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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분쟁지역 표기 파문] 인재없어 ‘人災외교’

    최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발생한 ‘망신 외교’와 독도 영유권 문제 악화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부른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청와대·외교부 등 외교안보라인 내 엇박자가 심각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돼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정부 내 혼선, 북한에 뒤통수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유명환 외교장관 등 외교부 ARF 대표단은 출국 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 수준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장관과 권종락 제1차관은 이 자리에서 ‘로-키(낮은 톤) 대응’ 입장을 밝혔으나 이용준 차관보와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 사이에서 금강산 사건 공론화를 둘러싸고 이견이 컸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장성명에 10·4선언이 포함되자 유 장관은 싱가포르측에 항의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지시했지만 이 차관보는 청와대측의 지시를 받아 싱가포르측을 만나 10·4선언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싱가포르측이 금강산 사건도 빼겠다고 하자 유 장관이 아닌 본부에 있는 권 차관에게 연락했으며, 권 차관은 청와대측과 10·4선언을 빼기로 협의한 만큼 직권으로 “둘 다 빼라.”는 훈령을 내린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0·4선언을 삭제하면서 금강산 사건도 빠지게 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좀 더 치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표단이 전략 없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북한은 회의 첫날부터 싱가포르측을 개별적으로 만나 10·4선언을 넣어달라고 로비했고, 금강산 사건이 포함되자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빼달라고 요청하는 등 집요한 외교전을 펼쳤다. 이 결과, 금강산 사건이 빠지면서 우리 대표단은 북측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 됐고 빈 손으로 돌아온 것이다.●‘조용한 외교’ 고수하다 자초 지난 14일 일본의 교과서 해설서 독도 명기 발표로 한·일간 불거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한국령 표기 변경으로 옮겨간 것도 정부 당국자들의 미흡한 대응이 불러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및 외교부측은 겉으로는 일본측에 항의와 시정을 요구하면서도 기존의 ‘조용한 외교’가 실익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중립적 표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며 “오히려 우리가 세계 각국과 기구에 표기 수정을 요구하는 게 일본의 분쟁지역화 시도에 말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4일 발족한다던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독도 태스크포스’(TF)는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았고, 외교부도 뒤늦게 독도 오기를 막겠다며 TF를 꾸렸지만 동북아국·조약국 등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태식 美대사 주내 경질 검토

    이태식 美대사 주내 경질 검토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독도의 한국 귀속을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꾼 것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주 내 이태식 주미 대사 등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문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주미 한국대사관과 미국 정부에 대한 경위 및 책임 소재 파악이 끝나는 대로 책임을 묻는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측으로부터 명칭 변경의 배경을 듣기 위해 미국이 정상 업무를 시작하는 29일 이후에나 정확한 경위가 파악될 것이며, 하루 내지 이틀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해 이르면 이번주 중 관련자들의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이번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표기 문제와 관련해 미국 대사관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으로 보고 있어 이태식 주미 대사의 경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미대사관도 사정이 있었겠지만 이 사안을 면밀히 챙기지 못한 점은 있다.”며 “외교안보라인도 이런저런 문제가 드러난 건 사실”이라며 문책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교체설도 나오고 있지만 주미대사와 동시에 교체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데다 자칫 다른 장관들의 교체 요구로 이어질 수도 있어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독도 문제 대응 및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논란 등과 관련, 외교부 및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대한 문책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위 파악과 책임 소재가 우선이며 어느 정도까지 경질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단을 하기에는 시기가 좀 이르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쇄신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꼬리 짜르기’ 선에서 인사가 이뤄지면 불만을 더 키울 것”이라며 “최근 일련의 미흡한 대처 등을 고려할 때 중폭 인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외교부,다음달 부시방한 어쩌나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 금강산 사건과 10·4선언 동시 삭제,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미흡한 대처 등으로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다음달 5∼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다음달 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방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지난달 말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양측이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개방 파동이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이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나설 태세여서 쇠고기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쇠고기 국정조사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쇠고기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양측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일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진 뒤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독도(리앙쿠르 바위섬)를 한국 귀속에서 ‘주권 미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 reignty)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면서 독도 영유권 문제가 한·미 관계로 불똥이 튈 소지도 적지 않다. 정부는 미대사관 등을 통해 이번 독도 표기를 원상복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 지명위원회의 이번 독도 표기 결정도 일본의 치밀한 계략에 따른 로비 결과로 보인다.”며 “영토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이라던 미측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미래비전’을 발표하는 방안을 보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으로 인해 미래비전을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서둘러 만들었다가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시 행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쇠고기 문제 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래비전을 발표할 경우, 다음 미 정부와의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류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특수근무지서 파주 문산·교하 빼

