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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 물리는 화웨이 외교전… 미·중 무역싸움에 등 터진 캐나다

    물고 물리는 화웨이 외교전… 미·중 무역싸움에 등 터진 캐나다

    中, 베이징 방문한 前 캐나다 외교관 억류 ‘캐나다구스’ 불매운동에 주가 20% 폭락 캐나다, 멍 부회장 석방하며 화해의 손짓 전자 발찌· 84억원 보석금 조건으로 허용미·중 무역전쟁에 화웨이 사태가 더해지면서 미국과 중국, 캐나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요청으로 화웨이 사태에 끼어든 캐나다에 중국이 보복하는 등 불똥이 튀면서 세 국가들이 외교적 보복과 화해를 반복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최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46)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보복의 칼을 빼 들었다. 북한 관련 조사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의 소식이 돌연 끊긴 것이다. 결국 이날 오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코프릭의 중국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는 코프릭 억류와 멍 부회장 체포 사이의 연관성이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 중국이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엄중한 결과’를 경고했던 터라 사태 추이에 캐나다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중국의 캐나다 제품 불매운동으로 ‘캐나다구스’ 주가가 폭락하는 등 캐나다는 이래저래 심각한 내상을 입고 있다. 중국 당국이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해 강한 분노와 상응 조치를 경고한 이후 뉴욕증시에서 캐나다구스 주가가 지난 닷새 사이 20%나 폭락했다. 캐나다는 이날 멍 부회장의 보석을 허가하며 중국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이 1000만 캐나다달러(약 84억 5000만원) 상당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 발찌를 착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에 대한 보석을 허용한다고 밝혔다.캐나다가 중국에 난타를 당하자 도의적 책임이 있는 미국이 나섰다. 미 국무부는 중국의 캐나다 국민 억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에 자의적 구금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중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추가 발령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미 의회는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와 ZTE 등에 미 제품 판매를 금지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중국 때리기를 이어 갔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는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 갔다.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곧 이뤄질 전망이다. WSJ는 이날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전날 밤 이뤄진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의 전화통화에서 류 부총리가 이같이 통보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중국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부 중대 발표들을 기다려라”며 중국의 관세 인하 발표가 초읽기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추가 정상회담을 할 수 있으며, 멍 부회장 체포 사태에 자신이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뿐 아니라 미국산 에너지와 농산물 등의 수입 확대도 이뤄질 전망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미·중 무역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이 확실히 사이버안보와 인공지능(AI), 지식재산권 부문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한 미·중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박정희 스위스 비밀계좌, 50년 만에 베일 벗을까

    박정희 스위스 비밀계좌, 50년 만에 베일 벗을까

    안민석·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정보공개청구1978년 미 하원 ‘프레이저 보고서’에 계좌 단서이후락, 박종규 등 정권 실세 통해 최소 3개 관리해외불법재산을 찾아내 국고로 환수시키고자 하는 시민단체와 여당 국회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보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스위스 비밀계좌의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재산찾기특별위원장 안민석 의원 등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요구했다. 안 의원 등은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 스위스 비밀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와 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 계좌 현황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또 지난 6월 검찰, 국세청 등 5개 정부기관이 출범한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에도 박정희 비밀계좌‘ 관련 조사 정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올해부터 스위스를 포함한 전세계98개국 정부가 금융거래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점을 들어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대한민국 국적보유자의 스위스 비밀계좌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정부의 스위스 비밀계좌의 실체는 지난 1978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작성한 ’프레이저 보고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1976년 재미사업가 박동선의 미국 의회 로비사건, 이른바 ’코리아게이트‘를 계기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박정희 정부는 당시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의 아들 이동훈, 비서실장 박종규, 흥국상사 회장 서정귀 등의 명의로 최소 3개 이상의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만들어 관리했다.박동선게이트를 조사한 프레이저소위원회는 이후락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돈을 모아 스위스은행 계좌에 예치했으며 필요할 때 돈을 인출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고 파악했다. 이 돈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 뒤 캐비닛에 보관됐다는 상세한 진술도 확보했다. 이후락의 아들 이동훈은 박 전 대통령이 스위스 비자금을 만든 이유에 대해 “지지자들과 야당 지도자를 매수하는 데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레이저보고서는 한국 정유사업에 투자한 미국 정유기업 ’걸프‘가 박 대통령에게 건넨 20만 달러가 스위스 은행 UBS의 비밀 계좌번호 ’626,965.60D‘에 예치됐다고 밝혔다.1962년 대한석유공사(유공)과 합작으로 한국에 최초의 정유공장을 설립한 걸프는 1969년 석유판매회사인 흥국상사 지분 25%를 2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계약서 서명만 남은 상태에서 이후락이 박 전 대통령의 미국여행경비가 필요하니 주식매입대금의 10%인 20만 달러를 달라고 걸프 측에 요구했다. 걸프는 곧 흥국상사 회장 서정귀 명의의 스위스 계좌에 해당 금액을 보냈다. 이후 이후락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같은 해 12월 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레이저소위원회는 해당 계좌가 서정귀 이름으로 돼있긴 하지만 실제 관리자는 이후락의 사위 정화섭이었다고 판단했다. 정화섭은 중앙정보부 국장으로 재직하며 박정희 정부 해외비자금을 관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 박종규도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운영했다고 프레이저소위는 파악했다. 스위스 은행 BAGEFI에 개설된 박종규 명의 계좌에서 박정희 정부의 로비스트였던 박동선의 미국 계좌로 19만 달러가 송금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 의원 등은 “박정희 정부의 스위스 비밀계좌에 대한 의혹은 한번도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려진 바가 없다”며 해당 계좌에 들어있던 돈의 규모와 박 전 대통령 사후 비자금의 행방 등을 좇아 국고로 환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구글, 중국 맞춤용 검열 장착 검색 엔진 출시 보류

