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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카트리나 구호금 ‘묻지마’ 배정

    하루 숙박비 438달러(42만원)의 뉴욕 특급호텔 투숙, 출처를 묻지 않는 2000달러짜리 직불카드 사용, 호화 유람선에서 룸서비스 즐기기…. 부유층의 여행 일지가 아니다. 지난 주부터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보조금 삭감으로 호텔에서 쫓겨나기 시작(서울신문 2월9일자 10면 보도)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들이 6개월 동안 누려온 호화 생활의 일면이다. 미 회계감사원(GAO)과 국토안보부가 13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850억달러 규모의 카트리나 구호 예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호금을 타낸 250만명 가운데 90만명이 허위로 돈을 타냈다.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한 사례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두번 이상 타낸 경우도 있었고 일부는 하루 300달러가 넘는 호텔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즐겼다. 특히 FEMA는 2억 3600만달러를 들여 6개월간 대형 유람선 3척을 임대, 이재민들로 하여금 하루 투숙에 249달러가 드는 유람선에서 룸서비스 등을 즐기도록 도와줬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카트리나 엄습 때 늑장 대처를 했다는 비난을 산 부시 행정부는 구호 예산을 흥청망청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미 법무부는 감사 결과와 별도로 카트리나와 리타 구호 자금을 유용한 212명을 사기,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니콜 앤드루스 FEMA 대변인은 “당시 우리의 대응은 적절했던 측면이 많다.”며 “직불카드나 유람선 임대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장 효과적인 구호 방안이었고 이는 감사자들도 수긍했다.”고 강변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올해도 연봉 1弗만”

    미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최고 경영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봉을 1달러만 받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구글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사진 왼쪽)와 세르게이 브린(오른쪽)을 비롯, 에릭 슈미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달러를 자신들의 연봉으로 책정했다. 이같은 연봉 계약은 구글 주가가 14% 급락하기 전인 지난 17일 승인됐다.지난주의 급락은 인터넷 부문의 성장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데다 미 법무부와의 법률 다툼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회플러스] 천정배·버시바우 비자면제 논의

    천정배 법무장관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국인의 미국 비자면제 문제를 논의한다. 법무부는 천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버시바우 대사와 만나 불법체류자 증가 우려를 불식시키고 출입국관리당국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한·미 장관급 고위협력체 및 국장급 실무협의체’ 구성을 골자로 하는 사법공조강화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 [씨줄날줄] 차세대 지도자/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의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리더십을 실 한 가닥에 곧잘 비유했다.“실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당겨보라. 이끄는 대로 따라올 것이다. 실을 밀어내 보라.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을 것이다. 사람을 이끄는 것도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방향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끌어당겨야 따라오는 게 민심이요, 민의를 거역해서 밀어내면 굴곡되거나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게 국민이란 얘기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위해 깊은 통찰력을 갖추고 방향을 잡아 끌어당기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적어도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자 하는 지도자라면 우선 냉철한 분석력과 솔선수범, 자신감 등 무수히 많은 덕목을 두루 갖춰야 한다. 심상(心相)이 괜찮아야 국민이 끌려가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는 억울할지 몰라도 국민은 그에게 신과 같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여권에서는 차세대 지도자가 화두다. 윤태영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이 ‘국정일기’를 통해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한 이유를 밝히면서다. 그는 이게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란다. 장관을 지낸 정동영씨, 김근태 의원에 이어 유 의원까지 차세대 지도자군(群)에 공개적으로 합류한 셈이다. 여기에다 장관으로 내정된 정세균 의원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까지 그 무리에 들어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경험이 국정운영에 큰 보탬이 됐다.”며 차세대 주자들에게 장관자리 하나씩을 뚝뚝 떼어주는 게 한편으론 이해할 만하다. 장관자리가 ‘국정경험용’이나 ‘경력관리용’으로 전용되는 게 심히 걱정되지만, 지도자감들에게 기회를 고르게 주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적적이기도 해서다. 미래의 지도자감이 많은 것은 나라를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나쁜 일은 아니다. 인재가 풍부하면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져서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회의원-주요 당직-장관’이라는 판박이 경력으로는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다. 이는 오히려 국민의 변별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차세대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반할 정도로 잘 보이고, 인정받고, 장관자리까지 차지한 자신의 진면목을 이제 국민에게도 보여줄 차례다. 그래야 믿을 만한 사람을 제대로 골라 찍든 말든 할 게 아닌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美정가 ‘아브라모프 살생부’에 떤다

