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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잡 뛰는 美 교사들 거리로…공교육 향한 분노 터졌다

    투잡 뛰는 美 교사들 거리로…공교육 향한 분노 터졌다

    한국에서 교사는 안정된 수입과 노후 보장, 무엇보다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을 수 있는 방학이 있다는 점에서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봄부터 미국 공립학교 교사들은 학교를 뒤로한 채 길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적은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투잡, 쓰리잡을 뛰는 게 일상이 된 교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족한 공교육 예산은 열악한 학교 시설과 설비, 인력난으로 이어져 학생들까지 피해자가 됐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명문 대학들이 포진한 미국이지만, 공교육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하원의원들이 공립학교 교사와 교직원에 대한 임금 인상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22일부터 9일간 진행된 웨스트버니지아주 공립학교 교사들의 1차 파업에 이어 지난 20~21일 이틀간 2만 2000명이 참여한 2차 파업에 따른 결과였다. 이들은 2년째 미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사 파업의 신호탄을 쏜 주인공들이다. 1차 파업은 주정부의 터무니없는 임금 인상안 때문에 촉발됐다.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가 지난해 초 교사 연봉을 단 1%만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듬해 2%를 추가로 인상하겠다곤 했으나 수년간 낮은 임금으로 고통받던 교사들은 주정부의 제안이 모욕적이라고 느꼈다. 결국 교사와 교직원 2만여명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미국은 주별로 교사 임금과 교육 예산이 천차만별이다. 교육 예산 배정의 권한이 주정부에 있는 데다 연방정부의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8.5%에 그쳐 교육 영역에선 주지사와 주의회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웨스트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사들의 평균 임금은 2016년 기준 4만 5701달러(약 5123만원)로 미국 전체 평균 연봉 5만 8950달러에 미달했고 51개 지역(50개주+워싱턴DC) 가운데 4번째로 낮았다.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사우스다코타주(4만 2668달러)보다는 3033달러 많았지만, 가장 높은 뉴욕주(7만 9637달러)의 5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평균 연봉이 3만 8461달러였던 2003년과 비교하면 18%가량 인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미교육협회(NEA)는 이 수치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착시라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같은 기간 웨스트버지니아 교사들의 임금은 4만 9999달러에서 4만 5701달러로 오히려 8.6% 삭감됐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미국 전체 교사 평균 삭감률(3%)의 3배에 가깝다. 정체된 임금에 비해 건강보험료는 매년 치솟아 실수령액은 더욱 줄었다. 파업이 9일간 이어지며 공교육이 마비되자 주정부는 결국 협상을 재개하며 5%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사태는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파업의 바람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교사 평균 연봉이 4만 5245달러인 오클라호마주를 비롯해 켄터키주(5만 2339달러)와 애리조나주(4만 7403달러), 콜로라도주(4만 6506달러) 교사들까지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 주는 콜로라도를 제외하고는 공화당이 집권하고 있으며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교육 예산을 삭감하거나 인상을 저지한 대표적인 지역들이다. 특히 오클라호마 주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교육 예산을 25% 이상 줄였다. 웨스트버지니아의 파업 사례를 보고 감명 받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초등학교 음악 교사 노아 카벨리스는 온라인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리조나교육자연합’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교사들의 처우에 관한 글을 게시하자 36시간 만에 8000명의 교사들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카벨리스는 “수년간 입에 겨우 풀칠해가며 살아가는 교사들이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낮은 임금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업을 두 개 이상 가진 사례가 많다. 오클라호마주의 15년차 초등학교 교사 에릭 와인가트너는 “주말에 쇼핑몰에서 하루 12시간씩 이틀간 근무하고, 주중에는 방과 후에 청소부로 일한다”면서 “교사인 아내도 목욕용품점에서 일하고 있어 우리 둘이 다섯 개 직업을 가진 셈”이라고 바이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시작장애 특수교육 교사인 케일리 조 와이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교사가 두 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임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공립학교에 편성되는 예산 자체가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회 교사인 캐시 에슬리는 “수년간 주정부로부터 적절한 교육 예산을 받지 못했다”면서 “화장실에 문이 없는가 하면 교과서는 낡아서 제대로 읽을 수조차 없다”고 열악한 현실을 고발했다. 인력난도 문제다. 공립 유치원에서 20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케이 패트릭은 “학생수 대비 교사수가 너무 적어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업이 일어난 애리조나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23.5명(2016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버몬트(9.5명)보다 두 배 이상이다. 패트릭은 이어 “심지어 학교 간호사와 상담사가 부족해 한 명이 여러 학교를 동시에 맡는 일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간호사가 있는 날에 맞춰서 아플 수도 없는 노릇인데 주정부는 예산 감축을 위해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교사가 인근 여러 학교를 요일별로 돌아가며 근무를 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교사들이 파업을 통해 얻어낸 결실은 적지 않다. 웨스트버지니아는 두 차례 파업을 통해 교사들의 임금 인상뿐 아니라 이 재원을 다른 교육 부문 예산에서 끌어다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7만 8711달러)을 받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사들도 파업을 통해 상담사와 간호사를 더 많이 고용하겠다는 주정부의 입장을 확인했다. 존 로저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육학과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주에서는 교사들이 파업하고 있지 않음에도 연대할 가능성을 고려해 교사들이 반발할 만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교사들이 임금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들고 나온 전략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도 교사들의 파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치 디보스 교육부 장관 모두 공교육에 대한 일방적 지원보다는 학생들이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학교 선택권’ 옹호론자들이란 점에서 교육 민영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랜디 위가르텐 회장은 “교사들을 침묵하게 하는 압력이 더욱 거세진 현 시점에서 우리는 공교육과 아이들을 돕기 위한 우리의 역할을 전하고자 연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파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교사들은 ‘공교육의 공익성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으나 앞으로 더 많은 정치적 수사들이 더해지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이 하나 둘 지지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갓 태어난 아이들에게 사회주의를 팔아먹으려는 교사들에게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파업에 나선 교사들을 비난했다. 열흘 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교사 급여 인상 관련 청문회에서는 학부모 캐시 크루즈가 “우리는 지금 이 주를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노조(교사)에 기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파업 교사들의 급여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나라 안팎에서 높다.