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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수급 연령 68세 연장안’ 빠질 듯

    국민연금 ‘수급 연령 68세 연장안’ 빠질 듯

    보험료율 점진적 인상에 초점 맞출 듯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목소리도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동의 없는 일방적 국민연금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대책이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 평균소득의 45%에 불과해 ‘용돈 연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지급 시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성난 민심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이참에 법으로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민간이 참여하는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 재정추계위원회, 기금운용발전위원회 등은 오는 17일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와 장기발전방안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연장, 보험료 인상 등을 담은 민간 전문가 자문안이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자문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대책 중 첫 번째 방안은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을 더 낮추지 않고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내년에 당장 1.8% 포인트 인상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 포인트씩 낮춰 2028년 40%로 떨어뜨리도록 한 현행 국민연금법 규정을 유지하되 2088년까지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2033년까지 1단계 조치로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보험료율 조정 방안으로도 재정안정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 2단계 조치로 2038년부터 5년마다 1년씩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2048년까지 68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연금을 타는 연령이 62세이지만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지는데 다시 68세로 늦추겠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 방향이 알려지자 청와대 게시판 반대 청원이 1000건을 넘어서는 등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직장인 이양구(39)씨는 “계속 연금 지급 시기를 미루다 아예 안 주려고 한다는 극단적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의 비판에 따라 대책 중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방안은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금을 타는 시기를 늦추면 노후 소득이 보장되기는커녕 오히려 노후 불안정을 높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 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방안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45%는 명목소득대체율일 뿐 ‘실질소득대체율’은 지난해 기준 24%에 그쳤다. 지난 3년간 월평균 소득 218만원에 24%를 적용해 지난해 연금수급자가 받은 평균 연금액을 산출해 보면 월 52만 3200원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지난해 최소 노후생활비 104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재정안정화 대책은 국민이 받을 충격을 줄이기 위해 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은 기금이 고갈돼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지만 국민연금은 국가 책임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적립 방식’으로 기금을 쌓지 말고 보험료를 걷어서 그해에 연금으로 지급하는 ‘부과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과 방식은 기금이 고갈될 여지 자체가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부과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기억할게요… 끝까지 포기 마세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기억할게요… 끝까지 포기 마세요”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군의 만행을 처음으로 세상에 꺼내 놨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증명할 수 없는 ‘설’(說) 정도로 치부하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정적 증언이었다. 그로부터 27년이 흘렀다. 김 할머니 이후 수많은 피해자가 “나도 당했다”며 자신의 상처를 드러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9명 가운데 국내 생존자는 이제 27명뿐이다.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는 김 할머니의 첫 폭로일인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올해부터는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기억하고 그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전 국민이 마음을 모은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신문은 기림일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세계 1호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을 12, 13일 이틀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세종시에 사는 권모(43)씨는 “일본이 할머니들이 돌아가실 때를 기다려 문제가 잊히게 하려는 건 큰 오판”이라면서 “시간이 흘러 생을 마감하는 건 자연현상이라 막을 수 없지만, 할머니들의 정신은 오래 남아 역사가 바른 쪽으로 흘러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 무원중 김민영(15)·정원희(14)·최다연(15)양은 학교 역사 수행평가 과제를 하러 소녀상을 찾았다. 김양은 “우리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힘이 돼 드릴 테니 할머니들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양은 “일본 정부는 불완전한 합의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짜 사과를 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에서 온 퇴직 교사 조영채(65)·김순희(60·여) 부부는 한참 동안 소녀상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조씨는 “아내에게 의미 있는 기억을 남겨 주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면서 “할머니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녀상 옆에 마련된 농성장에는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이 있었다. 이들은 2015년 한·일 합의 이튿날부터 매일 2~3명씩 나와 24시간 동안 교대로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이소영(24·여)씨는 “피해 할머니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면서 “해결이 계속 늦춰져 혹시 할머니들이 더이상 증언하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가 동력이 돼 그분들의 기억으로 굳게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부터 기림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했다. 여성가족부는 14일 오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첫 정부기념식을 개최한다. 이 동산에는 세상을 뜬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치돼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청소년 5명 중 1명만 ‘통일 반드시 해야’…10년 새 11.4% 포인트 감소

    청소년 5명 중 1명만 ‘통일 반드시 해야’…10년 새 11.4% 포인트 감소

    청소년 5명 중 1명만 ‘통일 반드시 해야’통일 해야하는 이유는 ‘전쟁위험감소’가 1위다만 65.1%는 마음만 맞으면 북한 또래와 교류 ‘통일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청소년 10명 중 3명이 반드시 해야한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는 지난달 3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중·고교생 1392명(남 733명·여 6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창호 선임연구위원의 ‘청소년 통일의식 및 북한에 대한 이미지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통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9.8%에 불과했다. 2008년 같은 문항에 대해 청소년의 31.2%가 반드시 해야한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11.4%포인트나 감소했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16.3%에서 11.9%로 소폭 줄었으나, ‘통일이 되든 되지 않든 나와 상관없다’는 응답이 9.2%에서 17.9%로 크게 증가했다. 통일에 대해 자신의 삶과 관계없다고 여기는 청소년의 수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통일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쟁 위험이 없어진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다. 10년 전엔 ‘국가경쟁력 강화’가 3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전쟁을 염려하는 청소년은 19.7%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인식은 북한의 이미지가 변화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북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청소년의 35.6%가 ‘핵무기’를 선택해 10년 전 21.5%보다 14.1% 포인트나 증가했다. 당시엔 북한에 대해 ‘같은 민족’(26.8%)이라고 응답한 청소년이 가장 많았다. 이 연구위원은 “단순히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아가 통일이 청소년에게 왜 필요하고 어떤 이익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통일에 대해 ‘통일의 필요성과 통일 후 국가 미래‘를 가장 궁금해했다. 한편 10년 사이 북한 또래 친구들에게 느끼는 친밀도는 증가했다. 청소년의 61.5%는 마음이 통하면 북한 또래와 친구로 지내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10년 전 55.1%보다 6.5%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案에 반발 청원 들끓어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案에 반발 청원 들끓어

