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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남북관계’ 심포지엄 주제발표 요지

    통일연구원은 오는 13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8주년을 앞두고 7일 프레스센터에서 ‘21세기 남북관계발전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는다.통일부 후원으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북포용정책 추진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의의’를 주제로,허문영(許文寧)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장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남북기본합의서실천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다음은 주제발표의 주요내용. 李鍾奭 세종硏 연구위원 대북포용정책 추진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의의 남북기본합의서는 92년 2월 발효됨으로써 남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을 명시한 장전으로 공인됐다. 그러나 민간교류를 포함한 광범위한 남북교류협력과 화해의 바탕 위에서 마련된 것은 아니었다.남북 당국의 정치적 결단으로 체결돼 험난한 내외환경에 영향을 받아왔다. 기본합의서가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전략 방향의 첫 걸음은 ‘보다많은 대화와 접촉’을 통해 기본합의서를 사실상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이바탕위에 정부간 상설대화를 회복하고 합의서 체제를 부분적으로 복원해야한다.최종적으로는 합의서의 전면 이행 단계로 나가자는 것이다. 포용정책은 북한체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아니다.북한이 우리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관계·평화공존을 이룩하자는 것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 또 남북관계가 북한 내부체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고 남북 관계개선이 가져다줄 이익의 최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합의서 실천을 위한 우리사회 내부 준비도 중요하다.우리 사회의 ‘공존 문화’ 확립은 남북공존을 위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다. 許 文 寧 통일硏 통일정책실장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남북기본합의서 실천방안 김대중(金大中)정부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관련,5대 과제를 제시한 바있다.적대관계 해소,북한의 대미·대일관계 정상화,북한의 변화와 개방여건조성,한반도 내에서 대량 살상무기 제거 및 군비통제,정전체제의 평화체제전환 등이 그것이다. 냉전구조 해체와 관련,북한은 구체적인 방안을제시한 적이 없다.체제유지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평화보장체계 수립을 주장했을 뿐이다.북한은 실리적인 차원에서 대남정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갈등적 공존관계에서 경쟁적공존관계로 전술적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또 경제협력 사업 보완을위해 조건부로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 가능성도 있다.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남북기본합의서 실천을 위해 포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 조성,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반관반민’ 대화의 적극적인 추진등이다. 특히 남북간 교류·협력분야에서 ‘한국형 마셜플랜’을 수립,북한의 자주적 체제발전을 지원하고 북돋울 협력 노선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또 남북기본합의서 체제로의 복귀를 위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지속하되 에너지및 농업분야 지원을 기본합의서 틀내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대북한 전력사업을 민관협조 원칙아래 정부주도의 민간베이스 정책사업으로 추진,남북경협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리 이석우기자
  • 남북경제교류 급류 탄다

    정부는 북한의 김용순(金容淳) 조선아세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의 서울방문때 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위원장의 서울방문 시기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리측 고위 당국자와의 면담도 추진,남북 당국차원의 경협·남북기본합의서 이행 등 각종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김용순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오는 12월쯤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정몽헌(鄭夢憲) 현대전자 회장은 2일,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 1일 면담때 김 위원장의 현대방문을 지시했다고전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현대와 북한측의 서해안 공단 개발 합의를 계기로 경협 등남북 민간교류 확대를 위해 행정·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1차적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해 경협대출자금을 지원해 줄 방침이라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밝혔다. 국내 유휴 산업시설을 손쉽게 북한으로 이전하고 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행정·제도적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북한의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항만시설 개선 등도 북측에 제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 당국자 회담을 수용하면 정부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등 각종 지원을 재개하고 민간교류도 활성화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그룹은 정회장 일행의 방북을 통해 북한 해주 지역의 서해안공단을 경제특구로 개발하기로 북한측과 합의함에 따라 내년초 공단 조성 사업에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현대는 이달안에 실무단을 북한으로 보내 부지를 조사하고 입지,규모,입주업종 등에 대한 실무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순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미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 선정 작업을 일부 마쳤으며 현지 실사가끝나는 대로 공단 건설을 위한 세부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공단 후보지는황해도 해주 남쪽 강령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협의 과정에서 바뀔 가능성도있다. 외국인의 금강산 관광도 이달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는 평양의 통신사업에 적극 참여, 통신시설을 건설·운영하는 것을검토키로 했으며 우선 무선통신(휴대전화) 사업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석우 손성진기자 sonsj@
  • 김용순은 누구

    김용순(金容淳) 북한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도 겸하는 대남정책의 총괄 ‘사령관’이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알려져 있다.위원장으로 있는 아태위가 90년대 남북간 민간교류의 창구가 돼 온 것도 이때문이다.특히 기업인들 사이에선 아태위가 북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로 불리고 있다. 북한내 당 서열은 6∼7위로 핵심중 핵심이다. 이석우기자
  • 서해안공단 개발과 한반도 기류

