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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野 ‘檢 수사 압박’ 공조… 秋 “포괄적 뇌물죄 적용, 법정 세울 것”

    3野 퇴진운동 방식 놓고 ‘엇박자’ 秋 “시·도당 중심으로 전개” 박지원 “시민단체와 연대 반대” 3야대표, 오늘 구체적 퇴진 논의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 연기를 요청하고 하야 거부 의사를 시사하자 하루빨리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동시 압박에 나섰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 제안으로 균열을 보였던 야권 공조 체제가 박 대통령의 버티기로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추 대표는 16일 민주당의 ‘박근혜 대통령, 국민법정에 세우다’ 긴급 토론회에서 “검찰은 어떻게 하든지 (박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만은 피하자고 하지만 포괄적 뇌물죄의 전례는 있었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그랬다. 오히려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덜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전날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전국민적인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가세하면서 퇴진운동이 더 힘을 받게 됐다. 추 대표는 현판식에서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시·도당이 중심이 돼 박 대통령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박 대통령의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국민의당도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촉구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회의에서 “민심은 천심으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이 역천자(逆天者)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현재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시간을 끌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면서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에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퇴진 운동 방식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시민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당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기구를 만들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반대했다. 그는 “3당 대표대로 협의하고 시민사회와 협의할 게 있으면 하는 것”이라면서 “연대기구를 만들면 시민사회단체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천정배 전 대표는 “야권 공조를 튼튼히 하고 시민혁명을 이끄는 민심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정치권과 각계각층 대표로 비상국민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야 3당 대표는 17일 회동해 야권 공조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의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靑, 야권 인사 엘시티 연루 확인?… 최순실 정국 물타기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靑, 야권 인사 엘시티 연루 확인?… 최순실 정국 물타기 의혹

    野공세 위축·여론 반전 기대 檢 조사 건너뛰고 특검 직행 기류내년 4월 초까지 시간벌기 관측朴대통령 내부현안 꼼꼼히 챙겨 최순실 사태로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전격 지시하고 나선 것은 야권에 대한 전면적 역공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은 엘시티 사건에 여권은 물론 야권 인사도 연루됐다는 정보를 박 대통령이 확보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했다. 즉 엘시티 수사 결과 유력 야권 인사의 이름이 나올 경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의 논리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려고 엘시티 수사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엘시티 사건에 여야 모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 국민 여론이 정치권 전체에 대한 환멸로 전환되고 최순실 사태로 성난 민심이 잦아들기를 청와대는 기대하는 눈치다. 그에 앞서 최순실 사태에 쏠려 있는 여론이 엘시티 사건으로 분산되는 것도 부수적인 기대라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미루면서 시간끌기에 들어간 것도 역공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전날 “되도록 서면조사를 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적으로 검찰 조사를 사실상 건너뛰고 바로 특검으로 가고 싶어 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에는 서면조사만 응하고 특검에서 대면조사를 한 차례 정도 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유죄가 명시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피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끄는 데는 ‘특검 직행’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 기간은 최장 4개월이기 때문에 다음달 초 특검이 개시된다 해도 내년 4월 초에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일단 그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여론의 반전을 기대하는 게 청와대로서는 낫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박 대통령의 엘시티 사건 철저 수사 지시는 여론 반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야당의 공세를 위축시키면서 특검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다목적 카드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대응을 좀더 큰 각도에서 조망하면, 권력을 내놓을 의향이 전혀 없다는 뜻이 된다. 엘시티 사건 철저 수사 지시는 누가 보더라도 최순실 사태 ‘물타기 전략’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버티면서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비쳐진다. 실제 박 대통령은 공식 일정만 잡지 않을 뿐 내부적으로는 현안을 빠짐없이 챙기는 등 국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이후 주재하지 않고 있는 국무회의를 다음주 주재하며 정상적인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의결을 명분으로 국무회의 의사봉을 다시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엘시티 엄중 수사 지시…野 “본인은 靑 셀프 감금하면서…”

