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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 항공모함 日상륙

    |도쿄 박홍기특파원|한반도와 서태평양 군사 작전을 관할할 미 해군의 9만 7000t급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25일 오전 10시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 처음 배치됐다. 요코스카항은 지난 1973년 미 항공모함 미드웨이가 배치된 이후 35년간 미국 본토 이외의 유일한 항공모함의 모항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핵 항공모함의 해외 주둔은 처음이다. 조지워싱턴호는 지난 5월 함내에서 화재가 발생, 수리하는 바람에 입항이 한달 정도 늦어졌다.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는 접안식에서 “미국에 미·일 동맹보다 더 중요한 관계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조지워싱턴호 이상의 강력한 모함은 없다. 역사적인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원자력 함선의 안전기록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원폭 피해국인 일본의 요코스카시 곳곳에서는 반대 집회와 함께 보트 등을 타고 조지워싱턴호의 기항을 저지하는 시위도 일어났다. 특히 요코스카항에 들렀던 미 핵잠수함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건이 지난달 뒤늦게 발각돼 조지워싱턴호의 입항에 대한 반발이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조지워싱턴호는 미 해군에서 가장 큰 니미츠급 항모 6번함(CVN-73)으로 1992년 실전에 배치됐다. 길이 332.8m, 너비 76.2m, 최대 항속 30노트다. 승무원 5600여명과 최대 80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다.hkpark@seoul.co.kr
  • 파키스탄 호텔테러 목표는 美해군?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매리어트 호텔에서 일어난 테러는 미국 해군 요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 해군이 이 호텔에 정보·군사활동 캠프를 차렸다는 파키스탄 정보 관계자를 인용하여 현지언론이 23일 전했다. 미 해군이 파키스탄 당국의 허가없이 혹은 묵인 아래 정보 캠프를 운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6일 자정쯤 미 해군 소유의 철제 가방들이 주파키스탄 미 대사관이 장기 대여한 이 호텔 4층 객실로 옮겨졌다. 테러 발생 당시 해군 요원들이 호텔에 투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파키스탄 미 대사관측은 “당시 호텔에 머물렀던 요원들은 파키스탄을 방문했던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을 지원하러 나왔던 인력들로 철제가방은 통신장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원들의 투숙시점은 멀린 의장이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 면담을 마치고 현지를 떠난 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몇달 동안 호텔에 투숙한 미군들을 내보내라는 괴한의 협박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그는 키스에 뛰어난 청년이었죠”

    “그는 키스에 뛰어난 청년이었죠”

    “그녀는 나, 존 매케인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전보를 보내고도 미국으로 따라 나서지는 않았다.”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72) 대선후보가 21세 때 만나 사랑에 빠진 첫 연인은 미스 브라질 출신의 5년 연상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20일(현지시간) 매케인 후보가 옛 애인과 8일간의 짧은 사랑을 이같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매케인이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기 전년인 1957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 리우 데 자네이루에 정박한 군함에서 휴가를 받아 시내로 들어간 어느날 밤 그는 한 파티에서 마리아 가르신다(77)를 만났다.22세이던 53년 미스 브라질에 뽑힌 뒤 모델로 명성을 날렸다. 매케인은 8일간 그곳에 머물 계획이라고 귀띔했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새벽 1시까지 춤을 췄다. 이틀째 만난 가르신다는 매케인을 벤츠에 태워 각료와 군부대 장성, 제독, 재계 거물 등과 함께하는 모임에 데려갔고 아침엔 군함까지 바래다 줬다. 동료 사관생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어 부러움도 샀다. 매케인은 8일 뒤 리우 데 자네이루를 떠나 워싱턴 교외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편지로 사랑을 키웠다. 그해 12월 매케인은 또 다시 휴가를 내 리우 데 자네이루로 건너갔다. 성탄절을 같이 보내려는 생각이었다. 사흘째 되던 날 그는 바닷가에서 가르신다에게 미국으로 가서 결혼하자는 프러포즈를 했다고 함께 출국한 친구들에게 귀띔했다. 하지만 대답 대신에 귀국한 매케인에게 돌아온 것은 ‘난 늘 당신을 사랑하겠다.’고 적힌 전보 한통이었다. 매케인은 수영복 모델과 결혼했다가 부인이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된 뒤 이혼, 지금의 부인 신디(54)와 재혼했다. 현재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60㎞ 떨어진 소도시 마게에 살고 있는 가르신다는 21일 AP통신에 “매케인은 11월 대선에서 꼭 이길 것”이라면서 “당선되면 ‘브라질에 있는 당신의 위대한 사랑으로부터’라고 축전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 차례나 결혼했고, 포커 도박판에서 돈을 다 날린 뒤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도 했다.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선 “하는 일이 달라 매케인의 프러포즈를 따를 수 없었다.”면서 “그는 키스에 아주 뛰어난 청년이었으며, 지금도 영리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해안경비대 창설 기여 ‘쇼 대위’ 은평 녹번천광장에 추모공원

