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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 무장괴한들이 민간인 100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들이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카치나주 마을 4곳을 급습해 농민들을 학살하고, 오두막과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당국 관계자는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카치나주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 농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어서 무슬림 연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갈등은 해묵은 문제다. 사건은 100년 전인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민 통치하던 영국은 당시 나이지리아 국경선을 확정하면서 각기 다른 부족과 종교를 지닌 남부와 북부를 통합했다. 영국은 이슬람 지역을 피해 남부에서만 선교 활동을 했고, 이는 북부 이슬람과 남부 기독교로 나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부와 남부는 생활수준도 차이가 크다. 미국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북부의 72%가 빈곤층이지만 남부는 27%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석유와 천연가스도 대부분 남부에 매장돼 있다. 보코하람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나이지리아를 목표로 2001년부터 활동하는 무장 단체로 ‘나이지리아의 탈레반, 알카에다’로 불린다. 서구식 교육을 금지한다는 의미를 가진 보코하람은 올해 들어서도 본부가 있는 보르노주에서 학교와 마을을 연쇄 공격해 약 1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프리카 전문가 안토니 골드맨의 말을 인용해 “학교나 기숙사 등 만만한 곳을 표적으로 삼는 가장 잔인한 이슬람 테러 단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보코하람은 조직원에게 월급을 주는데다 그들 스스로 정의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어 점점 더 득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은 ‘보코하람이 알카에다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이달 초 전 육군참모총장 알리야 구사우를 2012년 6월 이후로 공석이던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알자지라는 보코하람에 대한 전략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북부 무슬림 출신인 신임 국방장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로고스대 다포 토머스 교수는 “무력만으로 보코하람을 이길 수 없다. 정보와 첩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다쉐 돔 가톨릭 주교도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군대보다 더 잘 무장돼 있다”면서 보코하람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4 공직열전] 방위사업청

    [2014 공직열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은 2006년 1월 출범한 ‘반관반군’(半官半軍)의 국방부 외청이다. 직원 1653명 가운데 공무원이 821명, 군인이 832명이다. 이는 관·군이 협력해 조직의 상승(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이를 통합조정하는 리더들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다는 뜻이다. 방사청은 무기체계의 품질관리와 방위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을 지난 8년간의 성과로 꼽는다. 각종 첨단 무기 도입 등 방위력개선사업과 군수품 조달 등을 담당하는 기관의 특성상 올해 집행하는 예산만 해도 14조 3747억원(국방부 위탁집행비 포함)에 이른다. 하지만 조직의 ‘넘버 1, 2’인 이용걸 청장과 김철수 차장이 모두 경제관료(기획예산처) 출신인 점은 출범 8년밖에 안 된 방사청의 짧은 연륜과 더불어 앞으로 내부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시사한다. 김 차장은 기획예산처 출신으로 방위사업청 개청 당시 과장으로 근무를 시작해 차장까지 승진했다. 국제계약부장, 방산진흥국장 등을 거치면서 쌓은 국제적 감각과 신속한 업무스타일이 강점이다. 2013년 4월 이라크 바그다드 방산전시회 도중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현장에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한 일화는 유명하다. 방산진흥국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난해 방위산업 수출액 34억 달러 달성에 기여했지만 밀어붙이기식 업무스타일은 뒷말을 낳기도 한다. 오태식 사업관리본부장은 2011년 8월부터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군 장성들이 보임됐던 사업관리본부장 직위를 맡았다. 삼성항공 재직 시 국내 최초의 초음속 훈련기 T50기 개발을 주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략사업임원을 거치는 등 풍부한 사업관리 경험과 추진력이 강점이나 명예욕이 많다는 평도 있다. 이재익 계약관리본부장은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지난해 6월 개방형 임용을 통해 방사청에 입성한 계약 관련 전문가다. 1981년 경리장교로 임관한 이후 30여년간 군 경리와 예산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국군재정관리단 초대 단장을 맡기도 했다. 세밀하고 명석한 분석력이 돋보인다. 김종출 기획조정관은 예비역 공군 중령 출신으로 공무원으로 전환한 뒤 국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군 시절부터 방위사업관리 분야에서 30여년간 근무했으며 조직설계, 기획분야의 전문가다. 특히 방사청 개청 후 조직, 사업, 수출 분야를 두루 거친 성과 창출형 관료로 꼽힌다. 7급 공채 출신인 홍일승 재정정보화기획관은 방사청 개청 이전부터 국방부에서 기획, 홍보, 군수, 인사, 예산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베테랑이다. 방위력개선 분야 예산 편성·운영의 책임자로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다는 평이다. 무기체계 획득과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문기정 획득기획국장은 예비역 해군 중령 출신으로 방사청 개청을 준비할 당시 제도개선팀장을 맡은 ‘창업 공신’으로 꼽힌다. 함정사업부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과 함께 방산업체의 민·군 기술협력 활성화 계획을 수립한 기획통으로도 불린다. 이정용 방산진흥국장은 영국 애버딘 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한 ‘학자형 관료’다. 국방 분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지난해 34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방산수출 실적에 기여한 주역 중 하나로도 꼽힌다. 국제계약부장,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업무 전반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함께 홍보의 중요성을 평소 강조하는 편이다. 윤종옥(육군 준장) 분석시험평가국장은 군 전략·전술과 방위력개선사업에 대한 식견이 풍부하고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덕장’으로 꼽힌다. 빠른 판단력과 기획력이 돋보여 조직 내 신망도 높은 편이다. 김원식(육군 준장) 계획운영부장은 국방부 장관보좌관실에서 무기체계를 담당했던 엘리트 군인이다. 30년간의 군 경험을 살려 정책조정담당관으로 여러 이해관계의 조정을 맡는 등 유망주로 꼽힌다. 공군의 ‘에이스’(최고 인재)로 불리는 정광선(준장) 항공기사업부장도 차기전투기(FX)사업 등을 담당한 주역으로 합리적 일 처리와 외유내강형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다음회는 경찰청입니다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檢, 유씨 출입경 기록 조작 가능성 ‘무게’… 가담자 추적 집중