    朴대통령 엘시티 엄중 수사 지시…野 “본인은 靑 셀프 감금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의혹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데 대해 여당은 ‘엄정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을, 야당은 박 대통령부터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을 각각 주문했다. 새누리당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의혹을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로 말한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또 이에 따라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특별수사부를 꾸려 비장한 자세로 수사하는 만큼 야당도 ‘최순실 사태’와 연관 지어 불신을 키우기 위한 공세의 소재로 활용하는 일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야당의 ‘물타기’ 의혹 제기에 대해 “그렇다면 범죄 혐의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기본적 기능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면서 “이를 양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엘시티 사건에 대해서도 당연히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도, 대통령부터 검찰 수사에 솔선수범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당연히 철저한 수사와 함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퇴진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어불성설이자 가당치 않다. 박 대통령은 엘시티 사건을 사정당국에 맡겨두고 검찰 조사에 응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나 성실하게 답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당 ‘번개 촛불’ 집회에 참석해 “국민은 대통령보다 똑똑하다. 가장 큰 죄를 저지른 시국사범, 온 국민이 지탄하는 피의자가 ‘사건 하나 물었다고 큰소리친다’고 눈치챘을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셀프감금’하면서 촛불민심이 무서워 나오지 못하는 피의자 박 대통령이 저렇게 떵떵거린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는 온갖 특권으로 거부 또는 연기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않은 대통령이 엘시티 비리 수사는 신속, 철저 수사를 외치고 있으니 전형적 물타기이자 공안정국을 조장, 퇴진 국면을 전환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불행한 국무위원 나오지 않기를”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가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해 “정말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시국 참회’라는 제목으로 “저와 같이 불행한 국무위원이 다시는 이 땅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또 “아이들이 ‘대통령 퇴진’을 외쳐야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류 교수는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밤”이라고도 말했다. 지난 주말 100만명의 촛불 민심을 TV로 지켜본 현 정부 국무위원 출신의 첫 반성문이다. 179자짜리 짤막한 글에는 작금의 정치현실에 대한 착잡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은 벌써 두 차례나 머리를 숙였고, 금명간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책임을 둘러싼 계파 싸움에 매몰된 새누리당 의원들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사과 이벤트를 갖기는 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보좌했던 국무위원의 참회는 남다르다. 따져보면 류 교수는 2015년 3월까지 만 2년 동안 통일부장관으로 재직했지만 남북관계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나름대로 천안함 폭침에 대응했던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남북관계를 위한 ‘돌파구’까지 구상했지만 정부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교류 콤플렉스’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터다. 더욱이 ‘통일 대박’이라는 표현과 ‘개성공단 폐쇄’ 결정마저 최씨의 힘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남북기밀마저 최씨에게 넘어간 판이니 전직 장관으로서 황당할 수밖에 없다. 다른 전·현직 국무위원들도 떳떳할 수는 없다. ‘문고리 3인방’이나 실세 참모들의 벽에 막혔건, 대통령의 기에 눌렸건 간에 헌법 87조 2항에 규정된 국무위원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분노를 유발한 공동정범이나 다름없다. 최씨의 국정 농단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식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전직은 차치하고 현 국무위원들은 비상시국에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맡은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국록을 받는 공무원의 막중한 책무인 까닭에서다. 대통령이 식물상태인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이 흔들릴수록 국정 정상화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더이상 ‘불행한 국무위원’이 나오기를 원하지도 않고, 참회를 듣고 싶지도 않다.
  • [사설] 17% 지지율에도 집안 싸움만 하는 새누리당

    ‘최순실 국정 농단’이 빚은 비상시국에 집권 여당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정부와 함께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새누리당은 사태 해결을 위한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태 수습책과 당 지도부 사퇴를 놓고 친박, 비박 간에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00만 시민들의 ‘촛불 민심’을 보고도 자중지란의 집안 싸움을 벌이는 새누리당을 차라리 해체하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력에 구멍이 뚫린 엄중한 시국이라면 국회라도 중심을 잡고 침몰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려면 야당보다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짊어져야 할 책무가 더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일치단결해도 시원찮은 판에 내부 파열음만 터지고 있다. ‘한 지붕 두 체제’로 쪼개지지 않았을 뿐 사실상 붕괴 직전의 모습이다. 비주류 진영은 어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구성한 ‘비상시국위원회’의 공동대표에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12명을 선정했다. 이정현 대표의 현 지도부에 맞서 따로 ‘살림’을 차리며 독자 지도부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당의 발전적 해체,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비주류가 이렇게까지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그동안 주류 친박계가 보여준 행태와 무관치 않다. 지금 새누리당 지지율은 17%로 더불어민주당 31%의 반 토막에 가깝다. 이는 최씨 일당의 국정 농단과 국기 문란으로 어린 학생들까지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것을 보고도 기존의 ‘청와대 이중대’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에만 골몰하는 친박 지도부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질책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나를 제값으로 대접해 준 사람은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인간적 도리를 다해야 한다”며 의리 타령을 하고 있으니 당 안팎에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친박들이 당권에 연연해 ‘거국내각 출범 후 이 대표 사퇴’, ‘1월 전당대회’를 외치는 것은 누가 봐도 시간벌기용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 오죽하면 야당에서도 현 지도부를 협상의 파트너로 거부하겠는가. 진정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자 한다면, 또 보수 정당의 작은 불씨라도 꺼뜨리지 않으려면 현 지도부 체제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조건 없이 사퇴하고, 당 체제를 완전히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 [씨줄날줄] 과유불급 정치/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과유불급 정치/강동형 논설위원