    해안경비대 창설 기여 ‘쇼 대위’ 은평 녹번천광장에 추모공원

    은평구는 녹번동 153 일대 5700㎡ 부지에 조성되는 녹번천광장에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윌리엄 해밀턴 쇼(한국명 서위렴 2세) 대위의 추모공원 설계안(조감도)을 18일 확정했다. 쇼 대위 추모공원은 지난 5월 안병태(제20대 해군참모총장) 해군전략연구소장의 건의에 따라 논의되기 시작해 노재동 은평구청장,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이성호 제5대 해군참모총장을 공동추진위원장으로 한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쇼 대위는 미 해군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한국에서는 진해 해군사관학교 민간인 교관과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국군 태동기에 한 을 한 인물이다.‘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며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탈환작전을 펼치던 중 지금의 녹번동 부근에서 사망했다. 노 구청장은 “쇼 대위의 호국정신과 3대에 걸쳐 한국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는 일가를 생각하면 그의 추모공원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쇼 대위의 추모공원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칼레의 시민’과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녹번천광장에는 추모비를 비롯해 조경디자인, 수변공간, 휴게시설 등을 설치하고,6·25전쟁 60돌을 맞는 2010년 6월6일(현충일) 전후로 완공할 계획이다. 22일 오후 3시에 쇼 대위의 전사 58주년을 맞아 기념비가 있는 응암어린이공원에서 추모식과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 설립 대회를 개최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가장 보고 싶은 축제 부산국제 영화제 첫손

    부산국제영화제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지역축제로 선정됐다. 한국축제미래포럼은 최근 ‘올해 가보고 싶은 지역축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9.8%가 올해 가보고 싶은 지역축제로 부산영화제를 꼽았다고 11일 밝혔다.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설문조사에는 서울 등 6개 광역시의 20∼55세 시민 1200명이 참여했다. 부산영화제 다음으로는 보령 머드축제(8.9%), 함평나비축제(8.8%), 진해군항제(6.2%)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계절별로는 겨울철인 1,2월은 대관령 눈꽃축제(29.3%)와 속초 눈꽃축제(78.6%)가 각각 1위에 올랐고, 봄철인 3월은 벚꽃축제로 유명한 진해군항제(35.3%),4월은 영덕 대게축제(20.7%),5월은 함평 나비축제(26.7%)가 가장 가보고 싶은 축제로 뽑혔다. 6월은 무주 반딧불축제(39.6%),7월은 보령 머드축제(44.1%),8월은 순천 남도 음식문화 큰잔치(28.2%),9월은 양양 송이축제(15.9%),10월은 부산영화제(30.4%),11월은 정읍 내장산 단풍 부부사랑축제(42.1%),12월은 동해 해맞이 축제(31.4%)가 가장 인기 있는 축제로 선정됐다. 한국축제미래포럼 관계자는 “많은 국민이 부산영화제나 보령 머드축제 같은 인지도가 높은 축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가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축제의 구성과 질 뿐만 아니라 홍보도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래포럼은 11월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월별 축제를 개최하는 자치단체장에게 ‘국민이 선정한 2009 가보고 싶은 우리나라 지역축제 대상’을 줄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자체들 ‘광역경제권’ 볼멘소리

    지자체들 ‘광역경제권’ 볼멘소리

    지난 10일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 프로젝트 사업’이 확정, 발표되자 대다수 지자체가 큰 틀은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자체는 “지역의 현안 사업이 빠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7개 광역경제권에 5년간 65조원을 투입,30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은 규제완화 조치 미흡, 호남권은 현안사업 미 반영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핵심사업인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 등 대부분의 사업이 반영되지 않아 지역의 미래 성장이 불투명해졌다며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광주는 5개 사업 모두 미반영 광주시는 당초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조성 ▲첨단의료 융·복합단지 조성 ▲광주 R&D특구 ▲문화콘텐츠 기술연구원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등 5개 사업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단 한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첨단과학산업도시 조성’이라는 장기발전 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그나마 채택된 광주 외곽순환도로 구축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의 성격이 강해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남, J프로젝트·전북, 고속도 빠져 실망 전남도 역시 7개 사업 가운데 ‘서남해안 연륙교 건설’만 반영됐을 뿐 J프로젝트와 F1경주대회, 서남권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등 굵직한 현안사업들은 모두 빠졌다. 전남도는 호남권 선도사업에 포함된 사업들 중 4개가 전남과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기존에 진행 중인 국책사업이다. 더욱이 새만금 신항 건설과 군산공항 확장(국제공항 건설) 등을 골자로 한 전북의 새만금 조기 개발사업이 선도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전남의 핵심 인프라인 광양항과 무안국제공항의 위축은 물론 J프로젝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북도 역시 새만금 신항과 군산공항확장 사업이 반영돼 다행이지만 그동안 제안했던 ▲포항∼새만금 고속도로건설▲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은 빠져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구도 이번 프로젝트 발표에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동서 6개축 고속도로는 이전 정부부터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남북 7개축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혁신적인 맛이 없다는 분석이다. 또 포항∼대구고속도로를 연결할 대구∼무주간 고속도로가 빠졌다. ●대구 의약바이오산업 충청권으로 대구시가 가장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의약 바이오 산업은 충청권으로 넘어갔고,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호남권에, 지식서비스 산업은 수도권에 빼았겼다. 경남도는 남해안 섬 연결 일주도로(한려대교) 건설이 빠져 실망이 크다. 도는 남해안 리아스식 해안의 관광 인프라 구축과 서·남·동해안을 연결하는 전국 U자형 국가균형교통망 확충을 목적으로 남해군 서면∼전남 여수시 낙포동을 잇는 24㎞ 구간의 섬 연결 일주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논의 대상 배제 충청권도 공동제안 사업들이 명시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건설 사업은 대전, 충남·북이 공동 제안한 것이지만 국토균형발전위원회 논의 대상에서 배제됐다. 충남도는 국방과학클러스터도 빠져 실망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역발전에 영향이 큰 청주공항 활주로 확장과 천안∼청주 경전철 계획이 빠져 아쉽다는 반응이다. 인천시는 광역발전 선도사업으로 영종도∼강화도∼개성을 연결하는 58.2㎞ 구간의 남북경제협력도로 개설과 검단·김포지역에 5.09㎢의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건의했지만 이번 국책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경기, 기업 지방이전 촉진책 불만 경기도는 정부가 발표한 광역경제권 활성화 전략과 관련,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 촉진을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정부 조치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도는 수도권을 규제하고 지방이전 기업에 대해 혜택을 준다고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나간다고 주장해 왔다. 또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서울∼문산, 서울∼포천 고속도로와 남북협력 기반 시설인 경원선 연장사업이 광역경제권 개발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것과 산업단지 공급 확대, 노후 산업단지 및 항만 재정비 등 계획에 경기지역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소말리아서 납치 왜 많나

