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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저소득층 대책] 동일 업무 동일 대우… 저소득 근로자 긴급생활비 우선 지원

    [비정규직·저소득층 대책] 동일 업무 동일 대우… 저소득 근로자 긴급생활비 우선 지원

    정부와 한나라당이 9일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6년 12월에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그해 개정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등에 이어 거의 5년만에 다시 나온 종합대책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한 상태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통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대책이며 추석 민심을 겨냥한 여당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대책은 ▲사회안전망 및 복지 확충 ▲차별 시정 강화 ▲근로조건 보호 ▲정규직 이행 기회 확대 ▲사내 하도급 근로자 보호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상생협력의 노사문화 확산 등 7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간 불합리한 차별 해소와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및 복지 확충이다. 저임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보험료 지원에 대해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은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사업자, 근로자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를 각각 3분의1씩 내는 형태로 정부는 이 사업에 2300억원 정도가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저소득 근로자가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에 50%씩 가입한다고 가정, 연간 각각 70만명과 6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2개의 지방자치단체를 선정, 준비사업을 실시한 뒤 하반기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저소득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근로자생활안정자금 대부 항목에 긴급생활 유지비, 자녀 학자금 등이 추가되고 저소득 근로자가 우선 선정될 수 있도록 개선된다. 현재는 의료비, 노부모 요양비, 장례비, 혼례비 등만이 지원가능하다.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근로시간·휴일·산업안전보건 등 준수해야 할 사항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 취업규칙 작성이 의무화된다. 근로여건이 양호한 상용형 파견에 대해서는 활성화가 유도된다. 상용형 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상시 고용하고 있다가 사용사업주가 요청하면 파견하는 형태다.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근로감독관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고 근로자가 차별 시정 신청을 하기 쉽게 된다. 현재 차별 시정은 당사자의 신청과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을 거쳐야 하고 불이익 우려 등으로 활용도가 낮다. 2008년 1300여건에 달하던 신청 건수가 올 6월 말까지 21건에 불과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에 따라 현장 점검이나 신고 등으로 근로감독관이 차별을 인지하면 차별이 일괄 해소되도록 지도할 수 있다. 사업주가 불응하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이 부과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차별 시정 신청 기간도 차별적 처우가 있는 날로부터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Weekend inside] 추석 차례상에 오를 정치 메뉴

    정치는 명절 밥상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집집마다 꽃을 피우는 정담(政談)이 모이면 민심이 된다. 올해 추석 민심의 재료가 될 정치 메뉴는 단연 ‘안풍’(安風·안철수 돌풍)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달 초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 불과 엿새 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위협하는 대선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는 아직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빅마우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안 원장 스스로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추석 민심은 안 원장의 대선 도전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상승할 경우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물갈이론’도 안풍 못지않은 폭발력을 지닌 추석상 재료다. 특히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추석 연휴 기간에 안풍과 물갈이론이 만나 어떤 맛을 만들어 낼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안풍과 물갈이론의 진앙지인 탓이다. 지난달 31일 한나라당 김형오(5선·부산 영도) 의원이 PK 지역 여권 중진 의원 중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최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앞지르는 이변도 낳았다. 정기국회 기간임에도 지난 8일 오전 본회의 직후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다시 밤 비행기로 귀경한 PK 지역 의원만 10여명에 이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가 PK 지역의 민심 변화를 확인할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역주의에 편승해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영·호남 의원들도 물갈이 바람의 사정권에 들어 있다. 민주당에서도 이미 4선의 정세균(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최고위원과 3선인 김효석(전남 담양·곡성·구례) 의원 등이 총선에서 호남이 아닌 수도권에서 출마하기로 했다. 충청 지역 의원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번 추석 민심은 지난 8일 출범한 ‘통합 자유선진당’(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향후 충청권 정치 세력을 재편해 나가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의 움직임이 최대 관심사다. 여야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원장의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안풍에 힘입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이번 추석 민심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깊이와 폭을 키워 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향후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제3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추석 민심 잡아라”

