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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재무부 “북한 정찰총국 통제받는 3개 해킹그룹 제재”

    미 재무부 “북한 정찰총국 통제받는 3개 해킹그룹 제재”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라자루스 등 3개 해킹그룹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9월 하순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안전보장’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뤄진 제재가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의 국가적 지원을 받는 3개 악성 사이버 그룹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OFAC은 제재 대상으로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을 꼽았다. 이어서 이들 그룹에 대해 “미국과 유엔의 제재대상이자 북한의 중요 정보당국인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OFAC는 특히 라자루스 그룹이 중요한 인프라 시설을 비롯해 각국 정부와 군, 금융, 제조업, 출판, 언론,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자루스 그룹이 2017년 발생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 연루됐다고 부연했다. 또 “라자루스 그룹은 2014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도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OFAC는 블루노로프와 안다리엘이 라자루스 그룹의 하위 조직이라고 봤다. 안다리엘의 경우 2016년 9월 한국 국방장관의 개인 컴퓨터와 국방부 인트라넷에 침투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한국 정부와 군을 대상으로 악성 사이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재무부는 불법 무기·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사이버 공격을 자행해온 북한 해킹그룹들에 조치를 취한다”면서 “미국과 유엔의 기존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며 금융 네트워크 사이버보안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11일 엄낙용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보는 ‘미스터 엔’이라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차관을 만났다. 일본 금융기관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거래다. 즉 다른 통화로 된 마이너스 통장에 가깝다. 결과는 불가였다. 외환위기 관련 이런저런 기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알려진 대로 한국 정부는 그해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자금을 신청했다. 재경원 출신 관료는 IMF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로 했는데도 미국 금융기관의 대출 회수는 계속됐다고 회고했다. 결국 재경원 간부가 로버트 루빈 당시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루빈 장관이 나서자 미 금융기관들 움직임이 멈췄단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뼈아픈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11년 뒤인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뛰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외환위기를 겪어서는 안 되기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한 달여간 설득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체결된 통화스와프 규모는 300억 달러. 당시 한 달 수입액이 300억 달러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체결 소식에 10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1427원)보다 달러당 177원 떨어진 1250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대 변동폭이다. 한국 원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 통화인 기축통화가 아니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에 비해 변동폭이 크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4.9원으로 7월(3.4원)보다 커졌다. 올 들어 변동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고, 일본의 무역보복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변동폭이 커지면 기업 경영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문제다. 가뜩이나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오래갈 거라고 본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문제이고, 기술전쟁으로까지 번진 상태라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애석하게도 원화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돼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17.3원 올랐다. 변동폭을 줄이는 것은 물론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외환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4015억 달러로 전달보다 16억 달러 줄었다. 달러화가 강세라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표시된 자산가치가 줄어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라지만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채권 652조원(약 5500억 달러)보다 적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 팔지는 않겠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그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간주된다. 다른 신흥국에 비해 증권을 팔아 현금으로 찾기 쉽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퍼지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다. IMF는 2016년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인 한국은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등 7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2008년 체결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2010년에, 2011년 체결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2015년에 각각 끝났다. 지금의 통화스와프로는 달러화나 엔화를 조달할 수 없다. 중일은 지난해 2000억 위안(약 28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재개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미국과는 해 볼 여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한미 간 경제적 신뢰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존재만으로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사태가 터진 뒤 나서기보다 미리 시도해 보자. 그래야 안 될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에 들일 노력을 계산할 수 있다. lark3@seoul.co.kr
  • [사설] 점증하는 한반도 주변 긴장, 외교로 해결하라

