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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R)’가 전국을 휩쓸었다. 우리나라에 습기를 몰고오는 장마와 태풍은 감전사고를 유발하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평소보다 전기가 20배 이상 잘 통할 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생긴 침수지역은 언제 전기가 흐를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신체노출 잦고 인체저항 약해” 10일 소방방재청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70∼90명, 부상자 수는 그 10배에 달한다. 또 감전사고의 30∼40%, 감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각각 6∼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감전사고 2373건 중 35.1%인 832건, 감전사고 사망자 230명 가운데 49.6%인 114명이 각각 여름철에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감전사고는 높은 전압의 전기가 흐르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전기용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활 주변의 감전사고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 2003년의 경우 감전사고 사상자 764명 가운데 가정용 전압인 220V 이하에 감전된 사람이 489명으로 고압에 감전된 275명보다 1.8배 가까이 많았다.2004년에는 감전사고 사상자 757명 중 저압 감전자가 513명으로 고압 감전자 244명에 비해 2.1배나 됐다. 전기는 20mA(미터암페어·초당 전력의 세기)만 돼도 체내에 1분 이상 흐르면 호흡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다. 또 50mA 이상이면 심장을 멈출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50mA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220V의 30W 형광등에 흐르는 전류 136mA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여름철에 감전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습도가 높아져 쉽게 누전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라면서 “또 신체 노출이 많아지고, 땀으로 인한 인체 저항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시설물 잠기면 ‘전기장판’될 수도 이처럼 감전사고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지만,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예컨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서 인도를 점령하고 있는 불법 포장마차와 노점, 입간판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노점상과 입간판 등이 도시미관을 해친다고 여겨질 뿐, 감전사고의 위험요소로 간주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은 일반적으로 인근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다 쓴다. 이 때문에 인도 위에 널려 있는 전깃줄에서 절연물질이 벗겨질 경우 물에 잠긴 인도를 ‘전기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이들 시설물의 콘센트 부분은 비닐봉지나 페트병 등을 이용, 물기가 닿는 것을 형식적으로 막아놓아 미봉책에 불과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이들 시설물은 감전사고를 막기 위한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어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노점상이나 입간판 자체가 대부분 불법 시설물이어서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침수지역에서는 가로등이나 신호등과 같은 공공시설물도 감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감전사고의 책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2004년 8월에 내려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물에 잠긴 가로등에서 전기가 흘러나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전기를 공급한 한국전력공사가 아니라,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감전사고 예방·대응요령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태풍이나 홍수철이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차례는 누전차단기를 점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누전차단기는 집안 배선에서 전기가 샜을 때 차단하는 장치이다. 흔히 두꺼비집으로 부르는 현관 분전반의 적색 또는 녹색의 누전차단기 버튼을 눌렀을 때 ‘딱’소리가 나면서 스위치가 내려가면 정상이다. 누전차단기가 없다면 세탁기나 식기건조기 등 물기가 많은 곳에서 쓰는 전기기구에 접지선을 설치해야 한다. 접지선은 누전된 전류를 땅속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 전선이나 콘센트, 플러그 등이 손상됐는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젖은 손으로 가전제품을 만지는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가전제품에 손을 대면 찌릿찌릿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기기나 전선에 물기가 스며들어 누전되기 때문”이라면서 “가정에서 누전현상이 일어나면 즉시 차단기를 개방하고 전기공사업체나 한국전기안전공사(1588-7500)로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우로 집이 물에 잠겼을 때는 물에서도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전원을 차단한 뒤 물을 퍼내고 건조시킨 다음 전문기관에 점검을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바람으로 전선이 끊어지거나 전봇대가 넘어졌을 때도 접근하지 말고 즉시 전기고장신고(국번없이 123)를 해야 한다. 아울러 휴가를 떠날 때는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는 모두 뽑고, 전등 스위치도 끄는 것이 안전하다. 방범을 이유로 전깃불을 켜 놓으면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굳이 켜 두려면 조도 감지장치가 있어 어두워졌을 때만 켜지는 조명등을 쓰는 것이 좋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감전사고가 나면 먼저 두꺼비집을 내린 뒤 사고를 당한 사람을 전선이나 기구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의식·호흡·맥박상태를 살핀 뒤 인공호흡이나 심장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론] 문화예술계 부패,어떻게 없앨까/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시론] 문화예술계 부패,어떻게 없앨까/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지난 5월4일 국가청렴위원회는 영상물 등급심의, 각종 문화예술 경연대회 운영, 건축물 미술장식품 설치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한 ‘예술행정분야 청렴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문화예술부문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는 인식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문화자원의 축적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 현장에는 전문화되지 못한 문화예술행정, 배타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대표성도 담보하지 못한 채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관계를 지속시켜 온 문화예술가 개인이나 단체의 폐해가 적지 않다. 예술경연대회를 보자. 작가 등용문 역할을 해야 할 경연대회는 다양성과 창의성 대신 ‘대회맞춤형’인 획일적인 예술경향을 선호한다. 또 서열과 순번에 따른 심사위원들의 나눠먹기식 심사를 관행화하고, 수상자 및 수상기념 공연·전시·연주에 대한 세간의 무관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또 운영위원과 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비리와 수상자들과의 밀착은 음성적으로 심화되어 왔다. 대회 무용론이나 폐지론 등이 거론될 때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장관상과 같은 고위관직 시상제를 강화하거나, 상금의 상향조정, 시상자 특전 확대 등을 통하여 변화의 요구들을 무마, 왜곡시켰다. 문화예술을 관권에 밀착시켜 실추된 권위를 만회하려는 얄팍한 시도는 예술의 자율적 발전을 저해하고 예술의 권력 종속화를 부추겨 왔다. 대회 입상경력이 임용과 승진 과정에서 오용됨으로써 예술계내 기득권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국가청렴위원회가 개선안 마련을 위해 조사를 벌였던 게임물 등에 대한 등급심의 과정에서 발생한 금품수수 비리, 건축물 미술장식 설치과정에서 건축주-브로커-작가의 유착에 따른 리베이트 관행의 비리들도 예술 경연대회를 둘러싼 비리처럼 이익에 집착하는 구조적이고 전형적인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미숙하고 관료적인 문화행정도 문화자원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수한 문화생산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미흡한 문화 현장과의 접근성,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시혜적 태도, 경직된 절차 등으로 인해 조사와 연구는 제외된 채 형식적 행정이 답습되었다. 내실있는 행정을 위해서는 경제, 환경, 복지, 정치, 교육 등 타 부문과의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문화예술 내부의 영역별 차이나 단체간 갈등에 대한 이해와 갈등해소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현실적 모순과 이견은 덮어둔 채 절차적 정합성에 따라 갈등을 봉합하려고 하면 비리는 현실 표면 깊숙이 숨어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낸다. 투명한 행정, 문화마인드를 갖춘 공정한 행정,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전문적인 행정만이 잠재적 문화자원을 창의성의 통로를 통해 현실적 차원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문화예술은 행정이나 문화예술인들만의 몫이 아니라, 한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키우고 나누어야 할 자원이다. 문화는 감성에 기초하고 있으나, 이성 그리고 윤리적 성찰과 더불어서야 비로소 제 가치를 발한다. 문화예술의 특성은 무관심한 창조, 이익에 무관심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종종 ‘이상주의적’,‘자기희생적’이라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방적인 창의력에 기초한 무관심한 창조는 주위로부터 인지를 얻게 되면 상징적 가치를 얻게 된다. 또 그 가치는 최종적으로 명예나 재산으로 바뀐다. 인지와 상징의 단계를 생략하고 직거래로 권력이나 경제적 부와 교환할 때 문화예술의 존재론적 특성은 사라지고, 부패하는 것이다. 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 [발언대] 식중독 예방체계를 갖추자/신동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장·전북대 교수

