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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모처럼 쉬었다. 파행국회가 정상화되면서 20여일 만에 되찾은 휴식이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위·방호원들과 위로 점심을 함께 한 뒤였다. 내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 의장을 만났다. 그는 오찬에서 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국회 폭력사태를 끝까지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이 이어졌다. 여야로부터 이렇게 덤터기를 많이 쓴 국회의장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의 세 가지 일정을 소개했다. ①24일 전후 법안 40여건 제출 ②26일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 ③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의. 그러곤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직권상정 거부에 대한 항변이었다. 끝까지 버티면서 교착국면 해소의 물꼬를 텄지만 친정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한나라당 내에선 ‘배신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친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정국이 풀리는 수순으로 급반전됐습니다. 그에 따라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20여일간의 파행 등 과정을 놓고는 혹평이 적지 않습니다. 무법국회, 폭력국회, 만신창이 국회, 분노의 활극 등의 말들이 나오고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렵사리 여야가 협상에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해 말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전투모드로 돌변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오직 ‘돌격 앞으로’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이래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습니다.여당은 직권상정을 안해 준다고 불만이었고,야당은 여당 편을 든다고 공세를 취했습니다. 양줄타기라며 몰아세우는 여야의 틈바구니에 끼여 개인적인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요. -의회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 달래 봅니다. 사방에서 오해와 압력, 회유와 강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여야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정치는 희망이 없습니다. 물론 협상파, 온건파들이 좀 더 치밀하고 치열한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덜 긴장된 입장으로는 강경파에 먹히게 돼 있어요. 정치 협상이란 게 어려울 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놓고 주고받으면 되고, 합의문에 근거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풀면 안될 게 없지요. →하지만 김 의장이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하다거나 심지어 기회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람이 강경파에 이기려면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합니다. 강경파에 굴복해선 안되고, 강경파에 눌리면 온건 합리주의는 설 땅이 없습니다. 내 개인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든 관계 없이 강요나 강박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는 보여 줬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대화와 타협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불씨를 살리려고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거지요. →파행 국회 과정에서 특히 친정격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만이 많았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고요. 일부 강경파 초선은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할 만큼 여권 내에서는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 듯한데요.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은 물론 야당 생활 10년 동안 한나라당 밖을 1㎝라도 나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당 때도 당직 국회직 다 해봤어요. 대통령인수위 부위원장,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지지속에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이명박 정부가 잘되려면 국회가 잘돼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주의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속전속결로 거두절미하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고, 또 정치는 행정과 다른 것이지요. 국회와 정부는 생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졸속 제출한 법안을 직권상정했었다면 국민들의 불만을 사서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여개 법안이 제출됐어요. 그래 놓고 여당이 며칠도 안돼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9일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서까지 보냈고요.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어요. 다수당이라고 해도 권리행사는 정당해야 합니다. →파행 국회로 고발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문국진, 민주노동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했거나 고발하기로 하고, 한나라당도 이 3명을 별도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김 의장도 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는데요. 파행 국회에 이은 고발국회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불법 폭력 행위는 끝까지 용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의회주의 실종의 악순환을 반드시 근절시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고발을 취하하는)정치적 타협도 일절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면 법과 제도도 고치겠습니다. →이번 합의를 놓고 민주당은 승리를 자평하며 고무돼 있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면서 내홍에 빠지는 등 엇갈린 분위기인데요. -야당은 대성공을 거두고, 여당은 큰 손해를 본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중요 쟁점 법안을 협의 처리 또는 합의 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여당 입장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법안이란 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처리 속도에 간격은 있지만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여당이 손해본 것은 없는 거지요.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끝까지 못해 준 것은 잘못된 것이고요. →파행국회가 20여일 계속되는 동안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중재노력을 해왔습니까. -그동안 여야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메신저를 16차례 보내 직·간접적으로 설득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쌓아놓은 개인적인 친밀도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때로는 반공식적으로 때로는 보안 속에서 만나는 노력을 해 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지 않았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야간 대화 채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구성이 늦었고, 여야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대화채널이 가동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창구가 다양화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이름을 대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협상에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 등으로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지방행을 택하기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 공관을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오고 했습니다. 예전 국회의장들은 만나주고 했지만 나는 이번에 단연코 거절했습니다. 아예 의장 공관에 2주일간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하고서요. 항의성 방문에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양해도 없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는 방문에는 앞으로도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이는 호통치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이므로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비법적인 것에는 타협도 굴복도 하지 않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고, 그런 게 최근 정치와 다르다 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대표 혹은 차기 대선 도전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고요. -지지 세력이 있는 YS와는 다르죠. 의장실을 빼앗겨 남의 방을 빌려 집무를 보고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국회의장 알기를 뭣같이 아는데 항의의 표시로 떠난 겁니다. ‘쇼’하러 간 게 아니에요. 민주국회에서 이럴 수 있느냐, 화가 치밀었어요. 그걸 놓고 비난하거나 그런 해석을 한다면 내 생각과 다른 것이니 참고하죠. 하지만 선산을 다녀오니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군요. →여야가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협의 처리’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2의 법안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끝내 평행선을 간다면 직권상정할 용의는 있는지요. -앞으로 여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여야 모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겁니다. 멱살 잡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전을 세게 붙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관련법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악법인지, 선진국가로 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법인지,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이 움직일 것입니다. 직권상정을 좋아하는 국회의장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권상정은 다수당이 소수당에 의해 방해받을 때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적 명령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예외적으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후임 의장이 불가피할 때에는 쓸 수 있도록 여지는 남겨놔야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대출 선임기자 dcpark@seoul.co.kr
  • [1차 법안전쟁 이후] 한나라 靑속도전 불만 폭발 ‘후폭풍’

