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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금지법’ 美하원 통과… 앱으로 번진 ‘디지털 냉전’

    ‘틱톡 금지법’ 美하원 통과… 앱으로 번진 ‘디지털 냉전’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안보 우려를 들어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틱톡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에 이어 애플리케이션(앱)으로까지 번지며 미중 간 디지털 냉전이 고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 하원은 민주·공화 양당이 공동 발의한 법안을 찬성 325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는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6개월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며, 매각에 실패하면 미국 내에선 틱톡을 내려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 발의는 1억 7000만명에 이르는 미국 내 틱톡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연방정부 전 기관에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을 금지하면 (내게 적대적인) 페이스북 사업이 더 커질 것”이라며 공개 반대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도 법안을 밀어붙였다. 트럼프 역시 재임 시절인 2020년 틱톡 매각 명령을 내렸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미 최대 스포츠 행사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에 맞춰 틱톡 계정을 개설하고 선거 광고를 싣자 틱톡과 미 정치권이 화해 모드로 전환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5일 발의된 법안은 상임위 만장일치 의결을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틱톡은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사용자들을 동원해 시위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사람의 좋은 물건을 보면 온갖 방법을 생각해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것인데, 이는 완전히 강도의 논리”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사용을 금지하는데, 미국이 틱톡을 금지한 것과 무슨 차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외국의 플랫폼과 서비스가 중국의 법률·법규를 준수한다는 기초 위에서 중국 시장 진입을 환영해 왔다”면서 “이것과 당신(기자)이 방금 말한 미국의 틱톡 대응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틱톡금지법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틱톡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몬태나주가 틱톡 사용을 못 하게 하자 미 연방법원이 위헌으로 판단한 선례도 있다. 미국 사업 부분만 500억 달러(약 66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틱톡의 매각 대상자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다. 중국이 애플, 테슬라 등 미국 제품 불매 운동으로 전방위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이날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공정 경쟁을 막는 미 정부의 패권주의 행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틱톡이 금지되면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운영하는 메타와 구글이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 틱톡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 달러에 이른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틱톡이 미국에서 실제로 금지될 가능성은 25% 정도에 그친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중요 기술을 서로 통제하려는 미중 사이 디지털 냉전이 크게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 ‘실현가능성 25%’ 美 틱톡금지법 통과…반도체 이어 앱으로 번지는 디지털 냉전

    ‘실현가능성 25%’ 美 틱톡금지법 통과…반도체 이어 앱으로 번지는 디지털 냉전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안보 우려를 들어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에 이어 앱으로까지 번지며 미중 간 디지털 냉전이 고조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 하원은 민주·공화 양당이 공동 발의한 법안을 찬성 325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는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6개월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며, 매각에 실패하면 미국 내에선 틱톡을 내려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 발의는 1억 7000만명에 이르는 미국 내 틱톡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연방정부 전 기관에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을 금지하면 (내게 적대적인) 페이스북 사업이 더 커질 것”이라며 공개 반대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도 법안을 밀어붙였다. 트럼프 역시 재임 시절인 2020년 틱톡 매각 명령을 내렸다가 법원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미 최대 스포츠 행사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에 맞춰 틱톡 계정을 개설하고 선거 광고를 싣자 틱톡과 미 정치권이 화해 모드로 전환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5일 발의된 법안은 상임위 만장일치 의결을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틱톡은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사용자들을 동원해 시위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주 전 틱톡 미 사업부 임원들이 ‘미국에서 틱톡이 금지될 임박한 위험은 없다’고 싱가포르 본사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회사로선 법안의 신속한 통과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틱톡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즉시 서명하겠다‘고 밝혔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생체정보 등 개인정보를 적성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다만 실제로 틱톡 금지법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틱톡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몬태나주가 틱톡 사용을 못하게 하자 미 연방법원이 위헌으로 판단한 선례도 있다. 미국 사업 부분만 500억 달러(약 66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틱톡의 매각 대상자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다. 중국이 애플, 테슬라 등 미국 제품 불매 운동으로 전방위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이날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공정 경쟁을 막는 미 정부의 패권주의 행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틱톡이 금지되면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운영하는 메타와 구글이 수혜기업이 될 수 있다. 틱톡의 지난해 매출 200억 달러에 이른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가능한 모든 법적 권한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틱톡이 미국에서 실제로 금지될 가능성은 25% 정도에 그친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중요 기술을 서로 통제하려는 미중 사이 디지털 냉전이 크게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 美 2월 소비자물가 3.2% 상승… 더 멀어지는 금리 인하

    美 2월 소비자물가 3.2% 상승… 더 멀어지는 금리 인하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면서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 달 전인 1월 CPI 상승률(3.1%)보다 오른 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4%로 1월(0.3%)보다 상승률이 커졌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0.4%)에는 부합했다. 교통서비스 비용은 전월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9.9% 올랐다. 이에 따라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인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47% 상승했다. 올해 1월(0.85%) 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다. 미 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정점(전년 대비 9.1%)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6월 3%대로 떨어졌다. 10월에는 3%대 초반까지 낮아졌지만 3%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 세 달 연속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각에선 조기 금리 인하는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6일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고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로의 진전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 바이든 “부자 증세” 트럼프 “법인세 감세”… 세수확보 전쟁 점화

