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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창극 사퇴 기로] 청문회 강행 의지 밝힌 文 총리 후보 때문에 고심… 與 “국민 뜻에 대한 항명”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여권 내부에서도 비등한 자진 사퇴론을 일축하며 청문회 강행 의지를 밝힘에 따라 여권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을 위한 결재 검토를 21일 귀국 이후로 미루는 등 세 번이나 연기하면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요지부동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9일 “(문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는 길을 유일한 해법으로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 본인만 외면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보내지 않은 것은 국민 여론을 그대로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사실상 하나뿐”이라며 문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권주자인 친박계 홍문종 전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민심에 반하는 결정을 해서 민심을 이기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면서 “문 후보자가 대세와 민심 동향을 잘 판단해서 결정해 주면 좋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홍 의원은 “저희로서는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은데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굉장히 어렵다. 문 후보가 현명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간곡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매주 월·목요일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비상대책회의도 특별한 이유 없이 건너뛰는 등 외관상 침묵을 지켰다.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제출을 보류한 마당에 문 후보자의 최종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전까지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여권 입장에선 최선의 시나리오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정공백을 감안해 주말 이후인 23일에는 인사청문요청서 재가를 놓고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문 후보자가 끝까지 버틴다면 청와대가 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지명 철회 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거둬들인다는 점에서 인사 검증 실패를 놓고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낙마에 연이은 인사 참사는 6·4 지방선거 이후 민심 회복이 절실한 여권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문 후보자 지명 실패 여파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여론심판론이 비등할 경우 미니 총선급인 7·30 재·보궐 선거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재·보선 패배로 중반기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하게 되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나 관피아 개혁, 창조경제,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 이행도 불투명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도전과 어느 총리 후보자/김경운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정도전과 어느 총리 후보자/김경운 정책뉴스부장

    “삼봉이 생각하는 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태조 이성계) “듣는 것이옵니다.” “참는 것이옵고 품는 것이옵니다.”(삼봉 정도전) 요즘 TV 대하사극 ‘정도전’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명대사도 한몫한다. 곱씹을수록 절묘하고, 또 지금 현실 정치를 빗댄 것 같기도 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도전이 꿈꿨던 조선은 백성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민주적 복지국가였다. 그런 조선의 건국을 민본대업(民本大業)이라고 했다. 권력과 부를 모두 거머쥔 족당들의 수탈 아래서 노비에 가깝던 농민들은 조선에 이르러 비로소 제 땅을 갈고 천하의 근본으로 대접받았다. 출산한 관비의 남편도 육아휴직을 보장받은 곳이 조선이다. 당시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시대를 앞선 이상국가, 이상향이 아닐 수 없다. 느릿느릿 쟁기질을 하고, 아무 때나 흥얼거리는 구한말 농부의 모습이 영국의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에게는 게으른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어린 아이들마저 공장에 나와 값싼 노동력을 보태야 했던 산업혁명기의 본국과 비교하면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동양의 낯선 나라에 점차 애정을 느꼈고 돌아갈 땐 아쉬움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요새 입에 오르내리는 국무총리 후보자는 정도전의 앞선 조선을, 비숍 여사의 다정한 조선을 애써 폄하하는 데 열을 올렸던 모양이다. 구한말에 우왕좌왕하다가 일제강점을 맞은 사실이 분하고 뼈아픈 교훈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낯익은 교인들에게 한 것이라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뭐가 있다. 일관된 논리로 우리 역사에 대해 자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조선을 헐뜯고 싶었던 세력은 아마 일본의 국가주의자들이었을 것이다. 일본은 16~17세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시대를 열면서 조선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즉 수도를 신도시 도쿄로 옮긴 뒤 군사정권의 특성대로 산업과 상업을 중시하며 국력 양성에 매진한다. 이 과정에선 민본 등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일본이 제국주의로 치달을 때도 여유를 부리던 조선은 기계문명 중심인 근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만다. 당시 일본은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게으른 나라를 산업화로 구제한 것이라는 식민사관을 필요로 했다. 여기에는 어느 한 시기에 개방화, 산업화, 군사화 등이 뒤처졌다고 조선의 가치를 통째로 무시하는 태도가 담겼다. 총리 후보자가 말하는 ‘게으르고 남(일본)한테 신세나 지는 우리 민족의 DNA’에도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구석이 엿보인다. 역사시대 이래 세계 문명의 흔적은 거의 예외 없이 반도에서 열도로 넘어갔다. 이는 반도인들의 DNA가 더 우수해서가 아니고, 열도인들의 그것이 열성이어서도 아니다. 신문명이 세계 대륙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흘러드는 과정일 것이다. 하물며 근세기에 얼마간 열도의 기술력이 반도를 앞질렀을 뿐인데, 이를 두고 DNA까지 운운하는 것은 기어코 역사인식을 의심받을 만하다. 더욱이 할 말이 없는 게 ‘일본군 위안부 배상 요구는 떼쓰기’라는 말이 피해 할머니들을 울렸고, ‘욕망의 땅 세종시’가 충청인들을 뿔 나게 했으며 끝내 ‘표현을 잘하지 못해서’라는 해명은 표현도 직업 기술인 후배 기자들을 속 터지게 했다. 정승감으로서 민심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 김경운 정책뉴스부장 kkwoon@seoul.co.kr
  • 단체장 ‘민생 취임식’ 새바람