    거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46)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미 법무부의 수사에 협조, 워싱턴 정가가 새해 벽두부터 초대형 부패 스캔들에 급속히 휘말려들고 있다. 아브라모프는 법무부의 기소를 앞두고 유죄를 시인하는 대신 감형(30년→11년)을 받는 ‘플리바겐’을 선택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또 사업 동료였던 마이클 스캔론과 함께 2500만달러(약 250억원)의 벌금을 물고 170만달러(약 17억원)의 탈세액을 혼자 토해내야 한다. 아브라모프는 앞서 플로리다주에서도 6건의 혐의 가운데 2건을 인정, 감형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사의 칼날은 이제 그의 로비 대상자였던 연방 의원 및 보좌진 20명으로 본격 겨누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는 톰 딜레이(텍사스) 전 공화당 원내대표 같은 거물급도 다수 포함돼 있어 미국의 올해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의 자금줄인 딜레이는 지난해 9월 돈세탁 혐의로 기소됐지만 꾸준히 재기를 노려왔다.그러나 그의 보좌관 부인이 아브라모프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이밖에 밥 네이(오하이오)·존 둘리틀(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콘래드 번스(몬태나) 상원의원 등이 수사망에 올라있으며 내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조달 책임자도 조사를 받고 있다. 하원 행정위원장인 네이 의원의 경우 아브라모프 고객들을 위해 자신의 사무실을 내주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프는 특히 인디언 부족들로부터 카지노 관련 로비 명목으로 8000만달러(약 800억원)를 받아 의원들의 호화 여행과 선물, 골프 접대, 정치자금 기부 등으로 뿌렸다.11척의 선상 카지노와 워싱턴 근교 고급 식당, 스포츠 경기 로열석 등 활용된 로비 무대도 다양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지금의 공화 진영은 역사상 가장 부패했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아브라모프가)부시 대통령을 만났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 유대인인 아브라모프는 공화당뿐 아니라 행정부, 환경단체, 언론계에도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하고 있으며 가봉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대통령 등도 그의 단골 고객이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황우석 조사’ 중간발표] 노정혜 연구처장은 누구

    “생물학 전공 교수님이 황우석 사태를 맡은 것은 하늘이 도운 것이다.” 서울대가 황우석 교수의 논문 재검증을 위한 조사위원회 출범을 발표하던 날 젊은 과학도들의 모임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한국과학기술인연합(SCIENG)에서 서울대 노정혜(48) 연구처장을 두고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다. 젊은 과학자들이 노 처장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보여주는 글이다. 노 처장은 학내에서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로 소문나 있다. 서울대 미생물학과 75학번으로 79년 서울대 자연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미국 위스콘신대로 유학을 가 분자미생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경기여고 동창이며 대학 시절 각각 서울대 문과, 이과의 스타 여학생으로 불리기도 했다.1986년 귀국 뒤 자연과학대 교수로 임명됐으며, 지난해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보직교수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학기술부 여성과학기술정책 자문위원을 지냈다. 과학기술우수 논문상과 로레알 여성생명과학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21세기과학의 포커스’ 등이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MS, 매일 25억원 벌금 위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에서도 반독점 위반과 관련해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은 MS가 내년 1월25일까지 반독점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 판결 1년째인 지난 15일부터 소급해서 최고 200만유로(약 25억원)의 벌금을 매일 부과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EU가 벌금을 물리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MS에 대한 시정 명령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EU 집행위는 MS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끼워팔기를 경쟁법 위반이라며 4억 9700만유로(약 62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경쟁업체가 MS의 윈도 운영시스템에서도 작동이 원활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소스코드 정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대해 MS는 “정보 공개가 윈도 복제본을 낳을 것”이라고 반발하며 EU 1심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12월15일 이를 기각하고 EU 집행위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닐리 크뢰스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MS에 모든 기회를 주었으나 이제 공식 절차를 밟아 이행을 강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MS가 이번에도 따르지 않을 경우 일일 벌금 부과액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재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MS는 즉각 반박했다. 법률고문인 브래드 스미스는 “EU의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EU가 계속 새로운 요구를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MS에 대한 제재는 전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앞서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MS의 끼워팔기에 33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지난 1998년에는 미 법무부와 주정부에 반독점 소송을 당해 한때 회사분할 명령을 받았다. 