    구글, 중국 맞춤용 검열 장착 검색 엔진 출시 보류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출석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피차이는 이날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구글의 이른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 “그건 현재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국한된 작업일 뿐”이라고 밝혔다.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철수한 구글이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는 검색엔진 개발 작업이다. 드래곤 플라이는 민주주의, 인권, 평화시위, 종교 등 중국 내에서 민감한 단어의 검색을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정부 요청에 따라 민감 단어 블랙리스트를 추가할 수 있으며, 개인의 검색 기록이 전화번호와 연동된다고 구글 전 직원이 폭로하기도 했다. 구글 직원 수천 명은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가 ‘악해지지 말라’는 사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미국 내 인권단체들도 이 프로젝트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구글의 검색엔진 개발은 중국 공산당을 돕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피차이 CEO는 이날 증언에서 수차례에 걸쳐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를 개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같은 나라에서 검색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면서 “한때 100명 가량의 직원이 그 작업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피차이가 의회에서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차이는 데이비드 시실린 민주당 의원이 ‘중국 당국과 검색 엔진 문제를 협의하고 있느냐’고 따져 묻자 “현재는 내부적인 작업일 뿐이다. 투명하게 밝힐 수 있어 기쁘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의사당 주변에서는 인권단체 회원들이 나와 구글의 중국 검열 수락 검색엔진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 2인자 최룡해 독자 제재… 北인권 건드려 ‘비핵화 행동’ 압박

    美, 2인자 최룡해 독자 제재… 北인권 건드려 ‘비핵화 행동’ 압박

    볼턴 제재 완화 언급 이후 대북 강온전략 “인권 카드로 美강경파 잠재우기” 관측도 미국이 1년 2개월 만에 북한 정권의 핵심 인사에 대한 ’제재 카드’를 꺼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일 뿐 아니라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 발언 이후 북한이 가장 반발하는 인권 문제를 정조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의회 상·하원에 제출한 북한 인권유린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의 사실상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왼쪽)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정경택(가운데) 국가보위상, 박광호(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이 인권 유린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최 부위원장 등을 독자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미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제재의 실효성은 거의 없지만 미국이 대북 인권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상징적·정치적 조치로 평가된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검열에 책임 있는 3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며 “북한의 인권 유린은 세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제재에 나선 미국의 속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내년 1∼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했고, 볼턴 보좌관도 제재 완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달 8일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은 무산됐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상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재가 단순히 인권 문제를 넘어 미국의 대북 압박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제재는 북한이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경제적 압박뿐 아니라 인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경고”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미 의회 등 일부 대북 강경파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의회 등 조야에서는 강경한 대북정책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의회 요구에 따라 이 같은 추가 제재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국공산당과 구글, 페이스북 비밀 거래 있나