    단체장 ‘민생 취임식’ 새바람

    ‘시민과의 대화’, ‘민생 투어’, ‘환경 정화 활동’, ‘배식 봉사 활동’, ‘직원 정례조회 대체’…. 민선 6기 자치단체장들이 화려한 취임식 대신 현장 방문이나 봉사 활동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올해 단체장 취임식은 세월호 참사와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요란한 겉치레보다 민심과 함께하는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인은 다음 달 1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시장 집무실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김 당선인은 섬김과 봉사의 시정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점심때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한 데 이어 시청 시민홀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민선 6기 시정 방향을 밝히고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재선한 김복만 울산시교육감도 6·4 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5일 업무를 재개한 만큼 다음 달 1일 직원 정례조회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앞으로 4년간 펼칠 울산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재선의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은 취임 첫날 직접 손수레를 끌고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도로변 청소로 업무를 시작한다. 박 구청장은 취임식 행사 대신 구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한다. 3선에 성공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취임식 없이 민생 현장 방문의 하나로 취임 첫날 독도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취임 첫날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직원들만 참석하는 소박한 취임식을 열기로 했다. 재선한 김영만 충북 옥천군수는 직원들만 참여하는 조회 때 취임선서를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체하기로 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필용 충북 음성군수도 7월 직원 정례조회로 취임식을 대체하고, 군청 공무원들과 함께 음성읍 시가지 환경 정비 활동을 벌인 뒤 음성군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급식 봉사를 하고 장애인들과 같이 식사할 계획이다. 재선의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도민과의 대화’를 할 계획이다. 최 지사는 취임식을 통상상담실에서 실·국장들만 참석한 가운데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대체하고 공무원을 포함해 학계, 언론계, 재계, 시민사회 단체 등 각계각층 300여명이 참여하는 도민과의 대화를 열기로 했다. 3선의 최명희 강원 강릉시장도 취임식 대신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새벽 거리 청소에 나선 뒤 불우시설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할 계획이다. 최 시장은 “3선 시장으로 거창한 취임식보다 시민들에게 다가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재선한 김연식 강원 태백시장은 농촌 봉사 활동을 한 뒤 농민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농민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교육수장 인사 난맥… 靑 검증 허점 돌아봐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송광용 신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제자 논문을 가로채 자신의 연구 성과인 것처럼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에서 교육계의 두 수장을 맡을 인사들이다. 실망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윤리와 도덕의 문제에서 떳떳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어떻게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사회 통합과 쇄신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는가. 김 후보자는 지도교수를 맡은 제자의 논문을 축약해 학술지에 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야당과 학계 등에 따르면 후보자가 2002년 6월 발표한 ‘자율적 학급경영방침 설정이 아동의 학급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은 정모씨가 4개월 전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과 제목·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표절 검색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면 일치도가 88%라고 한다. 그는 자신을 제1저자로, 정씨를 제2저자로 등재했다. 그나마 양식이 있다면 정씨를 제1저자로 올렸어야 했다. 그는 ‘학생이 교수님을 존경하니 실어준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황당하게 해명했다고 한다. 백번 양보해 논문 표절이 학계의 음습한 관행에 따라 이뤄졌다손치더라도 교육부 수장에게는 더욱 엄중한 도덕적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후보자는 그런 나쁜 관행을 타파할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송 수석은 2004년 12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과정에서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상황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4개월 전 석사논문 지도교수를 맡은 김모씨의 논문을 압축한 듯 제목·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송 수석도 자신을 제1저자로 등재했다. 그는 ‘제자의 요청에 따라 제1저자로 기재했고 표절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2005년 4월 자신이 논문심사위원장을 맡은 대학원생의 석사학위 논문과 80% 이상 일치하는 내용의 논문을 학술지에 실었다고 한다. 김 후보자와는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교육정책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숙고함이 옳다. 근본 책임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있다. 교육정책을 이끄는 수장이라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 투명성과 도덕성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현 여권이 야당 시절 송자 전 연세대 총장과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논문 표절 문제로 각각 교육부 장관과 교육부총리에서 낙마시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물며 적폐 해소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내세운 교육 수장들의 면면이 이러하다면 국민이 어떻게 납득하겠는가. 사전에 몰랐다면 검증 시스템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이고, 알고도 이들을 내세웠다면 ‘그 정도쯤이야’라는 안이함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을 우습게 보는 불통인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들을 비롯해 청와대 교육비서관, 교육과정평가원·교육개발원 원장 등 5대 교육 요직을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이 독식하게 됐다는 점도 소통과 개혁의 교육정책이 구현될 수 있을지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이어 또다시 부실 검증 비판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연이은 인사 참사에 따른 민심의 실망과 분노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국민이 수긍할 만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 朴대통령, 문창극 임명동의안 귀국후 재가 검토

    朴대통령, 문창극 임명동의안 귀국후 재가 검토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과 관련해 주말인 오는 21일 귀국 이후 재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18일 박 대통령의 첫 방문국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이 나라의 역사 고도(古都)인 사마르칸트로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은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는 귀국해서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지금 순방 중에는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중요한 발표할 것이 많다”면서 “순방 중에는 이런 중요한 외교적·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고 총리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청문요청서는 귀국해서 여러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재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귀국 이후로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및 청문요청서의 재가를 미룬 것은 순방 중에 정상외교에 집중하는 동시에 시간을 두고 문 후보자를 둘러싼 여론이나 민심의 향배를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귀국 후 “재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자체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으로 남게 됐다. 박 대통령이 재가를 한다고 해도 주말과 휴일을 거쳐야 국회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주가 시작되는 23일이 그나마 가장 이른 시점이 될 공산이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당권 주자들 ‘文 감싸기’ 온도차

    새누리 당권 주자들 ‘文 감싸기’ 온도차

    새누리당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자들은 ‘옹호’하는 입장인 반면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은 대체로 ‘판단 유보’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초선 김상민 의원만이 ‘적극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홍문종 의원은 16일에도 문 후보자를 옹호하며 국회 청문 절차를 통한 검증에 무게를 뒀다. 이날 7·1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홍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가 하신 말씀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된다면 문제가 없고 교인으로서도 이해가 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의가 밝혀진 다음에도 문제가 된다면 지명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도 “청문회에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비박계인 김태호 의원도 “종교인 입장에서 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고 문 후보자를 옹호했다. 그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후보자의 소명을 통해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문 후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이인제 의원은 주말을 기점으로 유보적 입장으로 물러섰다. 이 의원은 이날 “문 후보가 (지난 15일)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 국민 여론에 달려 있다”면서 “결국 의원 한 분 한 분이 국민 여론을 살피며 자신의 입장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비주류 김무성 의원도 “현재로선 무엇을 판단할 수 없는 특수한 분위기여서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13일 “(문 후보의 발언은) 표현이 잘못된 것은 분명하다. 본인의 반론을 들어 봐야 판단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비박계인 재선 김영우 의원은 “앞으로 구성될 총리 인사청문특위가 국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문 후보자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그동안 가장 강력하게 문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해 온 김상민 의원은 이날도 “이렇게 편중된 시각을 갖고 있던 분이 국가 대개조를 하는 총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인사 시스템의 결정권을 가진 그룹이 이대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청와대를 정면 겨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창극 온누리교회 망언 논란에도 與는 인사청문회 강행 고수…이인제·김태호 반응은?

