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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임시국회 심의 3개 입법안 찬반 팽팽

    4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시급한 민생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할 때 제대 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군 가산점 제도’, 양육비를 못 받는 한 부모를 대신해 국가가 미리 양육비를 지급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양육비 국가선지급제도’, 취업할 때 회사에 냈던 입사서류를 돌려받는 ‘구직서류반환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국민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법안이지만, 형평성 논란이나 법을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어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제대군인 가산점제 - “여성 피해”… 형평성 논란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도입안이 국회에 올랐지만 상임위 소위 차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형평성 침해 우려 탓이다. 군 가산점 제도는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수차례 법안이 상정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이 국가 고시 또는 공무원 등 취업시험에 응시할 경우 과목별 득점의 2% 범위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개정안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위헌 판결 당시 3~5%에 달했던 혜택을 2%로 줄였고, 가점을 받은 합격자의 범위를 선발예정 인원의 20% 이내로 제한했지만, 여야 간 이견이 커 의결하지 못했다. 소위는 3주 이내 공청회를 열어 안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은 “위헌 판결이 주는 부담이 큰 모양인데 ‘국가봉사점수’로 명칭을 바꾸면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있다”면서 “군 복무를 공무원으로 복무한 것으로 보고 경력을 인정해 주는 차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은 “여성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 등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임신·출산·육아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취업 시 ‘엄마 가산점’을 주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안도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두 법안은 대상은 다르지만 취지는 비슷하다. 그러나 “군미필자, 미혼여성, 장애인 등이 차별받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만만찮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양육비 국가 선지급 - 악용 소지·국가재정 부담 최근 이혼 또는 미혼으로 아이를 혼자 키우는 한 부모들이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회에서 ‘양육비 국가 선지급’ 법안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악용할 소지가 있고, 국가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반론도 있어 신중한 처리가 요구된다. 17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는 양육비 국가 선지급과 관련한 법안 3건이 올라온 상태다. 김상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양육비 선지급법안’을,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양육비 선지급에 관한 특별법안’을,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비혼 가정의 양육비 및 부양료 확보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부모 한쪽이 자녀 양육비 지급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국가가 먼저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여가위는 19일 양육비 선지급 관련 공청회를 열어 관련 단체와 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법안소위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공청회 이후로 연기됐다. 논란의 소지를 감안해 신중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005년에도 당시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이 ‘양육비 이행 확보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이혼을 부추길 우려가 있고, 법안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법안은 결국 의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퇴짜 구직서류 반환 - 기업에 과도한 부담 우려 구직자들이 ‘퇴짜 구직 서류’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은 다음 국회 회기에 무난히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좀 더 숙성이 필요하다’고 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계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이 통과되면 모든 구직자들은 채용일정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구직서류 모두를 반환해 줄 것을 사용자 측에 청구할 수 있다. 또 반환을 청구한 날로부터 최대 14일 이내에 제출했던 구직서류 일체를 등기우편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반환 비용도 사용자가 부담한다. 이에 대한 각계 의견 수렴을 위해 17일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고인석 부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법안이 통과될 시 구직자의 부담이 완화되고, 재취업준비를 위한 신속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찬성의 뜻을 밝혔다. 반면 박종갑 대한상공회의소 상무이사는 공청회에서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다수 기업에 채용에 따른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우려가 있고, 기업이 채용에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입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민주, 윤 장관 임명하자 농해수위 소위 보이콧

    박근혜 대통령의 연이은 ‘식사 정치’가 소통이 아닌 명분 쌓기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여의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지난주부터 여야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나누며 의견을 청취한 박 대통령은 17일 여야 모두 자질 문제를 지적했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결국 장관으로 임명했다. 윤 장관과 함께 임명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등 3명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인사들이었다. 식사 자리를 통해 야당에 양해와 이해를 구했다는 판단 아래 밀어붙이기식 인사를 한 셈이 됐다. 두 차례나 청와대 만찬에 참석해 임명 철회를 거듭 요청했던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이벤트’에 들러리 역할뿐 아니라 밥값을 톡톡히 치른 모양새가 됐다. 새누리당 지도부 만찬에서 “당의 말을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당·청 소통 약속도 열흘도 안 돼 무색하게 됐다. 소통의 형식을 빌렸지만 내용은 일방통행이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 불어온 청와대발(發) 순풍도 급속도로 냉각되는 조짐이다. 특히 타이밍을 강조했던 추경 예산안을 비롯해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등 민생 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박 대통령의 윤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인사 참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던 일부 의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후보자 임명은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는 결과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봄날이 온 줄 알았더니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꽃망울이 터지려다 다시 꺾이는 것과 같다”면서 “정국 경색이나 인사 강행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모두 청와대와 대통령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법안심사소위는 당초 이날 67개 법률안을 심사하기로 돼 있었으나, 오후 회의가 속개된 지 7분 만에 산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윤 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의원들이 오후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불참의사를 밝히고 회의장을 떠나면서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불만 기류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렵게 소통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데 여당 일부에서도 반발하는 윤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민 여론에 따라 판단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임명에 대해) 새누리당 내 분위기가 매우 좋지 못하다”며 “그것이 (청와대에) 전달돼 있을 것”이라며 임명 철회 기류를 전했다. 이상일 대변인도 “윤 장관의 업무 능력과 역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청문회에서 ‘모른다’를 연발한 윤 장관이 구성원 1만 4000여명의 방대한 해수부 조직을 잘 통솔할지, 해양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과연 만들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당·정·청 이달 임시국회 처리 민생법안 63건 최종 확정

