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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 사람] ‘음악 인생 60주년’ 대중가요 작곡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희갑

    [김문이 만난 사람] ‘음악 인생 60주년’ 대중가요 작곡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희갑

    ‘사랑아 내 사랑아’ ‘진정 난 몰랐네’ 등으로 존재를 처음 알렸다. 추억의 노랫말을 잠시 음미해본다. ‘그토록 사랑하던 그 사람/잃어버리고/타오르는 내 마음만/흐느껴 우네/예전에는 몰랐었네/진정 난 몰랐네’에 이어 세월이 지나 ‘그 겨울의 찻집’으로 옮겼다.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이른 아침의 그 찻집/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외로움을 마셔요/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이번에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변신했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적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어디 이뿐이랴. ‘사랑의 미로’와 ‘향수’ 등 수많은 히트곡마다 한국의 대표적 정서를 담아냈다. 하여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대중가요 3000여곡, 영화음악 300여편, 뮤지컬 3곡 등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커다란 획을 ‘쫘악’ 긋는다. 그래서 대중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불후의 명품 작곡가라고 한다. 김희갑(76)씨. 중학교를 졸업하고 미8군에서 기타 연주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음악 인생 60년을 맞는다. 또 1967년 ‘사랑아 내 사랑아’로 작곡 앨범을 처음 낸 지 45년이다. 그는 올해 새로운 대중음악의 한 장르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것일까. 지난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 자택에서 김씨를 만났다. 확 트인 창가를 배경으로 부인 양인자씨가 커피 한 잔을 권한다. 양씨에게 ‘그 겨울의 찻집’의 가사는 아무리 들어도 감미롭다고 했더니 남편 김씨가 “요즘에는 그런 찻집이 없어요.”라고 대신 대답을 한다. 김씨는 여전히 모자를 쓰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8군 부대에서 연주할 때 빡빡머리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쓰기 시작한 것이 습관이 돼 60년 동안 거의 벗어본 적이 없다. 김씨는 칠순인데도 얼굴 피부색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둘은 잉꼬부부로 소문나 있기도 하지만 작사·작곡계의 명콤비로 알려져 있다. 둘은 1985년에 만나 2년 뒤에 결혼했다. 마침 부부의 날이었다. 양씨는 “안 그래도 다음 달 결혼 25주년을 맞아 기차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웃는다. 김씨는 “알 만한 사람 부부 여섯쌍이 함께 간다.”며 즐거운 듯 활짝 웃는다. 김씨 부부는 원래 경기도 분당에 살았다. 그래서 언제 이사 왔는지부터 먼저 물었다. “한 4년 됐나요. 원래는 여기보다 더 조용한 곳인 강원도 문막 정도로 가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집사람 친구들이 멀리 이사 가면 아예 인연을 끊겠다고 협박(?)을 하더군요. 그 바람에 여기에 머물렀습니다(웃음). 사실 내년이면 다시 판교 쪽으로 이사를 갈 겁니다. 그곳에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거든요.” 양씨가 주방에서 떡과 차 한 잔을 꺼내오며 권한다. 김씨는 “고맙습니다.”라고 깍듯이 인사한다. 늘 반말이 아닌 존대어를 쓰는 모양이다. 김씨에게 올해가 작곡가로 데뷔한 지 45년째라고 했더니 “(가요사 등) 일부 기록에는 1967년으로 나와 있는데 레코드사에 알아봤더니 1965년이라고 하더군요. 그거나 이거나 그렇게 세월이 흘렀네요.” 기타 연주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의 음악적 환경은 어떠했을까. 평양에서 태어난 김씨는 의사 집안에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한의사, 아버지는 의사였다. “아버지는 독자였고 저는 맏아들로 태어나 할아버지한테 귀여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보약을 자주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합니다. 아마 12살까지 매일 먹었지요(웃음). 아버지는 의사였지만 음악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제가 6살 때 평양에서 40여리 떨어진 평남 강동에서 아버지가 병원장을 맡았습니다. 사택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시간 날 때마다 대학 때 음악 활동을 같이 했던 친구들을 불러 음악 연주를 자주 했습니다. 나중에는 악단을 조직해 시골 여러 곳에 다니면서 공연을 하곤 했지요. 8·15 광복 이후에는 의사라는 신분을 감추고 국가 지정 음악당, 그러니까 남한으로 치면 예술의전당 같은 곳을 맡아 운영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코디언 같은 것을 잘 연주했습니다.” 김씨는 원래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 했다. 초등학교 때 레프트윙 포지션으로 학급 대표로 출전했을 만큼 축구 실력이 남달랐다. 내친김에 학교 대표로 출전하고 싶었다. 그 무렵 음악 활동을 하는 아버지를 보고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6·25전쟁이 발발했고 1·4후퇴 때 김씨 집안 식구들은 임진강을 거쳐 대구까지 월남하게 된다. 먹고사는 것이 어려워졌다. 대구에 있던 미 25야전병원에 취직하려고 했으나 아버지가 갖고 있던 의사면허는 인정이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아버지는 미군부대 장교 식당에서 접시닦이로, 아들 김씨는 친구와 함께 하우스보이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오후 2시 30분쯤이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같이 일을 하는 친구가 주머니에서 작은 하모니카를 꺼내 연주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 아버지한테 음악을 배우겠다고 했지요. 흔쾌히 허락을 하신 아버지한테 악보 읽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때 처음 만진 악기가 만돌린이었습니다. 중고품이었는데 선이 끊어지면 미군들이 사용하는 전화선을 연결해 사용하곤 했지요. 6개월 정도 하니 웬만한 연주가 가능해지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한테 김영순(김트리오 부친)씨가 놀러 왔는데 트럼펫과 기타 연주를 기가 막히게 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바로 기타야, 기타!’라고 생각하며 기타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는 대로 가사를 적고 노래를 배웠다. 말 그대로 밥숟가락만 놓으면 새벽 4시까지 기타를 배웠다. 또한 작곡가 박시춘 선생과의 만남 등을 통해 장차 훌륭한 음악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세월이 지나서야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때마침 고등학교에 악단이 하나 생겼는데 김씨는 곧바로 악단장을 맡았다. 웬만한 편곡은 그의 손을 거칠 정도로 음악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미 공군 클럽에서 기타 연주를 했다. 사실상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구에서 ‘음악 연주자 베스트 7’에 뽑혀 서울로 올라와 ‘록쇼’ 악단에 합류했다. “그때 오산에 있는 미군부대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전국 곳곳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1년 뒤에는 제가 직접 악단장을 맡게 됐지요. 악단 명칭도 록쇼에서 ‘A1쇼’로 바꿔 활동 무대를 넓히게 됩니다. 운 좋게도 미8군 클럽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연주자로 소문이 나기도 했지요. 이후 7년 동안 A1쇼 악단을 이끌었습니다.” 그가 미군부대와의 인연을 접은 것은 1962년이었다. 다시 음악 공부를 하고 싶은 열정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해군 군악단 단장을 지냈고 작곡가로도 유명한 이교숙 선생을 찾아가 작곡과 편곡 등을 강도 높게 배웠다. 그렇게 2년 정도 시간이 흘렀을 무렵 작곡가 박춘석씨를 만나게 됐다. 박씨의 곡을 녹음할 때 기타 연주를 해주고 박씨에게 편곡을 더 배우게 됐다. 아울러 작곡가 김영광씨의 부탁으로 편곡을 해주면서 이 방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섬세한 작곡 솜씨가 일품이라는 소문까지 자자했다. “하루는 오아시스레코드 손진석 사장이 찾아와 작곡 앨범을 내자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건성으로 대답했는데 거의 매일같이 집요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특히 대중가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작곡의 명분론으로 설득하더군요. 그래서 ‘사랑아 내 사랑아’(태원), ‘불타는 연가’(남진), ‘진정 난 몰랐네’(김상희), ‘모래 위를 맨발로’(이시스터즈) 등 12곡을 4명이 3곡씩 나눠 부른 이른바 ‘김희갑 작곡 제1집’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후 본격적인 작곡 활동을 하면서도 ‘김희갑 악단’을 계속 이끌어오다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면서 크게 히트를 친다. 1983년 KBS 주말드라마 ‘청춘행진곡’에서 노주현과 정윤희의 ‘러브송’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최진희를 발탁, ‘그대는 나의 인생’을 작곡했던 것이다. 이 노래는 가수 최진희를 탄생시키고 우리나라 최초의 뮤직비디오 음악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어 ‘사랑의 미로’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등이 담긴 제2집 작곡 앨범이 나오면서 악단을 해체하고 작곡과 연주 등 솔로로 활동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가 지금까지 작곡한 노래만 무려 3000곡이 넘는다. 이 가운데 부인 양씨와 함께 작사·작곡을 한 것은 400여곡에 이른다. 예를 들어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 ‘서울 서울 서울’ 등 조용필의 히트곡을 포함해 ‘타타타’ ‘우리도 접시를 깨트리자’ ‘립스틱 짙게 바르고’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대는 나의 인생’ ‘하얀 목련’ 등이 대표적인 부부 합작 국민 애창곡이다. 얼마 전에는 TV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젊은 가수들에 의해 불려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요즘 대중가요계의 흐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음악적으로 재능이 대단한 가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룹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쉽습니다. 재즈, 댄스,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듣는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앞으로는 ‘대중음악을 감상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씨는 요즘 모종의 작업을 하고 있다. 발성의 기본기를 확실히 갖춘 남자 3명, 여자 1명으로 이뤄진 중창단을 만들어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일이다. 40대 중후반 한 팀, 20~30대 젊은 성악가 한 팀 등 두 팀을 만들어 실내악 분위기의 대중음악을 올가을쯤 선보일 예정이다. 필생의 역작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꿈과 희망, 식지 않은 열정으로 그 일에 집중하고 있다. km@seoul.co.kr ●김희갑은 고교 졸업 후 ‘록쇼’ 멤버 활동… 대중가요 3000여곡 작곡 1936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의사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웠다. 대구에서 대성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 악단장을 맡아 발군의 음악 실력을 발휘했다. 아울러 미8군 부대에서 프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서울에 있는 ‘록쇼’ 악단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A1쇼’ 악단장으로 7년 동안 활동했다. 1962년 미군부대 위주의 활동 무대를 접고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5년 뒤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김희갑 작곡 제1집’ 앨범을 냈다. 1983년 KBS 주말드라마 ‘청춘행진곡’ 주제가를 작곡해 크게 히트쳤다. 1985년 이후에는 김희갑 악단을 해체하고 솔로 활동에 전념했다. 지금까지 3000여곡을 작곡했으며 1987년에 양인자씨와 결혼한 뒤 함께 400여곡을 작사·작곡했으며 300여편의 영화음악과 뮤지컬 ‘명성황후’ 작곡 등으로도 유명하다. 취미는 골프와 분재.
  • 比와 황옌다오·日과 센카쿠… 中 영유권 분쟁 강공모드 왜?

