 기능 부실이 국정 난맥상의 한 원인인 만큼 무한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 고물가·전세난 등으로 중산층마저 돌아선 상황이어서 관련 장관의 경질이 불가피하다. 고물가엔 백약이 무효라는 장관, 전세난 대책이 없다는 장관을 놔둘 수는 없다. 일부는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혀 자격 상실에 일할 의지마저 박약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 주요 선거 결과는 51대49 양상을 보였다. 민심을 직시하라는 경고이자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라는 주문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이다. 물러나는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비대위에 포진하려는 조짐이 엿보인다. 이는 최고위를 비대위로 포장만 바꾸는 기만행위일 뿐이다. 인적 쇄신엔 당·정·청 누구도 예외가 없어야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다.
  • 절묘한 PK 정치균형

    절묘한 PK 정치균형

    경남의 정치 구도에 절묘한 균형추가 잡혔다. 4·27 재·보선에서 김해을 민심이 한나라당 김태호 당선자를 선택하면서다. 표면적으론 6·2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인 김두관 지사 쪽으로 쏠렸던 구도에 ‘김태호’라는 견제장치가 달린 모양새다.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을 꿰차고 야권 잠룡 그룹에 합류하며 중앙 정치권을 향하던 김 지사의 방향키도 유턴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지사로선 대권 도전에 앞서 1차 관문격인 경남권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부터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껄끄러운 숙제가 생긴 셈이다. ●경남 대표주자 새 경쟁체제 시작 김 지사는 28일 김 당선자의 승리에 대해 “유권자들은 항상 옳다.”고 평가했다. 그가 지난 1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당선자와 관련, “정치를 아시는 분이 김해 재·보선의 판을 키울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던 것과는,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의 평가 이면에는 견제와 균형을 요구하는 민심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와 ‘선의의 경쟁’에 대한 다짐이 함께 묻어났다. ‘김두관 묶기’라는 측면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완패했지만 한나라당의 경남 구상만큼은 100%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8 개각 당시 한나라당의 최고위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지사를 국무총리 후보로 발탁하려 했던 것은 김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 ‘PK 風차단’ 부수효과도 여권 입장에선 김 당선자의 승리로 ‘노풍’(風) 차단이라는 부수효과까지 덤으로 얻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부산과 경남에 휘몰아쳤던 ‘한나라당 위기론’의 확산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우선 영남권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회복한 김 당선자의 승리를 계기로 부산·경남의 보수층을 다시 결집하는 전략도 펴 볼 만하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에 대한 민심의 반감, 신공항 갈등 등으로 쪼개진 보수를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박(박근혜)계로 분류되다 친이(이명박)계 쪽으로 기운 김 당선자가 집권 후반기 격변의 역학 구도 속에서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는 그의 행보에 변수로 남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與지도부 총사퇴… 靑참모진 사의

    與지도부 총사퇴… 靑참모진 사의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8일 총사퇴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전원 사퇴의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5월 초로 예정된 개각과 맞물려 조만간 당·정·청 전면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수석들과도 의견을 나눴지만, 면모일신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임 실장은 또 “저와 청와대 가족들은 대통령을 보필하는 데 있어 책임질 일이 있으면 항상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저희들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임 실장을 포함한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이 사실상 전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수석은 “정국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임 실장이 선제적으로 진용 개편을 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린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어드리고 힘을 실어드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다음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한나라당은 민심에 따라 당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은 “오는 2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을 6일로 미루고, 2일에는 의원 연찬회를 열 것”이라면서 “비대위 구성 이후에는 최고위원이 총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조기 전대가 이뤄질 경우 당 면모일신을 위해 남경필·정두언·원희룡·나경원 의원 등 소장파를 중심으로 ‘젊은 지도부론’이 부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당 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 당·정·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했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MB “민의 무겁고 무섭게 수용”… 당·정·청 인적쇄신 어디까지

