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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 강세땐 수출악화·원 약세땐 민생 직격탄…새 정부 환율정책 딜레마

    일본발(發) 글로벌 ‘환율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다음 달 25일 출범할 새 정부가 ‘환율 스탠스’를 어떻게 설정할지 관심을 모은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강만수-최중경’ 투톱 라인의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고환율 정책이 정권 5년 동안 유지됐다. 이는 ‘MB 정부’가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 경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일 한국은행의 비공식 업무보고에서 환율 안정대책과 통화정책 기조 등을 보고받았다. 이례적으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에서는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민생과 성장의 방점이 ‘환율 스탠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유지될 경우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으며 ‘원화 약세’(환율 상승) 쪽으로 환율 정책을 선택하면 물가가 들썩일 수 있어 서민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환율은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8일 1057.2원에 장을 마감하며 일주일 이상 1050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의 양적 완화 조치로 앞으로도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각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0조엔(약 240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대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인수위도 이 같은 복잡한 국내외 경제환경 때문에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원칙론만을 밝히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에 역행하는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주체가 적응할 수 있는 속도 조절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속도 조절을 통해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거나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당국이 환율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세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정현 “현 정부가 4대강 민·관 공동조사로 국민 불안 해소해야”

    출범 14일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인수위원 인선과 정부 조직 개편안에 이어 민생법안 등 국회 현안 처리라는 세 번째 고비를 맞았다. 다음 달 25일 박근혜 정부의 공식 출범까지 이명박 정부와 ‘2인 3각’의 국정운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 말에 4대강 부실 문제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비리에 대한 각종 의혹, 택시법을 둘러싼 거부권 행사 여부 등 대형 악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거센 야권의 압박과 구심점을 잃어버린 현 정부 사이에서 뚜렷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칫 현 정부와 새 정부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고위 당정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를 한 달여 남겨 놓고 집권 여당과 정부가 마지막으로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당에서는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심재철·이혜훈·정우택 최고위원 등이, 정부 측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고흥길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당 정책위의장 자격으로, 이정현 인수위 정무팀장은 최고위원 자격으로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사실상 국회 현안에 대한 현 정부와 새 정부 간의 인수인계 차원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데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진 부위원장은 “정부 조직 개편안이 발표됐는데 개편 대상 부처에서 업무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해 정권 이양 단계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4대강 사업의 부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서는 온도 차가 확연했다. 이 원내대표는 “4대강의 사실관계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정현 인수위 정무팀장도 “전문가와 감사원의 공동조사로 현 정부가 국민의 불안과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 보의 기능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택시법’ 해법을 놓고도 당정은 불협화음을 빚었다.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개정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당정과의 관계 설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인수위는 공약을 구체화하고 새 정부의 도면을 그리는 일이 주요 업무”라며 정치적 관계 설정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는 “인수위는 당정의 중간에 서서 갈등을 조정 중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면서 “정쟁에 몰두하기보다는 새 정부의 기조를 정하고 총리 인선에 고심하는 등 새 정부 출범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20%P 인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가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인수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15일로 예정된 인수위 업무보고에 지자체가 대행하는 영·유아 보육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지금보다 20% 포인트 올리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경우 국고보조율은 서울의 경우 현행 20%에서 40%로, 지방은 50%에서 70%로 상향 조정된다. 인수위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국고보조율 인상을 통한 지자체 부담 완화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방재정 확충 분야 공약에 속한다. 게다가 무상보육을 비롯한 복지 정책은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3대 민생 과제’(복지, 일자리, 경제민주화)에도 포함돼 차기 정부에서 우선적인 추진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상보육은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매칭(연계)사업’이다. 생색은 중앙 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자체에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만 0~2세 무상보육이 실시됐을 때도 재원 고갈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올해부터 만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될 경우 지자체들의 우려와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전국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보육 예산은 3조 6157억원으로, 국비 지원 예산 3조 4792억원보다 많다. 국고보조율이 상향 조정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은 1조 1500억원가량 늘어나고, 반대로 지자체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정책 수혜자인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업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만큼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국회 관계자는 “당선인도 관심이 많은 공약으로 알고 있다”며 “재원 마련 문제 정도만 해결되면 빠른 시일 내에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지방재정특별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의결한 상태다. 행안부는 또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세 확대 방안 등을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부가가치세의 지방소비세 비율이 기존 5%에서 10%로 높아지는 것을 넘어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행 부가세 방식인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보고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지자체 소속 지방공기업에 대한 합리화 방안 등도 업무보고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CEO 칼럼] 정부조직개편 제대로 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정부조직개편 제대로 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대통령직 인수위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인수위가 처리해야 할 일 가운데 정부조직 개편이 최우선과제라고 한다. 시대 여건이 변화하고 정부의 지향 목표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가 달라져야 하므로 정부 조직도 변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부처를 개편하는 나라는 유례가 없다. 정부 조직 문제가 제기되면 공약이 되고 집권 후 개편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외국은 집권당이 바뀌어도 정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설령 개편한다고 해도 크게 흔들지 않는다. 미국은 24년째, 일본도 12년간 지금의 조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도 변화가 거의 없다. 부처 명칭도 역사와 전통이 있다. 잦은 정부조직 개편은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업무 안정성을 저해한다. 행정서비스를 받는 민원인들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며, 국제화 시대에 대외협력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여 조직 개편과 부처 명칭을 바꿨다. 5년 전에는 의사결정속도를 높이고 유사기능을 통합한다며 대(大)부처로 개편했다. 그 결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공룡부처가 탄생했다. 하지만 통합 전 부처의 실·국과 지방청은 그대로 존재하고 공무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내부갈등도 야기되고 인사 교류의 난맥도 가져왔다. 통합부처 차관은 형평성 차원에서 폐지 부처 출신을 앉혔다. 부처 간 관할 업무와 인원, 예산 불균형도 심하다. 부처통합으로 거대화된 일부 부처는 직원이 수천명인데 어떤 부는 이삼백명도 안 된다. 다른 형태로 조직을 늘린 사례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교육과학기술부와 별도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해 장관급 1명, 차관급 2명을 늘렸지만 실효성은 있었을까. 거대 부처는 장관이 업무 파악도 힘들 정도라고 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부처 간 이견을 다룰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조직을 개편한다고 한다. 국민은 얼마나 정부조직 개편에 관심이 있고, 실제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잘 모른다. 국민 편익과 행정효율을 최우선해야지 명분을 앞세운 자리 늘리기나 업무 중복, 옥상옥의 감독 등의 조직 개편은 안 된다. 문제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 각 부처의 각축전과 로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학기술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전담할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과학기술 개발과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창조경제를 구현할 획기적인 부처가 되어야 한다. 해양수산부 부활과 소재지에 대한 논란도 많다. 해수부 부활에 앞서 해양수산 업무가 잘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진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자면 각 부처 공무원들과 유관인사들의 로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부처 내 조직도 잘 정비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때에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직접 정책담당조직은 줄이고 총리실,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공무원 수를 늘렸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차관급만 55명이나 되는 검찰과 이에 상응하게 고위직이 많은 법원도 개편해야 한다. 국제화시대에 외국과의 업무 추진에 도움이 되도록 부처 영문 작명에도 신경써야 한다. 예를 들어 국토해양부를 ‘Ministry of Land, Transport and Maritime Affairs’로 했는데 외국인들은 Land가 어떤 기능인지 의아해한다. Maritime Affairs(해운항만)가 Transport(교통) 4개 분야 중 하나인데 왜 별도로 쓰는지 반문했다. 인수위가 민생, 탕평인사, 정치 쇄신을 반영해서 잘 정리하겠지만, 이왕 할 거라면 진정 국민을 위한 행정을 하고 세금도 아낄 수 있게 제대로 해서 정부조직 개편의 악순환을 끊어 주길 바란다.
  • 문희상 ‘문재인 역할론’ 긍정적… 계파갈등 재연 소지

