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민낯
    2025-10-05
    검색기록 지우기
  • 담합
    2025-10-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65
  • [책꽂이]

    [책꽂이]

    팔레스타인 실험실(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소소의책) 20년 넘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상황을 보도하며 팔레스타인을 ‘실험실’ 삼는 이스라엘의 잔인한 행태를 비판해 온 저자가 팔레스타인에서 자행되는 불법 감시와 차별, 통제 등 인권침해의 민낯을 밝힌다. 이스라엘이 어떻게 무기 산업과 정교한 감시·정보 장비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글로벌 리더가 됐는지 드러낸다. 356쪽. 2만 3000원.2000년생이 온다(임홍택 지음, 11%) ‘90년생이 온다’의 저자가 이번엔 저출산 시대의 첫 번째 세대인 2000년대생을 조명했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이 꿈이고 직장을 다니더라도 이미 마음은 퇴사한 상태인 2000년대생의 특징과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제시하며 시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해 본다. 304쪽. 1만 8000원.존재양식의 탐구-근대인의 인류학(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장진 옮김, 사월의책) 과학기술학의 대가인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근대화가 낳은 온갖 문제의 원인을 짚고 해법과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서구 근대인과 이들을 좇은 비서구 근대인이 자연과 사회를 구분하는 이분법으로 정치적 극한 갈등과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744쪽. 3만 9000원.근대의 초상(김인환 지음, 난다) 인문, 예술 전반에 걸쳐 평생 읽기와 쓰기로 다진 통찰을 사회에 전해 온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한 새로운 독법을 일러 준다. 근대를 모든 사람이 부도와 실직의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시대라 정의하는 그는 자본론으로 ‘사람됨’의 의미를 짚는다. 124쪽. 1만 3000원.박물관에서 서성이다(박현택 지음, 통나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디자이너로 30여년간 일하고 정년퇴직한 저자가 디자인의 관점에서 전통 문화유산을 ‘새롭게 다시 보기’를 제안한다. 힘껏 젖혀진 금동반가사유상의 엄지발가락에서는 발끝까지 흘러간 미소를, 성덕대왕신종에서는 천년 넘게 지속 가능한 ‘사운드 디자인’의 표상을 본다. 288쪽. 1만 9500원.아기 늑대와 걸어가기(이지아 지음, 민음사) 희곡과 시를 오가며 시의 경계를 넓혀 온 이지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서사시의 형식으로’나 ‘극시의 형식으로’라는 부제를 단 장시, 낯설면서도 친근한 아기 늑대와 동행하는 시의 여정에서 보게 되는 뜻밖의 장면과 긴장감이 흥미진진하다. 224쪽. 1만 2000원.
  • 테러리스트가 ‘여장’을 하는 이유는?…하마스의 진짜 민낯 [핫이슈]

    테러리스트가 ‘여장’을 하는 이유는?…하마스의 진짜 민낯 [핫이슈]

    이스라엘과 무력 분쟁을 벌이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여성으로 변장하거나 아이들을 인질로 잡는 등 교전 수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교전을 벌이는 하마스 대원들의 모습을 담은 무인기(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하마스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전달된 인도적 지원품을 탈취하거나, 민간인을 구타하는 장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대원들이라고 주장한 영상 속 남성 등은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운반하는 트럭을 납치한 뒤 해당 트럭에서 구호품을 훔쳐 떠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가자지구 인도 구호품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폭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이스라엘군에서 드론을 이용해 정찰 활동을 펼치는 조종사들은 하마스 대원들이 자신을 향한 폭격을 막기 위해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오거나 여성으로 위장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드론 조종을 맡고 있는 한 소령은 “드론을 통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쫓아가다보면, 그들이 어린 아이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가자지구 아이들이 이렇게 이용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또 다른 드론 조종사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여성의 옷을 빼앗아 입고 거리에 나온다. 우리(이스라엘군)가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어떤 하마스 테러리스트는 한 손에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총을 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하마스의 인간방패’ 비난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한 뒤 보복 공습을 시작한 이후로,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지난 7일 이스라엘군은 엑스(옛 트위터)에 “하마스가 가자지구 남부의 피란민 수용 시설에 숨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면서 “이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의 민간인들을 향해 12발의 로켓을 발사했다면서 이 로켓들이 남부 라파 내 구호 활동이 실시되는 ‘인도주의 구역’과 피란민들이 머무는 천막촌 등지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양쪽 피해 급증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본격화하면서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망자는 약 2만 명에 달한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매일 평균 28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 피해 규모도 공개됐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하던 병사 10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27일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을 개시한 이래 단일 전투에서 발생한 최대 피해다.이스라엘군의 사상자 집계에 따르면 전날 전사한 병사 10명 중 9명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의 셰자이야에서 하마스의 매복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사 정보국의 예비역 대령인 미리 아이신은 미국 CNN에 “많은 사상자를 낸 특정 여단이라는 점과 고위급 장교가 많다는 점이 결합하여 많은 상처를 입혔다”면서 “하마스는 이번 전쟁을 위해 오랜 기간 방대한 땅굴 시스템을 구축하고 함정과 방어 시설을 설치해 왔기 때문에, 시가전에서 이스라엘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자지구에서 총 115명이 전사했으며 약 600명이 부상했다. 이는 이전 가자지구를 둘러싼 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겪은 사상자 수보다 더 많은 수치다.
  • 심미경 서울시의원, 행정감사 통해 드러난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민낯

