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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수소차 메카’… 아이디어, 현실이 된다

    국가대표 ‘수소차 메카’… 아이디어, 현실이 된다

    2019년까지 벤처 100곳 입주 창업 아이템→사업화 원스톱 지원 운영중인 수소펀드 규모만 161억 특허 1만여건 공유 등 생태계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은 광주를 수소연료 전지자동차(이하 수소전지차)의 메카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광주혁신센터)를 지원하는 식으로 차세대 먹거리 산업 분야로 꼽히는 수소전지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광주시는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 전통시장 창조경제화 등의 분야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목표로 2015년 1월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광주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수소연료전지 개발 등 미래산업 발전을 위해 만든 1센터와 서민생활의 창조경제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2센터 등으로 조성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자동차 및 수소산업 분야 창업 지원을 위해 현대·기아차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관련 창업 아이디어 창출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의 창구에서 원스톱 창업 지원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자체 벤처 플랫폼과 연계해 양산 차량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형태의 기술 개발을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관련 특허를 6월 현재 1만 3000여건 공유했다.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87억원의 투자 유치, 36억원의 매출을 창출했다. 매년 총 10개의 자동차 및 수소 기술 기반 기업을 센터에 입주시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2019년까지 5년간 자동차 및 수소 사업 관련 50개팀, 생활창업 50개팀 등 총 1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연관 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소에너지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7월 현재 조성해 운영 중인 수소펀드 규모만 161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국내 최초로 광주혁신센터에 구축된 융합 스테이션에도 이 펀드가 활용됐다.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한 수소 인프라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수소 융합 스테이션은 수소전지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복합에너지 충전소다. 융합 스테이션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과 친환경차 충전 전력을 외부로 송전할 수 있는 V2G 사업의 발전 방향 등을 연구한다. 하반기부터 압축천연가스(CNG)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연료변환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주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연관산업 및 기술벤처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광주과학기술원과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교류하는 ‘수소연료전지 기술교류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과는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초교육과 자동차 정비 교육을 하는 식으로 관련 인재도 육성하고 있다. 자동차·수소 분야의 선순환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센터를 졸업한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오토텍 비즈니스 플라자’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자동차·수소 분야 졸업기업이 사업화에 성공하도록 투자·보육·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자동차·수소 분야 창업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한 오토텍스쿨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서민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2센터를 주축으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송정역전매일시장’을 리모델링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광주혁신센터를 통해 이 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하고 55개 점포를 시장이 가장 활성화됐던 1970∼80년대의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현대카드가 디자인 등을 기획해 지난 4월 ‘1913송정역시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도 해 줬다. 1913송정역시장은 이를 통해 광주송정역 KTX터미널, 인접한 교통여건과 맞물려 하루 평균 4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미래차·회춘 전통시장이 지역 창조경제 미래 밝힌다

    미래차·회춘 전통시장이 지역 창조경제 미래 밝힌다

    광주, 전국 최초 수소충전소 건립 연료전지차 보급 기본 인프라 갖춰 전남센터, 1년간 76개 기업 발굴 판로 개척해 107억원 달성 성과 광주시와 전남도민들이 ‘창조경제’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각종 사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단위에서 미래형 자동차 보급과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전통시장 등 서민들의 삶터가 현대적 마켓으로 바뀌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광주시는 최근 광산구 동곡에 전국 최초 융·복합 차세대 수소충전소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에 수소를 생산·압축·저장·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오는 11월 착공, 이듬해 5월 완공된다. 이 충전소는 일일 수소차 50대까지 충전할 수 있고, 충전시간(투싼 ix 기준)도 3분 이내이다. 수소 연료전지차의 보급을 위한 기본 인프라이다. 현대차가 이끄는 광주창조혁신센터와 광주시는 ▲자동차 분야 창업 지원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서민생활 창조경제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한다. 특히 이들 사업은 최근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광주시의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맞물리면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2021년까지 모두 3030억원을 들여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부품 생산과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1년간 모두 35개 업체에 기술 이전과 투자 유치, 판로 개척 등의 도움을 줬다. 지역 기업 등을 대상으로 800여건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광주 송정역 맞은편 전통시장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재탄생시켜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청정도시 이점을 살려 농축수산 벤처창업 1번지로 육성하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세계적인 웰빙관광지 육성, 친환경 바이오화학 산업 생태계 조성도 주요 사업이다. 대도시로 떠나는 지역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도시가 되도록 기여하고, 농수산식품 품평회와 우수제품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 여수시 덕충동에 문을 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1년 동안 76개 창업·중소기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판로 개척으로 107억원을 달성했고, GS홈쇼핑과 함께 청산도·완도 치유여행 등 17개 관광 상품을 발굴했다. 전남창조혁신센터는 앞으로도 전남도와 GS그룹 등 15곳과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75개 기업 150억원 매출지원과 20개 관광상품 발굴 및 판로지원을 누적 목표로 뛴다. 바이오화학 생태계 조성을 통해 육성한 강소기업으로 크라우드펀딩 성공 1호 기업인 ‘마린테크노’는 지난 4월 대통령 남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56만 달러의 수출계약 성과도 올렸다. ‘드림라인’은 세계 최초로 꼬막 껍질을 수거해 이온화 과정을 거쳐 항균성 99.9%의 소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전남의 미래산업은 에너지, 관광, 농수산, 바이오메디컬 등 환경 관련 분야다”며 “이 중 에너지는 나주혁신도시 중심으로 되고 있고, 나머지 3가지인 관광, 농수산, 바이오케미컬 등을 전남창조경제센터가 주도해 굉장히 든든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추 대표, 문 계파 초월해 수권 정당 모습 보여라