    검찰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 수사의 핵심은 국가정보원 직원이나 국정원 협력자가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북·중(北中) 출입경기록에서 ‘출-입-입-입’(出-入-入-入)을 ‘출-입-출-입’(出-入-出-入)으로 바꿨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뒷부분 두 글자, ‘입-입’이 ‘출-입’으로 바뀌어 유씨가 간첩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씨 변호인 측이 ‘입-입’을 ‘출-입’으로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산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11일 검찰과 유씨 측 변호인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이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한 핵심 증거는 지난해 11월 1일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아 법원에 제출한 2006년 5월 23일부터 6월 10일까지의 유씨 북·중 출입경기록이다. 유씨 측 변호인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공안국으로부터 ‘출-입-입-입’이 적힌 출입경기록을, 검찰은 ‘출-입-출-입’으로 적힌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각각 법원에 제출했다. 유씨는 2006년 5월 23일 어머니 장례를 치르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27일 중국으로 나왔다. 이는 유씨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재입북 여부다. 변호인 측은 ‘출-입’은 국정원이 조작한 것이고 ‘입-입’은 전산 오류라고 반박했다. 유씨가 5월 23일 북한으로 갔다(출)가 5월 27일 중국으로 온 뒤(입) 같은 날 다시 북한에 갔다(출) 북한 보위부에 포섭된 뒤 6월 10일 중국으로 왔다(입)는 검찰 공소 사실을 정면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변호인 측 기록이 진본이고 검찰 문건은 위조본이라고 밝혀 검찰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이에 유씨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출-입-입-입’으로 기재된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전산시스템의 오류로 발생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입증해 ‘출-입-출-입’ 문서의 신빙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이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작에 관여한 인물들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출입경기록 문건이 조작으로 드러나면 검찰의 추가 증인 신청과 상관없이 공소 유지는 힘들 전망이다. 핵심 증거가 위조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정원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간첩으로 만든 것이 돼 형사 책임을 넘어 국정원 존립 기반에도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폐쇄적 조직문화에… ‘닫히는’ 개방형 직위제

    민간 전문가를 영입,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행 중인 ‘개방형직위’ 제도가 도입 15년 만에 자리는 세 배 이상 늘었지만 민간인 임용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인력들이 별다른 교육이나 인수인계도 없이 곧바로 업무에 투입되면서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가로막혀 적극적으로 창의적인 일을 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임용 때 재산 공개를 하고, 퇴직 후 2년 안에 관련 업종에 취업하려면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 것 등도 제약 요건이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우선 화상교육 강화, 계약기간 연장, 부처 자율권 확대 등 다양한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안행부에 따르면 중앙부처 개방형직위는 1999년 도입 당시에는 해당 직위 수가 129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고위공무원단 166개, 과장급 255개 등 총 421개로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6년에는 207개, 2007년엔 220개까지 늘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 188개, 2009년 182개로 줄었고, 다시 2010년 198개, 2011년 246개, 2012년 311개로 급증했다. 반면 총직위 수 증가와 충원 직위 수를 단순 비교했을 때 민간인 임용률은 오히려 뚝 떨어졌다. 고위공무원단 중에서는 2009년 34개, 2010년 33개, 2011년 39개, 2012년 37개, 2013년 31개 등 절대 임용자도 감소 추세다. 일부 정부부처에서는 개방형 자리에 민간인이나 다른 부처 공무원이 한 명도 없고, 내부 공무원이 승진을 위해 디딤돌처럼 여기는 풍조도 있다. 이에 따라 안행부는 개방형직위 공직자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재 ‘2+3년’(2년 기본계약, 최대 5년)으로 돼 있는 계약기간을 내년부터 ‘3+2년’(3년 기본계약, 최대 5년)으로 바꾸는 방안을 확대 하기로 했다. 또 과장급 직위 전체의 10%는 개방형, 10%는 공모형으로 돼 있는 외부채용 비율을 5% 범위에서 부처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겉도는 개방형직위] “전문지식과 경험 공직사회에 활력… 칸막이 걷어야 혁신 가능”

    [겉도는 개방형직위] “전문지식과 경험 공직사회에 활력… 칸막이 걷어야 혁신 가능”