    [1차 법안전쟁 이후] 한나라 靑속도전 불만 폭발 ‘후폭풍’

    입법 대치전이 쓸고 간 흔적이 7일 여의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승패가 엇갈리고, 책임론이 난무하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그 한가운데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당·청 관계를 놓고 이번 대치전 동안 ‘의견조율이 없다.’, ‘청와대가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극한대치의 근원적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초 한나라당은 민생법안과 이념법안의 단계적 처리를 염두에 뒀지만, ‘청와대발(發)’ 속도전 지침이 내려진 뒤 ‘연내 일괄처리’로 돌아섰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MB에 의한 MB를 위한 MB의 더러운 전쟁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급랭 정국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여야 지도부의 협상력마저 떨어져 결국 국회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對)의회관을 문제 삼는 지적도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의회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 청와대의 단순 지원세력으로 삼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국회만 도와주면 된다.”고 언급한 대목이 이를 반영한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자체 국정기조를 ‘절대선’으로 규정해 놓고, 국회의 입법기능은 무시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입법 대치전 와중에 4대강 정비사업을 비롯해 비상경제정부 체제 구성, 녹색뉴딜 정책 등 논란이 되는 현안을 밀어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청와대나 내각이 성과중심의 경제성장을 지향하는 인적 네트워크로 돼 있어, 의회의 주된 기능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만 떼놓고 보더라도 공식적인 당·청 회의 한번 열리지 않았고 여야 영수회담은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당·청이 상시적인 정책교류를 원활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이 백악관에 의회관계실을 별도로 두고 의회와 대통령의 소통에 주력하는 점은 시사점이 커 보인다. 한나라당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터져나온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이(親李·친이명박) 성향의 의원연구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합의안은 불법과의 야합이고 떼법에 대한 굴복”이라면서 “불법 폭력에 동조한 지도부의 자성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당 지도부는 협상실패의 책임을 야당의 폭력으로 돌렸다.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폭력이 근절되지 않고는 의회민주주의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폭력사태와 연루됐다는 이유로 민주당 문학진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일그러진 당·청 관계에 대해 자성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목소리를 듣는 것은 힘들었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여야 ‘쟁점법안 처리’ 일괄 타결

    여야 ‘쟁점법안 처리’ 일괄 타결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협상이 진통 끝에 6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8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단독 상정 이후 파행을 거듭하던 국회는 20일 만에 정상화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쟁점법안이 다음달 임시국회로 넘어가 여야의 입법 대치전이 다시 재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방안 등 10개항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간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 등 100여건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되, 아직 상임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거나 심의를 거치지 못한 법안은 오는 9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련법안 8건 가운데 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은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8일까지 협의처리하고 나머지 6개 법안은 이른 시일 내에 합의 처리키로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이후 이른 시일 내에 협의 처리하기로 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법안은 2월중 협의 처리하고 금산분리 완화 법안은 2월 상정 후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이 많이 참은 덕분에 무사히 합의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온 국민과 민주당 전체가 단합해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서 “권력이나 다수당에 의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각각 잠정합의안을 수용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합의문 발표 뒤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추인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일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과 행정안전위와 정무위 등 상임위 2곳의 점거농성을 풀었다. 문방위도 7일 오전 점거를 해제하기로 했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野·공권력 충돌 이후 국회] 의사당 내 극한 몸싸움 잦아들 듯