    한비자는 권모술수 통치술을 제시한 법가를 대표하는 사상가다. 마키아벨리가 한비자를 사사해 군주론을 쓰지 않았나 할 정도로 두 사람은 닮은 데가 많다. 한비자 망징편(亡徵篇)에 나라가 망하기 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징조들이 나열돼 있다. 나라가 망하는 징조 47개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 데 그건 지나치거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외교관계에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거나, 지나치게 나라의 재물을 낭비하거나, 지나치게 신하를 편애하거나 하면 나라에 망조가 든다는 설명이다. 그의 생각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과유불급은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다. 여기서 과와 불급은 선악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세상과 삶을 대하는 태도인 동시에 극복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렇게까지 된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뭐래도 불통, 다시 말해 소통 부재에 있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장 부족한 게 소통이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드러난 사실이지만 소통 부재는 국민과 야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청와대 내부, 여당의원 사이에서도 소통은 이뤄지지 않았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도 대통령 대면 보고를 못 하고, 문고리 3인방 등 소수의 측근과 비선인 최순실씨에게 의존했다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소통 부재는 결국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낳았다. 내홍에 휩싸인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도 귀를 닫아 놓고 나 홀로 행보를 이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의 행보에서 명분과 실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엊그제 해프닝으로 끝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와 철회도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지나침의 연속이다. 추 대표 개인은 물론 민주당의 이미지에도 큰 흠집을 냈다. 추 대표의 잘못은 야당대표로서 차별적인 역할을 하고 싶은 명예욕이 앞섰거나 당내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야 영수회담을 놓고 갑론을박하면서 민주당은 대통령 퇴진을 반나절 만에 당론으로 정한 것이나, 영수회담을 일방적으로 철회한 것도 지나친 결과물이다. 그동안 민주당 당론이 성난 민심보다는 반 발짝 뒤따라오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다. 지금 정치권에는 완충지대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와 여권, 야 3당의 통일된 주장은 장점만 있는 게 아니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과유불급이 아닐 수 없다. 과유불급 정치의 폐해를 줄이는 길은 중용지도(中庸之道)에 있다고 한다. 치우치지 않은 평범한 가운데 진리가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가득 채우면 텅 비어 버리고, 7할만 채우면 온전한 계영배(戒盈盃)의 교훈도 되새겨 봤으면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사설] 국정 혼란 조기 종식하는 해법 마련하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어제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전제로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던 그가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즉각적 퇴진 운동을 공식화한 것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선언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즉각 퇴진·하야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역시 즉각 문 전 대표의 발언을 환영하면서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 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퇴진 방안을 놓고 온도 차를 보였던 야 3당은 금명간 대표 회동을 통해 즉각적인 퇴진·하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헌정 중단을 이유로 대통령의 2선 후퇴도 거부하고 있는 청와대와 친박이 장악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반발도 거세다. 여야의 대치로 국정은 더욱 혼란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87년 헌법체제 가동 이후 대한민국은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헌법 파괴적인 ‘최순실 국정 문란’ 사태에 직면해 직간접으로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권한 이양 범위와 맞물린 논란이다. 이른바 헌법 71조가 말하는 대통령의 ‘사고 때’ 권한 이양을 둘러싼 논쟁이다. 여권은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단축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며 탄핵만이 법의 테두리에 있다는 주장이다. 헌법상 대통령 탄핵은 국회 발의부터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론까지 최소 180일(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되고 이 기간에 국정 혼란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 ‘100만 촛불시위’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란 민심과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야권 역시 내부적인 이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는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이 지경까지 국정의 혼란을 자초한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 6·29 시민항쟁 이후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는 ‘11·12 광화문 촛불 집회’가 이를 증명한다. 성난 민심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도도히 흐르는 대한민국의 민심일 것이다. 야당에도 당부한다. 성난 민심에 편승해 반사이익을 통해 국정 주도권을 쥐려는 것은 정치공학적 접근법이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당내 반발로 철회됐지만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추진한 박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역시 수권 정당의 대표가 취할 일은 아니다. “민심이 야당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지적한 김종인 전 대표의 발언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질서 있는 퇴진’은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헌정 중단을 막는 해법이다. 박 대통령은 국가 통치자로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 혼란을 조기에 종식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고 야권 역시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할 공동 책임이 있다.
  • 최장집 “박정희 패러다임 다한것… 탄핵 절차는 헌법 지킬 기회다”

