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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내일 청문회… FTA 비준 절차 시작

    미국 연방하원이 2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청문회를 연다. FTA 이행법안 처리의 관문인 하원 세입위원회의 데이브 캠프(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한국과 파나마, 콜롬비아 등 미국이 이미 체결한 세개의 FTA에 대한 청문회를 25일 열기로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세개의 FTA가 미국의 업계와 소비자, 근로자 및 경제 전반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지며 또 FTA 체결 이후 세 나라별 진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세입위는 설명했다. 이로써 한·미 FTA에 대한 미 의회의 비준 절차가 비로소 시작되게 됐다. 앞서 지난 111대 의회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청문회가 하원 외교위 산하 아·태소위 차원에서만 열렸을 뿐 정작 FTA 비준의 관문인 세입위에서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캠프 위원장은 “미국은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이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동안 뒷전으로 물러나 있을 수 없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6개월 내에 이들 세 FTA의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며 행정부에 FTA 이행법안 제출을 촉구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의 추진일정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눈덩이 부채’… 美주정부 “파산할 권리 달라”

    ‘눈덩이 부채’… 美주정부 “파산할 권리 달라”

    ‘파산할 권리를 달라.’ 미국 일부 주정부가 차라리 파산이라도 선언해 공무원연금 지급 부담에서 벗어날 궁리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법상 주정부는 지방정부와 달리 각자 독립적인 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파산할 권리가 없다. 그런데도 파산 선언 주장이 고개를 드는 것은 파산 선언 말고는 달리 방법이 안 보일 정도로 부채 부담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파산을 선언한 뒤 연방정부가 2008년 제너럴 모터스(GM)에 했던 것처럼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회생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주에서는 단기적인 재정적자뿐 아니라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연금 등 구조적인 문제들도 안고 있다. 연금 지급 재원이 부족해 교육예산이나 건강보험처럼 시급한 분야에 필요한 재원에서 전용하는 실정이다.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에 따르면 현재 재정난이 가장 심각한 주정부인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는 각각 재정적자가 180억 달러(약 20조원)와 130억 달러(약 14조원)나 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의회 관계자들은 이제 일부 주정부가 긴급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관련 움직임도 의회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가령 공화당 소속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최근 청문회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에게 주정부 파산 가능성에 대해 묻기도 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증세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할 정치적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저널은 지난 12일 일리노이 주의회가 개인소득세율을 기존 3%에서 5%로 늘리고 법인세율도 4.8%에서 7%로 인상하는 등 지방세율을 66%나 올리는 세금 인상을 단행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직접세를 인상한 일리노이 사례는 미국에선 이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의회 전국협회 론 스넬 수석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주지사들이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소득세 인상이 아니라 복지·교육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의회, 후진타오 ‘쓴소리 접대’

    美의회, 후진타오 ‘쓴소리 접대’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를 찾아 상·하 양원 지도부와 각각 만났다. 하지만 미 의회의 분위기는 행정부의 환대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후 주석은 중국의 인권실태와 공산당 정부하의 기업관행 등과 관련, 쏟아지는 의원들의 쓴소리를 감내해야 했다. 전날 백악관 국빈만찬 초청을 거부했던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은 후 주석을 면담했던 의원들이 “종교 자유 거부, 강제 낙태 등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 위반에 대한 보도들에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면담에 동석한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중국의 인권 상황과 환율 조작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는 서한을 후 주석에게 전달했다. 그는 “내가 제기한 모든 문제 가운데 후 주석으로부터 중국의 강제 낙태 정책이 종식됐다고 주장하는 응답만 받았다.”면서 “그가 그런 정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방미 전 후 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했던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후 주석에게 통상문제와 중국의 통화문제 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노벨상 시상식 참석을 중국이 막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면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오바마)는 어제 저녁 국빈만찬을 베풀었고,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는 점은 상당한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뺏고 뺏기는 G2 산업스파이 전쟁