    남북경협을 화두로 한 남북 관계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내로 예상되는 김용순(金容淳) 북한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정부간 대화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만만찮다.북한을 다녀온 정몽헌(鄭夢憲) 현대전자 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성공적인남북경협사업 추진을 위해 김용순 위원장이 현대를 방문해 줄것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요청,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지만 신중한 입장이다.김용순의 방문이 성사되더라도 민간인 자격으로의 민간 교류 형식을 고집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또 가까운 시일 안에는 이뤄질지도 예단키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김용순 위원장의 서울방문 약속만으로도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남북관계 진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노동당 대남비서를 겸하는 대남 정책 총책임자의 방문은 어떤 형식이건 진일보한 태도변화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방문을지시한 것도 무게를 갖는다.어떤 형식의 방문이건 김위원장의 서울행이 성사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김위원장의 이번 방한 약속은 민간차원이지만 남측과 더욱 본격적인 교류협력을 진전시키겠다는 북한지도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민간교류협력의 활성화가 당국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계개선의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측이 ‘현대 방문’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북·미 미사일협상 타결 등한반도 주변상황의 변화 없이는 수락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냉전체제해체를 위한 포괄적 대북포용정책이 실천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있다.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의 정상화 방안,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등이 남북당국간에 모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정부의 대북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물론 정부나 정 명예회장은 메시지 전달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민간교류 ‘열린문 ‘ 당국접촉 ‘닫힌문’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등 남북한 민간교류가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있다. 당국간 접촉과 협력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민간교류는 꾸준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남북한 교역은 올 들어 7월 말까지 1억9,268만달러.지난해 같은 기간(9,814만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97년 말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남북교역이예년 수준을 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케 하는 수치다. 지난해 4월 말 ‘대북 경제협력 활성화조치’로 투자도 증가 추세다.대기업 총수나 경제단체장들의 방북 제한과 1,000만달러 이하로 제한하던 투자 규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수산물 채취·가공,북한 현지 농장운영,평양지역 등 북한 내 부동산의 임대·분양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평양에 건립중인 녹십자의 혈전증 치료제 제조공장은 곧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게 된다.태창의 고성군 온정리의 금강산 샘물개발은 사실상 끝났다. 방북 인원 등 인적교류도 급증세다.지난해 한해동안 북한 방문객은 금강산관광객을 제외하고 3,317명.지난 89년 북한 방문을 허용한 이후 9년 동안의총 방북 인원 2,408명의 1.4배나 된다.금강산 관광객도 지난 9월1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제3국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늘고 있다.지난해 108건이던 가족 상봉건수도 올 7월 말까지 122건이나 됐다.지난 89년 6월부터 98년 2월까지 이산가족 상봉건수는 163건에 불과했다. 북한 주민 접촉이나 방북 신청도 특별한 사유 없이는 거절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과거 기피인물이나 민주노총 등 ‘민감한’ 단체에 대해서도 방북을 허용해주고 있다.11월로 예정된 평양교예단의 방문공연 성사 등에서 보듯 개인과 민간단체의 각종 접촉과 교류사업은 사실상 자유롭게 열려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北미사일발사 유예 선언] 남북관계 변화 오나

    북한 외무성의 미사일 발사유예 공식 선언으로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여건은한층 좋아졌다.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도 대내외적으로 더욱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를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 등 평화정착을 향한 대장정의 중요한 첫 걸음으로 평가했다. 외교통상부의 장철균(張哲均) 대변인은 2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이 나오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고 “미사일발사 중단조치가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의 시대를 열어가는 중요한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고 평했다. 정부는 오는 10월중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고위급 정치회담과 미사일 전문가 회담의 결과에 대비한 우리의 후속조치를 준비중이다.북·미관계개선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급한 기대는 하지않고 있다.현재로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국내외 환경을 조성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게 정부의 기본 인식이다.통일부관계자도 민간교류와 경협 활성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고려중이라고 밝히고있다.27일 현대농구단의 방북예정과 평양 교예단의 방한 결정 등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민간 교류도 최근의 상황변화에 힘입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선언이 당장 남북 당국자회담 성사 등으로 이어질 것으론 보지 않는다.경협 등 민간교류는 확대되면서도 당국간 긴장은 당분간 더유지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북측은 남측과의‘적대적 의존관계’를 한동안 더 고수해 나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25일(현지시간)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의 대남관련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백 외무상은 우리의 대북 햇볕정책에대해 “반세기동안 다른 사상과 제도가 존재해온 현실적 조건을 무시하고 햇볕정책을 주장하며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변화시키려 한다면 대결과 충돌 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거부감을 나타냈다. ‘워싱턴’‘도쿄’와의 관계개선을 앞세우는 북한의 전략을 어떻게 수정시켜 나갈 것인지 정부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를 안고있다. 이석우기자
  • “프랑스인과 함께 송편 빚어 먹어요”

    프랑스와의 활발한 민간교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서초구(구청장 趙南浩)가이번에는 프랑스인과 함께 추석맞이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구는 22일 관내 반포동 프랑스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20여명을 반포4동이영남(서초 국제교류협회장)씨 자택으로 초청,송편과 녹두전 등을 함께 만들며 우리의 큰 명절인 추석의 의미를 되새겼다. 구 국제교류협회 회원 20여명이 함께 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벽안(碧眼)의 손님’들과 함께 전통음식 만들기는 물론 한복입기,민요와 창 부르기 등 명절풍속을 즐기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저녁시간에는 양측 참석자들이 정원에서 가든파티를 열어 손수 만든 음식을 즐기며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양측 민간교류의 일환으로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민간차원의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반포동에는 프랑스인 140여 가구 450여명이 모여 프랑스마을을 형성하고 있으며 구는 이들과의 교류를 위해 국제교류협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 北 평양교예단 11월 서울 공연