    바이든 “부자 증세” 트럼프 “법인세 감세”… 세수확보 전쟁 점화

    국정연설로 대선 경쟁에서 반격의 계기를 마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인 중산층과 서민 표심을 겨냥한 부자 증세안을 내놨다. 앞서 ‘대중국 60% 관세’와 법인세 추가 인하 등 대기업·부자 감세 방침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세수 확보 경쟁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7조 3000억 달러(약 9578조원) 규모의 2025 회계연도 예산안과 함께 연방정부 세입 구상을 담은 그린북을 내놨다. 앞서 7일 국정연설에서 밝힌 부자 증세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향후 10년간 4조 900억 달러(6428조원) 규모의 부자·대기업 증세를 통해 재정적자를 3조 달러(3936조원) 줄이는 게 핵심이다. 대신 근로자 가정의 주거·보육·등록금 등 생활비 부담과 의료 비용을 낮추고, 연 소득 40만 달러 이하 국민에게는 세금을 한 푼도 더 걷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의 법인세 최저 세율을 현행 15%에서 21%로 높이고, 1억 달러(13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거부에게는 25%의 ‘억만장자 세금’을 부과한다. 가장 부유한 층의 세율이 중산층에 매기는 세율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선거 캠페인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기업을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도 “원하는 돈을 모두 벌어 보라. 정당한 몫의 세금을 납부하라”며 ‘반기업’이 아니라 ‘공평 과세’와 ‘친서민 기조’를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1기의 감세 정책이 ‘부자를 위한 부당한 혜택이자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몰아간 것이다. 다만 이런 세법 개정안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의회의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부자증세안은 올해 11월 대선에 앞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중산층과 서민을 겨냥한 ‘선거용’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제안이 의회에서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바이든이 대선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트럼프의 경제 정책과의 대비를 노리며 선거 운동 초석을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 폭탄 부과, 법인세 추가 인하 등을 벼르고 있다. 재임기인 2017년 시행한 일명 ‘트럼프 감세법’(TCJA)이 내년 말 일부 일몰되는 만큼 재선되면 법인세 추가 인하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TCJA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소득세율은 구간별로 2~3% 포인트 내리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그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 신봉자”라며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관세의 경제적 효과를 앞세우며 “중국은 덤핑으로 미 철강 산업을 파괴하고 있었고 내가 50% 관세를 부과했다. 솔직히 더 높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는 경제 외적으로도 다른 국가들을 상대할 힘을 준다. 중국은 내가 추가 관세를 부과할까 매우 겁먹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국이 우리의 상급자이며 중국 자회사나 마찬가지”라고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내 기업·소비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대중 디커플링(비동조화) 필요성으로 돌파한 것이다. 그는 평균 3%대인 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 구상도 밝혔다.
  • 美 2월 소비자물가 3.2%↑…멀어진 금리 조기인하

    美 2월 소비자물가 3.2%↑…멀어진 금리 조기인하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면서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 달 전인 1월 CPI 상승률(3.1%)보다 오른 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4%로 1월(0.3%)보다 상승률이 커졌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0.4%)에는 부합했다. 교통서비스 비용은 전월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9.9% 올랐다. 이에 따라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인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47% 상승했다. 올해 1월(0.85%) 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다. 미 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정점(전년 대비 9.1%)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6월 3%대로 떨어졌다. 10월에는 3%대 초반까지 낮아졌지만 3%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 세 달 연속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각에선 조기 금리인하는 물건너 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고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로의 진전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 [특파원 칼럼] 강한 여성, 강한 나라

    [특파원 칼럼] 강한 여성, 강한 나라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3개월여간의 레이스를 접었다. 그는 가장 많은 주들이 경선을 치렀던 지난 5일 ‘슈퍼 화요일’에 대패한 뒤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3선 하원의원, 미 역사상 최연소 재선 주지사, 트럼프 행정부 첫 유엔대사 등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냈지만 벽은 높았다. 공화당 중도 지지층이 응원한 그에게 ‘큰손’ 코크 가문이 이끄는 슈퍼팩도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극우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세력과 ‘성난 백인들’의 몰표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제 대선 무대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트럼프식 극우주의에 맞서 싸운 공화당 여성 후보로 분명한 획을 그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두 명의 나이 든 백인 남성 후보에게 동시 대항한 그의 여정은 전통 온건 공화파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새 세대’와 ‘유색인종 여성’으로서의 자격 증명이기도 했다. 경선 초기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지켜본 헤일리 전 대사의 유세에서 유독 귀에 들어온 것은 이 문장이었다. “강한 여자아이가 자라서 강한 여성이 되고, 강한 여성이 강한 나라를 만든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 고립주의를 자처하는 트럼프에 맞서 세계에 관여하는 ‘강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캠페인에서 ‘강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강한 여성’의 필요성을 매번 강조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지면 여성들은 열심히 일하며 매번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우리가 이길 유일한 방법은 과거의 부정과 불만을 버리고 앞으로 나가는 새 세대 보수 지도자와 함께 전진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헤일리 캠프 역시 “그는 어린 소녀들이 ‘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싸움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여성이 참정권을 획득한 것은 1920년이다. 그로부터 2주년 되던 1922년 미 유력 일간지인 시카고데일리트리뷴은 시사만평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그녀는 얼마나 높이 올라갈 것인가?” 그로부터 다시 100년이 지난 2024년 3월 이 질문은 대답을 얻지 못한 채 남아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보다 290만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밀려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8년이 지난 올해 헤일리 전 대사는 워싱턴DC 경선에서 승리한 사상 첫 여성 공화당 후보 기록을 세웠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콜로라도주립대 카린 바스비 앤더슨 교수는 AP통신에 “민주·공화 양당 유권자들이 두 나이 든 백인 남성에게 지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나이 든 백인 남성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좌절의 경험들은 언젠가 올 성취의 밑바탕이 되리라고 믿는다. 제2, 제3의 헤일리가 나오길 기대하며 그가 사퇴 연설에서 인용한 영국 첫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의 말을 기억하련다. “절대 군중을 따르지 말라. 당신 자신의 마음에 따라 결정하라.” 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 ‘틱톡 美퇴출’ 하원 표결 눈앞…트럼프 “페북만 좋은 일” 반대

