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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주저… 왜?

    미국이 중국의 환율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2011년 3분기부터 외환 시장 개입을 자제해 왔다.”면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만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중국 정부가 2010년 6월 고정환율제도인 달러 페그제를 관리변동 환율제로 바꾼 뒤 달러화에 대한 명목가치와 실질가치가 각각 9.3%, 12.6% 절상됐다고 덧붙였다. 재무부는 다만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추가 절상 노력이 필요한 만큼 향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권과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자국의 수출 기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을 계속 촉구해 왔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위상을 고려해 오바마 정부가 이번 조치로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기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과 제너럴모터스(GM) 등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 내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수출 기업들이 환율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는 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반면 윌리엄 라인시 전미 대외무역위원회(NFTC) 의장은 “과거 미국의 두 행정부가 위안화 절상 문제로 중국과 대치하기보다는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했으며,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고 말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연기가 일종의 외교적인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에 이상한 전통 하나가 생겼다. 후보들마다 정부조직을 이렇게 저렇게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 정책을 전담할 미래창조과학부 설치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과학기술부 및 해양수산부 부활과 정보미디어부 신설을 내걸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미래 혁신 경제를 담당할 미래기획부 신설을 주장한다. 정부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 잦은 개편으로 정부의 안정감이 흔들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처의 간판과 명패를 바꿔야 하고, 명함을 다시 찍고 부처 홍보에 돈이 드는 등등은 그나마 지엽적인 일이다. 5년마다 부처 이름이 변하면 국제무대에서 대외협력과 협상 파트너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정부조직 개편을 한다는 등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현재 15부2처3위원회의 명칭을 보면 정부 수립 후 그대로 남아 있는 부처는 국방부와 법무부 정도다. 나머지는 합치고 나누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과거 내무부는 행정자치부를 거쳐 오늘의 행정안전부로 변했고,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를 거쳐 교육과학기술부라는 현재 이름으로 변했다. 과거 교통부는 건설부를 거쳐 건설교통부로 바뀌었다가 일부 기능을 떼어내 해양수산부로 독립시켰고, 다시 현 정부는 지금의 국토해양부라는 이름으로 이 모두를 합쳐 놓았다. 이름만으로 논문 한 편을 쓰고도 남을 변천사를 가진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이 부처의 뿌리는 정부 수립 당시 재부무와 기획처다. 1961년 박정희 정부가 두 부처를 합쳐 경제기획원을 만들었다. 1994년 김영삼 정부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쳐 재정경제원으로 바꿨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재정경제부로 고친 후 예산기능을 대통령 직속의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으로 분리했다가 다시 이 두 조직을 합쳐 기획예산처를 설치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모두를 합쳐 기획재정부로 개칭,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돌고 돈 지점이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이라면 정부조직 개편으로 얻은 것이 무엇일까? 합리성보다는 권력자의 입맛에 맞춰 개편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멋진(?) 이름을 받은 지식경제부는 지식경제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부처 업무의 아귀가 맞지 않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노동이나 자본이 아닌 첨단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의 관리라는 목적의 이 부처는 설치 후 정보기술(IT), 생명과학기술(BT), 환경기술(ET), 그리고 문화기술(CT)과 같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의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처를 신설하면 산업 육성 혹은 서비스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데, 지식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는 유전자 분야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후퇴했다는 것이 중론이고, 정보통신부 해체로 사령탑이 없어져 IT산업만 표류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마다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과적으로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동안의 정부 개편이 정권 담당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음식점일수록 메뉴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 그것이 손님에 대한 보답이자 예의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국민은 그때마다 새 이름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려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토안전부를 신설한 것 말고는 수십년간 정부조직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때 정부조직 개편 공약이 나오는 일도 없다. 설령 부처를 신설해도 명칭과 목적이 일치한다. 우리의 유력 후보들이 내세우듯 미래창조나 미래기획과 같은 수식어를 넣어 정부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면 후임 대통령은 자기 색깔에 맞는 이름으로 또 바꾸려 하고, 서비스는 같은데 이름만 바뀌는 악습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굳이 정부조직을 개편하겠다면 신중해야 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권력자의 정부조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부조직이 되게 해야 한다.
  • 日, 美 국채 보유량 中 바짝 추격