    북한 최고수준의 서커스단의 공연을 오는 11월 중순부터 한달가량 서울 등지방 대도시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22일 ㈜계명프로덕션(대표柳在福)이 추진중인 ‘평양 국립교예단의한국방문 공연사업’을 남북교류협력법에 의한 협력사업으로 승인했다. 이에따라 평양 국립교예단은 오는 11월 14일부터 12월 14일까지 한달동안 서울과 수원,부산,광주 등 지방도시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공연은 20일에 걸쳐 매일 2회씩 40회의 공연을 갖게 된다.방문공연단의 인원은 모두 50명.17개 종목을 100분씩 공연하게 된다. 북한의 공연단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남북 민간교류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연단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판문점을 통해 직접 올예정”이라고 밝혔다.계명측은 이번 공연의 대가로 북측에 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석우기자 swlee@
  • 北교예단 공연 성사 안팎

    북한 평양국립교예단의 서울 등 지방순회 공연은 지난 3년동안의 끈질긴 물밑 교섭을 통해 성사됐다. 이산가족상봉 등 북한교류사업 전문가인 계명프로덕션의 유재복(柳在福)사장이 중국의 베이징(北京)을 오가며 수십차례 북한측 인사들과 접촉을 갖고결실을 얻어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교류전문업체 3∼4개가 경합을 벌이며 방문공연의 성사를 장담해왔었다.결국 지난해 연말 베이징에서 유재복 사장이 조선예술교류협회측과 합의를 이끌어냈다.조선예술교류협회는 외국과 영화,미술,공연 등 북한의각종 예술교류를 총괄하고 있다. 판문점을 거쳐 ‘입경(入京)’하는 일이라 북측 관계자들은 인민무력성 등북한내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벌여왔다고 한다. 지난 4월30일 북한 문화성의 확인서가 전달되면서 사업성사가 급진전됐었다. 애당초 방문 일정은 9월26일부터였으나 서해교전 사건으로 분위기가 나빠져11월14일로 고쳐 잡았다. 북측도 세계수준의 서커스단이 남측에서 공연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며 내심 교류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교예단 방문은 분단이후 최초의 북한 예술단체의 방문이다.정부는 “그동안 교류·협력의 분위기 조성에 노력한 결과”라고 크게 반기고 있다.금강산관광에 이어 교류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성사 등 대북사업은 주로 북한노동당외각의 통일전선단체인 조선 아·태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순)란 창구로 일원화되다시피 했다. 반면 평양국립교예단의 공연은 북한내 실질적인 통치세력인 군부의 후원을받았다는 후문이다. 50명이나 되는 대규모 방문 공연단이 중국 등 제3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판문점을 통해 들어온다는 점에도 정부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판문점이 남북 교류협력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민간교류협력 활성화를 낙관하고 있다. 계명프로덕션은 북측에 계약금 10만달러,공연후 40만달러 등 모두 50만달러(6억원 상당)를 지불한다는 계약을 맺었다.이외에도 체재에 따른 모든 비용을 대기로 했다.방문단의 공연에 대략 20억∼3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입장료는 2만5,000∼3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복사장은 가수 현미씨의 북한내 가족상봉을 주선해 성공시켰고 얼마전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의 부친상봉을 주선하기도 했다.북측 관계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의 길림신문 서울지국장직도 맡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여론조사 계기로 본 정치현안] 한반도 해빙기류 진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 이후 1년반을 되돌아볼 때 최대 치적(治績)을 꼽으라면 외교문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국내외로부터 받고 있다. 대한매일이 유니온조사연구소에 의뢰,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5.1%가‘외교문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이를 뒷받침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 결정과 북·미 후속 대화의 진전으로 한반도정세는 대화와 화해 분위기 속으로 순항하고 있다.또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속에 북·미관계 진전에 따른 남북관계의 발전이 기대된다. 미국의 대북한 관계 개선은 “적대행위 제거를 통해 한반도의 냉전체제를허문다”는 ‘포괄적 포용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의 근본적 변화 없이 북한에대한 대폭적인 제재완화나 북·미관계의 진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및 뉴질랜드·호주 국빈방문을 마치고 18일 귀국하면서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한반도 냉전구조 종식’ 가능성을 천명했다.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최근 상황변화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다. 북한은 아직 남북관계에 있어선 별다른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그러나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1년반 꾸준히 추진돼온 대북 포용정책이 한반도위기재발을 막고 경제교류 등 민간교류·협력을 크게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에 따라 국내 기업의 진출확대 등 경제 및 민간교류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북한이 대미 협상의 실리를 극대화하기 위해남북관계 개선의 ‘의도적 지연’ 수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그러나 “한반도 냉전해체를 향한 첫 대문을 열어젖힌 상태”라며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진전과 순항을 긍정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페리보고서 ‘한반도 냉전해체 설계도’