    뺏고 뺏기는 G2 산업스파이 전쟁

    지난해 7월 미국 수사당국이 한 부부를 산업스파이 혐의로 구속했다. 아내는 2000년 GM에 입사한 뒤 2003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기술개발에 참여했지만 2년 뒤 핵심기술이 담긴 문서 수천건을 무단으로 복사하다 적발돼 해고됐다. 남편은 회사를 세운 뒤 아내가 빼돌린 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12월에는 인공위성에 사용하는 방사선 경화 반도체를 빼돌리려 시도한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뭘까. 중국계 미국인이 범인이고, 미국의 첨단기술을 빼돌렸다는 점이다. 용의자들의 배후에는 모두 중국이 있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 관련 위성사진 공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상업정보회사 스트래트포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미국 기술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중국 산업스파이가 모두 11명이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산업스파이 적발 건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1건에 불과했다. 그 뒤로도 2007년까지 매년 1~3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해마다 7건 이상씩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중국이 산업스파이 활동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미국 수사당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적발된 사건들 가운데 10건은 암호화장비, 휴대전화 핵심부품, 스텔스전투기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칩 등 각종 첨단기술 획득과 관련됐다. 듀폰, 다우케미컬, 모토롤라, GM, 포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명 대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 최근 중국이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젠20을 공개했을 때 일각에서는 디자인이 미국의 F22와 유사한 점을 주목했다. 스트래트포는 지난해 산업스파이 두 명이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개발에 참여하는 BAE시스템의 항공우주 관련 마이크로칩을 훔치려다 구속된 사례를 언급하며 “추측이지만 중국 정부의 젠20 개발에 산업스파이들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2007년 11월 미국의 초당적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군은 빠르게 군 현대화를 이루고 있고 산업 스파이는 지속적으로 새 기술을 중국 기업들에 주고 있다.”며 기술유출이 중국 인민해방군 현대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보당국은 외국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이민 1세대 중국인들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체포된 11명 가운데 10명이 이 경우였다. 특히 중국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협박하거나 포섭 대상자를 직접 위협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영어로 된 보고서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아르바이트를 하다 중국에 포섭된 미국인 학생 글렌 슈라이버가 그런 경우다. 그는 중국 정보요원이 시킨 대로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에 지원하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7만 달러가 넘는 자금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FBI에 체포돼 유죄를 인정한 뒤 4년형을 선고받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만찬·이벤트 전통 미국식… 중국인사 대거 초청 ‘환대’

    만찬·이벤트 전통 미국식… 중국인사 대거 초청 ‘환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밤은 온통 붉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만찬은 ‘철저히 미국적’이라는 주제를 고수하면서도 중국 문화에 대한 존중을 아끼지 않았다. 초청 인사 면면에는 국빈의 환심과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한꺼번에 겨냥한 미국의 흑심(?)이 잘 드러났다. 미국과 중국의 거물급 정·재계, 문화계 인사 225명이 총동원됐다. 백악관은 초청 인사 선정에서 성공한 중국계 미국인과 기업 임원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과 게리 로크 상무장관, 중국계 여성 최초의 미 의회 진출자인 주디 추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 등이 만찬장을 찾았다. 배우 청룽, 첼리스트 요요마, 피겨스케이팅 여제인 미셸 콴,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 왕, 미디어 재벌 루버트 머독의 부인 웬디 덩 머독도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은 중국 대표단의 요청에 따라 ‘철저하게 미국 전통을 따른’ 메뉴와 실내 장식, 엔터테인먼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최초의 여성 수석 주방장인 필리핀 출신 크리스테타 코머포드가 준비한 만찬의 주 요리는 메인 랍스터와 건조 숙성시킨 립 아이 스테이크였다. 메인 요리에 함께 곁들여진 채소와 허브들은 백악관 텃밭에서 직접 길러 낸 것이며, 랍스터·새우 등 해산물 역시 메인주, 메사추세츠주 등 미국에서 나는 것들로 차렸다. ‘가장 미국스럽게’라는 기치에 방점을 찍은 것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미국 전통식 애플파이였다. 식사가 끝난 뒤 백악관의 밤은 ‘재즈 퍼레이드’로 들썩였다. 공연을 이끈 가수와 연주자 역시 가장 미국적인 이들로 채택됐다. 허비 행콕, 다이앤 리브스와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이 하모니를 이뤘다. 만찬 테이블에 오른 와인 역시 모두 미국산이었다. 일반적으로 국빈 만찬에 프랑스산 최고급 와인이 제공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택이다. 수준도 최고급이 아니라 수수한 테이블 와인이어서 이색적이다. 하지만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와인 애호가들이 급증하면서 중국이 프랑스산 고급 와인의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했는데 미국에도 이에 못지않은 와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전채 요리에 이어 가볍게 마시는 와인으로는 캘리포니아의 ‘러시안리버’①에서 생산한 백포도주 뒤몰 2008년산이 채택됐다. 샤도네종 100%로 만들어진 드라이한 와인이다. 스테이크 요리에는 워싱턴 지역을 대표하는 ‘컬럼비아 밸리’②에서 만들어진 적포도주 킬세다크릭 카베르네 2005년산이 나왔다. 탄닌감이 강해 프랑스산 보르도와인에 근접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와인스펙테이터 선정 ‘올해의 100대 와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디저트와 함께 나온 마지막 와인은 ‘포에츠립’③ 2008년산. 달착지근한 아이스와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 “美에 32억弗 투자·고속철 기술이전”