    중국이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연일 목청을 높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일본과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갈등을 노골화시키는 가운데 필리핀과 충돌 중인 황옌다오(黃巖島·필리핀명 스카버러 숄)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영유권 분쟁에 쐐기를 박겠다는 기세로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사일전함 比인근 배치·휴어기 설정 중국은 최근 미사일 장착 전함 5척으로 구성된 해군함대를 필리핀 인근 남태평양 쪽으로 파견했으며 황옌다오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이들 함대가 국가주권을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홍콩 피닉스TV가 15일 보도했다. 중국은 앞서 황옌다오를 포함한 남중국해 일부 해역에 16일부터 두달 반 동안 휴어기를 설정하고 이를 어기는 어선에 대해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필리핀산 과일에 대한 통관을 중단한 데 이어 필리핀 항공노선 운항 추가 축소 등 경제 제재 수위도 높여 가고 있다. ●필리핀도 황옌다오섬 휴어기 맞불 필리핀도 중국의 이 같은 ‘고자세’에 반발, 14일 휴어기를 설정하는 한편 중국으로 과일 수출 길이 막히고 여행 상품 판매가 중단된 데 대해서는 대체시장을 알아보겠다고 맞받아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댜오위다오 분쟁을 두고 전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설전을 벌인 데 이어 15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제1차 해상안전보장협상 회의에서 양국은 또다시 대립했다. 중국 언론들은 회의의 핵심이 댜오위다오 문제라고 보도하면서 특히 일본 내 우익 세력들의 도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양제츠(?潔?) 외교부장은 일본이 망명 위구르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WUC) 대표대회 개최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당초 이날 예정된 일본 재계 단체 게이단렌(經團連) 회장과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다. 중국이 이처럼 댜오위다오와 황옌다오 분쟁에 강공을 펴는 것은 권력교체를 앞둔 정치적 사정 탓도 있지만 향후 다른 주변국들의 도전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옌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의 경우 필리핀 측은 과거 중국 어민을 체포한 적이 없고, 중국의 해상순시선과 맞닥뜨리는 상황도 미리 피했을 만큼 서로 조심했으나 이번에는 유독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일본이 댜오위다오를 사들이겠다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美 잠수함 한척 분쟁지역에 정박 다만 대응은 다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황옌다오의 경우 필리핀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외교→경제→무력협박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의도대로 사건을 국제해양법재판소로 가져갈 경우 중국 해안선에서 200해리 이외의 도서는 모두 중국 소유가 아닌 것으로 판명날 수 있고 이 경우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에까지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과의 댜오위다오 문제는 추가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수습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 해군 최첨단 공격용 잠수함 1척이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수역에 가까운 수빅만에 1주간 정박할 것이라고 미 태평양사령부가 15일 발표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버지니아급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가 서태평양 배치를 위해 지난 13일 마닐라 북쪽 수빅만에 입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법원, 천안함 선체 현장검증