    우리나라 식품 관련 사고 중 초유의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그것도 학교급식을 통하여 청소년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가까운 시일 내에 사고원인과 책임소재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나,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유사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확실한 안전관리 장치의 보완이다. 안전한 식품을 모든 국민에게 공급해야 할 책임은 우선 국가에 있고 그 중요성은 국방에 버금간다고 여기나 식품사고가 났을 때를 제외하고는 사회와 국가가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업규모로만 보더라도 2004년 기준 식품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33조원, 학교급식을 포함한 외식산업의 규모는 48조원으로 추산되어 모두 81조원에 이르며 업체 수는 식품가공업이 1만 9000여개, 외식업체는 약 80만개로, 종사 인원만 하더라도 약 350만∼400만명에 이르는 중요 업종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업체가 매일 국민에게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있어 식품안전과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방대한 업체와 인력이 관여해 식품을 제조, 공급하고 있는데도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정부의 기능은 원료와 기능별로 8개 부처에 분산되어 있어 이를 통합할 관리기능이 크게 미흡한 상황이다. 최종적으로 식품안전업무의 총괄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수행하고 있으나, 현재의 기능이 관련되는 모든 사항을 총괄하기에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사고만 보더라도 급식의 관리감독은 교육인적자원부, 위생관리는 식약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만약 사고의 원인이 육류나 채소류라면 농림부가, 물이라면 환경부가, 어류라면 해양수산부가 관여될 것이다. 정부는 몇년 전부터 식품안전처 신설을 구상하여 진행하고 있으나 그것도 현재까지 공론으로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의 안전관리 업무는 농·축·수산물 등 원료의 생산으로부터 처리, 가공, 유통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해당되며 한 순간도 변화 없이 정지해 있지 않아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한 정부부처의 관장업무가 나눠져 있어 안전성 확보라는 입장에서만 본다면 모든 부처에 해당되나 역점을 두는 분야가 달라 우선순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최우선 업무인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해요인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통합조정 기능이 무엇보다도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에 식품안전처와 같은 통합관리 조직이 신설되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 부가하여 청와대 조직에 식품안전관리를 책임질 식품안전관리 보좌관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현 조직으로 보면 어느 부서도 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미국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시절 ‘미생물과의 전쟁’을 선포하여 미국 내 식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한 바 있으며 위생관리 선진국마다 식품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전담부서의 신설, 기존 기능의 조정 등 발빠르게 식품안전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 요구의 중심에 식품이 있다. 안전식품의 공급은 대단히 중요한 정부 책임의 하나이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절한 체제구축과 관련기관의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동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장·전북대 교수
  • [기고] 스포츠산업 진흥 준비는 ‘早早益善’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야구 월드컵(WBC) 4강 진출과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2006년 월드컵에서의 선전은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함께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영역의 하나가 스포츠 산업분야이다. 국제적인 스포츠대회들이 단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되어온 경로는 너무도 분명하다. 스포츠는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기술과 규칙을 공유하고 있는 전지구적인 공통문화로서 광범위한 시장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IT분야의 급속한 성장이 스포츠를 더욱 중요한 비즈니스 콘텐츠로 부각시키고 스포츠미디어 가치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프로스포츠를 구성하는 스포츠 경기, 팀, 선수의 가치가 다른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고부가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아마추어 및 프로스포츠 팀이나 선수들이 산출해내는 스포츠산업의 규모만 2555억달러로 자동차산업의 2배, 영화산업의 7배에 달한다. 일본은 ‘21세기 경제·산업정책비전’에서 스포츠산업을 21세기 유망산업으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 역시 2002년 인민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제11차 국가발전전략 5개년계획 회의’에서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산업으로 스포츠산업을 선정하였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중국의 스포츠산업 규모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17.38%씩 증가하여,2005년에는 약 1조 1900억원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는 고용률을 19.43%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스포츠제품이 소비재나 산업재로서 매우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윤 창출의 도구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서 여기에 쏟는 국가적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이 ‘굴뚝 없는 21세기형 고부가가치산업’에서 앞서가기 위해 벌이는 시장개척 경쟁의 양상은 흡사 문화전쟁을 방불케 한다. 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적 이벤트들도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외형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 기반과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성장여건이 미흡한 편이다.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은 70∼80%를 외국산 용품이 차지하고 있다. 까닭에 스포츠산업 진흥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법 제정과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은 매우 시급하고 절실하다. 또 스포츠산업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스포츠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지원해 나가야 하겠다. 월드컵으로 모아진 전 국민의 관심이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스포츠산업 진흥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 6·25전사자 유해발굴 13만여위중 0.8% 불과

    6·25전사자 유해발굴 13만여위중 0.8% 불과

    한국전쟁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2000년 처음 시작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부처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미흡한 데다 사회적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25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1090위다. 이는 전국 주요 격전지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13만 5000위의 0.8%에 불과한 것이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 51위 가운데 20위는 유가족까지 확인됐다. ●유해발굴 예산은 3억 5000만원 육군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예산은 연간 불과 3억 5000만원. 그나마 해당 지역의 군부대에서 30∼40명의 보조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6·25 참전 자국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북한측에 달러를 지불하는 등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제보해 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사람들이 고령화로 기억력이 떨어져 확실한 증언을 받아내기 어려운 것은 물론 신도시 개발 등 급속한 도시화로 격전지의 지형도 변해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신원을 확증해 주는 군번(인식표)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고 수통이나 옷가지, 군화, 철모, 숟가락 등 개인소지품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목도장과 버드와이저 맥주 캔 등도 유해와 함께 발굴되고 있지만 신원확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4년 경북 안동에서 ‘김학겸.4259.7.12’라는 글자가 새겨진 목도장까지 발견됐지만 군적(병적)을 확인할 길이 없어서 주인을 찾지는 못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땅 속에서 발견된 만년필만 가지고 유가족을 찾는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발굴된 유해 감식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고 있는 것도 신원확인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감식 절차를 밟기 때문에 보통 4∼5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는 국군 1090위, 미군 8구, 북한군 142구, 중공군 69구 등이며 유류품은 4만 1212점이다. ●보완책은 육군은 발굴사업 자체가 홍보되지 않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경찰청, 보훈처, 행정자치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군 자체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과 지자체가 신원확인을 주도하는 등 유관기관별로 역할과 책임을 명시하고 주요 격전지에서 공사 도중 유해가 발견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전사자 유해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비무장지대(DMZ) 지역,2016년 이후부터는 북한지역의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육군측은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환경·생명] “화학물질이 날마다 인간의 정자를 해친다”

    [환경·생명] “화학물질이 날마다 인간의 정자를 해친다”