일본 공정위의 제재도 받았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부시 정면돌파 승부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말 워싱턴 정가의 ‘핫 이슈’로 떠오른 ‘도청 파문’을 비켜가려 하는 대신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에서 약간 회복세를 탄 뒤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비밀 도청은 합법적 행위” 부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시민을 해치려는 적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한 정보기관이 영장 없이 비밀 도청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도청 허용의 법적 근거를 묻는 질문에 9·11 테러 이후 의회가 인가해준 ‘무력 사용권’을 들었다. 이와 관련,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은 지난 1978년 제정된 해외정보감시법은 법원의 승인 없는 도청을 금지하고 있으나 의회 인가를 받은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면서 의회가 부시 대통령에게 무력 사용을 인가한 데서 도청 허용 권한이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인권에 대한 우려는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도청은 테러활동 가능성과 관련한 해외 통화에 국한돼 있다.”고 강조했다.●또다시 기자들 구속되나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법무부가 국가보안국(NSA)의 비밀 도청 작전이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전시에 이처럼 중요한 프로그램을 폭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따라 NSA의 비밀 도청 사실을 처음 폭로한 뉴욕타임스는 리크게이트에 이어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정보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유출한 리크게이트 사건으로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가 구속된 바 있다. 또 유럽에 CIA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어 테러 혐의자들을 구금한 뒤 가혹하게 조사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특종보도에 대해서도 미 당국이 발설자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부시 지지율 정체 상태 CNN과 USA투데이, 갤럽이 지난 주말 공동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한주 전에 비해 변화가 없었다. 조사 대상자의 56%는 부시 대통령이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응답자의 52%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군대를 보낸 것은 실수였다고 답변했으며,61%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이라크전의 승리자가 누구냐.’를 묻는 질문에 50%는 없다고 대답했다.40%는 미국이라고 말했으며,9%는 이라크 반군이라고 응답했다.dawn@seoul.co.kr
  • 美 “한국 MS제재 지나치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330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끼워팔기’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지나친 제재라고 주장했다. 브루스 맥도널드 미 법무부 반독점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정위의 MS에 대한 소프트웨어 분리판매 명령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도 있는 제품의 분리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넘어선다.”고 논평했다. 맥도널드 부차관보는 또 “당국이 시장 대신 소비자들에게 이용가능한 제품들을 규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3000여개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모임인 경쟁기술협회(ACT)도 성명을 통해 공정위의 조치는 “특정 스테레오 회사 제품과의 경쟁을 이유로 현대자동차에 스테레오 장착을 금지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의 논평에 대해 공정위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MS 조사를 맡은 공정위 김병배 경쟁국장은 “세계 여러나라의 경쟁당국은 서로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 법무부가 우리의 조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미 법무부는 유럽연합(EU)이 MS에 대한 제재조치를 냈을 때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주말탐방] 식약청 24시

    [주말탐방] 식약청 24시

    ‘우리도 할 말은 있어요.’ ‘기생충 김치’ 파동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간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것이 “식약청이 평소에 철저하게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김치 제조업자조차 “기생충 알이 인체에 유해한지 확인하지도 않고 발표하는 바람에 김치업계만 죽게 생겼다.”며 식약청에 소송을 할 기세다.식품안전의 보루인 식약청, 그들은 시민 수준에서 보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발로 뛰는 식품관리팀 중앙기동단속반에게도 속사정은 있다. 대표적 식품안전사고 사례를 반추하며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 본다. #1 기생충 김치 사건 지난달 28일 식약청 중앙기동단속반에 비상이 걸렸다.‘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김치에 대해 기생충 검출 여부를 조사해 닷새만에 발표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당시 이들은 일부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자 국내산 제품에 대해서도 무작위 표본조사를 하기로 결정, 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닷새만에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니. 아무리 해도 무리라고 판단할 밖에. 그러나 ‘전부 조사해서 발표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진 이상 어쩌랴. 전국 600개가 넘는 김치업체로부터 김치를 수거하러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반발이 뒤따랐다. 문을 걸어 잠근 채 “지금은 생산하지 않는다.”고 거짓말 하는 업주, 불러도 아예 나오지 않는 주인…. 김치가 수거되면 검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제품과 생산시설을 봉인해야 하니 딱할 노릇이 아닌가. 수거는 곧 사실상 ‘영업정지’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그들에겐 생계가 걸린 일이기에 무작정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설득이 유일한 무기일 밖에.‘식품 안전을 위한 일’이라며 겨우 주인들의 동의를 얻어내 자가용에 김치를 가득 싣고 돌아올 수 있었다. 단속반에서 잔뼈가 굵은 A씨는 “김치를 수거해 오느라 하루 200∼300㎞는 이동했다.”