    엊그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5선인 추미애 의원이 과반 득표로 대표로 선출됐다. 60여년 야당사(史)에서 오랜만에 여성, 그것도 사상 초유의 대구·경북(TK) 출신 당수가 탄생한 의미는 각별하다. 지난번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정현 대표가 뽑힌 데 이어 정치판의 지역주의에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친노(친노무현)를 넘어 친문(친문재인) 일색으로 짜인 제1야당의 새 지도부에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를 선과 악, 아군과 적군으로 자의적으로 재단하고 편을 가르던 친노 패권주의가 부활할 소지 때문일 것이다. 추 대표는 친문 계파의 이익보다 국가 공동체의 대의를 먼저 생각해야 수권의 길도 열릴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추 신임 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당내의 분열주의, 패배주의, 지역주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秋風)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겠다”고도 했다. 제1야당의 조타수로서 응당 보여 줘야 할 각오다. 하지만 ‘추미애호(號)’가 그런 목적지에 안착하려면 당 안팎의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 이번에 친문 세력의 압도적 지지로 뽑힌 추 대표가 내년 대선 경선에서는 공정한 심판을 맡아야 할 이유다. 그는 당내 대선 주자들에게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 경선을 함께 만들자”고 손짓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게 그저 그런 정치공학적 바람몰이만일 순 없다. 국민은 당략보다는 민생을 먼저 챙기는 정치권의 새바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여야 모두 치열한 정치 혁신 경쟁으로 내년 대선의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더민주 새 지도부는 지난 4·13 총선 결과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여당이 ‘친박 패권주의’로 과반수 의석 확보는커녕 원내 1당 자리마저 내주며 자멸하다시피 한 반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동권 정당 탈피 노력이 더민주의 몰락을 막은 측면도 엄연하지 않은가. 국민의당과 분당 국면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비대위원장이 ‘햇볕정책 수정론’ 등으로 당 정체성 논란을 빚긴 했지만, 당 지지 기반의 외연을 확대했음을 누가 부인하겠나. 특히 안보를 외면하지 않은 그의 중도·실용 노선이 부동층 흡수에 큰 도움이 됐지 않나. 까닭에 더민주가 수권을 꿈꾼다면 이런 총선 과정과 결과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당내 세력 다툼에 골몰해서도 안 되겠지만 야당도 안보를 중시해야 한다는 자명한 이치 말이다. 그런데도 더민주 일부 초선 의원들은 나라 안팎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새 지도부도 사드 반대 당론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 대표나 더민주의 실세 주주인 문 전 대표는 ‘김종인 흔적 지우기’, 구체적으로 말해 안보를 경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행보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오늘의 눈] 추경 합의에도 씁쓸한 이유/송수연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추경 합의에도 씁쓸한 이유/송수연 정치부 기자

    “낙동강에 보가 8개 있는데 5t 배가 보를 넘어갈 수 있습니까.”(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배를 차에 싣고 이리저리 다닐 수 있게 한번 설계를 해 봐라’ 주문해 놓았습니다.”(윤성규 환경부 장관) 지난 11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의 한 장면. 환경부는 이번 추경안에 낙동강 상류의 담수생물자원 조사를 위한 5t급 연구용 배를 건조한다는 명목으로 7억 92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의원이 낙동강이 4대강 사업으로 8개의 보로 가로막혀 있는데 배가 지나다닐 수 없지 않으냐고 묻자 윤 장관이 5t 배를 보마다 차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 의원은 기가 막힌 듯 이날 회의에서 “참 이거, 누가 들으면 만화 같은 얘기 아닌가요”라고 실소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결국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환노위 소속 한 의원은 “낙동강에 어떤 생물자원이 있는지도 모르겠거니와 배를 댈 계류장과 배를 이동시킬 대형 트럭 등에 대한 예산은 또 따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7억원 정도는 추경 규모에 비해 얼마 안 되는 액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런 예산들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진통 끝에 추경안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지만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서울신문이 지난 24~25일 두 차례에 걸쳐 추경안 심사를 마친 상임위 회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애초 취지와는 맞지 않는 사업 예산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시·홍보성 예산이 일자리 예산으로 둔갑하고,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이름만 그럴듯한 예산이 적지 않았다. 이 와중에 여야 의원들은 추경에도 ‘제 지역구 예산 끼워 넣기’ 행태를 반복했다. 야당의 한 보좌관은 “이렇게 엉망일 줄 알았으면 차라리 추경 통과가 안 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일자리와 구조조정, 민생을 위한 추경이라고 강조하며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 한다고 읍소하고,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쓸 수 없다고 강조한 게 무색한 상황이다. 일명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협상 결렬로 8일 만에 재개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부실 심사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야당 의원 일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문제, 건국절 논란 등 정치 현안으로 질의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예결위는 추경 심사를 위해 열린 것이 아니냐”면서 “아무리 중요한 현안이라도 예결위는 예결위 목적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서별관 청문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원인 규명 없이는 막대한 세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를 위한 증인 협상으로 부족한 시간 탓에 졸속, 부실 추경 심사가 이뤄졌다면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30일 본회의에서 추경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가뜩이나 ‘지각 추경’이라는 지적이 많다. 어렵게 마련한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songsy@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정부와 국민의 재정참모/이원식 한국재정정보원장