    “화학물질이 날마다 내 정자를 해친다!”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런 구호를 외치며 나체 시위를 벌였다. 그린피스는 이어 지난달엔 ‘화학물질 노출과 인간의 생식 건강’이란 보고서를 발간,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한층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다.“해마다 10만여종씩 생산되는 신종 화학물질이 인류의 건강한 생식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고는 환경단체의 단순, 과격한 주장만은 아니다. 그동안 외국 유수 전문기관의 연구를 통한 사례 제시도 점점 늘고 있는 중이다. ●“강 건너 불 아니다” 고려대 의대와 환경의학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이런 위험성이 더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란 점을 일깨우고 있다. 비록 소각장 근로자라는 한정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화학물질의 생식독성 위험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한 연구결과다. 연구팀이 이번 조사에서 주목한 화학물질은 다이옥신과 벤조(a)피렌 등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다. 소각장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통해 대기로 뿜어나오는 맹독성 물질들이다. 소각장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는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곳의 1.75배 수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정자 수 감소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소각장 근로자 여섯 명의 평균치는 정액 1㎖당 4290만개로 일반시민 평균치의 76%가량에 그쳤다. 정자의 운동성(정자 100개 가운데 질 속을 헤엄쳐 난자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건강한 정자의 비율) 역시 57.8%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치(50% 이상)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이중 한 명은 운동성이 37%에 불과한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정자 DNA의 독성분석’ 결과도 소각장 근로자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DNA의 전체 면적에서 유전자가 끊어져 ‘꼬리끌림’ 현상을 나타내는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측정된 것이다. 국립독성연구원 강일현 연구사는 “다이옥신이나 PAHs의 오염도가 심할수록 생식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 스스로는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놓았다. 고려대 의대 이은일 교수는 “소각장 근로자 조사대상자는 모두 31명이었지만 정액 채취를 허락한 근로자는 여섯 명에 그쳐 충분한 샘플을 확보할 수 없었다. 앞으로 좀더 많은 집단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식독성 연구사례 현재 인공 화학물질의 종류는 무려 2800만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다이옥신과 농약용 살충제인 DDT, 알드린, 미렉스, 폴리염화비페닐 등은 세계 곳곳에서 악명을 떨치며 ‘인류가 생산한 최악의 발명품’이란 별칭마저 얻은 상태다. 암과 불임, 유산, 기형, 신경장애,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 각종 독성을 일으킨다는 여러 연구결과들이 속속 제시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생식 독성’과 관련한 연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2002년 12월 발표한 논문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화장품의 향기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남성 정자의 DNA 손상을 증가시키는 증거들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2004년엔 “남성 정자 수가 13여년 만에 30%가량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었다. 스코틀랜드의 ‘애버딘 생식연구소’가 남성 7500명의 정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1989년 1㎖당 8700만개에서 2002년 6200만개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5월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에는 “공장이나 화력발전소, 경유차 등에서 방출되는 미세 매연입자에 노출된 쥐에서 정자·난자의 DNA 변이가 일어났다.”는 동물실험 결과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국립독성연구원 강일현 박사는 이런 연구결과들에 대해 “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이 인간의 생식능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물질의 인체 생식독성 연구가 국내에서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국내 연구는 이제 막 출발점을 통과한 상태다. 중앙대 명순철 교수(비뇨기과학)는 이에 대해 “정액 채취 연구가 워낙 어려운 데다, 신종 화학물질들이 정체를 파악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지만 이 때문에 국내 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내분비 장애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언제 어디든 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내분비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은 대부분 공장 굴뚝 같은 산업장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많은 생활용품의 성분으로 사용돼 현대인의 일상 생활에도 이미 깊숙하게 침투한 상태다. 이 때문에 그린피스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언제, 어디서든(ubiquitous) 맞닥뜨릴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총 2800만여종에 이르는 화학물질의 대부분이 ‘정체 불명’ 상태라는 점이다. 고작 100여종의 화학물질만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것으로 파악돼 있을 뿐이다. 소각장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다이옥신이 대표적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중 다이옥신의 80%가량이 소각장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강단지 인근 지역도 비교적 높은 다이옥신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안료나 피혁제품, 필름, 윤활유 등을 생산하는 곳도 환경호르몬의 위험지대다. 제품을 만들 때 2,4-디클로로페놀 같은 화학물질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부 조사에선 에어컨 살균제나 자동차·변기 세정제 같은 일상용품에도 환경호르몬 성분이 과다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닐페놀에톡실레이트가 1%에서 많게는 8%까지 든 것으로 파악됐었다. 유럽연합(EU)은 이런 제품에 0.1% 이상 노닐페놀이 함유될 경우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별다른 제재가 없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병원의 수액주머니나 각종 아크릴수지 제품, 접착제, 잉크, 어린이 장난감 등의 성분으로 쓰인다. 환경호르몬 작용이 밝혀지면서 EU는 1999년부터 어린이 장난감에 대해선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 알킬페놀, 비스페놀A, 스티렌 같은 플라스틱류 물질들은 니스나 세제, 젖병, 식기제품, 합성수지나 컵라면 용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해화학물질 제품의 제조·유통 등을 가장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곳은 EU다. 올 연말에는 현재보다 한층 강화된 규제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인데, 산업계의 로비나 반대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최근 “EU가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눈을 감는 쪽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한의약 피해 60%는 한의사 실수”

    한의약과 관련된 의료분쟁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약과 관련돼 있고, 이 중 60%는 한의사의 ‘실수’ 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의료법 개정 등 관련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1999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의약 관련 의료분쟁 피해구제 신청 143건 가운데 사실조사가 가능한 115건을 진료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한약과 관련된 피해가 54.8%인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침과 관련된 사고가 25건(21.7%), 추나(推拿) 6건(5.2%), 물리치료 5건(4.4%), 부항 3건(2.6%)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 내용별로는 한약복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한의약 치료 후 병이 악화된 것이 31건(27.0%)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한약복용이나 침을 맞은 뒤 효과가 미흡한 것이 16건(13.9%), 침이나 부항을 맞고 감염된 것이 13건(11.3%)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약복용 후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 31건 가운데 22건은 간세포가 파괴되는 독성간염이 발생한 경우로 실제 사망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다. 침과 부항 처리 관련 의료분쟁 28건 중 12건은 비위생적인 진료행위에 따른 감염으로 조사됐다.특히 이러한 의료분쟁 중 60%가량은 한의사의 ‘부주의’나 ‘설명 소홀’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의사의 과실책임 중 부주의가 35건(30.4%), 설명 소홀이 33건(28.7%), 양방 협력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이 13건(11.3%) 등이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탐사보도 한강습지](하)효율적 보호방안은