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인 이들이 인구피라미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베이비붐 세대에 이어 가장 클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미칠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호주에서는 특히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한 정책들을 지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커버스토리로 ‘밀레니얼 사회주의의 부상’을 다루며 부상 배경과 향후 파장을 분석했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거 2020년 대통령 경선에 출마표를 던지면서 미국에서는 때아닌 ‘사회주의 논쟁’이 불붙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사회주의에 호감을 갖고 있는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살펴본다.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는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윌리엄 스트라우스와 닐 하우가 1991년에 펴낸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 1584~2069’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1982년 이후 출생해 새 천년을 이끌 세대라는 의미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불렸다. 학자들과 나라에 따라 기준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198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포함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1981~1996년 출생자들을 밀레니얼 세대로 구분하고, 1997~2012년 출생자는 Z세대로 부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8~35세를 밀레니얼 세대로 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1년 소련의 해체 등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 이후 출생했거나 성장한 세대로 사회주의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만큼 거부감이 적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자유무역과 세계화,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2008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를 경험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외치며 월가 시위에 참여한 세대다. 이들에게 사회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하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가 잘 갖춰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연상시킨다. 세계경제포럼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186개국의 18~35세 남녀 3만 14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기후변화와 전쟁 등 충돌,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며, 공정함과 공공의 이익, 공존을 중시하는 낙관적인 세대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기후변화(48.8%)를 들었다. 10명 중 9명(91.3%)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활동이라고 답했다. 대규모 충돌·전쟁(38.9%)과 불평등(30.8%)이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이 힘들기(33.2%)보다 기회가 많다(66.8%)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응답자의 55.9%는 기성세대가 자신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는데, 특히 유럽은 60%로 가장 높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반발이 이 같은 정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경제적 보상 못지않게 사회적 의미를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는 눈길을 끈다.최근 2~3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 호주 등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온라인뉴스사이트 악시오스가 실시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자본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이 61%로 사회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39%)보다 높았다. 하지만 18~24세 연령대에서만 유일하게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61%)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58%)보다 높게 나왔다. 앞서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도 18~29세 미국인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45%)보다 높았다. 자본주의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가 2년 새 12% 포인트나 떨어졌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24세 이하 젊은 유권자의 3분의1이 급진 좌파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또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호주 밀레니얼 세대의 58%가 사회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해 미국과 호주, 유럽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사회주의가 부상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양극화가 악화하면서 부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경제시스템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밀레니얼 사회주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요즘 ‘사회주의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1990년대 이후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중도 정책을 펴 왔던 민주당이 ‘좌클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하듯 부유세 도입을 약속하고 전국민 건강보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난 14일자 글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급진적인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미국 정치권이 보기 드물게 이념 논쟁에 휩싸였다”면서 “2020년 대선 결과에 미국 사회주의의 명운이 달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뛰어든 사회주의 논쟁의 중심에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29세에 최연소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며 기득권 세력에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워싱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FDR과 JFK 등 이니셜로 불리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처럼 벌써부터 지지자들과 언론으로부터 AOC로 불릴 정도다. 밀레니얼 스타 AOC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고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AOC표’ 그린뉴딜 법안을 발의해 기후변화를 대선의 주요 이슈로 띄웠다. 인프라 투자에만 연간 6조 6000억 달러라는 천문학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연소득이 1000만 달러(약 112억원)가 넘는 초고소득자에게 최고 70%의 소득세율을 부과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재산이 5000만 달러가 넘는 부자에게 2%의 재산세 부과를,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350만 달러(약 39억원) 이상을 상속할 경우 최고 77%의 상속세율 적용을 각각 공약으로 내걸며 부유세 논쟁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중도 또는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들의 이탈 우려를 무릅쓰고 진보적인 공약들을 내놓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가운데 59%가 민주당 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2019년에는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수가 7300만명으로 베이비부머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에는 8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 등 노년층보다 낮은 투표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300만명이 넘는 AOC가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투표장으로 더 많이 불러낸다면, AOC 열풍은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미국 정치지형을 바꿔 놓는 태풍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앤디 김, 한반도 평화 위해 공화·민주 초당적 협력 필요