    일본이 지난 8월 미국 국채를 중국보다 더 많이 사들이면서 미 국채 보유 규모도 중국을 바짝 추격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일본이 지난 8월 미 국채를 53억 달러어치 사들여 중국보다 매입이 10억 달러 더 많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일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 1215억 달러로 늘어나,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의 1조 1536억 달러에 근접했다. 금융가에서는 이 같은 속도라면 일본이 조만간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미 국채 보유에 있어 일본을 제쳤으며, 지난해 7월에는 최고치인 1조 3159억 달러까지 늘렸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일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9070억 달러에서 1조 1215억 달러로 2100억 달러 이상 늘어났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1조 2785억 달러에서 1조 1536억 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중국의 미 국채 매입이 줄어든 것은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외환 보유고의 국채 전환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비슷해진 시점은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두 대선 후보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중에 나온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차입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 리서치 업체인 BTIG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댄 그린하우스는 “미국이 중국뿐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대거 차입하고 있으며, 일본이 중국만큼 많은 돈을 미국에 빌려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사]

    ■행정안전부 ◇서기관 승진 △장관실 최정집△의정담당관실 김학용△인사기획관실 고광춘△감사담당관실 황규철△윤리담당관실 진병용△공무원단체담당관실 김상환△기획재정담당관실 신기동△선진화담당관실 신승렬△성과고객담당관실 김강△제도총괄과 김정선 우광진△조직기획과 윤동호 정병욱△인사정책과 최선호△인력기획과 서한순△교육훈련과 손무조△성과급여기획과 온준환△균형인사정보과 이현옥△정보화총괄과 박진수△재난안전정책과 윤미경△재난위기종합상황실 최규학△비상대비정책과 김진수△자치행정과 강정옥 최성진△자치제도과 박경태△재정정책과 김수경△공기업과 박대민△지방세정책과 서정훈△지역발전과 이강희△생활공감정책과 김진수◇기술서기관 승진△균형인사정보과 이승희△정보문화과 최정례△정보보호정책과 김응수△정부통합전산센터 운영정책과 정일환 ■국토해양부 ◇국장급 파견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한창섭 ■특허청 ◇서기관 전보 △산업재산정책과 안희철△상표심사정책과 신정호△상표1심사과 김용천△국제상표심사팀 곽선미 ■국토연구원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 제해성 ■KBS △대구방송총국장 박영문△보도본부 스포츠국장 김춘길◇시청자본부△시청자권익보호국 시청자서비스부장 홍성민△〃 시청자사업부장 이상용△수신료정책국 재원운영부장 김영진△광고국 광고기획부장 김용국△경영관리국 재무부장 이광희△수신료정책국 강남사업지사장 노승희△〃 인천사업지사장 박상섭△〃 경기북부사업지사장 이상훈◇편성센터△편성국 편성기획부장 송기윤◇보도본부△스포츠국 스포츠중계부장 박원철◇정책기획본부△성과관리부장 홍순구△방송문화연구소 공영성평가부장 이태경◇창원방송총국△편성제작국장 김광호 ■연합인포맥스 ◇승진 △이사대우 최기억 ■건국대 △글로벌엑셀추진사업단장 이창진△글로벌엑셀추진사업단 행정지원팀장 이남희△생명특성화대학 행정실장 이우광
  • “수출에 긍정적… 달러 급격한 유입 대비를”… 금리인하 가능성