    “추석 민심 잡아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일 여야 지도부는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우세한 지지율을 보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포기로 확인된 민심의 ‘정치 혐오증’을 달래고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10·26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다짐의 발로로 해석된다. ●여야 ‘정치 혐오증’ 달래기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오후 서울역에 모여 귀성길 인사를 했다. 주요 당직자들과 서울 지역 국회의원,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도부는 사흘 연속 당정 협의를 통해 소득세·법인세 등 추가 감세 중단 방안, 청년창업 활성화 대책, 비정규직 대책 등 서민정책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홍보했다. 앞서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담긴 정책 자료집을 의원들에게 배포해 연휴 동안 지역에서 충분히 당 정책을 ‘세일즈’해 줄 것을 주문했다. 홍 대표는 “여러분의 귀향 활동이 곧 추석 후 민심으로 나타난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독려했다. 특히 ‘안철수 돌풍’의 여파로 당이 혼란에 빠진 데 대해 “우리가 스스로 변화하고 개혁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뜻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네티즌들과도 소통하겠다며 30분간 직접 트위터를 통해 추석인사를 하고 정책을 설명하는 등 ‘트위터 토크대담’을 열기도 했다. 야권도 분주히 움직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전단지 등을 나눠 주며 홍보전을 벌였다. 보선을 겨냥, 당 정책위는 ‘MB 정권의 말말말, 허구와 모순’이라는 책자를 배포했다. 고물가, 노사갈등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전날 추석맞이 방송 좌담회에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행정이나 일을 해 본 사람이 (서울시장) 하는 게 좋다.”고 말한 데 대해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면 대통령 자리에 대한 국민의 존중이 훼손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靑 “총리 차출설 사실 무근”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여권에서 차출론이 나오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자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총리 차출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조차 없다.”고 부인했다. 김 수석은 “국정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장 보선에 나갈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이 대통령 ‘올 것이 왔다’는 지적 여권 직시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권을 강타한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욕구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백번 맞는 말이다. 기성 정치권이 보여주고 있는 구시대적이고 소모적인 행태에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이다. 특히 집권세력의 한 축인 한나라당은 그 책임이 실로 막중하다. 이 점에서는 또 다른 축인 청와대와 정부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대통령의 지적은 당·정·청 삼각축으로 이뤄진 여권 전체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여권이 겪고 있는 위기는 국민들의 어려움을 돌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고삐 풀린 물가,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날로 늘어나는 가계 빚, 심화되는 양극화 등으로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은 반서민으로, 성장 위주는 고물가로, 경제살리기는 재벌살리기로 인식되면서 민심은 이반됐다.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 악화는 여권 전체에 대한 경고다. 대구·경북(TK) 독주 인사, 신공항 백지화, 저축은행과 한진중공업 사태 등 악재가 겹쳤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PK 지역마저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집안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만 탓할 일은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도 악재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아래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국회에서 여당 주도의 입법으로 뒷받침되고, 이를 실현하는 수단인 예산 역시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최종 결정된다. 그래서 국정과 정치는 따로 갈 수 없는 것이다. 정부는 잇단 실책으로 국정 혼선을 가져왔고, 한나라당은 갈팡질팡하면서 혼선을 더 키웠다. 민심 회복은 자성부터 한 뒤에나 바랄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를 놓고 당·정·청 간에 이견이 노출돼 왔다. 마침내 ‘MB노믹스’의 상징이던 감세 정책을 철회했고, 등록금 부담 완하 방안과 비정규직 대책 등을 후속으로 쏟아내고 있다. 미흡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서로가 합의점을 찾기 시작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이런 것들이 민심 땜질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안철수 신드롬은 여권에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모두가 공생·공멸의 각오로 임하면 헤쳐 나갈 수 있다.
  • [李대통령 추석맞이 대화] 친박 “아날로그 정치는 박근혜 겨냥 발언 아닐 것”

    여야는 8일 이명박 대통령의 추석맞이 전문가 대담 내용에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안철수 신드롬’을 언급하며 기성 정치권을 향해 “스마트 시대가 왔지만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한 대목에 대해선 입장 차가 극명히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의 정치권에 대한 변화 촉구와 관련,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정치라는 게 다툼과 분쟁을 일삼아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산하는 모습으로 비쳤을 수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당 대변인도 “국가 살림을 맡은 지도자로서의 국정철학과 고민, 의지가 잘 드러난 대담이었다.”고 논평했다. 친박계는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이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그동안 민심을 외면해 온 정치권이 자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다른 측근은 “대통령의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해서 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권 전반에 대해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정치권이 변해야 한다는 건 맞지만 정치권이 이런(비판적) 평가를 받게 된 데에는 누구보다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면서 “그동안 한나라당이 야당과 소통을 하지 않게 한 장본인이 대통령이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추석 민심이반을 걱정해야 하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전문가와의 추상적인 대화가 아니라 서민과의 격의 없는 사실적인 대화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공생발전’의 실질적인 성과는 대통령과 전문가의 담론에 의해 달성될 수도, 평가될 수도 없다.”면서 “서민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생발전’이어야만 비로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안진걸 팀장 역시 “현 정치가 아날로그적이라면 본인부터 반성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일지라도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과정에서 보듯 정치권에서는 인간성·인격에 대한 존중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영·허백윤·이영준기자 koohy@seoul.co.kr
  •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네 탓 공방’에 얼굴 붉힌 與 중진들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네 탓 공방’에 얼굴 붉힌 與 중진들