    전문성이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한 직위에 공직 내외를 불문하고 직무수행 요건을 갖춘 인물을 공개모집해 선발하는 제도가 개방형직위제도다. 주로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자는 취지이지만 도리어 전·현직 공무원 사이에서 지원자가 늘고 있다. 개방형직위에 종사하는 이들이 직접 전하는 체험담과 효과, 문제점, 대안 등을 ‘희로애락’(喜哀)으로 구분해 들어봤다. [희] “올해 나이 64세인데 여생을 남에게 봉사하면서 의미 있게 살고 싶었습니다. 마침 국립병원에서 민간인도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죠.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지원 신청서를 냈습니다.” 김흥곤 국립소록도병원 안이비인후과 과장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0년 동안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원로 의사였다. 지금은 국립소록도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있다. 그가 오랜 진료 경험을 공공 의료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든 건 개방형직위 임용제도다. 개방형직위제를 통해 공익에 이바지하는 민간 전문가들은 이제 공직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존재다. 김영일 국립장애인도서관장은 조선대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장애인 학생들이 제때 필요한 점자책이나 청각자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걸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 자신이 1급 시각 장애인인 그는 2011년부터 장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확충하고, 자료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시설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문 분야에서 쌓은 경험은 자칫 폐쇄적인 순혈주의에 빠질 수 있는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는 소송을 많이 다뤘던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으로서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총괄한다. 그는 “한 분야를 오래 천착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경험을 나누는 것이 국민에게 더 잘 복무하는 정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명지대에서 30년 넘게 토목 환경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재해대책을 연구한다. 그는 “공무원이 되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서울시에서 일하는 김창보 보건정책관 역시 ‘건강세상네트워크’라는 의료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한 경험과 보건학 박사로서 품어왔던 문제의식을 공공부문에 전파한다는 보람을 느낀다. [노] “스웨덴에서는 공공부문 관리자가 100% 개방형직위라고 보면 됩니다. 공무원이나 민간인 구분 없이 누구나 전문성과 지도력만 있으면 채용기회가 있습니다. 국적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황선준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스웨덴 감사원과 국립교육청에서 14년,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장으로 2년을 근무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공직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먼저 “스웨덴 역시 1960년대까지는 호봉제와 위계질서로 움직였다고 들었다”면서 “지금은 9급이니 5급이니 하는 직급이 없고 행정고시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업무 분야는 있지만 상하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 고위직은 물론 학교 교장도 개방형이다. 역량만 인정받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시스템에 익숙해진 황 위원이 보기에 한국 공직사회는 관료주의가 너무 심하고 위계질서가 너무 엄격하다. 그는 “직접 일할 직원은 얼마 없는데 계장, 과장, 부장, 국장 등 지시하는 사람은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장(長)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직책이라면 공무원이건 민간이건 상관없이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혁신적인 조직을 만드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황 위원뿐만 아니라 개방형으로 공직에 들어간 이들은 너나없이 형식에 치우쳐 있고 칸막이 구조가 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우수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김창보 국장은 “서울시 노인정책을 예로 들면, 치매와 노인의료는 보건정책관이, 노인요양보험은 복지정책관이 담당한다”면서 “칸막이가 견고한데다 책임자끼리 직접 토론해서 조율하는 걸 어색해한다”고 말했다. 개방형직위 취지와 달리 일부 정부부처가 소속 공무원을 임명하는 ‘제 식구 감싸기’ 사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부처 개방형직위 관계자는 “가령 과장이 되기 쉽지 않다 싶으면 개방형직위로 우회하는 방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자기 역량만으로는 안 되는 사람을 구제해주는 건데, 이는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 “과장·팀장들 모아놓고 보고를 받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행정용어가 막 튀어나오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물어보면 혹시라도 얕잡아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듣는 척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다른 직원에게 넌지시 확인했습니다.” 견고한 위계질서와 촘촘한 인맥으로 이어진 집단에 비집고 들어가서 하나가 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김창보 국장은 변변한 사전교육이나 오리엔테이션은 물론이고 전임자한테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됐던 출근 첫날을 떠올리며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공무원 조직도 사람이 움직이는 곳입니다. 뭔가 일을 하려면 예산, 인사, 조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뚫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김 관장은 장애인 학습권을 보장하는 활동을 한다는 데 보람을 느끼면서도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2012년에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에서 도서관으로 바뀌었지만 인력은 10명에서 18명으로 늘어난 게 전부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가장 답답한 건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적극성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엔 점자도서관 자체가 부족한데 기존에 있는 점자도서관 인프라 개선작업만 전념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장애인 이용자들이 자료를 쉽게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은 변화가 미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서울시가 정보공개정책과를 신설한 뒤 개방형직위로 임용된 조영삼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장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국회와 청와대 등에서 기록연구사로 일했다. 정규직 공무원 출신인 그조차도 개방형으로 공직에 돌아온 뒤 어려움을 느낀다. 그는 “개방형은 부하들에게 인사에 도움을 주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걸 각인시키기가 쉽지 않다. 조직 장악력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굴러온 돌이라는 인식을 넘어서는 게 만만치 않다. 그건 전문성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하지만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면 전문성 발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락] “2012년 사표를 내고 공무원을 그만뒀습니다. 참여정부 인사라는 낙인이 찍혀 2008년부터 사실상 귀양살이를 한 걸 생각하면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다시 공무원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조 과장은 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서울기록원 건립과 행정정보공개서비스인 정보소통과장 구축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일반직이었다면 힘들었다고 본다. 개방형이니까 이만큼이라도 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조 과장처럼 공직에 있는 사람에게도 개방형직위는 장점이 많은 제도다. 최은정 여성가족부 국제협력담당관도 외교부에서 일하다 민간 금융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다시 공무원으로 돌아온 사례다. 그는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긍지를 느낀다. 정책을 만들고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활동한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창보 국장은 “임기 2년에 총 5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면서 “예전에는 2년 동안 보건정책관이 세 번은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개방형직위인 덕분에 꾸준히 장기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자평했다. “고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피해자치유사업이나 ‘보호자 없는 병원’ 등 그간 추진한 사업을 생각해보면 나로서는 시민단체나 학계에 있었다면 못했을 사업을 공공부문을 통해 이룬 것이고, 공공부문은 일반직 공무원만으론 벽에 부딪쳤을 사업을 민간전문가를 활용해 달성한 셈입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셈이죠.”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굶주림을 무기로… 시리아 난민촌 봉쇄 아동 등 128명 아사