    10일 한국인 9명이 탄 선박이 납치된 아프리카 동부의 소말리아 해역은 ‘해적의 소굴’로 불린다. 말레이시아에 본부를 둔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이날까지 한 달 보름 남짓한 기간에 일어난 피랍사건만 11건이다. 지난해 31건의 해적 습격사건이 일어나 선박 25척이 납치됐다. 지난달 말에는 남부 아덴만에서 이틀새 4척이 해적에 끌려갔다. 이번 사건 이전까지 인질로 잡혀 있는 선원만 15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이 기승을 부리는 까닭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해상 무역의 통로여서 연간 2만여척이 오가는 등 선박의 왕래가 잦은 데다 이 나라가 내전상황이기 때문이다. 소말리아는 1991년 독재정권이 붕괴된 뒤 17년 동안 내전에 시달렸다.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지난해 3월 수도 모가디슈에 입성하면서 나라 모양을 겨우 갖췄지만 이슬람 반군과 교전이 이어지는 등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전 과정에서 흘러나온 로켓추진수류탄(RPG) 등 중화기로 무장한 해적들은 선박을 납치해 몸값을 받아내고, 이 돈으로 다시 무기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3300㎞에 이르는 해안선이 내전 상황과 맞물려 해적짓에 ‘천혜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최근 “소말리아 젊은이들에겐 해적이 되는 것 말고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서 “3년 전 100여명이던 해적은 1000여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피랍자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케냐선원지원프로그램의 앤드루 므왕구라 대변인은 “해적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반군은 물론 정부 쪽에도 상당액수가 건네진다.”면서 “해적은 일종의 사업으로까지 번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소말리아 해역의 무장 해적들을 척결하고자 지난 6월 해적 퇴치를 목적으로 한 외국 군함의 소말리아 영해 진입을 허용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그다지 없는 형편이다. 일본은 지난달 파나마 선적 일본 화물선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납치된 뒤 자구책으로 해적선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안경비대를 공해에 파견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미·러 ‘신냉전 기류’ 굳어지나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신(新)냉전 골이 더욱 깊어가고 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냉전 시대 이후 가장 악화된 수준의 설전을 벌였다. 그루지야 사태가 발발한 지 1개월만이다. 미국은 지중해함대의 기함 USS 마운트 휘트니호를 그루지야의 포티항에 입항시켰다. 이에 맞서 러시아함대는 오는 11월 미국의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와 합동군사훈련을 갖기로 했다. 체니 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러시아는 옛 소련시대의 지배를 다시 회복하려는 ‘무자비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루지야를 침공한 러시아의 행위는 문명화된 기준들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함께 맞설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EU 및 나토 가입에 속도를 내달라는 압력으로 비쳐졌다. 반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가평의회에서 “(러시아군이 그루지야에 진주한) 8월8일을 기점으로 세계는 변했다.”면서 “러시아는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나라”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거들었다. 푸틴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남오세티야를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무슬림에 대한 인종청소가 벌어졌던 슬레브레니차에 비유했다. 그는 “러시아의 그루지야 진공은 남오세티야에서 슬레브레니차 참사와 유사한 비극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체니 부통령은 지난 3일부터 아제르바이잔과 그루지야,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는 3300㎞의 ‘나부코 가스관’ 건설을 지지했다. 이에 맞서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친서방 움직임을 보이던 우즈베키스탄을 돌연 방문, 경제협력을 다짐했다. 러시아의 첨단무기를 판매하고, 우주개발 부문에서도 협력키로 했다. 미군과 러시아군 사이의 갈등도 더욱 증폭되고 있다.USS 마운트 휘트니호는 지난 5일 포티항에 도착할 때까지 러시아 구축함이 4㎞ 간격으로 뒤따라왔다. 또 포티항에는 러시아 경전차와 장갑차량 몇대가 평화유지군 휘장을 단 채 미군의 동태를 살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USS 마운트 휘트니호의 포티항 입항을 두고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구실로 그루지야를 재무장시키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최근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카리브해 국가에 해군을 동원해 구호물자를 전달하면 미국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해군 당국은 11월10일부터 14일까지 5일동안 러시아 함대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훈련에는 러시아 해군함 4척에 승무원 1000여명 정도가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의 헤게모니 싸움에 유럽연합(EU)은 관망하고 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우리의 이웃 대국으로서 냉전시대로 회귀하려는 것은 큰 실수”라면서 “EU는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를 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월드이슈] 러시아 新냉전 깃발

