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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 1년<상>] 재벌 상생 유도…갑질 퇴출 움직임 거세져

    “재벌도 공범이다.” 촛불의 분노는 위정자와 정치권을 넘어 재벌과 기업으로 향했다. 그 후 1년.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는 ‘촛불혁명’은 경제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국민의 살림살이와 직결된 경제계 전반에서 불공정, 불평등, 특권, 반칙 등 ‘갑질’을 퇴출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촉발된 촛불 민심은 다음 정권에서만큼은 정경 유착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을 형성했고,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출발부터 재벌 개혁을 외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통행세’, ‘오너 갑질’ 등 연이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칼을 빼들었다. 노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 정립도 촛불이 만들어 낸 변화다. 새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이 현안으로 부각됐다. 재벌들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일자리와 동반성장이 경제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은 앞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많은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2, 3차 업체까지 늘리는 등 상생 협력에 나섰다. 경제단체의 위상도 달라졌다. 반세기 이상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로 자리매김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아우르는 대한상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이자 재계를 대표하는 소통의 창구가 됐다. 박성민 대한경영학회 부회장은 “촛불혁명은 ‘갑질’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계 기득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하지만 재계가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급격한 변화를 마주하면서 앞으로 상당한 갈등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지나치게 대립적인 구조로 가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내건 사회 통합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촛불 1년<상>] “촛불이 역사의 시계 바꿨다…文정부도 경계 늦춰선 안돼”

    [촛불 1년<상>] “촛불이 역사의 시계 바꿨다…文정부도 경계 늦춰선 안돼”

    “사회 대개혁 향한 위대한 발걸음 적폐청산 안 되면 또 광장 모일 것” 촛불 민심이 내린 ‘국민의 명령’은 지엄했다. 부패한 권력을 교체하고 사회를 보다 성숙하게 바꿔 놓았다. 촛불집회 현장에 나섰던 시민들은 “그 어떤 정치권력도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많은 숙제도 남겼다. 촛불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령을 국민에게 내렸다. 적폐 청산 등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 사회 발전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 촛불의 정신을 잇는 길이라는 의미다.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주역들은 “촛불혁명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 “미완의 촛불혁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촛불광장이 만든 민주주의 정신을 잇고 그 에너지를 미래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박병우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1주년 기획단장은 27일 “촛불집회는 우리나라 역사 발전의 축소판”이라면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안심하거나 안주했다간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 당시 공동상황실장을 맡아 평화시위를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다. 박 단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그냥 주어진 권력이 아니고, 촛불에 의해 만들어진 권력이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면서 “촛불 민심의 요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스스로 개혁해 나가면서 적폐를 청산하지 않으면 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촛불집회 당시 모인 인파에 대해 “그때 집회 규모를 정리하는 역할을 했었는데,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참가자 수를 단 한 번도 맞춘 적이 없었다”면서 “30만명을 예상하면 50만명, 50만명을 예상하면 100만명이 모이는 등 항상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집회 인파가 처음으로 광화문 앞까지 진출했을 때 안전사고가 우려됐었는데, 시민들이 잘 따라 줘서 힘이 났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한 이후 어차피 탄핵당할 거라고 마음을 놓았는지 촛불집회에 주류 정당의 정치인들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대선보다 탄핵이다. 대권을 잡고 싶으면 탄핵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 국민은 추운 날 거리에서 떨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어디서 뭐 하고 있느냐’며 비판을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한 주 정도 지나 정치인들이 무조건 집회에 참가하겠다고 했고, 당시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분들이 모두 광장으로 나왔다”고 밝혔다.박 단장은 “그때의 함성과 학생들의 눈빛을 아직 잊을 수 없다. 바로 이 순간이 역사의 시계를 바꾸는 순간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광장에 나온 모든 시민들이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집회가 사회 대개혁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이었다는 사실은 역사도 인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휘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썰전’ 유시민 “다스는 누구 겁니까?”…‘MB맨’ 박형준 대답이