    중국공산당과 구글, 페이스북 비밀 거래 있나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접속이 금지됐지만 두 회사는 중국 정부와의 비밀스러운 거래로 10~20억 달러(1조 1000억~2조 20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최근 중국 선전, 상하이 등에 있는 12개 이상의 구글 체험 센터들이 인터넷 광고가 필요한 중국인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커다란 TV스크린을 통해 구글 검색, 지메일, 유튜브 등 중국에서는 접속이 차단된 인터넷 사이트들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재진출에 대해 아직 구글 측과 미 의회를 비롯한 규제 당국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구글은 이미 중국에서 광고로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 이는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지난해 올린 총수익의 약 2%에 해당한다. 구글이 중국에서 광고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지방 정부와 공산당의 비밀스러운 지원이 있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구글이 체험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내주었고 심지어 개장 기념식에 참여해 리본을 자르기도 했다. 구글의 광고업은 소매 수출을 통해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와도 맞아떨어진다. 페이스북도 해외에서 인터넷 광고가 필요한 중국 회사를 위한 광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광고 수입은 구글보다 더 많아 지난해 50~70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7억명의 인터넷 사용 인구를 갖고 있어 산술적으로는 세계 네티즌의 4분의 1이 중국인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1998년부터 만리방화벽이라 불리는 검열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해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결국 중국 내의 인터넷은 가상사설망(VPN)으로 만리방화벽을 우회하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니라 인트라넷에 다름없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망 부편집장인 스띵(石丁)은 “국가마다 인터넷 법이 있으며 중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이트를 법에 따라 차단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중국 법률을 준수하면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정권 핵심 인사 3명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북한에서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의 조치에 반발했다. 이렇게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추가 제재를 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최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을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잔인한 검열, 인권침해와 유린을 저지르는 부서들을 지휘하는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고 있다”면서 “이번 제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 그리고 검열과 인권침해에 대한 반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특히 이번 제재가 지난 2016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한 잔인한 처우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최 부위원장에 대해 당, 정부,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보인다며, 특히 그는 검열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 안에서도 핵심 직위로 통한다. 간부·당원을 포함해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부서로 알려져 있다. 정 국가보위상은 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이 저지른 검열 활동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정 국가보위상은 “정치범 수용소의 고문, 굶기기, 강제노동, 성폭행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지시하는데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위원장은 사상의 순수성 유지와 총괄적인 검열 활동, 억압적인 정보 통제, 인민 교화 등 역할을 하는 선전선동부를 책임지고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미국의 이번 대북제재는 2016년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지난해 10월 정영수 노동상 등에 이은 북한 인권 유린 관련 4번째 제재다. 이로써 미국의 북한 인권 관련 제재 대상은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북미 간 교역이 없는 만큼 실질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국무부는 최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제재 내용을 추가한 북한 인권 유린 관련 정례보고서를 연방 상하원에 제출했다. 2016년 2월 시행된 대북제재강화법(H.R.757)은 국무장관이 북한의 인권유린과 내부검열에 책임있는 북한 인사들과 구체적인 행위를 파악해 180일마다 의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말 3차 보고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제출됐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오늘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에 책임있는 3명을 제재대상에 추가했다”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은 세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한국시간)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의 대북조치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극악한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적대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확약하고, 돌아서서는 대화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헐뜯으며 제재압박 책동에 광분하는 미국의 이중적 처사가 내외의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북한의 비핵화와 공공외교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북한의 비핵화와 공공외교

    지난 10월과 11월 중순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북핵과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각각 참석했다. 11월 토론회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북·미 간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이후에 열려서 워싱턴DC의 분위기가 달라졌는지 궁금했으나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과 정책이 소개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미디어의 성격과 출처의 한계로 인해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내가 참가한 한·미 전문가 토론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소개하고 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정책 면에서 한·미 공조를 높일 수 있는 공공외교의 역할을 강조한다.첫째, 포럼에 참가한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돌입했다는 결정적 증거의 부재, 과거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패 및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등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반면 국무부 관료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정책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취했던 ‘전략적 인내’라는 소극적 접근법보다 더 적극적이고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상응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북·미 간 입장의 차이가 북·미 고위급회담을 연기시킨 것이다. 둘째,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보수와 진보, 대안 세력으로 분열돼 있다. 보수 진영은 ‘핵신고→검증→폐기’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진보 진영은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협상 초기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다가 협상이 실패할 경우 또다시 군사적 대결 상태로 회귀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대안 세력의 목소리는 낮지만, 이들은 ‘긴장완화→지속적 협상→완전한 비핵화’라는 방안을 주장한다. 셋째, 많은 미국 전문가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 의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인식 차이를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불신하고 있는 현재의 의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정책을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 의회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년 초부터 미국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의회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았다. 넷째, 한·미 전문가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여전하고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북한 비핵화와 한·미 동맹에 대한 입장 차이로 나타난 것 같다. 한국은 북한이 이미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행동으로 보여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해 한·미 공조의 속도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1월 20일 한·미 양국 정부가 외교와 비핵화 노력, 제재 이행,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워킹그룹’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워싱턴에서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에서 보고한 바와 같이 미국 전문가들의 다양하고 서로 다른 인식에 대해 비정부 차원에서도 합리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왜냐하면 워싱턴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가 간 전문가 집단의 입장과 해석의 차이를 줄임으로써 국익을 증대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공공외교다. ‘공공외교법’에 따르면 ‘공공외교’란 국가가 직접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부문과 협력해 문화, 지식, 정책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 국민들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외교 활동을 말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공외교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일본,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도 적극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외교는 ‘공공외교법’에 명시돼 있다시피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핵심이다.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공공외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정부가 한층 더 노력해 주기를 당부한다.
  • 김정은 답방 극비 시나리오에 술렁이는 여의도