    최장집 “박정희 패러다임 다한것… 탄핵 절차는 헌법 지킬 기회다”

    정운찬 “40년 전 시대로 되돌려… 대통령 빨리 물러나는 게 천심” “박근혜 정부의 파탄은 1960~70년대 시행되고 완성된 권위주의적 산업화, 즉 박정희 패러다임이 시대적 역할을 다했음에도 그것을 부활시키고 재현하려 했던 국가의 구조와 운영원리의 시대착오적 성격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15일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마련한 ‘헌정위기, 누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시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국가는 작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영역으로 확대했다”며 “이에 따라 공적·사적 영역 사이의 모호한 공간과 영역이 확대돼 부패한 거래가 생겼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대학 내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그는 “우리 사회는 자율적인 시민사회의 힘이 약한 반면 권한은 대통령에게 집중됐다”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날 유신시대에 정점을 보여줬던 박정희식 국가운영 패러다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두 번의 정권 교체로도 현 야권은 이 패러다임을 깨뜨리지 못했다”며 “정부 운영의 미숙으로 시민들이 투표할 때 해결하길 바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현 상황을 대통령과 행정부가 일시에 무력화돼 국정이 마비된 헌정 공백으로 규정하고 국회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는 탄핵 절차를 밟고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조기 대선도 절차에 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탄핵 절차는 민주주의를 운영하면서 헌법을 지킬 기회로, 이를 직접 하는 것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마비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으므로 정당 간 합의로 거국내각과 같은 방식으로 행정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집행하는 사법행정기구의 역할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권력 수단이자 도구로서 역할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정치인들이 헌정 공백을 채우려는 노력보다 여론의 추이를 보며 수동적 내지 전략적으로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광장에서 시민들의 분노에 동참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박근혜 정부는 21세기 대한민국을 40여년 전 박정희 시대로 되돌렸다”며 “국정 운영의 기능결손 상태인 박 대통령에게 나라와 국민의 생존을 더는 맡길 수 없다. 빨리 물러나는 것이 민심이자 천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보호무역의 파고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데다 2%대 성장도 위협받으며 일자리는 줄고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정경유착, 남북관계 파탄, 권위주의의 부활 등 시대착오적인 정책과 사회적 병폐를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부자 몸조심’ 비판에 文 하야투쟁 강공 선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12일 촛불집회(의 퇴진요구)에 대통령이 대답할 시기가 어제(14일)였고 아무런 성의 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을 경우 퇴진 운동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민주당 당론도 그렇게 정리가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뛰어든 배경을 밝혔다. ●“朴대통령 권력에 대한 미련 못 버려” 문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부자(차기 대선지지율 1위) 몸조심하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오로지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충정 때문이었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졸속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는 등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민심을 거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견문도 주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세 번째 시국항쟁’ 이용 안 돼” 문 전 대표는 최근 정국을 4·19 혁명,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로 일어나는 범국민적 항쟁으로 규정하고 “그때 국민들은 혁명에 성공했는데, (4·19 당시)민주당 정부의 실패와 (1987년 야권)정치권의 분열 때문에 열매를 맺지 못했다. 이번에는 지나치게 정치권이 주도해 이용하려는 시도는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력교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과거와 결별해야 한다. 국가를 대개조하는 명예혁명에 나서야 한다.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광주발언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광주·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대선도 포기하고 정치도 그만둘 것이라는 발언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버티는 靑 - 탄핵 주저하는 野 … 최순실 정국 장기화 조짐