    ‘썰전’ 유시민 “다스는 누구 겁니까?”…‘MB맨’ 박형준 대답이

    ‘썰전’에 출연 중인 유시민 작가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맡았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게 “다스(DAS)는 누구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26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회사 다스의 주인이 누군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박 교수는 유 작가의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검찰과 특검의 조사 결과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답했다. 이에 유 작가는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 거라고 본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고 맞받아쳤다. 박 교수는 “천안함 폭침이나 김광석 사건과 마찬가지로 편향된 탐사보도가 여론몰이를 주도하고 있다”며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도 조직적으로 한다. 조직적으로 하는 것에 붙은 것이다”라는 견해를 폈다.이런 주장에 유 작가는 “생각이 같은 개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라며 “이런 게 민심”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부산 출신으로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이명박 정부시절 요직을 맡으면서 대표적 ‘MB맨’으로 꼽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숙의민주주의가 협치에 주는 교훈/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시론] 숙의민주주의가 협치에 주는 교훈/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영화 ‘남한산성’에서 상헌이 명길에게 던진 마지막 대사는 씁쓸하다. “백성을 위한 새로운 삶의 길이란 낡은 것들이 모두 사라지는 세상에서 비로소 열리는 것이오. 그대도 나도 우리가 세운 임금까지도 말이오. 그것이 이 성 안에서 내가 깨달은 것이오.” 상헌의 대사는 ‘적폐청산’ 대 ‘정치보복’으로 민생은 외면하면서 정쟁을 일삼는 또 하나의 남한산성에 갇혀 있는 한국 정치에 자성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국정감사의 파행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에 야 3당이 반발하면서 정쟁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명박 정부의 적폐를 들추자 이에 발끈한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여야가 전직 대통령의 과거사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조선 사대부들이 사초(史草)를 동원해 사화와 당쟁을 부추긴 것과 닮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쟁을 중단시킬 협치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년도 예결산 심의와 민생 법안 처리 및 외교·안보 현안에서의 초당적 협력도 늦어질 것이 뻔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정쟁의 타개책을 찾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집권당의 책임감과 진정성으로 여야 협치의 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협치 복원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일방적인 지지를 요구하는 협치에서 벗어나 숙의민주주의적 협치로 인식과 태도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신고리 공론화위원회에서 빛난 숙의민주주의를 여야 협치 방법론으로 과감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숙의민주주의는 고정된 선호를 열린 학습과정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고정된 선호(이익, 정체성)를 가정해 놓고 절충과 타협을 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학습과정을 진행해 고정된 선호가 새로운 선호로 수정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숙의민주주의는 숙의투표를 지향한다. 투표하기 전에 정책 현안의 주요 쟁점을 토론해 이해 당사자 간 충분한 정보 공유와 공감 및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면 설령 그 투표 결과가 자신의 이해와 다르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을 존중해 갈등을 피할 수 있다고 본다. 숙의투표의 효과는 원전 공약을 수정한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고정된 선호의 입장에서 보면 공약 수정은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다. 하지만 숙의민주주의에서 보면 ‘신고리 원전 건설 재개와 신규 원전 중단’이라는 새로운 선호를 형성함으로써 갈등을 잠재우면서도 탈원전 정책 기조는 유지하게 됐다. 첫째,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정부는 야당에 협치를 말하면서 ‘DJP연합’과 같은 공동정부에서 가능한 ‘일방적 지지’나 주고받는 것 없이 상대에게 ‘우호적 태도’를 기대한 적은 없는지 검토해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각별한 조처가 필요하다. 애초 이 문제는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대립적 시각보다는 균형적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대선 출구조사의 결과를 존중할 문제였다. 지난 5월 9일 방송 3사가 밝힌 대선 출구조사의 민심은 적폐청산(45.6%)보다 국민통합(51.4%)이 앞섰다.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트라이앵귤레이션’(삼각점)을 찾는 게 우선이다. 셋째, 적폐청산을 하더라도 민심의 경중과 의석수의 변화 및 최우선 과제를 고려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적폐청산이란 애당초 여소야대에서 집권여당 홀로 감당할 수 있는 몫이 아니다. 강제적인 당론이 아닌 의원 개인의 자율성에 기초한 숙의와 토론 및 정당 간 교차투표의 결과로 탄생한 입법과 제도를 통해야 가능한 일이다. 최우선 과제인 ‘경제활성화·일자리창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사설] 촛불 기념집회는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 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첫 촛불을 든 지 오는 29일로 1년이 된다. 주말마다 열린 23차례의 촛불집회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을 통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 냈다. 광장을 환하게 밝힌 촛불 민심은 부정한 정권에는 칼같이 매서웠고, 어깨를 맞댄 이웃에겐 한없이 너그러웠다. 수십만 명이 모였어도 폭력 사건·사고가 없는 성숙한 시위 문화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촛불시민’을 올해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광장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인 촛불집회가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할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28일 열리는 촛불 1주년 집회는 엇나간 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고자 애썼던 모든 국민이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일 없이 온전히 시민의 위대한 힘을 기리는 축제의 장이 돼야 마땅하다. 누구도 촛불혁명의 공을 전유하거나 촛불 민심을 멋대로 왜곡하는 자리로 오도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촛불 1주년 집회와 관련해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집회 당일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겠다고 밝힌 게 갈등의 불씨가 됐다. 주최 측은 “항의 목적이 아니라 촛불의 성과인 청와대 100m 앞 행진을 재현하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시민들은 광화문 집회에 불참하고, 국회가 있는 여의도공원에서 따로 기념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주최 측은 뒤늦게 행진 경로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하나 갈등을 야기한 잘못에 대한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친문 세력도 과민 대응을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촛불집회 1년은 국민에게 승리를 안겨 준 감동의 시간인 동시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일러준 값진 경험이었다. 편안해야 할 주말 저녁마다 차가운 광장 바닥에 앉아야 하는 불행한 사태는 다시 되풀이돼선 안 된다. 그러려면 정부와 국회는 물론 노동계, 시민단체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촛불 민심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촛불집회는 이들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국민의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김형준의 정치비평] 참회해야만 비로소 미래가 보인다

    [김형준의 정치비평] 참회해야만 비로소 미래가 보인다

    정치권의 보수 세력은 몇 가지 치명적인 착각에 빠져 있다. 첫째, 시간이 지나면 고공행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추락할 것이라는 기대다.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안보는 더 불안해지기 때문에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란 현재의 스냅 사진에 불과하기 때문에 변화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대통령 지지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크게 떨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보수의 기대와는 달리 급속하게 추락할 것 같지 않다. 정부가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보수가 워낙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를 표방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4%)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6.8%)는 합쳐서 약 30%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진보 성향의 민주당 문재인 후보(41.1%)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6.2%)는 약 47%를 얻었다. 그런데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합쳐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후보들에게 투표했던 상당수가 문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고, 무당파로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여하튼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그리고 대선 참패로 보수가 몰락하면서 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그런데 보수를 지키겠다는 한국당은 석고대죄는커녕 친박 청산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깨끗하고 따듯한 보수”를 내세우며 창당한 바른정당은 열 달이 지났지만 당 지지도는 한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바른정당 지지도는 6%로 한국당(12%)의 반 토막 수준이었다. 보수층에서조차 10%의 지지로 한국당(32%)에 크게 뒤졌다. 분명히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개혁 보수의 정치 실험은 힘을 잃어 가고 있다. 둘째,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적폐 청산은 정치보복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보수는 결집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특히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 투쟁 발언을 마치 ‘세상을 구하겠다’는 구세주의 복음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런데 민심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지난 추석 민심의 최고 화두는 안보, 경제, 그리고 적폐 청산이었다. 추석 직후의 한국갤럽 조사 결과 65%까지 추락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8% 포인트 급등하면서 70% 선을 다시 회복했다. 눈에 띄는 것은 보수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13% 포인트(48→61%), 보수층에서 6% 포인트(43→49%) 상승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한국당이 제기한 정치보복 주장이 보수 지지층에서조차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셋째, 성장, 안보,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등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가 진보의 가치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확신이다. 보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임금)주도 성장’은 허구이며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대폭 상승,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현 정부의 복지 정책은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선성장 후분배’의 기존 보수 경제 정책은 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를 가져왔는가. 보수 정당들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여론조사가 왜곡됐기 때문이 아니다. 잘못에 대해 참회하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으며, 국민이 공감하는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궤멸하고 있는 보수를 살리려면 정치 보복을 거론하기 전에 참회부터 해야 한다. 사실로 확인된 보수 정부 시절의 잘못에 대해 참회하지 않는 ‘싸가지 없는 보수’로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단언컨대 참회 없는 미래는 없다. 이런 기조 속에서 친박은 폐족 선언을 하고 물러나고, 박 전 대통령은 스스로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 분열된 보수는 적통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허황된 착각에서 벗어나 조건 없이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수가 만나야 할 미래가 비로소 보일 것이다.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직접 만든 지도에 지역 민심 ‘빼곡’… 태국 국민 사로잡은 건 돈 아닌 도덕