    수급개시 연령 2038년부터 1세씩 연장 2033년까지 보험료 4%P 인상안 검토 가입자 “50세 후 직장생활 힘든데” 분통 朴장관 “정부안 확정 아닌 자문안 불과”‘더 내고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국민연금 개편안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집단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에 당황한 정부가 “확정된 개편안이 아닌 민간 자문위원회의 제시안”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7일 공청회에서 발표될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보고서’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을 위해 수급 시기를 늦추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액의 비율)을 45%로 유지한 채 현재 9%인 보험료를 내년에 1.8% 포인트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로 낮추고 2033년까지 보험료를 4% 포인트 인상하는 두 가지 안이 제시됐다. 또 재정 안정을 위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2038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연장해 68세로 상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가입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전면 폐지’, ‘국민연금 자율가입제 도입’, ‘4대 연금 일원화’, ‘공무원·군인연금 개혁’ 등 국민연금 개편안에 반대하는 글들이 300여건(오후 3시 기준) 올라왔다. 자신을 5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직장인들이 50세 이후 직장 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수령 시기까지 늦추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부족하면 정부가 충당해 주는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에서 18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청원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빚을 내서 국민연금을 내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국민연금은 폐지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게시판에는 국민연금의 부실 경영을 비판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한 청원자는 “국민 세금을 여기저기 투자해 수많은 손실을 초래했고 결국 원금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민연금 자유의사 가입을 실행하고 해지 희망금 전액을 환급하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되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관련 복지부 입장’을 부랴부랴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장관이 휴일 오전에 사건·사고가 아닌 정책 관련 사안에 긴급 입장문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 장관은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료 인상이나 수급 개시 연령 상향 등은 ‘재정계산위원회’에서 제시한 자문안이며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문안을 기초로 이해당사자와 국민 의견 수렴 이후 다음달 말까지 ‘국민연금종합운용계획’을 마련해 10월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거친 뒤 입법 과정에 들어가겠다는 얘기다. 재정계산위원회는 국민연금법 제4조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국민연금재정계산과 제도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위원 중심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일본에서 무역업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러일전쟁이었다. 고베에서 안정적 생활을 하던 베델은 돌연 영국 일간지의 특별통신원이 돼 한국에 왔다. 그가 훗날 항일 언론인으로 죽어가던 조선을 위해 싸우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베델이 잠시 사업을 접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1904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았다. 2월 8일 일본 함대가 중국 랴오닝성 뤼순항을 기습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베델은 이때까지도 일본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당시 전쟁은 언론사들의 최고 인기 아이템이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월드컵이나 미국 대선처럼 세계인이 큰 관심을 갖는 뉴스거리였다. 유명한 종군 기자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종군기자로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와 같은 작품을 썼다.러일전쟁을 전후해 ‘로이터’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한국으로 특파원을 보냈다. 영국 총리를 역임한 윈스턴 처칠도 종군기자로 러일전쟁 취재차 한국을 찾았다. ‘데일리 크로니클’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는 전장을 하루라도 빨리 묘사하고자 우선 동북아 사정을 잘 아는 현지 통신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정식 특파원을 파견할 경우 물리적으로 한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본이나 러시아 사정에 밝지 않아 배경지식이 풍부한 기사를 쓰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데일리 크로니클’은 전쟁 발발 직후 일본에 있던 토마스 코웬을 임시직인 특별 통신원에 임명해 조선에 보낸 뒤 베델을 두 번째로 파견했다. 3월 10일이었다. 일본 업체들의 소송과 형제 간 불화 등으로 고베 사업을 접었던 베델은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통신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조선행을 결심했던 것 같다. 지금도 영국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브리스톨 지역 최고 사립고교를 졸업한 베델 역시 기자로서의 바탕은 충분했다. 이때부터 그에게 언론인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한국 황궁의 화재’ 5면 톱기사로 실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관련 기사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들의 기사가 적국인 러시아에 들어가면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 사실을 모르던 외신기자들은 종군 취재 허가를 받으러 도쿄에 갔다가 4월 초순까지 발이 묶였다. 이들은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고베에서 16년을 살며 일본어에 능통했던 베델은 이들보다 한 달이나 앞서 조선에 들어왔다. 베델은 조선에 온 지 36일 만에 ‘특종’을 발굴했다. 4월 16일자 ‘한국 황궁의 화재’ 기사였다. 베델은 14일 저녁 고종이 머물던 경운궁(현 덕수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추적해 ‘일본군이 방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기사를 전송했다.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이듬해부터 경운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 궁궐에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나 중화전과 그곳에 있던 보물이 모두 탔다. 당시 ‘데일리 크로니클’은 그가 쓴 기사를 5면 톱기사로 편집해 전 세계에 타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델과 코웬은 이 기사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친일 성향의 데일리 크로니클이 일본에 비판적 기사를 쓴 베델을 문책했다는 것과 전장인 한반도에 통신원을 두기보다 본지 기자들이 일본 정부에서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데일리 크로니클, 일본에 우호적 기사 지시” 훗날 베델은 이 사건에 대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일할 때 받은 지시는 ‘우리 신문은 일본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통신원이 쓰는 기사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또 동양에 간 특파원들이 전쟁터에서 얻는 정보보다는 영국 런던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듣는 사실이 더 많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1872년 창간된 ‘데일리 크로니클’은 1930년 ‘데일리 뉴스’와 합병해 ‘뉴스 크로니클’로 바뀌었다. 이 매체는 1960년 ‘데일리 메일’에 흡수돼 지금도 운영 중이다. 학계에는 베델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경운궁 화재 기사 한 건만 쓰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말고도 그가 쓴 기사가 하나 더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서울신문이 취재도중 만난 영국 출신의 역사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에 따르면 베델은 경운궁 화재 기사보다 보름 앞서 4월 1일자에 조선의 전통놀이인 ‘석전’(두 편으로 나뉘어 돌팔매질로 승부를 겨루던 놀이)과 축구를 비교하는 글을 썼다. 해당 기사는 지금도 ‘데일리 크로니클’ 데이터베이스(DB)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베델은 통신원으로서 모두 2개의 기사를 쓴 것이 된다. 코웰은 “당시 통신원들은 자신이 쓴 기사를 다른 매체에도 팔 수 있었다. 이 글을 뉴질랜드 언론사에도 판매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그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32세 나이에 3개월 만에 신보와 KDN 펴내 특종 기사를 남기고 회사를 떠나게 된 베델은 곧바로 자신이 이곳에서 직접 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는 단 3개월 만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행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20년 가까이 무역 일만 하던 베델이 갑자기 일사천리로 언론사를 창간한 이유를 두고 지금까지도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신문 발행은 당시로서는 첨단산업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종이 몇 장만 사면 알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의 정보화 혁명에 비견될 충격이었다. 19세기 말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은 영자신문 창간이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조선에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신문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에서는 1896년 서재필이 한글판 ‘독립신문’과 영문판 ‘인디펜던트’를 창간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899년 12월 폐간했다.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호머 허버트(1863~1949)가 월간지로 발행하던 ‘코리아 리뷰’가 유일한 영어 간행물이었다. 베델은 이런 조선에서 하루빨리 영어신문을 창간해 시장을 선점하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 또 투자금을 모아 회사를 차리는 일은 베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본을 모으는 이른바 ‘펀딩’은 16년간 무역업을 하며 돈의 흐름을 읽을 줄 알던 베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여기에 그는 일본 시절부터 언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줬다. 베델이 고베에 있을 때 발행되던 영어신문 ‘고베 크로니클’은 그가 활동하던 스포츠 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이 주최하는 연례 총회와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을 단골 기삿거리로 삼았다. 그 역시 여기에 수차례 기고글을 쓰며 논쟁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그가 영국에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베델연구가 코웰은 “19세기 당시 영국 사정을 감안할 때 베델 정도면 (귀족이나 거대자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소규모 언론사를 운영하거나 기사를 쓰는 데 있어 기본적인 소양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출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가 10일 출범한다. 연구소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에 설치된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주요 연구자료들은 여러 민간기관과 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었다. 연구소는 앞으로 이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추가로 연구한 뒤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 계획이다. 일본, 중국, 동남아권 사료에 대해서도 보존 방안을 강구한다. 아울러 미래 세대의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초기 활동가 60여명의 구술 기록집을 외국어로 번역·발간해 국제 사회에 전하고, 국·영문 학술지와 학술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제 공조 사업도 추진한다.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록물은 ‘국가기록물’로 지정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자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go.kr)에서 누구나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연구소가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집대성해 앞으로 세계 전시(戰時)하의 여성 인권 연구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내년 예산 8% 늘어 460조원대… ‘혁신성장·SOC’에 쏟아붓는다