    김정은 답방 극비 시나리오에 술렁이는 여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에 여야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여야는 ‘환영’과 ‘조건부 환영’, ‘답방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촉각을 기울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 위원장 답방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조 장관은 여야 의원의 질문에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가급적이면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이어 조 장관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합의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북측에서 구체적 답은 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회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김 위원장이 와서 직접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진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단순한 답방 차원이 아니라, 전 세계에 핵 포기와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가 조급하게 김정은 방남 이벤트를 만들어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비핵화 전제가 없는 답방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외통위 밖에서는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성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이라며 “서울 답방을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상승과 북한 김정은 정권의 찬양을 위한 도구로만 이용해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선물을 함께 가지고 와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우리 국민에게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도입을 촉구하며 이틀째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 농성장 긴급 기자회견에서 “답방 약속이 지켜지는 것은 아주 좋다”면서도 “청와대가 국회는 어떻게 되든 김정은만 빨리 오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와 정부가 김 위원장의 답방 시나리오를 극비에 부치면서 ‘여의도 12월 달력’ 빈칸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 시기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인 오는 17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7일 전후로 12∼14일, 18∼20일, 21∼23일 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 방남이라는 ‘메가 이벤트’를 놓치지 않으려는 민주당 의원들은 해외 출장과 지역구 일정 조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7일부터 25일로 예정된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김 위원장의 답방을 준비한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스라엘 의회 공식 초청 방문 일정을 애초 계획대로 소화할 예정이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국회의장의 의회 정상 외교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내가 학교를 다닐 때(30여년 전쯤)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욕의 의미로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 학교에선 유대인이 모욕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유대인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조차 유대인이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독일 외교관 펠릭스 클레인, 50세) “교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반(反)유대인 정서를 가르칠 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욕설처럼 통용되고 있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사회 교사 미할 슈바르츠, 42세)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또다시 반(反)유대주의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반유대주의학술정보원(RIAS)은 지난해 베를린에서만 유대인 혐오 사건이 전년보다 61% 많은 947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이 언어폭력이었지만 신체적 폭행도 18건에 달했다. 한 16세 소녀는 학교 친구로부터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말을 들었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공기총에 맞은 14세 소년도 있다. 무슬림 이민자 늘면서 증오 범죄 확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홀로코스트 기억하는 세대 줄어…교사들도 곤혹 하지만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이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독일에서 유대인 증오가 확산되는 이유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NN 조사에 따르면 독일 18~34세 성인의 40%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거의 알지 못한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반 이민, 독일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열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독일 학생들은 14~15세 때 제3제국(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배운다. 교육 과정에는 인근 포로수용소 현장 학습도 포함된다. 하지만 베를린 상원 교육국의 사라야 고미스 차별조사위원은 “요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과거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가 퍼지면서 독일 교사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를린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대계 레이첼(가명)은 지난해 학생들의 괴롭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학교를 옮겼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하켄크로이츠(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문양)를 그렸고, 수업시간에는 나에게 ‘이봐, 유대인!’이라고 소리 질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올해 초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유럽인 28% “유대인이 경제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 행사한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CNN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등 7 개국에서 7092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44%의 유럽인들이 반유대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인의 28%는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포함한 경제계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20%는 유대인의 정치·언론계 파워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꼽았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약 5%의 유럽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점유할 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의 32%는 이스라엘 때문에 유대인이 싫다고 말했다. 약 31%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고, 약 28%는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극우 민족주의의 부상을 계기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더이상 제재할 것이 없다”… 유엔 대북 제재보다 강력한 미국 독자 제재