    [월요 정책마당] 정부와 국민의 재정참모/이원식 한국재정정보원장

    서울 회현동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가면 ‘땡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있다. 흥선대원군은 경복궁 중건 등으로 나라 재정이 고갈되자 1866년 당백전(當百錢)이란 새 엽전을 만들어 거기에 상평통보(常平通寶)보다 100배 높은 가치를 매겼다. 상평통보 하나를 내면 500원어치 물건을 살 수 있지만, 당백전을 내면 5만원어치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당백전의 액면 가치를 믿지 않았고, 결국 상인들도 잘 받지 않는 ‘무늬만 돈’이 돼 버렸다. 시장에선 당백전을 주고받는 대신 물물교환이 성행했다. 물가가 폭등하고 민생이 피폐해졌다. 일제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에 이미 나라 경제와 재정이 무너졌던 셈이다. 이 당백전을 세게 발음한 데서 땡전이 유래됐으니 ‘땡전 한푼 없다’는 말은 ‘돈이랄 것도 없는 당백전마저 수중에 없을 만큼 빈털터리’라는 뜻이다. 이처럼 재정 악화로 나라 경제가 망가지고, 나아가 국가의 운명이 바뀐 사례는 동서고금에 비일비재하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 로마의 경우 전쟁비용 조달을 위한 재정적자가 심화돼 망했다는 것이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 폴 케네디 등 역사학자들의 정설이다. 가깝게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선진국으로 대우받던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재정위기를 겪고 국제기구에 손을 벌리면서 ‘PIGS’(돼지들)로 놀림받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형편이 나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다른 위기국들과 달리 우리나라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었고, 그만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당시 외신은 “한국이 ‘교과서적 경기회복’을 보여 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어느덧 40%에 육박하게 됐다. 복지 수요가 늘고 경제 비상 상황이 이어지면서 재정지출을 늘린 결과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보면 안심할 수 없다. 일단 중장기적인 세입 전망이 어둡다. 인구구조 변화로 당장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몇 년째 지속된 저성장 추세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돈 나갈 곳은 점점 많아져 2018년부터는 법적 복지수당 등 의무적으로 써야 할 돈이 재량지출을 초과하게 된다. 지금의 저출산·고령화 추세라면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의 격차는 더 급속하게 벌어지고, 재정의 경기대응 능력은 같은 속도로 축소될 것이다. 이는 경제위기가 와도 재정을 동원해 극복하기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좋은 재정정책’이란 세입과 세출의 단순 균형이 아니라 써야 할 때 쓸 수 있을 만큼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돈을 푼 만큼 성장과 세입이 확대되는 선순환 정책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재정 전문 준정부기관’인 한국재정정보원은 이런 시대적 소명을 안고 지난달 1일 출범했다. 한국재정정보원은 우선 그동안 민간에 위탁했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을 맡아 운영한다. 디브레인은 예산 편성과 집행, 자금 이체, 국유재산 관리, 회계 결산, 성과 관리 등 재정 활동의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재정 통합정보 시스템이다. 한국은행, 국세청, 조달청 등 45개 기관과 연결돼 있고 6만 5000여명의 중앙·지방 공무원이 접속해 하루 평균 약 47만건의 재정 업무를 처리한다. 이렇게 중요한 국가 재정의 핵심 인프라를 민간에 맡겨 운영하다 보니 그동안 재정정보의 유출 우려나 재정정보화 기술의 민간 종속 논란이 제기됐었다. 올 3월 여야 합의로 한국재정정보원 설립법이 통과되고, 이번에 한국재정정보원이 디브레인 시스템 운영을 전담함으로써 이런 우려가 해소됐다. 아울러 그동안 민간 수탁업체의 잦은 교체로 시스템 수출 전문성을 축적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을 통해 개도국 재정 시스템 컨설팅 등 국제협력 업무도 한층 힘을 받게 됐다. 한국재정정보원은 디브레인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품질 통계를 만들어 정부의 정책 수립을 제때 제대로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 성과 중심 재정운영 체제를 완전히 정착시켜 재정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재정정보원의 궁극적인 목표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재정이 탄탄해야 한다. 한국재정정보원은 정부와 국민의 현명한 재정참모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 영남 野 대표·호남 與 대표 시대

    영남 野 대표·호남 與 대표 시대

    양당 주류 지원… 박근혜·문재인 ‘강대강 구도’ 전망도 호남 출신이 처음으로 ‘영남당’ 새누리당의 대표가 된 데 이어 영남 출신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보수 정당 사상 첫 호남 출신 대표, 추미애 더민주 신임 대표는 민주·진보 정당사를 통틀어 첫 대구·경북(TK) 출신 대표다. 상대 당의 정치적 ‘텃밭’ 출신이 교차로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이제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더민주 지도부 회의에서 경상도 사투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두 사람은 또 ‘1958년 개띠’ 동갑내기이기도 하다. 먼저 영호남 지역주의 완화와 각 당의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상대 지역 출신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대폭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민생 행보 시 새누리당이 호남행을, 더민주가 영남행을 택하는 데 부담이 덜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대선 구도와도 맥이 닿아 있다. 새누리당 이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4%를 얻어 낙선하고, 2007·2012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곳에서 각각 9%를 얻어 당선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호남 득표율 20%’는 대선 필승 카드인 셈이다. 더민주 측 역대 대선 후보들의 TK 득표율을 살펴보면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 2007년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6%, 문재인 전 대표 19%씩을 기록했다. 추 대표가 내년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고향인 TK에서 득표율 20% 이상을 얻는 데 기여한다면 정권 교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양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런 점을 감안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각 당의 약세 지역 출신을 당 대표로 내세우면 상대 당의 지역적 기반 공략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호남 출신인 이 대표가 새누리당의 간판이 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더민주 지지자들이 ‘맞불’ 성격으로 대구 출신인 추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양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선된 만큼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박근혜-문재인’이라는 강 대 강 대결 구도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정치권에 번지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더민주 당대표 낙선 이종걸·김상곤 “차기 지도부 단합해 정권교체 꼭 이뤄야”