    북한이 지난 주말 대미 협상 실무 총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은 인내심을 더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미국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압박으로 해석되지만,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우리로서는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담화다. 이번 담화는 미 재무부가 북한과 정제유 제품의 불법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홍콩 해운사 3곳의 제재를 단행하며 대북 제재의 고삐를 풀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시킨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신호다. 남북 대화는 사실상 끊겼을 뿐 아니라 북의 대남 비방 발언의 강도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포함해 점차 높아 가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중인 8월에만 네 차례 단거리미사일 등 여러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1회 발사체를 쏘았다. 미국과 중국은 어제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의 수위를 한껏 높였는데, 북은 중국과의 밀월을 강화하고, 러시아와도 협력을 크게 증대시키며 북중러 ‘북방 3각’ 관계를 새롭게 다져 가고 있다. 한미 관계도 최근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그 시작은 일본이 수출우대국 대우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였다. 미국의 중재 등을 기다리던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미국은 이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반복적으로 표출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해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 초유의 일이다. 이어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 철수 운운이 나오자 지난달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군 기지에 대한 조기 상환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면서 한미동맹의 불협화음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 다른 동맹인 일본과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관계가 악화중인데, 당분간 관계 개선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는 이런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이 주창해 온 중재자론, 촉진자론은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는 모두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대일 관계 개선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미국에 대일 관계의 이해를 구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를 낮추려는 외교적 노력을 다각도로 경주해야 한다. 남북 대화도 재개해야 한다.
  • 美국무부 “北 답 주는 대로 협상 준비”… 재무부는 추가 제재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강온 양면책을 써 온 미국 정부가 대북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한달여 만에 다시 제재 조치를 이어 갔다. 미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에 대해 “미국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재검토 의사를 밝힌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의에 “우리가 밝혀 온 대로 우리는 북한의 카운터파트(협상 상대)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대미 협상의 실무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발언 수위를 높이자 미국으로서는 언제든지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북한의 강도 높은 대미 비판에 맞대응하지 않는 대신 협상 지연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답변으로도 읽힌다. 북미 양측이 이 같은 발언을 주고받으며 실무협상 재개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미 재무부 차원의 대북 제재는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재무부는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에 연류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3곳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또 제재 대상이 된 대만인과 해운사들이 지분을 가진 선박 한 척에 대해서도 동결 조치를 내렸다. 이번 대북 제재는 현 시점에서는 북미 협상의 진척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경제 압박을 풀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달여 만에 재무부 차원에서 단행된 이번 대북 제재는 항구가 아닌 해상에서 벌어지는 불법 환적이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사용됨에 따라 이를 응징한 것이다. 이번에는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를 도운 제3국의 인물과 회사를 공개해 북한과 불법적으로 연계된 국가들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월 29일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 온 북한 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이 미국 국채 최다보유국 자리를 내줬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일본이 보유한 미국 재무부 채권은 전달보다 219억 달러가 늘어난 1조 1220억 달러에 이른다. 전달보다 23억 달러가 늘어 1조 1120억 달러에 그친 중국을 2위로 밀어냈다. BMO캐피털마케츠 벤 제프리 금리전략가는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낮고 마이너스에 이르는 국채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매력적”이라고 일본 보유액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최고 채권국의 지위를 내준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보다 미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한 바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지난 5월 6조 5390억 달러에서 6월 6조 6360억 달러로 1000억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주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보복과 재보복이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도박 같은 치킨 게임을 벌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특별한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의 미국 국채 투매는 보복 카드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 국채를 투매하면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이와 연동되는 기업, 가계 부채가 치솟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국 국채의 가격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금리 차로 인해 중국에서 자본이 탈출할 우려마저 커지는 까닭에 꺼내기 힘든 이론상의 ‘핵옵션’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미중 환율전쟁 시작, 최악의 시나리오 점검해야

