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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류 막는 ‘남북교류법’

    ‘남북교류협력법인가,남북교류협력 규제법인가.’ 12년전 만들어진 ‘남북교류협력법’이 급변하는 남북관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은 ‘7·1’ 경제관리개선조치,신의주특구 지정 등 개방·개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남북간 정부와 민간의 교류도 활발하다.하지만 남북교류협력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거나,오히려 남북관계 진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신의주특구 개발을 공식 발표한 지 2주일이 됐지만 정부는 이와 관련한 법개정 또는 특례규정 마련 등 제도적 대응에 즉각 나서지 않고 있어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무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양빈(楊斌)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의 한국 방문 등을 둘러싸고도 혼선양상이 빚어지고 있다.오는 7일 서울을 찾아 투자설명회,경제5단체장 면담 등의 일정을 추진중인 양 장관에 대해 정부는 지난 1일 “북한주민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방남(訪南)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가 2일 오전 “네덜란드 국적인으로 오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이후 또다시 “양 장관이 북한 국적을 취득한 것이 사실이라면 적법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신의주특구 자체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아직 공식 입장이 없다.”면서 “특구 관련 하위 법령이 나오는 것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신의주특구의 무비자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20일전 방북신청 의무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언론사 취재 불편은 물론 앞으로 활발해질 경제·사회·문화 진출에 결정적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외국어대 이장희(李長熙) 교수는 “최근 남북사이 교류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법만 이런 변화에 둔감한 채 오히려 교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고 법개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김인회(金仁會) 사무차장은 “현재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왕래에 대한 심사’등 여러 조항에 걸쳐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어 법의 자의적 집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공무원노조, 입법의견서 발표

    정부가 ‘공무원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해 단독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차봉천)는 26일 최종의견서를 발표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의견을 참고해 만든 의견서에서 ▲특별법 제정의 불필요성 ▲단체행동권 금지와 체결권 제한의 위법성 ▲‘노조’명칭 사용금지의 부당성 ▲노조가입대상 제한의 부적절성 등을 일일이 지적했다.공무원노조는 특히 “헌법은 노동3권을 가지는공무원의 범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했지,공무원의 단결권·단체교섭권을 제한하거나 단체행동권을 금지하도록 명문으로 위임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특별법이 아닌 일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관련법규의 개정을 통해 보장돼야 한다.”며 “정부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이덕우 변호사 등 인권상 수상

    한국 노동자의 인권신장을 위해 헌신한 조지 오글(73) 목사와 인권변호사 이덕우(45)씨가 제5회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대한매일 9월25일자 31면보도] 한국인권문제연구소는 오는 30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변호사와 오글 목사에게 인권상을 수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90년부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인권변호사로 일했고 양심수 후원회 운영위원과 민변을 거쳐 최근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에 법률적 지원을 했다. 오글 목사는 지난 54년부터 한국에서 미 연합감리교 선교사로 활동했으나 74년 인혁당 사건 고문 및 조작 의혹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강제 추방됐었다.출국 후에도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의 독재와 인권상황을 증언하는 등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세영기자 sylee@
  • 활동종료 앞둔 한상범 의문사규명위원장 - “진실규명 막는 惡의 세력 있다”

    “여전히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韓相範·68)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과거 부당한 권력을 행사했거나 권력에 기생해 부와 권세를 누렸던 ‘악의 세력’이 진실 규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4년 한일협정반대 교수단 서명을 주도한 이래 40년 가까이 법학자와 불교인권운동가로서 사회 참여에 앞장 섰다.지난 4월 양승규(梁承圭)위원장의 뒤를 이어 2대 위원장을 맡은 그는 “각계 인사를 만나 규명위 기한연장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한연장이 왜 필요한가. 기한 내에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의문사처럼 중대한 사안을 미결로 방치하는 것은 의문사 특별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조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보통 살인사건 하나가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3년이 걸린다.1년 9개월 동안 85건의 사건을 처리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규명위에 접수된 사건들은발생한 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했거나 발생당시 국가기관들이 은폐한 사건들이다.여건을 감안하면 그동안 30건을 해결한 것도 실망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국가기관의 비협조도 문제지만,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의식이다.진실규명이 우선이고 화해와 용서는 그 다음이다.하지만 우리 국민은 권력자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너무 쉽게 잊는다.‘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그 시절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상황논리를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다.규명위조사를 거부하는 세력은 이같은 맹점을 잘 알고 있다.규명위의 조사시한까지만 버티면 영원히 진실을 묻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원근 일병 사건 관련 규명위의 발표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이 일부 언론에 실리고 있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출현과 유지에 협력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회 각 부문의 요직에 남아 과거청산을 방해하고 있다.이들은 과거 자신들이 비호했던 권력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규명위가 고사(枯死)하기를 바란다.하지만 규명위가 200여명의 참고인들을 대상으로 1년 넘게 조사한 사건을 불과 며칠 동안의 취재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의문사특별법이 개정된다면 방향은. 3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첫째,규명위를 해체한 뒤 인권위법을 개정,인권위 안에 의문사 문제를 다루는 기구를 신설,조사를 맡도록 하는 것이다.