    민주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진용을 갖추고 당 쇄신과 변화 행보에 본격 나선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문재인 역할론’에 대해 비대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비대위는 14일부터 대선 패배를 사과하는 의미의 전국 민생 버스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본인이 원하면 함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3일 비대위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버스투어는) 주로 비대위원들이 가는 것이지만, 원하는 사람은 다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가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라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문재인 역할론’에는 긍정적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의 기대감들이 농축돼 있다”면서 “긍정적 에너지를 배제하고 가는 것은 아쉽고 아까운 일이며, 그것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꼭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와 연락도 자주 하고 있다. 그는 “문 전 후보가 내일(14일) 현충원 참배에 왔으면 했다”면서 “전화로 정중히 요청했는데 지방에 내려가 있고, 자숙할 때라서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제는 ‘문재인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되면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과 책임 규명이 시급하지만, 차기 당권을 위한 계파 간 권력다툼에 가려 대선평가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비대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문 전 후보가) 국민들과 만나면서 사과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선거 책임은 무조건 후보가 지는 것”이라면서 “당과 후보는 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대표의 임기 문제도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였던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느냐 아니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 임기 2년을 보장해 주느냐의 문제다. 이는 당의 안정적인 혁신과도 맞물려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전대에서 뽑히는 새 대표의 임기는 한 전 대표의 임기를 채우는 것이 낫다고 본다”면서도 “비대위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대기업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시대 흐름을 모르는 사람으로 매도당할 분위기다. 기업정책이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규제 확대’로 압축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말 첫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후 중소기업 지원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기세다. 중소기업 하면 무조건 측은하게 여기고, 대기업은 뭇매만 맞는 양상으로 전개될 때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효과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즉 1%대 99%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상생할 수 있다. 경제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가계부채, 청년실업, 중산층 복원, 세대 간 갈등 등의 과제는 일자리로 풀어야 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직장 밖으로 쏟아지는데 일자리 없이 하우스 푸어를 어떻게 해결하나. 중산층은 어떻게 해서 70%까지 끌어올리나.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인식의 전환을 해보자. 박 당선인은 민생 중에서도 일자리를 취임 첫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1987년 영국 국왕에게서 기사작위를 받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 존 템플턴 경은 늘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비관론이 팽배할 때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주식가격이 폭락할 당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사들여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00만개가 넘는다. 경제의 주춧돌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3000여개로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큰 미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타이완보다도 훨씬 적다. 기형적인 기업 생태계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법령을 동원해 1000개가 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반대로 대기업은 34개의 법령과 84개의 시행령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을 정밀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놔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일자리도 더 생겨 고용에 도움을 준다. 자동화와 첨단화,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 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란 있을 수 없다.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소액으로 쪼개지 말고 기술혁신 기업을 추려 대규모로 중점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은 대기업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봄직하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글로벌 기업들과 나머지 대기업 간 차이가 적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과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외형, 즉 무늬만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까지 톱 클래스 기업들과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 규제하는 대기업 정책을 재고할 필요는 없는지 궁리해 봤으면 한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빠른 길이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와 저성장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 완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가령 30대 그룹 중에서도 10대 그룹 이외는 한시적으로 길을 터주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소수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구조도 재편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금융, 관광·레저, 의료 등 서비스 분야 육성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였다. 그러나 관련부처나 이해집단 간 의견 대립으로 유야무야됐다. 이번에는 최고 권력자의 확고한 의지 피력이 요구된다. osh@seoul.co.kr
  • 전기료 14일부터 평균 4% 인상

