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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카프카식 이별(김경미 지음, 문학판 펴냄) KBS 1FM 라디오 ‘김미숙의 가정음악’의 작가인 시인이 매일 오프닝 때 띄웠던 시편을 모았다. 고통의 시간에 대한 재현과 치유의 기록이자 지상의 존재자를 향한 지극한 슬픔, 앞으로 살날에 대한 실존적 의지를 담았다. 작품의 배경과 시작(詩作)의 마음을 담은 글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280쪽. 1만 4000원.하틀랜드(세라 스마시 지음, 홍한별 옮김, 반비 펴냄) 미국 시골의 백인 빈곤 여성의 삶을 조명한 저작. 미국 중서부의 캔자스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펠로 교수로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글을 기고한다. 그는 책을 통해 가장 부유한 국가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증언했다. 424쪽. 1만 8000원.미국 함정(프레데리크 피에루치·마티유 아롬 지음, 정혜연 옮김, 올림 펴냄) 타국의 개인과 기업을 공격하는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을 해부했다. 거래에 달러가 사용되거나 미국 내 서버가 있는 이메일을 이용한 정황이 나타나면 해외부패방지법을 근거로 국적 불문 피의자를 구속한다. 이 법으로 2년의 수감, 3년의 보석을 겪은 프레데리크 피에루치는 이를 세계 경제를 장악하기 위한 미국의 약탈이라고 말한다. 424쪽. 1만 9800원.붓다 평전(백금남 지음, 무한 펴냄) ‘석가모니’ 고타마 붓다의 생애를 그린 평전. ‘관상’, ‘궁합’, ‘명당’ 등 역학 3부작을 펴냈던 소설가인 저자가 붓다의 모습을 찾아 대승·소승불교, 남방·북방불교 등의 원전과 경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불교는 천상이 아닌 진흙 바닥에 있는 종교다. 736쪽. 2만 7000원.스타인웨이 만들기(제임스 배런 지음, 이석호 옮김, 프란츠 펴냄) 명품 피아노로 불리는 스타인웨이의 제작 과정을 11개월 동안 관찰했다. 가구 제작자를 꿈꾸던 독일 청년이 미국으로 건너가 피아노 제작에 나선 사연, 30여년간 같은 일을 한 전임자의 일을 도제식으로 물려받아 수작업으로 만드는 공정 등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436쪽. 2만 2000원.신문기자(모치즈키 이소코 지음, 임경택 옮김, 동아시아 펴냄) 배우 심은경이 열연한 영화 ‘신문기자’의 실제 모델이 쓴 자전적 에세이. 도쿄신문 기자인 저자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부터 가케학원 사학비리를 취재하며 아베 정권의 민낯을 드러냈다. 20년차 사회부 기자, 10년차 워킹맘으로서의 애환과 고뇌도 함께 담겼다. 236쪽. 1만 2500원.
  • 한양 심장에 모인 백년점포… 열한 개 골목 따라 시간여행