    MB “민의 무겁고 무섭게 수용”… 당·정·청 인적쇄신 어디까지

    4·27 재·보선 패배의 후폭풍이 여권을 강타하면서 당·정·청 전면쇄신 작업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28일 총사퇴한 데 이어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도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겠다는 뜻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 대통령이 참모진의 사임의사를 받아들일지에 달렸지만, 청와대도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인적쇄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한 뒤 당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고, 당은 비대위체제를 꾸렸던 것과 똑같은 모양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 실장을 비롯해 핵심실세인 이동관 홍보수석, 박형준 정무수석 등을 교체했다. 이번 청와대 개편의 핵심은 임 실장의 거취다. 임 실장은 분당을에서 떨어진 강재섭 후보를 민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이미 “책임질 일이 있으면 항상 무한책임을 진다.”고 밝힌 만큼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임 실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으로는 류우익 전 주중대사,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 백용호 정책실장 등이 거론된다. 2~3명의 수석비서관도 함께 교체되면서,청와대 인적쇄신의 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 올초부터 인선작업이 진행됐던 개각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각폭도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이만의 환경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현인택 통일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한 교체대상이다. 농식품부 장관에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이계진 전 의원,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거론된다. 환경부 장관은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국토부 장관에는 류우익 전 대사를 비롯해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건호 수자원 공사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통일부 장관이 교체된다면 류 전 대사가 유력한 가운데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의 이름도 나온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도 있지만, 바뀐다면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반 현상을 확인한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도 일정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서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 친서민정책을 강화하면서 일자리를 늘리는 쪽에 정책의 초점이 계속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이 등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가 근본적으로는 양극화 심화와 전세난, 고물가, 건강보험료 인상 등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정책실패에 대한 총체적인 반발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지금껏 추진했던 친서민 드라이브를 보다 구체적으로 강하게 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기업과의 지속적인 마찰도 우려된다.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26일 공적 연기금의 주주의결권행사를 통해 재벌기업을 견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계가 반발하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곽 위원장의 발언은 청와대와 일정한 교감을 거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으로는 친박(박근혜)계와의 화해 등 정치권 전반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내년 4월 총선과 대선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특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 대통령이 5월 중순쯤 갖게 될 단독회동이 특히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中, 종교 가두기?

    중국 당국이 지하교회와 티베트 불교 등 종교계에 더 강력한 채찍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 이후 반체제 인사 및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칼날을 종교계에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종교 자유를 놓고 중국 정부와 서방 간의 날 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28일 끝난 미국과 중국 간 인권 대화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서방 측은 중국이 최근 들어 종교인들을 더욱 거세게 탄압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중국은 “종교인들도 법을 지켜야 한다.”며 위법 종교인들에 대한 단속을 탄압이라 매도하지 말라고 항변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일요일인 지난 24일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려던 베이징의 서우왕(守望) 지하교회 신도 수십명을 연행했다. 앞서 공안은 지난 10일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광장에서 옥외 예배를 하려던 이 교회 신도 수십명을 연행한 바 있으며 지난 17일에도 팡샤오펑(方小峰) 목사와 신도 47명을 모처로 끌고 가는 등 사용하던 건물에서 내쫓긴 서우왕교회 신도들의 옥외 예배를 적극 저지하고 있다. 미국의 개신교 인권그룹인 ‘차이나 에이드’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도 2개의 대형 지하교회가 준비한 부활절 예배가 당국에 의해 봉쇄됐다. 티베트 불교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16일 승려의 분신 사건이 발생한 쓰촨성 북동부 아바현의 키르티 사원에서는 수백명의 승려들이 시위를 벌여 공안과 충돌이 빚어졌고, 이후 승려들에 대한 감시와 ‘정신교육’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안이 지난 21일 키르티 사원에 진입, 승려 300여명을 체포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분신 사태 직후부터 티베트와 쓰촨성 내 티베트인 밀집 거주 지역은 외국인들의 출입이 금지되는 등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중국은 지하교회와 티베트 불교 상황에 대해 법에 따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서우왕 교회를 ‘법적인 근거가 없는 조직’이라고 규정한 뒤 “중국은 법치국가이고 신앙의 자유가 있는 국가”라며 “그러나 동시에 중국의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키르티 사원 사건에 대해서도 “소수의 승려가 오랫동안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어 선전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처럼 지하교회 등에 대한 적극적 대응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스민 혁명에 대한 우려, 빈부격차의 확대 등으로 민심 이반 기미를 보이는 사회적 분위기 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5일 중국 대학 내 개신교 확산 추세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신문은 “최근 몇 년간 대학생들 사이에 기독교, 특히 지하기독교 신도 증가 추세가 맹렬하다.”면서 “이들은 조직 동원 능력도 매우 강하게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기독교 신도는 2000만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지하교회 신도가 6000만명에 이른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정부는 종교 문제에 대한 내부 단속과 함께 대외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7일부터 이틀간 열린 미·중 인권 대화에서 미국 측이 종교 탄압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올려놓자 종교국 간부를 참석시켜 적극적인 방어 논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28일 오전 5시 45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주택가. 골목 막다른 집의 남색 대문이 열리더니 서류가방을 손에 든 이재오 특임장관이 걸어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매일 같은 시간 집에서 나와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40여분 동안 동행한 이 장관의 출근길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얼굴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함박웃음’보다 쓴웃음이 더 자주 스쳐 갔고, 가라앉은 목소리에서는 전날 재·보궐선거에서의 뼈아픈 패배감이 묻어나는 듯했다. 이 장관은 이번 재·보선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에는 ‘정운찬 분당을 출마설’의 배후로 지목됐다. 막판에는 친이계 모임을 주도해 선거전략을 논의하고, 경남 김해을 지역의 동향을 파악한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이 발견되면서 선거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런 이 장관에게 “선거 결과가 생각대로 나온 것이냐.”