    문창극 온누리교회 망언 논란에도 與는 인사청문회 강행 고수…이인제·김태호 반응은?

    ‘문창극 온누리교회’ ‘문창극 망언’ 문창극 온누리교회 망언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를 강행할 태세다. 문창극 온누리교회 망언 논란이 가라안지 않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16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한 평가를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문 후보자가 사과한 만큼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도착하면 이른 시일안에 청문 일정을 잡아 절차에 따라 인준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법에 보장된 청문 절차와 과정이 지켜지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그 과정에서 부적격 여부에 대한 여부는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듣지도 묻지도 않고 아예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도 말라는 ‘모르쇠 정치’가 새정치인지 이해하기 난망하다”며 “야당이 청문회를 거부한다면 국회 스스로의 책무를 포기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재중 비대위원 역시 “일단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가려야 한다”고 가세했고, 류지영 위원은 “새정치연합이 오만한 태도로 국민에 대한 의무도 이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일본 극우주의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7·14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반대쪽으로 기울었던 후보 가운데 일부는 청문회를 통해 여론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문 후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이인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선 “문 후보가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 국민 여론에 달려 있다”며 “결국 의원 한분 한분이 국민 여론을 살피며 자신의 입장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역시 반대파인 김영우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구성될 총리 인사청문특위는 후보자의 철학과 가치관 검증 일정을 별도로 잡아 국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면서 문 후보자는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중단하고 청문 과정을 통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후보의 사퇴를 주장해 온 김상민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편중된 시각을 갖고 있던 분이 국가대개조를 하는 총리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민심의 나침반이 고장난 것이다. 청와대에서 인사시스템의 결정권을 가진 그룹이 이대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 시절 총리에 지명됐다 낙마한 김태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후보자의 소명을 통해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문 후보를 옹호했다.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홍문종 의원도 “청문회를 통해 총리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따져보는 게 옳다”면서 “후보자가 하신 말씀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된다면 문제가 없고, 교인으로서도 이해가 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양강’ 주자 가운데 서청원 의원은 청문절차를 거친 후보자 검증, 김무성 의원은 청문회 이전 본인의 표명을 강조, 미묘한 해법차를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박근혜 2기 내각’ 시든 서민경제 추슬러야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7개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중폭 수준의 개각을 단행했다.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와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교육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자리를 바꿨다. 국회의 검증 절차는 남았지만 그제 개편된 청와대 비서진에 이어 사실상 2기 내각이 출범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각을 단행한 것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흐트러진 민심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후보자의 면면이 정치인과 전문가형 인사여서 현장 행정이 중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2기 내각의 과제는 막중하다. 공직 개혁뿐 아니라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세월호 사고로 인해 두 달 동안 올스톱된 굵직한 과제들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 살아나던 경기가 추도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가계 등 서민경제의 주름살은 깊게 파여 있다. 이번 개각에서 새 경제팀에 국민의 눈이 쏠리는 까닭이다. 그만큼 새 경제팀의 어깨는 무겁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을 경제수장으로 앉힌 것은 이 같은 경제 개혁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새 경제팀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개혁의 큰 틀인 규제 완화는 물론 내수경기 부진과 환율 불안은 발등의 불 같은 현안들이다. 현 경제팀이 복지와 성장 두 트랙 속에 갈피를 못 잡고 정책의 혼란과 불신을 키워 왔다는 점에서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우선 점검해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의 복원이 시급하다는 말이다. 지금도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계획 등 주요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경제혁신법안 등 주요 경제정책의 입법화도 앞두고 있다. 역점 시책인 ‘창조경제’도 2기 내각에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속되는 원화의 강세도 불안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020원 선이 무너졌고 더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원화 가치가 3.7% 상승해 주요 17개국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일본의 엔화와 중국 위안화도 사정은 비슷하다. 원화 강세는 예견됐었고, 글로벌화한 대기업은 어느 정도 돌파 여력이 있지만, 수출 중소기업은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원화 강세는 여행수지도 악화시켜 내수경기에 부담을 준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엇박자를 보인 한국은행과의 관계 재설정은 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특히 좀체 깨어나지 않는 내수와 위축된 기업 투자를 살리는 것은 새 경제팀이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세월호 애도 분위기로 인한 소비 부진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소비가 줄면서 지난 4월의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7% 줄어들었다. 내수경기를 주도하는 여행업과 숙박업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새 경제팀이 국민의 지갑을 열어주는 경제 정책을 펴야 하는 이유다. 실물경기의 부양은 어쩌면 복지 시책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넓게는 경제 민주화와도 연관돼 있는 문제다. 다행히 최 부총리 후보자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와 정치분야에서 10년간 호흡을 맞춰 왔다고 한다. 끈끈한 정책 공조를 기대한다. 2기 경제팀은 시장의 윗목에 온기가 스며드는 정책을 먼저 내놓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 [열린세상] 엄마 만세/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열린세상] 엄마 만세/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엄마의 승리였다. 이번 6·4 지방 선거는. 자식들의 생명과 미래를 지키려는 엄마들의 참여가 이루어낸 성과였다. 나는 그들을 ‘앵그리 맘’이라는 국적도 없고 역사적 맥락도 없는 말로 부르고 싶지 않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를 비롯해 독립운동, 민주화 운동의 고비 속에 어머니들은 의연했고 대의를 위해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최고라는 내 자식 사랑을 초월했다. 우리 역사 속에 어머니는 큰 이름이다. 어머니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아픔을 참는 존재, 그리고 모든 영광을 아들에게 돌리는 존재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남성들의 역사 히스토리( his+story)다. 어머니의 뒤를 이은 엄마들이 허스토리(her+story)를 썼다. 언론이 뿜어내는 연기는 자욱했고 매연은 지독했다.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언론은 짙은 안개와 매연을 내뿜으며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분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엄마들은 언론이 품어내는 매연 속에서 매운 눈을 부비며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밝혀내려고 애썼다. 세월호 참사 속에서 누군가 원하는 것처럼 정치적 냉소주의에 침몰하지도 않았다. 한탄에 빠지지도 않았다. 고비마다 정확하게 질문하고, 정확하게 참여하고, 정확하게 선택했다. 엄마들이 이끌어 가는 민심에 이끌려 여당도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하고 상대적으로 유권자를 더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성의’를 보였다. 4·16 이전과 이후가 변화되어야만 한다는 당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발언한 인사들은 참과 거짓을 분명하게 분별할 줄 아는 엄마들의 맑은 시선 앞에서 민낯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지방 선거가 끝나고 많은 아시아 친구들이 축하의 인사를 보내왔다. 인도 네루 대학의 치노이 교수, 중국과 홍콩의 사회과학 교수들, 필리핀대 교수,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줬다. 전 유엔대 부총장이었던 원로 정치학자인 무샤코지 교수를 비롯해 많은 일본의 지식인들도 마음으로부터의 축하를 보내줬다. 각종 국제회의에서 대안적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실험했던 동료가 이제는 행정 책임을 맡는 당선인이 되었다는 것에 놀라움과 기대,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가 이어졌다. 아시아는 물론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서구에서도 시민운동, 진보적 지식인이 초대에 응하지 않고 바로 선거로 당선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시민의 목소리와 정치권의 논리가 다르다는 이중구조를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축하의 인사와 함께 던진 말은 한국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부럽다는 내용이었다. 선거에 뛰어들어 처음 그들이 후보로 나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지식인의 치기 어린 실험에 연민을 보내는 상황이었다. 아무도 당선까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당선이 됐다. 기적이 아니다. 엄마들이 나섰기 때문이다. 4·16 참사 후에 달라진 지형 속에 엄마들이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낙선한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친환경’, ‘공기의 질’을 중요한 담론으로 끌어내 오지 않았던가. 참담한 비극 속에서 우리 모두는 아이들의 시신을 엄마 품에 안아 올려주는 것은 이름도 생소한, 수백억짜리의 첨단 장비가 아니라 명령 없이도 자발적인 측은지심으로 움직인 어부들의 마음, 잠수사들의 의지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첨단 무기가 안보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우리의 인간 안보를 지켜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좋은 사람을 선출하는 것, 그것이 안보를 지키는 기초 중에 기초라는 것을 이제 엄마들이 알게 됐다. 언론이 아무리 검은 연기를 뿜어 옥석을 뒤섞어 놓아도 엄마들의 밝은 눈은 옥석을 가려낸다.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끌어올릴 만큼 이제 엄마들은 정치적으로 성숙했다. 이 엄마들의 정직한 시선을 비켜나갈 수 있는 이미지 정치는 없다. 엄마들이 나선 정치판과 그러지 않은 정치판은 전혀 다르다. 이 변화를 읽지 못하면 장강의 거센 뒷물에 의해 밀려가는 앞 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6·4 지방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엄마 만세’다.
  • 동영상 본 與 “종교 관점서 이해해야”