둘째,의문사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모든 미결사건을 조사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셋째,규명위를 존속시키되 압수수색이나 강제소환을 가능케 하는 등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 ◆의문사 규명의 역사적 의의는. 권위주의 정권의 치부를 청산하고 역사의 왜곡된 물길을 바로잡는 것이다.여기에 반발이 없을 리 없다.‘악의 세력’까지도 만족시키는 객관적 잣대란 없기 때문이다.악의 세력과의 비타협적 싸움은 계속돼야 한다. 이세영기자 sylee@ ■의문사규명위 활동 성과 - 故최종길교수 간첩누명 벗어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1월 공식 출범한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금까지 85건의 의문사 사건을 접수,이 가운데 30건을 마무리지었다. 규명위는 그동안 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베일에 싸였던 사건의 진상을 밝혀냈지만 유족단체와의 마찰,내부의 불협화음 등으로 위원장과 임원들이 교체되는 진통도 겪었다. 규명위는 전국 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와 추모단체 연대회의 등이 지난 98년 11월부터 420여일 동안 의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오랜 산고를 거친 끝에 출범했다. 하지만 규명위 조사는 처음부터 벽에 부딪혔다.검·경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보존연한이 지나 자료가 폐기됐다.”,“국가기밀과 관련된 사항이다.”며 관련자료 제출과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강제구인과 압수수색등 강제 수사권이 없는 규명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조사기간이 짧은 점도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당초 의문사특별법이 규정한 조사기간은 불과 9개월.수사기관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은폐됐고,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엔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조사가 난관에 봉착하자 일부 유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규명위의 위상 등을 둘러싸고 정부 파견 조사관들과 갈등을 빚던 민간 출신 조사관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등 불협화음도 표면화됐다.이로 인해 초대 양승규(梁承圭)위원장 등 일부 위원과 조사관이 교체됐고,조사기간도 두 차례 법개정을 통해 올해 9월까지 연장됐다. 한편 지금까지 종결 처리된 30건 가운데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된 것은 박영두·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6건이다.지난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교수 사건과 97년 한총련 투쟁국장으로 경찰에 쫓기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김준배씨 사건은 규명위가 당초 조사결과를 뒤집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중간발표에서 군 당국의 자살결론을 뒤집은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건도 군 의문사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로 인정받고 있다.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55건 가운데조사결과 보고가 끝난 것은 최석기·박융서사건 등 23건,보강조사중인 것은 허원근 사건 등 12건이다.그러나 장준하·이내창·박창수 사건 등 18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아직 1차보고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민변등 의문사법 개정 촉구 - “권한 강화·활동기한 늘려야” 오는 16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시한을 앞두고 조사기간 연장과 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각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규명위에 접수된 85건의 의문사 가운데 55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른바 ‘의문사 빅 5’가운데 장준하·이내창·이철규·박창수 사건은 국정원과 검·경의 협조거부로 진상규명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규명위 위원과 조사관들이 잇따라 국정원과 기무사를 상대로 실지조사를 시도했지만 이들 기관의 완강한 거부로 조사가 무산됐다. 규명위 관계자는 “현행 의문사특별법이 규명위에 압수수색권,계좌추적권,강제구인권 등을 부여하지 않아 조사에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상범(韓相範)위원장은 최근 국회 공청회에서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기한 내에 사건을 마무리지을 수 없다.”며 기한연장과 권한강화를 위한 3차 법개정을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덕우(李德雨)변호사도 위원회의 활동기한 삭제와 특별검사 조항 신설,재심청구 허용과 과태료 인상 등을 담은 의문사법 개정안 시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와 의문사 유가족 대책위,민주노총 등은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의문사법 3차 개정을 요구했다. 박형규(朴炯圭)목사와 김삼웅(金三雄) 전 대한매일 주필 등 규명위 자문위원들도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기간연장과 권한강화,반(反)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등을 담은 건의문을 대통령과 정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김원웅(金元雄)·이창복(李昌馥) 국회의원 등이 긍정적인의사를 밝혔을 뿐,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 광복절 특집/ 法체계 속의 日帝 잔재/국민위에 군림…아직 먼 ‘法 광복’

    광복 반세기가 지났지만 우리 사법체제는 아직도 일본식 틀을 깨지 못하고있다.일제의 주도로 심어진 근대 사법제도가 36년간 완전히 뿌리를 내렸고 광복 후에도 그대로 답습해 마치 우리 것처럼 되었다.일제 잔재를 털어내기 위한 사법제도 개혁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광복 57주년을 맞아 사법제도 속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와 개선 방향을 살펴본다. ◆권위주의와 관료주의- 우리 법 체계의 근간은 일본 사람들이 들여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구한말 전근대적인 사법제도를 버리고 새 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일본의 지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그런 까닭에 우리의 법 정신과 법 제도에는 일제의 잔재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 정부 들어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을 검토했던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이른바 일본의 ‘명치(明治) 사법제도’가 1910년 급속히 도입됐고 식민지적 억압과 수탈의 목적을 위해 변모되고 왜곡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배태된 식민지 사법제도의 잔재가 광복 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 사법절차에 남아 있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일제극복은 우리 사법부가 현재까지 안고 있는 과제다. 일제가 남긴 가장 큰 문제로 사법제도 전반과 법조인들에게 배어 있는 권위주의와 관료주의가 꼽힌다.때문에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되지 못하고 국민들은 법과 유리되어 있다.국민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 법제도 남아 있다. ◆‘국민’과 먼 사법체제- 우리나라 사법체제의 권위주의는 국민의 참여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데에서 드러난다.사법작용의 핵심 절차인 재판과 기소 과정은 철저하게 법률전문가들이 독점하고 있다. 숭실대 법학과 윤철홍(尹喆洪) 교수는 “우리나라 법제도에 권위주의적 냄새가 짙은 것은 예전부터 계급제도로 인해 관료주의적 사고가 남아 있었고,일제시대 때 더욱 구체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미법체계냐,대륙법체계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외국에서는 이런 법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재판에 국민이 참여하는 영미식 배심제(陪審制)와 참심제(參審制)가 널리 채택되고 있다.