    직접 만든 지도에 지역 민심 ‘빼곡’… 태국 국민 사로잡은 건 돈 아닌 도덕

    검소한 생활로 온 국민 존경 서거 직전까지 민심 귀기울여 왕실모독죄·군부와 공생 ‘그늘’ 태국 방콕의 교통 체증은 듣던 대로 대단했다. 택시기사는 신호 대기로 설 때마다 스마트폰의 온라인 메신저창을 만지작거렸다. 본능적으로 안전벨트를 조여 맨 뒤 화면을 흘깃 훔쳐봤다. 푸미폰 아둔야뎃 전 태국 국왕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었다. 택시기사는 친구에게서 받은 그 동영상을 다른 친구들에게 전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문득 깨달았다. 방콕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푸미폰 전 국왕의 수많은 초상화보다 훨씬 더 많은 태국인 한 명 한 명의 가슴속에 국왕이 남아 있었다.지난해 10월 13일 푸미폰 전 국왕이 서거한 뒤 그의 사진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태국인들의 모습은 태국 밖의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부나 왕실로부터 강요받거나 세뇌당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방콕에서 만난 태국인들은 진심으로 국왕을 존경하고 있었다. 흔히 재위 70년간 이어진 전 국민적 존경과 사랑의 근원에 대해 태국인들을 먹고살게 해준 ‘로열 프로젝트’를 꼽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 원인은 따로 있었다. 그는 태국인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몸소 가르쳐 준 ‘도덕적 롤모델’이었다. 22일 방콕 중심지 수쿰빗 근처에 있는 퀸 시리낏 컨벤션센터에서는 책 엑스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장 한편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푸미폰 전 국왕에 대한 책을 무료로 받으려는 사람들이었다. 800명 한정이라 사람들은 번호표를 미리 받기 위해 줄을 섰다고 했다. 이 중 한 명인 나리폰 프라콩쌉(44·회사원)은 검은 옷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는 국왕에 대해 묻자 “왕의 서거 소식을 TV에서 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태국에는 자발적으로 조직된 왕의 팬클럽이 있다. 나도 활동하고 있다. 왕의 일정을 체크하고 따라가기도 했다”면서 “그분은 나의 아이돌”이라고 말했다. 나리폰 말고도 푸미폰 전 국왕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그가 인간으로서 얼마나 훌륭했는지 앞다퉈 말한다.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이 국왕의 성실함이다. 태국인들은 국왕이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만든 지도를 기억한다. 국왕은 이 지도를 색깔별로 다르게 표시해 지역별로 제각각인 요구사항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그는 서거하기 직전까지 지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두 번째는 검소함이다. 국왕은 막대한 부를 쌓아 놓고도 직접 발명한 치약 짜는 도구로 인해 납작해진 치약을 사용하고, 평범한 중산층 주택으로 보이는 소박한 별장에 머물렀다. 국왕의 세 번째 미덕은 겸손함. ‘로열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시절 벽지의 노인과도 손을 잡으며 스스럼없이 얘기했고, 요란한 의전을 좋아하는 정치인들과 달리 젊은 시절 직접 지프를 몰고 다녔다. 푸미폰 전 국왕은 자신이 모범이 돼 태국인들에게 이상적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24일 방콕 서쪽 나콘파톰에 있는 마히돈대학에서 만난 인권과평화연구소 나파랏 크란라타나수트 강사는 “국왕은 모든 면에서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한다. 그는 “왕은 서거 전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멈추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가 가르쳐준 대로 국가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왕을 제대로 추모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태국의 평균 수명(2015년 기준)은 74.9세. 즉 현재 대부분의 태국인들에게 70년간 왕좌에 앉았던 국왕의 서거는 난생처음 겪는 일이었다. 게다가 나라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던 존재다. 태국인들은 길을 잃은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의 이름을 프레디로 소개한 한 남성(37)은 “특히나 노인 세대에서는 앞으로 우리는 누구의 뒤를 따라가야 할지, 태국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푸미폰 전 국왕의 장남으로 지난해 12월 국왕으로 즉위한 마하 와치랄롱꼰(65)이 화려한 여성 편력과 잦은 외유 등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성정이어서 태국인들의 걱정은 더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언급하면 ‘왕실 모독죄’로 큰 곤욕을 치르기 때문에 아무도 입 밖에 내지 못한다. 왕실 모독죄는 완벽한 듯 보이는 푸미폰 전 국왕이 남긴 어두운 유산이기도 하다. 국왕은 재위 시절 일어난 19차례의 쿠데타 중 왕실에 충성하는 세력의 쿠데타는 승인하고 그렇지 않으면 승인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키는 군부 세력이 정당성을 얻기 위한 명분으로 ‘왕실 보호’를 내세우는 탓에 왕실과 군의 ‘암묵적 공생 관계’가 태국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왕실 모독죄가 두려워 이런 비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왕실 모독죄를 적용하는 나라 중 하나인 태국은 국왕에 대한 모독죄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박은홍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태국정치 전공)는 “태국의 일부 비판적 지식인들은 왕실이 군의 후원을 받으며 정치에 관여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원래 입헌군주제의 취지대로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태국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고 전했다. 방콕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분권광장] 시민참여형 분권 국가, 지금이 골든타임/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권광장] 시민참여형 분권 국가, 지금이 골든타임/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지난달 4일 일자리 창출 해법을 찾고자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등 전 세계 노동계 인사들이 서울을 찾았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좋은 일자리 도시국제포럼’에서 이들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시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서울 선언문을 통해 “도시야말로 국가의 노동 정책을 바꾸고 이끌고 연결하는 노동 정책의 모멘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세계 무대에서 도시는 더이상 객체가 아니다. 도시는 거대한 혁신의 실험장으로 변하고 있다. 관습화된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창조적, 자주적으로 도전하는 세계 주요 도시들은 시대 변화를 앞장서서 지휘할 책임도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로 22살 성인이 된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은 이 같은 요구에 역주행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한 지방자치는 ‘시키는 일’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지방정부의 핵심인 사무와 조세, 조직 등 업무가 중앙정부의 책상 위에서 정해진다. 국장 한 명 늘리는 것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어엿한 성인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걸음마조차 제대로 뗄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지방분권의 현실이다. 지방분권의 위기는 민생의 위기, 나아가 국가 위기로 이어진다. 2009년 유럽연합(EU) 지역위원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민소득과 지방분권 수준은 정비례한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지방분권이 발달해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의 손발을 풀어 줄 때 국가경쟁력 정체도 풀린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나눠 주는 ‘시혜성 분권’ 시대는 수명이 다했다. 현장이 기반이 되고 시민 참여가 동력이 되는 제대로 된 ‘한국형 분권’의 막을 올려야 한다. 지방정부는 시민의 정치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치 체제로 기능해야 한다. 이는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첫째,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 권한 이양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 지방이 자주재원을 기반으로 지역 실정에 맞춰 창의적 정책을 펼 수 있게 지방소비세를 인상하고 일부 국세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 보편적 복지 사업의 전액 국비 부담 등 균형 재정 원칙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조직 구성과 운영의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 경제와 안전, 복지 등 행정 수요에 맞는 기구를 자율적으로 설치할 권한이야말로 ‘책임행정’을 부활시키는 지름길이다. 셋째, 자치입법권의 현실화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사항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도시정부의 자치입법권을 보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뜨는 지역’의 임대료 상승 문제의 경우 미국 뉴욕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대료 상한선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을 보장해 주면 각 지역 사정에 맞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겨울 우리는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의 말로를 직접 목격했다. 성숙하고 평화로운 시민의식도 경험했다. 강력한 열망으로 새로운 시대를 연 민심의 실체를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 일성으로 약속한 ‘온전한 자치’와 ‘실질적 분권’은 20년 넘게 이어진 중앙 중심 ‘고인물 사고방식’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결과물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방분권이야말로 미래의 정치질서’라고 정의했다.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위기의 터널, 불평등과 양극화, 청년실업,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를 위협하는 수많은 과제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까지 더해지고 있다. 분권에서 미래의 답을 찾아야 한다. 이제 지방분권 국가를 넘어 시민참여형 분권 국가로 가야 한다. 분권이 우리의 미래다. 지금이 바로 그 골든타임이다.
  • [역사 속 공익신고] 벼슬아치 내부 비리 고발하면 노비는 양인으로 신분 올려주고 양인에겐 관직·양반에겐 승진 내려