    -주요 내용과 특징 ‘페리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 북한이 파괴·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막고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포용정책과 조치를 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 등 적대·위협적인 행동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 등은 각종 제재를 해제하고 경협과 세계기구 가입 등을 돕겠다는 단계별 약속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미국의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의 특징은 ‘포괄적 접근’이다.개별사안을 놓고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정치·경제·통상·민간교류 등 국가관계 전반의 문제를 총망라,일괄 타결방식으로 한반도문제전체를 해결하려는 ‘청사진’이다.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냉전구조의 해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한·미·일 3국의 판단을 근거로 한다. 보고서는 3단계 접근방식을 제시하고 있다.적대해소→관계개선→냉전체제해체 및 평화체제 수립의 순서다. 첫 단계인 적대관계 해소는 서로에 대한 위협적 태도와 적대적 구조를 제거해 나간다는 것.미사일 개발의 중지도 여기에 포함된다.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 행정부의 재량사안에 속한 각종 제재 해제가 이뤄지게 된다.재무부의 재량사안인 ‘적성국 교역법(TWEA)’에 근거한 외국자산통제규정(FACR)도 들어 있다.이를 위해 차관급 이상으로 격상된 고위급 정치회담이 진행된다.초보적 외교관계인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도 추진된다. 두번째 관계개선 및 신뢰회복 단계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기반마련 과정이다.북한의 미사일 수출 포기등 미사일문제 해결단계다. 반면 한·미·일은 북한의 국제경제 및 금융기구 가입을 허용하고 돕는 등대북 지원을 본격화한다.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분과위와 공동위를 가동,남북간의 대화가 진행되게 된다.미국과 일본의 대북한 수교협상이 본격화된다. 마지막 냉전해체 및 평화체제 수립단계에서는 북한을 생화학무기금지협정(BWC,CWC)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시켜 국제사회 일원의 자리를 확보해준다.미·일은 북한과 수교한다. 남북한은 평화협정으로 정전협정을 대치한다.주한미군의 지위문제도 함께 논의되며 동북아 다자안보대화도 추진한다. 페리보고서는 한국·일본과의 긴밀한 협의아래 작성됐다.정부 관계자들은오히려 “우리 정부의 주도로 이같은 한반도문제의 일괄 타결안이 마련됐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적대적 상태에서 ‘세계의 화약고’의 하나로 지목돼온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녹여나가는 ‘해체설계도’가 페리보고서라는 설명이다. 이석우기자 swlee@
  • 佛 오페라단 ‘레그룸스’ 오늘 서초구청서 공연

    프랑스의 유명한 거리 오페라단 ‘레 그룸스(Les Grooms)’가 서울에서 거리공연을 펼친다. 서초구(구청장 趙南浩)의 초청으로 14일 오후 3시 구청 광장에서 ‘공원의마술피리’ 공연을 선보이는 것. 서초구가 지역 주민들이 프랑스의 대중문화를 손쉽게 맛볼수 있도록 하기위해 마련한 이번 공연에는 지역주민 700여명과 주한 프랑스인 300명 등 1,000여명이 참여,민간 차원의 양국 우호를 다지게 된다. 트럼펫·색소폰·트럼본 연주자와 가수 등 9명으로 구성된 ‘레 그룸스’는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행사와 98년 프랑스 월드컵대회 등에 초청돼 갈채를 받았으며 이번에 공연할 ‘공원의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적’을 유머와 위트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구 관계자는 “우리 구에서 설치,운영중인 한불정보센터와 반포동 ‘프랑스마을’의 교류가 이번 공연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며 “양국의 민간교류가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北, 對南정책 빗장 풀까

    베를린회담 타결 이후 북한의 남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 바뀔까. 그동안의 북한 외교정책은 ‘남한당국 배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민간교류를 통한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당국자간 접촉은 피해왔다.북측이 태도를 바꾼다면 당국자회담,이산가족상봉문제 등의 해결이 실현되면서 남북간 교류의 물꼬가 크게 트이게 된다. 그러나 북·미관계에서 숨통을 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열쇠를 쉽게 내줄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앞으로도 당분간 대미 정치회담과 관계개선 조치등 후속 조치에 주력하면서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카드로 활용,협상에 이용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햇볕정책은 더욱 힘을 얻고 추진되는 등 민간교류와 경협 등은 활기를 띠겠지만 당국간 접촉이나 이산가족 만남 등은 계속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대미 협상에서 실리확보와 체제안정 없이 남북관계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전과 달리 남북관계에 앞선 북·미관계 개선도 한반도 안정과냉전체제 해체에 긍정적인역할을 한다며 지지,이번 타결을 가능케 했다.초조하게 단기적인 북한 변화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여부가 남북관계의 진전을 보장하는 바탕이다.그렇지 않으면 북·미관계의 진전에도 불구,오히려 남북관계는 뒤처질 우려도 적지않다.대북 제재 해제 등 북·미 협상과정에서 “한반도 정세의 근본적 변화없이 북한에 대한 대폭적인 제재완화 조치는 불가능하다”점을 북한에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이간을 위한 외교적 책략을 포기했다고 보기는 아직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북한은 서해의 북방한계선(NLL) 무효화, 주한미군 철수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계속 남북관계 발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NLL문제를 계속 강경하게 들고 나온다면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번 회담이 한반도 문제해결의 전기를 제공한게 사실이지만4자회담,남북 직접대화 시도 등을 통해 남북문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필요할것으로 보인다. 이석우기자 swlee@
  • [장청수 칼럼] 金正日체제 1년, 오늘과 내일