    中 “美에 32억弗 투자·고속철 기술이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통 큰 ‘보따리’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후 주석 방미 기간에 중국은 450억 달러에 이르는 각종 물품 수입 계약을 미국 측과 맺을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미 미 보잉사의 737과 777 여객기 200대를 향후 3년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규모로 19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들어 중국 내 항공사들은 유럽의 에어버스 구매에 치중해 왔던 터다. 보잉사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에 최소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신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더 큰 보따리가 풀린다. 중국 기업인 400여명이 미국 파트너들과 1대1로 만나 각종 수입계약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후 주석 도착 전부터 미국 동·서부와 남부 지역을 둘로 나눠 활동하고 있는 중국 투자무역촉진단의 구매계약까지 합치면 계약 규모가 24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왕차오(王超)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투자무역촉진단은 이미 텍사스주에서만 6억 달러 규모의 면화, 실리콘결정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투자무역촉진단은 미국 내 12개주를 돌아다니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에 3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이처럼 거대한 무역 및 투자계약은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잠재력 또한 얼마나 큰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보따리만 푼 것도 아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속도의 고속철도 기술을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중국 철도부는 중국이 고속열차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향서를 교환했다. GE는 중국 측 철도차량 업체와 손잡고 미국 내에 고·중속 전동차량을 만드는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어서 최소한 3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미국은 크게 고무됐다. 백악관은 “양국이 합의한 수출입 패키지는 미국 내에서만 모두 23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수출 배가를 통해 9%대의 고실업률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 수 없다. 미국이 최고 품격의 의전을 베풀며 후 주석을 맞이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백악관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 걸쳐 국경을 뛰어넘는 양국 간의 협력은 통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통 큰 선물에 미국도 120억 달러의 중국 상품을 수입하고, 중국에 19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화답했다. 중국이 이처럼 후 주석 방미 기간에 대규모 구매계약을 맺은 것은 미국을 상대로 한 막대한 무역흑자 등 현실적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실제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 1831억 달러 가운데 99%인 1813억 달러가 대미 무역흑자로 기록됐다. 중국은 “다른 주요 무역상대국과의 교역에서는 오히려 중국이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고 강변하지만 미국 내 의회와 기업인, 근로자들을 설득하기는 역부족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1997년 미국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 자격이 무색하게도 뉴욕에서 수모를 겪었다. 중국의 경제 개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심장’이라는 뉴욕을 찾았건만 정작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은 이 ‘국빈’을 외면했다. 중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그를 만나지 않은 것이다. 14년이 지난 2011년 뉴욕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뉴욕을 찾지 않는데도 도심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전광판에는 중국인 스타 50명의 얼굴을 담은 홍보영상물이 연신 방영되는 등 워싱턴 못지않은 환영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의 달라진 위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담 의제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장 주석의 방미 때는 ‘인권’이 도마에 올랐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장 주석이 정상회담을 끝내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미국은 인권 문제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라는 직설적 표현이 담겨 있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건만 미국은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양국 간에는 ‘격차’가 존재했다. 14년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권보다 경제, 그것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인권 문제는 2009년 중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와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부터 언급, 여전히 양국 관계에 있어 주요 이슈였다. 하지만 이 문제가 양국 간 통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14년 전 ‘종교 탄압을 자행한 중국 관리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겠다’며 한껏 으름장을 놨던 미 의회는 이번 후 주석의 방문을 맞아 환율 조작국 제재 법안을 만지작대고 있다. 이런 미국을 향해 후 주석은 미국 도착 성명에서 “각국의 발전 방법은 존중돼야 한다.”는 말로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한껏 과시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오바마 “中 인권 신장하라” 직격탄

    오바마 “中 인권 신장하라” 직격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공식 환영식에서 중국의 인권 신장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과 함께 연단에 오른 뒤 시작한 환영 연설에서 “중국의 인권 신장은 장래 중국의 성공을 담보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중국 내 인권 신장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국빈 방문한 정상을 국가 차원에서 맞이하는 공식 환영식에서 상대국 정상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사안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은 국제 관례상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향후 중국 인권에 대해 미국이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성공적인 구성원으로 부상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곧바로 “역사는 모든 국가의 책무와 시민들의 인권, 특히 인간의 보편적 권리가 신장될 때 그 사회가 보다 조화롭고, 그 국가가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해 중국의 인권 신장을 직접적으로 촉구했다. 이에 맞서 후 주석은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상호 이해와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의 인권 문제 언급을 반박했다. 후 주석은 “이번 국빈 방문은 파트너로서 양국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식 환영식에 이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해 후 주석과 가파른 대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인권 문제 외에 북한·이란 핵 등 안보와 경제적·정치적 쟁점들에 대해서도 팽팽한 논전을 벌여 21세기 중국의 부상과 함께 주요 2개국(G2)을 이룬 미·중 양국이 향후 상당 기간 안정적 공존 관계보다는 주요 글로벌 현안에 있어서 대척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 정상의 국빈 방미는 1997년 장쩌민 주석 이후 14년 만으로,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큰 틀의 양국 관계 정립 방향 ▲북한·이란 핵문제, 수단 문제, 양국 군사협력 등 안보 이슈 ▲중국 위안화 환율문제, 무역 불균형 등 경제 이슈 ▲기후 변화, 테러리즘 대처, 해적 소탕 등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20일 새벽(한국시간)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국은 공동성명 발표 여부와 공동성명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놓고 막판까지 절충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 중국과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대중국정책을 폈지만 지난해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회담에 이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통해 보여준 중국의 태도에 실망, 중국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고 원칙에 충실한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진단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현안들에 대해 언급을 피했던 것과는 달리 위안화와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후 주석은 18일 오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조 바이든 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후 주석은 20일 미 의회 상·하원 지도자들과 만나며 양국 재계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책연설을 한 뒤 미 중서부 경제중심지인 시카고로 이동, 경제문화 시찰 일정을 보내고 21일 귀국길에 오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웃으며 만찬 즐긴 후진타오, 환영행사선 표정 굳었다

