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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성장률 -0.4% ‘역성장’…국민소득도 -0.3%

    1분기 성장률 -0.4% ‘역성장’…국민소득도 -0.3%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전분기 대비 -0.4% 성장은 2008년 4분기(-3.2%) 이후 41분기 만의 최저치다. 국민총소득(GNI)도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해 40분기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55조 810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집계됐다. 실질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0.4%)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7%다.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된 것은 3월 경제활동 자료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건설투자와 총수출은 더 부진했고 설비투자는 덜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성장률을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 4.7%, 서비스업 0.8%, 건설업 -1.0%, 제조업 -3.3% 등이다. 제조업은 컴퓨터와 전자·광학기기,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이 주로 늘었다. GDP의 지출항목별로 보면 설비투자(-9.1%)와 건설투자(-0.8%), 수출(-3.2%), 수입(-3.4%) 등 투자와 무역 부문에서 부진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출이, 기계·장비와 원유·천연가스의 수입이 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 장비가 모두 줄었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1분기에 완전한 회복세에 들어서지 못 한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GDP의 다른 지출항목들은 민간소비 0.1%, 정부소비 0.4%, 지식재산생산물투자 1.3%, 재고증감 0.3%다. 민간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는 줄었고,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늘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많았다. 잠정치 발표에서는 속보치 때 없던 국민총소득(GNI)이 공개됐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실질 GNI는 452조 603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다. 총저축률은 34.5%로 전분기 대비 0.9% 포인트 하락했다. 총투자율은 30.7%로 전분기 대비 0.7% 포인트 줄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출·투자·소비 ‘트리플 부진’… 금융위기 때로 후진한 한국 경제

    수출·투자·소비 ‘트리플 부진’… 금융위기 때로 후진한 한국 경제

    설비투자 10.8% 줄어… 21년만에 최저치 수출·수입 동시 감소 ‘불황형 경제’ 드러나 내수 받치던 정부지출마저 떨어져 타격 한은 “추경·반도체 회복 등 2분기엔 반등” 전문가들 年2.5% 성장률 달성엔 엇갈려 “하반기 세계경제 불안” “위기 수준 아냐” 우리 경제가 받아든 지난 1분기 성적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다. 수출, 투자, 소비의 ‘트리플 부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그동안 내수를 떠받쳤던 정부지출마저 줄어 결국 1분기 성장률(-0.3%)은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대한 지출을 살펴보면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무려 10.8%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4% 포인트에서 지난 1분기 -0.9% 포인트로 떨어졌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 규제로 수입차 물량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물과 토목 모두 줄면서 0.1% 감소했다.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마저 2.6%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5.6%) 이후 5분기 만에 최저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3.3%)이 더 커서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지난해 4분기 -1.2% 포인트에서 지난 1분기 0.2% 포인트로 올라간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것은 전형적인 ‘불황형 경제’의 모습이라는 점이다.또 지난해 4분기 1.0% 성장했던 민간소비 성장률이 0.1%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한 점도 역성장 성적표를 받아드는 데 영향을 줬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1.2% 포인트에서 지난 1분기 -0.7% 포인트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를 지탱해줬던 정부지출 효과가 1분기에는 사라졌다는 의미다. 정부가 올해 470조원대 ‘슈퍼 예산’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뼈아픈 것이자 향후 우리 경제의 강한 위기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부에 기대 성장을 해왔던 우리 경제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다만 한은은 6조 7000억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고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 성장률이 차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국장은 “1분기에 집행되지 않은 정부 예산이 2분기에 집행될 것이고 추경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며 “우리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성장률 쇼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0.3% 성장률은 심각한 상황으로 향후 경기 경착륙, 기업 부실, 주가 급락, 자본 유출 등으로 이어져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가 나쁘다는 신호가 경기를 짓누를 가능성이 커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4분기 서비스업 중 보건·의료·복지 부분이 견실했는데 올해 들어 정책 효과가 지속되지 못해 다시 둔화됐다”면서 “정부가 위기 대응 체제를 가동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수출·투자·소비 ‘트리플 부진’… 금융위기 때로 후진한 한국 경제

    우리 경제가 받아든 지난 1분기 성적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다. 수출, 투자, 소비의 ‘트리플 부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그동안 내수를 떠받쳤던 정부지출마저 줄어 결국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무려 10.8%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 규제로 수입차 물량도 줄어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물과 토목 모두 줄면서 0.1% 감소했다. 수출 역시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1.0% 성장하며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민간소비도 지난 1분기에는 성장률이 0.1%로 내려앉았다. 정부지출 기여도가 하락한 점도 역성장에 영향을 줬다. 경제주체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1.2% 포인트에서 지난 1분기 -0.7% 포인트로 떨어졌다. 민간 기여도는 같은 기간 -0.3% 포인트에서 0.4% 포인트로 상승했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그동안 정부에 기대 성장을 해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6조 7000억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 집행,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계기로 성장률이 차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국장은 “1분기에 집행되지 않은 정부 예산이 2분기에 집행될 것이고 추경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성장률 쇼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0.3% 성장률은 심각한 상황으로 향후 경기 경착륙, 기업 부실, 주가 급락, 자본 유출 등으로 이어져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한은이 전망한 연 2.5%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2분기에 1.5%는 성장해야 하는데 어렵다”면서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가 나쁘다는 신호가 경기를 짓누를 가능성이 커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4분기 서비스업 중 보건·의료·복지 부분이 견실했는데 올해 들어 정책 효과가 지속되지 못해 다시 둔화됐다”면서 “정부가 위기 대응 체제를 가동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 성장은 정부 정책이 아닌 민간에서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민간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산업 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개혁해야 한다”면서 “관광과 여가·문화, 보건·복지 등 취약한 국내 서비스 산업에 대한 성장 강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선과 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 분야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인 수출 감소는 세계 경기 침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추격 때문”이라면서 “기존 산업이 부활할 수 있는 추가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분기 성장률 -0.3%…10년만에 최악 ‘쇼크’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역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으로 2분기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출, 투자, 소비가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뚜렷한 반등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과거와 달리 외부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 동력이 빠르게 식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암운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기 기준 GDP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설비투자(-10.8%)와 수출(-2.6%)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0.1%)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 얼어붙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이례적 요인들이 작용했다”며 “당시(2008년)와 비교해 우리 경제에 과도하게 비관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0% 초반대의 성장률을 예상했던 시장은 ‘쇼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을 비롯해 여러 기관들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가 2% 중반대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버거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대외적으로 큰 충격이 있어야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됐는데 지금은 미중 무역 분쟁 등 작은 충격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정 지출 확대, 기준금리 인하, 조세 감면 등 경기 급락을 막는 단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과 내수 서비스 산업 활성화 등 신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에 투자·수출·소비 줄줄이 내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에 투자·수출·소비 줄줄이 내려