배심제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여해 독립적으로 평결을 하고,참심제는 참심원이 법관과 함께 합의체를 구성해 평결하는 제도다.독일이나 프랑스,일본 등 대륙법체계 국가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이 제도를 우리는 채택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기소와 관련해서는 검찰심사회제도를 참고해 볼 수 있다.일본의 경우 검찰로부터 독립된 기구인 검찰심사회를 설치,일반 유권자 가운데 추첨으로 뽑힌 11명의 검찰심사원이 검찰관의 불기소처분의 적절성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중견 판사는 “이같은 외국의 제도를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법서비스 수준도 뒤떨어진다.변호사 1인당 국민 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약 9430명으로 미국(312명),영국(731명),독일(1030명)은 물론 일본(7861명) 보다도 훨씬 많다.그만큼 변호사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렵고 수임료는 높다. 또 소송을 제기할 때 납부해야 하는 인지대에대해서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총장 김선수(金善洙) 변호사는 “현재 소송물 가액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인지대를 부과하고 있는데 소액이라도 시간이 더 걸릴수 있기 때문에 특히 경제력이 약한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보다는 국가 위주- 학계에서는 광복 이후에도 권위주의적 군사·관료지배체제가 지속되면서 법을 식민통치의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했던 일제의 잔재가 이어졌다.영남대 박홍규(朴洪圭) 교수는 “일제가 시행한 형법의 특징은 개인의 인권·자유 보장보다는 대단히 국가주의적이라는데 있다.”면서 “지금까지도 법정형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국가 위주 형법 체계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전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는 사형제도.우리나라에서는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국가보안법 등에서 모두 103개 조항에 사형을 최고형으로 두고 있다.간통죄 등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나 개인의 사상까지 통제하는 법 조항 등도 일제의 영향을 받은 국가본위의 법이다.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법제- 우리 고유의 정서보다는 일제식의 사고 방식이 담긴 제도의 대표적인 예로 명의신탁(名義信託)이 있다.원래 이 제도는 일제 강점기에 주로 종중 토지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도로 이용됐고,최근까지도 취득세,양도소득세 등의 조세부과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 등으로 악용됐다. 일본에서는 이미 1910년 이 제도가 없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5년에야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을 제정,명의신탁을 금지했다.지금도 이 법에서는 종중과 배우자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명의신탁을 인정하고 있다. 호주제(戶主制) 역시 한국 전통의 유교 사상보다는 일본의 ‘가독(家督)제도’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부산대 김용욱(金容旭) 명예교수는 ‘일제에 의한 가족법제의 왜곡과 청산’이라는 논문에서 “해방 뒤 일제식 가족법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호주상속제’를 ‘호주승계제’로 개정한 노력은 평가할 수 있지만 청산과 극복을 위하여는 아직도 철저를 기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노력- 지난해 말 개정된 민사소송법에서는 일본식용어가 상당 부분 정비됐고 판결문에서도 일본식 문장은 개선되고 있다.또 영장실질심사제 시행으로 인신 구속이 엄격해졌고,헌법재판소는 헌법에 어긋나는 법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제 극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연세대교수를 지낸 신현주(申鉉柱) 변호사는 “법에 있어서는 우리가 아직 광복을 맞지 못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우리의 정서에 맞는 우리의 법을 하나 하나씩이라도 만들어 나가야 하고 법 의식을 바꾸기 위해 법조인의 인성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안동환 홍지민기자 taecks@
  • 정부 미군범죄 개선안 안팎/ “”SOFA 재개정 하라”” 들끓는 여론 달래기

    정부가 7일 내놓은 ‘미군관련 사건 예방 및 처리개선안’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 측면이 강하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난 91년 SOFA 합동위원회에서 의견접근을 보았던 것으로 초동수사 협조체계의 구체적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지자체와 미군부대간 상설협의체 설치 부분은 구체적인 방법을 합의하지 못하면 30년 전부터 미군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꾸려져 존재했던 ‘한·미친선협의회’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미군 범죄 등 많은 문제들을 오히려 은폐시킬 우려까지 제기된다. 또한 주한미군이 훈련할 때 부대이동계획을 통보하도록 미군측의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도 이미 합의된 내용임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변 이정희(李正姬) 변호사는 “미군과 합의 내용중 현실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했던 부분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합동위에서 합의를 이룬다면 얼마간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합의내용에 대해 실현가능한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회의적이다.”고 말했다.한편 정부가 개선책을 내놓은 시점은 미군이 재판권 포기 거부를 우리 정부에 통보한 날이기도 해 미군에 쏟아지는 비난을 희석시키고 본격적으로 SOFA 재개정운동에 나설 민간단체 등의 요구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고유경(高維京) 간사는 “기존의 많은 합의들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실질적인 수사를 위해 한국 경찰의 영내 진입을 허용하거나 훈련 계획 통보를 강제하게 하는 등 세부적인 이행방법을 어떻게 합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간사는 또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런 날 이런 식으로 발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민변 여중생사망 재수사 촉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6일 주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검찰의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의견서를 냈다. 장택동기자
  • 대한매일 창간98/한국언론 자본 종속 여전… 正論 한계

    독립언론 개념은 시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길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요구하는 상업적인 논리와 이윤추구 욕구에 머물지 않고 언론의기능과 사명을 우선시하는 언론이란 점에선 이견이 없다.그런 차원에서 볼때 우리 언론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각 언론사가 독립언론을 표방,소유구조개편과 편집권 독립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절름발이 언론이란 비난을 비켜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자본을 소유한 사주 개인에게 종속되지 않은 채 언론의 역할을 수행할수 있는 여건 마련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역사상 언론의 독립성은 오랫동안 정치적인 독립을 의미했다.그러나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이미 근대사회에 쟁취해낸 일이다.현재 한국 언론도 정당이나정치 후견인에게 종속된 경우는 없다.1980년대 후반까지는 정치적인 통제가컸지만 90년대 들어선 자본의 소유구조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현대 언론의 명제가 좀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볼 때,권력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과는 별개로 여전히 거리가멀다.