    시리아군이 난민캠프를 봉쇄해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10일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시리아군이 지난해 7월부터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야르무크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의 봉쇄를 강화하고 식량 및 의약품 접근을 차단해 야르무크에서 128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아기를 비롯해 아동 18명도 포함돼 있다. 주민 중 최소 60%는 영양실조에 걸렸고, 굶주린 주민들이 독성 식물이나 개 사료 등을 먹어 합병증도 증가하고 있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필립 루터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지부장은 “시리아군은 민간인들의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함으로써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또 “시리아 정부군과 여기에 동조하는 무장세력이 야르무크 캠프 공습과 민간 건물 폭격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민간인 거주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사상자를 내는 것도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이 1년여 전 야르무크 캠프를 장악하자 캠프를 봉쇄했다. 야르무크 주민 17만명 중 수만명이 탈출했지만, 2만명은 탈출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고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밝혔다. 한편 시리아 반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다마스쿠스 북부의 기독교 유적지인 말룰라 지역을 점령하면서 붙잡았던 그리스정교회 수녀 13명 등 여성 16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와 포로 교환 협상을 통해 이들을 석방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의협, 휴진 피해는 환자 부담임을 명심하라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기어코 현실화됐다. 각계의 휴진 자제 호소는 의사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일단 오늘 하루지만 환자들이 볼 피해는 한둘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진료 차질은 더 커지게 됐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14년 만이다. 의약분업 사태 당시 환자들이 겪었던 불편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열이 펄펄 나는 아이를 업고 발을 동동 구르며 이리저리 병원을 찾아 헤매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 다시는 저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국민들은 생각했었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의료대란이 재연될 것은 분명해 보이니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말은 두루 잘 알려진 금언(言)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그렇다. 어떤 소수 민족의 독립 요구에 동의하더라도 독립을 얻기 위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테러 행위에 동의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치다. 설사 원격 진료와 의료 영리화에 대한 반대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명분이라고 하더라도 집단 휴진은 정당화될 수 없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집단적인 진료 거부는 인술을 펴야 할 의사들이 취할 행동은 아니다. 의사들에 동조하는 야당조차도 “어떠한 명분도, 어떠한 정당한 요구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며 휴진 철회를 요청하고 있지 않은가. 원격 진료나 의료 영리화 허용은 논쟁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전면 허용한다면 동네 병원에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를 보면 극히 한정된 범위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오지 환자와 투자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사들도 반대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그런데도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듣지 않고 확대 해석을 하며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을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수가에 대한 불만을 다른 요구들로 포장해 표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병을 다스리는 의사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대접받는 계층이다. 그만큼 지도층다운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과격한 집단행동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한 비이성적인 전례를 답습하는 것은 의사답지 않다. 치열한 경쟁의 사회에서 의료계만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구태는 어느 누구의 지지도 얻을 수 없다. 로스쿨의 출현으로 변호사 업계는 이미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의사들도 언젠가 온실에서 나올 때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바로 지금 정부가 온실 유리를 걷어내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의협은 환자 한 사람당 진료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고 하루 8시간만 근무하는 2주간의 준법 진료를 거쳐 오는 24~27일엔 수위를 높여 모든 사업장에서 진료를 전면 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늘 휴진을 하더라도 남은 기간 정부와 대화 창구를 만들어서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정말 정당한 요구라면 몇 가지 현안을 놓고 국민 토론 마당을 만들어 논의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또한 무조건 으름장만 놓는 식으로는 사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화와 물밑 접촉의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속내를 서로 활짝 열어 내놓고 타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면서 합의점을 찾아 대란을 막는 데 힘을 모으기 바란다.
  • 육사, 생도 ‘학교밖 음주.흡연.성관계’ 허용 검토