    “한나라당이 여의도의 시각에 빠져서 민심을 못 보는 게 아닌가.”(원희룡 최고위원) “고뇌하는 한나라당의 많은 정치인들에게 돌 던지는 행동은 사과하라.”(김영선 의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몰고온 돌풍이 한나라당 내부에도 강타했다. 안 원장을 둘러싼 신드롬을 놓고 저마다 해법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드러나며 격한 충돌을 빚었다. ●원희룡 “국민들 기득권 고수 여당에 절망” 갈등은 원 최고위원이 “지난 며칠간 한나라당의 많은 인식들은 낡은 정치와 소인배 정치의 외통수로 가고 있지 않은가.”라고 포문을 열면서 촉발됐다. 원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감동을 받고 있는데 옆에서 야유하고 헐뜯는 낡은 이념을 동원해서 속좁은 반응을 보였다.”면서 “국민들은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고 문 닫아놓고 성희롱한 국회의원 제명안을 부결시키고 정치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한나라당에 절망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자 곧바로 4선의 김영선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또 국민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얘기한 모독적 발언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면서 “안철수씨가 새로운 영역과 리더상을 만들어낸 것은 맞지만 그것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얘기하면서 내편 네편을 가르면서 내편만 맞다고 한 것은 가장 구태적인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연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고성을 질렀다. ●김영선 “원희룡, 모독적 발언 공개 사과하라” 지켜보던 홍준표 대표가 급히 “여기서 그만하자.”면서 “자기 혁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개혁해야 하지만 자해정치는 옳지 않다.”고 못 박았다. 이어 남경필 최고위원도 “우리끼리의 논리가 아닌 국민들의 눈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밥그릇 그만 챙기고 국민들의 말을 경청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홍 대표는 “오늘 회의는 이걸로 마치겠다.”고 했다. 앞서 정치권의 변화를 강조했던 정몽준 전 대표가 거듭 “비공개로 좀 더 했으면 좋겠다. 사무총장이 주재해서라도 더 하자.”고 제안했지만 홍 대표는 손바닥으로 탁상을 세번 치더니 “오늘 회의는 끝”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지도부 모두가 당황한 채로 회의를 마친 뒤 김 의원은 원 최고위원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의견충돌이 계속되자 원 최고위원은 “정신 차리세요.”라고 한 뒤 혼잣말로 “여기저기 병 걸린 분들이 많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 최고위원을 향해 “한나라당은 소인배고 자기 혼자 대인배냐.”면서 “3선까지 만들어 준 당을 ‘병든 사람이 많다’고 해서야 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안풍’에 우왕좌왕할 건가

    여야가 10·26 재·보선을 앞두고 ‘안철수 바람’에 휘청대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의 돌풍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이어지고 있다. 그 돌풍이 워낙 거센 탓에 한나라당은 대항마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민주당은 아예 존재감 없는 식물정당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여야 할 것 없이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는데도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정치권 불신에 대한 민심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로만 외칠 뿐 자성의 실천이 없다.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중진의원들 간에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한심한 설전을 벌였다.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은커녕 당 대표와 대변인이 좌파 타령을 해댄다. 낡은 이념의 잣대로 내 편, 네 편을 갈라서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구시대적이고 단세포적인 발상일 뿐이다. 더구나 일부 ‘486 의원’은 또다시 집안식구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며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직 총리까지 서울시장 후보로 차출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빈약한 인재풀을 드러냈다. 서울시장은 기본적으로 행정가다. 집권당답게 더 이상 갈팡질팡하지 말고 선거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정치적 색채를 빼고 경륜과 덕식을 갖춘 후보를 내서 당당히 승부하면 될 것이다. 민주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서 아예 변방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후보들은 닭 쫓던 개와 다름없는 처지가 됐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자처하던 손학규 대표는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와 비주류 간에 험한 설전은 그칠 줄 모른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만 급급해하며 반사이득만 챙기려는 행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말고 자립심부터 키울 일이다. 양당 내부에서는 환골탈태하자, 깊은 자기 성찰을 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직은 공허하다. 이른바 ‘안풍’은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임 선고나 다름없다. 사망선고로 이어질 것이냐, 재생의 기회를 얻을 것이냐는 양당의 몫이다. 진정성을 내보일 때 새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탈정쟁, 탈이념, 탈기득권 등 ‘3탈(脫) 선언’을 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 MB ‘반값’ 공약 → 황우여 재점화 → 정치권 포퓰리즘 공방

    가파르게 치솟던 대학 등록금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반값 등록금’이라는 표현의 공약을 내놓으면서부터다. 그러나 정권이 출범한 뒤 정부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6조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나타냈다.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굵직한 사회적 현안에 매달린 탓에 반값등록금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등록금 1000만원 시대’, ‘미친 등록금’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듯 반값등록금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지만 별다른 폭발력을 갖지 못했다. ●학생·시민단체 3년만에 촛불시위 그러다 지난 5월 황우여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취임하면서 반값등록금 논쟁은 본격화됐다. 황 대표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최선의 안으로 만들겠다. 최소한 반값으로 인하했으면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반값등록금은 올해 초 이미 민주당의 당론으로 채택된 바 있다.”고 밝혀 정치적 공방이 가열됐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값등록금 요구는 빠르게 번져 나갔다. 대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 등은 피켓시위를 거쳐 거리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5월 말부터는 3년여 만에 촛불시위가 청계천에서 벌어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저소득층 장학금을 확대한다.’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민심은 ‘무조건적인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며 끝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야권이 시위에 동참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2014년까지 30% 명목 등록금 인하’안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는 내부의 거센 반발만 불러일으켰다. ●여야 6월 임시국회 논의 불발 결국 여야는 6월 임시국회에서 등록금 인하 논의를 본격화했지만 지난달 임시국회까지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 교과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차원의 논의가 시작됐고, 당정협의를 거쳐 8일의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이 마련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민생의 신발 끈’ 다시 매는 박근혜… 安風 묶을까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민생의 신발 끈’ 다시 매는 박근혜… 安風 묶을까