    임계점에 이르는 듯했던 여야 대치전이 한 고비를 넘는 분위기다.민주당이 4일 보좌진과 당직자들의 로텐더홀 농성을 자진 해제하기로 결정하면서다.이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는 8일까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하고,이후 1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 합의 없는 단독국회는 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민주당의 로텐더홀 농성의 자진 해제가 향후 김 의장의 직권상정 완전 철회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고육지책도 엿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심야 의원총회에서는 로텐더홀 농성해제 방침에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당분간 국회 내 물리적 충돌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법안 처리 전망도 단정짓긴 이르지만,최소한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은 법사위에 상정되는 등 부분 정상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이렇게 되면 쟁점법안도 다음달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여야 협상이 진전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로텐더홀 점거해제 결정을 김 의장 요구에 대한 승복이라기보다 어느 정도 승기를 거머쥐었다고 자체 판단하는 기류다.민주당 전략분야 관계자가 이날 “김 의장의 제안 자체를 기정사실로 여기고,우리의 투쟁성과로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아울러 김 의장이 제안한 여야 대화촉구가 일반 여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보고 있다.일단 법안처리 시간을 벌어 놓게 되면 향후 힘의 대결은 민심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계산법이다.정세균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58개 법안과 법사위에 계류 중인 37개 법안 등 95개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 중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한나라당에 제안한 것도 선제공격 성격을 띠고 있다.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에 일정한 답을 보낸 만큼 이제 한나라당으로 공이 넘어갔다는 분석이다.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보좌진과 당직자들의 점거농성에 대한 해제 검토가 아직은 정국 정상화로 가는 길에 ‘터닝포인트’ 정도의 의미를 넘지 않는다는 뜻이다.국회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로텐더홀 선(先) 해제’는 국회의장 제안에 대한 신뢰의 문제지만,본회의장은 철저하게 여야 협상의 무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를 “본회의장 해제 여부는 한나라당과의 협상이나 한나라당 내 논의 결과를 보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표현했다. 한나라당으로선 김 의장을 계속 압박해 1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열어 강행처리하거나 아예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사회로 밀어붙이는 시나리오도,가능성은 적지만 검토해 볼 수 있다.하지만 청와대가 분리처리 입장으로 선회하지 않는 이상 자체 동력으론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 아니다.여론전에서도 마찬가지다.이렇게 될 경우 최소한 쟁점법안은 2월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이명박 정부의 집권 2년차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으면서 안팎으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관측된다.리더십의 상처는 물론 당내 분란도 고조될 전망이다.반면 민주당은 여권의 속도전에 맞서 상반기를 넘길 수 있는 동력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野·공권력 충돌 이후 국회] 민주 ‘농성해제’ 압도적 찬성

    [野·공권력 충돌 이후 국회] 민주 ‘농성해제’ 압도적 찬성

    민주당은 4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대한 농성해제를 결정했다. 이날 의총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이번 임시회기내 직권상정 포기 입장에 따른 향후 투쟁 수위와 방향을 놓고 토론한 자리였다.앞서 최고위원회의는 로텐더홀 농성해제를 잠정 결정해 의총에 안건으로 넘겼다.주요 상임위와 본회의장의 농성은 5일 한나라당내 논의 과정과 여야 원내대표 접촉 결과에 따라 해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한 의원은 “상당한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절대 다수가 찬성하는 분위기였다.”면서 “2시간 만에 20여명 의원이 발언을 마친 뒤 결정됐다.”고 전했다.일부 강경파의 반대는 “지금까지 법안처리를 저지해온 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는 의견에 묻혔다고 한다.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지루한 공방전을 어느 정도 마무리짓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김 의장의 제안에 따라 극한 대치가 2월 임시국회로 미뤄지면서 시간을 벌었다는 계산에서다.4월 재·보선을 앞두고 3월 이후 무리한 법안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깔렸다.무엇보다 농성이 길어지면서 보좌관과 당직자들의 피로가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본회의장 정문이 자리한 로텐더홀을 비워 주면서 대결구도도 ‘국회 사무처 대 야당’에서 ‘여당 대 야당’으로 좁혀졌다. 이날 의총에선 본회의장 농성해제도 논의됐지만 반대의견이 많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한 당직자는 “대화가 재개돼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해도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공조해온 민주노동당을 배려해 하루 이틀 시간을 두고 로텐더홀 농성을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결국 “절차와 시기는 지도부에 위임한다.”는 식으로 조율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략 수정 움직임에 내부 반발도 감지된다.새해 첫 주말 국회 사무처의 ‘기습 공격’에 바짝 독기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정세균 대표는 “의회 쿠데타이자 의장이 합세한 야당 탄압”이라고 여권에 날을 세웠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결국 해 넘긴 입법전쟁

    결국 해 넘긴 입법전쟁

    31일에도 국회는 극한 대치 상황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새해에도 여야간 팽팽한 ‘입법 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여야 지도부간 대화가 이날 오후 재개되긴 했지만,민주당은 본회의장 강제 해산시도 시점을 오는 6∼8일쯤으로 관측하며 장기전에 대비했다.한나라당은 직권상정 결정을 내리도록 김형오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심야까지 잇단 회동…실낱 희망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들은 이날 막판 돌파구 마련을 위해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다.한나라당 박희태,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3당 원내대표들은 파국을 모면하기 위해 이날 잇따라 회동을 갖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여야 대표를 오가며 중재에 나섰다. 특히 이날 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여의도 모처에서 비밀 회동을 갖는 등 여야가 밤 늦게까지 다각도로 물밑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적 타결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당초에는 이날 오후 2시 의장이 제안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9인 회동이 무산되면서 여야가 결국 충돌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편 전날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국회 본청 출입문은 후문 한 곳만 빼고 모두 봉쇄됐다.국회 경위·방호원 150여명과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 160여명은 전날에 이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출입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하면서 출입을 국회의원,본청 근무자,출입기자로 제한하는 한편 음식물 반입도 통제했다.민주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들이 점거 농성에 필요한 침낭 80여개를 들여오려다 경위들에 의해 제지당하면서 욕설과 손찌검이 오가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팽팽한 대치전 새해에도 계속될 듯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농성을 풀지 않자 신경전을 벌이기보다 김 의장을 압박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민생법안을 비롯한 85건의 심사기간을 지정하고 직권상정 절차를 이날 중 마무리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김 의장에게 전달했다.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게 여야가 멱살잡이하는 것인 만큼 국회가 더이상 폭력 점거의 장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참아야 한다.”면서 “의장이 곤란하겠지만 밖을 헤매고 다니는 것은 유감이고 국회로 돌아와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경계가 약화된 사이 허를 찔리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자.”며 전의를 다졌다.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 의장석을 지키기 위해 등산용 자일에 이어 인간띠를 만들기 위한 밧줄을 추가로 마련했다. 주현진 오상도 구동회기자 jhj@seoul.co.kr
  • 국회 결국 질서유지권 발동