    설비투자 증가율 무려 1.6%P 더 낮춰 소비 2.5%로↓… 수출 증가율 2%대 ‘뚝’ 취업자 증가폭 14만 유지… 예년 반토막 이주열 “반도체 일시 조정… 하반기 개선” 전문가 “더 악화땐 금리인하 열어 둬야”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린 배경에는 실물경제 흐름이 심상찮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투자와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를 줄줄이 끌어내렸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0월 2.5%로 예상했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지난 1월에 2.0%로 내렸고 이번에는 0.4%로 무려 1.6% 포인트나 더 낮췄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같은 기간 -2.5%, -3.2%, -3.2% 등으로 제시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투자 부진이 올해도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2.7%, 2.6%, 2.5%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10월(3.2%)과 지난 1월(3.1%)만 해도 3%대로 예상됐던 상품수출 증가율이 이번에는 2%대(2.7%)로 내려앉았다.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러나 “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부진은 일시적 조정 국면”이라면서 “하반기부터 수요가 다시 살아나며 반도체 경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말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1월 전망과 같은 14만명을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9만 7000명)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20만~30만명대였던 예년에 비해서는 반 토막 수준이다. 경기 냉각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1월 1.4%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면서 “리세션(경기 후퇴)에 대한 공포도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한은이 불과 석 달 만에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는 데 있다. 한은의 전망이 정확하지 않았다기보다는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둔화 등 성장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협 요인은 여전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으로서는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현재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많은 지표들이 하락세”라면서 “만약 추가로 어려워지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열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KDI, 한국경기 우려 수위 높여…“경기 둔화보다 더 상황 나빠”

    KDI, 한국경기 우려 수위 높여…“경기 둔화보다 더 상황 나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의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 들며 개선 추세가 종료됐다고 봤다. 이후 5개월 동안 둔화 판단을 이어갔지만, 이달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하며 진단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DI는 소비와 수출,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월 -2.0%를 기록했고, 설 명절 이동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으로는 1.1%를 나타냈다. 작년 같은 기간 평균인 4.3%와 작년 4분기 3.0%보다 부진한 수치다.KDI는 이와 관련해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고, 1∼2월 평균으로도 증가 폭이 축소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KDI는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해 26.9% 감소했다.1월 -17.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생산 측면에 대해서는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판단했다. 2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서 증가 폭이 축소되며 1월(-0.2%)보다 낮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가 큰 폭으로 감소(0.8→-4.0%)하고,수출 출하도 감소를 지속(-2.4%→-0.1%)하면서 2.4% 줄어들었다. KDI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향 지표가 악화하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상황 지표)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도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 두 지표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가 제공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중국의 중산층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중국의 중산층