    [월드이슈] 러시아 新냉전 깃발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신(新)냉전’이 국제질서의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신냉전이란 옛 소련의 해체 이후 정치·군사·경제적으로 몰락했던 러시아의 ‘부활’을 전제로 한다. 그만큼 러시아가 이미 ‘유일 패권국’ 미국에 맞설 또 다른 축으로 성장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아직 미국에 대적할 능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루지야 사태는 러시아가 ‘동방의 패권국’으로서 다시 떠오르고 있음을 알리는 전주곡의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국영 TV에서 “우리는 냉전을 포함해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서방측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인정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사실상 서방과의 신냉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흑해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나토군의 구축함과 전투함이 흑해에 집결해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 나토는 “이미 1년 전부터 계획된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인도주의 물자를 전쟁의 피해를 입은 그루지야 국민들에게 전달한다는 구실로 미 구축함과 해상경비대 선박들이 흑해 바투미 항을 드나들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주의를 위장한 해군력 증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다.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 항에 흑해함대의 본부를 둔 러시아는 바투미 항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포티 항을 장악하고 있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참모차장은 포티 항을 왕래하는 모든 선박을 검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나토가 러시아 함대를 도발하면 즉각 ‘대처’하겠다고 공언한다. 미국은 그루지야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일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망 기지를 구축했다. 지난달 8일에는 체코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했다. 러시아는 이에 발트 함대의 핵무장 검토설을 띄웠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쿠바와 카리브 해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겠다는 보도도 흘렸다. 이미 지난해 모스크바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6차례에 걸쳐 재개했다.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며, 유럽 전체가 사거리에 든다. 냉전은 역사의 뒤안길로 이미 사라진 유물이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옛 소련은 1991년 15개의 공화국으로 분열됐다. 크렘린은 힘빠진 북극곰 신세가 됐다. 반면 나토는 동방으로 영역을 넓혀 옛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헝가리·폴란드·체코와 흔히 발트 3국이라 불리는 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가 나토에 ‘투항’했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도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기력을 회복하면서 대결 구도가 다시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글로벌화한 세계에서 이분법적 갈등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에너지·환경·테러 등의 이슈는 이념과 관계 없고 국경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러시아는 서방과의 냉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를 팔아 서방의 부를 빼앗아 올 생각뿐”이라고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냉전이라는 용어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프랑스 외교문제 분석가 다니엘 버넷은 르몽드 지 기고에서 설명했다. 냉전은 러시아가 잃어 버린 과거 동유럽에서의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카프카스의 먼 나라 그루지야에서 촉발된 새로운 냉전의 기류가 앞으로 한반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우리로선 주목해야 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남오세티야·압하지야 독립인정 ‘잰걸음’

    그루지야에 ‘평화유지군’을 남겨 두고 철수한 러시아가 친러 노선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방이 러시아군이 평화유지군 잔류의 근거로 내세우는 ‘완충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군함을 흑해로 이동시키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 인정 요청안을 심의한다. 러시아는 1990년대 초 그루지야와 전쟁을 치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그 동안에는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23일 터키 해군 소식통을 인용해 “나토가 22일 회원국인 폴란드 호위함 1척과 미국 구축함 1척을 보스포러스 해협을 거쳐 흑해로 들여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그루지야 사태 이후 흑해에 머무는 나토 군함은 7척으로 늘어났다. 소식통은 “흑해에 있는 러시아 해군도 나토 군함 2척의 보스포러스 해협 통과 사실을 알고 있으나 개의치 않고, 압하지야 지원작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흑해에 나토 군함이 있으면 지역의 안정을 더 해친다.”면서 “나토 군함들이 러시아의 흑해 함대를 도발하면 즉각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에 대해 나토 관계자는 “폴란드 호위함과 미국 구축함에 앞서 스페인·독일·폴란드 군함도 흑해로 들어가 미 해군에 합류했다.”면서 “이는 1년 전에 이미 계획된 3주일짜리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22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당초 계획대로 철군을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그루지야에서 러시아 병력의 움직임이 미미하게 있었다.”면서 “철군인지, 재배치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로버트 우드 대변인도 검문소와 완충지대 설치는 평화합의에 들어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푸에블로호 승무원 北상대 손배 이길까

    북한에 붙잡혔던 미 해군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고, 미국 법원은 궐석재판을 선언했다.1968년 북한에 나포된 지 40년 만이다. 미 연방법원 워싱턴 D C 지원은 지난 4월21일 윌리엄 토머스 매시 등 푸에블로호 승무원 4명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 북한측이 재판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결론짓고 궐석재판을 진행토록 선언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또 고소인들은 이를 근거로 지난 6월16일 법원에 1인당 2435만달러(약 240억원)씩 총 97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실인정안’을 제출했다. 지난 1968년 1월23일 북한에 나포됐던 이들은 사실인정안에서 “같은 해 12월23일 석방될 때까지 감금당한 채 극심한 폭행과 육체적·정신적 고문을 당했다.”며 “신체적 장애 및 정신적 후유증으로 이제까지 겪은 고통에 대해 북한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 첩보활동 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푸에블로호사건은 북한과 미국간의 외교공방에 이어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지게 됐다.연합뉴스
  • ‘지구 살리기’ 나서다