    대통령 혐의 입증 땐 즉시 탄핵 추진할 수도… ‘촛불민심’ 더 거세질 경우 새 국면 돌입 전망 야권이 15일 탄핵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략을 굳힌 반면 청와대는 탄핵을 당할지언정 퇴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당장 탄핵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은 야권의 전략이 ‘탄핵보다는 퇴진’ 쪽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100만 촛불 민심’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탄핵을 주저하는 것은 절차적·시간적으로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위법이 법적으로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탄핵요건 미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데다 정국의 초점이 탄핵이냐 아니냐로 맞춰지면서 박 대통령 관련 의혹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우려가 있다. 여기에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 29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세할지 확실치 않고,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과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야권은 자칫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탄핵 카드보다는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하야를 요구하는 편이 리스크가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퇴진보다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퇴진은 스스로 위법을 인정하고 100% 물러나는 수순이지만, 탄핵은 국회 의결 과정이나 헌재 심판 과정에서 뒤집어질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퇴진보다는 탄핵으로 가는 게 시간을 끄는 데 더 유리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은 최장 6개월이 걸리고 그에 앞서 국회 탄핵 논의 및 소추 과정에서 찬반 논란으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검찰이 최순실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을 명시한다면 바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검(최장 4개월) 결과를 본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자라면, 내년 3월 말쯤 특검 결과가 나오고, 그때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헌재 심판 기간 6개월을 감안하면 내년 9월 말쯤에나 박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도 청와대도 시간을 끄는 게 불리할 게 없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묘하게 맞아떨어져 장기전을 불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 상황이 그대로 정체된다는 전제 아래서의 시나리오다. 박 대통령 관련 대형 의혹 또는 증거가 추가로 제기되거나 국민들의 하야 요구가 더욱 거세게 분출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靑 “하야·퇴진 안 한다” 文 “국민과 퇴진 운동”

    靑 “하야·퇴진 안 한다” 文 “국민과 퇴진 운동”

    문재인 “시민단체 등과 비상기구” 청와대 ‘질서 있는 퇴진’ 검토 안 해… “차라리 탄핵이 낫다” 기류도 청와대가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나 퇴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은 박 대통령 퇴진 투쟁을 본격화하고 나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은 협상의 여지 없는 벼랑끝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하야나 퇴진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하야나 퇴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나 ‘질서 있는 퇴진’(과도내각 구성과 조기대선 실시 후 하야)은 물론 국무총리에게 전권을 넘겨주는 2선 후퇴도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청와대 일각에서는 하야나 퇴진을 할 바에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면서 “국회가 헌법대로 탄핵을 추진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처음으로 공식 요구하고 나서면서 야권 대선주자 중 마지막으로 퇴진 공세 대열에 합류했다. 민주당도 이날부터 본격적인 퇴진투쟁 체제로 전환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문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전국적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며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지역까지 함께하는 비상기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퇴진운동의 전 국민적 확산을 논의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조건 없는 퇴진 선언 이후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비상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또한 “(시간이 걸리는) 탄핵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압도적 민심은 즉각 퇴진”이라면서 “탄핵 절차를 밟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론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대목”이라며 정치권의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추미애 대표는 “야 3당과 시민사회가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 노력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조만간 대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 퇴진을 관철하기 위한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버티는 靑-탄핵 주저하는 野… 최순실 정국 장기화 조짐

    야권이 15일 탄핵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략을 굳힌 반면 청와대는 탄핵을 당할지언정 퇴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당장 탄핵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은 야권의 전략이 ‘탄핵보다는 퇴진’ 쪽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100만 촛불 민심’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탄핵을 주저하는 것은 절차적·시간적으로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위법이 법적으로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탄핵요건 미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데다 정국의 초점이 탄핵이냐 아니냐로 맞춰지면서 박 대통령 관련 의혹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우려가 있다. 여기에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 29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세할지 확실치 않고,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과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야권은 자칫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탄핵 카드보다는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하야를 요구하는 편이 리스크가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퇴진보다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퇴진은 스스로 위법을 인정하고 100% 물러나는 수순이지만, 탄핵은 국회 의결 과정이나 헌재 심판 과정에서 뒤집어질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퇴진보다는 탄핵으로 가는 게 시간을 끄는 데 더 유리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은 최장 6개월이 걸리고 그에 앞서 국회 탄핵 논의 및 소추 과정에서 찬반 논란으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검찰이 최순실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을 명시한다면 바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검(최장 4개월) 결과를 본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자라면, 내년 3월 말쯤 특검 결과가 나오고, 그때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헌재 심판 기간 6개월을 감안하면 내년 9월 말쯤에나 박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도 청와대도 시간을 끄는 게 불리할 게 없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묘하게 맞아떨어져 장기전을 불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 상황이 그대로 정체된다는 전제 아래서의 시나리오다. 박 대통령 관련 대형 의혹 또는 증거가 추가로 제기되거나 국민들의 하야 요구가 더욱 거세게 분출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분노의 민심 앞에 선 朴...변호사 비용은 사비로

    분노의 민심 앞에 선 朴...변호사 비용은 사비로

    분노의 민심 앞에 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선임한 변호사 비용은 사비로 낼 예정이다. 청와대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변호사 비용은 특수활동비가 아닌 사비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변호인 선임이 대통령의 업무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의미다. ‘대통령 박근혜’가 아닌 ‘개인 박근혜’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는 셈이다. 이런 결정에는 국민적인 분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야, 탄핵 요구로 뭉친 민심 앞에서 특수활동비를 사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변호사 선임에 공금을 사용할 경우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탄핵 심판 당시 법률 대리인단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변호사 선임료를 사재로 지불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 선언두고 박지원이 페북에 남긴 말은?