    중국 베이징 소재 핀테크(금융+정보기술) 업체의 상품 담당자 탄진차오(譚金喬·27)는 지난달 말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 달 월급이 1만 5000 위안(약 253만원)을 받아 중산층이라고 나름 자부하던 그는 갑작스런 정리해고 소식에 지금까지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내야 하는 자동차 구입 대금을 갚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 10%의 고금리로 온라인 대부업체로부터 2년 간 대출을 받은 탄은 이제 매달 6500 위안(약 110만원)씩을 내야 하는 상환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 걱정이 태산이다. 실업률이 2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면서 중국 중산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로 신음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감원 등 구조조정이 확산으로 실업 문제가 갈수록 악화돼 중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잇따른 결과로 실업 문제에 가계부채까지 겹칠 경우 중국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사회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일자리 창출’을 처음으로 거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은 배경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도시지역의 실업률은 5.3%를 기록해 지난해 12월(4.9%)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억제 목표치 5.5% 이내에 들긴 하지만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더욱이 중국 정부 공식 통계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방의 실업률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고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당국은 춘제(春節·설날) 연휴 이후 농민공(농촌출신 도시 노동자)이 한번에 도시로 몰려 생기는 마찰적 실업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는 수출 제조업부터 첨단 정보기술(IT) 업종 등에 이르기까지 구조조정 소식을 전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JD)닷컴, 디디추싱(滴滴追行)과 왕이(網易·Netease) 등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가계부채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중산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4조 위안(약 675조원)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을 펼쳐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위기 국면을 헤쳐 나갔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 경제 주체들의 부채 급증, 주요 산업의 공급 과잉,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갖가지 부작용을 낳아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왔으나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가계의 모기지 대출과 카드론을 합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52%에 이른다. 2016년 전체 GDP 대비 5.1% 수준에 불과했던 카드론은 지난해 GDP 대비 7.5% 수준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 직전 미국의 카드론 비중보다 높은 수준이다. 나티시스는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은 기업과 공공의 부채를 줄이는 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가계부채를 잡는 데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역시 가계 부채비율이 2017년 GDP 대비 49.4%에서 2018년 53.2%로 3.8%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중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 대비 35.3%포인트 올라 연평균 3.5%포인트 상승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어서 경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 69.9%에 머물렀지만 2007년까지 7년간 28%포인트나 상승하면서 100%에 육박한 바 있다. 중국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8조 위안(약 8096조원)으로 이중 중장기 대출은 전체의 61%인 29조 위안에 이른다. 중장기 대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택담보대출로 2018년말 전체의 54%인 26조 위안을 기록했다. 가계의 단기 대출은 비중이 18%로 높지 않지만 지난해에만 대출 규모가 29.3%나 늘어나 적신호가 켜졌다. 사회과학원은 2017년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중장기 대출을 제한하자 단기 대출을 받는 편법이 늘었지만 이같은 편법은 이미 통제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중국 가계부채 규모는 2018년 3월말 기준 6조 6000억 달러(약 7460조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2013년 말(3조 3000억 달러)보다 두 배나 늘어났다. GDP에 대한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33%에서 49%로 16%포인트 급등했다. 중국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담보대출과 온라인 소비대출이 급증한 탓이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글로벌 재무 보고서에서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 5년 간 20%포인트, 지난 10년간은 30%포인트 증가했다”며 “이처럼 가계부채 상승이 빠른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티시스는 “중국 가계부채의 증가율은 신흥시장의 평균적인 (가계부채) 증가율을 초과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수준의 (부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있다. 루레이(陸磊) 국가외환관리국 부국장은 지난 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경기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오른 점, 저비용·저부가가치 성장모델이 지속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현재 중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가계부채 비율”이라며 위기를 맞이한 다른 5개 경제권도 위기 전에 가계부채 비율이 급등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5개 경제권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최대 동력이 소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상승이 소비 저하로 이어져 성장을 갉아먹는다는데 있다. 부채의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경기가 활성화할 수 있어도 중기적으로 민간소비 둔화→ 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이 이뤄진다. 레버리지(차입)에 따른 자산 시장의 활황·붕괴 주기가 짧아지면서 시장 안정도 저해할 수도 있다. 선젠광(沈建光) JD파이낸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침체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위기이며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다”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집값 상승으로 사치품, 고등교육, 고급 의료 및 해외여행 등의 지출을 늘리는 반면 임대 거주자는 집값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낮아져 소비를 줄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6%보다 낮은 6.0∼6.5%로 제시했다. 실업문제와 악화하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이젠 중국도 개인파산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중국 금융전문가 조 장은 “중국에는 개인파산 제도가 없어서 한번 빚이 생기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닌다”며 “미국과 같은 개인파산 제도를 도입해 젊은이들이 회생할 수 있는 ‘제2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소득주도성장 따른 소비 증가 없었다” “장기적 효과” 격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경제학계가 격론을 벌였다. 소득주도성장이 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평가에 대해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다른 대책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14일부터 15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리는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쏟아 냈다. 최인·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14일 발표한 ‘신정부 거시경제 성과의 실증평가’ 논문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1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와 출범 직후인 2017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주요 경제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진행된 2017년 3분기 이후 1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전 정부보다 0.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는 5.14%, 고용은 0.16% 줄었다. 임시직·일용직 근로자 고용은 각각 4.03%, 4.32% 줄었다. 생산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은 같은 기간 0.05∼1.14% 감소했다. 정부가 정책 효과로 내세운 민간소비 증대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같은 기간 소비 성장률은 1.14% 늘었지만 이는 해외 소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교수는 “내수 증진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 고용 감소, 총요소생산성 감소가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동반성장 등 정부 경제정책들이 상충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안충영(전 동반성장위원장) 중앙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리고 동반성장: 보완인가, 상충인가’라는 제목의 기조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율배반적 내용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기록적 인상은 실업과 소득양극화를 악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고 노동집약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시장균형 임금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외에 별다른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지표가 나빴던 것은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아서 혹은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펴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성장률 저하가 정책 영향인지 경기 사이클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 미친 충격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은 “소비심리 위축돼도 실제 소비감소는 제한적”