    더민주 당대표 낙선 이종걸·김상곤 “차기 지도부 단합해 정권교체 꼭 이뤄야”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로 나섰다 낙선한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낙선사를 각각 올리며 차기 지도부가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결과 추미애 신임 당대표가 54.03%의 과반 득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이 의원은 23.89%, 김 전 위원장은 22.08%를 득표하며 2, 3위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추 신임 당대표가 ‘비주류’ 인사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저는 여전히 우리 당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역동적이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강한 후보를 만들어야 하고, 계파를 뛰어넘어 단합해야 하고, 더 민주를 넘어 더 크게 힘을 모으는 야권통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미애 당대표님을 비롯한 새 지도부가 당의 단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당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도 반영해 당을 잘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정권 교체를 위해 ‘지역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지난 대선의 실패가 문재인 당시 후보의 부족이 아니라 우리당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지 못한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통합 없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면서 “호남 없이 정권교체도 없다. 호남과 영남이 손을 잡고 중부 수도권과 어깨를 걸 때, 이렇게 우리당이 지역통합의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할 때 정권교체는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 중심, 호남과 대구·경북의 전략화, 민생복지정당, 이 세 가지 과제를 놓고 저는 평당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찾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싸드’ 불똥에 유커 발길 끊길라? 서울시, 국경절 앞두고 중 기자 초청 ‘홍보전’

    중국 황금연휴인 국경절(10월1~7일)을 앞두고 서울시가 중국 기자들을 초청해 홍보 행사를 벌인다. 지난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발표 이후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된 탓에 유커(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는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중국 6개 도시 언론사 15곳을 초청하는 ‘2016 중국 매체 서울관광 팸투어’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중국 베이징, 광저우, 난징, 시안 등의 유명 매체와 소셜미디어(SNS)를 대상으로 한다. 광주일보· 환구시보·민생주간 등의 기자 17명이 참여한다. 중국 기자들은 서울의 관광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기사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국 현지 독자들이 서울의 매력을 접하고 한국을 찾게 한다는 전략이다. 행사의 주제는 ‘개별자유여행’이다. 가족여행·친구여행·골목길 투어·도심 놀기·한류여행·뷰티패션·관광정책 투어·서울시정 등 8가지의 테마 중 하나를 골라 여행하며 취재한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관광 시장에서는 사드 배치 발표의 후폭풍이 본격화되지 않았다. 사드 배치 발표를 한 7월8일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을 찾은 유커는 6월4일~7월7일 88만7000명이었고 7월8일~8월10일 102만 800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시 관계자는 “7월에는 중국 SNS 등에서 반한감정을 드러낸 글들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점점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업계에서는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풀리지 않는다면 9월 이후 관광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경절은 춘절, 노동절과 함께 중국의 3대 황금연휴로 올해 국경절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은 4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더민주 추미애 대표로 선출 ···대선 앞두고 ‘親文 지도체제’ 구축