    오는 14일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4% 오른다. 이번에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1년 5개월여 만에 네 차례 오르는 셈이다. 주택용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2.0%, 산업용·일반용은 각각 4.4%, 4.6% 인상한다. 교육용과 농사용은 각각 3.5%, 3.0%로 평균 이하로 올릴 방침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8월 6일 평균 4.9%, 2011년 8월 4.9%, 같은 해 12월 4.5% 등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세 차례 인상했다. 정부가 이번에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극심한 한파로 동절기 전력 수요를 관리하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현 정부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강행함으로써 박근혜 당선인의 향후 부담을 덜어 주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전력수요 절감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전력효율 향상을 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돈 풀어 경기부양 그만… 경제체력 더 약화”

    “돈 풀어 경기부양 그만… 경제체력 더 약화”

    “버핏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건설부(현 국토해양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박승(77)씨를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만났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 원로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박 전 총재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최근의 증세 논란부터 질타했다. 부자와 대기업이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정신을 적극 본받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앞으로 집값이 10%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지금의 저성장·고실업 상황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게 아니라 경제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곁들였다. 박 전 총재는 “버핏 회장이 ‘나를 부자로 만든 것은 바로 사회다. 따라서 나는 세금을 더 내야 하고 내 자산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정신을 우리나라 대기업과 부유층도 되새김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자신도 사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시 한번 공언했다. 박 전 총재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소득 재분배 기능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담세율(국내총생산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다. 선진국은 26% 수준이다. 각종 보험이나 연금 부담을 포함한 공적부담률도 26%로 역시 선진국 수준(45%)을 밑돈다. 그는 “앞으로 저성장·고실업에 양극화가 결합돼 나타나는 것이 문제”라며 “양극화와 빈부 격차로 인한 민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박근혜 정부가 신경 써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결책은 대기업을 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에 집중돼 있는 소득을 전체 국민에게 순환되도록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800만명에 이르는 절대 빈곤층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새 정부가 과감한 소득 재분배 정책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구체적으로 “담세율을 당장 23% 수준으로 올려 적어도 연간 30조~40조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세 대상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이다. “자유개방경쟁의 시장질서, 자유무역, 환율, 조세·산업정책 등 국가 시책 면에서 특혜적 혜택을 누려왔고 또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전 총재는 지금의 경기 부진을 ‘일본형 불황’이라고 평가했다. 돈을 풀어도 투자가 늘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부양책에 부정적이다. 그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면 효과는 적고 정부 부채 증가, 국제수지 악화 등 경제 체질만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대신 “정부 부채와 가계 부채 통제, 국제수지 안정, 내핍 체제 구축 등을 통해 경제 체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는 늘지 않고 집값은 너무 비싸 수요가 줄고 있고 젊은 세대의 주택관이 바뀌고 있으며 잦은 직장 이동으로 전·월세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집값 하락은 구조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 총재는 “선진국은 최근 5년간 집값이 30%나 떨어졌다”면서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집값은 아직 보합세인 만큼 10%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는 국민들의 재산 형성 과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57년만에 해 넘긴 예산안 통과 10년 연속 나라살림 발목잡기