    [탐사보도 한강습지](하)효율적 보호방안은

    한강하구 습지가 람사협약이 지정하는 국제적인 습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갓 걸음을 내디딘 한강하구 습지가 건너야 할 ‘강’은 넒고도 깊기만 하다. 환경부는 지난 4월 한강하구역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한 데 이어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말 보전·관리 및 이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에는 습지의 자연·인문환경 현황조사와 주변지역 경관보호, 생태계 모니터링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한 습지보전 시설설치 및 관리와 습지내 생물다양성 유지방안도 들어 있다. 특히 생태계 복원과 함께 습지이용에 관한 사항도 들어 있어 주목된다. ●철책선 없애야 하나 습지 이용이 포함되는 것은 군 철책으로 최장 50여년간 단절됐던 한강습지를 일부나마 주민을 위한 생태학습장이나 경관시설로 개방하는 것을 뜻한다. 철책선 철거를 요구해왔던 지자체나 주민뿐 아니라 환경부와 환경단체·전문가들마저도 ‘습지보전을 대전제로 제한적 접근은 허용해야 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보여진다. 고양시 박종일 환경보호과장은 이달 홍콩과 중국 치치하얼의 국제적인 자연습지를 견학하면서 한강습지를 생태학습관찰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참이다. 습지의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지면 철책선의 일부라도 제거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 파주시와 고양시·김포시는 지난 2003년 국방부에 철책선 철거를 건의했었다. 이근홍 파주시 부시장은 “안보적 측면에서 유지 필요성이 줄어든 반면 관광지의 경관에 위화감을 주는 철책을 제거하고, 자유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나 생태탐방로 설치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당선자는 지난 2월 초 “한강하구 철책선을 다 걷은 후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에 인천항보다 경제성이 훨씬 높은 항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은 “그렇게 되면 한강 하구의 환경과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책선 철거를 둘러싼 입장은 환경당국자 사이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환경부 자연정책과 진득환 사무관은 “철책선 제거문제는 국가안위와 관련된 사항이라 전적으로 국방부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강유역환경청 박병규 자연환경과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주민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변 철책은 습지보전의 ‘애물단지’만은 아니어서 주변지역의 점증하는 개발압력을 막아 습지를 이만큼이나마 지켜낸 측면이 있다. 일부 환경전문가들은 철책을 걷어내는 대신 생태계를 교란할 사람과 동물들의 유입을 막을 적당한 규모의 목책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산곡 수중보 철거 득실은 한강습지 보호와 복원의 또다른 주요 이슈는 신곡수중보다. 수중보는 지난 1986년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김포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하류의 퇴적과 상류로의 바닷물 유입을 막아 원래의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2004년 환경부의 하구역 정밀생태조사에서 국립환경과학원 채병수·윤희남 연구원은 수중보가 하구역을 단절하고 축소시켜 상류는 중하류 하천, 하류는 기수역 특성을 갖게 됐음을 지적하고 하구역 복원을 위해 수중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중보가 생긴 이후 고양 장항습지에 형성된 대규모 퇴적층을 잠자리나 먹이터로 이용하는 생명들이 모여 독특한 생태계를 이뤘고, 수중보 상류에 가마우지·비오리·흰쭉지 등 잠수성 조류들도 대규모로 몰려오기 때문에 ‘생태계는 원형보전이 최고선’이란 단순논리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과학원 김창회 연구관도 완벽한 대안마련 이전의 철책 철거는 ‘시기상조’이며, 수중보 철거는 ‘원칙적 찬성’이란 입장을 보였다. 역시 철거후 생태계의 모습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한 후 이뤄질 장기과제라는 설명이다. 조류전문가로서 수중보가 해체된 후의 한강 모습을 상상한다는 것은 난해한 일이어서 수중보 해체의 당위성이나 시급성을 주장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관련예산을 계속 증액하고, 철책선을 지키는 군부대 장병들을 습지보전 자원활동 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구관리법’ 제정될까 전문가들은 내륙 하천구간과 해수부에 각각 적용되는 하천법과 연안관리법 등 하구습지 관련법의 상위개념으로 특별법적 성격의 ‘하구관리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부 자연정책과 진득환 사무관은 “규제개혁위원회와 국방부 등 관련부처간의 협의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현행 법령과 습지보호지구 지정에 이어질 종합적인 보전·관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새 법률의 제정엔 부정적이다. 한강하구 습지보전에 대해 영농인이나 어부들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전 공청회 등에서 특별한 반대의견을 내진 않았다. 재산권 행사와 무관하고, 영농과 어로에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고양·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소외감을 갖고 있던 김포·강화의 경우, 하구역 제방 부근을 따라 도로가 개설되고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취했다. 결국 김포 홍도평야 인근 하구역은 강변 뿐아니라 수면까지도 습지보호지구에서 빠졌다. 현재 장항습지 맞은편 김포지역 강안은 도로개설에 이어 블록이 시설되는 등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어류와 조류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한강 수면의 절반 북안은 습지보호지구이고, 절반 남안은 아니라는 것은 ‘난센스’라고 본다. 한국은 람사조약 가입국으로서 정부와 환경단체는 한강하구의 람사습지 지정을 장기 목표로 협력하고 있다. 한강하구의 습지보호지역지정과 보전·관리계획의 수립은 이같은 여정의 첫 단계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양·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강 습지보호지역은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의 전체 면적은 6060만㎡,1835만평에 이른다. 이중 한강 남안인 김포지역이 696만평, 강화가 270만평에 달한다. 한강 북안인 고양지역은 431만평, 파주가 440만평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파주지역은 산남습지와 곡릉천하구습지, 가장 위쪽인 성동습지(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강 방향 습지보호지역 끝부분)로 나뉜다. 통칭 습지 명칭을 부르지만 환경부의 ‘습지 편입토지 및 수면현황’엔 시·군별 구분만 있고, 습지명 구분은 없다. 파주 산남습지는 산남리와 신촌·문발리 일원과 송촌리의 대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172만평, 곡릉천하구습지는 법흥리와 송촌리 일부 64만평 규모이다. 나머지 204만평은 발길이 닿지 않은 성동습지이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한강하구 습지에는 모두 262종의 담수와 기수역 식물이 자생하고,448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이 가운데 곤충이 200종으로 가장 많고, 양서·파충류 8종, 어류 53종,, 조류 95종, 포유류 13종, 무척추동물이 79종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물성 플랑크톤 120종과 식물성 플랑크톤 16종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제언] “현재의 서식지 환경 인위적 변경 신중히” 한강하구의 철책선은 습지 동·식물에겐 ‘우연한 피난처’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철책 제거를 희망한다. 하지만 철책선 제거가 개발의 욕구를 막는 유일한 방편은 아니라고 본다. 걷느냐 마느냐의 결정은 이해당사자간의 합의와 함께 확실한 비전이 선행해야 한다. 철책이 일방적으로 쳐졌다고 해서 제거도 일방적으로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신곡수중보도 자연환경에 거슬리는 인공 구조물임엔 분명하다.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 것도 인정된다. 그러나 역시 당장 걷어내야 하느냐에 대해선 철책처럼 숙고해야 할 문제다. 이를 제거하는 것은 희귀동식물의 또다른 서식처를 파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농민과 어민들의 영농·어로 행위는 당장 습지보호의 갈등요인이나 큰 이슈로 볼 수 없다. 현재로선 이들과 정부의 습지보호 의지는 일치한다. 다만 습지의 질을 높이기 위한 관리방안이 마련될 때 이해관계자의 한축으로 다양하게 의사를 존중하고 합의하는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현장의 이해를 조정하고 보호방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가습지위원회 산하에 지역 차원의 한강하구습지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 하구관리법은 하천관리법이나 습지보전법 등이 습지보전의 수단으로 미흡한 현재, 유용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될 수 있다. 규제강화가 따르겠지만 정부가 수반되는 보상을 충분히 하고 시행하면 된다. 습지보전법 시행령에 들어있던 주변관리지역 조항이 근년 들어 삭제됐다. 정부가 습지보호지역 지정면적의 2분의1을 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은 습지를 개발의 압력에서 지켜내고, 습지 서식생물들에겐 먹이터를 제공하는 유용한 조항이었다. 이 조항을 없앤 것은 토지이용 등과 관련한 민원이 무서워서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생물다양성 계약으로 농경지를 철새 등의 채식지로 활용하는 사업은 확대돼야 하며, 불하됐던 강하구 농경지 등 국유지는 정부가 예산을 마련해 다시 사들여 홍수 등 자연재해도 예방하고 자연에 되돌려주는 대책까지도 추진해야 한다. 한동욱 PGA습지생태 연구소장
  • [데스크시각] 지자체장 서번트리더십 실천을/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지방선거 잔치가 끝났다. 다음달 첫발을 내디딜 민선4기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해 유권자인 주민과 당선자, 정치권과 정부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선거결과만큼이나 극명하게 엇갈린 지방자치 무대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 주민이 아낌없이 분출해 낸 주권의 힘을 지방권력이 여하히 흡수해 낼까 의구심이 드는 까닭이다. 기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소재는 중앙정치와 여당 및 정부에 대해 쏟아낸 불만의 폭발에 있었다. 그렇다고 지방정부가 이를 비켜갈 수는 없다. 차기 지방정부야말로 정부와 여당 덕분에 한나라당이 독식하는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일견 지자체 4기 집행부는 외양면에서 한나라당의 일사불란한 정책집행이 가능한 모양새를 갖췄다. 자연 정부와 여당이 보인 일방통행식 독선과 오만의 함정에 빠지는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일은 선거에 참패한 정부 및 여당의 실패학을 되새겨 이를 사전에 경계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여당의 선거패배 원인은 정책적 무능과 다중적 혼란, 잦은 실언, 돌려막기식 인사로 요약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자치단체장은 정책 결정과정에서의 합리성과 반응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및 조세정책은 그 정당성과 투명성에 있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조율 과정이 일방적이었으며, 그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여서 이번 선거결과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작금 발표된 저출산 대책의 경우도 재계가 사전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섭섭해하는 모습이다. 좋은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데 보약으로 삼을 만하다. 이는 정책집행에 있어 사전적 갈등해소가 성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방정부의 정책결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크고작은 지방정부의 정책도 갈등해소 모델을 적용해 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와 근거자료는 적확한지. 이해당사자들이 납득하는지, 재원은 있는지, 협상규범을 지키는지, 그리고 독선적 정책을 대체할 대안은 충분한지 따위를 따져야 할 것이다. 국민 없이 정치 없듯, 주민 없이 단체장도 없는 것이다. 둘째, 다중적 의미를 지닌 정체성의 혼란은 상대적으로 지방정부의 부담이 적다. 참여정부는 이념적 혼란과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부추김으로써 공동체의식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230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이 거의 장악했다. 기초단체장의 무려 67%가 같은 색깔이자 광역의원의 76%, 기초의원의 56%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자체의 행정은 보다 구체성을 띠어 이같은 정치적 잣대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대신 이웃 지자체간 공동이익을 위해 풀어야 할 님비현상에 대한 정책적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중앙정부와의 충돌시 정치적 해결보다는 행정논리로 풀어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민심이반에 정서적 악영향을 끼친 정부와 여당 지도자들의 실언과 끼리끼리식 인사는 자치단체장이 되새겨야 할 리더십 항목이다. 지방자치 12년이 됐지만 가장 미흡한 대목으로 단체장의 자질부족을 꼽는 어느 전문가의 지적에 필자도 동의한다. 이번 단체장은 정치바람 탓에 어느 때보다 이같은 경향이 농후하다. 기존의 공천과정과 선거운동은 물론 공약의 실천과 후속인사에서 단체장들은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시대상황은 더더욱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책을 조율, 추진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행정의 수요자인 주민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의 요건을 갖추길 권하고 싶다. 특히 서번트의 뜻을 음미할 만하다. 즉 스칼라십, 이그잼플, 리스폰서빌리티, 비전, 액티튜드, 뉴, 팀워크로 풀이된다. 주민을 받들고 솔선수범하는 것을 단체장의 으뜸 덕목으로 삼을 일이다. 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pshnoq@seoul.co.kr
  • [사설] 재원에 발 묶인 저출산 고령화 대책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대책 종합판을 내놓았다. 지난해 1.0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1.6명으로 끌어올리고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종합대책의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간 32조여원의 재원을 투입해 보육지원 등 70여가지의 과제를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초저출산율로 국가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관련부처가 총동원돼 짜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모두 쏟아낸 것이다. 하지만 종합대책을 뜯어보면 기존에 각 부처가 내놓았던 대책을 한데 모아 나열한 듯하다. 그러다 보니 사안의 절박성에도 불구하고 긴박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대책으로 과연 저출산과 고령화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보육·교육비 지원 확대,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제·사회보험 혜택 및 주택 우선공급권 부여 등 양성 평등 및 가족친화적인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교육개혁이라는 근본적인 처방 없이 저출산의 최대 장애물인 양육과 교육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 관계자들도 인정하듯이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돈과의 싸움이다.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난 서구 선진국들은 저출산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재원을 출산과 보육 환경 개선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가 5년간 쏟아붓기로 한 32조원이 우리의 재정 능력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데 성공한 일부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유럽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아동수당제의 도입이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정부부터 먼저 발상의 전환을 할 것을 촉구한다. 출산 이후에 초점이 맞춰진 지원정책을 결혼 유인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후세대 양육은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 초중고 영어수업 ‘후퇴’

