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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무기공장 폭발 110명 사망, 시리아 ‘40년 父子독재’ 최대위기

    바샤르 알아사드(46) 시리아 대통령이 집권 11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부친의 집권 기간까지 합쳐 40년 독재 세습에 대한 국민 불만이 일시에 분출되자 정부군의 진압에 따른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시리아 남부 폭동… 무정부상태 방불 AP 통신 등은 27일(현지시간) 남부 다라 지역과 인근에서 일어난 최근 시위로 6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반정부 시위가 시리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북부 해안 도시 라타키아에서 정부군의 반정부 시위 진압으로 10여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거리의 상점들이 불타고 청년들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배회하는 등 도시 전체가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인 시리아의 정정 불안에 미국 등 서방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2의 리비아’를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원 국토안보위 위원장인 조지프 리버먼(무소속) 의원은 “시리아 정권이 카다피 정권처럼 폭력적인 방법으로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다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개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직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아무도 비행금지구역을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카다피와의 형평성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 대통령 연내 사퇴 번복 혼란 가중 한편 예멘에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기존의 연내 사퇴안을 전격 철회함으로써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협조해 온 살레 대통령은 이날 아랍권 위성 방송인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테러의 준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퇴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뒤 “현재와 같은 혼란이 계속되면 소말리아와 같은 내전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회당은 살레 대통령이 오는 2013년까지 남은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알카에다 추종 무장단체가 한때 장악했던 예멘 무기공장에서 28일 폭발사고가 발생, 11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AFP, AP통신이 전했다. 폭발은 이날 오전 예멘 남부 아비안주의 자르지역에 있는 무기공장에 주민 수십명이 난입, 탄약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현지 정부 관리는 전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살레 정부 외의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유엔 “北식량 43만t 필요”… 정부는 ‘신중’

    유엔은 6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긴급한 식량지원 필요성에 처해 있는 만큼 43만t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대북 식량지원을 국제사회에 권고하는 내용의 이 보고서는 이르면 다음 주 초 발표된다. 보고서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세계식량기구(WFP),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니세프(UNICEF) 등이 공동으로 북한의 9개도, 40개군을 방문해 실시한 식량실태 조사 결과에 근거해 나왔다. 미국은 그동안 국제기구의 북한 식량난 평가 결과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식량 지원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식량지원의 기준은 정치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미국은 오랫동안 정치와 인도적인 사안을 현명하게 분리해 왔다.”며 지원식량의 엄격한 분배 감시(모니터링)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엄존하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식량을 지원할 경우 내년 김일성 출생 100주년 기념 생일 행사용으로 전용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식량상황이 지난해 11월 WFP가 북한 식량조사를 벌였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인도적 지원 물자를 군 물자로 전용할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WFP 보고서가 식량사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는 되겠지만 전세계적인 식량 상황, 전반적인 남북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식량지원 여부를 정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에서 북한에 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다만 인도적인 차원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민간단체들의 지원은 정부도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 carlos@seoul.co.kr
  • ‘카다피 축출’ 싸고 이견

    ‘카다피 축출’ 싸고 이견

    다국적군이 리비아 공습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의 국가원수 관저의 행정건물을 조준 폭격하면서 작전의 최종 목표물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애초 리비아 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목표로 군사행동에 나섰으나 그 과정에서 카다피를 제거할 것인지를 두고 연합군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카다피는 (이번 공격의) 정당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이 유엔 제재 결의안에 맞춰 진행될 것이라면서 리비아인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라면 카다피 역시 공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다피 축출’이 작전 개시 때 명시적 목표가 아니었더라도 ‘리비아 국민 보호’를 명분 삼아 시작된 공습인 만큼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면 무엇이든 제거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와 함께 군사행동에 나선 미국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 “카다피 정권 교체는 이번 공격의 목표가 아니며 카다피의 뒤를 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하루 전인 19일 “제한적 군사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혀 확전을 꺼리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존 케리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 역시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또 이 작전은 카다피 제거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각국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나라마다 다른 작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서도 상징적으로 알 수 있다. 미국의 작전명은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이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영웅 오디세우스는 당초 지중해를 무대로 한 트로이전쟁에 나서기를 거부했지만,참전 후 맹활약하며 트로이 원정에 성공했다.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놓고 치열한 내부 논쟁을 거쳤지만,끝내는 오디세이처럼 군사행동에 나섰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의 작전명은 아르마탕(Harmattan)이다.아르마탕은 12월부터 2월에 걸쳐 사하라 사막에 부는 동북 무역풍으로,사막의 풍진을 동반하는 건조한 열풍을 뜻한다. 영국의 작전명은 ‘엘라미(Ellamy)’이며,캐나다는 ‘모바일(Mobile)’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리비아전 이끄는 정상 3인 속내는