    앞으로 경기 파주시 문산·교하 등 개발붐이 일고 있는 신도시 등은 수당과 인사상 혜택이 주어지는 ‘특수근무지’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시설이 미흡한 지역 등을 대상으로 지정해온 공무원들의 ‘특수 근무지’에 대한 지정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개정령안을 29일 입법예고한 뒤 10월 전체 대상지 실태조사를 벌여 내년 하반기쯤 시행할 방침이다.이에 따라 월 3만∼6만원의 수당과 승진시 가점을 노린 ‘얌체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생활여건이 개선됐는데도 계속 특수지로 둔다면 공무원들의 특정지역 선호도가 높아져 인사운영상 왜곡될 수 있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특히 승진을 앞두고 가점이 필요한 교원들 사이에서는 경쟁이 극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수지는 그동안 산간오지, 벽지 및 도서지역, 군사분계선 인접지역을 대상으로 구분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령안에는 거리에 따라서만 가∼라 등급으로 구분해온 군사분계선(12㎞ 이내) 접적지역의 경우, 교통 등 실제 생활여건을 반영해 등급을 조정하기로 했다. 김포, 문산 등 경기서북부 지역처럼 생활 환경이 대폭 개선된 개발지역은 제외 1순위이다. 실제 특수지에서 근무하는 3만 2400명 가운데 3997명이 강원도와 신도시를 개발 중인 경기도에서 일하고 있다. 이중 교원이 85%(3397명)를 차지한다. 이 밖에 제외가 유력시되는 곳으로는 경기 연천, 강원 철원·인제·양구·고성 등이 꼽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도로개설률, 대중교통 운행 횟수, 학교, 병·의원 등 기반 시설과의 인접성 등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특수지’내 행정기관은 벽지지역 955개, 도서지역 570개, 접적지역 255개 등 총 1780개에 달한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원희룡 “개각, 너무 미흡…다시 검토해야”

    원희룡 “개각, 너무 미흡…다시 검토해야”

    한나라당내 소장파의 얼굴 격인 원희룡 의원이 10일 정부의 개각 인사와 관련,“정국을 수습하는 계기로서의 인사 쇄신 치고는 너무 미흡해서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내각 인사에 대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원 의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임에 대해 “너무 미흡한 결과”라고 평가한 뒤 “(강 장관이)환율정책 실패에 책임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차관만 경질한 것은 누가 봐도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의 강만수 경제팀 해임안 발의에 대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인사 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청와대가 지금 제기되고 있는 비판들을 무시한다면 시장의 신뢰 회복과 국정 수행에 필요한 동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의원은 장관 교체가 3명에 그친 것에 대해 “내각 전체가 사표를 낼 때는 촛불시위가 최고조에 달해 내각의 전면 쇄신이 없이는 돌파가 어렵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는데,상황이 진정되는 듯 보이자 이 대통령이 다시 고민한 것 같다.”며 “위기 국면이 고조되면 개각 폭이 커지고 국면이 진정되면 폭이 작아지는 일관성 없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 요구에 대해서도 “종교계까지 들고 일어난 쇠고기 파동에서 대화 국면으로 끌어가기는 커녕 공안정국으로 역주행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 대통령도 각계각층과 대화화고 쇄신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공안 책임자들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청와대는 인사 쇄신을 포함한 정책 쇄신을 통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 회복이 가능한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청와대는 ‘사람이 없다.’는 말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 없이는 모든 정책 수행이 어렵다는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강력한 인사쇄신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촛불을 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해 반쯤 포기하고 반쯤 봐준 것에 불과하다.”며 “이 상황을 (소강 상태인양)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를 내놓았다. 한편 박희태 대표 선출에 대해 ‘거수기 정당으로의 전락’이라고 비판하는 당내 일각의 의견에 대해 “그렇다.”라며 동조한 원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가 쇠고기 파동 내내 민심읽기에 실패하고 뒷북만 치는 동안 한나라당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당이 청와대 심기만 살피면서 따라간다면 차라리 청와대 참모로 흡수되는 것이 낫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YTN스페셜(YTN 오전 10시25분) 인천을 국제비즈니스의 전진 기지로 삼아 최적의 경제활동이 보장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의 인식과 우리 경제에 미칠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동북아 비즈니스의 핵심 도시로서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동물학자인 엘리자베스 숀탈과 함께 동유럽의 자칼을 추적해 본다. 헝가리의 갈대밭에서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자칼과의 끈질긴 추격전이 계속된다. 자칼은 뛰어난 후각으로 먹이를 쉽게 찾아낼 뿐만 아니라 과일도 아주 즐겨 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더구나 농장 안에 침입해 감자칩까지 훔쳐 먹기도 한다.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채린은 민자에게 하진이 곧 자신한테 청혼할 거라고 말한다. 한편 세아는 범만으로부터 채린이 하진과 함께 다닌다는 이야기가 맞느냐는 물음에 채린이 분수도 모르고 그런다는 당돌한 대답을 들려준다. 그러자 범만은 채린은 이모 민자의 딸이니 흉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당부한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34살 나이에 두 딸을 둔 엄마, 이은화씨의 파킨슨병 투병기 두 번째 이야기. 이씨가 받을 수술은 뇌심부 자극술.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시상하핵에 일정한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운동 기능을 저하시켜 이상 운동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이다.12시간의 대수술. 대기실에서는 아이들의 초초한 기다림이 계속되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자외선의 세기가 가장 강한 여름. 나이를 불문하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 피부 잡티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쉽게 발생할뿐더러 초기에 잡지 못 하면 치료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피부 잡티의 치료와 예방법을 알아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27년 전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의 젖소목장에 스물아홉살 새내기 주부의 몸으로 목장을 일구겠다며 남편을 설득해 귀농한 조옥향씨. 왼쪽 다리에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그녀는 목장을 운영하며 다리뼈가 세 번이나 부러지는 고통을 겪었다. 그림 같은 목장에서 꿈을 위해 달려가는 그녀의 삶을 만나본다.
  • [오늘 쇠고기 고시] “부칙 8~9항 검역권·건강권 미흡”