    새누리당 지도부는 13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일제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 발언 파문에 대해 “종교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인사청문회에서 문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오해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1시간 10분 분량의 문 후보자 교회 강연 동영상을 전부 시청했다. 시청 도중 문 후보자의 발언을 열심히 메모하며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의원도 보였다. 동영상 시청이 끝난 뒤 문 후보자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6·25와 일제 식민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에는 시련을 통해 대한민국을 미국 다음가는 나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성경적 역사관이 배어 있다”면서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특정 부분만 발췌, 편집해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최봉홍 의원은 “강의 내용을 본받을 만하다”고 칭송했고, 전하진 의원은 “나라를 굉장히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싸고돌았다. 그러나 전날 문 후보자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낸 초선 김상민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총리가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국가 대개조와 국민 통합에 나서려면 국민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지금 논란의 핵심에 서 있는 이가 총리가 된다면 국가는 분열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당심으로 민심을 이기려는 오만함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위안부 만행에 대한 일본의 사과가 불필요하다”는 내용의 문 후보자 발언·칼럼과 관련,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일본 측의 형식적이고 말뿐인 사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취지의 개인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美 캔터 후폭풍… 공화는 당권 투쟁, 민주는 민심 공략

    美 캔터 후폭풍… 공화는 당권 투쟁, 민주는 민심 공략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공화당 내 예비경선에서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예상을 깨고 패배하면서 공화당이 서둘러 새판 짜기에 나섰다. 공화당 내 극단적인 보수주의 운동 세력인 ‘티파티’가 지지한 무명의 교수 출신 데이비드 브랫 후보에게 밀린 캔터 원내대표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모든 정치는 지역에서 시작된다. 지역구 유권자들은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면서 “다음 달 31일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7선이자 당내 2인자인 캔터 원내대표는 중간선거 이후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였으나 예선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한 것이다. 하원 다수 의석을 유지해야 할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내 권력 투쟁에 휩싸이게 된 공화당은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베이너 의장은 성명에서 자신의 거취는 밝히지 않고 “캔터는 내가 매일 의지한 인물”이라며 아쉬워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당내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원내총무가 원내대표로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인 피트 세션스(텍사스) 하원의원 등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캔터 원내대표의 낙마를 계기로 중간선거에서 예상 판세를 뒤엎고 하원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캔터는 오랫동안 공화당 극단주의 정책과 식물 의회, 위기 제조의 대표적인 얼굴이었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공화당을 더 오른쪽(극우보수주의)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이번 예비선거는 티파티의 승리”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공화당 2인자의 탈락은 국민들이 정치에 불안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가진 공개 좌담에서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정치 토론 과정에서 이념 논쟁에 허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크다. 이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불안, 좌절, 실망, 심지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구본영 칼럼] ‘조용한 다수’는 ‘나쁜 정치’를 심판했다