    최근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위축된 소비 심리만큼 실제 소비 활동이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소비심리는 실제 가계소득보다 주가 하락, 자연 재해 등 부정적인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9년 2월)’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민간소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의 흐름은 궤를 같이 했지만 2012년 이후 상관관계가 다소 약화됐다.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을 지수화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분기 108.7에서 2분기 106.6으로 하락한 뒤 3분기(99.9)와 4분기(97.3) 등으로 내려앉았다. 지수가 100 아래라는 것은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3.5%, 2분기 2.8%, 3·4분기 2.5%로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평균 증가율은 2.8%로 지난 2011년(2.9%)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소비심리와 실제 소비흐름의 방향성 또는 변동폭은 일시적으로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심리적인 부분 이외에도 가계소득, 고용상황 등 여러 경제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반면 심리지수는 주가하락, 경기둔화 우려, 자연재해 등 부정적인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지난 2015년 1분기~2016년 2분기에도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는 하락했으나 민간소비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한은은 “2017년 이후 소비심리가 실물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변동한 측면을 감안하면 향후 민간소비가 단기간 내에 둔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와 내수 활성화 정책 등이 소비의 완만한 증가 흐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또 “고용상황 개선 지연, 자영업 업황 부진 등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장기화되면 민간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지난해 국세수입 25조 4000억원 더 걷혀…세계잉여금은 11년만에 최대치로 4년 연속 흑자 달성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상보다 25조원 가량 더 걷히면서 나라살림이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국세 초과 세수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정부가 한해 동안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은 11년 만에 최대치였다. 하지만 세수 추계가 정확하지 못해 재정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세수 추계 개편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 6000억원으로 정부가 계획한 세입예산 268조 1000억원보다 25조 4000억원(9.5%) 더 걷혔다. 2017년 국세수입 실적(265조 4000억원)보다 28조 2000억원(10.6%)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세수 초과를 달성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세 초과세수 규모는 작년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초과세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유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는 정부 예산보다 7조 9000억원 더 걷혔다. 2017년 반도체 수출액은 5737억 달러로 전년보다 15.8%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법인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8.9%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7년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돼 법인세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는 당초 전망보다 11조 6000억원이 더 걷혔다. 특히 양도소득세는 지난해 4월 다주택자 중과 시행 전 부동산거래가 증가하면서 7조 7000억원 더 징수됐다. 명목임금 상승, 상용근로자 수 증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효과 등으로 근로소득세는 2조 3000억원 더 걷혔다. 부가가치세는 민간소비와 수입액 증가 영향으로 2조 7000억원이,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주식거래대금이 2801조원으로 1년 전보다 27.8% 늘어나면서 2조 2000억원이 더 걷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주식시장 등 자산시장 호조에 따라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관세는 정부 계획보다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일시적으로 유류세를 15% 인하하면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조 1000억원 덜 걷혔다. 환율도 예산편성 당시 기준(1130원)보다 지난해 실적이 30원 하락하면서 관세가 6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총세입은 일반회계 316조 2000억원과 특별회계 68조 8000억원을 합쳐 385조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지출한 총세출은 364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 6000억원 증가했다. 총세입과 총세출의 차액인 결산상잉여금은 16조 5000억원이다. 결산상잉여금과 다음 연도로 이월되는 3조 3000억원을 뺀 세계잉여금은 13조 2000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2007년 15조 3428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처럼 세계 잉여금이 많다는 것은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고도 적절한 시기에 재정을 투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민간에서 쓸 돈을 무리하게 걷고도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 재정투입을 강조하면서 세계잉여금이 추경에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5년 연속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세수추계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절차 개편, 정보공개 확대, 기관 책임성 강화 등 세수추계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우선 세입 예산안 확정 전에 관련 기관과 함께 운용하는 세수추계 태스크포스(TF)의 운용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이 기관별 전망치를 제시하도록 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는 TF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예산안을 제출할 때 세수 추계 전제, 전년도 세수 추계 오차 원인 분석 결과 및 개선사항 등을 함께 공개한다.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내에 세수 추계 분과를 신설해 민간 자문가의 의견도 듣기로 했다. 현재 운용 중인 세목별 세수추계 모형을 개선하고, 해외사례를 참고해 국내 여건에 적합한 소득세·법인세 미시 시뮬레이션 모형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기재부는 원활한 재정 집행 지원을 위해 이달 중 6조원 규모의 재정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친한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삼 애호가”

    “친한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삼 애호가”