    웃으며 만찬 즐긴 후진타오, 환영행사선 표정 굳었다

    18일(현지시간) 3박 4일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환대는 저녁 만찬과 다음날 공식 환영 행사에서가 마지막이었다. 여기에 의회와 재계의 압박, 중국 정부의 타이완 및 티베트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항의시위도 5년 만에 다시 백악관을 찾은 후 주석 앞에 펼쳐졌다. 도착 당일 웃는 얼굴로 만찬장에 들어갔던 두 정상은 19일 오전 9시 시작된 공식 환영 행사에서는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과 나란히 서서 후 주석에 대해 최대한의 예의를 갖췄지만 분위기는 차가웠다. 행사장의 공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더욱 싸늘해졌다. 후 주석은 ‘인권’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이익’이라는 말로 중국의 방식을 존중해달라고 응수했다. 전날 후 주석을 태운 특별기는 오후 4시쯤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직접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영접을 나가는 등 최대의 예우를 갖췄다. 오후 6시 30분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매우 이례적인 ‘사적인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숙소인 백악관 관저 내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에서 열린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만 배석하고, 중국도 후 주석 외에 2명만이 참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했다. 후 주석도 구두 성명 대신 서면으로 발표한 방미 성명에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복잡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양국의 공동 책임도 증가하고 있다.”는 말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위상을 대외에 천명했을 뿐, 미국을 자극할 만한 말은 아꼈다. 이는 오붓한 분위기를 연출한 ‘사적인 만찬’이 19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환율과 북한 문제 등 쟁점현안에 대한 서로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치열한 탐색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최소한 처음은 환대로 시작했던 백악관과 달리 일부 의원들과 재계는 중국 시장 개방 확대와 위안화 절상 등을 거듭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계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이 자국 산업을 편애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연합체도 중국이 공정경쟁을 위해 금융서비스 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北, 정치범수용소 6곳에 15만4000명 감금

    北, 정치범수용소 6곳에 15만4000명 감금

    우리 정부는 북한 정권이 현재 6곳의 정치범수용소에 모두 15만 4000여명의 정치범을 감금 중인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과거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10곳까지 운영된 적도 있으나 1980년대말~90년대초 국제 인권단체들의 문제 제기와 실태조사 요구가 빗발치자 외부노출을 우려한 북한 당국이 국경 인근지역 수용소들을 폐쇄했다.”면서 “탈북자들의 일관된 증언과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북한이 현재는 6곳의 수용소에 정치범들을 몰아넣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후계 구축에 수용소 역할 강화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3개 도에서 6곳의 정치범수용소를 ‘OO호 관리소’라는 명칭으로 관리하고 있다. 평안남도 개천(14호 관리소)과 북창(18호 관리소), 함경남도 요덕(15호 관리소), 함경북도 화성(16호 관리소)과 청진(25호 관리소), 회령(22호 관리소) 등이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죽을 때까지 빠져 나갈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과 석방될 가능성이 희박하나마 있는 ‘혁명화구역’으로 구분돼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종신수감의 완전통제구역은 정치범 본인뿐 아니라 가족 3대를 모두 수감하는 곳으로, 최소한의 생필품 공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혹독한 강제노동과 고문·폭력이 일상화돼 있다. 당국자는 “김정은 후계구축 과정에서 북한 정권 유지의 핵심도구인 정치범수용소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범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을 예견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탄압의 표본인 정치범수용소 문제가 본격 제기될 조짐이다. 미국과 캐나다 하원은 2~3월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여론조성과 정책수립을 위해 수용소 출신 탈북자를 초청한 가운데 북한 인권 청문회를 개최, 참혹한 실상을 대외에 알릴 계획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의회도 하반기에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한 북한 내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하는 청문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美·캐나다, 北 인권유린 청문회 검토 1990년대초 북한 정치범수용소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에 수감 추정자 신원확인을 요구하는 등 이슈화를 주도했던 국제앰네스티(AI)는 올해 북한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중점 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제 선교단체 오픈도어스도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기독교인 박해실태 고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안에서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에 대해 홀로코스트위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오늘 美·中 정상회담] 후 주석 3박 4일 행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8일부터 21일까지 3박 4일간 미국 워싱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역구인 시카고를 방문한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격이 다르다. 국빈방문이다. 중국 지도자로는 1997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후 주석은 미 동부시간으로 18일 저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카프리샤 마셜 의전장의 영접을 맞으며 방미 일정에 들어간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백악관 안의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비공개 만찬을 한다. 이곳은 1800년대부터 미국 대통령 가족이 식사를 해온 곳이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 이곳에서 두 정상 내외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자는 뜻이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백악관에서 공식환영식과 단독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연쇄 회담 뒤 두 정상은 백악관 인근 아이젠하워 청사 건물로 자리를 옮겨 45분동안 양국 재계 지도자들과 회동한다. 그러고는 다시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옮겨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된다. 20일에는 후 주석과 미 의회 지도자들과의 회동이 이어진다. 후 주석은 미 상·하원 지도자들을 만난 뒤 미·중 관계국가위원회와 미·중 재계위원회가 마련한 오찬에 참석, 연설을 할 계획이다. 이어 워싱턴 공식일정을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로 향한다. 후 주석의 시카고 행에는 그를 수행한 중국 기업인 수백명이 따라붙는다. 미·중 양국 재계의 경제대화가 펼쳐지는 셈이다. 저녁에는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 초청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 귀국길에 오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김영길 한동대 총장 대교협 차기 회장에 내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영길(72) 한동대 총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 이기수 회장은 다음 달 말 고려대 총장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교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김 총장은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공대,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RPI공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거쳐 1978년부터 1995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에 임명됐다. 작고한 김호길 포항공대 초대 총장의 동생인 김 총장은 현재 대교협 부회장 및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직을 함께 맡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美의회 “초당협력” 오바마 “중도실용”