    국회 결국 질서유지권 발동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막판 협상이 30일 끝내 결렬됐다.이에 따라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밤 민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 농성 해제를 요구하며 국회 질서유지권을 발동,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30일 밤 회동을 갖고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등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최종 조율작업에 들어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입법 대치전은 전면전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다.여야간 물리적 충돌과 정국 냉각의 장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은 31일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반면,민주당은 장외투쟁과 정부 불신임 투쟁을 벌이며 ‘반 이명박’ 전선을 형성할 태세다.이 과정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등 새해 정국엔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밤 8시40분을 기해 질서유지권을 발동,국회 경위를 본회의장 주변에 배치시켰다.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두 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최종 결렬 선언 직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방송법과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협의처리하자고 마지막으로 제안했지만 민주당과의 입장차가 컸다.”면서 “더 이상 선택의 길이 없었다.”고 밝혔다.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여야의 대화와 협상이 완전 무위로 돌아갔다.”면서 “쟁점법안에 시한을 못박는 것은 강행처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결렬 책임을 한나라당에 돌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의장의 최종 결단이 주목된다.전날 김 의장은 중재안을 통해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만 처리하고 쟁점법안은 추후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하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31일 본회의에서 직권상정 절차를 거쳐 한나라당이 당초 선정한 85개 전체 중점법안의 연내 처리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생법안 31일 분리 처리를”

    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연내 추진 중인 쟁점법안의 처리를 내년 1월 초로 미루고,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이날 밤 12시까지 풀도록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민주당·선진과 창조모임 등 3개 원내교섭단체는 이날 오후 2자,3자회동을 잇따라 갖고 입법 전쟁을 마무리짓기 위한 막판 조율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법안 처리는 이번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1월8일까지 여야가 협의하고,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은 3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분리처리안’을 제안했다.김 의장은 “29일 밤 12시까지 본회의장을 비롯한 의사당내 모든 점거농성을 조건없이 풀고,모든 시설물을 원상 복구시켜 달라.”며 “점거를 해제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경호권 발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대화와 합의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직권상정 문제를 포함해 제 양심에 따라 행동하겠으며 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이는 쟁점법안의 처리를 내년 초로 미루는 대신 이를 위한 여야간 협의가 지지부진하면 직권상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선진과 창조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두 차례 회담을 갖고 쟁점법안 처리를 비롯한 국회 정상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야당이 양보한 게 하나도 없다.”며 결렬 원인을 야당에 돌렸다. 반면,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구체적 변화는 없었다.여권은 청와대 판단 등이 (막판 타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청와대의 책임을 물었다. 한편 3당 원내대표들은 30일 오전 10시 회동하기로 해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오상도 구동회기자 sdoh@seoul.co.kr
  • [기로에 선 입법전쟁] 대치정국 연장전… 새달8일 D데이

    [기로에 선 입법전쟁] 대치정국 연장전… 새달8일 D데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간 협의가 끝내 무산돼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할 경우 여야의 지루한 싸움은 해를 넘겨 연장전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여론의식 중재 수용할 듯 김형오 의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8일을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의 대화 시한으로 제시하고 “대화와 합의가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직권상정을 결심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1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일부 민생 법안이 처리되거나 야당의 저지로 진통을 겪게 되는 경우에도 여야간 신경전과 대치전이 내년 1월초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김 의장이 여야의 대화 기한을 정해 속도를 조절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불만도 없지 않지만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민주당이 저지하고 있는 쟁점법안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고 당장 처리를 강행한다고 해도 정치적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여야 합의가 어려운 데도 ´마지막까지 참고 기다리겠다.´며 대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단독 상정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로 읽혀진다.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명분을 쌓은 뒤 직권상정을 이끌어 내는 시나리오와 연결된다. ●미디어·금융법안 타협이 관건 민주당도 민생법안 처리를 계속 미루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연말까지 대여 합의 채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한나라당이 처리하려는 미디어 관련법안,금융 법안 등에 대해서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이런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저지하는 수순을 밟아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현진 구동회기자 jhj@seoul.co.kr
  • CBS·EBS 노조도 30일 파업