    문재인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 선언두고 박지원이 페북에 남긴 말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5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늦었지만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퇴진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조건 없는 퇴진을 이야기했지만 실현 방안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 대통령의 탈당, 둘째 4자 영수회담을 통한 총리 추천, 셋째 최순실·우병우 사단을 제거한 인적 청산 및 조각을 통한 거국중립내각 구성, 넷째 대통령의 검찰 수사·국정조사·별도 특검 수사를 통한 질서있는 퇴진”을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과 표창원 의원 등이 환영의 뜻을 보냈다. 문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재명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환영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 시장은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헌정질서 회복 민주공화국 가치가 실현되는 나라 위해 박근혜 퇴진 운동 함께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도 관련 기사를 공유하는 것으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또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지만, 잘못 뒤 대응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고 사과한 뒤 책임을 지고 다시 새롭게 시작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거짓과 술수, 부인과 부정으로 모면하는 자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썼다. 한편 이날 문 전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지역까지 함께 하는 비상기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퇴진운동의 전 국민적 확산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질서있는 퇴진’ 방안은 비상기구에서 논의되고 국민의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朴대통령 퇴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퇴진운동”

    문재인 “朴대통령 퇴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퇴진운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조건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저는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말했던 ‘중대결심’을 이제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선언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지역까지 함께 하는 비상기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퇴진운동의 전 국민적 확산을 논의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대통령의 2선후퇴를 요구해왔지만 박 대통령의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표는 “이제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약관화해졌다. 광화문 광장에서 쏟아진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의 통탄은 대통령의 하야만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절망감의 표현”이라며 “대통령의 퇴진을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나라의 근본을 확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이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주권이 바로 서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는 국민의 합의”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헌법유린·국정농단, 권력형비리 사건을 접하며 참담한 부끄러움과 깊은 분노를 느껴왔지만, 최대한 인내해 왔다”며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일부의 비판까지 감수했다. 이는 오로지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충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러한 저와 우리 당의 충정을 끝내 외면했다”며 “오히려 졸속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는 등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민심을 거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과거와 결별하고 국가를 대개조하는 명예혁명에 나서야 한다”며 “부패와 특권을 대청산하고 ‘흙수저’ ‘금수저’가 따로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과 성숙한 민주의식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미애 “야3당·시민사회와 비상시국기구 구성해 대통령 퇴진운동”

    추미애 “야3당·시민사회와 비상시국기구 구성해 대통령 퇴진운동”

    당내·외 비판에 직면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 참석을 철회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른 야당들과 시민사회와 함께 비상시국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수회담이 취소된 일에 대해 “제 뜻과 다르게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면서 “두 야당에도 깊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단독 영수회담을 추진했다는 지적에 대해 추 대표는 “이번 담판은 여당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민심을 여전히 직시하지 못하고 오판할 경우, 국민과 국가의 고통이 심각한 재앙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면서 “여전히 대통령에게 가감 없는 생생한 상황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깊은 우려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야권과 시민사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통령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조속한 국정 정상화와 국민이 원하는 민주정부 이행을 위해 힘을 합쳐 퇴진운동에 박차를 가하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차 밝혔듯이 저는 대통령의 하야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조속한 해법이라 믿으며 그간 민주당이 그 결론에 국민과 함께하도록 노력해왔다”면서 “이번 담판은 어떤 정치적 절충도 있을 수 없으며 최후통첩이자 최종담판의 성격이었지만 본의 아닌 오해와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을 깊이 받아들여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현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오늘부터라도 야3당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기 위한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 노력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질서있는 퇴진론, 여야 모두 제기…野3당 ‘朴대통령 퇴진’ 당론 통일