    “표현이 부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8일 유감을 표명했다. 전날 방문했던 인천고용센터에서 ‘안철수 지지율’을 집요하게 묻는 기자에게 “병 걸리셨어요?”라고 말한 것이 파장을 계속 이어갈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대응한 것이다. 유감 표명으로 파장은 가라앉았지만, 웬만한 일에는 미동도 하지 않던 박 전 대표가 이례적으로 흔들렸다는 평가가 많다. 무엇이 박 전 대표를 흔들었을까? 물론 ‘안철수 돌풍’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년 간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 왔다. 하지만 불과 1주일 전에 등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1대1 대결에서 다소 밀리는 상황이 됐다. 안 원장이 등장하기 이전에 박 전 대표는 야권의 누구와 맞붙어도 20% 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물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여러 후보를 세워 놓고 지지의사를 묻는 단순 지지율 조사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표가 탄탄한 고정 지지층을 바탕으로 30%를 육박해 15% 안팎인 안 원장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하지만 대선은 결국 양자구도로 치러지고, 안 원장은 개인 지지층에 야당 지지층, 다른 야권후보들의 고정 지지층까지 흡수할 태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한나라당도 싫고, 이명박 대통령도 싫지만 야당에서 대안을 찾지 못해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무당파들이 안철수라는 새로운 대안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라는 단순한 숫자보다 대선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민심의 요동이 박 전 대표에겐 더 위협적일 수도 있다. 전통적인 ‘여당 대 야당’, ‘진보 대 보수’의 틀이 ‘기성정치 대 탈정치’, ‘과거 대 미래’의 틀로 전환되면 박 전 대표는 ‘기성 정치인’이자 ‘과거 정치인’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는 이 파도를 어떻게 돌파할까?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 인사는 “파도에 맞서지 말고, 파도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민심을 확인한 이상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다. 그는 이날 “가능한 한 현장에 자주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미니홈피 등 온라인 공간을 빠져나와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뜻이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초쯤에는 현재의 의원회관 비서진을 확대하는 개념의 외부 사무실을 열어 대권행보를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에게 보다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박 전 대표의 주변을 좀 더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로 채워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해 온 선언적인 정책 발표를 넘어 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정책 실행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정치권 밖에 있는 안 원장의 신기루 같은 인기와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흔들리지 말고 가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아침에 찬바람이 한 번 불었다고 빙하기가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제도 정치권에 대한 실망, 서민층의 분노, 중산층의 불안감을 이미 인식하고 그걸 해결하는 행보를 해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없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넘버3’ PK, 수도권·TK에 ‘콤플렉스’… “항상 제3 인물 선택”

    부산·경남(PK)의 표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에 맞춰 더욱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PK가 충청을 대신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운명을 가를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PK지역이 총선·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선 유권자 수에서 드러난다. 유권자 수가 620만명(전체 유권자의 16%)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400만명 안팎의 유권자(전국 대비 10%)를 지닌 충청, 호남, 대구·경북(TK) 지역에 비해 1.5배 많다. PK에서 유권자의 70%를 확보하면 충청, 호남, TK 중 하나를 통째로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역이다. 안 원장이 등장한 이후 그동안 제대로 노출되지 않았던 이 부산·경남의 바닥 민심이 다시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로 ‘제3의 인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PK 지역은 과거에도 뉴페이스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왔다. 1997년 대선의 이인제 후보, 2002년 대선의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가 대표적이다. 당시 부산·경남은 이인제 후보에게 이회창 후보의 표 20%를 뺏어줬고, 노무현 후보에겐 고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2배(28%)의 지지를 보냈다. 어느 지역에서도 뿌리내리지 못한 진보정당이 둥지를 튼 곳도 바로 부산·경남이다. 비유하자면 ‘정치의 나가수(나는 가수다) 현상’이 가장 먼저 발생하는 곳이라 할 만하다. 한 정치 전문가는 8일 “부산·경남은 수도권엔 경제·문화적 열등감을, 같은 영남이라도 대구·경북(TK)엔 ‘권력 소외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특성을 보더라도 수도권은 항상 여야 간 세력 균형이 이뤄졌고 호남은 진영 논리가 강한 편이다. 충청은 지역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종합하면 부산·경남이 다른 지역에 견줘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가치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결론으로 모아진다. ‘안철수 효과’를 여기에 대입해 보면 맞춤 공식이 된다. 실제 안 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이날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부산·경남의 경우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안 원장은 42.5%의 지지율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37.7%)를 4.8% 포인트 차로 앞섰다. 전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37.1%로 박 전 대표(47.4%)에게 10% 포인트 정도 뒤졌다. 하지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이 대권주자로 첫 등장했다는 측면, 안 원장이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이 아직 모르는 측면 등을 감안하면 지지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부산·경남의 민심 변화도 ‘안철수 효과’의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지역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여권의 핵심 기반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부터 야권 진영은 부산·경남과 지역적 연대를 맺기 시작했다. 김두관 경남 지사 외에도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등 야권 진영의 잠룡들이 포진돼 있다. 여기에 안 원장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양새다. 석종득 동의대 겸임교수는 “부산·경남에 비중 있는 야권 지도자들이 나타나면서 안 원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는 분위기는 이미 조성돼 있다.”면서 “현재 분위기로는 안 원장 돌풍이 적어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 동요하는 PK… 총선·대선 가를 ‘정국 핵’