    육사, 생도 ‘학교밖 음주.흡연.성관계’ 허용 검토

    앞으로 육군사관생도들도 영외에서는 음주와 흡연 등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9일 “법적 기준과 시대적 상황, 육사생도 교육 목적을 고려해 공간분리 개념을 적용, 이른바 ‘3금 제도’(금혼·금주·금연)의 개선을 검토 중”이라면서 “공간분리란 영내·공무수행·제복착용 때는 금지하고 다른 경우에는 허용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 방침이 최종 확정될 경우 1952년 육사 11기부터 3금 제도를 처음 적용한 이래 62년 만에 비교적 엄격히 유지됐던 3금 제도가 대폭 완화되게 된다. 육군의 3금 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사관생도는 여전히 결혼을 할 수 없지만 승인을 받으면 약혼은 할 수 있게 된다. 영외에서 도덕적,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성관계도 허용된다. 영외에서 제복을 착용하지 않았거나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면 음주와 흡연이 가능해진다. 현행 육사 규정은 영·내외를 불문하고 성관계와 흡연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음주도 영내에서는 학교장이 승인하는 행사 때만, 영외에서는 부모님이 주관하는 가족행사나 영관장교 이상이 주관하는 행사에서만 가능하다. 이성교제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 1학년 생도 기간의 생도 간 이성교제 ▲ 같은 중대 생도 간 이성교제 ▲ 지휘계선상 생도 간 이성교제 ▲ 생도와 교내근무 장병·군무원 간 이성교제는 계속 금지된다. 다만 모든 생도는 민간인과는 이성교제를 할 수 있다. 영내·공무수행·제복착용 때는 이성교제 상대에게 애정표현을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생도 간 이성교제를 하게 되면 학교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남생도의 여자 친구가 임신·출산을 하거나 여생도가 임신하게 되면 부양의무가 발생해 정상적인 생도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 퇴교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육군은 오는 12일 생도 학부모, 예비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공청회에서 여론을 수렴한 뒤 3금 제도 개선안을 확정해 육사 학칙에 반영할 계획이다. 육사의 3금 제도 개선안은 앞으로 해·공군사관학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작년 5월 육사 성폭행 사건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3금 제도 및 이성교제 지침 개선안을 마련했다”면서 “생도 수련에 영향을 미치는 결혼, 음주, 흡연에 관한 규정은 인권과 사회적 추세를 고려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년 만에 또 뚫린 KT, 1년간 까맣게 몰랐다

    반년 만에 또 뚫린 KT, 1년간 까맣게 몰랐다

    KT 홈페이지가 전문 해커에게 뚫려 가입 고객 1600만명 가운데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KT 홈페이지를 해킹, 개인정보를 빼낸 뒤 텔레마케팅 업체에 판매한 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과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박모(37)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인터넷에 배포된 ‘파로스 프로그램’(웹사이트 취약성 등을 분석하는 강력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신종 프로그램을 개발,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KT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 왔다. 이들은 이용대금 조회란에 고유숫자 9개를 무작위로 자동입력시키는 이 프로그램으로 KT 가입 고객의 9자리 고유번호를 찾아냈다. 성공률이 높을 땐 하루 20만∼30만건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등 1년간 1200만명의 고객정보를 털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이 줄줄이 샜다. 박씨는 KT 직원을 사칭해 김씨 등으로부터 사들인 개인정보를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해 1년간 115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렸다. 주로 약정 기간이 끝나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시세보다 싸게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고 꾀었다. 또 휴대전화 대리점 3곳에도 500만명의 고객정보를 판매했다. 김씨 등은 다른 방식의 해킹 프로그램을 추가로 만들어 증권사 등의 홈페이지를 해킹하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KT가 이용대금 명세서에 기재된 고유번호만으로 고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허술한 보안 시스템으로 고객정보를 관리했다”면서 “증권사, 인터넷 게임사 등에 가입된 고객의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KT 보안담당자의 고객정보 관리소홀 여부를 수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T 측은 “범죄조직이 불법수집한 개인정보는 경찰이 전량 회수했다”며 “지속적인 감시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KT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2차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2년 2~7월에도 정보기술(IT) 업체에서 10년간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한 베테랑 프로그래머에 의해 KT 휴대전화 개인정보 873만건이 유출되기도 했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또다시 같은 일을 당해 우려스럽다. 잘잘못을 가려 문제가 있다면 일벌백계하겠다”며 “이를 위해 공무원 외에 사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민간인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했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 플러스] 간첩누명 재일교포 30년만에 무죄

    서울대에서 유학을 하던 중 간첩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재일교포가 30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일교포 박모(63)씨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일본에서 태어난 박씨는 서울대로 유학을 왔다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1982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국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은 민간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씨를 불법 연행한 뒤 23일 동안 구금했다. 보안사에서 잦은 구타와 전기 고문을 당한 박씨는 결국 간첩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듬해 박씨는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 방사청 텃밭 치매노인 사망 미스터리