    더민주 추미애 대표로 선출 ···대선 앞두고 ‘親文 지도체제’ 구축

    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체제를 구축했다. 친문 진영의 지원사격을 받은 추미애 후보가 50%를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되는 등 이날 선출된 지도부는 친문 인사들이 독식했다. 반면 김상곤 후보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범주류’로 불렸던 민평련·혁신위 소속 인사들이 고배를 마셨다. 이종걸 후보의 패배를 시작으로 비주류 역시 한 명도 지도부에 진입하지 못했다. 28일 연합뉴스는 당 안팎에서 힘의 균형이 친문 진영으로 급격하게 쏠린 것을 두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관측이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내에서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이 구축되면서 안정적으로 내년 대선가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오히려 특정 계파에 의존하는 정당이라는 비판이 불거질 수 있다. 전체 지도부로 범위를 넓혀 살펴보면 이날 전대에서 선출된 9명(당 대표+최고위원 8명)의 새 지도부는 대부분 친문 인사들로 채워졌다. 우선 추 신임대표는 54.03%의 과반 득표를 달성했다. 애초 친문 진영의 표가 추 신임대표와 김상곤 후보에게 나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친문진영은 추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셈이다. 최고위원 8명 중에서도 양향자 여성 최고위원, 김병관 청년 최고위원, 지역별 최고위원인 김영주·전해철·심기준·최인호 최고위원 등 6명이 친문으로 분류된다. 송현섭 노인 최고위원이나 김춘진 호남 최고위원 등 남은 두 명도 친문 진영과 거리가 먼 인사들은 아니다. 김 최고위원의 경우 문 전 대표와 경희대 동문이다. 친문 진영 인사들 중에도 특히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 최고위원과 김병관 최고위원 등 ‘문재인 키즈’ 2명이 과반의 득표로 지도부에 입성하는 등 ‘신친문’ 인사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사실상 이들과 함께 선거를 치른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일 포함한 문 전 대표 영입인사 그룹은 이후에도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벌써 친문 내에서도 신친문 진영이 핵심을 차지하고 나머지 인사들은 외곽으로 밀려나는 등 세력구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주류의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물론 이종걸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하고 당 대표 경선에서 2등을 차지하며 나름대로 체면치레는 했지만, 지도부에 비주류를 한 명도 포함시키지 못해 이후 당내 의사결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힘이 빠진 비주류가 거듭 타격을 받으면서 ‘궤멸’ 수준까지 몰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당에서는 오는 10월 민생부문 최고위원을, 그 이후 노동부문 최고위원을 추가로 선출한다. 연합뉴스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여기에도 비주류 후보들이 입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임 대표’ 추미애 “찜통 더위 사라지고 추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임 대표’ 추미애 “찜통 더위 사라지고 추풍이 불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대표는 27일 “모두 함께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함께 만들자”며 대표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추 신임 대표는 이날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가진 수락연설과 기자회견, 연합뉴스TV를 비롯한 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상임고문,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당 대권주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내년 대선 경선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을 위한 경선을 하겠다”며 “흩어진 지지자들을 통합으로 한데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힘들게 했던 찜통더위가 사라지고 ‘추풍(秋風)’이 불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 당에도 분열주의, 패배주의, 지역주의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이 왔다”며 “당을 가을 저녁처럼 살찌워 집 나간 당원들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부터 주류·비주류, 친문·비문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균형 있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분열, 패배주의, 낡은 정치를 결별해야 할 3가지로 지목, “강력한 통합과 승리하는 야당, 네트워크·분권·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추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면 단호히 맞서겠다”며 “고난과 탄압이 있어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고 수권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 대표는 “선명성 자체가 아니라 국익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단호하게 하면 ‘민생이 살아날 숨구멍이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에 대해 “배가 난파선처럼 흔들릴 때 잘 잡아주셨다”며 “김 대표가 제시한 경제민주화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도록 역할 공간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 반대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선 “당론으로 뚜렷이 하겠다”며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 “후보단일화, 이런 꼼수 시나리오 자체를 싫어한다”며 “민생에 대답하고 책임감 있는 정당에 신뢰가 쌓이고 민심이 오는 것이지 감나무 아래에서 팔짱 끼고 감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친문 세력의 지원으로 당 대표가 돼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꽃가마란 없다”며 “누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지 민생처방을 들고나와 설득할 때 정권교체 실현 가능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고위원은 물론 김상곤·이종걸·송영길 후보와 함께 똘똘 뭉쳐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 전사가 되겠다”며 “집권을 위해 여러 개의 보조경기장이 아닌 하나의 주경기장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락연설 직후 추 대표와의 문답. -- 승리 요인은 ▲ 어느 때보다 분열을 끝내고 통합하라는 당심이 절절했다. 제가 그런 약속을 드렸고 통합대표 되겠다고 했다. 분열을 치유하는 통합의 중심 균형을 잘 잡겠다. ‘균형추’ 추미애 ‘통합당대표’ 추미애 이렇게 호소드린다. -- 김상곤·이종걸 후보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건가. ▲ 김 후보는 혁신위를 맡아서 우리 당의 혁신에 열정적으로 힘을 보탰다. 앞으로 당은 혁신을 거듭할 것이고, 김 후보는 교육과 복지에 남다른 철학과 식견이 있으니 힘을 합쳐 잘해 나가겠다. 이 후보는 같이 뛰면서 주류, 비주류 나뉨이 있었지만, 이번 전대에서 모든 걸 푸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주류·비주류, 친문·비문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정당운영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디딤돌과 울타리 정당이 되도록 두 분 모두 소중한 역할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겠다. -- 작은 경기장 여러 개가 아니라 하나의 큰 경기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 모든 대선 후보가 당 대표와 당원을 믿고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함께 힘이 되는 그런 분위기를 대표가 중심을 잡고 만들겠다. 적재적소의 당 운영으로 파편화가 아닌 큰 힘과 물결로 정권교체의 큰 물결을 주도하겠다. 그게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사명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혁신경영 기업 특집] 한국토지주택공사, 판매목표 관리제 도입… 실적 올리고 부채 줄이고

    [혁신경영 기업 특집] 한국토지주택공사, 판매목표 관리제 도입… 실적 올리고 부채 줄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영혁신은 부채 감축과 신성장 동력 발굴로 요약된다. 올 상반기 12조 3000억원의 판매 실적과 7200억원의 사업비 절감으로 금융부채를 2조 5000억원이나 줄였다. 그러면서도 7조 3000억원의 사업비를 조기에 집행해 공기업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여기에 혁신도시 선도 이전 기관으로서 지역 상생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 실적을 당초 목표(6조 9000억원)보다 초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판매목표 관리제 도입에 있다. 다양한 금융기법을 접목한 토지매각, 민간제안형 공동개발 등 경쟁적이고 역동적인 판매시스템 도입도 판매 실적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판매 노력과 사업방식 혁신으로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89조 9000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87조 4000억원으로 줄었다.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사업비 조기집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LH는 올해 모두 13조 8000억원을 푼다. 공공기관 전체 집행금액 49조 5000억원의 28%에 해당하는 돈이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시설과 서민생활안정 분야에 집중 투자된다. 사업방식 다각화도 이중 효과를 보고 있다. 개발, 건설분야에서 민간과 협업해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고 있다. 공공임대리츠, 민간공동 택지개발·주택건설, 패키지형 주택건설, 대행 개발·건설 기법을 활용해 7200억원의 민간자본 유치 효과도 거뒀고 자체 사업비도 절감했다. 뉴스테이와 같은 정책목표 달성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신도시 ‘K스마트 시티’ 수출 기반도 다지고 있다. 쿠웨이트와 신도시 개발 구체화를 위한 2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방 이전 2년차를 맞아 지역경제 동반성장도 이끌고 있다. 주택 하자 보수에도 혁신 바람을 일으켜 지난해 7월 도입한 ‘LH 카카오톡 하자상담 서비스’는 6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23만명을 넘어섰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세계 무예고수들, 청주에서 붙자!