    ‘안철수 쓰나미’가 서울을 넘어 부산·경남(PK)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PK지역의 민심이 흔들리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아성인 대구·경북(TK)지역과 PK지역 민심이 확연히 갈리면서 사실상 영남권이 분화의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정국에서 PK지역이 여야의 판세를 좌우할 최대 격전지이자, 기존 충청권을 대신해 정권의 향배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 외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최근 여론 지지율이 급부상한 진보진영 인사들이 대부분 PK 출신이라는 점에서 민심 변화의 진폭은 앞으로도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엔 최악의 쓰나미 경보가, 범야권엔 동진(東進)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로 관심을 모은 안철수 원장의 인기가 지난 6일 불출마 선언 이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안 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앞지르거나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6~7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의 아성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던 PK 지역에서조차 안 원장(42.5%)이 박 전 대표(37.7%)를 4.8% 포인트 앞질렀다. ‘안철수 쓰나미’에 앞서 부산저축은행과 한진중공업 사태 등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따돌렸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반응이다. 반면 TK지역에서는 박 전 대표가 59.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안 원장(14.5%)과 큰 격차를 보였다. PK의 민심 변화는 이미 지난해 실시된 6·2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다. 부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무려 44.57%의 득표율을 기록,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55.42%)를 막판까지 긴장시켰다. 경남에서도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53.50%의 득표율로, 46.49%를 얻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 같은 민심지형에다 ‘안풍’으로 상징되는 최근의 ‘바꿔’ 열기까지 얹어지면 그동안 ‘PK 아성’을 자랑해 온 한나라당으로선 내년 총선·대선 정국에서 치명타를 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부산 29.64%, 울산 34.98%, 경남 26.69% 등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진보진영도 이같은 민심 변화를 감안, 내년 총선에서 PK지역을 공략하는 데 총력전을 편다는 방침이다. 문 이사장과 조 교수는 내년 총선에서 야권 후보로 부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PK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야권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참신한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한나라당도 완전히 변화된 모습으로 임하지 않으면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中, 성장보다 분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공동부유론’을 제시했다. 인민에 의지해 성장하고, 그 과실은 인민이 공유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30여년 전 제창한 이른바 선부론(先富論·능력이 되는 지역, 사람부터 부자가 되라)의 종언을 고한 셈이다. 앞으로 성장보다는 분배를 정책의 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 부주석의 공동부유론은 지난 4일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南寧)에서 개최된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개막식 축하서한을 통해 공개됐다. 시 부주석은 “중국은 공동부유의 길을 확고하게 걸어나갈 것”이라면서 “성장의 과실을 전체 인민이 향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발전과 인민의 접근: 발전의 과실을 인민에게 전하기’라는 회의 주제와 부합하는 것이긴 하지만, 차기 지도자의 입에서 공동부유론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 부주석은 지금까지 성장론을 고수했던 상하이방(상하이 지역 출신)과 태자당(당정군 혁명원로 자제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어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성장과 선부 보다는 분배와 균부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그런 분위기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태자당 일원으로 차기 최고지도부 입성이 유력한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 역시 균부론과 공동부유론을 주창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보 서기는 지난 7월 충칭시 당위원회 전체회의 석상에서 적극적으로 공동부유론을 설파했다. ‘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덩샤오핑이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공동부유를 실현시킬 수 있는 상황까지 중국이 사회경제적으로 성장했다는 게 보 서기의 연설 요지다. 당시에는 보 서기가 공산당 정신 고양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분히 ‘민심용’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시 부주석의 ‘지원 발언’으로 공동부유론이 중국의 차기를 이끌 지도자들이 주목하는 공통 주제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중국에서는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성장의 과실을 공산당 간부와 일부 기득권층이 독식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혼란을 중국 최고지도부는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복지 확대 정책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너도나도 보편적 복지에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제 2012년 대선을 통해 집권할 경우 2013년부터 5년간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국채 발행 없이 부자 감세 철회 및 세출입 구조조정 등으로 연평균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3+1’이라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다음 달 1~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복지의 전향적인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주택·의료와 같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 기만에 불과하다.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에 돈을 부으려면 다른 곳을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풍선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인 반면 미국은 99.9%, 유로존(평균) 87.3%, 일본 229%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통계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저하되며 저축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적 자본 축적이 감소돼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대선이 예정돼 있어 복지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복지로 돌아서면 장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1990년 고령자 인구가 1970년의 두배로 늘면서 복지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본이 골탕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도 복지 확대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 나경원·한명숙 양강구도… 곽노현 파문·영입인사 변수