    57년만에 해 넘긴 예산안 통과 10년 연속 나라살림 발목잡기

    2013년 예산안이 해를 넘겨 통과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됐다. 2002년 이후 10년 연속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는 오점까지 남겼다. 쇄신국회를 전면에 내걸고 출범한 19대 국회 역시 나라 살림 발목을 잡는 구태는 여전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간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늑장 처리와 단독처리를 되풀이했지만, 이번처럼 해를 넘겨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처리한 전례는 1960년 준예산 제도 도입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그 이전에는 6·25 전쟁 전후인 1949~1953년과 1955년 등 6차례 회계연도를 넘긴 적이 있다. 여야는 지난 31일 저녁 늦게부터 협의를 거쳐 1일 아침 가까스로 예산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준예산 편성 사태를 면했다. 원칙적으로는 국회가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지 못하면 정부는 올해 예산에 준해 내년도 예산을 집행하는 준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공휴일인 1일 예산안이 처리돼 이런 오명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5년 만의 여야 합의 처리’라는 대목이 무색해졌다. 특히 올해는 정치권이 대선 일정에만 몰두한 나머지 예산안을 날림 심사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복지예산이 확충됐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대내외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서민생활 안정, 일자리 창출 등 민생 요구를 외면한 졸속 심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예산안 늑장처리는 물론 합의정신을 무시한 여당 단독처리가 난무했다. 실제 지난 18대 국회는 현안 이슈에 발목이 잡혀 여당이 4년 줄곧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 기록을 남겼다. 2008년 12월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여당이 일방 상정한 것을 두고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2009년에는 4대강 관련 예산이 말썽을 빚었고, 2010년엔 한·미 FTA 관련 예산 및 비준동의안의 여당 단독처리 여파로 야당이 반발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2011년에는 12월 31일 새해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예산안이 겨우 처리되면서 준예산 편성 직전까지 갔다. 2010년 12월 8일 예산안 통과 때는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까지 등장하는 난투극이 연출됐다. 연중행사나 다름없었던 예산안 늑장처리 구태가 올해부터는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5월 통과된 국회 선진화법이 오는 5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국회 선진화법은 예산안과 세입예산 부수법안이 헌법상 의결기한(12월 2일)의 48시간 전까지 예결위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본회의에 자동으로 회부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것도 최소한의 방지책일 뿐 여야가 본회의에서 장기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물가상승률 2.2%… 왜 체감물가보다 낮나

    물가상승률 2.2%… 왜 체감물가보다 낮나

    2012년 물가가 전년보다 2.2% 오르는 데 그쳤다. 2006년(2.2%) 이후 가장 낮다. 하지만 체감 물가와는 괴리가 있다. 2011년 물가가 4.0%나 오른 탓에 낮은 상승률에도 집안 살림은 여전히 빠듯하다. 통계청이 31일 밝힌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부문별 전년 대비 물가인상률은 농축수산물 3.1%, 공업제품 2.9%, 전기·수도·가스 5.0%, 서비스 1.5% 등이다. 이 중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2009년 6.4%, 2010년 10.0%, 2011년 9.2% 급등했다. 2012년에 3.1% 오르는 데 그쳤어도 품목별 가격이 부담스럽다. 2012년 농축산물 상승폭이 둔화된 건 축산물 영향이 크다. 2010년 구제역 여파로 10.3%나 오른 축산물값이 2012년에는 7.4% 내렸다. 하지만 농산물은 두 차례 태풍과 폭염·폭설 등 기상이변으로 8.7%나 올랐다. 2011년(8.8%) 상승과 비슷하다. 전년 대비 고춧가루 38.4%, 사과 10.5%, 쌀 9.6%나 올랐다. 물가 안정을 주도한 건 공공서비스(0.5%)·개인서비스(1.1%) 등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큰 서비스 부문이다. 개인 및 공공서비스의 물가 가중치는 각각 310.9와 143.7로 농축수산물(77.6)보다 높아 전체 물가상승률을 좌우한다. 개인서비스에선 보육시설 이용료(-27.9%), 학교급식비(-18.3%), 유치원비(-8.8%) 등이 내렸다. 또 공공서비스에선 이동통신료(-4.8%)와 국공립대 등록금(-6.8%), 고등학교 등록금(-3.3%) 인하가 물가 안정세를 이끌었다. 대학 등록금이 떨어진 것 역시 반값등록금 등 정책 영향이 컸다. 물가 안정에는 대선을 앞둔 시점의 정부 정책이 크게 작용했다. 이 때문에 올해 물가 여건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파로 12월 신선식품지수가 9.4% 올랐고 1월도 강추위가 예보돼 ‘밥상물가’는 고공행진이 우려된다. 대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민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과 공공요금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두부·콩나물·조미료 등 가공식품과 소주·밀가루 등의 가격이 올랐고 도시가스 도매요금, 광역상수도 요금,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택시 요금 등의 인상 계획이 확정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1) 사회 대통합 어떻게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1) 사회 대통합 어떻게