    ‘틱톡 美퇴출’ 하원 표결 눈앞…트럼프 “페북만 좋은 일” 반대

    쇼트폼 콘텐츠로 미국 10대 청소년을 사로잡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틱톡을 강제 매각하는 법률안이 미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뜻밖에도 틱톡 금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이 통제할 수 있는 틱톡보다 더 나쁜 것은 자신에게 반감을 가진 마크 저커버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이라는 속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지난 7일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165일 안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이용을 금지하는 법률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하원은 12일이나 13일에 이 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이 법안이 승인되려면 하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미 의회는 “틱톡이 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로 무단 이전하는 ‘스파이’ 노릇을 하고 미 10대들의 정신 건강도 해친다”며 ‘틱톡 금지법’을 추진해 왔다. 그간 미국 기업이 독점하던 SNS 플랫폼 시장에서 일부 중국 기업이 약진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상임위 가결 직후 취재진에 “이 법안이 통과되면 즉각 서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에 “틱톡을 없애면 페이스북과 ‘얼간이 저커버그’의 사업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난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사기를 친 페이스북이 더 잘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20년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겠다며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자신도 추진했던 틱톡 금지를 돌연 반대하고 나선 것은 미국에서 틱톡이 퇴출되면 SNS 경쟁사인 페이스북이 혜택을 입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와 창업자 저커버그를 싫어한다. 메타는 2021년 1월 미 국회의사당 폭동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게시물 2개를 삭제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다.
  •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첫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간의 국정 성과와 향후 비전을 직접 설명하는 동시에, 대선 리턴매치(재대결)가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약 1시간7분간 경제, 교육, 재정, 국경, 외교 등 전반에 대한 국정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쟁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한 표현은 ‘전임자’(predecessor) 또는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Now some other people my age) 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평생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면서 “정직, 품위, 존엄성, 평등, 타인에 대한 존중,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증오가 설자리가 없게 하는 것이 미국을 정의해 온 핵심 가치”라고 표현했다. 이어 “(하지만) ‘내 나이대의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자. 원한과 복수, 보복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을 빗대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라고 호칭하지 않고 ‘내 나이 또래의 다른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처럼 트럼프를 부르며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동시에 두 경쟁자의 나이가 비슷하다는 점도 시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전임자’라는 단어를 13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내 전임자인 전직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얘기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실제로 러시아 지도자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말한 것이다. 터무니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적극 비판했다. 또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내 전임자는 전미총기협회(NRA)에 임기 중 총기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의회 인준을 막기 위해 일으킨 의회 폭동 사건을 거론하면서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막으려는 반란자들은 애국자가 아니다”라면서 “내 전임자와 여기 있는 일부는 1월6일에 대한 진실을 묻어버리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대결시 트럼프 여전히 우세…‘샤이 반 트럼프’ 표심 등 변수 有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내 경선의 주요 분수령으로 꼽혀 온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 손쉽게 압승을 거두면서, 미국 대선은 일찌감치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6일까지 전국 단위 여론조사 591개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5.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5%)을 2.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차 범위 안의 격차인 만큼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예측하기는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사실상 대선 후보가 확정된 시점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따라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퀴니피액대학교의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약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반(反) 트럼프’ 표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버몬트에서 경선 직전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61%, 헤일리 전 대사는 31%로 약 30%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지만, 실제로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것을 근거로 들며 ‘샤이 반 트럼프’의 표심이 상당수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日 통화정책 전환 코앞 … 달러↓ 엔↑ 외환시장 ‘출렁’

    美·日 통화정책 전환 코앞 … 달러↓ 엔↑ 외환시장 ‘출렁’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pivot·정책 전환)이 임박하면서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확인하고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조만간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는 하락하고 약세를 이어가던 엔화는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102.82를 기록해 전일 대비 0.53%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종가 기준 102선으로 내려앉은 건 지난 1월 15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달러인덱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논의를 공식화한 지난해 12월 100선까지 하락했으나,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어가며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해짐에 따라 달러인덱스도 반등해 올해 들어 103~104선에 머물고 있다. 제롬 파월이 6일과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시사하면서 달러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연방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다면(not far)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6일에는 하원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서 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밝힌 대로 올해 금리 인하에 돌입하겠지만 물가 관련 지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금리 인하 시점이 ‘머지 않았다’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달러=150엔’이라는 초약세를 이어가던 엔화는 하루만에 가파르게 반등했다. 8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47.9엔대에 머물고 있다. 달러 엔화 환율은 지난 7일 148엔대에 진입했는데 이는 약 1개월만이다. 일본은행(BOJ)이 오는 18일~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엔화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물가상승률 2% 안정화 목표에 대해 “실현할 확실성은 조금씩,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면서 “물가 목표의 실현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면 마이너스 금리 등 대규모 완화책의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가 하락함에 따라 원화 가치도 모처럼 반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32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월 중순 이후 1330원대에 머물러 있다.
  • “중국산 크레인서 ‘비밀 통신장비’ 발견”…美·中 ‘스파이 전쟁’ 시작? [핫이슈]

    “중국산 크레인서 ‘비밀 통신장비’ 발견”…美·中 ‘스파이 전쟁’ 시작? [핫이슈]