    [역사 속 공익신고] 벼슬아치 내부 비리 고발하면 노비는 양인으로 신분 올려주고 양인에겐 관직·양반에겐 승진 내려

    세조 2년(1456년) 공주 판관 송맹연이 분대어사(임금의 명으로 지방에 파견돼 민정을 살피던 관리)에게 탄핵돼 수령 자리에서 쫒겨났다. 이 소식을 접한 아전들이 밀고자를 찾아내려고 혈안이 됐다. 유력한 고발자는 관노 득만이었다. 그는 관아의 대소사를 두루 챙기는 일을 맡아 송맹연의 부정 행위를 샅샅이 알 수 있었다. 어사가 공주를 찾았을 때 몰래 그와 접촉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관리 이득신과 우성, 김비, 이정근이 그를 불러내 강하게 문초했다. 득만은 “나는 고발자가 아니다”라고 버텨 가까스로 풀려났다.득만은 여기에 남았다가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고 한양에 올라가 어사에게 이 사실을 고했다. 어사가 세조에게 득만의 사연을 알리자 세조는 격분해 관련자 모두를 중형에 처하라고 명했다. 대신들은 난감해했다. 고발 보복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었고 득만을 고문한 이들 가운데 공신의 손자도 있어서였다. 사헌부는 고심 끝에 “왕에게 참된 것만 아뢰야 하는 ‘조당진언(阻當陳言)의 율(律)’을 적용하라”고 건의했다. 결국 왕은 조당진언의 율에 적시된 기준보다 한단계씩 낮춰 처벌했다. 이득신에게 장 100대에 3000리 유배형, 김비·이정근에게 각각 장 100대에 3년 노역형을 내렸다. 우성의 경우 공신의 손자여서 신체형 없이 파직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중종 4년(1509년) 엄동설한에 한 황해도 사람이 신무문(경복궁 북문) 밖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격쟁(꽹과리나 북 등으로 주변을 시끄럽게 해 왕의 이목을 끄는 행위)을 했다. 그가 행대감찰(지역을 다니며 비위를 살피는 감사)에게 고을 수령의 비리를 고발했는데, 수령이 이 사실을 눈치채고 복수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왕은 이 사안을 조사해 그가 보복받는 일이 없게 하라고 명했다. 역대 왕들은 진실한 언로를 확보하는 것이 민심을 얻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성종 19년(1484년) 한 사헌부 간관이 왕에게 “대신 김석이 어머니 상(喪) 중에 기생을 끌어들였다”며 탄핵했다. 왕이 조사 경위를 묻자 그는 “어떤 관리에게서 전해 들었다”라고 답했다. 왕은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고 재차 추궁했지만 간관은 더 이상은 밝힐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그는 옥에 갇혔다. 사헌부는 왕에게 “김석 건을 제보한 이는 관리 권건”이라고 밝힌 뒤 “이런 식으로 제보 출처가 밝혀지면 간관들은 ‘들을 곳’이 없어져 조정 내 언로도 막힌다. 앞으로 대간의 말 출처를 밝히는 것은 불가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머쓱해진 성종은 한 발 물러나 옥에 가둔 간관을 풀어줬다. 이런 진통 끝에 조정에는 간관이 왕에게 말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전통이 생겨났다.고발자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발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선 시대에는 내부고발자에 대해 “그가 노비면 양인으로 풀어주고, 양인이면 관직을 주며, 관리면 승진시킨다”는 보호책을 썼다. 고발자에 대한 직접적 보복만을 막아주는 소극적 보호책에 머물고 있는 지금보다 훨씬 앞선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도 조선의 사례를 거울삼아 신고자의 어려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더 크게 포상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출처:고려사 권85, 형법지2, 포도조(捕盜條), 세조 2년(1456년) 3월 8일, 성종 19년(1488년) 1월 14일, 중종 4년(1509년) 1월 15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한국당 ‘1호 당원’ 박근혜 前대통령 출당

    자유한국당이 20일 ‘해당 행위’와 ‘민심 이탈’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된다. 사실상의 출당 조치다. 이날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일부 소수 의견도 있었는데 보수진영의 결집을 위해서는 이런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사가 취합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리위에는 9명 중 8명이 참석했고 반대 1표, 기권 1표 등의 소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제명 전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논의하는 최고위는 오는 30일 열릴 가능성이 유력하다. 윤리위는 이와 함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6명의 대통령이 소속 정당을 떠났다. 하지만 당이 정식 징계 절차를 밟아 전직 대통령에 대해 출당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썰전’ 유시민 “박근혜 전 대통령, 시간 끌다가 보석신청 할 것”

    ‘썰전’ 유시민 “박근혜 전 대통령, 시간 끌다가 보석신청 할 것”