    새 대통령을 맞는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 대통합이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세대별, 지역별로 지지 후보가 나뉘면서 대한민국호의 분열이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회 대통합을 위해서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심화된 정치적 분열도 시급히 치유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기에 앞서 정확한 진단을 주문했다. 겉으로 드러난 갈등 구조만이 아니라 감춰진 구조적인 갈등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1일 “우리 사회에는 노사 간 갈등, 지역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등 구조적인 차원과 정치권에 의해 강화된 차원의 갈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노사 문제에 대해 “현재 이명박 정부는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문제 등 노동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그런 부분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복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세대 간 갈등은 복지 문제와 연결되는데 공공 부문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젊은 세대의 좌절감을 극복하도록 해야 하고 노인 빈곤층 문제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세대 간 연대를 정치권이 이끌어야 한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사회 대통합을 위해 노동 분야 대타협, 복지 분야 대타협을 이끌어내 이명박 정부와 정책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념 지향성이 달라 사회 통합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역대 정권들은 이념적인 지향이 서로 다른 경우 너무나 분명한 선 긋기를 해 왔다”면서 “새로 정권을 이어받은 수권 정당은 이념적인 차별을 담은 입장이 정책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교수는 또 “대선에 출마한 후보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의 과정에 지역주의가 아직도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이 걱정”이라면서 “정치적인 해법만이 아니라 문화,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합을 위한 해법으로는 사회 경제적인 기반, 특히 지난해 정치권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던 경제민주화를 꼽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갈등을 강화시켰던 교육 격차, 비정규직 소득 격차 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기반, 즉 사회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도 “경제민주화와 복지 국가가 사회 통합의 지름길”이라면서 “가장 고통받는 것이 중소기업, 중소상인이다. 특히 비정규직과 청년들, 빈민들에게 적절한 복지 정책과 일자리 정책을 제공하고 재벌에 대한 탐욕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를 임기 초에 강력히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도 “정책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이른바 지역적으로 소외된 지역, 계층적으로는 약자, 중도서민, 기업 측면에선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정책 비중을 둬야 한다”면서 “사회정책적으로 소외된 그룹들을 정책 중심에 놓고 국가에서 풀어야 될 문제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해야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균형 잡힌 경제 발전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단순히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시혜적 성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 교수는 “물질적 수혜보다 주요 경제정책 수립 과정 등에서 참여와 결정권을 주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면서 돈을 얼마 주고 하는 것보다는 사회 경제적 약자들에게 중요한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라든지, 기업의 사회적 시민 참여 경영 같은 부분들이 만들어져야 경제민주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도 “계층 간 격차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자산 소득이나 부동산, 그 밖의 재산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간의 격차가 커졌다.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노동자가 자살을 할까 우려스러운데 복지 효과는 시간이 걸린다. 돈이 풀리고 안정되려면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면서 “이보다 우선 일자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리해고 등이 심각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신 교수는 “일자리를 늘리기 전에, 기존에 있는 일자리를 안정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고용의 질이 낮아서 이를 높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영논리에 기반을 뒀던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치가 통합을 위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을 만들어내는 폐해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은 여야가 자꾸 대립 쟁점을 만들어 서로 싸웠는데 이젠 합의의 쟁점을 만들어 가야 한다. ‘다 같이 잘살자’는 식의 경제민주화 같은 것이 합의의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대표성이 기성정당 중심으로 돼 있다. 타협이나 협조를 불가능하게 하는 양대 정당 구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 대통합을 위해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계층에 주목했다. 가 교수는 “박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51.6%를 얻어 최다 득표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48.0%라는 최다 반대표를 받았다”면서 “그분들을 껴안으려면 야당 지도부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회동하는 등 야당을 잘 껴안아야 한다. 그게 통합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 교수는 또 “역대 대통령들이 과거에는 당정협의도 통보하는 형태로 하는 등 국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국회에 대한 존중감을 보여주는 것이 사회 통합을 위한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 통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경제 양극화”라면서 “소외 계층이나 빈곤층을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합을 위해서는 특히 인사 탕평책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탕평인사를 위해서는 인사 관리 전문 기구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가장 크게 실수한 것은 탕평책을 펴지 못한 것”이라며 “박 당선인도 탕평책과 소통 문제, 전문가 활용, 이 3가지를 잘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김대중 정부의 인사 관리 기능을 이명박 정부가 없앴는데 그러다 보니 인사 기능이 약화되고 유명무실해졌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전 정부에서 독립기구였던 중앙인사관리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로 편입되면서 인사의 독립성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 교수는 “행안부에 안보·비상 기능까지 합쳐지면서 빈발하는 비상 상황에 장관이 신경을 쓰다 보니 자연히 인사 기능이 부실해졌고 인사 총괄은 현재 차관도 아니고 인사실장이 맡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인사 관련 전문기구가 있어야 하는데 부는 너무 크고 처 단위로 미국의 인사처(OPM) 같은 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 교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구, 채널 등을 제도화해서 국민 상황을 점검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예산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5년간의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013 정치권 시대화두’ 이렇게 풀자… 전문가 제언