    한양 심장에 모인 백년점포… 열한 개 골목 따라 시간여행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가 다음달 4일 돛을 올립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예년보다 3개월가량 늦어졌습니다. 불가피하게 답사 횟수를 20회로 줄였고 참가자 수도 20명 이내로 제한합니다. 이에 앞서 서울신문 지면 투어로 갈증을 풀어 드립니다. 1회 인사동(4일), 2회 대학로(10일), 3회 여의도(17일), 4회 동대문(24일), 5회 성수동(7월 1일) 등 5개 지역을 찾아갑니다. 이들 지역의 유·무형 서울미래유산을 집중 탐구하고 ‘장소인문학’의 비밀을 풀어 줄 것입니다. 장태동, 최석호, 권기봉씨 등 서울역사 여행가들이 해설자와 집필자로 새롭게 나섭니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이소영 동화작가, 함혜리 문화칼럼니스트, 서동철 문화재위원,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등 역대급 필진을 초빙해 투어의 격을 높였습니다. 답사투어는 다음달 4일부터 11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고 예약은 투어 전주에 서울미래유산(futureheritage.seoul.go.kr) 홈페이지에 하면 됩니다. 관련 기사는 매주 수요일 서울신문 지면에 게재됩니다.●700m 거리에 예술가들의 자취·혼 가득 “여덟 사람이 앉아 있다/두 사람은 시인이고/두 사람은 화가다/한 사람은 조각가고/한 사람은 무용가/저쪽 구석에 앉은 두 사람은 작가라는데 /무슨 작가인지 알 바가 아니다/시인은 기타를 치고/화가는 손뼉을 치고” 이생진(1929~) 시인의 시집 ‘인사동’(우리글·2006년)에 수록된 ‘시인과 화가1’이다. 2000년 겨울부터 2005년 겨울까지 쓴 65편의 시에 인사동의 민낯을 담았다. 인사동 곳곳에는 예술혼이 잠겨 있다. 예술가의 자취가 묻어 있다. 이들이 보고 듣고 즐긴 것들이 서울미래유산이 돼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 있다.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씨가 인사동에서 운영한 카페 ‘귀천’은 서울미래유산이다. “귀천에 목 여사는 없고/걸레스님만 걸려 있다/천 시인은 목 여사와 나란히 앉은 사진틀에서/생진아, 너 아직 스무 살이제이 한다/내가 쉰한 살 때 하던 소리다/지금은/내가 먼저 하늘에 왔데이 하고 웃는다/천 시인은 나보다 한 살 아래인데/먼저 하늘에 왔다고 자랑한다” 목씨 사후 조카 목영선씨가 2호점을 내 명맥을 잇고 있다. 오래된 서점 통문관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이생진 시인의 시에 등장한다. “통문관 앞을 지나는데/노란 은행잎 속에서 이겸노 옹이 바스락거린다/그의 생애가 인사동이다” 인사동의 중앙통인 인사동길에 있는 통문관은 1934년에 문을 열었다. 출입문은 대개 닫혀 있다. 창에 붙은 서화 틈새로 기웃거려 보지만 천장까지 쌓은 책 때문에 안을 들여다보기 어렵다. 통문관 주인 이종운씨는 이겸노씨의 손자다. ‘월인석보’, ‘청구영언’ 같은 보물급 전적을 비롯해 수많은 고서를 발굴·수집한 할아버지에게서 천자문을 배웠다. 수많은 자료 중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기관지로 발행한 항일투쟁지 ‘상해독립신문’ 창간호 등 170부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할아버지께서 여든여덟 살이 되셨을 때 ‘통문관책방비화’라는 책을 냈는데 나도 그 나이쯤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조선의 근대가 태동한 문화·정치 일번지 인사동에서 가장 오래된 필방 구하산방은 ‘첩첩산중 신선들의 집’이라는 뜻이다.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1913년에 문을 열어 3대째 이어 온 필방에는 종이, 먹, 붓, 물감 등 2000종이 넘는 서화 재료가 가득하다. 필방에는 그림을 공부하는 학생에서부터 전국의 화가들이 몰린다. 홍수희 대표는 “우리 집 모르면 작가가 아니지”라고 말한다. 본래 일본 상인이 개업한 가게였으나 우당 홍기대 선생이 1935년에 점원으로 들어가 광복 이후에 인수했다. 3대인 홍수희 대표는 2대 홍문희씨의 동생이다. 서울미래유산 수도약국은 광복 직후인 1946년 8월 15일 임명용씨가 개업했다. 약국에서 심부름하다 약종상 면허를 취득했으니 적수공권으로 자수성가한 약업계 1세대다. 세간에 “수도약국에는 없는 약이 없다”라는 말이 나돌았다. 지금은 모두 추억이 됐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약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적도 있었다. 약국을 가업으로 이어받은 약사는 셋째 아들 임준석씨다. 종로구 인사동 194 하나로빌딩 1층에는 서울미래유산 서울중심점 표지석이 말없이 서 있다. 1896년 한양의 중심 지점을 나타내기 위해 고종이 세웠다. 101년 전 3·1운동의 주역인 민족대표 33인은 태화빌딩과 하나로빌딩 사이 주차장 자리인 태화관 별유천지 6호실에서 독립선언을 했다. 서울이 10배 이상 확장되면서 옛 서울의 남쪽 경계였던 남산이 서울의 중심부가 됐다. 흘러간 옛 중심점이다. 이 밖에 인사동 일대의 서울미래유산은 조선중앙일보 옛 사옥, 보신각 지하철 수준점, 낙원악기상가, 허리우드극장, 이문설렁탕, 낙원떡집, 유진식당, 빈대떡전문 열차집 등이 있다. 인사동은 서울의 근대가 태동한 곳이다. 서울의 첫 대학로였고, 서울의 첫 정치 일번지였으며, 서울의 예술과 음식문화가 잉태된 곳이다. 서울의 미래유산 집결지대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일제강점기 몰락한 왕족 고미술품 팔아 인사동은 서울에서 가장 고풍스런 거리이자 미술품과 골동품의 향기가 진동하는 공간이다.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거리여서 외국인 친구나 오랜만에 고국을 찾은 교포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장소이다. 서울의 명소이자 예술가들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골동품과 도자기, 고서 등 한국의 전통 상품이 거래되는 상징적인 동네이면서도 ‘중국산 짝퉁’이 소비되는 자본주의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인사동길은 종로구 인사동 63번지에서 관훈동 136번지로 이어진다. 삼청동~관훈동~인사동~청계천 광통교까지 흐르는 개천을 복개하면서 생긴 신작로다. 북쪽으로는 관훈동, 동쪽으로는 낙원동, 남쪽으로는 종로2가 적선동 그리고 서쪽으로는 공평동과 접하는 700여m의 길이다. 일반적으로 인사동이라고 하면 골동품, 화랑, 표구, 필방, 전통 공예품, 전통찻집, 전통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인사동 인접 지역을 통칭한다. 안국역이나 종로3가역에서 들어오는 두 갈래 통로로 이뤄진 인사동의 몸통 인사동길은 모두 11개의 실핏줄 같은 골목을 통해 이웃 동네와 연결돼 있다. 인사동의 역사는 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계사 바로 옆 터에는 화가를 양성하고 선발하던 도화서가 있었다. 도화서에는 전국의 화원 지망생이 몰려들었고 지필묵을 파는 가게들이 생겼다. 인사동에 처음 고미술품 시장이 형성된 것은 일제강점기였다. 이때부터 인사동은 ‘한국 전통 문화재 유출의 현장’이 됐다. 몰락한 왕족과 양반들이 고미술품을 일본인에게 내다 판 시기다. 해방 이후에는 일본인 대신 미군과 유럽인들로 고객이 바뀌었다. 1970~80년대부터 인사동에 화랑·표구사 등의 상가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화랑이 들어섰다. 필방이 속속 진을 쳤다. “인사동에 와서도 인사동을 찾지 못하는 것은/동서남북에 서 있어도/동서남북이 보이지 않기 때문/그렇게 찾기 어려운 인사동이/동은 낙원동으로 빠지고/서는 공평동으로/남은 종로2가에서/북은 관훈동으로 사라지니/인사동이 인사동에 있을 리가 없다…” 이생진 시인은 시집 ‘인사동’에 인사동의 역사와 상처를 기록하고자 했다. 그리고 “시혼이 상혼에게 혼을 빼앗긴 지 오래되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미 14년 전의 일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사설] 통합당 ‘약자와의 동행’, 정책으로 진실성 보여 줘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어제 공식 출항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첫 공식 회의 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진취적으로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회의에서는 통합당을 ‘진취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진취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사용한 점이 특이한데 앞서 예고한 ‘깜짝 놀랄 만한 변화’의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보 진영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통합당 비대위는 정책 슬로건을 ‘약자와의 동행’으로 정하고 당의 보수노선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제 도입 등 기존 보수 진영에선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 정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창조적 파괴와 파괴적 혁신을 통해 통합당을 회생시킬 계획인 김 위원장은 당내 인사들에게 진보·보수·중도라는 표현을 쓰지 말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꼴통보수’, ‘꼰대’로 고착화된 통합당 이미지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바꿔 보겠다는 의욕일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 약속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영남 일부와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참패했다. 통합당은 재벌과 기득권을 대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유시장경제 논리를 내세워 노동자 안전을 위한 규제 신설 등에는 인색했고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부자증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가 총선 성적표로 나타났다. 이제는 사회적 약자, 서민, 노동자와 함께 가겠다고 약속은 하는데,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약자와의 동행’이란 약속은 그럴듯해도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그 유가족을 ‘불순세력’으로 폄훼하고 세월호 유족을 조롱하며, ‘죽음의 일터’로 매일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외면해 온 과거와 ‘김종인 비대위’는 완전히 단절해야만 한다. 혹여 지지층 확대를 위한 분식(粉飾)이라면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필망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말이 아니라 행동과 정책으로 변화를 입증해야 한다.
  • 주호영, 미국 흑인시위 거론한 이유 “통합정치 강조”

    주호영, 미국 흑인시위 거론한 이유 “통합정치 강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31일 미국에서 확산되는 ‘흑인사망’ 항의시위를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을 향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분노를 참지 못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온 이들은 주로 ‘코로나 팬더믹(대유행)’으로 직장을 잃은 흑인들, 하류계층 청년들”이라며 “코로나 팬더믹 이후 미국 사회의 그늘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전체 인구의 30%에 이르는 흑인·히스패닉들이 미국 사회에 통합되지 않은, 미국의 민낯과 치부가 지금 드러나고 있다”며 “정치의 본령은 사회 통합, 국민 통합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것이 21대 국회의 첫 번째 임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 개원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지혜를 모으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시간이 남아있으니 최선을 다해 야당과 협상하고 합의해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특정 정당이 과반을 넘지 못하거나 과반을 겨우 넘는 상황과 168석을 넘긴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통합당이 분명히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표결에 따른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쿠팡 관련 확진자 109명…감염원은 이태원 클럽 추정

    쿠팡 관련 확진자 109명…감염원은 이태원 클럽 추정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이 109명 선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확진자가 대부분 코로나로 생계가 위협받자 일용직에 나섰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전날 102명보다 6명 증가한 108명이었다. 감염경로별로는 물류센터 직원이 73명, 접촉자가 35명이고 지역별로는 경기도 47명, 인천 42명, 서울 19명이다. 방대본 발표 이후 쿠팡물류센터 직원인 40대 부천 주민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수는 최소 109명으로 늘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감염원인에 대해 역학조사 중인 가운데 방역당국은 인천 학원강사(인천 102번)발 확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천 학원강사는 이태원 클럽 방문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쿠팡 물류센터로 전파가 이어진 것이 가장 앞선 가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 확산 관련 초발확진자로 의심되는 인천 142번 확진자는 부천 돌잔치를 다녀와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천 돌잔치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인천 학원강사(인천 102번)→학원 수강생의 코인노래방 방문→코인노래방을 방문했던 프리랜서 사진사(인천 132번) 확진자를 거쳐 일가족 및 하객들이 감염된 바 있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들의 발생율은 3%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지난 29일 영등포구청은 ‘여의도 학원 강사의 어머니가 22일 쿠팡 직원을 만난 뒤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이어 여의도 학원 강사로 일하는 딸이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학원 강사의 어머니가 쿠팡 직원을 만난 날은 22일이 아닌 2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여의도 학원강사의 감염은 쿠팡물류센터발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학원 강사, 학습지 교사, 취업준비생 등이 일용직으로 많이 일해 우리 사회 노동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90년대 활동한 아이돌의 멤버였던 태사자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쿠팡의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택배일 지원자 급증의 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포토] EXID 하니, ‘배우 안희연’의 새로운 얼굴