    여러 악재가 동시에 커져 파급력이 커지는 현상인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1994년 이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위안화가 그제 달러당 7위안이 넘는 현상이 중국 정부의 용인하에 일어났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이 일본과 수출규제 등을 둘러싸고 경제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된 양상이다. 환율전쟁의 여파로 5일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 S&P는 2.98%, 나스닥은 3.47%씩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중국 경제에 동조화해 어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20원을 뚫었다. 정부가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준비된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나서면서 증시 낙폭은 줄어들었고 환율은 그제와 같은 달러당 1215.3원에 마감됐다. 한중 무역으로 긴밀히 이어진 탓에 위안화 가치 하락이 원화 가치 하락과 연결된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한국의 금융은 개방도가 높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늘 금융불안이 발생해 왔다. 금융불안은 주가 등의 하락에 따른 부(富)의 감소, 실질구매력 감소,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을 거쳐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지만, 올 상반기 경상흑자가 217억 7000만 달러로 유럽 재정위기를 겪은 2012년(96억 5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정부는 이제 기존 정책을 재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2010년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부과,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만들어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었다. 대책을 만든 지 약 10년이 된 만큼 현재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미흡한 점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중국 관련 경제지표도 모두 조사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금융불안이 높아지면 국내 금융불안 역시 심화하고 그 영향이 최장 9개월까지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중에 미중 환율전쟁이 개시된 만큼 중국 경제가 한국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
  • 美 ‘환율 기습’… 中 “농산물 구매 중단”

    美 “中 위안화가치 고의로 낮췄다” 판단 中 방관 땐 세계 각국 절하 압력 가중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이 현실화됐다.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추가 ‘카드’를 꺼내는 바람에 글로벌 경제는 한동안 극심한 ‘공포’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미중 환율전쟁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00억 달러(약 36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의 추가 보복관세 조치에 맞서 중국은 5일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이른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했다. 역내 위안화(CNY)는 이날 6.9225위안으로 고시했지만 장중 7.034위안으로 폭등하고 역외 위안화(CNH)도 7.114위안까지 급등했다.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곤두박질친 셈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이를 환율 조작이라고 부른다”고 지적하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렸다.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를 물게 된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낮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6일 오전 0시 15분 온라인 성명을 통해 “중국 업체들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면서 “지난 3일 이후 구입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맞불을 놨다. 중국국제항공은 오는 27일부터 베이징~미 하와이 노선 운항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이(환율조작국) 꼬리표는 미 재무부가 스스로 정한 소위 ‘환율조작국’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행동은 국제규칙을 파괴하는 것으로서 세계경제와 금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자본 이탈과 달러표시 채무 상환 부담 가중 등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까닭에 통제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위안화 평가절하 행보에 대해 수수방관할 가능성이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중국 당국이 환율을 지탱하지 않고 자유 변동을 허용할 경우 30~4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하를 용인하면 환율전쟁이 세계 전체로 확산돼 글로벌 각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시켜야 하는 시장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런 통화 절하가 계속 이어지면 물가가 폭등하고 가계소비가 줄어드는 등 글로벌 경제는 극심한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악의 경우 관세를 추가로 올리고 기타 무역 제한 조치들이 발동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트럼프 “中 환율 조작” 비판

    미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트럼프 “中 환율 조작” 비판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을 들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한 뒤에 나온 조치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전날 역내외에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준비제도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 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한 뒤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할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핵합의 이끈 이란 외무장관도 제재 대상 지정

    美, 핵합의 이끈 이란 외무장관도 제재 대상 지정

    獨, 美주도 호르무즈 군사 연합체 불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동안 멈췄던 이란 지도부에 대한 제재를 재가동했다. 31일(현지시간) CNN 등은 미 재무부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제재 내용은 지난 6월 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에 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모든 자산 동결과 미국인·기업과 거래 금지 등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자리프는 하메네이의 무모한 안건들을 실행하며 국제무대 최일선에서 이란 정권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제재를 발표하면서 자리프 장관도 수일 내로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명단에 올리기까지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자리프 장관은 “나는 이란 외부의 재산과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재는 나와 내 가족에게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나를 당신들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여겨줘서 감사하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이란 지도부 개인에 대한 미국 제재는 효과가 크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6월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하메네이 개인에 대한 제재보다 그가 정치적으로 장악한 1000여개 이란 기업을 향해 이미 가해진 제재가 이란 경제와 지도층에게 훨씬 큰 타격을 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자신을 위협으로 여긴다는 자리프 장관의 주장 역시 틀렸다는 게 외신들 분석이다. 2015년 핵합의를 성사시킨 주역인 자리프 장관이지만, 미국은 더이상 그를 이란의 협상 창구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NN 취재에 응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리프는 지난 정부에서 핵협상을 위한 접촉점이었을 뿐이며, 알다시피 우리는 그 합의에서 탈퇴했다”면서 “그를 우리의 주요 접촉점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유럽 동맹국들에게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독일은 그동안 주저하던 태도를 버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 연합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이런 입장을 전하며 “이란에 최대의 압력을 가하는 (미국의) 전략은 잘못됐으며 독일 정부는 외교적 해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중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민간 차원의 핵 협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핵합의 탈퇴 동시에 제재를 가하면서도 이들 국가가 이란 핵시설에서 작업하는 것은 허용했는데, 이를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폼페이오 “실무협상 곧 재개 희망”…美재무부는 제재 대상 추가