    ‘2013 정치권 시대화두’ 이렇게 풀자… 전문가 제언

    2013년 정치권이 구현해야 할 ‘시대 정신’으로 전문가들은 민생, 통합, 격차 해소, 소통 등을 꼽았다. 18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집약된 국민적 요구이기도 했고, 이전 정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내용들이기도 했다. 곽진영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생은 정파를 떠나야 한다.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쟁은 줄여야 한다.”면서 “2013년은 정치가 힘든 서민의 삶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우선 야권에는 협조를 주문했다. “야권도 박빙의 승부를 벌인 만큼 정파를 떠나 민생법안 처리 등에서 협조를 잘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공약도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큰 틀에서 박근혜 당선인과 거리가 멀지 않았으므로, 이유 없이 반대하면 야권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에게는 “국민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에서 표를 던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합을 위해서는 논공행상이 아닌 ‘탕평인사’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러 집단이나 계층이나 격차가 너무 커서 격차를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규직·비정규직, 여성·남성, 수도권·비수도권, 대기업·중소기업 간에 삶의 질이나 고용 기회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면서 “‘불안정한 측’을 끌어안기만 해도 국민 전체적인 삶의 질을 상당 부분 끌어올릴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 더 많이 듣고, 만나고, 접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호 인하대 정외과 교수는 “총선과 대선 두 차례의 선거를 거치면서 ‘편 가르기’가 상당히 심화됐다.”면서 “집권세력이 호남과 젊은 세대, 저소득층이나 노동자, 비정규직들을 포용하려고 애쓰고, 민생 문제를 장기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집권 첫 1년에서 국정의 전반적인 상태가 좌우된다. 집권 1년도 못 가 과속하다 보면 통합은 무너진다.”면서 “이명박 정부만 보더라도 18대 총선에서 압승하고 독주하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이라는 게 절대 지역 안배 인사가 아니다.”라면서 “통합이란 저마다 다른 생각들 가운데 최대치의 공통 부분을 형성해 국민적 컨센서스를 만드는 것으로, 그런 능력이 바로 정치력”이라고 설명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이전 정부는 소통 문제가 가장 컸다. 선거를 두 차례 거치면서 사회적으로 많이 분열된 만큼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잘 소통해서 통합해 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생이 중요하고, 같이 살 수 있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면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대정신은 이미 공약에 반영돼 있다. 예컨대 ‘대통합’ 안에는 복지와 민생이 다 들어 있다. 실질적으로 공약을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공약이 실질적으로 이행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불안하고,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청년실업 문제, 노인빈곤 문제 등은 뚜렷한 해법이 없는 만큼 국민들 삶을 보장하고 국민들을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국민들이 정책 실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생, 통합이 어떻게 시대 화두가 될 수 있느냐. 민생은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챙겨야 하는 것이고, 통합을 안 하려는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런 당연한 일들을 실현하려면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 1470만의 반대표가 있다. 여야가 통합하고 새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13년 해가 바뀐다고 해서 새 정치의 화두가 바뀌진 않는다. 2013년도 새 정치가 화두다. 안철수 현상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박근혜 당선인은 그간 말한 것만 잘 지키면 된다. 자기 의지에 달렸다. 책임총리제 하겠다면 하고, 발표했던 정치쇄신안 실천하면 된다. 새로운 정치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노동문제 언급 없어 실망”

    민주통합당은 28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비공개 회동 논의에서 공개된 발언이 예산안 처리에 국한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오늘 회동에서 지난 대선에서 분열된 국론을 한데 모으고 시급한 국정 우선 과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필요한 조치에 대한 언급이 있길 기대했다.”면서 “오늘 공개된 발언에서 두 사람이 예산안 처리에 대한 이야기만 나눈 것으로 알려져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은 안정적인 정권 인수인계와 협조가 차질 없이 진행되길 기대하며 이 과정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대안 야당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모든 기준은 민생 우선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아울러 “행여나 일각의 우려처럼 비공개 회동에서 현 대통령의 퇴임 후 보장 논의나 현 정부 비리 인사 사면 등 국민을 외면한 얘기가 없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시급한 노동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정치개혁 입법 차기정부 출범 전 완수하라

    18대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정치 쇄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구태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정치를 개혁하고 쇄신하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국민들의 ‘새 정치’에 대한 열망과 주문이 컸기에 그런 민의를 받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뒤 정치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치 개혁을 외면하고 있다. 대선 기간에는 정치 쇄신 실천방안을 마련하자며 여야 공동협의체까지 만들고, 대선 전이라도 입법화하자고 큰소리 치더니 이젠 논의 자체가 실종된 인상이다. 여야는 하루빨리 정치쇄신개혁특위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정치개혁 입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여야가 대선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쏟아낸 정치쇄신안의 핵심은 바로 국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당과 국회의 개혁이었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야 동시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경선’과 공천비리 시 30배 과태료와 공무담임권 20년 제한, 비례대표 밀실공천 근절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는 국회의원의 영리목적 겸직 금지, 중앙당 권한 축소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연금과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등 국회의원의 3대 특권을 폐지·축소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는 등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데는 여야 공히 같은 입장을 보였다. 선거가 끝났다고 정치권이 정치 개혁에 나몰라라 뒷짐지고 있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다. 지금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공약 실천을 위해 수조원의 국채 발행도 불사할 태세다. 택시업계를 위한 ‘택시법’ 같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정치 쇄신 공약을 지키는 데는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국민 세금을 한 푼도 축내지 않으면서 오히려 부패 정치 청산으로 국민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여야는 우선 시급한 새해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정치개혁특위부터 구성해 가동하길 바란다.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부문만이라도 내년 2월 새 정부 출범 전 정치개혁 입법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서라도 정치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측근, 극우, 경제… 아베 내각의 열쇳말