몇몇신문사의 경우 재정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은 채 독립자본에 의해 독자적으로운영되지만 사주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은 숨길 수 없는현실이다. 근본적으로 사주의 지배를 받아 사주가 요구하는 정치·경제적 이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보면 오히려 사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권력과더 밀접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그 신문사들에서 표면상으로는 최대 주주가 개인이 아닌 재단 또는 학교법인으로 돼 있지만 창업주 일가가 그 재단·학교법인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임을 볼 때 그 힘이 신문편집에도 직접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한편 족벌체제를 벗어난 신문사의 경우 시장에서 얼마만큼 생존력을 갖춰나가는가가 독립언론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정부 소유였다가 사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끌어낸 대한매일은 물론 한화에서 독립해 100% 사원지주제를 정착한 경향,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문화일보도마찬가지다.국민주를 공모한 한겨레는 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운영하지만 시장에서의 열악한 상황은 다를 바 없는 실정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소유구조가 어떻게 돼 있느냐가 아니라 실질적인 독립의 핵심여건인 내부 편집권이 어떻게 확립됐느냐는 데 있다.진정한 독립언론은 정치적·자본적 통제로부터 자유롭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든 강제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결국 정치적으로,소유주나 경영진으로부터,또 취재·편집 종사자 집단의 내부적 압력으로부터도자유로워져야 독립언론은 비로소 그 구실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김성호기자 kimus@ ■독립언론으로 가려면 - 소유구조 분산·시장 재편 시급 독립언론의 진정한 의미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찾아진다.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 언론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멀고,그 가장 큰 이유는 재벌·족벌 언론사들의 과당경쟁과 독과점에 따른 시장구조 왜곡에 있다.따라서전문가들은 진정한 의미의 독립언론을 이루기 위해선 소유구조 분산과 언론시장구조 재편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그리고 언론사 자체의 각성과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 소유구조 분산 = 편집및 경영을 사주가 장악하다 보면 사주의 의도가 그대로편집에 나타나게 되고 이는 결국 권언유착 현상으로 귀결된다.현재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민변등이 추진하는 ‘정기간행물 등록 등에 관한 법률’(정간법)개정도 집중된 소유구조를 분산해 사주의 편집·지면 간섭을 차단하는 데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행 정간법에는 신문의 경영 지원 부분이 없다.따라서 사유재산에 대한 제약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대주주의 소유지분을 제한하도록 정간법을개정하거나 신문에 관한 모든 규정을 묶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도 개선책이될 수 있다.이와 함께 언론사의 기업 공개가 필요하다. ◆ 시장구조 개편 = 현재 객관적인 언론시장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은 특정 3개사의 시장점유율을 70∼75%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일부에선 80%까지 된다고 추정한다.공정거래법상 점유율이 3개사가 75%,1개사가 50%를 넘으면 공정거래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3개 신문이전국시장에독과점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는 정간법 개정이나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한 특별볍 제정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부활한 신문고시도 시장 정상화에 미흡하다고 본다.신문협회는 자율판매 규약에 따라 무가지 배포와 경품,구독강요 등을 스스로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상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 신문고시의 핵심은 ▲무가지를 20%로 제한하고 ▲경품은 독자가 납부해 얻는 수익의 10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여기에서 왜곡된 시장질서를더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바로 신문시장을 규제해야 한다는주장이 제기된다. 공동배달제와 공동판매제를 통해 개별 신문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건을마련하고 공동배달·판매사에 대한 세제지원이 시급하다. ◆ 언론사및 시민단체의 노력 = 지금처럼 언론이 1등 지향과 사세 확대에 치중하다 보면 독자들의 실망과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결국은 언론사 자체의 노력 없이 독립언론은 요원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데스크와 기자관계 등취재·편집·제작 관여자들이 끊임없이 공감대를형성하고 스스로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독자·시민단체들의 언론감시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다. *도움말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시사평론가)/주동황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외국의 대안적 모델 - 영국 ‘가디언'등 편집권 철저 존중 외국 언론사도 대부분 몇몇이 사적으로 소유하면서 경영권과 소유권을 함께지배하는 형태를 갖고 있지만 실제 편집활동에서는 편집인의 자율성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공통점을 지닌다.우리 언론현실에 비춰 대안이 될 만한 사례들을 들어 본다. ◆ 인포마숑 = 덴마크의 인포마숑은 구조적으로 직접 민주주의 성격을 완전히관철하는 대표적인 신문이다.기자를 포함한 전 직원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공동 소유한다.인포마숑은 기자 출신인 B 오체가 나치 독일 점령 하에서 지하통신 형태로 창설했다. 현재의 기업구조를 갖춘 때는 1967년.경영 위기에 빠진 이 신문을 출판업자인 P 포크달이 인수했는데,그는 전 직원이 평등한 권리를 갖는 신문사를 만든다는 목표로 자신이 투자한 자본을 10분의1 가격으로 오체 등에게 양도하는 결단을 내렸다.그 결과 인포마숑은 전직원이 공동 소유하는 신문기업이되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편집 부문의 42명을 포함해 전직원 145명으로구성된 직원회 총회다.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FAZ) = 1853년 창간됐으며 1959년 비영리재단법인인 FAZIT 재단법인이 소유·발행하는 독일 신문.정치적 중립성을 인받는 저명인사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재단을 주도한다.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성은 정치·경제·사회·문화·체육 등 5개 부문의 편집 책임자인 편집국장들이 공동으로 발행인을 맡고 있다는 점. ◆ 가디언 = 영국의 가디언은 1821년 맨체스터의 작은 지방지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독립언론의 표상이다.가디언이 지금의 명성을 얻은 데는 창간후 50년만에 편집장이 된 사주의 조카 C P 스코트의 역할이 컸다. 편집장을 무려 57년이나 역임한 뒤 사주에 오른 스코트는 가디언의 독립성과 진보성을 중시하며,‘사회적 양심에 기초한 독립언론’상을확립하는 데결정적 구실을 했다.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J R 스코트는 가디언의 편집권을영구히 독립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다 재단을 설립해 전 재산을 출연했다. 한때 ‘더 타임스’와의 합병을 고려하고,광고물량이 적어 다른 신문의 홍보물을 실을 정도로 쪼들리기도 했으나 여태껏 서민 노동자 학생 지식인에게서사랑받는 영국의 대표적인 진보신문이다. ◆ 폴리티켄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884년 창간해 현재 다른 일간지 1개와 출판사 등 관련기업을 경영하는 신문사.재단 소유 방식으로 운영하는 점이 특징이다.총 자본금의 70%에 해당하는 주식을 폴리티켄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재단 이사회는 최고 재판소 변호사와 교수 3명,화가 1명,경영인 2명 등 모두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성호기자