    [포토] EXID 하니, ‘배우 안희연’의 새로운 얼굴

    그룹 EXID 하니가 패션매거진 ‘바자’ 6월호를 통해 새로운 화보를 공개했다. 예쁜 얼굴과 상냥한 말투, 털털한 성격으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있는 하니는 이번 화보에서도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화보에서 하니는 민낯에 가까운 메이크업으로 하니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올해 1월 웹드라마 ‘엑스엑스(XX)’에서 배우 안희연로 연기 첫 발을 내딛은 하니는 이환 감독의 신작 ‘어른들은 몰라요(가제)’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다. 또한 MBC, 한국영화감독조합, 웨이브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하는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SF8’의 ‘하얀 까마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기대를 모은다. 한편, 하니의 화보는 바자 6월호에서 공개된다. 사진=바자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콩 시위대에 맞아 옷찢기고 얼굴 피투성된 변호사

    홍콩 시위대에 맞아 옷찢기고 얼굴 피투성된 변호사

    홍콩, 코로나에도 24일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벌여 25일 중국 언론들은 홍콩 시위대가 변호사를 길거리에서 폭행하는 장면을 포착해 대대적으로 보도에 나섰다. AFP통신은 지난 24일 중국 정부가 제정하려는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인들의 시위에서 경찰이 최루탄 가스를 발사하고 물대포를 쏘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이 계획하는 국가보안법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홍콩 민주화 시위에 반역, 폭동 및 선동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많은 홍콩인은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자유를 말살할 수 있다는 우려에 수천 명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대규모 집회가 금지되었음에도 우산을 쓰고 거리 시위를 벌였다. 중국 언론이 공개한 동영상은 약 6명의 홍콩 시위대가 한 남성을 발로 차고 우산으로 때리는 장면으로 이 남성은 상의가 찢겨지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도망친다. 변호사협회는 피해자 남성이 협회원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현지 언론은 얻어맞은 변호사가 시위대에게 도로를 막는 것을 항의하다가 폭행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친중 시위대 간의 폭력은 흔하게 발생했다.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폭력 장면을 중국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들을 폭력적인 집단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홍콩 민주화 시위의 배후에 미국있다고 여겨 중국의 대표적인 민족주의 성향 언론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국이 후원하는 홍콩 민주주의 민낯을 보라”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도 트위터 계정에 홍콩 시위대의 폭력 영상을 게재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미국 등 외부 세력이 중국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여긴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에 대해 “홍콩 자치권의 관에 중국이 마지막 못을 박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24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해 국제사회가 바이러스 확산으로 손이 묶인 동안 홍콩 자치권을 수차례 공격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중국은 홍콩 시위를 ‘테러’라 부르며 선전하고 있지만,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시위자들은 훨씬 더 가혹한 법적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법이 외세의 홍콩 내정 개입을 금지하는 만큼 홍콩을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구속되거나 이들의 홍콩 선거 출마가 제한되고, 국제 비영리 단체 등도 법적으로 박해받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가라.’ ‘절차를 무시하다’, ‘대충하다’라는 뜻의 군대 은어다. 통상 해야 하는 일을 편하게 하려고 할 때 “가라 친다” 또는 “가라로 하자”고 표현한다. 단어를 순화하면 ‘편의주의’쯤 될 것이다. 가라가 군대에서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 보자. 최근 육군 모 부대들을 대상으로 재물조사가 있었다. 상급부대가 하급부대의 장비 관리 실태를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가 끝나고 일부 부대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조사를 받은 A부대의 경우 파손되거나 잃어버린 장비 현황을 거짓 없이 그대로 보고했다. 하지만 B부대는 다른 부대에서 상태가 좋은 장비를 빌려와 그것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조사나 검열을 앞두면 정해진 장비 보유 목록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현황을 맞추기 위해 장비를 빌려 오는 ‘꼼수’가 흔히 벌어진다.결과는 어땠을까. 현실을 그대로 보고한 A부대장은 경고장을 받았다. 반면 허위로 보고한 B부대는 오히려 표창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부대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은 당연했다. 군 소식통은 “전투력을 높이자고 하는 것인데도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가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상급부대에서 점검을 나올 때만 가라 치는 게 아니다. 일상적인 부대 운영에서도 이는 매우 흔한 방식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이면 군은 장병들을 대상으로 ‘정신전력’ 교육을 한다. 국가관, 대적관 등 장병들이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하게끔 3시간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부대들은 바쁜 부대 운영을 핑계로 ‘부대운영일지’에만 “O시부터 O시까지 정신교육을 실시했음”이라고 적는다. 실제로 장병들은 진지공사를 나가거나 작업을 위해 어디론가 뿔뿔이 사라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후 상급부대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을 오면, 부대는 조작된 운영일지를 제출해 평가를 받고는 한다. 부대 상황병들에게는 상황일지를 가라로 적는 방법도 능력이다. 때로는 가라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고 혼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대 가라’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병사들이 각종 서류에 간부 대신 서명을 하거나, 정해진 경계작전 코스를 모두 순찰하지 않았지만 일지에는 정상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군은 왜 가라에 익숙한 것일까. 군인들은 상급부대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점검과 업무 지시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훈련, 회의 등 바쁜 부대운영에 어쩔 수 없이 보여 주기식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가라가 만연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사단급 이상 상급부대는 연·대대급 예하부대에 업무지시를 하며 ‘찍어누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말단부대로 갈수록 현행 작전만 하는데도 업무 피로가 누적된다. 상급부대의 잦은 점검과 지시 등은 가뜩이나 폭발적인 부대운영 스케줄을 더욱 가중시킨다. 하급부대에서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시를 내린다”는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전방부대의 한 장교는 “지시 이행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라면 상급부대는 두 시간 만에 끝내라고 한다”며 “인원이 50명 필요하다면 막상 운용 가능 인원은 10여명인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상급부대가 정한 업무 기준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행정 편의주의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대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나면 적과 싸워야 하는 조직이다. 그만큼 평상시에도 완벽한 대비태세가 강하게 요구된다. 가라로 부대를 운영한다면 상급부대로부터 당장은 좋은 점수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간부들의 인사고과 관리에도 편리한 게 사실이다. 또 빡빡한 부대 운영때문에 어느 정도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정작 부대가 나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그동안 FM이라 불리는 야전교범을 무시하고 상당 부분을 편의주의에 의존했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군은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의 첫 과정’이라는 군대가 20대 초반의 젊은 청춘들에게 엉뚱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①]조국 딸 표창장…“허위 제출로 입시방해”vs“당락에 영향없고 허위도 아냐”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①]조국 딸 표창장…“허위 제출로 입시방해”vs“당락에 영향없고 허위도 아냐”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지난 21일 열린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14차 공판에는 모두 4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턴 활동을 했다는 부산의 아쿠아팰리스 호텔의 임원진 두 명과 조씨가 지원했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신모 교수, 조씨가 재학중인 부산대 의전원의 김모 교수다.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파일에 대해 정 교수 측에 마지막으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전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던 정 교수의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나온 이유가 뭔지 설명을 요청한 바 있다. 정 교수 측이 ‘표창장은 직원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정 교수 측은 “2014년 업무용 백업하거나 복사하는 과정에서 집에 있는 PC의 파일이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주심인 권성수 부장판사는 “누가 (백업을) 했는지, 컴퓨터 파일 전체를 백업한 건지, 집에서 쓰려고 선별해서 가져갔다는 건지 설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잘 알지 못해 ‘추정된다’고 쓴 것”이라고 답한 뒤 “개인의 생각이지만 검찰 측에서 계속 석명 요구를 하고 과거 오랜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형사소송이라는 게 검찰에게 입증 책임이 있는데 민사소송처럼 (이런 식의) 석명하는 절차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권 부장판사는 그러나 “피고인의 입장이 뭐냐”면서 “기억이 안나면 안난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객관적인 판단을 재판부가 할텐데 (피고인 측은) 가능성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을 우리가 다 심리할 수 없기 때문에 피고인의 기억을 들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질문의 의도를 재차 설명했다. 정 교수 측은 “피고인이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임 재판장은 “저희가 질문하는 취지는 이제 정리하실 때가 됐다”면서 “피고인이 기억을 못하고 있고, 검찰 측이 입증해야 한다고 정리를 할 수도 있지만 해명을 불명확한 상태이므로 6월 12일까지 의견서를 정리해서 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이후에는 추가로 묻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아들 조원씨의 수료증에 있는 총장 직인 파일을 사용해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허위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 측은 정상적으로 발급된 표창장이라는 입장이지만 딸의 표창장도, 앞서 발급받은 아들의 수료장 모두 원본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정 교수 측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는 정 교수의 PC는 휴게실 관리 조교로부터 임의제출받은 것이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표창장을 비롯해 각종 서류들이 허위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의전원 입시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의 자기소개서와 서류가 입시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진술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하던 2013년 당시 교무부학장으로 있으면서 학생 입학업무를 총괄했던 신 교수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나왔다. 