    당·정·청 이달 임시국회 처리 민생법안 63건 최종 확정

    새누리당이 정년을 단계적으로 60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추진한다. 매년 15만명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처리가 시급한 현안이라는 이유에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새누리당의 지난해 총선 공약인 정년 연장 방안에 동의, 심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 법률안의 실시 방식과 시기를 놓고 여야 이견 차이가 극심해 ‘무사 통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관측이다. 1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새누리당의 ‘4월 임시국회 중점법안’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민생 법안 63건을 최종 확정했다. 법안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공약, 여야 6인협의체 논의안, 4·1 부동산 대책안, 새누리당 주요정책 및 긴급현안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 워크숍을 시작으로 ‘3각 논의’를 벌인 결과다. 총·대선 공약이자 6인협의체 논의안에도 포함된 주요 법안은 경제민주화·일자리와 관련된 게 대부분이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60세 정년 의무화를 담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비롯해 기업 채용 평가 요소에서 ‘학력’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고용정책 기본법’ 개정안도 제출됐다. 이른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도입안이다.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조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채택됐다. 사내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 시정 신청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사내 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중점 법안에 이름을 올렸다. 야당에서는 입법 취지에 큰 틀에서 동의를 나타냈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정년 연장안과 관련, 새누리당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60세로 연장을 주장하는 한편, 민주통합당은 조건없는 60세로 하자는 입장이다. ‘사내 하도급법’에서는 저항이 더 크다. 민주당과 노동계에서는 새누리당의 추진안과 관련해 “불법이 만연한 사내 하도급 시장에 합법적인 사내 하도급 사용의 길을 열어주는 면죄부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북한인권법’은 민주당의 반대가 가장 표면화된 법안 가운데 하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당 측이 대부분의 안에 대해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논의해보자고 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생각지도 못한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12일 민주 지도부와 첫 만찬

    朴대통령 12일 민주 지도부와 첫 만찬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과 잇단 회동에 나섰다. 북한 미사일 위기, 4월 임시국회 등 현안 앞에 ‘여의도 스킨십’을 강화하는 중이다. 박 대통령은 10일 강창희 국회의장과 이병석(새누리당) 부의장, 박병석(민주통합당) 부의장, 정진석 사무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12일엔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다. 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회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9일 저녁엔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는 등 국회와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이번 국회에서 다뤄야 할 법안들은 한결같이 민생과 관련된 것들로 부동산 정책과 추경에 대해 협조를 부탁드린다”면서 “서민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서민 관련 정책들이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며 “민생 살리기에 여·야·행정부가 따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 도발과 관련해선 개성공단 유지·발전 필요성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민생·외교·안보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부탁했다.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2일 회동에 대해 “당 지도부 전원이 가서 (박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면서 “민주당은 민생과 안보에 적극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4·1부동산대책 - 추경 논의” 여야정 협의체 구성한다

    정부와 여야는 관계 부처 장관과 여야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정부의 4·1 부동산대책 수정안과 추경 편성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 민주통합당 변재일 정책위의장과 국회 국토교통위, 기획재정위, 예산결산특위의 여야 간사, 관계 부처 장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면서 “추경에 협조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한 여당과 정부의 화답”이라고 말했다. 여야정 협의체는 대선 공통 공약을 논의하는 ‘6인 협의체’와는 별도로 꾸려진다. 앞서 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인 추경 편성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자 증세 등을 통해 국채 발행을 최소화해 20조원 이내로 하고 복지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세출 증액은 10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경 편성 규모는 20조원 이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세출 증액은 최소 10조원이 돼야 한다는 추경 편성에 대한 당론을 정했다. 또 12조원에 달하는 세입 보전 추경의 축소가 필요하며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소득세 최고세율(38%) 적용 구간을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법인세 500억원 이상 과표 구간에 25% 세율을 적용하는 부자 감세 철회를 주장했다. 여야 모두 추경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견도 적지 않아 진통도 예상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이른바 ‘최소 국채 발행+증세 병행’에 반대하며 국채 발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증세를 하면 경기 침체로 추경의 효과가 줄어드는 데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높이더라도 당장 올해는 세수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추경 사용처에도 차이를 보인다. 새누리당은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정부의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세출 증액에 우선순위를 두고 경기 부양 효과가 있는 사업에 투자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4월 임시국회… 국익 지키고 민생 챙겨라