    [오늘 쇠고기 고시] “부칙 8~9항 검역권·건강권 미흡”

    정부가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발효시키기로 함에 따라 한·미간 추가협상 결과를 담은 고시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수입위생조건 본문은 바뀌지 않은 채 부칙만 추가된 데다 내용도 ‘검역주권’과 ‘국민 안전성’ 확보엔 미흡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 안전성 무시한 불평등조약” 일부 검역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추가 고시(부칙 7∼9항) 문안에는 ‘독소 조항’이 여전히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부칙 8항’이 국민 안전성 확보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미국측 주장에 맞춰 ‘30개월 미만 소의 뇌·눈·머리뼈 또는 척수가 특정위험물질(SRM)이 아니며, 식품안전 위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 박는 바람에 국민 안전성은 뒤로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국장은 8항 두 번째 문장인 ‘수입자가 이들 제품을 주문하지 않는 한’이라는 문구를 크게 문제삼았다. 그는 “결국 수입업자가 소의 뇌·눈·머리뼈 등을 주문하면 아무런 제재 없이 국내 반입이 가능해 식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부칙 9항’도 논란이 예고된다. 수입위생조건 본문 제8조를 근거로 삼아 ‘한국 정부는 특정 작업장을 점검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수입위생조건 8조가 ‘중대한 위반 발견시 한국정부는 그 결과를 미국정부에 통보하고, 미국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선을 긋고 있어 ‘검역 주권’ 확보와는 배치된 불평등 조약”이라고 주장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장관 고시 발효 절차상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이 생략되는 바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은 물론 국내법에도 저촉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승환 경희대 법대 교수는 “지난 4월18일 미국과 합의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합의의사록’에는 ‘고시 공표에 앞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도 동의한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정부는 막상 그토록 강조해온 수입위생조건 절차를 어기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내 행정절차법상으로 봐도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기 전에 최장 60일간의 입안 예고를 하고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이번 고시는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입안예고를 다시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美쇠고기 본격 유통 시간 걸릴 듯 26일 고시가 발효되면 ‘등뼈’ 발견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8개월여 만에 재개된다. 우선 지난해 검역 중단으로 부산항 등에 발이 묶인 5300여t의 미국산 쇠고기부터 검역이 진행된다. 통관 절차가 3∼4일 걸리는 만큼 검역을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는 이르면 다음주 중 시중에 풀릴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롱비치 항구에서 한국행 수출 검역을 마치고 대기 중인 7000t도 선적 중단 조치가 해제되면서 한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과 외식업체들이 미국산을 취급하지 않고 호주산 쇠고기를 쓰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 유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단독]원산지 표시 잘 지키면 인센티브

    [단독]원산지 표시 잘 지키면 인센티브

    미국산 등 수입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잘 지킨 식당을 뽑아 우수 음식점으로 지정하고, 단속 면제·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이르면 올 10월 첫 도입된다. 내달부터 모든 식당으로 확대 시행되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원산지표시 우수음식점 지정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관원 원산지관리과 최남근 주무관은 “현행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는 적발만 할 뿐 음식점간의 ‘옥석’을 가리기엔 미흡한 측면이 있다.”면서 “소비자가 원산지 표시를 잘 하는 식당과 그렇지 못한 곳을 쉽게 구별하도록 하면 음식점들이 자율적으로 원산지 표시를 지키게 되는 동기유발 효과는 물론 소비자 신뢰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농관원은 원산지 표시 자율관리 실적이 뛰어난 곳을 ‘원산지표시 우수음식점’으로 선정하고,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관련 마크나 푯말을 붙여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수시로 실시되는 원산지 단속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횟수를 대폭 줄여줄 방침이다. 반대로 취약 업체에 대해서는 단속을 강화한다. 우수 음식점 선정 기준으로는 ▲개·폐업이 빈번한 음식점 특성상 최소 6개월∼1년간 영업을 계속하고 ▲원산지 허위표시 위반 사실이 없고, 원산지 표시율도 100%이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검토되고 있다. 농관원은 이 제도를 쇠고기는 물론 돼지고기, 닭, 김치, 쌀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도 적용하기로 했다. 쇠고기의 경우 내달부터 모든 음식점의 원산지 단속 실적을 분석하는 등 준비 기간을 갖고 10월 이후 본격 제도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농관원은 “2005년부터 할인점 등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원산지 자율관리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어 관련 노하우는 충분하다.”면서 “일반 음식점으로 확대하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외시 수석합격 박꽃님씨

    외시 수석합격 박꽃님씨

    “갈수록 중요성을 더하는 환경외교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올해 외무고시에서 수석 합격한 박꽃님(경남 창원시 반계동)씨는 “2차 합격자 발표 때 걱정을 많이 했다. 수석합격은 전혀 뜻밖이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외시 1차에서 쓴 맛을 본 박씨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와신상담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휴학중으로 2학기에 복학할 예정. 박씨는 “2005년 노르웨이에 한 학기 교환 학생에 이어 스페인에 4개월여 동안 어학연수를 갔다 온 뒤, 외교관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 이듬해부터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에 들어와 환경단체에서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체결한 도쿄의정서 협약체결이 만료되는 2012년을 앞두고 이 분야 협약체결에 직접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또 “우리나라에 많은 피해를 주는 중국의 황사문제 등에서도 한몫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국민적인 관심사인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첫 단추를 잘못 꿰다 보니 추가협상에서도 입지가 약해져 더 많은 것을 끌어오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3차시험 등을 위한 스터디그룹 토론에서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박씨는 “현재 우리나라의 외교력은 경제·군사 등 전체적인 국력에 비해 다소 미흡한 것 같다.”면서 “강대국 쪽에 치중된 외교력을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로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나는 교사인 아버지(박진현·54)의 낙천적인 격려와 항상 믿고 지지해준 어머니(조윤순·52)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정부사업 24% 성과 미흡