    세계 무예고수들, 청주에서 붙자!

    지구촌 무예고수들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세계 최초의 국가대항 무예대회가 충북 청주에서 열린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청주 일원에서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대회에는 87개국 2262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며 외국인 선수만 1553명에 이른다. 경기종목은 세계 주요 전통무예를 망라했다. 태권도, 중국의 우슈, 일본의 검도,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슈, 러시아의 삼보, 태국의 무에타이·킥복싱 등 정식종목 15개와 특별종목 2개 등 총 17개다. 특별종목은 정해진 시간에 각자의 무술을 시연하는 ‘연무’와 종목에 관계없이 선수들이 낙법, 격파, 차기 등의 방식으로 겨루는 ‘기록’이 마련됐다. 연무에는 중국의 소림무술 시범단을 비롯해 정식종목에서 빠진 브라질의 카포에이라, 베트남의 보비남 등 각국의 특색 있는 무예들이 참가한다. 종목별 국제연맹이 주관한 예선대회에서 8강에 진출한 무예강자들이 참가, 1·2·3위를 결정한다. 경기는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기사 종목만 강원 속초 영랑호에서 진행되고 나머지 종목은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 청주체육관, 청주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청주유도회관 등에서 펼쳐진다. 입장료는 무료다. 대회 기간 무예의 학술 기반 구축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와 국제회의도 열린다. 이 대회를 지속하기 위해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도 창립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국제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도는 2회 대회를 충주에서 열고, 3회 대회부터는 다른 나라가 개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번 행사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무예올림픽이라는 점에서 세계문화유산을 창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충북 청주가 무예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전통무예 진흥에 앞장서 왔다. 충주시장 재직 시절 충주 무술축제를 개최했고, 국회의원 시절에 전통무예진흥법을 만들었다. 택견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번 대회도 그가 구상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일자리 추경안 방치하곤 잿밥에만 관심 두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추경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면서다.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9월 정기국회가 임박한 터라 자칫 추경안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 경제에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려고 여야는 일자리 창출과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추경에 합의했었다. 그러나 어제 본지 보도에 따르면 애초 취지와 달리 각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지역구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 여야는 불요불급한 민원성 예산을 욱여넣은 것도 모자라 아예 추경안을 고사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협치의 전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 절벽’과 내수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적 보호무역 추세 속에 수출은 19개월째 뒷걸음질이고 가계도 지갑을 열지 않자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보다 국회가 먼저 추경의 시급성을 거론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후 여야의 행태를 보면 혀를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내수의 불쏘시개가 되고 일자리가 쓸려 나가지 않도록 방파제 구실을 해야 할 추경의 취지를 변질시킨 잘못이 크다. 농해수위에서 정부 추경안에 없던 광양항 인근 교량 건설, 산자위에서 울산의 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여야 합작으로 각각 수십억원이 넘는 예산을 끼워 넣은 게 단적인 사례다. 이 바람에 11조원 추경안에서 순수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은 겨우 1조 9000억원 규모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집행의 타이밍이 생명인 추경을 ‘식은 죽’으로 만들고 있는 여야의 행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경환·안종범·홍기택 등 3인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추경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고, 새누리당은 실세 망신 주기 청문회는 안 된다며 버티고 있다. 민생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한 그 무엇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새해 예산안 국회 제출 시한(9월 2일)이 코앞이 아닌가. 국회 예산정책처는 추경이 무산되면 일자리 7만개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20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던 19대 국회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될 말이다. 여야는 말로만 ‘민생 우선’이니 ‘협치’니 할 게 아니라 추경안 처리에서 그런 대타협의 정신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 “3당 정책브레인들 치열하게 싸워야 민생 나아져”

    “3당 정책브레인들 치열하게 싸워야 민생 나아져”

    여야 3당 싱크탱크가 함께 모여 경제와 성장 이슈를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9월 24~25일 열리는 ‘2016 대한민국 정책컨벤션·페스티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 정책연구원장들은 구조조정 이슈와 격차 해소 문제, 미래 먹거리 등 각 당의 성장 정책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은 각 당의 ‘정책브레인’들이 생산적으로 경쟁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국정책임을 자임하는 정당이라면 국민들에게 중요 정책을, 특히 민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서로 경쟁해야 한다”면서 “3당 정책연구원장이 싱크탱크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각 당의 정책 파트 담당자들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경제 이슈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 이 이사장은 “인구절벽시대와 ‘모두를 살리는 경제와 거버넌스’가 이번 행사의 대주제다”라면서 “경제 이슈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경제가 어렵고, 중요한 전환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진보·보수의 협력, 협치 등을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경쟁을 앞세운 점도 특징이다. 이 이사장은 “거버넌스를 우리 말로 ‘협치’라고 부르다 보니, 협력하고 싸우지 않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거버넌스의 두 축은 협력과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 없이 협력만 강조하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책컨벤션·페스티벌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그는 이번 행사와 비슷한 형식이었던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의 정책엑스포에서도 자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정당 행사는 정치적 위치 때문에 다른 진영까지 포괄하기 어렵고, 당내 문제나 총선 같은 일정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면서 “행사를 기획할 때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종인호 항해 끝… 더민주, 야성 회복 vs 도로민주