    ‘지구 살리기’ 나서다

    지구 반대편. 어떤 이는 걷고 또 걸었다. 만신창이가 돼가는 지구환경을 구하겠노라 발길 닿는 데마다 나무를 심었다. 또 어떤 이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현대사회에서 자연과 좀 더 밀착할 수 있는, 이름하여 ‘친환경’ 생활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구의 미래, 인간의 내일을 걱정하는 책 두권이 나란히 서가에 꽂혔다. ■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지구를 걷는 사람(earthwalker). 지구환경을 살리려 근 20년째 ‘발바닥 둘’로 고민해온 영국인 환경운동가 폴 콜먼(53)의 별명이다. 병든 지구의 심각성을 세상에 일깨우겠다는 신념에서 그는 1990년부터 세계 곳곳을 걷기로 했다.‘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폴 콜먼’(마용운 옮김, 그물코 펴냄)은 지난 여정을 스스로 다큐멘처리처럼 생생히 복기한 현장기록이다. 콜먼은 2006년 방한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보여행을 한 적도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숲과 자연이 너무 좋아” 15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상선해군에 입대해 허드렛일을 시작했던 일화부터 소개한다. 가진 게 없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 찾은 해답이 ‘걷기’. 거기에 황폐화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실질적인 비책은 나무심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1990년 7월. 캐나다에서 남미까지 2년 동안 걷겠다는 계획을 처음 세웠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엔 지구정상회의의 관심을 이끌어 내자는 계산을 했던 거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지구 탐사’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38개국 4만 3000㎞를 걸었다. 그동안 지구촌 곳곳에 그의 손으로 뿌릿발을 내리게 한 나무는 무려 100만 그루.2000년 콜먼의 의지는 다시 공고해졌다. 영국에서 중국까지 3만 3000㎞의 대장정에 올라 요소요소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10년 계획을 세웠다. 지금, 그 계획이 한창 진행형이다. 환경에 관심있고 잔잔한 여행기록에 흥미있다면, 단숨에 읽어내릴 책이다. 긴 여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쉼없이 에피소드를 엮었다.1만 2000원. ■ 리빙 그린 생활에 밀착한 보다 즉효적인 처방은 ‘리빙 그린(Living Green)’(그레그 혼 지음, 조원범·조향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에 있다. 평범한 생활인인 지은이는 어느 날 빌딩증후군을 심각하게 앓으면서 친환경주의자가 됐다. 친환경 실천의 고민을 담은 책은 거실 한 쪽에 놔두고 짬짬이 펼쳐봄직한 생활가이드북이다. 미국에서 친환경 제품 전문인 ‘에코숍’을 운영하는 저자는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소한 친환경 지침들로 책을 메웠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널리 알려진 ‘친환경 명제’들을 강조하는 것은 기본. 농약과 제초제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유기농 식품을 더 많이 먹을 것, 탄소배출 줄이기, 일회용품을 거절하고 재활용하기, 천연 농약·세제 사용 등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권고들이 줄을 잇는다. 예컨대 어류를 먹되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피하라는 귀띔. 지방이 풍부한 한류성 어종은 오메가3 지방산의 보고이나, 수은 등 환경독소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끼의 양식연어 요리에는 다이옥신과 PCB(폴리염화비페닐)가 세계보건기구 1일 허용기준치의 3∼6배 들어 있다는 것. 가공식품은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 조깅을 할 때는 화학물질 덩어리인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바르는 장면은 ‘충격적’이라고도 꼬집는다. 저자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옷은 당장 옷장에서 꺼내 버리라고 한다. 일반 세탁소의 드라이클리닝 과정에는 맹독성 용해제인 헥산이 사용된다. 어쩔 수 없이 드라이클리닝을 이용해야 한다면, 비닐커버를 벗겨 실외에 서너시간쯤 걸어뒀다가 집 안으로 들이라고 조언한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러, 그루지야서 충돌하나

    미국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그루지야 지원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구호물자 지원을 위한 인도주의 작전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상 그루지야 사태에 직접 개입한 셈이다. 러시아군과 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이 그루지야의 항구와 공항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미군 주도로 그루지야에 인도적인 지원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호 물자를 실은 미 공군의 C-17 수송기가 이날 그루지야의 수도인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수송기가 그루지야 공항에 착륙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은 그루지야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저지할 것”이라며 양국 군이 대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군은 14일 “그루지야와의 평화안 합의에 따라 스탈린의 고향인 고리시에 대한 통제권을 그루지야 경찰에 넘기고 철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루지야측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양측이 다시 교전을 한 것인지 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고리시 인근에서 적어도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박격포 소리와 유사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미국은 더 적극적으로 그루지야 사태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그루지야 정부를 지지하며 그루지야의 주권과 영토통합성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정전)약속을 지켜 이번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휴전 협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더 깊은 고립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라이스 장관은 프랑스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그루지야 사태 해결책을 협의한 뒤 다음주 그루지야를 방문한다.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은 그루지야를 계속 지지할지, 아니면 국제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동반자 관계를 지속할지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한편 반 바이부르트 그루지야 대통령 수석 자문위원은 “러시아가 4개월 전부터 전쟁을 준비했으며, 이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영토로 들어오는 데 1∼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빈 라덴 운전기사에 유죄평결 논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군사법원 배심원단은 6일(현지시간) 오사마 빈 라덴의 운전기사 출신인 살림 함단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이날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서 열린 재판에서 테러 지원 등 5가지 혐의를 유죄로 평결했다. 그러나 테러공격을 위해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와 공모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재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첫 전범재판인데다 9·11테러 직후인 2001년말 테러 용의자를 수감하는 수용소가 관타나모 기지에 설치된 뒤 처음으로 열린 테러 용의자 재판으로 관심을 모았다. 6명의 군장교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8시간이 넘는 긴 심리 끝에 이 같은 평결을 내렸다. 함단은 선고공판에서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러용의자들을 미 군사재판에 회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평결 결과가 재판의 공정성을 입증한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단은 “역사와 세계가 과연 오늘의 재판이 공정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예멘 출신의 함단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의 운전기사로 일했으며 지난 2001년 11월 붙잡혔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빈 라덴의 운전기사로 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재판 결과에 만족하며 함단이 ‘공정한 재판’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단의 변호인단은 항소할 계획이며 인권단체들은 재판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물질적 지원이 전쟁범죄냐.”며 반문한 뒤 항소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재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들을 군사법정에 세우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으며,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도 미국의 정의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은 일반재판이나 미국내에서 열리는 군사재판과는 달리 비공개 심리가 인정됐고, 고문 등에 의해 확보된 진술 등을 증거로 채택했으며, 테러 용의자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피하기 위한 묵비권 등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많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kmkim@seoul.co.kr
  • 韓美 6·25 전사자 합동발굴 MOU

