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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암투병 4세 아들 버릴 땐 언제고 이제와 “자식 내놔”

    [여기는 중국] 암투병 4세 아들 버릴 땐 언제고 이제와 “자식 내놔”

    희소 암 투병 중인 아들을 두고 이혼을 강요했던 친부가 양육권 변경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다. 이혼 당시 4세였던 친 아들 레이레이군은 신경모세포암 투병 중이었다. 하지만 친부 장씨로부터 버려진 레이레이군과 그의 전처 황씨는 무려 5년간의 치료 끝에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사이 단 한 차례도 수술비와 생활비 등의 보조를 거부했던 친부 장씨가 아들의 완치 소식을 듣고 양육권 변경소송을 제기했던 것. 사건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세였던 레이레이군은 난징시 아동병원에서 신경모세포암이라는 희소 암 확진을 받았다. 이로부터 불과 2개월 만에 친부 장씨는 전 처였던 황씨에게 이혼을 강요했다. 이때 황씨가 이혼을 피하고 아들 완치를 위해 혼인 관계를 유지하자고 부탁했으나 장씨의 태도는 완강했다.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은 헤어지기로 합의, 장씨는 투병 중인 아들의 아내 황씨가 양육하도록 방임했다. 하지만 이혼 5년 만이었던 올 3월, 장씨는 돌연 전처 황씨 앞에 나타나 아들 양육권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황씨가 이를 거부하자 그는 전 부인과 이들을 법정에 세워 양육권 변경 소송을 진행했다. 장씨는 자신의 소송 이유에 대해 “전처는 그사이 이미 재혼해서 친부인 내가 아들을 키우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또 자신이 전처보다 고학력자라는 점을 내세워 “전처보다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서 “학군이 우수한 지역에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처는 이미 지난 2018년 재혼을 해서 배다른 아들을 한 명 더 출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친아들 레이레이군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관할 재판부는 민법 403조를 들어 부모의 이혼 소송 시 양육권을 결정하는 것은 자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현행법상 만 8세 이상 자녀는 스스로 성년이 될 무렵까지 함께 지낼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이 같은 재판부 의견에 대해 레이레이군은 “어머니가 재혼 후 함께 살기 시작한 새 아버지는 비록 친부는 아니지만 투병 중 많이 배려와 도움을 주셨다면서 병원 생활 중 항상 옆에서 보조해주고 학업이 뒤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 도와준다”면서 “이복동생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도 저와 아버지가 다른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 형제는 지금 이 가정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친모 황씨와 레이레이군이 평소 친분이 두터우며 현재 함께 살고 있다는 점에서 비록 경제 상황은 친부 쪽이 다소 우수하지만 현재 레이레이 군의 삶의 질을 평범한 가정과 같은 수준에서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심리 과정 중 레이레이군이 몇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친모 황씨의 노고가 많았다면서 모자 사이의 감정은 매우 돈독하다”면서 “황 씨 스스로 아들의 양육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온 힘을 다해 자녀 양육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 격려의 의견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친부 장씨의 모든 소송 청구를 기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재명, “불법고리로 돈 빌려주면 원금·이자 한푼도 못받게 제도화해야”

    이재명, “불법고리로 돈 빌려주면 원금·이자 한푼도 못받게 제도화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불법 고리로 돈을 빌려주면 원금과 이자 모두 못받게 제도화해야 하고 피해자들의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저리대출 등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불법대부업으로 막다른 곳으로 내몰리고 있는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을 조속히 모색하고자 긴급 라이브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강명수 경기서민금융재단설립추진단장과 관련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지사는 “최근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서 불법 사채 피해가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나름대로 단속은 계속하고 있는데 처벌이 몇백만 원 수준 벌금에 그쳐 큰 효과를 못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떻게 민주주의국가에서 이렇게 가혹한 착취 수탈이 가능하게 허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 근본적인 대책은 불법으로 돈을 빌려주면 원금이든 이자든 원리금 전부 다 아예 못 받게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도 하는데 독일·일본은 실제로 법을 어긴 과도한 이자를 받는 사채에 대해 이자를 아예 못 받게 한다든지 계약 자체를 무효화하도록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지사는 “관련 법령도 정치권에 제안해 일부 입법안이 발의돼 있긴 하지만 문제는 진척이 없다.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면서 “피해자가 신고해주는 게 제일 좋은데, 그러려면 신고하면 이런 혜택을 주겠다 하는 걸 뚜렷하게 제시하면 좋겠다. 합법적 이자를 벗어나는 부분은 원금에서 제외하고 나머지는 내야 되는데 그걸 우리가 저리로 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많은 도민들이 댓글을 달며 함께했으며 이 지사가 직접 몇 가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지사는 ‘대출 독촉 전화로 하루종일 시달린다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댓글에 대해 “독촉 전화는 불법이며 처벌대상”이라며 도의 대리인제도를 소개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에는 채무자 대리인이라고 해서 변호사를 대신 선정해 드리고 있다”면서 “그 채권자는 앞으로 대리인에게만 전화 독촉을 해야 한다. 그래도 계속 독촉한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니까 경기도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등록대부업체의 법정이율 초과 기준을 대부업법상 이율 24%가 아니라 민법상 5% 또는 상법상 6%를 적용해 그 이상 초과하면 반환조치 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서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재명 “불법 고리사채 원금·이자 모두 못 받게 해야”

    이재명 “불법 고리사채 원금·이자 모두 못 받게 해야”

    이재명 경기지사는 3일 “불법 고리로 돈을 빌려주면 원금과 이자 모두 못 받게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불법 사금융 관련 대책회의에서 “막다른 곳으로 내몰리고 있는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을 조속히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단속은 계속하는데 처벌이 몇백만원 수준의 벌금에 그쳐 큰 효과를 못 거두고 있다”며 “민주주의국가에서 이렇게 가혹한 착취 수탈이 허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일 근본적인 대책은 불법으로 돈을 빌려주면 원금이든 이자든 아예 못 받게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법을 어기고 과도한 이자를 받는 사채에 대해 이자를 아예 못 받게 한다든지, 계약 자체를 무효화하도록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긴 한데 진척이 없다”며 “신고하는 피해자에 대한 혜택으로 우리가 저리로 빌려주는 시스템(기본금융)을 만들어 보자”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대부업체의 법정이율 초과 기준을 대부업법상 이율 24%가 아니라 민법상 5% 또는 상법상 6%를 적용해 그 이상을 초과하면 반환 조치하고,불법 사채업자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의붓딸 학대 식물인간 만든 여성…재판부, 종신형 철퇴