    유일한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앤디 김(36·민주·뉴저지) 의원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미 공화당·민주당 모든 의원의 초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2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옥스퍼드팰리스호텔에서 가진 KAPAC 오찬간담회에서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유일한 한국계 의원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큰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초당적인 접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촉구 결의안 및 주한미군 감축 제한 법안 발의에 동참한 것과 관련해 ‘대북 강경론자가 아니냐는 일부 오해가 있다’는 지적에 “이번에 동참한 법안들은 미국과 북한의 양자회담에서 한국의 소외감이 없도록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담은 취지”라고 답했다. 최광철 KAPAC 대표는 “공화당에서 벌써 앤디 김 의원의 지역구인 뉴저지를 되찾아올 수복 타깃 지역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50만 재미교포 중 유일한 연방의원인 앤디 김 의원에게 우리들이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바텐더 출신 미 최연소 여성하원의원, 사무실 직원들에게 생계임금 보장 파격 선언

    바텐더 출신 미 최연소 여성하원의원, 사무실 직원들에게 생계임금 보장 파격 선언

    “리더십은 우리의 선택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저를 위해 일하는 직원 누구도 연간 5만 2000달러(약 5828만원) 이하의 소득을 버는 사람이 없도록 결정했습니다.” 바텐더 출신의 미국 최연소 연방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30·여)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에게 연간 5만 2000달러(약 5828만원)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르테즈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 의회전문지 롤콜 웹사이트에 게재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생계임금’ 외침은 그녀의 사무실에서 시작된다’는 기사 링크를 소개하며 “(5만 2000달러는) 미 의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초봉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르테즈 의원은 미 연방의회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이 2010년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의회 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연간 3만 달러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생활임금 계산기 사이트(livingwage.mit.edu)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서 성인 1명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필수 임금은 연간 3만 6944 달러다. 이 가운데 주거비만 연간 1만 8000 달러를 차지한다.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코르테즈 의원의 사무실은 여전히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르테즈 의원 사무실의 홍보책임자인 코빈 트렌트는 18명이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롤콜에 밝혔다. 코르테즈 의원은 지난해 12월 인턴 직원들에게 최소 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하원 부인 피격지역서 美상원 도전장…‘총기규제 요구 활동가’ 외침 통할까

    미국 하원의원이었던 부인이 8년 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를 다친 지역구에서 남편이 상원의원으로 출사표를 던져 주목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출신인 마크 켈리는 23일(현지시간) 부인 가브리엘 기퍼즈 전 민주당 하원의원의 지역구였던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내년 상원의원 선거 유세 활동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아내가 피격당한 곳에서 14㎞쯤 떨어진 시내 한 호텔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지난 12일 출마 선언 이후 24시간 동안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를 모금했다. 켈리는 걸프전 당시 전투 임무를 수행했고 해군 시험비행 조종사로 활동한 뒤 쌍둥이 동생 스콧과 함께 우주비행사가 됐다. 10년간 4번의 우주 임무를 맡았고 2011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지휘했다. 부인 기퍼즈가 2011년 1월 투산에서 열린 유권자 행사 중 괴한의 총에 맞아 머리를 다치자 켈리는 이듬해 NASA를 떠나 투산으로 이주했다. 연방판사 등 6명이 숨지고 기퍼즈 등 13명이 중상을 입은 당시 사건으로 켈리는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활동가로 변신했다. 기퍼즈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총기규제 강화 조치를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최근 주 의회를 상대로 신원조회 및 가정폭력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켈리가 출마를 선언한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지난해 8월 뇌종양으로 숨진 보수 진영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 전 의원이 오랜 기간 맡았던 자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번엔 사우디 스캔들?… 트럼프 정부, 핵기술 이전 추진 의혹