    [구본영 칼럼] ‘조용한 다수’는 ‘나쁜 정치’를 심판했다

    국민은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절묘한 선택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진 6·4 지방선거의 표심이 그렇다. 정부·여당에 준엄한 경고를 하면서도 선거전 막판 정권심판론을 들고나온 야권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여야가 광역단체장을 8대9, 기초단체장을 117대80으로 나눠 가진 결과를 보라. 정치권 주변 논객들 일부는 이를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세월호 승객과 피해 가족들을 돌보는 데 무능했던 정부에 대해 ‘앵그리 맘’의 분노가 표출되리라는 기대가 어긋났다면서. 선거 결과를 놓고 “청와대와 여당이 어떠한 잘못을 범하더라도 뭉치는 이 힘을 직시해야 한다.”(조국 교수)는 언급에서 그런 심리가 읽힌다. 설마 자신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한 국민이 원망스럽기야 하랴만. 물론 개별 유권자들은 지역주의에 흔들리거나, 선동과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오답일지 몰라도 전체로서 국민은 항상 정답”이라고 봐야 한다. 바른말 잘하는 황주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말이다. 교육감 선거 결과도 그런 차원에서 수용해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보수 후보의 난립이 진보 후보들의 어부지리를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제 잘난 맛에 취해 욕심만 가득한 보수 후보들을 민심이 응징했다고도 볼 수 있다. 서울 교육감 선거를 보라. 친딸에게마저 배격당하는 막장극을 연출한 고승덕 후보에게 고개를 돌린 표가 또 다른 보수 후보인 문용린 후보에게 가지 않고 3등을 달리던 조희연 후보에게 간 ‘섭리’가 달리 있었겠는가. 사실 국민은 이번에 박근혜 정부에 큰 경종을 울렸다. 17개 시·도지사 선거 중 13곳의 여당 후보 득표율이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득표율을 밑돌았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격인 대구 유권자들조차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에게 역대 야당 시장후보 득표율 최고치인 40.3%를 몰아줬다. 그러나 이른바 ‘조용한 다수’는 야당의 정권심판론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새정연은 선거전 중반 이후 세월호 사태에 무기력했던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에 기대 박근혜 심판론에 슬쩍 올라타려 했다. 하지만 국민이 바보일 리는 없다. 국민은 세월호 승객을 구해내지도, 피해 가족의 비통함에 제대로 공감하지도 못하는 듯한 정부에 분노를 느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은 유병언·이준석·관피아로 대변되는 반칙·무책임·부패가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인 것쯤은 깨닫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매사에 가르치려고 들려는 언론과 정치권 주변의 논객들보다 먼저. 세월호 사태에 현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기 하지만 누적된 적폐 없이 현 정권에서 갑자기 불거진 것이란 주장을 양식 있는 다수 국민이 믿을 턱이 없었던 것이다. 어느 시인이 바람보다 먼저 눕지만 바람보다 또 먼저 일어나는 게 풀이라고 했던가. 민초들은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규명해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그저 박근혜 정부를 궁지로 모는 데만 골몰하는 야권 일각의 정략을 집단지성으로 간파한 것이다. 결국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에 합당한 책임만큼을 추궁했다고 봐야 한다. 개별 유권자의 총합으로 국민은 정권심판론에도, ‘박근혜 구하기’에도 응답하지 않고 오로지 ‘나쁜 정치’를 심판했을 뿐이다. 싸우더라도 더 안전한 대한민국, 그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본질적 목표를 놓고 싸우라는 명령이다. 여든 야든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데시벨 높은 목소리보다 다수의 소리없는 아우성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다. 박 대통령부터 반대세력과 담을 쌓고 독주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당과 적극 소통해 타협의 묘를 추구해야 한다. 새정연 측도 대통령을 ‘얼음공주’로 비난하다가 막상 눈물을 비치자 ‘악어의 눈물’로 매도하는 식의 주창저널리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그런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묻지마 적의’의 표출은 지난 선거에서도 다음 선거에서도 통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유념해야 한다.
  • 문창극 망언 동영상 파문에 새누리당 두둔 “더 잘해보자는 뜻 아니었을까” “말 몇마디로 재단하면 민주주의 부정”

    문창극 망언 동영상 파문에 새누리당 두둔 “더 잘해보자는 뜻 아니었을까” “말 몇마디로 재단하면 민주주의 부정”