면서 “아직도 옷과 자동차에 김치 냄새가 가득 밴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순식간에 기생충 알이 마치 ‘몹쓸 것’이라도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퍼졌다.”면서 “기생충 알이 인체에 유해한지 결론이 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여론이 거세 단시간 내에 검사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국내 김치업계만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기생충 감염 청정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것을 아느냐.”고 반문했다. #2 쓰레기 만두 사건 지난해 6월 ‘쓰레기 만두’ 파동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음식 쓰레기’로 취급하는 먹다 남은 단무지를 이용, 만두를 제조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래서 전국 만두 제조업체에 대한 기동반의 조사가 착수됐다. 지방 외딴 곳에 있는 공장을 찾을라치면 용돈을 아껴 마련한 네비게이션은 먹통이 되기 일쑤였다. 공장 위치를 물어보면 전혀 엉뚱한 곳을 대서 단속반원을 난처하게 하는 이들도 있었다. 불러도 오지 않는 공장 사장이나 공장장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배가 고프면 다른 업체에서 수거한 만두 가운데 남는 물량을 먹으면서 기다리곤 했다. 김치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시식은 기본. 중국 음식점에서 일부러 만두만 주문해 직접 먹어보며 이상이 없는지를 알아봐야 했다. 단속반 B씨는 “김치든, 만두든 아무리 먹어도 배탈 한번 난 적이 없다.”고 씁쓰레하며 “이제는 식품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건전성’까지 따져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품의 건전성이란 “소비자들이 먹고도 기분이 꺼림칙하지 않은 상태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3 비아그라가 함유된 건강보조제 사건 한약재를 달인 물에 비아그라 성분을 넣어 만든 건강보조제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첩보를 듣고 출동했을 때의 일이다. 사전조사를 마친 뒤 해당업체에 들이닥쳤을때 제조업자는 비아그라 성분을 첨가한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조사 단계상 현장에서 해당제품을 모두 수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했다. 직접 문제가 된 건강보조제를 마셔보기로 한 것이다. 1시간여쯤이 지나자 비아그라 성분의 부작용 때문에 온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시뻘개진 얼굴을 제조업자에게 들이대며 “이래도 잡아 뗄거냐.”며 다그치자 그제서야 업자는 자백하기 시작했다. 약 성분이 체내에서 다 사라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동안 다소 흥분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단속반 C씨는 “특정식품에 대해 폭로성 발표나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식약청은 부랴부랴 출동해 안전검사를 하기 바쁘다.”면서 “전국의 식약청 소속 단속반원을 모두 합쳐야 고작 80명도 안 되는 상황이라 매일매일이 연장근무이자 특별근무를 하는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갈수록 식품의 종류와 교역량이 증가하고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불량식품을 만드는 수법도 더욱 더 교묘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식품 단속시스템은 그대로 있다. 식약청 단속반원들은 오늘도 ‘마루타’를 자처하고 있다. 그나마 그들이 없다면….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불량’사고 왜 잦나 젤리, 만두, 김치….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식품안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식품의 원료, 제조과정, 유통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품행정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식품행정이 단일체계를 이루지 못한 때문이다. 현행 우리나라의 식품행정은 모두 8개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축산품·곡류 등은 농림부, 먹는 물은 환경부, 주류는 국세청, 어류는 해양수산부, 소금은 산자부, 학교급식은 교육부, 그밖의 식품일반은 식약청(보건복지부), 식품관련 범죄처벌은 법무부가 각각 나눠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의 책임관할처가 제조나 유통 단계에서 흐트러지거나 모호하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소시지의 경우 원료에 육류 함유비율이 50%를 넘으면 농림부 관할이고, 그 이하면 식약청 소관이 된다. 만두의 경우에도 제조된 만두 자체는 식약청 소관이지만 원료로 사용된 육류 등은 농림부 소관이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배추의 경우에도 생산지부터 도매시장까지는 농림부에서 맡고 이후 김치 제조단계부터는 식약청 소관이 된다. 원료·가공·유통 과정에서 각각 소관부처가 다르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떠넘기는 ‘한심한’ 사례가 곧잘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FDA, 일본의 후생성, 유럽연합(EU)은 유럽식품안전청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매번 사고가 날 때마다 사후약방문으로 일원화 방안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부처간 힘겨루기나 이해집단간 대립으로 제대로 성사되지 못하는 ‘고질병’에 걸려 있다. 그들도 기생충 김치와 불량식품을 먹을까.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김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김치의 안전에 관한 상식은 모두 사실일까. 식약청 식품관리팀을 통해 ‘김치 건강에 관한 잘못된 오해’를 풀어본다. 중국산 김치는 모두 저질? -중국에서도 위생적으로 김치 등 식품을 만드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하는 공장도 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해 위생적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값이 비싸다. 다만 중국산 제품 중 싼 제품은 저질 재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기업 제품은 믿을만? -대기업 제품 중에서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다른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있다. 무조건 상표만 믿어서는 안된다. 집에서 담근 김치는 기생충이 없다?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은 조사결과 대부분 배추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퇴비에 기생충 알이 섞여 배추에 묻어 있었던 것이다. 