    초중고 영어수업 ‘후퇴’

    영어로 수업하는 초·중·고 교사들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6일 전북대 전병만 교수팀이 작성한 ‘초·중등 영어교육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파악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전 교수팀에 초등 영어교육 10년을 맞아 그동안의 영어교육 현황 파악과 개선책 모색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영어교사 양성 연수체계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임용시험 유능한 영어교사 선발 못해”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2월 기준으로 주당 1시간 이상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초중고 영어교사 비율은 17.6%로 파악됐다.2002년 6월의 19.9%,2003년 6월의 22.3%,2004년 6월 19.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주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은 2002년 6월 조사에서 9.5%였으나 2003년 9%,2004년 10.7%,2005년 12.9%로 늘었다. 특히 중학교 교사들의 경우,‘주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이 아주 낮은 데 반해 고교 교사들의 경우, 그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중학교 교사들의 경우 2002년 1%,2003년 1.5%,2004년 2%,2005년 3.7%였다. 반면 고교 교사의 경우 한국어로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이 2002년 6월 7.8%에서 2003년 6월에 5.8%를 거쳐 2004년 6월 10.8%, 지난해 6월에 17.7%로 크게 높아지는 추세였다. 전체적으로 영어교사의 70%가량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수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교사 5명중 1명꼴로 지난해 영어 관련 연수에 참가해 영어교사들의 직무교육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전국 7만 4463명의 영어교사 가운데 영어관련 연수에 참여한 교사는 1만 6330명으로 평균 22.2%였다.6개월 과정의 영어교사 심화연수 참여는 최근 3년간 평균 1%에 불과했다. 현행 영어교사 임용시험에 대해서 사범대 교수의 52.7%, 현직교사의 33.3%가 유능한 영어교사를 선발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 영어수업시간 중국의 3분의1 23개 국가들의 영어수업시간을 조사한 결과 중·고교는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초등학교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 초등 3∼4학년의 영어교육 시간은 연간 34시간,5∼6학년은 68시간이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초등 1∼2학년은 연간 75∼105시간,3∼6학년은 105시간에 달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국민연금 개혁 더 이상 늦춰선 안돼