    질서있는 퇴진론, 여야 모두 제기…野3당 ‘朴대통령 퇴진’ 당론 통일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개최 합의가 추 대표 측의 철회로 백지화되면서 15일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질서있는 퇴진론’이 나오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영수회담을 백지화했다.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야권 공조를 깨트리는 만큼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대의견을 제기해서다. 추 대표는 “하야하라는 민심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이를 분명히 알려주고 싶었다”며 “의원 총의와 시민사회 원로들의 뜻에 따라 철회를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추 대표는 회담 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당론으로 박 대통령 퇴진이라는 총의가 모였고, 이미 그 의사가 밝혀진 만큼 회담은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그런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대통령 퇴진’으로 전열을 급속히 재정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 당론을 변경했다.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박 대통령의 2선 후퇴가 기존 입장이었으나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추 대표의 회담 철회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야권 공조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자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단독회담 철회를 환영한다”면서 “이런 결단은 보다 공고한 야3당 공조를 확인한 것이다. 추 대표와 함께 저는 박 대통령 퇴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영수회담을 철회한 민주당의 의총 결과를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 “이제 야3당이 대통령 퇴진으로 입장이 통일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국수습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을 계속해서 추진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연국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해 둔 상태인 만큼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檢, 결과 공개 원칙으로 박 대통령 조사해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직 대통령 조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 방침을 세우고 조사 일정을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한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대통령 조사는 불가피하다. 지난 주말 거대한 분노의 촛불을 밝힌 국민의 눈길은 이제 검찰을 향하고 있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민심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악화할 수도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 조사에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진술 내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르·K스포츠재단의 774억원 모금을 대기업들에 강요했는지 여부다. 안 전 수석은 이미 대통령 지시로 모금했다고 진술했다. 기업의 청탁 여부에 따라 직권남용이나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발언 자료, 외교·안보 관련 국가 기밀이 최순실씨에게 넘어간 의혹도 대통령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기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민간기업인 CJ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강요 의혹, 최씨 등의 문화체육계 인사 전횡 대통령 연루 의혹 등도 조사 대상이다. 관건은 검찰의 수사 의지다.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황제 수사’, 최순실씨의 늑장 체포 등에서 보듯 검찰은 그동안 이해할 수 없는 수사로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 박 대통령 조사에 대해서도 국민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이유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례가 꼽힌다. 1998년 특별검사는 당시 극비리에 백악관에 수사요원을 보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혈액을 채취했다. 클린턴은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현직 대통령을 일반 피의자 다루듯 조사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예우를 갖추되 요식행위나 보여주기식 조사가 되지 않도록 빈틈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야 한다. 조사 장소도 검찰청사가 어렵다면 청와대나 안가가 아닌 제3의 장소로 해 검사의 자유로운 조사를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에선 어제 이번 의혹을 수사할 별도의 특별검사법안에 합의한 상황이다. 검찰은 제기된 문제에 대해 한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수사가 이전처럼 요식행위로 흐를 경우 특검에 의해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그보다 부실한 수사는 검찰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을 남길 것이다. 조사 내용은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신만 커진다.
  • [사설] 영수회담 무산됐어도 ‘질서 있는 퇴진’ 방안 찾길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마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처방은 중구난방이다. 지난 주말 ‘촛불집회’의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下野)로 모인 듯하다. 여기에 야권 강경파는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탄핵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박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국회는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을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지지율이 5%에 불과하다고는 해도 여론에 밀린 대통령의 퇴진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게다가 즉각적인 하야와 탄핵은 물론 대통령직 고수 방안까지 정치사회적인 부담은 크기만 하다. 현실적 대안으로 ‘질서 있는 퇴진’이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물러나되 합의로 시기와 방법을 정해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무산된 것은 아쉽다. 