    임시국회가 오늘 개회한다. 2월과 3월 임시국회에서는 여야가 정부 조직 개편을 놓고 팽팽하게 맞선 탓에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나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만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산적한 민생현안 처리에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대립과 정쟁이라는 구태를 접고 이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지금 우리의 경제 상황은 설상가상이다. 미국과 일본 등은 올 들어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침체 국면에서 한 치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판국에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전쟁 위협은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북한이 오는 10일을 전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런가 하면 국가 부도 위험을 가늠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등하고 있고, 개성공단 통행이 닷새 동안 제한되면서 13개 공단 입주 기업의 공장이 멈춰 섰다. 북한 리스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현실이다. 엄중한 안보·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60~80개 법안의 대부분은 경제·사회·복지 등 민생 관련 법안들이다. 여야 지도부가 민생·경제 법안 처리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당은 서민의 팍팍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민생 관련 경제법안을 시급히 처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있고, 야당 또한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경제 살리기의 핵심이라 할 ‘4·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전망이 밝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 대책 가운데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경우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여야는 셈법을 달리한다. 민주당은 ‘9억원·85㎡ 이하 주택’의 기준을 6억원으로 낮추고 면적 기준을 없애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역적 형평성을 감안해 면적 기준을 없애는 데는 동의하지만 금액 기준을 너무 낮추면 부동산 매입 활성화가 안 된다며 반대한다. 여야 간 대승적 타협을 이뤄 내지 못하면 일부 부동산 대책은 다음 달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추경안에 대해서도 여야 입장이 팽팽해 경기 부양의 타이밍을 놓칠지도 모른다. 여야는 경기침체와 북한의 대남·대미 위협이라는 위기상황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요컨대 국익을 지키고 민생을 챙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 6인협의체 가동을 통한 정치력 복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4월 재·보선 선거전에 중앙당 차원의 개입을 줄이는 것도 임시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드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부동산 대책·추경 처리 충돌 예상

    4월 임시국회가 8일 시작된다. 여야가 처리해야 할 현안 못지않게 쟁점도 적지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민생 법안은 ‘발등의 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공통 공약 등 60여개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핵심 민생 과제인 4·1 부동산 대책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서는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대책의 쟁점은 ▲9억원·85㎡ 이하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감면 ▲부부 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 구입 시 취득세 면제 등이다. 서울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은 물론 중소지방 도시의 경우 양도세·취득세 면제 가격조건(9억원)은 충족하지만 면적 기준(85㎡)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많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여야 모두 면적 기준은 사실상 폐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다만, 집값 기준까지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금액 기준을 더 낮추자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법개정이 늦어지면 거래가 끊기는 현상(거래절벽)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추경 문제에서도 규모와 재원 등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정부는 세수 부족분 12조원과 경기부양 예산 5조∼7조원 등 17조∼19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는 세수 부족분 산정 근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재원 확보 방법도 정부·여당은 국채 발행에, 야당은 부자 증세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이념·색깔 논쟁’은 돌발 변수로 꼽힌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제 해커 조직인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남북 대립과 남남 갈등이 얽히고설키는 모양새다.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얻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벗을지도 관심사다. ‘안건조정위원회’ 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안건조정위는 여야의 쟁점을 조율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별로 설치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실제 가동된 사례는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양당 핵심 6인 이번주 첫 회동…대선공약·민생 법안 결론 낼까

    여야의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공통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6인 협의체’ 첫 회동이 이번 주 이뤄질 전망이다. 1일 정책위의장 실무 접촉을 시작으로 이르면 2~3일쯤 회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행은 지난 30일 당·정·청 워크숍 직후 브리핑에서 청와대·야당 간 협력 방식에 대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부가 정책 입안 때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 가서도 설명과 설득을 하는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여야 간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라면서 “여야 협의체가 4월 초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의 석상에는 4월 임시국회 처리가 시급한 공통 대선 공약과 국회쇄신 방안, 민생법안 처리 등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민생정치와 정치쇄신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에는 공감하지만, 각론에서는 입장 차이가 상당해 쉽사리 결론이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 민생 분야에서 민주통합당은 경제민주화 법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대형 유통업체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대출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에서 공청회 개최 등 여론 수렴을 더 해 보자는 입장이다. 국회쇄신 법안으로는 운영위가 의원 세비 30% 삭감과 의원연금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대한민국헌정회 육성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표를 의식해 정략적으로 발의한 법안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추경 편성에서도 양당은 ‘국채 조달’과 ‘증세 없는 국채는 불가’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검찰 개혁 등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與 “100일내 대선공약 100% 입법화”

    與 “100일내 대선공약 100% 입법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100% 국민행복실천본부’를 26일 발족했다. 본부장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맡았다.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을 비롯해 정문헌·권성동·조해진·여상규·김희정 정책위부의장 등 6명이 부본부장을 맡았다. 국민행복실천본부는 새 정부 출범 100일째인 오는 6월 4일까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204개 법안을 모두 입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까지 68개를 발의, 33.3%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회의는 매주 화요일 주 1회씩 하기로 했다. 특히 실천본부는 현장방문과 공청회 등 국민과의 소통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날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원내대표는 “제목만 좋고 내용이 없거나 내용은 발표했는데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제 정치권은 더 이상 부도수표를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정책위의장 대행은 “우리 공약 가운데 야당과의 공통 공약을 추출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지난해 4·11총선 공약의 경우 제출된 52개 법안 가운데 28개가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조 정책위부의장은 “새 정부가 야당의 반대로 족쇄가 채워져 출범했다”면서 “주도권 싸움이나 기싸움에 집착하는 옛 방식에서 벗어나 민생 정책으로 여당과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부동산 취득세 감면 6개월 연장 통과