    유시민 작가가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유 작가는 박형준 교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랫만에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하겠다고 나선 유 작가는 ‘정치보복’을 주장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스스로 자기가 우리 국민에게서, 또는 국가를 운영하는 모든 집단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작가는 “추가구속영장을 발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앞으로 재판은 아무 의미 없다라는 발언에 박근혜 전 대통령 특유의 사고방식이 다 나와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만 있고 자기 감정을 말하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이 같은 발언은 민심에 대한 영향도 없고, 오히려 일부 조성되고 있던 동정여론도 얼어붙게 만드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사임에 대해서 유 작가는 “이 사건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 할 수 없다”며 “재판부가 변호인을 선임할 것을 계속 요구하다보면 시간이 길어진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 보석신청을 하는거다”라고 전망했다. 유 작가는 “자택에만 머물고 변호인 외에 대외접촉 금지 이런 조건으로 보석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라면서 “이런 점을 변호인단이 생각해서 다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집중과 허송세월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집중과 허송세월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는 그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을 쓰기 위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4주간 집중했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에 발표한 적이 있다. 점심 1시간과 저녁 2시간을 제외하고는 전화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아무도 집에 오지 못하게 집중했다는 것이다. 가즈오 이시구로보다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더 강력하게 회자되던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하루에 3~4시간 아침나절에 집중해서 글을 쓴다고 했다. 책상에 앉아서 자기가 쓰고 있는 일에만 의식을 집중하고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1년이나 2년간 집중해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작가들은 적지 않다. 아마 그 대표자로 프랑스 문학의 거장인 오노레 드 발자크를 들어도 무방할 것이다. 츠바이크가 쓴 발자크 평전을 읽다 보면 기이하다 못해 다소 괴기스럽기조차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집에 틀어박혀 수도사들이 입는 긴 옷을 입고 하루에 50잔가량의 커피를 마시며 15시간씩 글을 쓰다가 빚쟁이가 들이닥치면 그대로 도망치곤 하면서 20년 동안 97권이라는 방대한 작품을 남겼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자로서는 특이하게 소설 ‘강화도’를 발표해 최근 제10회 이병주국제문학상을 수상한 송호근 서울대 교수도 대통령 탄핵 표결 직후 농가에 칩거해 가슴속에 답답한 것을 응어리로 남겨 놓는 대신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하루에 10시간씩 집중해 두 달 만에 장편소설의 초고를 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집중력에 대해 하루키는 훈련에 의해 후천적으로 획득할 수 있고, 그 자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맞는 것 같으나 문제는 집중력을 획득, 향상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더 중요치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어지럽지 않았다면 송 교수는 사회과학 논문이나 쓰지 결코 소설 쓰기에 집중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1801년부터 6년간 기장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심노숭은 아내가 병사하자 너무도 슬퍼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밤낮으로 시문을 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슬픔 때문에 잠은 들지 못했지만, 시문 쓰기에 집중하다 보니 조금씩 잠이 많아지고 슬픔은 적어져 어느덧 슬픔을 잊은 채 잠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2년여 동안 쓴 작품이 시 26편, 문 23편이었다. 심노숭에게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불면증이 집중적으로 글을 쓰게 하는 계기가 됐던 것이다. 아마도 ‘벼루 열 개를 밑창 내고 붓 1000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는 추사 김정희의 말만큼이나 집중력을 잘 드러낸 표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김정희가 이렇게 집중해 추사체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제주도 유배 덕분이었다. 제주도 유배가 계기가 되지 않았다면 그렇듯 집중할 수도 없었고 추사체도 완성할 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중한다는 것은 무시해도 될 일이 무엇인지를 판별할 줄 안다는 말이다. 이는 곧 중요하지 않은 일로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으로 인생은 짧고 세상사는 혼란스럽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막상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개인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촛불 민심을 계기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그 계기를 명심해 지엽적인 것에 휘둘리거나 우왕좌왕하지 말고 본질적인 민생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개인이든 정부든 계기가 주어졌음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한다면 그것은 분명 또 다른 죄악이다.
  • 국감 보이콧… 설전… 文대통령 ‘김이수 두둔’ 일파만파

    국감 보이콧… 설전… 文대통령 ‘김이수 두둔’ 일파만파

    정우택 “권한대행은 비상식적 꼼수” 안철수 “文, 트럼프 따라 하는 듯” 추미애 “野보이콧 정치 수준 낮아”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청와대와 야 3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간 갈등이 국정감사 보이콧에 이어 설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야 3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권한대행을 두둔한 발언을 놓고 ‘비상식적인 꼼수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는 것 같다’는 등 일제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5일 “삼권분립을 훼손한 것은 국회가 아니라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면서 “문 대통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의 헌법적 결단을 내린 입법부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김 권한대행 체제’는 비상식적인 꼼수다. 문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헌법적 사고, 정치적 중립성, 사회적 양심과 도덕성을 가진 분을 지명해서 국회 검증을 받는 절차를 밟아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마치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는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권분립”이라면서 “입법부에서 부결된 사람을 다시 권한대행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 위에 군림하겠다는 뜻이며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앞서 성명을 통해 “김 헌재소장 후보를 국회에서 반대하고 인준이 부결됐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권한대행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위헌이고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재판소법에 의해 선출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두고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부정하고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 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헌재의 국감 파행 사태를 직접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모를 당한 김 헌재소장 권한대행께 대통령으로서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헌재 국감은 김 권한대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야 3당의 보이콧으로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이수 옹호’에 나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유가 안 되는 이유로 조자룡 헌 칼 쓰듯이 국감을 보이콧하니 결국 위헌·위법한 것은 그들이다. 정치 수준이 낮다”면서 “김이수 재판관은 가장 성실하게 촛불 민심을 반영하는 사고를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힘내라~! 김이수”…SNS 옹호 캠페인에 동참

    “힘내라~! 김이수”…SNS 옹호 캠페인에 동참

    더불어민주당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옹호에 동참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에 반발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3당이 국감을 보이콧하자,인터넷상에서 번지고 있는 김 권한대행 옹호 운동에 여권도 가세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유정 전 헌재 재판관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새로운 재판관을 조만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힘내세요 김이수’ 포털 실시간 검색 1위가 민심의 현 주소”라며 “한시간 가까이 국감장에 앉아있다 온갖 모욕적 언사를 다 듣고 힘없이 돌아가는 이 분의 뒷모습이 오죽 짠했으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신 사과를 했을까”라고 밝혔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힘내세요 김이수’ 해시태그를 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세월호 소수 의견으로 인한 부당한 정치보복을 국민이 다 알고 함께 한다”며 “힘 내세요!”라고 응원글을 게시했다. 김빈 디지털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단체 응원드려볼까요”라며 아예 ‘힘내세요 김이수’ 옹호 동참을 홍보했다. 추미애 대표도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당원 행사에서 “법도 모르는 국회의원님들 나리께서 ‘당신! 위법이야’ 주장을 하는데 로봇처럼 말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니 김 권한대행이 얼마나 답답할까”라며 “오죽했으면 국민께서 ‘힘내세요 김이수’를 검색어 1위로 올려주셨겠느냐”고 언급했다.이와 관련해 전날부터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서는 ‘힘내세요 김이수’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고마워요 문재인’을 검색어 1위로 올린 것과 비슷한 이벤트다. 앞서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별도 글을 올려 “헌법재판소법에 의해 선출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두고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부정하고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국회의 삼권분립 존중을 요청했다. 한편 헌재 재판관 후보로는 유남석 광주 고법원장, 권오곤 전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김하열·윤영미 고려대 로스쿨 교수,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황정근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힘내세요 김이수” 시민들 온라인 응원…야당, 문 대통령 ‘김이수 옹호’에 반발