    오는 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때 사상 최초로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자리를 섞어서 앉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애리조나 총격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지양하고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초당적 좌석배치” 제안에 대한 호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AP등 미 언론들이 17일 전했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대통령의 연초 의회 국정연설 때 자리배치는 하원 본회의장에 당별로 나누어 앉는 게 관행이었지만, 여·야 화합을 위해 이 전통을 깨 보자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일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피습을 당한 애리조나 투손의 총격사건에서 비롯됐다. 사건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 속에 중도파 성향의 워싱턴 싱크탱크 ‘서드웨이(Third way)’가 “대통령 국정연설 때 민주, 공화당이 따로따로 앉아서 한쪽은 환호성을 지르고, 다른 한쪽은 시큰둥해하는 대립 모습은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 출발이었다. 이 제안에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2일 사설에서 “국정연설은 당파성을 초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폈고, 민주당 마크 우달 상원의원 등이 동료의원들에게 실행을 제안하면서 구체적 움직임으로 번져 갔다. 공화당 톰 코번·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 등은 지난 16일 NBC의 ‘언론과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연설 때 나란히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리사 머코스키, 민주당 애미 클로부차 의원 등 19명의 상원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도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하원의 공화당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도 지지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연설 때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원내총무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같은 날 WP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를 위로하고 영감을 줬다.”며 “미국 이익을 적극 옹호하는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의회의 화합 분위기속에 오는 20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개혁에서 중도실용으로 정책노선을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도 성향의 무당파층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열린 레임덕 회기에서 공화당과 감세연장에 합의하면서 오바마의 이 같은 전향의 의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2기 백악관 참모진으로 친기업적 성향을 가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을 대거 기용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된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은 월가의 대형 은행 CEO 출신으로 재계 인맥이 막강하다. 지난 2년간 금융규제개혁으로 월가를 압박했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사퇴하고, 하버드대로 돌아간 래리 서머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임에 월가와 관련이 있는 인물을 임명하는 등 재계와의 관계개선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9%대에 머물고 있는 실업률을 잡고 투자 확대와 수출 증대를 이루기 위해 기업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군 ‘군가산점’ VS 미군 ‘여군 전투병 배치’

    정부가 군복무자의 군가산점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에서는 여성을 전투부대에 배치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정책이 도입될 경우 군대내 양성 평등에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미 의회 산하 군사자문 기구인 ‘군사 리더십 다양성 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국방부에 “여성들을 전투부대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현 정책을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이 위원회는 군대 내 현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퇴역 및 현역 장교들로 구성돼 있다. AP통신은 “여성들의 전투부대 배치 금지 조항으로 인해 여군들은 해병대와 육군의 10%에 해당하는 병과 복무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면서 “이로 인해 승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 여군 수천여명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하고 있지만, 이들의 보직은 위생병이나 보급 등 전투지원에 국한돼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미군 내에서 여군은 약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220만명 중 여성은 25만 5000명 수준이다. 반면 이라크전 남성 전사자는 4300명, 아프가니스탄 전사자가 1400명인데 비해 여군 전사자는 각각 110명과 24명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군대는 다양한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소수집단과 여성은 수적으로 백인 남성에 현저히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자격 있는 군인들에게 공평한 경쟁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미 정부는 최근 동성애자의 군복무 허용 및 해군 내 여군의 잠수함 근무 허용 등 군대 내 평등을 위한 다양한 개혁을 추진해 왔다. 전문가들은 국방부가 이번 보고서를 승인한다면 사실상 미군 내에서 차별을 담은 마지막 조항이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보고서는 오는 봄, 의회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될 예정이며 육군도 이 문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성의 전투부대 배치가 군대의 전투력 극대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성들의 체력과 지구력이 부족할 뿐더러 부대 내 통일성과 응집력에 저해가 된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이같은 반대 주장은 동성애자 군복무 반대 논리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지방채 10년새 90% 늘어 3조弗… 최대 100곳 파산 위험

