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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서 정신질환자 100명 관리”…위기 관리는 꿈도 못 꾼다

    “혼자서 정신질환자 100명 관리”…위기 관리는 꿈도 못 꾼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부족 심각 환자 동의 없으면 병원서 정보 못 얻어 “사회서 격리시켜야” 주장까지 나와 ‘진주 방화 살인’ 안인득 신상 공개·구속 경남 진주 방화·살인 사건 등 최근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강력 범죄의 피의자들이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를 관리할 인력과 시스템의 공백을 보완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18일 학계에 따르면 정신질환과 범죄율 간 뚜렷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사회심리학)는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 발생률은 최근 10년간 비슷하다”면서 “정신질환자가 일반인보다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보고서(2017년)에 따르면 전체 대비 정신질환자의 범죄율(0.08%)은 비질환자(1.2%)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를 싸잡아 비난하기에 앞서 관리 시스템의 구멍을 막는 게 급하다”고 말한다. 진주 방화·살인 사건의 유가족 이모씨도 “관계 기관이 (피의자를) 방치해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실제 피의자 안인득(42)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과정에서 정신병력을 밝혔지만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나 경찰은 파악하지 못했다. 우선 지역의 사회복지인력이 부족하다. 정신장애인 단체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5명 남짓한 인원이 한 명당 최대 100명의 환자를 관리한다”면서 “환자 한 명에게 집중하기 어려워 위기 때 개입하거나 응급 대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은 조현병 환자뿐 아니라 자살 예방, 소아청소년·노인 우울증 관리 등 다른 업무도 해야 한다. 부처나 단계마다 칸막이가 쳐 있는 복지체계도 문제다. 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병원·치료감호소로부터 환자 정보를 받을 수 없어 환자가 자발적으로 센터를 찾아와야 관리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이날 “복지와 보건의료체계가 칸막이로 나뉘어 있는 비효율성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 “기초생활수급자 담당자 따로, 조현병 관련 보건의료 담당자 따로 있는 체계로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안인득은 이날 구속됐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전재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안인득이 흉기 2자루를 범행 2∼3개월 전에 구입한 점 등을 근거로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안인득의 실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진주 한일병원의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안씨 관련)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 조사를 해 문제가 있다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올해만 5차례 ‘안씨가 이상행동을 한다’고 신고했는데 경찰이 미온적으로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최근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은 마약 등 약물을 이용해 여성을 성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한국 사회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 충격을 줬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지도층 자녀와 연예인 등 특권층의 마약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52)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마약 등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인 이른바 ‘버닝썬법’을 대표 발의했다.-버닝썬 사건 이후 법안을 발의하셨는데. “신문사 기자 시절 연예인 마약 사건을 많이 취재했었다. 실제로 마약사범을 만나서 인터뷰를 많이 해 봤기 때문에 국회의원 중에서 마약 사건을 제일 잘 알 거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되기 때문에 당국도 마약사범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못 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물뽕’(GHB)이나 다른 마약류를 통해서 여성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약물로 성을 지배하겠다는 남성들의 남성 우월주의 속에서 나왔던 악질적인 범죄다. 이에 마약이나 기타 약물을 통해 여성을 성폭행했을 경우 특수강간으로 분류해 최소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강도 높은 처벌을 하고 성추행으로 끝났을 때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마약 사건은 여야의 쟁점 사항은 아닐 거라고 본다. 지금 마약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많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법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거라고 본다. 다만 보수적인 법조인 출신들로 구성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형량이 너무 강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취지에 대해선 공감해 줄 거라고 본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버닝썬 사건은 마약이 우리 사회 속에 깊게 파고들어 왔다는 점에 대한 경각심을 준 사건이다. 예전에는 마약이 조직폭력배나 유흥업계 종사자들이 주로 했던 것으로 인식됐는데 지금은 젊은 청년부터 일반 주부들까지 확산됐다. 특히 버닝썬 사건은 사회지도층 자녀나 연예인이 관련됐음에도 그 연결고리로 인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마약에 대한 심각성을 국민이 인식하고 힘 있는 권력층의 자녀는 쾌락주의에 빠지면서도 단속 대상에서는 제외됐던 점 등이 국민의 분노 이유라고 본다. 경찰과의 유착 관계도 일부 드러났지만 아직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핵심 쟁점이다.” -마약 청정국이던 우리나라가 왜 이 사태까지 이르렀을까. “최근에는 유학생들이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합법화된 국가에서 마약을 접촉하고 있다. 마약에 대한 범죄 인식을 안 갖고 중독된 상태에서 국내에서도 인터넷으로 주문해 외국에서 소포 형식으로 마약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젊은층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마약을 은밀하게 거래하면서 뿌리 깊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갖고 단속해야 하는데 큰 이슈가 생기지 않으면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버닝썬 사건 이후 짧은 기간 마약사범 몇백명을 벌써 검거했다고 한다. 앞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단속하려면 사이버수사대를 확충해야 한다. 