    “수출에 긍정적… 달러 급격한 유입 대비를”… 금리인하 가능성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차 양적완화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복합적이다. 수출은 늘겠지만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의 값이 오를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OMT)까지 겹쳐 전 세계에는 돈(유동성)이 넘쳐난다. 원자재값이 오르고 한국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커졌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1, 2차 양적완화 때 썼던 카드를 합쳐 내놓은 ‘3종 세트’에 대해 현정택 인하대 통상학부 교수는 14일 “종전보다 신흥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7, 8월 들어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현 교수는 “유럽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처지에서도 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용과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가느냐다. 3차 양적완화는 1, 2차 양적완화가 실물경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3차 양적완화마저 금융권 주변만 맴돌 경우 풀린 돈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과 국제 원자재 시장에 확 몰릴 확률이 높다. 미 재무부 국제업무 담당 차관 출신인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 소장은 “3차 양적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급격히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포럼 참석차 내한한 달라라 소장은 “(한국 정부가) 자본 유입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한은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금리를 그대로 놔둘 경우 넘쳐나는 돈들이 차익을 좇아 우리나라로 들어올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 불안의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벌써 국내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국제 ‘애그플레이션’(곡물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유동성 증가로 인해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양적완화는 원화 가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는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유동성이 더해지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 16조달러… 부채 상한선 또 위협

    미국의 국가 채무가 16조 달러(약 1경 8000조원) 선을 돌파했다. 미 재무부는 국가 총부채가 4일(현지시간) 현재 16조 160억 달러로 16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한선을 의회가 정하는 미국의 빚은 지난 10년간 거의 3배로 늘었다. 연말까지는 연방정부 대출 상한선인 16조 4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에도 미국의 부채는 상한선인 14조 3000억 달러에 육박했으며, 상한선을 올리자는 여야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디폴트(국가부도) 직전까지 갔었다. 디폴트 직전에 여야가 부채 상한선을 올리면서 부도 위기는 면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한 바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은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 빚이 많이 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대부분의 빚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생겼다고 반박하고 있다. 연말까지 부채 상한선 인상에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더라도 늘어만 가는 부채 규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란 돈세탁’ 英SC은행 벌금 3840억원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불법 금융거래 혐의와 관련해 미국 뉴욕 금융감독청(DFS)에 3억 4000만 달러(약 384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DFS가 SC은행에 대해 이란과 불법 거래 의혹을 제기한 지 8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금융감독 기관이 돈세탁 사건에 물린 벌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DFS는 지난 6일 SC은행이 이란 고객들과 10여년에 걸쳐 6만건 이상, 25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세탁을 하는 등 불법 거래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C은행은 1400억 달러만이 부적절한 거래로 드러났다고 반박하며, 명예훼손 등에 대해 법적 대응 움직임까지 보였다. 하지만 양측은 15일 뉴욕은행업 면허 박탈 여부를 결정하는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자칫 미국에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SC은행이 막판 물밑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번 합의로 청문회는 취소됐다. SC은행은 합의에 따라 2년간 당국의 금융거래 감시를 받고, 뉴욕 사무실에 미국의 자금세탁법 이행을 감독하기 위한 회계감사관을 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DFS와 SC은행 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법무부, 맨해튼지방검사국 등 나머지 4개 감독 기관의 조사는 계속될 방침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英SC은행 “이란자금 세탁 의혹 법적대응”

    이란과의 불법 금융 거래 의혹으로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정계와 금융계가 지원 사격에 나서는 등 월가(뉴욕 금융가)에 맞선 시티(런던 금융중심지)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SC은행이 뉴욕 금융감독청(DFS)을 명예훼손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 자문 변호사들은 “명예훼손 제소가 가능하다.”는 견해이지만 감독 기관을 대상으로 한 소송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SC은행의 피터 샌즈 최고경영자(CEO)는 제소 여부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샌즈 CEO는 기자들에게 “(뉴욕주가) 은행 면허를 박탈할 근거가 없다.”고 뉴욕 금융 당국을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DFS가 제기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거부한다.”면서 “거래를 검토한 결과 테러집단과 연관된 거래는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SC은행은 DFS 보고서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주가가 25% 이상 폭락해 시가 총액이 170억 달러(약 19조원)나 증발했다. SC은행의 강한 반론 제기 이후 주가가 반등했지만 보고서 공개 전과 비교하면 18%나 낮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의 머빈 킹 총재가 미국의 조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반격을 가했다. 앞서 영국 노동당의 존 맨 의원이 “이번 일은 미국 정부 최고위층이 꾸민 합작품”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킹 총재는 8일 BOE의 분기 인플레 보고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특정 사안을 여러 당국이 함께 조사할 때는 협조해야 하며 조사가 완결될 때까지 너무 많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년간 DFS와 함께 주요 글로벌 은행의 이란 돈세탁 건을 공동 조사해 온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도 DFS가 단독으로 SC은행 건을 터트린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리아 총리, 요르단 망명… 각료 첫 이탈