    9월5일로 북한 김정일(金正日)체제가 공식출범한지 1년이 됐다.북한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되는 김정일시대가 개막된 이후 우리의 관심대상은 김정일정권이 경제난을 비롯한 북한의 총체적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하는 문제였다.정권말기적 위기상황을 유산으로 이어받은 김정일에겐 고장난 비행기로 비유되는 체제위기를 극복하는 문제가 사활적 과제로 인식됐을 것이다.그런 맥락에서 볼때 김정일체제 1년은 전체적으로 큰 굴절없이그나마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정치적으로는 군부우선,군사중시의 정책이 지속된 가운데 정치체제가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는 양상을 드러냈다.선군(先軍)정치의 목적은 김일성(金日成)사후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이같은 군사우위정책은 김정일체제가 안정기조를 확립할때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경제적으로도 1년간 동향중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경제가 바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8년 북한 국내총생산(GDP)추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기준 경제성장률은 -1.1%로,지난 90년이후 지속된 마이너스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97년(-6.8%)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농업부문과 함께 지방경제부문이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북한은 올상반기 공업생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성장했다며“나라의 경제가 활성화 궤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현재 전개되고있는 대중군중운동인 제2의 천리마 대진군이 성과적으로 마무리되고 특히 미국측의 경제제재 완화 조치가 취해질 경우 북한경제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지난 1년동안 정치적 안정추세와 경제회복에 힘입어 사회통제를 위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그러나 김정일체제 출범이후 이같은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딜레마를 해소하는데는 한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북한은 직면한식량난과경제난 등 체제위기 국면을 타개하지 못한채 국가기능 자체가 적잖이 마비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정일체제의 시급한 당면과제는 경제난 타결을 위해 과감한 개방정책을 확대시행하는 것으로 지적된다.북한경제가 자체적 회복기능이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의 개방정책은 생존의 선택이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김정일체제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회규범과 통제체제를 이완시키고 일파만파로 점차 정치에까지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게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냉전구도의 대남전략을 포기하고 진정한 남북화해와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보여준 태도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북한은 과거부터 사용해 왔던 화전(和戰)양면의이중적인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남북당국간 대화는 철저히 외면하고 민간교류만을 고집하는 태도도 여전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따라서북한은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을 수용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민족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동참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금 북한의 미사일을 담보로한 대미전략은 김정일체제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만약 북한이 이같은발상의 전환을 거부하고 김정일체제를 유지하려할 경우 앞으로 중대한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논설위원
  • [오늘의 눈] 민노총 訪北행적 논란

    북한을 방문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표단의 행적을 놓고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선 친선경기를 하러간 사람들이 “노동자 단결,통일 운운하며 정치행동을 벌였다”며 질책의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의 정치 계산에 놀아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북한은 12일노동자축구대회 이틀째 시합이 범민족대회의 축전행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계획한 정치행사에 민주노총측이 동조·참여했다고 선전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노동자축구대회와 북한이 주최하는 범민족대회와는 별도라는 사실은 북한측과 합의된 사항”이라며 순수 민간교류임을 강조하고있다.이번 행사에 대한 양측의 시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정부도 범민족대회 참가를 불법화했다. 북한이 이번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지는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중앙방송은 “남한 당국이 시대 흐름에 동참하기는 고사하고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주장했다.노동자축구대회를 통일 분위기와 연계시켜 남한을 비난하는 계기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는내용이다. 외신 등을 통해 흘러들어 오는 이갑용 위원장의 발언도 그렇다.“외세의 지배와 간섭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노동자들이 앞장서 자주평화통일 실현을 위해 투쟁하자”는 등의 발언은 자제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하지만 이같은 발언을 두고 민주노총이 북한을 고무·찬양했다고 단정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같다.통일부도 민주노총의 행적을 비난하기 보다는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의 방북 의미는 가볍지 않다.노동단체가 정부의 허가를 얻어 평양서 북한팀과 화기애애하게 운동시합을 벌이며 우의를 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해 남북교전,북한의 미사일발사 강행 위협 등으로 남북관계가 주춤거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선 더욱더 그렇다.하지만 미묘한 시점에 방북한 대표단의 언행에는 좀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법 당국은 민주노총이 귀환하는 대로 조사를 벌여 행적의 적법성 여부를따질 것이라 한다.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적절한 조치’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행사가 법 적용과는 별도로 북한을 함께 끌고 나기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우리 모두 숙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swlee@ * '살신성인'과 '정치 제스처'의 차이신구범(愼久範)축협회장의 할복사건을 대하는 여론은 다양하다.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이 아쉽다” “BJR(배째라)식의 극단적 의사표출 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원론적이거나 비판적인 반응에서부터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조직 보호를 위해 살신성인한 것 아니냐”고 다소 동정적인 사람도 있다.그런가 하면 내년 총선 등을 거론,“고도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냐”며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은 농림부에서 잔뼈가 굵고 제주도지사를 지낸 행정전문가이다.정책결정에 있어서 합목적성과 절차의 합리성,나아가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을 추구하는 행정원리를 몸소 터득했을 법하다.그런 그가 극단적 수단을 택한 것은 혹시라도 농·축협 통합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할 경우 할복하겠다는 취임 공약의 준수를 위해 강박관념을 가졌기 때문일까. 농업협동조합법안은 역대 정권에서 논란이 많았던 사안이고,현 정부 들어서서도 객관적인 검증 절차와 과정을 충분히 거친 사안이다.지난해 4월 이후 200여차례에 걸친 이해당사자와 전문가,각계 단체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취임 한달을 넘은 신 회장도 이를 몰랐으리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신 회장의 ‘돌출행동’은 그의 성품과도 무관치 않다.많은 사람들은 그의추진력과 투사적 기질을 인정한다.6공 시절 세도가인 현역 의원과 맞서다가타의로 외유를 하거나 검찰 수사에 맞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할복 당일에는 흉기를 미리 종이에 싸 준비하는가 하면 부인에게 두 차례 전화를 하는 면도 보여줬다. 신 회장은 자해라는 수단을 결행,축협통합문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는 성공한 것 같다.동정 여론을 얻는 데도 성과를 거뒀는지는 모른다.그러나 개혁입법을 요구하는 시대적 대세와 상황을 역류시킬 만한 효과를 봤다고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국민들은 지난해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가적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기업과 금융기관,공공기관,노동계 등 각계각층이 저마다 내는 ‘자기 목소리’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그러나 국민의 눈은 성숙하다.신 회장의 행동을 보며 뉴스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박수를 치는 국민은 적다.‘일’과 ‘사건’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아쉽다. psh@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9)김지하 담시 五賊(상)