    ‘문창극 망언 동영상’ 문창극 망언 동영상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 커지고 잇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일단 두둔하면서도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후보자가 임명 직후 ‘책임 총리’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기독교 장로로서 일제강점과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교회 강연내용이 정치권은 물론 국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파문을 키우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에는 자칫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총리 후보 신분에서 낙마하는 초유의 ‘인사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친박 주류를 중심으로는 아직 제대로 된 검증 전이어서 섣불리 재단하기에는 이르며 문 후보자의 직접 해명을 듣고 업무 능력을 파악하기 전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서 “’우리가 좀 잘해보자,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 민족이 더 잘하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면서 “악의를 갖고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는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 나오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문제들은 비공개회의 때 말해 달라”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를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총리 후보자든 장관후보자든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의 조해진 의원도 “인사청문회는 특정 정파가 당리당략에 따라 함부로 휘두르는 칼이 아니라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 눈높이로 공직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절차”라면서 “야당이 힘자랑하다 부메랑이 본인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문 후보자 발언의 전체 맥락을 다 알아야만 무슨 의미인지 평가할 수 있다”면서 “또 신앙적 표현과 일반 국민이 느끼는 세속적 입장은 다르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을 다투는 서청원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영광, 고난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귀납 시키는 게 신앙 간증 아니겠느냐”면서 “좀 시간을 주고 청문회에서 따져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세월호 참사로 악화된 민심 수습을 위해서라도 문 후보자가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문헌 의원은 “인사청문회 절차도 있겠지만 이를 통과하더라도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에 걱정이 든다”면서 “안 후보자 검증도 실패했는데 인사검증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구주류 친이(친 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人主以二目視一國, 一國以萬目視人主’(한 나라의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데, 세상은 수 만개의 눈으로 군주를 바라본다)라는 글을 올리고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문창극 논란에 새누리 반응은 “검증하자” vs “사퇴하라”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문창극 논란에 새누리 반응은 “검증하자” vs “사퇴하라”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문창극 논란에 새누리 반응은 “검증하자” vs “사퇴하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기도 전에 연이어 불거져 나오는 논란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불편한’ 마음으로 상황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후보자가 임명 직후 ‘책임 총리’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기독교 장로로서 일제강점과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교회 강연내용이 정치권은 물론 국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파문을 키우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에는 자칫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총리 후보 신분에서 낙마하는 초유의 ‘인사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친박 주류는 문 후보자의 직접 해명을 듣고 업무 능력을 파악하기 전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여권 내부에서 앞장서 ‘사퇴론’이 번지지 않도록 물밑에서 초·재선을 다독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서 “’우리가 좀 잘해보자,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 민족이 더 잘하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면서 “악의를 갖고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는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 나오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문제들은 비공개회의 때 말해 달라”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를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총리 후보자든 장관후보자든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문 후보자 발언의 전체 맥락을 다 알아야만 무슨 의미인지 평가할 수 있다”면서 “또 신앙적 표현과 일반 국민이 느끼는 세속적 입장은 다르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을 다투는 서청원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영광, 고난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귀납 시키는 게 신앙 간증 아니겠느냐”면서 “좀 시간을 주고 청문회에서 따져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후보가 제주 4·3을 폭동이라 규정한 것은 지당한 얘기”라면서 “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해서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면 자격이 있느냐”고 옹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세월호 참사로 악화된 민심 수습을 위해서라도 문 후보자가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초선 의원 6명은 보도자료를 내고 “문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면서 “인사검증에 실패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손질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당초 회견에 20명이 동참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대거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문헌 의원은 “인사청문회 절차도 있겠지만 이를 통과하더라도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에 걱정이 든다”면서 “안 후보자 검증도 실패했는데 인사검증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초선의 이상일 의원도 비공개 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에 국민 여론이 매우 안좋아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류 친이(친 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人主以二目視一國, 一國以萬目視人主’(한 나라의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데, 세상은 수 만개의 눈으로 군주를 바라본다)라는 글을 올리고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문창극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이해가 안되네”, “문창극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옹호해줄 것이 있지 이걸 옹호하나”, “문창극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 청문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개혁과 통합에 초점 맞춘 개각돼야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선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정부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해 실질적인 2기 내각을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그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데다 오는 16일부터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는 일정을 감안하면 응당 조속한 개각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한 인사검증 작업도 얼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개각에 걸린 의미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멀게는 박 대통령이 천명한 국가 개조의 출발점이며, 당면한 정국에 있어서는 지난 1년 4개월 이런저런 논란을 빚어온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일대 전환이 이뤄지는 분기점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 한편 우리 사회가 이 같은 비극을 딛고 일어서도록 할 동력을 확보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어떤 개각이 돼야 하는지는 진도 앞바다에 잠긴 세월호에 답이 있다. 바로 개혁과 통합이다. 관료사회를 중심으로 사회 각 부문에 켜켜이 쌓여 있는 적폐를 거둬내고, 비정상의 낡은 관행들을 쓸어내기 위한 개혁을 시작하는 개각이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그 개혁의 막을 박 대통령은 개각으로 올려야 한다. 마땅히 인선의 기준 또한 개혁을 향한 추진력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다. 집권 후 첫 조각(組閣)이 국정 5년의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가 놓였다면 이제 강력한 리더십으로 각 부문 개혁을 이끌 내각이 요구된다. 관료나 학자 대신 정무적 감각과 추진력, 개혁성을 갖춘 정치인을 중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은 개혁을 추진할 능력 못지않게 그럴 자격을 갖춘 인사라야 한다는 점이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서 보듯 개혁을 이끌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외려 개혁 대상으로서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면 이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를 떠나 정부의 개혁 동력 자체를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다. 청와대의 인선 작업이 지금 박 대통령의 낙점만 남겨 놓은 상황이라면 마땅히 개혁 능력보다 개혁 자격을 우선해야 한다. 일개 장관이나 참모의 개혁 능력보다 사회 전체와 국민 개개인의 개혁의지를 북돋우는 것이 국가 개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박 대통령은 깊이 새겨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개각은 그 자체로 통합적이어야 한다. 지역 안배가 요구된다. 지금 청와대와 정부, 검찰 등 이른바 권부는 부산·경남(PK) 출신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아무리 능력을 우선한 인사라 강변한들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역 안배가 국민통합의 충분조건일 수는 없으며 이를 넘어 국정 운영 자체가 국민 통합을 지향해야 함은 분명하나 지역 안배를 외면한 인사로 통합의 첫발을 뗄 수도 없는 일이다. 정파와 이념의 반경도 넓혀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권 인사도 과감하게 중용하는 협치(協治)의 국정을 펼쳐야 한다. 통합은 야당에 요구하기 전에 집권세력 스스로 실천해야 할 과제다. 이번 개각에서마저 ‘인사가 망사(亡事)’라는 비판을 듣는다면 박 대통령의 집권 중반 국정은 정처 없이 표류하게 될 것임을 박 대통령은 명심해야 한다.
  • 野 “국민 통합에 부적합” 與 “국가 대개조 적임자”