    여야는 22일 정부조직법 처리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를 열었지만, 민생법안은 10여건도 채 되지 않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라기보다는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였던 셈이다. 여야는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9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율은 2%에서 1%로,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는 4%에서 2%로, 12억원 초과는 4%에서 3%로 각각 낮아진다. 법안 개정으로 발생하는 취득세 및 지방교육세 감소분 전액은 정부에서 보전키로 했다. 감면 혜택은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농어업인을 위한 민생법안도 일부 통과됐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농어업인 부채경감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등이 처리됐다. 하지만 일부 논란을 빚고 있는 민생법안 처리는 뒤로 미뤄졌다.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어 이날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택시업계의 지원을 위한 택시지원법은 논의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부마민주항쟁 특별법, 입학전형료 감면을 명시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한국장학재단설립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상정되지 못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공직 토착·인허가 비리 등 감찰 강화

    토착 비리와 인허가 비리 등 민생 관련 부정·부패에 대한 감찰이 강화된다. 또 공직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증식하거나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이 들어간다. 업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출장 여비를 부풀리는 행위, 사업 현장에서 감독관들이 편의를 제공받는 행위 등도 집중적으로 단속된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직복무관리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 총리실은 부처별로 자체 감찰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별도로 총리실은 공직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경미한 실수를 한 경우에는 면책 또는 징계 감면 등의 조치를 내릴 것을 각 부처에 권고했다. 기존 관행을 타파해 업무 혁신을 이룬 공무원에 대해서는 중앙행정기관별로 발굴해 포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회의에서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공직기강 확립이 중요하다”며 “모든 공직자가 국정의 동반자라는 자긍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복무 관리와 근무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경범죄처벌법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할 때에 민생과 밀접한 사항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보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1% 성장 덫 탈출하려면 내수부터 살려야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성장을 떠받칠 대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환율이나 돈 풀기 등의 각종 대책으로 경기 회복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경제부총리 자리가 비어 있어 대응책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어서 경기 하방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존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 대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국회는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둘러싼 기싸움은 그만하고 밀려 있는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몇몇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초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1분기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그저께 내놓은 보고서에서 원고·엔저 현상이 심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엔 환율 등 시나리오를 가정한 전망치이긴 하지만, 엔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정부가 환율 대응책을 만지작거리고만 있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경제팀은 4월을 전후해 금융과 부동산 및 재정 등을 망라한 패키지 형태의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것저것 찔끔찔끔 끌어모아서는 약효를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저성장의 덫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치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에서 “느끼기 어려울 만큼의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작금의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민간의 체감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1%대를 기록한 것도 저성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다.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데 따른 결과다. 투자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삼성전자에만 현금 37조원이 쌓여 있다고 한다. 1분기가 다 끝나 가는데 경제 처방전도 없고 기업들은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수출이 잘된다고 하더라도 그 성과가 서민들의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양극화에서 이미 드러났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데 기업에 설비 투자를 촉구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다. 결국은 일자리 창출과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살리기에 경기 부양책의 방점을 찍는 것이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여겨진다. 제조업에 비해 일자리가 훨씬 많은 서비스업과 소비 부진의 주 원인인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규제를 어느 정도 풀지가 경기 부양책의 잣대라 할 수 있다.
  • “이제 필요한 것은 협상 아닌 결단 정부조직 개정안 원안대로 가야”

    “이제 필요한 것은 협상 아닌 결단 정부조직 개정안 원안대로 가야”

    정부조직법 개정안 여야 협상이 37일째 장기공전한 8일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 필요한 것은 협상이 아니라 결단”이라면서 “다음 주 초에라도 협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여야 간에 20번 이상 만나서 입장 조율을 시도했다”면서 이한구 원내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합의에 의한 직권상정 후 표결처리의 논리를 재확인했다. 그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토론한 이후에 표결을 거치자는 게 국회 선진화법 취지다. 선진국이 시행 중인 필리버스터제도 그 일환”이라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표결절차마저 거부하면 어느 당이 여당이 되든 몽니 부리는 야당이 있다면 건설적인 정국운영이 아예 불가능하다. 토론이 없는 국회는 무생물국회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은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여야 합의로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허가권을 방통위에 남기는 대신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을 위한 특별법을 제안한 데 대해 그는 “흘러간 물레방아를 거꾸로 돌리는 격”이라면서 “SO가 정치적 쟁점이 될 사안이 아닌만큼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원안은 그대로 가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또 “정부조직법과 별도로 3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하루빨리 잡자”고 야당을 재촉했다. 상임위별로 당장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이 쌓여 있다는 이유에서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 법안도 22개밖에 되지 않아 지난 6일 민주당에 의사일정 제안을 했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취득세 감면 연장을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주택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운용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 하도급 거래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위한 하도급법 개정안 등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야가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그는 “정치적 담판에서 (국회) 원내 협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성장통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원내수석부대표가 중심이 돼서 정부조직법 협상을 진행한 전례는 여태껏 없었다.“면서 ”지난 이명박 정부 때는 이재오 의원이 특사 역할로 민주당 소속 유인태 국회 행정자치위원장과 별도로 매일 만나 담판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각… 방탄… 불임… “국회는 함량미달”