    폼페이오 “실무협상 곧 재개 희망”…美재무부는 제재 대상 추가

    무연탄 수출 北군수공업부 1명 제재 대화 판 안 깨면서 미사일 발사 경고미국이 북한에 실무협상 재개라는 유화적 손짓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대북 제재를 이어 가는 등 강온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경고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우리(북미)가 ‘루빅큐브’를 맞출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곧 다시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정의와 그에 대한 로드맵 마련을 위한 북미 간 상응 조처의 순서를 맞춰 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루빅큐브는 여러 가지 색깔의 사각형들로 구성된 정육면체의 각 면을 같은 색깔로 맞추는 퍼즐 장난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날짜와 시간 등 곧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 계획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무협상에서 일정한 합의가 진전된 뒤에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현재 가진 것을 유지하면서 추가로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 해제를 해 주는 방안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가정적(인 질문)“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창의적인 해법’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우리(북미) 각자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 큰’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한편 미 재무부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 만인 이날 북한 무연탄 등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데 관여해 왔다며 북한 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34)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이번 대북 제재는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성 의미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직위가 높지 않은 북한인 1명을 제재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을 크게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 북 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미, 북 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미국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인사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군수공업부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담당하는 곳으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단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베트남에 기반을 둔 대량살상무기(WMD) 기관 대표 제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게시하고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김수일은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경제, 무역, 광업, 해운 관련 활동을 하기 위해 2016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배치됐다. 그는 올해 초까지 무연탄과 티타늄 등 북한 내 생산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원자재를 비롯한 다른 여러 제품의 수출과 수입 등에도 관여해 북한 정권에 외화를 벌어다 줬다. 베트남 제품을 중국과 북한 등지에 수출한 책임도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김수일에 대한 제재는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따른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1월 발표된 13687호는 북한 정부와 조선노동당 당국자 등을 포괄적으로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재무부의 시걸 맨델커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김수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했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면서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는 이들에게 기존의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신규 제재가 아닌 기존 제재 이행의 차원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추가 대북제재를 철회한 후 신규 제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부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되는데, 북한 국적자가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하기 쉽지 않아 실효성은 크지 않다. 재무부는 최근 북한 기관이나 인사를 직접 겨냥하기보다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사 등을 타깃으로 삼았다. 북한 인사로는 북미 대화 교착 국면에서 지난해 12월 인권유린을 문제 삼아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제재한 것이 마지막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국도 ‘드론 격추’ 반격에 이란 “지옥맛 볼것”...험악해진 원유 길목