고 어렵게 첫 질문을 던졌다. 대답 대신 한숨만 내쉰 이 장관은 “참, 우리 기초단체장은 어떻게 됐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전날 격전지 결과를 주시하느라 다른 지역은 신경 쓸 여유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김해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을 언급하자 “나처럼 선거운동을 한 사람만 됐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색’을 뺀 덕분에 당선될 수 있었던 아이러니를 지적하자 이 장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특임장관실 수첩과 관련해 김 후보의 당선으로 책임론을 빗겨간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나도 이야기가 나온 뒤 출장부를 가져오라고 해서 확인하고 알았는데, 시민사회팀장이 원래 현안이 있는 곳에 가서 민심을 듣고 오는 일을 하는 자리”라면서 “선거에 개입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야당에는 충분히 호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분당을에서의 패인은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분당의 주민 구조가 옛날 같지가 않다. 전에는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았는데 이제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용인 수지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렇듯 지역구 유권자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4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68%를 차지하게 됐다. 그 사람들 절반만 투표한다고 해도 34%인데, 못 당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서울도 40대 이하 유권자가 많다.”는 설명에서는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느껴졌다. 이에 한나라당의 ‘젊은층 공포증’을 꼬집자 “당연히 같이 안고 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없애면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봐야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분당을 후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에게 강재섭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진 것 아니냐고 ‘유도심문’을 던졌다. 수차례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던 그는 “분당을은 토박이 이런 것도 없으니까….”라고만 답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자 “지도부에서 적절히 알아서 대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역시 손학규 대표인 것이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손 대표가 이제 완전히 민주당 사람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대권구도 변화에 대해서는 “대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그 사이 또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근길 내내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잘해야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든 지든 민심을 정말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되뇌이듯 같은 말을 몇번씩 반복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우리가 깨지고, 내가 들어온 선거에서 우리가 확 뒤집지 않았느냐. 그런데 1년 만에 또 이렇게 뒤집히고…. 민심이 참….” 이 장관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푸념하듯 내뱉은 ‘민심’의 무게는 어느 때보다도 무거워 보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與 수도권 의원들 ‘패닉’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나라당이 텃밭이었던 경기 성남시 분당을 지역에서 패배하자 수도권 의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구청장과 경기도의 시장, 군수 자리를 대거 빼앗긴 데 이어 분당에서의 고배는 내년 총선을 앞둔 수도권 의원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온다. 그나마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약간의 안도감을 주는 정도다. 수도권 의원들은 자구책으로 당장 ‘지도부 교체론’을 들고나올 태세다. 새달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일정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상찬(서울 강서구갑) 의원은 “소장파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강한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는 곧 국민들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그러면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이제 겸허하게 국민들의 심판을 받고 다시 거듭나야 한다. 천막당사 시절의 마음자세로 돌아가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권영진(서울 노원구을) 의원은 “이게 바로 한나라당의 현주소다. 냉담한 민심의 주소를 뼈저리게 느끼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바꿔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당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히 당 지도부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친이 주류들이 당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한나라당은 망한다.”면서 “지도부가 계파를 초월해야 하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세대교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구갑) 최고위원은 “분당이 이렇게 됐으니 앞으로 수도권 어느 지역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 “곧바로 지도부 교체론이든 무엇이든 자연발생적으로 나올 것이다. 우선 원내대표 선거부터 미루고 향후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명진(경기 부천시 소사구) 의원도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 의원들은 28일 오전에 모임을 갖기로 했다.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지도부 교체에 대한 요구는 물밑에서 계속 있었던 만큼 원내대표 선거일정까지 연관 지어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패배 원인을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실망을 많이 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이재오계인 권택기(서울 광진구갑) 의원은 “단지 사람 한두명 바꾸고 책임을 묻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소장파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민노, 광주·전남 첫 의원 배출

    민노, 광주·전남 첫 의원 배출

    7명의 후보자가 난립한 순천에서 광주·전남 최초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순천은 전통 민주당 성향의 지역이어서 앞으로 지역 정치권의 변동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야권단일화를 위해 공천하지 않은 것에 반발해 5명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함에 따라 민주당 표가 분산된 곳이다. 김선동(44·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대해 모든 마음을 담아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선거운동 기간 곳곳에서 전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가르침을 항상 유념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당선자는 “저의 당선은 순천시민 모두의 승리이자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여 준 민심의 선택”이라면서 “연대와 상생, 그리고 통합의 길로 내년에 있을 이명박 정권과의 한판 대결에서 승리해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정권 교체의 여망을 반드시 실현하고, 순천 발전을 위한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와의 원활한 협의체제를 구축하고 국회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시민들이 보내 주신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각 후보들이 제시해 주신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들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합리적인 고민을 적극 반영하는 등 지역민을 위해서라면 정당과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고려대 3학년 때인 1988년 10월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미국 문화원 점거 투쟁으로 구속과 제적을 당한 이후 김 의원은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전남 고흥 태생으로 순천고(33회)를 나와 고려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가 3학년 때 제적됐다.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위원장,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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