    19대 국회가 3월 들어 개원 10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역대 어느 국회보다 ‘함량 미달’이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하는 선진 국회’와 쇄신·상생의 정치를 표방하며 문을 연 19대 국회는 실제로는 지각·방탄·불임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엔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련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협상력 부재마저 드러내고 있다.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늑장 출발했다. 지난해 5월 30일이 임기 개시일이었지만 33일이나 공전한 끝에 7월 2일에야 일을 시작했다. 여야가 개원 조건으로 민간인 사찰 관련 국정조사,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 MBC 노조 파업에 대한 상임위 진상조사 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치 이슈들을 내걸면서 씨름했던 탓이다. 그렇게 열린 7월 임시국회도 묵혀 두었던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저축은행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처리되면서 방탄국회라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뒤이어 민주당이 단독 소집한 8월 임시국회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12월 대선 정국에 묻힌 ‘무늬만 국감’이었다.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건전한 국정 비판보다 상대 당 대권 후보의 의혹 들춰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도 예산안 처리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연내 처리에 실패했다. 여야는 제주해군기지 예산을 놓고 극명한 이견을 보인 끝에 결국 본회의 차수를 변경하면서 다음 날인 2013년 1월 1일 오전에야 처리하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국회가 새해를 몇 시간 앞둔 12월 31일에 가까스로 예산안을 처리한 전례는 많지만 해를 넘긴 경우는 제헌국회 이후 이때가 처음이다. 제 식구 감싸기 행태는 해를 넘겨서도 반복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는 지난달 28일이 사실상 처리시한이었지만 결국 불발됐다. 민주당이 본회의 소집 요구서를 전날 제출했지만 새누리당이 ‘기습상륙작전식’이라며 거부한 탓이다. 지난 4일 국회 윤리특위에서 민주당 이종걸, 배재정 의원 징계안 처리가 무산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과 관련해선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발효됐지만 소수정당 보호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식물국회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6선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이런 상황을 빗대 “하수구가 없는 부엌과도 같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신뢰관계가 바탕이 돼야 할 국회가 진영 논리와 당청 관계에 가로막혀 좌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구 K2 공군기지 이전 급물살

    대구 숙원 사업인 K2 공군기지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된 후 지난달 26일 법안심사소위에 이어 지난 4일 법사위 전체회의까지 통과했다. K2 이전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지역 공약으로 약속하는 등 여야의 공통 공약이다. 군 공항이전법은 대도시에 있는 군공항 이전사업의 추진체계를 명시한 것으로 이전 부지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놓았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군공항 이전을 국방부에 건의하면 국방부 장관이 군공항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되 지역 주민이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전 후보지에는 각종 지원과 혜택을 준다. 이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국무총리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군공항이전사업지원위원회도 설치된다. 도심 내 군공항 이전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여야 모두 팔을 걷어붙인 현안이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유승민 위원장을 비롯한 김진표·김동철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군공항 주변에서 소음 피해를 겪는 수백만명의 국민을 위한 대표적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보내는 등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 유 위원장은 “처리에 오랜 시일이 걸렸던 군공항 이전 법안이 이제는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면서 “앞으로 군공항 이전 전략과 이전 이후의 지역 발전 계획을 마련하는 데 지자체가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4) 여야 대선 공통공약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4) 여야 대선 공통공약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7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국회에서 만나 ‘북핵 관련 3자 긴급회의’를 열고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상호 협력하고, 공통 공약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조직법이 난항을 겪기 전 여야의 분위기가 비교적 화기애애했던 당시의 일이다. 여야의 대선공통공약 실천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은 지난 1월 말 민주당 대선공약실천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이 “90여개 정도 공약은 (여야 간) 이견이 없거나 좁힐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민주당은 대선공통공약 가운데 입법 과정 중이거나 입법이 가시화될 수 있는 법안을 39개로 추렸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통공약은 28개 법안이었다. 양당 공통공약은 15개, 양당 유사공약은 13개로 분류됐다. 민생해결을 위한 공약의 초점은 양당 모두 ‘경제민주화’에 맞추고 있으며, 공통공약이거나 절충가능한 것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대선공약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여야 합의만 있으면 통과가 가능하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담고 있다.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대규모 유통업자와 거래하는 납품업자의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행위로부터 가맹점을 보호하자는 것이고, ‘은행법’은 금산분리 강화를 위해 은행의 산업자본 소유지분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도록 했다. 모두 양당 공통공약이거나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상생법)’이 계류 중이다. 박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같은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제품 우선구매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소기업 및 소상공인지원특별조치법’도 양당이 공통으로 주장한 내용이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은 영유아 보육비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서울 40%, 지방 70%로 규정하고 있으며 양당 모두 비슷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에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위한 ‘최저임금법’, 정년 60세 법제화를 위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 등도 양당의 유사 공약에 포함된다. 민주통합당은 시급한 민생 분야 공통공약 이행 시한을 올 6월 말까지로 잡고 있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국민신뢰회복프로젝트로 대선 공통공약을 조기 이행하자는 게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정치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민주당의 입장을 떠나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당과의 대선 공통 공약 이행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부조직법 타결 여부가 향후 다른 공통 공약 이행의 물꼬를 트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박수받고 떠나는 김황식 총리/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수받고 떠나는 김황식 총리/최광숙 논설위원