  • NGO/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논란 확산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처럼 강한 폭발력을 갖는 이슈를 찾기란 쉽지 않다.본인이나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인기 절정의 가수가 국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고위관료들이 현직에서 낙마하기도 한다.각종 선거에서도 병역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종교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 역시 ‘병역기피자’라는 멍에를 쓰게 된다.그러나 올초부터 본격화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사회의 시각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무엇보다 사법부의 판단이 유연해졌으며,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이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사람도 나타났다.양심적 병역거부가 확산되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다. ◇확산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는 불교신자 오태양(28)씨가 마련했다.오씨는 입영일이었던 지난해 12월17일 “신앙과 신념에 따라 입대를 포기하고 사회봉사에 전념하겠다.”며 병역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만의 문제로 치부됐던양심적 병역거부가 오씨의 선언 이후 종교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새로운 ‘인권 문제’로 부각됐다. 평화인권연대,인권운동사랑방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지난 2월 발족한뒤 꾸준히 운동을 벌여왔으며,대체복무제 입법안도 마련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공공의 양식이 허락하는 한 종교적 이유에 의한 양심적인 병역거부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이에 힘입어 유엔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법부의 유연한 판단= 법원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구속’과 ‘3년형 선고’를 관행처럼 지켜왔다.그러나 올해부터는 ‘불구속’이나 ‘보석’,‘선고연기’등의 판결이 많아졌다. 오태양씨의 경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2차례에 걸쳐 기각됐다.서울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19일 오씨의 첫 공판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병역법의 위헌 여부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밝혀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재판을 연기했다. 광주지법도 최근 정모(28)씨의 선고공판을 무기한 연기했으며,조모(20)씨에게는 직권보석 결정을 내려 석방했다. 지난해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248명 가운데 83.3%가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이는 군 복무기간보다 긴 3년형을 선고했던 관행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맞춤 형량’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기준인 현행 병역법은 지난 1월 말 법원에서 위헌제청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논쟁은 계속=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쪽은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군대 내 인권과 복지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분단에 따른 군사주의와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1600여명의 젊은이가 아직도 감옥에 있는 현실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착잡한 심정으로 고위층 자제의 병역기피를 목격한 많은 국민들도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대 법대 성낙유 교수는 “개인의 양심과 신념은 존중해야 하지만 우선공동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현역 복무와의 형평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병역거부 유호근씨 “동족에 총부리 겨눌 수 없습니다”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을 제 양심이 허락지 않습니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종전 사례와 달리 ‘비종교적’이유를 내건 병역거부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유호근(27)씨는 입영 당일인 지난 9일 군 부대로 가지않고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의 소신을 지키겠다.”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유씨의 결심에는 지난해 12월 오태양씨의 선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대학 시절부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유씨는 언론에서 오씨의 병역거부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평화인권연대’에 연락,자문을 구했다.지난달에는 인터넷 모임인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모임’에도 가입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서울 동작갑 지구당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씨는 95년부터 통일문제연구소의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활동했고,99년에는 민간차원의 ‘평양 숭실 방문단’을 결성하는 등 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당초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현역 복무를 대신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4주간의 군사훈련 때문에 포기했다는 유씨는 “내 소신과 양심에 반하지 않는다면 더 긴 복무기간과 더 어려운 조건이라도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식을 결코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펄펄 뛰시던 아버지도 이제는 내 소신을 존중해 ‘끝까지버텨내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했다.유씨는 “하지만 아직 내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고 계신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 국군장교를 꿈꿨다는 유씨는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는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내가 용기를 얻은 것처럼 나 하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소신과 양심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대체복무제 입법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지난 4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는 무척 뜻깊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연대회의가 마련한 대체복무제도 입법안이 공개됐다. 병역법을 개정하는 형식을 취한 입법안은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역을 기존의 보충역 종류에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산업기능요원 등 현재 실시하고 있는 7가지 보충역에 대체복무역을 새로 포함시킨 것이다. 복무 영역은 군사적 성격을 띠지 않는 사회복지시설 봉사 업무로 정했으며,보건복지부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도록 규정했다.보충역의 기초군사훈련을 위한 교육소집에서 대체복무요원을 제외하는 대신 직무 교육을 받도록 했다.복무기간은 36개월 이내로 정했다. 연대회의는 대체복무요원 판정 절차법도 만들어 대체복무자 판정절차,관할기관,병역기피 방지 등을 명시했다. 