    MBC노조에 이어 CBS노조와 EBS노조도 방송 제작 거부 등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CBS노조는 서울 본사와 8개 계열사 조합원 240명이 30,31일 이틀 동안 전면 방송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CBS는 30일 오전 7시 시사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를 시작으로 노조원인 진행자들이 방송제작 거부에 들어가면서 뉴스 진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EBS도 30일부터 조합원 일부가 상징적인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파업 나흘째를 맞은 MBC노조는 여의도 방송센터에서 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고,SBS노조는 서울 명동과 강남터미널,서울역 등지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배포했다. 30일부터 항의의 뜻으로 검은색 의상을 입고 방송에 나서기로 한 YTN노조도 서울역에서 파업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거리홍보전을 벌였다.일부 지역 민영방송은 이날 노조원인 앵커들이 검은색 의상을 입은 채 뉴스를 진행했다. 언론노조에서 탈퇴,파업에 불참하고 있는 KBS는 노조와 별개로 한국기자협회 KBS지회가 이날 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했다. 한편 부산지역 언론사 노조원들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여야합의 민생법안에 한해 본회의 처리 입장을 밝힌 부산 롯데호텔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법안처리 조급증 버려라

    여야가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상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점거하자 국회 사무처는 경찰에 무단침입 신고를 했다.급기야 경찰관들이 본회의장 출입문 지문채취까지 나서는 등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헌정사상 유례가 없고,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국회를 폭파시키겠다.”는 전화 협박이 옳은 짓은 아니지만 대다수 국민의 심정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음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한나라당은 어제도 85개 안건의 연내 입법을 공언했다.사회개혁법안 처리는 늦출 여지를 남겼지만 미디어 관련법 등 논란이 된 현안들을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조기처리를 희망했다.한나라당이 이렇듯 쟁점법안 강행의 조급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국 정상화는 요원하다.경제살리기를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이 분명히 있다.그러나 정치색이 짙은 법안을 끼워 일방처리를 강조하면 절충이 어렵다.여야간에 조정이 가능한 민생법안부터 연내에 통과시키고,나머지는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단계적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자유선진당이 내놓은 중재안이 꼬인 정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서민생활안정과 대부업등록법을 포함한 민생경제 및 지방살리기 법안과 세출 법안을 연내에 우선 처리하자는 것이다.출자총액제 폐지와 기업규제 3법,사회질서 3법,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내년으로 넘기자고 했다.특위를 만들어 미디어 관련법을 심도있게 논의하자는 제안 역시 설득력이 있다.집권여당이 강공으로 일관했을 때의 후유증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날치기 처리라는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궁극적인 국민지지라는 전쟁에선 패배하곤 했다.조금 돌아가는 심정으로 야당과 대화하고 절충하기 바란다.민주당내 온건협상파가 힘을 얻도록 유도하는 게 바로 여당의 정치력이다.
  • 여 “국정장악 기회”,야 “지지세력 결집”

    여 “국정장악 기회”,야 “지지세력 결집”

    국회가 극한 대치를 보이면서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여야의 각기 다른 정치적 계산도 한몫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MB 개혁법안’ 처리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에는 청와대의 강한 입김이 깔려 있다.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청와대 회동 직후 여권 전체가 한목소리로 ‘속도전’을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과제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시기는 국정 2년차에 접어드는 내년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연초로 예상되는 개각 등 여권의 인적 개편 일정도 개혁법안 처리와 맞물려 있다.청와대가 각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를 연말로 앞당겨 실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권은 국정장악력을 확보하고 이명박 정부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이번 연말국회에 승부를 건 것으로 보인다.여권은 지난 정기국회 때부터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올해 주요 법안이 모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MB 개혁법안’ 처리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것은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강경 대응엔 제1야당의 위상찾기라는 전략이 담겨 있다.청와대와 여당의 강경노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은 물론,지도부 퇴진론 등으로 당내 혼란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당 안팎에 팽배하다. 입법전쟁이 사실상 정체성 싸움이라는 점도 민주당의 결기를 부추기고 있다.지지층 결집과 연관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본회의장 점거를 전후로 민주당은 여론전에서 우위에 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치정국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상대적으로 여당에 더 쏠려 있다.반면 민주당의 지지도는 소폭이지만 상승세다.이에 힘입은 민주당은 원내에선 민주노동당과 함께 점거 연대를,원외에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MB악법’ 저지 연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거대 여당과 제1야당의 정면충돌 속에 자유선진당도 입지 구축을 위한 수싸움에 한창이다.창조한국당과 함께 원내 20석으로 힘겹게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당은 민생법안과 쟁점법안의 분리처리,쟁점법안의 여야 협의처리를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내는 등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선진당이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연내처리 방침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은 정치 파트너로서 위상을 제고시키고,향후 정치적 보폭을 넓혀 나가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與,85개 안건 직권상정 요청