    “더이상 제재할 것이 없다”… 유엔 대북 제재보다 강력한 미국 독자 제재

    미국 상원이 지난 5일 행정부가 대북 제재 해제 시 30일 이내에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가 해제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원은 지난 5일 전체회의를 열고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이 불법 활동에 더이상 관여하지 않을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라고 명시한 ‘아시아 안심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행정부가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자 할 경우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와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 제거를 위한 잠정적 로드맵을 담은 보고서를 30일 이내에 의회에 제출토록 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법적으로 연계시킨 것이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통과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미국의 독자 제재는 유엔의 제재보다 강력해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북한은 물론, 북한과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남한에게도 미국의 제재 해제가 필수적이다.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로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관련 법·제도 연구’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다섯 영역에 걸쳐 대북 경제 재제를 시행하고 있다. ▲무역 및 투자, 금융거래의 금지 ▲해외자산 동결 및 국제금융기구 원조 금지 ▲외국투자가들에 의한 전략물자의 반입 금지 ▲높은 관세율 부과로 미국 시장에 대한 진출 불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제한 등이다. 북한은 미국과 금융거래가 금지되며, 미국으로부터 무역특혜·원조·자금지원이 제한되거나 금지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가입 및 지원신청도 제한된다. 미국은 국제금융기구가 북한에 기금을 사용·대출하는 데 반대하도록 국내법으로 의무화돼있어, 북한이 이들의 기금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북 제재 및 정책 강화법’은 북한 경제를 실효적으로 옥죄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법은 북한과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물품, 귀금속·흑연·미가공 금속·알루미늄·철·석탄 등의 거래를 금지한다. 북한 정부와 노동당의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이 법의 가장 특징은 제재 국가와 제재 대상 관련 거래를 한 제3국의 개인·기업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북한산 광물·석유·석유제품의 거래, 섬유·식량·농수산물의 구입, 인터넷 상업 활동 제공, 어업권 구매, 교통·광업·에너지·금융서비스 거래, 대량현금(벌크캐시) 전달 등에 관여한 제3국 개인과 단체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 북한과 대리계좌로 지속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도 제재 대상이다. 이 법은 북한 노동자가 제조에 참여한 물품의 미국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의 생산 제품이나 북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의 대미 수출 가능성을 차단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를 해외에서 고용한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미국은 법률에 의한 대북 제재를 시행규칙과 행정명령으로 보완·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0일 서명한 행정명령 13810호는 “외국인이 권리를 가진 항공기가 북한에 착륙했을 경우 북한 이륙 후 180일 동안 미국 착륙이 금지된다”고 규정했다. 이 규정으로 인해 지난 10월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남측 대표단이 방북할 때 제재를 우려해 민간 항공기 대신 공군기를 이용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러시아스캔들’ 특검 반대한 전 미국 법무장관 재등판?

    ‘러시아스캔들’ 특검 반대한 전 미국 법무장관 재등판?

    11·6 미국 중간선거 직후 물러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월리엄 바(사진·68) 전 법무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타계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인 1991~1993년 재직한 보수 성향 인사다. 특히 그는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특검을 임명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으며, 수사팀이 꾸려진 뒤에도 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배치됐다며 공개 비판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 참모들에게 바 전 장관을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할 것이라고 전하며, 수일 내로 그의 지명을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가 지명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겨눈 뮬러 특검팀의 칼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바 전 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데는 경험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곧 현 의회 회기가 종료되는 것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누구를 지명하더라도 인준 절차는 내년 초를 훌쩍 넘길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 경질 순위 1위로 꼽혀온 세션스 전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난 것은 그가 일명 ‘러시아 스켄들’ 수사 지휘에서 스스로 손을 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전 장관의 비서실장이던 매튜 휘터커를 법무장관 대행에 앉혀 강한 비판을 받았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4월 발탁된 헤더 나워트(사진·48) 국무부 대변인을 차기 유엔주재 미 대사로 지명키로 했다. 나워트는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가까운 사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나워트 대변인은 국무부 대변인을 제외한 외교·행정 경력이 전무하다. 니키 헤일리 현 대사의 경우 외교 경력은 없었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두 번이나 역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상원 ‘北제재 해제 때 의회 보고 의무화’ 가결

    미국 상원이 미 정부의 대북 제재 해제 시 30일 이내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내도록 규정한 법안을 5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과 결과, 평가 등을 일목요연하게 의회에 보고하도록 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독단적으로 제재를 완화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코리 가드너 위원장과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간사가 지난 4월 공동 발의한 ‘아시아 안심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 전략과 포괄적 정책 수립을 골자로 하지만 대북 정책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법안은 “북한이 불법 활동에 더이상 관여하지 않을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명시하고 제재 해제 30일 이내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법안은 또 “국무장관은 제재 해제를 정당화하고 북한의 불법 활동 중단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라”고 명시했다. 이어 “법안 발효 90일 이내 국무장관이나 국무장관이 지정한 인사가 재무장관과의 협의하에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취한 조치를 기술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안은 대북 협상에 관한 평가 보고서의 의회 제출도 의무화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와 핵·탄도미사일 위협 제거를 위한 잠정적 로드맵, 북한이 취해야 하는 구체적 행동에 관한 평가도 기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밖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이행에 비협조적인 국가 목록도 기술하도록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플인 월드] 출사표 던진 바이든 “내가 美대통령 적임자”

    [피플인 월드] 출사표 던진 바이든 “내가 美대통령 적임자”