    지방채 10년새 90% 늘어 3조弗… 최대 100곳 파산 위험

    #사례1 :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에 위치한 소도시 차우칠라가 이달 초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실업률이 18%에 육박하고 재정적자가 100만 달러나 되는 차우칠라는 시청 개보수 공사를 위해 지방채 590만 달러를 발행했다가 1월분 채무 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주정부 관계자는 “차우칠라는 단지 이례적인 경우일 뿐”이라며 진화에 부심했지만 전문가들은 재정위기설이 연례행사가 돼 버린 캘리포니아야말로 ‘제 코가 석자’라고 꼬집었다. #사례2 :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던 지난 연말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의 주도인 해리스버그는 파산보호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쓰레기 소각로 구입을 위해 2억 8800만 달러의 채무를 지게 된 시 정부는 막대한 운영비로 고전하던 끝에 결국 올해로 예정된 5000만 달러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해리스버그는 주법에 따라 지출을 억제하는 대신 주 정부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게 됐다. 기업으로 치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셈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홍역을 치른 미국이 이번에는 지방재정 악화라는 ‘잔혹극 2막’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지방채 규모는 2조 9000억 달러나 된다. 10년 사이에 90%나 늘었다. 부채 규모는 갈수록 느는데 경기침체 영향으로 세입은 줄었다. 거기다 방만한 예산집행까지 겹쳤다. 그동안은 지방채를 발행해 재정적자를 메웠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방채 시장이 최근 현금이 고갈된 주와 시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라고 지난 8일 전했다. 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연방정부가 1650억 달러 규모로 내놓았던 연방보조금 성격의 ‘빌드 아메리카 본드 프로그램’이 2010년 말 만료되면서 지방채 시장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주·지방정부 재정 악화 불안감 확산 주 정부·지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졌다는 또 다른 징표는 미국 대형 은행들이 지방재정 악화에 따른 지방채 신용부도 스와프(CDS) 수요 급증 전망을 배경으로 CDS 거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채권에 대한 CDS 총거래 잔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방정부들은 지방채 CDS 거래업무 확대가 채무 불이행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기 거래 확대를 유발해 재정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미국 주 정부 가운데 CDS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일리노이는 11일 현재 328bp이고 지난해 7월에는 370bp까지 치솟기도 했다.”면서 “이 정도면 최근 재정위기설이 거론되는 스페인 수준이고, 500bp를 넘어서면 사실상 파산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정악화는 미국 전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은 8일 46개 주 정부가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공공의료보험인 헬스케어 예산을 삭감하면서 일자리 40만개가 사라졌다면서 재정긴축이 광범위한 산업공동화 현상을 일으켜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1% 포인트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 최근 보고서는 주 정부에서 필요한 재정과 집행 가능한 재정 규모 격차가 지난해에만 1710억 달러나 됐고 올해도 1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정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대응은 긴축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지난 5일 주의회 연두 연설을 하면서 뉴욕 주가 위기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약 100억 달러에 이르는 주 정부 재정적자를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공·사립 대학생들에게 제공해온 희망(HOPE) 장학금 축소 문제를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고등학교에서 평균 3.0 이상 학점으로 주내 공·사립대학에 진학해 평균 3.0 이상의 학점을 유지하는 학생들에게 1인당 최대 6000달러까지 지급하는 장학금의 재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근본 해법 없는 허리띠 졸라 매기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장분석가 가운데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메러디스 휘트니는 지난해 12월 20일 CBS 시사프로 ‘60분’에서 “규모가 큰 지방정부 가운데 최소 50개, 많게는 100개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A타임스는 “많은 캘리포니아 지방정부들이 2008년 파산했던 발레호 시처럼 되지 않을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근 CNN머니 보도에 따르면 마크 빈터 웰스파코 수석경제학자는 “우리는 지방채 시장이 또 다른 붕괴하는 도미노라고 우려하는 얘기를 곳곳에서 듣는다.”면서도 “나는 그 문제로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용어클릭 ●CDS 프리미엄 CDS는 대출이나 채권 형태로 자금을 조달한 채무자의 신용을 사고팔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CDS 매도자는 채무자가 이자 지급을 못 하거나 채무조정을 진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CDS 매입자에게 보상해 주도록 돼 있다. CDS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CDS프리미엄이라고 하며 bp(basis point)라는 단위로 나타낸다. 1bp는 0.01%와 같다. 손해보험에 가입할 때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는 것처럼 채권의 발행 기관이나 국가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수록 CDS프리미엄은 상승한다.
  • 이 와중에… 백악관 보좌관 부인 의문사