    “힘내세요 김이수” 시민들 온라인 응원…야당, 문 대통령 ‘김이수 옹호’에 반발

    14일 시민들이 온라인 상에서 “힘내세요 김이수”라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응원하고 나섰다.이날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힘내세요 김이수’라는 키워드가 올라 왔다. 일부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힘내세요 김이수’를 검색해줄 것을 요청했다.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도 ‘힘내세요 김이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김 권한대행을 응원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헌재의 수장으로서 존중해야 마땅하다”면서 “법으로 선출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두고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부정하고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날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 3당이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에 반발, 헌재에 대한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데 대한 비판의 메시지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야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청와대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당원모임에 참석, 야당이 법사위의 헌재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데 대해 “조자룡 헌칼 쓰듯 보이콧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유 안 되는 이유로 조자룡 헌 칼 쓰듯이 국감을 보이콧하니, 결국 위헌·위법한 것은 그들인 것이다. 정치 수준이 낮다”면서 “김 헌법재판관은 가장 성실하게 촛불민심을 반영하는 사고를 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 3당은 문 대통령의 글에 대해 일제히 반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라는 비상식적이고 일그러진 헌법재판소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헌재를 손아귀에 넣고 멋대로 흔들기 위해 권한대행 체제라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권한대행 체제와 관련해) 자신에게 권한이 없다거나 삼권분립을 운운하는 것은 정직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한 비루한 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도 “국정감사 파행의 책임은 청와대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은 국회를 탓하지 말고 새로운 헌법재판소장을 즉시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 뜻을 존중하고 신임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하겠다고 밝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헌재 뒤에 숨어서 대통령의 잘못을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부결된 헌재 후보자의 권한대행 체제를 밀어붙인 청와대야말로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했다”며 “삼권분립,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글은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또 “권한대행 체제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문 대통령의 글은 국회 임명동의권을 무력화한 일방적 통행”이라며 “문 대통령은 헌재 권한대행 체제를 하루속히 중단하고 새 후보자를 지명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350년 넘은 ‘허목’의 흔적… 그의 서체 닮은 ‘관동팔경’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350년 넘은 ‘허목’의 흔적… 그의 서체 닮은 ‘관동팔경’