    미국 내 항구에 배치된 중국산 화물 크레인에서 통신장비가 발견돼 중국의 스파이 활동 혐의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보고서와 의회 관계자 등을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항구 내에서는 현재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진화중공업(이하 ZPMC)의 크레인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해당 크레인 내에서 통신장비가 발견됐으며, 이중에는 원격으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셀룰러 모뎀(무선 모뎀)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모뎀은 원격 접속을 위한 잠재적인 백도어(back door) 프로그램과도 연관이 있었다. 백도어는 시스템 접근에 대한 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항구 한 곳에서는 크레인에서 셀룰러 모뎀 12개 이상이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으며, 일부 모뎀은 크레인 작동 부품과 연결돼 있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일반적으로 유지‧보수를 위한 모뎀이 크레인에 설치되어 있지만, 상하이진화중공업이 만든 크레인을 사용하는 항구들은 해당 기능을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미국 항구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통신 장비들이 크레인에 장착돼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은 수년간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항구에서 사용되는 크레인의 약 80%를 생산해왔다. 중국의 해상안보 위협을 조사해 온 공화당 소속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중국 정부는 해양 분야를 포함해 미국의 중요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파헤쳐 가치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취약성을 악용할 모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 위협을 너무 오랫동안 간과해 왔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전까지 당국이 알지 못했던 셀룰러 모뎀의 발견은 중국 크레인이 미국의 항구를 은밀하게 감시하거나 심지어 중요한 작전을 방해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미국 정보계의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미국, 편집증적이다…정상적인 무역 방해하기 위해 국력 남용”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주장이 ‘편집증적’인 의심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산 크레인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히 편집증적이며,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협력을 방해하기 위해 국력을 남용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그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부보좌관인 앤 뉴버거는 “(모뎀이 발견된) 중국산 크레인은 항구를 통해 군대의 물품을 이동시키거나 대규모 컨테이너를 항구 안팎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이버 범죄 공격으로 암호화되거나 적에 의해 운영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항구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크레인 200개 중 해안경비대 사이버 전문가가 보안 평가를 시행한 결과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의심된 것은 92개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말고 미국산 크레인 쓸 것”…30년 만에 미국 내 생산 앞둬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의 스파이 행위가 우려된다며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선박과 해안 크레인 제조를 위해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53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레인은 일본 업체인 미쓰이의 미국 자회사가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미쓰이 미 법인이 중국산 교체를 위해 생산하는 크레인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생산되는 크레인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해커를 동원해 미국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미국 해안경비대에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운송 선박과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사이버 보안 요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 ‘끈적한 고물가’에 금리인하 신중론… 파월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끈적한 고물가’에 금리인하 신중론… 파월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끈적한 고물가’가 이어지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물가상승률이 더디게 둔화되자 중앙은행 수장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고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로의 진전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1월 전년 같은 달 대비 2.4% 상승해 2021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승폭을 보인 데 이어 고용 관련 지표도 여전히 호조를 이어 가며 시장이 예상했던 ‘3월 금리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갖기 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캐나다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현재 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집계돼 여전히 3%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티프 매컬럼 캐나다은행 총재는 “물가 둔화는 느리고 불균등하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근원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달 초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캐나다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을 6월로 내다봤지만, 이날 금리 동결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시점을 7월로 관측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현재 4.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집계돼 전월(2.9%) 대비 둔화됐으나 서비스 물가는 4% 올랐다. 유로존에서는 2021년 2%대였던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3분기에 5.3%까지 치솟으면서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열린 토론에 참석해 “향후 몇 분기 동안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에서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물가가 목표치 근처에 안정적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통화당국과 시장 간의 인식 차이 등으로 인해 시중금리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WP “바이든 행정부, 의회 감시 피하려고 100건 이상 무기 이스라엘에 판매”

    WP “바이든 행정부, 의회 감시 피하려고 100건 이상 무기 이스라엘에 판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 이후 이스라엘에 모두 100여건이 넘는 개별 무기 판매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당국의 의회 비공개 보고를 인용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정부가 개별적으로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한 건수가 100여건을 넘어선다고 보도했다. 각 판매 건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밀 유도 탄약, 소구경 폭탄, 벙커 버스터, 소형 무기 및 기타 치명적인 살상 무기가 포함 된 것으로 알려다. WP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우려가 미국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다른 한쪽에서는 편중된 무기 지원이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자전쟁 발발 이래 미 의회에 공개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 판매 건수는 지난해 11월에 3억 2000만 달러 상당의 정밀 폭탄 키트 1건, 지난해 12월 1억 600만달러 규모의 탱크 포탄 1만 4000개과 1억 4750만달러 상당의 155mm 포탄 제조용 부품 제공 등 3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에 제공된 탱크와 포탄은 행정부 무기수출통제법상 긴급 승인 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의회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제레미 코닌딕 국제난민기구 대표는 “이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판매 수를 기록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지원 없이는 이스라엘의 전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은 동맹국과의 무기 판매에 대해 많은 연구 개발이 필요한 고가 품목으로 정의되는 ‘주요 방위 장비’의 경우 2500만 달러로 한도를 제한하고 있으나 폭탄과 같은 기타 ‘방위 물품’의 경우 한도가 1억 달러로 늘어나는 등 예외 인정 범위가 상당하다. 미 정부 용어로 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s, FMS)로 알려진 이스라엘과의 100건의 무기 계약은, 각 무기 이전은 행정부가 의회에 개별적으로 통보해야 하는 1억 달러 미만의 금액에 해당했기 때문에 공개 토론 없이 처리되었다. 미 정부 측은 의회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 200번 이상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 국무부 감찰실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4221건의 기준치 미만 무기 이전을 했으며, 이는 총 112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 안보예산 모니터링 책임자 아리 톨라니는 “이는 미국 무기 수출법의 기술적 준수를 피하려는 시도일 뿐만 아니라, 주목할 만한 사안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을 회피하는 매우 문제가 되는 방식”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 허점을 악용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의회의 감독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공략집(playbook)을 매우 많이 차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 정보외교위원회 소속 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무기 판매든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판매든, 의회와 미국 국민은 누가 미국 무기를 구매하고 얼마나 많은 무기를 판매하는지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단일 국가에 대한 총 판매량이 회계 연도 동안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모든 무기 판매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무기수출통제법 개정 법률안을 하원에 발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 개전 이래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금액의 대부분을 미국이 매년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33억 달러 이상의 미국 납세자 자금으로 충당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전쟁 정책에 항의하며 사표를 쓴 미 국무부 전직 관료는 “이 사실에 대해 민주주의의 시민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공급을 억제하려는 입법에 크게 반대하면서 올 초 미국이 매년 제공하는 33억 달러에 더해 176억 달러를 추가로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군의 전쟁 범죄 여부를 평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미 국무부는 가자 전쟁 전인 지난해 9월 ‘민간인 피해 사건 대응 지침’(CHIRG)이라는 절차를 마련했는데,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미국 무기를 사용해 군사 작전을 펼칠 때 이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절차는 매우 느려 행정부가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추진했지만, 멕시코 접경 지역 안보 관련 법안과 601억 달러 상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둘러싼 의회의 내분으로 인해 하원 표결이 보류된 상태다.
  • “러·중, 2035년 달표면에 ‘원전’ 건설 검토”…美와 우주 냉전 벌이나