    심미경 서울시의원, 행정감사 통해 드러난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민낯

    심미경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동대문2)은 제32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영화제)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교육청은 해당 초등학교에 특정감사를 실시했고, 이 감사에서 영화제 운영 전반의 다양한 위법·부당한 사항이 드러났다. 심 의원이 제출받은 영화제 운영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2020년 약 2400만원이던 영화제 예산이 2022년 4억 6000만원으로 20배 가까이 불어났다. 집행기관인 동답초등학교와 그 하위기관인 영화제 사무국, 집행위원회, 학교영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학교협동조합), 학교운영위원회(운영위)의 각 조직 구성원이 2~3개 이상의 직분을 겸직하고,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영화제의 취지와는 다르게 비리로 얼룩진 영화제를 운영했다. 심 의원은 2022년 4억 6000만원의 예산 사용에 있어 계약 및 회계업무는 전반에 걸쳐 매우 부적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예산 사용에 있어 메타버스 제작 이외에는 모든 비용은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졌으며, 영화제 공연을 위해 학교협동조합이 용역을 수행하게 한 후, 영화제가 끝난 후 학교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정산서를 근거로 품의서를 작성하는 등 부적정하게 회계를 집행했다. 또한 물품구입 및 운영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도 원칙과 기준 없이 평가·선정했으며, 특히 물품선정위원회 위원 중 업체와 관련된 위원(조합원)이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동답초 내에는 영화제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관계자들로 구성된 학교협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러나 영화제 운영에서 드러난 현실은 정반대로 학교가 학교협동조합 구성원들을 돕는 형태를 띠었다. 영화제 운영을 위해 사무국과 집행위원회 등 하위기관을 설치했고, 사무국 직원을 협동조합 구성원들로 채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불공정 채용이 이뤄졌다. 면접위원 중 한명은 동답초 교사이자 학교협동조합 이사였고, 사무국장으로 채용된 ㄱ씨와 코디네이터 3명 모두가 학교협동조합의 임원과 조합원이었다. 사무국장과 코디네이터는 2022년 5명이 영화제관련 업무를 통해 4000만원이나 받았음에도 위촉 봉사직이라는 이름으로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운영위의 영화제 예산 심의과정도 문제였다. 당시 운영위 위원장이 협동조합 이사장과 사무국 코디네이터를 겸하고 있었고, 학교협동조합이나 사무국 코디네이터를 겸하고 있는 운영위원도 전체 위원 11명 중 5명이었다. 심 의원이 확보한 ‘영화제 관련 예산안’ 심의 회의록을 보면, 운영위 위원 모두 해당 예산안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 확인됐다. 동답초는 영화제를 ‘국제’영화제로 홍보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해외부분에서 외국인 출품작 수가 제7회(2022년) 5편, 제8회(2023년)에는 고작 3편이었다. 국제영화제라고 하기에는 성적표가 초라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심 의원의 지적에 따라 영화제 운영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13일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무(겸직허가 신청) 부적정 ▲계약 및 회계업무 부적정 ▲유재산(영화제 로고) 사용허가 부적정 ▲물품선정위원회 운영 부적정 ▲예산 계획(편성) 및 집행 부적정 ▲공유재산 관리업무 소홀 ▲심사수당 과지급 ▲소득세 과징수 ▲사무국장 등 위촉과정 및 봉사활동비 적정성 등 다수의 위법 부당한 사항이 드러났다. 심 의원은 “영화제 관련 문제는 특정감사에서 드러난 사항 외에도 더 많은 문제가 있다”라며 “본청 감사관실에서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감사를 실시해 학교행정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마음도 ‘인바디’처럼 수시로 검사… 의료 연계 시스템 강화해야”[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마음도 ‘인바디’처럼 수시로 검사… 의료 연계 시스템 강화해야”[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10년 내 자살률 절반 감축’. 지난 5일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에서 정부가 내건 목표 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를 20년 가까이 유지한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민낯을 드러낸 슬로건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대한민국 정신건강 리포트’를 통해 우리의 정신건강 실태를 점검하고 누구나 쉽게 정신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시스템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민국의 정신건강 관리와 관련해 미명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 오기를 기대해서다. 기획을 마무리하는 취지에서 지난 12일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빈약한 정신건강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100만명 심리 상담 지원’만 약속하고 말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좌담회에는 박경은 120다산콜재단 노동이사, 이한결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전략본부장, 이해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정엽 정신의학신문 자문위원(정신과 전문의),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미래전략특별위원장(정신과 전문의)이 참석했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정신건강정책 혁신 방안’에서 2027년까지 국민 100만명 심리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최준호 생각보다 정신건강 상담에 대한 수요가 많다. 상담 인력의 질이 보장된 상황에서 상담이 양적으로 늘어나면 상담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거다. 다만 기초 상담 인력이 상담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문제에 봉착하거나 상담 대상자에 대한 의료상의 접근이 필요한 상황일 때 다른 의료 전문가와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상담과 의료 서비스 간 연결 고리가 부족하다.정정엽 조기 진단은 정신과 의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전문의들은 인턴, 4년간의 레지던트 생활, 1년간의 보호병동 근무 등을 통해 정신질환 환자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의사가 초기에 대상자와 상담을 해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진료받도록 안내하고,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전문 상담사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현재 우리나라 상황상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최근 몇 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인원이 늘었지만 사회적 편견 때문에 여전히 병원에서 상담받기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정정엽 정신과 진료를 안 받는 이유에는 ‘편견’도 있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는 탓이 크다. 정신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치료를 안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치료받으면 정말 좋아지는지를 잘 모른다. 자신의 현재 정신건강 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 국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병원에 가지 않고 헬스장만 가도 인바디 검사를 하면 내 몸의 체지방 분포 등에 대해 알 수 있지 않나. 꼭 의료 기관에 가지 않아도 우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일상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경각심을 가지고 정신건강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이해우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 섞여야 한다. 지역사회에는 병원, 의원은 물론 재활시설, 복지관도 있어야 한다. 일터까지 포함해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게 지역사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역사회와 병원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대부분 정신의료 서비스라고 하면 ‘정신병원’이라고 하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는 그 서비스의 일부다. 정신건강에 대한 지역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전 국민적인 합의가 있다면 정부가 예산을 적극 투입해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이한결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없다. 정신장애인들 대부분 병원에서 퇴원해도 ‘갈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재입원율도 높다. 정신질환을 겪어도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나 안정적인 주거지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정부가 정신응급병상도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조사해 보니 몇 년 새 150병상 이하의 의사 2명이 협업하는 수도권 병원이 주로 문을 많이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의사들이 참여한 카톡 채팅방이 있는데 가장 긴급하게 다뤄지는 주제가 병실이다. ‘병실 있느냐’, ‘병실 없다’라는 대화가 오간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입원해야 하는 환자가 입원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부가 청년층의 정신건강 검사 결과에 따라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현재 인력과 인프라로 충분한가. 이해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신건강뿐 아니라 마약, 자살, 재난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초반엔 감정 노동도 다뤘다. 일단 무슨 일이 터지면 무작정 센터에 맡겨진다. 이렇게 되면 좋은 인력이 오래 남지 못할뿐더러 노하우도 쌓이지 않는다. 정신질환 당사자도 센터의 사례 관리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센터가 지역인구 단위별로 있어야 한다. 현재는 인구 13만명인 종로구에도 1곳, 인구 65만명인 송파구에도 1곳이다. 시설의 규모가 작더라도 이용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이들이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확충되어야 한다. -직업과 일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감정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가 있다면.박경은 120다산콜재단 상담사들의 경우 교묘하게 진화한 악성 민원 전화에 시달린다. 그런 전화를 받은 직원들은 그 순간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감정 상태에 놓인다. 이를 잘 해소한 다음 업무를 이어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마음건강 사업에도 참여해 상담 지원을 받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심리 상담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잘 자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만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의 경우 감정 노동자에 관한 보호 조례가 갖춰져 있는 등 상황이 낫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정규직이냐 하청 위탁업체 직원이냐에 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편차도 크다. 정부가 이런 점을 고려한 지원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정부가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고용지원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한결 등록 정신장애인 고용률이 현재 10% 수준이다. 또 이들의 약 80%가 수급자다. 현재 노동시장은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기에 정신장애인을 거의 고용하지 않는다. 일을 하려면 안정적인 주거지도 있어야 하지 않나. 정신장애인의 자립에는 고용, 주거 지원, 복지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런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정신장애인 고용률을 203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겠다고 하는 얘기는 허무맹랑하게 들린다. 등록 정신장애인 외에 미등록 정신장애인들까지 고려하면 지역사회에서 방치되고 고용 현장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더 많을 거다. 분명 공공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내 바지엔 대들보가 있다”…프랑스 국민배우의 추한 민낯