    “마약과 부패 근절 위해 암살 위협도 감수해한진중공업 매각, 국격에 맞게 전략적 고려를” “한진 중공업 처리 문제는 국격에 맞게 전략적으로 처리해 나가야 한다. 경제적 논리뿐 아니라 정치적, 전략적 고려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경영 악화로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크만에 위치한 수비크조선소에 대한 그동안 필리핀 현지 은행들의 대여금 총액만도 최소 4억 2000만 달러(약 4699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동만 주필리핀 한국대사는 지난달 23일 현안이 되고 있는 한진 중공업의 수비크 조선소 처리문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면서, 필리핀 정부 및 현지의 높은 관심을 지적했다.한 대사와의 일문일답의 주요 내용. 인터뷰는 필리핀의 ‘사회간접자본(SOC·인프라) 우선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2·23일 마닐라에서 한·아세안센터 주최로 열린 필리핀 인프라 투자간담회에 동행한 기자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이뤄졌다. → 한진 중공업 수비크조선소를 둘러싸고, 필리핀 정부와 중국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필리핀 은행들이 한진 중공업 수비크조선소의 채권자다. 이에 대한 매끄러운 처리는 한국 기업의 신용과 이미지 등에 대해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필리핀 정부는 수비크만 지역 경제와 고용 문제에 대해서 우려를 갖고 있다. 이미 6500여명이 해고 됐고, 또 남아있는 3700여명의 현지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한진 중공업의 수비크조선소에 대해 강하게 입질하고 있는 중국의 인수 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필리핀 당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해 왔다. 채권단 등과의 소통을 통한 원만한 해결 방안 도출을 기대한다. →2016년 집권 이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SOC, 인프라 건설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빌트(건설), 빌트, 빌트 정책’, ‘BBB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 두테르테 대통령을 직접 여러 차례 만나 확인해 보니, 의지가 매우 확고했다. 제도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와 인프라 건설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룩해야 겠다는 뜻이 매우 강했다. 외국기업들의 필리핀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해외 기업의 현지 사업에 대한 지분 제한도 완화하겠다는 생각도 있다. 예외 조항을 늘려, 해외 자본 진입을 수월히 하려는 제도 개혁도 진행중이다. 우선, 두테르테 대통령의 BBB 정책은 외국기업들에게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준다. 불라칸 신공항 건설을 비롯해, 민다나오 순환철도, 클라크 그린 시티 개발 등은 전례없는 메가 프로젝트이고, 해외기업들에게도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우선 정책으로 필리핀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망 투자지로서 부상하고 있는데. - 인구 1억 490만명에 전체 국민의 평균 연령이 24세인 넓은 시장을 가진 젊은 나라이다. 성장세를 타고 있는 6억 2000여명의 아세안, 동남아시아 시장의 주요 관문이자, 한국에서 거리상으로도 가장 가까운 동남아 나라이다. 우리 기업들끼리 서로 경쟁할 정도로 몰리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쏠림현상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필리핀의 가능성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내총생산 가운데 높은 민간소비(73%), 해외 송금(10%) 및 콜센터 등 해외아웃소싱(8%)에 대한 의존 등 서비스업은 발달해 있는데 비해 제조업은 취약한 불균형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아시아최고 수준의 법인세(30%), 소득세(32%)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프라 건설 우선 정책을 통해 제조업의 발전 기반을 닦고, 제도 개혁 및 해외 자본 유치 활성화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런 정책 추진 과정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많아 질 것이다. →오는 5월 총선 전망은 어떤가. 두테르테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위해 개헌을 단행 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 70%를 넘는 지지율을 볼 때 선거 압승이 예상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6년 단임제인 헌법을 연임이 가능한 중임제로 고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임제 개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이후, 마약 및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 “자의적인 법집행과 대규모 민간인 살상을 저질렀다”는 그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이 컸다. - 두테르데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니, 범죄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강력한 신념과 의지가 확고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마약을 하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 주변사람의 삶과 인생을 망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없이는 필리핀이 빈곤과 부패, 저개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고 있었다. 이 같은 정책 때문에, 대통령이면서도 실제 암살 위협까지 받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여러 차례 만나보니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나의 임무는 마약과 부패에서 단절시키고, 조국을 근대화시키는 것”이란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한 대사는 취임 1년만에 5차례 두테르테 대통령을 접견하고, 별도의 직접 통화도 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 국가 발전에 대한 강한 신념과 비전을 지닌 지도자이다. 한국과 인삼을 무척 좋아하는 친한파이기도 하다. 그가 민다나오섬의 다바오 시장으로 재임할 때 한국을 방문했고, 금산 인삼 축제 등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인삼, 인삼차 등을 무척 좋아한다. 그는 “피곤할 때 인삼과 인삼 차를 마시면 힘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삼 엑기스 등도 자주 드시는 것으로 안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국인의 노력과 능력을 높게 평가했고 더 가까운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 싶어했다. 대사로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직접 필리핀 주재 한국인들과 한국관광객들의 안전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이 같은 요청에 “내가 책임지겠다”며 한국인의 안전을 재삼 강조한 바 있다.→ 올해는 한·필리핀 수교 70주년이 된다. - 오는 3월 3일이 수교 70주년 되는 날이다. 필리핀은 1949년 우리와 5번째 수교국으로, 지난 한 해 160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방문한 가까운 나라이다. 한국전쟁때에는 7420명의 군대를 파견한 오랜 우방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70주년 기념위원회를 만들었고, 한류 동호회 기념행사, 한국전쟁 참전 용사 대상 연주회, 문화 축제 등도 준비중이다. →양국간 현안이 있다면 - 무역균형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필리핀산 바나나에 대해 관세를 내려달라는 부탁도 있다. 엠마뉴엘 피뇰 필리핀 농업부 장관 등도 나를 볼 때 마다 고향인 민다나오지역 등의 바나나와 두리안 등 필리핀산 농산물을 한국에서 더 수입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한 때 한국시장 점유 90%였던 필리핀산 바나나의 점유율은 베트남산과 남미산에 밀려 70%대까지 내려가 있다. 필리핀은 우리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베트남과 남미 일부 국가들에 비해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면 바나나에 대한 관세를 10% 정도 더 물고 있다. →방한하는 필리핀인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 - 지난 2017년 기준으로 45만 9000여명, 지난해 50만명의 필리핀인이 한국에 왔다. 일본에 비해서도 비자 취득이 비교적 까다롭게 돼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해 보완 조치를 취했다. 대학교수, 주요 기업체 간부, 언론인 등에 대해서는 서류를 간소화하고, 10년짜리 복수 여권도 제도도 만들었다. 또,여행사가 비자 대행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월 부임해 보니, 매일 새벽 영사관 앞에 현지인들이 긴 줄 서고 있었다. 다가 가서 물어보니 “한국으로 가는 비자를 얻기 새벽 2시, 3시부터 줄을 서 있었다”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여행사 비자 위탁 제도를 결심했다. 당시 새벽에 나와 영사관 앞에 줄을 서고도 하루 정해진 비자발급 쿼터때문에 비자를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현지인들이 적지 않았고, 불만도 컸었다. 현지인들이 한국을 마음으로 좋아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할 일이 뭔지 찾아보고 있다. (한 대사는 포스코건설이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중인 마신록 지역을 비롯해 수빅, 블라칸 등 한국기업들이 공사를 벌이고 있는 현장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는 ‘현장 대사’로 현지에 소문이 나있다. 최근에는 마닐라에 본부를 둔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BDO 등 현지 주요 은행, 우데나 그룹 등 현지 재벌들을 돌아다니면서, 한국 대학졸업생 및 젊은이들의 인턴 자리 등 일자리를 물색하고 다니는 ‘일자리 대사’로도 현지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올라 있다.) 글 사진 마닐라(필리핀)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17조원 신공항 등 쏟아지는 SOC사업…‘두테르테 노믹스’ 뜬다