    “러·중, 2035년 달표면에 ‘원전’ 건설 검토”…美와 우주 냉전 벌이나

    러시아와 중국이 2033년부터 2035년 사이 달 표면에 원자력발전소를 공동으로 건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 5일(현지시간) 밝혔다. 보리소프 사장은 이날 소치 인근 시리우스에서 열린 세계청년축제(WYF)에서 “언젠간 달에 정착촌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차관을 지낸 보리소프 사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으로 달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러시아는 ‘핵 우주 에너지’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기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중국 동료들과 2033~2035년 사이 달 표면에 동력 장치를 운반하고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소프 사장은 “태양광 패널로는 미래의 달 정착지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지만, 원자력 발전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매우 중대한 도전이다. (원전은)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리소프 사장은 핵 추진 화물 우주선 제작 계획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자로 냉각 방안 외에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기술적 문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보리소프 사장은 “우리는 실제 우주 예인선을 개발하고 있다”며 “원자로와 고출력 터빈을 기반으로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대형 화물을 운반하고,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며, 다른 많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이 거대한 구조물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천연자원 채굴, 기지 건설, 인류 정착촌 설립 ‘달 개척’ ● 지구의 진영화 구도, 우주까지 확장…현대판 우주전쟁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과거 러시아가 달 채굴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고 짚었다. 달 기지를 만들어 희토류 등 우주자원을 채굴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러시아 우주 프로젝트는 최근 몇 년간 좌절을 거듭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루나-25를 발사, 지하 얼음이 존재하는 달 남극을 연구·탐사할 예정이었으나 탐사선이 달 표면에 추락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당시 보리소프 사장은 “달 천연자원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루나-26과 루나-27을 각각 2027년, 2028년까지 발사한다는 계획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는 2030년 달 착륙을 목표로 ‘우주 굴기(堀起)’에 속도를 내는 중국과 우주동맹도 공고히 하고 있다. 러시아 로스코스모스는 2021년 3월 중국 국가우주국(CNSA)과 국제달연구기지 건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그해 6월 달 기지 건설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보리소프 사장은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26과 루나-27을 발사하게 되면 중국과 함께 달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천연자원 채굴, 기지 건설, 인류 정착촌 설립을 목표로 하는 달 개척 프로젝트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밀착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한 현대판 ‘우주전쟁’으로 평가된다. ‘지구’의 진영화 구도가 우주까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투데이(RT)에 따르면 스티븐 와이팅 미군 우주사령관은 “중국이 놀라운 속도로 우주 기반 군사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고,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우주를 군사화하려는 위험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견제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러시아가 반(反)위성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요격체를 우주에 배치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우주 기반 무기 제한 협상 지렛대를 삼기 위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 우크라전 불똥이 獨·佛에? 마크롱 ‘겁쟁이 발언’에 발끈한 獨 국방장관

    우크라전 불똥이 獨·佛에? 마크롱 ‘겁쟁이 발언’에 발끈한 獨 국방장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늦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이 설전을 벌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을 ‘겁쟁이’라고 칭했고, 이에 발끈한 보리스 피토리우스 독일 국방 장관은 “용기를 운운하는 건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생산적”이라고 쏘아붙였다. 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에서 프랑스 교민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유럽 역사에서 비겁해지지 않아야 하는 순간에 접어들고 있다”며 “역사의 정의와 그에 걸맞은 용기를 보여주는 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토리우스 국방장관은 팔 존슨 스웨덴 국방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군화를 신고 전장에 나가는 나의 입장에서 (마크롱과 나 둘 중) 누가 더 용기가 있는지 언쟁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독불 간 설전은 지난 1일 독일 고위 군 간부들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걸 기정사실화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대교를 타격할 계획을 논의하는 도청 파일이 러시아 매체에 의해 공개된 뒤 나온 것이다. 개전 이후 독일은 ‘확전 우려’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타우러스 지원 요청을 거부해왔다. 500㎞의 긴 사정거리를 가진 타우러스가 지원된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와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폴리티코는 “프랑스는 독일이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것에 오랫동안 불만을 품어왔고, 독일은 프랑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갑작스레 ‘전시 리더’ 행세를 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나토 회원국의 지상군 직접 파병 가능성’을 말하고 체코를 방문해 비EU 국가의 포탄 지원을 요구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나토 대다수 국가가 ‘파병 가능성’을 일축하자 전날 체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가까운 시일 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가장 위태로운 순간에 처했다고 입을 모았다. 러시아에 비해 전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 군의 포탄과 무기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개전으로 서방 지원이 늦어진 틈을 타 주요 격전지 아우디아우카를 함락하는 등 빠르게 진격중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이미 영토 약 20%를 빼앗겼다. EU는 올해 3월말까지 포탄 100만발 지원을 약속했으나 약속한 양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지난 2년 간 442억 달러(약 60조원) 상당의 무기를 지원해왔지만, 예산이 바닥난 지난해 12월 이후 새로운 무기를 보내지 못했다. 지난달 13일 미 상원을 통과한 601억 달러 규모의 새 지원안은 공화당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 트럼프 승리 대비하나…日 기시다 미국 배터리 공장 찾는 이유