    법원, 천안함 선체 현장검증

    법원이 천안함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신상철(54) 대표에 대한 재판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박순관)는 11일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네 동강 난 천안함 선체의 내외부를 꼼꼼히 살펴보며 현장검증을 벌였다. 재판부는 우선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을 들으며 천안함 선체의 외부를 둘러봤다. 천안함 내부를 30분간 둘러보는 장면은 취재진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2시간 남짓의 현장검증에서 피고인과 해군 측은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배의 절단면과 관련해 해군 측은 “철판이 밖에서 안으로 휘어져 있는 것은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선체 일부분이 움푹 들어간 것은 물리적인 손상이고,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신 대표도 “폭발했다면 물 기둥이 솟아올라 철판이 다 날아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검과 피고인 측이 설전을 벌이자 재판장은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현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장은 의견서로 내달라. 구조도 이해하고 심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2010년 정부가 천안함 사고 원인을 은폐, 조작하고 있다는 내용을 퍼뜨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그는 “천안함이 좌초된 후 미 군함 등과의 충돌로 침몰한 것이 명백한데도 정부와 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처럼 원인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해 해군과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고소당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속옷 폭탄’ 용의자, 이중첩자였다

    테러 조직 내부에 잠입한 이중 첩자, 미국 항공기를 노리는 최신식 ‘속옷 폭탄’, 이중 첩자의 활약으로 인한 위기 일발.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물에서나 있음직한 일이 미국과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사이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속옷 폭탄으로 예멘발 미국행 민간 항공기를 폭파하려던 테러 계획이 미 정보당국이 알카에다 예멘지부(AQAP)에 심어놓은 이중 첩자에 의해 사전 적발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 첩자가 미 중앙정보국(CIA)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보국의 협력에 의해 AQAP의 중심부에 침투했으며, 수주 동안 테러조직 지도부의 신임을 받은 뒤 자살 폭탄 테러 임무를 자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첩자는 지난달 항공기 테러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속옷 폭탄을 AQAP로부터 받자마자 미국행 항공기를 타지 않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경유해 CIA와 사우디 정보국에 이를 넘겼다. 그는 폭탄과 함께 AQAP의 수뇌부 등과 관련한 내부 정보도 CIA 등에 전달했다. 이 폭탄은 AQAP의 최고 폭탄 제조 전문가인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가 가장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이며, 속옷에 딱 들어맞게 바느질 처리돼 공항 검색대의 정밀한 몸 수색으로도 발견하기 힘들도록 고안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정보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폭발물이 고성능 군사용 화약으로 만들어져 공격이 이뤄졌다면 틀림없이 항공기가 폭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속옷 폭탄이 실제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는지, 폭탄이 어떤 성분으로 제조됐는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첩자는 최근 수년 동안 예멘 내부 테러그룹에 대항하는 CIA 요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테러 수배자 파드 무함마드 아메드 알쿠소 등을 사살한 무인 항공기의 지난 6일 공격과 관련해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사람도 이 첩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쿠소는 지난 2000년 미 해군 구축함 폭파 사건을 비롯한 테러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인물이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 첩자의 예멘 내부 활동을 CIA가 모두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가 CIA 요원은 아니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현재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사우디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이지스함 ‘율곡이이’ 환태평양 훈련 새달 첫 참가

    이지스함 ‘율곡이이’ 환태평양 훈련 새달 첫 참가

    우리 해군의 두 번째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이 다음 달 29일부터 8월 4일까지 태평양 하와이 근해에서 실시되는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에 처음으로 참여한다. 림팩훈련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해상교통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기동훈련으로 2년마다 한번씩 미 해군 주도하에 실시돼 왔다. 율곡이이함은 2010년 9월 취역한 7600t급 구축함으로 이번 훈련에 앞서 이지스함의 마지막 전력화 단계인 ‘전투체계 함정종합능력평가’(CSSQT)를 받고 그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4일 “이번 림팩훈련은 미국,러시아 등 22개국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라면서 “2010년 훈련에서 첫번째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그 능력을 과시한 것같이 아직 전력화 단계에 있는 율곡이이함이 마지막 능력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이지스 시스템을 적용한 율곡이이함은 실전배치 이후에도 한·미연합 작전 측면에서 전투능력을 완전히 검증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가를 통해 율곡이이함은 요격미사일인 SM2 및 RAM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포함해 대공전, 전자전, 대잠전, 해상화력지원 등 모든 분야에 걸친 기량을 입증할 예정이다. 율곡이이함은 SPY1D레이더를 통해 1000㎞ 밖에서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해 15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 한편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이번 훈련에서는 율곡이이함 외에 구축함인 최영함(4400t급), 잠수함인 나대용함(1200t급) 등 함정 3척과 P3해상초계기, 링스 대잠헬기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 해병대 1개 소대가 처음 참가해 하와이 미 해병대 기지에서 시가지전투와 비전투원 후송작전, 상륙훈련을 실시한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은 美·中, 어느 편인가요?”/김균미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국은 美·中, 어느 편인가요?”/김균미 국제부장

    “중국의 군사적 부상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일본 간 정책 조율이 필요한데, 일본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다카하시 수기오 방위성 방위정책국 주임연구관) “한국이 일본과는 지정학·경제적으로 달라 대중 정책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한·중관계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중국의 해상능력 확장에 대해 서로 논의해야 한다.”(사카다 야수요 간다대 교수·여) 최근 일본 안보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은 중국의 급부상 속에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인 것 같다. 지난주 도쿄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방문하면서 만난 미국과 일본 관계자들, 특히 일본 측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인상이 그렇다. 더욱이 도쿄 시내 아메리칸센터에서 ‘한·미·일 관계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일본의 안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의 부상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으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편을 택할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 흥미로웠다. 간다대 사카다 교수에게 “왜 그런 걱정을 하죠. 그럴 만한 계기가 있었나요.”라고 되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지난 2010년 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본이 한목소리로 중국을 ‘비난’할 때 한국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드러내놓고 아세안 편을 들 수는 없었겠지만 전혀 존재감을 찾을 수 없었다. 중국 문제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답변에서 ‘우려 섞인 서운함’마저 묻어났다. 일본 전문가들의 우려를 들으면서 함께 갔던 사람들끼리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성공했나 보네, 미국과 중국도 일본의 걱정처럼 생각해야 할 텐데.”라며 웃어 넘겼다. 중국의 급부상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국방비 증가와 해군력 확장 추세는 특히 한국과 일본, 아시아 중시 정책을 표방한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국제 안보 환경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정부 내는 물론 학계에서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미국은 이번 주 베이징에서 제4차 미·중 전략대화를 갖는다. 시각장애인 중국 인권변호사의 탈출 사건으로 인권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올랐지만 안보와 경제, 인권 문제는 분리해 대응한다는 실용적 분위기가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감지된다. 물론 최대 강국들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선택이다. 일본도 중국이 ‘잠재적 적’인지 아니면 ‘잠재적 파트너’인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놓았다. 일본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21세기 안보는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경제, 에너지, 환경 등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사안에 따라 파트너가 될 수도,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 “경쟁과 협력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일본과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진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우호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때문에 약간의 우클릭 내지 좌클릭은 몰라도 누가 집권하든 상관없는 한미·한중 정책의 마지노선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안보와 경제, 인권 문제에 있어 협력과 경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정부와 대선 주자들은 장기적 비전에 근거한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미국편인지, 중국편인지 묻는 질문을 받더라도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 kmkim@seoul.co.kr
  • 대형공격헬기, 아파치 vs 바이퍼 2파전