    원전건설 논의 지속… 美하원, 조사 방침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안보라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우디아라비아에 핵·원자력 기술 이전을 강행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연루됐다는 증언도 나와 대통령 본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의 개혁감독위원회가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9일(현지시간) 하원 감독개혁위원회가 공개한 중간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백악관과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리가 핵무기 확산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핵기술을 공유하려 했고, 사우디 전역에 원자력 발전소 수십개를 건설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계획을 추진한 핵심 인사는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 출신으로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맡은 마이클 플린이다. 플린과 함께 전직 군 장성·백악관 관계자들이 설립한 민간회사 ‘IP3 인터내셔널’이 발을 담갔고,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미국 부동산계의 거물인 톰 배럭 콜로니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이 계획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업체 중 하나로 지목된 발전소 제조사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가족에게 부동산 투자 자금을 지원한 브룩필드자산운용의 자회사라는 점이 드러나 의혹이 짙어졌다. 플린 전 보좌관의 후임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 및 백악관 변호사들은 이해충돌 가능성과 국가안보 위험, 법적 장애 등을 이유로 2017년 이 계획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핵·원자력 기술의 사우디 이전 계획은 계속 진행됐으며 지난주에는 릭 페리 미 에너지부 장관 및 NSC 및 국무부 관계자들이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엘리자 커밍스 정부개혁감독위원장(민주당 하원의원)은 추가 조사를 하기 위해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IP3 인터내셔널, 상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국무부, 재무부 등 관련 부서와 개인에게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백악관은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 논평하지 않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 재정적자 심하면 부자 증세하라”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 재정적자 심하면 부자 증세하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 MS 기술고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민간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대표이기도 한 게이츠는 17일(현지시간) CNN ‘파리드 자카리아 GPS’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재정지출하고 있지만, 세금은 GDP의 20% 정도밖에 걷고 있지 않다”면서 “경제 성장보다 재정적자가 더 빨리 늘어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고문의 이번 발언은 미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한 상황에서 나왔다. 미 재무부는 앞서 12일 미 정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2조 달러(약 2경 4800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에만 319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나 증가한 수치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는 2022년에는 부채 증가액이 연간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미국 내에서 ‘부자 증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지지한 미국인은 65%로 나타났고 10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에는 70%가 찬성했다. 때문에 2020년 대선에서도 부자 증세가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증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의 불평등을 제한하고 재정적자도 줄이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미 하원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민주당 의원은 현재 39.6%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연소득 10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최고 세율로 60~70%를 제시했다.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5000만 달러가 넘는 가계의 부에 대해서는 2%,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가계 자산에 대해서는 3%의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부자 증세 주장에 힘을 보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상속세 증세 카드를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소득세율을 내리기 전인 1970년대에는 미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이 70%에 달했다”면서 “최근 (과거처럼) 세율을 올리자는 제안들이 (정가를) 맴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게이츠 고문은 단순히 세율을 올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율이 높았던 시기에도 절세 방법이 많아 실제 세율은 40% 미만이었다”며 “현실적으로 상위 1% 또는 상위 20%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려면 자본이득세 세율을 일반 소득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 매각으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말한다.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최고세율이 20%로 일반 소득세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이런 만큼 자본소득이 많은 부유층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아마존의 뉴욕 본사 철회/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마존의 뉴욕 본사 철회/임창용 논설위원