    미국 백악관 고위 보좌관의 부인이 10일(현지시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애리조나 총격 사건에 이은 비극으로 미 정가는 극도로 어수선한 풍경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회사의 로비스트인 애슐리 터튼(37)이 이날 새벽 미 의회 의사당 인근 자택 차고에서 불에 탄 자신의 승용차 안에 숨진 채 발견됐다. 애슐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무 보좌관으로서 하원과의 ‘소통’을 맡고 있는 대니얼 터튼(43) 부국장의 부인으로, 아침 일찍 출근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 측은 새벽 4시 50분쯤 불이 나고 있다는 이웃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화재를 진압한 뒤 차량 속에서 터튼의 시신을 발견했다. 차량은 차고 안쪽 벽과 충돌했으며 벽은 움푹 들어간 채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경찰은 애슐리의 사인이 충돌에 의한 것인지, 화염에 따른 것인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애슐리는 로비스트로 일하기 전 민주당 의원들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역시 민주당 의원 보좌관이었던 남편 대니얼과 결혼, 4살짜리 쌍둥이 아들을 포함해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애슐리의 10년 지기인 브라이언 울프 전 민주당 의회 선거 사무국장은 “지난주 애슐리와 점심을 먹었는데 그녀는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자살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화재 신고를 피해자 가족이 아니라 이웃 주민이 했다는 점을 들어 남편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니얼은 애리조나 총격 사건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었다는 점에서 범인일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에선 애슐리의 업무와 관련된 범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애쉴리는 사망 당일 130억 달러짜리 계약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녀의 오빠가 얼마 전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일도 우연 같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상상할 수 없는 기이한 사건”이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해외사례는…美·日등선 정책 찬반·조례폐지 결정시 주민투표

    외국의 경우 주민들에게 방폐장 건설 등에 대한 찬반을 묻거나 법안이나 조례 폐지와 관련해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주민투표는 강제 의무형과 단순히 정책에 대한 자문을 위해 실시하는 자문형 등이 있다. 일본의 경우 전국 1800개 자치단체에서 매년 수십 건의 주민투표가 실시되는데 자치단체장이 의회를 해산한 뒤 실시한다. 주민투표 사안은 대부분 방폐장 건설과 골프장 건설 등 민감한 사안이다. 다만 주민투표 때 드는 막대한 선거비용 등을 감안해 단체장의 직위를 걸고 실시한다.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헌법에 의해 1777년부터 주민투표가 인식되었고, 현대적인 주민투표제도는 주정부 의회가 과도하게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02년 오리곤주에서 시작됐다. 애리조나 등 20개 주의 경우 법개정과 폐지의 권한을 가지는 ‘예스(Yes)’ 방식을 사용하고, 메릴랜드와 뉴멕시코주는 단지 의회에 법안에 대한 반대만을 할 수 있는 ‘노(No)’ 방식을 사용한다. 뉴욕주 주민발안제도는 주정부 차원은 없지만 카운티 등 지방정부 등에서 지역주민이 의회에서 만든 조례나 규정이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 주지사 선거 때 투표한 유권자 10%의 서명을 받아 카운티 서기에게 제출하고 연방선거일에 과반수 찬성을 받으면 의회에서 만든 조례나 규정을 폐기할 수 있다. 영국은 의회 중심 국가로 주민투표는 대부분 자문형 투표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자문:박형준 성균관대 교수 임승빈 명지대 교수
  • 애리조나의 총성 그 앞에 ‘독설’이 있었다