    리비아전 이끄는 정상 3인 속내는

    19일 ‘오디세이의 새벽’을 가장 먼저 열어젖힌 정상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다. 그는 대(對)리비아 군사행동 관련 주요국 회의를 주재했고 개전 선언을 했다. 프랑스 전투기들은 앞장서 리비아 영공 안으로 진입했다. 2003년 이라크전 때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전쟁에 반대하며 뒤로 빠져 있었던 그림과 확연히 대조된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앞장서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개전 사실을 워싱턴이 아닌 브라질에서 발표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경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사르코지의 발표가 있은 지 한참 뒤에 따로 카메라 앞에 섰다. 이라크전 선언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나란히 서서 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인 데는 북아프리카에서 프랑스가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튀니지와 이집트 민주화 시위 때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다 스타일만 구겼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그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전쟁을 연임을 위한 지지율 견인의 기회로 삼았을 법하다. 사르코지 개인의 친미적 성향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라크전에서 미국 병력을 대체할 국제 연합군의 파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미국에 우호적인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오바마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시절 ‘과감하게’ 이라크전에 반대하면서부터 전국적 정치인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또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아랍권에 우호적 메시지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반전(反戰)과 반미(反美)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이어 ‘제3의 전선’까지 도맡기는 벅차다. 그래서인지 미국 정부는 리비아 공습이 정식 전쟁은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애쓰는 느낌이다. 오바마가 워싱턴을 비운 것도 그렇고, 1991년 걸프전 개전 때 미 국방부 건물이 북새통을 이룬 데 반해 지금은 썰렁한 것도 미국이 이번 전쟁에 거리를 두려는 기류로 읽힌다. 실제 미 정부 당국자들은 “미군의 개입은 초기 며칠 동안만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브리핑에 나선 미군 관계자도 ‘미군’이라는 말대신 ‘연합군’이라는 단어를 애써 사용하는 모습이다. 캐머런 영국 총리가 ‘조연’을 자처하는 것은 그동안 영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너무 퍼준 것 아니냐는 여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 그래도 지난 1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라크전 진상조사위원회에 불려나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미 언론들은 “그래도 캐머런으로서는 참전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덜 잃는 게임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클린턴 “리비아 대사관과 외교업무 중단”… 카다피 옥죄기