    연평도 전사자 1주기 추모식에서 우산도 물리치고 장대비를 맞으며 흐느끼던 남자. 직원들과 함께 1박 2일 강원도 여행을 떠나 가수 김창완의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를 멋들어지게 부르던 소탈한 남자.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이슬비 총리’가 된 것 같다. 조용히 땅속에 스며드는 이슬비처럼 김황식 총리 또한 2년 5개월이라는, 1980년대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며 국민들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능력이 출중하면 인품이 부족한 듯하고 인품이 좋으면 능력이 모자라는 지도자들이 많은 세태에서 김 총리는 드물게 인품과 능력, 정무감각까지 갖췄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총리로 임명된 지 한 달 뒤쯤 ‘김황식 총리께 드리는 편지’라는 칼럼을 쓴 것을 계기로 그의 진면목을 남보다 먼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칼럼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보장을 위한 법률’이 “기존 법령을 무력화하는 말도 안 되는 법이니 법 제정을 막아달라”는 당부를 했었다. 김 총리로부터 즉각 피드백이 왔다. 당시 총리실에서 규제 업무를 담당하던 규제개혁실장(1급)을 두 차례나 보내 필자로부터 칼럼에 다 담지 못한 법안에 대한 보충 설명을 듣도록 하고 자료 등을 챙겨갔다. 그리고는 법안을 손질하도록 했다. 그게 다가 아니다. 며칠 뒤 차관급 인사를 통해 수정 법안이 불가피하게 국무회의에 상정된다는 사실까지 알려왔다. 총리로 부임한 지 불과 한 달밖에 안 된 시점에 법안의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가다 보니 법 제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뜻으로 이해됐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언론의 지적에 최선을 다해 애쓰는 김 총리의 열성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 법안은 2010년 11월 중순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총리는 자신의 양복 저고리에서 직접 쓴 메모를 꺼내 읽었다고 한다. 법 시행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부작용이 우려되니 관련 부처에서 잘 챙기라는 내용이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보통 안건이 일사천리로 처리되는 국무회의에서 총리가 보충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법안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상임위에서 폐기됐다. 이 같은 김 총리의 ‘피드백 행정’은 유명하다. 조손(祖孫)가정 방문 등 민생 현장을 다니면 그 이후 어떤 행정 조치가 이뤄졌는지 꼭 챙긴다고 한다. 그에게는 무엇보다 ‘경청 리더십’이 돋보인다. 감사원장 시절 얘기다. 한 과장이 5분이면 족할 업무보고를 두서없이 한 시간가량을 하는데도 묵묵히 다 들었다고 한다. 배석했던 간부가 “후배 교육을 잘못시켜서 죄송하다”고 하자, 그는 “저 사람이 보고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썼겠는가. 보고를 잘 듣는 것도 감사원장이 할 일이라네”라고 했다고 한다. 바로 ‘소통의 출발은 경청’이라는 김 총리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의 이런 태도는 ‘따뜻한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아랫사람들에게는 물론 각종 회의의 참석자들에게 빠짐없이 발언 기회를 주는 바람에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인 것도 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서다. 그렇다고 그는 결코 무르지 않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강단을 보여준 것도 그다. 며칠 전만 해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 야당의원의 일방적 정치 공세에 “이 정부에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며 소신 발언을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결코 이명박 대통령과 ‘각’(角)을 세우지도, 적절한 ‘선’(線)을 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통령제에서 총리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그는 자신의 직분 내에서 최선을 다한 총리로 오래오래 기억될 듯싶다. 곧 맞이하게 될 새 총리 역시 국민들과 가까이하는 총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bori@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하)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하)