근본적인 근절을 위해서는 제조부터 판매, 공여, 마약 투약자까지 4단계를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유명인의 마약 사건으로 청소년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는데. “최근 방송인 로버트 할리 사건을 보면서 국민들이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 사건은 마약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마약에 대해서 버닝썬법 말고도 여러 가지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마약을 판매한다든지 판매책과 투약자, 제조자를 다 구분해서 형량을 조정하는 법도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이미 마약에 대한 법률은 살인죄 다음으로 처벌을 강하게 하고 있다. 다만 현실로 재판이 이뤄졌을 때 사법부가 정상참작을 통해 원래 취지보다 굉장히 형량을 낮춰 주는 경향을 발견하게 됐다. 마약에 대한 양형 기준을 강화하고 보건복지부나 경찰청에서도 이를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마약의 폐해에 대한 공익광고도 늘려서 한 번 마약을 하면 인생이 끝장난다는 걸 캠페인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야 한다.” -사회 저명인사의 일탈과 경찰의 봐주기 논란도 계속되는데. “최근 황하나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과 친구’라고 얘길했다고 한다. 일반 마약사범에 대한 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단속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경찰과의 유착 관계나 연루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서 처벌해야 한다. 황씨가 지목했던 그 경찰이 누군지 감찰을 통해서든 수사를 통해서든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나도 그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보겠다.” -김학의 사건의 원본 동영상 존재를 처음 언급했는데. “내가 김학의 사건의 원본과 가까운 동영상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다.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바로 식별이 가능한 원본에 가까운 CD가 존재하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민 청장이 이를 확인해 주면서 그 존재가 최초로 확인됐다. 김학의 사건은 김학의가 검찰 출신이고 법무부 차관 출신이기 때문에 몇 년 동안 은폐됐던 사건이 지금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된 거다. 원본 CD의 존재나 피해 여성이나 윤중천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당시 사건을 은폐했던 세력이 누구인가다. 지금 수사단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1차, 2차 김학의 사건을 담당했던 검찰의 수사라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버닝썬 사건과 김학의 사건을 보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경찰이 연루된 버닝썬 사건은 검찰이 수사해야 하고 검찰이 연루된 김학의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경찰이 연루된 사건을 경찰이 하고 검찰이 연루된 사건을 검찰이 하고 있어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을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검찰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영호 의원은 베이징대학 졸업한 기자 출신 초선으로 ‘윤창호법’ 대표 발의 김영호 의원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마포고, 중국 베이징대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중국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민일보사 기획조정실과 스포츠투데이 기자로 근무했다.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제2사무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서울 서대문을에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당내 경선에서 이강래 후보를, 본선에서는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를 꺾으며 기염을 토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고 김상현 민주당 상임고문이다. 김 고문은 ‘마당발’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친화력에 정평이 났지만, 김 의원은 호불호가 분명하고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편이다. 김 의원은 “아버지는 포용과 통합의 정치로 한국 정치사에 족적을 남기셨다”고 말한다.
  • [사설] 경찰 명운 건다던 버닝썬 수사, 안 하나 못 하나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밝히겠다던 ‘버닝썬 의혹’이 수사 두 달이 넘도록 오리무중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위시해 150여명의 ‘역대급’ 인력을 투입한다고 큰소리쳤다. 그 많은 인력이 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버닝썬 사태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을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논란에서 시작됐다. 버닝썬 사내이사인 빅뱅의 멤버 승리의 단체카톡방에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한 가수 정준영 등 마약류 사범 13명은 구속됐다. 하지만 곁가지로 불거진 성관계 동영상이나 음란물 유포자들을 구속한 것 말고 알려진 수사 성과는 거의 없다. 지난달 민갑룡 경찰청장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해 강력한 수사를 약속했던 계기는 승리의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메시지가 나와서였다. 수사의 핵심은 경찰 유착 의혹인데, 윤모 총경이 연루됐다는 사실만 그간 확인됐을 뿐이다. 승리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골프 회동한 곳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유착 관계는 안갯속이다. 이러니 시중의 의혹은 커진다.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이가 윤 총경보다 더 윗선이라는 의심, 윤 총경이 현 정권의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물타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 등이 꼬리를 문다. 승리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외에서 불법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도 그렇다. 사실을 뒷받침할 정황들이 확보되는데도 경찰은 무슨 까닭인지 “확인 중”이라고 뭉그적대는 모양새다. 경찰이 의지가 없어 수사를 안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이 사건은 경찰 자체 수사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버닝썬 의혹 자료를 왜 굳이 경찰이 아닌 대검찰청에 넘겼겠는지 경찰은 벌써 잊은 듯하다. 꼬리 자르기, 제 식구 감싸기 등 의구심이 계속 커지면 검찰이 나설 수밖에 없어진다.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조직 전체로 불똥이 튈까 봐 경찰청장이 강력 수사 의지를 밝혔던 속사정을 세상이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쯤 중간수사 결과라도 밝혀야 한다.
  • 軍 “제주 4·3 특별법 정신 존중”… 警 “무고한 희생자에 사죄”