    “내 바지엔 대들보가 있다”…프랑스 국민배우의 추한 민낯

    영화 ‘시라노’로 1990년 프랑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고 1991년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4)의 몰락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 20대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정식 검찰 조사를 받았던 드파르디외가 2018년 북한 방문 시 어린 여자아이를 보며 성적 발언을 하는 모습이 프랑스 공영방송을 통해 방영됐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BBC·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TV의 주간 탐사 프로그램은 전날 다큐멘터리를 통해 드파르디외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9·9절’ 행사에 초청 받아 2018년 북한을 방문한 모습을 조명했다. 그는 촬영 중임을 알면서도 북한 여성 통역가에게 “나는 발기 없이 몸무게가 124㎏이다. 발기하면 126㎏이다” “나는 바지 안에 대들보가 있다” 등의 발언을 하며 성적으로 끊임없이 괴롭혔고,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10세 아이에 관해서도 성적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큐에는 드파르디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배우들의 인터뷰와 감독 등 영화계 인사 등의 증언이 담겼다. 다큐는 지금까지 피해를 호소한 인원이 총 16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배우 세라 브룩스는 2015년 TV 드라마 출연 때 드파르디외가 촬영장에서 자기 반바지에 손을 넣어서 제작진에게 항의하자 드파르디외가 “나는 네가 성공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고, 그 말에 다들 웃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코미디 배우 헬렌 다라스는 2007년 촬영장에서 드파르디외가 탈의실에 가고 싶은지 물어봐서 거절하자 그 자리에서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26세에 영화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아서 입을 닫았다고 덧붙였다. 다라스는 지난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시효 만료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 30대 중국 부부의 내집 마련 좌절기에 왜 많은 이들이 공감할까

    30대 중국 부부의 내집 마련 좌절기에 왜 많은 이들이 공감할까

    2년 전 내집을 마련했다는 기쁨에 중국 정저우에 살던 30대 부부 장일리앙과 덩리준 부부는 더우인에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기 시작했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의 계정은 현재 40만명 이상 팔로워가 찾고 있다. 비결이 따로 있을까? 내집을 마련했다는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업자는 부부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고발했더니 물리적 폭력을 서슴지 않고 부부의 동영상을 검열하기까지 했다. 해서 몇백만명이 안됐다고 동정하며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에서의 성공을 꿈꾼 소도시 출신 젊은이들의 좌절이 경제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 업계의 암담한 실정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한 더우인 이용자는 “당신들이 올리는 것이 실제 인생”이라며 “실제로 대다수 젊은이들에게 삶은 힘겹다. 매일 밤 파티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수백 차례 좋아요!를 눌렀다며 “우리와 똑같기 때문에 그들 얘기는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기자 일을 그만 뒀다는 이는 소셜미디어 동영상을 통해 “부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외치는) ‘중국몽’의 현재를 민낯으로 보여준다”면서 “모두에게, 특히 젊은이에게 하고자 하는 얘기는 그렇지 않은 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부지런하고, 법을 지키며, 낙관적인 시민들도 중국몽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부부 덕에 우리는 중국 현실의 잔인한 면모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고 단언했다. 물론 이 동영상은 삭제됐으며 그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선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11월 아파트를 처음 구입했을 때 둘은 “이제 이 모든 불빛 가운데 나만을 위해 밝히는 불 하나가 있을 것”이라고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그 뒤 두 사람은 아파트 건축 현장을 매달 한 번씩 찾아 벅찬 감격을 표현했다. 한 달 뒤 덩은 회사에서 월급을 2000위안(약 36만 5000원)으로 삭감하는 데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는 슬픈 소식을 남편에게 전하며 오열했다. “우리 월급은 이미 최하였잖아. 내가 어떡해야 해?” 댓글이 달렸는데 “그들의 동영상을 보며 우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겠지”라고 했다. 그러나 그게 최악이 아니었다. 이듬해 5월 부동산 개발사 수낙 차이나 지주회사가 마감 기한 안에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금융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마침 다른 부동산 개발사 헝다가 빚에 쪼들려 아파트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두 사람은 낙관하고 있었다. 장은 “우리는 신뢰하기 때문에 수낙을 선택했다. 우리는 그들이 회사로서 해야 하는 책임을 다할 것이며 프로젝트를 완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적었다.그러나 두 달 뒤 공사가 멈췄다. 몇 개월 동안 입주 예정자들은 회사에 공사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올해 초 두 사람에게는 딸이 태어났다. 아파트 계약을 철회하고 삶은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은 건설사로부터 2만 위안을 받아내야 했다. 몇 개월째 요청하고 있지만 답이 없다. 지난달 15일 수낙이 개최한 행사장을 찾아가 따졌고 이를 라이브스트리밍 동영상으로 더우인에 올려놓았다. 그 뒤 두 사람의 더우인 계정에서는 어떤 게시물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서는 오히려 댓글과 포스트들이 잇따라 올라와 부부를 응원했다. 동영상 촬영 중 부부가 두들겨 맞았는데 현재 동영상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용자들이 재빨리 캡처한 사진들을 보면 장이 병원을 찾은 것은 틀림없고, 지난달 18일 덩의 계정을 보면 장은 “우리가 따라야 하는 이 사회의 규칙이란 것이 무수히 많다. 우리 동영상이 이렇게 제한 받고 사라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고 개탄한다. 부부는 곧장 공안에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서던 메트로폴리스 데일리에게 가해자를 벌 줬으며 이 사안을 뒤쫓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낙 차이나는 BBC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지금은 삭제된 동영상에 부인이 남편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이 담겼다.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려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대단한 관심을 끌어 웨이보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좋아요!를 많이 받은 댓글 중에는 “사람들은 두들겨 맞고 큰소리를 내지 못하게 저지 당한다. 그들이 아직도 살아 있게 허락 받았을까?”라거나 “우리가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사회를 도울 수 있을까?” 묻기도 했다. 글로벌 타임스의 편집장을 지낸 후시진은 웨이보에 “부부는 건설회사를 또 또 찾아갔다. 매우 가난해 정말 그 돈이 필요했다. 그들은 맞는 과정을 내내 녹화했고,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잘못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부부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고된 노동이 제값을 받고, 그들의 미래를 위한 열정과 희망이 살아 있도록 보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아직도 환급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주에는 정저우를 떠나 장의 고향 마을로 돌아가겠다고 밝혀 사람들은 또다시 분노하고 실망했다. 웨이보에 올라와 수천명이 읽은 댓글이다. “그들과 같은 보통 사람들이 다수이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끝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중에 부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두 사람이 이렇게 여론의 관심을 끌어 어떤 이득을 취했는지를 궁금해 한다. 이 동영상에 대한 댓글을 달며 덩은 이런 글을 남겼다. “너무 어렵다. 스스로에 충실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 80세 부잣집 미망인에 날아든 23세 연하 홈리스, 사랑일까 로맨스 사기일까