    트럼프 승리 대비하나…日 기시다 미국 배터리 공장 찾는 이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달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4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만찬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미국 의회 초대를 받아 11일에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라고 말했다. 하야시 장관은 “국제 사회가 여러 과제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미일의 강한 결속이 중요하다”며 “기시다 총리 방문이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한층 더 깊게 하고 강한 미일 동맹을 세계에 알리는 데 매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은 다음달 9~14일로 조율 중이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과 미 의회 연설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국빈 방문 중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는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차 등에 탑재하는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가동하며 5000명 이상이 근무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가 미국의 도요타 공장을 방문하려는 데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미국과 일본이 경제 분야에서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생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도요타 공장 시찰은 일본계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와 현지 고용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 “프랑스의 자부심”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 자유’ 명시

    “프랑스의 자부심”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 자유’ 명시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낙태할 자유를 헌법에 명시했다. 지난 1975년 낙태를 합법화한 지 50여년 만이다. 프랑스 의회는 4일(현지시간)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은 이날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헌법 개정안을 표결한 끝에 찬성 780표, 반대 72표의 압도적 숫자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엔 양원 전체 의원 925명 가운데 852명이 참여했다. 양원 합동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면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날 찬성표는 의결 정족수인 512명보다 훨씬 많았다. 개헌에 따라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헌법에 명문화된 셈이다. 삼권 분립 원칙에 따라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평가하고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헌법 국새 날인식을 열어 축하하겠다”고 밝혔다.프랑스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도 낙태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1970년대 들어서며 페미니즘 운동과 가족계획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여성이 자기 몸을 통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낙태 합법화가 공론화하기 시작한 건 ‘제2의 성’을 통해 여성 억압을 고발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도로 1971년 4월 예술가, 작가, 정치인 등 343명의 여성이 자신의 낙태 경험을 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하면서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들끓는 가운데 1974년 당선된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은 중도 우파 출신임에도 낙태법 개혁에 착수한다. 개혁 과제를 책임진 시몬 베이유 보건부 장관은 남성이 절대다수인 프랑스 의회에서 불법 낙태의 위험성을 알리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설득한 끝에 그해 12월 낙태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베이유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이듬해 1월 17일 공포돼 임신 10주 이내의 낙태를 비범죄화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법 개정으로 낙태 가능 기간이 확대됐다. 2001년 10주에서 12주로 늘어난 데 이어 2022년에는 14주까지 허용됐다. 프랑스에서 낙태는 건강보험으로 100% 보장된다. 2022년 기준 23만 4300건의 낙태가 시행됐다. 미국 낙태권 후퇴 움직임이 결정적 영향 낙태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데도 프랑스가 낙태할 자유를 헌법에 못 박기로 한 것은 미국의 낙태권 후퇴 움직임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2022년 6월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미 연방대법원은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다. 이후 올해 초까지 전국 21개 주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프랑스 중도, 진보 진영과 여성계는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곧장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기 위한 개헌안들이 발의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월 헌법 제34조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개헌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할 자유를 명시함으로써 프랑스는 낙태권 보호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프랑스 여성들로서는 자기 신체에 대한 통제권을 최상위 법의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받게 됐다. 트로카데로 광장서 시민들 개헌 승인 환호성 베르사유궁전에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파리 시내 트로카데로 광장에는 수백명의 시민이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투표 상황을 지켜보며 개헌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개헌안이 통과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여성 인권의 역사적인 진전을 축하했다. 파리시는 트로카데로 광장 맞은편의 에펠탑에 불을 밝히며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반면 베르사유궁전 근처에서는 낙태에 반대하는 550명이 모여 개헌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생명을 위한 행진’의 대변인 마리리스 펠리시에(22)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낙태는 자궁에 있는 인간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수출 급감·금융시장 불안 악몽…한국 ‘트럼프노믹스 2.0’ 노심초사[경제의 창]

    수출 급감·금융시장 불안 악몽…한국 ‘트럼프노믹스 2.0’ 노심초사[경제의 창]