검찰 조사 당시 신 교수는 ‘조민의 학부 성적이 높지 않고 영어성적은 지원자들 사이에 큰 편차가 없기 때문에 자소서와 각종 서류가 1차 합격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으나, 이날 “기존 검찰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고 했다. 신 교수는 “증인신문 전 당시 학생들의 성적을 확인해 본 결과 조민의 서류전형 점수는 10점 만점에 7.08점으로 1차 합격생 138명 중 108등에 해당했다”면서 “검찰 진술 당시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잘 알지 못해서 한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받은 각종 인턴증명서나 총장상 등이 의전원 입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정 교수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양측의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가 건넨 질문에서 재판부의 의중이 다소 드러났다. 김선희 부장판사는 “합격자 당락은 결국 최종 점수로 산출하는 거냐” “다른 원칙 없이 점수로만 들어가는 거냐”고 물었고 신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 사이에 점수차가 얼마나 나냐”는 질문에 신 교수가 “68등(최종 합격자에 들어가는 마지막 등수)과 69등 사이에 0.1점이 날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김 부장판사는 “0.1점 가지고도 당락이 좌우되는 건 맞죠”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한 신 교수의 답변은 “네”였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의 입학 취소 사례를 들며 “입학 성적에서 (허위) 논문의 비중을 고려해 입학을 취소한 건지 아니면 제출된 서류 자체가 허위라서 취소된된 건지”를 물었다. 신 교수가 “허위 사유만으로 취소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하자 임 부장판사는 “(조민이) 서울대 의전원에서 결과적으로 1차 전형을 통과했는데 이에 대해 검토한 적이 있느냐”면서 “허위라면 그런 점수를 못받았을텐데 그렇다면 한 명이 통과를 못한 것이 되지 않냐”고 지적했다. 신 교수 측은 ‘제출 서류가 위조된 사례가 의전원에선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각종 서류 등이 허위가 아니라는 피고인 입장에서 이날 재판은 부차적인 쟁점에 관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실제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던 부산대 의전원의 당시 입학전문위원장이었던 김모 교수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부산대 차원에서 당시 입학생들이 제출했던 서류 전체를 검토한 사례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조씨가 현재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 중인 데다 표창장의 위조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입장을 밝히긴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조씨는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성적이 필요하지 않은 국내대 자연계 출신 수시전형(15명)으로 합격했다. 학부 성적과 영어, 서류, 면접으로 당락이 결정되고, 고교 시절의 활동 내역은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생 때 받은 총장 표창장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입시 전형이었다. 신문이 끝난 뒤 김 교수는 “진실이 빨리 좀 밝혀져서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고 이날 재판이 마무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이슈]드라마로 읽는 심리… 준영이는 왜 고산의 ‘숨은 빌런’ 됐나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난거? 그래서 뭐? 그게 뭐 어쨌는데? 엄마를 배신한거지 나까진 아니야… 이혼하지마. 엄마가 아빠 한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극 중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은 6회에서 이혼을 고백하는 엄마에게 이같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빌런’(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돌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으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준영이는 반항을 하거나 비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동시에 부모의 전쟁 같은 이혼에 직격탄을 맞은 최대 피해자라는 연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완벽한 가정’을 이뤘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어디서부터 준영이와 엇갈린 걸까. 자녀를 둔 부모에게 ‘건강한 이혼’은 가능할까. 정신과,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준영이와 같은 이혼가정의 자녀들에게 분노와 함께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성인보다 가족에 대한 의존도와 충성심이 높기 때문에 ‘나는 이 가정을 지키는데 일조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의 이혼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모의 외도, 폭력, 정사 목격… 어떤 상흔 남길까 극 중 지선우와 이태오는 적나라한 서로의 민낯을 준영이의 눈에 가혹하리만치 여러번 들킨다. 준영이는 아빠가 상간녀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데 이어 아빠가 엄마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는 현장을 맞닥뜨린다. 이혼한 엄마와 둘이 겨우 마음 잡고 사나 싶었더니 2년 만에 돌아온 아빠는 준영이가 보는 줄도 모르고 증오하던 엄마와 동침하는가 하면 끝내 아들의 눈앞에서 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사이의 불화를 보여주는 것도 정서적 학대”라면서 “준영이가 가정폭력을 목격하고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직후에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은 여성가족부, 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로 주무 부처가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하기 쉬우므로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6회에서 준영이의 문제의 발언이 외려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이혼가정 자녀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의 관계 파탄을 자신과의 관계 파탄으로 동일시하면서 괴로워한다”면서 “두 관계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준영이로서는 극복의 첫 단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준영이의 방황, 지선우의 책임일까준영이의 날선 반항은 대부분 엄마 지선우를 향했다. 임명호 교수는 “지선우 자신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상실하고 느꼈던 아픔을 치료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윤기(이무생 분) 선생이 도와주려 하지만 외려 방어적으로 거부하고, 심지어 준영이가 몰래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막는다”면서 “자신도 트라우마를 치료 받고 또 아이의 치료를 지지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의심하거나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한다”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애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이태오가 외려 나았지만, 그 역시 이혼 과정에서 아이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욕심낼 뿐 아이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계모인 여다경(한소희 분)도 준영이의 상처에 큰 축을 차지한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제니의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바로 준영이에게 ‘네가 때렸느냐’고 속단한 것도 문제지만, 그 직후 ‘내가 해줄만큼 다 해줬잖아. 얼마나 더 해줘야하니?’라는 발언이 결정적인 문제”라면서 “부모와 자녀는 부모가 무언가를 해주고 자녀가 받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다. 그런데 여다경의 이같은 말은 준영이를 자신의 자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경제적 윤택함을 무기로 수혜를 베풀어온 것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혼가정 자녀인데… 준영이와 노을이는 왜 달랐나준영이의 친구인 윤노을(신수연 분)은 역시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지만 똑똑하고 착한 모범생이다. 준영의 도벽을 눈치채고 “네가 이러면 한부모가정 아이들 다 이상하다고 욕먹이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노충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얼마나 건강한 관계가 형성 돼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죄책감에 아이의 부당한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부모의 역할을 흔들리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센터장 역시 “노을이가 마트에서 일하는 엄마를 웃으며 돕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평소에도 노을이에게 엄마가 일방적으로 응석을 받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서로의 어려움을 터놓고 나누는 사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부모와 자녀가 평소에도 함께 몸을 쓰고 시간을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반드시 놀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선우는 극 중 워킹맘이면서도 집안일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데, 준영이와 함께 대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나누며 일상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기능적 편의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건강한 이혼’ 가능하려면 전문가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이혼은 부모 사이의 일일 뿐이지 너와는 상관이 없고,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너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혼은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노충래 교수도 “부부가 협의 이혼을 할 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양육교육을 의무로 받게 돼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아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면 부모가 전문적인 심리상담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내면의 감정을 다 표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호 센터장은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의 경우 대표적인 난관이 ‘가족 사진 가져오기’ 숙제”라면서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사진에 엄마(혹은 아빠)는 어디있어?’라고 물어 아이가 혼란을 느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교육기관에서부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가족구성원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또 “한부모가정은 성인 혼자서 경제활동과 양육을 도맡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육체적·정신적 체력 소모가 큰 경우가 많다”면서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과 함께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자조모임 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황대호 의원,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체육인 지원 대책 촉구