    80세 부잣집 미망인에 날아든 23세 연하 홈리스, 사랑일까 로맨스 사기일까

    사진 오른쪽 데이비드 파우티는 집도 절도 없는 신세였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그림 같은 휴양지 카유코스 리조트에 사는 부잣집 미망인 캐롤린 홀랜드 집에 들어가 살았다. 만난 지 몇 주 만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결합했다. 캐롤린은 데이브보다 무려 23살 연상이었다. 캐롤린은 “이 나이에 이렇게 낯선 이와 깊은 사랑, 그것도 낭만적이며 성적인 관계에 빠질 줄 미처 몰랐다”고 주위에 털어놓곤 했다. “그는 내게 특별한 뭔가, 돌봄의 정신을 준다. 우리는 많은 것을 나눈다. 나는 그의 개성을 사랑하고 그가 사라지면 싫을 것 같다.” 영국 BBC는 상당히 오글거리는 두 사람의 밀어를 옮긴 뒤에 캐롤린의 딸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들은 데이브가 속임수를 쓰는 것이며 어머니를 끝내 상심케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 기사를 쓴 BBC의 수 미첼 기자는 캐롤린의 집 근처에 살아 두 사람의 얘기를 잘 알고 있었으며, 한가한 이곳 사람들이 틈만 나면 둘의 얘기로 수다를 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인 역시 데이브의 진심을 믿고 싶다가도 60세 이상 5명 가운데 한 명은 당한다는 금융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캐롤린의 조카 킴은 “나이 차가 정말 나를 괴롭힌다. 빨강 신호등이 켜진 것” 이라면서 “왜 그 나이의 누군가가 그녀와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수 기자도 집 수선공인 데이브를 만나봤다. 교회에서 소개받았다며 찾아와 집을 리노베이션하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일꾼들을 부리는 수완이 대단했다. 하모니카와 기타를 연주했다. 재미있었고, 과거 일을 거리낌없이 얘기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캐롤린 가족이 왜 경계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카유코스에 도착했을 때 홈리스였던 데이브는 부둣가에서 한뎃잠을 잤다. 캐롤린 집에 나타났을 때도 허드렛일을 거들고 싶다고 했다. 마약 중독자였으며 약물 중개 일도 했다고 했다. 월마트를 공격하려고 파이프 폭탄을 제조한 혐의로 감옥에 갈 뻔했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도 월마트가 사람들에게 마이크로칩을 이식했다는 음모론을 신봉하고 있다. 약물을 끊긴 했지만 술도 많이 마시고 마리화나도 많이 피운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수전과 샐리 두 딸은 어머니 성격이 데이브를 만난 뒤 바뀐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판타지 세계에 사시는 것 같다. 너무 괴이하다. 그와 어울리면 마치 10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괴상하게 깔깔거리곤 한다.” 딸들은 사랑이라고 믿지 않으며, 외로워하며 친구가 필요한 여성에게 달라붙은 사기꾼이라고 본다. 물론 상속 문제도 있다. 캐롤린이 떠나 보낸 남편 조는 수백만 달러를 유산으로 남겼다. 샐리는 “우리 가족 돈이다. 우리 부모가 열심히 일해서 모았는데 다 좋다 이거다, 일부라도 실패한 인생(루저)에게 줘야 한단 말이냐?”고 되물었다.딸들은 어머니가 데이브를 만났을 때 이미 정신줄을 놓았다고 믿고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는 판정을 받으려 했다. 캐롤린은 “딸들은 내가 치매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그래 내가 잘 잊긴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면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롤린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딸들이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는 이제 와 돈 욕심에 데이브를 터무니없이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딸들은 거리도 멀고 둘 다 정규직 직장 일을 하며 자녀들 돌보느라 엄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집이 조금 더 가까운 샐리가 은행, 세금 문제 등을 도와주곤 했는데 캐롤린은 데이브를 만난 뒤부터 스스로 하겠다고 했다. 데이브가 4만 달러 짜리 밴을 사는 데 대출 서류에 공동 서명했다. 미첼 기자는 데이브가 캐롤린을 위해 요리를 하고 먹을 약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사랑이라고 느껴지다가도 동네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시는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떠벌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해서 미첼 기자는 데이브의 과거를 추적했는데 역시나 가정폭력과 아동 방치 등 어두운 민낯을 볼 수 있었다. 그에게 과거 얘기를 했더니 다 지나간 일이라며 하느님과 약속해 더 나은 삶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연은 곧이어 씁쓸한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 캐롤린에게는 근처 마을에 두 채의 주택이 있었는데 데이브가 팔자고 설득했다. 60만 달러에 팔려 한 채는 캐롤린의 손자에게 세를 놓았고, 다른 채는 데이브의 가족에게 세를 놓았다. 캐롤린은 60만 달러의 일부를 데이브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매매는 빠르게 진행됐고, 캐롤린에게 전해져야 할 수표는 중개인이 찾을 때까지 오지 않았다. 캐롤린은 데이브의 권유대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다가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캐롤린이 퇴원하자 딸들이 통장 등을 관리하겠다며 가져가 버렸다. 캐롤린은 얼마 뒤 세상을 떠났다. 수전은 코로나19가 사인은 아니었다면서도 건강을 악화시킨 원인 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딸들은 데이브가 캐롤린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 일도 허락하지 않았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알리지 않았다. 이 긴 기사의 결말이다. 데이브는 다시 홈리스 신세가 됐다. 하지만 캐롤린이 구입하는 데 도움을 준 밴은 남았다. 처음 와 한뎃잠을 잤던 그 장소에 그대로 주차돼 있다. 그는 재활용품으로 나온 보석류와 미술품 등을 팔아 생계를 꾸리고 있다. 미첼 기자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자신이 얼마나 캐롤린을 사랑했는지 거듭 강조했다. “그녀의 부름을 받고 내가 왔다. 캐롤린이 보고 싶고, 나는 사랑했다. 나는 그녀를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한 내 작은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 공생을 가장한 희생의 강요… 독재의 민낯[OTT 언박싱]