절차법은 대체복무 문제를 총괄하는 대체복무위원회를 두고 중앙 및 지방위원회,군복무 중인 사람의 대체복무 신청을 받는 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토록했다.대체복무위원회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병무청과는 별도로 보건복지부에 속하도록 했다. 대체복무 신청 사유로는 종교뿐만 아니라 윤리·정치·평화주의·인도적 사유까지 포괄하는 양심적 이유로 정했다.입영대상자는 징병검사후 30일 전까지 신청토록 했으며,군복무 중인 사람도 입영 후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병역 거부를 이유로 처벌된 사람의 사면복권도 규정해 놓았다. 입법을 주도한 박서진 변호사는 “현행 병역법상 공익근무요원에는 예술체육분야 복무자,개발도상국 지원 업무자 등도 포함돼 있어 대체복무제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대체복무가 병역기피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대체복무제가 조속히 정착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형사재판권 포기 美측에 요청해야”민변.대책위 촉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일 서울 종로구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을 위해 법무부가 미군측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체 현장조사를 진행한 민변은 “미 2사단측이 치밀하게 조사하지 않았거나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사고경위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법의학자의 감정과 사고차량 현장검증,사고차량 운전병 등 피의자 조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석태 변호사는 “사고차량 운전병이 피해자들을 발견하지 못했고,운전병이 선임 탑승자의 경고를 듣지 못했으며,제동장치를 작동한 후에도 제동거리 때문에 차량이 계속 진행했다는 미 2사단의 발표는 대부분 허위이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상 미군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할 수 있는 시한은 5일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사건의 진실이 묻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비정규근로자 보호법’ 토론/ “”기간제 근로 사유 제한을””

    경실련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참여연대 등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강당에서 ‘비정규 노동자 보호 입법의 올바른 방향과 내용’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다음은 이날 김선수 민변 사무총장의 발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비정규 근로자의 가장 본질적인 취약점은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제한규정 조항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수많은 비정규근로자들이 차별 대우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도 정부와 노사정위원회는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 근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간제(期間制) 근로 사용의 사유(事由)를 제한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사용자는 상시적 업무에 대해 기간제근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언제라도 해고제한 법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사유에 의한 제한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어떤 기간제 근로자 대책도 본질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유 제한 방식은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기간제 근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기간제 근로를 인정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추상적·포괄적으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판단은 법원의 해석에 맡기는 방식과 법률에 기간제 근로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한 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례는 기간제 근로로 인정하지 않는 방식 등이 있다.후자는 가장 엄격하게 기간제 근로를 규제하는 방법이다. 고용 형태가 다양화하고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기간제 근로를 허용해야 할 사유를 망라해서 열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며,지나치게 경직된 규제가 현실적으로 위법상태를 묵인 또는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의 사유 요건을 법률에 규정하지 않고 법원의 판단에 의지했던 독일이 지난해 ‘단시간 근로 및 기간제 근로에 관한 법률’을 도입,기간제 근로의 정당한 사유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 법률은 ‘노동력에 대한 해당 사업의 수요가일시적인 경우’와 ‘다른 근로자의 업무를 대신하기 위한 경우’ 등 모두 8가지 항목에 걸쳐 기간제 근로의 사유를 적시했다.프랑스의 경우에도 기간제 근로를 허용하는 경우를 노동법전에 열거하고 있다.이들의 입법례를 참고하면 기간제 근로의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규정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진정으로 기간제 근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한다면 사유제한 방식을 포기하는 어떤 형태의 대안도 의미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리 이창구기자 window2@
  • 美입국 테러국 국민 지문날인 의무화 “”테러차단”” “”인권침해””논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라크,이란,리비아 등 이른바 테러지원국 국민들의 미국 입국시 이들에 대한 지문채취 및 사진 촬영을 의무화하는 등 출입국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를 발표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이날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을 겨냥한 제2의 후속 테러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이 법안을 도입키로 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자들에 대한 미국 입국 검사와 규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에 따라 세 가지 핵심조치가 뒤따른다고 전제하고 그 첫째 조치로 미국이 테러분자들을 지원,비호하는 국가로 지목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 방문객들은 입국시 반드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랍국 등 문제지역 출신 국민들은 미국 입국시 공항,항구에서 지문날인을 하고 이민귀화국에 30일내에 입국신고를 해야한다.위반하면 벌금과 함께 재입국 거부 내지 추방조치를 당하게 된다. 이 조치는 계도기간을 거친 뒤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그같은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 대상자로 국무부가 지목한 테러 지원 및 비호 국가들을 총체적으로 지칭했지만 구체적인 특정 나라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 조치는 부시행정부내에서도 이견이 있을 뿐 아니라 아랍계 미국인과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시행단계에서 적지않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백악관은 법무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으나 국무부 일각에서는 이 안이 도입될 경우 대 테러전 수행과정에서 아랍 동맹국들로부터 외교적 지지를 계속 받아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미이민변호사협회 진 버터필드 사무총장은 진짜 위험인물들은 등록하러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인권침해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아랍계 미국인협회 제임스 조그비 회장은 이 등록안이 특정 인종을 겨냥한 과다하게 인종 차별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런 비난에 대해“(테러범들을 대상으로 한)새로운 전쟁에서 적들은 일반 방문객,관광객,학생,노동자들과 소리없이 섞여들어와 미국의 도시와 이웃,공공시설에 아무런 주목도 받지 않고 침투해 들어간다.