    “한국과 일본의 값싼 수입품의 홍수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충격을 받고 미국 심장부의 모든 마을과 도시가 파괴되는 동안 조 바이든은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선 공약집 ‘어젠다 47’ 중)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각종 사법적 장애물에도 공화당 경선 초반부터 트럼프는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경선에서 9연승을 거둔 데 이어 뉴욕타임스(NY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의 양자대결 시 5%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같은 기세가 이어진다면 트럼프의 재집권은 현실이 될 공산이 크다.당장 미국에 수조원을 투자한 전기차·이차전지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는 ‘무역 철옹성’을 쌓아 올리겠다고 외친다. 트럼프의 재집권이 현실화하면 중국을 제치고 미국을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끌어올린 우리나라의 수출이 약 23조원 줄어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가 예고한 극단적인 무역 보호주의는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해 이제 막 꺾이기 시작한 지구촌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미중 무역갈등도, 트럼프가 부추길 수 있는 ‘북한 리스크’도 걱정거리다. 서울신문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결과로 ‘트럼프노믹스 2.0’ 시대가 열릴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짚어 봤다. ●대미 수출품에 10% 관세 부과 “트럼프는 진심으로 무역적자가 나쁘다고 믿는다. 그는 미국이 상대국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사면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주역인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지난달 한국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문제를 건드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최근 한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거둬들인 대(對)미 무역 흑자는 4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대미 무역흑자인 179억 달러에 비하면 2.4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 역시 514억 달러로 2017년(229억 달러)의 2.2배를 넘어섰다. 미국과 교역이 큰 폭으로 늘면서 올해 한국의 제1수출 대상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무장한 ‘트럼프노믹스 2.0’이 과거보다 두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어젠다 47’을 통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 무역 적자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의 자동차와 부품, 반도체 등을 지목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폐기될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IRA의 축소 또는 폐기가 현실화될 경우 수천억원의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자동차 및 이차전지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 316억 달러(전년 대비 45% 증가)를 기록하며 수출 회복의 일등 공신이 된 국내 자동차 산업이 1차 피해를 입게 된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 역시 큰 걱정거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보편적 관세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연간 23조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30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견제가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도 불안해진다. 트럼프가 한국 등 FTA 체결국을 예외로 둘지는 미지수다. 특히 트럼프는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를 상대로 추가 세율을 적용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정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은 “트럼프는 관세법 338조(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명시)를 활용하거나 의회에 관련 법률 제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편적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및 FTA 조항과 상충하지만, WTO의 분쟁 조정 기능이 중지된 상황인 데다 미국 법원이 국내법을 통해 무효화를 시도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IRA 폐기·보편적 관세 도입 공약대미 수출 연간 23조원 감소 전망美에 투자한 자동차·이차전지 타격미중 갈등 확대되면 공급망 교란인플레 자극해 금리 인하 어려워달러 가치 급등… 환율 상승 걱정바이든 재선해도 보호무역 고수정부·기업 함께 리스크 대응해야中 의존 높은 수출도 다변화 필요●불법 이민자 추방 땐 임금 상승 트럼프의 재집권은 장기간의 통화긴축 기조를 끝내고 ‘피벗’(pivot·정책 전환)을 준비하던 글로벌 및 우리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지난달 27일 “트럼프는 지난 몇 년간 물가 상승에 대해 바이든을 맹비난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핵심 수단인 고금리도 비판하며 물가를 더 높이는 의제를 제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1.5% 포인트까지 끌어올리고, 중국에 대한 최대 60%의 관세 부과는 1.0% 포인트 더 상승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불법 이민자 추방 역시 고용시장에서의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임금 및 물가 상승의 도미노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개입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모순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채권금리와 달러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주장할 수 있다. 북한을 향해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과정에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의 하락과 우리나라의 수출 위축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 우리나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우려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 물가 상승 등이 동반되면 향후 금리 인하도 쉽지 않아진다”고 내다봤다. ●美 주도 공급망 재편 가속화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를 누르고 재선한다면 모든 게 해결될까. 안타깝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2기를 맞는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국 내 여론 잡기를 위해선 지금보다 강한 보호무역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에 맞서 바이든 행정부도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전환을 늦추며 한발 물러선 것이 단적인 사례다. 영국 경제전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다음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보호주의 조치를 강화하거나 최소한 기존 조치를 유지하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가 어떻든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을 다변화하고 대미 통상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미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을 감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하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무역 장벽에 대응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강 팀장은 “우리나라는 트럼프와 바이든 집권 시기를 거치며 대미 투자를 늘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투자에 상당 부분 이바지했다”면서 “우리 산업계와 미국 간의 협력과 공생 관계를 미국 정부가 고려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탈북→북송→탈북… “北 인권침해 알리려 책 썼죠”

    탈북→북송→탈북… “北 인권침해 알리려 책 썼죠”

    “유럽 사람들이 북한을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정도로 생각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북한은 인권 침해가 일상이 된 전체주의 체제인데도 말이죠. 실상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이지만 영국에 삶의 뿌리를 내린 인권운동가 박지현(56)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가려진 세계를 넘어’를 쓴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책은 2019년 프랑스어로 먼저 출간됐고 중국과 한국, 영국, 미국에서 차례로 번역본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옛 공산권 국가 중 처음으로 체코에서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박씨는 청진농업대학을 졸업하고 고교 수학 교사로 일했다.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8년 두만강을 넘었지만, 인신매매 브로커에 속아 중국 농촌으로 팔려 갔다. 공안에 붙잡혀 2004년 4월 강제 북송됐을 땐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가까스로 같은 해 말 두 번째 탈북에 성공했다. 베이징에서 2년여간 반찬을 팔며 숨어 지냈다. 그러다가 손님으로 오던 미국 국적 한인 목사의 도움으로 유엔 난민기구와 연결됐고, 2008년 영국 맨체스터에 정착했다. “한국이나 미국으로 가려다가 공안에 잡혀 북송되면 처벌이 더 엄격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북송됐던 악몽이 떠올라 ‘남쪽’은 선택지에서 지웠어요. 안전하게 유럽으로 가자고 생각했죠.” 영국에 도착한 이후 밤낮없이 한인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틈틈이 영어 공부를 했다. ‘평범한 삶’을 원했지만, 어느 순간 마음속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2014년 영국의 한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북한 실상을 알리는 작업을 하던 중 통역을 맡은 채세린(59)씨를 만났다.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이지만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이들이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박씨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국인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사기도 친다고 배웠기 때문에 경계심이 앞섰다”고 했다. 채씨도 “북한 사람이라서 솔직히 무섭고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대화하다 보니 다른 삶을 살아왔어도 같은 민족이란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3년여의 교류 끝에 박씨가 책을 함께 써 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2016년부터 박씨가 구술하면 채씨가 글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2019년 프랑스어로 출간된 이후 입소문이 나 다른 국가에서도 출판 제안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발간된 체코어판은 2개월 만에 2000부가 완판돼 1500부를 더 찍었다. 박씨는 2019년엔 영국 하원 청문회에서 탈북민 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했고 이듬해 2월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가 수여하는 ‘앰네스티 브레이브 어워즈’를 수상했다. 지금은 자신과 같은 인신매매 고통을 겪은 여성들을 돕는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박씨는 “탈북자들과 함께 글을 쓰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낙태할 자유” “냉동 배아도 사람”… 다른 길로 가는 유럽·美”