    리아드 히자브 시리아 총리가 정권을 이탈해 요르단으로 탈출하는 등 시리아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권 붕괴의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허용했다. 시리아 반군,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6일(현지시간) 히자브 총리가 가족과 함께 요르단으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또 그와 함께 2명의 장관과 3명의 보안기관 고위 장교 역시 요르단으로 망명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레바논 류브난 알엔 통신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한편 요르단의 사미 마이타 공보부 장관은 히자브 총리가 아직 요르단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요르단 관영 페트라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요르단 소식통들은 히자브 총리가 요르단을 거쳐 카타르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아라비아 방송이 전했다. 히자브 총리와 그의 가족 및 측근들의 시리아 탈출 작전은 시리아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 특수부대 요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자브 총리는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시리아 정권을 이탈한 첫 번째 각료이자 최고위급 정부 관리다. 지난 6월 총리로 임명된 히자브 총리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바트당에 충성하는 인물로 알려진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지난달 시리아 반군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허용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시리아 정국에 대한 ‘게임체인저’ 역할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FSA의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위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 시리아지원단(SSG)에 시리아 반군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지난달 ‘조용히’ 허가했다. 이에 따라 SSG는 모금한 돈을 반군에 직접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재무부의 허가 내용에 따르면 SSG가 직접 무기를 사들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금지된 ‘금전·정보통신·병참 및 기타 원조’는 가능해졌다. 직접적인 무기 원조는 아니지만 이 돈으로 반군의 급료와 방독면, 차량 등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금까지 재무부는 미국 민간 단체의 반군에 대한 송금을 교육이나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제한했었다. 앞서 지난 1일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암호화 통신기술 등 비(非)살상 자원 지원을 위해 2500만 달러,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를 각각 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의 시리아 반정부군 지원을 지시하는 ‘대통령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는 등 미국의 시리아 개입이 요란하지는 않지만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시리아의 현 정부 ‘붕괴’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실제 SSG는 이번 미 재무부의 결정에 따라 반군이 시리아 정부군에 필적할 만한 현대식 무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SSG의 정부 관계 담당 디렉터인 브라이언 세이어스는 “이번 결정은 자금 지원 측면에서 게임체인저이며 미 정부의 점진적인 정책 변화의 징후”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조희선기자 carlos@seoul.co.kr
  • “손도 못 써보고…” 코피 아난 시리아특사 사임

    시리아 사태가 17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해결사’로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시리아 특사가 불명예 퇴진했다. 국제사회를 중재하던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아난 특사의 사퇴 사실을 알렸다. 아난 특사는 지난 2월 23일 반 총장으로부터 특사로 지명됐다. AP에 따르면 유엔 주재 외교관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요구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이 빠진 유엔총회 시리아 결의안을 3일 표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2일 러시아는 외무부 논평을 통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폭탄 공격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일 군 기관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군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독려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반군을 ‘범죄 테러집단’이라고 지칭하며 “시리아 국민과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운명은 반군과의 이번 전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부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부군에 대한 신뢰와 격려가 담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정부 수반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믿을 만한 곳이 정부군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비밀 문서에 서명했다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FP가 이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 정보기관들이 터키와 그 동맹국들이 운영하는 시리아 반군 지원 지휘소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비(非)살상 자원인 암호화 통신 기술과 통신 장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2500만 달러(약 283억원),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약 724억원)를 배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지원단(SSG)이 시리아 반군 측을 위해 금융 거래를 하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여전히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로봇 잠수정까지… 美 호르무즈 압박