    연말까지 사흘을 남겨두고 국회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막판 극적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요 법안을 연내 강행 처리하려는 여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간 일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28일 위헌·일몰 관련 법안 14개와 예산부수 관련 법안 15개,경제살리기 관련 법안 43개 등 중점처리법안 85개를 확정하고,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질서유지권 발동과 직권상정을 요청했다.반면 민주당은 결사저지를 다짐하며 사흘째 본회의장 철야농성을 이어갔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 수 있도록 야당에 마지막 대화를 요청한다.”면서 “경제정책 관련 법안과 위헌결정이 난 법률,예산부수법안 등은 연말까지 처리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야당이 협의에 응하면 사회개혁법안은 연말까지 처리하지 않겠다.”고 절충안을 내놓았다.사회개혁법안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정안과 사이버모욕죄 법안,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13개 법안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날마다,달마다 달라지는 제안이라 내용에 큰 관심이 없고 (대화)계획도 없다.”며 거부했다.그는 “MB표 악법 철회가 모든 협상의 전제조건”이라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선 여야가 합의 가능한 민생법안만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자유선진당이 ‘미디어관련법과 사회질서법 등 쟁점 법안의 내년 협의 처리’를 골자로 하는 2차 중재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법안 처리에 고속도로를 깔아 준 것”이라며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최종결정이 막판 변수로 남아 있지만 여야의 정면충돌은 이미 초 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은 본회의장 진입 시 물리적 충돌을 감안해 소속 의원들의 배치 작업을 끝내는 등 사실상 강행 처리를 위한 준비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도 이날 오전 본회의장에서 68명의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총력투쟁을 다짐했다.한편 고향인 부산 영도에 내려가 있는 김 의장은 29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직권상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오상도 구동회기자 sdoh@seoul.co.kr
  • [사설] 與野 이견 적은 법안부터 머리 맞대라

    한나라당이 어제까지로 정한 대화의 마지노선이 지났지만,여야는 팽팽한 대치국면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파국을 향해 무한질주를 하는 양상이다.제 갈 길을 고집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보면 불안한 긴장감과 한심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우리는 국회 파행은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다수결에 의한 돌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권상정의 배수진을 치고 있다.야당·진보세력과의 대립을 각오하겠다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당을 자극하고 있다.민주당 의원들은 일주일 넘게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 스스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다.“여당과 싸우는 게 야당의 책무”라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발언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고,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부르는 데도 가지 않는 원혜영 원내대표의 태도에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여야간 이견이 적은 법안부터 먼저 다루는 단계별 분리 처리가 국회 파국을 막는 방법이라고 판단한다.야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쟁점법안 처리를 뒤로 미루고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여당이 제안하면,야당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쟁점법안을 고집해 민생법안 처리마저 무산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분리처리 방식은 야당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방안이다.대화를 하다 보면 쟁점법안에 대한 이견도 좁혀질 수 있을 것이다.그래도 야당이 끝끝내 대화를 거부하면 국회파행의 책임은 야당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172석의 거대 여당은 포용의 정신을 보여주고,야당은 대화와 타협에 응해야 한다.국민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신음하고 있다.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 법안을 처리해 주기를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여야는 이런 국민의 바람을 저버릴 셈인가.
  • [독자의 소리] 싸움 대신 일하는 국회 되어야/경기도 성남시 시흥동 이정우

    요즘 신문을 읽다 보면 짜증부터 난다.답답한 정치권 소식 때문이다.여당과 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집을 지을 때 써야 할 전기톱과 망치 등이 국회의 멀쩡한 문짝을 부수는 데 사용되고 있고,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민생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 아무리 정당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라지만,어쨌든 정당도 국민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조직이다.그런데 경제난 속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명분이나 자존심을 내세워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이며 국민들의 생활과 국가의 운명이 걸린 법안들이 논의조차 제대로 안 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지금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자금지원 사태 이후 가장 안 좋은 상태라고 한다.따라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개혁 법안들이 하루빨리 처리되어야 한다.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에서 더 나아가 세계의 무한경쟁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시흥동 이정우
  • 입법전쟁 ‘크리스마스 휴전’ 속내는