    국민연금 개혁의 최적임자로 꼽혔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들에게 월 8만원씩 재정에서 지급하고,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2∼13%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대신 연금수령액은 생애평균소득의 60%에서 40%로 낮춘다는 내용이다.2030년까지 보험료율은 15.9%로 높이되 연금수령액은 50%로 낮추기로 한 정부안에 비해 보험료율과 연금수령액을 함께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률적으로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자는 한나라당의 제안을 일부 수용한 절충형이기도 하다. 복지부가 새로 제시한 안이 기존의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돼 있어 가입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에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저소득 노인 지원대상을 45%로 한정한 것이라든지, 이에 소요되는 재원 2조원을 조달할 방안이 강구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마냥 방기하고 있기에는 국민연금의 앞날이 지나치게 위태롭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그 부담은 우리의 후손이 모두 짊어져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한 현 세대가 나서 미래세대에 떠넘겨진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가 벌써 국가의 존립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노후 안전망인 국민연금마저 파탄으로 치닫는다면 국가의 지속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유 장관이 취임 직후 지적했던 것처럼 공무원과 군인 등 특수직역연금 개혁 방안이 함께 제시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 이통3사 ‘야설’ 서비스 중단

    정부와 시민단체, 이동통신 3사가 청소년의 건전한 휴대전화 이용을 위해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이통 3사는 최근 문제가 된 ‘야설’(야한 소설)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3일 휴대전화 성인물 유통실태 및 그간의 추진 정책을 점검하고 청소년의 건전한 휴대전화 이용문화를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노준형 정통부 장관, 최영희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강지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조영주 KTF 사장, 남용 LG텔레콤 사장, 주혜경 학부모정보감시단장, 강은성 대한어머니중앙연합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 장관은 “그동안 정책토론회와 사업자 협력회의 등에서 청소년의 건전한 휴대전화 이용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휴대전화 성인물 등에 대한 청소년 보호조치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를 포함한 사회 전계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SKT,KTF,LGT 등 이동통신 3사 사장들은 최근 문제가 된 ‘야설’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조속히 해당 서비스를 중지하겠다고 약속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사설] 지역발전 오늘 내 한표에 달렸다

    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권자들은 당장 투표장으로 향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넉넉잡아 1시간이면 투표장을 오갈 수 있을 것이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올바로 발전시키기 위해, 궁극적으로 대의정치를 벼랑끝으로 몰지 않으려면 그 정도 수고는 감내하는 게 민주국민의 도리라고 본다. 정치판이 혐오스러워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있다.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면 바로잡을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 투표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어떤 이는 특정 정당·후보를 지지해도 세상이 바뀌는 것이 없어 투표를 않는다고 말한다. 투표에 참여치 않으려는 구실일 뿐이다.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한표, 한표가 모이면 지역과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됨을 역사는 알려주고 있다. 후보자나 정책을 잘 몰라서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는 국민들도 있다. 스스로의 게으름을 깨달아야 한다. 선거제도에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유권자가 조금만 노력하면 후보자 면면을 알아낼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를 꼼꼼히 읽어보아야 한다. 그래도 판단이 안 서면 선관위 혹은 주요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추가정보들이 있다. 후보선택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갖춘 곳도 있다. 지방선거라고 해서 중앙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기본은 지역일꾼을 뽑는 것이다. 후보 인물됨과 정책을 살피지 않고 같은 정파 후보를 주루룩 지지하는 투표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주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국회의원보다 구체적이다. 중앙정치 바람이나 이미지로만 투표할 일이 아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각성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연령을 19세로 내렸으나 젊은층의 투표의사는 여전히 낮다. 놀러가라고 선거일을 공휴일로 하지 않았다. 민주국민의 권리·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여건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외면하는 나라의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다.
  • 바위수국·좀개매취·섬노루귀등 한반도 토종 자생식물

    바위수국·좀개매취·섬노루귀등 한반도 토종 자생식물

    #1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의 왕립 큐(KEW) 식물원은 각국의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지난해 큐 식물원의 정문을 장식한 꽃은 한국 토종인 ‘바위수국’. 희귀 야생화지만 국내에선 정작 홀대를 받고 있다. 정부의 법정 보호종 목록에서도, 해외반출 금지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2 좀개미취는 오대산 이북의 깊은 산골짜기 냇가 근처에서만 자라는 야생화다.100여년 전, 프랑스로 유출돼 지금도 파리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작성한 고유종이나 법정보호종 등 어느 목록에도 좀개미취의 이름은 없다. 국내에선 ‘버린자식’이나 다름없다. ●외국 식물원서 고유종 30종 찾아내 한반도의 토종 꽃과 나무들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 외국의 유명 식물원에선 버젓이 한 자리를 차지하며 보호받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관심 밖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고유 생물자원은 신품종, 신작물, 바이오 신약 등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생명기술(BT) 산업의 원천 소재라는 점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세계 각국이 저마다 자기 영토 안의 자생식물을 고유종으로 확대, 지정하는 등 이른바 ‘생물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이런 추세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 야생화 전문 사진작가인 김정명(61)씨는 최근 펴낸 ‘한국의 야생화-잃어버린 우리 식물들’이란 사진첩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그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비슷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생생한 현장 기록은 찾기 드물다. 김씨는 2004년부터 3년째 세계 각국의 이름난 식물원을 찾아 한반도 자생식물들을 필름에 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5개국,13개 식물원의 구석구석을 훑었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우리 꽃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한다. 이 중 영국 큐 식물원과 위슬리 식물원, 파리 자연사박물관과 파리 꽃공원, 미국 버클리대학식물원 등에서 원산지가 한반도인 30종의 우리 자생식물을 발견, 사진첩에 수록했다. 영국에선 산딸나무·산조팝나무·바위수국 등 12종, 프랑스는 좀개미취·팔손이나무 등 10종, 미국은 섬노루귀 등 8종 등이다. 김씨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둥근잎꿩의비름과 노랑무늬붓꽃, 나도승마 같은 법정보호종도 외국 식물원에서 자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식물은 대부분 19∼20세기에 한반도를 찾은 외국 선교사나 식물학자들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부도 “1900년대 초부터 1989년까지 영국·프랑스·구 소련·일본·미국의 식물학자 등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종자를 채취하거나 수탈해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유종 실체 파악은 이제 초기단계 문제는 이들 식물이 언제 ‘북한산 수수꽃다리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1947년 미국 화훼업자가 수수꽃다리의 씨를 받아가 ‘미스킴 라일락’으로 탈바꿈시켜 토종 꽃이 졸지에 ‘남의 것’이 돼 버렸다. 지금은 세계 라일락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고의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받는 구상나무 역시 1905년 유럽으로 건너간 토종식물이라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 토종인 원추리와 섬말나리 등도 개량종으로 변모해 해마다 거액의 로열티를 물면서 역수입한 지 오래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내장산 단풍나무다. 국립수목원 박광우 박사는 “추위와 병충해에 강한 내장산 단풍나무 묘목이 유럽에서 새로운 종으로 개량돼 비싸게 팔리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명씨도 “외국을 나가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물원 같은 곳에선 모두 내장산 단풍나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당장 (유출 금지 등)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내 관리실태는 허술하다. 현재 환경부가 고유종으로 지정해 중점 관리하고 있는 식물은 국내 자생 육상식물 4662종의 11% 가량인 515종에 불과하다.‘한국 영토에서만 자라는 자생식물’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지만, 많은 고유종들이 대상에서 누락돼 있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우리 고유종에 대한 분류학적 연구는 아직까지도 실체를 파악하는 일조차 매우 미흡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며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의 자원수탈과 6·25 전쟁 등을 거치며 고유종 원본 자료가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손실되는 바람에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원천적인 한계를 갖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하다. 한반도 고유종으로 지정한 희귀 자생식물 대부분이 사실상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들 고유종·희귀종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반출 승인 대상 식물’ 목록을 작성해 따로 관리하고 있지만,242종만 지정해 둔 상태다. 화살곰취나 산비장이, 벌개미취, 섬초롱꽃 등 고유종의 태반이 해외반출 승인대상에서 누락돼 사실상 ‘뒷문’을 활짝 열려 있는 셈이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대책 마련에 나서긴 했다. 환경부는 지난 3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용역을 맡겨 ‘해외반출 승인대상 식물 종 선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외반출 제한 기준을 새로 다듬는 등 개선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간 ‘생물자원 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면 우선 고유종의 실체를 파악해 이를 목록화한 뒤 대외에 선언해야 한다.”면서 “현재 지정된 고유종과 해외반출 금지대상 종들에 대한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외국서 떠도는 토종꽃 찾는 사진작가 김정명씨 사진작가 김정명씨는 독도 전문작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20여년 동안 독도의 풍광을 7만여 컷 이상 담아 왔다.“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일주일씩 먹고 자면서 찍었다.”고 한다. 태풍전야의 독도를 찍은 뒤 돌아오는 길에 태풍을 만나 “3일 밤낮을 사경을 헤맨 적도 있다.”고 애환을 털어놓기도 했다.2002년 ‘독도사진 CD롬’을 냈고, 지난해엔 환경재단과 함께 대규모 ‘독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야생화다. 지금까지 2000종 가까운 한반도 자생식물들을 찍어왔다.1995년부터 ‘한국의 야생화-김정명의 우리 꽃사진’이란 제목의 사진첩을 매년 한 편씩 펴내고 있다. 시중 서점엔 없지만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3만∼4만부씩 팔려나갈 정도다. 희귀종인 ‘동강할미꽃’도 그를 통해 세상에 존재가 알려졌다.1997년 동강 절벽에서 우연히 발견, 이듬해 사진첩에 실은 뒤 학계에서 ‘신종’으로 인증을 받았다. 외국에서도 그의 작품은 인기다. 영국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의 사진검색 창에서 ‘KIM’을 입력하면 그의 야생화 작품 60점이 화면에 뜰 정도다. 국내·외 출장비와 재료 값이 만만찮지만 “주로 외국에 사진을 팔아서 먹고 산다.”고 한다. 김씨는 올해 펴낸 12번째 사진첩 주제를 ‘잃어버린 우리 식물들’로 삼았다. 진지한 까닭이 있다.“세계가 종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여태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것을 모르면 지킬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에서 떠도는 우리 토종 꽃의 실상을 찾기 위해 지난 4일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안전결함 수두룩…아찔한 어린이 놀이시설