    미국이 이란의 핵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관련 기관 등에 대한 금융제재를 강화하고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로봇 잠수정을 투입하는 등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국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과 연계된 11개 업체와 4명의 개인 등을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들의 보유 자산 동결과 미국인들과의 사업 금지 등을 즉각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원유 수송 업체와 관련 금융기관 등을 합치면 실제 금융 제재를 받는 기관이나 단체는 모두 5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이란 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사회의 근거 있는 우려에 답하지 않는 한 압박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와 BBC 등 외신은 기존의 대이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영되던 4곳의 위장회사와 위장 선박 등도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 위해 이 지역에 기뢰를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기뢰 제거용 로봇잠수정 선단을 이날 투입했다고 밝혔다. ‘환도상어’(Sea Fox)로 명명된 로봇 잠수정은 걸프해역과 홍해, 호르무즈해협, 수에즈운하 등 미 해군 5함대 관할지역에 배치됐다고 해군 관계자가 말했다. 길이 1.2m로 카메라와 수중음파 탐지기, 기뢰 제거용 폭발물 등을 장착한 로봇 잠수정은 1㎞ 범위 안에서 활동하며 대기뢰전함의 조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獨 메르켈 “유럽 채무 공동책임은 없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 돌파구 마련이라는 과제를 안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담대한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회원국 간 이견으로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유로존 문제 해결의 열쇠로 주목받는 유로본드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내가 살아 있는 한” 전면적인 유럽 채무 공동책임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28~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회담을 일요일까지 하루 더 연장하겠다.”며 독일과의 일전을 별렀다. 미국 소로스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은 “EU 정상회의에서 공동부채기금 도입을 시작하지 않으면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마련한 초안에는 ▲개별국가 부채규모 제한 ▲부채규모 초과시 개별국가 연간 예산 거부 ▲유로존 부채 집단적 보장 ▲유럽재무부 신설 ▲예금 보장규모 및 은행규제 단일화 ▲고용 및 과세 기준 공통정책 등을 포함하고 있다. 반롬푀이는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가 힘들 것”이라면서 “12월 정상회의 때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의의 가장 큰 쟁점은 유로존 부채의 공동(집단)보증이다. 이를 위해 재정 취약국의 부채를 재정이 탄탄한 나라가 일정 부분 책임지는 ‘유로본드’를 도입하자는 것이 반롬푀이의 초안이다. 결국 다른 나라의 부채를 독일이 분담하는 것이 골자인 유로본드에 대해 메르켈은 “보장과 감독은 같이 가야 한다.”며 정치 동맹을 강조했다. 스페인 은행의 구제와 관련, 2008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재무부가 은행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 직접 돈을 빌려주었듯이 스페인 정부가 아니라 유럽기금이 은행에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럴 경우 스페인 국가 부채는 높아지지 않는다. 그리스의 긴축이행 조건 완화는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결정하겠지만 독일도 완화에 찬성하고 있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美 재정적자 4년 연속 1조弗 넘는다

    美 재정적자 4년 연속 1조弗 넘는다

    올해 미국 연방정부의 연간 재정적자가 1조 달러(약 1167조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4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 5월 연방정부 재정 적자가 124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2012회계연도 첫 8개월간 총 844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9% 줄어든 것이다. 그렇지만 의회예산국(CBO)은 9월 30일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의 재정 적자 규모가 1조 1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1조 3000억 달러를 기록했던 2011회계연도보다는 조금 개선된 수치다. 올해 회계연도 첫 8개월간 정부 수입은 지난해보다 5.3% 증가했다. 고용 시장이 나아지고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세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재정 수입은 1807억 달러로, 5월치로는 사상 두 번째다. 하지만 올해 다시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 달러를 넘는 게 기정사실화되면서 정치권의 재정 적자 감축 논쟁이 지난해처럼 가열되는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은 누구 때문에 적자가 이만큼 늘었는지, 얼마나 쓰고 어디서 깎을지, 또 세금 올리는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을지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볼티모어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이(공화당) 사람들이 채무와 재정 적자 얘기를 꺼내면 나는 좋다. 왜냐하면 그들에게서 1조 달러 적자를 유산으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적자와 채무는 부시 행정부 때의 2개 감세 정책과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결과라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람들은 감세, 전쟁 등 모든 재료를 버무린 뒤 구워서 이따위 케이크를 만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공화당은 2009년 경기부양책의 결과로 오바마 정부에서 연방정부 지출이 사상 처음 국내총생산(GDP)의 25%를 넘을지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실정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평등의 기원/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평등의 기원/박찬구 국제부 차장