    대형공격헬기, 아파치 vs 바이퍼 2파전

    북한의 기갑 전력에 대항하기 위한 육군의 대형공격헬기(AHX) 구매사업 기종 결정이 올 10월로 예정된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30일 기종평가 가중치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1조 8000억여원을 투입해 36대를 구매하는 헬기 사업이 사실상 미국의 보잉과 벨사의 양자 구도로 좁혀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육군의 대형 공격헬기와 해군 해상작전헬기 사업의 평가 항목별 가중치를 확정하고 4개의 최상위 평가 항목을 공개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육군 대형 공격헬기 사업의 대분류 가중치를 성능 36.72%, 비용 30%, 운용적합성 24.49%, 계약 및 기타 조건 8.79%로 설정했다. 해군 해상작전헬기의 경우도 성능 35.24%, 비용 30%, 운용적합성 24.33%, 계약 및 기타 조건 10.43%로 비슷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성능 분야는 속도, 무장 탑재 능력 등 작전 운용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주 평가 기준이 될 것이고 기존 무기에 대한 호환 여부 등이 운용적합성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 대형헬기 사업 후보군으로는 지금까지 미국 보잉사의 AH64D블록Ⅲ(아파치 롱보)와 벨의 AH1Z 바이퍼, 터키 TAI사의 T129 헬기가 거론돼 왔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터키의 T129에 대해서는 성능과 운용적합성 측면에서 다른 두 기종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경제 협력 등 정치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아파치나 바이퍼가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치는 미국 육군이 활용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헬리콥터로 10㎞ 거리에서 접근하는 물체 1000여개 중 16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바이퍼는 미 해병대 주력 헬기로 아파치보다 속도와 유지비용 등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아파치가 전반적 성능에서 우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이번에 공개한 항목에서는 성능 가중치가 36.72%로 생각만큼 크지 않다.”며 “유지비용 등을 고려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남성의 여성멸시·여성의 자기혐오

    오페라 ‘나비 부인’이 그려낸 ‘마담 버터 플라이’에 대해 동양 남자들의 시각은 호의적일 수 없다. 일본 주재 미 해군 남성과 일본인 ‘현지처’ 간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철저히 서양 남자의 시각에서 본 오리엔탈리즘-혹은 동양 여성관(觀)-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인사명령을 받고 일본을 떠난 미군이 미국 여성과 다시 결혼하고, 보기 좋게 차인 ‘나비 부인’은 스스로 세상을 뜬다. 백인 남성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만하겠다. 스스로 몸을 내어준 뒤, 자신이 떠난 뒤에도 원한은커녕 연모의 정을 갖는 존재. ‘자신이 버린 여자’에 대한 죄책감마저 그녀가 보여준 사랑의 크기에 의해 정화되지 않는가! 어떤가. 동양의 남자로서 발끈하지 않는가. 여성연구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나일등 옮김, 은행나무 펴냄) 또한 “이런 (서양 남성을 위한)포르노를 보면서 박수갈채를 보내는 동양인 청중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배알이 뒤틀려 앉아 있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런데 눈을 돌려 보자. 이 땅에서 여성을 보는 남성의 시각은 어떤지. 백인 남성의 시각보다 한결 호의적인가. 책은 일상의 여러 단면 속에 숨겨진 여성 혐오적인 부분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예술 작품 속에서의 여성 혐오적 장치들을 들춰낸다. 저자는 여성 혐오를 가리켜 여자를 성적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여성 멸시’라고 지적한다. 이 ‘여성 멸시’가 성별 이원제 젠더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원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의 유무에 따라 서열이 달라지는 일본 왕실문화,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이름붙여진 태평양전쟁의 ‘위안부’ 등 일본 사회 도처에서 여성 혐오적 요소들을 끄집어낸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자신도 ‘여성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은 보통 여자와 다르다며 무의식중에 ‘다수의 보통 여성들’을 깎아내리는 여성의 언행은 곧 ‘자기혐오’에 빠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처럼 책은 온통 기분 나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 스스로도 불편함을 느끼며 책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아무리 불편해도 눈을 돌려선 안 된다.”고 외친다. 그래선 안 되는 현실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인식, 공론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단 한 번의 생각, 이런 작은 것들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중·러 남중국해 연합훈련 ‘맞불’

    영유권을 둘러싸고 남중국해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과 필리핀 해군 함정들이 팽팽히 대치한 데 이어, 미국과 필리핀이 지난 16일부터 12일 간 합동군사훈련에 돌입하자 중국과 러시아도 22일부터 6일 간 연합군사훈련의 실시로 맞대응해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신화(新華)통신·해방군보(解放軍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22일부터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앞바다 서해 수역에서 연합군사훈련에 들어갔다. ‘해상제휴 2012’로 이름 붙인 두 나라 연합군사훈련에는 중국의 구축함과 호위함, 미사일함 등 수상 군함 16척, 잠수함 2척이 참가하며 러시아에선 각종 군함 7척이 합류하고 해상 열병식도 거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해방군보는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대치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필리핀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현 상황을 전면적인 분쟁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6일부터 남중국해 팔라완과 루손섬 일대를 비롯해 남중국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발리카탄’으로 명명된 이번 합동훈련은 미 태평양 군사령부 소속 미군 4500명과 필리핀군 2300명이 참가 중이다. 미국 태평양 해병대 사령관 두에인 티센 중장은 22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의 일부가 1951년 체결된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혀, 난사군도 전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따라 중국과 필리핀 네티즌들의 ‘사이버전’도 격렬해지고 있다. 중국인 해커들이 필리핀 국립대학 웹사이트를 해킹해 스카보러섬(중국명 黃巖島)이 자국 영토라고 공격하자, 필리핀 해커들도 중국 정부기관과 대학 관련 사이트를 무차별 해킹하며 같은 방식으로 반격에 나서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김규환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상비약 편의점 판매·中어선 불법조업 방지 ‘발등의 불’

    상비약 편의점 판매·中어선 불법조업 방지 ‘발등의 불’