    김종인호 항해 끝… 더민주, 야성 회복 vs 도로민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24일 마지막 회의를 갖고 7개월여의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는 27일 새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야성(野性) 회복’ 요구와 법인세 인상·징벌적 손배제 도입… 경제민주화 과제 34개 선정 ‘도로민주당’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더민주 초선 의원(57명)들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유족과 함께 행진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초선 행동의 날’로 정하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유족 농성장에서 단식하겠다던 결정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날 초선 20여명이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뒤 소병훈 의원은 “장소만 밖에서 하는 것일 뿐 ‘장외투쟁’이란 말은 (언론에서) 쓰지 않았으면 한다. 국회에서 상대 당을 거부하고 나가는 게 장외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좌장 격인 최운열 의원은 “세월호 문제가 진척되지 않는 건 청와대에서 막혀 있기 때문”이라며 “거기 가서 뜻을 전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장외투쟁으로 비친다면 여권에 “민생 외면, 정쟁 골몰”이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다수를 가지고 국회 내에서 할 일을 일단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초선 그룹에서 전날까지 강경론이 득세했지만 간담회에선 조응천, 김성수 의원 등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절충점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조 의원은 “우 수석에 집중하면 여당 프레임에 말려 역공을 맞을 수 있다”고 했고, 언론인 출신인 김 의원도 “언론에서 초선들의 순수한 행동으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대표가 애착을 쏟았던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정기국회(9월)에서 추진할 경제민주화 과제 34개를 선정하고 두 달여의 활동을 끝냈다. 법인세 정상화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은 물론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해소와 집단소송제 확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독립적 사외이사 선출 등 재벌의 소유·지배구조와 직결되는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단독] ‘어설픈 계획이지만 일단 달라’式… 與도 “어찌 정부가 이러나”

    [단독] ‘어설픈 계획이지만 일단 달라’式… 與도 “어찌 정부가 이러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한 상임위 5곳의 예산심사소위 회의록에는 ‘급조’된 추경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반응이 담겨 있다. 당초 취지와 어긋날 뿐 아니라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제출된 사업예산을 접한 의원들은 곳곳에서 황당함을 숨기지 못했다. 추경이 부실기업 구조조정 대책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귀촌 활성화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 7억원을 요구했다. 조선·해운업 등에서 구조조정된 노동자들 가운데 1%(약 700명)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조선·해운사가 밀집한 지역을 비롯해 33개 지역의 교육기관에서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국회 농해수위 입법조사관은 “교육기관의 교육 경험이 부족하고, 귀농 희망자에 대한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미흡했다. 세부 예산 쓰임새를 묻자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비용은 귀농교육을 이틀 하는 교육도 있고 일주일 하는 교육도 있고 한 달 하는 교육도 있고 두 달 하는 교육,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아니, 세상에… 구조조정되신 분들이 일주일, 한 달 교육받아 귀농·귀촌을 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간다”면서 “수요 예측도 잘못됐고 실효성도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 측의 설득이 이어지자 의원들은 “교육과정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5억원을 더한 12억원을 증액시켰다. ‘농업농촌교육훈련 지원사업’ 가운데 농고·농대생 취·창업 코칭스쿨 사업도 논란을 빚었다. 이 사업은 추경안에 없었다가 더민주 김현권 의원이 증액을 요구한 것이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사업 구상이 전혀 없다”면서 “어떻게 정부가, 새로운 제도를 국회의원이 넣으면 여러분(정부)들이 검토해서 찬반을 얘기해야지, 무조건 돈 준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해외정보통합망’은 해외 취업 정보를 ‘워크넷’과 연계해 취업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였으나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이것은 그냥 링크로 걸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회의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민주 한정애 의원이 시급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자 고용부 관계자는 “맞다. 추경인데 급한 마음에… 앱(애플리케이션)이 아니면 빨리빨리 안 들어와서 그렇게 올렸다”고 털어놨다. 결국 모바일 앱 고도화 예산은 요구된 3억원 가운데 절반이 깎였다. 고용부는 이 밖에 케이무브 스쿨과 취업성공패키지 등 다양한 취업 관련 사업을 소개하며 추경 반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케이무브 스쿨은 추가 정원 400명에 대한 취업처 발굴 등 행정절차만 2~3개월이 걸려 예산 23억원을 연내에 소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취업성공패키지에 대해서도 더민주 송옥주 의원은 “해마다 추경 편성하고 국회가 받아들여 증액을 하지만 나중에 결산에서 보면 추경 예산을 하나도 쓰지 못하고 본예산에 배정된 부분들도 다 못 쓴 게 많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홍보가 일자리 둔갑 ‘황당 추경’