    리비아 사태에 대한 무력 개입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이 워싱턴 주재 리비아 대사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등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 내부에서는 반정부 세력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데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전면전을 선포하는 등 내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리비아 석유 회사 자산 동결 방안 등 카다피 정권 압박 방안을 논의했다. ●S&P ‘투자 부적격’으로 등급낮춰 나토(북대서양조약 기구)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있어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자 프랑스는 이날 ▲제한적인 공습 ▲북아프리카 지역 내 인도주의 구역 설정 등을 제안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카다피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아주 제한적인 구역에 한해 공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관보를 통해 리비아투자청(LIA) 등 5개 법인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리비아와의 외교 관계 중단 사실을 보고한 뒤 “리비아가 미국 주재 대사관 업무 활동을 중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5~17일 이집트와 튀니지를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이 기간 중 리비아 야권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가 리비아 과도 정부를 인정키로 한 데 이어 미국도 ‘외교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다피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이 정도의 조치도 상당한 무게를 지닐 수밖에 없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나토에 15일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담은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리비아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로 4단계 낮추면서 리비아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를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카다피 측은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군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와 관련, 친정부 성향의 젊은이들과의 만남에서 “승리가 눈앞에 있다.”면서 정부군이 시위대의 본거지인 벵가지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일 원유생산량 30만 배럴 이하로 반면 수도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했던 반군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카다피군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집중 공격을 통해 라스라누프를 정부군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자위야의 경우 정부군이 연일 공세를 펼치면서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전히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부군이 고립 작전을 펼치면서 주민들은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 이곳은 유령도시와 같다고 전했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의 코크리 가넴 회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잠시 중단됐던 자위야의 원유 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 정유회사인 토탈의 크리스토프 마제리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140만 배럴에서 30만 배럴 이하로 줄었다고 전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이 같은 상황을 전한 뒤 “카다피 정권이 화력이나 병참에 있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카다피가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설사 정부군이 반군에 이기지 못하더라도 리비아는 2~3개로 쪼개져 소말리아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기자들과 만나 “클래퍼 국장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압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등 리비아 사태를 놓고 미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캐서린 브라그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부국장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발레리 아모스 OCHA 국장과 압델리야 알카티브 리비아 특사가 수도 트리폴리를 찾아 내전 영향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그 부국장은 지금까지 리비아에서 25만명이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도 리비아 동부에 민간 재난구호팀을 급파하겠다고 발표했다. 나길회·정서린기자 kkirina@seoul.co.kr
  • 美민주도 한미FTA 우선 비준 불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미 민주당 의원들이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와 일괄 비준’해야 한다는 공화당 주장에 공개적으로 동조해 예상치 않은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맥스 보커스(몬태나)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출석시킨 청문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비준안과 함께 처리하지 않는다면 한·미 FTA가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개 FTA가 패키지로 다뤄지지 않는 한 이들 가운데 아무것도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나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보커스 위원장의 의견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를 미·파나마 FTA, 미·콜롬비아 FTA와 연계 처리하겠다는 주장은 지난해 공화당 일부에서 시작됐다가 올 들어 사실상 공화당의 당론으로 굳어졌다. 특히 보커스 위원장의 ‘반란’은 쇠고기 수출지역인 지역구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가 비준되면 무관세로 농축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를 오는 7월 1일까지 처리한다는 계획을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6월 중 한·미 FTA, 연내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비준’이라는 카드로 반대파를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사우디에 리비아 반정부군 무기지원 요청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리비아 반군에게 무기를 공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서방국가의 군사개입 작업이 이미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사우디에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군에 무기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사우디 정부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7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반정부군이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 지대공 미사일을 필요로 한다는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사우디는 198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과 싸우는 반군을 무장시켜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한 바 있다. 더구나 압둘라 국왕은 1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암살 공격을 받아 개인적인 원한도 있다.미국 대신 사우디가 군수품을 지원한다면 워싱턴은 군사 개입을 부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1일 ‘분노의 날’ 시위를 앞둔 사우디의 시위대 탄압을 비난할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군수품은 48시간 내 벵가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리비아 공군기지나 벵가지 공항을 거쳐야 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존 케리(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과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회담 후 “아랍연맹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또다시 중동국을 공격할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역풍을 경고하고 있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미 국방부의 전략수립가들이 육·해·공을 망라한 옵션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정부 당국자는 NYT에 “전파방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만으로도 리비아 정부와 정부군 간의 통신을 교란할 수 있으며 이런 작전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소탕 작전처럼 훈련을 전담하는 소규모의 특수작전팀을 리비아로 보내는 안이나 반정부군에 줄 무기를 공중 투하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영국의 반정부군 지원설도 나온다. 이날 리비아 현지방송이 공개한 전화통화 녹취에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자 현 국가위원회 의장은 영국 정부와 연락을 이어주는 반정부 인사가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자, “우리는 경무기가 필요하다. 이집트를 통해 이를 구입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녹취가 진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리비아에서는 도청이 흔하다고 전했다.한편 유엔은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을 설득해 인도주의적 실사팀을 수도 트리폴리에 보내기로 한 데 이어 7일 리비아 난민 지원을 위해 1억 6000만 달러의 긴급 구호기금 편성을 요청했다. 전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압델리라 알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리비아 사태를 전담하는 특별 대사로 임명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의회 청문회 선 힐러리 “정보전쟁 美는 루저”