    내년 예산 8% 늘어 460조원대… ‘혁신성장·SOC’에 쏟아붓는다

    혁신성장 위한 구체적인 규제 완화 추진 개인정보 보호·원격의료 등 족쇄 풀릴 듯 유출·의료사고 등 우려 사회적 합의 필요 김동연 “멀고 험난한 길이지만 같이 해야”정부가 혁신성장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를 중심으로 내년도 예산을 463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릴 전망이다. 올해 예산 429조원보다 8% 이상 씀씀이가 늘어난다. 정부는 수출을 뺀 내수와 고용,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혁신성장을 앞세운 규제 완화, 단기적으로는 SOC 예산 확대를 경기 부양의 돌파구로 삼을 계획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을 7%대 중후반에서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토목 등 전통적 SOC는 올해 예산(17조 2000억원)보다 늘리고 도시재생·주택 등 생활혁신형 SOC는 올해 8조원에서 대폭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발표한 체육관 등 지역밀착형 생활 SOC(7조원 이상)까지 합치면 30조원이 넘는다. 김 부총리는 다음주에 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환산보증금 기준액 상한 인상 등을 포함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어 “대통령이 현장 방문 등으로 직접 나서 규제개혁을 하는 것이 하나의 채널”이라면서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면 혁신성장 장관회의, 협의 없이 할 수 있으면 주무부처 장관 책임하에 하는 3개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혁신이 3개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규제완화 대상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과제이고 그다음에 원격의료 포함 의료 분야 규제도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원격의료는 대한의사협회가 “환자가 혼자 입력한 의료 정보가 잘못되면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한다. 의료 민영화와 연결돼 저소득층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부총리는 “왜 반대하는지 분석하고 혜택을 받을 분들은 어떤 면에서 좋은지 상호 간 보상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면서 “멀고 험난한 길이지만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삼성 측이 건의한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에 대해 “건의 내용은 규제 완화, 세제 지원, 인력 양성 등”이라면서 “세금이나 약값 문제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간 충분히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부처·기업·전문가 간담회’에서 “최근 소득 통계를 내면서 많은 애로를 느꼈다”면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거래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거래소는 이름과 나이,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을 지운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성화해 교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해 비식별 개인정보의 활용 범위 확대가 꾸준히 요구돼 왔으나 반대도 만만치 않다. 김 부총리는 공유경제 규제에 대해서는 “공유경제로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은 가야 한다”면서 “호주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우버택시 기사가 요금 중 1달러씩 기금을 만들어 기존 택시기사를 도와주는데 이런 보상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 대표인 이재웅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은 “안전 등은 규제해야 하지만 좀더 과감한 규제 해소를 해야 공유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출범 “흩어진 관련 사료 집대성”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출범 “흩어진 관련 사료 집대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기록물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연구소가 10일 정식으로 출범한다.여성가족부는 국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에 설치하고 이날 오후 3시 현판식을 가진다고 9일 밝혔다.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주요 연구들은 여러 민간기관과 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었다. 연구소는 이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추가 연구를 진행한 뒤 데이터베이스(DB)화할 계획이다. 일본, 중국 및 동남아권 사료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해 국내외 산재해 있는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보존 방안도 강구한다. 특히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록물은 ‘국가기록물’로 지정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자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go.kr)에서 누구나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미래세대의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초기 활동가 60여명의 구술 기록집을 외국어로 번역·발간해 국제사회에 전하고, 국·영문 학술지 발간과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국제 공조 활동 사업도 추진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총괄·집적하고 후속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연구소가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집대성하고, 세계인이 손쉽게 자료에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다언어로 관련 웹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커피·생과일주스 대대적 위생점검…13일부터 5일간 3000여 업체 대상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시원한 음료 판매량이 치솟자 정부가 커피나 생과일주스를 판매하는 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위생점검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이스 음료(얼음을 넣은 음료)를 조리해 판매하는 3000여개 업체에 대해 오는 13일부터 5일간 일제 위생 점검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비자 감시단과 동행해 2~3인 1조로 커피전문점과 생과일주스 전문점 등을 점검한다. 식약처는 해당 판매점에 대해 유통기한 경과제품을 사용하거나 보관했는지 여부와 조리실 등이 위생적 취급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한다.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과태료 처분에서부터 한시적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특별 점검에서는 아이스 음료 제조 때 많이 사용하는 ‘얼음’을 지점마다 수거해 식중독균에 오염되지 않았는지 추가로 검사한다. 점검 결과는 오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평균 24.5세 공시족 입문…12시간 공부해도 불안한 청춘들