    공생을 가장한 희생의 강요… 독재의 민낯[OTT 언박싱]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슴 아픈 순간인 1979년의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했다.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지도자가 죽었을 때 국민은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서울을 감쌌던 봄기운은 프라하의 봄처럼 희망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신군부 세력이 권력을 잡으며 다시 독재의 어둠이 시작됐다. 이 사건을 일으킨 반란군 무리의 수장 전두광의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라는 반문은 역사에 독재가 어떻게 기록되는지 보여 준다. 실패는 ‘반역’이라는 한마디로 정리가 되지만, 성공은 그 명과 암을 논하며 국가 성장에 독재가 필요했음을 역설하는 기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독재는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에 남은 어둠이자 여전히 그 잔재와 위험에 경각심을 느끼게 만드는 그늘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두 편의 작품 중 첫 번째는 우리가 두 번이나 겪은 군부 독재의 아픔을 연상시키는 칠레 영화다. 넷플릭스 ‘공작’은 ‘약 20년의 세월을 반공주의·권위주의·군국주의를 내세우며 칠레를 통치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랄한 정치 풍자 드라마다. 작품 속 독재자의 정체는 흡혈귀다. 보통의 흡혈귀가 목을 물어 피를 빨아들인다면 피노체트는 목부터 몸을 갈라 심장을 꺼내 먹는다. 이 행위는 그가 행한 독재와 연관돼 있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피노체트 정권은 군대가 경찰 역할을 대신하며 폭압적인 통치를 자행했다. 쿠데타 성공 이후 “민주주의란 때론 피로 목욕을 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 그는 국민의 입을 막기 위해 폭력을 행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장은 몸을 움직이는 동력을 만들어 내는 기관이다. 독재자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하게 다지고자 국가의 경제성장을 이뤄 내려고 한다. 이상에 가까운 플라톤의 철인 정치에 어울리는 사람임을 입증하기 위해 국민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필요로 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말처럼 성장의 명(明)은 본인의 치적으로, 그 이면의 암(暗)은 국민이 짊어지게 만든다. 이 흥미로운 설정은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흡혈귀의 욕망을 통해 풍자의 쓴웃음을 준다. 칠레의 상공을 날아다니며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도시를 응시하던 그는 자신이 이뤄 냈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는 걸 아까워한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독재자에게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흡혈귀처럼 피를 탐하던 피노체트는 91세까지 살다 자연사로 세상을 떠났다.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그의 모습은 독재자는 어떻게 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그 오랜 시간 권위를 유지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한다.어쩌면 그 답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두 번째로 소개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폭군이 되는 법’이 아닐까 싶다. 총 6부작으로 이뤄진 이 다큐멘터리는 6명의 독재자 모습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될 수 있었는지 보여 준다.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은밀한 경쟁자 제거, 공생을 가장한 희생 촉구, 진실의 은폐 등 역사에 남은 독재자들이 보여 준 공통된 방식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독재에 대한 경각심이다. 유럽에서 가장 이성적이라 여겼던 독일 국민이 히틀러와 나치의 손을 들어 준 것과 같이 독재는 달콤한 과실처럼 다가와 우리를 실낙원으로 떨어뜨린다. 히틀러, 후세인, 이디 아민, 스탈린, 카다피 등 역사에 남은 독재자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어쩌면 모든 독재자의 이상일 수 있는 북한 김씨 일가를 클라이맥스로 택한다. 현대 사회에서 전무후무한 왕정과 같은 3대 세습을 통해 흡혈귀와 같은 영생의 공포를 현실에서 이뤄 낸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놓치지 마시라.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감사원은 지난 9월 15일 부동산, 고용, 가계소득 등의 통계 조작 혐의로 문재인 정부 정책실장 4명을 비롯해 총 2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를 받은 전현직 고위 공무원 대다수는 통계 조작 직후 승진 또는 영전했다. 이들의 범죄 여부는 검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감사원이 혐의를 잡은 것만으로도 문 정권의 신뢰는 근본에서 무너졌다. 게다가 고발당한 정책실장들은 민주·정의를 입에 달고 살아온 학자·운동가 출신으로 위선의 민낯을 보여 줬다. 그들은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날조한 수치를 경제 상황의 호전 징표라고 강변해 공직윤리와 공공의식의 타락까지 드러냈다.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으레 통계를 조작했다. 가공한 통계는 당연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연결돼 국정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소련은 스탈린의 지도 아래 1928년부터 제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해 단기간에 중화학공업을 발전시켰다. 공식 발표로는 국민경제에서 근대 공업의 비율이 55%에서 70%, 기계공업 비율이 15%에서 26%로 높아졌다. 사회주의에 공감한 일본 등 서방의 좌파 경제학자들은 소련의 과장된 통계를 사실로 받아들여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보다 우월하다고 상찬하는 저작을 쏟아냈다. 반면에 그들은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소련에 수백억 달러를 원조하고, 소련이 200만 정치범을 강제로 사역하거나 2000만 아사자를 내며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출함으로써 중화학공업을 지탱한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통계 조작이 정책뿐만 아니라 연구도 망치는 허방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패전 전 일본이 세운 국책기관인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조사부에는 마르크스주의에 동조하는 연구자들이 많았다. 관동군의 지원 아래 그들은 소련의 계획경제를 원용해 만주국을 일거에 중화학공업 체제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만주국은 만철 조사부 등이 입안한 청사진에 따라 1937년부터 ‘만주산업개발 5개년 계획’과 ‘만주북변 개발계획’ 등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 결과 만주국은 10년도 안 돼 세계 유수의 중화학공업 지대로 변모했다. 풍부한 자원, 과감한 투자, 전체주의식 동원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패전으로 만철 조사부가 해체되자 일본의 소련 경제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소련의 현실 정보를 제공해 준 인적 네트워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로 공식 문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주의에 환상을 품은 일본의 연구자들은 소련이 발표한 거짓 통계를 교묘히 활용해 현실과 괴리된 결론을 그럴듯하게 쏟아냈다. 예를 들면 노노무라 가즈오는 만철 조사부에서 소련 경제 연구를 하다 귀국해 오랫동안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명성을 날렸다. 그는 1960년대 초 소련 공업의 성장 능력을 높게 평가해 1980년 무렵이면 국가나 개인의 공업 생산이 미국을 확실히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는 사회주의를 칭찬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는 풍조가 유행했다. 그리하여 다른 좌파 연구자들도 소련의 현재와 장래를 장밋빛으로 묘사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좌파의 주장이 틀렸음은 곧 판명됐다. 소련 경제는 진작부터 기능 부전에 빠져 1989년 마침내 연방을 해체하고 사회주의마저 폐기했다. 그제야 노노무라는 ‘소련을 나쁘게 쓰면 입국할 수 없었다’, ‘내가 쓴 것은 모두 틀렸다’고 변명 겸 자책하며 학계를 떠났다. 문 정권의 통계 조작 소식을 접하고 소련과 노노무라를 떠올린 것은 자유민주주의적 사고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충격 때문이다. 한국이 소련과 노노무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 통계 조작 사건을 엄정히 다스려 재발의 씨앗까지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
  • 1 일상의 변주 2 현실의 민낯 3 이국의 서사