    “미국은 패배하고 있다(we are losing).”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이 2일(현지시간) 고개를 떨궜다. 미국의 뜻과 무관하게 시작됐고, 미국의 입김이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과 관계없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중동, 그 거대한 혁명의 물결을 지켜보면서 세계 경찰국가의 외교수장이 ‘미국의 패배’, ‘미국의 위기’를 외쳤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선 힐러리 장관은 리비아 사태 등 중동 정세를 설명한 뒤 “우리는 지금 정보전쟁 중이며, 그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말로 미 외교의 현주소를 축약해 설명했다. 아랍권 방송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도자 역할을 한다. 우리는 알자지라에 패배하고 있다.”고 했다. 문(文)과 민(民)으로 상징되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년 전 취임과 함께 스마트 외교를 주창하고 나선 힐러리다. 스마트 외교 5대 전략의 핵심으로 ‘해외원조를 통한 미국 이미지 개선’, ‘타국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공공외교’를 꼽았던 그다. 이날 힐러리의 독백 같은 고백과 중동 상황은 이런 스마트 외교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미국 외교의 위기를 한눈에 보여 준다. 힐러리는 여론전에서의 패배를 무엇보다 아파했다. CNN과 AP 등 서방세계의 언론이 세계 여론을 좌지우지하며 미국 우위의 외교전에 토양을 제공하던 현실이 완연히 바뀌었음을 인정했다. 힐러리는 “중국은 영어와 여러 외국어로 방송하는 TV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러시아도 영어방송 네트워크를 개통한 반면 우리는 이를 줄였다.”며 한숨지었다. “우리는 전투 중 실종된 처지”란 말도 했다. “알자지라의 시청률이 미국에서 올라가고 있는데 그것은 진짜 뉴스이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미국의 TV는 수많은 광고와 공허한 논쟁으로 채워지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도덕이나 인권 같은 가치는 제쳐 두고 현실 정치만을 놓고 솔직히 얘기해 보자.”면서 “미국은 지금 중국과의 영향력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의 이 같은 고백과 호소는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미국의 군사개입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경고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연설이 있은 지 반 시간 만에 이뤄졌다. 힐러리의 발언은 미국이 중동의 변화를 예견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나온 외교 수장의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반성이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힐러리 “리비아 ‘빅 소말리아’ 우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친정부 대 반정부 세력 간 다툼이 격해지고 있는 리비아가 ‘제2의 소말리아’가 돼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힐러리 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우리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리비아가 대혼란에 빠져 거대한 또 다른 소말리아(giant Somalia)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가 본 알카에다 요원 다수는 리비아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소말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사실상 정부 기능이 마비된 나라다. 힐러리 장관은 또 리비아 영공 봉쇄와 관련, “우리 정책결정권자들은 아직 그 결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필요한 지역에 장비와 물품을 제공하려면 미국 비행기들이 리비아의 영공을 자유롭게 날 수 있어야 한다며 영공 봉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영공 봉쇄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리비아 방공망의 파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리비아 방공망을 파괴하기 위한 공격에서 출발하며, 그래야 리비아 전역을 자유롭게 날 수 있고 우리 조종사들도 격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결국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리비아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물론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어정쩡한 형태라도 카다피 체제가 존속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카다피가 퇴진한 뒤 알카에다가 집권하는 것보다는 현 체제가 낫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리비아 내전] 국제사회 ‘군사 개입’ 놓고 복잡한 셈법

    [리비아 내전] 국제사회 ‘군사 개입’ 놓고 복잡한 셈법

    반정부 세력의 승리로 금세 끝날 듯 보였던 리비아 사태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무아마르 카다피가 강한 반격에 나선 탓이다. 리비아 내전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반정부 세력조차 명확한 향후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행정부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리비아가 몇년 내 민주화하지 못하면 오랜 내전을 겪거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아프리카 담당인 제임스 매티스 미 중부군 사령관도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NFZ)을 설정하려면 먼저 리비아의 대공 방위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 군사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해·공군 전력을 리비아 인근에 전진배치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카다피 이후 리비아의 불확실성에 휩쓸려 들어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리비아 국민 다수가 외국의 개입을 꺼리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소말리아 학습효과’ 탓도 있다. 미군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 터지자 이듬해 전쟁에 개입했지만 지방 군벌 간 패권싸움에 끼여 상처만 입고 퇴각했다. 당시 상황을 영화화한 ‘블랙호크다운’ 같은 일이 리비아에서 다시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군 개입을 쉽게 선언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리비아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국제사회가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카다피는 예상보다 강한 전력을 뽐내며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고 반정부세력은 혁명의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리폴리 중심의 트리폴리타니아 지역과 서남부의 페잔 지역의 부족들이 여전히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리비아 사태를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이제 그가 물러나야 할 때”라며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했다. NFZ 설정을 비롯해 군사 개입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군사개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에도 여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리비아 정부에 많은 무기를 수출해 온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대사 드미트리 로고진은 “외국의 군사력 사용 결정은 전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권한”이라고 전제한뒤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나토가 군사적 대응 측면에서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도”라고 피력했다. 프랑스는 “안보리의 명백한 위임이 없다면 현 시점에서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아랍연맹도 리비아 유혈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결의안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반정부 세력 내에서도 서방사회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할 지를 두고 격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임시정부 격인 국가위원회의 압델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2~3개 정도의 계획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만약 유엔 주도로 공격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외국의 개입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위대 일각에서는 외국군이 들어오면 “서방사회가 리비아 침공을 위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카다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대근·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 “유가·원자재값 상승 몇달간 인플레 심화”

    “유가·원자재값 상승 몇달간 인플레 심화”