    제18대 국회가 오는 24일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를 남겨 놓고 있다. 여야의 충돌과 갈등이 유난히 많은 국회였던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시간은 없고 계류된 법안은 쌓여 있다. 6600여건의 법안 대부분이 사장될 처지다. 어쩔 수 없지만 이제 선택해야 한다. 폭력 국회의 오명을 뒤집어쓴 18대 국회가 반드시 처리해 책무를 완수해야 할 법안들을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로 점검한다. ■ 사회 분야 약사들 눈치 보기… 약사법 개정안 법사위에 계류 탄소 증가 OECD 1위…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급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잠자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무분별한 의약품 판매에 따른 오남용과 이로 인한 사고를 이유로 개정안에 대한 심의 자체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 이해 당사자인 약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처리를 미루고 있다. 약사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복지위 의원들에 대한 공천 탈락 압력까지 나오자 2월 부랴부랴 복지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사위에서 다시 걸렸다. 2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정족수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했고 4·11 총선 공천을 앞두고 열린 3월 2일 법사위에서는 심사만 종결하고 끝냈다. 여야는 본회의가 열리면 본회의 직전에 법사위를 열고 의결 처리한다고 합의한 만큼 이번에는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112신고자 위치 자동추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2010년 국회에 발의됐지만 현실성 없는 논리를 내세워 반대하는 의원들 때문에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반대 의원들은 “112 위치추적도 통상적 수사 절차에 따라 경찰이 검찰에 신청하고 검찰이 법원 허가를 얻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원 여성 살해사건에서 보듯 자동위치 추적의 복잡한 절차 때문에 범인을 코앞에 두고도 놓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위치추적을 허용하되 사후에 검찰과 법원 통제가 가능토록 하는 법안 개정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을 위한 법률안 처리도 시급하다. 재계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제도 도입을 반대하며 정부와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해 왔지만 언제까지 비용 타령만 하고 미룰 수 없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지구촌 공통과제로, 우리나라도 의무 감축국에 포함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의무화하고 있는 유렵연합(EU) 국가는 27개국에 이른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지난 6년 동안 온실가스를 8% 이상 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탄소배출 증가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환경 규제와 시장 메커니즘을 접목한 것으로 미국 북동부 10대주에서 시행 중이고, 호주도 2015년부터 도입하기 위한 관련 법이 통과됐다. 중국 역시 2015년 도입을 위해 7개 지역에 대한 인벤토리를 작성 중이다. 유진상·김효섭기자 jsr@seoul.co.kr ■ 정치 분야 軍지휘체계 변경 국방개혁안 당론도 못 정해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 여야 이견 커 불투명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관련 5개 법안(국방개혁안)이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원유철(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은 19일 “이번 국방위 회의가 18대 국회의 마지막 회의인 만큼 국방위에 계류 중인 주요 법안을 직권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위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전체회의 의결 정족수인 9명을 채우는 것부터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 17명 가운데 19대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총선에 5명이 불출마했고 6명이 낙선했다. 여야 간사가 개혁안 처리에 합의한 상태도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여당 단독 처리를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의 경우 신학용 간사 등 대부분이 불참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국방개혁안은 18대 국회가 만료되면 자동 폐기된다. 국방개혁안은 군 지휘체계를 합참의장 지휘 아래 육·해군 참모총장들이 작전지휘권(군령권)을 갖는 게 골자다. 지난해 5월 법안이 제출됐지만 여야가 당론을 정하지 못했고 국방위원 간에도 의견차가 커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했다. 국방부는 작전지휘권을 각군 참모총장이 갖게 돼 작전 효율성이 증대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국방위원들은 각군이 자군 위주로 움직여 합동전의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방위는 또 도심 지역에 있는 군 공항 이전을 쉽게 하는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 상정할 계획이다. 정치 분야에선 그나마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 정도가 처리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직권상정 제한, 단독처리 기준 상향, 시간 제한 없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도입 등 국회 안의 폭력을 막을 이중삼중의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여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어 ‘해머 국회’, ‘최루탄 국회’라는 오명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만 쟁점 법안 처리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자칫 ‘식물 국회’ 양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불법사찰방지법도 18대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성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현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새누리당이 특별검사제 도입을, 민주당이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4·11 총선 후 여야 모두 새 지도체제 구성과 대선 체제를 위한 당 정비 등에 집중하고 있어 정치 법안 처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경제 분야 정무위원 재선 4명뿐… 예보법 19代도 ‘빨간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vs 전월세 상한제 18대 국회에서 마무리돼야 할 경제 관련 법안에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외국인 어업 처벌 강화 관련 법 개정안,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등이 손꼽힌다. 경제구조 선진화를 위해 제출된 법안들도 있으나 이번 국회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관련 법은 여야의 입장이 달라 폐기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EEZ 개정안은 우리나라의 EEZ에서 불법 조업하다 적발된 중국 어선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무허가 어업활동 선박에 대한 벌금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불법 조업이 의심되는 선박이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고 도주할 경우의 벌금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다. 불법 선박 억류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담고 있다. 지금은 불법 선박을 억류한 뒤 담보금을 내면 선박은 물론 어획물도 돌려줬다. 개정안은 선박만 돌려주고 어획물과 어구 등은 반환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앞둔 상태에서 구조조정 자금인 저축은행 특별계정 운영기한을 2014년부터 5년간 더 연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발등의 불’이다. 19대 국회로 넘어간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위원 12명 중 4명만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낙선한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법안 처리를 부탁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임대사업자의 세제지원 확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누리당은 통과를 주장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임대차보호법의 통과를 주장하고 있어 간극이 크다. 여야의 입장이 갈리는 법안의 하나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있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재벌 특혜’ 논란으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SK와 CJ는 이 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내든지, 금융 자회사를 팔아야 하는 처치다. 낙후된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업 발전법(제정안), 대형 투자은행(IB)의 업무 영역 확대 등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자본시장통합법(개정안), 금융상품과 금융기관의 영업에 있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금융소비자보호법(제정안) 등은 그동안 누적된 문제점 등에 대한 개선안을 담은 법이다. 해당 부처가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의원들을 설득해 낼지가 관건이다. 전경하·이경주·오상도기자 lark3@seoul.co.kr
  • “北 핵실험기지 정밀타격 가능”

    “北 핵실험기지 정밀타격 가능”

    방한 중인 새뮤얼 라클리어(58) 미국 태평양 사령관(해군 대장)이 북한의 핵실험 기지에 대한 정밀타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17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 본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지나 핵실험 기지에 대한 정밀타격 의사를 묻는 질문에 “한·미 당국은 잠재적인 모든 범주의 대응방안(all options)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김민석 대변인을 통해 “정밀타격은 미 태평양사령관이 아니라 한·미 양국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또 한국 등 동맹국과 협조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개발 진행 추이를 감시하고 주한미군 규모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미국 육·해·공군 30여만명을 관할하는 직위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후 북한이 언제, 어떤 양상의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하나. -지금까지 북한은 미사일 발사 이후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해 왔다. 분명한 것은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서 북한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즉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충분한 예측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북한이 향후 도발의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은 광범위하다. 추가 도발을 한다면 한·미 동맹의 강력함을 보여 줄 것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공개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 미사일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모조품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섣불리 예측하지 않겠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이러한 미사일 개발의 진행 추이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다. →1994년 북핵 위기처럼 북한의 미사일기지와 핵실험기지에 대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향후 군사작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한·미 당국은 잠재적인 모든 범주의 대응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북한 로켓의 실패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확히 모른다. 북한이 정말 발전된 최신식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주한미군 장병 2만 8500명과 그 가족들은 대한민국 방어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 공약은 변함이 없다. 다만 앞으로 글로벌화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환경을 고려하면 미래에는 주한미군 전력이 전략적으로 가장 원활히 작전 가능한 곳에 배치될 것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北로켓 공중폭발] 北 로켓 잔해 수거 어떻게

