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민심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 29일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 12·12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022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김한길 “채총장 사퇴는 권력기관 정치 개입… 朴대통령이 답해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김한길 “채총장 사퇴는 권력기관 정치 개입… 朴대통령이 답해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5일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국회 3자회담’을 하루 앞두고 회담에 응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표명 후 당내에서 회담 참석에 대한 회의론이 들끓었지만 결국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기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전날 열린 민주당의 ‘3자회담 준비 태스크포스(TF)’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및 중진회의에서는 “현 상황에서는 회담의 실익이 없다”는 강경론이 터져 나왔고, 회담 참석 여부를 놓고 찬반론이 격돌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13일 회담을 수용한 마당에 이제 와서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 여론의 역풍과 함께 이후 명분 싸움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형성될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한 핵심 인사는 “회담이 깨지고 난 뒤 회담 무산의 책임공방이 부각되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채 검찰총장 사태에 대한 전선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은 이날 민주당이 청와대와 벌인 신경전에도 뭍어 난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최종 참여가 결정된 뒤인 이날 오후 5시쯤 국회 브리핑을 찾아와 “3자 회담을 TV로 생중계하거나 녹화방송을 해서 전 국민에게 공개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을 위해 회담 내용에 대해 각 측에서 별도의 조율 없이 충분히 공개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일축했다. 민주당은 ‘드레스 코드’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최근 노숙투쟁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체크무늬 셔츠와 면바지 차림으로 각종 행사에 참석해 왔으나 박준우 정무수석은 김 대표가 ‘양복과 넥타이’를 입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임금님이 신하 알현을 해주겠다는 식”이냐며 발끈했다 박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밤 노웅래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16일 오후 3시 귀국설명회를 한 뒤 3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국회 사랑재에서 3자 회담을 하자’고 전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정무수석이 청와대 지침이라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회담에 참석하는 대신 국정원의 정치개입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참석을 밝히면서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정치개입 폐해가 회담의 주요 의제가 돼야 하고, 채 총장 사퇴 문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며 “박 대통령이 분명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권력의 음습한 공포정치’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긴급조치’ 등의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대표의 ‘결기’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3자회담 성과에 대해 회의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그동안 침묵하던 청와대가 회담을 하루 앞두고 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진실규명이 우선이라고 하지 않나”라면서 “3자회담에서도 박 대통령의 답변을 미리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3자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다면 민주당은 ‘회담 평가’를 둘러싼 해석을 놓고도 당 지도부 및 온건파와 강경파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오락가락 해수부·미래부 세종行이 맞다

    엊그제 정부와 여당이 볼썽사나운 모양새를 보였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안전행정부가 해양수산부 및 미래창조과학부 청사를 원칙적으로 세종시로 옮기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하자 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원회가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당·정 협의를 두 시간 만에 스스로 번복한 셈이다. 집권당의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오락가락 행보는 차치하고라도 정부청사 이전을 결정함에 있어 행정 효율보다 표심에 휘둘리는 행태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해수부와 미래부는 세종시로 가는 것이 맞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여당이 비판 여론을 알면서도 이런 소동을 벌인 것은 지역 민심을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부산 시민들은 해수부 이전을 기정사실처럼 여기고 있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책임도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해수부를 부활시켜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해수부를 부산에 두겠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앞뒤 문맥상 부산 이전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하다. 가뜩이나 대통령 공약 사항인 선박금융공사 설립도 사실상 좌초된 상황에서 해수부 이전마저 물 건너가면 부산 민심이 들끓을 만도 하다. 미래부 이전 소식에 과천시도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해수부와 미래부는 각각 세종과 과천에 임시청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부처 입지 선정이 특정 지역 정서나 표심을 눈치봐 가며 결정할 문제인가. 이미 세종시에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환경부 등이 내려가 있다. 올 연말에는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등이 추가로 내려간다.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기로 한 법의 취지나 업무 효율성, 행정 비용 등을 따졌을 때 주요 부처는 한 곳에 모으는 게 옳다. 지금도 서울, 과천, 세종 등으로 부처들이 분산돼 있어 이에 따른 비효율과 국민 불편이 적지 않은데 ‘이산가족’을 더 만드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이미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거나 원칙 없는 결정으로 또다시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국정원 개혁안 공통분모 찾을까