    미국도 ‘드론 격추’ 반격에 이란 “지옥맛 볼것”...험악해진 원유 길목

    이란이 미국의 무인 정찰기(드론)을 격추한 지 약 한 달 만인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드론을 격추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이 또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연합체 구상에 다른 나라의 동참을 요청한다고 밝히자, 이란은 “지옥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양국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한 뒤 취재진에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함과 관련해 오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며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드론이 약 1000야드(914m)가량 거리에 접근했고 물러나라고 한 것도 무시해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드론은 즉시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국제 수역에서 운항하는 선박들에 대한 이란의 많은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의 가장 최근의 일”이라며 방어적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의 조너선 호프먼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복서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위협 범위에 들어간 이후 드론에 대한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호프먼 대변인은 “고정익 무인항공기가 복서함에 접근했으며 위협 범위 내에 들어왔다”면서 복서함이 함정과 선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무인항공기에 대해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서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쯤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0일 새벽 이란 남동부 부근 해상에서 미군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1대가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 이에 미국은 당일 세 곳의 타격 지점을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계획했지만,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격으로 1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작전 실행 10분 전에 이를 중단시켰다고 지난달 21일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나는 또한 다른 나라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때 그들의 선박을 보호하고 앞으로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도모를 위해 구상 중인 ‘호위 연합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에서 각국이 자국 선박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이 선박 보호에서 미국과 함께 일하자고 요청한다는 것까지 직접 언급함에 따라 호위 연합체 추진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잇따라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는 등 위험이 커지자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연합체 구상을 추진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 동참을 관련국들에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19일 자국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해양안보계획 합동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미국 측은 몇몇 나라로부터 동참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히면서 이 구상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연합의 성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 군부는 강경한 대응을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알리 파다비 부사령관은 이날 “미국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 들어올 때마다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나머지 지옥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예고해 군사적 긴장 격화는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어 그는 “미국의 배가 페르시아만에 진입할 때는 언제나 자기들끼리 ‘지옥에 들어왔다’라고 말할 것이고, 떠날 때는 ‘지옥에서 벗어났다’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라며 “그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관련된 개인 5명과 7개 기관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란이 국제사회와 맺었던 핵 합의(JCPOA) 상한(농축도 3.67%)을 넘겨 우라늄을 농축했다고 이달 초 발표한 뒤 미국이 처음 가한 제재다. 이조치는 “이란의 발표 이후 미국이 취한 첫 번째 징벌적 조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국무부는 이란의 외국 유조선 억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경제·외교적으로도 압박 수위도 높였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최근 억류한 것과 관련 “이란은 억류한 선박과 선원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밝히며 이란에 대해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계속해서 선박들을 괴롭히고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안전한 항행을 방해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자유와 안전 보장을 강조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은 이곳을 폐쇄하겠다고 자주 위협해 왔다”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펜타곤과 재계약 안했다고… 구글이 반역죄?

    NSC 전 대테러조정관 “美에 등돌려” 미중 무역협상은 화웨이 문제로 교착 “구글은 중국에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리처드 클라크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AI와 관련해) 구글은 펜타곤과 일하기를 거부했다. 이것이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구글이 올 초 끝난 미 국방부와의 계약을 언급한 것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클라크 전 조정관은 이어 “당신이 등돌려 중국에서 AI에 대한 일을 하고, 그들이 그것(AI)으로 무엇을 할지 모른다면 거기엔 문제가 있다”며 “중국 기업과 중국 정부 사이에 차이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의 언급은 구글이 중국군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미 정보기관이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한 실리콘밸리 투자자 피터 틸의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6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틸이 제기한 구글의 반역죄 혐의를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 미중이 전화접촉에 나섰지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문제에 발목이 잡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관련 없는 분야의 제재 완화를 약속했지만 상무부와 재무부가 이견을 보이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 제재 완화 움직임은 오히려 강경파의 반발을 불러 미 의회에서는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화웨이 제재를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위협이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18일 논평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새로운 위협은 미국 내 정치적 요구 때문”이라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역시 백악관에서는 철회하고 싶지만 반대파의 맹렬한 공격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은 재외 공관장들을 만나 격려했다. 시 주석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해외 주재 외교공관장 회의에 참석한 사절들을 만나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재외 공관의 외교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이 대폭 감소했다. CNBC는 17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외국인의 미국 주택 구매가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佛 디지털세’에 관세보복 카드 만지작… USTR 조사 착수