    17조원 신공항 등 쏟아지는 SOC사업…‘두테르테 노믹스’ 뜬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이 가동되고 오는 11월 말쯤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동남아 10개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등 한국과 아세안 관계가 긴밀해지는 가운데 필리핀이 새로운 투자 진출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의 ‘인프라스트럭처 우선 정책’으로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입찰로 쏟아져 나오면서 이 같은 바람이 더 뜨겁게 불고 있다. 서울에 있는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이혁)와 필리핀 통산산업부(DTI)가 지난 22~2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공동 개최한 필리핀 인프라 투자시찰단에 서울신문 기자가 동행해 달라진 현지 투자 환경과 가능성을 살펴봤다.마닐라 신도심인 마카티 남동쪽에 위치한 보니파시오 지역. ‘마닐라의 강남’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3년 새 부동산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1㎡당 35만 페소(약 746만원)였던 주거용 아파트인 ‘콘도미니엄’ 가격이 3년 새 80만 페소를 넘어섰다. 필리핀 부유층과 외국 기업 주재원, 외교사절 등이 모여 사는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로 금융기관까지 옮겨오고 있고, 추가 신도심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현지 재벌인 아얄라그룹이 자사의 방대한 토지에 건설한 인구 80만명 규모의 계획도시이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해마다 6%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에 두테르테 정부의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 정책인 “빌트(건설), 빌트, 빌트 정책”에 힘입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마카티 남쪽 마닐라만을 낀 파사이 지역도 3년 새 부동산 가격이 2~3배 뛰었다. 현지 부동산개발사 네스트필 박재현 대리는 “중국인들의 구매도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필리핀 건설업은 해마다 10% 이상씩 성장했다. 도심 곳곳에 개발이 진행 중이고 2016년 6월 출범한 현 정부가 인프라 건설에 불을 지피면서 “돈은 인프라에 다 모인다”는 말이 더 힘을 얻었다. ‘인프라 입국’을 강조하는 두테르테 정부는 초대형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의 발주를 준비해 왔다. 조만간 시작될 이들 메가 프로젝트의 국제입찰에 전 세계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무려 150억 달러(약 16조 7000억원)가 투입될 필리핀 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로 불리는 불라칸 신공항을 비롯해 민다나오 순환철도, 150만명 규모의 클라크 그린 시티 개발, 다바오 공항 개보수 건설 등이 예정돼 있다. 현 정부가 초대형 사업에 민·관합동개발방식(PPP)을 허용하면서 이 같은 건설 열기는 더 끓어오르고 있다. 당초 경제력 집중 완화를 들고 나왔던 ‘서민의 대통령’ 두테르테는 국내 재벌기업들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 제한을 뒀다. 대신 해외 차관이나 외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추진해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중국의 대규모 저리 차관이 차질을 빚고 해외 투자도 기대에 못 미치자 주요 자국 기업들에 대해 문을 열었다.이 가운데 불라칸 신공항 건설 사업은 초미의 관심사다. 필리핀 PPP 사상 최대 규모라는 이 사업은 오는 4월 입찰이 이뤄진다. 대표적 현지 재벌 산미구엘그룹의 낙찰이 유력하다.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은 포화상태여서 신공항 건설 수요가 크다. 연 3000만명 수용 규모의 아키노 공항은 해마다 5000만명이 이용한다. 두테르테 정부는 공항과 철도 이외에도 발전시설, 스마트시티 건설 등 전방위적인 인프라 건설 계획 아래 ‘인프라 확충의 황금기’를 공언했다. 투자 환경을 개선해 불모 상태인 제조업을 육성하고 고용 창출과 빈곤 해소로 이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중 민간소비 비중이 73%나 되고 콜센터 등 해외아웃소싱(8%), 해외송금(10%)에 의존하는 제조업이 취약한 산업 불균형 구조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법인세(30%), 소득세(32%) 등도 투자 발목을 잡는다. 현 정부는 이를 낮추고 인터넷 비즈니스·금융대출업 등 8개 부문에서 외국인 지분을 100% 인정해 주기로 하는 등 해외 자본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3일 마닐라 DTI 본부에서 열린 한국 기업 대상 필리핀 정부의 인프라 정책 설명회에서 애나 라멘틸로 DTI 인프라 총괄 위원장은 이 같은 방침을 설명하며 “2022년까지 GDP의 7.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지난 50년 동안 필리핀의 GDP 대비 인프라 투자 평균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필리핀 정부가 올해 인프라 건설 예산을 전년 대비 68.3% 늘린 5557억 페소(약 11조 8475억원)로 높여잡은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의 관심도 커졌다. 현대건설 등 주요 기업들이 필리핀에 법인을 신설하는 등 앞으로 나올 주요 프로젝트 입찰을 준비하면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필리핀 법인을 신설하고 법인장을 겸한다”는 공신표 현대건설 베트남법인장은 “두테르테 정부의 강력한 인프라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박재순 건설관은 “전력 발전 분야와 수자원 개발 및 오·폐수 처리 등에 대한 수요도 거대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2022년까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0억 달러 공여 등 차관 등을 활용해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세부 신항만 및 민다나오섬의 팡일만 교량 사업에도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참여했다. 박 건설관은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1억 달러 이상 주요 공사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인프라 경기가 불붙으면서 한국 기업과 협력 의사를 밝히는 현지 기업들도 늘었다. ‘DM 컨순지 건설’도 그 하나로, 호세리토 후콤 프로젝트 책임자는 “상수 공급 및 폐수 처리 사업, 발전소 건설 등을 한국 기업들과 함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임기 6년인 필리핀에서는 집권 3~4년차부터 대형 프로젝트 입찰들이 쏟아져 나왔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프로젝트 입찰이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산미구엘그룹과 ‘신공항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공항 건설 및 운영 노하우 수준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는 신공항 사업은 한국 기업들의 진출 가능 영역도 넓다. 글 사진 마닐라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작년 민간소비 증가율, 13년 만에 경제성장률 추월

    공기청정기·에어컨·옷 구매 늘어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이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한 것도 13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반짝 증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소비는 전년보다 2.8% 늘어났다. 이는 2011년 2.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특히 민간 소비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넘어선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민간 소비 증가율은 4.4%로, 경제성장률 3.9%보다 높았다. 소비의 세부 내역을 보면 내구재 증가율이 6.2%에 달했다. 여름철 폭염과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중산층의 가전 구매가 많았다. 준내구재도 5.9% 늘었다. 옷·가방·화장품 등의 판매가 꾸준했고, 롱패딩 인기 등 젊은층의 소비도 많았다. 지난해 건설·설비투자가 꺾인 상황에서 소비가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 역시 1.4% 포인트로 2011년 1.5% 포인트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정부의 소득 증진 정책에 따른 재정 효과가 민간 소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명목임금은 지난해 1분기 7.9%, 2분기 4.2%, 3분기 2.9% 등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은 9만 7000명에 머물러 9년 만에 최저였다. 상대적으로 소비 성향이 낮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연금제도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재정 지출이 민간 소비 증가의 주된 요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미래의 불안 심리 때문에 그동안 절제했던 소비를 민간의 자생적인 소득 증가를 통해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은, 올해 주요 성장 지표 전망치 줄줄이 내렸다