    청와대는 지난 12일 3자회담을 제안하면서 모든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당은 13일 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오전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웅래 민주당 비서실장을 따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원내대표실을 중심으로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3각 회동에서 협상 실무자들은 상당히 구체적인 의견들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 관계자들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동상이몽’으로 비쳐졌던 ‘국정원 개혁안’ 의제의 접점 찾기가 마냥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우선순위로 제시하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을 놓고 절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공통분모’를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론은 대개 여당발(發)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 수시로 회담 무용론이 춤을 췄다. 특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이후 채동욱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자 ‘음모론’ ‘공안 정국론’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험악하게 돌아갔다. 청와대가 원하는 해법인 ‘선(先) 국정원 셀프 개혁안 제출, 후(後) 국회서 개정안 논의’로는 천막투쟁을 접을 수 없다는 강경론이 거세게 대두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라리 연말까지 그냥 가자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국정원 개혁을 국회에 맡기든, 국내 파트를 없애든 뭔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회담 성공 가능성에 대해 “기대 반, 회의 반”이라며 “대통령 사과,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회 주도의 국정원개혁 등 요구에는 변함이 없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임한다는 생각”이라고 결연하게 말했다. 일부 당 인사들은 “청와대 관계자들도 재량권이 없는 것 같다. 이러다 밥만 먹고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한길 대표가 3자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강온파 간 노선투쟁이 재연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이날 회담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언급했던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 복지 정책 의제를 어떻게 회담 석상에 올릴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국정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함께 국민적 요구 사항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국정원 개혁, 세법개정안, 경제민주화, 민생대책 등을 전방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는 회담 전면 공개를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민주당으로서는 무엇을 어떻게 요구했고, 어떻게 거절당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의 프로세스까지 국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단독 회동’이 갖는 정통적인 효용성은 떨어지더라도 민주당은 “민심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최소한의 성과를 보장받는 길이기도 하다. 한편 현직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 23차례 회담은 모두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해수·미래부 세종시 이전 번복

    당정이 12일 해양수산부와 미래창조과학부를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을 새누리당 지도부가 즉각 번복하며 혼선이 빚어졌다.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참석한 당정협의에서 해수부와 미래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연말까지 이전이 마무리되도록 의견을 모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 정책위는 황 의원의 기자회견이 있은 지 2시간여 만에 ‘해수부·미래부 세종시 배치 전혀 확정된 바 없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정책위는 “이 문제는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후에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날 당정 협의 결과를 부정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당내 엇박자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해수부의 부산 유치를 바라던 부산 시민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응급 처방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책위 측은 “부처 이전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통한 심층 논의가 필요한데, 당 지도부에 보고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정은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이어지는 평일 하루를 더 쉬는 대체휴일제를 설과 추석에 이어 어린이날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외에 국내에 30일 이상 거주하는 재외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내년부터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재외국민에게 발급해 온 거소신고증으로는 휴대전화 개통, 신용카드 발급, 실명 인증 등을 하는 데 불편함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종합제철소를 짓고 있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귀중한 자원을 얻으며 해외생산 거점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포항에서 시작된 철강 기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를 거쳐, 터키로 이어지는 ‘아이언 로드’의 중요한 거점사업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경쟁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우위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담겼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민심을 얻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칠레곤의 포스코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찾았다.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입국장.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는 출입국관리소 여직원이 기자의 국적을 확인한 뒤 “어디로 가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칠레곤에 간다”고 대답을 하자 그 직원은 “포스코 직원이냐, 자카르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세계 어느 곳 할 것 없이 무뚝뚝하기만 한 출입국 담당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웰컴”이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 인도네시아인이 표정과 입으로 전하는 포스코의 위상을 실감하는 첫 순간이었다. [착공 3년만에 이룬 대역사]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쯤 떨어진 칠레곤 시내에는 공업도시답게 번잡하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항구와 인접한 일관제철소 건설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크라카타우포스코’라는 회사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가 현지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70 대 30의 투자비율로 합작한 법인이다. 일관제철소란 제선과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말한다. 