    21세기에 암운을 드리운 ‘불평등’(inequality)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미국은 수세기 전, 첫 이주민이 정착한 이래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일궜다. 누구든 열심히 일하면 신분 상승과 청렴한 재산 증식의 기회가 열린 땅, 그에 대한 믿음으로 아메리카는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개인주의를 중시한 미국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오랜 정치적 신념으로 간직해 왔다. ‘아메리칸 드림’이 한탕주의와 부익부 빈익빈의 모순으로 변질되면서 글로벌 이주민들의 발길은 ‘유러피안 드림’으로 향했다. 하지만 통합체로서의 유럽이 회원국 간 정치·경제적 힘의 불균형, 조화를 거부하는 극단적 이념의 혼재 등으로 균열을 보이면서 사람다운 삶을 주창하던 ‘유러피안 드림’도 종언을 맞고 있다. 역사와 문화의 토양은 다르지만, 꿈을 잃은 미국과 유럽은 적어도 하나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꿈의 빈자리를 야수의 탐욕을 지닌 ‘나쁜’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쁜’ 자본은 각국의 금융시장을 옮겨다니며 투기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형편이 궁한 정부나 ‘열린 시장’ 신봉자들을 현혹해 금융규제의 빗장을 풀도록 한다. 종종 그들은 ‘시장’과 ‘경쟁력’이란 이름으로 위장되지만, 그들의 본질은 ‘이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그리스 신화의 에리직톤처럼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각국의 정치·경제 구조를 끊임없이 잠식한다. 그들이 휩쓸고 다닌 곳에 ‘열린 기회’와 ‘공동체’, ‘꿈’이 설 자리는 없다. ‘사람’ 없는 자본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미국에서는 상위 1% 가운데서도 최상위 1%인 슈퍼 리치(super rich)가 선거자금을 무제한 모금할 수 있는 슈퍼 팩(Super PAC·슈퍼 정치행동위원회)에 참여해 선거와 입법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리스에서는 부패한 장기 집권세력이 기득권을 챙기고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다 나라 곳간을 허물어 버렸다. 결국 미국의 월가 시위와 그리스 총선의 반(反)긴축 표심(票心)은 자본의 야수성과 그로 인한 민주주의 가치의 함몰에 항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닮은꼴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과 이윤의 시장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99%에 속한다. 이기적인 자본에 의해 제도화되고 고착화된 불평등 구조의 희생양인 셈이다. 미 재무부 고문 스티븐 래트너의 인식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미국의 현실이 “남북전쟁 이후 경험하지 못한, 유례 없는 불평등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직시했다. ‘우리 시대의 범죄’(The Crime of Our Time)를 지은 대니 셰크터의 진단은 냉엄하다. 그는 최근 외신 기고문에서 “불평등이 미국의 경제 구조를 왜곡시키고, 그 결과 부채를 고리로 한 새로운 형태의 ‘농노제’가 수백만명을 옭아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부자(富者)와 빈자(貧者) 사이의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큰돈’이 정치를 장악함에 따라 부자들이 지배하는 ‘새로운 미국’(New America)이 도래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2001년 유로존에 합류한 그리스는 이듬해 드라크마화(貨)를 유로화로 대체한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두 화폐의 가치 차이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이 비극의 단초가 됐다. 2009년 이후 긴축과 구제금융의 악순환에 빠져들며 갈팡질팡하던 그리스 정치권은 지난해 11월 독일과 프랑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반대로 구제금융안의 국민투표조차 철회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설혹 유로존에 잔류하더라도 그리스는 공공 부문 감축과 민영화, 최저임금이나 실업수당 등 사회안전망의 대폭 축소를 감수해야 한다. 스페인 반긴축 시위대의 도밍고 사모라(60)가 절규한 것처럼 이는 “노동자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평등의 끝이 어디일지 지금으로선 가늠할 수 없다. 어쩌면 앞날을 예측하고 상상하는 행위조차 자본의 권능이 되어 버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지 모른다. 쿼바디스 도미네? ckpark@seoul.co.kr
  • 애플 ‘감세’ 꼼수