    평균 24.5세 공시족 입문…12시간 공부해도 불안한 청춘들

    체감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공무원이 되려는 청년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공정한 시험 규칙에 따라 누구나 노력하면 합격할 수 있고 정년도 보장돼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두 명을 뽑는 전형에 수백 명이 몰리기도 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합격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공시생(공무원 준비생)이라는 신분을 갖게 되면 그간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중도 포기가 쉽지 않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젊음을 바친 ‘공시 낭인’도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신문은 최근 발표된 ‘공무원시험준비생 규모 추정 및 실태에 관한 연구’(김향덕·이대중) 보고서를 통해 공무원이 되고자 분투하는 공시생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합격 예상기간은 평균 24.3개월 연구진은 2016년 3월 기준 만 19~34세 청년 가운데 2개월 이상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 413명을 심층 조사했다. 이 결과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로 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는 직업 안정성(54.5%)을 꼽았다. 이어 안정된 보수(21.3%)와 청년실업·구직난(14.3%),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7.0%), 국가에 대한 봉사(2.9%) 등이 뒤를 이었다. 처음 공무원 시험을 결심한 시기는 평균 24.5세였다. 대학교 3~4학년이 34.1%로 가장 많았고, 대학 졸업 뒤는 23.5%로 나타났다. 5명 가운데 1명(20.6%)은 직장(사회) 생활을 하다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대학교 1~2학년부터 준비하는 공시생도 15.3%나 됐다. 대학 전공으로는 인문사회계열이 49.4%로 절반을 차지했고 공학계열(23.3%), 자연계열(15.9%), 교육계열(4.5%), 예체능(2.0%) 순이었다. 하루 평균 공부 시간은 8.7시간이었다. 10~12시간이 35.8%로 가장 많았고, 6시간 이하 28.8%, 7~9시간 23.5%, 13시간 이상도 11.9%였다. 이들이 예상하는 합격 평균 소요 시간은 24.3개월로, 수험 생활을 시작해 최소 2년 이상은 공부해야 합격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도 10명 가운데 9명(88.9%)은 불합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거나’,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공시생 수 32만~50만명으로 추정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공시생이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다. 공시생은 대학 재학, 학원 수강 등을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공무원 시험 지원서를 접수하면 구직 활동은 하지만 직업이 없는 ‘실업자’로, 시험을 준비하면서 1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취업자’가 된다. 이 때문에 통계적으로 정확히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 지난 5년간 5·7·9급 국가직 선발 인원과 ‘출원 인원’(응시원서를 접수한 인원)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국가직 공채 공시생 규모는 ‘30만 832명’이었다. 특채 공시생 규모(8만 1800명)를 더하면 모두 40만여명이 된다. 또 응시 인원을 기준으로 경찰(남성 3만 9140명, 여성 1만 4161명)과 교원(초등 7807명, 중등 5만 9065명)까지 합치면 공시생의 수는 ‘50만 2805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입법부와 사법부 공무원, 군무원 등 준비생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직 지원자의 95% 정도가 지방직 시험에도 지원하고 있어 지방직 공시생(22만 501명)도 뺐다. 다른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도 있다. 국가직과 특수직(교사, 지방직, 군경), 기타 헌법기관 채용시험 출원 인원을 전부 모아 추산한 공시생 규모는 ‘49만 3846명’이다. 이는 국가직(30만 1125명)과 교원(6만 6872명), 지방직(35만 9550명), 군·경 등(16만 677명), 법원·국회(9급)·선관위(1만 3533명)를 더한 90만 1757명에서 중복 지원을 감안해 국가직 7급과 지방직·서울 9급 인원(40만 3846명)을 제외한 수치다. 앞서 최근 5년간 평균 출원 인원으로 산정한 ‘50만 2805명’과 비슷하다. 반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가운데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라 추정한 공시생 규모는 ‘32만 2000명’이다. 2013~2017년 5년간 평균 교원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3만 5000명, 일반직 공무원 22만 4000명, 고시·전문직은 6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조사 대상이 만 15~34세로 한정되다 보니 34세 이상 공시생은 대상에서 빠졌고, 비경제활동인구만 추산하다 보니 일과 수험생활을 병행하는 공시생도 제외됐다. ●20대 100명 중 7명은 공무원 시험 준비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20~29세 청년 인구는 644만 500여명이다. 32만 2000~50만명으로 추정되는 공시생 수를 평균 44만명으로 잡으면 20대 청년 가운데 6.8%가 공시생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직장을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도 상당수다. 하지만 준비생은 많지만 합격 인원은 적다 보니 대부분은 몇 년간의 공시생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른 길을 찾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렵다 보니 청년들이 새로운 도전을 꺼리고 안정적 일자리만을 바라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사회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많은 인재가 공직 사회를 꿈꾸는 사회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구 교수는 “근본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쥔 곳이 (민간이 아닌) 정부로 여겨지고 있다 보니 많은 청년이 민간 진출 대신 공무원 준비에 몰두하게 된다”고 봤다. 공무원 시험 준비 때문에 다른 진로를 찾지 못하고 사회에서 도태돼 어려움을 겪는 ‘공시 낭인’ 문제도 심각하다. 공무원 시험을 두고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내 합격하지 못하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그간 들인 시간과 노력, 주변의 기대 등이 맞물려 쉽사리 그만두지 못한다. 게다가 일반 기업에서 나이와 경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생각 때문에 젊은 시절을 수험생활로 허비한 공시생은 일반 직장에 취업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인호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은 “막상 공무원 일을 하게 되면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고 공직사회가 가진 특성이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내가 정말 공직 사회와 잘 맞는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中 원료 사용한 국산 고혈압약에서도 발암물질… 59개 제품 판매 중지