제선은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고로에 넣어 액체상태의 쇳물을 뽑아내는 공정을, 제강은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에서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압연은 쇳물을 슬래브(커다란 쇠판) 형태로 뽑아낸 뒤 높은 압력을 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일관제철소는 이곳이 처음이다. 2010년 11월 400㏊(120만평)의 드넓은 부지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 착공식을 가질 때에는 아무것도 없는 평지였다. 그런데 12월 완공을 앞둔 이곳에는 포항이나 광양의 제철소보다 더 웅장해 보이는 첨단 공장이 들어섰다. 철 구조물이 복잡해 보이는 고로 공장도 완공돼 시험가동을 앞두고 있다. 철광석이나 석탄 등 제철 원료를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춘 듯하다. 화물차들이 분주히 오간다. 특히 공장 곳곳에는 노란색 대형 배관이 인체의 핏줄처럼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데,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저장 탱크로 보내는 배관이라고 한다. 부생가스를 한데 모아 부생가스발전소를 가동, 다시 제철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절약형 친환경 설비다. 해안의 항구 근처에는 밝은 초록색 지붕을 덮은 대형 야적장이 신선하게 보였다. 일년의 반이 우기인 인도네시아의 날씨 사정을 고려해 야적된 철광석 등을 보호하는 밀폐형 원료 야적장이다. 해양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여서, 환경 보호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기자를 안내하는 한국인 직원은 “이런 것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기자를 반갑게 맞은 민경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성공을 장담했다. 우선 합작투자의 방식을 ‘브라운필드’로 진행했는데, 즉 포스코는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철도, 도로, 전기, 항만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설비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덕분에 1단계 공정에 27억 달러(약 2조 9281억원)만 들여 조기에 연산 300만t의 후판과 슬라브 생산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창조적 발상 전환의 성과] 인도네시아는 철광석이 22억t, 석탄은 934억t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잠재 매장량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종종 겪는 원료 공급 차질 탓에 애먹을 일이 전혀 없는 셈이다. 또 후판 생산량 150만t 중 70%는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근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의 후판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슬래브 150만t 중 50만t은 포스코에서 소화하고, 나머지는 크라카타우스틸에 공급할 예정이다. 판로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포스코 계열사들의 다른 협력사업에도 기대감이 깃든다. 포스코건설은 제철소 건설을 계기로 반탄 주정부와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회사를 운영하면서 철광석, 니켈 등 다른 광물자원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칼리만탄섬(보르네오섬) 등 1만 8000개의 섬이 있는데, 자원탐사를 통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ICT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구하고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현지 보고르 농대와 저탄소 녹색성장 및 지구온난화에 공동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민 법인장은 육군 장교 출신답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공장을 돌아보며 만난 현지인 직원들은 그를 가르켜 “보스”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가 인기만 좇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직원들에게는 매몰찰 정도로 엄격하다. 혹시 현지인들의 오해를 살까봐, 실수를 부를 수 있는 술자리는 반드시 현지인 식당을 피하고, 음주 후 노래방은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민 법인장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 앞에는 높다란 깃대가 5개 있다. 인도네시아 국기와 포스코 깃발, 크라카타우포스코 깃발 등이 휘날리는데, 정작 태극기는 없다. 국가관이 누구보다 투철한 그가 민족적 자긍심이 강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지금 전투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서 비장한 무게감을 느낀다. [현지인 “우리도 할 수 있다”] 앞서 2011년 10월 7일 칠레곤 일관제철소 건설 현장에서 또 하나의 신기록이 탄생했다. 용광로 ‘본체 기초 1단’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4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한 게 그것이다. 이날 오후 4시 가로 30.2m, 세로 46.2m, 높이 2.5m 크기의 용광로 본체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기 시작해 250여명의 근로자들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며 단 1분도 쉬지 않고 타설을 했다. 균열이 전혀 없는 용광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식간에 작업을 마쳐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긴장감과 속도감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을 것이다. 특히 270t의 철근과 3500㎥의 콘크리트가 쓰이는 대단위 작업을 한국의 전문기업이 아닌, 인도네시아 교민 기업과 현지 근로자들이 포스코의 지휘를 받아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현지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쾌거였다.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완공을 앞두고 현지채용 조업요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에 들어갔다. 현지인 550명이 7차에 나눠서 진행되는 교육은 유·공압 등 기초직무교육과 제선·제강·연주·열간압연·냉간압연 등 기초철강공정교육, e러닝을 활용한 포스코 핵심가치 등 경영전반에 관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포스코인을 만드는 작업이다. 인도네시아 직원들은 이론교육 후 개인별 과제가 부여되는 평가에서 가장 당황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를 극복하면서 한국의 발전 동력을 체험한 셈이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의 발전을 위해 한 일은 지난해 2월 철골 착공식에 참석한 홍석우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홍 전 장관은 “일관제철소가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의 중추로서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 15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인도네시아가 2025년 세계 9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칠레곤(인도네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부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곧 부산을 찾을 계획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이유는 뭘까요. 신 위원장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은 11일 오후 부산에서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선박금융 지원 강화방안 등을 설명하고 부산 지역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부산 민심 달래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박금융공사의 부산 설립을 이 지역 주요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식언(食言)이 됐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선박금융공사를 만들면 다른 나라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설립을 백지화했습니다.