    “아마존이란 새 도시를 만들겠다.”(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시) “70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겠다.”(뉴저지주 뉴어크시) “초고속 열차를 놓겠다.”(텍사스주 댈러스시)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이 2017년 제2본사(HQ2) 설립 계획을 밝히자 수많은 도시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캐나다와 멕시코까지 나서 모두 238개 도시가 뛰어들었고, 경쟁률은 119대1까지 치솟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마존은 HQ2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를 투자해 6만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유치전에 뛰어든 대도시들은 이미 아마존이 시애틀에서 400억 달러에 가까운 직간접 투자와 4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걸 확인한 터였다. 아마존은 1년여간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지난해 11월 버지니아주 북부 내셔널랜딩과 함께 뉴욕주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를 제2본사 부지로 확정했다. 뉴욕주와 뉴욕시는 30억 달러 상당의 세금 혜택과 지원을 약속했다. 유치 도시들의 기대감은 컸다. 각각 2만 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25년까지 275억 달러의 세수를 얻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역대 어떤 프로그램보다 수익률이 높은 보상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까지 기대했을 정도다. 아마존이 지난 14일 뉴욕의 제2본사 설립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뉴욕 시민 70%가 찬성하지만, 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HQ2 건립 반대에 가장 앞장선 인물은 올해 29세로 미국 하원 역사상 최연소 의원인 오카시오 코르테스다. 그는 아마존의 철회 발표 후 “아마존의 탐욕과 노동자 착취,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제프 베이조스)을 물리친 날”이란 트윗을 날렸다. 앞서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하원의원도 30억 달러의 세제 혜택에 대해 “뇌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의 경제적 미래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이들을 비난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선임회장은 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을 겨냥해 “반민주, 반진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의 철회 과정에 대해 “진보 세력이 부자 우대 조세 정책은 안 된다는 판단 기준을 보여 줬다”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한 대안 부재를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 번영 전략에 대한 진보 세력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코르테스는 “아마존을 물리쳤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뉴욕 시민에게 진정한 승리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sdragon@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아마존, ‘뉴욕 제2 본사’ 계획 없던 걸로…승자와 패자는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아마존, ‘뉴욕 제2 본사’ 계획 없던 걸로…승자와 패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뉴욕에 제2 본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아마존이 약속했던 앞으로 10년 동안 2만 50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없던 일이 됐다. 금융과 언론의 허브에 이어 첨단기술의 중심지를 겨냥했던 뉴욕의 꿈은 미뤄지게 됐다. 아마존 뉴욕 제2 본사 계획 백지화는 유치를 최대의 업적으로 내세웠던 정치인들뿐 아니라 승승장구해온 아마존의 확장 전략과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거대기업과 지역 사회와의 공존법에 대한 과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아마존, 왜 3개월 만에 뉴욕 제2 본사 계획 접었나 아마존은 14일(현지시간) 오전 성명서를 냈다. 아마존은 성명서에서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에 세우려던 제2 본사 계획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욕 시민의 70%가 지지하지만, 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4개월 동안의 선정 과정을 거쳐 제2 본사 부지로 워싱턴DC 근처 버지니아주 알링턴과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 등 두 곳을 결정했다.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의 238개 도시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제혜택을 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두 도시에 고배를 마셨다. 아마존은 뉴욕에 10년 동안 25억 달러(약 2조 8200억 원)를 투자하고 2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신 이 기간에 뉴욕주와 뉴욕시는 아마존에 30억 달러(약 3조 3900억 원) 규모의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아마존 유치에 공을 들여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고임금의 일자리와 함께 아마존 제2 본사 유치로 앞으로 20년 동안 270억 달러(약 30조 4600억 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하지만 뉴욕의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뉴욕주와 뉴욕시가 아마존에 약속한 세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거기에다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나면 그렇지 않아도 비싼 집값이 폭등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 외곽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발이 커졌다. 생활 물가도 올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만 더 살기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아마존 반대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이 주도하고 빠르게 확산했다. 뉴욕주 상·하원의원들은 세제혜택 법안 통과를 조건으로 노조 설립을 요구했지만, 무노조 정책을 고수해온 아마존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세제혜택 안이 주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아마존은 결국 석 달 만에 뉴욕 제2 본사를 포기했다. 비판받는 아마존의 ‘오만함’과 ‘밀실 협상’, ‘정치적 무감각’ 미국 언론들과 경영학 전문가들은 뉴욕 제2 본사 전격 철회를 계기로 아마존과 지역 정부들의 기업유치 전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이 제2 본사 부지로 결정되자 ‘잘못된 협상’이라는 내용의 비판적인 사설을 썼던 뉴욕타임스는 14일 사설에서도 아마존과 반(反) 거대기업 정서를 확실히 보여준 일부 정치인들, 세제혜택만 내세운 주정부 등 지역정부의 기업유치 전략 등을 통틀어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이 최고의 기업이라는 명성에 취해 너무 ‘오만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바람에 지역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협상을 어떻게든 풀어가려는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주와 뉴욕시도 늘어날 일자리만 강조하고 낙후된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과 도로, 학교 등 주요 인프라와 연계한 도시 재생 계획을 간과했다는 비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아마존의 정치적 무감각과 오만함을 문제로 지적했다. 지역의 정치적 역학관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책도 부족했던 데다 지역 민심을 살피고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은 더더욱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빨리 잘 파악해 사랑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아마존의 철학을 무색하게 했다는 분석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나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세제혜택 패키지를 앞다퉈 제공하는 주정부 등 지역 정부의 기업유치 전략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어떤 식으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아마존의 결정 이후 뉴욕주의회 의원들 사무실에는 양질의 일자리에서 일할 기회를 잃은 뉴욕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진보 성향의 민주당 연방 및 주의회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거대기업의 탐욕을 저지했다며 환호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의 주지사와 시장이 유치한 아마존의 제2 본사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앞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부터 노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99 대 1’로 대변되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밑바닥 민심의 분노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확장계획에 차질이 생긴 아마존.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은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전략의 필요성이 일회성 교훈에 그칠지도 두고 볼 일이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트럼프 ‘장벽예산 합의안’ 불만에도 서명 시사… 셧다운 우려 해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이 잠정 합의한 예산지출법안에 서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로써 미 사회를 긴장시켰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는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안보 예산 230억 달러(약 26조원) 중 일부를 전용하는 방법으로 국경장벽을 원안대로 건설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 장벽건설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힘겨루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처드 셸비(공화당) 상원 세출위원장으로부터 점정 합의된 예산안을 보고 받은 후 트위터를 통해 “국경안보를 위해 230억 달러를 거의 확보했다”면서 “장벽만을 위한 별도의 예산이 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장벽 예산과는 관계없이 우리가 얘기했던 것처럼 그것(장벽)은 세워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며 국경안보 예산 일부를 장벽 예산으로 보충할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행정조처를 통해 예산을 보완하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실행 시 민주당이나 법원의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한 장벽 건설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 등과 또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75% 삭감된 국경장벽 건설 예산안에 대해 “(내) 대답은 ‘아니오’”라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흥분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셧다운이 재연될 우려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셧다운을 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야 합의안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셧다운을 막기 위해 서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75% 삭감한 13억 7500만 달러로 수정한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 니타 로위(민주당) 하원 세출위원장은 정리된 합의안이 13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위안부 사과 요구 철회·사죄’ 아베 요구에 문희상 “일본 정부에 사과할 사안 아니다”