    지난해 정부의 일반 재정사업 4개 중 1개는 투입한 예산에 비해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예산삭감이나 사업폐지가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2007년도 일반 재정사업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75개 일반 재정사업(21조 6000억원 규모) 가운데 24.4%에 해당하는 67개 사업이 ‘매우 미흡’ 또는 ‘미흡’등급을 받았다. 정부는 ‘미흡’ 등급 사업은 2006년 대비 예산 10% 이상 삭감,‘매우 미흡’ 등급은 예산 10% 삭감 또는 사업폐지를 검토키로 했다. 조사 대상인 275개 일반 재정사업의 전체 평균점수는 68.2점으로 전년(68점)과 비슷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주민 ‘쓴소리’ 담는 창의행정

    주민 ‘쓴소리’ 담는 창의행정

    ‘찾아가는 건축 상담’‘맞춤형 복지 서비스’ 등 주민들 눈높이에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온 양천구가 주민이 직접 구의 정책사업 현장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화제다. 양천구는 추진하고 정책과 사업들을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주민들에게 공개,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정책평가 투어’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추재엽 구청장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의 사업을 평가,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창의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평가단 운영을 계기로 주민들의 구정참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행’과 ‘평가’를 겸한 일거양득 원래 ‘투어’란 말은 여행, 견학, 시찰을 뜻한다.‘정책평가투어단’은 이런 투어와 행정을 접목시킨 것이다. 구에서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사업을 고객입장에서 직접 둘러보고 느낀 점을 평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주민은 정책현장을 직접 견학해서 좋고 구는 잘못된 점을 발견해 고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평가’라는 말 자체가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투어’라는 개념을 도입,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정책평가투어단은 문화·복지, 환경·청소, 주택·건설, 도시디자인, 일반행정 등 5개 분야에 7명씩 모두 35명으로 구성됐다. 교수, 연구원, 대학생,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로 여러 계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외국인도 포함됐다. 양천구에 사는 일본인 오타니 가즈요(40·여)는 “지방자치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 평가로 양천구의 발전에 한몫하겠다.”고 야무진 의욕을 보였다. ●날카로운 지적으로 정책 완성도 높여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실시한 시범 투어에서 세밀한 지적과 전문가 못지않은 견해가 쏟아졌다. ‘갈산근린공원에 자전거 주차장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비롯, 장애인복지관에서의 화장실 점검, 신영시장의 주차장 부족문제 및 카드사용과 현금영수증 발행여부 등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 나오자 담당 직원이 당황해 하기도 했다. 또 사업의 목적에서 프로그램의 운영과 성과 등 소비자 눈으로 본 문제점과 보완점 등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번에 방문한 시설 10곳에 대해 주민 접근성, 시설의 환경, 프로그램 운영실태, 이용 및 관리상태, 만족도 등을 점수로 매긴다. 탁월, 우수, 보통, 미흡, 실망 등 5등급으로 나눠 평가하며 잘된 점, 개선할 점 등도 제시된다. 구는 평가 내용과 결과를 공개하고, 나타난 문제점, 미흡한 사항과 의견 등은 정책에 적극 반영해 개선키로 했다. 또 주민 만족도와 효율성이 현저히 낮은 정책은 폐지하기로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네티즌 힘에 놀란 黨·靑 대책 나서] 靑, 시민사회 비서관 신설 적극 검토

    쇠고기 파동으로 네티즌들의 위력을 실감한 청와대가 인터넷 여론을 담당하는 전담팀을 만들고, 시민사회비서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지난 100일 동안을 돌이켜보면 인터넷과 시민단체에 대한 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했다는 데 내부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면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우선 홍보특보를 신설하고 인터넷 대응을 전담으로 하는 보좌관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또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를 담당해왔던 정무 2비서관의 업무를 분리해 시민단체를 전담하는 시민사회비서관을 별도로 두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에서 인터넷과 시민사회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HAPPY KOREA] (1부) 마을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5.삶의 질을 높이다

    [HAPPY KOREA] (1부) 마을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5.삶의 질을 높이다