    나경원·한명숙 양강구도… 곽노현 파문·영입인사 변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여론도 요동치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했을 때만 해도 야당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며 복지 논쟁을 펼치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여권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여야는 누굴 후보로 내세울지, 어떤 구도를 짜야 하는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며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지난 24일 주민투표가 부결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에선 나경원 최고위원, 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가 단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둘 다 여성이고,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빅매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 전 총리가 12.4%, 나 최고위원이 10.6%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틀 후 실시된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나 최고위원이 21.5%, 한 전 총리가 20.5%로 조사됐다. 매일경제와 한길리서치가 27~28일 조사한 결과는 한 전 총리가 19.2%, 나 최고위원이 18.5%였다. 오차 범위에서 수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27일 조사한 자료를 보면 나 최고위원의 한나라당 내 적합도는 20.5%, 한 전 총리의 민주당 내 적합도는 33.9%로 당내 다른 후보군을 멀찍이 따돌렸다. 여야 가상대결에서도 둘은 상대의 유일한 적수다. 한국리서치 가상대결에서는 한 전 총리(47.6%)가 여당의 모든 후보를 크게 앞서는 가운데 그나마 나 최고위원(28.6%)이 높게 나왔다. 반면 한길리서치의 가상대결에서는 나 최고위원(39.8%)이 한 전 총리(26.1%)마저 따돌렸다. 두 사람을 빼고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6~7%로 3위에 올라선 게 눈에 띈다. 정 전 총리는 한나라당 적합도에서도 나 최고위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정식으로 요청하면 정 전 총리가 나설 가능성도 있고, 승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후보군 중에서는 한나라당의 경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4~5%로 그나마 지지율이 높은 편이고, 민주당에선 박영선·추미애 의원 등이 3~5%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는 단순히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의견이 많다. 모름·무응답층이 30~50%나 되고, ‘곽노현 파문’이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가 외부 영입을 통해 필승의 카드를 내세우면 인지도에 좌우되는 당내 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영입인사 쪽으로 급격하게 쏠릴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13년 국가빚 2%P 낮춘다

    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 포인트 이상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균형재정 시기를 2013년으로 한해 앞당기는 것은 물론 지난해 GDP 대비 33.4%였던 국가채무 비율도 2013년 전후로 31% 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현 정부가 출범할 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0.7%로 31% 언저리였는데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게 되면 이 비율도 31% 정도까지 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다음 달 말 발표할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기로 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2012년과 2013년 국가채무를 각각 35.1%, 33.8%로 전망했다. 따라서 2013년까지 2% 포인트 이상 채무를 줄여야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 이후 보편적 복지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27일 “개표를 안 했기 때문에 민심의 향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복지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확인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것이 분위기상 감지됐다.”면서 “두 요구를 잘 수렴해서 솔로몬의 해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재정 건전성과 복지 간의 균형을 맞추고 수정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재정 준칙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 4월 발족한 재정위험관리위원회 기능을 강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철저히 검증키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요동치는 민심, 잠재후보 지지율 리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여론도 요동치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했을 때만 해도 야당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며 복지 논쟁을 펼치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여권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여야는 누굴 후보로 내세울지, 어떤 구도를 짜야 하는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며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지난 24일 주민투표가 부결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에선 나경원 최고위원, 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가 단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둘 다 여성이고,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빅매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 전 총리가 12.4%, 나 최고위원이 10.6%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틀 후 실시된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나 최고위원이 21.5%, 한 전 총리가 20.5%로 조사됐다. 매일경제와 한길리서치가 27~28일 조사한 결과는 한 전 총리가 19.2%, 나 최고위원이 18.5%였다. 오차 범위에서 수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27일 조사한 자료를 보면 나 최고위원의 한나라당 내 적합도는 20.5%, 한 전 총리의 민주당 내 적합도는 33.9%로 당내 다른 후보군을 멀찍이 따돌렸다. 여야 가상대결에서도 둘은 상대의 유일한 적수다. 한국리서치 가상대결에서는 한 전 총리(47.6%)가 여당의 모든 후보를 크게 앞서는 가운데 그나마 나 최고위원(28.6%)이 높게 나왔다. 반면 한길리서치의 가상대결에서는 나 최고위원(39.8%)이 한 전 총리(26.1%)마저 따돌렸다.  두 사람을 빼고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6~7%로 3위에 올라선 게 눈에 띈다. 정 전 총리는 한나라당 적합도에서도 나 최고위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정식으로 요청하면 정 전 총리가 나설 가능성도 있고, 승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후보군 중에서는 한나라당의 경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4~5%로 그나마 지지율이 높은 편이고, 민주당에선 박영선·추미애 의원 등이 3~5%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는 단순히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의견이 많다. 모름·무응답층이 30~50%나 되고, ‘곽노현 파문’이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가 외부 영입을 통해 필승의 카드를 내세우면 인지도에 좌우되는 당내 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영입인사 쪽으로 급격하게 쏠릴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노원·도봉 ‘與클릭’ 광진·성북 ‘野클릭’… 경계 허물어진 텃밭