    말더듬 노력으로 극복한 ‘인간 승리자’ 온화한 품성·외교 국방 전문가 앞세워 2020년 대선 트럼프 대항마 될지 주목‘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 맞붙는다면?’ 2009년부터 버락 오바마 미 정부에서 부통령으로서 8년 동안 활동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실상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회고록 홍보 여행 중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몬태나대 연설에서 “내가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가장 잘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이슈들은 내가 조타실에서 마주했던, 평생 다뤄왔던 것”이라며 자신감을 부각시켰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앞으로 두 달 안에 결정하겠다”면서 “가족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델라웨어주 변호사 출신인 그는 부통령이 되기 전까지 35년 동안 상원의원을 지낸 의회 거물이다. 1988년과 2008년 대선에 도전하기도 했다. 1972년 중진 현역 의원을 꺾고 만 29세 나이로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일약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당선된 지 한 달 뒤 교통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는 불행을 겪었지만, 특유의 외유내강형 성격과 쾌활함 등으로 정치적으로는 승승장구했다. 2015년 당시 46세로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었던 큰아들을 암으로 다시 잃는 슬픔을 겪었다. 외교·국방·법률 분야 전문가로 명성을 떨쳤으며, 상원 외교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그의 외교·국방 분야 전문성을 활용해 자신의 약점을 메우려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도덕성과 가치에 대한 헌신, 따뜻하고 부드러운 품성 등으로 미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이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양극화와 중산층 이하 백인들의 박탈감을 끌어안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력과 대중성, 장악력, 추진력 등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에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백인사회의 소수그룹인 아일랜드인에다 1942년생으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4살 많은 고령이라는 약점도 있다. 그러나 어릴 적 말더듬 결함을 노력과 집요함으로 극복한 ‘인간 승리자’인 그가 트럼프라는 ‘이례적인 대통령’이 찢어 놓은 ‘분열의 미국’을 통합해 줬으면 하는 기대들이 그의 또 다른 자산이 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공군, 한·미훈련 대신 단독훈련… F22 등 美전략자산 빠져

    軍, 대대급 이하 소규모 한·미훈련 병행 공군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의 대체 훈련으로 단독훈련을 실시한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공군은 이날부터 7일까지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조종사의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단독훈련은 매년 12월 실시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한 데 따른 대체 훈련이다. 훈련은 모든 비행단에서 F15K와 KF16 등 공군 전력들이 참가하며 지난해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여한 공군의 규모보다 축소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진행된 비질런트 에이스에서는 미 공군 전략자산인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와 F35A 6대, F35B 12대가 한반도에 전개됐지만 이번 훈련에서는 전개하지 않는다. 앞서 한·미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반도 평화와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12월에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군은 또 같은 기간 주한미7공군 전투기들이 참여하는 대대급 이하 소규모 한·미 공군 연합훈련도 병행해 실시한다. 훈련은 매년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대대급 이하 훈련인 ‘쌍매 훈련’과 유사한 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매 훈련은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해 소규모의 한·미 공군의 전투기가 참여하는 훈련으로, 현재 올해 계획된 8회의 훈련을 모두 마친 상황이다. 다만 이번 훈련은 기존의 쌍매 훈련보다는 소규모 확대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며 F22 등 미 본토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지 않는 만큼 한·미 공군의 연합전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내년에 예정된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의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의 새 정책실장으로 공군 출신인 정석환 예비역 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증강 분야 전문가인 정 예비역 소장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청와대 승인 절차를 거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천시 내년 예산 1조원 첫 돌파

    이천시 내년 예산 1조원 첫 돌파

    엄태준 경기 이천시장은 3일 시의회 제196회 제2차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에는 시민이 주인인 이천 건설을 위해 시민참여예산제 활성화, 행복한 문화,복지도시구축, 미래를 준비하는 균형발전 도시 조성,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시정의 주요 방향으로 시민과 소통하며 시민의 권익을 강화하는 행정 등 4가지를 수립했다. 시는 시민과 소통하며 시민권익 강화를 위해 시민참여 기본조례를 제정해 시민의 시정 참여 기회를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에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결정된 434개 사업에 166억 원을 반영하고, 시민공청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시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행복한 문화.복지도시구축을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아동과 여성친화도시 조성, 남부권 복지환경 개선, 학습환경 개선, 문화재단 설립, 관광콘텐츠 개발 계획을 세웠다. 미래를 준비하는 균형발전 도시 조성을 위해 마장택지지구와 중리택지지구 개발 추진, 3개 역세권 개발,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 구도심 개발, 편리한 교통환경 구축, 중리천 생태하천 복원, 상수도 기반시설 확충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장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 5060 중년과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한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지원, 소규모 산업단지 3개소 추가 조성, 친환경 농축산업을 바탕으로 한 6차산업 활성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총사업비 80억 원 규모의 이천사랑 지역화폐를 발행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엄 시장은 “이 모든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 조직의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공직자들이 자기계발을 통해 역량을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향상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천시는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9년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 보다 21.7%증가한 1조 183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엄 시장은 “내년 예산 규모는 1조 183억 원으로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며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위해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향군 ‘추모의 벽’ 건립 성금 2억원 돌파