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모아 부산에 해양금융 전담기관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부산 민심이 아닙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안 되고 있고 해양수산부 본청도 유치하지 못했는데 선박금융공사마저 이 지경이 됐으니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볼멘소리를 냅니다.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도 거듭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박민식 의원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강하게 주장하면 이것은 못 들어주더라도 동남권 신공항 설립 추진 같은 다른 것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앞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른 경남·광주은행 매각 발표 때도 나타났습니다. 금융위는 ‘최고가 낙찰제’에 따라 주인을 가릴 계획이지만 경남과 광주 지역은 “무조건 지역 내 인수”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 등은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법과 원칙이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좋게 말하면 ‘민심’이고 대놓고 말하면 ‘정치’이겠지요.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 총기규제 추진 州상원의원 2명, 반대파 주도 소환투표서 탄핵 당해

    지난해 영화관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참사 이후 총기 규제에 나섰던 미국 콜로라도주의 민주당 소속 주(州) 상원의원들이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총기 규제 반대를 외쳐온 미국총기협회(NRA)와 그 지지자들이 주도한 소환투표에서 상원의원 두 명이 탄핵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존 모스 콜로라도주 상원의장과 앤절라 지롱 주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소환투표에서 의원직 박탈이 결정됐다. 공화당이 우세한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지역구로 둔 모스 주 상원의장은 투표에서 불과 434표 차이로 퇴출이 확정됐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푸에블라 지역구 출신인 지롱 의원도 44%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를 얻어 의원직에서 쫓겨나게 됐다. 콜로라도주 역사상 소환투표에 의해 상원의원이 퇴출당하기는 처음이다. 총기 권리를 주장해 온 NRA는 민주당 출신 주 의원들이 15발 이상 탄창 판매를 규제하고 총기 구입자의 신원확인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자 모스와 지롱 의원을 포함한 4명의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소환을 추진해 왔다. 모스는 소환투표 결과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앞으로도 동료 의원들이 총기규제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소환투표 선거운동 기간 지역별로 민심이 분열되는 양상이 나타났고, 총기규제 반대 측 활동가들은 일부 지방 카운티를 콜로라도주에서 분리해 ‘노스콜로라도’주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콜로라도주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의원들은 올봄 새로운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켰고, 당초 규제안에 반대했던 존 히켄루퍼 주지사도 태도를 바꿔 법안에 서명해 최종 승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 법인택시 기사들 “요금인상 필요없다”

    “서울 택시 기사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서울시의 요금 인상을 반대한다.” 지난달 말 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계획 발표에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2만여 법인택시 기사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기본요금의 30%인 600원(서울시 기본안)이 인상되지만 일일 기준금(사납금)도 2만 5000원 오르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시와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부터 법인택시 기사의 일일 기준금은 10만 5000원에서 13만원으로 2만 5000원 인상된다. 26일 근무일로 따지면 한 달에 택시기사들이 더 벌어야 하는 사납금은 65만원이다. 즉 기사들은 회사에 65만원을 더 내고 23만원 오른 143만원의 봉급을 받는 셈이다. 하루 20명을 태운다고 가정하면 법인택시 기사 수입은 하루에 1만 2000원 정도 늘게 된다. 오른 일일 기준금을 채우려면 지금보다 하루에 1만 3000원을 더 벌어야 하는 셈이다. 10ℓ 유류비 지급이 더해지더라도 요금인상과 심야버스 확대 운행 등에 따른 승객 감소로 일일 기준금을 채우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법인택시 기사 김상진(52)씨는 “지금도 서울 택시회사에는 운행하지 않는 택시가 많다. 이는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사납금 비중이 그만큼 커지면 기본급 인상과 요금 인상 효과가 줄면서 기사의 한 달 총수입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이번 요금인상안을 발표하며 택시 기사의 임금인상 등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요금인상이 회사의 배만 불려 주는 꼴이 된다. 따라서 택시기사들은 이번 요금인상으로 승차 거부와 골라 태우기 등 고질적인 문제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모씨는 “당연히 수입을 늘리기 위해 장거리와 유흥밀집 지역으로 운행하려는 기사들이 늘면서 오후 11시 이후 택시 잡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택시기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사지로 몰아넣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빅마우스’(여론 전도사)로 불리는 개인택시 기사의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란 지적이 있다. 개인택시는 요금 인상분을 기사가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택시 기사 신모씨는 “이번 요금인상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 여론을 유리하게 몰고 가기 위해 개인택시업자에게 주는 선물”이라면서 “우리들은 오히려 근무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택시요금 인상의 목적은 수송원가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의 경영보전을 위한 것”이라면서 “인상분 모두를 법인기사가 챙길 순 없고 회사 측과 일정 부분 나누게 하기 위해 일일 기준금을 올리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親푸틴 후보 모스크바 시장 선거 진땀 승리

    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후보가 신승을 거둔 가운데 ‘반(反)푸틴’ 야권 세력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둠에 따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모스크바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집권 통합러시아당 출신의 세르게이 소뱌닌(55) 현 시장대행이 전날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51.37%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장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하지만 소뱌닌 후보가 근소하게 과반을 넘겨 시장으로 최종 당선됐다. 크렘린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소뱌닌은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안정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권 운동을 이끌어온 유력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7)는 27.24%라는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나발니의 득표율은 15%대로 예상됐다. 변호사 출신 유명 블로거로 2011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야권 시위를 이끌며 반푸틴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한 나발니의 높은 득표율은 앞으로도 크렘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푸틴 3기 정권에 대한 신임을 묻는 시험대로 치러진 이번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모스크바 시민들의 불만이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교통난과 높은 물가, 관료들의 부패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표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지구촌 총선 표심은 경제, 경제, 또 경제