    한나라당의 ‘25일 시한부’ 대화 제의에 야당은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한편으론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고,다른 한편으론 야당을 압박하는 양동작전을 한나라당이 구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이에 민주당은 속도전의 배후로 지목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자유선진당은 틈새에서 당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물고 물리는 여야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 한나라 양동작전 한나라당은 오는 25일까지 야당과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연내 법안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당초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대화를 강조하면서도 기한을 정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양동 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하니 ‘직권상정을 안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했다.”면서 “(민주당이) 연내 협의처리를 약속해야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예산안 처리와 마찬가지로 기한을 못 박아 놓고 야당과 협의되지 않으면 한나라당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물론 25일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고 대화의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도 유효하다.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상임위가 열리면 열리는 대로,안 열리면 안 열리는 대로 대처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제출한 법안중 문제점이 있는 것은 수용할 수 있으며,법안 처리 일정과 범위 등은 끊임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박희태 대표는 이날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의 고충을 청취하며 ‘경제살리기’,‘민생’,‘위기극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도 수시로 기자실을 찾거나 논평을 내고 상임위를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며 위기극복을 강조했다.한 핵심 당직자는 “이제부터는 홍보전”이라면서 “여론을 선점하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자신감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법안처리 과정에서 “한번은 도와줄 것”이라는 전망도 깔려 있다.여야 협의가 안 되면 김 의장이 법안을 직권상정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하지만 김 의장은 직권상정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신 그는 여야 원내대표가 빨리 만나 대화로 풀 것을 요구했다.김 의장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헌정회 초청 강연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내일(23일)까지 무조건 만나야 할 것”이라면서 “여야 원내대표들까지 만남이 없다면 내일 오후 만남을 직권중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주 ‘MB 압박’ 여야가 치열한 입법전쟁의 한 가운데서 시한부 휴전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의 결기는 갈수록 날이 서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25일까지 잠정휴업’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쌓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때문에 민주당은 22일 예정된 국회 11개 상임위 일정을 거부하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정무위,행정안전위 등 쟁점 상임위에 대한 점거를 풀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라는 전제로 국회 파행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내걸었다. 특히 입법전쟁의 주 전선을 청와대와의 대결에 맞추는데 주력하고 있다.이날 지도부의 메시지도 ‘반(反) 이명박’임을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가 문방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일방통행 배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대통령은 국회에서 손 떼라.”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 대표는 아예 이 대통령을 “한나라당의 당수”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은 당초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법안의 단계별 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이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당청회동 뒤 강행 처리로 선회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개입을 확신하는 분위기다.입법전쟁의 키를 이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여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연말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드러난 만큼 휴전협정 자체가 의미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경고 메시지는 사전 압박용으로도 들린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하더라도 여론에 호소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원혜영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여기엔 국회 파행과 여론 악화에 따른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만에 하나 한나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한다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야당으로서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을 수 있다.민주당으로선 이 대통령에게 주파수를 맞추게 되면 정쟁의 책임론에서 비껴갈 수 있고,청와대의 강경 드라이브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법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진 ‘실속 찾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한 대치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자유선진당은 오히려 느긋한 입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타협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선진당의 협조가 각 당에 ‘명분’을 부여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선진당은 쟁점 사안별로 여론의 방향에 따라 유연하게 입장을 정리하면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지난 21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법안 심사 강행과 민주당의 폭력 저지를 싸잡아 비판하고 양당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법안 일방처리 재고,상임위 정상화 등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때마침 한나라당은 25일까지 법안 심사 일정을 연기하고 민주당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김정권 원내대변인도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의 중재안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선진당은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서도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국민의 여론을 봐가면서 당론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우선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 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주겠지만 출총제 등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은 오히려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안에 따라 어느 당과도 공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한나라 쟁점법안 직권상정 논의” 국토해양위 문건 파문 ’국회 난장판’ 온라인게임으로 패러디한 네티즌의 센스
  • [사설]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한 폭력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싸고 국회가 지난주 벌인 난장판 모습이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미국 뉴욕타임스는 해머와 소화기가 동원된 국회의 아수라장 모습을 전하면서 “한국 국회에서 폭력적 충돌은 처음 있는 게 아니다.”면서 한국 특유의 거친 민주주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중동의 유력 영자신문 걸프뉴스와 영국의 일간 가디언지,일본의 NHK 등은 난투극 장면을 보도했다.어물전 망신은 꼴뚜기라더니,국회가 한국 망신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여야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가파르게 대치할 조짐이다.한나라당이 모든 상임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법안심의를 강행한다는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야당과 적극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직권상정용 명분쌓기,날치기 수순밟기라는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전면전,속도전을 요구하며 총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고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면서 퇴로없는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여야의 대치 국면은 이번주에도 충돌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25일까지 대화에서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국회가 폭력의 장으로 추락한 데 대한 책임은 여야 모두에 있고,자성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여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대치국면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냉각기를 가질 것을 우리는 권고한다.대화와 타협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필요한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폭력국회의 오명을 그나마 씻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국회에서 또다시 폭력이 재연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란다.그러려면 이참에 폭력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다.
  • 당·정 성토장된 與 연석회의