    軍 “제주 4·3 특별법 정신 존중”… 警 “무고한 희생자에 사죄”

    국방부 “당시 지휘라인 서훈 취소 검토” 민갑룡 청장, 경찰 총수 첫 추념식 참석 ‘민간인 학살’ 경찰 관여 사실상 인정국방부와 경찰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검은색 양복과 검정 넥타이를 맨 국방부 관계자는 3일 서울 용산의 국방부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낭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나 서주석 국방부 차관 명의가 아닌 ‘국방부’ 차원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의 제주 4·3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제주 4·3사건을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한 ‘제주 4·3사건 특별법’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차관은 이날 광화문에 마련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해 유가족에게 “저희가 정말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최선을 다해서 적극 동참하고,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회복과 함께 유가족분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서 차관은 ‘4·3 사건 당시 양민 살상의 지휘라인에 책임을 묻는 후속조치 혹은 서훈(취소) 조치를 검토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법적인 검토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유족은 “여기까지 오시는 데 71년 걸렸다. 뒤로 가는 일이 없도록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했고, 서 차관은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갑룡 경찰청장도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하며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경찰 총수가 민간 주도 4·3 추념식을 찾아 애도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애도를 사과로 받아들여도 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며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말해 경찰이 군과 함께 당시 무고한 민간인 학살에 관여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민갑룡 경찰청장 “무고한 제주 4·3 희생자에게 사죄”

    민갑룡 경찰청장 “무고한 제주 4·3 희생자에게 사죄”

    군과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최대 약 3만명의 제주도민들이 학살당한 ‘제주 4·3’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사죄의 뜻을 3일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주 4·3 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71주년 제주 4·3 항쟁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경찰청장이 민간에서 주도한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제주 4·3은 1947년 3월 1일 미군정 경찰이 제주도민을 향해 발포한 사건을 시작으로 좌익 진영 무장대가 1948년 4월 3일 일으킨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무장대와 군·경 토벌대 간 무력 충돌, 그리고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적게는 1만 4000여명, 많게는 약 3만명의 도민들이 학살당한 사건이다. 민 청장은 이날 방명록을 통해 “하루 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면서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또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면서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4·3 추념식에 갈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주에는 지난해 경찰청을 대표해서 다녀왔다”면서 “제주 4·3 해결을 위한 어떤 전기가 마련되면 경찰도 기꺼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제주 4·3 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주 4·3은 군·경이 투입돼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면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던 국방부가 제주 4·3 발발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방부 71년 만에 ‘제주 4·3’ 유감 표명 “깊은 유감과 애도”

    국방부 71년 만에 ‘제주 4·3’ 유감 표명 “깊은 유감과 애도”