    [위클리 포커스] 지구촌 총선 표심은 경제, 경제, 또 경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극적인 대선 승리로 선거정치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이 격언이 ‘총선의 계절’인 9월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와 서방의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우려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결국 ‘먹고사는 문제’가 글로벌 선거 정국의 민심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7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이끄는 자유·국민 야당연합이 6년간 집권해 온 노동당에 압승하며, 하원 150석 중 과반이 넘는 최소 88석을 확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애벗 대표는 총선 주요 공약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광산업 부흥을 위해 막대한 세금 감면과 투자 확대 정책을 내놓았고, 연간 43억 달러(약 4조 7000억원)에 달하는 출산·복지 정책을 발표해 표심을 끌어모았다. 노동당 집권 시절인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로 재정 적자가 늘면서 실업률이 급증하고, 아프리카 중동에서 밀려드는 불법 난민으로 호주인들의 사회·경제적 불만이 극에 달한 시점을 틈타 야당이 개혁적인 경제정책으로 승기를 얻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9일 실시되는 노르웨이 총선에서도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정부연금기금(GPFG) 분리안과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등 경제 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제1야당 보수당이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역사적으로 경제 위기 때는 유권자들이 정권을 심판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좌파 정부였던 영국과 스페인, 우파였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모두 버림받았다”며 “같은 이유로 (노르웨이)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와 케빈 루드 (호주)총리도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수성을 노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오는 22일 총선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달 14일 EU 통계청 유로스탯이 발표한 2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내총생산(GDP)이 6분기 연속 후퇴를 끝내고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경기회복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라이털 피어 슈타인브뤽 사민당 후보와의 최근 TV 토론 이후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중도우파 연정의 지지율이 45%로 사민당(23%), 녹색당(11%) 등 야당을 크게 압도했다. 메르켈은 긴축정책을 통한 유로존 위기 회복을 주장했으나, 야당으로부터 국가를 부채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브라질 대규모 시위 일어난 이유, 중산층 경제·사회적 위기 깨달아”

    “브라질 대규모 시위 일어난 이유, 중산층 경제·사회적 위기 깨달아”

    임소라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된 브라질의 대규모 시위를 “경제성장에 따라 생겨난 중산층이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브라질 정부가 대중교통 요금을 3헤알(약 1475원)에서 3.2헤알로 20센타부(100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정부가 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한 뒤에도 시위는 다양한 이슈로 옮겨 가며 이어지고 있다. 임 교수는 시위의 근본 원인이 경제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2011년부터 경제가 크게 나빠져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발표로 성난 민심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라질 시위에는 양면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이 이끈 경제성장 속에서 성장한 ‘부유하고 교육을 잘 받은 젊은 중산층’이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그는 “(룰라 대통령을 계승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형국이어서 국민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고 했다. 임 교수는 이어 “큰 집에는 어김없이 집주인과 일꾼이 타고 다니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을 정도로 경제적 불평등에 둔감했던 브라질 국민들 중 많은 사람이 중산층으로 성장하면서 사회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시위는 7월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뒤로 어느 정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가난 없는 나라가 진정한 부국(富國)’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음에도 국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빈민촌 소탕 작전을 서슴지 않고 있는 집권 노동자당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임 교수의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진보·보수 단체들이 국가정보원의 내란 음모 혐의 수사에 대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조작 중단’과 ‘적극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정원 내란 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위’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 착오적인 내란 음모 조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정원이 내란 음모 혐의를 내세워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10여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21세기 용공 조작극이며 ‘국정원 해체’와 ‘대통령 책임’을 요구하는 분노의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또 “내란 음모는 유신 독재시대의 대표적인 민주 인사에 대한 탄압 도구였다”며 “유일하게 유죄가 된 내란 음모는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가 저지른 사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상식을 가진 누가 통신·유류시설을 장악하고 총기를 준비하자고 하겠나”라면서 “진보세력에 혐오를 주기 위한 비이성적인 매카시즘이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의 내란 음모 혐의를 국민 앞에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진당 관계자들이 국가 주요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통진당은 