    노원·도봉 ‘與클릭’ 광진·성북 ‘野클릭’… 경계 허물어진 텃밭

    지난 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여야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던져 주었다. ‘25.7%’라는 투표율은 한나라당에 견고한 지지층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기도 했으나 민주당에 ‘기준 투표율 미달’이라는 선물을 안겨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 민심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는 징후도 드러냈다. 지역별 보수·진보 성향, 즉 ‘여론 지형’이 미세하나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무엇보다 여야 강세 지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8·24 주민투표 투표율이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오세훈 시장이 얻었던 득표율(전체 유권자 대비 25.4%)을 웃돈 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강남·송파·강동·용산·양천·노원·동작·도봉·중구 등 모두 10곳이다. 이들 지역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이 투표 거부 운동을 벌여 투표 참여자 대부분이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초·강남·송파·강동·용산·양천·중구 등 7곳은 6·2 지방선거 때 오 시장이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앞질렀던 곳이어서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을 또다시 증명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한 후보를 이겼던 8곳 중 영등포구는 유일하게 투표율이 평균보다 낮은 25.1%에 머물렀다. 아성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 이른바 ‘강북 벨트’에 속하며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혔던 노원·도봉구의 주민투표 투표율이 각각 26.3%, 25.4%로 평균 안팎을 기록했다. 야권의 전략 지역에 해당하는 동작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25.6%)을 보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 추진으로 낡은 주택지가 아파트단지로 바뀌면서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에도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관악·금천구 등 서남권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야권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던 서대문·은평·광진·동대문·성북구 등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론 지형 못지않게 정치 지형도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 있다. 서울시내 지역구 의원 45명(공석 3명 제외)의 소속 정당은 한나라당이 37명으로 6명에 불과한 민주당에 비해 절대 우위에 있다. 반면 지역 행정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개 구청장(공석인 양천구청장 제외) 중 1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선거운동을 할 때는 지역 선거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현역 의원들이 선거운동에 제약이 큰 구청장보다 유리하나, 행정력 측면에서는 단연 구청장들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결국 여야가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는 관성의 법칙이 존재한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자기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여권 지지자들의 불만이 보궐선거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여야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표율도 40~50%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판이 바뀌었다. ‘아이들 밥그릇 싸움’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이어지면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초대형 선거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여야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꿈이라도 꿔 본 인사들이 단 한명도 없는 여야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60일이다. 이 안에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체제를 꾸려 민심 사냥에 나서야 한다. 26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사에는 긴장과 초조, 불안과 설렘이 교차했다. ■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격 사퇴로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이 10월 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오 시장에 대한 미련은 이미 버렸다.”면서 “‘필승의 카드’를 내세워 시장직을 사수하는 방향으로 당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당내 후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외부 영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사무처를 중심으로 영입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펴내 젊은 층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48) 교수가 영입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카드”라고 설명했다. 당내 후보로는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최고위원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정몽준 전 대표를 전격적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이미 ‘대권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서울시장으로의 ‘하향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들 중에는 “오 시장과는 다른 ‘버전’의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인 홍정욱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권영진 의원도 출마를 권유받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소장파들이 모두 호감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 시장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홍준표 대표가 아침에 소집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도 사실상 보선 대책회의로 전환됐다. 김기현 대변인은 “조찬간담회에서는 10월 26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전념키로 의견이 일치됐다.”고 전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체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경선 절차와 외부 영입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건전한 보수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일이 10월 6일인 만큼 모든 절차를 밟아가며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지원유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 시장을 철저히 배제한 채 당력을 총동원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표의 측근들은 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당 민주당이 10·26 재·보궐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에 견줘 한발 앞선 형국이다. 우선 26일 정장선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당 재·보궐선거 기획단을 첫 가동하고 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기존 지역 이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포함된 만큼 민주당은 기획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정 사무총장은 “다음 주쯤 예비후보 등록과 경선 일정,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거 체제와 별도로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필승 기류가 넘쳐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승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진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재·보궐선거 대상지 가운데 서울시장은 물론 민주당이 기존 단체장으로 있었던 곳(서울 양천구, 충주시, 남원시, 순창군)과 부산 동구 등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최우선 격전지다. 