    유가 상승과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 세계 생산 비용이 가파르게 뛰어오르고 있다. 생산 비용의 증가는 소비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당분간 지구촌은 고물가의 고통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로이터는 “주요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분석을 통해 볼 때 미국과 유로권 등의 생산 비용이 지난달 크게 뛰었다.”면서 “이 같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인플레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NG의 마틴 반 블리엣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최근의 원자재 가격 강세가 아직까지 소비자 물가에 완전하게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따라서 “향후 몇달 인플레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이날 미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최근의 고유가가 미 경제에 아직은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경제 회생에 타격을 가하면서 인플레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도 유가 강세가 계속될 경우 세계 성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북아프리카 시위사태로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올해 원유 수입비용으로 2000억 달러를 추가 지출해야 한다는 추산이 나왔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유지하면 미국은 원유 수입비용으로 지난해보다 800억 달러 늘어난 385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연합(EU)은 지난해보다 760억 달러 늘어난 3750억 달러를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새 한·미 연합사령관에 서먼 미 육군사령관

    새 한·미 연합사령관에 서먼 미 육군사령관

    모래바람 휘날리는 중동의 주요 전장(戰場)에서 잔뼈가 굵은 야전형 장군이 새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추천됐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일 월터 샤프 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후임으로 제임스 D 서먼 미 육군사령관(대장)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서먼 사령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지명 절차와 상원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한국에 부임하게 된다. 2008년 6월 부임한 샤프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직을 마지막으로 퇴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라호마 주 출신인 서먼 사령관은 지난 1975년 임관했으며, 합참부의장, 제4 보병사단장, 독일 주둔 미 육군 5군단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를 상대로 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활약했고,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 자유 작전’을 지휘하기도 했다. 게이츠 장관은 “서먼 장군은 미 대륙 내 70만명 이상의 병사들에 대한 감독, 훈련, 보급 등의 책임을 맡으면서 육군의 가장 큰 조직을 현재 이끌고 있다.”면서 “서먼 사령관은 이라크에서 사단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전장에서의 상당한 경험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장관은 서먼 사령관 외에 미 특수작전사령관에 윌리엄 맥레이븐을, 남부군사령부 부사령관에 에릭 올슨을 각각 추천했다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는 “연평도 사건 이후 한반도의 불안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작전 지휘 경험이 풍부한 야전형 지휘관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게이츠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훈련’과 관련,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갖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훈련을 중요하게 만든 북한의 도발들을 지난해에 봤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北 식량 지원 재개 美 “한국과 조율중”

    미국은 1일(현지시간)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에 원칙적으로 응한다는 방침 아래 한국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중단해 온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함으로써 한·미 정부가 한반도 대치국면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는 미국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문제를 분리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식량지원)필요성을 평가 중이며 그 뒤에 북한과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식량지원 문제를 놓고 북·미 간 접촉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식량지원 문제는) 검토 단계”라면서 “한국 정부와도 긴밀한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리비아 내전] 美 ‘포스트 카다피’ 설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리비아의 카다피 체제 종식을 기정사실화하고 내부적으로 ‘포스트 카다피’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리비아의 반(反)정부 진영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공언한 것은 이미 포스트 카다피의 가닥을 잡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민주화 시위 실패 가능성과 반미(反美)주의 촉발 우려 때문에 공개적인 외국 정세 개입을 꺼려온 미 행정부의 행보를 감안할 때 힐러리의 발언은 미국의 계산이 명료하게 끝났다는 얘기다. 미국의 이 같은 방향 설정은, 리비아 내 미국인 인질 우려와 반미 정서 촉발 우려 등 두 가지 걸림돌이 해소된 덕분이다. 지난 25일 리비아 내 미국인들의 철수가 마무리되면서 미국은 이제 인질 우려없이 홀가분하게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또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카다피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다피가 반미를 기치로 반전을 꾀할 명분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미 정치권에서 여야를 초월해 리비아에 대한 개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은 27일 나란히 CNN에 출연,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 시위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사실상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카다피와 그의 지지세력이 항공기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군 병력 투입이나 군사적인 방법을 이용해 카다피 세력의 방송을 차단하고 통신을 교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탈리아가 27일 리비아와의 친선·협력 조약의 효력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이탈리아 내 미군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기지들을 리비아 공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가 미국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한 보도도 미국의 포스트 무바라크를 향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준다. 리비아에 대한 미군의 실질적인 투입 여부는 러시아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또다른 긴장을 몰고 온다는 점에서 당장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공공연히 반미를 표방해 온 카다피를 축출하면서도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의 도래를 막기 위해서 오바마 행정부는 필요하다면 군사적인 수단의 사용도 마다하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난 영원한 혁명 지도자… 조국서 순교자로 죽을 것”