    하나, 남과 사회공동체를 위해서 살라. 사회 전체를 위해 살면 남이 나를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잘되고 행복해진다. 내가 나를 진심으로 위하려거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둘, 고난과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라. 누구에게나 고난과 실패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더 큰 배울 점이 있다. 그걸 부채로 만들지 말고 자산으로 만들면 더 큰 깨달음이 있다. 이를 얻어야 큰 사람이 된다 셋,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부모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듯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특별히 행복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이다. 건설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호는 푸른 벼를 뜻하는 청도(靑稻)다. 직접 지었다. 여기에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일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박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여름이면 논에서 일했다. 농부들이 논에서 호미로 김을 매면서 지나가면 모가 넘어졌다. 박 교수는 이 뒤를 따라가면서 모를 일으켜 세웠다. 그 뒤를 따라가다 보면 농부들의 땀 냄새, 그리고 모 냄새와 흙 냄새가 어우려져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특이한 냄새가 났다. “지금도 그 냄새를 잊을 수가 없어 그 냄새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을 찾은 것이 푸른 벼, 청도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988년 2월 노태우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노 전 대통령과는 그때 처음 만났다. 청와대에서의 활동에 대해 박 교수는 “내가 나 스스로를 이끌어 가는 삶이 아니라 떠밀려서 사는 삶이었다”며 “야생마처럼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내게는 생소한 환경”이라고 회고했다.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박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경제 정책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이 하고, 수석실은 대통령과 경제팀의 중간에서 보고·조정하고 경제팀이 잘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역할로 한정한 것이다.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은 대통령을 만나 진지하게 정책을 협의할 기회가 적어 경제수석이 하기에 따라 행정부를 무력화하고 지나치게 정책에 관여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 노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주택 200만호 건설은 예외였다. “국민의 수요가 밥과 옷에서 집으로 옮겨 가는 시기라 집 부족 문제와 집값 폭등 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경제수석실에서 일단 택지를 물색했다. 서울 시내에는 후보지가 없어 그린벨트를 넘어서 광화문 기점으로 25㎞ 지점, 지하철로는 약 1시간 거리가 신도시 후보였다. 경기 평촌·산본, 그리고 부천 중동이 나왔다. 당시 경기 분당은 유보됐다. 박 교수는 1988년 12월 건설부 장관이 됐다. 200만호 건설을 현장에서 책임지라는 대통령의 뜻이었다. 1989년 초 분당이 후보지로 확정됐고 여기에 박 교수는 경기 일산을 추가했다. 냉전 시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고, 서울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꾀하자는 논리였다. 당연히 국방부 반대가 심했다. 현지 주민들과 국회의원들의 반대도 심했다. 주민들에 대한 설득과 가장 쾌적한 도시로 짓겠다는 약속에서 일산 신도시 개발이 확정됐다. 그래서 “일산은 박승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교수는 “지금 5대 신도시를 보면 상전벽해라 감회가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989년 7월 18일 공직을 떠났다. 앞서 두달 전 신도시 개발계획은 확정됐지만 분양가 현실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리 사의를 표명하기는 했다. 그날 아침 노 전 대통령과의 조찬을 통해 물러나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로써 1년 5개월의 관직을 끝냈다. 박 교수는 “관직은 참 허무하더라”고 말했다. 분양가 현실화는 그해 11월 단행됐다. 정부에서 물러나 쉬다가 1990년 다시 강단에 섰다.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예전처럼 주택공사 이사장, 자영업자 소득파악 위원 등 다양한 외부활동도 했다. 총 26년간의 대학교수를 마치고 2001년 정년 퇴임을 했다. 그가 가르친 제자로는 백용호 청와대 정책특보,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있다. 정년 퇴임 이후에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으로 바쁜 외부 활동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2002년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한은 총재로 임명됐다.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경제적 안정을 주고 박사학위를 얻어 교수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한은에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다. 한은에 대한 애정이 강해 “직원 뒤꼭지만 봐도 예쁘다”고 해 아내의 시샘을 사기도 했다. 한은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항상 경제성장과 경기부양 쪽으로 기울어 입으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주장하지만 실제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도록 중앙은행에 간섭해 왔기 때문”이다. 2002년 재정경제부에서 일부 금융통화위원에게 금리 결정에 대해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박 교수는 당시 장관에게 항의 전화를 해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한은법 개정도 추진했다. 금융통화위원에 증권업협회의 추천을 없애고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위원으로 하며, 한은이 금융결제제도의 총괄감시권을 갖고, 인건비를 제외한 모든 한은 예산에 대한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의 승인권을 삭제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안은 2003년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싸우기도 했지만 설득과 타협도 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려고 애썼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한은 총재 내정 사실을 들었을 때부터 세 가지 화폐개혁을 구상했다. 첫째, 우리나라 지폐가 너무 크고 위조가 쉬우니 새 화폐로 바꾸는 것이다. 둘째, 수표 발행과 보관에 드는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5만원과 10만원권 등 고액권을 발행하는 일이다. 셋째,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져 10원짜리 동전은 거의 쓰지 않으니 화폐 액면 단위를 1000대1, 즉 천원을 일환으로 바꾸는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이다. 총재 취임 후 한은 내에 구성한 화폐제도 개혁 추진팀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첫째는 쉬웠지만 고액권 발행이나 화폐단위 변경에 대해 당시 정부는 부정적이었다.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고 뇌물을 주기가 편해져 부패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박 교수는 총재 임기 동안 5000원권의 신권 발행만 보고 물러났다. 1000원권과 1만원 신권은 박 교수가 총재에서 물러난 뒤 발행됐다. 고액권 발행 논의의 물꼬를 텄지만 5만원권 발행은 한참 뒤인 2009년에야 이뤄졌다. 화폐단위 변경의 필요성 논란은 지금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화폐 단위 변경이 1962년 실행된 뒤 50여년이 지나 지폐 최고액이 500원권에서 5만원권으로 100배 커지는 등 경제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지금도 세 가지를 다 하지 못한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4년의 한은 총재 임기를 마치고 2006년 3월 은퇴했다. 이 기간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과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은퇴사에서 “한은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은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직에서 떠난 뒤에도 박 교수는 강연이나 저술 등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박 교수의 조언을 찾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지난해 ‘쫄지마, 청춘!’, ‘다가오는 경제지진’에서 경제 원로로서 조언도 했다. 매일 맨손 체조를 하고 운동기구를 이용한 운동을 거르지 않으며 체력을 관리한 것이 깨어 있는 정신의 밑거름이 됐다. 박 교수는 지금 40대인 5남매 중 4남매의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렀다. 청첩장도 없고, 축의금은 받지 않았고 예단이나 함도 없었다. 하지만 이를 사돈 측에도 강요할 수는 없었다. 결혼식 당일 사돈 쪽은 하례객이 많은데 박 교수 측은 한가한 상황도 나왔다. “곤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건 하루면 될 일”이라고 가볍게 넘겼다. 우리나라 혼례의 사회적 낭비가 너무 심하므로 이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청첩장을 보내면 세금처럼 느껴지고, 결혼식장에 와서는 돈 내고 얼굴도장 찍은 뒤 자리를 뜨는데 서울의 교통사정상 한나절이 걸리고, 함과 예단 등으로 인한 부모의 갈등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 그가 꼽은 이유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나는 친구들 자녀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을 내면서 안 받겠다고 하니 친구들을 미안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라는 고민에 세 번째 자녀 결혼식 때 다른 사람들처럼 했다. 그런데 해보니 진짜 할 일이 아니었다. “청첩장 보낼 때부터 보낼까 말까 고민하지, 누가 왔는지 알아야지, 돈을 받았으니 정리하다가 얼마 냈는지를 보게 되지, 행여 많이 낸 사람이라도 있으면 이걸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머리에 남지….” 그래서 네번째 결혼식부터 다시 원하던 대로 했다. 막내 결혼식에는 평소 입던 양복을 세탁해서 입었다. 자식 결혼식도 간소하게 치른 박 교수는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후 장기기증도 약속했다. 이 같은 생각을 30여년 전부터 자식들에게 이야기해 왔다. “자식은 교육시켜서 자립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외국에서는 교육을 시키면 나머지는 사회가 알아서 뒷받침하는 구조인데 우리나라는 부모 협조가 없이는 집 마련도, 자식 교육도 쉽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집 마련이나 자식 교육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것은 괜찮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교수는 한은 총재 재임 시절에는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썼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그는 “공공재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오늘에는 나 혼자만 잘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잘사는 좋은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정부조직법, 쌍용차, 택시법…여야 ‘협의체 기싸움’ 시작됐다