    [세이프 코리아] 안전결함 수두룩…아찔한 어린이 놀이시설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은 많이 개선됐다. 각종 재난 관련 법률이 정비되고, 생활안전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가는 데에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후진국형 재난’이 약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어린이 놀이시설 관련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다.2000년대 들어 어린이 안전사고 건수와 사상자는 한 자리 숫자였다가 2003년 들어 사고건수 13건에 사상자도 29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놀이시설은 자칫 안전관리가 소홀할 경우 ‘공포의 덫’이 될 수 있다. ●2003년 이후 급증 현재 전국의 놀이시설은 모두 233개. 검사 대상 놀이기구의 숫자에 따라 종합 유원시설(6종 이상), 일반유원시설(1종 이상), 기타유원시설(검사 대상 0종)로 나뉜다. 종합은 37개, 일반 120개, 기타 76개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청와대와 국회에 보고한 ‘놀이시설 사고현황’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사망 3명, 중·경상 59명 등 모두 62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가 속출한 해는 2003년. 모두 6건의 사고가 터지면서 사망자 1명, 중상자 1명을 포함해 모두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 5일제 확산과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시설물 관리미숙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탑승자 부주의 3건 ▲운행자 관리 미숙 2건 등의 순을 보였다. 사실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 중 놀이시설 사고의 비율은 그리 크지 않다.2003∼2005년에 발생한 9727건의 어린이 안전사고 가운데 놀이시설 사고는 전체의 10.5%인 1019건. 대신 60%가 넘는 5893건이 가정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놀이시설의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1세 미만 1.0%에서 ▲1∼3세 5.0% ▲4∼6세 13.0% ▲7∼14세 17.5%로 늘어난다.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부터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질적인 안전서비스에 신경써야 하지만 놀이시설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시설 자체의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소방방재청과 문화관광부,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유원시설 안전관리실태 중앙합동표본점검’ 결과 대상이 된 6개 놀이시설에서 무려 104건이나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충북 D시설과 제주 A시설은 탑승물 이용제한 안내표시가 아예 없었다. 이어 서울 D시설·경기 H시설은 안전벨트·안전바 고정장치 미비, 감속기·긴급정지장치 미보수로, 또 경기 H시설은 놀이기구 운전실내 안전행동요령 미비, 위험물 방치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이들 시설의 지적사항은 점검 직후 바로 시정됐다. 그러나 이곳을 찾았던 어린이들은 시설 운영자와 관리자 등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에 의해 상당 기간 결함이 있는 놀이기구에 몸을 맡긴 셈이다. 최근 일어났던 놀이시설 사고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3월6일 오후 5시40분쯤 롯데월드 안전과 직원이 아틀란티스 놀이기구를 타다 석촌호수에 추락,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직원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안전바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놀이기구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어 26일 오전에는 롯데월드 지하통로와 매표소 앞 등에 인파가 몰려 모두 35명의 시민들이 넘어지면서 경상을 당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롯데월드 측에서 예상 인원을 정확하게 산출하지 않은 채 사망사고를 사과하는 뜻에서 무료 개장을 했다가 벌어진 ‘후진국형’ 사고였다. 방재청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놀이시설에서는 조그만 실수도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까.’라는 생각보다 이제 ‘얼마나 안전하고 즐겁게 고객들을 모실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관리·감독 ‘사후약방문’ 놀이시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미흡한 법체계와 더불어 당국의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놀이기구를 타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롯데월드는 송파구청 등 관계 당국의 지도점검도 받지 않았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놀이시설은 안전성 점검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기계결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관리상 문제로 발생된 사고였기 때문에 지도점검이나 놀이기구의 재점검이 필요없었다는 설명이다. 관련 법규인 관광진흥법 자체도 허술하긴 마찬가지다. 자체적으로 시정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문화관광부는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시설 전체인지 사고시설만인지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놀이시설 관리·감독 주체도 문광부, 소방방재청, 관할 지자체 등으로 나뉘어 있다. 방재청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실질적으로 제재할 권한은 별로 없다. 따라서 정부의 대처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놀이시설에서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보호자의 부주의에 의해서도 자주 발생한다. 이 때문에 놀이기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일수록 보호자는 항상 곁에서 지켜봐야 한다. 또한 보호자는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손잡이, 보호장치, 부식상태 등을 확인한 뒤 어린이를 태우는 섬세함도 필요하다. 장신구 등이 놀이기구에 끼일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각종 끈이나 목걸이 등은 기구에 탑승 전 반드시 빼놔야 한다. 본인이 무서워하는 놀이기구에 억지로 태우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놀이시설에서 어린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호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함’이 요구된다. 먼저 119로 신고한 뒤 상태를 자세히 말하고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부정확한 처치는 되레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머리를 다쳤을 때는 특히 목을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뇌에서의 추가 출혈 등을 막기 위해서다. 겉으로는 말짱하더라도 토하거나 잠만 자려고 하거나, 코에서 계속 피가 날 때는 병원으로 즉시 데려가야 한다. 어린이가 골절상을 당하면 먼저 심한 출혈을 멈추게 한 뒤 몸을 고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골절부분을 응급처치할 때는 나무판자 등을 골절부위에 대고 압박붕대나 천으로 감아서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탈북청소년 낙오자 만들지 말아야