이들의 위장복은 카키색이 아니라 바로 일상복”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이들은 위조 여권,위조 신분증으로 활개치지만 “지문은 속일 수 없다.”며 지문날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 제도에 대한 반대의견을 의식,이 조치가 유럽 및 다른 나라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등록제도와 유사하며 유럽은 미국보다 외국인 관리가 훨씬 더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 법안의 집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 등에 구성돼 있는 대테러 지원팀이 출입국 업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규제 강화조치는 1단계로 테러지원국들과 미국에 적대적인 중동 아랍권 국가 출신의 테러세력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앞으로 다른 국가 출신이라도 미국 당국이 의심할 만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애슈크로프트장관은 이번 조치 시행 첫해에는 약 10만명의 문제 방문객들을 추적케 될 것이라면서 미국 의회는 오는 2005년까지 약 3500만명의 외국인 방문객들을 실질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토록 법무부에 위임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중 실시된 외국인 등록법에 근거해 마련된 것으로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발표와 동시에 즉각 실시된다. 한편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9·11테러 참사 이후 새로운 각종 테러공격에 대비,보안 대책이 허술한 외국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거나 해상 보안관을 파견하는 등 항만 검색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미 해안 경비대의 이같은 조치는 미 국내 항만의 테러 공격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하원에서 지난 4일 통과된 ‘테러 예방을 위한 항만 검색 강화법’에 따라 취해졌다. 프랭크 로비온도(공화) 하원 교통위원회의 해안경비 소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이와 관련,“미 행정부는 미 국내에서 최대 규모이자 아마도 가장 취약한 국경(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p@
  • ‘민변’ 새 회장 최병모 변호사

    99년 고위층 부인들이 연루된 이른바 ‘옷로비’ 의혹사건의 특별검사로 임명돼 사건을 수사했던 최병모(崔炳模·53·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지난 2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88년 민변 창설 때부터 회원으로 활동해온 최 변호사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천지법 판사 등을 지내다 지난86년 개업했으며,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역임하는등 시민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노무현 지방선거 대책/ 영남표심잡기 ‘YS연대 카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그가 평소 주창해온 정계개편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보가 되면,현재의 지역구도를 깨고 정책과 노선에 따라 정치권을 재편하겠다.”고 공언해온 노 후보는 18일에도 “새로운 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함께 정계개편 방향을공론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후보 캠프의 경우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작심하고 달려드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그보다 ‘상황을 봐가면서 무리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노 후보측의 한 핵심인사는 19일 “지금 당장 (정계개편을) 한다기보다는 한나라당내 의원들이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으로 편입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두는 측면이 강하다.”고 털어놨다.단기적으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권,특히 PK(부산·경남)지역 공략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 후보가 대선에서 영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영남 득표력을 어느 정도라도 확인시켜야 한다는 점에서,영남권에 정계개편의 메시지를 던지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 후보측은 현재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공유하고 있는 PK 정서를 둘로 가른 뒤,YS쪽과 연대해 영남권 전체로 돌풍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점에서 보면,노 후보와 YS의 연대는 필수불가결한 수순이다. 노 후보의 부산후원회장인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이 최근 YS를 만난 것도 경남지역 단체장 영입과 무관치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노 후보는 사실상 후보확정 이후 YS를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노 후보측 관계자는 “최근 PK지역 분위기가 아주 좋아지고 있다.”면서 “경남지사의 경우 한나라당의 김혁규(金爀珪) 현 지사가 워낙 막강해 힘들지만 부산과 울산시장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측은 현재 부산시장 후보로 YS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이헌(韓利憲) 전 의원과 강경식(姜慶植) 전 경제부총리 등과 함께 부산민변회장을 지낸 문재인(文在寅) 변호사등을 유력한 카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울산은 노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송철호(宋哲鎬) 변호사가 유망하게 거론돼 왔으나 송 변호사는 최근 민주노동당의 시민후보로 경선에 나선 상황이어서 고원준(高源駿)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대타’로 거론되고 있다. 경남지사 후보로는 김두관(金斗官) 남해군수와 정해주 전국무조정실장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으로 위협받고 있는 한나라당은 “야당 파괴를 통한 재집권 의도”라고 반발하면서 내부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은 최근 노 후보가 부산시장 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이헌 전 의원을 만났다.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강력 반발하고 있는 권철현(權哲賢) 의원도 달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심을”

    [제네바 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인권평화연대 등으로 구성된 한국 비정부기구(NGO)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각국 NGO 및 관련 정부대표들과 접촉을 갖고 ‘양심적병역거부’에 관한 인권위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모색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변 소속의 이석태,오재창,김수청 변호사와 김기현 간사 그리고 인권평화연대의 최정민,가톨릭 국제인권단체인 팍스 로마나의 이성훈 사무국장 등으로 구성된 한국 NGO 대표단은 전세계적으로 병역거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퀘이커,국제화해위원회(IFOR),반전인터내셔널,홍공의 아시아법률자료센터(ALRC) 등과 간담회를 갖고 공동연대 방안을 협의했다. 한국 NGO 대표단은 이어 인권위에 참석하고 있는 각국의NGO 관계자 및 언론인들에게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구속자 현황 및 인권침해 사례 등을 소개하는 영문 홍보물을 배포했다. 제네바에서 활동중인 팍스 로마나의 이 국장은 “지난 2000년에 이어 이번 유엔인권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관한결의안 채택을 추진중에 있으며 제안국인 크로아티나측과결의안 초안을 협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변은 국내 NGO로는 최초로 유엔인권위에 ‘양심적병역거부’에 관한 서면 발언문을 작성,제출한 바 있다.