    애플·아마존 등 30개 기업 과세대상 美행정부, 유럽 다른 국가 확대 우려 화웨이 제재 완화 두고 갈지자 행보 재무부 므누신 “수출면허 신청” 촉구 상무부 입장과 대치하며 업계 혼란 미국이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맞서 관세 보복에 나섰다. 미중에 이어 미·유럽연합(EU)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이 불공정한 무역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프랑스 디지털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은 내일 프랑스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는 디지털세가 미 기업을 불공평하게 겨냥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의 효과를 조사하고 그것이 차별적이거나 비합리적이거나 미국의 교역을 제한하는지 판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디지털세 법안은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프랑스 이용자들에게 특정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린 매출 일부를 징수하는 방안이다. 연수익이 7억 5000만 유로(약 9941억원) 이상이면서 프랑스 내에서 2500만 유로(약 331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IT 기업들에 한해 프랑스에서 발생한 총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한다. 이에 따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 기업을 포함해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약 30개 기업이 디지털세 과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주 디지털세 법안을 가결했으며 상원은 11일 표결을 진행한다. 의회 통과 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명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하에서 이러한 조사는 새로운 관세 부과의 전주곡이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디지털세가 프랑스뿐 아니라 EU 전반으로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프랑스의 디지털세가 안착한다면 EU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고, 이는 곧 애플과 아마존 등 미 글로벌 IT 기업 피해로 이어진다는 게 트럼프 정부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하는 상황이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를 둘러싸고 트럼프 정부 내에서 내분이 이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대중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달리 ‘비둘기파’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미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재개하도록 허가하는 수출 면허를 신청하도록 권유했다. 상무부는 여전히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재무부는 오히려 거래 재개를 독려하면서 관련 업계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이란 지원 ‘헤즈볼라 때리기’… 이란 “美항모 사정권에”

    미국이 이란과 관계가 깊은 레바논 무장 세력 헤즈볼라 고위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런 결정은 미국이 대이란 추가 제재를 경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 항공모함이 사정권에 있다”며 구체적인 군사 도발을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레바논 의회 헤즈볼라 소속 의원인 아민 셰리, 무함마드 하산 라드와 헤즈볼라 최고위 관리인 와피크 사파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들은 지위를 이용해 헤즈볼라와 이란 정권이 레바논의 주권을 훼손하는 걸 돕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이슬람원리주의에 큰 영향을 받은 무장단체로, 수많은 테러를 감행했다. 현재도 이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IRGC와 군사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땅에서 철군한 뒤엔 정당으로 변모해 의회에서 꾸준히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선 128석 중 13석을 확보했으며, 지난 1월 결성된 연립정부에서 3개 부처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은 헤즈볼라의 정치 활동과 군사 활동이 분리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헤즈볼라의 정치적, 군사적 날개를 구분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17년부터 헤즈볼라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 이름 50개를 제재 명단에 올렸지만, 선출된 국회의원을 이 명단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알리 페이야드 헤즈볼라 의원은 현지 방송에서 “이번 제재는 레바논 국민에 대한 굴욕”이라고 말했다. 알리 하산 칼릴 레바논 재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제재는 정당화되지 않았으며, 레바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결정에 앞서 IRGC는 “(걸프 해역 내) 미군 기지는 우리 미사일 사정권에 있다”며 “그들(미국)이 실수를 하면 그들의 항공모함들을 파괴해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 논란...결국 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 논란...결국 법원에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미 재무부와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는 납세 자료 공개가 2020년 대선의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세입위원회가 연방법원에 2013~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기록 공개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원 세입위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대통령의 납세 신고 내역 공개를 압박했고, 므누신 장관은 세입위의 요구를 계속 거부했다. 결국 세입위는 대통령의 납세 기록 공개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긴 것이다. 연방법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같은 요청이 있을 때 기록을 제출할 의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2016년 대선 후보 때부터 지금까지 납세 내역 제출을 거부해왔다. 공소장에서 세입위는 “법적 의무를 거부함으로써 피고(재무부)는 전체 미국인을 대표해 재무부·국세청·납세법을 감독하고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의회의 권위에 심각한 위해를 가했다”면서 “정부의 자료 제출 거절로 인해 위원회는 제한적인 시간에 조사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나아가 가장 기본적인 헌법 기능 수행을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입위는 이어 “국세청이 납세를 제대로 감시하고 납세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이 기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입위 소속 빌 파스크렐(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사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와 불법행위를 막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급심이 우리 의회 편에 서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납세자의 기밀정보를 ‘무기화’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입위 소속 케빈 브래디(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은 정치적·불법적인 소송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적인 납세 정보까지 공개하게 하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재무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제이 세컬로우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는 “우리는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모독에 대해 법정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 전문가들은 납세 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내역이 드러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록 공개 과정 자체도 큰 이슈여서 2020년 대선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조선중앙TV, ‘김정은·이방카 악수’ 장면도 공개했다