    한은, 올해 주요 성장 지표 전망치 줄줄이 내렸다

    설비투자 증가율 2.0%로 0.5%P 하향 소비 2.6%·수출 3.1%로 0.1%P 내려 “우려 사실… 급속 둔화 가능성 크지 않아” 금통위, 기준금리 연 1.75%로 동결‘경제 성장률 2.6%, 취업자 증가폭 14만명, 소비자물가 상승률 1.4%.’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후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의 예상 성적표를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성장률은 직전 전망 때인 지난해 10월보다 0.1% 포인트 낮아졌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내년 성장률 전망도 올해와 같은 2.6%를 제시했다. 이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인 잠재성장률(2.8~2.9%)을 밑도는 것으로, 자칫 2% 중반대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문별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0월만 해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1일 3.5%로 0.2% 포인트 떨어뜨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 부진이 최대 숙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10월 2.5%로 예상했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2.0%로 0.5% 포인트 내렸다. 건설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도 각각 0.7% 포인트, 0.3% 포인트 내린 -3.2%, 2.5%로 낮춰 잡았다. 또 민간소비 증가율은 2.7%에서 2.6%로, 상품 수출 증가율은 3.2%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도 지난해 10월 16만명에서 이번에는 14만명으로 수정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9만 7000명)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20만~30만명대를 오르내리던 예년에 비해서는 반 토막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렇듯 한은은 불과 석 달 만에 주요 성장 지표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 그럼에도 한은은 확정적인 재정 정책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세 둔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급속한 경기 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성장 수위를 결정할 최대 변수는 국내외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확실성이다. 한은 역시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주요국의 경기 둔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약화 등은 성장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이렇듯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목소리와 관련, “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민 10명 중 7명 “내년 경제 더 나빠질 것”

    성장률 저하·가계빚 증가 등 원인 꼽아 경제활성화 위해 일자리·물가안정 주문 우리나라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은 내년 경제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 저하와 가계빚 때문이다. 또 10명 가운데 6명은 올해 살림살이가 지난해에 비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70.9%가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은 11.4%에 불과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경제성장률 저하(23.5%)와 가계부채 증가(22.1%)를 1, 2위로 꼽았다. 이어 민간소비 부진(12.5%), 재정건전성 악화(11.1%)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8%로 하향 조정하며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또 가계부채가 3분기에 1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계소득에 견줘 빠른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금리 인상기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올 한 해 팍팍했던 경제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살림살이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 중 62%였다. 나아졌다는 답변은 10.8%에 그쳤다. 올해 겪은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물가상승(26.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소득정체(21.0%), 부동산 가격 상승(13.2%), 취업난(12.0%)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응답자들은 내년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26.3%)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이어 물가안정(23.6%), 가계소득 증대(16.2%), 소득분배 개선(10.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이 활력을 찾기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할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25.2%)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20.5%), 노동유연성 확대(16.7%)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광온 與최고 “소비 살아난다”

    박광온 與최고 “소비 살아난다”

    “KDI는 9~10월만 비교해 약화 판단 1~3분기 종합하면 2012년 이후 최고”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각종 통계를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을 적극 옹호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비판론에 정면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듯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흠집 내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나치게 성급할 뿐 아니라 바르지 않다”며 “소비가 바닥에서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서 그것이 소비 활성화와 투자 증대, 고용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근거로 민간소비 평균 증가율, 소매판매지수 증가율,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실질임금 등 모두 네 가지 통계를 제시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민간소비 평균 증가율에 대해 “올해 3분기까지 3.0%”라며 “2012년부터 따져봤을 때 올해 1~9월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2012년 1.7%, 2013년 1.8%, 2014년 2%, 2015년 1.8%, 2016년 1.9%, 2017년 2.4%로, 올해가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통계청이 집계하는 소매판매지수 증가율, 즉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올 3분기까지 4.5%로, 지난해 2.9%보다 굉장히 높아졌고 이 역시 2012년부터 따져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말해주는 지표”라고 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도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80조 5000억원 규모라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소매판매액은 9~10월 평균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쳐 소비 증가세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KDI는 9~10월 특정 기간만 비교한 것이고 1~3분기를 종합해 보면 증가율이 2012년 이후 가장 높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년에 포용적 성장을 위한 예산을 본격적으로 집행하면 소득주도성장의 체감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KDI “경기, 전반적으로 둔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경고 수위를 또다시 끌어올렸다.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증가세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DI는 10일 ‘12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최근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한 것과 비교하면 수출 둔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KDI의 월간 단위 경기 진단은 8~12월 사이 ‘개선 추세→하락 위험→정체→다소 둔화→점진적 둔화’ 등으로 바뀌었다. KDI는 지난달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4.5%로 전달(22.7%)은 물론 9~10월 평균(5.7%)보다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반도체는 11.6%로 9~10월 평균(25.2%)의 반 토막이 났고, 석유화학은 같은 기간 14.8%에서 3.8%로 급락했다. KDI는 지난 10월 소매판매의 경우 1년 새 5.0%, 설비투자는 9.4% 늘었지만 추석 연휴 이동으로 조업일수가 증가한 일시적 효과라고 분석했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세는 점차 약해지고 있고 당분간 설비투자 감소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더 어둡게 보고 있다. KDI가 국내 경제 전망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6%, 2.5%였다. 이는 3개월 전보다 0.2% 포인트, 0.3% 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정부 전망치(2.9%, 2.8%)는 물론 KDI 전망치(2.7%, 2.6%)보다도 낮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업전망·소비심리 탄핵정국 수준 후퇴