    민간인이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는 방위사업청 안에서 치매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서울 용산경찰서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용산구 방사청 내 텃밭 근처에서 장모(8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텃밭은 방사청 정문과 후문으로부터 각각 250m 거리의 후미진 곳에 있다. 장씨는 지난달 7일 새벽 집을 나가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경찰관 30여명을 동원해 이틀간 장씨의 집 일대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이후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탐문 수사를 벌였다. 당시 장씨의 집에서 약 1㎞ 떨어진 방사청 출입문 CCTV도 분석했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정황이 없는 데다 유족도 원하지 않아 부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이 어떻게 경비망을 뚫고 국가방호시설 안에 들어갔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장씨는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던 탓에 한 번 쓰러지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할 만큼 쇠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방사청은 출입문의 CCTV를 모두 확인했지만 정문·후문을 통해 들어온 정황은 전혀 없었다. 담장의 높이가 2m인 데다 철조망도 설치돼 있는 만큼 담장을 넘어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방사청 관계자는 “경찰과 함께 방사청 인근 도로의 CCTV를 확인해 장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진입 경로를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두 달째 빈 규제조정실장

    김동연 실장 등 국무조정실 수뇌부들이 두 달째 비어 있는 규제조정실장 자리를 바라보며 긴 한숨만 쉬고 있다.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다. 국무조정실은 4일 총리실 홈페이지 및 안전행정부 ‘나라일터’에 공고를 내고, 규제조정실장을 찾는 공모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야심 차게 개방형 직위로 바꿔 민간인 대상으로 공모를 했던 규제조정실장 자리에 적임자를 찾지 못하자 고민 끝에 재공모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3일 홍윤식 국무 1차장은 “최종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으나 1명이 갑자기 포기해 절차 진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부터 진행된 공모에는 11명의 후보가 지원했다. 교수와 연구원 6명, 변호사 등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말이 흘러나왔고, 인선이 미뤄져 왔다. “행시 31기, 전직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의 모씨가 유력하다”는 말도 돌았으나 낙점받지는 못했다. 기대했던 유력 교수와 전문가들은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서울과 세종시를 부리나케 오가야 하고, 1급 자리가 위(차관)와 아래(국장)에 치이는 어정쩡한 자리인 탓도 있다. 만만치 않은 제약 요건들도 있다. 본인과 직계가족까지 재산공개를 해야 하고,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 퇴직 후 2년 동안은 유관기관에 근무할 수도 없다. 정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직접 챙기는 상황에서 정부 전체의 규제정책을 지휘하는 1급 자리가 두 달 넘게 비어 있는 아이러니”라고 지적한다. 준비되지 않은 공모직 전환으로 취지와 관계없이 결과는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국조실 직원 사이에선 “일은 일대로 하고 써먹은 뒤 버려지는 조직의 선례를 이미 알아챈 것은 아닐까”라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이 자리를 개방직으로 바꾸느라 고위직 정원에 묶여 느닷없이 평가실장이던 권모씨의 등을 떠밀어 내보냈던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재공모에 국조실은 헤드헌터까지 활용할 생각이지만 1차 공모 때보다 더 좋은 지원자들을 모을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속보] 北 방사포 발사 직후 中 민항기 포탄궤적 통과

    [속보] 北 방사포 발사 직후 中 민항기 포탄궤적 통과

    국방부는 5일 북한이 하루 전 발사한 300㎜ 신형 방사포가 인근 지역을 비행 중이던 중국 민항기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항행경보를 공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오후 4시 17분 1차로 방사포를 발사했고, 그 직후인 4시 24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중국 선양(瀋陽)으로 향하는 중국 민항기(남방항공 CZ628)가 방사포탄의 비행궤적을 통과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는 국제적 항행질서 위반이자 민간인 안전에 심대한 위협”이라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민간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반복적인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서 방향으로 비행하던 중국 민항기는 북한이 북동 방향으로 발사한 방사포가 지나간 상공을 6분 정도 차이로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에어버스321 기종인 이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220여명이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해당 상공을 중국 민항기는 10㎞ 고도,북한 방사포는 20㎞ 고도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주한중국대사관 무관을 통해 이런 사실을 중국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위구르족 vs 한족/박홍환 논설위원

    “56개의 별자리와 56송이 꽃/ 56민족 형제자매는 한 가족/ 56종 언어가 모여 한 구절이 되네/ 나의 조국 중국을 사랑하자” 한족(漢族)과 55개의 소수민족이 한 가족과 마찬가지로 화합하고 있다는 내용의 노래 ‘나의 조국 중국을 사랑하자’(愛我中華·아이워중화)의 한 부분이다. 중국의 국가 공인 1급연예인이자 고음의 민족창법으로 유명한 여가수 쑹쭈잉(宋祖英)이 1991년 발표한 이후 각종 국가적 행사에서 빠짐없이 연주 및 합창된다. 중국식 ‘계몽가요’인 셈이다. 13억 3900여만명으로 집계된 2010년 기준 중국 총인구에서 한족 대 소수민족의 비율은 91.51% 대 8.49%로 한족이 압도적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강력한 ‘마오주의’ 리더십이 작용하거나 모두 다 가난할 때는 통합에 그다지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중원을 차지하고 있던 한족들이 소수민족들의 터전인 동북부, 서부, 남부 등으로 벌떼처럼 몰려가 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싹텄다.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풍부한 서부 신장(新彊) 지역의 경우 ‘중국판 엘도라도’를 찾아 한족들이 급속히 유입됐고, 최대 도시인 우루무치는 위구르족보다 한족이 더 많은 ‘한족의 도시’로 바뀌었다. 상권을 빼앗긴 위구르족은 기껏해야 양고기 꼬치 등을 파는 신장 전문 음식점 종사자로 전락했다. 많은 위구르족 사람들이 살길을 찾아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좡(壯)족, 후이(回)족, 만주족에 이어 1007만명으로 중국 내 네 번째 규모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은 대부분의 소수민족들과는 달리 얼굴 생김새나 언어, 풍습 등이 한족과 확연히 달라 어디서나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충돌도 잦다. 2009년 우루무치에서는 위구르족이 한족을 습격해 190여명이 숨졌다. 충돌은 한족에 대한 위구르족의 뿌리깊은 ‘피해의식’에서 비롯됐음은 물론이다.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지난 1일 위구르족의 칼부림으로 1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신장자치구 내에 국한됐던 지금까지의 난동과는 달리 4000㎞ 넘게 떨어진 쿤밍에서의 준동에 긴장하는 듯하다. 중국 정부가 짱(藏·티베트)족 등 소수민족들의 분리독립 운동을 제압하는 ‘이데올로기’로 이번 사건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인 상대 테러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위구르족과 한족, 소수민족과 한족 간에는 뿌리깊은 갈등이 있다는 사실이다. 억지로 감출 일이 아니다. ‘아이워중화’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日 침략 만행 고발” 국제만화전 2탄 연다