    6·25 당시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서 전사한 국군과 미군의 유해 발굴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이 미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와 정례회의 참석차 2일 하와이로 출국했다.”며 “박 단장은 도나 크리습(해군소장) JPAC 사령관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이번 MOU는 양국의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 소재 확인, 발굴에 필요한 정보·자료 제공, 정례적인 공동조사 및 발굴, 전문가 합동 감식, 한국 감식 인력의 실무연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미 JPAC는 태평양사령부 소속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유해 감식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제4함대 ‘부활’

    미 해군의 제4함대가 58년 만에 재창설돼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제4함대는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메이포트 기지에서 재창설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1950년 해체된 뒤 58년 만으로 대서양 함대 및 태평양 함대에서 중남미·카리브 지역으로 편성되는 군함들에 대한 작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대서양 및 태평양을 포함, 남미대륙 전체 해안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중남미 국가들은 그동안 “제4함대 재창설이 중남미·카리브 및 대서양 연안에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맞서 왔다. 특히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외교경로를 통해 미 국무부에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이달 말에는 넬손 조빙 국방장관을 파견해 접촉을 갖도록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 해군은 “제4함대 재창설은 중남미·카리브 국가와의 해상안보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규모 함정을 갖추거나 미사일 배치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이 운영하는 함대는 통상 1척의 항공모함과 8∼12척의 호위선,2∼3척의 핵잠수함,60∼120대의 항공기,40∼60대의 탱크를 기본 단위로 하고 있다.이재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해군 중동서 MD훈련 이란 핵시설 공격 리허설?