    [여기는 중국] 의붓딸 학대 식물인간 만든 여성…재판부, 종신형 철퇴

    의붓자녀를 학대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게 한 양모에게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중국 산시성 숴저우시(朔州市)에 거주하는 샤오송 양 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는 양모 왕 씨의 죄질이 중하다는 점에서 감형없는 종신형과 손해배상 128만 위안(약 2억3000만 원)을 선고한다고 1일 밝혔다.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4일 양모 왕 씨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후 중태에 빠졌으나 이후에도 의식을 잃은 채 연명치료 중이다. 사건과 관련, 지난달 31일 숴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공개 인민재판을 열었다. 피고 왕 씨는 온라인 비대면 재판 형식으로 참여, 현장에는 친부 류쿠이펑 씨와 의식 불명의 피해 아동 샤오송 양이 참여했다. 판결문 낭독이 이어지자 현장에 있었던 친부 류 씨는 결과에 만족한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피고 왕 씨 측은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재판장에서 류 씨는 “딸이 치유할 수 없을 만큼 큰 부상을 입었다”면서 “상처 준 사람이 응분의 처벌을 받는 걸 직접 보는 것으로 사회 정의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가 공개한 샤오송 양 사건은 지난해 5월 14일 집 안에서 발생했다. 당시 12세였던 샤오송 양은 양모가 내려친 흉기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제3인민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피해자 응급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들은 샤오송 양의 몸 곳곳에 멍이 들고 곪은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관할 공안에 신고하면서 양모의 지속적인 학대 사실 전말이 외부에 공개됐던 것. 관할 공안 조사 결과 양모 왕 씨는 피해 아동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면서도 자신이 엄마를 사실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부 류 씨와 양모 왕 씨는 지난 2018년 이혼한 사이로 법률상 보호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혼 후에도 양모와 친부, 샤오송 양 세 사람은 한 집에서 거주해왔다. 사건 이후 연명 치료 중인 샤오송 양의 부친 류 씨는 딸의 치료를 위해 베이징에 소재한 대형 종합병원을 전전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샤오송 양은 지난해 11월 23일 퇴원한 이후 거주지에서 연명 치료 중이다. 친부 류 씨는 “지금도 내 딸은 본능적인 움직임 외에는 어떠한 의사도 표현할 수 없는 식물인간 상태”라면서 “아이를 데리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가 재활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양모의 행위가 인간적이며 양심을 저버린 행동이었다고 지적하고 사회 공중 도덕과 가정의 미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관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또 피고인 왕 씨의 범행이 지속적이며 무자비했다는 점에서 사회에 끼친 악영향이 크다면서 감형없는 종신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가치중립적인 ‘가족’이라는 용어로 바꾸고, 비혼·동거 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등 민법상 가족의 정의와 범위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선언이다. 다양한 가족의 등장과 함께 비혼 출산, 동성혼 등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 대한 물음에 대한 정부의 답이다. 4차 계획의 의의, 한계와 함께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5일 두 사람을 만났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와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 사랑)관계를 맺고 있는 홍승은 작가다.-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순남 저는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로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호주제 폐지 이후인 2006년 시민단체와 변호사, 학자 등이 모여서 가족을 둘러싼 불평등을 의제화하자는 취지의 연구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기존의 가족 개념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판단됐던 2019년 1월 연구소로 전환됐고요.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워 너무 바빠졌어요. 아직은 낯선 개념인 ‘가족구성권’을 모두가 아는 그날까지 투쟁할 각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승은 저는 집필노동과 강연노동을 하는 홍승은입니다. 가족에 대해 말하는 자리니까 함께하는 식구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는 달걀부리라는 마을에서 저를 포함한 반려인 넷, 반려견 넷, 반려식물 넷 총 열두 식구와 가족을 이뤄 살고 있어요. 반려인 두 명은 저와 애인 관계이기도 하고, 함께 활동하는 동료인 우주와 지민이고요. 나머지 한 명은 동생 홍승희 작가예요. 주위에서 ‘4인 가족’ 중에 가장 특이한 가족이라고 놀림 받기도 해요.(웃음) 홍 작가는 강원 춘천에서 인문학카페 ‘36.5도’를 운영했고, 동생 홍승희 작가는 2016년 ‘효녀연합’으로 소녀상 시위를 하며 ‘청년사회예술가’로 세간에 알려졌다. 페미니스트인 홍 작가는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은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더욱 음험한 시선과 편견에 시달렸다. 애인인 지민씨는 폴리아모리와 동성애, 페미니즘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한동대 재학 중 무기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정학 처분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들과 함께 지내며 홍 작가가 가족구성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2016년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페스티벌에서 만난 김 대표와 인연을 이어 왔다. 지난해 출간된 홍 작가의 에세이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에 추천사를 쓴 이가 김 대표다.-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어떻게 보시나요. 의의와 한계를 얘기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어요. 김 기존의 가족 정의가 협소하다는 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 4차 계획이 처음이에요. 가족을 더이상 기존의 배우자, 혈연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 생활을 공유하는 단위라는 걸 공식화한 거죠. 그런데 앞으로 폐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같은 경우도 출생 중심, 인구 정책 중심의 패러다임을 버리겠다고 선언해야 해요. 몇 명의 사람들이 제도가 말하는 가족에 속하는지 숫자로 호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질과 관계적 시민권에 중점을 둬야 하는 거죠. 여기서도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 사실혼이냐 동거냐를 논하며 인구 출생의 가능성이 있는 관계는 포섭하고, 재생산권과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한 관계는 포섭하지 않는 식의 긴장이 있어요. 국가는 인구 출생으로만 접근하지 않아야 해요. 고립감이 인간을 가장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미 연결돼 있는 관계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라는 거죠. 이 관계가 인정돼 현재가 행복할 때에만 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는데 계속 현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면 어떻게 우리가 다음 삶을 상상할 수 있겠어요. 홍 아주 오래전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많이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응답한 것에 환영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발표를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기본 전제가 비혼·동거 커플, 출산 장려, 돌봄 지원 같은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설정된 주체가 비장애인, 비청소년, 내국인, 이성애자, 유성애적 접근이라는 점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져요. 더불어 아직도 공공 정책(주거 정책, 의료 결정권, 복지, 사소하게는 휴가까지) 대부분이 덩어리째 개별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보장되고 있죠. 저는 가족구성권 논의에서 필요한 것은 차별 없이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와 함께 언제든 관계를 벗어날 권리도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별하고 혼자 살아가도 삶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토대가 필요하죠. 그래서 가족 논의만큼 개인에 대한 노동권(고용차별 금지, 임금 불평등 해소 등)과 주거권, 복지 제도 등의 논의가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야 또 다른 형태의 폐쇄적 가족주의가 반복되지 않고, 국가도 복지와 제도적 권리를 개개인에게 떠넘기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2014년에 논의되다가 발의되지 못했던 생활동반자법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특정 한 명과 동거하며 부양, 협조하는 관계를 맺은 성인을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었죠. 김 저희 연구소는 생활동반자법이라고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생활동반자법은 제도적인 가족, 제도가 인정하는 관계만이 가족으로 인정받는 독점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홍 분명 의미 있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의도가 중요해요. 비혼·동거 커플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계획,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구 정책 관점은 아니어야겠지요. 사실 지금 두 명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 저로서는 특정 1인이라는 제한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요. 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며 사는 사람은 없잖아요. 관계는 유기적이고, 우리는 여러 관계 속에서 돌보며 살아가죠. 기존의 가족 담론에서 배우자 한 사람에게 모든 삶을 ‘몰빵’하는 식의 흐름이 형태만 바뀌고 내용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성인’이라는 제한과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청소년과 아동에게도 선택권, 이동권 등의 권리가 주어지길 바라고, 유성애적 커플의 관점으로만 생활동반자법을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 생활동반자법 얘기를 하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최근에 서울시의 ‘사회적 가족’과 관련된 조례를 연구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1인가구 중심의 개념이었지만 연구 결과 동거 관계, 공동체, 네트워크형 등 세 가지 유형의 가족이 있더라고요. 가족이라고 해서 꼭 한 집에 살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일상의 돌봄을 실천하기도 하고요. 네트워크형 가족의 경우 커플들끼리 살고 있지만 커플 중심으로 독점적 관계가 아니라 돌봄 관계망으로 더 느슨한 네트워크를 같이 유지하고 있는 거죠. 이러한 유형들에 기반해 서울시 조례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 관계나 퀴어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바라봤는데 이기적인 게 과연 있나요. 돌봄과 연결되는 책임이야말로 가족적인 것이고, 가족은 ‘실천’이라는 개념으로 쓰는 게 맞죠. 그런 여러 관계를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많은 폭력과 억압과 위계가 생기는 거예요. 홍 무엇보다 기존의 가족에게 돌봄과 부양을 전부 떠넘긴 복지 정책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관계로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면 안 되니까요. -이번 발표로 가족 정책의 큰 방향이 제시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다뤄져야 할까요. 김 민법 개정과 변화가 필요해요.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민법 제799조에 규정된 가족의 정의가 240개의 개별법에 영향을 주더라고요. 연금이나 의료보험, 장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실종됐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사람도 민법에 명시된 사람만 가능하잖아요. 호주제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가족 정의는 계속 변화해 왔죠. 부모와 조부모를 모시고 사는 대가족이 보편적이었던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처럼 핵가족으로 살았던 시간은 굉장히 짧죠. 성평등과 민주적인 요구가 일어나는 시점에 ‘포스트 호주제’의 시험대가 사회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홍 차별금지법이 올해는 꼭 제정돼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 안에는 다양한 이슈가 포함돼 있죠.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등의 교차적 권리가요. 여전히 정부 산하기관에서 가족구성권 관련 행사를 기획할 때 동성 커플 이야기는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지요. “당신 동성애 지지해?”라는 말이 사상 검증처럼 정치판에서 대놓고 들리는 일이 2021년에도 반복되고요. 동성애로 대표되는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장애 유무, 나아가 비인간 동물과의 관계까지요. 어떻게 관계의 위계와 차별의 연쇄를 끊을 수 있을지 고민하면 지금 가족 정책의 방향과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고, 꼭 필요하다고 느껴져요. 지난 24일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에서 ‘10만 시민 청원 운동’을 시작했는데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대담은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의 정의를 묻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 대표는 “가족은 ‘무엇’이 아니라 ‘실천되는 것’이고 ‘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정부가 개인의 존엄을 생각할 때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작가는 반려동물, 식물 등 비인간들의 얘기도 같이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 기후위기 등 같이 살 수밖에 없는 시대에 서로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중요하다면서. 두 사람을 만나고 난 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애초의 물음으로 되돌아가면 ‘지금, 여기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의료과실로 반려동물 억울한 죽음… 처벌은커녕 보상마저 ‘입양비만큼’