    [北로켓 공중폭발] 北 로켓 잔해 수거 어떻게

    군 당국이 13일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한 북한 로켓 은하 3호의 잔해를 회수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은 은하 3호 로켓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기지에서 발사되는 시점부터 추락하기까지의 로켓 궤적을 조기경보위성(DSP)과 최첨단 이동식 레이더 SBX1을 동원해 탐지했다. 특히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은 최첨단레이더 SPY1D를 통해 로켓을 발사한 지 54초 만에 궤적을 탐지하기 시작해 공중에서 폭발하고 해상으로 사라지기까지 약 8분간 이를 추적했다. 이어 로켓 잔해 추적에 나선 해군은 헬기와 함정을 동원해 예상 추락 구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해군은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ASR21)과 소해함 4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청해진함은 사람을 태우고 해저로 내려가 바닥을 관찰할 수 있는 심해잠수함구조정(DSRV)을 탑재하고 있다. 해군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 등도 작전에 투입됐고, 음파탐지기를 지닌 초계함 등 함정 10여척도 금속물질을 탐지하고 있다. 군당국은 로켓이 공중 폭발해 잔해가 20여 조각으로 나뉜 만큼 잔해의 크기는 1∼3m 이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잔해가 떨어진 서해 공해상의 평균 수심은 70~100m에 달해 수색작업에는 적잖은 시간과 장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장에서는 한·미 양국 군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함정도 투입돼 잔해물을 수거하는 작업에 경쟁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北로켓 공중폭발] 1단 추진체 분리 안된채 폭발… 궤도진입 실패 ‘자폭’ 가능성도

    [北로켓 공중폭발] 1단 추진체 분리 안된채 폭발… 궤도진입 실패 ‘자폭’ 가능성도

    북한이 13일 오전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으나 2분 15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실패한 것으로 끝났다. 군 당국은 오전부터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특히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등 정치일정을 고려해 14일 로켓을 발사할 것으로 점쳐진 가운데 이날 오전 기습적으로 발사했지만 군 당국은 차분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궤도추적과 잔해수거에 나섰다. 군 정보당국은 북한 로켓이 정상적으로 발사됐을 경우 3분 후 백령도 상공을 지나 10여분 만에 500㎞ 극궤도에 광명성 3호 위성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군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북한의 로켓이 발사 2분 15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거리 로켓이 일반적으로 발사 후 112초 만에 1단 추진체가 분리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단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채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발사대를 벗어나면서부터 로켓 추진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궤도에서 벗어나 자동으로 폭발했는지 여부 등은 좀 더 추가적으로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38분 55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다. 한·미 양국은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정보망을 동원해 로켓 발사 후 54초 뒤인 오전 7시 39분 49초 이를 탐지했다. 이어 오전 7시 41분 10초에는 미사일 동체가 2개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남쪽 해상 수십여㎞ 떨어진 해상에서 2개로 분리됐고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당시 고도는 70.5㎞ 상공에서 마하 5.6의 속도였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로켓은 이후 7시 42분 55초에는 고도 151㎞의 백령도 상공을 마하 4.4의 속도로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며 7시 47분 42초에는 1단 로켓으로 추정되는 분리체가 17개의 조각으로 쪼개진 후 태안반도 안면도 부근 해상으로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7시 48분 2초에 2·3단 추진체로 추정되는 분리체가 3개로 쪼개진 후 군산 앞바다 서쪽 해상에서 소실됐다. 이 관계자는 “로켓이 분리되고 최고도에서 떨어지면서 여러 차례 폭발이 있었으며 이후 계속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보면 북한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은하 3호 로켓은 발사 후 9분 7초 만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시대정신 잘 읽어야 대권이 보인다/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대정신 잘 읽어야 대권이 보인다/구본영 논설위원