    미 해군이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분쟁의 화약고인 중동에서 미사일 방어(MD)시스템을 갖춘 구축함인 이지스함 간 통신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전례없는 일로 미군 최고사령관인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이 이란 핵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직후에 이뤄졌다. 더욱이 미국과 이스라엘 국내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이번 훈련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사전 훈련의 일환일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미 군사전문지인 ‘네이비 타임스’(www.navytimes.com)는 “미 해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페르시아만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소속 구축함 벤폴드호와 동지중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구축함 러셀호가 해상발사 요격미사일 시스템인 SM-3를 이용한 탄도미사일방어(BMD) 훈련을 가졌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 SM-3 미사일 시스템을 이용한 훈련은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지중해를 관할하는 미 해군 6함대는 “이번 훈련은 작년부터 기획된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5함대 사령관인 캘빈 코스그리프 부제독은 “중동에서의 전시 안보는 지구촌 안정의 핵심 요건”이라며 “이번 훈련은 중동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비례하여 안보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이 매일 수백만 배럴의 석유가 운반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달승 외대 이란어과교수는 “이번 훈련은 이란에 대한 정치적 압박카드”라면서 “미국은 명분도 없고 유가 대폭등을 초래할 이란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김홍도의 ‘활쏘기’는 활쏘기를 연습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림 왼쪽에는 한 무관이 시위를 당기고 있는 사내의 자세를 잡아주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사내는 한쪽 눈을 감고 화살이 굽어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앞에 놓인 것은 화살을 넣는 전동이다. 화살에는 종류가 퍽 많지만, 대개 연습용 화살은 유엽전이란 화살을 많이 쓴다. 유엽전은 화살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아래의 사내는 쪼그리고 앉아 활에 힘을 주어 교정을 하고 있다. 활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시위를 얹지 않고 풀어두고, 사용할 때 시위를 건다. 이때 힘을 주어 자신이 쓰기에 알맞게 형태를 잡아 주는 것이다. 강희언의 ‘활쏘기’는 활 쏘는 장면에 집중하고 있을 뿐 김홍도의 그림과 대동소이하다. 그림 속의 활을 쏘는 장소는 활터, 한자말로 하자면 사정(射亭)으로 아마도 조선시대 서울 곳곳에 있던 사정 중 하나일 것이다. 땅값이 금값이 된 지금 누가 활을 쏠 너른 터를 그냥 두겠는가. 근대 이후 서울의 사정은 멸종을 하고 말았다. 겨우 남아 있는 것이 인왕산 기슭의 황학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산보 삼아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황학정은 고종의 명으로 경희궁 안에 지어진 것인데,1922년 일제가 경희궁을 헐 때 지금 장소로 옮긴 것이다. ●활쏘기는 무과 급제의 제1덕목 서울에는 사정이 많았다. 나라에서 세운 사정은 대개 군사 훈련용이다. 동대문 운동장은 조선시대에 군사를 훈련하던 훈련원 터다. 따라서 당연히 사정이 있었다. 또 충융청과 같은 군영에도 자체 사정이 있었다. 창경궁 후원의 춘당대도 사정이다. 하지만 사정은 민간에 더 많았다. 서울은 인왕산 기슭의 서촌(우대), 지금의 동대문 운동장 일대를 하촌(아래대)라 하는데, 전자에는 풍소정·등룡정·등과정·운룡정·대송정의 오정이 가장 유명하였고, 아래대에는 석호정·좌룡정·화룡정·이화정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곳곳에 사정이 있었다. 황학정은 등과정이 있던 터에 세운 것이다. 이들 사정 사이에는 서로 시합을 하는 것이 있어서 그것을 ‘편사놀음’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메달이 걸린 활쏘기 시합이란 양궁 일색이다. 전통적 활인 국궁은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불과 일백 수십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활은 국궁이고,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소과에 응시하는 자를 유학이라 한다. 문인으로 벼슬하지 아니한 사람, 소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유학이라 하듯, 무반 쪽으로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 무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한량이라 하였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무과의 과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활쏘기였기 때문이다. 무과 초시의 시험과목은 ‘경국대전’에 의하면, 목전(木箭)·철전(鐵箭)·편전(片箭)·기사(騎射)·기창(騎槍)·격구(擊毬)였다(영조 때 만들어진 ‘속대전’에 오면, 기사·기창·격구가 기추(騎芻)·유엽전(柳葉錢)·조총·편추(鞭芻)로 바뀐다). 복시도 목전·철전·편전·기사·기창까지는 동일하고 격구가 병서(兵書)를 잘 알고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강서(講書)로 바뀔 뿐이다. 마지막의 전시는 기격구(騎擊毬)와 보격구(步擊毬)가 시험 과목이 된다. 일별하여 ‘전(箭)’ 자 그리고 ‘사(射)’ 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활쏘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목이었다. 무과는 문과처럼 간지에 자·오·묘·유가 들어가는 해, 즉 식년에 치르는 정기시험인 식년시가 있고, 문과처럼 증광시·별시·알성시 등의 비정기시험이 있다. 식년시를 중심으로 무과를 간단히 개괄해 보자. 무과도 문과처럼 초시·복시·전시가 있다. 초시는 식년 한 해 전에 서울의 훈련원과 각 도의 병마절도사 관할 하에 치른다. 훈련원에서 70명, 각 도에서 모두 120명을 선발한다. 이 190명을 그 이듬해 서울의 병조와 훈련원에서 병서와 무예 시험을 보여 28명을 선발한다. 이것이 무과 복시다. 그리고 28명을 다시 등수를 정한다. ●숙종때 만명씩 선발… 조선 붕괴 빌미 하지만 이것은 법률상의 원칙일 뿐이다. 무과는 훨씬 많은 사람을 선발했다. 오죽 했으면 무과를 만 명을 뽑는다 하여 만과(萬科)라고 했을까. 무과가 무질서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이란 미증유의 전쟁 때문이다. 광해군 12년에 처음으로 무과 만과를 베풀었다. 내용은 자세하지 않으나,‘변경 방어’에 그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만과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았다. 시험장에 가지 않았는데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경우가 있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합격자에게 어사화와 합격증서인 홍패지(紅牌紙)를 마련하게 하는가 하면, 차사(借射) 대사(代射)로 부정을 한 사람이 많아 처벌 대신 무명 100필씩을 받기도 하였던 것이다. 만과는 한마디로 조선의 국가제도가 붕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숙종 1년 10월19일조의 ‘실록’을 보면 환관이 무과에 응시한 것을 계기로 하여, 모의장(毛衣匠) 등의 공장(工匠)도 무과 응시를 요구하였다. 숙종 2년에 윤휴 등의 건의로 만과를 베풀었는데, 응시자가 너무 많아 서울에서 치지 못하고 중신을 각도에 보내어 선발하게 하였다.2만명에 가까운 합격자가 나오자 발령 낼 자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합격자는 모두 서울에 몰려들어 벼슬을 바라지만 벼슬자리 자체가 모자라니, 원망이 없을 수 없다. 서울의 쌀값도 이들 때문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들을 군대에 졸병으로 집어넣자 아니나 다를까 반발했고 그로 인해 민심까지 흉흉해졌다. 북벌을 외쳤던 이완 대장은 당시 만과를 이렇게 비판했다.“우리나라는 조총이 장기인데, 만일 만과를 베풀면 사람들이 모두 총을 버리고 활을 택할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총의 위력을 경험했으면서도, 조선조 말까지 조총이 별달리 개량되지 않았고, 군대가 총포를 위주로 편성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무과가 활쏘기란 시험과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선후기 과거의 문란에 대해서는 알려질 만큼 알려졌지만, 대개는 문과에 대한 것이지 무과에 관한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무과는 문과보다 더 타락했다. 숙종조의 명상 남구만은 이렇게 말한다.“문과는 3년 동안 33명이 합격하는데 이것은 단지 먼 시골의 글을 못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도구일 뿐이다. 무과는 화살 한두 발이면 합격하여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자가 전후로 이어져 그 끝을 모를 정도다.” 문과 무과 모두 비판한 것이지만, 사실상 무과가 더 심했던 것이다. ●도심 유흥계도 장악… 한량 노는 것 연상 이것은 조선후기 내내 그러하였다. 조선시대 전체를 통계하면 무과 합격자는 문과 합격자의 10배나 되었다. 하지만 관직의 수는 무과가 문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였다. 숙종조의 재상 최석정은, 현재 무신 당상관의 자리는 300개인데, 전직 당하관이 약 1000명에 가깝고, 무과에 합격해 아직 벼슬길에 들어서지 아니한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람들의 원망이 어찌 없겠느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은 서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정조의 치세를 보자.1784년에 세자 책봉을 경축하는 경과(慶科)를 쳤는데, 합격한 무사가 무려 2676명이었다. 정조는 이들 중 선전관으로 발령을 낼 사람을 지방 사람이라 차별하지 말고 골고루 지시한다(‘정조실록’ 8년 11월18일). 선전관은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며 호위하고 임금의 명을 전하는 등의 임무를 맡는 무반의 요직이다. 선전관을 거쳐야만 무신으로 출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전관청의 정식 선전관은 20명, 겸직 선전관이 50명이니, 그 많은 합격자 중 극소수만 무반으로 출셋길을 잡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합격증만 안고 살아야 할 뿐이다.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을 한량이라 부른다. 그런데 19세기 자료에 의하면 “아무런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을 무한량(武閑良)”이라 하였다(조재삼의 ‘송남잡지’). 사정에 활을 쏘러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은 정말 하는 일 없이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들은 서울 시내의 유흥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였다. 한량이라 하면 노는 것을 연상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일요영화] 진주만