    의료과실로 반려동물 억울한 죽음… 처벌은커녕 보상마저 ‘입양비만큼’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법 한계 여전병원은 처방전 등 자료 제공 거부 일쑤법무부, 동물에 ‘제3 지위’ 부여 추진 중김정희(가명)씨는 올해 초 잠복고환 증세를 보였던 반려묘의 중성화 수술을 동물병원에 의뢰했다가 고양이가 사망하는 일을 겪었다. 반려묘는 수술 전까지 건강했기에 김씨는 병원 측 의료과실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진료기록과 수술실 폐쇄회로(CC)TV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김씨는 소송을 검토했다가 “실익이 없다”는 주변의 만류에 포기했다. 현행법이 반려묘를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보는 탓에 수의사가 고의로 반려묘를 죽이지 않는 한 형사 처벌(재물손괴죄)할 수 없고,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과실을 인정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동물병원 분쟁이 한 해 수백건씩 발생하지만 보호자들의 법적인 권리는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탓에 손해배상 금액이 치료비와 최초 입양비 정도에 그치고 의료과실로 반려동물이 사망해도 이를 처벌할 근거조차 없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동물병원 관련 피해 상담은 2016년 331건, 2017년 358건, 2018년 353건, 2019년 337건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동물병원 분쟁 호소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지난 2월 한 청원인은 “(동물병원) 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가 아니어서 (분쟁 중인 동물병원이) 진단서 처방전 등 모든 서류의 발급을 거부했다”며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책임을 무겁게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의료과실이 분명한데도 이를 입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의료과실에 대한 다른 수의사의 소견이 있어도, 서로의 잘못을 덮어 주려는 수의사 업계의 카르텔 때문에 법정에서 과실을 증언해 주려는 수의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민법 등을 개정해 동물에게 제3의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선안이 곧바로 형법 등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만, 반려동물 보호자의 법적 권한을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의 김슬기 변호사는 “민법 개정과 별개로 수의사법을 개정해 반려동물의 진료기록 제공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헌법에 동물권을 규정한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의료과실로 반려동물 억울한 죽음…처벌은커녕 보상마저 ‘입양비만큼’

    의료과실로 반려동물 억울한 죽음…처벌은커녕 보상마저 ‘입양비만큼’