    황대호 의원,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체육인 지원 대책 촉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체육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경기도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황 의원은 열악한 조직과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체육부서의 실상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인 체육정책 마련을 위해 근본적인 조직과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일 황 의원실에 따르면 황 의원은 지난 11일 경기도 체육과 담당자와의 면담에서 “도내 체육시설 및 관련 종사자들이 집단 감염위험이 높은 다중 밀접시설에 대한 운영 중단 권고에 따라 자발적으로 장기간 휴업에 들어갔지만 영업중단이 길어지면서 겪는 고충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특히, 소규모 체육시설과 프리랜서(비정규직) 체육관련 종사자 등은 소득이 전무한 상태에 놓여 있어 긴급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의원은 “지난 달부터 도내 체육공동체들과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고충이나 정책제안 등을 수렴해 왔는데 유독 체육계 종사자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더 큰 문제는 경기도 해당부서의 답변이 앞으로도 지원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어서 체육공동체의 실망감과 벼랑 끝에 놓인 경제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계에 위협을 호소하는 체육공동체를 위한 긴급 지원 대책은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 체육을 책임지는 조직은 고작 ‘1과 4팀 20명’에 불과해 경기도보다 인구가 적은 서울시가 ‘3과 13팀 59명, 1개 사업소(4개과) 124명’으로 운영되는 것에 비하면 경기도의 독창적인 체육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경기도의 2020년 체육 관련 예산은 1467억원으로 서울시 1643억원에 엇비슷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용도 변경이 불가능해 손도 못 대는 국비가 1000억원으로 실제로는 도비 467억원 정도만이 투입 가능한 체육 관련 예산이고, 이마저도 대부분이 도내 산하 체육단체 운영에 투입되고 있어 경기도 차원의 체육공동체를 위한 대책 마련은 구조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체육인 출신이기도 한 황대호 의원은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도 체육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는데 결론은 경기도 체육을 위해선 독자적으로 아무런 지원을 할 수 없는 원천적 구조라는 것”이라면서 “도내 체육인들의 고충과 실질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체육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좀 적당히 해라

    [박철현의 이방사회] 좀 적당히 해라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일본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 8일 발령된 긴급사태선언이 39개 부현에서는 해제됐지만 도쿄, 홋카이도 등 8개 지역은 여전히 외출자숙, 휴업, 휴교 등의 비상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한편 오사카는 독자적인 긴급사태 해제를 결정했다. 경제적으로 견딜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온다. 가장 먼저 위태로워지는 계층은 역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긴급사태 이후의 정부통계 실업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노무라 소켄 등은 올해 평균실업률은 6%, 잠정실업률은 11%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 실업 태풍의 초기 피해자들이 바로 외노자다. 정사원과 달리 확실한 고용 보장을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및 계약직들은 경영자의 간단한 한마디로 해고된다. 해고수당은 물론 실업급여를 못 받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직접 만나 본 서비스업 위주의 경영자들은 공통적으로 사업 규모를 줄였다고 한다. 대량해고가 포함된다. 네팔, 인도, 베트남, 몽골, 타이 등에서 온 외노자가 우선 잘린다. 얼어붙은 구인시장 때문에 해고자들은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없다. 한두 달은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귀국할 수밖에 없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에서, 실업 상태로 버티는 것보다 그나마 낫기 때문이다. 젊은 이방인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20~30년 전에 도일해 일가를 이룬 한국인 중에서도 사업체를 정리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이 꽤 있다. 완전귀국은 아니더라도 자산의 절반 정도는 정리해 본국에 기반을 마련해 놓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뉴커머로 와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했고 누가 봐도 일본에서 생을 마칠 것 같던 그들이 이러는 이유는, 물론 코로나19 정국을 맞이해 사업이 힘들어진 것도 있지만 일본의 장기적 미래에 대한 근심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의 대처가 엉망임을 확인했다. 미래에 다시 올지 모르는 2차, 3차 감염 웨이브, 혹은 전혀 다른 형태의 재난, 이를테면 언젠가는 찾아올 난카이대지진을 과연 일본이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다. 2011년엔 이런 이야기를 하며 귀국하는 사람들이 치사해 보였지만 요즘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만큼 아베 정권은 거의 모든 면에서 엉망이다. 너무 엉망이라 어디서부터 거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정국이 전후 최대의 재앙이라며 전례 없는 긴급사태선언까지 발령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나온 ‘검찰청법 개정’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검찰청법 개정에 항의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트위터리안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아베 정권은, 아베 신조의 대표적 스캔들인 모리토모 학원의 범죄행위 관련자 불기소 처분에 혁혁한 공을 세운 구로가와 히로무 도쿄고검장을 검찰청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정년연장시켰다. 당시 아베 내각은 검찰청법상 명백한 위법인 정년연장을 통과시키려고 상위 법률인 국가공무원법의 정년연장 조항을 적용해 그의 6개월 연장을 각의결정했다.그런데 이후 국회 공방에서 검찰관 정년연장은 국가공무원법이 허용하는 정년연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판례를 통해 증명됐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국가공무원법상의 ‘해석’을 변경하겠다며 정년연장을 끝끝내 관철시켰고, 지금 이 시기에 정년연장을 아예 명문화하려고 검찰청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이 급박한 시기에 왜 이런 일에 목숨을 거는 걸까. 바로 올해 7월로 임기가 끝나는 이나다 노부오 검사총장 자리에 구로가와를 앉혀서, 가까운 미래에 사직할 아베 총리의 퇴임 후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누가 봐도 뻔한 장난을 치고 있는 사람과 그 일당이 국가를 이끌고 있다. 검찰청법 개정은 트위터에서의 항의와 유명인들의 반대선언이 이어지면서 다음 국회로 연기됐다.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정권 지지율은 여전히 40%를 유지하고 있고 이 법안 역시 다음 국회에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대안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본국 귀국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거기 우리가 있었다”… 5월의 서가, 그날을 증언하다