    ■ 경북 영덕군 축산마을-축제로 경기 살아나고 개업醫 덕 의료質 개선 최근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 푸른바다 마을’에서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등장했다. 길거리에서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파는 좌판이 생겨나 기존 바다내음에 활기찬 사람냄새까지 번지고 있는 것.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바뀌면서 비롯됐다. ●마을을 되살린 문화, 물가자미축제 물가자미는 대게·꽁치·오징어와 더불어 축산항 인근 해역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주력 어종’이다. 칼슘이 풍부하지만, 납작하고 볼품이 없어 주민들조차 자신들의 식탁에 올리는 것 외에 상품화 등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대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계기는 ‘물가자미 축제’였다. 이 때부터 마을에서는 흔하디 흔해 관심을 끌지 못했던 물가자미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열린 2회째 축제에는 20만명이 마을을 찾아 60억원의 소득을 올릴 정도로 ‘대박 상품’이 됐다.20㎏ 한 상자당 7000원선이던 가격도 1만 6000원을 웃돌 정도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방문객이 늘자, 직거래도 활성화됐다. 직거래할 경우 수협 등에 위탁 판매하는 것보다 같은 양을 팔아도 소득은 2배 이상 높아진다. 김원주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지난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 선정을 계기로 주민들을 모으고, 마을의 특징과 문화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기획했다.”면서 “발상의 전환이 지역을 알리고 특화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반겼다. ●젊은 의사의 결단, 웃음꽃을 피우다 농촌에서 보건소를 제외한 병·의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시골 개업의는 시쳇말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홍경표(37) 동해의원 원장은 2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사표를 낸 뒤 이곳에 개업,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주민들에게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게다가 의원 옆에는 약국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홍 원장은 “주변 사람들이 극구 반대했지만, 아름다운 환경과 순박한 주민들에 반해 오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농촌에 와보니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년층이 많다.”면서 “경제적 측면만 따지면 도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돈보다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도시보다 좋은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장의 결단은 복지·교육 환경 개선에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끼쳤다. 지난해 낡고 비좁아 이용자가 거의 없던 기존 복지회관을 대체할 현대식 복지회관이 들어섰다. 올해에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는 150여명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공부방으로 전환했다. 김 위원장은 “축제 등 관광사업 수익금의 일부를 마을 장학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게 거창한 일이 아니라, 기존에 불편했던 환경을 조금씩 개선하는 노력이 모이면 가능한 것 아니겠냐.”면서 웃었다. 영덕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민들 ‘살기좋은 마을’ 결실-출산 땐 지원금 보건소 등 신설 교육·의료·문화·복지 서비스의 수준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바로미터’이다.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와 연결돼 출향인을 양산하거나 이주민을 끌어들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통해 차츰 결실을 맺고 있다. 강원 화천군 하남면 ‘하늘빛 호수마을’ 주민들은 전국 최초로 아이를 낳으면 마을기금에서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옹달샘 도서관’도 지었고, 대학에 들어가면 장학금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또 노인회관을 펜션 형태로 지어 더 이상 운영비 등을 타기 위해 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된다. 전남 장흥군 우산마을은 폐교 시설을 활용한 대안학교를 구상 중이다. 또 주민들의 소속감과 결속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문화와 자원을 소개하기 위한 축제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행정기관에 의지하지 않고, 주민들과 출향인 등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북 의성군 산수유마을 산수유축제, 강원 철원군 다슬기축제, 경북 군위군 한밤마을 돌담문화축제, 경북 영덕군 축산마을 물가자미축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주 제주시 저지마을은 주민들과 향우회가 공동 주최하는 쳬육대회를 정례화했다. 전북 남원시 구름다리마을은 어린이집을, 충남 논산시 바랑산마을은 보건소를 각각 새로 지어 주민 불편을 일정부분 해소했다. 주민들을 위한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기 안성시 두리마을, 전남 완도군 울모래마을 등에서는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제주 한경면 저지마을-공동목장 현대적 계승 곶자왈 등 관광자원화 주민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일상’이 외지인의 눈에는 ‘자원’으로 비쳐질 수 있다. 제주도 한라산 서쪽 중산간 지역에 자리잡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마을도 일상의 재발견을 통해 마을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문화적 상징을 계승하다 저지마을 주민들은 ‘마을 공동목장’의 원형과 취지를 되살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제주 특유의 공동목장은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관리하고 운영 수익도 골고루 나눠 갖는 형태다.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땅이다. 공동목장은 13세기 몽골 침입 당시 몽골군이 운영하던 말 목장이 진화한 것이다.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소·말 등을 사육해 소득 증대는 물론, 분배문화 형성과 공동체의식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차츰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상당수 공동목장이 경제수림이나 골프장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 저지마을의 공동목장 16만㎡ 역시 자연림으로 복원되는 과정에 놓여 있었다. 김진봉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제주 중산간 지역에서 공동목장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체계적인 연구나 보존 노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마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동목장에 대한 현대적 계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마을길과 집을 연결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돌담길인 ‘올래’, 출입구 양 옆에 구멍이 뚫린 돌기둥을 세운 뒤 3개의 통나무를 끼워 대문 역할을 하는 ‘정낭’ 등도 제주의 문화적 상징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집집마다 올래와 정낭 등 제주 고유의 문화 자원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리적 상징을 체계화하다 주민들은 오름과 곶자왈 등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환경을 가꾸는 데도 주목하고 있다. 오름은 산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로, 저지마을에도 200m 높이의 오름이 자리잡고 있다.35㏊에 이르는 숲길에는 2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서식한다. 또 곶자왈은 용암이 분출되는 과정에서 요철 지형을 이뤄 보온·보습효과가 뛰어나 열대·한대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이다.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저지 곶자왈은 희귀한 천연 난대림으로, 제주 생태계의 ‘허파’다. 저지마을은 400가구,1070명이 거주하는 제법 큰 동네다. 저지리 일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분재공원인 ‘생각하는 정원’, 야생화 전시시설인 ‘방림원’,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인마을 등이 위치해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동안 손쉽게 보이는 ‘관광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일상적인 문화나 환경이 지역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면서 “과거에는 중산간 지역이 오지로 취급됐지만,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체계화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재소자 인권신장 아직 멀었다”

    “재소자 인권신장 아직 멀었다”