    [일요영화] 진주만

    ●진주만(SBS 영화특급 밤 1시10분) 기습 공격이었다. 일본 해군항공기 360대가 날아와 일순간에 미군 항공기 480대를 격추시키고 해군 전함 5척 등 주력전함들을 침몰시켰다.1941년 12월 8일 일어난 이 전쟁이 ‘진주만 공격’이다. 그 날의 비극이 60여년 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진주만’의 배경이 됐다. 레이프 매컬리(벤 에플렉)와 대니 워커(조쉬 하트넷)는 죽마고우다. 둘은 테네시주에서 함께 자라 모두 미 공군 파일럿이 됐다. 레이프는 곧 간호사 에벌린 스튜어트(케이트 베킨세일)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미 해군에 근무하고 있다. 레이프와 에벌린의 사랑이 무르익는 것과 같은 속도로 전운의 엄혹함도 짙어간다. 그러다 레이프의 비행대대가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다. 당시 유럽은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분위기가 흉흉했다. 레이프가 떠난 뒤 대니와 에벌린은 하와이의 진주만 베이스에 같이 배치받는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어느날 날아온 레이프의 사망 통지서는 대니와 에벌린을 서로 의지하도록 이끌고, 둘은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또 다른 아픔이 기다리고 있었다. 죽었다고 알고 있었던 레이프가 살아서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총 제작비만 1억 4000만달러 투입, 오클라호마 전함 건설에 8주 소요, 전함 전복 장면에 150여명 동원. 기록적인 수치가 말해주듯 영화는 시종 시각을 압도하는 화면을 선보인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개봉 당시 온 매스컴이 ‘진주만’ 열풍에 휩싸였을 정도로 미국 사회가 보인 관심은 대단했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더 록’ ‘아마겟돈’에 이어 ‘진주만’으로 또 하나의 콤비작을 선보인 마이클 베이 감독과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평단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진주만을 습격하는 거대한 전쟁장면의 스펙터클은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영화 전반을 메운 ‘애국심’ 일변도의 미국주의는 전작들에 비해 내용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란한 감상주의를 냉철히 구별해낼 수 있는 관객이라면 얼마든 미덕을 발견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이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전쟁의 의미를 한번쯤 깊이 고민해보게 만든다. 원제 ‘Pearl Harbor’.177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인권 블랙홀’ 폐쇄론 힘실린다

    ‘인권 블랙홀’ 폐쇄론 힘실린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2일(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 카에다 및 탈레반 무장세력 등 외국인 테러 혐의자 270명도 미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누려야 한다고 판결했다. 즉 지금처럼 관타나모에 설치된 특별군사법정이 아닌 민간법정에서 재판받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따라 ‘인권 블랙홀’로 불리는 수용소 폐쇄론도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이날 대법원 판사들이 5대4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수감자들이 미 행정부를 상대로 영장발부에 따라 인신구속 절차를 밟아달라며 재판을 신청해 이뤄졌다. 그러나 유럽 순방 중 이탈리아를 방문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반대를 표시한 소수의견에 동의한다고 반발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대법원은 2004년과 2006년에도 쿠바 남동부 미 해군기지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힌 외국인 포로들이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채 무기한 수용되는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판결에 대해 “헌법과 법률은 피고들이 강압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로, 특히 어떤 기이한 상황에서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관타나모 수용소에 길게는 6년간 억류된 포로들은 합당한 처우를 해달라는 목청을 높이게 됐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부인함에 따라 즉각적인 조치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당의 대선 후보들 견해도 엇갈렸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법치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시 다잡는 데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반면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포로들은 불법적 전투원으로, 미국 시민도 아닌데 인신보호권을 보장할 필요는 없다.”며 부시에 동조했다. 그동안 관타나모 포로 수용소는 ‘물 고문(water boarding)’ 등 갖가지 신문기법이 자행돼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유엔과 유럽연합(EU)은 줄곧 폐쇄를 촉구해 왔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마저 옛 소련의 강제 노동수용소 굴락(Gulag)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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