     김정희(가명)씨는 올해 초 잠복고환 증세를 보였던 반려묘의 중성화 수술을 동물병원에 의뢰했다가 고양이가 사망하는 일을 겪었다. 반려묘는 수술 전까지 건강했기에 김씨는 병원 측 의료과실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진료기록과 수술실 폐쇄회로(CC)TV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김씨는 소송을 검토했다가 “실익이 없다”는 주변의 만류에 포기했다. 현행법이 반려묘를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보는 탓에 수의사가 고의로 반려묘를 죽이지 않는 한 형사 처벌(재물손괴죄)할 수 없고,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과실을 인정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동물병원 분쟁이 한 해 수백건씩 발생하지만 보호자들의 법적인 권리는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탓에 손해배상 금액이 치료비와 최초 입양비 정도에 그치고 의료과실로 반려동물이 사망해도 이를 처벌할 근거조차 없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동물병원 관련 피해 상담은 2016년 331건, 2017년 358건, 2018년 353건, 2019년 337건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동물병원 분쟁 호소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지난 2월 한 청원인은 “(동물병원) 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가 아니어서 (분쟁 중인 동물병원이) 진단서 처방전 등 모든 서류의 발급을 거부했다”며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책임을 무겁게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의료과실이 분명한데도 이를 입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의료과실에 대한 다른 수의사의 소견이 있어도, 서로의 잘못을 덮어 주려는 수의사 업계의 카르텔 때문에 법정에서 과실을 증언해 주려는 수의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민법 등을 개정해 동물에게 제3의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선안이 곧바로 형법 등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만, 반려동물 보호자의 법적 권한을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의 김슬기 변호사는 “민법 개정과 별개로 수의사법을 개정해 반려동물의 진료기록 제공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헌법에 동물권을 규정한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인권침해 개악” 비판에… 스가, 난민법 개정 포기

    “인권침해 개악” 비판에… 스가, 난민법 개정 포기

    일본 정부와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개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받던 ‘출입국 관리·난민 인정법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법안을 폐기했다. 난민 신청자의 강제 송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난민법을 손질하려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 지역과 홍콩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인 일본 정부가 정작 자국 내 인권 문제에는 소홀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얼굴) 총리는 19일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난민법 개정안을) 여야에서 더는 심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정부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을 만나 난민법 개정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당이 난민법을 개정하려 한 데는 불법 체류자가 송환을 거부하고 구금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일본 내 불법 체류자 수는 8만 2868명으로 2015년 1월보다 약 2만 2000명 증가했다. 체류 기간을 넘겨 뉴칸(한국의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수용된 불법 체류자는 2019년 말 기준 942명으로 이 가운데 송환 기피자는 3분의2 이상인 649명을 차지한다. 특히 불법 체류자를 구금하면서 관리 소홀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유학생이었던 33세 스리랑카 여성은 체류 기간을 넘겨 지난해 8월 구금됐고 올해 1월부터 구토를 하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석방을 위해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받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3월 숨졌다. 심지어 이 여성의 상태를 우려한 의사가 임시 방면을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관리 당국은 이 사실을 기록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에는 장기 구금에 항의해 단식 투쟁을 하던 나이지리아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난민법 개정 검토에 나섰지만 더 큰 문제는 난민법 개정안이 오히려 인권침해 요소가 더 컸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난민 신청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세 번 이상 난민 신청한 경우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송환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교, 민족 등에 대한 탄압으로 여러 차례 난민 신청을 해 겨우 인정받는 상황에서 자칫 본국으로 돌려보내 목숨을 잃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개정하지 않는 게 낫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올가을 중의원 총선거 등을 앞둔 자민당이 여론 악화를 고려해 한 발 물러났지만 불법 체류자 관리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로 갈등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제추행’ 혐의 안태근,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이어 손배소 청구 ‘승소’

    ‘강제추행’ 혐의 안태근,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이어 손배소 청구 ‘승소’

    서지현(48·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안태근(55·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강제추행에 따른 불법행위의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인사불이익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대원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서 검사가 안 전 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러한 판단을 내리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강제추행에 대해 재판부는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고 봤다.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내 청구를 해야하는데, 강제추행이 2010년 10월에 일어났음에도 소를 제기한 건 2018년 11월이므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서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안 전 국장)가 강제추행했다 하더라도 원고의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했다”고 판시했다. ‘성추행 혐의’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서 검사가 2018년 1월 방송을 통해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지만 안 전 국장을 성추행 범죄 사실로 기소할 수 없었던 것도 ‘공소시효’ 때문이었다. 성추행 범죄의 공소시효가 7년이라 2010년 10월 발생한 범죄를 2018년에 기소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검찰은 안 전 국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안 전 국장은 2015년 8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자신의 성추행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도록 조치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과 2심은 인사 불이익의 전제가 되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안 전 국장이 인사권을 남용한 사실도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당시 1심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서 검사를 강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향후 자신의 보직관리에 장애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해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도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안 전 국장이 인사담당 검사에게 부치지청에 근무하던 경력검사를 다른 지청으로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때 성추행 범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없었으며, 직권남용죄의 법리적 성립여부에만 초점을 맞춰기 때문에 이후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와 마찬가지 판단을 내렸다. ’인사상 불이익‘은 “증거 불출분” 지난 14일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에 대해 대법원의 판단을 따랐다. 재판부는 인사불이익에 대해 “검사 인사에는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고 다양한 기준이 반영되는데, 피고(안 전 국장)가 인사 당시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2018년 11월 청구 소송이 접수됐으나 재판부는 형사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을 내리겠다며 사건 기일을 연기해왔다. 소송 제기 2년 4개월 만에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서 검사 측은 “안 전 검사장의 무죄는 법리적 문제일며 강제 추행과 보복인사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 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해자의 추행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례적이고 부당한 인사를 한 사실, 이런 부당한 인사가 인사 원칙을 위반한 사실은 대법원에서 사실상 인정됐다”면서 “하급자 추행을 감추고 보복하기 위해 인사 원칙에 반한 부당한 인사조치를 하는 게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고 민사상 불법행위도 아니라는 판결을 누가 납득하겠는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항소심에서 상식적 판결을 기대하겠다”고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트럼프의 ‘영웅 정원’ 백지화… 바이든 ‘反트럼프’ 가속화