    정부조직법, 쌍용차, 택시법…여야 ‘협의체 기싸움’ 시작됐다

    여야가 4일부터 본격 가동되는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여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국무총리·위원 인사청문회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반면 야당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목잡기’로 비칠 것을 우려하면서도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겠다는 기류다. 이번 임시국회의 가장 큰 쟁점은 정부 조직법 개정안이다. 여야는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 각 3인씩 협의체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여야는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지만, 각 상임위에서 이해 관계로 인해 쉽게 조율되지 않을 수도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정부조직법 처리와 관련, “각 상임위별로 논의하면 결론이 각각 중구난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법안을 상정해 기본적인 절차 논의를 하면서 최종 결론을 내기 전에 협의체에서 조율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국무위원 임명동의안 역시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중대 현안이다. 본회의 일정이 없는 8~13일, 19~25일 사이에 2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될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현안대책회의-대선공약실천위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인사청문회법을 바꿔서 공직후보자의 신상문제 등을 비공개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도덕성 문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 해명은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임시국회 개회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쌍용차 문제도 쟁점으로 비화할 소지는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이날 여야협의체에 참여할 3명의 위원으로 홍영표·은수미·김기식 의원을 선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정치권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위원 선정에도 미온적인 태도다. 협의체 활동시한을 5월 말까지 길게 잡은 만큼, 여야가 지리한 공방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흐지부지됐던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과 범위를 놓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 ‘택시법’ 개정안을 재의결할지, 정부의 ‘택시지원법’을 대체 의결할지도 관심사다. 다만 여야의 대선 공통공약은 입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민생국회 실천을 위한 입법과제 39개를 선정, 공통공약 실천을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김진표 대선공약실천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육성, 정치 혁신 등 큰 방향성에서 이견이 없는 법안에 대해 입법뿐 아니라 상임위 활동, 예산심의를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통공약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처리하는 데도 협조해 달라”면서 “부동산시장 정상화 문제가 시급한데 먼저 취득세 감면 연장,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같이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쌍용차에 막혀… 2월 국회도 ‘난항’

    여야가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와 노사정(2+3) 협의체 구성 방식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를 보여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월 임시국회는 국회법상 자동 소집되지만, 쌍용차 사태의 표류로 인해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은 28일 쌍용차 사태를 포함한 2월 임시국회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수석부대표 간 회담을 벌였지만, 양측 간 견해차로 일단 협상은 결렬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여야와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쌍용차 사태의 실질적인 해법을 찾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양측의 핵심 쟁점은 노(勞)측 대표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를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노조를 인정할 것인지이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2009년 4월 7일 쌍용차 사 측이 2646명에 대한 일방적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5~8월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벌일 당시의 노조다. 파업이 끝난 뒤 새로 들어선 기업노조는 금속노조를 탈퇴했으며, 현재 쌍용차 사 측이 포함된 쌍용차정상화추진위원회 소속이다. 민주당은 이해당사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새누리당은 현재의 노조인 기업노조를 노측 대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쌍용차 사태에 대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노측 대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팽팽하자, 새누리당 측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인정하는 대신 기업노조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양측의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29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내달 1일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면 29일 자정까지는 국회소집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박 원내대표가 답답해서 궁여지책으로 제안한 것 같은데, 쌍용차 문제의 절박성으로 볼 때 너무 안이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당사자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사태의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2월 임시국회마저 공전될 경우 여야가 민생 현안은 외면한 채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새 정부 출범에 국회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월 임시국회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취득세 감면 연장 등 각종 민생법안 등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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