역대 서울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비중이 커졌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결구도가 넓어진 데다 대여(對與) 대립각을 강하게 세울 수 있다며 벼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의 사퇴 발표를 전후로 계파별로 속속 집결하는가 하면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전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 대책을 논의했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사실상 예비 대선으로 격상되면서 원내·외 가릴 것 없이 캠프가 꾸려지면 자원하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군만 해도 전날 천정배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당내에서만 10여명이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만큼 경선 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뼈대로 하는 당 개혁특위의 공천안이 후보자 선출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기 과열 분위기 속엔 자성론도 섞여 나온다. 김칫국부터 마시다가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천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 직후 당 안팎에서는 “아직 오세훈 시장이 사퇴도 하지 않았는데 주소지부터 옮기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여기저기 깃발부터 꽂는 후보군을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계파 대리전으로 변질되는 조짐이 있다. 이러다 적전분열은 시간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손학규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최대한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은 민심을 알고는 있는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10월 보선이라는 초대형 전선이 형성됐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생명을 다 걸었지만 좌초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총력전을 편 만큼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는 등 집권 여당으로서 당당치 못한 모습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민심의 준엄한 경고를 외면하면서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 든다. 이대로는 10월 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을 앞두고 스스로 위기를 키울 뿐이다. 오 시장은 투표에서 실패할 경우 10월 초 사퇴하기로 했고, 이를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약속했다고 홍준표 대표가 공개했다. 서로가 보궐선거를 10월이 아니라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르도록 뜻을 모은 것이다. 이번 투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초대형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했다. 실패 책임을 즉각 지지 않고 뒤로 미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꼼수이자 정치적 무지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이 시장 자리를 버티게 할 명분도, 버텨서 얻는 실리도 없음을 깨닫지 못한 것이니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 오 시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조기 사퇴했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한나라당은 투표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사실상 승리했다고 민망스러운 해석을 늘어놓고, 당은 주도하지 않고 지원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들기도 한다. 아예 실패는 주민투표법 때문이라는 듯 개정 주장까지 내놓으며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고 꾀를 부린다.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보선 시기를 놓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아직도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민심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눈앞의 작은 것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사로운 이익을 멀리하면 된다. 정치권이 꼼수를 부려서 위기를 더 키운 전례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 한나라당도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진정성을 보이면 국민은 기회를 또 준다. 그러나 위기를 두려워하고 뒷걸음치며, 얄팍한 꾀를 부리면 더 큰 화를 맞게 된다. 민심의 냉엄한 심판은 아직도 진행형임을 직시해야 한다.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한 “사실상 오세훈 승리” 민 “즉각 사퇴하라”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한 “사실상 오세훈 승리” 민 “즉각 사퇴하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끝내 유효 투표율 미달로 막을 내리면서 여야의 표정도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의 청신호’로 설정했던 투표율 25%를 넘겼다며 애써 실망감을 감추면서도 내부적으로 정국 주도권 상실과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폭풍 전야의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내년 총선, 대선에 대비한 무상 복지정책의 공론화에 탄력을 붙이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투표율 ‘25.7%’도 여당과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함을 못해 참으로 안타깝지만 민주당의 비겁한 투표거부, 방해운동이 자행되고 평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 투표는 사실상 오 시장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발적인 시민 210만명의 투표 참여는 놀라운 수치로, 개함했다면 90% 이상 찬성했을 것이다. 정상적인 투표가 진행됐다면 오 시장의 정책이 맞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 민심을 적극 반영해 무상 포퓰리즘을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사퇴시기에 대해서는 “사실상 승리한 게임에 즉각 사퇴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종구 서울시당 위원장도 “당초부터 투표율 25%가 승부수였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보수층 결집 실패와 책임론, 출구 전략을 놓고 당내 갈등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준엄한 심판의 결과”라고 자축했지만 홍 대표의 민주당 책임론, 오세훈 승리론이 전해지자 비난을 쏟아냈다. 손학규 대표는 투표가 완료된 오후 8시 서울 민주당 영등포당사에 마련된 서울시당 주민투표 상황실을 찾아 당직자,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개표 무산 방송을 지켜보던 3층 대회의실은 들뜬 지역위원들 수십명으로 가득 찼다. 손 대표는 “복지는 민생, 시대흐름이고 서울 시민들이 길을 가르쳐 주셨다.”고 투표 결과를 자축했다. 무상급식대책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학교급식법 개정 등 국가가 제도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순 의원은 투표율과 관련, “정책투표가 아닌 이념·정치투표로 변질됐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오 시장의 신속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상수 무상급식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오 시장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카드를 스스로 선택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다.”면서 “민주주의를 낭비한 오 시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도덕적 책임을 오 시장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홍 대표는 자기집 애가 불장난해 옆집에 피해를 줬는데도 사과는커녕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용섭 대변인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데 대한 진정한 사죄도 없는 홍 대표와 오 시장은 오만방자하다.”고 비판했다. 강주리·이재연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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