    22일 새벽(한국시간) 국영TV에 등장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무려 75분에 걸친 장광설을 쏟아내며 자신에 대한 국내외의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카다피는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해 가며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 외교적 고립 등의 카드로 리비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다피는 이날 연설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쥐새끼로 표현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쥐새끼를 잡아라.”라고 강경 진압을 주문했다. “집을 나와 은신처에 숨어 있는 그들(시위대)을 공격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다피는 영원한 혁명 지도자다. 공식적인 자리가 없어서 물러날 수도 없다.”면서 “나는 내 조국,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카다피가 연설한 곳은 1980년대 미국의 폭격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관저의 한 건물 앞이었다. 그는 “나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진압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권력 핵심부에서 이탈자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카다피 연설 직후 사퇴를 선언한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이 22일 벵가지의 폭력배들에게 납치됐다. 리비아 현지TV는 이 소식을 전하며 “유네스 장관을 납치해 간 이들을 추적할 것”이라는 보안군의 멘트도 함께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는 이날도 계속됐으나 카다피가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와 동부지역의 모습은 완전 딴판이었다. 시위대가 장악한 벵가지 등 동부 지역은 축제 분위기인 반면, 트리폴리는 유혈진압의 공포에 떨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시신이 나뒹구는 유령도시로 변했다. 상당수 군인들도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고 국제사회도 카다피에게 등을 돌렸다. 초강경진압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대량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3일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부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지방 키레나이카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리비아 전역에 걸쳐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비아에서 1000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시민 편으로 돌아선 솔리만 마무드 알오베이디 장군은 “며칠 안에 카다피가 축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2일 유엔이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을 강력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한 가운데 각국이 리비아에 대한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 정부가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리비아 군 비행장에 대한 폭격,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직접적인 군사조치를 비롯해, 카다피와 측근들의 자산 동결, 출국금지 등의 카드도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23일 프랑스까지 EU 차원의 제재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리비아는 경제적, 외교적 고립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와 북아프리카국가가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산업적 교류를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루도 22일 리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EU는 유엔이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리비아 보안군의 시위대, 인권운동가 학살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핀란드, 그리스 등은 즉각적인 리비아 제재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몰타, 키프로스 등 일부 유럽국들은 불법 이민자 문제를 우려, 제재에 난색을 보였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때 거둬들인 리비아 제재조치를 다시 부활시킬 것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에 백악관 측도 “(케리 의원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나 바레인과 달리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원조 규모가 미미해 경제 제재 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미국의 리비아 원조액은 1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불확실한 ‘포스트 카다피 체제’ 역시 고민거리다. 강국진·정서린기자 betulo@seoul.co.kr
  • ‘615억弗 충돌’… 美의회 예산전쟁

    ‘615억弗 충돌’… 美의회 예산전쟁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연방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가며 험난한 ‘예산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 19일 오전(현지시간) 닷새간의 논의 끝에 정부 원안에서 재정지출을 14%(615억달러)나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감축안을 찬성 235표, 반대 189표로 가결했다. 이는 공화당이 당초 제시한 350억달러 감축안의 2배 수준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즉각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발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은 감축 폭이 성에 차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원은 하원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예산안 처리 데드라인인 ‘3월 4일’ 이전까지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하원의 양당 중진의원들은 연방정부 폐쇄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공화당 주도의 하원에서 ‘공격적’인 재정지출 감축안이 통과되면서 최악의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하원이 통과시킨 재정지출 감축안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애지중지하는 건강보험 개혁과 온실가스 감축, 월가 개혁 등 핵심적인 개혁정책들에 타격을 가하는 내용들이 총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PBS)에 대한 연방정부 재정지원을 중단하고, 국경 치안 및 이민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을 6억달러 삭감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워싱턴 DC에 대한 지원 8000만달러를 줄이고, 체사피크만 보전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20일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화당은 연방정부 폐쇄까지 상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쉽게 물러날 태세도 아니다. 재정지출 삭감을 강력 요구하는 티파티 성향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이 의회에서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해 임시예산으로 정부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3월 4일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하면 다시 수주간의 말미를 주는 임시예산 지출에 의존하거나 임시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예산안 처리를 보류, 연방정부가 20일간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상·하원 양원을 장악했던 공화당에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비난 여론이 집중되면서 깅리치 의장의 몰락을 가져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의회, DJ구명 위해 “경협 중단” 압박