    ‘교정시설의 수용규모를 500명 이내로 규정한 유엔 권고안을 시행령에 반영하라.’‘여성 재소자에 대한 남성 교도관의 주간 시찰을 금지하라….’ 11월 시행을 앞두고 오는 16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법무부의 ‘형의 집행과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옛 행형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천주교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인권보호 시각 충실히 반영 안돼” 이 시행령은 재소자의 인권신장과 교정행정 선진화 차원에서 옛 행형법의 이름까지 바꿔가며 대폭 손질한 개정법률의 구체적인 시행내용을 담는 만큼 인권단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사안. 그러나 인권위는 “뚜껑을 열어 보니 시행령 개정안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며 해당 조항을 일일이 반박하고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지난 9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인권위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개정안의 많은 규정이 행정편의주의나 규제주의 사고에 치우친 점.“행형법 개정의 핵심이 수용자 인권신장에 있고 행형법 전면개정에 따라 시행령 전면개정이 불가피한데 수용자 인권보호 시각이 충실하게 반영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기존 규정을 답습했다.”는 것이다. 교정시설 수용규모와 수용형태, 여성수용자 시찰, 신입자 건강진단, 재소자 접견은 그중에서도 가장 미흡한 부분.(표 참조) 유엔 권고안은 ‘교정시설 수용인원이 500명을 넘지 않을 것’과 ‘개방시설의 수용인원은 가능한 한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법 제6조 1항은 신설 교정시설의 수용인원을 500명 이내로 규정하면서 “교정시설의 기능, 위치나 그밖의 사정을 고려해 그 규모를 증대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한 시설 안에 미결수·여성·소년 함께 수용 인권위는 단서조항으로 ‘500명 이내’의 원칙규정이 무력화될 수 있다며 단서 적용범위를 엄격히 한정하는 기준을 시행령에 구체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설에 미결수, 여성, 소년이 함께 수용되는 것도 문제. 개정법 11·13조는 20세 미만 수형자는 소년교도소에, 미결 수용자는 구치소에 수용할 것과 함께 동일 시설 안에서 이들의 분리수용을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또 그동안 사형수들을 미결 수용실에만 구금하도록 했던 현행 법규정을 개정해 기결 수용실을 포함한 ‘교정시설’에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형수들이 희망할 경우 기결수들과 함께 작업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11일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시설에 수용, 구역만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처우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 따라서 이들이 처우상 불이익이나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규정을 반드시 둘 것을 인권위는 주장한다. 시행령 개정안 6조에 따르면 여성 수용자 시찰의 경우 야간에 남성교도관이 하지 못하도록 하고, 소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만 남성교도관이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여성 수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주간일지라도 여성수용자의 거실을 남성교도관이 시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남성교도관의 시찰 경우도 엄격히 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해 “교정시설의 현장에서 수용자의 권리보장및 제한에 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서는 법규정의 추상적인 기준을 최대한 구체화하고 수용자 인권보호에 필요한 사항에 반드시 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인권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행령 개정안의 차관회의, 국무회의 상정과정에서 재소자들의 인권신장을 놓고 당국과 협의한 뒤 개선되지 않을 경우 법 개정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디지털전환 추진기구 새달 출범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 추진을 위한 기구가 이르면 7월 출범한다. 한국방송협회는 9일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사가 참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DTV코리아’가 새달 발족할 예정”이라며 “디지털전환을 완료할 시점인 2013년 중반까지 한시적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DTV코리아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대한 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디지털전환 방법 선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책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일종의 후선지원업무(백오피스) 기능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DTV코리아는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전환 및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 14조에 규정된 ‘디지털전환 추진 지원 기관’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 이효진 디지털전환과장은 “DTV코리아가 설립되면 효율적인 디지털전환 추진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홍보·시청자지원 등의 업무를 실행해나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디지털전환법 시행령에 따라 구성될 ‘디지털방송활성화추진위원회’가 의결 심의할지, 그와는 별개로 진행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방송협회 정책특별위원회 최선욱 팀장은 “현재 가전업체, 유통업체, 제조업체 등 주요 이해당사자들을 중심으로 조직화를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DTV코리아 출범 뒤엔 지역방송사 등과도 논의해 참여를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달 21일 입법예고한 디지털전환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한 의견을 10일까지 수렴한다. 이와 관련, 스카이라이프는 “디지털전환 촉진과 디지털전환 격차해소가 함께 추진돼야 하며 디지털방송활성화추진위에 위성방송을 비롯한 유료방송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3개 그룹 경영권 ‘오너 2세’로