기생충 알은 미끈한 막으로 감싸져 있어 물에 씻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집에서 담그더라도 배추를 ‘대충’ 씻으면 기생충 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기생충 김치를 먹으면 감염?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이 인체에서 부화할 확률은 5%도 채 넘지 않는다. 따라서 ‘기생충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직도 식약청엔 ‘기미상궁’이 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수라나 탕제 등을 올리기 전에 기미(氣味)를 보았다. 이는 임금에게 올릴 음식을 먼저 시식해 독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일을 하는 상궁을 ‘기미 상궁’이라 부르기도 했다. 얼마전 TV드라마 대장금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같은 일을 담당하는 현대적인 기관이 바로 식약청이다. 식약청은 국내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식·음료 등의 검사를 담당하는 직원을 따로 파견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이를 요청해오기 때문이다. 파견된 식약청 직원은 행사장 안팎에서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물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12일부터 개최되는 APEC에도 부산지방청과 본청 소속 직원 10여명이 파견됐다. 현대판 기미상궁이 감시하는 우선 대상은 21개국 정상들이 먹는 음식. 청와대 경호실과 협의해 갖가지 메뉴의 안전성을 미리 검사한다. 쇠고기, 돼지고기를 비롯, 국거리, 채소, 반찬, 물, 음료, 술과 그릇 등의 유해성을 사전 정밀 검사한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김치의 경우 납품업체의 공장을 방문, 위생상태 등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외국 기자단 등이 머무는 지정 호텔의 음식도 주요 감시 대상이다. 의심스러운 음식은 부산지방청으로 보내 즉시 검사를 실시한다. 조선시대로 치면 ‘은수저’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제2 리크게이트’ 비화 조짐

    미 중앙정보국(CIA)이 해외에 비밀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워싱턴 포스트 보도 파문이 확산되면서 ‘제2의 리크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익명의 CIA 관리의 발언을 인용,CIA가 비밀정보 누설과 관련된 형사 조사에 착수하기 위한 첫 조치로 법무부에 워싱턴 포스트와 연관된 보고서를 보냈다고 9일 보도했다.법무부는 이를 토대로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AP는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 누설로 비롯된 리크게이트도 이와 똑같은 과정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앞으로 비밀누설로 CIA가 입은 타격, 비밀정보 및 이를 담당하는 개인·단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 11개의 항목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 공화당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와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은 8일 이 문제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상·하원 정보위원장 앞으로 보냈다. 두 의원은 “보도 내용이 정확하다면 장기적이고 광범위하게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미국의 영토와 국민을 테러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팻 로버츠 의원은 “의회 지도부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하면 9·11조사위원회와 같은 형태의 기구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비밀수용소가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질문에 “미국과 우방, 테러를 겪은 국가들은 자국민을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조사의 초점은 정보 누설의 불법성이 아니라 해외 비밀수용소 운영의 불법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 워싱턴 포스트는 ‘CIA가 테러혐의자를 조사하기 위해 동유럽 등 8개 국가에 비밀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했으며, 유럽연합(EU)과 국제적십자사(ICRC) 등이 조사방침을 밝히는 등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美 ‘붉은 스파이’ 막아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법무부가 7일(현지시간) 중국계 미국인 및 미국에 거주 중인 중국인 등 4명을 정부 기밀문서 절취 및 밀반출 혐의로 기소하면서 미·중간의 스파이 전쟁이 표면화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중국계 미국인 치 막은 자신이 근무하는 애너하임의 방위산업체 파워 파라곤에서 잠수함 관련 정보를 담은 디스크를 복사한 뒤 중국으로 반출하려 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치 막이 반출하려 한 정보에는 잠수함의 소음을 감소시키는 기술이 포함돼 있으며, 이 기술은 핵 잠수함 전력의 핵심이라고 CNN이 전했다. FBI에 따르면 치 막은 연구소 내의 문서와 사진을 이메일을 통해 자택 컴퓨터로 보낸 뒤 부인과 함께 콤팩트디스크(CD)로 만들어 동생인 타이왕 막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북미 중국방송인 피닉스의 엔지니어인 타이왕 막은 이 CD를 갖고 부인과 함께 지난달 28일 홍콩으로 출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이왕 막은 홍콩에서 광저우로 건너가 누군가를 접촉하려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타임스는 치 막 등이 지난 1990년부터 중국에 군사정보를 넘겨온 스파이 조직의 일원이라고 전하고 이들이 넘겨준 정보 때문에 미 잠수함 및 전투함 전력 체계가 향후 15년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붉은 태풍’이라는 제목 아래 “공산국가인 중국이 군사적 초강대국을 목표로 미국 내에 3000여개의 스파이 기업을 운영하는 등 미 군사정보 입수에 혈안이 돼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무부는 이날 저녁 치 막 등 4명의 기소와 관련,“법무부측이 워싱턴의 중국대사관과 로스앤젤레스의 총영사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치 막 부부는 미국인이지만 동생 타이왕 막 부부의 국적은 중국이다.dawn@seoul.co.kr