    中 원료 사용한 국산 고혈압약에서도 발암물질… 59개 제품 판매 중지

    中서 오염된 원료 수입… 검증 허술 논란 18만명 복용… 대체 약품으로 무료 교체고혈압약 원료 의약품인 ‘발사르탄’에서 또다시 발암 가능물질이 검출됐다. 지난달 9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사인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원료에서도 발암 가능물질이 나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원료도 중국에서 이미 오염된 상태로 수출된 것으로 추정돼 중국산 의약품 검증 과정에 큰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암 유발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기준치(0.3)를 넘겨 이 회사의 성분을 사용한 완제의약품 22개사 59개 품목의 판매를 잠정 중지시켰다고 6일 밝혔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원료회사 ‘주하이 룬두’에서 ‘조품’(원료)을 수입해 발사르탄을 제조해 왔다. 조품을 가공해 순도를 높이면 원료의약품이 되고 이 원료의약품으로 고혈압약을 만든다. 최근 3년간 국내 전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발사르탄의 비중은 3.5% 정도다.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의약품 22개사 59개 품목에서 발견된 NDMA는 0.12~4.89이었다. 이원식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룬두사에서 들여온 원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 분석 결과 NDMA를 국내에 허가된 제품 가운데 하루 최고 용량인 320㎎(1회 권장용량 80㎎의 4배)으로 3년간 복용하면 1만 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권고하는 가이드라인(ICH M7)인 10만명당 1명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같은 용량을 4년간 복용했을 때 8000명 중 1명이, 유럽 의약품안전청(EMA)은 7년간 복용했을 때 5000명 중 1명이 발암 위험이 있다고 봤다.문제가 된 59개 고혈압약을 처방받은 18만 1286명은 진료받는 병·의원을 방문해 다른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으로 교체할 수 있다. 처방은 기존 처방 중 남아 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하고 동네약국에 가도 약을 교환할 수 있다. 다만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하며 의사의 진료가 필수다.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이어 원료의약품의 초기 물질도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산 의약품 원료’에 대한 불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문제 의약품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수입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 원료의약품 시장 규모는 2조원으로, 이 중 중국산이 620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따라서 고혈압약뿐 아니라 다른 의약품에 대한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발사르탄뿐 아니라 다른 의약품 원료에서도 NDMA가 발견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중국산 원료를 쓰는 저가 복제약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일본에서 무역 일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한동안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오래지 않아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의 담합·소송에 휘말리고 형제들과도 관계가 나빠져 결국 일본 사업을 포기했다.●9개나 되는 공장 차렸다가 못 버티고 폐업 1888년 고베에 와 아버지와 이모부 밑에서 무역 일을 배운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세워 독자 사업에 나섰다. 일본의 골동품을 영국에 내다파는 중개업에 자신감이 붙은 베델은 한발 더 나아가 일본에서 직접 물건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델 브러더스’가 생산하기로 한 첫 제품은 바로 러그였다. 러그는 바닥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을 말한다. 베델은 형제들과 1901년 7월 오사카 남부 사카이 지역에 소규모 러그 제조 공장 9개를 차렸다. 당시 사카이에는 일본인들이 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러그 공장이 많았다. 한때 이곳은 지역 주민의 70%가 러그 생산에 매달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베델 브러더스’는 이런 사카이에 공장을 차린 첫 외국인 업체였다. 이들이 만든 러그는 품질도 꽤 좋았던 것 같다. 영자지 ‘재팬 크로니클’은 기자가 사카이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쓴 르포 기사에서 “베델의 러그는 터키에서 생산된 최고급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조업을 처음 해 보는 베델이 한꺼번에 9개나 되는 공장을 무리하게 운영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일본에서는 1899년 외국인에 대한 치외법권이 마무리돼 이들에 대한 소송이 급증했는데 ‘베델 브러더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품질 좋은 러그를 만들기 위해 주변 공장에서 일하던 일꾼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이 일본업체들을 자극했다. 공장을 9개나 돌리다 보니 경쟁회사에서 데려 온 장인의 수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 지역 카르텔은 ‘베델 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영업을 방해했다. 결국 베델 형제들은 이들의 보이콧을 버티지 못하고 얼마 안 가 러그 사업을 접었다.●3억원대 러그 납품 분쟁… 日반감도 커져 베델은 이 시기 최소 3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는 ‘수세미 사건’과 ‘러그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세미 사건’은 주방용품이나 목욕용품으로 쓰는 수세미의 납품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1902년 2월 고베 상인 나리타 세이사부로는 “‘베델 브러더스’가 수세미 3만 6942개를 주문했지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1567.31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905년 7월까지 3년 반 동안 재판이 이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결론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그 사건’은 러그 납품 대금 관련 소송이었다. 베델이 조선에 온 뒤인 1904년 10월 러그 상인 도이 젠노스케는 베델을 상대로 대금 5026.73엔과 6%의 이자를 별도로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에서 거래된 엔화의 평균가를 고려하면 5026.73엔은 지금 가치로 27만 4870달러(약 3억 700만원)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베델은 이 시기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활동하고 있었다. 원고(도이)와 피고(베델)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가 자연스레 기각돼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도이가 이듬해 2월 베델을 상대로 또 한 번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도 처음보다 11% 늘어난 5795.73엔으로 책정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은 이 사건의 첫 공판이 있었던 1904년 10월부터 1905년 2월까지 네 차례의 공판을 기사로 다뤘다. 이 역시도 재판 결과는 기록이 없다. 사업과 관련한 두 가지 분쟁 사이에 작은 소송 하나가 더 있었다. 1903년 초 고베에 살던 히로시마 수마라는 여성이 “1902년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과 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이 영국에 갔을 때 이들을 수행하고 96.91엔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대가는 40엔이 전부였다”며 재판을 걸었다. 비록 수세미나 러그 대금처럼 큰돈은 아니었지만 베델 입장에서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렇다할 합의 노력 없이 소송부터 하고 보는 일부 일본인들의 행태에 상당히 실망했던 것 같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59)은 “할아버지(베델)가 자신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나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인들의 줄소송으로 인한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한다”고 전했다.●日사업하던 형제들 항일 신문 만든 베델 내쳐 베델은 매사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베델의 후손들은 그가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1901년 8월 베델은 고베의 인력거꾼들과 요금을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싸움이 나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당시 ‘고베 크로니클’은 “외국인을 집단 폭행한 인력거꾼들의 잘못이 크지만 인력거 면허번호를 떼어 내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이들을 자극한 베델도 생각이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베델은 형제들과도 사이가 나빠져 결국 동업을 정리하게 된다. 아마도 이들은 일본인들과의 소송 과정에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델이 한국에서 신보와 KDN을 발행하던 1905년 ‘고베유신일보’ 11월 27일자에는 ‘베델 브러더스’ 고베 지사에서 일하던 S E 길스가 신문사로 찾아왔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베델은 한때 ‘베델 브러더스’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고래였고 결근도 잦았다. 급기야 회사를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건너갔다. 이제 이 회사는 베델과 아무 관계도 없다. 우리는 이 내용을 신문에 광고도 했다”고 밝혔다. 길스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베델을 과음과 근무태만, 무책임 등의 단어로 묘사한 것을 볼 때 (사실 여부를 떠나) 그를 바라보는 남동생 허버트(1875~1939)와 아서 퍼시(1877~1947)의 감정이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본 영자신문에 베델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광고까지 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 항일신문을 발간한 큰 형(베델)을 이렇게라도 내치치 않을 경우 ‘베델 브러더스’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형제들의 복잡한 속내가 읽혀지기는 한다.앞서 ‘고베유신일보’는 11월 26일자 기사에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설립해 지난해(1904년)까지 도자기업을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하다시피 한국으로 건너간 러시아 스파이”라고 비난했다. 베델이 러시아 스파이라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가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러그 사업이 실패한 뒤 도자기 판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베델은 사업 실패와 잇따른 소송, 형제와의 불화 등으로 16년간 살던 고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되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크로니클’의 조선 특파원에 지원해 언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가 일본에서 사업에 실패한 것이 조선에는 되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람 잡는 폭염에… ‘냉방 바우처’ 지원·공공발주 공사 일시정지