    1 일상의 변주 2 현실의 민낯 3 이국의 서사

    1 ‘레슨’ ‘아가미’ ‘세기말의 사랑’익숙한 소재, 독특한 발상 매력2 ‘시민 여러분…’ ‘뿌리 이야기’장애인·이민자 노동·인권 기록3 ‘백탑지광’ ‘노란 누에고치…’주목받는 외국감독 시선 눈길 상업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독특한 발상으로 빛나는 독립영화들을 만나 보자. 오는 30일 개막하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상영작 130편 가운데 프로그래머 추천 장편 10편을 21일 소개했다. 우선 일상의 익숙한 소재를 변주한 작품이 눈에 띈다. 김경래 감독의 ‘레슨’은 영어 과외 일을 하는 경민(정승민)의 이야기를 그렸다. 경민은 연인 선희(전한나)와 만나면서도 자신의 수업을 듣는 영원(이유하)과도 연애한다. 영화는 경민이 두 여성과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다가 무관한 두 이야기를 교차시키고 이어 간다. 안선경·장건재 감독이 공동 연출한 ‘최초의 기억’은 고향을 찾은 금주(이금주)와 동근(서동근), 은경(조은경)과 요선(백요선) 등을 비춘다. 그러다 이들이 연기 워크숍 목적으로 촬영한 영화 속 장면임을 알리며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아가미’는 서먹한 이복남매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무기력하고 우울해 보이는 승원에게 가현은 그동안 가족을 외면했던 이유를 묻는다. 유승원 감독이 직접 승원을 연기했다.임선애 감독의 ‘세기말의 사랑’은 유부남 도영(노재원)을 짝사랑하는 영미(이유영)의 사정을 다룬다. 그의 앞에 도영의 아내 유진(임선우)이 나타나고 피치 못하게 동거하게 된 둘은 점점 가까워지며 서로의 상처를 마주한다.노동과 인권을 다룬 이야기들도 눈여겨보자.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는 전국장애인차별연대의 투쟁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시민”이라며 함께 지하철을 타자는 이들의 호소가 생생하다. 연출을 맡은 민아영 감독은 8년간 장애인 운동 현장에서 활동했다. 이민을 준비하는 승태(백승태)가 한국을 떠나기 전, 지난 6년의 세월을 일하며 함께 보낸 동료들 한 명 한 명을 찾아가 작별을 고하는 ‘뿌리 이야기’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춘다. 반복적인 매일의 노동과 일상의 시간을 귀하게 바라본 김광인 감독의 시선이 담겼다. 외국 감독들이 내놓은 작품도 목록에 올랐다. 중국 베이징 백탑사에 있는 백탑을 소재로 한 장률 감독의 ‘백탑지광’은 그림자가 없는 거대한 백탑을 목적과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중년 남성의 은유로 사용했다.팜 티엔 안 감독의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은 사고로 죽은 형수의 시신과 홀로 남겨진 조카를 데리고 시골 고향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티엔(레 퐁 부)의 여정을 아름답게 담았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1969년 말레이시아 선거 이후 승리를 자축하던 중국계와 이에 분노한 말레이계 민족이 충돌하고 집단학살이 벌어진다. 이를 영상에 담아낸 총 킷 옹 감독의 ‘오월의 눈’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초청을 받은 작품이다. 리산드로 알론조 감독의 ‘유레카’는 흑백 웨스턴 무비로 시작해 미국 다코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일하는 경찰관의 이야기로 전환하면서 남미 대륙의 역사를 다룬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이다.
  • [장남원의 도자 산책] 어느 외교관의 초대/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장남원의 도자 산책] 어느 외교관의 초대/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화면 중앙 기다란 식탁을 중심으로 갓을 쓴 조선 남자들과 서양인, 중국인 등이 섞여 앉아 있다. 조선의 전통 연회에서 꽃을 꽂은 화준(花罇)이 별도의 공간에 놓이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도자기 화병이 식탁 위에 올라선 것은 유럽식이다. 각자의 앞에는 크고 작은 유리잔들이 놓여 여러 종류의 술도 준비됐음을 알 수 있다. 때는 1887년. 외부독판(外部督辦ㆍ외무장관) 조병식(趙秉式ㆍ1823 ~1907)은 조선에 주재하던 서구의 외교 인사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기생들도 불러 흥을 돋웠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서양식 오찬이 열렸다. 양식기들 사이로 포크와 나이프들이 분주해 보인다.조선 사람들은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장면은 1887년부터 1889년까지 주한 미국 공사관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샤이에 롱(1842 ~1917)이 촬영했고, 훗날 해외 주재 외교관의 활동을 소개하는 기고문과 함께 1894년 8월 프랑스 주간지 릴뤼스트라시옹과 9월 1일자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뉴스에 실렸다. 이날의 메뉴에 대해 롱은 고기를 술에 너무 절여서 맛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긴 조선 왕실에서 서양 요리로 외국인을 처음으로 접대한 것이 1884년경이므로 갑자기 늘어났을 서구식 접대는 미흡했을 수도 있다. 즈음하여 왕실은 서양 요리사 손탁(1854~1922)을 왕실 전례관으로 임명해 양식 연회와 요리의 품격을 위해 분투했다. 격식 있는 연회를 위해 프랑스에 많은 양의 그릇을 주문하기도 했다. 1896년 4월 독립신문에 버터나 치즈, 각종 술을 판매하는 서양 무역회사들의 광고가 실린 것에 비춰 보면 이 모든 일은 동시다발이었다. 19세기 후반 우리는 겨를도 없이 서양 각국에 문을 열었다. 저들은 서로 다른 속셈으로 민낯을 감춘 채 조선으로 달려들었다. 광산, 철도, 전기…. 와중에 먹고 접대하는 것 따위가 무에냐고요? 중요하죠, 외교에서 음식과 그릇은 갑옷이거든요.
  • 디지털 정부의 ‘아날로그 대처’

    디지털 정부의 ‘아날로그 대처’

    지난 17일 해킹 등 외부 공격이 아닌 네트워크 장비 이상으로 마비된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행정시스템’이 이틀 만인 19일 복구됐다.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가 전날 임시 재개된 데 이어 새올 시스템도 복구되면서 증명서 발급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2002년 11월 전자정부 출범 이후 이 정도로 행정 전산망이 마비된 것은 처음이어서 세계 최고 디지털플랫폼 정부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정부24를 통해 민원을 발급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이틀간 점검 결과 새올행정시스템도 장애가 없다”면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는 모두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만일에 대비해 20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전산망 마비의 원인이 새올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의 장애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원인을 100% 규명하지는 못했다. 장애가 발생하기 전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주민센터 등의 현장 공무원이 민원 서류를 발급할 때 접속해야 하는 ‘새올’에 접속하도록 해주는 행정전자서명인증서(GPKI)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는데, 이 부분이 ‘정부24’ 등과 호환성 문제로 충돌을 일으켰는지는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행안부는 “고도의 해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선 17일 오전 새올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며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의 시스템 접속이 중단됐다. 당일 오후부터 정부24도 멈췄다. 온·오프라인 민원 서류 발급 서비스가 모두 중단된 초유의 사태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중 보고를 받고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 가동을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한 뒤 “많은 국민께서 불편·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송구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법원 전산망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오류를 나열한 뒤 “습관성 행정망 먹통”이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 세계 최고라더니 해킹도 아닌데 멈춰섰다… ‘굴욕’ 디지털정부 월요일 시험대

    세계 최고라더니 해킹도 아닌데 멈춰섰다… ‘굴욕’ 디지털정부 월요일 시험대

    행안부 “정부24 등 서비스 정상화”‘공무원 공인인증서’ GPKI 장애사고 전날 GPKI시스템 업데이트구시스템 호환·충돌 여부 조사 중20일 민원 업무 폭주 대비 대책 마련전산개편TF로 종합대책 마련 착수尹 순방 중 정부합동TF 가동 지시 한총리 “불편 송구” 대국민 사과 해킹당했을 가능성은 희박한데 지난 17일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멈춰 섰다. 2002년 11월 전자정부가 출범한 이후 장시간 행정 전산망이 마비된 건 초유의 일이다.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증명 한 통을 못 떼 국민들을 분통터지게 만든 지 이틀 만인 19일 오후 행정안전부는 지방행정전산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발표했다. 공공기관의 대국민 민원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전 세계에 한국 정부의 불안한 국가정보시스템을 고스란히 보여준 ‘굴욕’의 시간이 됐다. 문제의 시스템 부품을 교체했지만 정상화 첫주 월요일인 20일에는 미룬 민원 업무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돼 전자정부의 능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행안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7일 전산망 마비가 지방행정정보통신망인 새올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의 장애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해킹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도의 해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장애가 발생하기 전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주민센터 등 현장 공무원들이 민원 서류를 발급할 때 접속해야 하는 ‘새올’에 사용자 인증을 해 주는 행정전자서명 인증서(GPKI)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다. 다만 이 부분이 온라인민원서비스 ‘정부24’ 등 다른 시스템과 호환성 문제를 일으켜 충돌 장애를 일으켰는지 여부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정부24는 18일 오전 9시부터 임시로 재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방에 동행했다가 지난 18일 조기 귀국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정부24 서비스 가동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장관은 “조속한 서비스 안정화가 가장 큰 목표로 국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재개된 정부24 서비스에 문제가 없게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접속 지연에 따른 민원에 대해 납부 기한 연장 등 편의를 제공하고 급한 민원은 수기로 우선 접수해 소급 처리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순방 중에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 즉각 가동을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한 뒤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로 공공기관의 대민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국민께서 불편·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서 송구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한 총리는 이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찾아 “재난에 버금가는 초유의 사태라는 인식을 갖고 상황을 엄중히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고기동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책본부장(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민간전문가, 정부·지자체·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TF’를 구성해 종합대책을 세우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민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20일에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시 즉각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올 들어 발생한 법원 전산망과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오류를 나열한 뒤 “이 정도면 ‘습관성 행정망 먹통’”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15년 넘은 시스템 전면 교체해야” 전자정부추진위원장 출신인 안문석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일정한 시기가 되면 비행기의 부품을 갈아주듯이 정기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교체해줘야 하는데 예산당국에 가서 장비나 소프트웨어가 낡았다고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하인리히 법칙처럼 큰 사고 나기 전에 작은 사고가 나듯 2~3년 주기로 전자정부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도 서버를 증설, 개편하지 않은 것은 제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신속한 전면 시스템 교체를 강조했다. 2007년 전국 시군구에 보급된 현 행정전산시스템은 15년이 넘은 모델로 노후화로 인해 그동안 수차례 전산 오류 장애를 빚어와 전문가들로부터 교체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대국민 민원서비스 시스템와 연동된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기 전 다른 프로그램 등에 미칠 호환성, 영향 분석을 제대로 확인하는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부터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사고가 발생해도 신속히 복구되지 않고, 위기관리 매뉴얼도 없다는 게 큰 문제”라면서 “해킹 같은 외부 공격도 아닌 이번 사건으로 위기관리시스템 제대로 안 된다고 보여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안 명예교수는 “전자정부와 관련해 각 부처를 총괄할 ‘처’가 필요하다”면서 “첨단기술은 과기부가, 주무 부처 행안부는 제도만 운영하는 이원화된 구조를 갖고 있어 전자정부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 어렵다. (총괄하는 처가) 인력과 예산, 조직, 전문가를 양성하고 아웃소싱한 민간업체가 제대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지 전문성을 갖추고 감리하는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與, 은행권 초과이익 대책 마련 돌입…‘野 횡재세’엔 “포퓰리즘”