  • 로브, 특검 칼날 피해가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개월 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온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2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를 대배심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리비와 함께 주요 수사 대상이었던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로브에 대한 위증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고 피츠제럴드 검사는 밝혔다.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로브 부실장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이날로 임기가 만료된 대배심의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소된 리비 비서실장은 법정 싸움에 대비해 형사 사건에 정통한 변호사들을 추가로 기용했다. 그러나 리비 비서실장은 금명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로브 부실장도 법률뿐만 아니라 민주당으로부터의 정치적 공세에 대비하기 위해 홍보전략팀을 구성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리비 실장은 지난 2003년 6월 플레임의 신분을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처음 듣고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들은 것처럼 대배심에서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리비에 대한 기소는 부시 행정부내 매파를 대표하는 체니 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네오콘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리비 실장은 체니 부통령을 도와 미국의 이라크전을 추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리비의 기소와 로브에 대한 계속되는 수사는 백악관 전체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브 부실장은 지난해 11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정치뿐만 아니라 국내외 중요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아왔다. 로브 부실장이 기소돼 사임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법적·정치적 투쟁에 몰두할 경우 그가 해온 백악관 내에서의 역할은 상당부분 허공에 뜨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리크게이트 수사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사실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며 침공을 감행한 사실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dawn@seoul.co.kr
  • 삼성, 美서 벌금 3000억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경두기자|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반도체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3억달러(약 30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의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벌금으로는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미 법무부의 토머스 바닛 반독점국장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가 하이닉스, 인피니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가격을 담합했다는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벌금으로 3억달러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 미국 현지법인은 1999년 4월부터 2002년 6월까지 다른 반도체 회사들과 D램 칩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지난 3년 동안 미 당국의 수사를 받아왔다. 미 법무부와 삼성전자가 합의한 3억달러 벌금은 미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미 법무부는 또 이번 합의가 이 사건과 관련된 삼성전자 직원 7명에 대해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당국은 처벌 대상인 7명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별도의 형사범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삼성은 하이닉스, 독일의 인피니온, 미국의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과 전화, 이메일,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메모리 칩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아왔다. 알베르토 곤살레스 미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 합의와 관련,“가격 담합은 자유시장체제를 위협하고 혁신을 저해하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경쟁 가격의 이득을 앗아간다.”고 밝혔다. 미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가격 담합행위와 관련, 하이닉스는 올해 초 1억 85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으며, 독일 인피니온은 지난해 9월 1억 60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반도체법인(SSI)이 지난해 4·4분기에 1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은 데 이어 올 3·4분기에 추가로 2억달러를 충당했다고 전했다. 추가 충당금 2억달러 부분은 3·4분기 실적에서 지분법 평가손에 따른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됐다.dawn@seoul.co.kr
  • ‘존 로버츠號’ 방향타될듯

    존 로버츠 신임 미 대법원장 앞에 첫 ‘블록버스터’ 판결 과제가 주어졌다고 언론 그룹 나이트 리더가 6일 보도했다. 연방 대법원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불치병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자살용 약을 건네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오리건주 법률과 관련, 법무부가 환자 자살을 도운 의사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해 5일부터 심리하기 시작했다. 1997년 대법원은 불치 환자들이 의사의 도움으로 자살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주 정부로 하여금 편안한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환자들을 도울 다른 방법을 찾도록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이 법은 또 두차례나 주민투표를 통해 승인됐으며 97년부터 지금까지 208명이 의사로부터 치사제를 건네받아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2001년 이 법이 연방 정부의 약물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 이날 대법원 심리가 시작된 것이다. 내년 초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재판은 캘리포니아 등 다른 주들의 비슷한 법률 제정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재판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불투명하다. 후임자 해리엇 마이어스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때까지 심리에 참여하기로 한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은 오리건주 법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마이어스 지명자가 어떤 성향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심리에서 “오리건주의 예외적인 법률을 인정하게 되면 다른 주들의 날림 입법을 조장하게 된다.”고 우려했고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처벌 가능 의견을 내놓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대처 ‘美 딜레이 정치스캔들’ 조사 받아

