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쌍끌이 투쟁
민주당이 미디어법 원천 무효화를 위해 ‘쌍끌이 투쟁’에 나섰다. 거리와 법정에서다.
당 조직도 투쟁 체제로 재편했다. ‘언론악법 원천무효 및 민생회복 투쟁위원회’ 형태다. 정세균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
투쟁위 활동은 28일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영등포역과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가두홍보전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29일에는 경기 안산·수원, 30일에는 성남·구리로 간다. 8월에는 호남과 강원, 충청, 부산, 영남 등에서 휴가지 홍보전을 계획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전략도 쓰고 있다. 30일에는 서울 가회동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조속 처리해 달라는 의견서와 재판 자료를 제출한다.
또 헌재 심리에 대비해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 회원이 600명 규모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표결 무효’의 이론적 토대를 지원한 한국헌법학회 등과 이르면 29일 공조의 윤곽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무효 주장에 공감하는 변호사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변호인단 구성은 법리공방에 앞선 기선제압 효과와 미디어법 무효화 관철을 노린 것이다. 나아가 여론 선도 그룹인 법조계의 동조를 통해 중산층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현 정권과 한나라당에서 돌아선 여론을 지지 동력으로 수렴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대(對)정부 압박 수위도 높였다. 국회 문방위 소속 당 의원들은 오전 미디어법 후속조치 방침을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찾아가 “후속조치 강행은 날치기 법을 옹호하고, 헌재에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조만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도 찾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미디어법과 함께 통과된 금융지주회사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투쟁위 법무본부장인 김종률 의원은 “수정안이 통과됐지만, 본안의 범위를 초과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무효”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디어법 처리 당시 강봉균 의원의 자리에서 ‘재석’ 버튼을 누른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을 남부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투쟁위 첫 회의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투쟁은 ‘동원 투쟁’이 아니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국민소통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투쟁의 승부처를 ‘소통 부재 정권’과의 차별화에 맞춘 것이다. 앞서 정 대표는 한국YMCA, 녹색연합, 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대표와 만나 공동대처 의지를 다졌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