    ‘위안부 사과 요구 철회·사죄’ 아베 요구에 문희상 “일본 정부에 사과할 사안 아니다”

    日 공산당 위원장 “日 총리가 사죄해야” 美의회 ‘한·미·일 협력 강조 결의안’ 제출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발언 철회와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한일 간 역사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미국 의회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결의안을 내는 등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을 방문한 문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아베 총리 등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한 것에 대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 말은 평소 지론이며 10년 전부터 얘기해 온 것”이라면서 “일본에 사과할 생각도, 그럴 일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문 의장은 또 “한일 합의서가 수십개 있으면 뭐하냐”면서 “피해자가 용서할 수 있을 때까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정부의 공세 속에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시이 가즈오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상징적 존재’인 일왕에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요구할 수 없고 그 대신 일본 총리에게 사죄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시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헌법상 천황(일왕)은 정치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한 것(사죄)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다”며 “일본 정부, 특히 총리 자신이 육성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왕의 정치 관여를 금지한 헌법 규정을 상기시키면서 아베 총리가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 헌법 3조는 일왕과 관련해 “헌법이 정한 국사에 관한 행위만 하며 국정에 관한 권능을 지니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이 위원장은 이어 “히로히토 천황이 최고 책임자이지만, 현재의 아키히토 천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재위 기간에 전쟁과 관련돼 있지 않다”며 태평양전쟁 기간 중 재위했던 히로히토 일왕에게 전쟁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문 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이날 워싱턴DC 미 의회의사당 하원의장 집무실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을 만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다. 피해자의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지지하고 그분들을 도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미 여야 상·하원 의원들은 강제징용 판결과 레이더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중재에 나섰다. 공화당·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한·미·일 3국 유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상원과 하원이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결의안을 상·하원에 각각 제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펠로시 “김정은 의도, 비핵화 아닌 남한 비무장화”

    펠로시 “김정은 의도, 비핵화 아닌 남한 비무장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민주당 의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대편에 있는 펠로시 의장은 오는 27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단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펠로시 의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오후 있었던 면담은 당초 30분가량 예정됐으나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이상 진행됐다. 펠로시 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을 비무장화(demilitarization)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펠로시 의장은 여야 대표단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한국민들의 기대를 전하자 “낙관적(optimistic)이지는 않지만 희망적(hopeful)”이라며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전했다. 정 대표는 “펠로시 의장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 견제, 비판적 시각의 바탕 위에서 북한도 믿을 수 없다는 두 가지 시각을 강조했다. 이는 펠로시 의장이 고수해온 입장”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작년 정상회담은 김정은에 대한 선물에 불과했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비핵화에 관해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 면담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 하원의원도 나중에 동참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말 말고 행동이 중요하다. 증거를 보이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화두로 한 한국과 미국 측의 치열한 토론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펠로시 의장은 한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바를 묻자, 정 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적이 아니라 우방이 되는 것으로 베트남처럼 북한도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인데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내걸었지만, 결국 한미군사훈련도 안하고 주한미군도 줄여 남한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생각”이라고 해석했다. 대표단은 또 엘리엇 엥겔(민주) 하원 외교위원장과도 면담했으며, 이 자리에는 아태소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국 의원 14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 정 대표는 “북핵 해법의 원조는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만들어졌던 ‘페리 프로세스’(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제시한 포괄적 대북해법)인데 미국이 처음에는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로 갔지만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단계적·동시적 추구로 갔다”며 민주당이 추구해온 외교 해법과 트럼프 정부의 대북협상 기조가 서로 접근하고 있다고 미국 측에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비건이 평양 방문에서 북쪽이 원하는 보따리를 다 내놓고 우리도 내놓았다고 한 것을 보면 포괄적 해법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분위기가 지난해 1차 때와는 달라졌다고 평가했다고 대표단은 소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애틀랜틱 카운슬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난 것을 언급, “대화가 진지하게 굉장히 잘 됐던 것 같다. 일부 비판적 의견도 있었는데 대체로 북미 정상회담의 가치에 대해 잘 느끼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은 북미 회담에 찬성하는 경향이 강했고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찬반이 엇갈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김종대 의원 등이 미국을 방문해 전문가 그룹과 만났던 것을 언급하며 “지난해 왔을 때와 많은 변화가 있다”며 “당시에는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신중하게 바라보는 반응들이 많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화웨이 봉쇄령/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화웨이 봉쇄령/이순녀 논설위원