    “日 침략 만행 고발” 국제만화전 2탄 연다

    최근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고발한 한국 기획전이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가운데 프랑스에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또 다른 만화 전시회가 열린다. 2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전국시사만화협회에 따르면 장봉군·김용민·서민호·이희재 등 33명의 국내 만화 작가들이 오는 9월 프랑스 생쥐스트르마르텔에서 열리는 ‘세계시사만화축제’에서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올해로 33회째인 세계시사만화축제는 해마다 800여명의 전 세계 작가가 모이는 세계 최대 만화제 가운데 하나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비해 시사·예술적 성격이 강한 만큼 풍자적이고 도발적이다. 김용민 작가는 1970년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폴란드 유대인 희생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사진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일본의 역사 인식을 꼬집는다. 이희재 작가는 ‘난중일기-독도’라는 작품에서 일본의 영토 야욕을 신랄하게 비판할 예정이다. 행사장인 생쥐스트르마르텔은 19 44년 나치 독일이 수백 명의 민간인을 교회에 몰아넣고 학살한 오라두쉬르글랑 마을과 가깝다. 1919년 일제가 3·1 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벌인 제암리 교회 집단학살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희재 작가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만화가들의 작은 외침이 울림이 돼 일제의 만행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남북 대화국면 주도권 잡기 ‘강온 투트랙’

    남북 대화국면 주도권 잡기 ‘강온 투트랙’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끝난 지 이틀 만인 27일 북한이 연이어 우리 정부를 자극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 대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강경 제스처라는 분석과 함께 한·미 군사연습 때문에 남북 간 긴장 상황이 재연되고 있음을 암시하려는 행동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낮 ‘국가정보원 첩자’로 주장하며 억류하고 있던 선교사 김정욱(51)씨의 존재를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공개했고, 오후 5시 42분엔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우리 정부가 김씨 억류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지 40여분 뒤 일어난 군사 행위다. 하나는 민간인 억류이고 다른 하나는 군사적 도발 행위라는 점에서 두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시점상 남북대화가 재개된 분위기에서 잇따라 나온 행위라는 점에서 두 사안의 연결고리는 ‘대남 메시지’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남북대화와 군사대치 사안에서 모두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먼저 북한은 김씨의 억류 사실을 향후 남북대화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인도주의적 명분을 내세우며 김씨를 석방하고 자신들이 통 크게 이를 결정했다는 식으로 체제선전을 할 수 있다.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단둥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8일 체포됐으며, 북한 정부와 체제를 전복할 계획이 있었다”면서 ‘사죄’ 형식으로 잘못을 시인한 만큼, 실제로 그가 북 실정법을 어기고 북한에 들어갔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협상의 여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남북대화를 위한 카드보다는 키리졸브 한·미 군사연습을 겨냥한 시위성 행위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 경비정이 24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세 차례 침범하며 우리 군의 NLL 대비 태세를 떠보려 했다는 분석의 연장선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의미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경비정의 NLL 침범이 도발이었다면, 동해안을 향해 쏜 단거리 미사일은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도발은 아니지만, 키리졸브 훈련 상황에서 우리를 오히려 더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훈련이 시작된 만큼 더 세게 자극해 보자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무력 시위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북한을 ‘악’(惡)이라고 규정하며 인권침해와 핵무기 개발프로그램 등을 비난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케리 국무장관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잔인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도 한·미 군사연습의 대응훈련으로 도발의 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과민 반응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남북 간 대화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신들이 약해서 남북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북한의 메시지”라며 “우리는 대화 국면에서 상대에 대한 자극을 자제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상대를 더 세게 압박하며 자신들을 과시하는 모습을 되풀이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으로서는 내부 결속의 의도도 있다”고 선을 그어 이 같은 북한의 자극에도 대화 국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맥락에서, 선교사 김씨가 이날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나와 회색 죄수복 차림의 케네스 배와 같은 억류자들과는 달리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우리 정부가 향후 석방 협상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면 조기 석방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에 숨은 의도를 예의 주시하며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즉각 보고하고 곧바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위기관리센터에서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등과 함께 상황 보고를 받고 사태를 평가했으며, 감시 태세를 중심으로 점검 작업을 했다고 민경욱 대변인은 전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뭇매 맞는 케리 외교력