    北 조선중앙TV, ‘김정은·이방카 악수’ 장면도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일 남·북·미 정상의 전날 판문점 회동을 전하며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상이 돋보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편집해 보도, 북한 주민들에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상처 입은 김 위원장의 체면을 올리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16분짜리 기록영화에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회담 장소인 자유의집 로비에 들어서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급하게 다가와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하는 장면이 담겼다. 김 위원장이 회담 장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처음으로 만나 악수하는 장면도 영상에서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악수하는 사진도 실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재무부의 므누신 장관을 김 위원장에게 인사시킨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도 악수하며 향후 재개될 실무 협상을 기약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북미 정상이 회담을 마치고 자유의집 로비로 나와 문 대통령과 만날 때 트럼프 대통령 뒤편에 있던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에게 다가갔고 두 사람은 악수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의 팔을 가볍게 두드린 뒤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나섰다. 통신 등은 회담에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참석했다고 전하며 두 사람이 비핵화 협상의 총괄역임을 시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WP “대북 제재 위반 상하이푸둥발전은행 시스템 차단 가능성”

    WP “대북 제재 위반 상하이푸둥발전은행 시스템 차단 가능성”

    중국 9위의 대형은행이 미국의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소환에 불응하는 바람에 미 금융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미 법원이 자료를 요청하거나 소환을 요구했지만 중국 은행들이 미중 간 맺어진 협정을 근거로 이를 거부한 탓에 법정모독죄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나 재무부의 요청에 따라 미 금융시스템 접근이 막힐 수 있는 만큼 해당 은행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소환장 발부에 불응해 법정모독죄 결정을 받은 중국의 대형은행 3곳은 중국자오퉁(交通)은행과 중국자오상(招商)은행, 상하이푸둥(上海浦東)발전은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은행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2017년 미 법무부의 몰수소송 기록 등을 토대로 이같이 추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이 은행들은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을 위해 1억 달러(약 1155억원) 이상의 자금 세탁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홍콩 유령회사와 협력한 혐의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세 은행의 법정모독죄 결정은 지난달 15일 공개된 베릴 하월 워싱턴 연방지법원장의 의견서를 통해 공개됐다. 하월 법원장은 세 은행 중 세 번째 은행이 애국법에 따른 소환장에 불응했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세 은행은 고객 보호를 위한 선의의 차원이고 미중 사이에 맺어진 협정에 따라 중국 정부를 통해 자료 제출 요청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하월 법원장은 중국 정부가 이런 요청에 비협조적이고 북한의 핵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대응이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이라는 점 등을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이들 은행에 소환 불응을 법정모독으로 보고 각각 하루 5만 달러의 벌금 납부를 명령했으나 은행들의 긴급 항소로 납부가 보류된 상태다. 특히 세 은행 중 한 은행은 미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이 은행은 상하이푸동발전은행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 9위 은행인 상하이푸동발전은행은 자산 규모 9000억 달러에 달해 골드만삭스와 맞먹는다. 미국에는 지점이 없지만 달러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갖고 있다. 미 금융시스템 접근이 차단되면 달러 거래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계좌가 폐기되거나 달러 거래에 대한 접근권이 막히게 된다. WP는 “이번 결정은 미 법무부장관이나 재무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미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중국 대형 은행을 차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조항이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미 법무부나 재무부가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을 상대로 미 금융시스템 접근 차단의 조치를 취하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가 되겠지만 그에 따라 미국이 지게 될 위험도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미 기업들이 보복을 당할 수도 있고 세계 금융기관들이 미국 진출을 꺼릴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은 국제적 활약이 미미한 편이지만 ‘대마불사’로 여겨지는 미 대형은행보다 규모가 큰 중국 은행들의 경우 미 금융시스템 차단 조치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북중 밀착 견제나선 美…시진핑 방북날 ‘대화·압박’ 강온전략