    4·11 총선은 역대 어느 총선보다 뜨거웠다. 연말 대선의 전초전다웠다. ‘정권 심판론’과 ‘거대 야당 견제론’이 창과 방패처럼 부딪쳤다. 그 맨 앞줄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들이 섰다. 또 다른 대선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투표 독려 멘션을 날리며 존재를 알렸다. 하지만 무대의 열기에 비해 관객들은 심드렁했다. 조국 교수와 김제동·김미화씨 등 야권 성향 소셜테이너들이 투표율 제고 치어리더로 나섰다. 안철수 원장은 “투표율이 70% 넘는다면 미니스커트 입고 노래까지 하겠다.”고 했다. 조(兆) 단위 ‘무상 시리즈’ 공약도 넘쳐났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54.3%에 그쳤다. 생뚱맞은 상상일까. 선거 유세 무대와 객석의 온도차를 느끼면서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로 만든,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다. 주인공 개츠비는 참 이중적 인간이었다. 가난 때문에 실연한 뒤 밀주사업으로 떼돈을 번 속물이었다. 그러면서도 옛 연인 집 건너편에 대저택을 짓고 밤마다 파티를 열어 첫사랑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순정파였다. 개별 유권자들도 개츠비처럼 양면적일 수도 있다. 이번에도 지역주의에 휘둘리거나 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을 게다. 그러나 긴 눈으로 보면 유권자의 총합으로서 국민은 언제나 현명했다. ‘위대한 국민’은 이번에도 투표 참여를 통해, 혹은 ‘거기가 거기 같은’ 이전투구 선거판을 외면함으로써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는 야권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의 패배로 귀착됐다. 이른바 여권의 트리플 악재(레임덕, 측근 비리, 민간인 사찰 파문)로 인해 야권이 유리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민심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업보다. 애당초 국민의 바람은 여야의 상대 당에 대한 네거티브가 아니라 스스로의 집권 역량을 보여달라는 것이었을 듯싶다. 영화 속 개츠비가 간절히 기다린 것은 첫사랑 데이지였지, 파티에 몰려든 사람들의 수군거림이나 입에 발린 칭송이 아니었듯이…. 그럼에도 선거 직전 민주당은 여당 시절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론과 제주 해군기지 무효화론을 들고 나왔다. 첫 실착이었다. 이후 통합진보당의 경선조작 파문과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이 터졌다. “유영철을 풀어 미 국무장관 라이스를 ××해 죽여야 한다.”니, 상식으로 이해가 될 말인가. 그런데도 대응 태도가 더 나빴다. 물러난 민주당 한명숙 당시 대표는 나꼼수 눈치 보기에 급급했고,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김 후보를 신뢰한다.”고 했다. 민심을 들을 요량은 않고 진영의 논리만 오만하게 들이댄 꼴이다. 이러니 지역적으론 충청과 강원, 성향 면에서 중도층이 야권연대에 등을 돌렸다고 봐야 한다. 가뜩이나 야권연대의 지나친 ‘좌클릭’에 일말의 불안감을 갖고 있던 유권자들이었다. “과격한 이들의 억지와 열정은 중도층에 염증만 안겨줄 뿐”이라는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그렇다고 해서 새누리당 박 비대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인가. 여당의 서울·수도권 총선 성적표는 외려 그 반대 징후다. 박 위원장이 여전히 수도권의 젊은 민심 흡인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진영의 정당 득표율은 48대48이었다. 대선 레이스는 이제부터인 셈이다.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주자라면 ‘국민의 간절한 바람’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그런 ‘시대정신’은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옥타브 높은 목소리에 있지 않음을 이번 총선 결과는 말해준다. 대선주자들이 보수든 진보든 양 극단에 속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다수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다. kby7@seoul.co.kr
  • [4·11 총선 이후] 외신 반응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총선 결과에 지대한 관심을 표시하는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평가하는 등 다양한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번 4·11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 국회를 주도하게 됐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했을 것”이라면서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 측에 큰 두통거리를 면하게 해 주었다.”고 보도했다. 또 민주통합당은 자신의 뿌리인 노무현 정부 때 시작했던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 노선을 취하면서 보수파로부터 신뢰할 수 없는 ‘말바꾸기 정당’으로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박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으며, 앞으로 박 위원장의 리더십은 한층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 정치는 아주 빨리 변하기 때문에 젊은 층과 진보진영에서 인기가 높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포함한 강력한 대권 예비주자들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누리당이 절반을 조금 넘는 15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적어도 오는 12월 대선까지는 여야 간 정치적 공방이 격화될 것이고, 입법 활동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는 (야권으로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기회였지만, 새누리당은 경제 격차 확대 등으로 인기가 없는 이명박 정권과 선을 긋는 것으로 열세를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박 위원장이 대기업 우선의 성장 노선을 견지한 이명박 정권과 달리 분배를 강조하는 등 정권과 거리를 둔 것이 주효했다면서 연말 대선 출마 대망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11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SETEC) 개표장에서 봉인 처리되지 않은 투표함 28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문제의 투표함 바닥면에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았다. 또 2개는 테이프로 밀봉조차 돼 있지 않았다. 일원2동 제1투표소, 수서동 제4투표소, 개포4동 제4투표소 등 강남을 지역구 18개, 압구정동 등 강남갑 지역구 10개에서 나온 투표함들이다. 미봉인된 투표함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이 발견했다. 개표가 일시 중단됐고, 여야 참관인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정 후보 측은 “투표함에 손대지 말라.”며 소리쳤고,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 측은 “개표를 위해 누가 뜯었을지 모른다. 문제 없다.”고 맞받았다. 정 후보 측은 “대치2동 제1투표소 투표함은 자물쇠가 잠겨 있지도 않았다.”며 문제의 투표함 모두를 유효투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또 “문제가 있는 4개 투표함을 이미 개표해 버렸다.”며 전면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선관위 “고의성 없고 부주의 문제”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문제가 없는 투표함에 대한 개표를 일단 강행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급하게 투표함을 밀봉해서 가져오는 과정에서 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 “고의성은 없고 부주의로 인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과거 철로 된 투표함과 달리 최근에는 조립식 투표함을 사용하는데, 테이프를 사용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원칙이지만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정상적인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모두 끝난 뒤 문제가 된 투표함을 두고 참관인들간 논의를 거쳐 투표함을 열 예정이었다. 정 후보 측 지지자들은 밤 늦게까지 “선거무효, 개표 중단”을 외치며 개표소 앞에서 항의했다. 한편 이날 전국 투표소에는 사할린 동포, 북한 이탈주민 등 전국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시 사1동의 ‘고향마을’에서는 700여명에 이르는 70대 이상의 동포들이 성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90%대의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고 안산시는 밝혔다. ●마라도, 강정마을 주민들도 한 표 행사 대구 달서구 월성2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제3투표소를 찾은 북한 이탈 주민 장모(37·여)씨는 “남한으로 넘어온 이후 처음 투표다. 북한과는 달리 여러 후보 중 1명을 고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최고령으로 알려진 신행년(112) 할머니는 오전 10시쯤 셋째 며느리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 한림2리복지회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박수를 받았다. 갑자기 낀 짙은 안개로 여객선 운항이 끊기면서 투표소에 갈 수 없게 된 진도군 조도면 라배도와 모도 주민 66명은 긴급 투입된 행정선으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도 투표 행렬은 이어졌다. 귀포시 대천동 제1투표소인 강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별다른 마찰 없이 투표를 마쳤다. 국토 최남단 섬 마라도의 주민 김신형(65·여)씨는 20분간 정기 여객선을 타고 서귀포시 대정읍 제8투표소로 나왔다. 그는 “배를 타고 오는 불편이 있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투표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의 투표소 약도가 틀려 당황해하는 유권자들도 적지않았다.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제4투표소, 마포구 염리동 제1투표소,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제2투표소 등에서 선관위 안내문의 위치에 착오가 있었다.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제2투표소는 위치를 표시한 인쇄물이 흐릿해 유권자들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이영준·대구 한찬규·제주 황경근기자 apple@seoul.co.kr
  • 북한, 장거리 로켓에 연료 주입 중

    북한, 장거리 로켓에 연료 주입 중

    북한은 11일 장거리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위성통제센터 백창호 소장은 이날 북한을 방문 중인 외국 기자들에게 “우리가 말했던 대로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또 “연료 주입이 적절한 때에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언제 완료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로켓은 북한이 고(故) 김일성 주석 탄생 100년(4월15일)을 기념해 발사를 예고했던 12~16일 중 첫째 날인 12일 발사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정확한 발사 시기는 상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소장의 이날 브리핑은 평양 외곽의 위성통제센터내 참관장에서 이뤄졌다. 전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기술자들이 ‘은하3’호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는 장면이 실시간 중계됐고 흰색 가운을 입은 16명의 과학자들이 스크린 아래 컴퓨터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서해발사장에 세워진 은하-3호 로켓의 대부분은 녹색 방수포로 싸여 있었으며 북한이 기상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3’호는 보이지 않았다. 백 소장은 이와 관련, 위성이 탑재돼 있으며 바람을 막기 위해 방수포로 덮여 있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곳에서 2009년 4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위성발사를 참관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가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면서 발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해군사관학교를 방문, 생도들과 만나 이번 발사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강행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은하-3호 로켓이 미국과 다른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두번의 핵폭탄 실험을 진행했지만 아직 핵탄두를 장거리 미사일에 적재할 기술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통제센터로 가는 길가에는 이날 평양에서 열리는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환영하는 새로운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었다. 상당수 전문가는 이날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총비서직에 추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작비 2260억원 ‘배틀쉽’ 대해부