    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정권이 26일 출범한다. 아베 총재는 25일 조각과 당직 개편을 마무리한 데 이어 26일 특별국회에서 총리 지명 절차를 거쳐 제96대 총리에 취임한다. 아베 총재는 새 내각의 핵심인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에 후원자인 아소 다로(72) 전 총리, 관방장관에 심복인 스가 요시히데(64) 간사장 대행을 내정했다. 외무상에는 기시다 후미오(55) 전 국회대책위원장을 발탁했다. 7선 중의원 의원인 기시다 전 위원장은 아베 총재의 측근으로 2007년 아베 내각에서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을 지냈다. 아베 총재가 외교 경험이 없는 기시다를 외무상에 기용하는 것은 오키나와 사정에 정통해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교과서 검정제도 개편 등을 주도할 문부과학상에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58) 전 관방부장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시모무라는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다. 그는 아베 총재 직속의 자민당 교육재생실행본부장을 맡아 자학사관 편향 교육의 중단, 교과서 검정제도 개편을 통한 근린제국조항의 폐지, 애국교육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민당 총선 교육 공약을 만들었다. 법무상에는 다니가키 사다카즈(67) 전 자민당 총재, 경제산업상에 모테기 도시미쓰(57) 전 정조회장을 각각 내정했다. 아베 총재는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인 경기 부양에 행정력을 집중해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교육개혁, 헌법개정 등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참의원 선거 때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은 가급적 미룬다는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 승부수, 국민엔 ‘+’될까

    ‘-’ 승부수, 국민엔 ‘+’될까

    새누리당은 오는 27~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용정책기본법’과 ‘기업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진흥에 관한 법률’ 등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동시에 ‘박근혜 예산’과 ‘박근혜 공약 상징 법안’ 처리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회의 새해 예산안 심사와 관련, 21일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복지공약을 실천하고 민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적자예산안 편성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국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국채 발행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몰처리 법안과 취득세 감면 법안 등도 국민 행복을 위한 꼭 필요한 민생법안”이라면서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예산으로는 저소득층 고용보험·국민연금 지원, 경로당 난방비·양곡비 지원, 만 0~5세 양육수당 전 계층 지원,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대출이자 인하 등이 있다. 이 원내대표는 “6조원 반영은 예산안의 삭감 규모와 상관없이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촉발된 동북아 안보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이른 시일 내에 회동키로 의견을 모았다. 박 당선인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제가 당선되자 축하한다는 성명도 내주고 이렇게 직접 당선 축하 전화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저보다 먼저 선거를 치르고 성공하신 오바마 대통령께 다시 한 번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역내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고, 박 당선인은 “임기 5년 중 대부분 기간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한·미 동맹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민생과 안정’ 전략 주효… 보수대결집으로 완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18대 대선 승리는 그가 걸어온 길 만큼이나 드라마틱했다. 19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빙의 오차범위 내 우세(1.2%)로 출발한 박 당선자는 문재인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100만표가 넘는 표차로 승리했다. 국민들은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민생’과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의 승리 요인은 가장 먼저 박 당선자의 개인적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애칭에서 알 수 있듯 박 당선자는 새누리당 대선 전략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박 당선자는 선거 초반 새누리당이 불안과 내홍에 휩싸였을 때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짓눌린 당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민생과 대국민통합을 강조한 선거 전략도 유효했고 보수층을 결집한 리더십도 돋보였다. 여기에 정책 공약의 큰 줄기였던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 이슈를 선점해 야권의 칼날을 무디게 한 것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우후죽순 터져 나온 야권발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맞불을 놓으며 ‘강(强) 대 강(强)’ 대결로 몰고 간 것도 결국 승리의 요인이 됐다. 박 당선자는 대선 출마 이후 줄곧 민생과 국민대통합을 얘기해 왔다. 양극화의 확대로 팍팍해진 살림살이와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등 어느 때보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거창한 구호 대신 민생을 내걸고 소통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캠프 관계자는 19일 “우리는 선거 기간 동안 민생 정부를 외치며 국민만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가 지난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100% 국민대통합’을 선언한 이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도 참신했다는 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참여와 지지도 큰 힘이 됐다. 박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여성 대통령론’도 예상외의 파급력을 보여 줬다. 여론조사 내내 박 후보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을 웃돌았다.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보수 대결집’도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으로 보수 대결집의 물꼬를 튼 박 당선자 진영은 이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막까지 애를 태웠던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합류하면서 보수 대결집을 완성했다. 역대 대선에서는 1992년 박찬종, 1997년 이인제, 2002년 이한동, 2007년 이회창 등 제2, 제3의 보수 후보들이 출마해 보수층의 지지표를 잠식했다. 이번 대선과 같은 초박빙 승부에서 보수 성향의 유력 후보가 출마했다면 승부의 추는 야권으로 기울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보수와 중도세력 결집에 성공했다.”면서 “역대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집권당을 탈당하지 않은 것도 야권으로부터 ‘이명박근혜’라는 비판을 받았어도 전통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당선자의 또 다른 승리 요인으로는 이슈 선점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정권교체 공세를 무력화한 배경에는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적 어젠다를 발 빠르게 선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저작권자’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야권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을 약화시켰으며 ‘스타 검사’ 출신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삼고초려’로 영입해 야권의 정치개혁 공세를 막았다. 물론 김 위원장과의 갈등으로 박 당선자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2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전격 ‘구원 투수’로 등장해 이 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에서 ‘좌(左) 클릭’했다는 점이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과거사를 비롯해 야권 후보의 단일화, 막판 네거티브 공세를 잘 넘긴 것도 승리의 요인이다. 과거사 문제는 선거 초반 분위기를 야권에 넘겨 주는 계기가 됐다. 박 당선자는 인혁당 사건을 놓고 “두 개의 판결”로 곤욕을 치렀고,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법원의 강탈 판결을 놓고 야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과거사 이슈가 묻혔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보여 주지 못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안 전 후보가 선거 막판에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돌아섰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억대 굿판’, ‘신천지 연루설’, ‘국정원 여직원 불법 댓글 논란’ 등 야권발(發) 네거티브 공세는 청와대로 가는 마지막 고비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동영상]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동영상]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국민은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선택한 것이다. 박 당선자 개인적으로는 부녀(父女)가 대통령에 오르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퍼스트레이디 대리와 대통령으로 청와대 생활을 경험하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갖게 됐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현재 83.3%가 개표된 가운데 1313만 8604표(51.6%)를 얻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1223만 648표, 48.0%)에 90만 7956표(3.6% 포인트 격차) 앞섰다. 여권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범보수’와 ‘범진보’의 1대1 정면 승부이며 세대별·지역별 지지자들이 맞붙어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던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박 당선자는 오후 6시 개표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싱거운 승부였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박 당선자 50.1%, 문 후보 48.9%)를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다. 박 당선자는 서울에서 문 후보에게 소폭 뒤졌지만 대전·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았다. 역대 대선에서 ‘중원’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박 당선자는 60% 이상의 득표율을 획득해 문 후보를 저지선인 40% 미만으로 막아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30’과 ‘5060’의 세대별, 호남과 영남 간 지역별 지지 성향이 뚜렷해져 향후 박 당선자의 국민대통합 행보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박 당선자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정계에 입문해 두 차례나 침몰 위기의 당을 구해 냈고, 두 번의 대권 도전 끝에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서 여러분이 기대하시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라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 마음의 승리”라고 밝혔다. 야권은 이번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범진보의 결집과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가 절반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탈환에 실패하면서 향후 야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대선 투표율(잠정)은 75.8%로 16, 17대 대선 투표율을 크게 웃돌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선거인 수 4050만 7842명 가운데 3072만 2912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국민은 시대교체를 명했다 - 박근혜 당선자에게 바란다