    “현재 정부·여당의 경제살리기 정책은 그때그때 대응하는 ‘흘린 구슬 주워 담기’식이다.”,“명분은 개혁입법인데 속 내용은 개혁적이지 않은 법안들이 정부·여당에서 속속 제출되고 있다.” 10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이다.이날 회의에서는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살리기 정책과 개혁입법,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부·여당의 경제위기 해법이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겉돌고 있는데다,주요 민생법안 및 예산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데 따른 위기감과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4선의 이윤성·박종근 의원 등 중진들은 “현재 경제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여당 내의 인식이 상당히 안이하다.대국민 메시지나 정책 효과도 적다.”고 지적했다고 회의 직후 차명진 대변인이 밝혔다.현재 정책에 대해 아주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며 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경제살리기 정책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고 차 대변인은 덧붙였다. 같은 4선인 이해봉 의원은 개혁입법과 관련,“부처 이기주의적인 내용,개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거꾸로 가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고 꼬집었다. 부산 북강서을 출신의 허태열 최고위원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 “국세와 지방세의 할인·감면 등 기업을 겨냥한 지방 육성대책이 나와야지 도로 좀 만든다,어디에 핵심선도 프로젝트를 한다는 방안들은 절대적인 영향이 없다.”면서 “기업이 빠진 다른 것을 얘기해 본들 일과성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경제위기 심각한데… 18대 국회 ‘무대책·무책임·무소신’ 되풀이

    경제위기 심각한데… 18대 국회 ‘무대책·무책임·무소신’ 되풀이

    18대 첫 정기국회가 9일 국회법상 회기를 마치게 된다.이명박 정부 들어 첫 정기국회는 낙제점을 면할 수 없게 됐다.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넘긴지 오래고,민생법안은 여야의 정쟁 속에 줄줄이 낮잠을 자고 있다. 국회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 건수는 불과 58건에 그쳤고,7일 현재 계류법안은 2325건이나 된다.무대책·무책임·무소신 등 ‘3무(無) 국회’로 기록될 만하다. ●무대책 국회 예산안 처리 공방은 대책 없는 국회의 전형을 보여준다.여야가 경제위기에 따른 여론을 의식해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 시기를 ‘오는 12일’로 정하긴 했지만,헌법이 정한 처리 시한인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은 또 다시 무너졌다.10년 만의 정권교체 후 첫 정기국회라는 점이 갈길 바쁜 예산안의 발목을 더 세게 잡았다.한나라당은 ‘MB노믹스’ 실현을 위한 자산으로,민주당은 대여(對與)견제 수단으로 예산안을 볼모로 삼았다. 당연히 예산안 심사는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국회 기능이 부실한 한국의 상황에서는 현행 국회 예산심의 기간인 60일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국회운영 제도개선위원장인 심지연 경남대 교수는 “정부의 예산안 제출시기를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책임 국회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과 시급한 민생법안을 외면한 무책임한 국회라는 비판도 제기된다.쌀 직불금 파문,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헌법재판소 접촉 공방 등 굵직한 현안이 국회 에 가면 정쟁으로 변질됐다.‘잃어버린 10년’ 공방이 시사하듯 여야간 정쟁은 전·현직 정권의 갈등으로 비화돼 국회를 이념대립의 장으로 만들어버렸다.한나라당은 사이버모욕죄 강화와 미디어관련법 개정 등 경제위기 극복에 시급하지 않은 법을 만지작거리는 데 당력을 모았고,민주당은 잦은 국정조사권을 발동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나라당이 민생 살리기 법안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사이버모욕죄 강화 등 ‘정치적 입법’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건국대 한상희 교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정부·여당의 콤플렉스가 시민들의 주권을 가로채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소신 국회 입법부의 역할과 소신은 뒤로 밀렸다.민생법안 처리가 10일 소집된 임시국회 이후로 밀리면서 서민생활과 직결된 법안들의 무더기 졸속 심사가 불가피하게 됐다.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상대 정당 의원이 서민이나 대학생을 지원해야 할 법안 내용에 동의해 놓고도 상임위만 열리면 정쟁거리를 들고 나오며 법안 심사와 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돌변해 버린다.”고 푸념했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해야 하는 국정감사도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부실하게 진행됐다.불과 20일 동안 478개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제도상 허점도 짚을 수 있다.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하지 말고 국익 중심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입법부에 대한 견제기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민주당 언제까지 대화 거부할건가

    어제 열릴 예정이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연기되었다.제1야당인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가 끝내 불참 의사를 고수했기 때문이었다.민주당 일각에서는 선명성을 과시했다고 쾌재를 부르고 있다.민주정치의 원칙을 망각한 단견이다.설득력 있는 명분이 없이 대화를 거부한 데 따른 여론의 역풍을 생각해봤는지 묻고 싶다.지금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지만 민주당 지지율 역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난관을 헤쳐나가 보려는 민주당과 정 대표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그러나 권위주의 시절에나 나올 법한 광장투쟁론을 앞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당 지도부마저 이런 강경론에 편승하고 있으니 판단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다수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경제위기 극복,서민생활 보호 등에서 협조할 것은 하고,대안을 적극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무엇보다 대화를 거부해선 안 된다.정부·여당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밖에서 떠들지 말고 직접 만나 비판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대통령도 만나고,당직자들끼리 수시로 회동해 상대 견해를 듣고 절충점을 찾는 것이 민주정치의 기본이다.대화의 문을 닫은 채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위 불참을 넘어 민생법안을 다루는 상임위마저 거부하겠다니 한심하다.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지만 물밑 대화마저 끊지는 말아야 한다.하루빨리 민주당이 공식대화의 자리에 복귀해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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