    1970년 3월17일,한강 강변로에서 묘령의 한 여인이 피살 당했다.정인숙이라고 밝혀진 이 여인의 죽음은 한국 정치사상 매우 드문 스캔들로 5·16 군부집권층을 괴롭혔다.대학가에서는 5월 축제 때 유행가 ‘눈물의 씨앗’ 가사를 바꾼 “아빠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000의 미스터 정이라고 말하겠어요/그대가 나를 죽이지 않았다면/영원히 우리만이 알았을 것을/죽고보니 억울한 마음 한이 없소//승일이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고관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라는 풍자노래가 즐겨 불렸다. 이 사건에 대하여 당시 신민당 김상현 의원(현 국민회의)은 국회에서 정여인이 장관급 보증의 회수여권을 소지하게 된 경위,그녀가 접촉했다는 26명의 고관 명단,외화 소지 경위 등에 대한 규명을 요구했다.(이상 김삼웅 ‘한국 필화사’ 참고) 세상은 흉흉할 때였다.대통령 3선 개헌안을 1969년 9월14일 새벽 2시27분국회사상 최단시간인 단 6분만에 통과시킨 뒤인데다 33명의 목숨을 앗아간와우아파트 붕괴사건(1970년 4월8일)까지 있었던 터라 야당으로서는 호기였다. 이해 6월1일자 신민당 기관지 ‘민주전선’ 제40호는 정당사상 처음으로 1면 전면에다 시를 한 편 실었다.바로 김지하의 ‘오적’이었다.이에 그치지않고 ‘민주전선’은 2∼3면에다 예의 정인숙 사건 관련 및 ‘현대판 아방궁 도둑촌’문제 등에 대한 국회발언 초록까지 게재했다.바로 이튿날인 6월2일 새벽 1시50분 경 관계당국은 신민당사 수색과기관지 10만700부를 압수당했고,‘민주전선’ 출판국장은 연행 구속 되었다.세칭 ‘오적’사건은 이렇게터졌다. 이때 김지하 시인은 어디 있었을까. 김 시인은 이미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나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어찌된 연고인가 하면 ‘오적’이 실렸던 ‘사상계’ 1970년 5월호는 통상 4월 중순이면 나오는데,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널리 애독되어 5,000부가 매진되었고,이 시의 통쾌함이 국회회에서까지 거론되자 관계기관은 얼른 시인을 연행해 갔다.당국은 발행인 부완혁과 잡지를 더 이상 시판않겠다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으며,김 시인도 일단 석방되었다. 그의 석방을 가장 반긴 것은‘사상계’ 편집책임자 김승균(현 남북 민간교류 협의회 이사장)이었다.문제가 되면 편집 책임자가 함께 구속될 것은 뻔했기에 김승균 편집장은 얼른 김 시인을 현 세종문화회관 뒷골목 어느 여관으로 피신케 했다가 곧 서울대 병원에 입원시켰던 것이다.김 시인의 보호자로병원에 등록해 두고 자주 오갔던 김승균은 어느날 텅 빈 병실만 보게 되었고,드디어 그와 발행인 부완혁도 연행,‘오적’은 법정에 서게 되었다.수사 당국은 시인과 발행인 및 편집책임자를 입건한다는 수사의 형평을 맞추고자 당시 신민당 유진산(기관지 발행인)총재도 조사하여 ‘오적’사건은 다섯 고난자를 만들었다는 농담도 나왔다. 군부독재 시기 최대의 저항시인으로 필화문학의 상징이된 김지하 시인이 ‘오적’을 쓰게된 배경은 그 자신의 “오적이 있으니까 ‘오적’을 썼겠지”(솔 출판사 전집 자료편)란 함축적인 의미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군부독재에 의한 개발정책은 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시켜 ‘동빙고동 도둑촌’이란 술어는 이미 유행하고 있었다.1970년 3월 ‘사상계’ 편집책임을 맡게된 김승균은 당시 진보적인 문인들과 밀접한 사이로 4월호에다 ‘4·19혁명과 한국문학’이란 특집 좌담(참석자 구중서·김윤식·김현)을 마련하여 리얼리즘논쟁을 유발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4·19직후인 재학시절에 민족통일 전국 학생연맹 연락조직위원장직을맡았던 운동권 출신이라 진작부터 김지하 시인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김승균 편집장은 김 시인에게 즉각 오적촌에 대한 장시를 청탁했고,이 천재시인은 불과 며칠만에 담시(譚詩) ‘오적’을 써왔다.단숨에 읽고난 편집장은 너무 기쁜 한편 행여 잡지사 내에서 게재 반대 의견이 나올 걸 염려해 슬그머니 부완혁 발행인 책상에다 올려두고 “아직 못 읽어 봤는데 먼저 보시고 말씀 해 주십시오”라고 시침을 뗐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외언내언] 화교와 클린턴상