    탈북자를 지칭하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후 안타깝게도 학교적응에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한 20세 미만 새터민 13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중도에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는 것은 남북한 교육체제 및 학제에 차이가 나는 데다 탈북과정에서의 오랜 학습공백으로 학력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생활양식과 문화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새터민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은 크게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새터민들은 입국하면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거쳐 하나원에서 3개월동안 정착교육을 받는다. 국민임대아파트를 알선해주고 정착금 및 주거지원금이 제공되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정착금은 절반가량이 탈북 브로커들의 손으로 들어가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새터민 청소년들에겐 충분한 교육훈련의 기회도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한겨레 중·고교를 세웠지만 이들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형편이 닿지 않는 청소년들은 집 근처의 정규학교에 들어가지만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나 상담프로그램 등이 없어 따돌림 당하기가 일쑤다. 새터민 청소년들을 교육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은 그들을 사회적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다.2세들을 위해 학교시설을 확충하고 일반 학교에서도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사들을 훈련시키고 적응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편입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길은 교육 외엔 없다.
  • 중앙대병원 화순 전남대병원 명지·제일병원 ‘의료·서비스 A’

    중앙대병원 화순 전남대병원 명지·제일병원 ‘의료·서비스 A’

    전국의 260∼500병상급 종합병원 가운데 화순 전남대병원과 중앙대병원, 명지병원, 이대 동대문병원, 제일병원, 대구 보훈병원, 원광대 산본병원 등이 의료기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표) 보건복지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2005년 의료기관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260∼400병상 규모의 병원 43곳과 400∼500병상급 36곳 등 모두 79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했다. 올해에는 260병상 미만 종합병원 123곳과 300병상 이상 병원 10곳 등 133곳의 병원을 대상으로 평가에 나선다. 400∼500병상급 대형병원과 260∼400병상급 중·소형 병원으로 나눠 실시한 이번 평가에서는 환자의 권리와 편의, 인력관리, 진료체계, 영양관리, 응급의료, 약제, 중환자 관리 등 모두 18개 항목에 대해 각각 A(우수),B(양호),C(보통),D(미흡) 등으로 평가 등급을 매겼다. 그 결과 400∼500병상을 갖춘 36개 병원 중에서는 화순 전남대병원이 15개 항목에서 A등급을, 응급의료 등 2개 항목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중앙대병원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은 15개 항목에서 A등급을,3개 항목에서 B등급을 받았다. 이대 동대문병원은 13개 항목에서 A등급,5개 항목에서 B등급을 받아 상대적으로 우수한 병원으로 꼽혔다. 반면 강원도 강릉시의 동인병원은 A등급이 2개 항목에 불과한 반면 중환자 관리, 질향상체계 등 3개 항목에서 D등급,8개 항목에서 C등급을 받았다. 또 서울 적십자병원은 수술 관리체계에서 D등급을 받았으며,C등급도 10개 항목이나 됐다. 서울의 대림성모병원도 진료체계, 중환자 관리, 질향상체계 등 3개 항목에서 D등급을 받는 등 전체 평가항목 중 A등급은 3개 항목에 불과했다.260∼400병상의 43개 병원 중에서는 서울 제일병원이 15개 항목에서 A등급,3개 항목에서 B등급을 받은 것을 비롯, 대구 보훈병원과 원광대 산본병원, 제주대병원, 지방공사 남원의료원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은 반면 대구의 가야기독병원과 경기도 안양의 한성병원, 경남 밀양의 영남병원 등은 평점이 낮았다. 이들 종합병원들은 퇴원예고제, 의료기관간 진료의뢰체계 등을 포함한 진료체계(평균 92.5점)와 방사선 검사(91.1점), 안전관리(89.6점) 등의 부문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중환자관리(64.5점), 감염관리(68.5점) 등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中企, 환율하락으로 ‘죽을맛’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950원대로 내려앉았고 원·엔 환율 역시 810원대가 붕괴되면서 중소 수출기업에 초비상이 걸렸다. 산업연구원이 423개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내놓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손익분기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12원, 수출 불가능 환율은 928원으로 조사됐다. 환율하락으로 손익분기점에 직면했다는 기업은 54.6%, 이미 적자라는 기업도 26%에 이르렀다. 경상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19.4%에 불과했다. 수출대금을 엔화로 결제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이 100엔당 평균 971원으로 조사돼 어려움이 더 심각했다. 실제로 달러 결제 중소기업 가운데 적자 기업은 25.3%였던 반면 엔화 결제 기업 중 적자 비율은 47.7%에 달했다. 환율하락에 따른 애로요인으로는 ‘가격경쟁력 유지 곤란’이 44.9%로 가장 많았고 ‘채산성 악화’가 40.2%,‘수출시장 유지 곤란’이 10.9% 등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위험 관리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못하고 있다.’가 40.7%를 차지했고 ‘현재 실시하지 않으나 향후 할 계획’이 38.5%,‘모른다.’가 3.3%였으며 ‘실시하고 있다.’는 기업은 17.5%에 그쳤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신들의 땅’인 히말라야가 유혈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강력한 전제 통치에 나선 갸넨드라 네팔 국왕이 민주주의 회복과 하야를 요구하던 시위대에 발포, 사망자가 느는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AP통신 등은 9일 네팔 야당 연합체가 왕정 통치를 전면 부인하고 이날 끝내기로 했던 ‘총파업’을 무기한 지속할 것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정부군의 발포로 수도 카트만두에서 200㎞ 떨어진 제2의 도시 포카라에서 시위대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 바네파에서 다시 1명이 숨졌다. 현재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최소 5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카트만두에서 공산반군이 시위대를 연행하던 정부군에 총격을 하는 등 ‘교전 상황’이 수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팔 정부는 주간 통행금지 조치를 카트만두 이외 도시로 확대하고 지난 5일 발효된 야간 통행금지(오후 11시∼다음날 오전 3시)에 이어 주간 통행금지(오전 7시∼오후 8시)가 9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공산반군이 남서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네팔 정국은 깊은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6일 전국에서 시작된 총파업은 이날로 나흘째를 맞았다. 네팔 정부는 총파업 이후 야당 지도자와 시민 등 751명을 체포했다. 통금 조치를 무시한 다만 나트 던가나 전 하원의장과 락스만 아리알 전 대법관도 구금되는 등 115명을 공공안전법에 따라 기소없이 수감됐다. 네팔 공산당 지도자 카시나트 아히카리는 “시위대는 카트만두의 6개 지역에서 통행금지를 무시하고 있으며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등 서방은 네팔 정부의 강경진압을 우려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갸넨드라 국왕의 독재 통치에서 비롯됐다. 갸넨드라는 2001년 6월 왕실 총기난사 사건으로 국왕 일가족 8명이 모두 사망하자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그는 왕권 찬탈 의혹에 휩싸인데다 무례한 언행으로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공산반군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이유로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뒤 의회를 해산했다. 강력한 친위정권을 설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 2월 총선 투표율이 21%에 그치는 등 민심을 사로잡지 못했다. 정치적 탄압에 맞선 야당과 공산반군이 손을 잡고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촉구했고 이는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공산반군은 1996년 부패와 빈곤 해결을 명분으로 봉기한 뒤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현재까지 1만 3000여명이 희생되는 등 히말라야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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