    13개 그룹 경영권 ‘오너 2세’로

    50대 그룹 중 13개 그룹에서 오너 2세들이 지주회사나 핵심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6일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국내 5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 지주회사 및 핵심기업의 최대주주와 자녀 지분 내역을 조사한 결과 삼성, 롯데, 동부,KCC, 대한전선, 현대백화점, 애경, 영풍, 태영, 농심, 일진, 대신, 동원 등 13개 그룹이 지분구조상 경영권이 이양됐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그룹의 핵심 기업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 최대주주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14.59% 등을 갖고 있어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KCC는 정상영 명예회장이 정몽진 그룹 회장에게,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에게, 애경은 장영신 회장이 장남인 채형석 애경 부회장에게 핵심기업의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태영은 윤세영 회장이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에게, 농심은 신춘호 회장이 신동원 부회장에게, 일진은 허진규 회장이 허정석 일진전기 사장에게, 동원은 김재철 회장이 김남정 동원산업 상무에게 핵심기업의 경영권을 넘겼다. 고(故)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장남 윤석씨와 고 양회문 대신그룹 회장의 장남 홍석씨는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아들 세준씨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남 남호씨는 회사에 몸담고 있지 않지만 그룹 핵심 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오너 2세의 지분율이 미흡한 대부분 기업에서도 핵심기업의 지분이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아들 광모씨는 2005년 5월말 LG 지분율이 2.80%이었으나 지난 달말 4.45%로 늘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장남 동관씨의 한화 지분이 3.47%에서 5.34%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장남 세창씨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이 4.21%에서 4.71%로,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장남 정원씨의 두산 지분이 0.28%에서 4.16%로 각각 늘어났다. SK, 현대중공업, 코오롱, 현대산업개발, 교보생명 등 5개 그룹에서는 아직 오너 2세들의 지분 참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CJ, 대림, 현대, 대교, 하이트맥주 등 일부 그룹에서는 오너 2세들이 그룹 관계 회사의 대주주로 있어 이를 통해 우회적 방법으로 지주회사나 핵심기업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위기일발 MB…與서 선보인 ‘탈출카드’ 3

    ■ 재협상 - 美대사 거부 불구 “모든 가능성 타진” 정부와 한나라당이 3일 미국에 요청한 30개월령 이상 소 수출 중단 요청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또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다. 이날 오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재협상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린 직후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김정권 원내부대표 등 4명은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오전에 당정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쇠고기 문제 해법을 찾았다. 한나라당은 또 야권이 요구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협의회가 끝난 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똑부러지게 재협상을 추진한다는 표현은 없었다.”면서도 “정부는 재협상을 포함해 어떤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활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통해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쇠고기 협상의 문구 자체를 바꾸는 것은 미국의 쇠고기 시장 기본원칙이 바뀌는 측면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미국측에 입장을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의 의중을 확인할 창구인 버시바우 대사로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 받았지만, 당정은 계속해서 다른 창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도 국내 수입업자에게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도록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이 공조해 추진해 온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여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월령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촉구안이다. 이 같은 행보 뒤에는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을 국회로 다시 불러들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숨어 있다. 한편으로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국내 제도를 활용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쇄신론 - 국정 공백 우려속 과감한 인물교체 주장 쇠고기 파동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 인적 쇄신이다. 언제, 어떤 형태로, 어느 규모로 하느냐는 현 정국을 대하는 이 대통령 자신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일뿐더러 향후 정국의 명암을 가르는 요소다.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고,‘사실상의 재협상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나서자 야권의 인적쇄신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 정부를 다시 짜라는 말과 진배없다. 특히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보도함으로써 인적쇄신에 대한 눈높이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제 한두명 교체하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든 형국이 돼 버렸다. 우군인 한나라당조차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대통령의 압박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내각·청와대 총사퇴는 곧바로 정부 공백을 뜻한다.3일로 갓 취임 100일을 맞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시작하는 심정으로 일해 달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한 것은 현 시점에서의 이 대통령의 심경을 고스란히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이나 한나라당의 대폭적인 쇄신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인물 교체보다는 조직 정비와 보완을 통해 정국을 수습했으면 하는 생각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정국 분위기를 확 바꾸는 효과는 있겠지만, 국정 공백이나 인선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을 오래 쓰는 타입”이라며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직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소폭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관과 수석 교체는 3∼4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 또한 일각의 예상과 달리 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9일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 전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이해를 구한 뒤 다음주 중반 이후 소폭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자성론 - 노총·화물연대와 대화 시도 “초심으로” 청와대와 정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성론이 고개를 들었다. 한나라당이 ‘쇠고기 사태’ 초기에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인터넷 괴담’,‘촛불시위 배후론’,‘홍보 부족’ 등을 주장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당도 더 이상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다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다. 당·정·청 간의 일치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당이 민심을 대변해 정부와 청와대를 견제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간절한 염원인 경제 살리기를 위한 첫걸음도 내딛기 전에 심려를 끼쳐드려 반성이 앞선다.”며 당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책위를 중심으로 이반된 민심 수습에 발벗고 나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말로 반성해야 한다고 할 때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이미 농민단체, 노총, 운수업계 등 각계 각층과의 접촉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심을 수렴해 청와대와 정부의 행동이 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책위는 김기현 4정조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화물연대 등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는 민심 챙기기 수준을 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당이 청와대와 일부 실세만을 바라보는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에서부터 견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신규매체 심의체계 3개월내 마련”

    “신규매체 심의체계 3개월내 마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무의 독립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업무의 장애 요인을 파악해 개선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초대 위원장인 박명진(61)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8일 방통심의위 출범 이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중 제재, 재심 권한 논란 등 미흡한 법 조항 및 방통위와의 불합리한 관계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현재 법제소위원회에서 법적 결함을 검토 중이며, 다음주 방통위 위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개선을 요구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또 IPTV 등 신규 매체에 대한 심의와 관련,“3개월내 통합적인 심의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29일 실·국장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기구 출범이 늦어지면서 3개월째 밀린 직원들의 임금을 이달 안에 반드시 지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집중 인터뷰] “광우병·AI대처에 국민소통 미흡했다”

    [집중 인터뷰] “광우병·AI대처에 국민소통 미흡했다”