    정부가 구조조정 대책 및 일자리 창출에 지원한다며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에 취지와는 맞지 않는 사업 예산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신문이 추경안 심사를 마친 안전행정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산업통상자원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의 예비심사보고서와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 가운데 많은 사업이 실효성이 낮거나 추경을 편성할 만큼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보다는 전시성, 일회성 행사를 위한 ‘눈먼 예산’도 적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추경에 ‘수출 인프라 강화 사업’ 예산 총 113억 4200만원을 편성했으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감이 있는 홍보·마케팅 지원에 총예산의 절반이 넘는 63억 4000만원을 배정했다. 이외에도 케이푸드페어 개최 20억원, 국내 업체의 해외 박람회 참가 지원 30억원을 신청했다. 케이푸드페어는 홍보 대행업체를 통해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홍콩, 대만에서 개최한다고 20억원을 요구했지만 일정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다. 4~5일 동안 열리는 행사를 위해 각 5억원을 추가로 달라는 것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이게 정말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느냐”고 거듭 물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습관적인 예산 편성’을 지적하면서도 결국 대부분 반영해줬다. 미디어 홍보 예산(11억 4000만원) 중 4억원만이 삭감됐고, 케이푸드페어(20억원)는 5억원을 뺀 15억원이 반영됐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추경안 처리를 위한 논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정부는 집행이 미뤄질수록 효과가 희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천문학적 국민 세금이 아무 데나 펑펑 쓰이고 부실 운영돼도 상관없다는 전례가 만들어지면 누가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추경에다 청문회를 거는 연계전략은 정쟁이 우선이고 민생이 뒷전이라는 야당의 고질적 본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 선진국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조선, 해운업종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고용 사정, 특히 청년 실업이 악화되고 있고 내수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대내 여건도 여의치 않다.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고, 지난달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예산이 성립한 이후에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것으로, 편성 요건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대내외 여건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의 경제 상황은 국가재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추경 편성의 기본 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추경은 편성 목적도 명확하다. 첫째, 이번 추경 편성은 현재 한국 경제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선업을 비롯한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지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저성장과 대량 실업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력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중소·중견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지원 등 경제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이 이뤄졌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경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함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직접 재원을 투입하고, 경기 부진의 여파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두 자릿수로 늘어나 매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더이상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불확실성의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경우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소상공인 지원 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례 보증 공급 확대를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중소기업 및 해당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울수록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시설투자 지원, 창업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 줄 창업자금 지원 등을 확대해 내수경기 부양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의 국회 통과는 더이상 미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추경의 빠른 통과와 집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서민경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추경안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이슈와 연계되면서 22일 국회 본회의 처리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속한 추경 실행이다. 국민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중국 최고의 역사가 사마천이 한나라 무제 때 기술한 역사서 ‘사기’(史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마땅히 단행해야 할 때 머뭇거리면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 현재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말이다.
  • 연정 이어 “지방장관 도입”… 경기도엔 협치가 있다

    연정 이어 “지방장관 도입”… 경기도엔 협치가 있다

    “싸우는 정치 안 합니다.” 경기도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정’(연합정치)이란 정치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립의 정치를 청산하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제안에 따랐다.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도의회 협조 없이는 도정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는 현실도 반영됐다. 이는 정치실험을 넘어 여소야대 국회가 주목하는 개혁정치의 한 모델이 됐고, 야당 파견 사회통합부지사에 이어 도의원 지방장관제까지 모색하며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있다. 22일 도에 따르면 남 지사는 취임 초기인 2014년 8월 도의회와 연정계약서(합의문)를 작성, ‘정책’을 나눈 데 이어 11월에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에서 파견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를 임명하며 ‘인사’를 배분, 연정의 틀을 갖췄다. 생활임금·공공산후조리원 등 야당이 주장한 정책을 도정에 반영했고, 사회통합부지사에게는 보건복지국·환경국·여성가족국 등 3개 국의 예산편성권과 인사권을 줬다. 사회통합부지사는 경기복지재단 등 6개 산하 공공기관장의 인사추천권도 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극복에 사회통합부지사가 민관 네트워크를 구성, 상당한 역할을 해 연정의 성공 사례로 꼽혔다. 남 지사는 도의회 후반기 양당 대표단과 ‘2기 연정’에서 도의원 4∼5명에게 무보수명예직 지방장관을 맡기겠다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놨다. 도는 지방장관직을 신설하고 현재 3명인 부지사를 5명으로 늘려 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지방장관’은 부지사와 실·국장 사이에서 일부 부서 업무를 관장하는 자리이다. 역시 도의원들이 각 당의 의석 비율에 따라 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5월 11일 도 의회에서 “도의원이 지방장관을 맡는 일종의 ‘(경기도형)의원내각제’를 도입하자”는 양근서(더민주·안산6) 도의원의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동안 추진해 온 ‘연정’ 및 ‘협치’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이후 의원내각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남 지사의 의원내각제는 법제화된 게 아니라 그 형태를 띤 경기도 연정의 진화된 모습이다. 지방장관 선정 방식은 공모 절차를 거치는 인기투표 방식보다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의원을 추인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더민주도 지방장관을 도에 파견하기로 하고 지난 19일 경기도에 전달한 2기 연정계약서 초안에 이를 핵심 추진과제로 넣었다. 도와 도의회 더민주 및 새누리당은 민생연정 2기 협상을 위한 모임에서 연정계약서를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의 지방장관직 신설 방침에 대해 행정자치부 반응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 주변에서도 도의원의 부지사 및 지방장관직 수행에 대해 ‘집행부 견제’라는 도의회 본연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고, 부지사와 실·국장 사이에 또 다른 자리를 만드는 것은 옥상옥 조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도 관계자는 “행정 수요의 증가와 협치 등을 위해 지방장관제 도입 및 부지사직 확대 등을 그동안 수차례 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나 행자부가 부정적이라 실현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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