    트럼프의 ‘영웅 정원’ 백지화… 바이든 ‘反트럼프’ 가속화

    흑인시위 동상 훼손에 트럼프 영웅정원 구상바이든 동상 훼손자 처벌 조항과 함께 폐기이민자 건강보험 가입 시키는 조항도 백지화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국립 영웅 정원’ 구상을 폐기했다.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세계보건기구(WHO) 복귀·이민법 개혁 등 트럼프의 기조를 다수 바꿨던 바이든호는 중국 때리기·우주군·아브라함 협정 등을 계승하면서 트럼프 지우기에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트럼프와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단호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USA투데이는 15일(현지시간) 바이든이 국립 영웅 정원 구상을 포함해 트럼프가 인종차별 시위에 반대해 퇴임 직전에 내렸던 행정 명령들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3일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흑인시위대가 “미국의 국가유산, 동상, 상징, 기억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있다”며 국립 영웅 정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 복음주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 가수 휘트니 휴스턴,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등의 동상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흑인시위 중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등 흑인 노예를 소유했거나 노예제를 옹호한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을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자 이런 발표를 했다. 이어 그는 올해 1월 18일 공원 조성을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독립선언 250주년인 2026년 7월 4일 대중에게 공개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바이든의 이번 조치로 무산됐다. 바이든은 흑인시위 당시 조각상을 훼손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처벌하라는 트럼프의 행정 명령도 철회했다. 또 합법적인 이민자들이 입국 후 30일 내에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기존의 행정명령도 취소했다. 많은 이민자들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이민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로 본 것이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부터 50여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지만 대중 압박 기조, 트럼프가 역점 과제로 창설한 우주군, 트럼프의 중동 외교 성과인 ‘아브라함 협정’ 등은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통합’을 기치로 내걸자 바이든이 트럼프 지우기에 주춤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바이든이 흑인시위에 대한 탄압 노선과 단호한 결별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나 국군포로인데…” 그들은 왜 유령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나 국군포로인데…” 그들은 왜 유령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나 국군포로인데 한국대사관 아닙니까?”(장무환) “맞는데요.”(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내가 지금 중국에 와 있는데 좀 도와줄 수 없는가. 이래서 묻습니다.”(장무환) “(한숨 내쉬며) 하…없죠.”(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내가…”(장무환) “아 없어요.”(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국군 포론데…”(장무환) “뚜뚜…”(전화 끊어짐)1998년 한 방송에서 보도돼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사관 직원 전화 사건’입니다. 최근 이 내용이 방송에서 다시 다뤄지면서 국군포로 문제가 여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국군포로는 당시나 지금이나 ‘잊혀진 역사’입니다. 어렵게 탈출해 남한으로 온 극히 일부 인원을 제외하면 남북한 양쪽에서 ‘유령’ 취급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1999년 대사관 사건 영향으로 ‘국군포로대우법’을 만들었고, 2006년에는 ‘국군포로송환법’을 제정해 국군포로와 가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군포로의 안전한 송환을 방해할 때 처벌하는 조항이 만들어진 건 불과 10년 전인 2010년입니다. ●‘강제억류’ 인정하지 않는 北 북한은 지금도 국군포로 강제억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여러차례 만났지만, 극히 일부 국군포로 직계가족이 이산가족 행사장에 나왔을 뿐, 포로들은 여전히 북한 국민으로 분류됩니다. 국군포로 장무환(1926~2015)씨는 23세에 국방경비대에 입대했다가 소집 만료로 고향 경북 울진으로 돌아왔습니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뒤엔 북한 인민군에 강제 징집됐습니다. 후퇴하는 인민군에서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엔 국군에 징집됩니다.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3사단에 배치된 그는 정전 협정을 불과 일주일 앞둔 1953년 7월 20일 강원 철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습니다. 북한의 ‘적’이었던 장씨는 북한 최북단 함경북도의 탄광으로 끌려갔습니다.그곳에서 45년을 살다 72세였던 1998년, 죽음을 각오하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왔습니다. 한국의 가족들은 당시 거액인 1만 달러(한화 1129만원)를 밀고를 빌미로 협박하는 중국인에게 주고 중국 국경을 탈출합니다. 또 외교당국의 외면에 천신만고 끝에 여권을 한국에서 만들어 고향 울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보다 기구한 이런 운명은 왜 만들어졌을까. 16일 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2020년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1953년 정전 당시 유엔군 사령부가 집계한 국군실종자는 8만 2000명에 이릅니다. 그렇지만 1954년 1월까지 포로교환으로 남한에 돌아온 인원은 8343명에 불과했습니다. 남한은 북한군 7만 5000명을 돌려보냈습니다. ●포로교환 송환자 불과 ‘8343명’ 북한은 “강제억류한 국군포로는 단 1명도 없다”고 합니다.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들은 모두 귀순해 정착했다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제네바 협약’은 북한 정권엔 휴짓조각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족에게 보훈혜택을 주기 위해, 전투 중 행방불명자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군 인사법’에 근거해 모든 미귀환 국군포로를 ‘전사자’로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령’이 됐습니다. 그러나 조창호 중위(1930~2006)가 1994년 귀환하면서 처음으로 국군포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2019년 기준으로 귀환한 군군 포로는 80명. 이 가운데 56명이 이미 사망했습니다. 북한 인권단체에 따르면 국군포로 대부분이 85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현재 생존자는 200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2011년 이후엔 귀환한 국군포로가 없습니다. 그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오르면서 국경지역 탈북 경계가 강화됐고, 국군포로들이 연로해지면서 자력으로 국경을 넘기 어렵게 됐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국군포로 한만택(1932~2009)씨는 1953년 6월 금화지구 전투에서 실종됐습니다. 그러다 2004년 12월 극적으로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 가족을 만나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한씨는 북한 평안남도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고 2009년 한 많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가족들은 외교부 등 정부가 탈북 계획을 전달받고도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선 ‘5년’인 민법상 소멸시효가 지나 패소했습니다. 지난해엔 국군포로 한모씨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배 소송에서 2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군포로 가족들이 분노하는 건 남북의 외면 속에 그들 대부분이 강제노역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국군포로들은 휴전 이후 1954년부터 1956년 사이에 탄광, 농촌, 기업 등에 배치돼 ‘전후복구’라는 명목으로 강제노동을 하게 됩니다. ●잊혀지는 것이 고통…늘 기억해야특히 북한 최북단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탄광일을 하는 포로가 대부분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56년 전후로 집단수용소에서 나온 뒤 ‘공민증’을 받고 사회로 복귀했지만, 출신성분 때문에 억압과 차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아내와 자녀는 남편, 아버지의 출신을 꼭꼭 숨기며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군포로 억류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아직도 체계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평화무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외면한 사례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귀환 국군포로에 대한 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남북관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는 늘 그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며, 귀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2월에는 54년간 강제노역을 하다 귀환한 카투사 출신 이기춘(1931~2021)씨가 9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2004년 고령인 73세의 나이로 무려 3번의 시도 끝에 북한을 탈출했다고 합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 70주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입니다. 이 글이 그들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조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광주시, 코로나19 확산에 유흥업소 종사자 전수검사 행정명령

    광주시, 코로나19 확산에 유흥업소 종사자 전수검사 행정명령

    광주시가 코로나19 유흥시설 종사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유흥·단란주점, 노래연습장 영업주와 종사자들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자들은 오는 16일까지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 및 시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는 익명으로 가능하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발하거나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또 행정명령 위반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민법상 손해배상과 구상권이 청구된다. 이 시장은 “오는 15일 코로나19 민관 공동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최근 이틀간 지역감염 확진자가 20명 이상 발생했다. 지난 일주일간(5.5∼5.11) 확진자 수는 1일 평균 13.4명으로, 전주(4.28∼5.4) 6.8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학교, 유흥업소, 콜센터, 사우나, 독서실, 음식점, 교회 등 다양한 곳에서 ‘일상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유흥업소, 노래연습장, 목욕장 등 고위험 시설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식당, 카페는 같은 시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피해아동 즉각분리제는 행정 편의주의… 보호시설부터 늘려야”