    10일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에 대해 여당은 호평했고, 야당은 혹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씨의 그간 언론 활동을 반추해 보면 복지확대 반대, 햇볕정책에 대한 노골적 적대 등 극단적 보수 성향으로 국민 화합이라는 시대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속에서 소통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적 요구와는 정반대로 간 인사이자 지방선거에서의 충청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총리 자리 하나로 만회하려는 임기응변식 인사”라며 “국민을 위한 인사가 아닌, 51%만을 추구하는 박근혜 정권을 위한 인사”라고 밝혔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기자들에게 “과연 책임총리를 맡기기에 걸맞은 인물인지, 소통과 통합 차원에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많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병기 주일대사의 국정원장 내정에 대해 “대통령 측근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것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국정원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국정원의 개혁은 없다’는 뜻을 보여 준 인사”라며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문 후보자는 정론직필의 정신 아래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와 국정 운영의 건전한 지향점을 제시해 온 분”이라며 “대통령과 정부, 정부와 국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적임자”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자에 대해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춘 데다 대통령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터라 대통령의 안보 철학을 잘 이해하고 안보 정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충청 배려’ 깜짝 발탁… 행정경험 전무·보수칼럼 부담

    ‘충청 배려’ 깜짝 발탁… 행정경험 전무·보수칼럼 부담

    새 국무총리 물색은 초반엔 비관료, 비법조, 비학계로 시작했다. 관료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관피아’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국가 대개조’를 맡기기는 어렵다는 여론에 의해 회피의 대상이었다. 법조계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들어 과도한 법조 출신 기용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학계는 과감한 개혁 추진에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서 초기부터 정치인들이 유력하게 검토되기 시작했으며 이런 기준에 가장 근접해 있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됐다. 그러나 안대희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인사 기준은 뒤섞이기 시작했다. 1차적으로 청문회 통과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폭넓게 여러 인사를 물색했으나 많은 검토 대상자들이 청문회 통과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 인사가 지연되자 ‘원점 재검토’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고, 하마평에 오르는 이름이 계속 늘어 갈 때 청와대는 언론인으로 눈을 돌린 끝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골라냈다. 박 대통령이나 다른 ‘실세’들과의 특별한 인연에서라기보다는 선택의 풀이 확대되면서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가 충청도 출신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청와대는 우선 그의 ‘비판적인 시각’을 높이 샀다. 문 후보자는 2011년 4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에서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 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지역 이기주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에 대한 직언이 가능한 인사라는 점이 강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본 듯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정책과 사회 전반을 살피며 여론 형성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와 여권에 대해 이반된 민심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이에 맞게 국정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청와대로서는 이번 인사가 기존의 인재풀에서 탈피했음을 보여 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문 후보자가 행정에는 경험이 없어 ‘책임총리’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햇볕정책 반대, 무상급식 반대 등의 보수 성향 때문에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이날 문 후보자가 총리에 지명되면서 현 정부에서 PK(대구·경북)에 이어 서울고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 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서울고 출신이다. 이 외에 서남수 교육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동문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을 포함, 장관급 인사만도 10명에 이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쓴소리, 듣는 사람 하는 사람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쓴소리, 듣는 사람 하는 사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랫사람의 쓴소리를 좋아할 윗사람은 드물다. 독하고 모진 쓴소리라면 더 그럴 것이다. 옛날 임금 앞에서 간언(諫言)을 하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당 태종 이세민의 정관지치(貞觀之治·태평치세를 이르는 말)가 지금도 회자하는 건 역설적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충신 위징(魏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그였지만 입바른 소리를 하다 목이 날아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즉위 초 신하들과 조회를 하는데 간신을 멀리해야 한다고 직언을 해 태종이 화를 참지 못했다. 태종이 후궁을 맞이하려 하는데 ‘정혼자가 있다. 이를 알고도 혼례를 한다면 백성의 부모된 도리라고 할 수 있느냐’며 혼인을 취소하게 했다. 또 18세 이상 남자들을 징병하려 들자 ‘못의 물을 말려 물고기를 잡으면 이듬해에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고 말렸다. 이 때문에 태종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저놈을 죽여버렸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고 한다. 의붓아버지와 두 동생을 죽이고, 어머니를 연금시키는 등 폭군 정치를 일삼은 춘추전국시대 진시황은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무모하고 잔인함을 들춰내는 ‘모초’라는 사람의 간언을 새겨듣고 정신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이후 흉흉한 민심이 돌아서고 진나라가 안정됐다. 아랫사람의 쓴소리를 잘 받아들여 성공한 사례들이지만 반대의 예도 적지않다. 비교하긴 좀 뭐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그런 예들이 있다. 몇 개월 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세월호 참사가 그런 사례에 속한다. 리조트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관련 재벌그룹 회장이 현장에 내려가 사죄하고 사후 수습에 나섰다. 최고 책임자가 참모들의 진언을 받아들여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세월호 참사는 좀 다르다. 이유를 막론하고 최종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해야 할 대통령이 사후 대응 단계에서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결국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수위를 크게 높이는 결과만 낳았다. 대통령이 자신과 정부에 모든 책임을 귀결시킴으로써 앞으로 세월호 같은 사고가 또다시 터진다면 정부는 정말 갈 곳이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해경을 폐지하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의 조치는 국민들에게 일시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수는 있겠지만 국가적인 틀에서 보면 성급하고 소모적이다. 5년 임기제하에서 정부 조직을 자꾸 건드려봤자 착근되기도 전에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는 우려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부가 스스로 책임의 범위와 개혁의 깊이를 광범위하게 정해 놓았으니 성공하길 바랄 뿐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우리다. 우리가 위정자들한테 쓴소리를 했으면 우리도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시쳇말로 하면 세월호 참사 분향소를 다녀오면서 신호등 위반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우리 아닌가. 해경을 잘 없앤다고 박수치면서 서해안에서 우리 영역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단속하지 못하면 왜 해경을 함부로 없앴느냐며 야단칠 게 아닌가. 작든 크든 뭔가를 고치려면 비용과 불편이 뒤따른다. 적어도 비행기나 고속버스를 탈 때 안전띠를 매고, 여객선 등을 이용할 때 비상훈련에 짜증을 내지 말아야 하는 것도 그런 것들이다. 입법기관인 국회도 자신들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안전 관련 법안, 민생 관련 법안 등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무슨 할 말이 있나. 국가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기업들도 공정한 경쟁, 사회적 배려에 인색해선 안 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이 있다. 정부가 과오를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다짐한 마당에 국민도, 국회도, 기업도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 쓴소리를 듣는 사람도,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장단이 맞아야 일이 될 것 아닌가. 그래야 거창한 국가개조까지는 몰라도 우리 일상의 적폐라도 청소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세월호 참사에 대한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편집국 부국장 bcjoo@seoul.co.kr
  • [사설] 국정운영 기조 바꾸는 인사여야 한다