영수회담은 추 대표가 어제 전격 제안하자 청와대가 수용했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깊은 불신을 표시하면서 ‘야권 공조’가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던 듯하다. 여기에 민주당 내부의 반발마저 거세지자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강행할 동력을 잃은 것 같다. 추 대표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빨리 하야하는 것이 정국 수습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해 왔다. 추 대표와 민주당은 주최 측 추산이기는 하지만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한 ‘100만 민심’을 등에 업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영수회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할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나아가 추 대표가 일방적인 ‘최후통첩’에 그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설득력 있는 일정표를 제시할 경우 다른 야당의 반발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그럴 경우 영수회담은 꺼져 가는 국정의 생명력을 회생시키는데 최소한의 역할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수회담은 무산됐지만 ‘질서있는 퇴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가는 노력까지 취소돼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다른 당도 아닌 자기 당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마저 무산시킨 것은 성급하면서도 무책임한 처사다. 그럴수록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오늘이라도 다시 마주 앉아 ‘질서 있는 퇴진’의 합리적인 방안에 합의해 박 대통령에게 제안하는 것을 고민하기 바란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물론 여야를 막론한 어떤 대선 주자도 불만을 갖지 않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배제하지 않는 일정을 담는 게 자연스러운 전제일 것이다. 박 대통령도 제안서에 담길 수밖에 없을 ‘퇴진’ 문구에만 분노할 것이 아니라 ‘국정 정상화’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야권 모두 진심으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 [열린세상] 선조와 유성룡, 촛불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열린세상] 선조와 유성룡, 촛불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420여년 전인 1592년 임진왜란이란 거대한 해일이 조선을 덮쳤다. 도순변사 신립(申砬)이 탄금대에서 패전하자 선조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선조실록’ 25년(1592) 4월 28일자는 “패전 보고가 이르자…(선조가) 파천(播遷·도성을 버리고 도주하는 것)을 발의했다”고 전하고 있다. 왜군은 아직 충주에 있었지만 선조는 도주할 생각부터 먼저 했다. 정승 유성룡(柳成龍)과 승지 신잡(申?) 등은 선조가 전란 극복의 걸림돌이라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세자 책립이었다. 세자를 미리 세워 놓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 했다. 그러나 선조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권력만은 나누고 싶지 않았다. 선조는 시간을 끌면서 세자 책봉을 방해하다가 결국 도망가는 날 밤중에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신 이하가 모두 “종묘사직과 생민들의 복”(‘선조실록’ 25년 4월 28일)이라고 하례했는데, 이것이 만 6년여에 걸친 임란·정유재란 와중에 선조가 잘한 유일한 일일 것이다. 5월 1일 황해도 동파관(東坡館)까지 도주한 선조는 이산해와 유성룡을 불러 가슴을 두드리며 “이모(李某·이산해)야 유모(柳某·유성룡)야, 일이 이렇게까지 됐으니 내가 어디로 가야 하겠는가?”라고 울부짖었다. 선조의 과장된 언행은 이유가 있었다. 선조는 압록강 건너 만주로 도주할 계획이었는데 신하들이 반대할까 우려한 것이었다. 류성룡은 “안 됩니다. 대가(大駕·임금이 타는 가마)가 우리 국토 밖으로 한 걸음만 떠나면 조선은 우리 땅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거듭 반대했다(‘선조수정실록’ 25년 5월 1일). 이때 선조가 만주로 도주했다면 조선은 망하고 일본이 차지하고 말았을 것이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는 사례다. 선조의 행보에도 이유는 있었다. 선조는 윤두수에게 “적병 중에 절반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조선 백성이 왜군에 대거 가담했던 것이다. 어느 백성이 왜군에 가담했을까? ‘선조수정실록’은 선조가 도성을 떠나자 백성이 ‘먼저 장예원과 형조를 불태웠다’면서 ‘두 관서에 노비문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신분제의 최하층에 있는 노비들이 대거 왜군에 가담하면서 조선은 내부에서 이미 붕괴했다. 영의정 겸 도체찰사 유성룡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리라는 생각에 혁명에 가까운 개혁 입법들을 단행했다. 노비들의 신분 상승이 가능한 면천법(免賤法), 부자 증세법인 작미법(作米法·대동법), 국제 무역을 허용하는 중강개시(中江開市) 등이 그런 개혁 입법이었다. 이런 제도 개혁에 떠났던 백성의 마음이 되돌아오면서 조선은 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조는 임란이 끝나자 사대부들과 결탁해 유성룡을 실각시키고 개혁 입법을 모두 폐기했다. 다시 ‘양반 천국, 상민 지옥’으로 돌아간 조선 후기 사회는 그야말로 ‘헬조선’이란 말이 정확했다. 지금의 촛불집회 정국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인 이유는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지만 모든 연령과 모든 계층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데는 더 큰 요인이 있다. 조선 후기처럼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사라진 현실, 부모가 돈 많은 것도 능력이라는 비뚤어진 부유층 2세들, 국가 권력을 사적 이익 실현의 도구로 생각한 집권층. 우리 사회는 최순실 이전에 이미 내부에서 무너져 내렸다. 조선이 그나마 어느 정도 사회 기능을 유지했던 것은 권력층의 부정부패에 추상같았던 사헌부·사간원의 양사(兩司)가 살아 있었기 때문인데, 조선의 사헌부라 할 지금의 검찰은 정의 실현의 걸림돌이 된 지 이미 오래라는 점 때문에 더욱 암울하다. 최근 ‘사요나라 박근혜’라는 풍자화를 그린 예술가 홍승희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가 무죄가 선고된 것처럼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북유럽식의 인권 국가로 나가는 데도 가장 큰 걸림돌은 검찰이다. 촛불 정국이 대통령의 2선 후퇴나 하야 정도로 마무리돼서는 ‘헬조선’의 현실에 개탄해 거리로 나온 촛불 민심을 외면하는 것이다. 임란 때 유성룡이 그랬던 것처럼 혁명적 개혁 입법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길, 모든 권력을 손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다수의 민초들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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