스스로 해산해야 하며 정부도 바로 해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한민국상이군경회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 당사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 중 3명은 당사에 진입해 유리 현관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청와대와 야당, 대화 형식·의제 따지지 말라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청와대와 여야의 대화 논의가 도무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닷새 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가 제때 열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음 달 18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까지도 국회가 일손을 놓고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정치가 실종되면서 민생의 주름이 깊어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장외로 뛰쳐나간 민주당과 여권, 즉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주고받는 3각 대화를 지켜보노라면 우스갯소리로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의 대화’를 떠올리게 된다. 대화로 풀자는 이구동성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대상이나 이를 위한 대화의 틀에 대해서는 한달 가까이 서로 동떨어진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선 때 국가정보원의 도움을 받은 것도 없고, 국정원을 활용한 바도 없다”며 민주당의 공세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생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여야 지도부와 만나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제의한,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5자 회담을 민주당에 거듭 주문한 것이다. 이에 어제부터 서울광장 천막에서 밤을 새우는 ‘노숙투쟁’에 들어간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 대통령과 자신이 먼저 양자회담을 갖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문제를 논의한 뒤 5자 회담을 열어 민생을 논의하자고 역제의했다. 양측의 공방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본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양자 회동을 통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자연스레 박 대통령과 연결짓겠다는 복안이고,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런 야당의 ‘정치적 의도’에 말릴 수는 없다는 판단일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이 고수하고 있는 5자 회담은 자연스레 민생 현안이 부각되면서 국정원 문제가 희석될 것이고, 따라서 그런 물타기 회담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일 것이다. 민생 앞에서 헌법이 정한 국회의 책무를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대화의 형식이나 의제는 얼마든지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3자회담을 통해 국정원 문제를 논의하고, 곧바로 양당 원내대표와 함께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엄연히 대선 개입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심판이 내려진 뒤에 따질 일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이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국정원 개혁방안에 대한 건설적 논의에 초점을 맞춰 대화를 펼 수도 있다고 본다. 민주당도 민심을 헤아리기 바란다. 최근 실시된 각 여론조사에서 다수 국민은 경제 활성화 등 민생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민주당에 장외투쟁 중단을 주문했다. 국회 안에서 국정원 문제를 푸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전화정치’/최광숙 논설위원

    조선시대 임금 정조는 정치 돌아가는 상황에 늘 신경을 썼다. 정조가 벽파의 거두인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御札·임금의 편지)을 묶은 ‘정조어찰첩’은 그런 정조의 물밑 정치 속살을 보여 준다. 정조가 1796년 8월부터 숨지기 직전인 1800년 6월까지 약 4년간 쓴 297점의 편지에 ‘민감한 정치 현안의 처리와 자문’은 물론 ‘인사 문제’, ‘중앙 정계와 산림의 여론과 동향 탐색’ 등이 들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 정조가 ‘편지 정치’를 했다면 오늘날의 대통령들은 ‘전화 정치’를 한다. 바쁜 국정 일정과 경호 등을 감안하면 일일이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다 보니 전화 통화로 만날 사람을 대신하게 마련이다. 대통령의 경우 관련 수석과 장관들의 공식 보고 외에도 정보기관의 보고를 통해 민심의 동향을 파악한다. 하지만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화 정치’을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시 야당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적은 두꺼운 노트 한 권을 챙겨 갔다. 민감한 국정 현안이 생길 때마다 일과 후에 관저에서 김기수 전 수행실장과 함께 노트를 뒤적이며 전국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민심을 읽었다고 한다. 우리만이 아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협조를 구할 일이 생기면 1주일에 수십 통씩 여야 의원들에게 ‘전화 정치’를 펼쳤다. 취임 6개월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그간 국정 스타일은 ‘전화 정치’라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청와대 수석과 장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안을 챙긴다는 것이다. 잘하는 일이다. 전화로도 꼼꼼하게 국정 현안을 챙긴다면 청와대 비서진과 장관들은 더욱 긴장하며 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전화 통화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장관이든 정치인이든 누구든 직접 회동을 더 많이 가졌으면 한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황명수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깜짝 놀라 “네, 각하” 하며 벌떡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얘기는 정치권의 유명한 일화다. 이렇듯 아랫사람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으면 ‘감읍’하기 일쑤다. 그러니 전화기에 대고 대통령의 의견에 ‘아니다’라고 하기 어렵다. 시간이 촉박하다면야 몰라도 때로는 직접 마주 앉아 눈빛을 교환하고, 말의 행간을 읽고, 상대방의 진짜 의중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폰십’보다 체온과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스킨십’이 더 진정한 소통임을 누구나 다 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이젠 민심 얻자”… 날 세우던 여야 ‘민생’으로 이동