    “피해아동 즉각분리제는 행정 편의주의… 보호시설부터 늘려야”

    사람은 누구나 아동기를 거친다. 적절한 훈육과 교육, 보호를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다. 안타깝게도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어떤 아이는 끔찍한 폭력을 경험하고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새긴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기 상처를 겪은 아이는 심리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악순환에 빠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입을 모은다. 매년 아동학대 피해자는 약 3만명. 학대 피해자 수를 줄이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9일 김희진(가나다순)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 정익중(전 한국아동복지학회장)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전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과 함께 아동학대 근절 방법과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대책을 논의했다. 대담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아동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충격적인 학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설익은 정책을 급하게 쏟아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아동학대 및 보호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예산과 기반시설부터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출생신고 등을 할 때 아동학대에 대한 부모 의무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지난 3월 30일 도입된 즉각분리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전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이하 한 본부장) 학대 환경으로부터 아동의 즉각적 분리는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기반시설 확충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급하게 실행하다 보니 학대피해 아동쉼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별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쉼터 확충, 담당 인력의 전문성 향상과 처우 개선 등의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정익중 이화여대 교수(이하 정 교수) 즉각분리의 적정성이 문제다. 신고가 한 번 되더라도 바로 분리할 수 있어야 하고, 여러 번 신고됐다 하더라도 분리가 필요 없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 판단에 따라 즉각분리가 적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우린 상담원 1인당 아동학대 사례 수가 약 64건이다. 12~17건인 미국에 비해 3~5배나 많다.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처우, 가해자의 폭언과 신변 위협 등으로 상담원들의 이직률이 매우 높다. 적절한 인력과 그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이하 김 변호사) 즉각분리는 그 자체로 아동을 중심에 둔 정책이라 볼 수 없다. 즉각분리는 학대 피해아동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행정의 편의’를 우선시한 정책이다. 즉각분리를 선택하기에 앞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의 복합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필요한 사회복지서비스와 지원을 신속하게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 또 분리가 필요한 학대 피해아동에게 가정적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 -원가정 복귀는 아동보호정책의 대전제로 꼽힌다. 그러나 재학대 우려로 원가정 복귀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원가정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 교수 원가정 보호 원칙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학대 행위자를 범죄자로만 생각하면서 분리를 강조하던 과거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모두 원가정 보호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이들을 범죄자로만 생각한다면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따로 필요 없고 형법에서 직계비속 폭행을 가중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학대행위자는 범죄자이면서 보호자이기도 하다. 이들을 상담, 교육, 치료 등의 과정을 통해 좋은 보호자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 과정이 실패할 때 원가정 완전 분리가 진행돼야 할 것 같다. 원가정 보호 원칙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분리해도 보호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원가정에 남기거나 혹은 단순히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이유로 원가정의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돌려보내야 한다면 그 절차가 잘못된 것이다. 김 변호사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은 전문(前文)에서부터 ‘가정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정은 아동이 마주하는 첫 번째 사회이자 긍정적 발달을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서, 국가는 가정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호자의 양육능력을 개선하고 지지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는 것이다. 아동보호를 위해 즉각적인 분리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의 내·외적 요인을 살펴보고, 지속적인 상담과 조력을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원가정 복귀를 위해선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한 본부장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낮은 기소율(30% 미만)이 문제다. 기소되지 않는 가정에는 지자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의무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이 경우 아동학대가 재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기소율을 높여 지자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개입이 의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지자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개입(치료, 상담, 교육명령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대행위자에 대한 제재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김 변호사 원가정 복귀를 위한 가정에 대한 지원은 개별 사례마다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경제적 어려움이 요인일 수도 있고 부모와 자녀의 기질적 특성이 다른 가운데 부모의 양육기술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이혼과 별거 등 부모의 갈등요인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고 복합적인 요인이 결부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은 각 가정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적합한 지원이 신속히 연계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횟수로 측정하는 상담교육, 지식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가정 복귀를 거부하는 아동의 경우 성인이 돼 자립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보호종료아동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정 교수 우리나라는 가정 외 보호 종료를 자립과 같은 것으로 간주한다. 보호종료 청소년들은 자립준비가 부족해도 어쩔 수 없이 가정 외 보호 체계를 떠나 고군분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개인마다 자립준비 수준 등이 다름에도 만 18세를 보호종료 연령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가정 외 보호 종료 이후 단계적으로 자립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자립이행기 도입이 필요하다. 김 변호사 금전적 지원과 학업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아동이 시설에서 살아가는 생활 전반에 삶의 주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운영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퇴소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매칭 담당자와 상시로 상의하고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공적 지지체계’를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못다한 말씀이 있다면. 정 교수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돌봄을 받는 아동은 이미 애착 대상인 부모와의 분리를 겪은 상처가 있는 아동이다. 또 빈곤이나 가정폭력 등 중복적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이 트라우마가 아동의 신체·정서·인지적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성인기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년기 트라우마에 대한 초기 개입과 대응보다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난 후의 치료적 개입에 집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동의 생존 보호에서 나아가 상처받은 아동의 마음까지 돌보며 발달이 정체된 부분에 힘을 실어 주는 더 촘촘한 돌봄이 필요하다. 아동보호체계의 다층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변호사 한국은 민법 개정을 통해 전 세계 69번째 체벌금지 국가가 됐다. 그러나 법률 개정 사실을 모르거나 여전히 ‘사랑의 매’라는 명목으로 체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동을 동등한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을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달라진 법률의 내용과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그때 비로소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변화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한 본부장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증설(쉼터 확충) 및 상담원 인력 충원을 통해 기본적인 인프라 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동학대 관련 종사자의 처우를 현실화해야 장기근속 유도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성원·손지민 기자 lsw1469@seoul.co.kr
  • 마카오인·대만인 동성결혼 허용에 中이 반발?

    마카오인·대만인 동성결혼 허용에 中이 반발?