    사람 잡는 폭염에… ‘냉방 바우처’ 지원·공공발주 공사 일시정지

    온열질환 사망 30명… 작년보다 5배 급증 겨울에만 주던 취약계층 에너지 바우처…산업부 “내년부터 여름에도 도입 추진” 폭염으로 공사 지연땐 배상 청구 않기로 119 폭염구급대 강화… 쪽방촌 급수 지원114년 만의 기록적 폭염에 온열질환자·사망자 수가 급증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소방청은 119구급 전 차량을 배치해 쪽방촌 급수 지원 등 폭염 관련 소방 활동을 강화하고, 행정안전부는 재난 수준의 폭염이 올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했다.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8월 1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549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3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가 913명, 사망자가 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질환자 수는 2.8배, 사망자 수는 5배 늘어났다. 최근 6년간 온열질환을 포함한 폭염 관련 질환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연평균 1만 7746명이지만 올해는 그 수가 2만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질환은 더위로 체온 조절이 힘들어져 발생하는 병으로 경증으로는 열부종, 땀띠, 열경련, 열피로가 있고 중증으로는 열사병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폭염 관련 질환 대부분이 상식과 교육, 적당한 예방적 조치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와 수난 사고, 급수 지원 등 안전사고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소방청은 지난 7월 한 달간 무더위로 인한 급수 지원은 883건으로 지난해(126건)에 비해 7배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온열환자 이송 등 구급대 출동은 1066건으로 전년 동기(355건) 대비 3배 증가했다. 수난 사고(228건)도 2배 증가했다. 소방청은 폭염이 지속되는 기간에 ‘119폭염구급대’ 활동을 강화하고, 지자체와 협업해 쪽방촌 밀집지역 지원에 비산방지차, 도로청소자, 산불진화차 등을 적극 이용할 방침이다. 또 휴가 기간을 맞아 해수욕장과 해변, 계곡 등 총 297곳에 ‘시민수상구조대’ 9211명을 배치한다.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최근 5년간 물놀이 인명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 초순이 평균 44명으로 7월 하순(36명), 8월 중순(26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밝혔다. 특히 더위를 피하려고 계곡 등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사망한 사례가 올해만 21명에 이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취약계층의 에너지 사용 부담을 줄여 주고자 에너지바우처를 여름에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겨울에만 지원해 온 에너지바우처를 내년부터는 여름에도 쓸 수 있도록 예산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에 12월부터 2월까지 연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2015년 겨울부터 시행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대상이다. 행안부는 올여름 같은 재난 수준의 폭염이 발생할 때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를 일시 정지하고 공사 계약 기간도 자동 연장하는 내용의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을 마련해 통보했다. 폭염 때에도 공기를 맞추고자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낮에 폭염이 계속되면 발주기관은 휴일이나 야간으로 작업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공사감독관은 현장 여건을 확인한 뒤 일시 정지를 통보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도 각 부처에 보낸 ‘폭염 피해예방을 위한 공공계약 업무처리 지침’을 통해 폭염 주의보·경보가 내려져 작업이 현저하게 곤란할 경우 발주기관이 공사를 일시 중지하도록 했다. 폭염으로 인한 공사 중지는 계약 금액을 늘리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보전하도록 했다. 발주기관이 공사 일시 정지 조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폭염 때문에 공사가 늦어졌다면 지연 배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장애인 고용률 11%… 정부 평균의 4배 뽑아 ‘최우수’