    제작비 2260억원 ‘배틀쉽’ 대해부

    2억 달러(약 2260억원)가 투입된 공상과학(SF) 액션영화 ‘배틀쉽’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개봉한 블록버스터 중 가장 비싼 영화다. 유럽과 일본보다 하루 빠른 11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개봉한다. 미국에서는 전몰장병기념일(5월 마지막 월요일) 연휴보다 한 주 앞선 새달 18일 개봉한다. 제작사는 전몰장병기념일 연휴에만 1억 달러 이상 벌어들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2007) ‘인디애나 존스: 크리스털 해골 왕국’(2008)의 뒤를 잇기를 소망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다국적 해군 합동훈련 ‘림팩’ 첫날, 우주에서 정체불명 물체가 태평양에 떨어진다. 수색팀 리더인 미 해군의 하퍼 대위가 괴물체에 손을 댄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배틀쉽’의 장·단점을 짚어 봤다. [UP] 실제 같고 실감 나고 “바깥세상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 지구에서는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 혹은 지구의 존재를 알려 주려고 다른 행성을 향해 신호를 보낸다. 그렇지만 끔찍한 생각이다. 다른 행성의 존재가 지구에 왔을 때 우호적일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다큐멘터리 ‘스티븐 호킹의 우주’에서 호킹 박사가 한 얘기다. ‘배틀쉽’의 첫 번째 미덕은 현란한 특수효과와 물량 공세로만 승부를 보려는 블록버스터들과 달리 최소한의 개연성은 깔아 뒀다는 점이다. 영화 도입부에서 인류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외계 행성에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멀지 않아 치명적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또 다른 장점은 완구회사 해즈브로의 동명 전투 보드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데서 비롯한다. 해즈브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산실이다.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역시 이 회사의 피규어(관절이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사람·로봇·동물 모양 장난감)를 영화화한 것. 1930년대부터 인기를 끈 보드게임 ‘배틀쉽’은 상대 정체를 파악하고, 숨겨 둔 배를 찾아내 포격하는 쪽이 승리한다. “고요하게 시작해서 서서히 긴장이 높아지다가 폭력적인 전투가 일어나는 구조가 영화의 좋은 모티브가 될 것”이라는 게 피터 버그 감독의 설명이다. ‘인디펜던스데이’ ‘우주전쟁’ ‘월드인베이전’ 등 외계 침공 소재 영화에 비해 ‘배틀쉽’이 전투신의 리얼리티를 확보한 것도 이 지점이다. 미래지향적 외계 우주선에 인류가 전투기와 탱크 따위로 맞서는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연출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할리우드에서도 제작비 문제로 보기 힘들어진 ‘해전’(海戰)의 전략적·시각적 쾌감을 오롯이 살려냈다. 물론 외계 문명과의 정면충돌이 아니라 선발대 격으로 온 함선과의 교전이라는 설정도 현실성이 있는 척(?)하는 데 단단히 한몫을 했다. [DOWN] 뻔한 얘기 황당 결론 ‘배틀쉽’은 한마디로 해상판 ‘트랜스포머’다. 동시에 2억 달러짜리 팝콘 무비다. 하지만 거액을 들인 제작비에 비해 허술한 구성은 보는 이를 허탈하게 만든다. 아무리 때리고 부수는 오락 영화라고 해도 기본적인 캐릭터와 스토리 라인은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배틀쉽’은 상당한 아쉬움을 남긴다. 게다가 배경만 바다로 바뀌었을 뿐,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영화에서 반복된 해묵은 소재 아닌가. 영화는 다소 올드한 이야기를 볼거리로 메우려는 듯 쉬지 않고 물량 공세를 퍼붓는다. 동명의 전투 보드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큼 오락하는 듯한 화면 구성이 이어진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CG)의 효과가 다소 거칠고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공허한 금속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피로감은 쌓여만 간다. 중반까지 그럭저럭 흘러가던 영화는 후반부에 가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튄다. 외계인의 파상 공세에 모든 배를 잃고 위기에 닥치자, 마지막 해결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조인식이 열린 뒤 박물관으로 용도 변경된 미주리호를 바다에 띄운 것. 각종 로봇과 외계인을 앞세운 최첨단 SF 영화에 갑자기 퇴역한 군인들이 몰려나와 미주리호를 진격시키는 모습은 작위적일뿐더러 미 해군 헌정 드라마를 보는 듯한 씁쓸함을 남긴다. 아시아 국가의 흥행을 염두에 둔 듯 일본인 함장으로 아사노 다다노부를 캐스팅하고 다국적 연합군함의 전면전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영화 곳곳에 흐르는 미국의 패권주의는 숨길 수 없다. 한국 관객에게 다소 생소한 얼굴인 주인공 테일러 키치와 브루클린 데커가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팝스타 리하나의 연기도 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아직은 부자연스럽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美 전투기 대낮 주택가 추락 사망자 없는 ‘聖금요일 기적’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해안의 휴양도시 버지니아비치 주택가에 지난 6일(현지시간) 미 해군 F/A-18D 호넷 전투기가 추락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금요일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평일 대낮에 전투기가 저층 아파트에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40여 가구가 부서졌지만 9명의 부상자만 발생했을 뿐 지금까지 사망자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상자 가운데서도 전투기 조종사 2명 중 1명만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뿐 나머지 8명은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추락한 전투기의 연료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군 당국 등은 설명했다. 조종사 2명의 기지에 의한 것인지 전투기의 고장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추락 직전 연료가 모두 지상으로 뿌려지면서 추락 뒤 화재가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종사들은 추락 직전 낙하산을 매고 비상 탈출했다. 해군 관계자는 “전투기에는 견습생과 경험이 풍부한 교관이 타고 있었는데, 이륙 직후 심각한 엔진 결함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추락한 전투기는 1980년대 초반에 투입된 노후 기종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日 어선 1년여 표류…美, 알래스카 인근서 안전·환경 위해 폭파

    지난해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떠내려간 일본 새우잡이 어선이 1년 남짓 만에 승무원 없이 태평양을 표류하다 미국 알래스카 인근에서 미 해안경비대의 포격으로 수장됐다. 미 해안경비대는 5일(현지시간) 이 어선이 발광체나 통신이 전혀 없었고, 그대로 방치하면 다른 선박들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25㎜ 캐넌포로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어선이 가라앉은 지점은 알래스카주 동남부 시트카로부터 314㎞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료우 운 마루(漁運丸)’호로, 일본 북동부 아오모리현에서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이 길이 61m, 무게 150t인 이 어선을 예인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자 미 해안경비대가 수장 작업에 들어갔다. ‘쓰나미 유령선’으로 불린 이 어선은 지난달 23일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경비대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 디젤유 7500ℓ를 적재한 상태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경계수역인 해운수송로를 따라 시속 1㎞의 속도로 표류하고 있었다. 어선 침몰 작전에 참여한 미 해군 중사 킵 와드로는 “소형 쾌속정을 사용해 캐넌을 발사하자 유령선이 화염에 휩싸였으며 몇 시간 뒤 더 큰 폭탄을 쏘아 임무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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