  • 공무원노조 합법화 촉구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에 이어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이 24일 공무원노조를 출범시키려는 가운데 참여연대·전교조·민변 등 5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 공동대책위’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노조의 합법화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선언문을 통해 “노동기본권의 사각 지대에 있었던 공무원들이 스스로 조직한 노조의 출범이 눈앞에 있는데 정부는 공무원노조가 불법이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약속한 지난 98년의 노사정위 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공무원들의 자주적 단결은 형식적인 민주주의가 실질적인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면서 “노동기본권은 결코 타협이나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시민단체들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해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공련 역시 “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로 찌든 한국사회를 공직 내부로부터 개혁해내고,국가기구와 행정의 민주화를 이루어낼 개혁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지검 공안2부(황교안 부장검사)는 이날 최근 결성된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대한공노련)의 이정천 위원장 등 6명을 행정자치부가 수사의뢰해옴에 따라 22일 관할 경찰서에 출두하도록 소환 통보했다. 검찰은 이들의 활동이 법으로 금지된 공무원의 집단행동으로 인정될 경우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정치자금제도 개선 긴급 토론회 내용- “”돈선거 뿌리뽑기”” 백가쟁명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지난 2000년 최고위원 경선 당시 선거자금 내역을 공개해 불법 정치자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소회의실에서 긴급토론회를 갖고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선거자금 시민옴부즈맨’과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과 부패방지위원회 홍현선 제도개선심의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현태 정당국장 등이토론자로 참석했다.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돈선거’를 뿌리뽑자는 취지로 지난달 25일 출범한 ‘선거자금 시민옴부즈맨’에는 이남주 YMCA 사무처장,이경숙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송두환 민변 회장,박원순 참여연대상임집행위원,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방안] 발제에 나선 경희대 김민전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자금의 유입과 지출 내역을 완전공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이를위해 김 교수는 10만원 이상 정치자금은 수표를 사용한 실명 기부만 허용하고 정치자금의 출납계좌를 일원화해 일반에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정치 자금 내역을 공개할 때 기부자별 기부액과 직장·주소 등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래야 시민단체 등이 자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읽을 수 있고,유권자들이 각종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현실적으로 기부금제 신원 공개는실현 가능성이 낮다.”면서 “불법 정치자금과 범법행위를적발할 수 있는 감시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김근태 고문의 고백을 계기로 불법 정치자금 추방을 위한 범 국민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성역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조사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현선 심의관은 “정치자금 논의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정치인 중심으로만논의할 것이 아니라 유권자와시민단체 등 사회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고보조금제도 개선방향] 정치자금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고보조금 제도를 구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집중 제기됐다. 김현태 정당국장은 “정당이 국민의 의사에 따라 제 구실을 했는지를 기준으로 보조금이 배분돼야한다.”면서 “득표 수와 의원 수에 따라 정확하게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국가보조금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필요한지를 먼저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 교수는 “정당 보조금을 철폐하고 이를 당내 경선 보조자금으로 전환,후보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당내 경선에 필요한 비용을 음성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막아 각종 선거 후보자들이 부패의 사슬에 말려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원회 제도 개혁] 현행 후원회 제도가 소액다수가 아닌다액소수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여당과 유력 정치인에게정치자금이 쏠리고,부정부패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데는이견이 없었다. 이에 따라 현재 지구당에는 2000만원,중앙당에는 1억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개인 기부 한도를 대폭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거액 후원자와 정치인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개인처럼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은 법인은정치자금을 기부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꼬집었다.법인의 후원금 기부가 구성원 전체의 의사가 아닌 집행부 소수의 의사와 전횡으로 이뤄지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현태 정당국장은 “대선을 앞두고 경선 후보자 후원회가 자금관리인을 두고 자체적으로 모금,관리하는 방안이가장 효과적”이라고 전제했다.그는 “선관위가 이같은 안을 1년 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채택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민변등 6개 단체 장세동씨 고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천주교인권위원회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30일 ‘수지김 피살사건’을 은폐·조작했다며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민변 등은 이날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살인을 은폐한 반인도적 범죄는 국제법상 공소시효를 적용하지않는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한국논단, 민변등 4개단체에 배상”

    대법원 1부(주심 李勇雨 대법관)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9개 단체가 월간 한국논단과 발행인 이도행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민주노총,현대자동차노조 등 5개 단체에 대해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민변과 전국언론노조 등 4개 단체에 대한 피고의 상고는 기각,“모두 1억8000만원을 배상하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민변 등은 “한국논단이 97년 2월호에서 ‘노동운동인가,노동당 운동인가’라는 제목으로 시민단체와 노조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는 기사를 게재하는 등 3차례에 걸쳐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신임총장에 바라는 각계 의견 “”검찰 정치적 중립 확보를””

    17일 취임한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에게 ‘검찰 바로세우기’라는 중임이 맡겨졌다.법조계와 학계,시민단체 인사들은 이 총장에게 권력과 금력(金力)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배종대(裵鍾大)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과 정치권의유착이 검찰의 불행과 정치권 불신을 몰고온 측면도 있다. ”면서 “이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계현(高桂鉉) 경실련 정책실장은 “신임 총장은 외풍을 막고 공정성을유지해 검찰 본연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법 집행의 중심은 권력자가 아닌 국민이라는 점을 새기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검찰행정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백충현(白忠鉉) 서울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 기피신청을내고 싶은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광범위하게 확산된 검찰 위기론에 공감을 표시한 뒤 “검찰의 위기는 검찰권 행사의 중립성을 담보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검사 개개인이기본을 지키지않아 생긴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신승남(愼承男) 전 총장의 중도하차와 각종 ‘게이트’부실수사 논란으로 흔들리고 있는 검찰 조직의 안정에 주력해 줄 것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 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별검사를 맡았던강원일(姜原一) 변호사도 “검찰이 지금의 불행한 사태에이르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검찰을 돕는 일이며,검찰이 자체 정화를 통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회장을 지낸 이세중(李世中) 변호사는 “지연·학연·논공행상 등 종래의 인선기준에서 벗어나 공평무사한 업무처리가 객관적으로 검증된 인물로 검찰 수뇌부를구성해야만 검사들의 줄서기,눈치보기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김승교(金承敎) 변호사는 “검찰의 강력한 힘을 이용하려는 것은 정치권의 속성”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신임총장이 특검제 상설화 등 검찰개혁 방안을 선도함으로써외풍을 막는 버팀목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이재명(李在明) 간사는 “지연·혈연·학연 위주로 이뤄지는 인사 관행에서 탈피하는 것이 검찰 혁신의 지름길”이라면서 “검사들의 비리를 근절하려면 추상적인 문구로 채워진 검찰 윤리강령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주석 이동미 조태성기자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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