    향군 ‘추모의 벽’ 건립 성금 2억원 돌파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추진하는 ‘추모의 벽’ 건립 성금이 2억원(지난달 28일 기준)을 돌파했다.향군 관계자는 2일 “지난 10월 15일부터 모금을 시작한 미 워싱턴DC에 건립될 한국전참전용사 ‘추모의 벽’ 건립 성금이 2억원을 돌파했다”며 “본격적으로 모금을 시작한 이후 한 달여 만에 1억원을 돌파하고 그 이후 13일 만에 2억원을 넘겨 모금에 탄력이 붙었다”고 밝혔다. ‘추모의 벽’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에 유리벽을 설치해 70여년 전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 3만 6000명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카투사 8000명의 이름을 새겨 넣는 사업이다. 향군은 최근 들어 육군종합학교전우회와 육군기행사관총동문회 등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일반 기업 대표 등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금일봉을 전달했고 한성중공업 김홍철 대표가 300만원을, 여군협의회 이재순 예비역 준장이 100만원의 성금을 전해왔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아버지 부시 타계] 美 11년만에 國葬으로… 트럼프 “에어포스원 보내 운구”

    [아버지 부시 타계] 美 11년만에 國葬으로… 트럼프 “에어포스원 보내 운구”

    “멋진 아버지” “사랑해” 父子 마지막 대화 클린턴 취임 땐 “비판에 낙담 말라” 편지 고르비 “진정한 파트너” 文 “평화에 헌신”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11년 만에 국가가 주관하는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3일(현지시간)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워싱턴 미 의회 의사당 내 로툰다홀에 안치돼 조문이 이뤄진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1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면서 장례식은 워싱턴DC 내셔널 성당에서 거행된다고 전했다. 고향 텍사스에서도 별도 장례식이 열린다.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을 워싱턴으로 옮기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를 텍사스로 보낼 것이며, 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또 당일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해는 6일 텍사스 A&M대학 내에 위치한 ‘부시 대통령 도서관’ 부지 안에 먼저 묻혀 있는 가족들 옆에 나란히 안장된다. 지난 4월 사망한 부인 바버라와 1953년 3살 나이로 숨진 딸 로빈이 이곳에 묻혀 있다. 그가 지난달 30일 타계 직전 대화한 마지막 사람은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아들 부시는 “아주 멋진 아버지셨어요. 사랑해요, 아버지”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그는 “나도 사랑한다”며 세상에서의 말을 맺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1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며 후임인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1일 공개했다. 그는 편지에서 “앞으로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비판 때문에 매우 힘든 시기가 있겠지만 결코 낙담하거나 경로를 이탈하지 말라”고 조언했으며, “당신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의 영면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은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냉전 종식과 동서 화합을 이끌며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것도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냉전 종식을 이뤄냈던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그의 서거 소식에 깊은 조의를 표하면서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 함께 일했다”면서 “그 결과 냉전과 핵경쟁이 끝났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역사적 성취에 대한 부시의 기여를 합당하게 평가하고 싶다. 그는 진정한 파트너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시카고상품거래소 등 미 금융시장도 5일 추모의 뜻에서 휴장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2m 거인들의 전투 퓨리 vs 와일더 나란히 커리어 첫 무승부