    매년 2월 말이면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시선은 일제히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쏠린다. 이동통신 분야의 최첨단 기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때문이다. 오는 27~28일 개최되는 ‘MWC 2019’에선 삼성, LG, 화웨이 등이 5G폰과 폴더블폰 등 혁신 기술을 장착한 첨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남들보다 앞선 기술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려야 하는 관련 업체들로선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는 긴장의 무대다. 그런데 올해 이곳에선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예상된다. 이른바 ‘화웨이 봉쇄령’이다. 사이버 보안을 내세워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에 대한 퇴출 작전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MWC를 공세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벼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롭 스트레이어 국무부 사이버안보 책임자,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등 최소 20명으로 구성된 특별사절단을 파견해 유럽 등 동맹국들에 화웨이 봉쇄령에 동참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다음주에 내릴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2011년 미 국방부 보고서는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실제로 설립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 장교 출신으로, 화웨이가 인민해방군의 프로젝트를 독점 수주해 성장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2012년 미 하원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지령을 따라 기밀을 훔치고 미국의 적성국과 수상한 거래까지 하는 기업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의회를 통과한 2019년 국방수권법은 정부기관이나 정부 거래 기업에 대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화웨이 봉쇄령에 다른 동맹국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이 화웨이 장비에 정보를 빼갈 수 있는 백도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화웨이 사용을 중단했다. 유럽에서도 최근 폴란드에서 화웨이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배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반면 체코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전략적 투자와 보복 등을 감안해 엉거주춤한 상황이다. 미국의 화웨이 봉쇄는 한편으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IT 굴기’에 대한 위기의식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coral@seoul.co.kr
  • 美의회 국경예산 75% 삭감 합의… 트럼프 “어쨌든 장벽 쌓을 것”

    美의회 국경예산 75% 삭감 합의… 트럼프 “어쨌든 장벽 쌓을 것”

    국경지역 유세 간 트럼프 “내용 잘 몰라” 셧다운 시한 나흘 앞두고 서명은 미지수미국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75% 줄인 예산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폭 삭감된 장벽 예산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할지는 미지수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 협상대표들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협상의 마감시한인 오는 15일을 나흘 앞두고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공화당 리처드 셀비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실무진이 세부사항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비 위원장은 “(협상하는 동안) 내내 백악관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WP 등은 공화·민주당이 핵심 쟁점이었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약 13억 7000만 달러(약 1조 5400억원)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의회가 편성했던 금액과 거의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장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불사하면서 원하던 57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날 올해 첫 대규모 정치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상세한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잠정 합의안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남쪽 국경 지역인 텍사스 엘패소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연단에 오르기 직전 협상의 진전에 대해 들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장벽을 쌓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진전이 이뤄졌을 수도, 아마도 아닐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공화·민주당 합의안은 하원과 상원 승인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확정된다. 결국 공화·민주 합의안에 서명하느냐, 마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장의 셧다운으로 지지율 하락을 맛봤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민주당 합의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을 비롯한 미 주요 기업 100여곳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 폐지로 추방 위기에 몰린 DACA 수혜자들(드리머)을 영구적으로 구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여덟 가족을 대변하는 변호인 스탠턴 존스는 이날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5월 시행했다가 철회한 불법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 때문에 이들 부모와 자녀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 이산가족 상봉, 2차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르나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서 미국 내 한인의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서한을 잇달아 보내면서 오는 27~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디 추(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할 좋은 기회”라면서 “앞으로 북·미 협상에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추 의원은 이어 “이산가족 중 상당수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면서 “2000년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1차례나 이뤄졌지만, 많은 한국계 미국인은 한국전 이후 단 한 차례도 북한의 가족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한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4개월 사이에 비슷한 내용의 서한이 5번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또 브랜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이르면 오는 3~4월쯤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친우봉사단(AFSC)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이산상봉을 촉구하는 서한 보내기 캠페인에 나섰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관계가 장밋빛으로 변하면서 재미 한인의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미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북공격 반대’ 공화당 월터 존스 별세