    애플이 세계 각지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으로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애플이 네바다주 리노에 설립한 자회사 브래번 캐피털의 운영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극소수의 인력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애플 수익의 일부를 관리하거나 투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자에 성공할 경우 세금 부담은 없다. 네바다주는 법인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의 본부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법인세는 8.84% 수준이다. 애플은 브래번 캐피털을 통해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애플 간부들의 말을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세금 탈루에 이용되는 회사들이 리노를 비롯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다고 밝혔다. 애플에서 유럽의 아이튠스 마케팅과 판매 담당 간부로 일한 로버트 해타는 “우리는 세금 혜택 때문에 룩셈부르크에 회사를 설립했다.”고 증언했다. 해타는 “룩셈부르크에 적을 둔 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램 구매를 위한) 다운로드가 이뤄질 경우 구매자가 프랑스에 있든 영국에 있든 상관없이 세금 문제는 룩셈부르크와 관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마틴 설리번 전 미 재무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연방세금을 약 24억 달러 덜 내는 효과를 거뒀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342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고 세금으로 33억 달러, 9.8%를 냈다. 지난해 244억 달러의 순익을 내 세금으로 24%인 59억 달러를 낸 월마트와 비교된다. 월마트가 세금으로 낸 24%는 하이테크 관련 기업들의 연간 순익 대비 세금 비율이다. 애플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우리는 최고의 윤리적 기준 아래 관련 법과 회계 규칙을 지키면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며 “또한 막대한 규모의 세금을 냈고 이는 지역과 주, 연방정부들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난 2일 朴재정과 회동서 김용 세계銀 총재 무슨 말 했나

    지난 2일 朴재정과 회동서 김용 세계銀 총재 무슨 말 했나

    ●朴 재정 “당시 金총재 한국어 발음 정확” 지난 2일 아침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한한 김용 당시 세계은행 총재 후보와 조찬을 위해 만났다. 박 장관은 5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김 총재가 한국말을 할 수 있는지 확신이 안 선 데다 미 재무부 국장과 성 김 주한 미대사도 배석했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박 장관이 “김 총재가 59년생, 내가 55년생으로 나이가 비슷하니 앞으로 친근감있게 ‘짐’(김 총재의 영문이름)이라고 이름을 부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유창한 영어로 일관하던 김 총재가 갑자기 한국말로 “박 선배, 잘 부탁해요.”라고 했고, 박 장관은 움찔 놀랐다. 박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초의 한국계 세계은행 수장에 선임된 김용 차기 총재와의 일화를 이렇게 밝히면서 “당시 김 총재의 한국어 발음이 아주 자연스럽고 정확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朴 재정 “金총재 취임전 방한 뜻 밝혀” 박 장관이 조찬 석상에서 “김 총재가 지명됐을 때 한국이 제일 먼저 지지성명을 냈는데, (외국의 시선을 의식해) 성명에는 일부러 한국계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하자 김 총재는 “그렇지 않다. 그걸 좀 더 부각시켰으면 좋겠다. 그게 세계은행 총재의 적임 여부에 가장 강점으로 꼽히는 요인인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김 총재가 “한국의 뿌리”(Korean root)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박 장관은 김 총재가 오는 7월 1일 취임 전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미국 정부가 사전에 김 총재 지명 사실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 위안화 변동폭 하루 1%로 확대