    “거기 우리가 있었다”… 5월의 서가, 그날을 증언하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은 올해 출판가엔 더 많은 책들이 찾아와 광주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책을 비롯해 발포 명령을 거부한 경찰을 조명한 평전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참혹한 영상이나 기록물과 달리 소설 고유의 힘을 발휘하는 책도 손에 잡힌다.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1980년 5월 18일 광주를 기억하라고.●알려지지 않은 진실 기록하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3시 40분. 광주관광호텔 영업과장 홍성표씨는 당시 계엄군을 피해 숨었던 6층 620호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한다. 11여단 특공대가 날이 채 밝기 전 전일빌딩 고층에 있는 시위대에게 총격을 받자 이를 제압하려고 헬기사격을 요청한 것으로 추측된다. 신간 ‘호텔리어의 노래´(빨간소금)는 5·18 당시 홍씨의 기억을 재구성했다. 전일빌딩 오른쪽 맞은편에 있던 8층 건물 광주관광호텔은 계엄군이 들이닥치자 폐점했고 열흘 동안 그 안에 있던 홍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특히, 헬기사격에 관한 그의 증언은 전일빌딩 10층 기둥에 남은 흔적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두환씨의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명백한 반박이기도 하다. 책은 지난 40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공간에서 본 5·18의 모습이다.‘안병하 평전´(정한책방)은 5·18을 한 경찰을 통해 새롭게 조명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이희성 계엄군 사령관은 안병하 전남 경찰국장에게 “무기를 들고 시내로 진입하라”고 압박했다. 안 국장은 “경찰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국장은 곧바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로 압송돼 8일 동안 혹독한 고문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8년 동안 투병하다 1988년 60세 나이로 별세했다. 당시 전남 경찰은 상부의 거듭되는 강경진압 지시에도 시민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았는데, 이 사실은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책은 5월 17일부터 전남도청 최종 진압작전 하루 전인 5월 26일까지 안 국장의 행적을 좇는다. 당시 시민군으로 전남도청 상황실에서 활동했던 이재의 작가가 안 국장의 유고인 ‘비망록’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다른 시각으로 5·18 풀어내다 독립운동사 및 친일 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낸 ‘꺼지지 않는 오월의 불꽃’(두레)은 5·18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군부 쿠데타와 광주학살의 배경 등 광주항쟁이 벌어지기 전의 전주곡과 같은 역사, 그리고 광주항쟁 첫날부터 계엄군에게 진압되는 마지막 날까지 치열하고 끔찍했던 항쟁의 나날들, 마지막으로 광주학살의 주범과 공범, 광주항쟁 이후 남은 과제의 세 부분에 걸쳐 서술한다. 당시 항쟁을 왜곡보도하거나 신군부를 치켜세운 국내 언론들의 민낯도 고스란히 밝혀진다. 사료를 철저히 분석해 ‘피의 역사’를 생생하게 구성했다.‘5·18 광주 커뮤니타스’(사람의무늬)는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리미널리티(전이)·커뮤니타스·사회극’ 관점에서 5·18을 조명한다. 신성하고 종교적인 순간인 ‘리미널리티’ 단계, 그리고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나 그들이 모여 있는 상황이나 공간을 ‘커뮤니타스’라 부른다. 저자인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는 항쟁 참여자들이 깊은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그 내면적 조건을 여러모로 분석하고 당시 민주화운동을 ‘사회적 행위의 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시간과 장소’로 풀이한다. 그러면서 10일간의 광주 시민들의 역사를 한 편의 사회드라마로 재현했다. 강 교수는 “5·18은 더이상 민주화의 퇴보를 용인하지 않는 역진방지장치”라며 “강력하게 역사의 전진과 진보를 추동하는 장치로 동시에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누군가의 이야기로 빚어내다 문학 작품은 여러 시선으로 ‘그날’을 재조명한다. 작품마다 주목하는 주체나 시점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5월 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의 광주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 낸 정찬주 작가의 ‘광주 아리랑 1·2’(다연)는 집대성에 가깝다. ‘다큐 소설’을 표방하는 책은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비운동권 학생, 농사꾼 등 5·18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하듯 그려 냈다. 정찬주가 그린 ‘광주’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운동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끝내 총을 들지 못한 주변인들의 고통도 같은 무게로 담아냈다는 데에 있다.33년 전, 공수부대원의 시점으로 5·18을 그린 소설 ‘십오방 이야기’로 데뷔했던 정도상 작가는 이번엔 시민군의 눈으로 광주를 좇았다. 그가 쓴 장편 소설 ‘꽃잎처럼’(다산책방)을 통해서다. 5·18의 마지막 밤, 스물한 살 노동자 명수가 겪은 전남도청에서의 마지막 결사 항전이 담겼다. 이와 달리 40주년을 맞아 양장 특별판으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창비)는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의 시점이다.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 동호의 자취가 다시 봐도 아릿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野 “정의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

    野 “정의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

    한국당 전주혜, 시민당에 “같이 진상규명 하자”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관련한 의혹에 야권이 일제히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전주혜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에 정의연 의혹 관련 진상위원회를 만들고 미래통합당과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 당선인은 “무엇이 이용수 할머니에게 ‘속을 만큼 속았다’고 하게 했는지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며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활동해온 노고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의연 대표 출신 윤미향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자 ‘미래한국당 사전기획설’을 제기했던 더불어시민당에 “같이 진상규명에 나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의연이 기부금의 사용처를 밝히지 않는 데 대해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며 “정의를 내걸고 정의로 먹고 살아온 집단이 이 정도의 상식을 모르는 척하니 기가 찰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윤미향 시민당 당선인이 자신을 향한 언론의 의혹 제기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대응한 데 대해 “진실로 당당하다면 모든 의혹에 대해 스스로 밝히면 될 일”이라며 “국면 전환만 꾀하려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서부터 피해자 지원 규모에 이르기까지 온통 의혹투성이”라며 “정의기억연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기부와 성원을 보내 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그것이 정의연이 받는 수많은 의혹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고 이제까지 믿고 후원해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더부스’도 몰락… 스타 외식업체 경영 ‘도마’

    ‘더부스’도 몰락… 스타 외식업체 경영 ‘도마’