    요즘 중국에서는 국적을 지키기 위해 평생 한번밖에 받을 기회가 없는 상(賞)을 포기한 미국 거주의 한 화교 여학생 이야기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미·중 관계의 상징’으로까지 비유되는 것으로 보도돼 눈길을 끈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미국에서 왕연(王淵)이라는 18세의 한 화교 여학생이 백악관이 해마다 주는 미 대통령상을 거부한 사실을 미담기사로 엮어소개했다.인민일보에 따르면 9세 때 미국으로 이민온 이 여학생은 222년의역사에 빛나는 동부지구 최고의 명문인 매사추세츠의 필립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재원.오는 9월 하버드대 법학과에 입학할 예정이기도 한 이여학생은 클린턴 대통령이 주는 전국우수학생상을 받게 됐으나 중국 국적을바꿔야 하는 수상자격요건을 받아들이기를 끝내 거부,결국 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중국인의 민족적 자존심을 잘 읽게 해주는 이야기다.그러잖아도 얼마전 코소보사태 때의 자국대사관 피폭(被爆)으로 미국에 대한 감정이 나빴던 중국인들로선 다소나마 정신적 보상이 됐음직한 사연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민족적 우월성을 견지하기 위해 서방세계와 맞서 주고 받는 언행들은 특히 두드러진 것들이 많다.이는 근원적으로 자신들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긴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서방 열강들의 무차별적 침략으로 얼룩진 근대사의 쓰라린 경험에서 비롯된 증오와 경계,그리고 경쟁심리를 꼽을 수 있을것 같다.내로라하는 영국 수재들을 뒤로 물리치고 케임브리지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이광요(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구인보다 훨씬 나은중국인의 두뇌를 강조하며 싱가포르 국민들의 개발의욕을 부추겼다. 89년의천안문사건으로 중국 지도층이 서방세계와 벌였던 설전(舌戰)도 만만치 않다. 인권을 총칼로 짓밟는다는 미국의 열띤 비난에 중국측은 전혀 동요 없이“아메리카 인디언과 흑인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거나 탄압한 주제에 무슨 할말이 있느냐”고 응수했다.영국의 비난에 대해서도 아편으로 남의 나라를망치려 했던 흉악한 무리로 매도하고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맞섰던 임칙서(林則徐)의 구국정신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이러한 민족적 자존심과 우월성의 연결고리 때문인지 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도 겉으론 적대적인 것 같으나내면적으론 매우 우호적이어서 민간교류와 경협활동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도 사상보다 민족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위대함을 강조했다.요즘 지속되는 남북관계의 혼미가 중국인의 민족우선주의를 생각케 한다. 우홍제 논설실장
  • 주한 외국대사에 듣는다-퍼거슨 뉴질랜드 대사

    로이 퍼거슨 뉴질랜드 대사는 22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두나라간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지난 달29일 신임장을 받은 퍼거슨 대사는 “최근 발효된 양국의 워킹 홀리데이 비자협정 등은 민간교류활성화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대사로서 포부를 밝히신다면. 한국은 사실 첫 부임지입니다.뉴질랜드와 오래 전부터 성숙된 외교관계를맺고 있는 한국에서 첫 대사임무를 수행하게돼 무척 기쁩니다.한국전쟁 이후 양국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등에서긴밀한 협력을 해오고 있습니다.양국 이해 증진을 위한 인적 교류가 더욱 왕성해지도록 힘쓰겠습니다. 우호관계 발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있을까요. 지난 달 체결된 워킹 홀리데이 비자협정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아직 아이디어 수준이긴 하나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시티와 자매결연 도시인 송파구간 문화그룹 교환을 할 수도 있겠고 한국전쟁 50주년인 내년엔 뉴질랜드 문화 단체의 교류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럴드 맥기 전임 대사께서는 지하철 타기를 권유하는 공익광고에도 출연,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비슷한 활동을 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맥기 대사 부부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광고에 출연하신 것으로 압니다.물론 지지합니다.그러나 제게 그같은 공익 광고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뉴질랜드는 올해 APEC 순번 의장국으로 9월 열릴 APEC정상회담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PEC은 뉴질랜드가 주최하는 행사 중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입니다.정부는 APEC 태스크 포스를 구성,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뉴질랜드 제니 쉬플리 총리의 정상회담도 열린텐데요. 먼저 뉴질랜드가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한반도 상황이 논의될 것 같습니다.뉴질랜드는 한국 김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또 한·뉴질랜드 관계 발전도 회담의 포커스가 될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유학지의 하나입니다.한국 학생들을유치하기 위한 장학금 제도 등 혜택은 없을까요. 뉴질랜드는 정부는 특정 국가 학생들에게,재정 지원을 하는 등의 혜택은 부여하지 않고 있지요.질높은 교육과 쾌적한 생활 환경,특히 미국 달러에 비해 싼 뉴질랜드 달러의 환율이 충분한 인세티브가 아닐까 합니다. 워킹홀리데이 교환 프로그램 협정이 지난 달 체결됐습니다.어떻게 발전될것이라고 보십니까. 아직은 걸음마 단계입니다.지난 10일 접수마감을 했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인원은 200명에 한정돼 있지만 이 제도 실시가 갖는 의미는 무한하다고 봅니다.뉴질랜드 학생들의 한국행 신청현황은 아직 듣지 못했지만,최근 70여개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점점 더 많은 뉴질랜드 젊은이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 95년 이후 뉴질랜드 이민법 강화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의 이민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이민법이 변화될 여지는 없는지요. 지난해 이민법이 다시 완화됐습니다.이민자격영어 시험 ‘IELTS’때 내야하는 예치금 제도도 폐지됐고 시험에 떨어진다 해도 이민 후 어학연수를 받을것을 증명하는 서류만 갖추면 됩니다. 뉴질랜드는 정부 개혁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나라입니다.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찮았을텐데요. 뉴질랜드의 정부개혁을 설명하는 것은 뿌듯한 일입니다.공공부문 개혁에 들어간 84년 당시는 경제위기 와중이었습니다.물론 공무원들의 감축으로 반발이 거셌지만 정부부처뿐 아니라 산업분야 등 다른 부문들도 함께 가혹한 구조개혁의 희생을 치러야 했기 때문에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그러나결국 ‘고효율의 작은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 감축,고품질의 공공 서비스로 돌아가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오늘의 눈] ‘변화’ 외면하는 북한