    뭇매 맞는 케리 외교력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1년을 넘기면서 외교적 판단력 부재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북한 문제를 비롯해 시리아, 이란, 우크라이나 문제 등 어느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으면서 존재감마저 줄어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헨은 2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미국이 경찰관 역할은커녕 규율반장 역할도 못한다”며 ‘케리식’ 외교를 질타했다. 케리 장관이 원칙과 방향을 세우고 정교하게 대응하기보다 말을 앞세우고 선정적으로 ‘일단 판을 벌려 보자’는 식의 정책을 추진해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리 장관은 이달 중순 아시아 순방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관련 각자의 안을 교환했다고 밝혀 모종의 접점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상황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미국과 북한 간 입장 차가 커 진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케리 장관의 말이 다소 앞서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이 제안해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도 러시아의 지원만 믿다가 결국 과도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결렬됐다. WP는 최근 사설에서 “지난 아홉 달을 허송세월했고 그 사이에 무고한 민간인 수천명이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국제문제 전문가 패트릭 스미스는 “케리의 외교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비판했다. 이란 핵협상은 이란에 시간만 벌어줘 실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최근 벌어진 우크라이나 유혈 진압 사태에 대해서도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소극적 외교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민간인 유골 163구 64년만에 귀향

    6·25 때 경남 옛 마산 지역에서 집단 학살된 진주 지역 민간인 유골이 64년 만에 귀향한다. 6·25 전후 진주 민간인 희생자유족회(회장 강병현)는 18일 옛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에서 2004년 발굴돼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 임시 안치돼 있는 진주 지역 민간인 유골 163구를 진주로 옮겨 온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19일 오후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서 유골을 모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야산에 마련된 컨테이너에 유골을 안치한다. 이 유골들은 1950년 7월 보도연맹원으로 몰려 집단학살된 진주시 진성면과 일반성면 일대 주민으로 추정된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산사태가 나면서 유골이 처음 발견된 뒤 2004년 경남대박물관 이상길 교수팀이 본격적으로 발굴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동안 경남대 예술관 밑 공터 컨테이너에 임시 안치돼 있었다. 유족회는 최근 명석면 용산리 야산 소유주와 협의해 5년간 유골 임시 안치 장소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유골이 옮겨 오는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일대는 6·25 당시 주민 수백 명이 희생돼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유족회는 오는 24일부터 이 일대에서 6·25 때 희생된 민간인 유해 발굴작업도 벌인다. 유족회 측은 이번 발굴작업은 민간 차원에서 출범한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 구성된 뒤 가장 먼저 이뤄지는 유해 발굴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AI 피해자 심리치료… 전문가 2000명 투입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 달을 넘겨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방역 등에 참여했던 인력의 심리안정을 위한 상담 활동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8일 AI 피해 농민과 살처분 등 방역대책 참가인원 1만여명에 대해 전국재난심리지원연합회와 심리안정 지원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처음 AI가 발생한 전북을 비롯한 7개 시·도 피해 농가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난심리센터의 상담전문가 2000여명이 상담 지원을 하게 된다. 심리안정 지원은 AI 피해 농장주와 가족을 대상으로 우선 이뤄지며 이어 공무원, 군인, 민간인 등 매몰과 같은 현장수습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상담 활동에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AI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6개 시·도의 재난심리상담 전문가가 두루 참여한다. AI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은 1차로 전화상담을 하고, 현장 접근이 가능한 곳은 상담사를 파견해 개별적으로 대면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수요가 많은 곳에는 이동상담소를 운영해 집단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도둑질한 남성 손발 묶인채 개미집에 버려져…‘충격’

    도둑질한 남성 손발 묶인채 개미집에 버려져…‘충격’

    브라질에서 도둑질하면 안 되는 이유는 개미집 때문?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부 피아우이주(州) 테레시나 인근 디르세우에서 가정집을 털다 붙잡힌 한 남성이 포박된 채 개미집에 버려지는 형벌을 당했다. 도둑은 한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가 지역 자경단(일정한 지역 내의 민간인들이 도둑이나 화재 따위로부터 스스로 지키기 위하여 조직한 경비 단체)에 의해 붙잡혔다. 도둑은 자경단원들로부터 무차별 매질을 당한 후, 손과 발을 뒤로 묶인 채 어디론가 옮겨진다. 자경단이 멈춘 곳은 개미집이 있는 풀밭. 자경단은 도둑의 상의를 벗겨 풀밭에 내려놓는다. 풀밭은 개미집이 있는 곳이다. 개미들이 새까맣게 몸에 달라붙어 물어뜯기 시작한다. 도둑은 고통스러워 하며 울부짓는다. 범죄를 저지른 도둑은 고통에 못이겨 ‘잘못했다’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자경단은 그를 풀밭에서 꺼내줄 생각이 없는듯하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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