    “낙태할 자유” “냉동 배아도 사람”… 다른 길로 가는 유럽·美”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자유를 규제하는 낙태권을 둘러싸고 유럽과 미국이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할 자유’를 명시할 예정이지만 미국에서는 냉동 배아(수정란)를 ‘태아’로 인정한 판결이 나온 뒤 후폭풍이 거세다. 프랑스 상원은 28일(현지시간)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찬성 267표 대 반대 50표로 가결 처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헌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하원을 통과해 3월 4일 양원 합동회의만 거치면 된다. 개정안에는 헌법 제34조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문구를 담게 된다. ‘낙태할 권리’와 ‘낙태할 자유’ 사이에서 마크롱 정부는 ‘자유의 보장’이란 절충안을 찾았다. 1975년 낙태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 프랑스는 이로써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한 첫 번째 국가가 된다. 프랑스 의회는 “많은 국가, 심지어 유럽에서도 여성이 원하는 경우 임신을 중단할 자유를 막으려는 흐름이 있다”면서 미국의 사례를 지적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2년 임신 약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여러 주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제한하는 후속 절차를 마련했다. 이에 프랑스에선 낙태를 ‘되돌릴 수 없는’ 헌법적 권리로 만들자는 요구가 나왔고 2022년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낙태권의 헌법 명시를 공약했다. 게다가 보수적인 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지난 16일 냉동 배아도 사람이며 폐기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해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1970년대부터 ‘정치 양극화’를 상징하는 이슈로 자리잡았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여성의) 선택 우선’ 정당, 공화당은 ‘생명 우선’ 정당이다. 특히 2022년 중간선거에서는 혼란한 경제 상황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속에서 공화당의 압도적 우위가 점쳐졌지만, 민주당이 낙태 이슈를 선점하면서 젊은층과 여성의 투표를 끌어내 예상 밖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이 쟁점화되면 선거판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경험칙 때문에 낙태 반대에 소극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앨라배마주 대법원의 판결 이후 난임 병원이 문을 닫는 등 혼란이 발생하자 “아이를 가지려는 커플들이 인공수정(IVF)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냉동 배아도 인간이란 언급을 피하면서 강경 일변도인 경제, 이민, 외교, 안보 문제와 달리 낙태 이슈만큼은 한 발짝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앨라배마주 대법원의 판결 이후 낙태권을 제한하는 공화당 정책을 비난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CNN은 “내가 인공수정 시술 필요성의 살아 있는 증거”라는 목소리를 내는 불임 부부들의 사연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여성의 능력을 무시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라며 냉동 배아 관련 판결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 남과 북 두 여성의 만남… “우리가 책을 쓰게 된 이유는요”

    남과 북 두 여성의 만남… “우리가 책을 쓰게 된 이유는요”

    “유럽 사람들이 북한을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정도로 생각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북한은 인권 침해가 일상이 된 전체주의 체제인데도 말이죠. 실상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이지만 영국에 삶의 뿌리를 내린 인권운동가 박지현(56)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가려진 세계를 넘어’를 쓴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책은 2019년 프랑스어로 먼저 출간됐고 중국과 한국, 영국, 미국에서 차례로 번역본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옛 공산권 국가 중 처음으로 체코에서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박씨는 청진농업대학을 졸업하고 고교 수학 교사로 일했다.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8년 두만강을 넘었지만, 인신매매 브로커에 속아 중국 농촌으로 팔려 갔다. 공안에 붙잡혀 2004년 4월 강제 북송됐을 땐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가까스로 같은 해 말 두 번째 탈북에 성공했다. 베이징에서 2년여간 반찬을 팔며 숨어 지냈다. 그러다가 손님으로 오던 미국 국적 한인 목사의 도움으로 유엔 난민기구와 연결됐고, 2008년 영국 맨체스터에 정착했다. “한국이나 미국으로 가려다가 공안에 잡혀 북송되면 처벌이 더 엄격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북송됐던 악몽이 떠올라 ‘남쪽’은 선택지에서 지웠어요. 안전하게 유럽으로 가자고 생각했죠.” 영국에 도착한 이후 밤낮없이 한인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틈틈이 영어 공부를 했다. ‘평범한 삶’을 원했지만, 어느 순간 마음속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2014년 영국의 한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북한 실상을 알리는 작업을 하던 중 통역을 맡은 채세린(59)씨를 만났다.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이지만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이들이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박씨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국인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사기도 친다고 배웠기 때문에 경계심이 앞섰다”고 했다. 채씨도 “북한 사람이라서 솔직히 무섭고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대화하다 보니 다른 삶을 살아왔어도 같은 민족이란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3년여의 교류 끝에 박씨가 책을 함께 써 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2016년부터 박씨가 구술하면 채씨가 글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2019년 프랑스어로 출간된 이후 입소문이 나 다른 국가에서도 출판 제안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발간된 체코어판은 2개월 만에 2000부가 완판돼 1500부를 더 찍었다. 박씨는 2019년엔 영국 하원 청문회에서 탈북민 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했고 이듬해 2월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가 수여하는 ‘앰네스티 브레이브 어워즈’를 수상했다. 지금은 자신과 같은 인신매매 고통을 겪은 여성들을 돕는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박씨는 “탈북자들과 함께 글을 쓰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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