    “회사 감사보고서에 투자자 지분 미등재” 투자금 횡령 혐의 양성후 대표 등 피소 ‘셀럽 마케팅’에 기대 몸집 불리기 급급 경영난에 서울 6개 매장 임대료도 못 내 ‘대동강페일에일’을 생산하는 수제맥주 업체 ‘더부스’ 대표가 투자금 횡령 등의 사기죄로 투자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 백종원’으로 불리던 외식브랜드 ‘월향’의 이여영 대표가 최근 횡령,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데 이어 ‘수제맥주 개척자’로 이름 난 더부스까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셀럽 마케팅’에만 기대 본질을 등한시하고 몸집을 불리는 데 급급했던 ‘스타 외식업체’들의 경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더부스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미켈러 바’의 투자자 A씨는 지난달 사기 혐의로 더부스의 양성후·김희윤 대표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5년 전 덴마크 본사가 51%, 더부스를 비롯한 국내 사업자가 49%의 지분 구조를 가진 이 바에 현금 7500만원과 건물 월세 보증금 1억원을 투자했다. 한국 지분의 절반을 갖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더부스는 회사 감사보고서에 A씨의 지분을 등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따로 요청한 주주명부에는 내 지분을 올린, 위조한 문서를 보내 왔다”고 주장했다. 더부스는 한의대 출신인 김희윤·투자자문사 출신 양성후 부부, 대니얼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이 함께 2014년 용산구 경리단길에 작은 펍으로 창업해 한때 연매출 120억원 규모로 회사를 키워 화제가 됐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과 경영 미숙 등으로 매해 적자가 불어나 지난해에는 본사 직원 15명을 한꺼번에 부당해고하고 전 직원의 4대 보험까지 체납해 비판을 받았다. 전 직원 B씨는 “월급 명세서에는 4대 보험을 기록해 놓고 납부는 하지 않아 사실상 횡령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부스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현재 서울 시내 6개 매장의 임대료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금 체불과 4대 보험금 횡령 혐의로 직원들과 남편 임정식 셰프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매장 구조조정을 한 월향 이 대표의 상황과 비슷하다. 화려해 보였던 ‘스타 업체’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면서 외식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외식업체 대표는 “대표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투자금을 받고 사업체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된, 무책임한 경영의 결과”라면서 “월향과 더부스 사례를 반면교사로 여겨 내실을 다지는 업체들이 살아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더불어민주당 주간논평, 이천 화재사고 희생자 추모 및 재발방지 대책 촉구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염종현, 부천1)은 이천 화재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이천 화재사고는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추구를 우선시하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참사다. 원청, 하청, 재하청이 거듭되면서 위험은‘외주화’되었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해졌으며, 비용절감과 관행을 핑계로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러한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나서서 돈보다 생명을 우선시하도록 법과 제도는 물론 노동현장의 관행을 바꿔야 한다. 경기도정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경기도민과 함께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가 발생하여 40명의 노동자가 희생되었을 때 사업주가 받은 처벌은 사망자 한 명당 50만 원꼴인 2천만 원에 불과했다. 실제 2009년부터 작년 6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6,144건 중 징역·금고형 비율은 0.57%에 불과하다. 김용균 노동자의 희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개정되어 안전에 대한 기업주의 책임과 처벌조항이 강화되었으나, 처벌을 실행하기 위해 징역 1년을 하한으로 하는 조항이 보수야당과 관련 기업 등의 반대로 개정안에서 제외되어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대형재해사건 발생 시 기업주는 물론 기업 자체, 관련 공무원 등의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조항을 담고 있는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이 2017년 4월 고 노회찬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으나 그해 9월 상임위에 한 차례 상정된 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만적인 노동현장의 관행은 지속되었고 이번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곧 바로 관련 법의 제·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경기도는 이천참사 발생 후 위험작업장을 분류해 노동안전지킴이를 파견하고 실질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조항을 건축허가에 명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산업현장 안전을 감독·감시할 책임과 권한이 지자체에 법적으로 부여되어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 2018년 기준 전국의 산재사망자 중 경기도 산재사망자는 24.9%로 전체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 사업체 수는 90만 8천여 개로 전체의 22.2%를 차지하고, 종사자수는 5백16만여 명으로 23.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경기도, 인천광역시, 강원도 전체를 관할하는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 노동조건, 노동자 권리 등에 대해 제대로 감독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면 지자체라도 나서야 한다. 노동조건과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기지방노동청의 신설을 강력히 요청 드린다.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국민의 생명보호는 국가의 최우선 책무다. ‘돈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키는’ 야만적인 기업문화, 경제체제를 이번에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 개정, 조례 제정, 지자체로의 권한 이행 등을 통해 노동자의 안전이 보장되고, 돈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문화가 만들어지도록 1,370만 경기도민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아직까지 세계는 기나긴 터널에 갇혀 있다. 미증유의 재앙을 맞아 우리를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 경제, 산업, 교육, 보건,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질서의 흐름이 형성되는 흔적이 뚜렷하다. 이른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바꿔 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이런 공통의 인식 체험은 우리를 지배하는 정신세계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에 창궐했던 흑사병이었다. 14세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1가량이 죽었다는 통계도 있다. 신을 향한 간절한 기도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신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싹텄다.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는 성직자들이 무더기로 죽어 가는 것을 목도한 민중들의 마음은 교회에서 멀어졌고 급기야 신권(神權)의 몰락은 필연의 수순을 밟는다. 신권의 토대였던 정치·경제 권력도 함께 허물어졌다. 흑사병 창궐로 농노 인구가 격감되자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가져왔고 봉건경제가 해체의 길로 들어서면서 봉건영주의 권력도 스러져 갔다. 대신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상업자본을 축적한 자본가 계급이 등장했고 이는 산업혁명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이 한꺼번에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흑사병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는 트리거(당아쇠)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우선 기존의 권력질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적 석학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촉발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쇠락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10년 이상 이어진 베트남전쟁 전사자 수(5만 8220명)를 넘어선 지 오래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사망자 수 모두 압도적인 1위의 불명예를 얻은 미국은 이미 글로벌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제질서의 변화를 예견했던 니컬러스 블룸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로 불릴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역시 이번에 소프트파워(연성권력)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폐쇄적 태도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미국 대안 세력으로서 중국 권위주의 모델에 대한 신뢰도 급격히 떨어졌다. 어느 일방의 독주가 불가능한 2인3각의 패권경쟁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이런 국제권력의 변동은 기존의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필연적 변화를 수반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反)세계화 현상’이 일상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무역과 이주 등을 크게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 시대(wall city)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던 패러다임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18세기 이후 뿌리 깊게 자리잡은 ‘서구 우월주의’의 커다란 균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수(5일 기준)는 330만명을 넘어섰다.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대부분 서구 국가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들의 형편없는 대처 능력과 부실한 공공의료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근대화 과정에서 동양인들이 그렇게 닮고 싶어 했던, 서구 선진국들의 실체를 보면서 ‘서구 콤플렉스’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당분간 세계는 극심한 경제침체와 패권 전쟁을 동반한 이중의 혼란이 지배할 것이다.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로선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늘 혼돈과 위기 이후에 강점을 발휘하면서 새롭게 혁신해 왔다. 암울한 군사독재와 격렬한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1997년 초유의 환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을 겪으면서 우리는 재벌 구조조정과 부실기업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도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식이 세계인의 칭송을 받으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사실은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 줬다. 이 자긍심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한 혼돈의 시대에 세계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에너지가 된다. oilman@seoul.co.kr
  • 코가리개·골판지보호구…일본은 과연 선진국일까