    장애인 고용률 11%… 정부 평균의 4배 뽑아 ‘최우수’

    일자리 확대·사회적 책임에 높은 점수 공동 육아 등 155개 프로그램 운영 ‘강동구도시관리공단’도 최고등급 받아 국내외 주요사업 성과… 관광 여건 호전 관광공사는 전년보다 6.2점 올라 85.4인천 서구시설관리공단의 청년채용률(정원 가운데 15~29세 인원 비율)은 8.3%로 지방공기업 청년의무고용률(3.0%)보다 3배 가까이 높다. 미취업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자 신규 사업을 유치하고 초과 근로시간을 줄여 수당도 절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도 11.1%로 정부 부문 장애인 고용률(2016년 기준 2.8%)의 4배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도시관리공단은 주민들의 육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동 육아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고 육아 전문 ‘천호 도서관’을 개관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서 전문가도 40명을 양성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15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정안전부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한 이 두 곳을 포함해 총 13개 지방공기업이 ‘2017 지방공기업 경영 실적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가’ 등급)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전국 241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경영 평가는 일자리 확대와 사회적 책임(윤리경영, 고객·주민참여, 지역공헌활동, 사회적 약자 배려, 친환경 경영)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최우수 등급을 받은 지방공기업은 광주도시철도와 충북개발공사, 평택개발공사, 부천도시공사, 의정부시설관리공단, 인천동구시설관리공단, 부산환경공단, 김해도시개발공사, 광양, 옥천, 용인하수도 등 13곳이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관광공사가 79.2점에서 85.4점으로 점수가 크게 높아졌다. 국내외 관광 여건이 호전돼 주요 사업 성과가 향상돼서다. 지방공사·공단 임직원은 이번 경영 평가 등급 결과에 따라 평가급을 차등 지급받는다. 최하위 등급인 ‘마’ 등급을 받은 기관의 임직원은 평가급을 지급받지 못하고 사장·임원은 연봉이 전년도 대비 5~10% 삭감된다. 지방자치단체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임기 중인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연임할 수 있다. 심보균 행안부 차관은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만들고 (지방공기업이) 지역사회의 핵심적 혁신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길거리 돼지X 죽이고 싶다” 게시글에… “죽여도 돼” 댓글 수두룩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커뮤니티 8개 분석유튜브 ‘성차별’ 최다… 161건 중 38건 “페미(니스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길거리에서 돼지X들 보면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6월 3일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이와 같은 여성 혐오 표현 글이 올라왔다. ‘체구가 큰 여성’을 속되게 부르며 ‘죽이고 싶다’는 폭력성까지 드러낸 이 글에는 “죽여도 된다”는 동조 댓글이 심심찮게 달렸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와 함께 지난 6월 1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 커뮤니티 8개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게시글 1600개와 해당 게시글에 달린 1만 6000개의 댓글을 살펴본 결과 성차별적 글 161건(혐오·비난 90건, 폭력·성적대상화 71건)을 발견했다. 한 커뮤니티에는 “좋은 아내 진단표를 만들어 봤다”며 아내를 남편의 성적 도구이자 복종의 대상으로 보는 글이 올라왔다. 이 진단표에는 아내는 ‘남편과 시댁식구를 잘 받들고’, ‘남편이 말을 시작하면 듣기만 해야 하며’, ‘남편이 폭력을 행사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 왜곡된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8개의 커뮤니티 가운데 성차별적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이 가장 많은 커뮤니티는 ‘유튜브’였다. 전체 161건 가운데 38건(24%)이 유튜브에서 발견됐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이곳에서는 여성 배우들의 신체노출 장면만 편집해 올린 영상 등이 손쉽게 공유되고 있었다. 유튜브의 성차별적 콘텐츠들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내놓은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가운데 3명(27%)은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이 32.3%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 24.8%, 초등학생 22.6% 순이었다. 양평원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성차별적인 언어와 혐오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는 8월에는 워마드 등 여성 이용자가 많고 최근 이슈가 되는 커뮤니티들도 포함해 모니터링해 9월 중 다시 한번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정부, 전남 등 호우·태풍피해 복구비 370억 확정