    ‘대북공격 반대’ 공화당 월터 존스 별세

    미국의 대북 선제 군사 공격에 반대해 온 월터 존스(76)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자신의 생일인 10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서 별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존스 의원 측은 성명에서 “지난달 호스피스 보호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존스 의원은 1995년부터 하원에 재직했으며 지난해 1월 선전포고나 명시적인 법률상 승인 없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의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트럼프 붙자” 민주 다섯 번째 女대선후보

    “트럼프 붙자” 민주 다섯 번째 女대선후보

    에이미 클로버샤(왼쪽·59)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202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유세 현장을 찾은 남편(가운데), 딸(오른쪽)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미네소타 출신 3선인 클로버샤 의원은 검사를 지낸 온건 중도파 후보로 민주당 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일곱 번째 주자다. 여성 주자로는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카멀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미니애폴리스 로이터 연합뉴스
  • “거주비 오른다”… 아마존 ‘뉴욕 제2 본사’ 재검토

    베이조스, 인콰이어러와 폭로전 격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뉴욕에 제2 본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친한 주간지가 자신을 협박했다고 공방을 벌이는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뉴욕에 제2 본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서부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제2 본사 부지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북부 내셔널랜딩,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를 각각 선정했다. 아마존이 뉴욕 제2 본사 건립 계획을 재검토하는 이유는 아마존 유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져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은 월세 급등 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자 일부 주민들도 거주비 부담을 이유로 아마존 유치를 반기지 않고 있다. 입성 지역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건립 계획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백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마존은 아직 롱아일랜드시티 일대의 건물을 임대하거나 사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2 본사 유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면서 뉴욕 주정부는 비상에 걸렸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업 위주의 뉴욕 경제를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아마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이조스 CEO와 그의 사생활을 폭로한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간 전쟁도 더욱 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7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내셔널 인콰이어러와 그 발행인인 데이비드 페커가 자신을 협박하고 돈을 강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인콰이어러가 베이조스의 지저분한 불륜 관계를 보여 주는 문자메시지 등을 폭로하자 베이조스 역시 인콰이어러 측의 추잡한 위협과 거래 제안을 공개하며 논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이며 베이조스가 소유한 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논조의 기사를 실어 왔다. 특히 인콰이어러의 모회사 AMI 사장인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고의 부호와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 간 ‘말의 전쟁’이 격렬해졌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민주당 의원들 “방위비분담금 장기 협정 추진해야”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1년이 아닌 장기 협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들은 1년 단기 SMA는 혈맹인 한국과의 우정과 신뢰를 배신하는 거래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스 멩(뉴욕)·노마 토러스(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포괄하는 예비적 1년 SMA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다”며 합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1년 단기가 아닌 장기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멩 의원 등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1991년 이래 미국과 한국은 9번의 다년 SMA 협상을 했다. 마지막 두 SMA는 각각 5년이었다”면서 “SMA가 1년짜리로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5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이어 “6·25전쟁 이후 한·미는 군사동맹에서 무역과 인적 교류, 가치 공유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변했다”면서 “한국을 포함해 우리 동맹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거래적 접근은 국가 안보를 해치며 양국 간 우정과 신뢰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멩 의원 등은 또 “1년 비용 분담 합의는 합의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우리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에서 차지하는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규모 감축 반대 등 트럼프 정부에서도 더욱 굳건한 동맹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폼페이오 “김정은 약속 지킬 것”…회의론 잠재우며 비핵화 압박

    폼페이오 “김정은 약속 지킬 것”…회의론 잠재우며 비핵화 압박

    “北 밝은 미래 위한 약속 이행할 것” 비핵화 따른 美 상응 조치도 시사 美 민주 슈머 “리얼리티쇼 아니다” 공화 의원도 “채찍 있어야 협상 가능”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이는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또 미 조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회의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한, 그의 나라를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 주민을 위한 최상의 선택일 뿐 아니라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도 최상의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이 대통령의 임무이며 우리가 몇 주 후 베트남에 갔을 때 진전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북한의 비핵화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물론 믿는다”면서 “우리는 그걸 대화에서 봤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그들이 경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국내 경제적 여건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해왔다. 이것은 내 말이 아니라 그(김정은)가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는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나은,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도 거듭 밝혔다. 결국 북한이 ‘통 큰’ 비핵화 행동에 나선다면 미국도 그에 맞는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비건-김혁철 라인’의 평양 실무회담을 확인하며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정상)회담의 기초 공사를 하기 위해 (비건) 팀이 평양 현장에 파견됐다”며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막판 실무 조율이 한창임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미 조야 일각에서 나오는 북한의 비핵화 회의론을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NN에 “나는 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바란다”면서도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 하룻밤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피력했다. 외교위원회 소속 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CNN에 “우리는 채찍을 가질 때 협상이 가능하다”면서 “(대통령이) 김정은을 칭찬하는 것을 관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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