    대만 법원이 마카오 시민과 대만인의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원 판결을 냈다. 대만은 2019년 5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한 만큼 특별할 것도 없지만,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의 시민이 포함된 데에 중국측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7일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속인주의 원칙의 대만이 속지·속인주의를 모두 채택한 중국의 특별행정구 마카오 시민에 대해 대만법률을 적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인 딩쩌옌과 마카오인 량전후이는 2019년 10월 타이베이 중정(中正)구 호정사무소에서 동성결혼 신고를 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호정사무소 측은 중국, 홍콩, 마카오는 모두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어 중국과 대만의 동성 커플은 대만에서 혼인 신고를 할 수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딩·량 커플은 포기하지 않았다. 혼인신고가 거부당하자 대만반려자권익추진연맹(TAPCPR)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들은 거주지가 대만인 만큼 마카오의 민법이 아닌 대만의 동성결혼 특별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만 고등행정법원은 변호인단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딩씨와 량씨는 승소판결 소식을 접한 뒤 “다국적 동성 결혼자가 앞으로 순조롭게 결혼 신고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고, TAPCPR 측은 법원이 다국적 동성 배우자의 ‘혼인권’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마크롱이 불붙인 ‘나폴레옹 재평가’

    5일 프랑스 전 황제로 유럽 절반을 발아래 두었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1769~1821)의 200주기를 맞아 프랑스 안팎에서 나폴레옹 재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제국을 이끈 공이 크지만 그의 권위적 인식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나폴레옹 무덤 헌화가 적절했는지 비판으로 비화되고 있다. 유로뉴스는 이날 “나폴레옹은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프랑스의 역사적 인물이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섬 출신의 나폴레옹은 1799년 쿠데타로 집권,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영국군에 의해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되기 전까지 다방면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나폴레옹 통치 시기 프랑스는 스페인부터 동유럽까지 기존 영토의 3배에 달하는 땅을 지배했고, 현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의회와 국무원,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제도나 중앙은행을 세운 게 모두 그의 공로다.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며 민법을 공표한 것도 이 시기다. 하지만 전쟁광,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같은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프랑스가 땅을 넓혔지만, 이로 인해 사망한 국민은 최대 600만명으로 추정된다. 만인의 평등을 외쳤지만 이는 선택적으로 적용됐다.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1794년 폐지한 노예제도를 1802년 부활시킨 장본인도 나폴레옹이다. 특히 그가 만든 민법에는 가정에서 남성을 여성과 아이 우위에 두고, 아내는 남편에게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내용이 담겼다. 이 때문에 현대 들어서 나폴레옹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롱이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저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며 나폴레옹 서거일에 맞춰 연설을 한 데 이어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무덤에 헌화까지 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대통령인 마크롱이 공식적으로 그의 서거를 기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 측근은 “축하가 아닌 기념 정도”라며 “우리의 접근 방식은 역사를 직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 최연소 지도자인 마크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나폴레옹 200주기를 활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파리 근교 퐁텐블로 소재 오세나트 경매장에선 나폴레옹의 물건을 둘러싸고 경매가 진행됐다. 그가 사용하던 식기와 옷, 서신 등 유품 360여점이 나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법무부 “코로나로 폐업한 소상공인에 ‘임대계약해지권‘ 부여 검토”

    법무부 “코로나로 폐업한 소상공인에 ‘임대계약해지권‘ 부여 검토”

    법무부가 코로나19 집합금지 영향으로 폐업한 상가 임차인에게 계약 해지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은 4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소상공인 90% 이상이 매출 타격을 입는 등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가 임차인 지원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특히 경영비용 중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파악되는 만큼 폐업한 임차인에게 계약해지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청년 창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법률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신탁·기술출자 제도와 같이 미활용 지식재산권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기술신탁 제도는 기술신탁관리업자가 기술보유자에게 노하우를 신탁받아 관리하는 제도로, 청년들이 기술신탁관리업자로부터 미활용 지식재산권을 얻어 창업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술출자 제도는 기술보유자가 지식재산권을 현물출자해 주주 지위를 얻는 기술이전 방식이다. 기술개발자 입장에서는 자금 투입 없이 스타트업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되고, 경영진은 금전 출자를 유치하지 않고도 자기자본을 높이고 기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법무부는 스타트업 법률 지원을 담당하는 ‘창조경제 혁신센터 법률지원단’의 지식재산 전문 변호사를 충원해 창업 초기부터 일대일 맞춤형 자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를 위한 제도 개선책도 조만간 마련된다. 법무부는 지난 2월 출범한 사공일가(사회적 공존·1인 가구) 태스크포스(TF)를 주축으로 친족·상속·주거·보호·유대 등 5대 중점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10일 TF 2차 회의를 열고 상속제도 및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 문제를 논의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민법상 동물이 물건으로 규정돼 소유권·유치권·질권 담보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반려동물을 물건의 지위에서 벗어나도록 함으로써 강제집행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종아리 때리기, 왜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종아리 때리기, 왜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언론에 보도되는 중대 사건은 아동학대라고 생각하는 반면 말을 듣지 않아 종아리를 때리는 것은 학대가 아니라고 여기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로 신고된 사례들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나 화를 참지 못해 아이를 때렸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아동학대는 사후 대응 못지않게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아동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양육 기술을 체계적으로 전파하고 익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시기 바깥 활동이 줄면서 아동 방임과 학대가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원장은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볼 때 아이들이 학교나 돌봄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면 부모의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아동학대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방과후 보호시설이나 어린이집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교사 등의 신고 비율이 떨어져 학대 사건이 제대로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거치면서 돌봄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돌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지 체감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윤 원장은 “학대 행위자가 주로 부모라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초점은 예전이나 코로나19 때나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올해 아동학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졌다. 민법 915조의 부모 징계권 조항 삭제와 학대 피해 아동을 부모와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 시행이다. 윤 원장은 “그동안 아동학대를 ‘훈육’이라고 강변하는 데 민법의 징계권 조항이 이용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3년간 유지된 부모의 자녀 징계권이 올해 1월 삭제돼 이젠 어떤 종류의 체벌이라도 폭력이므로 행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1970년대 스웨덴에서 아동학대 체벌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현재 전 세계 70개국에서 이미 아동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윤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규모를 볼 때 한참 뒤처진 부분”이라고 했다. 지난달 시행된 즉각분리제도는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면 아동을 부모와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윤 원장은 “부모와 같이 살 권리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생명과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면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나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들의 조사와 평가에 따라 아이의 복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울 양천구 16개월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는 “아이를 분리하는 것은 부모를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황을 안정시키고 가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아동을 좀더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만든 제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30년 이상 아동 문제를 연구한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로, 지난해 1월 아동권리보장원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하루 17명 사라지는 난민 아이들… 가족 만남 막는 브렉시트의 역설