    “이젠 민심 얻자”… 날 세우던 여야 ‘민생’으로 이동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실종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로 두달여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여야가 ‘현장’을 강조한 위원회를 내세우며 민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19일 청문회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 경쟁을 벌여야 할뿐더러 10월 재·보궐 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작용했다. 새누리당은 20일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손가위)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위는 위원장을 맡은 안종범 의원과 의원 13명, 산업 및 학계 전문가 9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특위는 23차례에 걸친 민생 현장 탐방을 통해 수집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9월 정기국회 입법과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손가위 1차 회의에서 “영화 가위손에서 에드워드라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얼음을 조각해 기쁨을 줬듯이 특위에서 국민들에게 유익한 정책 아이디어를 많이 발굴해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을(乙)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며 발족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출범 100일을 맞아 ‘을을 지키는 길, 100일을 평가한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을지로위원회는 김한길 대표 체제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민생 성과다. 장외투쟁과 국정조사로 여야가 정쟁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민주당이 민생을 완전히 외면하지는 않았다는 체면을 차릴 수 있게 했다. 김 대표는 박용진 대변인을 통해 “정치가 현장을 찾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입법화를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현장의 갈등을 중재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남양유업 사태 등 총 40건의 사례에 책임의원 25명을 배정해 총 7건의 교섭 중재 및 타결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비판하며 9월 정기 국회에서 가계 부채 해소 등을 위한 입법 추진을 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강원랜드 레저세 부과 폐광주민 반발로 빨간불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재원 마련을 위해 강원도가 추진하는 강원랜드 레저세 도입이 폐광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빨간불이 켜졌다. 강원 정선 고한·사북·남면 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는 19일 “지역 민심을 무시한 강원랜드 레저세 부과 계획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레저세는 경마·경륜·경정 등 사행성 산업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한국마사회 또는 경주(경륜, 경정) 사업자가 발권금액에서 세금을 원천 징수해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일종의 소비세다. 도와 정부는 지방세법을 개정, 강원랜드 카지노 매출액의 10%를 레저세로 징수해 동계올림픽 재원으로 쓰는 방안을 지난 5월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레저세 규모는 연간 1000억~12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입법화를 추진, 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 ‘지방세법 개정안’을 다음 달 정기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추위는 “정부와 강원도가 폐광 지역 경제회생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강원랜드에 모든 짐을 전가하려는 불합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매출액의 30%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강원랜드 입장에서도 레저세 도입이 탐탁지 않다. 강원랜드는 현재 ▲관광진흥개발기금(매출액의 10%) ▲폐광지역개발기금(세전 이익의 25%) ▲개별소비세(매출액의 4%) ▲교육비(개별소비세의 30%) 등을 부담하고 있다. 공추위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현재 각종 세금부과와 폐광지개발사업비 부담으로 매출이 늘어도 당기 순이익이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레저세의 추가 부담은 폐광지 개발 사업의 위축과 지역발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전월세 대책 마련·경제 활성화 총력을”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전월세난과 관련해 당정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올 후반기 국정과제와 관련,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총력전을 펼칠 것을 내각에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전월세 문제로 인해 서민과 중산층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면서 “이번 주부터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 한도가 확대되지만 급등하는 전셋값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셋값이 너무 올라 차액을 월세로 돌린 가정에서는 가장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며 “지금 서민과 중산층 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주택 전월세 문제다. 임대인과 임차인 서로 간에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논란을 빚은 세법 개정안에 이어 전월세난으로 인해 서민과 중산층의 민심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전월세 문제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6개월을 앞두고 있는 박 대통령은 “후반기에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국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약속한 사항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성과를 내려고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꼼꼼하게 챙겨서 확실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금융정보분석원(FIU)법의 실효성 감소 등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번 국회에서 어렵게 통과된 FIU법같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데 중요한 법이 여러 가지로 수정돼 버리는 바람에 당초 예상했던 세수 확보 목표에 차질이 예상돼 안타깝다”며 “공약을 지키면서도 국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세수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복지 예산 누수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통해 확인된 복지 누수액만도 6600억원에 달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민생 법안 및 투자 활성화 법안 등의 국회 계류 상황에 대해 “지금 외국인투자촉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2조원 이상의 해외 투자가 안 되고 있다”며 정치권을 상대로 “국민의 입장에서 거듭나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상생의 정치를 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공직 기강과 관련해 “장·차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이 목적한 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중산층, 통계와 체감 사이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중산층, 통계와 체감 사이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서민입니까? 지난 8일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은 질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부가 발표 하루 만에 연봉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올린 중산층의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은 상당히 잦아들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중산층·서민의 기준과 정부가 제시한 기준선 간의 간극이 완전히 해소된 것 같지는 않다. 