    정부가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발생한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복구 비용으로 370억원을 지원한다. 지역별로는 특별재난지역(전남 보성군)이 포함된 전남이 270억원으로 가장 많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모두 370억원을 지원하는 안이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은 12개 시·도 95개 시·군·구에서 총 64억원이며, 복구 비용은 피해액의 5.8배 정도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70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북 36억원, 경북 17억원, 충남 16억원, 경남 16억원, 기타 7개 시·도 15억원 순이다. 전남은 보성군 보성읍과 회천면이 지난 18일 읍·면·동 단위로는 처음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복구 비용이 높게 책정됐다. 보성군 복구비는 국비 120억원과 지방비 71억원, 자체복구 15억원으로 총 206억원이다. 지방비 부담분은 원래 93억원이었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을 감안해 이 가운데 22억원(보성읍 7억원·회천면 15억원)을 국비로 전환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취업 면접 등 곳곳서 차별적 언행 동네선 ‘미혼모 시설’ 따가운 시선 여가부 새달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최근 김경아(가명·여)씨는 아이와 함께 버스에 탔다가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김씨의 말에 한 승객이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아이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같이 살아야지”라고 훈계한 것이다. 김씨는 ‘싱글맘’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는 데 회의감을 느끼며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야만 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간 전국 미혼모부자거점기관(17개)과 미혼모가족복지시설(62개), 부자가족시설(4개)에 입소한 미혼모·부 2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별 사례 접수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미혼모·부는 단지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은 물론 병원, 금융기관, 직장, 학교, 가족,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차별적 언행을 경험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다. 취업 면접에서 “어떻게 혼자가 됐느냐”,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느냐” 등 업무와 관계없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한다. 미혼모 시설의 한 관계자는 “동네에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때마다 주민들이 “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한 일”이라며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로 민원을 넣는다”며 씁쓸해했다. 미혼모·부 가정과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 44만 6000가구 가운데 약 40%(18만 1000가구)가 정부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이다. 2015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고용률은 87.4%에 이르지만 월평균 소득은 190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48.7%에 불과하다. 자가 소유 비율(21.2%)도 전체가구(53.6%)보다 크게 낮다. 여가부는 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미혼모·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자 다음달부터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에 들어간다.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사항을 신청받아 개선안도 내놓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관계부처 합동 저출산 대책에 미혼모·부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대책을 포함시켰다. 여기에는 주민등록상에 ‘계부’나 ‘계모’ 등 차별적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 개선도 주문했다. 사실혼 부부도 법적혼 부부와 같이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비혼 출산과 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도 확립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모유수유’ 중요하다면서 ‘모유은행’은 여전히 뒷전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모유 수유’ 확산을 위한 세부 지침이 실질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유 수유 교육 강화와 수유시설 위생관리 전수조사 등이 포함됐지만, 이미 대부분 부모가 아는 ‘모유 수유의 우수성’을 교육하기보다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선 ‘모유은행’의 설립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중 모유 수유의 우수성를 모르는 부모는 많지 않다. 모유 수유가 아이의 높은 IQ, 운동성 발달, 면역체계 발달, 소화 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나 천식, 돌연사, 귀 감염질환, 설사, 세균성 수막염, 호흡기 감염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들도 덩달아 건강해진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엄마의 자궁내막증 진행을 억제하고, 난소암 위험률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는 엄마의 인슐린 필요량도 줄여준다. 모유 수유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더 잘 형성돼 아이의 감정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사실도 다들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유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음에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부모 대부분은 모유량이 부족하거나, 특정 질환에 의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많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2세 미만 아이를 둔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모유 수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로 세계 135개국(2010~2015) 평균(약 3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모유 수유를 중단한 산모의 43.3%는 ‘모유량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으며 11.4%는 ‘직장 사정‘이라고 응답했다. 건강한 아이라면 분유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저체중이나 미숙아,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영아 등 모유 수유가 절실한 아이들도 있다. 만혼의 증가로 37주 미만의 미숙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모유 수유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정부의 해결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모유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모유은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 경희대병원이 유일하다. 저온멸균과 검사 작업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늘 적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모유를 원하는 산모는 늘고 있지만, 기증자도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모유은행과 관한 법률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2016년 7월 양승조 충남지사가 의원 시절 모유은행 설치를 위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정작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모유은행의 설립이나 관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유은행 설립·지원의 필요성 및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모유은행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기관이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모유은행을 초기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우려점이 있어 현재 운영중인 모유은행이 적정 수준의 모유은행 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로 정부차원에서 권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정현백 여가부 장관 “최영미 시인 손해배상 피소는 전형적인 2차 피해”

    정현백 여가부 장관 “최영미 시인 손해배상 피소는 전형적인 2차 피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성폭력 사태를 고발했다 고은 시인으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과 관련해 여가부 차원의 법률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미 최씨와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장관은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 시인의 피소 사건을 언급하자 최씨를 위한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최 시인)은 미투 폭로를 했는 거꾸로 10억원 상당의 명예훼손 배상 요구를 받았다. (고 시인은) 미투 운동으로 용기를 내 고발했던 사람들에게 ‘그것 봐라, 너의 (미투로 성폭력을) 고발하며 큰 코 다친다’라는 사인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의 응답에 신 의원은 “(지원을) ‘하고 있다’가 아니라 그게 좀 알려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최씨가) 고소당했다는 것만 언론보도가 되고, 이쪽에서 어떻게 백업을 하고 있는지가 (공개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에 “그간 최씨의 의견을 듣고 저희가 홍보 자료를 내보내거나 하는 작업을 해보도록 하겠다”면서 “(미투와 관련한 여가부 차원의 사업으로는) 신고센터 사업에 무료 법률지원 서비스가 있다. 7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변호사회와도 MOU(양해각서)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가부 산하기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측에서 최 시인과 초기 상담 단계에 있는 상황이며 구체적으로 최 시인이 요구하는 지원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법률 지원을 위한 한국여성변호사회와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지난해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시 ‘괴물’에서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 Me too /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는 내용을 통해 고 시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묘사한 바 있다. 이후 방송과 일간지를 통해 고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고 시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日 고베 시절 베델 미공개 사진 나왔다

    日 고베 시절 베델 미공개 사진 나왔다

    1904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독립운동에 기여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미공개 사진이 발견됐다. 26일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취재팀은 베델과 남동생 아서 퍼시 베델(1877~1947)이 일본 고베의 스포츠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KR&AC)에서 활동하던 당시 사진 5장을 새로 찾았다. 베델은 1888~1904년 16년간 고베에 살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이 사진들은 베델의 20대 시절 모습으로, 다카기 마사미츠(72) 고베 외국인거류지 연구위원이 2000년대 중반 KR&AC에서 영인(원본을 사진 촬영해 복제한 것)한 것이다. 베델의 남동생 아서 퍼시의 사진도 눈길을 끈다. 그간 학계에서는 그가 형(베델)을 돕고자 영국 런던에만 머물렀다고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진을 통해 일본에서도 장기간 생활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KR&AC 사진 원본은 사라졌다. 다카기 연구위원은 “최근 KR&AC에서 앨범이 통째로 유실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에 일하던 종업원이나 관리자가 급전이 필요해 고물상이나 골동품 가게에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다카기 마사미츠(고베 외국인거류지 연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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