    2m 거인들의 전투 퓨리 vs 와일더 나란히 커리어 첫 무승부

     키 203㎝의 챔피언 디온테이 와일더(33·미국)가 자신보다 3㎝가 더 큰 타이슨 퓨리(30·영국)와 무승부를 거둬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와일더는 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퓨리와의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타이틀 매치 12라운드 9회와 12회 두 차례나 다운을 빼앗고도 무승부에 그쳤다. 조울증과 싸우고 도핑 징계로 2년 6개월 동안 링을 떠났다가 복귀한 지 세 번째 경기에 나선 퓨리는 초중반까지 아웃 복싱으로 채점에서 앞서다가 후반 두 차례 다운을 빼앗긴 것이 무승부로 이어졌다. 사실 12라운드 종료 2분을 남기고 두 번째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도 했는데 경기를 끝낸 것이 다행이었다. 링사이드에선 ‘도대체 퓨리가 어떻게 다시 일어선 거지’란 대화가 들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세 부심 가운데 알레한드로 로친 부심이 115-111로 와일더의 손을 들어준 반면, 로버트 태퍼 부심은 퓨리가 114-112로 앞섰다고 채점했고, 필 에드워즈 부심은 113-113 동점을 매겼다. 경기 종료 벨이 울린 뒤 10분 정도 경과돼 판정이 발표될 정도로 신중을 기했는데도 태퍼 부심의 채점이 114-110으로 잘못 집계되는 혼란이 일었다.  이로써 두 나라 복싱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은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2003년 레녹스 루이스(영국)가 비탈리 클리츠코(우크라이나)를 같은 경기장에서 제압한 뒤 15년 만에 재연된 헤비급 빅 이벤트란 점에서 흥미를 더했는데 이날 둘의 대결은 헤비급 복싱 역사에 다시 없을 명승부로 남게 됐다. 판정 결과가 나오자마자 재대결 가능성이 100%란 얘기가 링 안팎에 돌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젊은 포먼’으로 통하던 와일더는 40승(39KO) 행진을 끝내며 생애 첫 무승부를 기록했고 퓨리 역시 27승 끝에 첫 무승부를 커리어에 새겼다. 이날 링사이드에는 축구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를 비롯해 플로이드 메이웨더, 에반더 홀리필드, 루이스 등 복싱 챔피언들이 눈에 띄었다. 경기에 앞서 조지 포먼, 마크 타이슨, 루이스 등 역대 헤비급 챔피언들과 대다수 전문가들이 판정으로 가면 퓨리가 이기고, KO로 승부가 갈리면 와일더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무승부 판정으로 끝났다. 포먼은 “퓨리가 12라운드까지 끌고 갈 것 같긴 하다. 키도 크고 리치도 길기 때문”이라면서도 “와일더가 근소한 차 판정으로 이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퓨리의 윙스팬은 무려 211㎝다.전 세계 미들급 챔피언 빌리 조 샌더스는 퓨리가 이기는 데 7만 파운드를 걸었다고 밝히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두 차례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마크 타이슨은 “와일더의 주먹이 세지만 퓨리가 링 안팎에서 보여준 정신적 강인함에 비길 바가 아니다. 근소한 판정으로 갈릴텐데 난 퓨리가 진짜 파이팅을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41승3패의 전적으로 1992~94년, 1997~2001년, 2001년부터 은퇴했던 2004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찼던 루이스는 “접근전이 아니라면 퓨리가 이긴다”며 “화끈한 접근전이 된다면 와일더의 승리가 점쳐진다. 가장 예측하기 힘든 승부다. 기다리기가 힘들다”고 설렘과 흥분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와일더에게 분한 패배를 당했던 루이스 오티스(쿠바)는 “와일더가 이긴다. 퓨리가 링 중앙으로 나와 맞붙으려 하면 조금 더 빨리 끝날 것이다. 와일더가 쫓아다닐 것이다. 내 예측, 와일더가 KO로 끝낸다”고 말했다. 1992~95년 헤비급 벨트를 둘렀던 리딕 보 역시 와일더가 손쉽게 KO로 이긴다고 예상했다. 미국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게리 쿠니는 퓨리에 대해 “엉뚱한 나무에 짖어대는” 격이라며 와일더는 “다른 종의 야수”이며 “4~5라운드 안에 끝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오바마, 아버지 부시 애도

    트럼프·오바마, 아버지 부시 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전현직 정치인들이 1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난 조지 H.W 부시 미국 41대 대통령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부부는 트위터 성명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건강한 판단과 상식,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냉전을 평화로운 승리로 종식했다”며 업적을 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성취하면서도 겸손했고 공공의 부름에 조용히 응했다”면서 “그는 가족에 헌신함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특히 생애의 사랑 바버라와 함께, 미국인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았다”면서 “모든 미국인의 기도를 전체 부시 가족에게 보낸다. 41대 대통령의 삶과 유산을 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라는 애국적이고 겸손한 종복(Servant)을 잃었다. 오늘 우리 마음은 무겁지만 또한 감사로 가득 차 있다”라고 슬픔을 표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시의 삶은 공공에 봉사함이 고귀하면서도 즐거움을 부르는 일이며 놀라운 여정임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조지와 바버라는 73년간의 결혼생활을 거쳐 이제 다시 함께 있게 됐다”라면서 “우리 마음은 오늘 밤 전체 부시 가족과 함께한다”라고 썼다. 1992년 대선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승리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을 인수인계한 전임자이자 정적이던 부시에 대해 “그와 쌓아온 우정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나는 그의 타고난, 진심 어린 품위에 의해, 그리고 부인 바버라와 가족에 대한 헌신에 의해 항상 감동을 받아왔다”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부시의 공직을 열거하면서 “군, 의회, 유엔, 중국, CIA, 부통령, 대통령으로 이어진 공공 봉사 기록은 매우 드문 것”이라고 기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이 공직을 떠난 뒤에도 한 번도 봉사를 멈춘 적이 없으며 아시아 쓰나미 난민과 허리케인 카타리나 당시 이재민을 도울 때도 그랬다라고 기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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