    군과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최대 약 3만명의 도민들이 학살당한 ‘제주 4·3’에 대해 국방부가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3일 “‘제주 4·3 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제주 4·3은 1947년 3월 1일 미군정 경찰이 제주도민을 향해 발포한 사건을 시작으로, 좌익 진영 무장대가 1948년 4월 3일 일으킨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무장대와 군·경 토벌대 간 무력 충돌, 그리고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적게는 1만 4000여명, 많게는 약 3만명의 도민들이 학살당한 사건이다. 그동안 국방부는 제주 4·3은 군·경이 투입돼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며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제주 4·3 행사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할 예정이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광화문광장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유감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눈물로 애도’ 민갑룡 경찰청장,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

    [포토] ‘눈물로 애도’ 민갑룡 경찰청장,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에서 4·3평화재단관계자와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렸다. 사진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이날 서울광장에서 제주4·3 제71주년을 맞아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김학의 수사 경찰들, 전화받고 곤혹” 민갑룡 청장, 사실상 수사 외압 시인

    “김학의 수사 경찰들, 전화받고 곤혹” 민갑룡 청장, 사실상 수사 외압 시인

    한국당 “왜 외압 해석 발언 하나” 항의 버닝썬 유착 관련 “현직 경찰 6명 수사”민갑룡 경찰청장은 2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력 사건 수사 당시 외압 의혹에 대해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평가하는 것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했다. 우리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당시 수사담당자들의 진술”이라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민 청장은 “당시 수사담당자들이 전화를 받고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리고 누가 뭘 어떻게 은폐했는지 등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상황은 진상조사단 또는 재수사하는 검찰에서 당시의 경찰 수사담당자들을 불러서 조사하면 금방 밝혀진다. 빨리 조사를 해서 밝혀 달라”고 했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전화를 받은 게 민정수석실인지 정무수석실인지 그걸 밝히진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왜 외압이 있을 수도 있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나”라며 민 청장에게 항의했다. 경찰은 “2013년 1월부터 범죄정보를 수집하다가 3월 18일 내사를 시작했다”며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같은 달 19일에 흐릿한 동영상을 확보했고, 5월 2일 선명한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인 당시 청와대에 관련 의혹을 사전 보고했는지에 대해선 “(3월 13일 김 전 차관 내정 이전에) 청와대에 범죄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해 왔다”는 기존 경찰의 입장을 반복했다. 민 청장은 2013년 3월 초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김 전 차관 동영상을 확보한 경위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수사라인에서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은 전했다. 민 청장은 경찰 고위 관계자로부터 영상을 입수했다는 주장에 대해 “딴 데서 받고도 경찰에서 받았다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보라인과 수사라인이 다르다. 제가 3월 초에 입수한 거는 (김 전 차관) 식별이 가능한 영상과 사진이었다”며 “저는 분명하게 경찰 고위 관계자로부터 받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 6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71년 만에… 국방부·경찰 ‘제주4·3’ 유감 표명한다

    71년 만에… 국방부·경찰 ‘제주4·3’ 유감 표명한다

    경찰청장, 광화문광장 추모 행사 참석 국가추념식 제주4·3평화공원서 개최국방부가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제주4·3’에 대해 71년 만에 유감을 표명한다. 경찰청장도 추모 행사를 찾아 직접 유감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2일 국방부의 제주4·3 유감 표명과 관련해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미 국방장관회담으로 미국에 있어 서주석 차관이 장관을 대신해 유감을 표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차관은 3일 또는 4일 제주4·3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방문해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방부는 제주4·3은 군경이 투입돼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며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 국방부의 유감 표명이 이뤄진다면 사건 발생 71년 만에 입장을 뒤집게 되는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3일 광화문광장 행사에 참석해 당시 사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유감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4·3은 경찰의 발포사건을 계기로 파업과 소요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생긴 비극이다. 한편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선 ‘다시 기리는 4·3 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국가추념식이 열린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주요 인사 1204명을 비롯해 1만여명이 참석해 참배한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이부진 프로포폴 의혹’ 성형외과 마약관리대장 조작 정황