    미수(眉叟) 허목(許穆·1595∼1682)이라면 조선 후기의 사상과 문화를 이끌어 간 인물의 하나다. 정치적으로는 우암 송시열과 예학(禮學)을 놓고 논쟁했던 남인의 핵심이었다. 산림(山林)에 머물던 시절 중국 상고시대 문자를 바탕으로 특유의 전서체(篆書體) 글씨를 완성했다. 세상은 이를 미전(眉篆)이라 부른다.미수의 집안은 광해군 시절 정권을 잡았다가 인조반정으로 풍비박산이 나다시피한 북인이었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뜻을 접은 그는 경기도 광주 자봉산에 은거하며 학문에만 전념했다. 노장(老莊) 사상에 심취했던 미수가 퇴계와 율곡에서 비롯된 조선성리학으로 무장한 서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우리 고유의 세계관과 정신세계의 가치를 인식한 흔치 않은 인물이었다. 역사서 ‘동사’(東事)를 편찬하면서 단군설화를 그대로 담아 서인들로부터 황탄비속(荒誕鄙俗)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수가 처음 벼슬길에 나선 것은 56세가 된 1650년(효종 1)이었다. ‘박학능문(博學能文)하며 그 뜻이 고상하다’는 추천에 따라 정릉참봉에 제수됐다. 어머니가 “선인께서 아들이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고 하자 관직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사헌부 장령으로 제수된 1659년에는 송시열이 주도한 북벌론을 두고 ‘실현불가능한 정책으로 백성의 고통만 가중시킨다며 군사를 일으키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옥궤명(玉几銘)을 지어 올렸다. 같은 해 효종이 승하하자 인조의 계비인 조대비의 복상 기간을 놓고 이견이 대두됐는데 허목을 비롯한 남인은 1년으로 해야 한다는 서인의 기년설(朞年說)에 맞서 3년설을 주장하다가 패배했다. 이른바 기해예송(己亥禮訟)이다. 미수는 이 일로 이듬해 10월 강원도 삼척부사로 좌천됐다. 중앙정치에서는 쓴잔을 들이켰지만 목민관(牧民官)으로 이상을 펴 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인 듯 하다. 미수는 삼척부사로 1662년 8월까지 재임했다. 당대 문인 동명 정두경은 ‘허목을 삼척에 보내며’(送許三陟)라는 시로 그를 위로했다. ‘대관령 동북에 이름난 고을 있으니 /삼척에 흐르는 물이 오십천이네 / 부사께서 세속을 벗어난 흥취가 많으신 것을 잘 아니 /밤이 되면 밝은 달이 죽서루 위에 뜨리라’ 경치 좋은 고을에서 풍광을 즐기며 때는 기다리라’는 덕담이었지만, 미수의 삼척 시절은 치열했다. 350년이 훨씬 넘은 이야기지만 삼척 곳곳에는 미수의 흔적이 남아있다. 미수는 경기도 연천이 고향으로 무덤도 그곳에 있다. 그럼에도 허목은 지금도 명실상부하게 ‘삼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삼척시립박물관에도 미수의 역사는 제1전시실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미수를 따라가는 삼척 기행은 죽서루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는 오십천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있다. 동명의 시에서 보듯 오십천과 죽서루는 삼척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죽서루는 삼척부의 객사(客舍)였던 진주관(眞珠館)의 부속건물이었다. 진주는 삼척의 옛 이름이다. 객사란 지방에 파견된 중앙 관리들의 숙소다. 객사의 부속 누각은 이들을 접대하는 연회장이었다. 주변에서는 발굴조사로 진주관과 수령의 업무공간인 동헌(東軒), 수령과 가족의 거처인 내아(內衙)를 비롯한 삼척도호부의 실체가 드러났다. 행정구역으로는 삼척시 성내동이다. 성(城) 내부라는 땅이름처럼 고려 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고자 쌓은 판축토성과 조선시대 축조한 석성의 흔적도 확인됐다. 삼척시는 일대를 정비·복원해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죽서루는 오십천의 물길 방향에 맞게 지은 정면 일곱 칸, 측면 두 칸 집이다. 일찌감치 유적공원으로 조성된 입구로 들어서면 죽서루 동북면에 ‘竹西樓’(죽서루)와 ‘關東第一樓’(관동제일루)라고 새긴 현판이 보인다. 삼척부사를 지낸 정묵재 이성조가 1711년(숙종 37) 쓴 글씨다.내부를 들여다보면 ‘第一溪亭’(제일계정)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미수의 글씨다. 과하지 않게 흘려 쓰는 묘미가 있는 행초체다. 가만히 보면 정묵재의 현판 역시 허목의 필적을 닮아 있다. 선인(先人)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은 아니었을까. 두 사람 모두 삼척부사 시절 죽서루를 중수했기에 현판 글씨도 남길 수 있었다. 미수의 체취는 삼척항이 내려다보이는 육향산(六香山)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높이가 25m에 불과하지만 올라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삼척군지인 ‘진주지’(眞珠誌)는 “예전에는 죽관도(竹串島)라 했다”고 적었다. 과거에는 정라진 앞바다의 작은 섬으로 동해안 일대와 울릉도·독도를 관할하던 삼척포진성(三陟浦鎭城)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산 위에는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와 대한평수토찬비(大韓平水土贊碑), 육향정(六香亭)이 있다. 척주동해비는 미수가 조수(潮水)의 피해를 막고자 세웠다. 육향산 동쪽 만리도에 있었으나 풍랑으로 파손되자 1709년(숙종 35)에 삼척부사 홍만기가 다시 새겼고 이듬해 후임 박내정이 죽관도 기슭으로 옮겼다. 높이 170.5㎝의 척주동해비는 당당하다. 검은색 비신에 새겨진 전서체 글씨는 문외한의 눈에도 예사롭지 않다. 미수 글씨의 대표작이다. 바다가 심술을 부리지 않도록 동해를 예찬하는 노래를 지어 새겼다. 실제로 바다가 잠잠해졌는지는 알 수 없어도 바닷가 고을 백성을 위로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192자에 이르는 척주동해비의 동해송(東海頌)은 제문(祭文)을 닮았는데 동해신에게 제사를 올리면서 고하는 일종의 축문이라고 한다. 한글로 해석한 것도 이해는 쉽지 않지만 신화의 한 장면인 양 신이(神異)한 표현으로 가득하다. 평수토찬비는 황하의 홍수를 다스려 대우치수(大禹治水)라는 전설을 남긴 중국 우제(禹帝)의 비석 글씨에서 미수가 48자를 골라 나무판에 새겼던 것을 1904년(고종 41) 다시 돌에 조각한 것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의미라니 역할은 척주동해비와 다르지 않다. 보호각 현판이 ‘禹篆閣’(우전각)인 것은 우제의 전서 글씨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겠다.육향산의 동남쪽에는 미수사(眉叟祠)가 있다. 허목을 기리는 사당으로 근년에 지은 것이다 사당 앞 육향산을 감싸고 도는 도로 이름은 허목길이다. 육향산으로 오르는 동북쪽의 돌계단 한쪽에는 7개의 돌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척주동해비가 처음 죽관도로 옮겨졌을 당시 세워졌던 장소라고 한다. 동해비는 1969년 지금의 장소에 자리잡았다. 목민관을 기리는 수많은 선정비가 남아있지만, 그들이 모두 선정을 베푼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미수의 2년 남짓한 삼척부사 시절도 그야말로 애민(愛民)으로 점철됐는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고장에는 허목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설화가 전하고 있다. 민속학자들은 ‘허목 설화’의 주제를 ‘세금 없는 고을을 만들다’, ‘민심을 안정시킨 척주동해비’, ‘원한을 풀어준 명판관’, ‘상속 문제를 바르게 처결하다’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적어도 삼척 사람들에게 허목이 ‘남다른 지방관’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사설] 너무나 황당한 국정교과서 여론 조작

    박근혜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면서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2015년 10월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행정예고를 하면서 찬반 의견을 수렴했는데 이때 접수된 찬성 의견서를 살펴보니 한 인쇄소에서 일괄 출력된 의견서가 4만여장이나 됐고, 이 중 상당수가 동일인과 동일 주소로 작성됐다. 접수 마지막 날 교육부 직원 수백명이 고위 간부 지시로 밤늦게까지 대기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한 언론이 제기했던 ‘차떼기 제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교육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그제 밝힌 내용이다. 진상조사위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교육부가 발표한 의견 수렴 결과는 찬성 15만여건, 반대 32만여건이었다.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국정화를 강행한 것도 정상적인 정책 결정으로 보기 어려운데 하물며 찬성 의견을 마구잡이로 조작까지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찬성 의견서 중 일부에는 ‘이완용’, ‘박정희’라는 이름과 ‘뻘짓’, ‘미친짓’ 등 황당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역사 교과서를 조롱거리로 삼은 행태가 어이없다 못해 참담할 지경이다. “잘못된 역사를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지난 2년간 민심을 편 가르기하면서 나라 전체를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청와대가 주도하고 주무 부처인 교육부가 앞장섰지만 정권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홍보에 동원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재외공관이 보수 단체를 동원해 국정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데모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어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정화 논리 개발을 위해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를 지정해 비공개 연구용역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역사 교육이 정치 논리에 휘둘려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낭비되는 불행한 과거가 반복돼선 안 될 일이다. 국정교과서가 폐기된 마당에 굳이 국정화 과정을 파헤치는 건 반면교사로 삼기 위함이다. 그러려면 정확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찬성 여론 조작 과정에 교육부의 조직적 협조와 은폐가 있었는지는 물론 청와대나 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연루됐는지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 순직·공상 경찰공무원 국가적 예우 강화