    4시간 뒤 北 도와준 러 금융회사 제재 中 대북압박 공조 이탈 행보에 경고장 미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한 20일 대북 대화와 제재의 강온 전략에 나섰다. 북한에 협상의 문이 열려 있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북 압박 공조 이탈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 북핵 협상 대표가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대화 메시지를 발신한 뒤 4시간 만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움직이지 않던 미 재무부가 대북 제재 회피 혐의로 러시아 회사 제재를 단행한 것이다.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인 미국의 분위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오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가 타깃으로 삼은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연계된 중국 내 회사에 은행 계좌를 열어줘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 대상은 러시아 회사지만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연계된 중국 회사가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14년 만에 방북에 나선 시 주석에 ‘대북 제재 이탈’ 경고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지난 3월 21일 북한을 도운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대북 제재 위반 발표에 따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재 철회 트윗’ 소동 이후 잠잠하던 재무부가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대북 제재의 칼을 다시 빼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정부는 또 북중 밀착에 따른 중국의 대북 제재 누수뿐 아니라 한미일에 맞서는 북중러를 향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미 공조를 강조한 뒤 “북한과 협상을 향한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면서 “북미 모두 협상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것 만이 외교 안에서 진전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강한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어 “북한의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조치’ 없이는 (비핵화 협상이) 충분한 진전을 이룰 수 없다”면서도 “실무협상의 전제조건은 따로 없다”며 ‘유연하고 조건 없는 대화 재개’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다음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실무접촉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비건 특별대표의 조건 없는 북미 실무협상 제안이 재무부의 제재에 가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워싱턴 외교가는 시 주석의 전격적인 평양 방문이 한반도 비핵화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애플 주가 뚝, 화웨이는 고사위기…패자만 있는 미중 무역전쟁

    애플 주가 뚝, 화웨이는 고사위기…패자만 있는 미중 무역전쟁

    美 “中 백서, 무역협상 본질·경과 왜곡” 中 “美영화, 다음 희생양” 비난전 여전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경제를 넘어 기술·안보·사회·문화 등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미 내수시장뿐 아니라 애플 등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 ‘아직 관리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하는 등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에 드리워졌다. 중국은 전날 미국 유학 경계령에 이어 4일 미국 관광 주의보를 내리는 등 세계 최대 인구를 발판으로 보복 수단을 하나씩 행사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당장 지표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2.07% 아래로 떨어지며 201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도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관세폭탄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한 달간 애플 주가는 17%나 하락해 시가총액 1700억 달러(약 201조원)가 증발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과 인텔의 발목을 잡는 등 중국과 거래하는 상당수 미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은 이날도 무역전쟁 포성을 이어갔다. 미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공동성명에서 ‘무역협상을 패권국의 횡포로 규정한 중국의 공식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USTR은 “미국은 중국이 백서와 최근 공식성명을 통해 무역협상의 본질과 경과를 왜곡하는 비난전을 추진하려고 한 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와 문화여유부는 미국으로 가는 중국인에게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중국인의 미국행에 대해 안전 경고를 발령하고, 최근 미 법 집행 기구가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을 출입국 단속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문화여유부는 최근 미국에서 총격·절도 사건이 빈발해 미국 여행을 가는 중국인들은 목적지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안전 예방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여행한 중국인은 290만명에 달해 미 관광업의 주요 수입원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또 미 할리우드 영화가 미중 무역전쟁의 다음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 영화·TV 업계의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은 지난해 해외 판매 수입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2600억원) 가운데 4분의 1을 중국에서 올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흔들리고 있는 화웨이를 살리기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 조기 상용화에 나섰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가까운 장래에 5G 상용 허가를 발급해 중국이 공식적으로 5G 원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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