    ‘이부진 프로포폴 의혹’ 성형외과 마약관리대장 조작 정황

    경찰 “원본 휴대전화 받아 진위여부 확인”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마약류 관리 대장이 조작된 정황이 드러났다. 25일 탐사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제보자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병원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장부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4월 14일 A씨 등 직원들이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는 “난 몰라, 마약 장부 파업”, “못해, 힘든 정도가 아니라 수량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대화가 오간다. ‘장부 맞추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프로포폴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이 매체는 이 사장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내성이 생겨 약물이 과도하게 투약되고 있다는 대화 내용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뉴스타파 측으로부터 이미징 파일 형태로 대화 내용을 받아 분석 중”이라며 “추후 제보자로부터 원본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자료가 동일한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카톡 대화 내용을 토대로 실제 장부가 조작됐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3일 이 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병원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 대장 등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비교·분석해보면 남용이 있었는지 명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 강남경찰서의 굴욕

    이부진 사장 수사도 서울청 광수대 이첩 전국 255곳, 서울 시내 31곳의 경찰서 가운데 뜨거운 사건을 자주 맡아 일선 경찰서의 상징 같았던 강남경찰서의 위상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성년자 출입 등 클럽 버닝썬 관련 각종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를 잃은 뒤 굵직한 수사는 모조리 빼앗기고 있다. 경찰 조직 내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가졌던 강남 경찰들도 사기가 꺾인 모습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강남서가 맡았던 주요 사건들이 줄줄이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강남서는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보건소와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당일 서울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사건을 가져가 모양이 빠졌다. 버닝썬 사건 탓에 강남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보고 상부가 내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가 사건을 맡으면 수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수사 신뢰를 높이는 차원이기도 하고, 이부진 사장 건은 유명인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광수대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남서가 단서를 잡은 유명 클럽 아레나의 공무원 유착 의혹도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기로 했다. 강남서는 이 클럽 실소유주 강모씨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중 소방·구청 공무원에게 돈을 준 정황이 담긴 장부를 확보했다. 앞서 광수대는 강남서가 수사 중이던 버닝썬 내 폭력사건도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 강남서의 굴욕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현직 경찰은 모두 5명인데 이 가운데 4명이 강남서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있다.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을 맡았던 김모 경위는 현재 강남서 소속이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 등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윤모(49) 총경은 2015년 강남서에서 생활안전과장을 맡았다. 버닝썬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강남서 경찰들이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 전례도 있다. 2011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47)씨가 강남서 직원 등에게 뇌물을 줬다가 발각되자 이 경찰서 과장급 이상 간부 14명 중 10명이 교체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경찰관들이 ‘유착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각성하도록 감찰은 물론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강남경찰서의 굴욕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강남경찰서의 굴욕

    버닝썬 사건 입건 5명 중 4명 전·현직 근무이부진 사장 수사도 서울청 광수대 이첩전국 255곳, 서울 시내 31곳의 경찰서 가운데 뜨거운 사건을 자주 맡아 일선 경찰서의 상징 같았던 강남경찰서의 위상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성년자 출입 등 클럽 버닝썬 관련 각종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를 잃은 뒤 굵직한 수사는 모조리 빼앗기고 있다. 경찰 조직 내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가졌던 강남 경찰들도 사기가 꺾인 모습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강남서가 맡았던 주요 사건들이 줄줄이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강남서는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보건소와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당일 서울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사건을 가져가 모양이 빠졌다. 버닝썬 사건 탓에 강남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보고 상부가 내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가 사건을 맡으면 수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수사 신뢰를 높이는 차원이기도 하고, 이부진 사장 건은 유명인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광수대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남서가 단서를 잡은 유명 클럽 아레나의 공무원 유착 의혹도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기로 했다. 강남서는 이 클럽 실소유주 강모씨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중 소방·구청 공무원에게 돈을 준 정황이 담긴 장부를 확보했다. 앞서 광수대는 강남서가 수사 중이던 버닝썬 내 폭력사건도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 강남서의 굴욕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현직 경찰은 모두 5명인데 이 가운데 4명이 강남서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있다.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을 맡았던 김모 경위는 현재 강남서 소속이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 등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윤모(49) 총경은 2015년 강남서에서 생활안전과장을 맡았다. 버닝썬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강남서 경찰들이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 전례도 있다. 2011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47)씨가 강남서 직원 등에게 뇌물을 줬다가 발각되자 이 경찰서 과장급 이상 간부 14명 중 10명이 교체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경찰관들이 ‘유착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각성하도록 감찰은 물론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경찰청장 “정준영 초기화 폰, 내용 파악 가능…‘김상교 체포’ 경찰 형사처벌 안 한다”