    한승수 총리가 이달 말로 취임 석 달째를 맞는다. 한 총리는 그동안 정부 조직 개편과 총선, 자원외교 순방 등 동분서주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안착에 한몫했다. 그러나 최근 광우병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을 둘러싸고 국정 혼선이 빚어지면서 ‘총리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총리로부터 최근 현안과 그동안 국정수행에 대한 소회, 향후 계획 등을 들어 봤다. ▶새 정부 초대 총리로서 짧은 시간이지만 느낀 소회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틀을 짜는 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총리실도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기능도 ‘국정조력자’로 재조정해 국정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 쇠고기 협상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대통령이 약속한 ‘선진인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최근 자원외교를 위한 첫 순방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는데.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생각보다 성과가 컸다. 우리가 큰 나라가 아니어서 오히려 비교우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과 인적·물적 자원을 그쪽의 천연자원과 교환하는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은 게 주효했다. 이런 외교는 향후 100년 이상 갈 것으로 본다. ▶향후 자원외교에서 예상되는 어려운 점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신자원민족주의의 움직임, 전 세계적인 자원확보 경쟁이 부담이 된다. 이미 주요 자원 부국에는 선진국 자본이 대거 진출해 있고, 기술력도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각국 사정에 맞춘 패키지형 자원외교를 펼쳐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자원외교에서 특히 어떤 자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인가. -석유·가스와 유연탄·우라늄·철·동·니켈 등 6대 전략 광물이다. 국가 기간산업에 필수적이고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 자원들이다. ▶유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큰데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류세 추가 인하 등 모든 걸 포함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과 다른,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정부도 고통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겠지만 국민들도 스스로 기름을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같은 위기상황은 고통분담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광우병 파동과 AI 확산 등을 둘러싸고 국정 혼선이 빚어졌다. 원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각 부처가 소관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으나 부처간 협조 및 국민과의 소통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향후 정책발표 이전에 부처간 사전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국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총리가 각 부처에 대한 지휘·감독을 강화하고 최근 쇠고기 위생검역, 한·미 FTA 비준, 고유가 대책의 사례처럼 필요한 경우 직접 조율하겠다. ▶최근 여권에서 책임총리제 강화,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 복원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총리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필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업무를 최대한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 각 부처 통할업무 등 헌법상 총리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해 왔다. 각종 장관회의도 주재하고 장관 통솔도 한다. 장관에게 설명지침도 준다. 다만 외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권위적이지 않으며, 총리가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앞으로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 ▶촛불집회와 시위를 ‘불법집회’로 보고 엄단하겠다고 했다. 국민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는 조치 아닌가. -촛불시위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 광우병 소를 금지하겠다고 담화문을 발표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 정부를 믿어 줘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촛불시위는 명분 자체가 약하다. 그럼에도 합법적인 촛불시위는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새벽 5시까지 시위를 하면서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는 금물이다. 촛불시위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평화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17대 국회 비준이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의 대책은. -한·미 FTA는 현재 쇠고기 협상문제와 연계돼 국회 비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익 측면에서 17대 회기 내에 꼭 비준할 필요가 있다.18대 국회로 넘어가면 원 구성과 재검토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일본·중국 등 경쟁 국가보다 몇 년 빠르게 FTA를 체결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후변화대응은 핵심 국정과제다.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포스트 2012’ 국제협상에 대응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겠다. 국내 경제를 생각하면서도 국제적 위상을 감안해 최적의 국가협상 전략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본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추진, 기후변화 재난계획 마련,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기후산업육성, 금융·세제 개편, 대국민 캠페인 전개 등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상반기내 수립할 예정이다. ▶‘포스트 2012’엔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해 우리가 져야 할 경제적 부담은 얼마나 되나.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부분이 에너지와 산업부문에서 발생함을 감안할 때,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의 추가비용을 부담시켜 기업경쟁력 약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온실가스를 중심으로 한 무역규제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주력 수출상품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 배출업체들의 인식전환과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 기업 유인책이 있나. -정부는 기업과 자발적 협약체결 등을 통해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업종별 감축목표 설정과 자율 실천을 통해 산업계의 자발적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후변화 대응이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일자리 확대의 기회로 활용되도록 기후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장으로서 실패에 대해 아쉬웠을 텐데. -작년 총회가 열린 과테말라에 갔었다. 러시아 푸틴의 정치적인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아쉽기 짝이 없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또 찾아오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1988년 상공부 장관 이후 주미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20여년간의 공직생활 중 능력이나 인간성 등에서 아끼는 분이 있다면. -몇 명만 꼽으라면 거명되지 않은 사람들이 섭섭해할 것이다. 그래서 국내 인사 말고 국외 활동하는 사람 중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꼽겠다. 내가 주미대사로 일할 때 등 약 15년 동안 가까이 지내면서 봤는데 일처리는 물론 인격도 훌륭한 분이다. 대담 김민수 공공정책부장 정리 임창용 강주리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현금영수증 미가맹 ‘부동산업’ 최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이삿짐업체가 현금영수증 미가맹점 현금거래신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 관련 업종에서 현금영수증 도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28일 개별 소비자들이 현금영수증 미가맹점과의 현금거래를 세무서에 신고하면 현금영수증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지난 2월22일 시행한 뒤 이달 23일까지 모두 2047건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이 중 부동산 중개업소와 이삿짐업체의 신고 건수가 각각 771건(37.7%),202건(9.9%)으로 전체의 47.6%를 차지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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