    “우리가 구한 한 소년은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가족 모두를 잃었다고 했어요. 다른 소년은 안전하게 지낼 곳이 없어서 강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난민법률지원단 담당자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경제 분야뿐 아니라 난민 문제도 계속해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초국가적 협력이 필수적인데도 이주민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부모나 보호자 없는 아동은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내무부가 브렉시트 이후 ‘가족 상봉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난민 아동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영국에서 난민 지위나 인도적 보호 조치를 받는 이들이 타국에서 망명 중인 배우자나 파트너, 18세 미만 자녀 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英망명 허가받고도 가족들 못 만나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어른을 동반하지 않은 아이들의 망명 신청이 많은 곳 중 하나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이 길이 닫히며 본국에서 박해받고 망명 중인 난민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법적 허가를 받고도 발이 묶이게 됐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의 17세 소년 알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탈리아에서 혼자 지내며 영국에 있는 가족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입국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상봉은 아직 꿈만 같은 일이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삶이 더 나빠졌다. 나는 내 인생이 싫다”고 했다. 아동 이주 등을 돕는 비영리단체 세이프패스의 대표인 베타니 가디너 스미스는 “브렉시트 이전에는 영국에 있는 아이들이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절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영국 정부가 유럽 당국과 효과적으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벼랑끝 몰린 아이들 국가 간 협력 필요 이처럼 국가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홀로 남겨진 아동은 생명의 위협까지도 겪고 있다. 저널리즘 단체 ‘로스트 인 유럽’의 최근 조사 결과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럽에서 부모나 보호자 없이 홀로 이주한 아동 중 실종자는 1만 8292명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7명가량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모로코나 알제리, 기니,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왔고 6명 중 1명은 15세 미만이었다.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범죄조직 등의 표적이 돼 강제 노동과 구걸, 성 착취 희생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이들이 보호소에서 지내다가 인신매매를 통해 대마초 농장이나 네일숍 등에서 강제노동에 처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미아 관련 단체 대표인 페드리카 토스카노는 “이 데이터는 유럽에서 실종되는 아동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보여 준다. 유럽 내 아동 보호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우려하며 아동 보호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을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유리 같은 ‘비혼 단독출산’ 논의 시작

    사유리 같은 ‘비혼 단독출산’ 논의 시작

    앞으로 자녀의 성(姓)을 정할 때 아버지 성을 우선 따르도록 한 ‘부성 우선’ 원칙이 폐기되면서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된다. 또 자녀 양육의무 불이행 시 상속에서 배제하는 일명 ‘구하라법’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이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여가부가 이번에 마련한 건강가정기본계획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건강가정기본법’, ‘민법’ 등의 개정안이 통과돼야 최종 효력을 발휘한다.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규정한 관련법 개정에 대해 종교계 등 일각에서는 “사실혼·동성혼까지 가족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전통적인 가정의 개념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법 개정 추진까지는 갈 길이 멀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의 핵심은 사회 변화에 따라 다양해진 가족의 형태를 수용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있다. 현재 건강가정기본법에서는 혼인·혈연·입양만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다. 민법에서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를 가족의 범위로 규정했다. 이들 법을 개정해 동거·사실혼 부부, 노년 동거 부부, 아동 학대 등으로 인한 위탁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민법 규정에서 아예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강가정기본법의 경우 가족 정의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해 놓은 상태다.여가부는 민법 개정을 위해 그동안 법무부와 4차례 협의를 가졌다. 여가부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도 ‘특정 가족의 유형에 대한 정책적 차별과 편견을 유발할 수있는 민법상 가족의 범위 규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우선 가족 형태에 따라 아동의 권리가 제한되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녀의 성 결정 방식을 부성 원칙에서 부모 협의로 바꿨다. 자녀 출생신고 시 부모가 협의해 부 또는 모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출생신고 등에서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미혼부 자녀의 출생신고 시 친모의 정보를 일부 알고 있는 경우 그리고 친모의 비협조 시에도 법원을 통해 출생신고가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2015년 이른바 ‘사랑이법’으로 불리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미혼부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친모의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 수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출생 시 의료기관에 곧바로 통보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혼외자 등의 차별적 용어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결혼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의 경우처럼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6월까지 난자·정자 공여, 대리출산 등 생명윤리 문제와 비혼 출산 시술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부모가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식의 유산 상속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도 검토한다. 한부모가 생계급여를 받는 대상(중위소득 30% 이하)이라도 월 10만원의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한다. 자립 기반이 부족한 청년 한부모에게 주는 추가 아동양육비 대상 연령을 당초 만 24세 이하에서 만 25세 이상 34세 이하로 확대한다. 양육비 불이행자들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와 출국 금지, 형사처벌도 가능하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사유리 같은 ‘비혼 단독출산’ 논의 시작

    사유리 같은 ‘비혼 단독출산’ 논의 시작

    앞으로 자녀의 성(姓)을 정할 때 아버지 성을 우선 따르도록 한 ‘부성 우선’ 원칙이 폐기되면서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된다. 또 자녀 양육의무 불이행 시 상속에서 배제하는 일명 ‘구하라법’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이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여가부가 이번에 마련한 건강가정기본계획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건강가정기본법’, ‘민법’ 등의 개정안이 통과돼야 최종 효력을 발휘한다.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규정한 관련법 개정에 대해 종교계 등 일각에서는 “사실혼·동성혼까지 가족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전통적인 가정의 개념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법 개정 추진까지는 갈 길이 멀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의 핵심은 사회 변화에 따라 다양해진 가족의 형태를 수용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있다. 현재 건강가정기본법에서는 혼인·혈연·입양만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다. 민법에서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를 가족의 범위로 규정했다. 이들 법을 개정해 동거·사실혼 부부, 노년 동거 부부, 아동 학대 등으로 인한 위탁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민법 규정에서 아예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강가정기본법의 경우 가족 정의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해 놓은 상태다.여가부는 민법 개정을 위해 그동안 법무부와 4차례 협의를 가졌다. 여가부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도 ‘특정 가족의 유형에 대한 정책적 차별과 편견을 유발할 수있는 민법상 가족의 범위 규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우선 가족 형태에 따라 아동의 권리가 제한되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녀의 성 결정 방식을 부성 원칙에서 부모 협의로 바꿨다. 자녀 출생신고 시 부모가 협의해 부 또는 모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출생신고 등에서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미혼부 자녀의 출생신고 시 친모의 정보를 일부 알고 있는 경우 그리고 친모의 비협조 시에도 법원을 통해 출생신고가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2015년 이른바 ‘사랑이법’으로 불리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미혼부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친모의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 수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출생 시 의료기관에 곧바로 통보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혼외자 등의 차별적 용어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결혼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의 경우처럼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6월까지 난자·정자 공여, 대리출산 등 생명윤리 문제와 비혼 출산 시술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부모가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식의 유산 상속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도 검토한다. 한부모가 생계급여를 받는 대상(중위소득 30% 이하)이라도 월 10만원의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한다. 자립 기반이 부족한 청년 한부모에게 주는 추가 아동양육비 대상 연령을 당초 만 24세 이하에서 만 25세 이상 34세 이하로 확대한다. 양육비 불이행자들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와 출국 금지, 형사처벌도 가능하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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