    경찰청장 “정준영 초기화 폰, 내용 파악 가능…‘김상교 체포’ 경찰 형사처벌 안 한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고 구속된 가수 정준영(30)이 문제의 휴대전화 3대 중 1대를 초기화한 뒤 제출한 것과 관련, 경찰이 삭제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정준영)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한 행위(초기화)가 있으나 다른 자료를 확보하고 있어, 비교해 보면 원래 내용이 어떻게 구성돼 있었는지 확인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즉 정준영이 초기화한 휴대전화,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업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된 뒤 검찰로 넘겨진 자료를 서로 비교하면 정준영이 어느 부분을 삭제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버닝썬 사태’를 촉발시켰던 폭행 사건의 당사자인 김상교(28)씨 체포에 관여했던 경찰관들에 대해 민 청장은 형사처벌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건 최초 신고자인 김상교씨 어머니가 지난해 12월 제기한 진정에 관해 조사한 결과, 당시 경찰이 체포 이유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는 등 김씨를 위법하게 체포했고, 의료 조치 또한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에 대해 민 청장은 “(경찰) 합동조사단에서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하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인권위 조사 결과와 판단, 저희가 조사한 것과 외부 전문가 판단을 비교해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당 경찰관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인권위에서도 ‘주의’나 ‘교육’을 권고했듯이 현재로서는 형사처벌(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찰청장 “김상교 체포한 경찰관들 형사처벌 여부 더 살펴야”

    경찰청장 “김상교 체포한 경찰관들 형사처벌 여부 더 살펴야”

    민갑룡 경찰청장은 25일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라고 지적한 김상교(28)씨 체포 과정에 대해 형사처벌을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발혔다. 민갑룡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경찰관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인권위에서도 ‘주의’나 ‘교육’을 권고했듯이 현재로서는 형사처벌(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민 청장은 “출동 시 미란다 원칙 고지나 체포 시간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초동상황으로 보느냐 등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며 “그걸 객관화시켜서 인권위에서 보는 관점, 경찰이 조사한 관점을 비교해보면서 어느 게 더 국민께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해 드릴 수 있는가 그런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되짚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 사건 최초 신고자인 김씨의 어머니가 지난해 12월 제기한 진정에 관해 조사한 결과,당시 경찰이 체포 이유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는 등 김씨를 위법하게 체포했고, 의료 조치 또한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민 청장은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전방위로 하나하나 확인해가고 있다”며 “여러 조사가 되고 있어서 입건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입건된 현직 경찰관은 윤 총경을 포함해 총 5명이다. 민 청장은 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에 대해선 “해당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비교·분석해보면 남용이 있었는지 명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학의 특수강간 진술 신빙성 확보 땐 유죄 가능”

    “진술 엇갈렸어도 진술 태도 따라 판결” 檢진상조사단 건설업자 윤중천씨 소환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가운데 김 전 차관이 형사처벌을 받으려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보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성폭행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사건에서 공소시효가 남은 건 특수강간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다. 2007년 12월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공소시효가 늘었지만, 이전 범죄에 대해서는 개정 전 공소시효가 적용된다. 유일한 물증인 동영상 촬영 시점은 2006년 8~9월로 추정된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한 말처럼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해도 직접 증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범행 시점이 2006년일 경우 개정 전 특수강간 공소시효인 10년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2013년 수사 당시 특수강간 범행을 2007년 4~5월, 2008년 3~4월 두 차례로 특정했다. 물증은 없었고,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2007년 범행은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2008년 범행은 개정 후 특수강간 공소시효 15년이 적용돼 아직 남아 있다. 관건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재판에서 같은 진술을 두고 1심은 신빙성이 없다고, 2심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안 전 지사 재판처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보강하면 기소, 나아가 유죄 판결도 가능하다고 본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진술이 엇갈렸다고 하더라도 법정에서 진술 태도를 보고 재판부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도 충분히 기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사건 당시 핵심 상황에 대해 진술이 유지되면 신빙성이 있는 걸로 본다”며 “강간 당시 촉감, 기분, 냄새 등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을 보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시 윗선의 부당한 압력이 확인되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 김 전 차관 수사는 2013년 무혐의 종결됐고, 이듬해 피해 여성의 고소로 수사가 재개됐지만 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직권남용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이날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소환 조사했다. 윤씨는 김 전 차관과 함께 특수강간 피의자로 입건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고 사기 등의 혐의로만 구속기소돼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김학의·장자연, 특검해서라도 진실 규명하라