    오는 6일 80세 생일을 맞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79) 전 영국 총리가 우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체포에 이어 이번에는 본인이 경찰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영국 대중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3일 정부 내부문건을 인용, 대처 전 총리가 미국 톰 딜레이 하원의원의 정치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처 전 총리는 지난 2000년 5월 영국을 방문한 딜레이 의원을 만났다. 문제는 미국의 거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딜레이 의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점. 딜레이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 중인 미 당국은 아브라모프가 딜레이 의원에게 모종의 대가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대처 전 총리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해 줄 것을 요청, 영국 경찰이 대신 조사를 하게 된 것이다.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가 전했다. 대처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총리로 재직하면서 강력한 카리스마와 과감한 정책 추진으로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대처는 세계 여성 정치지도자의 표상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2003년 6월 든든한 후원자였던 남편 데니스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늘그막의 대처에게 불행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아들 마크가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 4월에는 미국이 마크의 비자발급을 거부하면서 한차례 더 구설수에 올랐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보수정책 지지… 낙태등 판례 유지 관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이 200년 만에 가장 젊은 대법원장 시대를 맞게 됐다. 존 로버츠(50) 미국 연방 대법원장 지명자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인준이 통과된 뒤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식을 가졌다. 로버츠는 2일 대법원에서 제17대 대법원장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간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1801년 45세에 대법원장에 오른 존 마셜 이후 최연소 대법원장이다. 이날 로버츠로부터 취임 선서를 받은 존 폴 스티븐스 연방 대법관이 85세의 진보파 판사여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미국의 대법원장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로버츠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미 사법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법원은 낙태와 동성애, 안락사, 복제 등의 사회적 현안을 둘러싸고 대법관들이 마치 정치권처럼 뚜렷한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로버츠의 행보가 주목된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백악관 선서식에서 “나는 미국의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앞서 미 상원은 로버츠 대법원장 인준안을 찬성 78, 반대 22로 가결했다.55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인준안을 전원 찬성했으나 민주당 의원 절반이 낙태, 시민권 등에 대한 로버츠 지명자의 보수적 세계관을 문제 삼아 반대했다. 힐러리 클린턴·존 케리·에드워드 케네디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뉴욕주 버펄로에서 태어난 로버츠는 전기공인 부친을 따라 철강 공장에서 유년을 보냈으며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정권의 법무부, 백악관에서 일했다.특히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법무차관으로 국가 소송을 담당하면서 낙태를 합법화한 역사적인 판결인 ‘로 대 웨이드’사건에 대한 1973년의 대법원 판결은 뒤집어져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에 서명하고, 최근 쿠바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를 미국의 군사재판이 다룰 수 있다고 판결하는 등 공화당의 보수적인 정책을 지지해 왔다. 가톨릭교도인 그는 상원 청문회에서 낙태, 시민권과 관련한 판례에 대해 “존중하지만, 이에 대한 의견은 밝힐 수 없다.”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로버츠는 그러나 “이데올로그가 되지는 않겠다.”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약속했다.dawn@seoul.co.kr