    기업전망·소비심리 탄핵정국 수준 후퇴

    BSI 전망치 88.7로 22개월 만에 최저 車·철강 등 제조업 부진에 비관론 확산 미중 무역분쟁·고용부진 악재 장기화 소비자 체감경기 작년 3월로 뒷걸음질 주택가격전망은 9월 고점 찍고 급락세기업들의 경기 전망과 소비심리가 ‘탄핵정국’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와 제조업 위기, 고용대란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악재들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내수가 움츠러들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위축과 고용 축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전망치는 88.7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이었던 2017년 2월(87.7)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한국 경제를 지탱해 왔던 주력 제조업의 부진으로 기업들에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산업별로 제조업과 중화학공업의 경기 전망치는 각각 82.1, 79.2로 3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기업들은 2%대 저성장의 고착화와 금리 인상, 민간소비 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부정적 경기 전망의 주요 이유라고 응답했다”면서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후방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기반산업의 지속적인 침체도 경기전망 악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탄핵 정국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달 CCSI는 전월보다 3.5% 포인트 하락한 96.0으로, 지난해 2월(93.9)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이자 탄핵 정국 당시인 지난해 3월(96.3)과 비슷한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값인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 고용지표 부진, 주가 하락 등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생활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 재정상황 관련 지수도 약세를 보이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62), 향후경기전망CSI(72)는 5포인트씩, 현재생활형편CSI(90)와 생활형편전망CSI(90)는 1포인트씩 각각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08)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내렸다. 이 중 생활형편전망은 2011년 3월(90) 이후 7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또 주택가격전망CSI(101)는 13포인트 떨어졌다. 9월(128) 고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급락세다.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 둔화,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문닫은 車공장·조선소… 전·울·경 경제가 운다

    문닫은 車공장·조선소… 전·울·경 경제가 운다

    경남 소매판매 -2.3% 전국 최대 하락 GM·현대重 군산 공장 폐쇄 영향 뚜렷자동차와 조선 등 지역 경제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이른바 ‘전·울·경’(전북·울산·경남) 지역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하락했다. 구조조정으로 근로자가 줄면서 서비스업과 민간소비에 직격탄이 된 것이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3분기(7~9월)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0.8%, 소매판매는 3.9%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6개 시·도 중 인천과 서울 등 11곳이 증가했고 제주는 지난해와 같았다. 반면 경남(-0.8%), 전북(-0.6%), 대전(-0.4%), 울산(-0.2%) 등 4곳은 감소했다. 전북의 서비스업 생산이 떨어진 것은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처음이고, 경남은 201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특히 전북의 경우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 5월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는 등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가 서비스업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도소매(-2.4%)와 예술·스포츠·여가(-8.4%) 분야에서 생산 감소폭이 컸다. 주요 조선사와 협력사들이 모인 경남은 전문·과학·기술(-10.0%)과 교육(-3.3%), 도소매(-2.9%) 등에서 많이 줄었다. 대전의 경우 세종으로 인구가 빠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3분기 대전 인구는 1년 전보다 0.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숙박·음식점(-3.2%)과 교육(-1.8%) 분야에서 타격이 컸다. ‘전·울·경’ 지역은 소비도 줄었다. 경남이 -2.3%로 전국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4분기(-2.5%)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북과 울산도 1.2%씩 떨어졌다. 부산도 소비가 0.6%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산도 대전과 마찬가지로 3분기에 인구가 1.0% 감소했고 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기계장비가 침체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는 1년 새 소매판매가 9.6% 급증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점 판매가 32.9% 급증해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투자·소비 위축에 성장세 약화… 금리 급등 땐 내수까지 둔화”

    “투자·소비 위축에 성장세 약화… 금리 급등 땐 내수까지 둔화”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한은보다 0.1%P 낮아 올 설비투자 -1.8%·건설투자 -3.6% 전망 수출도 미·중 무역전쟁 등 하방 위험 존재 “단기 거시경제 정책 당분간 현 기조 유지…산업경쟁력 강화없이 성장률 회복 어려워”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린 이유는 고용·투자·소비 등 경제지표 대부분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 빨간불은 내년까지 좀처럼 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의 추격 등 하방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KDI는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등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는 6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2.7%, 내년은 2.6%로 전망했다. 이는 상반기에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9%와 2.7%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2% 포인트와 0.1% 포인트씩 낮춘 수치다. 특히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가 전망한 2.8%, 한은의 2.7%보다 낮은 수준이다. KDI는 최근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진 가운데 건설업까지 부진이 계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투자 부진이 심각하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5%에서 -1.8%로, 건설투자는 -0.2%에서 -3.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건설투자는 내년에도 -3.4%로 뒷걸음칠 것으로 봤다. 내년 총소비 증가율은 올해(3.3%)보다 0.2% 포인트 높은 3.5%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부 소비를 제외한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2.8%)보다 낮은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3.2%나 증가하면서 총수요를 견인한 민간소비가 내년에 눈에 띄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대외 위험요인으로 ▲세계경제 성장세 및 교역량 증가세 약화 ▲주요 수출품목 가격 하락 ▲대외 경쟁력 약화 등을 꼽았다. 선진국들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미국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면 세계경제 성장세와 교역량 증가세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시장금리 급등과 자산가격 하락 등을 위험요소로 봤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자산가격이 급락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한계 가구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져 내수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KDI는 통화정책 등 단기 거시경제 정책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금리는 한은이 판단할 부분이지만 국내외적으로 금리 상황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될 수 있으면 단기 경기에 영향을 주는 큰 변화는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앞으로 우리 산업 경쟁력에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산업 경쟁력 자체를 강화하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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