    미국 의회가 지난 1980년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구명하기 위해 군수물자 판매 유보와 경제협력 중단까지 거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도 김 전 대통령의 극형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교류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통상부가 20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이 지나 공개한 1980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미 의회는 김 전 대통령이 사형당할 경우 한·미 관계가 파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결의안을 제출하고, 당시 전두환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내는 등 강도 높게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미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10월 3일 당시 전 대통령 앞으로 발송한 서한을 통해 “만약 김대중이 사형당하면 한·미 관계는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韓, 美고위급 방북 국무부에 항의 특히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충고를 거절하면 주한 미 대사를 소환하고, 미 수출입은행 차관을 포함한 경제 협력을 유보시키겠다고 말했다. 리처드 홀브룩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는 8월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김대중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미국이 피난처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한 한·일 정치유착 의혹으로 여론의 공격을 받자 “북한과의 교류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당시 일본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이 사형 등 극형에 처해질 경우,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여론과 야당의 공격으로 입지가 좁아질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외교문서는 또 1975년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이 공산정권에 함락된 후 억류됐던 사이공 주재 한국 대사관 외교관 3명의 석방교섭 과정을 공개했다. 정부는 이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관련국들과 물밑 교섭을 벌였고 북한이 이를 방해하자 국내 수감 중인 북한 간첩과 맞교환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이에 동의했으나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고 이들은 5년이나 형무소에 있다가 겨우 석방됐다. 이들의 석방을 위해 스웨덴 외무부가 적극적인 교섭에 나섰고 미국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외신 등의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과의 신경전은 한·미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1980년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방북이 이어지자 미 국무성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으나, 미측은 “지난 1977년부터 미수교국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한 이상 미국 시민의 북한 방문을 막을 수 없고 개인 자격의 방문은 미국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 기독교 단체 회원들의 방북을 막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미 국무부에 “미국의 직접적 대북 접촉은 한반도의 균형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측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표단이 미국 인사나 단체를 북한에 초청하는 등의 정치활동에 제재를 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북한은 1980년 7월 김광훈·방찬영 교수 등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정치학자 7명을 초청했으나 당시 주미 대사관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이 중 일부는 방북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무기수출 문제로 서독과 갈등 정부는 대북 무기 수출 문제를 놓고 서독과 외교적 갈등을 겪었다. 7월 29일 서독 탄약회사 다이너마이트 노벨이 북한 수출용으로 제조한 캘리버 22 실탄 46만 5000발 가운데 4000발이 운송 도중 서베를린에서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주독 한국 대사관은 해당 실탄이 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COCOM) 리스트에 의거한 수출 금지 품목이라며 관계 당국 및 업계에 주의 환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독 정부는 “문제의 실탄은 스포츠용 소구경이라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지만, 미군 당국은 해당 실탄이 체코제 소총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주한 독일 대사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서독 정부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어 박동진 당시 외무장관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대한 서독 외무장관의 친서를 전달하러 온 주한 독일 대사에게 “서독이 최근 한국 문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지나친 행동은 삼가 달라.”며 대북 실탄 수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독의 내정 간섭 움직임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980년 북한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일이 실질적인 2인자로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그에 대한 정보가 미미했던 상황에서 “과격하고 고집이 세며 모험주의적 성격으로 두뇌가 명석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당시 제6차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일이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서열 5위로 부각된 데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지난해 9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받은 것과 비슷한 논조의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1968년부터 4년간 약 45t의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동해상에 투기 처리했다. 투기지역은 울릉도 남쪽 12리 해리로 수심 약 2200m 지점이다. 1980년 당시 일본 언론이 한국 정부가 방사능 폐기물을 무단 투기했다고 보도하자 정부는 2차례 현장조사 결과 방사능이 자연 상태의 해수 수준과 차이가 없으며,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같은 방식으로 투기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IA 테러첩보 치중 ‘민주화정보 공백’

    CIA 테러첩보 치중 ‘민주화정보 공백’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이 최근 일련의 중동 반정부 시위를 겪으면서 도마에 올랐다. 30년간 장기 집권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이집트의 민주화 열망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가 하면, 사임 거부 연설을 하기 수시간 전 미 정보기관 책임자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할 것이라고 보고하는 등 이번 중동사태는 최고로 평가되던 미국의 정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한해 약 90조원(약 801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과연 이에 걸맞은 정보들이 생산되는지, 내부 시스템에는 허점이 없는지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발표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에 미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정보기관과 군의 정보활동에 쓰인 예산은 총 801억 달러(90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토안보부(DHS)의 예산 426억 달러, 국무부 및 해외지원 예산 489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며 2009년 통과된 경기부양 예산의 10%에 해당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 정보기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은 테러 관련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 테러 발생을 사전에 막는 데 있다. 중동 지역은 테러뿐 아니라 석유와 이스라엘 때문에도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이다. 물론 CIA는 지난 한해 동안 중동 지역의 불안 요소들과 관련된 450개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관련해서는 1만 5000건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정보의 홍수를 이뤘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정보 보고서들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가져온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부 비평가들은 CIA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아랍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을 결집시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자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보당국이 이집트 등 아랍권에서 대(對)테러 첩보에 주력하느라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정보 공백’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은 지난 16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5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중들의 감정과 군부의 충성도, 인터넷의 역할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대책을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이란 군함 수에즈운하 통과하려다 무산됐는데