    북한측이 민주노총 인사들에게 김일성 동상 참배를 요구했다고 한다.14일한 당국자가 뒤늦게 이를 확인했다.남북노동자축구대회 개최 협의차 4월27일∼5월4일 방북했던 민주노총측에 그같은 ‘권유’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대표단이 이를 딱 잘라서 거부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이바람에 북측 관계자들이 오히려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김일성 동상 참배는 북측의 입장에서는 극히 당연한 ‘관성적인 행태’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사건’은 남북한 사회의 이질성을 재확인하기에 충분한 삽화가 아닐 수 없다. 이 해프닝을 접하면서 남북한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쪽은 북한의 ‘통일전선’카드에 필요이상의 피해의식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정부는 평양 남북노동자축구대회에서 체육교류라는 본래 취지가 탈색될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북측이 8·15범민족대회의 일환으로 치르면서 대규모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을 동원,체제선전장으로 악용할 경우에대한 우려다.이 대회는 오는 8월10일 열기로 합의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남북간 민간교류를 과감히 지원한다는 대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민간단체의 자율성을 믿어야 한다는 차원만은 아니다.북한을 변화시키는 다른 방법이 없는 탓이다. 물론 무엇보다 북한당국이 남한당국과 민간단체를 ‘분리’시키려는 기도를 버렸으면 싶다.그같은 통일전선전술이 실효성없는 낡은 카드임이 속속 입증되고 있는 탓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눈앞에 두고 북한당국의 행보는 아직 갈지자다.지난해는 헌법개정을 통해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변화의 기미를 보였다.올해는 인민경제계획법을 만들어 사회주의 방식을 강화하는 한편 먼지앉은 통일전선카드도 다시 빼들고 있다. 세계사의 주류는 독점산업자본주의-복지지향 수정자본주의-신자유주의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근자에는 제3의 길마저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북한만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외곬으로 고집하고 있다.통일연구원의 서재진(徐載鎭)박사는 사회주의 동독이 서독에 흡수당한 것은 “동독의 지배엘리트들이 마지막까지 개혁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지도부가 같은 사회주의권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변화를 통해 살아남은 전례를 직시했으면 싶다. 구본영 정치팀 차장
  • 金壽煥추기경 동북아 국제평화회의 강연

    金壽煥추기경은 20일 크리스천 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북아시아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반도 평화와 협력을 위한 모색:남한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김추기경의 이날 강연은 남북한 당국자 모두가 경청할만한 고뇌와 반성이 담겨있어 관심을 끌었다.다음은 김추기경의 강연요지. 최근 10여년간 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수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세계는 좀더 열린 정부를 지향하게 됐다.냉전을 지탱한 힘이 국가와 이데올로기라는권력이었다면 냉전을 허물어낸 힘은 시민의 의지와 행동인 것이다.따라서 아직도 분단의 벽이 단단한 한반도에서21세기 평화와 화해를 이끌어 가는 힘은 바로 시민사회인 것이다. 남한의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주도로 햇볕정책과 정경분리원칙을 제시,그동안 정부가 일괄적으로 주도했던 대북정책을 다원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과거 정권과 달리 북한의 대남침투 사건이나 인공위성 발사,금강산 관광에 대한 일시적인 제재 등에 초연하여 일관된 햇볕정책을 지켜온 것은 남북관계 변화에크게 기여하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민간교류의 협력과 교류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 중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의 주체가 아직도 정부와 일부기업,사회단체로 국한돼 있다는 점이다.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것은 바로 남한주민들이 북한 주민들과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면서,더불어 살아갈 것인가 하는 마음의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북한동포들은 남한사람들이 수전노와 같고,돈이 있다고 무시하고 괄시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들었다.북한사람들은 통일이 되면 남한사람들의 종노릇하듯이 살아갈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특히 연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한국은 없다’란 책을 보면 전쟁이 일어나면 총들고 쏘아 죽이고 싶은사람들이 바로 남한사람들이라고 말할 지경이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한 관계의 원칙으로 ‘화해·협력·평화’의 세가지를제안한다.화해는 과거를 반성하고 참회하여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터전이다.화해의 첫걸음은 상호존중이다. 진정한 평화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해야한다.통일의 문제가 갈라져 사는 동포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고 서로 믿고 사랑하는 관계를 만들수 있는 문제,즉 평화의 문제로 바뀌었다고 본다.어느 체제가 우월하느냐는 이데올로기와 군사의 논리에서 벗어나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중심으로 평화의 논의가 전개돼어야 한다. 북한동포들의 기아문제가 심각하다.죽어가는 동포들의 죽음과 기아의 고통을 우리가 외면한다면 총을 들고 싸우던 전쟁보다 더 비겁하고 민족과 역사앞에서 부끄러운 행동이 될 것이다.20세기에 북한의 기아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21세기 새로운 문이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미래는 각 국가와 사회의 시민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 소통할수 있도록 평화의 다리를 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남북한 국민들이 오히려 피해자의 특권으로 가해자를 용서하고 이들과 화해하고협력해 나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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