    애리조나의 총성 그 앞에 ‘독설’이 있었다

    2001년 9월 11일. 소녀는 30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미국 현대사 최악의 비극 속에서 태어났다. 비통해하던 사람들은 소녀를 보며 “희망의 증거”라며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9살 되던 해, 소녀는 광기 어린 총구 앞에서 힘없이 스러졌다. 소녀의 이름은 크리스티나 그린. 아버지 존 그린은 “비극으로부터 와서 비극으로 인해 떠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최연소 희생자인 그린의 죽음 앞에서 미국 사회는 비통함에 잠겼다. 동시에 편가르기와 인신공격, 독설을 종용하는 사회 분위기가 결국 그린을 죽음으로 내몬 ‘진범’이라는 비판과 반성이 나온다. 그린은 미국의 다양한 상징을 오롯이 담은 채 태어났다. 9·11 테러 당일 펜실베이니아 웨스트그로브 지역에서 출생했고 이후 테러일에 태어난 아기를 주마다 1명씩 추려 선정한 ‘희망의 얼굴’ 5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그린의 사진이 인쇄된 책자는 9·11 테러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미국 사회에 뿌려졌다. 그린은 밝고 총명했다. 초등학교 학생회 간부를 맡은 그는 동물을 사랑해 수의사를 꿈꿨지만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린은 지역의 유명 여성 정치인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행사장에 따라나섰다가 총탄에 희생됐다. 무엇이 그린을 포함한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 갔을까. 미 정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는 새삼 극단적 정치문화의 자화상을 떠올렸다.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을 겨냥한 가해자가 살육극을 벌인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반정부 메시지를 근거로 정치적 불만이 그 배경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참사의 이면에 독설과 폭력성이라는 정치문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미 정치계에 상대를 자극하는 말이나 위협, 폭력에 대한 맹목적 선동 등이 상당한 수준으로 번졌으며 이번 사건이 극단적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마 카운티의 클레런스 듀프니크 보안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공직자들이 꾸준히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미국이 이제 정신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당파적 이익을 앞세운 격렬한 논쟁이 일상화되면서 사회에 극단의 문화를 퍼뜨리고 있다는 자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진 정치인들은 정치적 힘겨루기 과정에서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해 독설을 퍼붓는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가에서는 참사의 원인과 배경을 둘러싼 논쟁도 일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용의자 제러드 리 러프너의 극우 성향을 부각시키며 공화당을 몰아세웠다. 이에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인격장애를 지닌 ‘사이코패스’의 범행으로 몰며 정치적 파장을 줄이려 하고 있다. 기퍼즈와 대립각을 세웠던 보수적 유권자운동 단체 티파티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 우리를 비난하지 말라.”고 항변했다.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겨냥한 책임론도 나온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지난해 봄 건강보험개혁법안이 통과된 뒤 법안에 찬성한 기퍼즈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20명을 낙선 대상 ‘살생부’에 올리고 이들 지역구를 사격을 위한 총기 십자선 과녁 모양으로 표시한 미국 지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때문에 페일린 전 주지사의 정치 선동이 과격분자를 자극해 불행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매뉴얼 클리버 공화당 의원은 “많은 부분은 워싱턴 정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어떤 논쟁에서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식의 말은 이 나라에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정파와 정당 간에는 치열한 대립이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영국 의회에서 인신 공격을 자제하기 위해 다른 의원을 부를 때 전통적으로 ‘존경하는’(honorable)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이는 툭하면 막말과 육두문자, 멱살잡이가 되풀이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회도 되새겨 볼 문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덕수 “한·미 FTA 6월말까지 비준 기대”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6월 말까지 미국 의회에서 비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농업인연맹(AFBF)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 미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사는 “AFBF 등 농민단체들이 한·미 FTA를 적극 지지해준 데 감사하며, 조기에 비준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 협정 타결에 따라 미국 산업 중 농업분야만큼 혜택을 볼 분야도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해 한국에 대한 농산품 수출이 50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30% 증가한 가운데 미국산 농산품에 부과하는 한국의 관세가 60% 철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사는 이어 “한국은 현재 주요 쇠고기 수출국인 호주 및 캐나다와도 FTA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 국가들과의 협정은 발효하고 한·미 FTA는 발효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수출 증가는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기 비준을 거듭 촉구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33년 만에 연방의원 피격… 충격의 애리조나

    33년 만에 연방의원 피격… 충격의 애리조나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대형 슈퍼마켓 앞에서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괴한이 총기를 난사,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40·여) 연방 하원의원이 중태에 빠졌다. 연방법원 판사를 포함해 6명이 숨졌고 13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이 중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기퍼즈 의원을 겨냥한 정치적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한편 공범의 신원을 확보해 추적 중이다. 슈퍼마켓인 세이프웨이 앞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의 행사를 갖던 기퍼즈 의원은 날아온 총탄에 관자놀이 관통상을 입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역 연방 의원이 피격된 것은 1978년 기아나의 존스타운에서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한 조사를 벌이던 민주당 레오 라이언(캘리포니아) 의원 이후 33년 만이다. 숨진 사람 가운데에는 존 롤 연방지방법원 판사와 기퍼즈 의원 보좌관인 게이브 지머맨, 행사에 참가했던 9살 여자 어린이와 70대 노인 3명이 포함돼 있다. 총기 난사 후 달아나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에게 붙잡힌 제러드 리 래프너(22)는 경찰에 신병이 넘겨져 범행 동기와 배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40~50대 백인 남성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래프너는 이날 제112대 의회 개원 후 세이프웨이 앞에서 첫 유권자 모임 행사를 하던 기퍼즈 의원에게 다가가 반자동 권총을 머리에 쏜 뒤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난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래프너는 투손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고 사건이 일어난 피마 카운티에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5년간 다니다 지난해 9월 수업 도중 감정을 자주 폭발시킨다는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았다. 당시 학교 측은 복학하려면 다른 학생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문가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래프너가 범행 전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점을 주목하고 있다. 래프너의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애리조나가 미국에서 가장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심각한 곳이라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 3월 통과된 건강보험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뒤 사무실에 누군가 돌을 던지거나 총을 쏴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위협을 받아 왔다. AFP통신은 지난해 이민법 논란을 상기시키며 애리조나를 ‘미국 정치적 분열상의 그라운드제로’로 표현하기도 했다. 사망한 존 롤 판사 역시 지난해 초 불법 이민자에 대한 소송 진행을 허용한 뒤 수백 건에 이르는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을 현지에 보내 수사를 지휘토록 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공직에 있는 한 사람에 대한 공격은 모든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미 하원은 이날 참변에 따라 이번 주 공화당 주도로 추진할 예정이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의 본회의 표결을 연기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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