    국민 10명 중 7명 “특검 도입돼야”공정성 의심 검경 재수사 한계 명확 대표적인 권력형 성폭력 사건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과 고 장자연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은 김학의·장자연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검경 수사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은 17%였다. 모든 이념 성향과 정당 지지층, 연령, 지역에서 특검 찬성 여론이 다수였다.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에게 두 사건 처리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튿날 두 사건의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 기간을 두 달 연장하고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권력형 비리와 여성에 대한 성폭력, 검경의 부실수사 등 온갖 사회적 부조리가 압축돼 있는 두 사건의 실체가 뒤늦게나마 파헤쳐질 계기가 마련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검경이 재수사의 주체가 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차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검찰은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성폭행 정황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 전 차관에 대해 두 차례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문제의 동영상에서 김 전 차관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장씨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통화기록 확보와 분석 등 기초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검경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려운 데다 사건 은폐 책임이 있는 수사기관들에 자칫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행 상설특검법은 수사 대상으로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경이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김학의·장자연 사건이 이 법 제정 취지에 들어맞는다. 법무부는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제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차관 사건 당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을 이유로 특검제를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의 특별검사 선정 과정에서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하면 정치적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다. 소모적 논란 와중에도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나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는 유념해야 한다.
  • 김학의·장자연 사건, 2개월 연장 조사…진상 규명 가능성 높아져

    김학의·장자연 사건, 2개월 연장 조사…진상 규명 가능성 높아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조사 기간이 연장됐다. 검찰과거사위는 오늘(18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어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요청한 활동 기간 연장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조사는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개월 연장돼 5월 말에 끝난다. 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장자연 리스트 사건 및 용산 사건 조사를 위해 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2개월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 전 차관 사건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그동안 진행된 조사결과를 정리하고,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용산 참사 사건은 지난 1월에야 사건이 재배당된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사단은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했으나 과거사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 차례 연장된 활동을 또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지난 12일 “활동 기한 연장 없이 이달 31일까지 대상 사건 조사와 심의 결과 발표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초 과거사위의 활동 기간은 6개월이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이후 필요할 때마다 2개월에서 6개월씩 기한을 연장해왔다. 그러나 조사단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나오는 있어 조사 기간을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소유한 강원도 원주 별장 등에서 성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수사가 진행됐으나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혀 수사 과정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또 지난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 장자연씨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 글도 현재까지(18일 기준) 65만명의 추천을 받았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도 나서서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조사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해당 사건들에 대한 의혹이 여전한 가운데 제대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마무리할 경우 또 다른 의혹이 확산될 위험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과거사위원들 내부에서도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과거사위 조사 상황을 보고받은 뒤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지 못하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검찰과거사위 기간연장 오늘 재논의…김학의 사건 중간점검