    아무리 합목적적인 선한 인사라도 뒷말을 남긴다. 인사의 숙명이다. 중요한 것은 불순한 의도를 숨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의당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고칠 것은 고치고 향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은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역대 정권이 인사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 성적표는 과거 어느 정권 못잖게 초라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수행을 선언했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일진대 국가개조 또한 사람, 그러니까 인사로 뒷받침돼야 한다. 그 상징적인 인사는 총리다. 총리 인선이 오늘내일 이뤄질 듯하며 지체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 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한 안대희 총리 카드가 무산된 후 후임 총리의 자격으로 두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국가개혁의 적임자, 그리고 국민의 요구라는 조건이다. 국가 개혁이 곧 국민의 요구라고 할 수 있으니 그것은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대의 국정과제로 떠오른 관피아 척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개혁성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적폐인 관피아 혁파가 개혁성향의 총리와 장관 몇 명을 뽑는다고 이뤄질 수는 없다.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를 실시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가벼운 메스조차도 대기 어렵다. 총론에서 각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틀어쥐고 ‘깨알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 일방의 국정운영 스타일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비단 총리나 장관뿐 아니라 청와대 비서진 또한 ‘책임참모’로 진용을 갖출 때 공직사회의 개혁 기풍도 자연스레 생겨날 것이다.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는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가 없다면 차라리 섣부른 개혁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소통과 통합에 방점을 둔 인사를 하는 게 낫다고 본다. 그것이 민심이 갈리고 불신이 팽배한 우리 사회를 보듬어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제 단행된 청와대 홍보수석 인사는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선언한 뒤 첫 인사라는 점에서 한층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의 언론사 재직 시 처신을 놓고 말들이 많다. 교체이유도 분명히 설명하지 않은 채 청와대 다른 참모진과 분리해 처리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경우는 ‘특별 배려’를 해야 할 이유라도 있는가. 세월호 정국에서 KBS사태 등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음에도 재·보선 출마설까지 퍼지고 있으니 민심을 거스른다는 소리도 나올 만하다. 타당한 원칙과 기준에 의한 인사라면 토를 달 이유가 없다. 권력의 울타리를 지키는 그들만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여야 설득력이 있다. 인사에 관한 한 국민은 청와대의 각성과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안 총리 후보에 대한 검증 실패의 책임을 모면할 길 없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인사 쇄신의 총체적 책임을 지고 진작에 사퇴했어야 했다. 물러나는 데도 때가 있는 법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국가 개조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김 실장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무리 권력 운용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세월호 분노’를 잠재우고 가라앉은 국정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도 대대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정치공세로만 여길 게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소리로 새겨야 한다.
  • [사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세무비리 끝이 안 보인다

    최근 들어 세무공무원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비리의 끝이 어디인지 세무당국에 되물어야 할 상황까지 온 듯하다. 경찰은 그제 위장 ‘카드깡’ 가맹점의 불법영업과 탈세를 눈감아주고 억대의 뒷돈을 받은 서울지역의 세무공무원 10여명을 적발해 3명을 입건했다. 카드깡 가맹점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이들은 신용카드사 직원들과 짜고 카드깡 업자가 수백억원을 탈세하도록 도왔다. 며칠 전에는 세무조사 대상업체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인천의 모 세무서 과장 등이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간 크게도 국세청이 대규모 자정결의를 한 다음 달인 지난해 5월 비리를 저질렀다.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단순 금품 수수에 그치지도 않는다. 퇴직 후에 세무 조사를 무마해 주는 브로커 노릇도 한다. 최근에 드러난 두 명의 전직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세(稅)피아’(세무공무원 마피아)의 전형을 보였다. 7급으로 퇴직한 이들은 세무법인을 운영하며 브로커로 변신했고, 현직 동료들에게 로비를 서슴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가야쇼핑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조건으로 1억 4500만원을 챙겼다. 전·현직이 비리의 한통속이었다. 봐주기 세무 조사가 동양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굳이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과거 국세청장의 예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세무공무원은 비리의 유혹에 항시 노출돼 있다. 세금을 덜 내려는 기업(사업자)과 세금을 더 거둬들이려는 세무공무원 간의 담합 우려 또한 적지않다. 세무공무원의 범죄 비율이 일반공무원보다 두 배가량 많고 증가율도 높다는 통계 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무공무원이 비리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세무 비리에 대한 눈총이 따갑던 지난해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세무 비리 근절을 약속했었다.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을 하겠다고 굳은 다짐도 했다. 국세청에 조사 분야의 비리를 전담하는 특별감찰조직을 신설하고, 조사 분야에서 비리를 저지른 직원을 영구 퇴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드러나는 비리는 당시 목민심서의 글귀까지 새기며 다짐했던 걸 무색게 한다. 일련의 세무공무원의 비리가 보다 더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지금은 세무 행정의 위기다. 때만 되면 내놓았던 고리타분한 비리근절책을 다시 꺼내 놓을 건가. 세무 행정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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