    中 위안화 변동폭 하루 1%로 확대

    중국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현재 0.5%에서 1%로 대폭 확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 하루 변동폭을 1%로 확대함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16일부터 인민은행이 매일 정하는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기준가격)에서 상·하 1%의 범위에서 변동하게 된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중국이 2005년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뒤 2007년 변동폭을 기존 0.3%에서 0.5%로 조정한 이후 5년 만이다. 중국이 환율변동 폭을 넓힌다는 것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뜻이어서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중국의 과도한 무역흑자를 시정하려면 위안화를 대폭 절상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촉구해 왔다. 특히 미국은 지난 13일 발표하려던 미 재무부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위안화 절상을 압박했다.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되면 무역제재를 받는다. 미 재무부 보고서 발표가 연기된 가운데 중국이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만큼 향후 평가절상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중국의 환율 변동폭 확대는 위안화 평가절상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보다 물가 안정 등 자국을 위한 조치란 분석과 함께 실제 평가절상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앞서 중국 최고 지도부도 위안화 환율이 이미 균형 수준에 근접했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현재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수출 부진과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극복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수출을 진작시키려면 위안화를 평가절하해야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막으려면 수입 물가를 낮추기 위해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 때문에 위안화 변동폭 확대는 결국 중국의 수출 상황과 인플레이션 문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학자 셰궈중(謝國忠)은 “변동 구간(1%)은 여전히 협소하지만 위안화의 시장교역량을 증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무엇보다 현재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중국 경제가 비교적 취약한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위안화가 과도하게 평가절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한국서 태어나 미국서 자라 여러 대륙서 일한 리더십 활용”

    미국 정부가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랐으며, 몇개 대륙에서 일해왔다.”면서 “세계은행의 임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나의 글로벌 리더십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장은 미 재무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내가 이 조직(세계은행)을 이끌 책임을 맡게 된다면 여러분은 현상유지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기존 관행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는 물론 민간·공공 영역에 있는 고객과 직원들의 말에 귀기울일 것”이라면서 “아울러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목적을 위해 엄격함과 객관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한국 등 7개국에서 벌인 이른바 ‘글로벌 경청투어’와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성과지향의 공개된 선출 절차에 참가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그는 “시선을 높여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위해 위대한 정의와 위대한 포용과 위대한 존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이날 김 총장을 마지막으로 후보자 면접 절차를 마쳤으며, 다음 주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총재 후보에는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도 올라 있으나, 김 총장 선출이 확실한 상황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엔 지적재산권기구 北에 컴퓨터 제공 논란

    유엔 산하 국제기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채 북한에 컴퓨터와 관련 장비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가능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라고 미국 뉴스전문채널 폭스뉴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지난달 초 중국의 컴퓨터 공급·설치업체들에 5만 2638달러(약 6000만원)를 송금하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의해 가로막혔다. 업체들은 WIPO의 주문으로 북한에 노트북과 프린터, 서버 등을 배송했고 WIPO는 그 대금을 결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의 중국 내 주거래은행인 BoA 측은 “북한행 물품의 대금을 송금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IPO는 “국제기구로서 미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서 다른 송금 방법을 찾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는 핵 개발 프로그램 등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물품의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프랜시스 거리 WIPO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제네바 주재 한국·미국·일본·캐나다 등의 외교관들과 만나 “WIPO의 대북 기술 이전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설명했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WIPO 사무국 및 관련국과 (구체적 사업 내용 및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삼성전자 10억弗 채권발행… 한국국채보다 낮은 금리로

    삼성전자가 한국 정부 국채보다 낮은 금리에 달러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주본사는 이날 새벽 미국 채권시장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 조건은 미 재무부의 채권 금리보다 0.8% 포인트(80bp) 높았다. 이번 채권은 삼성전자 서울 본사가 보증하는 선순위 형태로 발행됐다. 삼성전자가 이날 받은 가산금리 80bp는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유통금리 110bp보다 30bp나 낮은 수준이다. 한국 관련 채권 금리로는 역대 최저다. 정부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에 채권을 발행하는 한국석유공사의 최근 가산금리 210bp와 비교해도 절반 이상 낮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 발행한 달러 채권의 가산금리도 275bp였다. 가산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에 대한 신용도가 높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애초 가산금리 90bp를 제시했으나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가 발행 예정 금액보다 5배 많은 50억 달러나 몰리면서 가산금리가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채권을 발행한 것은 1998년 이후 14년 만이며 해외자금조달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 회사채는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각각 ‘A1’과 ‘A’ 등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있는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운용에 쓸 예정이다. 주관사는 BoA메릴린치, 씨티, JP모건,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등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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