    18대 대통령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선출됐다. 64년 헌정사의 10번째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이다. 국민은 2013년 2월 25일 0시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고 대내외의 격랑을 헤쳐가야 할 책무를 박 당선자에게 부여했다. 치열한 선거였다. 선거 막판 극심한 네거티브 공세가 펼쳐질 정도로 박 당선자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은 유례 없는 격전을 벌였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에서 보듯 국민은 절반으로 나뉘었고, 세대와 지역의 표심도 크게 갈렸다.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치러진 6차례의 대선 가운데 처음으로 박 당선자가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선 이후 시급한 과제가 둘로 갈라진 민심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일임을 말해준다.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당장 선거에서 패한 야권과 이들을 지지한 국민들의 상심을 보듬고 추스르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박 당선자의 승리는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뛰어넘는 시대 교체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외쳤던 시대 교체는 이제 득표용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가 됐다. 박 당선자는 임기 5년을 이 시대 교체의 소명을 이뤄나가는 데 바쳐야 한다. 그 첫 과제는 국민 통합이다. 박 당선자는 ‘100%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국정쇄신정책회의를 설치해 계층·세대·이념·지역·정파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대탕평 인사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의지만으론 되지 않는 일이다. 박 당선자 스스로 ‘친박’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대선에서의 논공행상을 최대한 배격하고, 정파를 뛰어넘어 폭넓게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 박 당선자의 두번째 소명은 민생 안정이다. 지금 지구촌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향후 10년 세계 경제가 연평균 3%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즐비하다.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마저도 날로 쇠진해 가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는 한국 경제가 2013~2018년 연평균 2.4%, 2019~2025년엔 연평균 1.2%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속에 가계 부채와 자영업 폐업 사태가 불거지면 우리 경제는 하루아침에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하고, 각종 복지정책도 나라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하며, 경제 각 부문의 성장 동력을 견인하고 중산층을 복원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다. 여야를 떠나 국가적 지혜를 모아 내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 쇄신과 경제 민주화를 두 축으로 한 정치·경제 부문의 정의 구현 역시 화급한 소명이다. 박 당선자는 대선 기간 대통령 권력 분산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부 및 국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경제민주화에 있어서도 재벌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엄단하는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는 등 공정시장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을 감안할 때 취임 첫해 강력한 의지로 실천에 나서지 않으면 자칫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각오로 매진해야 할 과제들이다.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야 할 책무도 그에게 주어져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하며, 일본의 우경화에 맞서 영토 주권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한편으로 남북 간 화해·협력을 위한 전향적 대북정책도 펼쳐 나가야 한다. 고도의 전략적 사고와 정교한 외교 전술,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하는 일들이다. 박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역이자, 한 시대를 군사독재의 질곡으로 몰아넣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고스란히 품어 안은 인물이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펼쳐진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화의 숨가빴던 대한민국 반세기 영욕의 역사를 한몸에 체화한 인물이다. 박 당선자는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진심을 담아 행동에 나선다면 국민 모두가 흔쾌히 그 장정에 동참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지난 50년 고도 성장 속 대립과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상생 번영의 새로운 50년을 활짝 여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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