국민들이 지난 1주일 내내 귀가 따갑도록 들은 우리나라 중산층 기준을 다시 얘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보다 정부의 기준 상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중산층 기준과의 거리는 짚어야 할 것 같다. 서울신문이 잡코리아와 함께 지난 12~14일 시민 215명을 대상으로 중산층과 고소득층을 나누는 기준금액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31.2%가 총급여 5500만원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하지만 7000만원도 20.9%나 됐고 8000만원이라는 응답자 역시 8.8%였다. 자신의 소득계층을 묻는 질문에는 총급여 6000만원 이하는 ‘서민’이라는 응답과 함께 6000만원 초과자라야 ‘중산층’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많았다. 이는 지난해 한 경제연구소가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나는 저소득층이다’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50.1%를 차지했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반면 2011년 기준 전 국민의 67.7%가 중산층이라는 정부의 기준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흔히들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이 두꺼워야 사회가 안정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떨어진 중산층 비중을 70%로 올리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목표다. 우리나라의 중산층 규모는 1990년 75.4%에서 1998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71.7%로 떨어진 뒤 카드대란과 2008년 금융위기를 연속해서 맞으면서 2011년 67.7%로 주저앉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개인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목표 달성이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다. 세계 1위 컨설팅회사 매킨지는 지난 4월 발표한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 중산층의 55%는 적자 인생”이라며 가계부채와 사교육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 기준으로 중산층 규모가 무엇이든 간에 월급을 탈탈 털어도 마이너스 통장이 없으면 생활하기 쉽지 않은 것이 ‘가난한’ 한국 중산층의 자화상이다. 이런 마당에 아무리 복지정책을 위한 재원대책이라고는 하나 숫자에 대한 정부의 집착은 민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결과라고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중산층에 대한 소속감과 행복지수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정부의 기준과 국민들의 체감 지수 간의 괴리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온다. 몇 차례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소득격차는 확대됐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30으로 전년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우리나라의 최상위 10% 가구가 얻은 평균소득이 하위 10% 가구의 10.5배나 됐다. 회원국 평균 9.4배보다 높고, 34개 회원국 중 9번째로 높다. 반면 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중 24위, 유엔 156개국 중에서는 56위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이 너무 금전적인 측면에 집중돼 있다면서 공정사회, 문화적 향유, 봉사활동 등 가치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의 예를 들었다. 당장은 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저녁과 주말이 ‘사치’가 아닌 ‘일상’이 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지 싶다. 중산층을 늘리기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어려운 중산층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며, 사회 전반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종합대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저소득층과 상대적으로 사다리의 아래에 있는 중산층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교육비와 가계빚 문제가 있다.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지방은행 인수합병(M&A)이 지역색을 등에 업고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금융 내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매각을 놓고 해당 지역 민심이 들끓으면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지역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매수자에게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해 오는 16일 우리투자증권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과 함께 매각된다. 내년 초 매각공고가 날 우리은행 계열을 제외하고 지방은행 계열과 증권계열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전북은행)와 하나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은 DGB금융지주(대구은행)와 BS금융지주(부산은행)가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은행에 대한 입찰 마감인 다음 달 23일이 다가오면 지역 민심이 더 끓어오를 수 있다. 정치 개입도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성린(부산 진구 갑) 의원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인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남 지역은 경남은행을 지역 상공인이 인수, 지역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는 “다른 지역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고 하면 도 금고를 빼버리겠다”며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경남상공회의소와 경남은행 노조 등이 주축이 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설립 목적은 그 지역 발전에 기여하라는 것인데 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가 매각만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95%를 이미 회수해 공적자금은 5%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최고가 매각을 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역 내 환원을 주장하는 100만인 서명을 이달 말쯤 금융위원회 등에 보낼 계획이다. 광주쪽 민심도 경남쪽과 비슷하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은행이 있어야 하는 만큼 지역 자본이 인수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성창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계 자본이 인수할 경우 ‘론스타 사태’가 우려되고, 시중 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지역 내 경제에 투자가 이뤄지기보다 중앙으로 자금이 모이는 구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도나 충청도의 경우 지역별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미진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최고가 매각 원칙에 변함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인 우리금융 민영화가 또다시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안을 짰을 때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내 민심이라든지 정치논리 등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다가는 민영화가 실패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