    정부는 경찰공무원이 재직 중의 공무수행으로 인해 퇴직 후 사망했을 때 특별승진 임용 일자를 ‘퇴직일 전날’로 소급해 추서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순직·공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강화하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그동안에는 재직 중 공적이 현저한 경찰공무원이 공무로 사망했을 때 사망일 전날을 특별승진 임용 일자로 소급해 추서했는데, 앞으로는 공무로 인해 퇴직 후 숨진 경우에도 소급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경찰공무원이 업무대행 직원을 지정하는 경우를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에서 병가와 유산·사산휴가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건축물의 분양광고 사항에 내진성능 확보 여부와 내진능력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 범위를 ‘1만명 이상’ 유출된 경우에서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전문기관의 기술지원 대상 범위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한편 이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회의 참석 장관들에게 12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해 ‘소관 업무를 국회의원보다 더 소상히 알 것’, ‘잘못은 시인·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제시할 것’, ‘잘못이 아닌데도 정치공세를 받으면 진실과 정부 입장을 당당히 밝힐 것’ 등 3대 대응기조를 주문했다. 추석 민심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소통과 개혁은 잘하지만 민생경제와 안보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며 “특히 청년층을 비롯해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가 우려되니 관련 부처는 각고의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또 “행정기관에 소속된 각종 위원회 가운데 1년에 한 번도 열리지 않는 등 실적이 미진한 위원회를 정비하겠다”며 “과거에 별로 사용하지 않거나 실적이 미미한 위원회를 그대로 존치하면서 새로운 위원회만 만들어 가니 중년 남자의 허리처럼 자꾸 굵어진다. 뺄 건 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총리가 위원장으로 돼 있는 위원회 가운데 실적이 미미하거나 행정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각 부처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줄여 나가고자 한다”며 총리실에서 솔선수범해 위원회 정비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文정부 첫 국감 FTA 책임론 등 강대강 예고

    文정부 첫 국감 FTA 책임론 등 강대강 예고

    野 ‘원전 졸속 중단’ 등 집중 규명 與, 전임정부 적폐청산 맹공 예고 靑 핵심관계자 증인 채택 ‘기싸움’ 與 과방위 ‘언론 장악’ 공세 주목오는 12일과 13일 열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북핵과 안보 책임론에 대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함께 통일부의 대북지원,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등 외교·안보 라인의 불협화음이 주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한·미 FTA 재협상을 포함해 원전 졸속 중단, 최저임금 급속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평화구걸로 북핵 위기 초래 등 13가지 실정을 집중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석 민심 청취 결과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맹공을 예고했다. 청와대의 소관상임위인 운영위원회에서는 전·현 정권을 직접 겨냥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각 정부 청와대 핵심관계자를 증인으로 세우려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을 지낸 이병기 전 실장, 삼성의 정유라 지원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현명관 전 마사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공수처 설치 문제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슈퍼검찰을 설치하면 특별감찰관 등 기존 사정기관 외 또 하나 불필요한 옥상옥을 만드는 것”이라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현 정부 경제관련 정책을 둘러싼 격렬한 공방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순환출자 규제·금산분리·골목상권 보호 등 재벌개혁 정책이 핫이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교육문화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이 문체부에 25건 접수됐다”면서 “조사를 확대해 더 내실 있고 깊이 있는 진상 규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문화계 ‘장악’에 대해서도 따져 봐야 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전 정부의 ‘언론 장악’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공세가 주목된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등 전·현직 공영방송 경영진도 증인 명단에 올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신고리 지역도 시민도 찬반 팽팽… “어떤 결론 날지 불안”

    신고리 지역도 시민도 찬반 팽팽… “어떤 결론 날지 불안”

    지역민들 갈등으로 감정의 골 건설 근로자들 “일자리 없는데” 시민단체 “탈핵타운 조성해야” 20일 공론화위 활동 마감 시한“어떤 결론이 날지 몰라 많이 불안하죠. 하루빨리 공사 재개가 결정돼 정상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10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설 울산에서는 신고리 5·6호기 존폐를 놓고 울주군 주민과 시민단체로 나뉘어 찬반 의견이 양분돼 있었다. 울주군 주민들은 건설공사 재개를 요구하며 집회·기자회견을 벌이고 있고, 시민단체는 5·6호기 백지화를 요구하며 토론회·기자회견을 이어 가고 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앞 사거리에는 5·6호기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수십 개의 현수막과 깃발이 나부꼈다. 집회장인 사거리 빈터 가설 천막에는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자리를 지켰다. 현수막을 뒤로하고 5·6호기 건설 현장에 들어서자 멈춰선 대형 크레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멈춘 크레인 아래에는 삼삼오오 모인 근로자들이 기자재 세척, 방청·포장 점검 등 현장 유지·관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설치된 구조물에는 부식 방지용 부직포가 감겨 있었다. 원자로의 품질을 좌우할 구조물이 부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빠른 시일 내 작업이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 가동 땐 하루 최대 1200여명이 투입됐지만 현재는 900명 안팎으로 줄었다고 한다. 작업 차량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협력업체 A소장은 “5·6호기가 폐기로 결정되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며 “모든 근로자들이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일하는 반장급 이상 근로자들은 영어 원문 도면을 보면서 시공할 정도의 고급 인력인데,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국가적 손실”이라며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 업체들의 줄도산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근로자 B(49)씨는 “국내에 일자리가 없으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국내 건설 경기가 어려워 일반 공사 현장에 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근로자 C(55)씨는 “그래도 지금은 임금 60%를 받고 있지만 폐기가 결정되면 실업자가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한수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3개월 공사 중단으로 약 1000억원의 불필요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중단 기간에 기자재 보관, 건설현장 유지·관리, 협력사 손실비용 보전 등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 폐지가 결정되면 매몰비용과 추가보상 등 2조 8100억원의 피해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5·6호기 건설로 발생할 4조 6000억원 규모의 지역경제 기여 효과도 사라지게 된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공론화위원회 권고안 정부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반 기싸움도 가속화되고 있다. 양측은 울산뿐 아니라 서울, 부산 등에서 기자회견, 집회, 거리행진 등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찬반으로 나뉜 지역 내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울주군 서생주민협의회·울주군의회·주민자치위원회 등은 “정부의 대안 없는 탈원전 정책이 국가 경제를 망친다”며 울산과 서울 등에서 건설 공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탈핵시민연대 등은 공론화위원회 활동 마감을 앞두고 11~12일 탈핵정책 실현을 위한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11일에는 울산시청 정문 기자회견과 전국순회 울산 공개토론회 등을 연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울산의 민심은 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고통과 피해를 보상하려면 울주군 서생면 일대를 재생에너지 시범마을 등 탈핵타운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론화 과정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정부 스스로가 탈핵시대로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5·6호기 백지화의 이유로 ‘핵발전소 사고 위험에 대한 안정성 우려’, ‘핵 폐기물·보관 방법 부재’, ‘현재 발전소만으로 전기공급 충분’ 등을 제시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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