    코가리개·골판지보호구…일본은 과연 선진국일까

    일본은 그동안 각종 미디어를 통해 선진국임을 강조해왔다. 선진국의 기준은 국가의 부유함 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소득과 교육수준, 민주주의지수 공공청렴지수, 부패인식지구, 언론자유지수 등이 참고자료가 된다. 겉보기에 선진국이라고 해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경우도 상당하다. 코로나19는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혼란에 빠진 방역체계와 조롱거리로 전락한 아베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국 정부의 의료체계와 시민의식과는 비교자체가 불가한, 믿을 수 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침대에 마스크, 보호구, 가림막까지 ‘골판지’아베 친형이 제조·수출기업 대표… 유착의혹 지난해 9월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 숙소의 침대는 골판지로 제작돼 논란이 됐다. 조직위는 환경 친화적이며 가볍다고 소개했지만 각국 언론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배려하지 않은 보잘 것 없는 침대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됐지만 일본은 골판지를 나리타공항 내부에 사용했다. 해외입국자들의 임시격리를 위해 골판지로 간이침대를 만들어 이틀 동안 머물게 한 것이다. 감염을 차단하기는커녕 확산시킬 수 있는, 믿기 힘든 방역 조치였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골판지 사용에 일본의 기업 역시 안면보호구와 마스크를 출시했다. 사가시키라는 업체가 제작한 안면 보호구는 눈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골판지로 제작했다. 업체는 보호구 안에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착용해야 한다는 주의사항과 함께 도쿄 병원에 기증계획을 밝혔다. 이 제품은 현재 공식사이트를 통해 100장당 1만 6000엔(18만 4300원)에 판매되고 있다.회사에서도 골판지 칸막이를 이용하고 있다. 책상과 책상 사이에 골판지 칸막이를 끼운 뒤 구멍을 내고 비닐로 된 랩을 씌워 얼굴을 보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은 “큰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감염 위험도 낮추겠다는 취지”라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각종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 친형인 히로노부는 2012년부터 골판지 제품 거래와 수출을 하는 미쓰비시 상사 패키징 주식회사의 대표로 일하고 있고, 미쓰비시 중공업은 아베가 속한 자민당에 정치헌금을 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골판지를 대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아베는 이 밖에도 국민 세금으로 열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을 선거 유세에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벚꽃 스캔들과, 2017년 모리토모 스캔들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화제가 됐던 ‘코 가리개’ 마스크 역시 행정무능을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베가 주도해 배포한 천 마스크는 아동용에 가까워 성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할 뿐 아니라 감염 차단에도 효과가 없어 예산(약 5260억 원)을 크게 낭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현장에서도 필요한 장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의료진이 개인적으로 장비를 구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온라인개학을 시행해놓고 교사만 집에서 수업을 하는 ‘이상한’ 입학식을 열기도 했다. 잦은 지진으로 재난 수습에 탁월하다고 평가됐던 일본 정부가 실은 정치적 기반을 보다 중시해왔고 그 배경엔 만연한 정경유착, 각종 비리가 있다는 것이 코로나19로 드러난 것이다.“일본은 선진국이 아니고 관료 독재국가”만성적 부정부패, 정경유착이 낳은 행정 무능엄격한 규율, 통제, 절대 복종 강조된 사회 실제로 이와 관련해 책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을 쓴 네덜란드 언론인 월프럴은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고 관료 독재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개인의 행복이 경시되고 샐러리맨이 혹사당하며 강력한 복종이 강조되는 일본 사회의 일면을 꼬집은 것이다. 패트린 스미스 역시 “일본은 근대화된 나라이지만 과연 근대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을 주저하게 된다. 비민주적, 전근대적 요소들, 과거 전체주의적 유산이 청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시민혁명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나라이며 실제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 일본은 비민주적 통제국가에 가까우며 정치 역시 심각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으로 얼룩져있는, 정치사회적으로는 오히려 후진국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아베는 4일 당초 예정한 긴급사태 선언을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일본은 초기 소극적인 대응과 주먹구구식 통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은 긴급사태 연장을 통해 하루 확진자 100명 미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265조원의 경제손실이 생길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루 한 자리 수를 유지하고 서서히 생활방역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와 상반된 상황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00명 죽어도 몰랐던 뉴욕… 코로나에 드러난 美의 민낯

    100명 죽어도 몰랐던 뉴욕… 코로나에 드러난 美의 민낯

    뉴욕시장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요양원에서 코로나19 사망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뉴욕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100명 가까운 인원이 코로나19로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AP통신 등은 지난 1일(현지시간) 맨해튼 소재 이저벨라 노인센터에서 98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역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 46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2명도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병원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8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기 사망자가 발생한 이 요양원은 정원 705명 규모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난 3월 중순부터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상태였다. 특히 이날 현재 뉴욕시 당국 공식 통계상 이 요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13명으로, 병원 측이 밝힌 규모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대규모 사망이 일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과 진단 검사 부족이 꼽힌다. 요양원 측은 홈페이지에 “뉴욕에 있는 다른 요양원과 마찬가지로 이저벨라는 초기에 입소자와 직원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검사할 여건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저벨라 요양원은 보건당국에 정확한 자료를 보고해 왔고, 사망자를 포함해 확인된 양성 판정 현황과 의심 사례를 매일 공유해 왔다”고도 했다. “당국과 자료를 매일 공유했다”는 요양원 측의 해명에 비춰 보면 뉴욕시의 공식 통계가 제때 수정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저벨라와 시 당국 모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다른 요양시설에서도 실제 사망자가 더 많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뉴욕주 보건부에 따르면 노인 요양시설 239곳 가운데 최소 6개 시설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40명 이상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저벨라 요양원 사망 소식에 “정말 끔찍한 일이다”라며 “한곳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잃었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확진자 제로? 금기어 오른 ‘코로나’ 말하면 잡혀간다...철권통치의 민낯

    확진자 제로? 금기어 오른 ‘코로나’ 말하면 잡혀간다...철권통치의 민낯

    자칭 ‘코로나19 청정국’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통령이 감염 위험 속에서도 국경일 행사를 강행했다. 자유유럽방송(RFE)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의 국제승마스포츠단지에서 ‘말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고 전했다. 말 애호가로 잘 알려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아름다운 말 선발대회와 경마대회 등 각종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권력을 과시했다. 관중석에는 단체복을 입은 응원단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RFE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모든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외신기자와 외교관 등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3월 일시적 봉쇄 외에는 별다른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제로’(0)라며 지난달 초에는 국내 축구리그를 재개하는 등 봉쇄령을 해제했다. 그러나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2006년 첫 취임 후 15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대통령의 철권통치가 정보의 은폐를 불러일으켰을 거란 관측이다.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코로나19를 언급하는 것을 금지했다. 코로나 관련 대화를 나누거나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적발되면 사복경찰에게 끌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나 병원, 직장 등에 배포하는 책자에서도 코로나19가 삭제됐다. 언론 보도에서도 코로나19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통신사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3월이 마지막이다. 의사들에게는 코로나19 ‘양성’ 판정 역시 은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메니스탄의 폐쇄적인 독재 체제와 더불어 지리적으로 중국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점 역시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보고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그러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뚱딴지같은 발언으로 불안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지난 3월 13일 코로나 관련 내각회의에서는 “하말라라는 야생 약초를 태우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파괴될 것”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치과의사 출신인 그는 “수천 년 동안 우리 조상들은 중독과 싸우며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국가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국민을 동원해 ‘말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고야 말았다.물가상승 등 기존의 경제적 어려움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마당에 각종 말 작품을 출품해 선정된 작가에게는 현금을 지급했고, 아름다운 말 선발대회 우승마의 주인에게는 아우디 Q8을 수여했다. 자유유럽방송에 따르면 2006년 취임 후 네 번째 임기를 맞은 대통령은 현재까지 최소 6억8000만 달러(약 8289억 원)를 말산업에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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