    與, 은행권 초과이익 대책 마련 돌입…‘野 횡재세’엔 “포퓰리즘”

    국민의힘과 정부가 고금리 시기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어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은행권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단,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횡재세(초과 이윤세)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거리를 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과점 지위를 누리면서 세계적 고금리 추세 속에 높은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이용해 손쉽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은행의 초과이익 문제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유의동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정부 관계부처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논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을 일종의 독과점”이라며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당정도 은행권의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은행·증권·보험사의 초과 이윤에 세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부담금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은행권의 초과이익 문제는 신중히 다뤄야 한다. 횡재세법은 여러 가지 법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횡재세가 법인세와의 이중과세 논란 및 주주 이익 침해에 따른 위헌소송 가능성, 다른 기업과의 조세 형평성 문제 등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짚으며 “이런 법적 논란을 염려해 세금으로 거두지 않고 부담금 형식으로 걷는다는 계획이지만, 화장을 아무리 해도 민낯이 어디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 프로파일링 알면 술술 풀린다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 프로파일링 알면 술술 풀린다

    축약어가 유행하는 시대다. 기존쎄(기가 센 사람),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등 듣도 보도 못한 단어들이 수두룩하지만, 외워야 한다.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의 한 단면이라서다. 도른자도 그중 하나다. 정신 이상을 뜻하는 ‘돌다’와 사람을 뜻하는 ‘자’를 합한 ‘돌은 자’를 발음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우리가 출근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 자체보다 ‘그 인간’, 그러니까 도른자를 또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퇴사를 결심할 때도 사람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하는데, 이는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일 테다. 새 책 ‘사무실의 도른자’는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의 저자가 쓴 책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저자는 도른자에게 대처하는 것이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도른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너머의 숨겨진 심리를 파악하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지에 대해 행동 방식 차원에서 낱낱이 분석함으로써 대처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사무실의 도른자들’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강약약강형 인간을 비롯해 성과 도둑, 불도저, 무임승차자, 통제광, 불성실한 상사, 가스라이팅형이다. 예컨대 강약약강형 인간은 비교하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견줄 대상과 권력자들 앞에서 안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먹잇감을 찾아낸다. 이 강렬한 사회비교 지향성은 강약약강형 인간의 무기인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저자는 “강약약강형 유형을 상대할 때는 그들이 권력자나 상사에게까지 가면 뒤 얼굴을 내보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교를 멈추지 않는 이상 그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을 들키기 마련이다. 모두에게 민낯이 드러나는 바로 그 순간이 ‘우리가 반격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
  • 소영철 서울시의원, 지하철 환기설비 노후율 79%, 먼지 안 잡히는 이유 있었네

    소영철 서울시의원, 지하철 환기설비 노후율 79%, 먼지 안 잡히는 이유 있었네

    지난해 24.0㎍/㎥까지 떨어졌던 지하철 초미세먼지 수치가 올해 40.5㎍/㎥로 다시 수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서울 지하철 지하역사 10곳 중 8곳은 환기설비가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 설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1~8호선 역사 중 월평균 초미세먼지 수치가 1년 내내 법정 기준치(50㎍/㎥)를 넘어선 역사는 34곳에 달했고, 1호선은 노선 평균이 법정 기준치를 초과했다. 종각역은 하루평균 최고 수치가 617.1㎍/㎥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동안 서울시와 환경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공기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돈이 3334억원에 달하는데,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통행량 감소에 의한 착시가 걷히자 저감 대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실제 초미세먼지 수치는 이용객 수, 열차 운행 횟수와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반면 공기질 개선에 가장 중요한 환기설비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소영철(국민의힘·마포2)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하역사 250곳 가운데 197개 역, 79%의 환기설비가 법정 내구연한 20년을 넘은 노후 설비였다.대부분의 대책이 무용으로 돌아선 가운데, 노후 환기설비 개량만큼은 현저한 감소 효과를 낸 것도 확인됐다. 2022년 3월 환기설비가 개량된 미아역과 쌍문역은 같은 해 2월 각 152.6㎍/㎥, 152.8㎍/㎥의 초미세먼지 수치를 보였으나, 올해 2월에는 49.5㎍/㎥, 44.5㎍/㎥로 개선됐다. 올해 초 개량된 이촌역, 일원역, 안국역, 녹번역도 작년 8월 대비 올해 같은 달 각 ▲111.5㎍/㎥ → 37.3㎍/㎥ ▲61.6㎍/㎥ → 32.4㎍/㎥ ▲55.1㎍/㎥ → 20.4㎍/㎥ ▲54.3㎍/㎥ → 27.0㎍/㎥로 개선됐다. 이 외에도 모든 개량 역사에서 비슷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설비 교체는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애초 28개 역사를 목표로 수립했던 개량 계획은 고작 14곳만 착공까지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5년간 44개 역사의 환기설비를 교체할 계획이지만, 재정난을 겪는 공사의 여건을 고려하면 또다시 축소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소 의원의 지적이다. 소 의원은 “공기청정기, 터널 전기집진기, 살수배관 설치 등 사실상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고 결론 난 저감 대책들에 여전히 수백억의 예산 계획이 잡혀 있다”라며 “향후 고비용 저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노후 환기설비 개량과 같이 성과가 검증된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스페이스X의 민낯/황비웅 논설위원