  • 美공화당 흔들린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공화당 정권의 지도부가 총체적인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장기화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초기대응 실패로 임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 때문에 고민하는 상황에서 상·하원의 공화당 대표들마저 나란히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거나 조사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치러질 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진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톰 딜레이 의원은 28일(현지시간) 텍사스 대배심으로부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원의 다수당 대표가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딜레이 의원은 지난 2002년 텍사스 주의회 선거 때 기업으로부터 거둔 후원금을 공화당 후보들에게 배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선거법은 주의원 선거에서 기업이 기부한 돈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혐의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고 징역 2년형이나 최대 1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딜레이 의원은 공화당 원내 규정에 따라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은 서열 3위인 미주리 주의 로이 블런트 의원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딜레이 의원측 변호사인 빌 와이트는 기소한 검사가 민주당원이라는 사실을 들어 “이번 기소는 도로에 쓰러져 죽어 있는 스컹크처럼 구린내 나는 기소”라고 비난했다. 또 딜레이 의원의 대변인은 “이번 기소는 민주당측에 의해 자행된 당파적인 피의 보복이며 사실이나 법에 근거하지 않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딜레이 의원은 국내 이익단체의 지원을 받아 공짜여행을 다녀오고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딜레이 의원 기소와 관련,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정치문화가 부패로 얼룩져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딜레이 의원을 여전히 좋은 동료로 생각한다.”면서 “조사 과정을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물망에 오르고 있는 빌 프리스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각 의혹을 받고 있다. 프리스트 의원이 백지신탁했던 병원 주식을 가격 폭락 직전에 모두 팔아치웠다는 것. 문제의 병원은 프리스트 의원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창업자였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 의혹을 떨치기 어렵게 됐다. 프리스트 의원이 지난 6월 평가액이 700만∼2500만달러(약 70억∼25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병원 주식을 전량 매각한 뒤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주가는 9%나 떨어졌다. 이와 관련, 프리스트 의원은 문제의 병원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조사과정에서 확보된 서류에 따르면 병원주식 보유 현황을 그때그때 통보받은 것으로 돼 있다. 프리스트 의원의 거래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의 전략가들은 최근의 거듭된 악재 때문에 내년 중간선거에서 많은 의석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dawn@seoul.co.kr
  • 美상원, 로버츠 대법원장 인준

    미국 상원은 29일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지명자 인준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가결했다. 제17대 미 대법원장에 취임하게 된 50세의 로버츠는 대법원 출범 이래 최연소 대법원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로버츠 신임 대법원장은 다음달 3일 이전에 종신직인 대법원장에 취임하게 된다. 공화당 의원들은 로버츠 지명자가 미국 헌법을 엄격히 준수할 뛰어난 법적 양식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 변호사 단체인 미국변호사협회(ABA)로부터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을 포함,9명으로 구성된 미 대법원은 오코너 대법관이 4대 4로 갈린 보수와 진보의 한 가운데서 사안에 따라 균형자 역할을 해왔으나, 보수주의적 성향의 로버츠가 대법원장에 취임하고 오코너 대법관의 후임으로도 보수적인 대법관을 지명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앞으로 대법원 판결 추가 보수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츠 신임 대법원장은 뉴욕주 버팔로 출신으로 하버드 대학 로스쿨을 나왔다. 지난 2003년부터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에서 재직해온 그는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으로 로널드 레이건·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정권 아래서 법무부, 백악관에서 일하면서 워싱턴 정가의 보수파들의 인정을 받는 이론가로 통했다.김균미기자 외신종합 kmkim@seoul.co.kr
  • 홍석현, 현정권에 서운함 표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3일(현지시간) 퇴임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이임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홍 전 대사는 이날 오후 4시 대사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재임 중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하면서 “노 대통령 꿈은 꾸지 못했는데, 김정일 위원장 꿈은 두세번 꿨다.”고 말했다. 이임식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 말을 듣는 순간 홍 전 대사가 노 대통령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전 대사는 특히 사임의 원인이 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파문과 관련,“과거의 그림자가 제 발목을 잡을 수는 없지만 남은 업보가 있다면 제가 다 책임지고 회피하지 않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홍 전 대사가 귀국하지 않을 경우 미 당국과 사법공조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큰 모멸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적어도 당시까지 현직 주미대사였던 홍 전 대사에 대한 기본적 예의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또 홍 전 대사의 불만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일가인 삼성 전체로 조여오는 갖가지 압박 때문에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홍 전 대사는 이임사에서 지난해 11월 주미대사직 제의를 수락했던 것은 “1999년 옥고를 치름으로써 많은 과거가 정리됐다는 나름의 판단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당시의 선택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 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당장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홍 전 대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미국에 머물며 유학 중인 자녀와 세계신문협회(WAN) 관계자 등을 만난 뒤 귀국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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