    검찰과거사위 기간연장 오늘 재논의…김학의 사건 중간점검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18일 활동기간 재연장 방안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 사건과 배우 장자연씨 관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위원회가 활동기간을 늘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8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검찰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2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조사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용산참사 사건과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한 조사상황을 보고받는다. 장자연씨 관련 사건 보고는 25일로 예정됐다. 진상조사단이 이날 회의에서 활동기간 연장을 다시 건의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위원들의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상조사단은 용산참사 사건, 김 전 차관 사건, 장자연씨 사건 등 조사가 미진한 3개 사건의 실효성 있는 조사 마무리를 위해 이달 말로 예정된 활동기간을 추가로 연장해 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기간 연장방안을 내부 논의한 뒤 지난 12일 ‘재연장 불가’ 방침을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이 작년 2월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일부 사건의 조사가 지연되면서 위원회는 총 세 차례 활동기간을 늘렸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일부 사건 조사가 지연되면서 추가 연장 필요성 의견이 꾸준히 제시됐다. 김 전 차관 사건 조사팀의 경우 피해자 측이 “2차 가해를 당했다”며 조사팀 교체를 요구해 작년 11월 팀을 새로 꾸린 바 있다. 용산 참사 담당 일부 조사단원들도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해 1월 팀을 새로 꾸렸다. 활동기간 연장과 관련해 과거사위원들 내부에서도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위원과 재연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차관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검찰의 부실수사를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발언을 해 기간 재연장 의견이 힘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 청장은 14일 국회에서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해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 반면 해당 동영상에는 김 전 차관이 당시 받던 강간 혐의를 입증할 정황이 담기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전 차관 사건 재수사 필요성 주장과 관련해서 조사단 내부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수사 과정에서 정치권력 등의 눈치를 보느라 사건 축소·은폐가 있었거나 검찰권 남용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후속조처와 재발방지 방안을 권고하는 게 조사단과 과거사위가 할 수 있는 임무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조사기간 부족 문제로 참고인 조사 등을 충분히 진행하지 못해 과거 검찰권 남용 등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게 현 조사단의 입장이다. 조사단은 기간연장 건의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남은 개별 사건의 조사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준영 카톡 쥐자 김학의 영상 꺼내… 아킬레스건 맞겨눈 검·경

    정준영 카톡 쥐자 김학의 영상 꺼내… 아킬레스건 맞겨눈 검·경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경찰 유착 의혹 수사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조사를 놓고 검찰과 경찰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만큼 검찰과 경찰 모두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각각 경찰 비리와 검찰 부실 수사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어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과 검찰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정준영 카카오톡 사건 배당을 놓고 고심 중이다. 권익위는 지난 11일 대검에 수사를 의뢰하며 정준영의 카카오톡 메시지 원본 자료를 몽땅 넘겼다. 대검은 사흘 만인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냈지만 아직 부서 배당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건을 형사3부가 지휘하는 점 등을 고려해 조만간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가 지난 15일 승리와 정준영 등을 불법 촬영물 촬영·유포와 성매매 알선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있다. 검찰이 사건을 부서에 배당하더라도 당장 강제수사에 돌입하기보다 경찰 수사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다른 고소·고발 사건처럼 경찰에 내려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검찰 관계자는 “권익위가 경찰 유착 의혹을 우려해 검찰에 맡긴 만큼 자료 원본을 경찰에 보낼 수는 없다”며 “그렇다고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가져오면 수사권 조정에 악용하려는 걸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은 경찰은 수사관 126명을 투입한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조사 중인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은 경찰청장의 발언으로 검경 갈등 기류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별장 성접대 의혹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불기소한 사건이다. 김 전 차관이 조사에 불응하고, 조사 기간도 연장되지 않아 진상규명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경찰 총수가 검찰의 과거 수사 결론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당시 수사 검사들이 현직에 있고, 정치권에서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연관 짓고 있어 검찰이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건이다. 이런 가운데 2013년 김학의 사건을 수사한 수사팀 관계자는 김학의 동영상과 불기소는 별개 문제라고 반박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은 촬영 장소만 알 수 있었을 뿐 촬영 시기, 피해자 등이 특정되지 않아 범죄 증거로 활용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1차 수사 때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모두 동영상 속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2차 수사(2015년) 때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고소한 여성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져 불기소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하더라도 성매매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특수강간이나 불법 촬영의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뒤집는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사법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학의 성 접대 의혹·장자연 리스트 사건…조사 기간 연장 요청

    김학의 성 접대 의혹·장자연 리스트 사건…조사 기간 연장 요청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조사 기간 연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진상조사단의 일부 위원은 내일(18일) 열리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 회의에서 이달 말로 종료되는 과거사위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오늘 밝혔다. 앞서 조사단은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했으나 과거사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 차례 연장된 활동을 또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지난 12일 “활동 기한 연장 없이 이달 31일까지 대상 사건 조사와 심의 결과 발표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초 과거사위의 활동 기간은 6개월이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이후 필요할 때마다 2∼6개월씩 기한을 연장해왔다. 조사단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조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전 차관 사건의 경우 검·경 고위급 인사가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소유한 강원도 원주 별장 등에서 성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2013년, 2014년 두 차례 수사가 진행됐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혀 수사 과정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한편 지난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 장자연씨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 글이 닷새 만에 6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한국여성의전화·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여성단체들도 나서서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조사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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