    이집트 정권 붕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16일(현지시간) 이란 군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것이라고 밝혀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이란 군함이 운하 통과 신청을 철회했다는 주장과 반대로 이집트 정부에서 군함의 통과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얽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오만한 도발” 비난 수에즈 운하는 중동과 아시아·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에 이슬람공화국이 들어선 1979년 이후 이란 군함은 수에즈 운하를 단 한 차례도 통과한 적이 없었다. 이란 군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게 되면 오랜 정적인 이스라엘군과 근접한 거리에 이르게 된다. 16일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오늘 밤 이란 군함 2척이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를 지날 것”이라면서 “이는 이란의 오만과 뻔뻔함을 보여 주는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군함의 최종 목적지는 시리아로 알려졌다. 당초 이집트 수에즈 운하 당국자는 이란 군함의 통과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주장이 알려진 뒤 이란 군함이 돌연 운하 통과 신청을 철회했으며 이유는 알 수 없다고 이집트 운하 당국자가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집트 정부로부터 통과가 차단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운하 관계자와 선박회사 등에 따르면 이란 군함이 운하 통과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집트 당국자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군함은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도시 인근에 있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스 아로노스는 해당 군함은 각각 MK5 소형구축함과 보급선으로 1년간 시리아 항구에 정박할 예정이며 이스라엘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이 지중해와 홍해, 아덴만에 군함을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 “해적 퇴치 위해 군함 기동” 이란은 이번 군함의 기동이 ‘해적 퇴치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이란 관영통신 파르스는 해군 사관생도들이 앞으로 1년간 홍해를 비롯,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에서 해적 납치에 대비한 훈련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해군 장교 출신인 마크 커크(공화당) 미 상원의원은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는 합법적이지만 도발이기도 하다면서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않겠지만 이란 군함의 접근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덕수 주미대사, 한·미FTA 美의회 설득 전략은

    한덕수 주미대사, 한·미FTA 美의회 설득 전략은

    미국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 제112회 의회가 개원한 뒤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의 미 의사당 방문 횟수가 부쩍 늘었다. ●상·하원 돌며 ‘선택과 집중’ 공략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뒤 상반기 내 비준을 목표로 한 행정부와 의회의 사전 협의가 본격화하고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줄기차게 미국과 콜롬비아·파나마의 FTA도 함께 연내 비준을 요구하고,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도 한·미 FTA에 대한 입장에 온도 차가 느껴지면서 상황이 반드시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조기 비준 의지가 워낙 강해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대사는 2009년 부임 이래 한·미 FTA의 성공적인 비준을 위해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셀 수 없이 만나 왔다. 그러나 한·미 FTA 비준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대(對)의회 설득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바꿨다. 새해 들어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공화 지도부, 한·미 FTA에 반대 또는 비판적인 의원 그룹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만나고 있다. 1주일 중 2~3일을 아예 통째로 의원들 면담에 할애하고 있다. 시간을 쪼갤 경우 하루 최대 8명의 의원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의원 면담이 집중적으로 잡혀 있는 날은 아예 점심도 의회 식당에서 해결하고 있다. 1주일에 의원 20명을 만나 한·미 FTA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한 적도 있다. 한 대사가 이처럼 대의회 ‘접근법’을 바꾼 것은 다른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의원들을 면담하다 보니 의사당과 대사관을 오가며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는 경우가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대사는 보수성향의 공화당 티파티 의원들도 다수 만났다고 한다. 일부 우려와 달리 매우 진지하게 한·미 FTA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을 많이 던진다고 한다. 한 대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또 다른 의원 그룹은 바로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의원들이다. 한·미 FTA의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마이클 미쇼드(메인) 의원과 존 딩겔(미시건) 의원 등을 만나 지난 연말 최종 타결된 한·미 FTA 내용 중 자동차 부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 의원은 전미자동차노조가 지지한 상황에서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反 FTA 의원 만나 지지 요청 한 대사는 당분간 현재와 같은 ‘몰아치기식’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지할 생각이다. 한편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16일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한국·콜롬비아·파나마와의 FTA가 연내에 비준되길 원한다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혀 한·미 FTA 조기 비준 입장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보다는 공화당 지도부가 요구하고 있는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이행에 대한 행정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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