    [씨줄날줄] 스페이스X의 민낯/황비웅 논설위원

    인류가 화성에 이주해 정착하겠다는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임이 틀림없다. 마스원 벤처스는 2013년 화성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신청자를 모집해 많은 화제가 됐다. 2023년까지 60억 달러를 들여 4명의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고, 이후 2년마다 4명씩 총 24명을 화성에 정착시킨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무려 20만명이나 신청했다. 하지만 마스원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동원할 투자자를 찾지 못해 2019년 1월 파산했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화성 이주 프로젝트도 대국민 사기극으로 결론 났다. 인류 최초의 화성 탐사는 1960년 구소련이 화성 탐사선인 ‘마스닉 1호’를 발사하면서부터다. 이후 60여년간 총 54번에 걸쳐 화성 탐사선이 발사됐으나, 임무 성공은 20여 차례에 그친다.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뿐이다.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해서는 현지에 인프라도 구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96%이고, 기압도 지구의 1000분의7 수준이다. 기온은 겨울철에 영하 160도까지 내려가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여 년간 화성 이주를 꿈꿔 왔다. 머스크는 2016년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만들어 100명의 인원과 화물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궁극적으로는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목표였다. 2021년 5월엔 스타십이 네 번의 실패 끝에 시험비행 및 착륙에 성공해 화성 이주의 꿈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스페이스X의 심각한 안전 문제가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가 근로자 안전 규정과 표준 관행을 무시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4년 이후 최소 600건 이상의 부상 사례가 있었다. 100명 이상이 상처나 열상을 입었고, 29명은 골절 또는 탈골됐다. 17명은 손가락이 으스러졌다. 머리 부상도 9명에 달한다. 스페이스X의 전현직 직원들은 머스크의 공격적인 프로젝트 마감 시한에 쫓겨 일어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성으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 박영한 서울시의원, 서울시 펀디자인 사업, 씁쓸한 민낯

    박영한 서울시의원, 서울시 펀디자인 사업, 씁쓸한 민낯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박영한 의원(국민의힘·중구1)은 제321회 정례회 디자인정책관 행정사무감사에서 ‘펀 디자인 사업’은 “한 개에 최고가 730만원 하는 벤치를 야외에 설치했다며, 직접 가 보니 관리가 미흡해 몇 년 못 갈 것 같다”라고 질타했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펀디자인 Soul Drops 벤치 사업(이하 벤치 사업)의 벤치는 개당 최저 296만원에서 최대 730만원을 호가하며,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여의도 한강공원에 각각 37개, 68개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벤치 개발·보급 사업에 시민 혈세가 막대하게 투입됐는데, 영국과 그리스에 비슷한 제품이 있어 그 경위가 의아하고, 애초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보급형을 함께 개발해 야외에 비치했어야 했다”라며 “상식적으로 고가의 벤치는 관리가 유용한 지하철 유휴공간에 두는 것이 맞고, 공원을 못 가는 다수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가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수상 치적이 화두에 올랐다. 벤치 사업은 디자인 부문 어워드 두 곳(iF Design Award, Red Dot Design Award)에서 수상을 했지만, 수상 비용이 각각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정부는 긴축재정을 하며 국가 살림을 아끼고 있다”라며 “수상 치적도 중요하지만 독일로 수상받으러 가는데 사용된 출장비·수상 비용 등 과도한 홍보성 예산에 최대 2000만원은 낭비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콘크리트 재질의 벤치라 표면이 딱딱하고 온도에 민감하다”라며 “여름철에는 너무 뜨겁고 겨울철에는 너무 차가워서 앉을 수가 없다고 보급형 벤치가 나오면 고가의 벤치는 시민 다수가 오가는 실내로 옮겨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與 과방위 “이동관 탄핵, KBS·MBC·SBS 방송 중단 우려”

    與 과방위 “이동관 탄핵, KBS·MBC·SBS 방송 중단 우려”

    민주당 ‘이동관 탄핵’ 추진 예고與 과방위 “합의제 의결기구 특성 고려해야”“TV조선 재승인 불법 혐의 한상혁도 탄핵 안해” 국민의힘은 9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통송신위원장의 국회 탄핵소추를 예고하자 “합의제 의결기구 위원장의 탄핵 시도는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것”이라며 “반헌법적인 탄핵 시도를 당장 멈춰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민주당의 민주노총이 장악한 공영방송을 영구히 지키겠다는 것이고, 뉴스타파와 같은 국기문란 행위를 자행한 친(親)민주당 세력들을 위해 국회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탄핵은 명확한 요건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탄핵 사유가 없는 이 위원장에 보복성 탄핵을 하겠다는 거대 야당의 민낯”이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고 기각 처리돼 역풍을 맞은 민주당이 이번에도 기각될 것이 뻔한 ‘이동관 탄핵 카드’를 만드는 것은 오로지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방통위는 다른 부처와 다르게 방송·통신 전반을 책임지는 합의제 기구이므로 하루도 멈춰서는 안 되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며 “민주당에 묻는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뉴스 범람을 눈감아도 되는 것이냐. 정작 11월 말 진행해야 할 종편과 지상파 방송의 재승인과 재허가 절차가 중단돼 국민 시청권 위협받아도 상관없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TV조선 재승인 조작 사건 등 법원에서도 인정한 불법 혐의가 있는 한상혁 전 위원장은 몇번이고 탄핵당하고도 남았어야 한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합의제 의결기구라는 위원회 특성을 인정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회견 후 “합의제 행정기구에서 위원장이 탄핵당한다면 앞으로 모든 방통위 권한이 정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종편은 사업권이 있으면 방송을 할 수 있지만, 지상파는 주파수가 허가가 없으면 방송을 못 한다. 잘못되면 KBS, MBC, SBS 지상파가 중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 프레임에 담긴 참혹한 민낯[어린이 책]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 프레임에 담긴 참혹한 민낯[어린이 책]

    “당신은 미군에 입대해 싸우시겠습니까?”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후 미국 정부는 서부 해안 지역에 살던 모든 일본계 미국인에게 강제 이주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미군 입대를 종용당했다. 복무하겠다고 응답한 이들은 일본계 미국인들로만 구성된 442연대 전투부대에 배치됐다. 거절한 이들은 가족과 함께 수용소에 감금됐고, 혹독한 수용소 생활이 3년 넘게 이어졌다. 미국은 당시 수용소 이주가 인도적이었음을 보여 주고자 사진작가 도로시아 랭에게 기록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그러나 그가 찍은 사진에는 수용소 생활의 어려움 그리고 그들의 불안함이 그대로 담겼다. 반면 수용소 소장의 요청을 받은 앤설 애덤스는 수감자들이 근면하고 쾌활하다는 것을 주로 보여 준다. 가장 현실적인 사진은 수용소 수감자였던 도요 미야타케가 찍은 것들이다. 그는 도시락 카메라를 만들고 필름과 인화를 위한 약품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위험을 무릅쓰며 수용소의 생생한 일상을 담았다.책은 미국에서 일본계 미국인들이 강제로 내몰렸던 맨재너 수용소를 사진작가 3명의 사진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 수용소 사람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표현한 그림, 이 사건의 의미를 설명한 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미국이 지우고 싶은 수용소를 통해 전쟁과 인권 그리고 기록의 의미를 생각게 하는 책은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의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부문,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주는 시버트상을 받았다. 그저 얼굴이 다르다는 이유로 노인과 아이까지 가두게 한 전쟁 속에서 인권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초등 고학년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고 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